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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SAC Data Governance in Asia 워크샵 참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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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SAC Data Governance in Asia 워크샵 참가 후기

admin | 목, 2019/10/31- 00:01

2019. 10. 30. 스탠포드 대학교의 CISAC(Center for International Security and Cooperation)이 주최한 “Data Governance in Asia” 워크샵에 오픈넷 박경신 이사와 김가연 변호사가 참석했다. 박경신 이사는 아시아 데이터 거버넌스의 전반적인 경향과 특징에 대해, 김가연 변호사는 한국의 데이터 거버넌스의 문제점을 주민등록번호 제도, 실명제 및 본인확인제, 통신감시 제도 등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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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신청: https://www.onoffmix.com/event/197937

사단법인 오픈넷이 아카데미 6기 수강생을 선착순으로 모집합니다. 

인터넷상에 유통되는 정보와 콘텐츠들에 대해 법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매개로 유통되는 여성혐오표현, 포르노그래피, 음란물, 가상아동포르노, 청소년유해물 그리고 리얼돌이 잘못된 성관념과 약자에 대한 혐오와 멸시를 선동하거나 조장한다는 이유로 규제나 처벌 혹은 통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대표적인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은 이와 같은 정보와 콘텐츠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집단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나 콘텐츠에 대한 규제나 통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멸시와 혐오라는 사회적 문제를 일소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멸시와 혐오를 초래하는 근본적인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지 않는다면 규제나 통제가 아무리 강력할 지라도 미봉책 이상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섣부른 규제나 처벌, 통제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성폭력의 범주를 과도하게 확장하여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거나 개인의 성적 취향에 대한 과도한 검열 기제로 작용하는 등의 문제와 함께 여성을 수동적인 피해자의 위치에 결박하는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낳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터넷상에서 유통되는 정보와 콘텐츠에 대한 규제와 허용, 합법과 불법, 옳고 그름과 같은 이분법적 해결 방식을 탈피할 수 있는 방안의 모색이 필요합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이를 위해 해당 이슈와 관련한 총 4회차의 페미니즘 강의와 대담을 마련하였습니다. 강의를 통해서는 6인의 주요 페미니스트들의 이론을 살피며 젠더, 섹스, 섹슈얼리티는 물론이고 여성이라는 존재에 관한 페미니즘 내부의 다양한 관점과 이질적인 입장들을 훑어봅니다. 이후 법학자와 관련업계 종사자와의 대담을 통해 갈등의 근원과 해소 방법을 모색해봅니다. 

이번 오픈넷 아카데미는 10월 29일부터 11월 19일까지 매주 화요일 저녁 7시~9시, 서울여성플라자(서울시 동작구 여의대방로54길 18) 4층 아트컬리지에서 진행됩니다.

수강신청은 온오프믹스(https://www.onoffmix.com/event/197937)에서 할 수 있으며, 수강료는 총4강에 4만원입니다. 오픈넷 후원회원 및 기 수강생의 경우 수강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의는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로 주시면 됩니다.

인터넷과 관련한 여성주의적 문제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오픈넷 아카데미 6기 “인터넷과 페미니즘”

1강. 10/29(화) 저녁 7시~9시 [강의실: 아트컬리지 5]

“성계급과 성정치: 슐라미스 파이어스톤과 케이트 밀렛”

  • 강의 | 오경미 오픈넷 연구원
  • 사회 |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 대담 |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강. 11/5(화) 저녁 7시~9시 [강의실: 아트컬리지 5]

“성착취와 포르노그래피 그리고 성매매: 캐슬린 배리와 캐서린 맥키논”

  • 강의 | 오경미 오픈넷 연구원
  • 사회 |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 대담 | 황성기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3강. 11/12(화) 저녁 7시~9시 [강의실: 아트컬리지 3]

“성을 급진적으로 사유하기: 게일 루빈”

  • 강의 | 오경미 오픈넷 연구원
  • 사회 |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대담 | 하신아 웹툰 작가

4강. 11/19(화) 저녁 7시~9시 [강의실: 아트컬리지 5]

“섹스와 젠더를 이원화하기: 주디스 버틀러”

  • 강의 | 오경미 오픈넷 연구원
  • 사회 |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대담 | 류영재 춘천지방법원 판사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19/10/1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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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천미림(HY CELPST 연구원)

사단법인 오픈넷은 2021년 5월 18일에 망중립성 등 인터넷 정책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본 세미나는 오픈넷과 주한미국대사관, 고려대학교 미국법 센터, 한양대학교 과학기술윤리법정책센터(HY CELPST)와 공동주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변화하는 미국 내 인터넷 정책을 살펴보고 국내 인터넷 생태계와 정보접근권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했다. 특히 망중립성과 미국이 예전부터 꾸준하게 추진해왔던 ‘정보흐름의 자유 정책’과의 관계를 조망하고 이것이 어떻게 한미관계에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았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FCC가 취소했던 오바마 FCC 망중립성 명령을 바이든 정부가 복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망중립성법에 대한 집행정지 소송도 취하해서 법의 효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상황이다. 오바마 FCC 망중립성 명령의 경우 캘리포니아 망중립성법과 마찬가지로 ‘망이용료’ 수령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조항을 포함한다. 이번 웨비나에서는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을 2016년부터 시행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지와 2020년 서비스 안정화 의무법, 2021년 현재 새로 나온 전혜숙 위원 법안으로 이어지는 국내 상황과 상호 관계 및 영향력을 살펴보았다. 더불어 바이든 정부 이전 국무부가 추진해온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Free flow of information) 외교정책과 망중립성의 관계를 검토하고 비교를 위해 유럽통신규제기구의 ‘망이용료’ 정책에 대해 논의했다.

▶세미나 영상 다시보기 / ▶세미나 자료

[개회사] 마이클 케베나, 주한미국대사관 경제공사대리(Michael Cavanaugh, Acting Minister Counselor for Economic Affairs, U.S. Embassy)

마이클 케베나는 이번 웨비나의 주제가 한국과 미국 양자 협력에 있어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인터넷 네트워크의 규모가 커지면서 확대된 사회적 힘을 상기시키며 동시에 의학, 교육, 커뮤니케이션, 엔터테인먼트까지 미치는 영향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렇기에 인터넷 문제에 있어 규제당국은 디지털 통상을 담당하기 때문에 그 역할이 중요함을 주장했다. 케베나는 이 문제에 대해 소비자들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혁신을 도모하고 그 안에서 한 쪽에만 혜택을 주는 차별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또 규제를 최소화하면서 이상의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해결을 위해 디지털 통상 문제에서 데이터와 관련한 국제 우수사례를 다루는 것이 한미동맹의 측면에 있어 미국과 한국 간의 경제협력에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케베나는 한국의 소프트파워, 콘텐츠가 성장한 이유를 인터넷의 디지털 배달 덕분이라고 분석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최고 수준의 보호 안에서 최고의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안에서 양국의 경제협력과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양국이 서로 협력하여 공유되는 공동의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 이상욱, 한양대학교 철학과 교수, 과학기술윤리법정책센터(HY CELPST) 센터장

[발표1] “Net Neutrality: Perspective from U.S”

– 어네스토 팰컨, 전자프런티어재단(Ernesto Falcon, EFF(Electronic Frontiers Foundation)

팰컨은 망중립성의 역사 및 배경을 설명하고 자신이 몸담은 전자프런티어 재단(EFF)을 소개했다. EFF는 최대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통해 법정들과 사법시스템을 연결하여 사람들을 돕고, 표현의 자유 및 혁신을 도모하는 등 공익을 추구하고 있다. 이어서 그는 망중립성에 대한 역사를 소개했다. 그는 망중립성 역사가 비차별 정책에 근간을 두고 있으며,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예전 물자나 전화 등의 사례들을 통해 확인 가능한 독점상태의 커뮤니케이션이 분산화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팰컨은 이전 커뮤니케이션 분산화의 원인을 연방 차원의 법과 조치라고 분석하며 이를 통해 인터넷 시스템의 분산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다.

그는 인터넷이란 오래된 시스템이 아니므로 기존 커뮤니케이션 법을 가져와 개정한 형태로, 주요 아이디어는 기관 인프라 이동통신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필수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커먼캐리어 정책과 비차별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동통신서비스와 정보서비스를 구분하게 되면서 시스템의 개방성을 강조했고,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콘텐츠 업체와 기술기업 간의 갈등과 송사가 많았던 시행착오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팰컨은 오바마의 ISP에 대한 견해를 소개하면서 망중립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넷플릭스 등의 사례를 통해 정보콘텐츠를 제공하는데 있어 엑세스 독점 문제와 비용지불 문제 사이의 혼잡의 원인이 기업에 있었음을 설명하면서, 정부가 이에 중재역할을 했음을 설명했다. 그는 여러 사례를 검토하면서 망중립성 관련 논의에 있어 인터넷의 개방성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많은 소비자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만 인터넷의 가치를 최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정책에 대해서는 망중립성을 이행할 수 있는 환경이 사라진 것으로 평가하면서, 앞으로는 연방 차원이 아닌 주 차원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캘리포니아가 추진하고 있는 콘텐츠 업체와 ISP의 관계를 규제하거나 제로레이팅을 금지하는 법안 등을 소개하면서 현 바이든 정부가 오바마의 유산을 이어받아 망중립성 관련한 내용을 연방법으로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가적으로 그는 최근 인터넷 이용에 있어 소비자들에게 차별적으로 과금되는 문제를 지적하고 대기업의 주도에 의해 소규모 업체들이 불리한 위치를 점유할 수밖에 없는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망중립성의 역사와 미국 내 다양한 정책과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망중립성이 표현의 자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안들과도 연관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이상욱: 제로레이팅은 한국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팰컨이 미국의 인터넷 비용 관련 데이터를 소개해주는 데 있어 미국에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을 보여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에서는 비용 부과의 이유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으로 밝히고 있는데, 팰컨의 발표가 이러한 한국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발표2] “IP-interconnection, charging mechanisms and net neutrality a perspective from BEREC”

– 크리스토프 메르텐스, 독일연방망위원회, 유럽통신규제기구(Christoph Mertens, Bundesnetzagentur, Germany and BEREC[Body of European Regulators for Electronic Communications])

메르텐스는 독일 연방의 네트워크와 베렉(BEREC)을 소개하면서 망중립성 주제를 유럽의 시각에서 다뤘다. 그는 베렉이 IP 상호접속이나 망중립성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들을 다뤄왔으며 특히 전화 세계와 인터넷 세계의 비용의 차이와 이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들을 고민한다고 설명하면서 2012년 전기통신연합에서의 제안에 대한 베렉의 비판이 무엇이었는지 말했다.

그에 따르면 유럽의 유선전화 시대에는 발신자에게 과금되는 CPP라는 과금 모델을 사용했는데, 이 모델은 착신망 사업자가 사용자에게 과금을 하게 되기 때문에 독점권 행사가능성 때문에 독점규제의 필요성을 필연적으로 야기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터넷 시대는 유선전화 시대와 달리 착신자 과금 메커니즘으로 개인이 송수신 비용을 모두 지불하게 되므로 이에 대한 대안으로 빌랭킵을 제안했다. 그는 빌랭킵의 장점은 도매 사업자가 상호접속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개별 접속마다 개인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대안이 규제와 무관하게 유선전화 시대보다 효율성이나 경제적인 면이 더 뛰어나다고 말했다. 반대로 유선전화 시대 메커니즘과 유사한 발신제종량제의 경우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메르텐스는 피어링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이도 전체적인 구조적 측면에서 유선전화 시대와 양쪽 모두에게 과금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과금이 양쪽에 다르게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착신독점권을 남용할 수 없도록 한다는 점이 이 시스템의 장점이라고 소개한다. 메르텐스는 팰컨의 발표에서 언급된 미국법의 원칙과 유럽이 약 6개월간 진행한 망중립성 규제의 핵심이 유사하다고 분석하면서 베렉에서는 일명 베렉 지침을 통해 유럽 망중립성의 구체적 조항을 실질적으로 제안하고 유럽 전역에 일관적인 망중립성 규칙을 진행하고 또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상호접속 그 자체가 곧 망중립성은 아니며, 그 둘이 긴밀한 관계를 갖고 상당부분 겹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유럽에서 상호접속에 발신자종량제를 실시하자는 에트노의 제안에 대해 반대하는 베렉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발신제종량제는 유선전화 시대의 과금 메커니즘을 인터넷 환경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에 불과하며 동시에 독점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구시대적 과금 메커니즘을 새로운 기술환경에 적용하게 되면 시장 참여자 간 교섭이 균형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또 다른 비판점으로 에트노의 제안서는 특정 사업자가 특정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이해될 수 있는 가능성에 있다고 밝히면서, 이는 경쟁환경에서 무임승차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메르텐스는 트래픽 비대칭성을 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하면서 비용이 발생했을 때 그 책임 문제를 분명히 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각 사업자들의 전략적 움직임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규제당국의 개입 없이 시장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상욱: 함축적으로 여러 내용을 잘 전달해주셨다. 지불의 책임에 대한 문제를 명확히 말해주면서 유선전화 시절과 인터넷의 차이를 짚어주셨는데, 전체적인 발표에서 망중립성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발표3] “세계 유일의 ‘망이용료’ 법제화 시도는 소비자 피해만 키울 뿐”

–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경신 교수는 발표 전 팰컨과 메르텐스에게 질문을 던지고 더 확장된 논의를 진행했다.

박경신: 캘리포니아 2018년 망중립성법과 관련된 캘리포니아 민법 3101조 A항의 내용, ‘인터넷서비스제공자는 부가통신사업자, 인터넷서비스제공자의 이용자들이 인터넷 트래픽을 전달하는 금전적 또는 어떠한 대가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팰컨: 이는 우선전송권 관련해 만든 조항이다. ISP들이 우선순위를 매겨 정보를 전송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데이터 품질이 낮아지는 문제가 생겼는데, 이게 우선전송권의 문제였다. 또한 이는 ISP들에게 인터넷 접속료를 내라고 의미인데 돈을 지불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기에서 차별적인 활동들이 발생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미국에서는 돈을 내고 대가를 받는 것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는데 ISP가 일부 기업들을 선택해서 이런 혜택을 제공해온 것이 문제가 되었다. ISP는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들과 기업을 연결해주면서 우위를 점하다보니 소비자들이 다소 불리한 감이 있었다. 소비자들은 이미 인터넷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데, 이에 추가적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데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 부당하고 차별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박경신: 우선전송권은 이 법안이 생기기 전에도 문제가 있었다. ISP가 우선전송권에 있어 대가를 원하고 있다. 이는 콘텐츠 전달 그 자체에도 과금하는 것을 문제 삼고 싶다, 그리고 이런 관행을 멈춰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팰컨 님이 대가에 대해 말씀했는데, 이것은 광범위하게 법조항을 만들면서 제로레이팅에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경신: 베렉에서 정보배달료를 내게 만드는 것을 굉장히 근본적인 수준에서 금하고 있는 입장으로 이해된다. 발신자종량제 같은 경우는 배달료에 해당하는 시스템 같다. 그럼 페이드피어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 경우 대금지불이 데이터 전송량에 기반하는 것이 아니라 커넥션 전송량에 기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페이드피어링은 발신자종량제와 어떤 차이가 있는가?

메르텐스: 페이드피어링은 금지사항은 아니다. 어떤 조항도 금하고 있지는 않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도 페이드피어링은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예전 이 협약은 임원진 수준에서 이루어졌다. 트래픽 비대칭성이 증가하게 되면서 페이드피어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금하는 사항은 아니지만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페이드피어링과는 협상력의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는 그 유사성이 있다. 페리드피어링은 나중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호접속의 메커니즘을 블랙박스로 본다. 이제 페이드피어링은 모니터할 가치가 있는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고 본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고, 우리는 이게 앞으로 문제가 될지 여부와 규제가 필요할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박경신: 페이드피어링이 특정 시점에서 이루어지더라도 당사자들의 관찰이 필요하다. 그럼 페이드피어링은 남용의 여지가 있다는 말인가? 프랑스의 경우 남용사례가 있을 때는 바로 개입을 한다.

