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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517] 조국의 정치와 조국의 도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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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517] 조국의 정치와 조국의 도덕성

admin | 화, 2019/10/08- 02:04

조국의 정치와 조국의 도덕성

왜 정치는 도덕으로부터 분리되어야 하는가?

 

홍철기 서울대학교 강사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둘러싼 최근의 장기적인 논쟁에서 나를 가장 당혹스럽게 만든 것은 장관 개인의 이른바 '위선적' 삶도 아니고 검찰의 매우 '적극적' 수사도 아닌, 정치와 도덕의 분리를 당연히 죄악시하는 태도가 별다른 반론이나 검증 없이 공인된 '이론'인 것처럼 주장되는 상황이었다. 물론 공직자의 윤리나 소신을 검증하는 일의 무게를 생각한다면 이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정치와 도덕이 분리된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정치적 행위와 도덕적 원칙이 여전히 대립하고 갈등하면서도 충분히 양립이 가능하다고 믿는 편이며, 또한 양립해야만 한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나는 이 지면을 빌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와 도덕의 분리가 유지되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실 정치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입장에서 보면, 정치와 도덕의 분리는 별도로 설명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자명한 교과서적 지식으로 통용된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이러한 분리를 통해서만 근대와 현대의 정치학이 성립될 수 있었고, 중세 봉건제의 종교적 세계관으로부터 세속 정치를 해방시킬 수 있었다고 주장하기까지도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정치학의 교과서적 지식이 정치학 바깥의 세계에서도 반드시 좋은 평가를 받으리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정치와 도덕의 분리를 주장한 대표적인 정치사상가를 생각해본다면, 아마도 15-16세기 피렌체 공화국의 공직자였던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와 19-20세기 독일의 정치학자 막스 베버(Max Weber)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강력한 군주제 국가들에 포위된 국제 정세에서 시민의 자유를 본질로 하는 공화제 도시 국가는 결코 도덕적인 수단만을 사용하여 스스로를 지킬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민의 자유와 평등은 공화정이 추구하는 도덕적 목표가 맞지만, 반드시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정책 수단들만을 고집하게 되면 절대로 그 도덕적 목표를 구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한 것만으로도 그는 그 이후 오랫동안 통치자에게 악마의 가르침을 설파한 자로 낙인찍혔다. 베버는 제1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인 독일이 제정으로부터 공화정으로의 이행을 성공시키면서 동시에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승전국들과 강화를 맺어야 하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가 보기에 새로운 지도자는 우선 강화조약의 당사자로서 그 직전까지 독일의 전쟁 행위에 대해서 도덕적으로 판단하지 않을 수 있는 인물이어야 했다. 이 지도자는 또한 전선에서 돌아올 남성 참전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서 왕정복고를 막고 민주공화정을 지켜낼 수 있는 뛰어난 '선동가'여야 했다. 그러나 베버 역시 이러한 입장 때문에 전쟁 이후 독일에서 히틀러가 대중의 지지를 얻어서 '인류의 반하는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장본인이라고 평가를 받았다.

 

마키아벨리나 베버의 판단을 현대 민주주의에 적용하자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시도는 명백한 시대착오 오류의 위험을 안고 있다. 그들의 시대에 정치란 남성의 전유물이었으며, 또한 일정 정도 시민의 참여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대체로 고위 엘리트들이 전쟁과 직결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말해도 크게 무리가 아니었던 때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이 수용된 역사, 특히 그들에 대한 부정적 평가의 역사에는 분명히 우리가 참고할만한 진실이 담겨져 있다고 본다. 그 진실이란 바로 정치적 판단과 행위가 본질적으로 어떤 경우에도 결코 완벽하게 정당화될 수 없고, 그래서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치적 결단에 흔히 따라오는 수식어 중에는 '비정함'이 있다. 정치의 비정함이란 '필요하다면' 옳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폭력과 강제력을 사용하는 결단을 내려야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정치적 결단이 언제나 100%의 정당화가 불가능한 선택지들 사이에서 반드시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는 사실, 그리고 다가오는 결단의 순간을 결코 회피할 수도 없다는 사실에서 찾아야 한다. 만일 우리가 운이 좋아서 51% 대 49%의 정당화가능성의 선택지들 사이에서 결단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1% 대 0%의 선택지들 사이에서 결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장-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의 말처럼 망설임 없이 책을 덮고 무기를 들어야 하는 것이 공화정 시민의 당연한 의무일 것이다.

 

이를 결정의 순간은 피할 수 없고, 어떤 결정이든 내려져야 하니, 일단 결정이 내려지고 나면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말라는 말로 오해해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그 반대다. 정치적 결정이 도덕 원칙과는 달리 완벽하게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말은 곧 모든 정치적 결정에는 결과가 따른다는 것이다. '정치는 결과로 말한다'는 의미에서 '결과'란 곧 정치가 이뤄내는 성과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정치적 결정에는 어쨌거나 '대가', 혹은 덜 실존적인 용어로 말하자면 '비용'이 따른다는 점을 의미한다. 혹시라도 우리가 A라는 결정 대신에 B라는 결정을 내리게 되면 이 비용을 면제받을 가능성이 있지는 않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설사 B가 A보다 도덕적 견지에서 보다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인데, 보다 도덕적 결정이고 더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정말로 낙관적인 희망이며, 각자의 세계관 안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는 주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믿는 세계관에서 봤을 때 비도덕적 선택을 하는 다수가 민주주의 사회 안에서 그 결정에 반대하고 있다면, 도덕적 결정의 비용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는 각자의 도덕 원칙에 대한 상대주의적이고 다원주의적인 입장을 취하기 때문에 이러한 충돌은 당연하게도 불가피하다. 그리고 우리는 그와 같은 대가를 치루는 한이 있더라도 도덕 원칙에 최대한 부합하는 정치적 결정이 내려지기를 희망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도덕 원칙과 달리 정치적 결정에는 대가가 따르기 때문에, 또한 책임이 발생한다. 그런데 여기서의 '책임'이란 대가나 비용처럼 단순히 불가피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책임 덕분에 이미 내려진 결정에 대해 반추할 수 있고, 앞으로 반드시 다가올 결정의 순간에 더 나은 선택을 준비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의미에서 책임이란 언제나 타인에게 지는 것이며, 타인에게 묻는 것이다. 비도덕적 정치가는 자신의 권력욕에만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에게 책임을 진다는 생각을 꿈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도덕적 비정치가는 분명히 자신이 그 누구보다도 책임을 지고 있다고 확신하겠지만, 실제로는 살아있는 타인에게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는 원칙에 대해서 충실한가 여부만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을 것이다. 전자는 정치에서 도덕을 배제하려 하고, 후자는 정치를 도덕에 일치시키려 한다. 하지만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서로 완전히 다른 입장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정치에서 책임의 공간을 사라지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물론 정치와 도덕의 불일치는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들의 불만족과 불안감의 지속적 원천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와 도덕이 분리되고, 그 사이에 긴장관계가 유지되어야 하는 이유는 그렇게 했을 때에만 불가피한 대가를 전제로 내려지는 정치적 결정이 비로소 책임의 문제와 결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럴 때에만 결정을 내리는 자는 또한 기꺼이 책임지려는 자가 될 것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http://www.pressian.com/news/review_list_all.html?rvw_no=1661" rel="nofollow">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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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 후보로 지명하였고, 9월 9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였다. 이 한 달 동안 한국 언론은 조국 법무부장관후보에 대한 사상 유래가 없는 치열한 검증보도를 하면서 이번 사건의 핵심 주역으로 등장하였다. 또한 검찰도 국회인사 청문회가 끝나던 그 시각에 조국 신임장관의 부인을 기소함으로써 또 다른 핵심 주역으로 등장하였다. 이렇게 정치권과 언론, 검찰이 플레이어가 되어서 만든 조국 이벤트는 광화문과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 주최 측 추산 2백만 혹은 3백만의 시민을 끌어내는 마법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수많은 시민을 광장으로 호출한 블록버스터급 흥행성공에도 이벤트의 주역인 언론과 검찰이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검찰은 연일 검찰의 잘못된 수사관행, 수사와 기소독점, 불공정한 검찰권 집행 등의 이슈로 궁지에 몰리고 있고, 언론 역시 부실한 사실검증과 편향된 보도, 의혹 부풀리기 등의 잘못된 보도관행으로 시민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조국장관은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언론 검증 보도량 감당할 수 없을 정도…”,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네이버에서 후보자 신분이던 한 달 동안 관련기사를 검색한 결과 적게는 13만 건, 많게는 80만 건이 검색되었다고 한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장관임명 직후인 9월 10~24일의 15일 동안 주요 신문과 방송에서 보도된 단독기사는 7개 종합일간지 99건, 7개 주요방송국 67건으로 총 166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독보도 중 검찰 및 법조계를 출처로 하는 보도가 81건에 달하고 있다.

전례가 없는 이렇게 많은 기사와 단독보도들이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조국장관을 둘러싼 사건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도리어 정치권과 언론, 검찰에 대한 시민의 저항이 구체회되고 있다. 시민들은 지난 10년간 진행된 서울대 입시의 실태도 알게 됐고, SCI논문의 저자 적격성 기준도 알게 됐다. 동양대에서 조국장관의 딸이 어떤 봉사를 했고, 장관의 부인이 해명 과정에서 손을 떨었다는 사실도 안다. 심지어 장관 딸의 중2 때 일기장의 압수수색 과정과 압수수색에서 검찰이 먹은 식사메뉴까지 안다. 하지만, 정작 사건의 의미와 실체적 진실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래서 모두들 추측한다. 이건 시민들뿐만 아니라 정작 보도를 하는 기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기사는 ‘추측 된다’ ‘알려졌다’ ‘의혹이 있다’로 도배되어 있다.

언론 보도는 경우에 따라 ‘사실(fact)’이 ‘진실(truth)’을 감추는 경우가 생긴다. 격투기선수 출신인 K씨와 평범한 일반인 L씨의 싸움을 상상해보자. K씨와 L씨는 우연히 만난 술자리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주먹다짐으로 벌였다. 당연히 격투기 선수 출신인 K씨가 L씨를 늘씬하게 두들겼는데, 이 과정에서 L씨도 저항하면서 K씨를 몇 대 때렸다. 다음날 기사에 L씨가 격투기 선수출신 K씨를 폭행했다는 기사가 나왔다면 어떨까? L씨가 K씨를 때린 건 팩트다. 그렇지만 사건의 실체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진실보도가 아니며, 이런 뉴스가 바로 가짜뉴스다.

