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도시공원일몰제] 한남근린공원 보전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지역

[도시공원일몰제] 한남근린공원 보전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admin | 목, 2019/11/14- 02:32

© 서울환경운동연합

지난 11월 11일 오후 2시, 한남동 주민센터에서는 한남동 677-1에 위치한 한남근린공원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용산구 의회에서 개최한 이번 토론회에 서울환경연합은 한남근린공원 보전을 위한 시민사회의 대응 방안에 대한 토론으로 참석을 하였습니다.

본격적인 내용을 말씀드리기 전, 한남근린공원에 대한 소개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한남근린공원은 1940년 3월 12일, 총독부 고시를 통해 지정된 대한민국 최초의 근린공원 중 하나입니다. 당시 함께 지정된 공원은 삼청공원, 남산공원, 인왕공원 등이 있지요. 당시 한남동 인근은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인근 시민들의 보건과 생활환경 보전이라는 목적을 띠고 지정된 한남공원은 전쟁의 막바지에 달해 있던 당시, 결국 조성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이후에는 미군에게 국가적 목적을 띠고 장기간 임대되는 등 여러 사건을 거치며 79년째 공원으로 조성되지 못하고 오늘날에 다다른 것이죠.

© Free-Photos

공원을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유명한 공원이 있습니다. 바로 뉴욕의 센트럴 파크이지요. 센트럴 파크는 뉴욕 시민들의 보건과 생활환경 향상을 위해 계획되고 설치된 공원입니다. 오늘날 대부분 공원의 모티브가 되고 있기도 하고요. 이런 센트럴 파크의 가장 큰 장점은 평지형 공원이라는 것인데요. 이 한남근린공원이 바로 도심 속 금싸라기 땅 한가운데 위치한 평지형 공원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도시공원들이 산지형이고, 이에 많은 시민들이 공원에 갔을 때 공원이라기보단 산이라고 인식을 한다는 점에서, 28000제곱 미터 규모의 평지형 공원이 시가지 한가운데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축복이기도 합니다. 평지형 공원은 산지형 공원에 비해 더욱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고, 접근성도 뛰어나기 때문이죠.

© 함정희

위 사진은 한남근린공원의 전경입니다. 용산에 주둔하던 미군 가족들의 숙소로 이용되어 왔기에, 그들을 위한 운동시설들이 설치되었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지요. 이런 한남근린공원이 지금까지 공원으로 조성되지 못한 데에는 공원을 관할하고 조성해야 할 자치구에서 마음대로 사업을 추진할 수가 없었던 배경이 있습니다. 수년간 국가적 목적을 띠고 이용되어 왔기 때문인 것이죠. 그뿐만 아니라 2015년 도시공원일몰제에 대한 자동실효가 적용되던 시점에서 도시공원일몰제를 이용하여 시세차익, 혹은 개발이익을 얻기 위해 부영건설에서 해당 부지를 매입하였고, 현재 그 야망이 실현될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 함정희

하지만 한남근린공원을 지키고자 하는 주민들의 열의도 뜨거웠습니다. 장기간 다른 목적을 위해 이용되던 땅이었기에 인근 주민들도 해당 부지가 마땅히 공원으로 조성되어야 했을 곳이 아닌 미군 부지로만 알고 있었지만, 모두에게 사랑받을 평지형 공원 부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주민들이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고 한마음 한뜻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죠.


© 서울환경운동연합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한남근린공원조성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서울시 공원 조성과 실효 대응 팀의 이용남 팀장님과, 용산구 공원녹지과의 문근식 과장님, 전 서울시립대학교 연구교수이신 박문호 교수님과 서울환경연합의 최영 활동가가 토론으로 참여하였고, 국토환경연구원의 이현정 연구원께서 한남공원과 도시공원일몰제에 대한 기조 발제를 진행해 주셨습니다.


© 이원영

이현정 연구원님의 발제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서울 평균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이 11.4제곱 미터인 것에 반해 용산구의 일 인당 공원면적은 3.2제곱 미터로 현저히 저조하며, 그중에서도 한남동 인근에는 걸어서 10분 안에 찾을 수 있는 생활권 공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변으로 남산과 둔지산, 매봉산과 한강에 둘러싸인 모습이지만, 진작부터 시가지로 개발되었던 한남동 인근에는 공원으로 조성된 곳이 따로 없다는 것이죠.