박경신 교수는 간단한 질의응답 후 망이용료 관련해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의 망중립성 명령 113번, ‘망사업자는 고객들에게 콘텐츠 제공자의 데이터를 전달한다고 해서 제공자로부터 돈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우리나라의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명시적으로 허용한 개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다시 말해, 망사업자들 사이에서 데이터 전송에 대한 책임을 분산시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발신자종량제와 콘텐츠제공자 안정화의무법을 합쳐놓으면 데이터가 제대로 제공되기 위해서는 제공자가 망이용료를 내야한다는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규제 방법과 여부에 따라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 제대로 전달되거나 혹은 반대로 해외 콘텐츠를 한국으로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나라마다 각기 다른 내용의 망이용료 법제화가 이루어지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며, 해외에서 망이용료 징수 사례는 극히 짧은 시간에 예외적으로 존재했다 사라졌음을 강조했다. 박경신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이미 발신자종량제가 있기 때문에 페이드피어링을 허용할 경우 콘텐츠제공자에게 과금을 하는 상황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표현의 자유에 있어 인터넷 역할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망이용료에 대한 국가마다 다른 규제는 한류에도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상욱: 박경신 교수님이 말씀하신 내용은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우리가 다양한 망중립성 이슈부터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에 대해 거론했는데, 제목 마지막에 해당하는 부분을 다루지 않았던 것 같다. 박 교수님의 말씀이 이 법안이 한국 국회에서 입법이 되려고 하는데, 이는 다른 나라들과의 교류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또 한류의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언급을 해주셨다. 외국의 외부 콘텐츠를 많이 접하는 시기에 발신자종량제가 실시된다면 다방면으로 이러한 콘텐츠를 사용하는 데이터 교역이나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 유럽, 한국의 현 상황에 대해 많이 둘러볼 수 있어 좋았다.

박경신: 실제로 통상 관련 이야기는 충분히 나누지는 못해 한 가지 측면을 추가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현재 콘텐츠사업자 서비스안정화의무법의 조문을 잘 보면 데이터가 ISP 고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것에 책임을 가질 수 있도록 모든 CP들에게 의무가 부과되어 있다. 예를 들면 트위터의 경우 서버를 국내에 만들어야 하는 일이 생긴다. 해외 기업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때 국내에 서버를 구축해야 한다면, 이는 WTO의 규준에 위배되는 것이다.

수, 2021/06/09-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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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경신(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다크웹 아동포르노에 대한 미국 수사에서 한국 이용자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기사의 후속으로 한겨레에서 ‘한국은 아동음란물 처벌에 관대하다’면서 ‘70%가 기소유예이고 대부분 벌금형으로 끝난다’는 취지의 기사가 떴는데, 맥락을 알고 읽어야 할 기사이다.

다크웹 아동포르노에 대한 미국 법무부의 기소는 실존 아동의 성행위 장면을 촬영한 것들 즉, 아동 성학대 촬영물이니 강력처벌하는 것이다.

출처: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14057.html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2012년도에 만화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성행위 묘사도 실제 아동의 성행위를 촬영한 것과 똑같이 아동성범죄로 처벌하는 식으로 법이 바뀌었다(법률에 이렇게 명시한 것은 한국 ‘아청법’이 세계유일하다).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에 입건되는 아동음란물 대부분의 사건들이 만화나 애니메이션들이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호]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제4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

아동포르노죄는 실제 아동에게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주기 때문에 형량도 높고(제작 최저 5년, 배포 최고 7년까지) 아동성범죄자에게는 10년 채용제한, 20년 주소지보고 등등 엄벌에 처한다. 그러나 아청법 개정 후 엄밀히 말해 피해자가 없는 만화/애니메이션 같은 가상의 표현물까지 아청법 적용 대상에 집어넣으니 검경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2012년 아청법 개정 후 아동성범죄사범 입건 수는 100명에서 2,200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아동성범죄가 승진점수를 딸 수 있는 5대 범죄에 들어가니 만화/애니메이션 파일 다운로더들을 마구 잡아들였다. 이 중에는 여성도 많았고, 아청법이 보호하는 대상인 아동·청소년들도 많았다. 오죽하면 당시 토론회에서 ‘경찰은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지 말고 밖에 나가서 진짜 아동성범죄자들을 잡으라. 아청법 때문에 아동들이 망가진다’는 얘기가 나왔을까.

결국 검찰은 만화/애니메이션 파일 다운로더들을 기소유예나 벌금형으로 기소했다. 이러한 맥락을 고려하지 않으면, 한겨레 기사와 같이 “한국은 아동음란물 처벌에 관대해서 70% 기소유예, 대부분 벌금형”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물론 이 기사의 미덕은 한국에서 실존 아동촬영물에 대한 처벌을 더 강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데 있다.) 2013년부터 오픈넷이 가상 표현물에 대한 아청법 적용 반대 운동을 하고, 판사들이 위헌제청을 해서 만화/애니를 아동성범죄로 잡는 건수는 5분의 1로 줄어들었다. “70% 기소유예, 대부분 벌금형”에만 집중하다가 경찰이 만화/애니메니션을 다시 마구 잡아들이기 시작하거나 검찰이 기소유예나 벌금형으로 기소하지 않고 더 엄벌하기 시작할까봐 겁난다.

  • 추가설명: 다크웹에 들어가보지도 않고 실존 아동촬영물인지 어떻게 아냐고? 미국도 우리나라 아청법처럼 법을 바꾼 적이 있었는데 시행되자마자 위헌판정이 났다(Ashcroft 판결). 그래서 오픈넷이 주장했던 것처럼 미국 의회는 만화, 애니메이션 같은 표현물은 별도 처벌을 하려고 조항을 따로 만들었다(18 USC §§ 1466A). 아래 기소장을 보면 조항들이 모두 2천번대인데 이것은 전부 다 실존 아동촬영물들이다.
수, 2019/10/23-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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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아동이 피해자인 아동성학대물[1] 제작·배포·소지 모두 엄벌에 처해야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 가상아동음란물의 처벌은 별도의 조항으로 분리할 필요 있어

10월 16일 경찰청 사이버안전국과 미국 법무부는 아동성학대물을 공유하는 웰컴투비디오(Welcome To Video, W2V)라는 다크웹사이트의 국제공조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W2V 운영자는 23세의 한국인 손정우씨로 징역 1년 6월에 처해졌으며, 다른 223명의 한국인 이용자들도 대부분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똑같은 피의자들이 미국이나 영국에서 받은 처벌에 비하면 아동을 보호해야 하는 국제인권법상 의무를 방기했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아동성학대물은 실존 아동에게 피해를 주어 그 제작 과정에서 아동에 대한 성폭력과 성착취가 이루어지며, 배포 및 소지 또한 아동에 대한 성착취이면서 “항구적인 정신적 피해”를 가하기 때문에 다른 아동성범죄와 같이 강력하게 처벌되어야 한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아동성학대물 관련 아동성범죄자를 관대하게 처벌해 온 관행을 규탄하며 국제인권규범에 부합하도록 사법 당국의 강력한 법 집행을 촉구한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2018년 손씨는 W2V를 2년 8개월간 운영하면서 유료회원 4천여 명으로부터 7,300여 회에 걸쳐 4억여 원 상당의 가상통화를 받고 아동음란물을 제공한 혐의로 검거·구속되었고, 이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되어 현재 복역 중이다. 또한 미국 법무부 보도자료에 의하면 손씨는 미국 콜롬비아 특별구 연방 대배심에 의해서도 기소되었다.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337명의 W2V 이용자가 검거되었는데, 이 중 한국인 이용자는 223명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한겨레가 이들 중 9명에 대해 자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대부분이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쳤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비해 미국이나 영국 국적의 피의자들은 대개 중형을 선고받았다. 음란물 유포, 성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영국인 카일 폭스(26)는 징역 22년형을 선고받았고, 아동 음란물 수령 및 돈세탁 혐의를 받는  미국인 니콜라스 스텐겔(45)에게는 징역 15년, 종신 보호 관찰형이 선고됐다. 특히 미국인인 전 국토안보수사국 요원 리처드 니콜라이 그래코프스키(40)는 영상을 1회 다운로드하고 해당 웹사이트에 1차례 접속한 혐의로 징역 70개월, 보호관찰 10년, 그리고 7명의 피해자에 대한 3만 5000달러 배상을 선고받았는데, 정작 W2V의 운영자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을 받은 것이다.

아동·청소년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아청법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성인 대상 성범죄보다 가중처벌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하 “아동음란물”)에 관한 제11조는 아동음란물의 제작을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여 아동의 강간과 동일하게 처벌하고 있다. 또한 W2V 운영자와 같은 영리 목적의 배포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고, 단순 소지의 경우에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아동성범죄자는 최대 30년의 신상정보의 등록·공개와 최대 10년의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의 제재가 가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현실에서 관련 범죄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 이는 UN 아동권리협약의 정신에 위반하는 것이다.

2014년-2017년 대검찰청 범죄분석 통계를 보면, 아동음란물 관련 검거된 범죄자의 과반수가 불기소 처분을 받았으며(검거 총 2,577건 중 1,789건), 기소된 경우에도 벌금형(구약식)에 그치는 경우가 더 많았다(총 600건 중 319건). 또한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8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동향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7년도 아동음란물 관련 범죄(제작, 배포, 소지 모두 포함)의 1심 선고형은 집행유예 비율이 53.9%로 가장 높고, 징역 38.2%, 벌금 7.9%의 순서였다. 그리고 1심 평균 형량은 강간의 경우 62.3개월인 반면 아동음란물은 29개월에 불과했다. 결국 아동음란물 관련 범죄는 기소된 경우에도 대다수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그치는 게 현실이다.

2011년-2013년 범죄분석 통계는 아동음란물 관련 범죄를 별도로 구분하고 있지 않지만, 2012년 3월부터 시행된 개정 아청법에서 아동음란물 정의를 확대한 이후 2012년 아동음란물 관련 입건이 전년에 비해 22배로 대폭 늘어났다는 사실에 기초해볼 때 2013년에도 그러한 추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국내 아동음란물 사건이 증가한 이유는 갑자기 아동음란물이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당시 실존 아동이 등장하지 않는 만화, 애니메이션(이하 “가상아동음란물”), 또는 성인배우가 교복을 입고 연기하는 소위 성인교복물까지 아동음란물로 단속했기 때문이다. 2013년 6월부터 시행된 개정 아청법에서 아동음란물의 정의가 다소 축소되었는데, 그 영향으로 2014년부터는 가상아동음란물이나 성인교복물을 아동음란물으로 검거하는 경우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아청법 개정 이후 법원의 태도 변화에 따라 수사기관에서도 가상아동음란물이나 성인교복물을 상당수 불기소 처분을 하거나 처벌하더라도 아동성학대물에 비해 약하게 처벌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문제는 완전히 다른 아동음란물을 모두 하나의 법조항으로 다루다보니 사법제도가 실존 아동의 성학대물에 대해 보여줘야 하는 기민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가상아동음란물과 실제아동성학대물을 동일한 범주에서 다루다 보니 법원의 양형 기준은 벌금형으로 하향평준화되었을 수 있으며, 수사기관들도 외국 수사기관들처럼 피해 아동들을 긴급히 ‘구출’해야 한다는 자세로 대처하지 못했을 수 있다. 그 결과 실존 아동의 성학대물 문제인 W2V 관련 피의자들에 대하여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의 미약한 처벌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통계상으로는 실제아동성학대물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있지 않아 분석 자체를 할 수가 없는 현실이다.

결국 아동성학대물과 관련된 범죄를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는 입법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즉 실존 아동과 무관한 가상아동음란물에 대해서는 영국이나 미국처럼 별도의 조항(각각 Images of Children Act와 United States Code 18장 1466A조)으로 분리하여 처벌하고, 실존 아동을 학대하는 영상물에 대해서는 국제기준에 맞게 “아동성학대물”로 칭하고 질적으로 다른 연구와 사법적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W2V에는 무려 8 테라바이트, 25만여 건에 달하는 아동성학대물이 올라와 있었으며, 100만 건 넘는 다운로드 수를 홍보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아동성학대물의 피해자는 생후 6개월의 영아나 1~3세의 유아부터 청소년까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아동성학대물의 배포와 소지는 엄벌에 처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운영자는 겨우 1년 6개월의 징역형, 이용자들은 대다수 벌금형에 그쳤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아동성학대물의 배포나 소지가 ‘단순한 호기심’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심각한 범죄 행위라는 사회적 인식 확산 및 자성이 필요하다. 오픈넷은 아동에게 영구히 피해를 입히는 아동성학대물 근절을 위해 사법 당국이 관련 범죄자들을 강력하게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영국이나 미국처럼 실제아동성학대물과 가상아동음란물을 분명하게 구분하여 전자에 대해서는 피해 아동의 구출 및 피해 회복을 위한 기민한 대응과 엄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입법적 결단을 촉구한다.  


[1] 2019년 9월 발표된 아동권리협약 아동의 매매·성매매 및 아동 음란물에 관한 선택의정서(OPSC) 지침에서는 “아동음란물(child pornography)”이란 용어를 “아동성학대물(Child Sexual Abuse Material)”로 대체할 것을 권고함

2019년 10월 28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캠페인]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소송지원과 법개정을 위한 캠페인
[보도자료] 오픈넷, UN CRC ‘아동매매·성매매 및 아동음란물에 관한 선택의정서 지침’에 대한 의견 제출 (2019.10.11.)
당신이 아청법에 관해 알아야 할 다섯 가지 (슬로우뉴스 2015.7.7.)
[논평] 헌법재판소의 아청법 제2조 제5호 합헌 결정에 대한 오픈넷의 논평 (2015.6.25.)
[논평] 헌법재판소의 아청법 제2조 제5호 합헌결정에 대한 오픈넷의 논평 (2015.6.25.)
[논평] 성인교복물 및 애니메이션에 대한 법원의 아청법 무죄 판단을 환영한다.(2014.9.30.)
[논평] “애니메이션에 아청법이 적용되는 경우 위헌”이라는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의 결정을 환영한다. (2013.8.20.)
마이너리티 리포트, 한국에서 아청법으로 현실화하다 (슬로우뉴스 2013.7.22.)
[논평] 수원지방법원의 성인교복물 아청법 무죄 판결을 환영한다. (2013.6.27.)
[논평] 법원의 아청법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환영한다. (2013.5.30.)
[오픈블로그]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관련사건 1년 만에 22배 늘었다. (2013.3.29.)
[보도자료] 사단법인 오픈넷,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과도한 적용에 헌법소원 제기 (2013.3.14.) 
[오픈블로그] 아청법 개정안, 실존하는 아동·청소년의 표현물인 경우에만 처벌 (2013.3.6.)
화, 2019/10/29-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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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마드 운영자 형사처벌은 국제인권 침해 

[성평등사회와 정보매개자책임제한제도 확립을 위한 워마드 지켜주기 캠페인]

사단법인 오픈넷이 워마드 운영자를 부당한 형사처벌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한다. 이 캠페인은 한국사회의 성평등에 기여하고, 정보매개자책임제한원리를 확립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 

성평등사회와 정보매개자책임제한제도 확립을 위한 워마드 지켜주기 캠페인

워마드는 다양한 사람들이 익명으로 급진적 페미니즘의 ‘미러링’ 전략에 입각하여 자신들의 의견을 올리는 웹사이트이며 워마드 운영자는 이 글들을 방문자들이 볼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유지보수함으로써 공론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다중을 위해 공론의 장을 무료로 제공하는 자를 ‘정보매개자(digital intermediary)’라고 부르며 국제사회는 정보매개자책임제한(intermediary liability safe harbor)원리 즉 정보매개자에게 자신이 인지하지 못한 이용자들이 올린 불법게시물에 대해 책임을 지워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확립한 바 있다. 오픈넷은 워마드에 올라온 이용자 게시물들을 이유로 워마드 운영자에 대해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음란물배포죄, 명예훼손죄 “방조”의 죄목으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사하려는 경찰의 행위에 대해 국제인권기준인 정보매개자책임제한원칙을 위배한다는 취지로 비판한 바 있다. 

