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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캠페인③] 머리를 깎아서라도 그들의 호소가 전달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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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캠페인③] 머리를 깎아서라도 그들의 호소가 전달된다면

admin | 토, 2019/10/19- 01:03

머리를 깎아서라도 그들의 호소가 전달된다면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캠페인③

김은정 참여연대 경제노동팀장

 


2017년 12월, 개인회생 변제기간 상한을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도록 채무자회생법이 개정되어 개인회생 신청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 전 회생절차를 신청하여 최대 60개월 동안 빚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와, 법 시행 후 변제계획이 인가되어 최대 36개월만 빚을 갚아도 되는 채무자 간 형평성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개인회생 변제 기간의 단축 취지를 살리기 위해 개정법 시행 전 변제계획을 인가받은 채무자들에게도 변제기간 단축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발의하였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 및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금융소비자 연대회의'는 이러한 법 적용의 사각지대에 있는 3만 명의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 복귀를 위해 꼭 필요한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의 내용을 알리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민생 법안 입법에 국회가 시급히 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캠페인 릴레이 기고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Economy&document_srl=1660602&... rel="nofollow">① 왜 채무자들이 채무자회생법 '부칙'을 개정하자고 하나? (백주선 변호사)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Economy&document_srl=1661268&... rel="nofollow">② 투잡, 쓰리잡도 아닌 포잡, 파이브잡 해야 벗어나나요 (채무 당사자의 이야기Ⅰ)


 

"삭발을 하시겠다고요?"

 

참여연대 등이 활동하고 있는 금융소비자연대회의는 2019년 9월 30일, 일명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의 입법을 촉구하는 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657774" rel="nofollow">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 준비 중, 참석하기로 한 채무자 한 분이 삭발을 하시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통상적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해 얼굴을 알리는 것조차 꺼리는 채무자들이기에 적잖이 놀란 것이 사실이다. 어떠한 사회적 약자보다도 채무자에게 쏟아지는 사회적 시선은 관대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야박한 쪽에 가깝다. '한번 빚을 졌으면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한다'는 시각이 강한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채무자들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주저해왔다. 삭발을 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채무당사자들이 간절하게 입법을 필요로 한다는 방증인 셈이다.

 

그 절박함의 이면에는 겉으로는 '민생'을 이야기 하면서도 정쟁에 빠져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는 국회에 대한 답답함과 아쉬움도 짙게 담겨 있었다. 삭발을 하겠다고 밝힌 채무자 분도 당시 정치권 인사들이 삭발 퍼레이드를 선보이며, 가진 것이 없는 사회적 약자의 거의 유일한 투쟁 수단이던 삭발을 조롱의 대상으로 만들어 버린 것에 대한 분노를 토로한 바 있다.

 

실제로 채무자, 특히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개인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채무자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우리 사회는 채무자들에게 아주 인색한 편이다. 물론, 남의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아니다. 사람들이 빚을 지게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서민의 경우 주로 주거를 위한 경우가 많으나 부족한 복지제도로 인해 교육·의료 서비스를 위해 대출을 하거나, 운 나쁘게 사업 실패, 실직, 과도한 소비, 사기 등으로 빚을 지기도 한다.

 

즉,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을 도덕적 해이만으로 치부할 수 없을 만큼 그 이유는 천차만별이다. 우리 가계는 가계소득 외에 상당한 규모의 부채(2019년 2분기 말 가계신용 기준 1556조)로 돌아가고 있다. 부채는 그만큼 우리 가계의 일상에 뗄 수 없는 존재다. 하지만 금융기관이 위험 관리를 위해 꼼꼼한 서류 심사를 거쳐 대출을 집행함에도 불구하고, 채무불이행 책임의 대부분은 채무자에게만 전가된다.

 

채무조정은 까다롭고, 빚을 갚고 싶어도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한마디로 경제적 실패를 딛고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고, 그 가능성도 극히 낮다.

 

물론, 과중한 연체채무자를 위한 채무조정제도가 존재한다. 그 중 하나인 개인회생제도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빚을 모두 갚기 힘드나 일정한 소득이 있는 개인 채무자가 법원이 허가한 변제계획에 따른 변제기간 내에 채권자에게 분할하여 빚을 갚고, 남은 채무는 면책 받는 공적채무조정제도 중 하나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채무자들은 이 개인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즉 법적인 제도인 회생계획에 따라 열심히 '남의 돈을 갚고 있는' 채무자들이다. 지난 2017년 채무자회생법이 개정되어 개인회생 변제기간의 상한이 3년으로 줄었지만, 바뀐 법의 사각지대에서 여전히 5년 동안 채무를 변제하는 채무자들이 있다.

 

이들 중에는 간발의 차이로 법 시행 직전 회생절차에 돌입해 개정법의 적용을 받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개정법 취지에 맞게 '부칙을 개정'하여, 기존 회생절차에 있던 채무자들도 '효력을 적용'받게 해달라는 요구를 하고자 기자회견을 개최하게 된 것이다. 

 

당초 계획은 채무자들의 참석과 발언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채무자들이 활동하는 포털 카페에 기자회견 계획을 알리고 참석을 요청하자 두 분이 참석 의사를 밝혀왔다. 채무자가 얼굴을 드러내어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에 발언자 섭외만으로도 고무적인 일이었다. 이들에게 기자회견 취지를 설명하고, 국회 출입 방법을 자세히 안내한 후 퇴근하던 길에 전화가 왔다. 