© 서울환경운동연합

© 서울환경운동연합

이후 서울시와 용산구의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서울시에서는 시의 방침에 따라 50%의 보상 비용을 매칭하고 있으며, 나머지 50%는 용산구에서 감당해야 한다는 것과 동시에 추가적으로 다양한 보상 방안(지구 관리 계획 등)을 검토하는 중에 있다고 토론하였고, 용산구에서는 한남근린공원 조성을 위한 예산이 구정 예산의 30%가량에 가깝다며, 기초 자치단체에서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님을 호소하며, 서울시가 역사성 등을 고려하여 보다 더 책임을 많이 져줄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도시공원에 대해 두말할 필요 없는 전문가이신 박문호 교수님의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한남공원이 평지형 공원임을 강조하시며, 용산구에서도 지방채 등의 여러 대안들을 강구해서 공원을 매입하는데 함께 해야 한다고 말이죠. 이후 서울환경연합의 최영활동가도, 한남공원이 평지형 공원이기에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은 저명한 일이고, 인근 주민들의 건강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서도 한남공원이 역할할 부분이 많다며, 굉장히 공원 조성의 잠재력이 깃든 한남공원은 반드시 조성되어야 한다고 토론하였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여기서 하나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한남근린공원의 그간 역사 중, 2015년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자동실효 시점이 다가올 당시, 용산구는 본디 한남공원을 포기할 생각이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 서울시에서는 한남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시비와 국비를 최대한 많이 지원할 테니 공원 조성 계획을 고시하라는 공문을 하달하였고, 용산구가 계획을 고시함으로 한남공원의 자동실효 위기는 넘어가게 되었었습니다. ​

하지만 도시공원일몰제로 인한 시세차익을 노리고 부지를 매입했던 부영 건설에서는 서울시의 공문 하달에 대해 가만히 있었으면 실효되었을 것을 억지로 막았다며 사유재산권 침해를 외치며 소송을 제기하였고, 3심에 걸친 재판에서 최종적으로 서울시가 승소하며 오늘날까지 공원 부지가 실효되지 않게 된 것입니다. ​

그런데 말입니다. 한남근린공원의 15년도 지가는 1400억 정도 규모로, 당시에도 용산구는 공원 매입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비춰왔습니다. 허나 서울시는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펼치며 용산구를 설득하였고, 공원 조성만을 앞두고 있는 현재 한남공원의 지가는 39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만약 시의 방침대로 50%씩을 매칭하여 공원을 조성한다면, 용산구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기존보다도 거대해져 있는 상황인 것이죠.

© 서울환경운동연합

이날 토론회는 성황리에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주민들도 적극적으로 공원 조성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할 것임을 내비쳤고, 몇몇 분들께서는 적극적인 모금 의사까지도 밝혀주셨지요. 서울환경연합은 서울에서 최초로 지정된 도시공원이자, 서울 숲과 같이 주민들에게 반드시 사랑받게 될 한남근린공원을 조성하기 위하여, 마지막까지 주민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겠다며, 보행환경을 쾌적하게 개선하겠다며, 보행친화적인 도시를 만들겠다면서 보행친화 요소인 가로수를 베어내는 행정의 태도에 의문이 생겼습니다. 서울환경연합은 “가로수길 가로수들은 과연 안녕할까?”라는 물음을 가지고 신사동을 찾았던 2021년 3월 2일 이후, 매월 1회씩 신사동 가로수길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전정된 가로수는 계절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들이 말하는 걷기 좋은 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지난 5월 20일(목), 한 달 만에 신사동 가로수길 모니터링에 나섰습니다. 신사역 8번 출구에서 200m쯤 걸어갔을까, 가로수길로 들어가는 길목 앞에 서서 잎사귀에 가려진 은행나무의 절단면을 바라봅니다. 벌써 3번째 방문이니만큼 시각적인 충격은 덜해졌지만 여전히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얼마 전까지 보도용 블록으로 포장돼있던 길 위로 ‘임시포장’이라는 글씨와 함께 아스팔트가 깔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임시포장이 시작된 것은 지난달에도 확인했었지만, 이번 달에 확인하니 더 많은 구간이 아스팔트로 포장돼있었습니다. 올해 11월 30일까지 진행될 예정인 보행환경 개선 공사의 일환입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가로수의 행렬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가로수는 도시에 대표적인 그린 인프라 중 하나입니다. 시민들의 정서함양과 보행 편의 개선, 생물 다양성 증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로수가 양옆으로 심어져 산책 등에 좋은 환경이 갖춰진 길을 우리는 가로수길이라고 부릅니다. 신사동 가로수길은 우리나라의 가로수길 중 가장 유명하고, 어쩌면 상징적이기도 한 길입니다. 이런 신사동 가로수길 은행나무의 상태를 통해 우리나라 가로수들의 관리 실태가 어떠한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몇몇 가로수엔 이런저런 상처들이 나있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다친 건지 짐작도 할 수가 없습니다. 아스팔트로 보도를 임시포장하며 난 상처일까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나무에 저런 상처를 남길 수 있는 걸까요.

