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공동성명] 인천 일가족의 죽음을 추모하며

지역

[공동성명] 인천 일가족의 죽음을 추모하며

admin | 월, 2019/11/25- 21:01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 하라!

더 이상 죽지 말자, 정부는 방관말고 빈곤문제 해결하라!

 

지난 11월19일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 A씨(49세)와 아들 B씨(24세), 딸 C씨(20세) 그리고 딸의 친구 D씨(19세)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이 각자 쓴 유서에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건강이 좋지 않아 힘들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A씨가 실직한 뒤 2018년 10월부터 3개월 간 긴급복지지원제도를 통해서 98만 원과 월평균 24만원의 주거급여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11월22일 한겨레신문의 추가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주거급여 신청 당시 생계급여 신청 안내가 있었지만 B씨와 C씨의 부양의무자인 A씨의 이혼한 전 남편과 A씨 부모의 금융정보제공동의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설명에 수급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국과수는 이들의 사인을 가스질식에 의한 자살로 결론지었다.

 

이들 죽음의 원인은 가스질식에 의한 자살이 아니라 사회적 타살이다

가난한 사람들의 반복되는 죽음을 멈추기 위해서 부양의무자기준을 완전폐지 해야 한다는 것은 정치적인 구호가 아니다. 실업·부도·질병 등의 다양한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가난에 처했을 때 본인이 통제할 수 없는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을 이유로 최소한의 인간답게 생활할 권리를 위한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탈락하지 않아야 한다는 시대적인 요구이며, 가난한 사람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다. 부양의무자기준은 기초생활보장제도 신청자에게 부양의무자와 관련된 서류를 과도하게 요구하며 신청 자체를 가로막고 있다. 알리기 싫은 개인의 가난한 처지와 위치를 가족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통보로부터 마음에 위축과 공포 그리고 좌절을 안겨주며 수급신청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 이들의 죽음은 가스질식에 의한 자살이 아니라 사회적 타살이다. 가난한 사람들의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대책으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법안이 아니라 복지제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더 많은 정보를 취합하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키는 국회의 책임이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공약으로부터 근 3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폐지할 계획이라는 입장만 반복해서 발표하는 정부의 책임이다.

 

복지제도 총량의 확대 없이 발굴만으로는 가난한 사람들의 죽음을 멈출 수 없다

올해 7월 관악구에서 탈북모자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8월 강서구에서 부양의무자가 치매가 있는 노모와 장애가 있는 형을 살해한 뒤 자살했다. 지난 11월2일에는 성북구에서 네 모녀가 사망했다. 그리고 또 다시 가난을 피해 죽음을 선택하는 비극이 반복됐다. 이러한 죽음은 가난한 사람들의 정보를 더 많이 취합하지 못해서 발생한 것일까? 정보를 더 많이 취합했더라면 이들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일까?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의해 발굴되는 고위험 예상 대상자는 매년 30만 명에 육박한다. 하지만 그 중 공적복지제도인 긴급복지지원제도나 기초생활보장제도로 연결되는 사람은 5% 채 되지 않는다. 이번 인천에서 사망한 네 사람의 경우 고위험 대상에 속하지도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의 정보가 모라자서가 아니라 가난에 처했을 때 이용할 수 있고 작동 가능한 사회안전망이 부족한 문제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정부는 가난한 사람들의 죽음을 언제까지 방관할 셈인가? 가난한 사람들의 죽음을 멈추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말이 아니라 조속한 실천을 해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숫자로 치환해 수급자 수가 조금 늘어나고 빈곤율이 조금 떨어진 것을 성과랍시고 자화자찬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변화를 위한 의지와 결단이 필요하다.

 

가난과 차별없는 세상에서 영면하시길 빌며 빈곤과 불평등없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합니다.