 

"저희 삭발을 하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쉽사리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불과 몇 시간 전만해도 얼굴이 드러나지 않게 기자회견을 할 수 없냐고 물어오던 그들이다. 삭발을 한다고 법안 통과를 확신할 수도 없다. 삭발을 하면 일상생활이 불편할 수도 있는데 말려야 하는 것 아닐까? 게다가 당시 삭발이 국회에서 정치인들 정쟁의 우스꽝스러운 도구로 전락해 버린 직후였기 때문에, 이분들의 진심이 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다.

 

채무 당사자의 삭발 의사를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할 의원실과 다른 단체들에게 전달하자, 모두가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당사자가 이렇게 나설 때까지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무엇을 했나 하는 반성도 함께 있었을 것이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2016년 개인회생 변제기간의 상한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채무자회생법 개정안을 정성호 의원실과 함께 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458168" rel="nofollow">공동 입안 및 발의했고, 이는 2017년 국회를 통과했다. 과거 채무자회생법 제정으로 변제기간의 법정상한이 8년(개인채무자회생법 2005. 3. 31. 폐지)에서 5년으로 단축될 때 2004년 10월 대법원은 선제적인 지침 개정으로 이미 개인회생절차가 개시된 채무자들에게도 5년으로 단축된 개정 효력이 적용되도록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대법원은 과거와 같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서울회생법원의 경우 법안 통과 직후 지침을 새롭게 만들어 이미 개인회생 중인 채무자들에 대해서도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변제계획안 변경을 허용하여 변제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대법원이 이에 따라 변제기간을 단축해 준 사건에 대해 부실채권을 헐값으로 사들인 뒤 추심으로 폭리를 취하는 채권자 대부업체의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파기 환송하는 바람에 서울회생법원의 지침까지 폐지되고 말았다. 실제 이 소송을 제기한 한빛대부는 법원의 개인회생이 진행 중인 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74077" rel="nofollow">관련 기사 참고). 

 

이러한 대법원의 결정으로 인해 서울회생법원의 안내에 따라 변제기간 단축을 신청한 채무자들은 변경 인가 결정이 취소되거나 신청이 기각되는 일을 겪게 되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러한 억울함을 하소연할 곳조차 마땅치 않았다. 빚을 지고도 이를 갚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사회적 비난에 익숙하기도 했다. 그런 이들이 조심스럽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이런 결심을 존중하고 뒷받침하는 것이 시민단체의 역할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이 통과되어 변제기간이 3년으로 단축된다면, 약 3만 명의 채무자들은 개인회생을 마무리할 수 있다. 하지만 입법이 좌절된다면, 앞으로 24개월 동안 채무를 계속 변제해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2년이 짧은 기간일 수도 있지만 최저생계비만 제외하고 수입의 대부분을 변제하고 있는 이에게는 하루하루가 고통일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에 비하면 삭발인들 대수일까. 

 

기자회견 당일 날, 당사자들이 느꼈을 복잡한 심경에 비해 삭발 자체는 금방 끝났다. 삭발을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는 정치인들의 삭발에는 수 없이 많은 카메라가 플래시를 터뜨렸지만, 채무자들의 기자회견에는 언론의 관심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래도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 발의 당시보다는 기사가 한 줄이라도 더 났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당사자들이 직접 나서 삭발까지 한 진심 어린 호소가 전달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국정감사 기간에도 정쟁만을 거듭하고 있는 국회를 바라보고 있자니, 참담한 심경이지만 어쩌겠나. 자기들 스스로 주장하듯이 민생문제를 해결 짓는 매듭은 결국 국회가 풀어야 한다. 삭발한 채무자의 머리털이 채 자라기 전,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되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빠른 시일 내 조금이라도 많은 채무자가 온전한 사회생활로 복귀할 수 있었으면 한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79451&PAGE... rel="nofollow">>>>오마이뉴스 원문 바로가기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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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정감사에 채무자의 자리는 없었다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캠페인⑦

 

 

박현근 변호사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금융부동산팀장·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대외협력이사

 


2017년 12월, 개인회생 변제기간 상한을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도록 채무자회생법이 개정되어 개인회생 신청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 전 회생절차를 신청하여 최대 60개월 동안 빚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와, 법 시행 후 변제계획이 인가되어 최대 36개월만 빚을 갚아도 되는 채무자 간 형평성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개인회생 변제 기간의 단축 취지를 살리기 위해 개정법 시행 전 변제계획을 인가받은 채무자들에게도 변제기간 단축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발의하였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 및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금융소비자 연대회의'는 이러한 법 적용의 사각지대에 있는 3만 명의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 복귀를 위해 꼭 필요한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의 내용을 알리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민생 법안 입법에 국회가 시급히 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캠페인 릴레이 기고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Economy&document_srl=1660602&...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rel="nofollow">① 왜 채무자들이 채무자회생법 '부칙'을 개정하자고 하나? (백주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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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Economy&document_srl=1663114&... rel="nofollow">⑥ 개인회생 채무자들을 위한 변론, 혹은 변명 (권호현 변호사)


 

2019년 10월 21일,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종료되었다. 아시다시피 최근까지도 우리 사회는 조국 블랙홀에 빠져 있었고, 내년 총선 전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야의 공방은 국정감사에서도 계속되었다.