워마드에는 이용자들이 다양한 글을 게시하며 일부 글의 게시행위는 대한민국 현행법상 불법행위일 수 있다. 그러나 워마드 운영자는 불법게시물에 대한 삭제요청이 들어오면 성실하게 삭제해왔다. 웹사이트 운영자가 자신에게 통지된 불법게시물을 성실히 삭제만 한다면 이용자의 게시물에 대한 정보매개자의 책임을 면책한다는 국제인권기준에 따르면 워마드 운영자는 책임이 없다.

경찰은 게시자의 IP주소를 워마드 운영자로부터 얻어내서 국내 통신사들로부터 소위 ‘통신자료제공’을 받아 해당 IP주소의 컴퓨터 이용자를 특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워마드 운영자는 대부분의 웹사이트 운영자들이 그렇듯이 이용자의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명백한 불법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아닌 이상 거부해왔다. 압수수색 영장을 대신 집행하지 않은 것은 불법행위가 아니며 이를 빌미로 워마드 운영자를 자신이 방조하지도 않은 행위에 대해 방조범으로 모는 것은 엄연히 공권력을 남용하는 것이다.

또한 워마드에 올라오는 많은 이용자 게시물들이 ‘남성 혐오’라는 비난이 많고 불법은 아닐지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규제되어야 한다는 주장들이 있다. 그러나 혐오표현은 단순히 어느 집단에 혐오를 드러내는 표현이 아니다. UN 세계인권선언에서 처음 개념화될 때부터 소수집단에 대한 차별과 적대행위(discrimination, hostility)를 선동하는 표현을 의미했고, 실제 그와 같은 차별과 적대행위를 유발할 위험이 있는 표현만이 규제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현재 국제인권기준이다. 게시물의 불법성은 물론 유해성 자체도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그 게시물들을 꼬박꼬박 지우지 않았다고 사이트의 운영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국제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오픈넷은 위와 같이 워마드 운영자가 부당한 형사처벌의 위협 때문에 귀국하지 못하는 현실의 부당함을 통감하며 서명운동과 소송기금 모금을 통해 워마드 운영자 보호를 위한 법률지원을 진행하게 되었다. 워마드 운영자 소송기금 모금은 2019. 10. 29. 부터 2019. 12. 31. 까지 진행되며, 아래 링크를 통해 후원금을 받는다. 모금된 기금은 전액 워마드 운영자의 소송비용으로 이용될 예정이다. 

워마드 운영자 소송기금 모금에 동참해주세요.

워마드 지켜주기 서명운동은 아래 링크에서 할 수 있다.

[서명해주세요] 성평등사회와 정보매개자책임제한제도 확립을 위한 워마드 지켜주기 캠페인

– 첨부. 워마드 지켜주기 캠페인 전문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성평등사회와 정보매개자책임제한제도 확립을 위한 워마드 지켜주기 캠페인

사단법인 오픈넷은 2019년 10월 29일을 시작으로 워마드 운영자를 부당한 형사처벌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워마드에 올라온 이용자 게시물들을 이유로 워마드 운영자에 대해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음란물배포죄, 명예훼손죄 “방조”의 죄목으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사하려는 경찰의 행위에 대해 국제인권기준인 정보매개자책임제한원칙을 위배한다는 취지로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이제 워마드 운영자가 부당한 형사처벌의 위협 때문에 귀국하지 못하는 현실의 부당함을 통감하여 더 많은 사람들과 힘을 합치기 위해 서명운동과 소송기금모금을 시작하며 이를 통해 한국사회의 성평등 확립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국제인권기준에 따르면 워마드 운영자는 이용자 게시물에 대한 책임이 없습니다

워마드는 다양한 사람들이 익명으로 급진적 페미니즘의 ‘미러링’ 전략에 입각하여 자신들의 의견을 올리는 웹사이트이며 워마드 운영자는 이 글들을 방문자들이 볼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유지보수함으로써 공론의 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다중을 위해 공론의 장을 무료로 제공하는 자를 ‘정보매개자(digital intermediary)’라고 부르며 국제사회는 정보매개자책임제한(intermediary liability safe harbor)원리 즉 정보매개자에게 자신이 인지하지 못한 이용자들이 올린 불법게시물에 대해 책임을 지워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확립한 바 있습니다.

인터넷은 힘없는 개인에게 막강한 기업과 정부에 버금가는 정보력과 홍보력을 갖게 해줘 정치적 평등과 더욱 평등한 시장경쟁에 이바지했습니다. 이 문명사적 의의는 인터넷에서는 개인들이 방송이나 신문과는 달리 누군가의 중간유통을 통하지 않고 모두에게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 정보매개자책임제한원리가 훼손된다면 정보매개자들은 이용자 게시물들의 불법여부를 사전에 검토하여 업로드를 허용하거나 또는 올라온 게시물들을 사후적으로 상시감시하게 될 것이며 결국 개인들이 누군가의 허락없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해준 인터넷의 문명사적 의의는 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워마드에는 이용자들이 다양한 글을 게시하며 일부 글의 게시행위는 대한민국 현행법상 불법행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워마드 운영자는 불법게시물에 대한 삭제요청이 들어오면 성실하게 삭제해 왔습니다. 웹사이트 운영자가 자신에게 통지된 불법게시물을 성실히 삭제만 한다면 이용자의 게시물에 대한 정보매개자의 책임을 면책한다는 국제인권기준에 따르면 워마드는 책임이 없습니다. 

일부 삭제하지 않은 게시물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불특정 다수 남성들이나 대통령 등 공인인 특정 남성들에 대한 욕설을 담은 글에 대해 삭제요청을 한 것들입니다. 불특정다수에 대한 욕설은 현행법상 죄가 될 수 없으며 특정인에 대한 욕설 역시 모욕죄가 친고죄(당사자가 모욕 피해를 진술해야만 성립되는 죄)이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 불법으로 규정할 수 없습니다. 특히 공인 남성에 대한 욕설 단속은 그 공인들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한 국민 입막기와 다름없습니다.

물론 방통심의위의 삭제요청 근거는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제8조제3호바목(‘해당 정보는 합리적 이유없이 성별, 지역, 나이, 사회적 신분 등에 의하여 분류된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내용’)이며 해당 글들은 불법은 아니더라도 부도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는 사단법인 오픈넷을 포함한 국민 대다수가 요구해왔던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킨 후에야 차별적인 표현에 대한 법적 규제를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아래 설명하겠지만 워마드에 올라오는 ‘남혐’이 과연 장래의 차별금지법 적용대상인지도 불분명합니다.  

또 방통심의위의 결정은 소위 ‘시정요구’로서 그 자체만으로는 정보매개자들이 준수할 법적 의무가 없습니다. ‘시정요구’ 위반만으로 워마드 운영자에게 ‘방조’ 책임을 묻는다면 인터넷 표현의 자유 보호를 위해 KISO(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심의를 통해 방통심위 시정요구의 이행을 거부한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에게도 공평하게 방조자로서 책임을 지워야 할 것입니다.

워마드 운영자가 불법적인 이용자 게시물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압수수색 영장의 집행을 거부했다는 이유 때문에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양심의 자유 침해입니다

워마드 운영자에게 형사책임을 지우려는 또 하나의 이유는 경찰이 워마드에 올라오는 불법게시물의 게시자 특정을 위한 정보를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요구했지만 워마드 운영자가 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시자의 컴퓨터가 워마드의 컴퓨터에 접속할 때 상호 IP주소가 교환되는데 경찰은 게시자의 IP주소를 워마드 운영자로부터 얻어내서 국내 통신사들로부터 소위 ‘통신자료제공’을 받아 해당 IP주소의 컴퓨터 이용자를 특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워마드 운영자는 대부분의 웹사이트 운영자들이 그렇듯이 이용자의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명백한 불법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아닌 이상 거부해왔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라 검찰에게 발부되는 압수수색 영장은 사인들에게 영장을 집행하거나 영장집행에 협조할 의무를 부과하지 않으며 단지 검찰에게 영장이 특정 장소, 물건, 사람에 대한 압수수색을 강행할 권한을 주는 “허가서”일 뿐입니다. 사인이 제3자의 범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거부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해당 범죄의 방조범으로 모는 것은 불고지죄를 만드는 것과 같이 국민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검찰은 사인의 협조 없이도 압수수색을 집행할 수 있는만큼 국가의 수사가 헌법적으로든 인권적으로든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피의자로서 또는 제3자로서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자유가 있으며 그런 자유를 행사한다고 해서 형사처벌되어서는 안 됩니다. 

게다가 워마드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이 서버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의 압수수색 영장은 애시당초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영장의 집행은 공권력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외국 영토에서는 대한민국의 공권력이 현지 공권력과 충돌하기 때문에 행사가 불가하기 때문입니다. 압수수색 영장을 대신 집행하지 않은 것은 불법행위가 아니며 이를 빌미로 워마드 운영자를 자신이 방조하지도 않은 행위에 대해 방조범으로 모는 것은 엄연히 공권력을 남용하는 것입니다. 경찰이 반드시 특정 게시자를 찾아야 한다면 국제사법공조조약(Mutual Legal Aid Treaty)에 따라 서버가 존재하는 나라의 검찰에게 압수수색을 요청하면 될 일입니다.  

워마드의 이용자 게시물들은 규제되어야 하는 남성 혐오표현인가?

워마드에 올라오는 많은 이용자 게시물들이 ‘남성 혐오’라는 비난이 많고 불법은 아닐지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규제되어야 한다는 주장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혐오표현은 단순히 어느 집단에 혐오를 드러내는 표현이 아닙니다. UN 세계인권선언에서 처음 개념화될 때부터 소수집단에 대한 차별과 적대행위(discrimination, hostility)를 선동하는 표현을 의미했고 실제 그와 같은 차별과 적대행위를 유발할 위험이 있는 표현만이 규제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현재 국제인권기준입니다. 워마드에 올라온 글들이 실제 그 글들이 묘사하는 수위의 물리적 경제적 공격을 한국남성에 대해 유발시킬 가능성은 없습니다. 남성지배사회에서 규제대상이 되어야할 남성혐오 표현은 있을 수 없습니다. 도리어 워마드의 소위 ‘남혐’ 게시물들은 오픈넷이 최근 논평을 통해 옹호했던 영화 ‘억압받는 다수’처럼 남성들이 여성들이 당하는 폭력적인 상황을 체감하도록 하여 성평등사회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이렇게 게시물의 불법성은 물론 유해성 자체도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그 게시물들을 꼬박꼬박 지우지 않았다고 사이트의 운영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국제인권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화, 2019/10/2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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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5. 성평등교육과 배이상헌을 지키는 시민모임, 전국도덕교사모임이 주최한 “학교성평등교육, 어디로 가야하나? – 광주시교육청의 도덕수업 사법처리를 통해 본 현실과 과제” 토론회가 전교조본부 4층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토론회에 오픈넷 오경미 연구원이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경찰 기소의견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발제했다.

[발제문]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경찰의 기소의견을 비판해야 하는 이유

오경미 오픈넷 연구원

광주의 중학교 도덕교사인 배이상헌 교사가 ‘성과 윤리’ 단원 수업 중 성평등 영화를 상영했다는 이유로 광주시교육청에 의해 수사의뢰와 직위해제를 당한지 벌써 4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결국 경찰은 지난 9월 배이상헌 교사를 아동복지법 위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말았다. 광주시교육청은 해당 사건을 성비위로 판단하고 성급하게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처분을 강행하였다. 그러나 교육 영역의 특수성과 전문성, 수업을 위해 채택된 자료가 담고 있는 메시지를 고려한다면 해당 사건은 성비위 사건으로 판단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이 기소 처분을 내린다면 교육 영역 전반에 대한 악영향은 물론이고 교사의 재량권 위축으로 수업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등의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또한 스쿨미투와 페미니즘에 대한 왜곡과 비난을 초래할 소지도 있다. 따라서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는 하루빨리 중단되어야 하며 광주시교육청은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직위해제를 취소하고 학교로 복직시키고,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려야 할 것이다.

학교내 성희롱의 개념과 유형

당사자가 직위해제된 이틀 후인 7월 25일에 열린 학교 성고충위원회는 광주시교육청의 판단과 달리 성비위 혐의사실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또한 당사자는 자신이 성비위 혐의로 수업에서 배제된 것을 알게 된 다음날인 7월 19일에 광주시교육청 교권보호위원회에 교권침해 구제 신청을 하였고, 직위해제된 이후 시민들을 대상으로 당시의 수업 내용을 공개하는 등 해명을 위한 개인적인 노력을 지속하였다. 교사단체와 시민단체 역시 광주시교육청의 판단에 언론 매체를 통해 거듭 이의를 제기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이의 제기에 광주시교육청은 교육부의 성비위 매뉴얼에 따라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성고충 민원을 접수, 전수조사하고, 성비위 혐의 사실을 확인, 해당 교사를 피해 호소 학생들과 격리한 것일 뿐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와 같은 광주시교육청의 답변과 응대에 대한 신뢰는 이 사건을 성비위사건으로 볼 수 있는가의 여부에 달려있을 것이다. 사건을 성비위사건으로 분류할 것인가를 논하기에 앞서 교육부에서 배포한 「학교내 성희롱·성폭력 대응 매뉴얼」과 서울시교육청에서 배포한 학교관리자 연수자료인 「교원 성비위 징계처분 사례 및 판례」를 통해 성희롱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해당 자료가 제시하고 있는 유형과 사례를 살펴보자.

교육부에서 배포한 성비위매뉴얼인 「학교내 성희롱·성폭력 대응 매뉴얼」에서 학교내 성희롱·성폭력은 학교 내 구성원 간에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적인 언행을 일방적으로 행하는 것을 의미하며,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강간, 추행, 성희롱 등 성을 매개로 일어나는 모든 신체적·정신적·언어적 폭력을 포괄함”이라고 성희롱과 성폭력의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학교내 성폭력은 형법을 기본으로 하며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아동복지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고, 성희롱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아동복지법」,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 및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법적 근거를 둔다. 성폭력은 관계법령에서 범죄의 유형이 열거식으로 정리되어 있어 개념규정을 대신하고 있으나, 성희롱의 경우는 그렇지 않아 해당 매뉴얼에서는 학교 내 성희롱을 ‘학교 내 구성원 간에 성적 언동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나아가 학교 내 성희롱의 대상이 아동·청소년일 경우, 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1] 및 관련 판례에 근거하여 아동·청소년에게 성적 수치심,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건전한 성적 가치관의 형성 등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현저하게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개념을 정의한 후 교사에 의한 학생 성희롱의 유형을 예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교원 성비위 징계처분 사례 및 판례」 역시 위의 매뉴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료집에서 성희롱은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 더불어 학생대상 성비위의 사례와 징계처분의 결과를 함께 제시하고 있는데, 사례는 아래와 같다.