 

2019년 11월 25일

기초생활보장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장애인과가난한사람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

 

▶ 공동성명 https://drive.google.com/open?id=1NMbT7sT7kMOyfDA_kGQFW4LM-GStYKKU" target="_blank"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편집인의글

http://www.peoplepower21.org/1678152" rel="nofollow">복지동향 제255호 | 김형용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기획주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없이 '포용'국가 없다

http://www.peoplepower21.org/1678157" rel="nofollow">[기획1] 문재인정부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공약 불이행, 포용적 복지국가에서 가난한 이들이 죽어간다 |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http://www.peoplepower21.org/1678167" rel="nofollow">[기획2]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의 시급성과 소요 예산 | 손병돈 평택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http://www.peoplepower21.org/1678173" rel="nofollow">[기획3]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에도 여전한 주거급여의 사각지대 - 정형화된 빈곤을 넘어서 | 김경서 민달팽이유니온 정책국장

http://www.peoplepower21.org/1678179" rel="nofollow">[기획4] 서울형 기초보장,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없이 빈곤사각지대 문제해결도 없다 | 김승연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

 

동향

http://www.peoplepower21.org/1678186" rel="nofollow">[동향1] ‘국민’연금, 국민을 위해 문제기업에 대한 주주권을 행사하라 | 이지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간사

http://www.peoplepower21.org/1678191" rel="nofollow">[동향2] 어린이 생명안전법, 협상카드가 아닙니다 | 백운희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복지톡

http://www.peoplepower21.org/1678198" rel="nofollow">[복지톡] 장애인의 온전한 탈시설을 위한 첫 걸음이 시작되다 | 김정하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상임활동가

 

생생복지

http://www.peoplepower21.org/1678204" rel="nofollow">[생생복지] 지속가능한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전라북도의 역할과 과제는 무엇인가? | 양병준 사단법인 전북희망나눔재단 사무국장

화, 2020/01/07- 01:38
1
0

1017 빈곤철폐의 날, 개발 때문에 쫓겨나지 않는 세상, 

가난 때문에 죽지 않는 세상, 빈곤을 철폐하라!

 

정성철 빈곤사회연대 활동가

 

심화되는 빈곤과 불평등

작년 연이어 하락한 빈곤층의 소득하락이 2019년 2/4분기로 멈추었다. 하지만 하위20%의 처분가능소득은 86만원에 불과하다. 상위20%의 소득을 하위20% 소득으로 나누어 불평등 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이 5.30배로, 2003년 통계작성 이후 최대치를 보이고 있다. 범위를 좁혀서 상위10%의 소득 비중은 50.6%, 자본주의 발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위 0.1%의 연평균 소득은 14억 7,400만원 에 달한다. 국세청에서 파악하지 못하는 소득까지 감안한다면 그 액수는 더 클 것이다. 상위0.1% 2만 2천여 명의 연소득의 합이 하위27%의 629만 5천여 명의 연소득의 합과 같다. 불평등은 소득뿐만 아니라 점유하고 살아가는 공간에서도 심각하다. 30명의 가진 사람들이 1만여 채의 집을 소유하고 있는 반면 227만여 가구는 거리·쪽방·고시원·반지하·옥탑과 같은 건강을 갉아먹고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집답지 않은 집에서 살아가고 있다. 경제가 불황이어서 살기 어렵다는 말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진 않는다.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쌓아가는 동안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은 계속 더 가난해지며 삶의 공간에서, 거리에서, 사회에서 밀려나고 있다.

 

2019년 1017 빈곤철폐의날을 맞아 열린 추모제https://lh6.googleusercontent.com/bWK2TSuu8KzjtgvU7D965ScIv60zJ-wfC0DVVB... />

2019년 1017 빈곤철폐의날을 맞아 열린 추모제 <사진 = 빈곤사회연대>

 

