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아동위] 아동인권위원회 소식 – 유엔 Privacy 특별보고관 방한에 따른 추가보고서 작성 소식 외

지역

[아동위] 아동인권위원회 소식 – 유엔 Privacy 특별보고관 방한에 따른 추가보고서 작성 소식 외

admin | 화, 2019/10/22- 02:11

아동인권위원회 소식

조은호 신입회원

안녕하세요. 민변 신입 회원인 조은호입니다. 저는 평소 청소년, 아동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아동인권위원회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아동인권위원회 TF 활동에 참여한 덕분에 아동인권위원회 활동을 민변 회원 여러분께 소개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지난 7월 15일부터 26일까지, 유엔 Privacy 특별보고관의 방한이 있었습니다. 특별보고관은 7월 26일 방한에 대한 Statement를 발표했는데 시민단체가 지적한 아동의 프라이버시권과 침해에 대하여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였습니다. 이에 민변 아동인권위원회는 국제아동인권센터, 아수나로, 정보인권연구소, 띵동, 오픈넷 등과 함께 특별보고관에게 제출할 추가보고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유엔 프라이버시 특별보고관 시민사회단체 간담회 장면

 


UN 프라이버시권 특별보고관 2019715~26일 방한 결과에 관한 기자회견 모두발언문

프라이버시와 아동

24) 점차 그런 경우가 줄고 있으나, 여전히 초등학생 중 일부는 글쓰기 실력 향상을 이유로 일기를 써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학생 중 일부는 선생님에게 정기적으로 일기를 강제로 검사 받습니다. 선생님이 일기의 내용을 살펴볼 수 있고, 살펴볼 것이라는 점, 그리고 아동학대와 같이 민감한 정보를 발견 시 선생님은 해당 사안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학생에게 정확히 인지시킨다면 일기를 쓰게 하는 현 관행을 유지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25) 또한 어린이집 CCTV 의무설치에 관한 우려를 담은 증언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CCTV 영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프라이버시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만들어 둔 안전장치가 적절하다고 평가했습니다. CCTV 열람 요청건수가 매우 적습니다. 대구시의 경우 6개월 동안 120개 교육기관 중 두 곳에서 단 2건의 열람요청만을 허가했다고 합니다.

26) 또한 수사 중 피해자의 이름, 나이, 주소, 학교와 더불어 CCTV 영상이 유출된 사례가 있었다는 진정도 받아보았습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권을 침해하는 유출사례가 발생시, 언론중재위원회는 “권고 시스템”을 이용해 해당 컨텐츠를 사후적으로 검토하고, 언론중재위원회 홈페이지에 비강제적인 성격의 권고를 게재합니다. 또한 언론중재위원회는 언론의 개인정보 공개에 관한 일련의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사에 의한 개인정보 침해를 평가하여, 그 결과에 따라 과태료 부과, 콘텐츠 삭제명령, 정정명령 등 구속력 있는 제제를 가할 수 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의 권고 내용이 충분한 억제력을 발휘하는지는 좀 더 살펴볼 예정입니다. 또한 현재의 기본체계가 적시에 제제를 가하고 있는지, 기존 권고 중 강제성을 부여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지 역시도 추가로 살펴볼 예정입니다. 언론과 무거운 과태료 부과 간의 관계 역시도 추가로 평가가 필요합니다.

