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규제 완화? 경제단체는 국민 생명 언제 챙길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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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1500명에 달하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세계 유례없는 기업의 화학물질 사고였다. 이러한 화학사고들이 계기가 되어 화평법, 화관법과 같은 화학물질 안전 관련 법안들이 만들어졌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우리나라는 세계 유례없는 화학물질 참사들을 겪었습니다.
피해자 6,616명, 사망자 1,452명에 이른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5명의 사망자와 수 천명의 피해자들이 발생한 구미 불산 사고가 그것입니다. 이 사고들은 우리 사회에서 다시 일어나서는 안되는 끔찍한 재앙이었고, 이 사고들이 계기가 되어 화학물질의 사용과 관리에 대한 제도들이 재편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화학사고를 일으킨 당사자인 기업과 경제단체들이 반성과 대책 마련은 커녕,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된다며 화학물질 안전 관리 수준의 완화를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6일 경제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화평법(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규제 완화를 또 다시 요구한 것입니다.
최소한의 안전도 못 챙기겠다는 기업들
이미 정부는 일본 수출 규제 사태 이후 화학물질 인허가 기간 단축 등 경제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준 바 있습니다. 그런데 경제단체는 이 것만으로 부족하다며, 규제 자체를 대폭 완화하는 법률 개정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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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화평법, 화관법을 비롯한 규제들의 완화를 요구했다. 출처 : 서울신문[/caption]
화평법, 화관법은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기본적인 수준의 가이드라인 입니다. 이 법들이 모델로 했던 유럽의 리치(REACH. 2007년 발효된 유럽연합의 신 화학물질관리제도)보다 10년 뒤쳐진, 수준도 수위도 훨씬 못 미치는 법입니다. 화학사고로 기업의 존폐까지 좌우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한 미국에 비해서도 강력하지 않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기업들은 단편적인 정보만을 선별해 국내 화학물질 규제가 선진국의 규제보다 강력하다고 억지 논리를 펼치며 법 완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제단체의 이러한 행태는 사실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화평법, 화관법 재개정 당시에도 경쟁력 운운하며 법을 누더기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국회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이후, 여야 합의를 토대로 관계 부처, 산업계, 시민사회, 전문가들의 수 차례에 걸친 협의를 바탕으로 법안을 재개정했으나, 준비가 안되었다며 지금껏 규제완화만을 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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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평법, 화관법의 모델이 된 유럽의 리치 제도. 화평법, 화관법이 경제계의 요구로 누더기가 되며 리치보다 한참 낮은 수위로 법안이 만들어졌다. [/caption]
화학물질 규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화평법과 화관법은 수 많은 이름 없는 피해자와 노동자들의 죽음 위에 만들어진 법입니다. 이 법들을 통한 화학물질 규제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규제완화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더 이상의 화학물질 사고를 막기 위해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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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평법 화관법은 이름 없는 피해자들의 희생 위에 만들어진 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 시민들은 생활화학제품이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 지난해부터 환경운동연합은 팩트체크 캠페인을 통해 생활화학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기업들에게 전성분을 공개하는 캠페인을 진행해 왔으며, 그 결과 12개 업체의 전성분 공개를 이끌어 냈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 환경부는 기업이 제출한 자료에 대한 2단계 검증하는 체계로 1단계는 성분의 명칭과 CAS번호 등 잘못된 정보가 없는지 자료 적합성을 평가하고, 2단계로 동종 제품군에 대한 기업별 성분제출 충실도를 비교해 운영할 계획이다 ⓒ 환경부[/caption]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 해당 제품은 10종의 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각 물질들은 복지부의 관리 기준에 따라 1종 세척제에 사용가능한 물질로 포함되어 있다. (제공 : 한국미라클피플사)[/caption]
▲ 세처적제의 종류 (제공: 식약처)[/caption]
▲ 독성 정보 확인 결과 모든 건강 유해성 정보는 ‘자료 없음’으로 확인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caption]



▲ 헨켈이 한국시장에서 판매하는 주요 제품들 ⓒ 네이버 지식백과[/caption]
▲ 지난 29일, 헨켈은 공문을 통해 전성분 공개하고 있음을 환경운동연합에 알려왔다. ⓒ 헨켈홈케어코리아[/caption]
▲ 헨켈의 액체세제인 퍼실 파워젤에 포함된 성분과 각 성분의 기능을 확인할 수 있다 ⓒ 헨켈홈케어코리아[/caption]