©서울환경운동연합

어떤 나무는 아예 뿌리가 아스팔트에 덮여버렸습니다. 나무에 대한 고려 없이 작업 편의를 위해 일을 진행한 결과가 아닐까요.

©서울환경운동연합

가로수길 깊숙한 곳으로 들어올수록 나무들의 모습이 점점 이상해집니다. 은행나무가 가로수로서 가지는 큰 장점 중 하나가 그늘이 넓다는 것이건만, 보행자에게 그늘을 내어주기엔 나무가 너무도 앙상해 보입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강남구청은 가로수길 보행환경 개선 공사를 진행하며 가로수길의 보도를 완전히 갈아엎을 계획인 것 같습니다. 기존에 블록으로 포장돼있던 보도뿐 아니라 보도에서 보도로 이어지는 횡단로까지 아스팔트로 덮어버리고 있습니다.

2008년 11월 가로수길 – 카카오 맵 로드뷰 갈무리

인터넷 로드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과거의 사진은 2008년 11월이었습니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잎이 인상적입니다. 나무의 수형도 지금과는 달리 널찍하게 뻗쳐있어 훨씬 건강하고 좋아 보입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그에 반해 2021년 5월의 가로수길은 어딘가 많이 앙상해졌습니다. 앞으로 보행환경 개선 공사를 진행하며 변화할 신사동 가로수길의 모습을 잘 기록하고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토, 2021/05/22- 00:57
1
0

우리에게 다양한 생태적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나무. 이런 나무를 가장 쉽게, 또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은 아마도 공원일겁니다. 지난 6월 8일, 서울환경연합은 서울 서남권에 위치한 대표적인 도시공원, 보라매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보라매병원에서 공원 초입으로 들어가는 길, 나무들이 줄지어 서있습니다. 그런데 오른 편으로 보이는 나무들의 모습이 좋아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사진 속에 보이는 트럭이 알려주듯이 보라매공원은 지금 공사가 한창입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공원에는 어울리지 않는 펜스 옆으로 나무들이 이상하게 잘려있습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왜, 그리고 어떤 원칙을 가지고 이 나무들의 가지를 자른 건지, 모양만 봐서는 전혀 종잡을 수 없네요.


©서울환경운동연합

트럭이 있던 곳으로 다가가니 신림선 도시철도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우회하라는 표시가 있는 것을 보면 원래는 이 위로 걸어 다닐 수 있었던 것 같은데요.


©서울환경운동연합

실제로 현장에 동행한 주민, 김미라 선생님에 의하면 원래 이곳에는 아름다운 ‘녹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러나 펜스 너머로 보이는 현장의 모습은 처참했습니다. 공사현장 경계 부근에 남겨진 나무들을 보며, 나무가 있었으리라 짐작만 가능할 뿐이었습니다. 이곳에 있던 많은 나무들이 베어지거나 이식됐다고 합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위와 같은 공사를 할 때 대부분은 경제성을 이유로 나무를 베어버리곤 합니다. 나무를 베는 게 가장 저렴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종종 옮겨 심었다가 재이식을 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식 또한 나무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일입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현장 곳곳에서 공사현장 쪽으로 뻗었을 가지들이 잘린 게 보입니다. 나무의 입장에서는 오래도록 살아온 자신의 영역을 인간들에게 침범당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어떤 원칙이나 기준이 있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현장 쪽으로 뻗친 가지들이 잘린 것으로 보아, 작업하는데 불편하다는 것이 이유였을 거라고 짐작해볼 뿐입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경전철 선로를 공사 중인 현장을 한 바퀴 돌아 신림선 차량기지(?)가 예정된 부지로 왔습니다. 부지 너머로 미루나무 3그루가 눈에 띕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미루나무와 펜스의 간격이 굉장히 좁습니다. 채 1m도 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공사가 시작된 후 건강했던 이곳의 나무들이 하나둘씩 기울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원래 미루나무가 10그루 서있었지만, 현재는 4그루가 베어지고 6그루만 남은 상황이더군요.


©서울환경운동연합

베어지지 않은 나무들도 상태가 좋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뿌리 부근에 버섯이 피고 있는 나무도 있었습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살아남기 위해 잔가지들을 위로 뻗는 것처럼 보여,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새로운 가지를 계속해서 뻗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요?