바람직한 보도를 평가하는 기준은 사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진실에 있어야 한다. 진실보도는 사실성, 완전성, 균형성, 투명성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진실보도는 사실에 기초해야 하며, 사건을 분절화 파편화해서 퍼즐을 맞추어서는 안 된다. 사건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체적인 모습을 가감 없이 최대한 모두 그려야 한다. 또한 진실보도는 이해당사자 모두의 의견을 균형 있게 담아야 하고, 취재원이나 정보 소스에 대해서 가능한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기자들은 조국장관에 대한 보도가 과연 이런 기준을 충족하고 있었는지 스스로에게 되물어봐야 하고, 독자들 역시 이런 기준을 갖고서 보도를 접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조국장관 관련 기사에 등장하는 보도에 남발되고 있는 ‘의혹이 있다’, ‘전해졌다’, ‘짐작된다’, ‘예상된다’, ‘추정된다’ 등의 추상적 서술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는지 되물어봐야 한다. 보도가 가진 사실성은 끊임없는 사실확인, 팩트검증에 의해서 충족될 수 있다. 80만 건에 이르는 보도가 얼마나 사실확인, 팩트검증을 거쳐 작성되었는지 알 도리는 없으나, 보도된 내용 자체만 보아도 대충 짐작이 가능하다.

보도가 얼마나 보도의 완전성을 추구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조국장관 일가에 대한 수십만 건에 가까운 보도들을 통해 조국장관 부인의 손에 떨렸는지, 압수수색이 몇 시간이 진행됐고 그 과정에서 검찰이 짜장면을 먹었는지 한식을 먹었는지를 아는 것이 사건의 진실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고, 이런 것이 단독이나 특종이라고 올리는 언론사들이 정상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파편화되고, 분절된 사실을 전달하는 기사들이 혹시 본 사건의 진실을 덮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마치 백대 때린 가해자를 폭행당한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마법을 부리려는 의도가 없기를 바랄뿐이다.

현재 조국장관 관련 보도에서 불편한 점은 균형성에도 있다. 우리는 검찰이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검찰의 행위를 공적인 행위 내지 중립적인 행위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검찰이 기소를 하면 당연히 죄가 있으니까 국가가 나섰겠지 생각할 수 있지만, 엄밀히 이야기해서 검찰은 소송의 당사자이다. 검찰이 사건 심판의 주체라면 굳이 재판을 할 필요도 없이 그냥 검찰이 다 판결을 내리면 될 일이다. 그렇다면 언론 보도는 당연히 검찰의 주장과 동등하게 피의자에게 반론권을 제공하는 것이 정당하다. 사실 이런 검찰의존의 관행을 깨고 법원내지 공판 중심의 보도관행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은 언론계 내에서도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여전히 언론은 검찰의존적인 취재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자살을 몰고온 논두렁 시계보도의 참극을 겪고도 여전히 언론은 반성을 하지 못하고 있다.

보도는 최대한 투명해야 한다. 보도의 내용은 언제나 검증을 통한 사실확인의 가능성에 열려있어야 한다. 사실에 대한 검증과 재확인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취재원이 투명해야 한다. ‘관계자에 의하면’이 남발되는 기사는 좋은 기사가 아니다. 최소한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이름이 드러나야 하고, 취재과정에서 정보를 제공한 취재원이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 우리는 모든 지식과 정보가 검증가능성에 열려있어야 한다는 최소한의 룰을 가진 세상을 살고 있다. 아무리 확실하고 논리적인 지식 내지 정보라도 타인의 검증이 불가능하다면 지식이나 정보로서 인정되어서 안 된다.

기자가 진실보도를 하는 것은 어렵다. 어떤 의미에서는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무한한 팩트 검증도 불가능하고, 사건 전체를 완벽하게 전달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이해당사자들의 사이에서 균형잡힌 보도를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기계적 중립은 가능할지 모르나 균형의 추는 항상 모호할 수밖에 없다. 언제나 취재원을 밝히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취재원이 공개에 동의를 해야 하고, 취재원이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기자에게 진실보도는 시지푸스의 바위와 같은 것이다.

이 시점에서 조국장관과 그 가족에 대한 80만 건의 보도에 대해서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과연 80만 건의 보도가 그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었는지? 더 나아가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보루로서 언론이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많은 시민들이 왜 기성언론을 불신하고 언론개혁을 이야기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검찰이 스스로 휘두른 검이 자신의 목을 겨누게 되었듯이, 이제 검찰을 개혁하고 나면 그 다음 우리사회의 특권과 반칙을 뿌리 뽑기 위해 개혁해야 할 대상이 무엇인지 언론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정완규

정책연구소 이음 선임연구원

화, 2019/10/15-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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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한 친구에게 도덕과 외교 정책에 관한 책을 집필했다고 전하자, 그녀는 “아주 짧은 소개서 이겠구나”라고 빈정거렸다. 이러한 회의론은 일반적이다. 놀랍게도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미국 대통령의 도덕적 견해가 그들의 외교 정책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참고할 만한 서적은 거의 없다.

저명한 정치 이론가인 마이클 왈저(Michael Walzer)는 1945년 이후 미국의 국제 관계론 대학원 교육과정에서 “도덕적인 논쟁은 관행적으로 행해지는 외교적 예의 규칙과 어긋난다”고 서술했다.

회의적인 근거는 명백해 보인다. 역사가들이 미국적인 예외주의와 도덕주의에 대해 기술했을 때, 냉전시대 미국 ‘봉쇄’ 정책의 아버지로 알려진 조지 F. 케넌(George F. Kennan)과 같은 현실주의 외교관들에 의해 오랫동안 미국의 도덕주의-법률주의 전통이 추락된 것을 경고해 왔다.

국제 관계는 무정부 상태의 영역이다. 질서를 규정하는 세계 정부가 존재하지 않는다. 국가는 각자의 이해를 방어해야 하고, 생존이 위태로울 때 목적을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 가치를 지닌 선택이 없는 곳에는 윤리가 있을 수 없다. 철학자들이 “당위는 가능을 예시한다”고 말하듯이 불가능한 일을 하지 않는다고 타인을 나무랄 수는 없다.

이런 논리에 따르면 윤리와 외교정책을 결합하는 것은 칼을 선택할 때 잘 드는 것이 아니라 소리가 좋은 것을 고르거나, 빗자루를 사면서 잘 쓸리는 것보다 비싼 것을 묻는 것과 같은 멍청한 실책이며, 따라서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판단할 때는 단순히 외교정책이 도덕적인지 묻기보단 그것이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에는 일부 장점이 있는 반면 어려운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함으로써 회피하기도 한다. 세계 정부가 부재한다고 해서 모든 국제질서도 부재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일부 외교 정책 사안은 국가의 생존과 관련이 있지만 대부분 사안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여러 차례 전쟁에 참전했지만 미국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전쟁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인권, 기후 변화, 인터넷 사용의 자유에 대하여 다양하고 중요한 외교 정책을 선택하는 과정에는 전혀 전쟁이 수반되지 않는다.

실제로, 외교 정책 사안 대부분은 엄격한 국가 이성(raison d’état)이라는 공식의 적용이 아니라 선택을 요구하는 조건에서 가치와 균형을 맞추는 과정을 포함한다. 어떤 냉소적인 프랑스 관료는 언젠가 필자에게 “저는 프랑스 이익에 좋은 것을 좋은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도덕은 무관합니다”고 말했다. 그는 그의 발언 자체가 도덕적인 판단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 것 같았다. 만일 그가 “모든 국가가 각국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려고 한다”고 말하려 했다면 상식적인 논리 또는 싱거운 언급을 중복한 셈이다.

개별적이고 상이한 상황에서 국가 지도자들이 국익을 어떻게 정의하고 추구할 지 선택하는 것이 핵심적인 문제이다.

더욱이 우리가 좋든 싫든 미국인들은 끊임없이 대통령과 외교 정책에 대해 도덕적 판단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부당한 요청을 했다는 전화 통화가 익히 알려지기 이전부터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행실은 뉴스 톱기사에 오르면서 이론적인 질문으로부터 도덕성 및 외교 정책에 대해 회의를 일으켜 왔다.

예를 들어 2018년 자말 카슈끄지(Jamal Khashoggi) 사우디 반체제 기자가 이스탄불 영사관에서 살해된 뒤, 트럼프는 사우디 왕세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잔혹한 범죄를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를 무시했다고 비난받았다.

진보 성향의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는 카슈끄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비양심적인 거래이고 사실 관계를 무시한 것”이라고 기술했고,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은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이나 린든 존슨(Lyndon Johnson)처럼 철저한 실용주의자로 간주되는 대통령을 포함해 역대 어느 대통령도 공개적인 성명에서 가치와 원칙을 준수하는 미국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사설에서 전했다.

석유, 무기 판매, 지역 안정 모두 국익과 관련된다. 다른 한편 많은 사안과 관련하여 우호적인 가치 및 원칙 또한 국익에 중요하다. 어떻게 그것들을 조합할 수 있을까?

불행히도 윤리와 관련하여 현재 미국 외교정책에 대한 다양한 판단은 무계획적이고 사고 수준이 형편없으며 현재 논쟁의 다수가 트럼프의 성향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필자가 새로 집필한 저서 «도덕은 중요한가?»에서는 트럼프의 일부 행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대통령들이 보인 전례가 있는 행동임을 보여줌으로써 이러한 판단을 바로잡고자 했다.

어떤 통찰력 있는 기자는 필자에게 “트럼프는 특별하지 않지만 극단적이다”라고 말하곤 했다.

미국인들에게 때론 외교 정책을 판단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우리는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과 같은 대통령을 도덕적으로 명료한 진술을 했다며 칭송한다.

마치 잘 표현된 선한 언급이 도덕적인 판단을 하는데 충분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과 조지 W. 부시(George W. Bush)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수단을 선택하지 않은 선한 의도는 도덕적으로 잘못된 결과를 야기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제 1차 세계대전 이후의 베르사이유 조약이나 부시의 이라크 침공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때 우리는 단순히 결과를 통해 대통령을 판단한다.

몇몇은 베트남 전쟁을 종식시킨 리처드 닉슨을 칭찬하지만, 그는 미국인 21,000명의 생명을 희생시켜서 체면치레를 위해 ‘그럴듯한 휴전’을 이끌었다. 이는 패배의 길에서 덧없는 휴전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훌륭한 도덕적 추론은 의도, 결과, 수단을 저울질하고 균형을 맞추면서 입체적인 성향을 지녀야 한다. 외교정책은 이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또한, 도덕적인 외교 정책은 타국에서 핍박을 받거나 반체제 성향을 지닌 집단을 돕는 것과 같은 특별하게 뉴스 가치가 있는 행위 외에 도덕적 이익을 조장하는 제도적 질서를 유지하도록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전쟁 때 헤리 S. 트루먼(Harry S. Truman)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하자는 더글라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장군의 권고를 따르기 보다 교착 상태와 국내 정치적 불이익을 수용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와 같은 도덕적인 결단을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

셜록 홈즈(Sherlock Homes)가 말한 유명한 발언처럼 짖지 않는 개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올해에도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외교정책 논쟁에서 윤리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우리는 외교 정책을 판단하기 위해 항상 도덕적인 추론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하며, 해당 과정을 더 잘 해내기 위해 꾸준히 학습할 필요가 있다.