 

국정감사 중 어느 상임위원회를 가더라도 '기-승-전-조국'이었고, 공격하는 야당과 방어하는 여당의 모습이 처절해 보이기까지 하였다. 이를 중계하는 언론도 별반 다를바 없었다. 생업을 영위하는 평범한 시민들이 조국 전 장관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깊이 파고들고 그 속에서 난무하는 법리들을 쫓아가기에는 삶이라는 것이 녹록하지 않다. 아니, 그럴 여유가 없었다.

 

조국 이슈에 휘말린 이번 국감은 보통의 국민들에게 필요한 민생 관련 쟁점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우리 사회에 공론화하지 못했다. 민생은 실종되었다. 조국과 관련해 파생되는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의 문제 제기가 지겹다는 취지는 아니다. 다만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제로섬(ZERO-SUM)'의 정치 공방 속에 국민을 대리해야 할 국회가 실제 국민의 삶과 직결된 논의에 소홀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채무자 문제 역시 민생의 문제이다. 한국 가계부채 규모가 1,500조 원을 돌파하는 등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채무자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다가는 큰일 나겠다는 경고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가계부채의 증가는 국내소비 부진에 직격탄이 되고 결국 나라 경제에 큰 부담이 된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기 시작하였다.

 

빚을 갚지 못하는 채무자를 개인적으로 비난하거나 도덕적으로 해이하다고 손가락질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해결과 거리가 멀다. 추심업체들이 그들을 악착같이 쫓아다니며 인간 이하로 취급하고 괴롭히는 현상 또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어디가서 본인이 채무자라고 밝히지도 못하지만 채무자라는 단어의 멍에를 지고 사는 사람들 또한 누군가의 가족이고 친구이며 직장동료이다. 이처럼 평범한 이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민생정치인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빚을 갚기 힘든 사람을 공적제도를 통해 빨리 사회에 정상적으로 복귀시키기 위해서는 관련 법을 만드는 국회와 법을 집행하는 법원이 그 기능을 온전히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는 현행 최고이율 24%를 20%로 낮추는 이자제한법, 공적채무조정기능을 수행하는 채무자회생제도의 채무자 친화적 실무운용을 가능하도록 하는 채무자회생법, 채무자들에게 극단적인 고통을 주는 추심과정을 방지하는 채권추심법 등의 개정을 어서 논의해야 한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채무자와 관련된 국정감사 질의가 있나 살펴보았다. 서울고등법원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박주민 의원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법원에서 현재 채무자들이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그 단면을 알 수 있다.

 

박주민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개인회생을 신청한 채무자가 법원으로부터 신청서와 관련하여 받은 보정권고(추가적인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거나 제출된 자료에 대해서 의문사항을 명쾌히 소명하라는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에는 '초등학생도 아니고 뭐하는 건지 모르겠음. 틀린 부분만 알려줬더니 나머지를 기재하지 않으면 어떡하자고요'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마치 선생님이 학생을 대하는 듯한 태도의, 공문서에 기재되었다고 보기 힘든 표현들이다. 이는 그동안 법원이 채무자를 얼마나 고압적인 태도로 대해왔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보정권고였다.

 

한계상황에 처하여 법원의 문턱을 밟는 채무자 중 도저히 자기 소득으로는 최저생계비도 마련하지 못하는 이들은 개인파산절차를, 어느 정도 소득이 마련되어 조금이라도 갚을 여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이들은 개인회생절차를 밟게 된다. 하지만 개인파산절차의 실무가 워낙 까다롭게 운영되다 보니 채무자들은 개인파산절차를 기피하고 있다. 어쩌면 법원이 이를 유도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에 한국 개인회생신청사건 접수건수는 개인파산신청사건 접수건수보다 높으며, 이것은 세계 각국과 비교해보아도 이례적인 것이다.

 

결국 법원은 결과적으로 한 푼이라도 더 갚으라고 채무자를 내몰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채무자들이 개인파산절차보다 개인회생절차를 이용하도록 만들고, 개인회생절차를 밟을 때조차 생계비를 조금이라도 더 줄여서 채권자에게 유리한 변제계획을 짜오도록 유도하는 법원의 차가운 실무처리로 인해 채무자들은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전화벨 소리에도 놀랄 정도로 채권 추심의 노이로제에 걸려 있는 채무자들이 채무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자 법원의 문턱을 두드리지만, 실무 처리 과정에서 법원이 '내가 당신 편이라고 오해하지는 말라'고 은근히 압박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국회 또한 빚을 조금이라도 더 갚으라고 채무자들의 문제를 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2017년 말 개인회생 변제 최대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줄이는 채무자회생법 개정이 있었다. 개인회생을 준비하는 채무자들과 기존에 개인회생을 진행하고 있는 채무자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하며 평범하게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은 채무자들의 절박한 심정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알 수 없다. 그들은 채무자회생법 개정안 통과 소식을 듣고 실낱같은 희망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대법원에서 기존 개인회생을 진행하고 있는 채무자는 개정법 적용을 받을 수 없다는 취지의 날벼락 같은 판결을 선고했고, 채무자들은 또다시 절망에 빠졌다.