©서울환경운동연합

저 너머로 하늘색 동작구 시설관리공단 건물이 보입니다. 보라매공원이 만들어지기 전, 공군사관학교가 있을 때부터 있었던 건물이라고 하는데요. 현재는 동작구 시설관리공단이 자리한 건물을 헐고 호흡기 센터가 들어서는 계획이 잡혀있습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운동연합

앞서 신림선 경전철 공사 현장에서 보았듯이, 호흡기 센터가 들어서면 일대의 나무들이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옛날부터 자리 잡고 살아온 나무들은 이번에도 작업 편의와 경제성을 이유로 베어지고 옮겨지겠죠.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이제는 멈출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람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인권이 있고, 동물로서 가지는 동물권이 있듯이, 이제는 나무권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고민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고양시에서는 이미 ‘나무 권리선언’을 선포한 바도 있더군요. 고양시의 나무 권리선언에 담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1조 | 나무는 한 생명으로서 존엄성을 갖고 태어납니다.

제2조 | 나무는 오랫동안 살아온 곳에 머무를 주거권이 있습니다.

제3조 | 나무는 고유한 특성과 성장 방식을 존중받아야 합니다.

제4조 | 숲은 나무가 모여 만든 가장 고귀한 공동체이며 생명의 모태입니다.

제5조 | 나무는 인위적인 위협이나 과도한 착취로부터 자유로워야 합니다.

제6조 | 사람과 나무는 벗이 되어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제7조 | 나무의 권리는 제도로 보호받아야 합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나무가 가지는 존엄성과 나무의 주거권에 대한 고민 등이 어이없고 이상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권리의 탄생은 언제나 다소 비상식적인 일이어왔습니다. 도시의 미래를 위해 어느 때보다도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려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제 나무와의 지속 가능한 공존을 위해 나무의 권리에 고민이 필요합니다. 사라져가는 보라매공원의 나무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도, 이런 형태의 권리 보장 아닐까요?

수, 2021/06/16- 00:30
1
0

보라매공원 입구 ©서울환경운동연합

지난 6월 8일, 서남권의 대표적 그린 인프라 보라매공원에 다녀왔었습니다. 공원 안에서 진행되는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해 오랜 시간 공원을 터전으로 살아온 나무들이 고통받고 있으며, 사라져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었죠.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오늘, 또다시 보라매공원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 지난 이야기 알아보기! ↓↓

https://blog.naver.com/seoulkfem/222399129740

만약 보라매공원에서 진행 중인 신림선 경전철과 차량기지 건립 공사, 그리고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목적으로 추진 중인 「보라매병원 안심 호흡기 전문센터 건립」의 건을 잘 모르고 계신 분이라면 상단 링크를 통해 지난 이야기를 슬쩍 훑어보시고 아래 글을 마저 읽는 것도 좋겠습니다! ​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보라매공원 전경 ©김미라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보라매공원은 공군사관학교가 떠난 자리를 보수하여 1986년 5월 5일 개원한 근린공원입니다. 동작구와 관악구, 영등포구와 맞닿아 있는 서울 서남권의 대표적인 그린 인프라기도 한데, 전체 면적이 무려 415,141제곱 미터에 달합니다. ​

서울시에서는 공원의 면적을 기준으로 관리주체를 나누는데, 공원 면적이 10만 제곱미터 이상이면 시에서 관리를 하고, 10만 제곱미터 미만의 공원은 자치구에서 관리를 하는 식입니다(물론 몇 가지 예외적인 사례가 있기는 합니다). 보라매공원의 경우 면적이 무려 40만 제곱미터에 달하니 당연히 시에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자세하게는 ‘동부공원녹지사업소’에서 담당하고 있죠.​

공원의 규모를 가르는 표준적(?) 기준의 4배에 달하는 넓은 면적과 평지형 공원이기에 가지는 좋은 접근성, 동작구, 관악구, 영등포구 등 세 개 자치구와 인접해있고 시민들의 생활권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까지.. 지난 6월 8일 처음으로 보라매공원을 방문하고 나니 왜 보라매공원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보라매공원 내 신림선 경전철 공사현장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러나 지난 이야기를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보라매공원의 상태는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2017년 3월부터 공원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림선 경전철’ 선로 공사와 차량기지 건립의 건으로 보라매공원의 나무들이 몸살을 앓고 있었고,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목적으로 추진 중인 「보라매병원 안심 호흡기 전문센터 건립」의 건으로 또다시 얼마나 많은 나무들이 피해를 입을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죠. ​

감염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고, 팬데믹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만큼 ‘호흡기 전문센터’의 건립은 앞으로의 도시에서 꼭 필요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작금의 팬데믹과 재난은 우리가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무너뜨렸기에 발생한 재앙입니다. 적어도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명목으로 만드는 호흡기 센터의 건립 과정 중에 또다시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해치는 일은 없어야 함이 당연합니다.