 

Joseph S. Nye (조지프 S. 나이)

하버드 대학 교수이자 ‘소프트 파워”의 저자로 잘 알려진 인물, “도덕은 중요한가? 루스벨트에서 트럼프까지 대통령과 외교 정책”라는 신작 출간예정

출처: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 2020

화, 2020/01/28-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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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석방된 김학의, 검찰의 책임이다https://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788/790/001/24e8... style="width:800px;height:419px;" />

 

증언 신빙성 관련 대법판결, 검찰의 수사관행 바꾸는 계기되어야

 

어제(6.10.) 대법원에서  ‘별장 성폭행 및 뇌물’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에 대한 상고심 판결이 나왔다. 항소심 유죄판단의 근거가 된 최 모씨의 뇌물 공여 증언이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파기환송하면서, 항소심에서 공소시효 만료로 면소된 부분은 그대로 확정되었고, 김학의는 어제 보석으로 석방됐다.

 

공소시효 만료로 인한 면소의 확정은 최초 범죄 폭로 후 3번의 검찰 수사와 기소가 부실했고, 공소유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확인해 준 것이다. 또한 증인의 법정 증언 직전에 검사와의 면담으로 증언이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대법원의 지적은 그간 행해져온 검찰의 잘못된 수사관행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의 길고 지난한 처리과정은 검찰의 여러 가지 문제를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김 전 차관은 사건이 발생한지 12년, 의혹이 알려진지 6년여가 지난 2019년 5월 구속됐다 1심 무죄로 풀려났고,  2020년 10월에서야 2심에서 뇌물죄로 유죄판결을 받고 재구속됐었다. 검찰은 명백한 동영상 증거에도 불구하고 2013년과 2014년 연이어 김학의를 무혐의 처분했고, 당시 사건을 담당한 수사팀 검사들의 직무유기 혐의와 수사외압 의혹에도 '셀프 수사' 끝에 면죄부를 발부했다. 검찰은 2019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수사권고 이후 세 번째 수사팀을 구성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김학의를 기소했지만, 이미 성범죄 혐의는 공소시효가 만료되어 그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또한 별건·압박 수사 논란에 출국 금지 절차의 불법성 논란까지 이어지며, 김학의 전 차관의 성범죄에 대한 검찰의 부실수사라는 본질은 사라져 버렸다.

 

이 과정에서 그 개인에 대한 단죄를 넘어 마땅히 진행되었어야 할 검찰의 조직적 성찰은 전무했고, 당시 사건을 담당한 검사들과 그 지휘라인 중 누구도 처벌이나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 그 결과가 이번 파기환송으로 이어진 것 아닌지 검찰은 곱씹어봐야 한다. 

 

명백하게 드러난 범죄 사실에도 불구하고 김 전 차관이 어떠한 사법적 처벌도 받지 않는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검찰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증언의 신빙성에 대한 대법원의 지적은 김학의의 무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검찰의 그동안 잘못된 수사 관행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는 단호한 명령일 뿐이다. 이는 비단 김학의 사건뿐만 아니라, 서울시 간첩조작 사건, 한명숙 사건에 대한 검사의 모해위증교사 의혹 등에서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온 검찰의 수사행태가 탈·불법적이라고 선언한 것임을 검찰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검찰은 파기환송심에서라도 철저한 증거와 증언으로 혐의 입증에 최선을 다해야 할뿐만 아니라 이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제대로 된 과거사 청산에 나서야 한다.

 


참여연대 검찰감시DB <그사건그검사> -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별장 성폭행 범죄와 검찰의 은폐 의혹 재수사 (2013, 2014, 2019) [http://www.peoplepower21.org/WatchPro/case_detail.php?id=40&search_text=... target="_blank" rel="nofollow">바로가기]


 논평 [https://docs.google.com/document/d/1HtkPoQgJujpqNU8QIXaHnxkrm43SSF-vj2q4... target="_blank" rel="nofollow">원문보기 / 다운로드]

금, 2021/06/11-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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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나경원 아들, 논문 제 1저자 의혹 보도 -스트레이츠 타임스, 검찰 나경원 수사 개시 -지도교수 ‘고등학생이 이해할 수준 넘어’ 외신들도 나경원 아들 논문 제 1저자 의혹 논란에 대해 보도하고 나섰다. 싱가포르의 유력 언론인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18일 프랑스 최대 통신사 AFP의 보도를 받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아들 대학 입학 비리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Sout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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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19/09/21-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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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찰개혁은 중단 없이 힘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개혁을 갈망하는 촛불 시민의 염원으로 출범하였다. 시민들의 염원 중 하나는 법무부의 문민화와 검찰개혁이다. 이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적임자로 판단하여 박상기 법무부장관 후임으로 조국 전 민정수석을 지명하였다. 하지만 조국 장관이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그와 가족에 대한 여러 의혹이 제기되면서 진실 규명을 둘러싼 많은 논란이 있었다. 우리 사회는 조국 장관에 대한 적절성과 검찰개혁에 대한 염원이 뒤섞이며 진영이 형성되고 극심하게 분열되었다. 이에 경실련은 조국 후보자에 대해 시민들의 염원인 검찰개혁의 좌초를 우려하여 부정적 입장을 밝혔었다. 경실련은 검찰개혁은 조국 장관에 대한 의혹의 규명과는 별개이며, 검찰개혁은 중단 없이 힘 있게 추진되어야 함을 밝힌다.

2. 법무부는 국회를 거치지 않고도 추진할 수 있는 검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근본적 검찰개혁은 현실적으로 국회의 입법화를 통하지 않고서는 어렵다. 국회가 입법화해야 할 검찰개혁은 검찰권을 나누고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고, 검찰조직의 위상을 재정립해 국민을 위한 검찰로 거듭나는 것이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검찰개혁의 주체는 법무부장관 한 명이 아닌, 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해야 할 일이다. 지금과 같이 여야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사생결단식의 진영 대결을 지속하면서 검찰개혁을 중단시키거나 지연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자유한국당은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공수처 설치를 반대하며, 검찰개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이러한 자유한국당의 행태에서 시민들은 조국 장관을 빌미로 검찰개혁을 좌초시키려는 것은 아닌지 의혹을 갖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검찰개혁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입법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여당도 야당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버리고 국회가 정상화 될 수 있도록 더 수준 높은 정치력을 발휘해야한다.

3.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국회는 검찰개혁의 첫걸음인 검찰권의 견제를 위한 ‘고위공직자부패범죄수사처’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 아울러 ▲검찰권 행사의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 시 법무부장관이 임명 또는 위촉하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 비중의 축소, ▲검찰조직 위상 재정립을 위해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를 서면화, ▲검사의 기소 재량권을 견제를 위해서 중대 부패범죄에 대한 기소법정주의 도입, ▲검찰이 부당한 불기소처분에 대한 통제를 위해 현재의 재정신청제도 및 기소배심제도(검찰시민위원회와 상고심위원회 등)가 실질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법제화 등이 필요하다.

4. 검찰은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의혹들을 수사함에 있어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을 더욱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국민들이 진영으로 양분되어 날카롭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과정에서 과거의 관행이었을 지라도 사소한 것 하나가 검찰개혁에 저항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모든 수사 단계에서 적법하고 원칙적인 자세를 견지하여 정치적 의혹과 국민적 혼란을 예방해야 한다.

5. 경실련은 시민들의 강력한 염원인 검찰개혁은 중단 없이 이뤄져야 함을 주장하며, 정부와 국회가 힘을 모아 검찰개혁에 매진해 줄 것을 촉구한다. “끝”

190924_검찰개혁은 중단없이 힘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화, 2019/09/2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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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광범위한 정보수집, 법률적 근거가 있는 것일까요?
9월 30일(월), 오후 2시, 참여연대에서 경찰의 정보활동의 피해사례를 발표하는 토론회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회원(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정보경찰,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 정보경찰 피해사례 발표 및 정부의 정보경찰 개혁 추진 평가 토론회

– 2019년 9월 30일(월) 오후 2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

1. 취지와 목적

• 경찰은 「경찰법 」 제3조(국가경찰의 임무) 제4항,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직무의 범위) 제4항 “치안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를 근거로 정당, 언론사, 학원, 종교기관, 시민사회단체와 기업 등 민간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정보수집 활동을 벌여왔습니다.
• 그러나 법률적 근거도 명확하지 않은 경찰의 정보활동은 인권침해적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정치적 반대자나 개인, 단체를 사찰하고 정권보좌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어 왔습니다. 그런 만큼 범죄수사를 위한 정보수집 외에 치안정보, 정책정보 수집과 같은 경찰의 정보활동은 중단, 폐지되어야 합니다.
• 이에 인권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보경찰폐지를 촉구하기 위해 오는 9월 30일 정보경찰폐지인권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이하 정보경찰폐지넷)를 발족하고, 정보경찰로 인한 피해사례와 현재 정부의 정보경찰 개혁방안에 대한 평가를 발표하는 <정보경찰,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토론회 진행합니다.

2. 토론회 개요

• 제목 : 정보경찰,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정보경찰 피해사례 발표 및 정부의 정보경찰 개혁 추진 평가 토론회
• 일시·장소 : 2019년 9월 30일(월) 오후2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
• 주최 : 정보경찰폐지인권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 순서
◦ 좌장 : 오길영 신경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상임집행위원)
◦ 발표 순서
• 발표1. 강신명 정보경찰 정치개입 사건 / 오민애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 발표2. 경찰과거사위원회에서 밝혀진 정보경찰 피해사례 / 박진 활동가(다산인권센터)
• 발표3. 정부의 정보경찰 개혁 추진 현황 및 대안 / 이호영 박사(민주주의법학연구회)
◦ 플로어 질의응답

190924_정보경찰폐지넷 발족 토론회

수, 2019/09/25-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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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설치, 이제는 국회가 답해야 할 때이다

자유한국당의 억지 주장은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

불완전한 기소권 보완하고 검찰로부터의 독립성 강화해야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날로 높아지지만, 국회는 여전히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상정이후 6개월이 지났지만 사개특위나 법사위에서 제대로 된 후속 논의가 없었습니다. 엊그제(16일)서야 국회 교섭단체들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법안 처리를 논의하기 위해 대표 회동을 했으나, 공수처 설치 법안 처리와 관련해서는 입장차를 확인하는데 그쳤습니다. 그러나 공수처 설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로 ‘반대를 위한 반대’에 발목잡혀서는 안됩니다. 이제는 국회와 정치가 답해야 할 시간입니다. 