빈곤 퇴치의 날이 아닌 빈곤 철폐의 날

10월 17일은 UN에서 정한 <세계 빈곤퇴치의 날>이다. 1992년 세계적인 기아와 빈곤 문제를 없애겠다고 선언했고, 2000년 UN총회에서 2015년까지 절대빈곤 대폭감소를 목표로 ‘새천년개발목표’를 설정했다. ‘화이트밴드 캠페인’은 빈곤퇴치의 날의 대표적인 행사이다. ‘END POVERTY’라고 적힌 흰색 실리콘 팔찌를 착용한 사람들이 한 데 모여 앉았다 일어서는 퍼포먼스로 ‘가난의 굴레에서 스스로 일어나자’는 의미를 갖고 있다. 국제기구와 자선단체를 중심으로 아픈데 치료받지 못하는 아이나 노인, 가난하지만 해맑게 웃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전시하며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구호와 원조를 호소한다. 다소 불편하다. 가난이 개인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인가? 빈곤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사회구조 속 오만가지 문제가 다양하게 얽히고설켜있다. 세계적으로 심각한 빈곤문제가 구호와 원조의 부족이 아니라 소수의 기업과 탐욕스러운 자본 그리고 빈곤문제 해결에 의지 없는 정치권력의 결착에 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빈곤을 만들어내는 고리들을 끊어내지 않는다면 운 좋게 구호에 의해 구조된 누군가도 다시 빈곤의 늪에 빠질 가능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10월 17일을 <빈곤철폐의 날>이라고 부른다. 노점상, 철거민, 임차상인, 노동자, 홈리스, 쪽방주민, 장애인, 청년 등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빈곤을 만들어내는 폭력에 맞서 저항하는 사람들이 함께 목소리 내고 연대하여 싸운다. 빈곤을 없애는 방법은 가난을 동정거리로 소비하며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차별과 처벌을 정당화하는 구화와 원조가 아니다. 서로의 삶을 공유하며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대하여 행동할 때 끝장낼 수 있을 것이다. 1017 빈곤철폐의 날 투쟁은 세계주거의 날인 10월 첫째 주 월요일을 시작으로 한 달 동안 진행된다. 올해 1017 빈곤철폐의 날에 우리는 “개발 때문에 쫓겨나지 않는 세상, 가난 때문에 죽지 않는 세상, 빈곤을 철폐하라!”라는 슬로건과 10가지 투쟁과제를 내걸고 함께 싸웠다.

 


△ 2019 1017 빈곤철폐의날 투쟁과제

▴ 부양의무자기준, 장애등급제, 장애인 수용시설 완전 폐지!

▴ 노점상강제철거·노점관리대책 중단, 용역깡패예산 전면삭감!

▴ 선대책 후철거, 순환식개발 시행!

▴ 고시원‧쪽방 등 비적정 거처에 대한 주거, 안전 대책 마련!

▴ 사회복지 공공인프라 확대!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 노동기본권 쟁취! 노동개악 저지! 비정규직 철폐!

▴ 공공임대주택 확대! 전월세 상한제 도입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 누구도 배제하지 말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 반인권적 공공개발 중단! 강제퇴거 전면 중단!

▴ 상가법 개정으로 임차상인 생존권 보장!


 

개발폭력 철거폭력에 쫓겨나는 사람들

2018년 12월 아현동 철거민 박준경이 한강에 투신했다. 개발지역에 동절기 강제철거를 금지한 서울의 경우 겨울을 앞두고 철거폭력이 몰아친다. 원 주민과 상인들의 삶이 아니라 건설사와 투기꾼들의 이윤만을 위한 개발사업은 가난한 사람들을 삶의 터전에서 쫓아내려 한다. 대책 없이 쫓겨날 위기에 처한 사람들, 갈 곳 없는 사람들 앞에는 용역깡패를 동원한 철거폭력이 등장한다. 철거민들이 온갖 욕설과 희롱, 물리적 폭력과 매일을 마주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가난하기 때문일 것이다. 화려해지는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가난한 사람들은 쫓겨나야 하고 밀려나야 하고 가려져야 한다. 박준경의 죽음으로부터 1년, 최근 강서구 재건축 지역 세입자였던 50대 남성이 ‘힘들었다. 죄송하다’는 유서를 남긴 채 생을 등졌다. 이웃 주민은 조합 측으로부터 ‘명도소송을 할 것이라는 협박에 심리적으로 힘들고 겁이 났다, 그이도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경의 죽음 이후 서울시 차원에서 재건축 세입자에 대한 대책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서 변한 것은 하나 없었다. 다섯 명의 철거민과 한 명의 경찰이 사망한 용산참사로부터 근 11년이 지났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미아3구역 철거민들이 망루에 올라 투쟁하고 있다. 방배5구역, 자양1구역을 비롯한 전국각지에 개발현장의 철거민들은 매일을 폭력에 맞서 싸우고 있다. “여기 사람이 있다” “우리가 박준경이다”라는 구호는 여전히 유효하다. 