출처: 서울특별시 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 및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 공원)] 결정(변경)을 위한 의견청취안

그리고 얼마 전, 서울환경연합은 ‘서울특별시 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 및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 공원)] 결정(변경)을 위한 의견청취안’을 통해 호흡기 전문센터가 들어서는 면적은 6,000 제곱미터이며, 이로 인해 보라매공원 일부 해제에 따른 대체공원으로 민간 기부받은 중랑구 신내동 산 2-45번지 일대를 공원으로 신규 결정하고자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출처: 서울특별시 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 및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 공원)] 결정(변경)을 위한 의견청취안

불과 6,000제곱 미터의 공원 부지, 그것도 동작구 시설관리공단이 사용하는 건물로 인해 공원으로 활용되던 공간도 아닌 곳을 해제하고 무려 22만 제곱미터가 넘는 대체공원을 조성한다고 하니 좋은 일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대체공원 조성의 건,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

일단 1차적으로 생각했을 때, 서울 서남권의 공원을 해제하는 것에 따라 대체공원을 조성한다면서 거의 정반대에 위치한 동북권 끝자락에 대체공원을 조성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단순히 민간 기부를 받은 땅이 있기에 대체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걸까요? 아니면 호흡기 전문센터 건립으로 환경에 가는 영향을 결과적으로 최소화하겠다는 걸까요?

출처: 서울특별시 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 및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 공원)] 결정(변경)을 위한 의견청취안

‘서울특별시 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 및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 공원)] 결정(변경)을 위한 의견청취안’을 보면 환경성 검토 결과 “코로나 등 감염병 대응을 목적으로 보라매병원 인근 공원(구민회관 등기 입지) 해제하여 종합의료시설 확충코자 도시계획시설 및 용도지역을 변경하고, 기부받은 중랑구 신내동 일대 부지를 대체공원으로 조성, 공원 신규 결정하는 사항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됨”이라 되어있는데요. 청취안을 자세히 보다 보니 대체공원 부지 일대가 검암산, 구릉산 등 이미 공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

과연 이 부지의 실태는 어떠할지, 그리고 대체 어떤 상황인 건지..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불과 하루 전의 일입니다. 지난 7월 8일, 서울환경연합은 보라매병원 호흡기 전문센터 건립에 따른 대체공원 조성의 건을 자세히 알아보고자 대체공원 부지로 고시된 중랑구 신내동 산 2-45 일대를 조사했습니다.

중랑구 신내역로 3길, 보라매병원 호흡기 전문센터 건립에 따른 대체공원 부지 일대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서울 지하철 6호선 끝자락 봉화산역에서 버스를 타고 10분 달렸을까, 신내역로 3길에 내리니 문제의 대체공원 부지 일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대체공원 부지가 있는 방향으로 인공으로 쌓아올려진 암반들이 있고 나무가 무성합니다. 동작구에 위치한 공원의 대체공원을 중랑구에 조성한다는 이야기에 마음속에 삐딱한 물음이 차있었던 것 때문일까요? 아직 부지 근처일 뿐임에도 별로 접근성이 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체공원 부지를 찾아 올라가는 길 ©서울환경운동연합

신내동 산 2-45를 찾아 올라가는 길, 새숲초등학교 방향으로 쭉 올라가는데 주변으로 저층 주거시설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주거시설들 사이로 멀리 보이는 산이 서울시 의견청취안에 나와있던 ‘동측부지’ 일부입니다. 지도와 마찬가지로 산지(녹지)임에다 주변에는 주거시설들이 있습니다. 즉 이미 공원이나 다름없게 기능하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뜻입니다. 아니면 혹시 ‘도시숲’으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녹지를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걸까요?

대체공원 부지를 찾아 올라왔더니.. 이미 공원이네? ©서울환경운동연합

아니나 다를까.. 끝까지 올라온 저를 반겨준 것은 청남공원이라는 근린공원이었습니다.