 

자유한국당은 또 다시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는 억지 주장만 반복해서 내놓고 있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갑작스레 “공수처법은 다음 국회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공수처가 “장기집권사령부”, “슈퍼 사찰기관”, “특특특특수부”라는 등 ‘반대를 위한 반대’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수처는 어느 정당이나 집권세력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고위공직자의 부패를 막고 과도하게 집중된 검찰의 권한을 견제하기 위해 23년 전 처음 제기되었고,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유력 후보들이 대부분 찬성하여 의제화된 과제입니다. 특히 오랜 논란을 거쳐 패스트트랙으로 상정된 사안입니다. 또한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두개의 공수처 법안들과 참여연대 입법청원안을 비롯한 공수처 법안들은 정부나 집권여당이 공수처 처장 인선이나 인사권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설계되어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검찰개혁에 찬성한다면서 검찰을 개혁하는 가장 중요한 방안인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는 모순적인 주장을 멈춰야 합니다.

 

공수처 법안은 10월 28일이 지나면 본회의에 부의되지만, 현재 국회에는 백혜련 의원 안(의안번호 2020029)과 권은희 의원 안(의안번호 2020037) 두 개의 공수처 법안등 두개 법안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국회 본회의 처리를 위해서는 협의와 조정이 불가피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검찰개혁 요구에 걸맞도록 제대로된 공수처를 만드는 것입니다. 현재 올라간 두 법안은 모두 공수처의 기소권을 판사, 검사 및 고위경찰에게만 인정하고 있고, 그 외의 수사에 대해서는 다시 검찰에 기소를 맡기도록 하고 있습니다. 검찰의 기소독점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검찰로부터의 독립성을  보장할 장치도 충분치 않습니다. 패스트트랙에 합의했던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합의와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므로 무엇보다도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여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공수처가 설치되도록 법안을 조정해야 합니다. 

 

공수처 설치법이 처리시한이 정해져 있는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이상 국회와 정당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협의와 조정을 통해 국회가 공수처 설치에 대한 합의안을 만들면 더욱 좋습니다. 그러나 억지논리에 기반한 반대를 위한 반대에 발목잡혀서는 안됩니다.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에 국회는 본회의에서 공수처법안을 처리해야 합니다.

 

논평 https://docs.google.com/document/d/1daD0zmps3G8W6HYoKGBbAkyxvputPdmQwR9u... target="_blank"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금, 2019/10/1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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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부패스캔들의 핵심 최순실 형량 감형 -서울고법 지난해 일부 혐의 ‘유죄 어렵다’ 파기환송 -2년 감형된 징역 18년, 벌금 200억 추징금 63억 선고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2월 14일자 보도( Confidante of ousted South Korean leader gets shorter jail term : 퇴출된 한국 대통령의 친구 최순실 형량 감형)이라는 보도에서 전 정권 국정농단의 핵심 실세였던 최순실의 감형에 대해 보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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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0/02/18-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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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에 대한 중요정보 제공하는 ‘3분총선’ 뜨는 중 www.vote0413.net

유권자위원 투표 및 온라인투표와 합계하여 종합결과 4/6(수) 11시 발표 

 

20160404_총선넷_3분총선 시연 기자회견

[사진] 서울대 로스쿨 조국 교수와 민달팽이유니온 임경지 위원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2016총선넷이 4월4일 참여연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후보자 정보 사이트인 '3분총선'을 소개하고 홍보했다.

 

 

“3분총선” 페이지와 캠페인은 3분 짜장이나 3분 카레처럼, 유권자들께서 3분만 시간을 들이면, 우리동네 후보에 대한 중요한 정부를 빠짐없이 확인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시민공익 프로그램으로, 그동안 총선넷과 참여연대 실무진들이 몇 달을 거쳐서 정성껏 준비한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선거구를 입력하거나 후보자 성함을 입력하면 지역구 후보자 전원과 후보자에 대한 상세 정보를 검색할 수 있고, ‘총선이슈리포트’로 검색하면 총선 쟁점 20여개에 대한 후보자들의 태도와 발언 등을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3분총선” 페이지에서는 2016총선넷과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해당 후보에 대해 조사하고, 평가한 내용들이 잘 수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지역별·부문별·의제별 단체들이 선정한 부적격후보 정보, 2016 총선넷이 최종 선정한 35명의 집중 낙선운동 대상자인이 여부, 주요 법안에 대한 태도 등을 검색할 수 있어, 유권자들께서 투표를 할 때 유용하게 참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많은 전문가들과 유권자들이 “3분총선” 프로그램에 박수를 보내주고 있고, 실제로 하루에도 최소 수천여명의 시민들이 “3분총선” 페이지를 방문하여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3분총선을 검색하세요!

 

 

월, 2016/04/0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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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출연자

  • 진행 : 안진걸 공동사무처장(참여연대), 임경지 위원장(민달팽이유니온)
  • 이슈손님 : 조국 교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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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특집5. 절실한 야권연대, 아래로부터의 단일화로!

 

5% 이하 차이로 당락이 결정나는 지역이 20곳 이상인 수도권에서 야권 단일화가 무망한 일이 되고 있다. 이 경우 새누리 160석 이상은 가볍게 달성된다. 새누리가 160석 이상을 얻은 후 공언한 국회선진화법을 추진하고 야당 일부가 이에 동조한다면..., 답이 없다! 이제 유권자에 의한 "아래로부터의 단일화" 밖에 없다. 새누리 160석 이상 석권을 반대하는 수도권 야당 지지자 분께, 4월 13일 당일 정당투표는 지지정당을 찍더라도 후보는 당선가능한 야권 후보를 찍으시라고 간곡히 호소한다. 야권 지지자 중 새누리만큼 더민주를 증오하는 분도 계실 것이다. 이런 "아래로부터 단일화"는 결국 더민주만 좋은 것 아니냐라는 반발도 예상된다. 이런 비판을 조금이라고 불식하기 위해서는 더민주 지도부의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 새누리 의회지배를 막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최악’은 막고 보자. - 조국 교수 페이스북에서 발췌. https://www.facebook.com/kukcho

 

조국 교수(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는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남은 것을 아래로부터의 단일화" 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정당투표는 지지 정당을 찍더라도 지역구 후보는 당선 가능한 야권 후보에 투표해 줄것을 호소한바 있습니다. 총선특집 5편에서는 조국교수를 스튜디오로 직접 초대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들어봤습니다. 또한 '국민의당 후보가 더 확장성이 있다'는 안철수 의원의 주장에 전혀 동의할 수 없으며 '새정치'를 주장하는 '국민의당'은 실제로 제3당이 되기만을 원할 뿐 실제적인 플랜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조국 교수는 이대로라면 새누리당은 최소 160석을 확보할 것이며 국민의당이 20석 이상을 차지할 경우 20대국회가 열리자 마자 필리버스터로 대표되는 국회선진화법 폐기는 물론 노동악법과 재벌 중심의 경제관련 법안 통과 등 약 1년 6개월 남은 2017년 대선까지 우리사회 전체에 모든 진보ㆍ개혁 정치는 자취를 감출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조국 교수가 말하는 야권연대의 남은 가능성과 실현방법, 지금 들어보세요.

 

 

* 플레이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www.podbbang.com/ch/8005?e=21940522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goo.gl/6nTpQv

 

같이 보기

 

참여연대 팟캐스트 총선 특집 일정 (업로드 일자)

 

 

월, 2016/04/0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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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lickr.com/photos/pspd1994/51416402786/in/dateposted/" title="20210901_이재용부회장, 특정경제법상취업제한 위반 고발" rel="nofollow">20210901_이재용부회장, 특정경제법상취업제한 위반 고발https://live.staticflickr.com/65535/51416402786_c35ef10e7f_c.jpg" width="800" />

 

삼성전자 회삿돈 87억원 횡령하고도 동회사 취업, 취업제한 위반

취업제한, 관련 기업체 보호 및 건전한 경제질서 확립 위해 꼭 필요

전 대통령 뇌물요구에 적극 편승한 것, 엄벌 필요성·취업제한 필수

일시 장소 : 2021. 09. 01. (수) 11:00, 서울중앙지검

 

1. 취지와 목적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특정경제범죄법을 위반하여 삼성전자 회사자금 86억 8,081만 원을 횡령한 범죄사실로 2021. 1. 18. 유죄판결을 선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021. 8. 13. 가석방된 직후 해당 기업체인 피해자 삼성전자에 취업함으로써 동법 제14조 제1항을 위반함.

     

  •  ‘취업제한’은 경제윤리에 반하는 특정경제범죄 행위자에게 형사벌 외의 또 다른 제재를 가해 특정경제범죄의 유인 내지 동기를 제거하면서도,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기업체에서 일정 기간 회사법령 등에 따른 영향력이나 집행력 등을 행사하거나 향유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관련 기업체를 보호하여 건전한 경제질서를 확립하고 나아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함이 그 목적임.

     

  • 즉,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는 앞서 취업제한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성에 비추어, 특정경제범죄행위자에게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확정된 유죄판결상 형의 경중에 따라 일정한 기간에 한하여 취업을 제한하는 것임.

     

  • 삼성그룹의 지배권을 강화하려 했던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박근혜 정부 임기 내에 승계작업을 최대한 진행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적극적으로 편승하였고, 자신이 부회장으로 재직 중인 피해자 삼성전자의 자금으로 위 뇌물을 공여함. 법원은 위와 같은 피고발인의 뇌물공여 및 업무상횡령 등 범죄행위를 ‘정치권력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어 온 삼성 최고 경영진의 뇌물과 횡령죄의 연장’으로 보아, 엄벌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실형 선고에 법정구속까지 하였던 것임.

     

  •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은 가석방 당일 서초사옥을 찾아 경영진과 회동하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임. 이후 가석방 11일만에 ‘향후 3년간 반도체·바이오 등 전략 분야에 240조원을 쏟아붓고 4만명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대규모 투자 전략을 직접 발표하고, 반도체 사업부를 포함해 삼성전자 사업부문별 간담회를 가졌고, 삼성 관계사 경영진도 잇따라 만나는 등 사실상 부회장으로서의 업무를 진행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무보수·비상근·미등기 임원 상태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취업제한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등 법무부 장관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고 있음.

     

  • 가석방과 동시에 피해자인 삼성전자에 대한 경영행위를 한 이재용 부회장을 취업제한 위반으로 처벌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의 취업제한 규정은 사문화(死文化) 되어 그 누구에게도 적용하지 못할 것이 분명함. 이와 같은 이유로, 시민사회단체는 이재용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법위반 혐의로 고발하고자 함.