 

개발폭력은 정부에서 진행하는 공공개발에서도 다르지 않다. 도시나 지역의 발전을 내세우고 ‘도시재생’과 같이 그럴듯한 단어로 포장하여 가난한 사람들을 밀어내려 한다. 공공개발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공익보다 사익을 앞세우는 파렴치한으로 매도되며 철거폭력과 마주하게 된다. 청계천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쫓겨난 상인들, 현대화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쫓겨날 위기에 저항하고 있는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의 상황이 그렇다. 또한 철거폭력은 개발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초등학생에서부터 심지어 인기 있는 연예인까지 건물주를 꿈꾸는 사회에서, 건물주의 더 많은 이윤을 위한 야만에 임차상인들이 철거폭력과 마주하게 된다. 더 화려한 도시공간을 만들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은 거리와 공공공간에서도 치워진다. 문재인정부에 들어서 국가폭력에 의한 첫 번째 희생자는 강북구에서 좌판을 깔고 장사하던 노점상인 이었다. 디자인, 거리미화 등을 이유로 가난한 사람들의 마지막 생계수단 노점상인들은 자치구가 구입한 용역폭력에 의해 철거된다. 서울로 7017 고가공원에 공사가 시작되어 개장되기 까지 서울역 지하도에는 노숙금지 팻말이 하나둘 붙기 시작했고 결국 그곳에서 생활하던 거리홈리스들은 치워졌다.

 

반복되는 가난한 사람들의 죽음

지난 7월 관악구에서 탈북모자가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발견당시 모자의 집에 있던 식료품은 고춧가루가 전부였다고 한다. 모자는 생전 생활고로 인해 기초생활보장제도 신청을 위해 주민센터를 찾았지만 이혼한 전 남편이 아들의 부양의무자로 되어있어 수급신청을 포기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9월 강서구에서 50대 남성은 치매가 있는 노모와 장애가 있는 형을 살해한 뒤 자살했다. 세계 경제순위 12위, 30-50클럽의 7번째 가입국인 2019년 한국 사회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굶어죽고 가족에게 살해당했다. 2014년 송파 세 모녀의 죽음이후 사회보장 이용 및 발굴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기초생활보장제도가 개정되는 등 복지제도의 신설, 개선조치가 계속 있어 왔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투쟁으로 장애등급제폐지와 부양의무자기준폐지를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으로 만들어 냈지만 장애등급제는 이름만 바뀌었고, 부양의무자기준은 완화조치만 취해지고 있다.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지제도에 필요한 예산을 반영해야 하지만 예산에 복지제도를 끼워 맞추는 작당만 계속되기 때문이다.

 

‘햇빛이 들어오고 주방이 있는 집에 살고싶다’ 피켓을 제작한 참가자https://lh5.googleusercontent.com/tkCknZrJg0mYtCWWMPZVAdt5T85lP0ZaYMuYKH... />

‘햇빛이 들어오고 주방이 있는 집에 살고싶다’ 피켓을 제작한 참가자 <사진 = 빈곤사회연대>

 