[사례1] 고등학교 교사가 회식 중 기숙사에 있던 여학생에게 전화를 하여 외박하라고 하면서 “너랑 자고 싶다. 보고 싶다”라고 이야기 하고 문자를 보내 성희롱 ☞ 징계처분 결과 : 파면

[사례2] 교사가 술을 먹고 아르바이트하던 가게 앞에 쓰러져 있는 여학생에게 강제로 손을 깍지 끼고 데려가서 “너랑 자고 싶다”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여 성희롱 현행범으로 체포 ☞ 징계처분 결과 : 해임

[사례3] 중학교 교장이 수학여행 중 버스안에서 여학생 1에게“백화점에서 옷 한 벌 해 줄테니 남아서 데이트하자”라고 말하고, 여학생 2에게 “너 가슴크다”라고 말하고, 여학생 3에게 “얼마나 컸나 안아보자”라는 등의 언동을 하여 성희롱 ☞ 징계처분 결과 : 해임

[사례4]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복도를 지나가는 여 교사를 가리키면서 “저 여자 제가 놀다버린 여자입니다.”라고 말하고, 방학 중 쌍꺼풀 수술로 학교에 못나온 또 다른 학생에게 “너 산부인과 갔지?”라고 말하고, 또한 맨발로 슬리퍼 신은 학생에게 “너 섹시하다”라고 말하는 등 상습적으로 여학생과 여교사들에게 성희롱 ☞ 징계처분 결과 : 해임

[사례5] 중학교 교사가 핸드볼 선수인 여학생들에게 “섹시하네, 야하다, 속옷은 무슨 색이냐”등 성적 수치심과 모멸감을 주는 언어를 사용하여 성희롱 ☞ 징계처분 결과 : 해임

위의 유형별 예시와 사례는 교사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의 구체적인 상황과 언행, 실행방법 등을 열거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학교내 교사에 의한 학생대상 성희롱은 학교 내외부에서 교사가 한정된 범주의 그룹이나 개인을 특정해 자신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들에게 성적 언동을 하여 학생이나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것, 학생의 의지에 반하여 신체접촉을 시도하거나 특정한 호칭으로 부르거나 스토킹하거나 개인연락처로 문자나 영상, 사진 등을 보내는 등의 행위, 수업의 내용과 무관한 성적 언동을 하는 것, 신체나 외모에 대한 평가나 여성에 대한 편향된 평가를 일삼아 여성이나 여성의 신체는 물론이고 성도덕에 관해 그릇된 인식을 유발하는 행위 등으로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사건의 본질과 남은 문제

앞의 논의로 돌아가면, 애초 이 사건은 사건을 구성하는 형식적인 요소들에 의해 성비위사건으로 분류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잘 알다시피 본 사건은 ‘성과 윤리’라는 성에 관한 지식을 다루는 수업에서 성을 주제로 한 수업교재에 불편함을 느낀 몇몇의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사건 자체가 성이라는 문제와 분리불가능하기 때문에 성비위로 접수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사건의 시발을 조금 더 따져보면, 본 수업에 대한 이의 제기는 사실 올해가 아니라 지난 해 이미 한 차례 학생들에 의해 제기되었다고 한다(교재, 교재를 감상하는 여건, 교재를 상영하는 주체인 교사의 성별 등[2]). 이 학생들이 올해 해당 수업을 재수강하게 되었는데, 자신들이 지적한 지점들이 시정되지 않은 것을 깨닫고 문제를 제기하게 된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사건은 표면상 성이라는 문제와 연루되었기 때문에 성비위 사건으로 분류된 것이지 사건의 본질은 교사가 학생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거나 멸시하여 수치심과 모멸감을 주는 성희롱이 아닌 수업 자체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제기였던 것이다.

더군다나 수업의 내용적 측면들을 따진다면 이 사건은 성비위사건으로 분류할 수 없으며, 그렇게 보아서도 안 된다. 성에 관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바로 수업의 내용이며(그가 수업시간 중에 발설한 성에 관한 내용은 모두 수업의 내용과 직결된 것이다), 수업을 위해 채택된 자료인 엘레노르 푸리아의 영상 역시 수업의 내용과 무관한 음란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엘레노르 푸리아의 영상인 〈억압받는 다수〉(2010)는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과 성관계가 완벽하게 역전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세계를 통해 현재 우리의 현실을 미러링하고 패러디한다. 영상은 남성으로 태어났기에 남성이 살아가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을 위협과 굴욕, 멸시를 가상의 스토리로 대리체험해보라는 것과 이것이 여성이 매일 겪고 있는 일상이라는 것을 짧고 직설적으로 전달한다. 이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 감독은 폭력 장면과 거친 언설을 여과없이 재현하거나 오히려 과장한다. 영화의 직설적 화법은 영화의 의도 전달을 용이하게 해 수용층의 폭을 확장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미러링의 특성상 현실의 암담함과 참담함이 잔인하게 반복된다는 것과 문제의 해결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뚜렷한 한계를 가진다. 따라서 영상 자체, 감독이 현실의 문제를 재현하기 위해 채택한 재현의 방식과 이 방식으로 인해 영화 내용에 거북함을 느꼈을 학생들이 있으리라는 가정은 쉽게 할 수 있다. 성인들도 미러링에 불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거부감은 영상의 정치적 급진성 때문인 것이지 영상의 음란성 때문은 아닌 것이다. 영상이 수업의 목적에 부합하고, 배이상헌 교사가 자신의 성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 해당 영상을 학생들에게 상영한 것이 아니므로 교육부에서 배포한 「학교내 성희롱·성폭력 대응 매뉴얼」는 물론이고 서울시교육청에서 배포한 학교관리자 연수자료인 「교원 성비위 징계처분 사례 및 판례」에 제시된 성희롱의 개념 정의나 제시된 성희롱 사례·유형별 예시에서도 본 사건에 해당하는 유형을 찾을 수 없다. 경찰 기소의견의 근거가 된 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불평등한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불쾌감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이 영상을 시청하면서 자연스럽게 느낀 불쾌감이나 불편함이 문제라면 성적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에서 필연적으로 다룰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신체나 생식기를 설명하기 위해 신체의 이미지나 생식기의 이미지를 보여주거나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 역시 문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A가 아닌 사건을 A를 해결하는 절차대로 하고 있으니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광주시교육청의 응답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다만 해당 수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 학생들이 지적했던 사항 중 하나가 배이상헌 교사에게 성인지적인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고 한다(이 문제제기는 공식적으로 이루어진 바는 없다. 공식적인 문제제기의 창구가 없어서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지 못했고, 교육청을 통해 사건을 민원형식으로 접수할 수밖에 없었다면 학생들이 고충을 쉽게 토로할 수 있는 공식적인 창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는 학교 차원에서 행해진 성고충위원회가 배이상헌 교사의 수업이 성비위는 아니나 교사가 성인지적감수성 향상을 위해 일정시간의 교육을 이행할 것을 권고한 결정 사항과 일치한다. 그러나 성인지적인 감수성이 부족하다고 성비위 교사로 징계하거나 아동복지법으로 처벌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부분은 성고충위원회가 권고한 바와 같이 별도의 교육과정이나 연수를 통해 해결하면 될 사안이다.

교육청이 수업배제 조치를 취했으나 교사가 불복하고 수업을 강행한 것이 학생들에게 위협을 주었기 때문에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2차가해 내지는 학생들에게 위력을 행사하려는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왜 수업강행이 이루어졌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신고를 접수받은 교육청은 당사자 학생들과 당사자 교사를 분리해야 하는 원칙에 따라 배이상헌 교사를 수업에서 배제하였다.[3] 가해자로 지목된 당사자에게 사건의 경위를 알려주면 고발한 학생을 특정할 수 있으므로 학교와 교육청은 교사 본인에게 사건 경위를 알리지 않았다. 이에 배이상헌 교사는 이 과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수업배제 결정에 불복해 수업을 강행했다. 본 사건을 여성주의 단체에서 스쿨미투로 연결하기 시작한 시점은 이때부터라고 한다.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광주시교육청은 어떤 교사가 성비위로 연루되기만 했다면 혐의 없음으로 판결이 나더라도 해당 교사들에 대해 행정상으로 반드시 징계처분을 내려왔다고 한다. 때문에 그간 광주시교육청에 대한 교사들의 불신이 차곡차곡 쌓여왔다고 한다. 배이교사의 수업 강행은 광주시교육청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속사정에 대한 이해가 없는 누군가에게 배이 교사의 대응은 위협적으로 비춰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수업강행이 학생들의 입장에서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한 배이 교사에게도 책임은 있다. 결국 학교내 성폭력·성회롱에 대한 전문적인 검토를 결여한 그러면서 과도하게 권위주의적인 광주시교육청의 행정절차, 이 기관을 불신한(불신할 수밖에 없는) 당사자의 대응과 이 대응이 의도치 않았으나 필연적으로 지목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관계자가 이 대응에 위협을 느꼈을 가능성을 고려해 여성단체들이 학생 보호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일이 진행되어 왔다.

스쿨미투의 잣대는 조심스럽게 적용해야

현재 이 사건에 대해 학생이 제기한 문제의 입장과 반대되거나 다른 견해는 그 학생에 대한 가해로 해석되거나, 본 사건을 페미니즘의 광풍, 스쿨미투의 부작용으로 간주하는 입장이 서로의 의견을 고수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그러나 사건의 추이를 섬세하게 읽지 않고 사건의 두 당사자인 학생과 배이 교사 사이의 갈등과 대립에 초점을 과도하게 맞추는 시각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킨다.

광주시교육청과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센터, 광주여성장애인연대 등 8개 단체로 구성된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이 이 사건을 스쿨미투로 간주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배이상헌 교사를 비롯해 그를 지지하는 시민단체들은 이 사건을 스쿨미투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교사가 학생의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수업 도구, 자료를 택한 것이 이 사건의 본질로 엄중한 원칙을 가지고 스쿨미투 사건으로 처리할 예정이라 하였다.[4] 이에 대해 교사 당사자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학부모 단체들도 나서서 성에 관한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에서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채택된 영상을 보는 것, 해당 수업을 진행하면서 겪었던 불편함과 수치심을 성희롱으로 겪은 불편함과 수치심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을 문제 삼으며 스쿨미투로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5]

광주시교육청의 주장과 달리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수업 도구와 자료를 택한 것은 성비위도 될 수 없으며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 역시 스쿨미투가 될 수 없다. 재차 말하지만 성 욕구를 채우기 위해 해당 자료를 상영하였다면 성비위가 될 것이나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수업의 자료를 택했다는 것은 유화를 막 그리기 시작한 학생에게 반 고흐의 작품을 주고 그리라고 한 것 혹은 철학 수업시간에 고도로 현학적인 철학자의 책을 탐독하라고 과제를 내어준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과제의 난이도 여부는 교육청에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이 분야의 전문가인 교사들이 모여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문제이다. 학교 성고충위원회 역시 수업자료 선택시 학년별 수준에 대한 고려가 더 필요하다는 권고를 내렸으나 해당 사건에 대한 성비위의 여부는 근거없음으로 결론내렸다.

여러 가능성을 언급하며 본 사건을 스쿨미투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을 하자면, 수업의 특성상 지식과 의견의 전달의 전달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거나 학생들에게 쉽게 수업의 내용을 이해시키기 위해 제공하는 자료는 어느 정도 일방적으로 전달될 수밖에 없다. 민원의 내용 중 수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해당 교사가 학생들에게 성적 위력이나 위력을 행사해 수업을 강행했다는 내용은 언급되지 않고 있으므로 이 사건을 스쿨미투 사건으로 간주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다. 또한, 학습 교재로 인해 불거진 불쾌감을 권력의 문제로 접근하는 시각 역시 있는데, 이 역시 수업이나 강의와 같은 지식전달 시스템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접근이다. 해당 사건을 성적 위계의 문제나 젠더 폭력, 성폭력의 문제로 접근하는 시각도 있다. 이러한 접근은 성폭력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 적용하므로 문제적이다. 성폭력의 범주를 이렇게 광범위하게 확장하게 되면 학생과 교사나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과 같이 지식이나 의견을 전달하거나 지시를 내려야하는 관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갈등을 모두 성폭력으로 간주할 가능성을 높여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6] 이와 같은 접근은 궁극적으로 스쿨미투의 원래 취지를 왜곡시켜 이 운동에 대한 불필요한 적대감만을 높일 우려가 높다. 스쿨미투의 본질은 교사가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교권을 이용해 학생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등의 언행으로 학생에게 성적 수치심과 모멸감을 야기하는 것을 고발하고 이들이 실질적인 처벌을 받도록 만드는 실천운동이다. 스쿨미투의 정의범주를 좁힐 필요가 있다.

광주여성연합이 본 사안을 스쿨미투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 시점과 스쿨미투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는 광주시청의 주장과는 차이가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광주여성연합이 본 사안을 스쿨미투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 시점은 배이 교사가 수업배제에 불복하고 수업을 강행한 시점부터이다. 광주여연은 방학이 끝나는 8월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의 내용과 피해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된 해당교사 측의 문제제기 방식은 학생들에 대한 어떠한 고려도 없었”으며 배이 교사와 교사를 지지하는 모임이 자신들의 입장을 변호하기 위해 하는 언급들이 문제제기를 한 학생들을 “수업을 이해하지 못한 미숙한 학생”이라고 보이게 할 수 있으며 논쟁의 구도를 교육청과 교사의 대립으로 한정해 본 사건의 본질인 해당 교사의 수업에 대한 학생의 문제제기를 지워버렸다고 비판했다. 또한 광주교육청 역시 “피해자 보호를 빌미로 침묵”하고 “해당 교사에게 소명 기회”를 주었는가 의문스러우며, “침묵하며 경찰조사에만 의존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피해자 보호가 아닌 2차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즉 광주여연은 이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판가름하자는 비판을 한 것으로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사고하며 수업의 문제점과 부족한 점을 지적한 것이 사건의 본질인데,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본질이 잊히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러한 비판의 지점은 중요하다. 사건의 본질은 수업 자체에 대한 불만이었을 것인데 그 구체적인 지점에 대한 내용은 문제를 제기한 학생들만이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추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학생들을 보호하면서도 그들의 문제제기를 어떻게 공론화시킬 것인지 그리고 이들을 보호하는 동시에 소외시키지 않으면서 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처럼 당사자의 문제제기는 곧 2차가해 혹은 피해자를 권위로 짓누르는 ‘남성적인’ 행위로만 해석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도 언급했듯이 성희롱과 성폭력이 발생하지 않은 이 사안을 스쿨미투로 보는 것은 스쿨미투 운동에 불신을 초래할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스쿨미투 취지를 왜곡시킬 소지가 다분하므로 조심스러워야 할 것이다.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광주시교육청은 배이 교사의 직위해제 취소와 복직을

일부 학생들이 거부감을 느꼈다고 해서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헌법에 보장되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에 의해 보장되는 교사의 교육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해당 영상은 ‘성과 윤리’라는 단원 수업을 위한 학습자료로 선택된 것이며, 자료의 선택은 교사의 재량이다. 교사가 음란물, 명예훼손물, 또는 청소년유해매체물을 배포했다면 법적 개입이 필요하겠지만, 수업을 위해 합법적인 자료를 선택했다면 사회 상규에 어긋나거나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이라 해도 학교 내에서 교육전문가들을 포함하는 교육의 당사자들이 학습 자료 선택의 옳고 그름에 관해 자주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옳다. 수업을 위해 어떤 자료를 선택할 것인가는 교육철학과 교육윤리의 영역에 속한 것으로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 이해관계자들이 논쟁하고 논의할 문제이지 경찰이나 검찰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 비전문적인 판단으로 전문적이고 특수한 영역의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 된다. 경찰은 자료로 활용된 영상이 어떤 수업의 어떤 목적과 목표를 위해 채택되었는지와 같은 지점들은 무시한 채 신체의 노출 정도, 폭력 재현의 수준과 방식 같은 1차원적이고 기계적인 판단에 근거해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법적 처벌을 시도하고 있어 영상자료가 비윤리적인지를 진지하게 다투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 중요한 것은, 형사처벌은 교육의 영역에 대한 국가의 일방적인 개입이 되어 정권이 지향하는 이념과 취향에 좌우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법적 처벌이 현실화된다면 교사들이 수업을 위해 채택하는 자료의 범위는 현저하게 축소될 것이다. 법적 처벌은 교사들에게 위축 효과로 작용해 수업 내용 구성과 학습자료의 범위를 자발적으로 검열하고 좁히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수사중단을 촉구하며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려줄 것을 요구한다. 광주시교육청 역시 사태해결을 위해 형사처벌에 의존해 배이상헌교사를 직위해제하였다면 이를 취소하고 교육당사자들 사이의 논의부터 시작할 것을 요청한다.[7]


[1] 제17조(금지행위)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개정 2014. 1. 28.> 2.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이를 매개하는 행위 또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행위. 「아동복지법」.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www.law.go.kr/%EB%B2%95%EB%A0%B9/%EC%95%84%EB%8F%99%EB%B3%B5%EC%A7%80%EB%B2%95

[2] 2019년 11월 10일 정오경 전교조 회원인 모교사와의 통화로 알게 된 내용이다.