 

게다가 부실채권을 90% 할인한 헐값에 매입한 대부업체들이 이러한 대법원 판결의 혜택을 입는다는 것을 알게 되니 과연 이것이 채무자들을 조속히 사회복귀 시키겠다는 채무자회생법의 입법 취지에 맞는 것인지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이에 최저생계비, 혹은 그 이하로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버티고 있는 기존 개인회생 채무자들이 자신들도 변경된 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채무자회생법 부칙을 개정해달라는 입법청원을 하게 되었다. 하루 근근이 먹고 살기만도 고단한 사람들이 입법청원을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이는 특별한 사건이었다. 이후 박주민 의원이 동 법안을 대표 발의하였고 현재 국회 논의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 법안의 통과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기존 채무자의 수는 약 3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회에서 동 법안의 통과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이 3만 명이라는 숫자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법안이 논의되고 있지 않은 지금 이 순간도 변제계획에 따라 채무를 계속 갚아 나가야 하는 3만 명의 채무자들이 언젠가 5년이라는 변제기간을 모두 채우거나, 또는 중도 포기하여 개인회생 절차 폐지 통보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회의 법안통과가 늦어질수록 채무자들은 채권매매시장에서 헐값에 팔려나간 연체채무의 최종 종착지인 대부업체에 더 많은 돈을 납부해야 한다. 국회가 채무자들이 대부업체에게 돈을 조금이라도 더 갚으라고 의도적으로 방관하고 있지는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결과는 고의적인 방치와 아무 차이가 없어질 것이다.

 

채무자는 그래도 마지막으로 국회를 믿고 싶다. 국회가 지금이라도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면 채무자들은 그만큼 빠르게 사회로 복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무자들의 간곡한 부탁이자 유권자로서 엄중한 명령을 20대 국회에 대신 전한다. 기존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채무자들에게도 3년의 변제기간을 적용하는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속히 논의하여 통과시키길 바란다. 20대 국회가 3만 명의 채무자들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기억될지는 국회의 선택에 달렸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81965" style="background-position:0px 0px;color:rgb(102,153,204);font-family:'나눔고딕', NanumGothic, ng;font-weight:700;text-align:justify;" rel="nofollow">>>>오마이뉴스 원문 바로가기

화, 2019/10/29-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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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채무자들이 채무자회생법 '부칙'을 개정하자고 하나?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캠페인①

 

백주선 변호사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회장·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2017년 12월, 개인회생 변제기간 상한을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도록 채무자회생법이 개정되어 개인회생 신청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 전 회생절차를 신청하여 최대 60개월 동안 빚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와, 법 시행 후 변제계획이 인가되어 최대 36개월만 빚을 갚아도 되는 채무자 간 형평성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개인회생 변제 기간의 단축 취지를 살리기 위해 개정법 시행 전 변제계획을 인가받은 채무자들에게도 변제기간 단축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발의하였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 및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금융소비자 연대회의'는 이러한 법 적용의 사각지대에 있는 3만 명의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 복귀를 위해 꼭 필요한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의 내용을 알리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민생 법안 입법에 국회가 시급히 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지난 9월 30일 국회 정문 앞,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청년 2명이 금융소비자연대회의가 주최한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들은 빚을 갚지 못해 개인회생 절차에 들어간 청년들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국회 앞이지만, 그곳에서 채무자들이 제 얼굴을 보이며 기자회견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청년들은 먼저 왜 자신들이 이 기자회견 자리를 찾았는지 설명했다. 한 청년은 "23살부터 공장일을 하면서 어렵게 생활하다 결국 대출을 받다 대출 금액이 커져 이를 갚을 길이 없게 됐다", "빚을 빨리 정리하고 경제활동을 하고 싶지만 대법원의 결정으로 그럴 수 없게 돼 너무 답답하다"고 했다.

 

다른 한 청년은  "상환 기간을 3년으로 단축해 준다는 말을 믿고 결혼 준비와 함께 새 출발을 꿈꿨다가 모두 무산됐다", "나와 같은 사람이 없도록 법률을 개정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중 한 청년은 법 개정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공개적으로 삭발을 하였다. 기자회견 참가자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안타까워했고, 일부는 눈시울을 붉혔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 보자. 2017년 12월 12일 법률 제15158호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 개정됐다. 개인회생의 변제기간 상한이 5년에서 3년으로 줄어든 것이다. '개인회생'이란 직장이 있거나 사업을 하는 채무자가 빚이 너무 많아 자기 소득으로도 다 갚을 수 없을 때 자신의 월급이나 사업소득에서 법원에서 인정하는 생계비를 공제한 나머지 돈으로 일정기간 빚을 일부 갚고, 나머지를 면책받는 제도이다.

 

개인회생 신청 채무자는 법원에 변제기간과 금액을 정한 변제계획을 제출하고, 법원은 심사 후 이를 인가한다. 예컨대 1억 원과 이자 2,000만 원의 빚이 있는 월급 150만 원의 독신 채무자는 원금에 대해서만 한 달에 50만 원씩 5년(60개월) 동안 변제하여 3,000만 원을 갚겠다는 변제계획안을 제출할 수 있다.

 

채무자가 변제계획에 따라 변제를 마치면 법원은 직권이나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나머지 빚 원금 7,000만 원과 이자 2,000만 원을 면책할 수 있고, 이후 채무자의 임의 지급 외에는 채권자가 법원에 그 이행이나 집행을 구할 수 없다.