 

2. 프로그램

  • (기자회견) 제목 : 이재용 부회장, 특정경제범죄법상 취업제한 위반 고발 기자회견

  • 일시 및 장소 : 2021. 09. 01. (수) 11:00,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

  • 주최 : 경실련·경제민주주의21·금융정의연대·민변 민생경제위·민주노총·참여연대·한국노총

  • 사회 :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

  • 발언
    • 박현용 변호사·민변 민생경제위원회(법률대리인)

    • 참여연대 이지현 사회경제국장

    • 경실련 재벌개혁본부 권오인 국장

    • 민주노총 한성규 부위원장

    • 한국노총 허권 부위원장

    • 홍익대 경제학부 전성인 교수


 


고발 주요 내용

 

<고발사실의 요지>

 

이재용 부회장은 피해자 삼성전자의 회사자금 86억 8,081만 원을 횡령하여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 제1호를 위반한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2021. 8. 13. 가석방된 직후 위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인 피해자 삼성전자에 취업함으로써, 동법 제14조 제1항을 위반함.

 

<고발이유>

 

1) 본건의 경위

 

  • 이재용 부회장은 「최소한의 개인자금을 사용하여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들인 피해자 삼성전자, 삼성물산에 대하여 사실상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하 “승계작업”)」을 미래전략실 주도하에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옴. 

     

  • 이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 운영비 및 차량 구입비 명목으로 36억 3,484만 원, △ 마필(살시도, 비타나, 라우싱) 및 차량 사용·수익 이익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34억 1,797만 원, △ 한국동계스포츠 영재센터 후원금 명목으로 16억 2,800만 원 등 합계 86억 8,081만 원을 뇌물로 지급하였고, 이는 삼성전자 회사자금을 횡령한 데서 나온 돈이었음.

     

  •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회사자금 86억 8,081만 원을 횡령하여 이를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씨에게 뇌물로 전달하는 등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법위반(횡령) 등의 범죄사실로 2021. 1. 18. 징역 2년 6개월의 형을 선고받아, 같은 달 25. 확정됨.

 

2)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 취업제한 위반에 관하여

 

  • 취업제한의 목적 및 취업의 의미

     
    • ‘취업제한’의 목적은 경제윤리에 반하는 특정경제범죄 행위자에게 형사벌 이외의 또 다른 제재를 가함으로써 특정경제범죄의 유인 내지 동기를 제거하면서도,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기업체에서 일정 기간 회사법령 등에 따른 영향력이나 집행력 등을 행사하거나 향유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관련 기업체를 보호하여 건전한 경제질서를 확립하고 나아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함임.

       


  • 이재용 부회장의 취업제한 위반행위

     
    • 법무부 소속 경제사범 전담팀은 2021. 2. 15. 이재용 부회장에게 취업제한 대상자인 점 및 취업승인 신청 절차 등을 통보함. 그럼에도 이재용 부회장은 △ 2021. 8. 13. 가석방되어 출소한 직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도착하여 실무 경영진을 만나 경영 현안을 보고받는 등 곧바로 경영에 복귀하였으며,  △ 2021. 8. 24. ‘향후 3년 동안 피해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이 240조 원을 신규 투자하고, 4만 명을 직접 채용하겠다’라는 취지의 삼성그룹 투자·고용 방안을 발표하였음. 

       

    • 위와 같은 이재용 부회장의 행위는 ‘사업체의 전반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운영현황, 과거의 실적, 미래의 계획을 평가하여 사업계획을 결정하는 것’으로서, 한국표준직업분류표상 기업 대표이사, CEO, 기업회장, 최고경영자, 회장 등으로 호칭되는 분류코드 11201의 직업에 해당함.

       

    •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피해자 삼성전자에 대한 횡령 행위로 인하여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이에 법무부로부터 취업제한 대상자임을 통보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021. 8. 13. 가석방 후 피해자 삼성전자에 취업함으로써,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 제1항을 위반함.


 

3) 피고발인의 취업제한 위반에 대한 법무부의 입장에 관하여

 

  • 법무부의 보도자료

     
    • 법무부는 2021. 8. 20. 본건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에 대한 취업승인 거부처분 취소소송 판결(서울행정법원 2021. 2. 18. 선고 2020구합67681)을 근거로, “피고발인은 무보수·비상임·미등기 임원으로서 회사 경영에 영향력·집행력을 행사하는 데 제한이 있어 경영에 참여하더라도 취업으로 볼 수 없다”라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배포함.

       


  • 비교판례에 관한 검토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변제능력 등에 대한 적정한 심사 없이 원고의 자녀에게 자회사인 금호피앤비화학의 법인자금 107여억 원을 대여한 범죄사실로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죄가 인정되어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형을 선고받아 2018. 11. 28. 확정되었음.

       

    • 박찬구 회장은 2019. 3. 26.경 금호석유화학 등에 대표이사로 취업하여 취업승인신청을 했으나, 법무부장관은 2020. 5. 26. 원고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그 밖의 공공의 이익 등을 고려하여 취업을 불승인하였음.

       

    • 이재용 부회장은 박찬구 회장과 같이, △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 제1호를 위반한 경제범죄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된 자인바, △ 동법 제14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은 날부터 징역형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한 날부터 5년까지 범죄사실과 관련된 피해자 삼성전자에 취업이 제한되며, △ 같은 조항 단서에 따라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 취업할 수 있는데, 그 취업을 하여야 할 사정은 이재용 부회장이 주장·증명해야 함.

       

    • △ 이재용 부회장은 그 직위를 이용하여 임원들과 공모하는 범행수법을 보였고, △ 그 범행동기도 승계작업을 위한 것으로서 오직 자신의 지배권 강화 및 지위 보전이란 개인적 이익만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음. △ 무엇보다 피고발인이 횡령한 피해자 삼성전자의 회사자금 전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 및 최순실씨에게 뇌물로 지급되었으므로, 반도체·스마트폰 등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전자의 피해규모와 이를 운영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지위에 비추어 건전한 기업윤리에 반하는 회사 운영 및 공직사회 기강문란 등 사회적·경제적으로 미친 부정적인 영향이 매우 큼. 

       

    • 한편, 피해자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 중이던 △ 2021. 5. 22.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신규 파운드리공장 구축 등 약 20조 원 규모의 초대형 반도체 투자계획을 발표하였고, △ 2021. 7. 7. 영업이익 12조 5,0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는바, 반드시 이재용 부회장만이 대체불가능하게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을 경영할 수 있다거나,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되었던 기간 동안 삼성전자의 영업에 지장이 있었다는 사정도 없음. 이에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취업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려움.

       


  • 피고발인의 영향력·집행력 등 제한에 관한 반박

     
    • 이른바 ‘재벌’들은 회사에서 등기 임원 여부와 무관하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면서도 법적 책임을 지는 등기이사를 맡지 않는 모순적인 상황이 매우 빈번함. 이재용 부회장도 2019. 10. 26.부터 삼성전자의 미등기 이사였으며 실제로 파기환송심이 선고되어 법정구속 되었던 2021. 1. 18.까지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서 경영활동을 함에 아무런 제약이 없었음.

       

    • 상법 제401조의2는 이와 같은 현실을 반영하여 △ 회사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이사에게 업무집행을 지시한 자(제1항 제1호), △ 이사의 이름으로 직접 업무를 집행한 자(제2호), △ 이사가 아니면서 명예회장·회장·사장·부사장·전무·상무·이사 기타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하여 회사의 업무를 집행한 자(제3호)에 해당하는 자는 사실상의 이사로 보아 경영에 관한 책임을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음.

       

    • 이처럼 우리 법률은 업무와 관련된 범죄자에 대하여 취업을 제한함에 있어서, ‘보수, 임원 등기, 상임 여부’와 같은 형식적인 부분이 아니라 ‘기업체에 영향력 또는 집행력의 행사’와 같은 실질적인 부분을 고려하고 있음.


 

4) 결론

 

  • 삼성그룹의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하여 승계작업을 추진하였던 이재용 부회장은, 순환출자 관련 규제 등이 예상되자 박근혜 정부 임기 내에 승계작업을 최대한 진행하기 위해 뇌물 요구에 적극적으로 편승하였고, 자신이 부회장으로 재직 중인 삼성전자의 자금으로 위 뇌물을 공여하였음. 이에 법원은 위와 같은 피고발인의 뇌물공여 및 업무상횡령 등 범죄행위를 ‘엄벌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실형 선고에 법정구속까지 하였음.

     

  •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석방과 동시에 피해자 삼성전자에 대한 경영행위를 한 피고발인을 취업제한 위반으로 처벌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의 취업제한 규정은 향후 그 누구에게도 적용하지 못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함.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재용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혐의로 고발함.

 

보도자료[https://docs.google.com/document/d/1DGPeINb2bomxIhTrQFDi28YQN9mPYiJgQLSp... target="_blank"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수, 2021/09/0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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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춘, 김찬호, 정태인, 조국, 손아람...저자 5인이 말하는 

"입에 풀칠도 못하게 하는 나라"
"박근혜가 물러나야 하는 이유"

 

지난 10월31일 참여연대 지하 느티나무홀에서 "[시book토크] 입에 풀칠도 못하게 하는 이들에게 고함"가 진행되었습니다. 원래는 참여연대 민생운동 책 입에 《풀칠도 못하게 하는 이들에게 고함》의 북토크로 예정되었지만 지금 시국 상황과 해법에 대한 청중들과 다섯 저자의 토론으로 진행이 바뀌었습니다.

 

1부. 조국·정태인·손아람·김찬호·김동춘 "박근혜가 물러나야 하는 이유"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s://goo.gl/GvaSg8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goo.gl/Uwaf9w

* 유튜브로 듣기 : https://youtu.be/k5KKLHDfXDw

 

 

2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시민들의 분노와 답답함, 조국·정태인·손아람·김찬호·김동춘과의 대담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s://goo.gl/XGtmV8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goo.gl/k3Z5V7
 

※ 시북토크 안내페이지 보기 : http://www.peoplepower21.org/StableLife/1446700

 

수, 2016/11/0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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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요약

전 세계 62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인공임신중절 기능의 의약품이 국내에서는 안전성 검토도 안되고 있는 상황. (담당부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이로 인해, 연간 1만 8천여 건의 합법적 인공임신중절을 선택해야 하는 여성도 국내에서는 모두 수술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 해당 의약품은 임신7주 전의 초기 임신의 경우에는 수술보다 더 안전하다는 보고도 있음. 이를 고려해보면 해외 여성들의 건강권과 선택권에 비교했을 때, 진보적 의료 기술의 혜택에서 국내 여성들이 소외되고 있는 것. 식약처는 물론 청와대도 인공임신중절 대상의 확대 여부와 별개로 해당 의약품의 국내 사용 허가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와 대처를 해야함.  

작년 청와대 국민청원 중에서 총 청원인 수 23만 5천여 명을 넘겨 조국 민정수석의 공식 답변을 받아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청원이 있었지요. 바로, 낙태죄 폐지와 미프진(Mifegyne) 의약품의  합법화 및 도입을 바라는 내용의 청원이었습니다. 