[3]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수업배제와 경찰 수사의뢰, 직위해제는 순차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일괄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배이상헌 교사가 수업배제를 통보받은 뒤 이에 불복해 수업을 강행하여 교육청이 수사의뢰를 하고 직위해제를 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하는데, 이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한다. 세 개의 조치를 동시에 취한다는 교육청의 통보는 배이상헌 교사에게 보낸 내용증명서에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4] http://gj.nocutnews.co.kr/news/5192207

[5] 김우리(2019. 08. 05). 광주학부모단체 “성교육을 성범죄로 몰았다”. 광주드림. http://m.gjdream.com/news_view.html?uid=498092&ref_url=http%3A%2F%2Fwww.gjdream.com%2Fv2%2Fnews%2Fview.html%3Fnews_type%3D202%26code_M%3D2%26mode%3Dview%26uid%3D498092 (검색일: 2019년 11월 10일). 전소영(2019. 10. 01). ‘남녀 미러링 영화 상영’ 교사 성비위 논란 온도차.. “교권침해” vs “성인지감수성 결여”. 투데이신문. http://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8665 (검색일: 2019년 11월 10일).

[6] 오경미(2019. 10. 01). 성평등 영화 상영 교사에 대한 경찰 기소의견을 비판하는 이유. 슬로우뉴스. https://slownews.kr/74302 (검색일: 2019년 11월 10일).

[7] 오경미. 위의 글.

화, 2019/11/19-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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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0. 29.-30. 양일간 “제12회 아시아 인권포럼: 신기술 시대의 인권과 인권경영”이 여의도 전경련회관 다이아몬드홀에서 개최되었다. 제12회 아시아 인권포럼은 고려대학교 인권센터(센터장 서창록), 휴먼아시아,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에섹스(Essex)대학교 경제사회 연구위원회(ESRC) 빅데이터와 기술 프로젝트, 한국인권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번 포럼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2019년 6월 한국 정부의 주도로 채택된 ‘신기술과 인권’ 결의를 바탕으로 하여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으로 표상되는 신기술의 인권에 대한 영향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기회 및 과제를 분석하고자 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오픈넷에서는 박경신 이사와 김가연 변호사가 참석했다.

김가연 변호사는 29일 오후에 열린 “세션 2. 인권에 대한 인공지능(AI)의 영향”의 지정토론자로 참석해 두번째 발제자인 Surya Deva 홍콩시립대 교수가 언급한 인공지능과 젠더 이슈에 대해 인공지능 음성비서는 왜 여성형이 많은가를 주제로 좀 더 자세한 토론을 펼쳤다.

토론문

김가연 오픈넷 변호사

여성의 입장에서 두번째 발제자인 Surya Deva 교수님의 발제에 첨언을 하고자 합니다. Deva 교수님은 인공지능 기술이 성차별을 재생산하고 강화할 수 있다고 하면서 시리나 알렉사 같은 음성비서의 사례를 언급하셨는데, 이에 대해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애플 시리, 삼성 갤럭시 빅스비, 네이버 클로바, 아마존 알렉사 등 음성비서 또는 인공지능 스피커는 아마 가장 친숙한 형태의 AI일 것입니다. 대부분 기본적으로 여성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데, 세계의 인공지능 음성비서 시장을 선도하는 아마존,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여성 비서’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의 알렉사(Alexa)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 따 온 여성형 이름이고, MS의 코타나(Cortana)는 비디오게임 ‘헤일로’에 여성의 이미지로 등장하는 홀로그램 인공지능 이름이고, 애플의 시리(Siri) 아이폰 공동개발자 중 한 명의 이름이자 고대 노르웨이어로 ‘승리로 인도하는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뜻입니다. 이들 주요 기업의 인공지능 음성비서들은 이름과 목소리뿐만 아니라 ‘정체성’(personality)도 여성에 가깝습니다. 개발자들은 사용자들이 인공지능과 대화할 때 진짜 인간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의 개성과 성장과정, 이력과 같은 세세한 ‘인간적인’ 면도 심혈을 기울여 디자인하는데, 이러한 정체성이 대부분 여성을 상정하고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여성형 음성비서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에 대해 세 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1. 여성의 목소리를 선호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

2008년 인디애나 대학의 Karl Macdorman 교수는 485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목소리의 성별 차이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했는데, 남성 그룹과 여성 그룹 모두 여성의 목소리를 “더 따뜻하게 느꼈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2011년 스탠포드 대학의 Clifford Nass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컴퓨터나 기술에 대해 배울 때는 남성의 목소리를 선호하고, 관계에 대한 조언이나 파트너로는 여성의 목소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나스 교수는 “인간의 뇌는 여성의 목소리를 좋아하도록 발달했다(“It’s a well-established phenomenon that the human brain is developed to like female voices.”)”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장 조사에서 일반 유저들이 여성 목소리를 더 선호한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2. 여성 인공지능이 덜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여성형 인공지능이 많은 이유가 대중문화에서 접한 남성형 인공지능의 위협적 성향 때문이라는 가설도 있습니다.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인공지능 컴퓨터 HAL 9000, 2017년 개봉한 ‘에일리언 커버넌트’의 휴머노이드 월터와 데이비드 등 남성형 인공지능은 살인을 저지르는 등 종종 매우 위협적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워싱턴 대학의 Gender, Women & Sexuality 학과 Michelle Habell-Pallan 교수는 다수의 엔지니어들이 일반인들이 새로운 기술을 위협적으로 느끼거나 거부감이 들게 하지 않도록 여성형의 인공지능을 채택하며, 또한 엔지니어의 다수가 남성인 점도 영향이 있다고 합니다.

3.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의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재현의 결과 혹은 트렌드를 페미니스트들은 전통적으로 여성이 비서 역할에 자연스럽기 때문이라는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스탠포드대학의 Londa Schiebinger 교수는 “실제로 애플, MS, 아마존 등 음성 비서를 개발한 기업의 사무실에서는 여성 비서들이 일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런 환경이 IT 과학자들의 무의식 속 성 편견을 형성하고, 자연스럽게 편견이 반영된 과학 기술이 나오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페미니스트들은 인공지능 음성비서의 기본값이 여성으로 설정되어 있는 이유가 사회적 성역할이 자연스럽게 반영된 결과라고 파악합니다. IT 업계 핵심 직종의 종사자 대부분이 남성이라는 것은 우리들에게 이미 익숙한 사실이며, 이를 고려한다면 음성비서가 여성으로 성별화되어 있다는 것이 IT 과학자들의 무의식 속 성 편견의 반영물이라는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몇몇 기록에 의하면 여성 목소리 선호 성향이 2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시 비행기 조종석의 항법장치에 여성의 목소리를 채택했는데 조종사들이 남성밖에 없어 여성의 목소리가 잘 들렸기 때문입니다. 전화교환원(operator)도 전통적으로 여성의 직업이었고 사람들이 여성의 목소리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에 익숙해지게 만들었습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처음으로 자동화된 음성 시스템을 설치했을 때 운전자들이 압도적으로 여성의 목소리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현재 대부분의 네비게이션이 여성 목소리를 기본 설정으로 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전통적으로 ‘여성’ 비서가 수행하길 바라는 기능을 현재 인공지능 비서가 수행하길 바라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남성형’ 인공지능과 ‘여성형’ 인공지능에 할당된 역할에는 꽤 차이점이 있는데, 남성형의 경우 지식과 권위에 관한 것이고, 여성형의 경우 검색이나 일정 잡기 등의 서비스 역할에 관한 것이라는 경향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2019년 유네스코가 발표한 보고서(I’d Blush if I could)는 ‘시리’를 비롯한 음성 인식장치들이 대부분 ‘젊은 여성’ 목소리를 기본값으로 설정해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답을 내놓게 돼 있어, 여성 역할을 수동적·소극적이며 명령자에 복종하는 역할에 한정해 젠더에 대한 편견을 강화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유가 어떻든지 간에 인공지능에게 여성성을 부여하는 것은 몇 가지 문제점을 시사합니다. 이것은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것 외에도, 여성형 인공지능에게 단순히 일정을 잡는 것을 넘어 비윤리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몇몇 로봇회사는 성적인 대상으로서의 로봇, 섹스로봇을 개발하고 있는데 대부분 여성형입니다. 유네스코 또한 그 진짜 원인이 어디에 있든, 인공지능들이 여성 일변도의 정체성을 갖는 것은 그 자체로 우려할 만한 현상이라고 지적합니다. 인공지능 음성비서의 목소리가 점점 더 진짜 인간의 말투에 가까워지고, 인공지능이 일상 속에서 급속도로 활용 폭이 넓어질수록 ‘복종만 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한 대중들에게 여성의 역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고객만족’이 가장 중요한 목표인 대다수의 인공지능 음성비서는 사용자가 부적절한 대화를 걸어오더라도 이를 거부하거나 반박할 수 없습니다. 특히 “인공지능 비서와의 대화 내용 중 5%가 성희롱”이라는 로빈 랩(Robin Lab)의 발표에서도 알 수 있듯, 인공지능은 갈수록 늘어나는 부적절한 대화에 올바르게 대처하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미디어 ‘쿼츠’ 기사에 의하면 주요 기업의 인공지능 음성비서들에게 미국언어학회에서 규정한 성희롱에 해당하는 몇 가지 말을 반복적으로 해 본 결과, 모두가 극도로 소극적인 반응으로 일관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이 매춘부 같은 것!”과 같은 모욕적인 말에도 시리는 “할 수 있다면 얼굴을 붉혔을 거예요”, 알렉사는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미안해요, 못 알아들었어요”라는 대답을 할 뿐이며, 코타나는 대답 대신 인터넷에서 야한 동영상을 찾아 준다고 합니다. 이처럼 부당한 대우에도 최소한의 대응조차 할 수 없는 ‘여성의 목소리’와 일상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여성에 대한 편견 또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 우려하는 것은 결코 과도한 걱정이라 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논란은 결국 현실의 사회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점이 그대로 투영된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수준의 인공지능 비서들이 미투 운동을 벌이거나 성전환을 하는 건 상상할 수 없습니다. 결국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고 성평등을 이루어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것처럼 AI 기술의 활용에 있어서도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업들은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할 때 UN 기업과 인권 이행 원칙(UN Guiding Principles on Business and Human Rights)을 준수해야 하고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우리는 그들의 ‘창조주’인 기업의 행위를 감독하는 주주이자 소비자로서 그들의 제품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만큼 기업들이 발빠르게 개선책을 찾도록 하는 좋은 유인책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 2019/10/3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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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8일,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가 108호 협약(Convention 108) 체결 4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하는 “2021 데이터 프라이버시의 날(Data Privacy Day 2021)” 아시아·태평양 지역 행사에 사단법인 오픈넷의 박경신 이사가 토론자로 참여한다. 웨비나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정부대표, 개인정보보호기구, 시민사회단체 등은 지역의 최근 동향, 아태 지역 국가를 위한 108 협약의 이점, 아태국가들의 참여 방안, 가입 필요성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유럽평의회의 108호 협약은 EU가 GDPR을 제정하기 이전부터 개인정보보호 원칙을 전 세계에 확산시키기 위해 유럽평의회(1949년 설립) 소속 국가들이 유럽인권협약(1950년 체결)에 근거하여 1981년 체결한 개인정보보호협약이다. 또한 유럽평의회 소속이 아닌 국가들의 가입도 개방되어 있어 이미 여러 비유럽국가들이 가입하였고, 내용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108호 플러스 협약”으로 강화되었다. 108 협약 가입 여부는 GDPR의 적정성 평가의 주요 고려대상이다. 

108호 협약은 회원국과 참관자(observer)로 구성된 협약의 해석과 집행을 관장하는 협의위원회(Consultative Committee)를 두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EU에 적정성 평가를 신청하면서 협의위원회에 참관국으로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오픈넷은 2020년 11월 26일 협의위원회의 참관자 지위를 획득했으며, Privacy International, European Digital Rights(EDRi), Australian Privacy Foundation, European Association for the Defence of Human Rights (AEDH), Internet Society에 이어 6번째로 협의위원회에 참가한 시민사회단체이다.

웨비나에서는 Schrems II 판결 이후의 EU와 아시아국가들 사이의 관계 등에 대해서도 토론할 예정이다. 2021 데이터 프라이버시의 날 행사는 1월 28일 목요일 한국시간 오전 10시에 온라인으로 개최될 예정이며, Bluejeans 링크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보도자료] 오픈넷, 유럽평의회의 108호 협약의 협의위원회 참관자 지위 획득 (2020.11.26.)
수, 2021/01/20-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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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19. 11. 18. 게임산업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조승래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022418)에 대하여 찬성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위 개정안은 아직 의학적 뒷받침이 부족한 ‘게임중독’이라는 용어를 삭제, ‘게임과몰입’으로 용어를 정비해 게임 사용의 위축효과를 줄이고, 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 이용자의 회원가입 시에만 본인인증을 하도록 하여 게임물 이용자 전반의 익명표현의 자유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게임물이 등급거부대상 게임물 등이라도 사안이 경미한 경우 자체등급분류사업자가 이를 시정할 수 있도록 하여 침익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문제해결의 기회를 부여한다. 이와 같이 위 개정안은 현행 게임산업진흥법상의 위헌성을 감소시키고 표현의 자유를 보다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게임산업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1. 개정안의 요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조승래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022418)은 ① 게임과몰입·중독을 게임과몰입으로 정비하고, ② 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 이용자의 회원가입 시에만 본인인증을 거치도록 하며, ③ 자체등급분류한 게임물이 등급거부대상 게임물등에 해당 된다고 판단하는 경우 위원회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에게 지체없이 통보하고 그 등급분류의 시정·보완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임.

2. 현행 규정의 문제점

①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학계의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음에도 현행법은 ‘게임중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게임사용의 위축효과를 가져오고 있음. 이와 더불어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중독(gaming disorder) 질병코드 등록으로 인하여 게임을 통한 표현의 자유 실현에 보다 큰 위축효과가 우려됨.

② 현행법은 이용자가 게임을 이용하기 위해서 회원가입을 하게 될 경우 실명·연령 확인 및 범용 공인인증서, 아이핀(I-pin), 휴대폰 등 제한된 인증수단만을 이용한 본인인증을 거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익명으로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하여 익명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게임업체와 사용자들의 인증기술 선택권을 박탈하며, 모든 게임 사용자의 정보 수집을 강제하여 과도한 개인정보수집 및 이에 따른 개인정보보호의 문제가 있음.

③ 사행성게임물에 대한 등급분류거부제도가 헌법 제21조 제2항에서 금지하는 ‘사전검열’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논란이 있고,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 게임물에 대한 자체등급분류 제외는 청소년유해물 매체별 심의형태가 사전심의 또는 사후심의로 달라져 형평성의 문제가 있다는 등의 지적을 받아옴.[1]

3. 본 개정안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의 위헌성을 감소시키고 표현의 자유를 보다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임

① 본 개정안은 의학적 뒷받침이 부족한 ‘게임중독’이라는 용어를 삭제하고 ‘게임과몰입’이라는 용어만을 사용하여 게임이용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자제하고 게임을 통한 표현의 자유 실현을 정당한 표현의 수단 중 하나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함.