중랑구 신내동 산 2-45의 정보
출처: 토지이음 토지이용계획열람

이미 공원인 곳을 대체공원으로 만들겠다니? 이게 무슨 장난인가 싶어 토지정보를 찾아보았는데요. 서울시 의견청취안에 대표지번으로 적혀있던 중랑구 신내동 산 2-45번지는 이미 자연녹지지역, 근린공원, 도로(접합) 등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었습니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동측부지 ©서울환경운동연합

세종포천고속도로를 가운데로 서측부지와 나눠져 있는 동측부지는 공원으로 조성되진 않은 것으로 보였는데요. 접근성 등을 고려했을 때 공원으로서의 실효성이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접근성도 떨어질 것 같은데, 공원을 조성함으로써 얻는 장점보다 그냥 산림으로 보존함으로써 얻는 장기적인 이익이 훨씬 커다랄 것 같습니다.

청남공원 내부 ©서울환경운동연합

서측부지에 해당하는 걸로 추정하는 청남공원 북측 구석구석을 살피고 있는데, 웬만한 생태계보호지역보다 환경이 우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그 흔한 야자 매트가 하나도 보이질 않습니다. 서울의 공원에서 흙을 밟는 게 참 쉬운 일이 아닌데,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것은 이런 환경을 다른 도시공원과 같이 편의 중심적으로 바꾸겠다는 말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서울시 보호종인 두꺼비 ©서울환경운동연합

놀랍게도 이 공원에서 두꺼비를 마주쳤습니다. 이 두꺼비는 엉금엉금 어딘가로 기어가고 있는 중이었는데 워낙 오랜만에 본 두꺼비인지라 정말 반가웠습니다. 양서 파충류가 살고 있다는 것은 일대가 공해로부터 어느 정도 안전하다는 뜻입니다. 현재 청남공원의 환경이 매우 좋다는 뜻이죠. 백사실계곡 생태경관보전지역에서도, 우면산 두꺼비 야생생물보호구역에서도 못 만났었는데, 정말이지 우연찮고 기쁜 만남이었습니다.

청남공원의 숲 ©서울환경운동연합

공원이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빽빽한 숲이 기분을 좋게 합니다. 사진으로 전해질지는 모르겠지만, 저 안을 한참 동안 헤매고 다닌 입장에서는 원시림을 거니는 기분이었습니다. 물론 서울의 도시공원을 아마존 같은 원시림에 비교하는 건 비약이 좀 심하지만.. 그 정도로 인상 깊은 공간이었습니다.

나가는 길, 저 너머로 태릉 그린벨트가 보인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조사를 통해 보라매병원 호흡기 전문센터 건립과 공원 해제에 따른 대체공원 부지는 사실 이미 공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거나, 공원으로 조성하기에 입지적으로 또 실효적으로 적합하지 않을 것 같다는 잠정적인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대체공원이 호흡기 센터 건립으로 희생될 보라매공원 일대의 나무들을 구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

앞으로의 미래에서 호흡기 센터 건립은 분명 필요한 일이나, 그 과정에서 자연을, 나무를 희생시키는 일이 또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서울환경연합은 아낌없이 베푸는 나무들이 온전히 그 가치와 권리, 존엄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들을 펼쳐가겠습니다.


토, 2021/07/10- 02:21
1
0

© 서울환경운동연합

서리가 맺히고 단풍이 절정에 달한다는 상강이 찾아왔습니다만, 기후변화의 영향인지 아직 단풍이 절정을 맞을 때까지는 시간이 꽤나 걸릴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단풍이 좋다는 날에 이곳만은 지키자 캠페인을 다닐 수 있는 것은 행운스러운 것 같기도 하네요.

© 서울환경운동연합

오늘은 성북구와 동대문구에 걸쳐진 천장산, 청량공원을 찾았습니다. 서울 지하철 6호선인 상월곡역 4번 출구로 빠져나와 조금만 걷다가 보면 주거지역으로 빠지는 골목이 나오는데요! 골목으로 들어가서 조금만 길을 올라가면 어느새 청량 근린공원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제가 청량공원으로 진입한 지점은 돌뫼어린이공원인데요, 청량공원에는 공원을 따라 기다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고 그 중간중간에 돌뫼어린이공원과 같은 근린 생활권 공원시설들이 설치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청량공원은 풍수지리상으로 굉장히 빼어나다고 하는데, 이에 하늘이 숨겨놓은 명당이라 하여 천장산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천장산 산책로를 따라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돌뫼어린이공원에서 이것저것 살펴보다 보니 오른쪽 사진 뒤편에 나있는 것처럼 산책로에 철조망들이 설치가 되어있습니다. 한데 서리풀공원처럼 공원 산책로를 막기 위해 세워진 것은 아닌 것 같고, 아무래도 천장산 일대에 조선 왕족의 무덤 의릉이 있다 보니 그 주변을 보호하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조금씩 오르다 보니 오른 편으로 북한산이 어렴풋이 비칩니다. 저 태양광 패널 뒤로는 도봉산 봉우리가 자리하고 있지 않을까..