조국 민정수석의, 미프진 도입 여부 답변 영상 한 장면 캡쳐<본문 클릭시, 해당 영상으로 이동. 조국 민정수석이 인공임신중절 의약품의 합법화를 논의하겠다는 내용. 다만, 낙태죄 폐지 논의 이후 논의 결과에 따라 도입을 결정한다는 내용이라 합법적 인공임신중절을 앞 둔 여성들은 당장 수술 밖에 없는 현실에서 큰 답을 얻지 못했다.>

해당 청원은, 우리 사회에서 다시 한 번 인공임신중절 시술의 대상을 확대할 것인지에 대해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었지요. 조국 민정 수석은 해당 청원[각주:1]에 대해 2018년도 안으로 임신중절 실태 조사를 실시한다고 답변을 했었고요. 그리고 미프진의 도입 여부도 이 실태 조사 이후 사회적, 법적 논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답변영상)[각주:2] 

 

국내 합법 인공임신중절 수술 건수 연간 약 1만 8천여 건
하지만, 미프진의 도입 여부는 인공임신중절 시술의 적용 대상을 확대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와 별개로 이미 사회적 논의가 되어야 하는 내용이었으며, 해당 의약품이 다른 의약품에 비해 특별히 안전성의 문제에 이상이 없다면 이미 우리 사회에서 도입이 되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대한민국은 모자보건법 제14조에 따라 예외적인 몇 가지 사항에 한해 인공임신중절을 허용하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이 합법적인 인공임신중절 건수만 해도 연간 1만 8천여 건이나 됩니다[각주:3]. 즉, 매년 대한민국의 많은 수의 여성들이 합법적 인공임신중절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다는 사실이 존재하는 것인데요. 

모자보건법 제14조

미프진 사용이 불가한 이유는, 미프진이 위험하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미프진이 특별히 위험한 약물이기 때문에 국내 도입이 어려운 것일까요? 정보공개센터는 해당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식약처에 정보공개청구를 했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①미프진 안전성 검토 문서 ②모자보건법 제14조에 의거, 현재 병원에서 미프진 사용 불가인 경우 불가 사유 정보, 혹은 해당 정보가 담긴 문서 ③모자보건법 제14조에 의거, 현재 병원에서 미프진 사용이 가능한 경우, 보건 보건복지부가 사용을 허가한 내용이 담긴 문서를 식약처에 청구했었는데요. 하지만 해당 정보들은 모두 부존재였습니다.

미프진의 안전성 검토 문서는 존재하지도 않아
부존재 사유는 국내에 허가된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는데요. 이는 인공임신중절이 제한된 범위 내에 현재 허용되고 있는 나라에서, 그리고 해당 의약품 구입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 30일 만에 전국에서 23만 명 이상이 해당 의약품에 대한 허가를 청원하는 나라에서, 약물 허가의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는 식약처가 해당 의약품에 대한 안정성 검토 문서를 단 한 건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은 매우 납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한 여성이 <나만 없고 진짜 사람들 고양이 다 있고 나만 없어 패러디.. 관련 짤 https://goo.gl/Q4T1Mf >

 

전 세계 62개국의 여성들이 선택하는 인공임신중절 의약품 미프진, 한국여성은 선택권조차 없어
미프진은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 성분[각주:4]과 미소프로스톨(Misoprostol)의 성분[각주:5]으로 이뤄진 약품으로 임신 9주 이내의 초기 임신의 경우, 마취가 필요 없으며 외과적 수술 없이 안전하게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한 약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당 약품의 성분은 미국 FDA에서 승인하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005년 필수의약품[각주:6]으로까지 지정되었는데요. 현재 전 세계 62개국에서 허가된 의약품[각주:7]으로 1990년 2월부터 판매된 의약품입니다. 최근 스코틀랜드에서는 집에서 약물 복용을 허용한 의약품[각주:8]이라고 합니다.
프랑스에서는 1988년 당시 프랑스 보건부장관 클로드 에벵(Claude Evin)은 “지금부터 미페프리스톤은 단지 제약회사의 상품이 아니라 여성을 위한 도덕적인 상품임을 프랑스 정부가 보장할 것이다.”[각주:9]라고 선언한 이후 해당 약품이 시판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임신 7주 이전에는 수술보다 안전하게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하다는 보고[각주:10]도 있습니다. 때문에, 새로운 의료 기술과 안전 의료의 혜택에서 한국 여성들만 소외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검토는 관계 사업자의 요청이 있어야 시작돼

여성의 건강에 대한 선택권, 사업자 손에 맡겨진 셈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해당 의약품에 대한 국가기관 차원의 안전성 검토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좀 더 자세한 답변을 듣기 위해 식약처 각 부에 전화문의를 하였는데요. 문의 결과 식약처에서는 인공임신중절 효과의 약품에 대한 안전성 검토를 하려면, 국내에서 해당 약품을 수입하려는 업자가 안전성 검토를 해달라고 요청하거나 혹은 제조사가 안전성 검토 요청을 할 때에나 비로소 검토가 이뤄진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즉, 미프진의 경우 아직까지 국내에 시판을 하려는 제약회사나 관련 업체가 없었기 때문에 안전성 검토 자료가 부존재한다는 것인데요. 인공임신중절이 불가피한 여성에게 있어 어떤 방법으로 인공임신중절을 할 것이냐에 대한 결정은 매우 중요한 건강권과 선택권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권리가 여성에게도, 당국에게도 아닌 한낱 의약품 회사에 맡겨진 구조인 셈입니다.

 

사업자 요청이 없더라도, 시민들에게 필요한 약품이라면 안전성 검토 및 국내 도입 방법 찾아야

만일 국내에서 해당 의약품을 판매하려고 하는 사람이 없더라도 식약처가 미프진에 대한 안전성 검토를 했다면 어땠을까요? 만일 한국에서 복용 가능한 의약품이라는 결정이 나왔다면, 그래서 국내에 판매자가 없어도 이를 공표하는 시스템을 갖췄었다면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한해 최소 1만 8천여 건의 인공임신중절을 받는 여성들이 다른 62개국의 여성들처럼 스스로 어떤 방법으로 인공임신중절을 할지, 뭐가 더 내 몸에 맞을지 비교하며 선택할 수 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이는 미프진 도입의 경우에만 유의미한 가정은 아닙니다. 어쩌면 이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면 의약품 해외 직구 법 등이 갖춰지고, 필요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등[각주:11], 국내 미시판 약들 중에 판매자가 없어서 시판이 안되는 약들을 구하는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다양한 해결책들이 논의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것이지요. 만일 그랬다면 제도적 장치도 이미 마련되었을 수도 있을지 모를 일이고요.

식약처는 의약품의 안전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기관이며, 대한민국에서 시판될 의약품을 결정합니다.(관련법령)[각주:12] 이는 식약처가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의약품이 무엇이며, 한국에 제조되지 않는 약 중 수입의 필요가 있는 의약품은 무엇인지, 해당 의약품에 위해성은 없는지, 새로운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알릴 책임이 있는 기관이란 의미입니다. 

식약처,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식약처의 한 직원은 의약품 제조사나 수입사가 시판을 위해 사전 안전성 검토를 요청하기 이전에, 국민이 원하는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을 식약처가 사전에 검토해야만 하는 근거 법령이나 규정이 따로 없다는 답변도 했었는데요.

하지만 명확한 근거 규정이 없다는 것만으로는 이런 국내 미허가 의약품에 대한 연구나 안전성 검토 자료가 없는 것이 정당화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왜냐하면 식약처에는 의약품에 관한 법령 및 고시의 제정 · 개정의 권한이 있으며, 의약품 허가 제도 운영 및 정책개발의 의무가 있는 기관[각주:13]이기 때문이죠.

국내에 의약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사업자가 없다는 이유로 의약품의 안전성을 검토조차 하지 않는 것과, 판매하고자 하는 사업자가 없더라도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을 검토하고 허가한 내용이 준비되어 있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큽니다. 지금의 식약처라면 특히 시민들의 요구가 많은 의약품인 경우, 소잃고 외양간 고치듯 이슈가 크게 터지고 나서야 늑장 대응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당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검토 자료조차 없다는 둥, 없는 이유는 법률이 미비한 것이니 법률부터 제정해야 한다는 둥 우왕좌왕 하다가 시간은 흐르고 당장 약이 필요한 사람들은 고통이 더 커지겠지요. 누군가는 불법으로 수입된 약을 손에 넣을 수도 있고 그 유통 과정에서 유사 마약 등이 유통될 수도 있고요.

식약처는 이미 2년 전인, 2016년에도 협력과 소통으로 국민 행복 안전망을 넓히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었는데요.[각주:14] 아직 해당 목표가 유효하다면, 2018년엔 좀 더 적극적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합니다. 식약처는 이제라도 시민이 어떤 약을 필요로 하는지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국내에서 시판되지 않는 약을 시민이 필요로 할 때 어떤 역할로 시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안내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해결책을 내놓음은 물론 관련 법령 및 제도의 개정과 제정, 관계 부처의 협력 요청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할 때입니다.

청와대, 인공임신중절 기능 의약품 허가 여부는 낙태죄 폐지 여부와 무관,  관련 의약품 논의장 마련 시급
청와대 또한 미프진 도입을 요구했던 해당 청원에 대해 합법적 인공임신중절 대상의 확대 여부와 별개로 해결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합니다. 인공임신중절을 결정한 사람은 1분 1초의 시간도 지체할수록 좋지 않습니다. 현재 합법적인 인공임신중절을 해야만 하는 여성의 건강권과 선택권의 확대를 위해서라도 청와대는 인공임신중절 기능의 의약품 허가 여부 및 대책 마련 논의를 위해 각 부처와 함께 발 빠르게 나서야만 합니다.