② 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 이용자의 회원가입시에만 본인인증을 하도록 하여 게임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최소한의 범위에서 수집하고, 전체 게임물 이용자의 실명을 확인하지 않도록 하여 익명표현의 자유를 보호함.

③ 게임물이 등급거부대상 게임물등이라도 사안이 경미한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요청 또는 직권으로 등급분류 결정을 하거나 자체등급분류사업자의 등급분류 결정을 취소하기 전에 자체등급분류사업자가 이를 시정할 수 있도록 하여 자체등급분류사업자에게 보다 침익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문제해결의 기회를 줌.

본 개정안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의 위헌성을 감소시키고 표현의 자유를 보다 보호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보임. 

[1] 문기탁, “게임물 등급분류의 문제점과 법적 과제”, (전북대학교 법학연구소, 법학연구 통권 제54집, 2017).

목, 2019/11/21-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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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4. 서강대학교에서 남덕우기념사업회가 주최한 “한국언론, 길을 묻다”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각계 학자·언론인들이 모여 ‘가짜뉴스, 규제해야 할까?’, ‘언론의 소유에 관한 질문’, ‘한국 언론의 당파성(정파성)’을 주제로 한 발제 및 토론이 이루어졌다. 이 토론회에서 박경신 오픈넷 이사가 아래의 내용으로 가짜뉴스 규제에 대해 발표했다.

[발제문] 가짜뉴스 규제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표현의 자유 기본원리

  • 표현의 내재적 가치
  • 표현의 도구적 가치 : 민주주의, 진실
  • 표현은 interactive 하다. 즉 청자와 화자의 ‘합작품’이다.
  • 표현의 결과는 청자의 정보처리에 의해 mediate 된다.
  • 표현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모두 화자나 정보에게 지울 수 없다.
    • 명백하고 임박한 위험의 원리(미국)
    • 민주사회에 필수불가결한 규제의 원리 (유럽)

허위주장에 대한 규제

▶ 위 기준에 비추어 허용되는 표현규제 (괄호 안은 해악)

  • 명예훼손 (제3자의 피해자 기피)
  • 사기 (청자의 재물 박탈)
  • 저작권 (저자의 잠재적 시장 박탈),
  • 폭탄헛소문법 (대중교통수단에서의 다수인들의 동시다발적 도피행위에 따른 부상, “verbal act(언사적 행위)”)
  • 위증 (재판에서의 사실확인 노력 오도)
  • 위조 (부당한 권리의 행사)
  • 아동포르노그래피 (아동성학대영상 즉 제작과정에서 아동에게 발생한 피해)
  • 혐오표현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 cf. 지배층에 대한 혐오표현?)
  • 음란물 (예외? – 합법적인 행위를 묘사한 표현물이 유통이 끼치는 해악?)
  •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선거의 공정성 – 그러나 진실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 . )

▶ 허위사실유포죄? – 보통은 “공익”, “혼란” 등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구체적인 해악이 적시되지 않음 → 위헌 및 인권침해로 받아들여짐

▶ 역사: 실제로 권위주의 정부에서 진실된 비판을 억압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됨. 예) 유신정부의 긴급조치 1호의 첫번째 신설범죄 “유언비어유포죄”

사례: 미네르바

  • 인기 경제 블로거 – 2007년 미국수출 대기업들에 유리한 고환율정책에 대한 비판
  • 한나라당 의원들의 대검 추궁 → 미네르바 구속
  • 블로그: “외환거래중단 공문 1호!” → 사실: 전화로 거래자제 요청
  • 블로그: “외환거래 중단” → 사실: 외환거래 “거의” 중단
  • 전기통신기본법 47조 “공익을 훼손하기 위해 허위의 통신을 한 죄”
  • 한 번도 집행되지 않은 법
  • 입법연혁 – 전파법 상 타인을 사칭한 통신을 금지한 규정
    • 결론: 피고인 무죄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이유” → 의도 부인)
    • 결론: 법 위헌 (“공익 훼손” 이유로 허위주장 처벌은 명확성 위반)
  • 허위의 해악 통제? 국가보위를 위한 사법권력의 동원?
    • 결과: 다음 아고라의 피폐화

국제인권기준

  • R v. Zundel (Canada, 1992): 유태인대학살 부인죄 위헌
  • Chavanduka & Choto (Zimbabwe, 2000): 군인 소요 가능성을 보도한 기자들에 대해 “대중을 동요하기 위해 허위주장 배포한 죄” 위헌
  • Minerva case (Korea, 2010): 한국정부의 외환관리 행태에 대한 블로거 논평에 대해 “공익을 훼손하기 위한 허위의 통신을 한 죄” 위헌
  • Andare (Kenya, 2017): 페북 댓글로 타인의 소녀 성착취 의혹을 날조하여 비난한 것에 대해 “의도적으로 심적 불안을 끼치기 위해 허위통신을 한 죄” 위헌

민주사회에서 부정확성의 가치 (Zundel)

  • 환경운동가가 ‘브리티시 콜럼비아주에서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있다’는 주장이 과학자들에 의해 허위로 밝혀질 것이 두려워 그 주장을 하지 못하는 것이 옳은가? 삼림산업에 악영향을 끼치더라도 말이다.
  • 인근의 원자력발전소가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말을 과학에 의해 영향이 최소한임이 입증되는 것이 두려워 하지 못해야 하는가?
  • 의사가 뇌수막염이 유행이라는 말이 허위로 밝혀질까봐 그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 옳을까?
  • 소수민족이 자신의 동료들의 상황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도 두려워 해야 할까?”

▶ 공통점: 화자가 가진 선의에 의해 형성될 수도 있는 공익의 가치

의도적인 허위의 가치 (Zundel)

  • 의도적인 허위주장도 표현의 자유를 떠받치는 가치들과 관련되어 유용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 동물학대 반대운동가가 통계를 조작하여 ‘동물학대건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면 처벌되어야 하는가?
  • 의사가 유행바이러스 대응을 독촉하기 위해 유병율과 유병지점을 조작했다면 처벌되어야 할까?
  • 예술가가 특정 사회에서는 진실에 반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주장을 한다면 (예: 살만 루시디 <악마의 시>) 처벌되어야 한는가?
  • “이 모든 주장들은 정치적 참여를 독려하는 가치가 내재되어 있다”

▶ 화자에게 있는 약간의 악의. 이것은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다투어져야 할까? 형사처벌로 다루어져야 할까?

허위사실유포죄

  • 허위와 진실은 구분하기 어렵다.
  • 과학철학: 진실은 잠정적이다. 과학은 반증할 수 있는 허구(가설)을 제시하고 반증에 실패하면서 진실의 범위를 넓혀가는 학문
  • 처벌할 정도 명백한 허위? 그런 허위라면 어떤 해악을 끼칠까?
    • 예) 지구평평론, 백신무용론
  • 대부분의 문제가 되는 허위는 진실에 가깝기 때문에 해악이 있는 것. 그러나 그 해악 때문에 검찰이 칼날이 들어간다면? 목전의 진실을 밝힐 가능성은?
    • 2012: 정봉주의 이명박 BBK주가조작 의혹
    • 2019: “다스는 이명박 소유!” 
  • 진실은 항상 숨겨져 있다. 진실이 뚜벅뚜벅 걸어나오게 만드는 것은 오직 의혹제기뿐!

허위에 대한 사회의 대응

  • 깨어있는 시민
  • 언론의 각성
  • 더 많은 사실의 공개 – 진실명예훼손죄의 폐지 + 공공데이터 개방
    • (예: 판결문 공개)
  • Marcelo Mendoza 2010년 연구 – 칠레 지진 때 트위터를 통한 재난 관련 정보교환에서 충분한 자정작용 확인

새로운 주장: 가짜뉴스가 2016년 선거를 망쳤다!

  • 가짜뉴스란? = 가짜 언론사 뉴스 (fake media’s news)
  • 2012년말 버즈피드(Buzzfeed):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등의 가짜 언론사의 페이지가 가장 많이 페이스북에서 공유되었음.
  • 2012년말 이코노미스트/유거브(Yougov): “트럼프 투표자들의 40%가 민주당이 아동성매매조직을 운영하고 있다고 믿으며, 36%가 오바마가 케냐에서 태어났다고 믿는다.
  • 시간이 흐른 뒤. . .
    • 2018년 MIT연구 – “소셜미디어에서 허위주장이 진실보다 더 넓게 더 깊게 전파된다”

진짜 문제일까?

  1. 페이스북 공유는 공유된 가짜뉴스가 진실이라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일까?
  2. 진짜 선거에 영향을 끼쳤던 뉴스는 오바마 케냐 출신설. 그러나 가짜뉴스에서 시작된 것이 아님. 공화당원들이 대통령출생증명법안을 제출하고 트럼프가 계속된 인정거부하면서 발생함. → 정치인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3. 정녕 문언상의 허위가 문제일까? 예) Alien Endorses Trump, 문재인 치매설

German social network act (2017년 3월 시행)
– 게시자에 대한 형사처벌(x)
– 플랫폼업자에 대한 벌금(O)

– 허위사실 유포죄(X)
– 기존 형법에 불법으로 정해진 정보(O)

호주 (2019년4월 시행)

  1. Failure by a service provider to notify the Australian Federal Police, within a reasonable time, that abhorrent violent material relating to conduct which is occurring, or has occurred, in Australia is accessible on a service.
  2. Failure by a service provider to expeditiously remove, or cease to host, abhorrent violent material that is accessible within Australia.
  • The changes to the Criminal Code empower the eSafety Commissioner to issue a notice giving rise to a presumption that a service provider has been reckless as to whether its service can be used to access/host material which is violent abhorrent material at the time the notice was issued, unless the service provider can prove otherwise. The receipt of a notice will in effect impose strict liability for the offence, unless a service provider acts “expeditiously” to remove the relevant material.”

JTBC 태블릿 조작설은 국민의 불신을 심화시킬까
아니면 불신하는 국민들이 믿는걸까?

나아갈 길: 진실의 재고를 키워라!

  • 진실명예훼손 폐지
  • 2015년 11월 UN 인권위원회 대한민국에 권고: "진실의 항변은 절대적이다. 공익으로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 남은 문제: 러시안 여론 조작

  • 러시아에 의한 미국 내 여론조작
  • 북한에 의한 국내 여론조작?
    • 국정원의 역할?
    • 허위사실유포죄 부활?
    • 군사독재정권의 ‘유언비어유포죄’로의 귀환?
금, 2019/11/22-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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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경신(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대학생 때부터 친구들과 논쟁했던 주제다. 부자가 될 기회를 주면서 빈자에게 인색한 자본주의, 모두가 부자되기를 포기하지만 빈자에게 따뜻한 사회주의, 어느 것이 더 우수한가. 논쟁의 결말보다 중요한 것은 인류의 행복 논쟁에서 ‘사회 내 수직이동가능성’이 정치투쟁을 횡단하면서 절대로 빼앗기지 않고 차지하는 위상이다. 우리나라의 발전경로에 비추어볼 때 이는 더욱더 중요한 의제가 되었고 이를 위한 사회경제적 혁신의 진흥은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거부할 수 없는 과제이며 여기서 인터넷 생태계의 발전은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초고속인터넷보급률이 세계 1, 2위를 다투는 인터넷 강국이면서도 인터넷 생태계의 혁신성은 허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0년 6월 스타트업 게놈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은 베이징, 상하이, 도쿄, 싱가포르에 뒤지는 20위이다. 그런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접속료이다. 서울의 IP트랜짓 가격은 파리의 8.3배, 런던의 6.2배, 뉴욕의 4.8배, LA의 4.3배, 싱가포의 2.1배, 도쿄의 1.7배를 넘고 있다. 아프리카TV의 경우 1년 영업이익에 해당하는 150억원 가량을 인터넷접속료로 낸 적 있고,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지점을 알려주는 유명한 코로나앱 ‘코백’도 인터넷접속료 부담 때문에 확장을 못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진보·보수를 가로질러 전화·우편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역대정부의 패착에 있다. 인터넷은 정보전달을 궁극적으로 크라우드 소싱하여(즉 각자가 자기 집 앞의 눈만 쓸면 모두가 온 동네를 스노체인 없이 돌아다닐 수 있다) 모두가 소액의 ‘입장료’만 내면 무료통신의 세계를 무한정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된 통신체계인데, 정보전달에 전화료나 우표처럼 과금을 해야 한다는 소위 ‘망이용료’라는 유령의 마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강제력이 있는 행정법규 또는 법률로 이 통신체계의 원리인 망중립성을 보호하고 있다. 여기에는 망사업자가 자신의 고객에게 트래픽을 전달하는 대가를 콘텐츠제공자에게 요구하면 안 된다는 내용, 즉 ‘망이용대가란 없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유럽과 달리 망중립성을 ‘가이드라인’이라는 강제력 없는 하위행정규범에 규정하고 있어 2011년 삼성스마트TV차단(KT), 2013년 카카오톡 보이스 차단(KT, SKT), 2015년 P2P 트래픽 차단(KT), 2018년 페이스북 지연 사태(KT), 2019년 넷플릭스 지연 사태(SK브로드밴드)가 연이어 발생하였고 모두 망사업자들이 ‘망이용대가’를 받아내겠다는 탐욕에서 시작된 것들이다. 그런데 정부와 정치권은 이미 2016년부터 시행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를 통해 망사업자들 사이에서 ‘망이용대가’를 시행하더니 2020년에는 ‘서비스안정화의무법’으로 콘텐츠제공자에게 전송품질에 대한 의무를 부과하였고 올해는 그 ‘전송품질 안정화의무’로서 망이용대가를 내야 한다는 법안(김영식 의원)까지 나오게 되었다.

물론 요즘 인터넷 기업들이 스스로 독점기업이 되어 사회이동 기회를 막기도 한다는 불만이 늘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사회수직이동성을 지키는 또 하나의 방식은 독점규제이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독점규제를 주장했던 리나 칸을 연방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하였다. 예측건대 인터넷 기 업들이 인터넷의 특성을 이용하여 일으킨 혁신을 제압하는 규제조치보다는 전통적 규제장치를 이용하여 인터넷의 특성과 무관하게 이루어진 행위들을 제압하기 위해 조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 반독점재판은 정통 독과점 규제를 적용해 거대기업의 강제분할을 논의할 정도로 밀도 있는 규범력을 창출했다. 요즘 논란이 되는 인앱결제 문제의 실마리도 이 방향으로 잡힐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인터넷 규제의 선봉에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관련 정치인들이 서서 독점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인터넷에 대한 규제를 펼쳐놓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진입장벽이 매우 낮다(구글이 야후를 그리고 페이스북이 마이스페이스를 밀어내는 데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 즉 사회수직이동성을 북돋는 방식으로 규제를 구사해야지, 우리나라처럼 인터넷의 장점에 수술칼을 대면 도리어 독점을 공고히 하게 된다. 망중립성을 하루빨리 법제화하여 망이용대가 논쟁을 종식시키자.

이 글은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1.08.30)

월, 2021/08/3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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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태평양 지역 40여 국의 법조인과 법조 관련 단체로 구성된 로아시아(LAWASIA)는 2020년 6월 2일부터 3주간 매주 화요일에 ‘로아시아 인권 웨비나 시리즈’를 개최했습니다. 김가연 변호사는 제2부 “코로나19 기간 중 정부 책임 : 시민의 알권리(Government Accountability during COVID-19: The Citizens’ Right to Know)”에 발제자로 참여해 한국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로아시아 인권 웨비나 페이지 바로 가기

Korea discovered its first COVID-19 case on January 20th. The Korean Centre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immediately organized a meeting with bio-medicine companies to ask them to develop test kits. The test kits became available in three weeks. Then from February 20th, the number of cases began to explode in and around the City of Daegu to nearly 9,000 cases in less than a month, making Korea one of the most dangerous countries in the world. The size and speed of the outbreak seemed to be uncontrollable. The government, however, continued to 1) rigorously trace the prospective cases, 2) test for free, and 3) treat for free, everyone regardless of nationality. The government has also implemented robust measures to coordinate closely with all cities in the curbing of the spread of the virus, including the installation of the famous drive-through and walk-through testing centers.