치솟는 집값에 선택 가능한 머물 공간이 적은 가난한 사람들은 쪽방‧여인숙‧고시원 등 최소한의 안전조차 담보되지 않는 비주택에서 살아간다. 한 평 남짓한 공간에 방음과 환기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비주택은 건강을 갉아먹으며 삶까지 집어삼킨다. 작년 1월 종로구 쪽방촌에 난 화재로 1명이 사망했다. 같은 해 12월 종로 국일고시원에 난 화재로 7명이 사망했다. 화마에 휩쓸린 7명은 4만 원 더 저렴한 창문 없는 방에 살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지난 8월 전주의 한 여인숙에 난 화재로 또다시 3명이 사망했다. 비주택에서의 비극이 반복되고 있지만 사망사고 이후 발표되는 대책은 비상벨 설치나 스프링클러 설치와 같이 굉장히 지엽적일 뿐이다. 비주택에서 발생되는 죽음에 대한 대책이 안전과 안정되지 못한 주거권에 초점 맞춰지지 않는다면 삶을 삼키는 비극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빈곤없는 세상, 평등과 평화가 도래한 세상을 향해

2000년 UN총회에서 목표한 ‘새천년 개발목표’는 실패했다. 2015년 한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도시가 화려하게 변화했지만 화려한 도시에 가려진 빈곤과 불평등은 더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UN은 목표기간을 2030년으로, 이름을 ‘지속가능개발목표’로 재설정했다. 하지만 원조경제 중심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력갱생을 요구하는 기존과 다르지 않은 방식은 빈곤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1017 빈곤철폐의 날 조직위원회는 이러한 폭력과 죽음을 멈추고 빈곤과 불평등을 끝장내는 싸움에 동의하고 연대하는 단체와 개인들로 구성된다. 2019년 빈곤철폐의 날에는 2019 주거의 날을 맞아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연대 발족에 함께 하며 모두를 위한 주거권을 함께 소리 냈고 민중열사 묘역참배, 무연고사망자 합동 추모제, 빈곤철폐의 날 퍼레이드와 기자회견을 통해 “개발 때문에 쫓겨나지 않는 세상, 가난 때문에 죽지 않는 세상, 빈곤을 철폐하라!”라는 슬로건과 10가지 투쟁과제를 함께 외쳤다. 그리고 1017빈곤철폐의 날 당일, 가난한 사람들의 죽음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는 부양의무자기준 진짜폐지 공약이행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가난은 죄가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데 그 말을 선뜻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렵다. 가난은 무엇인가. 가난한 사람들은 어디에 있으며, 가난한 사람들이 있어야 할 자리는 어디인가. 무엇이 가난한 사람들을 만들어내고 차별하고 처벌하게 만드는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1017 빈곤철폐의 날 투쟁일정은 끝났지만 각각의 현장에서 빈곤없는 세상,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싸움은 계속된다.

 

2019년 1017 빈곤철폐의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 앞 농성에 돌입한 참가자들https://lh3.googleusercontent.com/quGzbNUTi1XoIVYeGWVW0KmrA0dGPE7EU_M4Re... />

 

2019년 1017 빈곤철폐의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 앞 농성에 돌입한 참가자들 <사진 = 빈곤사회연대>

월, 2019/11/04- 20:18
1
0

편집인의 글

 

김형용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세 번째 해에 들어섰다. 햇수로는 4년차다. ‘나라를 나라답게’ 세울 것이라는 약속에 대한 기대가 허튼 것이었는지 아니면 현실 정치에 대한 무지였는지, 그만큼의 실망과 좌절 그리고 허탈한 목소리가 곳곳에 들린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정치는 그리도 무리한 것이었는가? ‘국민의 생존권 보장’이란 집권을 위한 수사에 불과한가? 2020년 복지동향은 현 정부의 복지국가 공약 이행에 다시금 주목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첫 번째 기획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이다.

 

2019년 하반기만 해도 8월 관악구 모자의 아사, 11월 성북구 다가구주택과 인천시 임대아파트 일가족 자살, 12월 대구에서 성탄절을 앞두고 생계비관 가족 자살 등 빈곤가족의 비극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국가는 그동안 열심히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위해서 뛰어다녔다지만, 복지총량과 보장수준 그리고 제도개선이 없어 수급권의 획기적인 변화도 없었다. 여전히 빈곤가족은 부양의무자기준이나 부양의무자 금융정보동의서 제출 등 생계급여 신청과정에서 탈락하고 있다. 이에 120만 명 수준의 생계급여와 140만 명 수준의 의료급여의 수급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전과 후의 변화가 없다. 당초 약속은 어디쯤 와 있는가?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를 공약한 문재인 정부는 교육급여와 주거급여에서만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였지만, 이는 어차피 빈곤완화의 효과는 거의 없는 부가적인 급여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다.