참고자료

 

 청와대 국민청원, 미프진 합법화 도입 청원 페이지

 https://goo.gl/5k5rMP

 대한민국 청와대, 낙태죄 폐지에 답하다_조국 수석,

  https://goo.gl/BwySSe

 윤정원(2013), 「건강권으로서 낙태 및 피임의 권리를 다시생각한다」, 이슈페이퍼,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https://goo.gl/a4EmDF

 

 리비브룩스(Libby Brooks) 스코틀랜드 특파원, 「Women in Scotland will be allowed to take abortion pill at home」, 『theguardian』

https://goo.gl/Ry23KL

 

 

 

 

 

  1. 제목 :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미프진) 합법화 및 도입을 부탁드립니다. 청원인 naver-***, 청원 시작일 2017년 9월 30일, 청원 마감일 2017년 10월 30일, 총 청원인 수 235,372명, 접속 링크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18278 [본문으로]
  2. 원출처 : 유튜브 동영상, 작성자 : 대한민국청와대, 제목 : 친절한 청와대 : 낙태죄 폐지 청원에 답하다_조국 수석, https://m.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kaq9_yTSEso [본문으로]
  3. 각주2의 영상, 친절한 청와대 : 낙태죄 폐지 청원에 답하다_조국 수석, https://m.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kaq9_yTSEso [본문으로]
  4.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에 결합하여 임신 유지에 필요한 프로게스테론의 자궁내막에 대한 작용을 억제 [본문으로]
  5.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로 자궁경부의 숙화와 자궁 수축을 유발 [본문으로]
  6. WHO Model List of Essential Medicines (March 2017, amended August 2017) pdf, 1.50Mb, http://www.who.int/medicines/publications/essentialmedicines/20th_EML20… [본문으로]
  7. 1988년 중국, 프랑스 / 1991년 영국 / 1992년 스웨덴 / 1999년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독일, 그리스, 이스라엘,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페인, 스위스 / 2000년 노르웨이, 대만, 튀니지, 미국 / 2001년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우크라이나 / 2002년 벨라루스, 조지아, 인도 ,라트비아, 러시아, 세르비아, 베트남 / 2003년 에스토니아 / 2004년 프랑스령 기아나, 몰도바 / 2005년 알바니아, 헝가리, 몽골, 우즈베키스탄 / 2006년 카자흐스탄 / 2007년 아르메니아, 기르기스스탄, 포르투갈, 타지키스탄 / 2008년 루마니아, 네팔 / 2009년 이탈리아, 카보디아 / 2010년 잠비아 / 2011년 가나, 멕시코, 모잠비크 / 2012년 호주, 에티오피아, 케냐 / 2013년 아제르바이잔, 방글라데시, 불가리아, 체코, 슬로베니아, 우간다, 우루과이 / 2014년 태국 / 2015년 캐나다 / 2017년 콜롬비아 원출처 : 가이너티 건강프로젝트, 인용한 출처 :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27658 [본문으로]
  8. 리비브룩스(Libby Brooks) 스코틀랜드 특파원, 「Women in Scotland will be allowed to take abortion pill at home」, 『theguardian』, 2017년 10월 26일, 접속일 2018년 1월 14일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17/oct/26/women-scotland-allowed-ta… [본문으로]
  9. 윤정원(2013), 「건강권으로서 낙태 및 피임의 권리를 다시생각한다」, 이슈페이퍼,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p10, http://chsc.or.kr/wp-content/uploads/2013/06/%EC%9C%A4%EC%A0%95%EC%9B%9… [본문으로]
  10. 앞의 글, p10 [본문으로]
  11. ‘해외 의약품 직접 구입법’이나 ‘건강보험 적용’ 등은 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해 차단하는 것이 더 국민의 건강권에 부합한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해당 예문이 작성된 취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안전성이 확보된 의약품이지만 국내에 판매자가 없을 경우 해당 의약품을 구해야만 하는 사람들을 위한 구조 수단이 전혀 무방비 상태라는 점을 지적하고,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제도 개선과 마련이 시급한 상태인 점을 알리기 위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본문으로]
  12.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그 소속기관 직제 제3조(직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농수산물 및 그 가공품, 축산물 및 주류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건강기능식품·의약품·마약류·화장품·의약외품·의료기기 등(이하 "식품·의약품등"이라 한다)의 안전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http://www.law.go.kr/lsSc.do?menuId=0&p1=&subMenu=1&nwYn=1&section=&tab… [본문으로]
  13.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 조직도 · 부서, 의약품정책과 웹페이지. 2. 의약품에 관한 법령 및 고시의 제정ㆍ개정(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으로 한정한다) 3. 의약품 허가제도 운영 및 정책개발 http://www.mfds.go.kr/index.do?mid=940&page=dept&dept=1471041 [본문으로]
  14.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개 > 주요업무계획 페이지 http://www.mfds.go.kr/index.do?mid=749 [본문으로]
월, 2018/01/1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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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태, 그리고 '진보 정치'가 사는 길

도덕 정치의 덫에 갇힌 진보정치는 미래가 없다·下

 

정태석 전북대 교수

 

도덕 정치의 빌미가 된 특혜와 특권

 

조국이 모든 특권과 불평등의 근원인 것도 아니고, 또 개인을 단죄한다고 해서 이러한 특권 구조와 불평등 구조를 해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진정한 좌파라면 청년들의 분노를 앞세워 개인에 대한 도덕적 비난에 몰두할 게 아니라 조국을 통해 드러난 특혜와 특권의 불평등 구조를 폭로하고 제도개혁과 불평등 구조해체를 위한 공감을 확산시키는 전략으로 나아갔어야 했다. 진보좌파의 이론적 선구자인 마르크스는 부르주아 개인들을 비난하려고 하기보다는 자본주의 계급관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개인의 특권보다는 특권과 불평등을 만들어내는 사회구조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특혜와 특권에 대한 비판을 개인에 대한 도덕적 비난으로 몰고 간 것은 진보좌파가 보수우파가 만들어놓은 도덕 정치의 틀로 빨려 들어가는 계기가 되었다. 청년들의 좌절과 분노를 조국 죽이기로 포섭하고자 한 좌파의 전략은 일시적인 감정적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지만, 진보적 제도개혁에 대한 이성적 공감을 얻어내는 데에는 별로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진보좌파는 조국을 사퇴시키면 마치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몰아붙였고, 마치 한 사람을 왕따 시키듯이 물어뜯는 모습을 보였다. 이것이 과연 정의로운 사회를 실현하려는 진보좌파의 올바른 태도이며 전략일까?

 

아무리 과거에 정의를 외쳤던 운동권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일상적으로 이러한 높은 도덕적 기준에 맞추며 살아가기를 요구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 어차피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는 현실에서 누군가는 특혜와 특권을 누리게 된다. 지금 조국 가족의 특혜와 특권을 비판하고 있는 소위 진보좌파 지식인들이나 언론인들도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사실 1980년 전후에는 대학을 간다는 사실 자체가 특혜였고, 공부를 해서 학자가 되고 지식인이 된다는 사실 자체가 특권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생업에 종사하며 힘들게 살아갈 때, 돈벌이에서 벗어나 공부를 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바로 특혜가 아니었나? 그리고 이런 특혜가 학자로서, 지식인으로서 사회적 발언을 할 수 있는 특권을 지닐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니었나? 그리고 그런 학자나 지식인 집안에서 자라난 자녀들 역시 부모의 교육자본이나 문화자본을 물려받는 특혜를 누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런 특혜와 특권들은 비난할 수 없는 것이고, 조국 가족의 특혜와 특권은 비난받아야 하는가? 남을 비난하기 이전에 자신을 비난해야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도덕적 비난에 몰두한 진보좌파 지식인들은 조국 가족의 특권과 특혜를 드러내는 과정이 결코 공정하지 않았다는 점에도 별로 주목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일부 진보좌파들의 도덕적 단죄 정치는 결코 도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우선 검찰이 흘린 일방적 피의사실과 언론의 일방적 보도만 보고 법적, 도덕적 단죄를 했던 지식인들이 자신들의 법적 판단이 성급했고 잘못 되었음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제대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비도덕적이다. 게다가 맥락에 맞지 않게 청년들의 분노를 부각시키며 특혜, 특권, 불평등과 같은 거대담론을 앞세워 조국에 대한 자신들의 도덕적 비난을 정당화하는 데 급급했다는 점에서도 비도덕적이다. 그리고 특혜와 특권을 지나치게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시각이 비판을 받자 이제는 능력도 부족하고, 의지도 부족하며, 검찰개혁의 방향에도 문제가 있다는 식의 정치적, 정책적 비난으로 과오를 만회하려고 했다는 점에서도 비도덕적이다. 그들은 조국의 검찰개혁 방안을 못마땅해하면서, 심지어 정치검찰의 모습을 보여준 윤석열 검찰총장을 옹호하기까지 했다는 점에서도 비도덕적이다. 또한 조국수호 및 검찰개혁을 외친 촛불시민들을 '조빠'니 '중우정치'니 '파시즘'이니 '진영논리'니 하는 어설픈 논리로 폄하하려 했다는 점에서도 비도덕적이다. 아무리 조국이 아무리 싫어도, 검찰개혁은 부르주아적 과제로 우리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누가 도덕 정치의 프레임을 원하고 있나?

 

도덕 정치가 보수우파의 진보좌파 죽이기 전략으로 작동해왔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 그동안 보수언론은 진보세력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면서 사회개혁을 통한 정의의 실현을 저지하는 데 몰두해왔다. 검찰 역시 자신의 조직을 보호하는 데 권력을 이용해왔고, 독점적인 기소권과 수사권을 검찰개혁을 내세우는 세력들을 견제하는 데 이용해왔다. 그런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국은 검찰개혁에 대한 강한 소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어서 검찰과 언론으로서는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였다. 그래서 그들은 당연히 조국을 죽여야 했고, 이를 위해 도덕 정치가 동원되었다. 검찰과 언론은 개인에 대한 도덕적 흠집을 부각시켜 부정적인 선입견 한번 만들어놓으면 쉽게 그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검찰은 먼지털기식 수사로 피의사실을 흘리고 언론은 의혹 부풀리기로 도덕적 흠집을 내어 조국 죽이기에 적극 나섰다. 이것은 현재 도덕 정치의 프레임이 검찰개혁 저지를 위한 검찰과 언론, 그리고 보수야당의 프레임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도덕적 순결주의를 앞세운 도덕 정치는 양날의 칼이지만, 진흙탕 싸움으로 빠지는 순간 그것은 결코 진보좌파의 편이 될 수 없다. 그런데 일부 진보좌파는 검찰의 선택적 수사와 피의사실 흘리기, 과잉수사 등 검찰의 문제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검찰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취하기보다 오히려 도덕 정치를 통한 조국 죽이기에 앞장섰다. 이것은 결국 보수를 돕고 스스로를 죽이는 결과를 낳았다. 한번 내려진 판단을 끊임없이 정당화하기를 원했던 그들은 심지어 언론 권력과 검찰 권력의 불법과 부도덕에도 눈을 감으려 했다. 이것 역시 도덕 정치의 위험성을 말해준다.

 

그동안 인권을 강조하고, 검찰의 피의사실공표를 비판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을 옹호했던 진보좌파는 도대체 어디로 갔는가? 왜 동일한 원칙이 다른 사람에게는 적용되고 조국에게는 적용되지 않는가? 진보와 정의를 내세우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가치나 정의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어떤 인격적 비난, 조롱, 모욕주기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얘기인가? 무슨 대단한 범죄를 저지르지도 대단한 도덕적 흠결을 지니고 있지도 않은 사람에게 이렇게 인격적 모욕을 주는 것이 진보좌파가 추구하는 정의의 길이고 인권실현의 길인가? 이런 편협하고 독단적인 생각은 진보좌파의 이념적, 정책적 주장에 대한 공감의 확대를 가로막을 뿐이다.