 

채무자가 개인회생 절차에 따라 변제해야 하는 기간이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 것이다. 변제기간이 단축되면 채권자가 변제받는 돈은 줄어들지만, 채무자는 그만큼 빨리 빚의 늪에서 빠져나와 정상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종전 법에 따르더라도 개인회생의 최대 변제기간이 5년이었을 뿐, 법원은 채무자의 형편에 맞게 변제기간을 1년이나 2년, 3년 등으로 얼마든지 다양하게 정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법원들이 변제기간을 5년으로 경직되게 운용하여 제도의 실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많았다.

 

법 개정된 후인 올해 상반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에게 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채무자 중 약 28%가 중도 탈락하는데 그 시점이 대부분 3년 무렵으로 나타났다.(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622113" rel="nofollow">2019년 4월 10일 <개인회생 변제기간 단축 개정의 의미와 대법원 2018마6364 결정의 문제점 진단> 이슈리포트). 채무자들이 개인회생 절차에서 중도 탈락하면 그동안 갚았던 돈으로는 이자도 다 감당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아 다시 원래의 채무상태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날이야 어쨌든 이제 법이 개정됐으니 과도한 빚 때문에 힘들어하는 채무자들이 숨통이 좀 트이게 된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파산 전문법원인 서울회생법원의 경우 2018년 1월 개정법 취지를 살려 '개인회생 변제기간 단축에 관한 개정법률 시행 이전의 경과사건 처리를 위한 업무지침'을 통해 개인회생을 신청하지 않았거나 신청 후 변제계획이 인가되지 않은 채무자는 물론, 이미 변제를 시작한 채무자라도 ①변제 개시일로부터 36개월 이전이면 36개월 동안 변제 후, ②이미 36개월 이상 변제했을 시 신청일의 다음 달을 변제종료일로 하는 변제계획 변경신청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한빛자산관리대부 등 몇몇 대부업체들이 서울회생법원의 위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결국 이 사건은 대법원에 올라갔고, 대법원은 뜻밖에도 서울회생법원의 결정이 잘못되었다면서 그 결정을 파기함으로써 대부업체의 손을 들어주었다(대법원 2018마6364 결정). 대법원은 개인회생제도의 도입 취지에 맞게 회생 가능한 채무자들을 조속히 적극적인 생산 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채무자회생법의 개정 취지가 있다고 보면서도, "개정규정 시행 전 신청한 개인회생 사건의 경우 개정 전 규정에 대한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신뢰가 개정규정 적용에 관한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보호 가치가 있다고 인정하여 그러한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그 적용을 제한"한 것이라는 논리를 만들어 서울회생법원의 변제계획변경 인가 결정을 적극적으로 파기한 것이다.

 

그런데 위와 같은 대법원의 파기 결정은 매우 부당하다. ▲개정된 채무자회생법 시행 전에도 변제기간 단축을 포함하여 법원이 변제계획을 변경하거나 특별면책할 수 있었던 점, ▲변제계획이 인가된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면책되거나 폐지되어 종료된 사건이 아니므로 개정법의 취지를 살려 법원이 변제기간을 단축하더라도 종료된 사안에 신법을 적용하는 진정소급입법의 사례가 아닌 점, ▲개정법 시행 직전에 5년의 변제기간으로 인가된 채무자도 절차가 폐지된다면 새로 신청하여 변제기간을 3년으로 단축하는 것도 가능한 점, ▲실제 개인회생신청은 법 개정 훨씬 전에 하였으나 변제계획은 개정법 시행 이후에 인가된 채무자는 3년의 기간으로, 법 개정 후 그 법 시행 전에 신청하여 변제계획이 인가된 채무자는 5년의 기간으로 인가

되는 등 형평에 어긋나는 사례가 있는 점 등이 그 부당함의 이유이다.

 

특히 서울회생법원의 변경인가결 정에 적극적으로 항고한 이들은 채무자에게 실제 대출한 원채권자가 아닌, 변제계획 인가된 채권을 양수하여 추심만 하는 대부업자로, 그들의 신뢰를 보호할 이익이 채무자의 신속한 생산활동 복귀를 위한 변제기간 단축의 이익보다 크다고 보기 어려운 점에서 대법원 결정은 부당하다.

 

나아가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 법제에 비추어 구법의 변제기간 상한이 과도하고, 법원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변제기간을 정해온 것에 대한 반성적 고려로 채무자회생법이 개정되었고, 대법원은 종전에 '채무자회생법은 인가된 변경계획 변경안의 제출 사유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대법원 2015. 6. 26.자 2015마95 결정)'는 태도를 취한 것에 비추어 보면 개정법의 입법취지는 신청 후 인가 전 사건은 물론 인가 후 사건에 있어서 변제계획 변경사유로 해석할 수 있는 점을 보더라도 대법원의 위 결정은 부당한 것이다. 변제기간 단축으로 조속히 경제활동으로 복구할 수 있겠다는 희망과 기대를 갖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웠던 많은 채무자들이 절망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앞서 기자회견에 참여했던 두 청년과 같은 기존에 변제계획을 인가받은 채무자들이 서울회생법원에만 7,000명, 전국으로는 3만여 명 존재한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이 상황에서 이들이 개정법의 적용을 받으려면 결국 부칙을 개정하여 개정법 전에 신청한 사건에 대해서도 기간 단축을 적용하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 서울회생법원 등 하급법원이 재량으로 기존 사건의 채무자들에게 개정법을 적용하여 변제계획을 단축하는 결정을 하더라도 부칙이 개정되어 종전 사건에도 개정법이 적용된다고 하지 않는 한 받아들여질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채무자들이 채무자회생법 부칙을 개정하자고 하는 것이다. 다행히 이런 채무자들의 뜻을 받아 박주민 의원이 올해 6월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시간이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올해가 가기 전 이 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 서울회생법원과 대법원은 부칙 개정의 뜻을 잘 헤아려 적극적으로 기존 채무자들도 변제계획을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해서 이들 채무자들이 다시 희망의 끈을 이어가도록 해야 한다. 빚의 늪에 빠진 채무자처럼 가장 어려운 처지에 있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나라다운 나라이기 때문이고, 그것이 사법의 역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78144&CMPT... rel="nofollow">>>>오마이뉴스 원문 바로가기