27) 한국 내 일부 학교에서 학생 간의 교제를 제제하거나 처벌하는 학칙이 있다는 시민사회의 진정에 대해서도 살펴보았습니다. 해당 진정과 관련된 정보가 너무 오래된 정보(2009~2013)이거나 대부분의 문제가 이미 해결되었을 수도 있다는 판단 하에 본 사안에 대해서는 아직 추가적인 사실확인을 진행 중입니다. 2013년 이후 교육부는 어떠한 상황에서 학생을 규율해야 하는지, 규율을 할 때는 어떤 절차를 따라야 하는지에 대한 일련의 공식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이 지침에는 자의적인 판단으로 학생의 성적지향 그리고/또는 교제활동을 규율하지 못하도록 하는 자세한 절차가 기술되어 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추가보고서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아동중심적 시각을 기반으로 한 접근과 해당 문제의 한국적 맥락이었습니다. UDHR, ICCPR의 평등원칙, CRC의 차별 금지, 아동우선원칙, 생존권, 참여권 등을 바탕으로 아동 프라이버시 침해의 문제는 그 자체로 온전한 인간이자 인권의 주체인 아동의 시각에서 접근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성인의 입장에서 아동 프라이버시권 침해의 심각성을 축소하거나 아동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교육적 효과 등을 이유로 사생활 침해를 정당화하는 것은 지양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하였습니다. 또 Statement에서 이미 해결되었다고 보았던 학교 내 이성교제 등은 최신 자료를 보강하여 여전히 문제임을 지적하였습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CRC 협약과 일반논평을 처음으로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일반논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아동을 바라보는 시각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성인이 아동을 대하는 시각은 한정적입니다. 아동의 미성숙함을 전제로, 권리가 없다고 보아 배제하거나 보호를 이유로 통제하는 식입니다. 어느 쪽이든 아동은 객체일 뿐, 아동의 생각과 욕구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이와 달리 UN 일반논평은 성인과 다른 아동의 상태를 권리를 제한해야 할 이유로 삼지 않습니다. UN 일반논평은 아동을 권리의 주체로 이해하며, 아동의 고유한 사고·의사소통 방식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협약 제12조 참여권이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유아에게도 적용된다는 점이었습니다. UN 일반논평은 유아에게도 이해력, 인지력이 있으며 언어적 소통이 가능하기 훨씬 이전부터 생각과 의사를 표명한다는 점을 천명하였습니다. 아동, 영·유아의 사고와 의사소통은 미숙하고 서투르다는 기존의 관념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지적이었습니다.

마침 그 무렵 아동이 주인공인 영화 <벌새>, <우리집> 등을 보았습니다. 목소리가 여릴 뿐 영화 속 아동의 대화는 어른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체계 잡힌 문장에 담긴 발화자의 생각이 충분히 전달되었습니다. 아동의 대화라고 하면 으레 떠오르는 혀 짧은 말투, 귀엽고 애교 있는 목소리, 자연스럽지 않은 문장구조 등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아동은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른과 대화할 수 없고 시민적 절차에 참여할 수 없다는 건 막연한 편견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동의 눈높이에서 진행되는 서사를 따라가며 아동이 일상에서 마주치는 고민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어른에겐 사소한 문제들이 아동의 일상을 가득 채울 수 있다는 것도, 그걸 해결하기 위한 고군분투도 비로소 눈에 보였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모두 아동이었습니다. 성인이 된 지금과 성숙한 정도는 달랐지만 그 옛날의 나에게도 몸으로 부딪치며 이해해야만 하는 세계가 있었습니다. 나름의 체계와 완결성을 갖춘 고유한 가치관이 있었습니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주기를 바라던 마음은 지금과 그때가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된 나는 아동의 미숙함을 탓하고 그렇기에 함께할 수 없다고 섣불리 결론 내렸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마치 어른이었던 것처럼, 서툴지만 치열했던 그때의 나를 잊어버리고 말입니다.

유엔 제네바 앞에서 아동위 위원들 찰칵!

9월 18일부터 19일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5·6차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 대한민국 본심의가 있었습니다. 국제아동인권센터에서 본심의를 생중계 한 덕분에 다른 활동가들과 같이 본심의를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몇 년 만의 아동권리협약이행 심의인데다가 제네바 현지에 계신 분들의 낮밤을 가리지 않는 열정에 열띤 논의가 예상되었습니다. 제네바 현지팀의 노력이 빛을 발한 덕분에 위원들은 구체적이고 예리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위원들의 열의에 비하면 정부의 대응은 다소 소극적이었습니다. 미리 준비한 답변을 전달하는데 중점을 둔 까닭에 정부의 답변은 위원들의 질문과 때때로 내용이 맞지 않았습니다. 통역이나 시간의 한계 역시 아쉽게 다가왔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정부의 태도와 대조적으로 본심의 생중계를 보기 위해 국제아동인권센터를 찾은 아동들의 모습은 희망적이었습니다. 자신의 권리를 자각하고 직접 행동하는 아동들은 어떤 어른보다 멋있고 당찼습니다. 그들을 보며 쉽게 실망하기는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이 부족한 만큼, 아쉬운 만큼 할 수 있는 일은 더 많을 것입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을 바꿔야 할지 알기 위해선 나 역시 한 때 아동이었음을 기억하고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UN CRC 본심의 생방송 방청에 함께한 아동위 위원들