 

언제나처럼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는 정치적 결단의 문제가 아니라, 재정적 뒷받침과 사회적 합의의 문제로 호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팩트가 아니다. 본 호 기획글에서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1,842일의 광화문 농성을 언급하였다. 이 농성은 빈곤한 이들이 죽지 말고 같이 살아서 세상을 바꾸자는 싸움이었고, 끝내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라는 공약을 얻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공약은 소득기준과 장애기준을 적용한 극히 일부의 인구집단만을 대상으로 하는 안으로 후퇴하였고, 중증장애인 가구 부양의무자기준 완화로 단지 1만 8천 가구만 추가적인 수급대상이 될 뿐이었다. 재정적 이유로 가장 적은 인구만을 제도 내로 진입시키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한편 손병돈 교수는 생계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기준을 완전히 폐지할 때조차 소요되는 1년 예산은 최대 1조 3,250억 원으로 추정하였다. 이 추정치도 비수급빈곤층이 100%로 신규 수급자로 전환된다는 가정에 기초한 것으로 실소요액은 이보다 훨씬 낮을 것이다. 김승연 연구위원은 서울형기초보장의 사례를 통해 비수급빈곤층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는 소득과 재산 기준의 완화가 아니라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임을 지적하고 있다. 서울은 주거급여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이후 수급가구 수가 10개월 만에 약 3만 4천 가구가 증가한 것에서 비춰보아 생계급여의 비수급빈곤층의 대다수도 부양의무자기준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김경서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는 30세 미만 인구의 주거급여 수급 제한의 문제를 지적하였다. 30세 미만 미혼 청년의 경우 주거급여를 지원해도 2만 6천여 가구에 연 4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전혀 과다한 예산이 아니다. 문제는 청년의 빈곤을 들여다보려는 노력 없이 정형화된 인구집단으로만 빈곤을 규정하려는 관료적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결국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원칙은 여전히 시대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민법의 가족과 인륜, 즉 직계가족은 ‘남’이 아니라는 도덕적 시각에 기초할 뿐이다. 가족부양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사회의 비극이 연일 나타나고 있는데, 여전히 국가는 가구 단위로 수급을 규정하여 공적 책임보다 사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원칙은 가장 빈곤한 가족들에게 가장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인간다운 생활보장은 최종적으로 국가의 책무이다. 정치공동체가 약속한 최소한의 목표다. 더 늦기 전에, 기초적인 생활보장이라는 공적 약속을 적극적으로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화, 2020/01/07- 01:32
1
0

후퇴하는 공약, 가난한 사람들의 죽음

빈곤의 원인과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정성철 빈곤사회연대 활동가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 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제 가난은 국가에서 해결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론회 자리에서 지자체 시 의원이 한 말이다. 이 당연한 이야기를 듣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비통했다. 과거에는 하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엔 지난 과거가 너무 아팠고 현재 역시 처참하다. 우리는 봉건시대나 왕권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 다양한 권리를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서 법과 제도에 그것들을 명문화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빈곤을 만들어내는 것은 무엇인가? 누가 책임을 통감해야 하는가? 해고로부터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없어 가난해진 사람 개인의 책임인가?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으로 전 재산을 치료비에 헐어 쓴 사람과 그 가족들의 책임인가?