‘유니레버 본사의 제품 향료 성분 공개’에 대한 유니레버코리아(주)의 입장ⓒ 환경운동연합[/caption]
글로벌 생활용품 업체 유니레버의 인종차별적인 내용으로 논란이 된 도브 제품광고 캡처ⓒ 트위트 제공[/caption]







23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서울 강남에 위치한 GS본사를 찾아 ’가습기살균제 참사 책임기업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 가습기살균제네트워크[/caption]
피해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GS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가습기살균제네트워크[/caption]




▲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아래 피해자들)이 국회로 향했다.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아래 진상규명법)'과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아래 피해구제법) 개정안의 통과를 호소하기 위해서다.[/caption]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아래 가피모) 회원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 전국네트워크(이하 가습기넷) 활동가들은 지난 6월 26일 SK를 시작으로, 가해기업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엄벌을 촉구하는 시리즈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6일 국회에서 18번째 시리즈캠페인이 열렸다.
'진상규명법'은 세월호와 가습기살균제라는 두 사회적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을 방지하자는 목적에서 발의되었다.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어 지난해 11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이 법안은, 11월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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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아래 피해자들)이 국회로 향했다.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아래 진상규명법)’과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아래 피해구제법) 개정안의 통과를 호소하기 위해서다. ⓒ 가습기넷[/caption]
'피해구제법 개정안'은 가해기업의 추가배상과 피해자 구제확대 등을 골자로, 부족한 현행법을 보완하는 취지다. 환경운동연합 정미란 부장은 "최근 문건에서 드러난 바 있듯이, 박근혜 정부의 조직적인 방해와 여당이던 새누리당의 비협조로 진상규명 작업은 벽에 부딪치곤 했다"고 설명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도 "세월호와 가습기살균제 참사 모두 진상규명이 되어야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재발을 우려하는 시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피해구제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현행 법안이 사실상 반쪽짜리"인 만큼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7일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바람도 있었다. 미국정부가 WTO에 제기한 가습기살균제 성분 규제완화조치를 철회해달라는 것이다. 한 참여자는 "대한민국을 뒤흔들어 놓았고, 신고된 환자만 1200명이 넘는 참사를 미국정부가 모르는 것이냐"며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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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바람도 있었다. 미국정부가 WTO에 제기한 가습기살균제 성분 규제완화조치를 철회해달라는 것이다. 한 참여자는 “대한민국을 뒤흔들어 놓았고, 신고된 환자만 1,200명이 넘는 참사를 미국정부가 모르는 것이냐”며 한탄했다. ⓒ가습기넷[/caption]
지난 10월 9일 우원식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미국정부는 WTO를 통해 가습기살균제 원료로 사용된 CMIT/MIT의 '스프레이형제품사용'을 제한하는 환경부의 조치를 완화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정부의 공식 피해접수창구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의하면 2017년 11월 3일까지 신고된 피해자는 모두 5893명이다. 이 중 사망자는 21.6%인 1271명이다. 이 캠페인은 매주 월요일 낮 12시에 계속된다.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지난해 가습기살균제 이어 '페브리즈' 유해성 논란이 일자 P&G는 전성분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출처: KBS 화면 캡처)[/caption]
▲ 2017.10 한국 P&G는 영업 기밀에 해당하여 공개가 어렵다고 공문으로 답변이 왔습니다 (출처: P&G)[/caption]

▲ 2017.10 한국 P&G홈페이지에 공개된 페브리즈 성분 (출처: P&G)[/caption]
▲ 2017.10 한국 P&G홈페이지에 공개된 페브리즈 성분 (출처: P&G)[/caption]
▲ 2017.10 환경부가 17개 생활화학제품 제조·수입·유통업체가 단계적으로 생활화학제품 전성분 공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17개 업체중 피앤지가 포함되어 있다. (출처 : 환경부 보도자료)[/caption]



















































○ 오늘(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회적 참사법)’이 통과됐다. 그 동안 가습기살균제 참사 해결을 위해 활동해온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사회적 참사법이 국회에서 제정된 것을 환영한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319일 3년 7개월만이고,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정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지 6년 3개월 만이다.
○ 2017년 11월 17일 현재 정부에 신고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5,918명이고 이 중 21.6%인 1,278명은 사망했다. 지난해 20대 국회가 첫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활동을 수행한 바 있다. 하지만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피해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았고, 당시 정부와 여당의 방해와 비협조로 90일간의 국정조사는 제대로 된 진상규명 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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