많은 분들의 노력 덕분에 이번 CRC에서 한국의 아동인권 문제에 대한 다양한 권고가 채택되었습니다. 소년사법에 관해서도 혁신적인 내용을 담은 일반논평인 “아동사법에서의 아동권리”가 채택되었습니다. 현재 아동인권위원회 소년사법 TF에서 이를 번역 중입니다. 단어를 하나, 하나 골라내는 작업은 쉽지 않지만 일반논평이 지향 하는 아동인권의 이상을 살펴보고 협약 내용이 구현된 미래를 그리는 과정이 즐겁습니다. 아동중심적 시각을 기반으로 민변만의 언어로 풀어낸 일반논평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됩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실수록 번역은 더욱 풍성해질 것입니다. 관심 있는 민변 회원들은 언제든 참여해주세요. 언제나 환영입니다!

 


The post [아동위] 아동인권위원회 소식 – 유엔 Privacy 특별보고관 방한에 따른 추가보고서 작성 소식 외 appeared first on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 민변.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2020년 4월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진행한 코로나19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시민 10명 중 8명이 코로나 사태의 근본원인이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때문이라는 사실에 동의하였습니다.  코로나19와 생태계 파괴, 기후변화의 연관성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우리의 사회·경제 시스템의 급격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 전환과 환경이슈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시민들과 환경단체 회원들이 생각한 환경운동의 역할과 […]

The post 환경운동의 방향, 시민들에게 묻다 first appeared on 녹색연합.

수, 2020/12/23- 05:00
0
0

[인터뷰] “진정으로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운동, ‘시대에 적합한 운동’에 대한 답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용과 형식 면에서 다요. 지금 이순간 우리가 하고 있는 운동이 함께 살아가는 동료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운동인가? 그들이 요구하고 있는 운동이고,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운동이고, 그들이 협력자로 따라나설 운동인가?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조길예 전남대 명예교수 […]

The post 에너지 전환과 먹거리 전환을 기후위기 대응의 쌍두마차로 first appeared on 녹색연합.

수, 2020/12/23- 05:29
0
0

‘코로나19 시대 환경운동이 나아갈 길’이라는 거창한 주제에 몰입했던 3개월이었습니다. 물론 한 가지 일에 골몰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환경활동가들의 일상이 그리 한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평소에 전혀 생각할 겨를도 없었던 주제였던 우리의 일이라고 일컬어지는 ‘환경운동’에 대해 하나하나 살펴볼 수는 있었다는 건 참 다행이었고 좋은 기회였습니다. 원론적인 부분부터 새로운 관점까지 아주 넓은 스펙트럼의 끝에서 끝까지 건너온 기분이라고 […]

The post 코로나19 시대, 함께 나아가기를 제안합니다 first appeared on 녹색연합.

수, 2020/12/23- 05:41
0
0

소중한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목, 2021/01/14- 23:53
0
0

사단법인 오픈넷은 2021. 3. 17. 형법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조항(제307조 제1항)을 모든 사실이 아닌 ‘사생활에 관한 중대한 비밀을 침해하는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만 적용하도록 하고, 명예훼손죄를 친고죄로 개정하는 내용의 형법 일부개정법률안 (최강욱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08530)에 대한 찬성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1. 개정안의 요지

–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최강욱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08530, 이하 ‘본 개정안’)은 형법 제307조 제1항(이하 ‘본 조항’)을 ‘사생활에 관한 중대한 비밀을 침해하는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만 적용되도록 하고, 명예에 관한 죄는 모두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친고죄로 개정하는 내용임.

2. 현행 규정의 문제점 및 최근 헌법재판소의 견해

– 최근 본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2017헌마1113, 형법 제307조 제1항 위헌확인)이 있었으나, 이는 진실을 말한 경우에도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본 조항이 미투 운동 등 각종 사회 부조리 고발 활동을 위축시키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현실을 도외시한 것이란 비판이 있음. 이번 헌재 결정에서도 4인의 재판관이 지적한 바와 같이, 진실한 사실을 토대로 토론과 숙의를 통해 공동체가 자유롭게 의사와 여론을 형성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이며, 진실한 사실이 가려진 채 형성된 허위·과장된 명예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효과를 야기하면서까지 보호해야 할 법익이라고 보기 어렵고, 향후 재판절차에서 형법 제310조로 무죄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본 조항의 존재 및 공익성 입증의 불확실성으로 표현행위에 대한 위축효과가 심대한 점,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법질서에 의해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행위로 보기 어렵고, 진실한 사실의 적시로 손상되는 것은 잘못되거나 과장된 사실에 기초한 허명에 불과하므로 사실적시 명예훼손 행위를 형사처벌이 필요한 정도의 행위반가치와 결과반가치를 가진 행위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본 조항의 위헌성은 심대함.