 

무엇보다도 비도덕적인 도덕 정치, 도덕적 모욕 정치에 몰두하고 있는 진보좌파는 도대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노회찬 전 의원의 죽음으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궁금하다. 개인을 도덕적으로 비난하고 인격적으로 모욕하는 것에 둔감해 온 한국 사회는, 개인의 도덕성 시비를 내세워 쉽게 사회개혁과 제도개혁을 좌절시켜 왔다는 점에서 진보정치의 커다란 방해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노회찬 의원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던 것은 사회정의와 사회개혁을 추구해온 진정성 있는 정치인이 순간의 실수로 엄청난 도덕적 비난을 감수해야 했으며, 이것이 진보정치에 가져올 충격에 대한 죄책감과 자책감이 죽음을 선택하도록 만들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었는가?

 

정치에 도덕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도덕적 이상의 요구는 정치를 진흙탕으로 빠뜨린다. 만약 노회찬 의원이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해보자. 보수언론과 보수야당이 정치자금을 신고하지 않은 그의 행위가 위선임을 부각시키며 도덕적 비난에 몰두했을 게 뻔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도덕적 우월감을 지키기 위해 진보좌파 지식인들은 지금 조국 장관을 인격적으로 모욕하듯이 노회찬 의원이 위선적이었고 또 자신의 과오를 숨겨서 진보정치에 큰 피해를 입혔다고 인격적으로 모욕할 수 있었을까? 반대로 그를 옹호하려고 했다면 '내로남불'이나 '이중적 잣대'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을까?

 

모든 정치 행위를 과도한 도덕적 기준에 따라 단죄하려고 하는 도덕적 순결주의는 진보정치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점과, 보수언론, 검찰, 보수야당 등 기득권을 지키려는 보수세력의 밥이 되기에 십상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도덕적 판단을 지나치게 앞세우면 정치적, 정책적 판단들이 설 자리가 없게 된다. 그래서 현명한 시민들은 소위 '조국 대전'을 통해 도덕 정치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검찰과 보수언론의 여론정치 도구임을 재빨리 간파할 수 있었고, 이것이 바로 조국수호와 검찰개혁을 분리시키기 어려웠던 이유였다. 반면에 이러한 도덕 정치의 프레임에 소위 진보언론과 일부 진보좌파가 쉽게 빨려 들어간 것은 진보정치가 도덕 정치의 성찰에 얼마나 불철저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도덕 정치에서 덫에서 빠져나와야 진보정치가 산다

 

한국 정치는 지금까지 제대로 도덕적이었던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덕은 늘 상대방을 공격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어왔다. 그리고 개혁과 진보를 내세운 세력일수록 더 쉽게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보수정권 하에서는 온갖 비도덕적 행위를 하고 심지어 불법적 행위를 한 사람들조차 장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지만, 개혁정권 하에서는 약간의 도덕적 흠결도 쉽게 비판과 비난의 표적이 되었고, 언론권력은 자기 입맛에 맞지 않은 공직자들을 도덕적 잣대로 좌지우지하려고 해왔다.

 

물론 도덕적 정당성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며 개인에 대한 도덕적 비난 역시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도덕적 비난도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고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시민적 덕성에 기초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개인을 비아냥거리고 조롱하는 인격적 모욕은 결코 도덕적이지도 않고 정의롭지도 않다. 그런데 스스로 도덕적이지도 못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쉽게 도덕적으로 단죄하고 인격적으로 모욕하는 모습은 얼마나 모순적인가? 사실 이것은 진보와 정의 이전에 민주시민으로서의 기본적 예의이자 덕성의 문제이다. 자신도 지키기 어려운 과도한 도덕의 기준을 남에게 강요하기보다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개인적 인격을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시민의 기본적 예의이며 덕성이 아닌가? 정의 없는 시민적 덕성이 공허하다면, 시민적 덕성 없는 정의는 맹목적이지 않은가?

 

게다가 과도한 도덕적 단죄 정치는 정치가 개인의 도덕성 논란에 빠져들도록 함으로써 이념적, 정책적 논쟁, 사회제도와 구조에 대한 관심을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정치, 특히 진보정치의 방해물이 된다. 진보정치가 추구하는 정의의 실현은 개인에 대한 도덕적 비난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오직 사회관계, 사회제도의 개혁을 통해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쟁점을 둘러싼 이념과 정책의 대결이 개인에 대한 도덕적 논란 속에 파묻히면 정치는 실종되고 시민대중의 이성적 판단은 후퇴할 수밖에 없다.

 

'조국 죽이기'는 결국 보수세력, 자유한국당 등 보수정당의 방패막이 되어온 보수 언론권력과 검찰조직 이익을 보호하고자 한 검찰권력이 검찰개혁에 저항하기 위해 불을 지핀 도덕 정치, 도덕적 단죄 정치의 산물이며, 이에 동조한 진보언론과 진보좌파세력은 결과적으로 검찰개혁을 저지하는 데 동조한 셈이 되었다. 그런데 다행스러운 점은 조국 후보자가 도덕적 비난으로 온갖 수모를 겪는 과정에서 특권과 불평등이라는 사회개혁의 과제를 노출시켰고 또 언론과 검찰의 공작을 뚫고 장관으로 임명되어 검찰개혁을 위한 주춧돌을 놓고 사퇴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앞으로 시민들의 관심 속에 검찰개혁이 지속되고 의회를 통한 법 개정도 이루어지겠지만, 또다시 도덕적 단죄의 시도가 언론과 검찰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도 단정하기는 어렵다. 검찰은 한풀 꺾였지만, 언론은 여전히 기세등등하다.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시민들은 조국에 대한 부당한 법적 비난과 과도한 도덕적 비난이 검찰과 언론의 전략임을 이해했고, 인터넷에서 온갖 정보들을 찾고 공유하면서 검찰개혁 저지 카르텔의 전략적 동맹을 확인하면서 이에 대항하는 담론들을 만들고 공유하였다. 그리고 조국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보여준 반인권적 수사 관행을 계기로 많은 시민들이 분노하면서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에 나서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검찰개혁을 촉진하는 힘이 되었다. 검찰개혁을 위한 동력은 만들어졌지만, 검찰과 언론이 주도한 도덕적 단죄 정치가 시민대중의 마음속에 각인해놓은 부당한 선입견들을 해체하고 진실을 밝혀 시민들의 오해와 오판을 되돌려 놓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조국 장관은 사퇴했지만 우리는 작금의 사태의 뿌리가 어디에 있었으며,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를 차분히 되돌아보는 이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물론 도덕적 단죄 정치의 효과는 부정할 수 없으며, 그 결과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낮아졌고 정의당의 지지율로 함께 낮아졌다. 이것은 민주당이든 정의당이든 개인에 대한 도덕적 단죄 정치의 프레임이 가지는 위험성에 주목해야 하면서, 제도 개혁에 주목하는 합리적 정치의 프레임으로 적극적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음을 말해준다. 어쨌든 조국 장관이 사퇴한 현 상황에서 문재인 정권에 정치적으로 중요한 것은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며, 그 돌파구는 결국 검찰개혁을 비롯한 일련의 정치개혁 및 사회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특히 후보자 검증과정에서 드러난 교육개혁, 불평등 해소, 언론개혁 등의 과제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진보정치 역시 시민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연대와 차별화를 유연하게 사고하는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http://www.pressian.com/news/review_list_all.html?rvw_no=1661" rel="nofollow">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월, 2019/10/2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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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는 개혁입법 처리로 마지막 소임 다하라!

20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5대 분야 18개 개혁입법과제 발표

 

1.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문을 연다. 20대 국회가 촛불 민심의 뜻을 받아, 개혁 입법을 힘 있게 추진하고 민생법안을 처리할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동안 20대 국회가 보여준 모습은 개혁법안을 둘러싼 여야 간의 극한 대립, 공전과 파행이었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와 공수처 설치법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면 과정에서 드러난 극한 갈등과 대립은 국민에게 정치 불신과 혐오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9월 26일부터 12월 10일까지 제20대 마지막 정기국회 일정이 본격화된다. 그간 정쟁을 일삼았던 20대 국회는 지금이라도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추진해 마지막 소임을 다해야 한다.

2. 이에 경실련은 를 발표한다. 먼저, 제20대 국회는 정치개혁과 반부패를 위한 입법과제를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 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 ② 고위공직자의 부패범죄를 전담하여 수사하고 기소하는 공수처 설치법 ③ 공직자의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소명을 의무화하고, 재산심사를 강화하는 공직자윤리법 ④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위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등을 입법화해야 한다.

3. 황제경영 방지, 경제력 집중 완화 등 재벌개혁을 위한 입법과제도 더는 미룰 수 없다. ⑤ 감사위원 분리선출·집중투표제 도입·전자투표제 의무화·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상법』 개정⑥ 출자구조 제한·전속고발권 전면폐지·일감몰아주기 규제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 ⑦ 재벌들의 보유 부동산에 대한 상세 내역을 공개하도록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도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

4. 부동산건설 개혁과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입법도 제20대 국회의 몫이다. ⑧ 분양가 상한제 부활 및 투명한 분양원가 공개를 내용으로 하는 『주택법』 개정, ⑨ 전월세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⑩ 직접시공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⑪ 재개발․재건축 임대주택 건설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도 이뤄져야 한다.

5. 시민권익과 보건의료 강화를 위한 입법도 이뤄져야 한다. ⑫ 집단피해 예방과 피해구제를 위한 『집단소송법』 개정 ⑬ 비급여 진료내역 제출 의무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 ⑭ 공공의료 인력 확충을 위한 『국립공공의료 의과대학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 등이 이뤄져야 한다.

6. 또한, 남북교류협력 기반 조성을 위해 ⑮ 교류협력 기반 조성 내용을 담고 있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이 이뤄져야 하며, 실질적 자치분권 확대를 위해 지방의회의 입법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지방자치법』 개정이 이뤄져야 하고,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돈을 쓸 수 있는 재정 분권 내용이 담긴 『지방세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한편, 시·군·구의 기초단위 중심의 자치 경찰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경찰법』과 『경찰공무원법』 개정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7. 한편, 재벌의 경영권 세습에 악용될 가능성이 매우 큰 차등의결권 도입을 위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과 동의 없이 금융기관과 기업의 이익을 위해 민감한 개인 신용정보를 수집해 이용하려는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반드시 국회에서 폐기되어야 한다.

8. 20대 국회는 얼마 남지 않았고, 처리하지 못하는 민생 개혁 입법과제는 폐기될 수밖에 없다. 여·야가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공방과 당리당략에 몰두할 게 아니라, 민생을 위해 노력할 때이다. 20대 국회가 마지막 소임을 다하려면, 대결의 정치를 그만두고 상생의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 경실련은 다시 한번 20대 국회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개혁입법 처리로 마지막 소임을 다해줄 것을 촉구한다.

※ 붙임. 5대 분야 18개 개혁 입법과제 요약
※ 별첨. 20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개혁 입법과제

 

 

첨부파일 :  개혁입법 과제 보도자료

문의: 정책실 (02-3673-2142)

수, 2019/09/25-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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