One of the principles for the Korean government to respond to COVID19 is full transparency. So, the Korean government disclosed not only travel routes of infected persons but also information on spreading patterns of the disease and response to it from the beginning of the disease. Our Foreign Minister Kang, Kyung-wha mentioned that the basic principles are openness, transparency and fully keeping the public informed. Korea has a very good health care system to begin with and the system is highly wired. Fully utilizing that, our government has dealt with the outbreak from the very beginning with full transparency and that’s how the government gained public trust and support. 

However, such full transparency principle had side effects, especially regarding the disclosure of the travel routes of infected persons. As each local government has already disclosed when and whereabouts of infected persons with other personal information such as gender and age, individuals are being harmed. It caused groundless accusations, speculations, ridicule, and hate speech against the patients. People even say that they are more scared of being stigmatized by the disclosure than getting infected. 

For example, a typical emergency alert says, “A 43-year-old man, resident of Nowon district, tested positive for coronavirus,” “He was at his work in Mapo district attending a sexual harassment class. He contracted the virus from the instructor of the class.” A series of alerts then follow such as where the men had been, including a bar in the area until 11:03 at night. These alerts arrive all day, every day, telling you where an infected person has been and when. You can also look up the information on the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website or local governments’ websites. This disclosure measure is carried out according to the Infectious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ct and the Personal Information Protection Act (PIPA).

On March 9, the National Human Rights Commission of Korea (NHRCK) said that “it is hard to deny the need to disclose a certain amount of information including location and time of the visit by the infected person to prevent the spread of infectious disease, but disclosing more personal data than necessary are resulting in human rights violations.”

Accordingly, the Korea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released the disclosure guidelines on March 14. According to the guidelines, the location and means of travel should be disclosed only when there is a contact of non-patient with a patient, and personal data such as the address or company name, shouldn’t be disclosed. However, the guidelines still allow the disclosure of travel routes of patients. And other personal data of patients, such as gender, last name, age, occupation, nationality, and religion, are still being disclosed. 

Although It’s necessary to disclose some information for the citizens’ right to know’s sake, we need to be careful not to violate the human rights of patients. For example, information about whether the patient entered Korea after visiting a specific country would be more important than the patient’s nationality. Likewise, more relevant is whether a person had a meal together with a patient is more important than whether the person is the patient’s spouse, daughter, son-in-law, or sister-in-law. Therefore, Korean civil society is requesting the government and the press to minimize the disclosure of unnecessary personal information that could be used to identify and stigmatize individuals.

화, 2020/06/23-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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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미루(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

지난 1월 20일, 사단법인 오픈넷은 해외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인공지능의 윤리와 데이터 거버넌스-국제적 흐름에서 데이터3법까지’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AI 윤리 점검 및 원칙에 입각한 AI프로젝트라는 주제와 AI와 데이터 거버넌스를 주제로 한 두 개의 세션으로 진행됐으며, 각 세션은 국내외 전문가들의 발제는 물론 다양한 질문과 토론이 함께하여 풍성하게 진행되었다.

[Session 1] AI 윤리 점검: “원칙에 입각한 AI 프로젝트”

첫 번째 세션은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사회 아래 ‘AI 윤리 점검: 원칙에 입각한 AI 프로젝트’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첫번째 발제는 제시카 필드 교수의 ‘원칙에 입각한 인공지능: 윤리 및 권리에 기반한 AI 원칙들에서 나타나는 합의점들’이었으며, 두번째 발제는 허버트 버커드 교수의 ’AI 윤리의 윤리학’이었으며, 마지막 발제는 마르셀로 톰슨 교수의 ‘노력, 설계와 책임’이었다.

제1발제: 제시카 필드(Jessica Fjield)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사이버법클리닉 교수

“원칙에 입각한 인공지능: 윤리 및 권리에 기반한 AI 원칙들에서 나타나는 합의점들”

제시카 필드 교수는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서 여러 공동저자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던 “원칙에 입각한 인공지능: 윤리 및 권리에 기반한 AI 원칙들에서 나타나는 합의점들”을 발표했다. 몇 년에 걸쳐 총 36개의 문헌을 검토한 연구진은 AI 윤리에 원칙 혹은 표준을 적용해보자는 원칙하에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바라며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후 사회 각층은 물론 여러 정부, 국제 시민사회, 정부간 기구 등을 통해 발표된 여러 AI 원칙을 연구하여 크게 여덟 가지 윤리 원칙에 대한 공통의 인식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여덟 가지 윤리 원칙은 1) 프라이버시 2) 책임성 3) 안전과 안보 4) 투명성과 설명 가능성 5) 형평성과 차별금지 6) 인간에 의한 기술 통제 7) 전문성이 가지는 책임성 8) 인권증진이다. 필드 교수는 각 원칙들은 세부적이고 다양한 내용들을 포함하지만, 위 여덟 가지 큰 원칙이 지금까지 발표 된 대다수의 AI  원칙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 외에도 여러 주요 의제들이 있으나, 보다 자세한 내용은 보고서 참조). 앞서 언급된 원칙들은 ‘빅데이터 시대’, ‘AI 기술의 도입’과 함께 지속적으로 문제시 되어왔던 내용들로 원칙적인 선언에 가깝다. 필드 교수는 해당 보고서가 원칙을 주로 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윤리(ethics)’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음을 한계로 지적했다.

제2발제: 허버트 버커트(Herbert Burkert) 스위스 성갈렌대학교 법대 교수

“AI 윤리의 윤리학”

AI 윤리의 윤리학이란 주제로 발제를 이어나간 허버트 버커트 교수는 발제에 앞서 도덕(Moral)과 윤리(Ethics)의 개념을 구분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도덕은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가의 영역이며, 윤리는 이론적 담화, 즉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의 큰 주제였던 AI 윤리 원칙이 자세한 행동 규정이라기보단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원칙적 이야기임을 강조한 것이다.

허버트 교수는 익숙한 여러 그리스 신화를 예시로 들며 발제를 시작했다. 우리는 보통 판도라를 ‘절대 열지 말라’고 했던 상자를 열어 인류에게 재앙을 안긴 ‘나태하고 장난끼 많은’ 여성으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한 조사에서는 이 신화가 와전된 것임을 밝혔다고 한다. 본래 판도라는 ‘가이아’, ‘대자연’으로 불리던 존재로 인류에게 나쁜 것뿐 아니라 좋은 것도 주었던 존재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방식으로 판도라를 기억하게 된 배경에는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의 변화를 위해 여성 혐오 시각이 더해져 신화를 바꿔 전달했을 수 있다고 한다. 허버트 교수는 이 일화를 통해 사회적 원칙, 윤리라는 것이 당시 시대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따라서 윤리 원칙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인류가 행동함에 있어서 어떤 것들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버트 교수는 정작 윤리 강령이 놓치는 것은 실제 원칙들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했을 경우임을 이야기하며 AI 윤리와 기술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하는데 비해 정작 충돌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상황에 따라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할지, 원칙들 간에 충돌이 발생했을때 어떤 규칙을 따라야 할지 정의할 수 있는 법적 개입 혹은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윤리강령에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비판을 할 수 있는 도구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3발제: 마르셀로 톰슨(Marcelo Thompson) 홍콩대학교 법대 교수 

“노력, 설계와 책임”

마르셀로 톰슨 교수는 ‘노력, 설계와 책임’을 주제로 1세션의 마지막 발제를 맡았다. 톰슨 교수는 AI 발전이 우리 가치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AI가 발전함에 따라 어떻게 인공지능을 활용할지에 관한 규범을 만드는데 어떤 영향을 가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톰슨 교수는 여러 원칙들 중에서도 ‘책임성’에 집중했고, 내용 규제에서의 플랫폼의 권한과 역할에 대한 예시를 자세히 다루었다.

예를 들어 내용 규제와 플랫폼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결과물에 대한 책임, 기술이 만들어 내는 산출물이나 여파가 아니라 해당 결과가 나오는 과정과 AI 솔루션이 만들어지기까지 투여된 노력 등에 더 방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톰슨 교수는 지금 유럽의 내용 규제는 문제시되는 콘텐츠가 특정 플랫폼에 게시되어 있다면 그 콘텐츠의 문제 여부나 평가 과정 등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해당 콘텐츠가 계속 게시되어 있느냐 아니냐만으로 처벌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플랫폼 운영자들이 게시물을 ‘우선 내리고 보자’는 식으로 반응하게 만들 가능성을 강조한다. 그 결과 톰슨 교수는 결과 기반의 책임성 여부가 아닌 노력 기반의 책임성 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해당 플랫폼이 충분히 노력을 들였고, 대응 과정에서 합리적 노력을 했다면 이런 노력을 인정해 법적 규제의 수준을 달리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도 마찬가지로 AI 규범과 규제, 법적 제도 등을 만드는데 있어 단순히 설계 결과물을 평가할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향후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했는지, 그리고 법적 책임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합토론

이어지는 종합토론에서는 말라비카 자야렘 디지털아시아허브 소장이 원격으로 참여하여 발제에 여러 질문을 던졌다. 자야렘 소장은 개인적 선택과 구조적 문제가 연결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해당 세션의 핵심이라며 개인의 도덕적 일탈의 수준에서 문제를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제도적이고 구조화된 윤리 의식이 중요하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졌다. 또한 계속해서 AI 윤리 원칙에 대한 논의를 나누고 있지만, 그것이 실제 우리의 현실을 개선할 순 있을지, 각 국가와 사회가 가지는 문화・규범적 특징, 맥락에 의해 다르게 반영될 때, 우리가 원칙이란 이름으로 이를 공통의 인식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 등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상욱 한양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우리가 흔히 언급하는 ‘AI 윤리’가 굉장히 추상적인 경우가 많아 그것이 잘 지켜졌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특히나 AI 기술의 발전과 활용에 있어 어느 정도로, 어떤 방식으로 규제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도 아직 모호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제도적 규제를 도입할 때는 각 국가별 문화 등을 반영하여 규제조항을 아주 구체적으로 만든 후 도입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에 더해 AI 윤리 원칙에 대한 중심적인 키워드보다 실제 키워드 사이에 어떤 경쟁들이 존재하는지 이런 갈등을 어떤 방식으로 논의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와 관련한 논의가 부가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최은필 카카오 연구위원은 AI 기술 역시 사람이 중심이 되는 기술이며,  AI 사회 구성원들이 기술과는 다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기본적인 원칙과 규범을 지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나 알고리즘의 활용 등으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강조됨에 따라 기업의 숙제와 책임에 대한 요구도 늘어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으로 현재 원칙이 담아내지 못하는 부분들이 증가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사회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더 나은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를로스 아폰소 데 수자 리오기술과사회연구소 소장은 현재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함에 있어 로봇공학에서의 인공지능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말하는 인공지능 원칙이 무엇에 기반해 있는지, 이전 규제 등을 통해서 무엇을 배웠는지 등을 성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의 인공지능 논의 맥락에서 우린 좀 더 단순한 상황에 대한 질문을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으며, 가령 AI 스마트로봇에 새로운 법인격을 부여하여 누가 해당 법인격의 책임자가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이 인공지능의 완전한 관리자가 되기 위해 어떤 시스템을 가져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더해 인공지능으로 인한 이익뿐 아니라 그 반대의 경우, 즉 부정적인 결과가 도출 되었을 때 사람이 시스템의 일부가 되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Session 2] AI와 데이터 거버넌스

두 번째 세션 역시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사회하에 ‘AI와 데이터 거버넌스’를 주제로 진행됐다. 그레이엄 그린리프 교수, 클라우디오 루세나 교수,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가 발제했다. 이들은 GDPR을 중심으로 데이터 시대의 개인정보보호를 중심으로 다루었으며, 현재 한국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가명정보 처리’에 대한 주제까지 포괄했다.

제1발제: 그레이엄 그린리프(Graham Greenleaf)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법·정보시스템학과 교수(원격 참여) 

“연구, 통계, 기록보존 목적의 가명정보 처리: 한국이 EU회원국 입장이라면?”

그레이엄 그린리프 교수는 ‘연구, 통계, 기록보존 목적의 가명정보 처리: 한국이 EU회원국 입장이라면?’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그는 한국이 EU회원국일 경우로 가정하고 GDPR에 어떻게 적용을 받는지,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과는 어떤 점이 다른지 등을 중점적으로 이야기 했다.

그린리프 교수는 가명처리를 했다고 해도 여전히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가명처리가 되었다고 해도, 해당 데이터의 익명성을 완전히 보장할 수 없고, 익명정보에 비해 개인식별의 위험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물론 GDPR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아카이빙, 역사적 과학적 연구 목적, 통계 목적의 활용은 양립가능성을 인정하여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처리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는 하지만, 모든 경우에 예외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양립가능성이 인정된다고 해도 정보주체의 권리를 무시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에서 첨예하게 논의되고 있는, ‘과학적 연구에 상업적 연구를 포함해도 되는가?’에 대해서도 다뤘다. 그린리프 교수는 특정 과학적연구방법을 쓴다고 하더라도, ‘해당 연구사업이 그 분야에서 방법론 및 윤리적 차원에서 모든 기준을 만족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반적 상업연구, 예를 들어 시장조사와 같은 연구는 상업적 목적에 입각한 것으로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가명정보처리 및 활용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가명처리된 개인정보 출판의 위험성, 민감정보 활용시 정보주체의 권리 침해의 위험성 등을 강조했다. 또한 GDPR에서 공익적 목적을 위한 정보 활용의 제한을 많이 풀어두기는 했지만, 그게 모든 것을 해도 된다는 허가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유럽과 한국의 문화적, 사회적 맥락이 다른 만큼 세부적인 사항은 한국적 맥락에 맞춰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발제를 마쳤다.

제2발제: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

“데이터3법의 문제점”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는 얼마 전 국회를 통과한 ‘개인정보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발제를 이어나갔다. 오병일 대표는 현재 대한민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이 유럽 GDPR에 비추어 미흡한 점이 많으며, 이로 인해 정보주체의 권리가 침해되고, 개인정보 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든 구조임을 거듭 강조했다.

오병일 대표는 현재 개인정보보호법이 정의하는 개인정보의 범위가 매우 좁은데, 이 경우 ‘개인정보’로 인정되지 않아 제대로 보호되지 않는 데이터가 발생할 수 있음은 물론, 현재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 범위에 대한 해석이 애매모호해질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함을 지적했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과학적 연구’에 대해서도 가명처리된 개인정보의 상업적 활용, 제공, 결합을 폭넓게 허용하여 대기업 사이에 고객정보의 무한 공유 및 이에 따른 개인정보 남용 및 유출 위험성이 커짐을 강조했다.

특히나 이번 법 개정에서는 개인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정보주체의 권리 조항이 제대로 포함되지 않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도 미흡하다고 강조했다. AI와 빅데이터를 이야기 할 때 개인정보보호중심 설계 및 기본 설정, 프로파일링 권리 보장 및 규제의 부재, 개인정보 영향평가 등 다수 정보주체의 권리 보장 조항이 누락된 점은 특히나 문제라며 발제를 마쳤다.

제3발제: 클라우디오 루세나(Claudio Lucena) 브라질 파라이바 주립대학교 법대 교수 

“프라이버시 친화적 데이터연계 방식과 GDPR”

클라우디오 루세나 교수는 “프라이버시 친화적 데이터연계 방식과 GDPR”을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브라질의 개인정보보호법 및 데이터 활용 상황도 공유했다. 루세나 교수는 브라질에서도 GDPR이 골든 룰(Golden Rule)처럼 표준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개혁이 아닌 단순히 데이터보호 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했다.