 

개인과 가족에게 떠 맡겨지는 빈곤

 

한국사회 마지막 안전망이라고 불리는 기초생활보장제도는 1997년 IMF 외환위기로부터 확산된 빈곤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1999년 법 제정, 2000년 시행되었다. 20년 전 우리는 실업‧부도‧사고‧질병 등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누구나 빈곤에 처할 수 있다는 동의아래 국가에서 권리로서 최저생활에 필요한 급여를 보장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으로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법제정 20년이 된 현재에도 빈곤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이 생활고를 비관하여 자살했다는 소식은 더 이상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충격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올해만 해도 7월 관악구와 강서구에서, 11월 성북구와 인천시에서 가난을 피해 죽음을 선택하고 가난 때문에 가족을 살해하는 비극이 반복되었다.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복지 급여의 권리성을 법에 명기했지만 보장수준을 낮게, 선정기준을 까다롭고 좁게 유지시켜 왔기 때문이다. 빈곤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부양의무자기준과 같은 디테일한 악마를 통해 빈곤의 책임을 가난한 사람들과 그 가족들에게 떠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후퇴하는 공약, 가난한 사람들의 죽음

 

2019년 10월17일 빈곤철폐의 날, 청와대 앞에 천막 농성장이 세워졌다. 문재인대통령이 공약했던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의 조속한 공약이행을 촉구하는 농성이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는 문재인대통령이 조기대선 당시 공약이었고 당선이후 100대 국정과제에 담겼다. 2017년 8월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이 광화문역사 지하도에 있었던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농성장을 방문하여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겠다고 다시 한 번 약속했다. 그로서 2012년 8월21일 시작했던 농성을 2017년 9월5일 농성1,842일로 중단했다. 당시 정부로부터 받았던 약속은 두 가지였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위한 민관협의체를 통해 함께 논의하여', '2020년 발표될 제2차 기초생활 종합계획에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담겠다.' 하지만 그 약속으로부터 딱 2년 되는 2019년 9월5일, 복지부가 발표한 보도자료는 충격적이었다. '제2차 종합계획에 2023년까지 생계급여에서만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의료급여에서 제외되었고 생계급여에서 4년을 더 기다리라고 했다. 해당 보도자료는 '복지 위기가구 발굴대책 보완조치'라는 이름으로 관악구 모자의 아사와 강서구에서 수급자였던 치매가 있는 노모와 장애가 있는 형을 부양의무자가 살해한 뒤 자살한 비극에 대한 대책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의 죽음 앞에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공약을 후퇴하겠다고 발표한 것이었다.

 

발굴이라는 절망

 

2012년 광화문에서 농성을 시작했던 이유는 명확했다.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해 수급에서 탈락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멈추어야 했기 때문이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외치며 광화문에서 1,842일 농성하는 동안 가난한 사람들의 죽음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문재인대통령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공약이 이행되지 않고 있는 3년 동안 가난한 사람들은 또 죽어갔다. 11월 인천에서 사망한 일가족은 생전 이혼한 전 남편과 친정부모에게 금융정보제공동의서를 받아와야 한다는 안내에 수급신청을 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에 수급에서 탈락했다는 통보를 받아보았을 것이다. 누군가는 가족에게 자신의 상황이나 위치가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수급신청을 포기했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자신의 소득 때문에 가족의 수급권이 박탈될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책으로 '발굴'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과 다름없다. 가난한 사람들의 수많은 개인정보를 모아서 발굴해도 지원할 수 있는 제도가 없다. 구태여 '찾아가서 주는 절망'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달가울리 없다.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를 위한 싸움에 함께 해야하는 이유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시작하고 수차례 질의서를 보냈다. "가난한 사람들의 반복되는 죽음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복지부는 계획을 계속 후퇴시키는데, 청와대는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를 위한 의지가 있는가?" 어려울 것 없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받는데 두 달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재정적 뒷받침'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가난한 사람들과의 약속을 종이짝 취급한 답변이었다. 사각지대를 살피고 노력하겠다는 말이 진심 아닌 궁여지책인 것을 확인하는 답변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의 삶과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의지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20년 전 선언된 빈곤문제의 사회적 해결을 가로막으며 가난한 사람들의 반복되는 죽음을 막지 못하는 이유가 확인된 것이다. 정부의 답변은 우리가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를 위해 함께 싸워야 하는 이유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http://www.pressian.com/news/review_list_all.html?rvw_no=1661" rel="nofollow">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토, 2019/12/21- 02:18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