 

화, 2019/10/15-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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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 쓰리잡도 아닌 포잡, 파이브잡 해야 벗어나나요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캠페인②

 

채무 당사자의 이야기Ⅰ

 


2017년 12월, 개인회생 변제기간 상한을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도록 채무자회생법이 개정되어 개인회생 신청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 전 회생절차를 신청하여 최대 60개월 동안 빚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와, 법 시행 후 변제계획이 인가되어 최대 36개월만 빚을 갚아도 되는 채무자 간 형평성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개인회생 변제 기간의 단축 취지를 살리기 위해 개정법 시행 전 변제계획을 인가받은 채무자들에게도 변제기간 단축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발의하였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 및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금융소비자 연대회의'는 이러한 법 적용의 사각지대에 있는 3만 명의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 복귀를 위해 꼭 필요한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의 내용을 알리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민생 법안 입법에 국회가 시급히 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캠페인 릴레이 기고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Economy&document_srl=1660602&... rel="nofollow">① 왜 채무자들이 채무자회생법 '부칙'을 개정하자고 하나? (백주선 변호사)


 

박준수씨(가명·36)가 몸의 이상을 느낀 것은 2016년 2월이었다. 갑자기 혀가 꼬이더니 잘 나오던 발음이 어느 순간 어눌해졌다. 오른쪽 손 힘이 약해져 심할 때는 물컵조차 들 수 없었다. 대학병원 가서 MRI를 찍어보았으나 신체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했다.

 

준수씨는 전광판 및 CCTV 등을 유지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매일 지상 15m 높이에 위치한 도로 표지판에 올라가 각종 기기를 정비하는 것이 A씨의 업무다. 손이 미끄러지면 자칫하면 아래로 추락할 수 있다. 보호장비를 착용하고는 있다 해도 자칫하면 생명과 직결될 수 있을 만큼 위험한 일이다.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이유는 준수씨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학교와 가정집에 우유배달을 하고, 아침 9시에 출근해 저녁 6시에 퇴근한 뒤 직장 인근에서 밤 10시까지 붕어빵 장사를 한 지 3년이 되었다. 쉬는 날에도 붕어빵 장사는 계속했고, 때로는 일용직이나 배달 일을 병행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투잡, 쓰리잡도 아닌 포잡, 파이브잡 수준이다.

 

하루에 5시간도 제대로 쉴 수 없는 극한에 가까운 생활을 3년째 지속하다 보니 아직 젊은 나이임에도 몸이 말을 듣지 않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도 준수씨는 2018년까지 이러한 생활을 지속했다. 30대 중반의 준수씨는 2015년부터 개인회생 진행 중이었다.

 

준수씨의 어머니는 어린 준수씨를 두고 집을 나갔고, 이후 술에 의지하던 아버지는 준수씨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세상을 떠났다. 할아버지와 주변 친척들이 어린 그를 돌봐주었지만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다. 7살부터 할아버지의 농사일을 도왔고 초등학교 6학년부터 신문 배달을 했다. 그러나 준수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원래 하던 신문 배달일에 세탁소, 피자가게 배달까지 해서 돈을 모아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취직도 했다. 13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던 신문 배달일도 그만두었다. '이제는 내 힘으로 자립해서 살 수 있겠구나.' 잠시지만 행복이 가득했던 나날들이었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해 항상 외로웠던 준수씨는 친구들을 유독 아꼈다. 친구들이 자신을 떠날까 봐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 친구들은 준수씨가 어린 시절부터 신문 배달로 모았던 돈을 빌려간 뒤 갚지 않았다. 준수씨가 취직한 후에는 병원비, 카드값 등을 이유로 급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준수씨는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친구와의 사이가 멀어질까 봐 가진 돈이 없을 때는 카드론, 신용대출 등으로 돈을 마련하기도 했다.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 역시 아픈 동생의 생활까지 책임지느라 생활이 어려웠다. 준수씨는 여자친구의 학비와 생활비를 보태느라 결국 대부업체의 문까지 두드렸다. 갚지 못한 돈을 금융기관을 전전하며 돌려막다 원금과 이자가 누적되어 7,500만 원이라는 거액의 빚이 생겼다.

 

"어릴 때부터 사랑에 목말라서 그런지 사람을 쉽게 믿었던 것 같아요. 빚을 지게 된 건 제 잘못이지만, 빚을 돌려막기 전에 회생절차가 있다는 걸 알았으면 어땠을까 지금도 가끔 생각해요."