© 서울환경운동연합

산책로 코스를 잘못 선정한 것인지.. 아니면 원래 이 공원이 이런 것인지.. 산책로에 나있는 길이 계단밖에 없었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래도 오르다가 종종 오른 편에 보이는 북한산과 도봉산이 반갑습니다. 빼곡하게 들어찬 건물들을 바라보니 정신없는 서울에서 멀어져 바라만 보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도 같고요. 산책로를 다니시던 분들도 이런 기분이시지 않으셨을까 하는 기분이 드는 공원입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앞선 사진과 다른게 뭔지 모르실 수도 있지만, 길을 오르던 중간에 경관 조망대가 들어서 있길래 찍었습니다. 저 풍경을 바라보니 이곳만은 지키자 캠페인을 처음 진행했던 와룡공원이 생각나네요. 와룡공원에서도 위와 비슷한 풍경을 볼 수 있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햇빛이 좋아서인지 조망대 즘에 도달해서는 꽤나 단풍물이 들어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렇게 다시 공원 곳곳을 둘러보던 중 펜스와 더불어 철조망이 쳐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많은 공원들에 철조망이나 현수막, 펜스 등이 쳐지거나, 치려는 움직임들이 있었고, 각 공원을 관할하는 부처에서는 이를 철거하는 것 같던데, 이렇게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을 봐서는 문화제를 보호할 목적으로 공공에서 설치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 서울환경운동연합

청량공원은 동네 뒷산 같은 느낌의 근린공원입니다. 매일 같이 공원에서 운동하시는 분들을 위한 운동기구들도 놓여 있고, 표지판에 나와있듯이 어르신 건강마당(?)이란 것도 설치되어 있나 봅니다. 어르신 건강마당 쪽으로 내려가기로 결정하고 그동안 올라온 계단만큼 수많은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렇게 계단을 내려가다 보니 어르신 건강마당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청량공원에는 아무래도 이곳저곳에 어린이공원, 소공원 같은 시설들이 설치되어 있는 듯합니다. 도시자연공원이나 청량 근린공원 같은 산지형 근린공원들이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면, 위와 같은 소공원들은 자연과는 조금 거리가 멀 수 있어도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쉼의 공간이자 놀이, 운동공간이지요. 요즘 들어 흙으로 된 놀이터가 사라지는 것이 참 서글픈데, 이런 공원들까지 사라지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오히려 현재 계획만 되어 있고 실제로 조성되지는 않은 수만은 소공원들이 더욱 조성되어야 할 텐데요.

금, 2019/10/25- 03:47
0
0

© 서울환경운동연합

서울, 이곳만은 지키자 캠페인을 진행한지도 어느덧 10회차가 되었습니다. 오늘 10번째로 방문한 실효 대상 도시공원은 동대문구에 위치한 배봉산공원! 1992년에 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주거 단지 인근에 위치하여 다양한 연령층이 다양한 목적으로 공원을 이용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

배봉산(拜峰山)은 절 배 자에 봉우리 봉 자 뫼 산 자를 써서 배봉산입니다. 배봉산이라는 이름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 들이 있는데요. 이를 얘기하기 전 간단하게 배경지식을 설명드리자면 조선 후기 제21대 왕인 영조의 아들이자 제22대 왕인 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묘소, 영우원이 수원으로 옮겨지기 전에 배봉산에 있었고, 제23대 왕 순조의 생모 수빈 박 씨의 묘소인 휘경원도 남양주로 옮겨지기 전에 배봉산에 있었다고 합니다. 왕가의 무덤이 있었던 산이라는 것이죠.

배봉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정조가 부친인 사도세자의 묘소를 향해 절을 했기 때문이라는 설, 산의 형상이 도성을 향해 절을 하는 형세를 보이기 때문이라는 설, 이곳에 왕실의 묘소인 영우원과 휘경원이 있어서 나그네들이 고개를 숙이고 지나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설, 배봉산 앞뜰의 동적전에서 왕이 친히 농사를 지으며 하늘에 풍년을 기원한 선농제와 관련이 있다는 설 등 여러 소문만 무성할 뿐입니다.