–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2018년 10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고,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약 43,000명의 국민이 참여하였으며, 나아가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중 1944명의 변호사가 참여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9.9%(970명)가 해당 조항을 폐지하고 민사상의 손해배상의 문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하였음. 2018년 4월에는 법학 교수 및 변호사 등 법률가 330인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폐지를 촉구하는 법률가 선언문’이 발표됨. 유엔 인권위원회는 우리나라가 비준한 유엔 자유권 조약 중 표현의 자유 부분에 대하여 말한 사실이 진실한 경우에는 최소한 형사처벌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내린바 있으며, 미국, 독일, 프랑스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도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두고 있지 않으며, 2015년 유엔 자유권 규약 위원회와 2011년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역시 대한민국 정부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폐지를 권고한 바 있음.

– 이러한 본 조항의 위헌성 및 국민의 법감정, 국제사회의 권고 등을 고려할 때, 본 조항은 폐지, 개정되는 것이 바람직함. 다만 이번 헌재 결정에서 공통적으로 설시된 내용은 진실한 사실이더라도 개인이 숨기고 싶은 병력·성적 지향·가정사 등 사생활의 비밀을 공개하는 행위는 형사처벌로 규율할 필요가 있는 영역이라는 것임. 이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현재 본 조항은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경우를 넘어 임금체불, 대리점 갑질 고발 등에도 실제로 적용되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음. 따라서 본 조항의 위헌성을 감소시키면서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을 조화롭게 보호하기 위하여, 본 조항을 모든 사실의 적시가 아니라 공익과 무관한 단순한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 한정하여 적용하도록 개정할 필요가 있으며, 본 개정안은 이러한 헌법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내용으로 평가됨. 

3. 본 개정안 도입의 효과

– 본 개정안이 도입되는 경우, 모든 일반적인 사실의 적시가 아니라 ‘타인의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사실의 적시’가 있는 표현물에 대해서만 고소 및 수사의 개시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최소한 내부고발과 같은 업무상 행위 기타 사회적·공적 행위에 대한 사실의 적시들은 초기부터 형사처벌 대상에서 배제되어 현행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폐단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임.

–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사실’ 개념의 불명확성을 우려하는 견해가 있으나, 헌법재판소는 공공기관이 보유ㆍ관리하는 개인정보를 공개하면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이를 비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의 조항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면서,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의 개념이 다소 추상적이기는 하나 헌법의 해석을 통하여 구체화될 수 있는바, 헌법재판소의 상당수 선례에 의하여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에 관한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해석기준이 제시되고 있는 이상, 법 집행기관이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염려는 희박하므로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시한바 있으며, 이에 따라 다수 법률에서도 ‘사생활’, ‘사생활의 비밀’을 법률용어로 사용하고 있음. 이번 헌재 결정의 반대의견에서도, “물론 ‘사생활의 비밀’이란 용어가 다소 추상적이라고 볼 수 있으나, ‘사생활의 비밀’은 헌법 제17조에 명시되어 있는 헌법상 기본권이다. 현재 … 다수 법률에서도 ‘사생활의 비밀’을 법률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헌법 및 개별 법률의 실무 영역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해석기준이 제시되고 있으므로, 그 용어로 인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시함.

– 한편, 본 개정안으로 명예훼손죄가 현재 반의사불벌죄에서 친고죄로 개정되면, 명예훼손죄가 수사기관이 자의적으로 수사를 착수하거나 제3자의 고발에 의한 ‘전략적 봉쇄소송’ 등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됨.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더라도 수사기관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고죄보다 형벌권의 발동 시기를 앞당겨 위축효과를 더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불러올 수 있어 공적 인물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위축시키기 위해 정치적으로 남용될 수 있는 위험을 매우 크게 안고 있음. 현재 명예훼손죄를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하는 다른 입법례를 찾아볼 수 없으며, 인격권이라는 개인적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명예훼손 법제의 취지에 맞도록 친고죄로 개정하는 것이 타당함.

<끝>  

목, 2021/03/18- 01:18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