 

2015년 9월, 5년의 변제기간으로 개인회생 인가가 난 후 잠도 건강도 포기하고 빚을 꼬박 갚아온 준수씨에게 변제기간 상한을 3년으로 단축하는 채무자회생법이 2018년 6월부터 시행된다는 소식은 한줄기 빛과 같았다. 준수씨는 서울회생법원이 개정법 시행 이전 접수사건에 대해서도 소급해 변제기간을 단축해준다는 얘기를 듣고, 2018년 9월 대전지방법원에 변제기간 단축신청을 냈으나, 2019년 1월 불인가 결과를 통보받았다.

 

당시 각 지방법원은 서울회생법원과 달리 개인회생 변제기간 단축에 따른 소급적용을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데 격으로 한 대부업체가 변제기간 단축을 신청한 채무자를 대상으로 낸 소송에서 '법개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는 인가된 변제계획에서 정한 변제기간의 변경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대법원이 판결함에 따라 2019년 3월 서울회생법원 또한 관련 지침을 폐기해버렸다.

 

2018년 9월까지 3년간 5천여만 원의 빚을 갚아온 준수씨는 최근 변제금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속되는 건강 이상으로 직장 일과 병행하던 우유배달과 붕어빵 장사를 접었기 때문이다. 한의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잠깐의 호전이야 있었지만 한 달에 40만 원 정도 드는 약값을 감당할 수 없었다. 정신과에서는 준수씨에게 공황장애 및 우울증 진단을 내렸다.

 

준수씨는 아이를 낳아 부인과 세 가족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꿈이다. 2016년 준수씨와 결혼한 배우자는 지금도 준수씨가 개인회생 중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준수씨는 본인이 채무자이고 개인회생 중이라는 사실을 알면 부인에게 버림받을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와이프가 저보다 한 살 많은데, 아이가 생기지 않아 병원에 가봤더니 난소 나이가 48세래요. 난임인 거죠. 와이프가 아이를 너무 간절히 원해요. 제 욕심으로는 와이프가 일을 하면 조금이라도 생계에 보탬이 되겠지만, 지금 사는 도시에서 서울까지 난임 치료를 받으러 주 1~2회 올라가는 와이프에게 도저히 그런 말을 꺼낼 수가 없어요. 2년 동안 난자 채취해서 1개의 배아를 겨우 얻어 지금 냉동 중인데, 2개는 모아져야 수정란 이식을 할 수 있대요. 아직도 진행 중이고요. 아기를 낳아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왜 이것조차 이렇게 힘들까요."

 

그나마 다니는 직장이 안정적이라 다행이라는 준수씨는 최근 박주민 의원이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발의했다는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뻤다고 한다.

 

"구(舊)법 상 최대 변제 기간이 5년이었던 거지, 3년이 안 된다는 것이 아니었잖아요."

 

지난 2004년 최대 변제기간을 8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채무자회생법 제정 당시 전국 파산법원은 변제기간 5년으로의 단축신청을 모두 인용해준 바 있다.

 

"그때도 기존 사건은 개정 전 채무자회생법에 따른다고 부칙이 되어있었지만, 서민을 보호하고 자본주의 시장에서 한번 실패한 구성원들을 최대한 빨리 구제하여 경제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 국가에 더 이익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기에 법원이 그런 결정을 내린 것 같아요. 그때와 지금이 다를 이유가 있나요? 먼저 회생 신청을 하여 인가받았다는 이유만으로 24개월 동안 빚을 더 갚아야 하는 것은 너무 억울한 것 같아요."

 

10대와 20대의 매일 새벽을 신문 배달로 보낸 준수씨는 요즘 다시 그 시절이 떠오른다고 한다. 세상이 모두 잠든 새벽 5시, 가로등조차 숨을 죽인 칠흑의 골목길은 어린 준수씨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변제 기간을 3년으로 단축하는 채무자회생법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순간 잠깐 비추었던 한 줄기 희망을 평생 지하실에 갇혀있던 사람이 잠깐 지상으로 나온 느낌에 비유했다.

 

"캄캄한 곳에 있다가 밖에 나오면 너무 밝잖아요, 그러다가 다시 지하실로 들어가면 얼마나 어둡겠어요. 제가 요즘 그런 느낌이에요."

 

준수씨는 자꾸만 "죄송하다"고 했다. 빚을 진게 잘못이라고, 그리고 갚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 부모님에게 응석을 부리며 자라난 또래들도 있지만, 준수씨는 부모님에게 어떠한 경제적 도움도 받지 못하고 혼자 자기 자신을 책임지고 살아왔다. 빚 또한 인간의 한계를 넘을 만큼 열심히 일하면서 갚아왔지만, 그러한 삶은 지속 불가능하다.

 

"지금 변제계획 항고 중이에요. 건강이 안 좋아 투잡, 쓰리잡을 계속할 수 없던 사이 갚지 못한 변제금이 계속 쌓이고 있어요. 지금 회사에서 받는 월급으로는 생활비와 와이프 난임 치료비용, 서울 병원 가는 교통비를 충당하는 데만도 힘에 부칩니다."

 

미납이 계속되어 회생절차가 폐지되면 지금까지 갚아온 5천만 원은 모두 이자로 충당된다.