이 중 가장 유력한 설은 정조가 부친인 사도세자의 묘소를 향해 절을 했기 때문이라는 설인데요. 사도세자 비문과 조선왕조의 ‘선원보’ 등에 따르면 배봉산은 영조의 아들인 사도세자를 처음 안장한 수은묘가 있던 곳으로, 효자였던 정조가 이곳을 지날 때마다 절을 올리니 백성들도 따라서 절을 하고 지나다닌 데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것이지요. 이 수은묘가 정조가 즉위한 이후 영우원으로 이름이 바뀌게 되고, 그로부터 13년 후인 1789년 수원으로 무덤을 옮기게 되면서 능호를 현릉으로 높여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저는 버스를 통해 장안교에서 내려 숲속 도서관 쪽 입구를 통해 산을 올랐습니다. 평일인데도 수많은 시민들이 공원을 이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숲속 도서관 건물 1층에는 공동육아 방도 마련이 되어 있어 유모차를 끌고 공원을 찾는 부모님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집 근처에 이렇게 좋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면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시는 부모님들께 좋은 소식일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가을 단풍이 화려하게 물든 산책길을 따라 정상부를 먼저 찾기로 했습니다. 배봉산의 정상부 인근은 2015년까지 군사시설로 이용되었었기 때문에, 92년에 지정된 공원이지만 그 안에 들어찬 시설물들은 굉장히 새것의 상태를 유지하는 중에 있습니다. 걸어가기에는 굉장히 편안하지만 산을 둘러싸는 나무데크 길을 바라보니 어딘가 울적해지기도 합니다. 자연의 생김새를 무시하고, 멋대로 바꾸면서까지 우리는 편안함을 찾아야 하는 걸지 고민하며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배봉산은 해발 100m를 조금 넘는 산인지라 그렇게 험난한 길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경사가 꽤나 되는 편입니다. 가을 단풍을 즐기기 좋아 보이는 정자도 설치되어 있네요.

© 서울환경운동연합

© 서울환경운동연합

© 서울환경운동연합

산 바닥에 깔려있던 데크를 지나고 나니 짚이 바닥에 깔려있는 길이 나왔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며 고개를 들어 올리니 저 멀리 정상부의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 서울환경운동연합

배봉산 정상에 올라오니, 서울시내 여러 명산들이 한눈에 보입니다. 북한산과 도봉산, 아차산과 용마산, 그리고 저 멀리 남산까지 360도 전방위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멋진 곳이었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리고 정상부에서 발굴이 완료된 유적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군시설을 이전하며 문화재 발굴조사가 진행된 것 같은데요. 이것은 그 흔적이겠지요? 이 배봉산 유적은 동대문구를 포함하는 중랑천 서쪽에서 확인된 최초의 삼국시대 관방유적이라고 합니다. 즉 삼국시대 관방 체제 연구에 있어서 획기적인 자료라 할 수 있다 하는데, 추가적으로 주변부까지 정밀조사를 진행하면 해당 유적의 정확한 조성시기와 조성 주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네요. 또 해당 유적과 주변의 유적들에서 선사시대 유물이 출토되었다는데. 이를 봤을 때 배봉산은 선사시대부터 양호한 입지를 바탕으로 장기간에 걸쳐 유적이 형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즉 동대문구민들의 생활권 공원으로서 사랑받고 있는 배봉산근린공원은 먼 옛날부터 다양한 목적으로 애용되던 공간이었을 거란 뜻이죠!

© 서울환경운동연합

그렇게 배봉산 유적과 주변 경치들을 열심히 살피고 난 후, 단풍 진 산책로 쪽으로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다양한 운동시설들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꽤나 많은 시민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 서울환경운동연합

© 서울환경운동연합

산 하단부에도 주변을 둘러싼 둘레길과 함께 여러 시설들이 설치되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잘 조성되어 있는 공원이니 시민들이 애용하는 것일 테고, 시민들이 애용하는 공원이다 보니 행정 측에서도 잘 조성하고 유지관리하려 노력하는 것이겠지요? 이런 공원이 일몰 되어 이용에 제약이 생긴다면 여타 공원들보다도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느끼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 서울환경운동연합

공원을 나서기 직전, 출구 옆으로 작은 생태연못이 나있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생긴 것으로 보았을 때는 개구리 등 양서류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일 것 같습니다. 슬쩍 살펴봤지만, 때가 때인지라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요. 겨울철에 다시 방문한다면 반드시 확인할 것 중 하나로 체크해놔야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배봉산에 다녀온 이야기를 적어보았습니다. 이곳만은 지키자 캠페인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하고 있고, 일몰제가 실효되는 시점도 점점 다가오고만 있습니다. 걱정은 점점 늘어만 가네요. 그렇지만 일몰제가 실효된 후에도 서울의 공원들이 공원으로 오랫동안 존속될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해 나가야지요.

수, 2019/11/06- 02:11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