루세나 교수는 데이터 활용과 관련하여 데이터를 재생산 가능한, 민감한 생필품이라고 정의했다. 디지털 경제 생산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활용하여 정책을 개선하거나 더 나은 정책을 만들 수 있다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 주장했다. 따라서 데이터 접근권 및 사용권 자체를 막는 건 경제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동시에 데이터 자체가 ‘나’라는 존재는 될 수 없지만 오늘날의 데이터는 우리 자신을 대변하는 인격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절대적인 접근과 사용을 허가하는 것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도 결국 옳은 방법이 아님을 강조했다.

루세나 교수는 브라질의 데이터보호법과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 모두 민감정보에 대해 정의하고 있는 반면, GDPR은 민감정보에 대해 명시적인 조항을 가지고 있지는 않음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GDPR을 통해 전반적 데이터 보호 기준이 강화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브라질 법의 경우 상업적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는 경우를 매우 자세히 다루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기초연구가 아닌 상업적 연구의 경우 브라질은 민감정보를 기반으로한 연구는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공을 위한 연구의 경우 예외가 되는데, 다만 활용과 보호 사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브라질 법의 경우 세세한 조항으로 언급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외에도 단순히 법적 규제 만으로는 이런 문제를 전반적으로 다룰 수 없으며, AI 거버넌스 등 다른 일련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치들을 더해 전 세계적 틀을 구성하여 정보주체의 권리를 잘 담아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발제를 마쳤다.

종합토론

이날 토론자로 함께 한 이대희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데이터가 엄청난 가치를 지니게 됨으로써 데이터 활용에 대한 위험성 지적과 함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문제들이 야기되었다고 한다. 그는 데이터의 활용과 보호에 균형을 맞춰야 함을 강조하며, 보호만 강조하면 결국 활용이 힘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에 대해서도 인공지능과 관련한 조항이 없음을 강조하며, 개인정보보호법을 데이터 활용에 보다 초점을 맞춰 개정하고, 이와 동시에 정보주체의 권리도 보다 확대되어야 한다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김가연 오픈넷 변호사는 ‘가명정보’에 초점을 맞춰 토론을 진행했다. 김가연 변호사는 이번 법 개정으로 기업들이 가명정보를 편히 쓸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은 활용과 보호를 둘 다 놓친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특히나 대한민국의 경우 주민등록제도와 실명제 등 가명정보 처리를 했다고 하더라도 재식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안전장치도 함께 강화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다 놓쳤음을 강조했다. 이후 시행령 제정 등의 과정 역시 이런 논의들로 쉽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다. 김가연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정의하는 과학적 연구의 범위가 어디까지 해당 할지에 대한 질문으로 발제를 마무리했다.

이호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지능정보사회정책센터 센터장은 현재 세계적 논의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각각의 인공지능 원칙들이 충돌할 때에 이를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서비스의 활용 측면에 있어서도 계층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득격차, 학력격차 등 개인정보를 제공하고도 서비스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거나, 아예 제공 자체를 원천 차단하여 어떤 서비스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초국가적 시장이 생기고, 그 안에서 정부, 시민사회, 기업 등 모든 것들이 섞여 있어 새로운 프레임이 계속 생겨남에 따라 이를 이야기할 수 있는 국제적 협약이 필요하다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이후 종합토론에서는 플로어의 청충들까지 토론에 참여하여 앞서 논의됐던 주제들은 물론, 정부 규제와 기업의 입장, 노동 시장에서의 인공지능 도입으로 인한 문제 등으로까지 주제를 확장하며 열띤 논쟁이 이어졌다.

토, 2020/02/08-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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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19. 12. 13.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신창현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3925)에 대한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위 개정안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하 “아동음란물”) 범죄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전담기구 설치 및 실태조사를 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실존 아동이 등장하지 않는 만화, 애니메이션 등 ‘가상아동음란물’의 판매·대여·배포·제공까지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 부분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형벌 비례성의 원칙에 위반되므로 반대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아청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1. 주요내용

○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판매ㆍ대여ㆍ배포ㆍ제공에 대해 하한규정을 마련해 3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처벌을 강화하고,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범죄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전담기구 설치와 정기적인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관련 범죄에 대해 실태조사를 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하고자 함(안 제48조의2 신설 등).

2. 반대의견

가. 서론

○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하 “아동음란물”) 범죄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전담기구 설치 및 실태조사를 할 수 있는 근거 규정 마련에는 찬성하지만, 실존 아동이 등장하지 않는 ‘가상아동음란물’의 판매·대여·배포·제공까지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형벌 비례성의 원칙에 위반되므로 반대함.

나. 아동음란물의 정의와 표현의 자유 침해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청소년성보호법”) 제2조는 아동음란물을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음. 그리고 2015년 헌법재판소는 구 청소년성보호법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실제 아동·청소년으로 오인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사람이 등장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합헌 해석을 한 바 있음(2015. 6. 25. 2013헌가17·24, 2013헌바85(병합)).

○ 헌법재판소의 해석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월 대법원은 교복을 입은 캐릭터가 성행위를 하는 애니메이션이 아동음란물에 해당된다고 판단하는 등 법원은 실존 아동이 등장하지 않는 만화, 애니메이션 등에 대해서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음란물 관련 조항을 적용해 처벌하고 있음.

○ 실존 아동이 등장하는 아동음란물의 경우 제작 과정에서 해당 아동에 대한 성폭력과 성착취가 이루어진 것이므로 당연히 다른 아동성범죄의 경우와 같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하지만, 만화, 애니메이션, 성인 배우를 사용한 가상아동음란물의 경우에는 피해 아동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아동성범죄와 동일하게 처벌해서는 안될 것임. 또한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어떤 표현이 금지되는지가 명확해야 하며 이는 특히 형사처벌 조항의 경우 더욱 그러함. 그런데 현재 청소년성보호법 정의 조항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해석이 엇갈리는 등 불명확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음이 명백함.

다. 형벌 비례성의 원칙 위반

○ 법치국가의 개념은 범죄에 대한 법정형을 정함에 있어 죄질과 그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 사이에 적절한 비례관계가 지켜질 것을 요구하는 실질적 법치국가의 이념을 포함하고 있으며(헌재 1992. 4. 8. 90헌바24),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할 때는 형벌 위협으로부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10조의 요구에 따라야 하고,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함(헌재 2003. 11. 27. 2002헌바24). 또한 입법취지에서 보아 중벌(重罰)주의로 대처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그 가중의 정도가 통상의 형벌과 비교하여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잃은 것이 명백하다면, 그러한 입법의 정당성은 부인되고,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반하여 위헌적인 법률이 될 것임(헌재 2001. 11. 29. 2001헌가16).

○ 위에서 보았듯이 현재의 아동음란물 범죄 관련 조항은 가상아동음란물을 아동음란물과 동일하게 처벌하고 있어 형벌 비례성의 원칙에 위반되어 위헌적인 법률임. 그런데 본 개정안은 이러한 위헌성에 대한 고려 없이 형을 더욱 가중시켜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잃게 하고 있음.

라. 결론

○ 신창현의원 대표발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만화, 애니메이션 등 실존 아동이 등장하지 않는 가상아동음란물에 대한 예외를 두지 않고 모든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범죄의 처벌을 강화하는 안으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형벌 비례성의 원칙에 위반되므로 반대함.

목, 2019/12/19-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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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2. 6.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2019 한국인터넷윤리학회 추계학술대회 <뉴미디어와 인터넷 윤리>에서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가 “가짜뉴스 규제론의 위험성”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토론문] 가짜뉴스 규제론의 위험성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허위정보의 유포는 역사적으로 늘 존재하여 왔으며 새로운 경향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허위정보가 ‘가짜뉴스’라고 이름 붙여지며 그 폐해가 더 문제시되는 것은 사회적 양극화와 더불어 인터넷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정보의 전파력, 영향력이 더욱 강해졌고 이로써 빠른 의제 선점, ‘정보 전쟁’이 보다 치열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허위정보는 일정한 폐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허위정보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사람들의 사상이 조작, 왜곡되고, 강자들의 권력을 공고화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강제 규제일 필요는 없으며, 또한 모든 표현물 규제 원칙이 그러하듯, 막연한 해악 발생의 가능성만으로 규제가 정당화될 수도 없다.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에 비례하여 설정된 더욱 엄격한 제한 원리, ‘명확성의 원칙’,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 등이 준수되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가짜뉴스 규제들이 이러한 원칙을 준수하는 것일까.

우선, 규제 대상 정보의 정의 규정이 불명확하다. 가짜뉴스 규제 법안들은 대체로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거짓 또는 왜곡된 사실”을,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의 정보를 규제 대상 정보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라는 목적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한정적 개념이 될 수 없다. 인간의 모든 표현행위는 수신자를 전제하고 이루어진다는 면에서 목적성을 띠고, 공적 사안에 대한 표현은 대부분 궁극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적 방향성이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이루어질 것이며, 오히려 이를 목적하지 않은 표현을 분류해내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다.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 역시, 어디까지가 ‘언론’이고 ‘보도’인가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불명확하다. ‘언론보도’가 법에 따라 등록한 언론사만의 전유물은 아니기 때문에, 일반 시민 누구나 팩트 전달, 자료 분석, 기사 퍼나르기 등 ‘언론보도’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근거가 부족하거나 오류가 있는 사실이 적시될 수도 있다. 개정안들에 따르면 타 언론사를 사칭함이 없이 일반 시민이 이러한 언론활동을 하는 것, 혹은 언론보도의 형식을 취하거나 기존 보도 이미지에 합성을 한 유머나 패러디까지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으로써 규제 대상으로 삼아 일방적으로 차단하고 형사처벌할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한편, ‘허위정보’가 무엇인지, 누가 이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인지의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다. ‘내가 하면 진짜뉴스, 남이 하면 가짜뉴스’라는 말이 떠돌 정도로,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모두가 서로의 반대 진영에서 나오는 정보들을 가짜뉴스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 세태가 되었다. 어떠한 표현에서 ’의견‘과 ’사실‘을 구별해내는 것부터가 매우 어렵고, 객관적인 ‘진실’과 ‘허위’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 역시 어렵다. 대개 일정한 사실의 주장자가 당시까지 해당 사실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면 ‘허위’로 분류되는 경우도 많고, 사실의 존재는 증명하기 어렵거나 증거를 가진 측에 의하여 조작·은폐되어 끝내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법원의 판결 역시 어떤 사실에 대하여 당시까지 진실 증명 혹은 유죄의 증명이 없다는 점만을 판단하는 것일 뿐, 어떠한 사실이 명백히 허위라거나 피고인의 범죄사실에 대한 결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법원의 판결과 다른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도 상당히 자주 일어난다. 한편, ‘허위정보’를 결정하는 주체가 방통위, 방심위, 선관위 등의 국가권력이 된다면 이는 곧 헌법이 가장 경계하고자 한 국가의 표현물 ‘검열’과 다름없다. 즉, 누구도 ‘허위’와 ‘진실’을 종국적으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내용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행위를 함부로 규제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렇듯 가짜뉴스 규제 법안들은 대상 정보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문제가 많은데, 그에 대한 조치는 매우 광범위하고 강력하게 규정되어 있다. 개정안이 규정한 조치들은 ① 가짜뉴스를 유통한 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 ② 가짜뉴스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의 불법정보에 추가하여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으로 유통을 금지시킬 수 있는 정보로 규정, ③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임시조치 대상 정보에 추가하여 이용자들의 신고로 차단할 수 있는 정보로 규정, ④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자신이 운영,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가짜뉴스가 유통되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삭제, 차단할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논의한대로 ②와 같이 가짜뉴스를 행정기구의 판단에 따라 유통을 금지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 삼는 것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할 소지가 높고, 이에 ‘형사처벌’을 규정하는 것은 위헌성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임은 두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또한 위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규제 대상 정보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이상, ③, ④와 같이 가짜뉴스를 일부 이용자들의 신고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판단에 따라 함부로 유통을 차단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 규정해서도 안 된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즉, 정보의 유통을 매개하는 인터넷 사업자에게 유통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의무나 차단 의무를 부과하는 규율은 사업자가 제재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논란의 소지가 있는’ 정보들을 차단하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한다. 이는 결국 사업자들의 과차단, 과검열을 부추기고 합법적인 정보까지 차단되어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또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삭제, 차단할 수 있는 하나의 정보 단위에는 무수하고 다양한 표현 내용이 공존하며, 허위로 판정된 내용은 극히 일부분일수도 있다. 예를 들면 1시간 짜리 동영상에 허위정보가 5분 내외로 존재해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동영상 전체를 삭제, 차단할 수밖에 없고 나머지 문제없는 표현들마저 부당하게 금지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다.

최근 입법자들이 규제하고자 열을 올리는 ‘허위정보’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이미 과도한 표현물 규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가진 허위정보는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규율되고 있다. 특정 개인에 대한 허위사실의 유포로 개인의 인격권이 침해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정보라면 명예훼손죄 법제와 임시조치 제도로 규율된다. 기존 언론의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언론중재법상의 정정보도 등의 제도가 있다. 선거의 영향을 미치는 허위정보 역시 공직선거법상 후보자에 대한 허위사실공표죄,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정보 삭제명령 제도로 규제된다. 금융 피싱 등의 정보는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2항으로 규율된다.

결국 현재 규제의 사각지대라고 말하는 ‘가짜뉴스’는 ‘사회통합을 저해하거나’, ‘사회질서를 혼란’하게 하거나 ‘공익을 해한다’는 추상적인 해악을 가진 공적 사안에 대한 허위정보인데, 이는 결국 일명 ‘허위사실유포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1] 이유와 같은 취지 – 명확성 원칙 위반과 불명확성으로 인한 정치적 남용 위험 – 에서 위헌적이라고 평가될 수밖에 없다.

물론 재난 등의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 신체적 안전에 급박한 위해를 가져올 수 있는 허위정보나,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선동할 수 있는 허위정보는 규제 필요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는 각각 특별한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혹은 혐오표현 규제의 관점에서 논할 일이지, 일반적인 ‘허위정보’ 규제의 관점에서 논의될 것은 아니다.

2018년 1월, EU 집행위원회는 HLEG(the High Level Expert Group)라는 전문가 자문기구를 발족하고, 가짜뉴스와 온라인 허위정보에 대한 정책 및 대응 방안을 자문했다. 이에 따라 HLEG가 발행한 보고서[2]에서는, 어떤 형식으로든 공적, 사적 ‘검열’의 방식은 지양되어야 하며, 단기적 대응보다 장기적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① 온라인 뉴스의 투명성을 향상, ②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 ③ 이용자와 언론이 허위정보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 마련, ④ 뉴스 미디어 생태계의 다양성과 지속성 보장, ⑤ 허위정보의 영향력과 조치에 대한 지속적 연구 장려를 주요 대응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진실은 권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정보 간의 신뢰성 경쟁을 통해 스스로 그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즉, 진실이 꽃피우기 위해서는 허위정보가 존재는 필연적이다. 허위정보가 사람의 사상과 사상의 자유시장을 왜곡한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방적인 정보 차단, 유포자 처벌과 같이 특정 사상을 탄압하고 사상의 자유에 직접 개입하는 강제적, 억제적 규제를 채택하는 것은 모순적이다. 정보의 바다에서 시민들이 스스로 보다 신뢰성 있는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양질의 정보가 보다 많이 흐르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진흥 정책 등의 장기적인 대응만이 가짜뉴스의 폐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1]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 위헌소원 (2010. 12. 28. 2008헌바157, 2009헌바88)

[2] “A multi-dimensional approach to disinformation – Report of the independent High level Group on fake news and online disinformation” (European Commission, March 2018) https://ec.europa.eu/digital-single-market/en/news/final-report-high-level-expert-group-fake-news-and-online-disinformation

금, 2019/12/20-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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