 

개인의 실수이든, 실패이든 한번 빚을 지고 나면 계속 그 굴레를 맴도는 삶은 정당한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듣기 전에 준수씨는 "그런 생각조차 저에겐 사실 사치에요. 다 필요 없고 바뀐 법이 저에게도 적용되어서 변제 기간이 3년으로 단축되면 좋겠어요"라고 울먹였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78837" style="font-family:'나눔고딕', NanumGothic, ng;font-weight:700;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rel="nofollow">>>>오마이뉴스 원문 바로가기

목, 2019/10/1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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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아버지가 남기고 간 건 빚 뿐….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캠페인④

채무 당사자의 이야기Ⅱ

 


2017년 12월, 개인회생 변제기간 상한을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도록 채무자회생법이 개정되어 개인회생 신청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 전 회생절차를 신청하여 최대 60개월 동안 빚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와, 법 시행 후 변제계획이 인가되어 최대 36개월만 빚을 갚아도 되는 채무자 간 형평성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개인회생 변제 기간의 단축 취지를 살리기 위해 개정법 시행 전 변제계획을 인가받은 채무자들에게도 변제기간 단축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발의하였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 및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금융소비자 연대회의'는 이러한 법 적용의 사각지대에 있는 3만 명의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 복귀를 위해 꼭 필요한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의 내용을 알리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민생 법안 입법에 국회가 시급히 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캠페인 릴레이 기고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Economy&document_srl=1660602&... style="background-position:0px 0px;color:rgb(102,153,204);" rel="nofollow">① 왜 채무자들이 채무자회생법 '부칙'을 개정하자고 하나? (백주선 변호사)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Economy&document_srl=1661268&... style="background-position:0px 0px;color:rgb(102,153,204);" rel="nofollow">② 투잡, 쓰리잡도 아닌 포잡, 파이브잡 해야 벗어나나요 (채무 당사자의 이야기Ⅰ)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Economy&document_srl=1661794&... rel="nofollow">③ 머리를 깎아서라도 그들의 호소가 전달된다면 (김은정 참여연대 경제노동팀장)


 

 

가을이 올 때마다 정혜인씨(가명·26)는 4년 전을 떠올린다. 금전 문제로 어머니와 불화하다 혜인씨가 고등학생 때 집을 나간 아버지를 몇 년 만에 처음 만났던 2015년 가을. 아버지의 연이은 사업실패로 경제적으로 넉넉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혜인씨에게는 늘 다정하고 따뜻한 아버지였다. 부모님이 자주 다투시는 이유는 모두 돈 때문이라고 생각했기에 혜인씨는 아주 어릴 때부터 빨리 돈을 벌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헤어졌던 아버지에게서 5년만에 걸려온 전화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른 취업을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회사 구내식당에서 일하시는 어머니에게 등록금 지원을 기대하는 것은 언감생심이었고, 솔직히 당장 대학에 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저 얼른 일해서 돈을 빨리 모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이혼 후 가족과의 연락을 끊었던 아버지로부터 5년 만에 전화가 걸려온 그 날, 혜인씨는 원망보다 솔직히 반가움이 더 컸다. 어머니와 언니는 아버지 얼굴이 다시는 보기도 싫다 했지만 혜인씨는 마음속으로 내내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다시 만난 아버지는 화물 운송 용역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 했다. 아버지와 둘이서 오랜만에 웃으며 저녁도 먹고 떨어져 있던 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다 보니, 다시 가족이 모여 살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그래서 혜인씨는 아버지가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다며 투자해보고 싶다고 했을 때 선뜻 그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전 직장 선배가 건강식품인 브로콜리 새싹 분말 가공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수익성이 유망하다고 했다. 다이어트 및 건강보조제로 홈쇼핑 등에도 납품 예정이고, 주문이 폭주해 현재 물량이 달린다고도 했다.

 

본인이 돈만 있었으면 초기부터 투자해서 돈을 많이 벌었을 거라며 아쉬워하던 아버지는 같은 선배가 자신 소유 빌딩에 대한 수익금도 나눠주겠다고 제안했다며, 혜인씨에게 계속 투자를 권유했다. 아버지의 말처럼 투자가 성공한다면 돈을 많이 벌어 가족이 다 같이 모여 살 수 있을지도 몰랐다.

 

행복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던 혜인씨는 아버지에게 4년 동안 일하면서 모아놓은 1100만 원과 햇살론으로 대출받은 1500만 원을 선뜻 건넸다. 아버지의 선배가 운영하는 브로콜리 새싹 분말 회사는 과연 얼마 동안 은행이자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꼬박꼬박 혜인씨의 통장에 입금했다. 약속했던 액수보다 조금 모자란 돈이었고, 예금주명에 표기된 회사 이름이 계속 바뀌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혜인씨는 별 의심을 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이후에도 혜인씨에게 또 다른 유망사업이라며 비트코인 관련 회사와 포인트 쇼핑몰 사업에 투자를 권유했고, 혜인씨는 상호저축은행에서 1400만 원을 빌려 아버지가 추천한 회사들에 투자금을 입금했다. 그랬더니 월급만으로는 원금과 이자 갚는 것이 감당되지 않아 캐피탈 회사에서 2100만 원을 빌려 돌려막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와중에 브로콜리 새싹 분말 회사는 경영이 어렵다며 입금을 늦췄고, 투자금을 더 넣는 사람에게 먼저 수익금을 배분하겠다고 공지했다. 이때까지도 본인이 폰지 사기(Ponzi Scheme)에 당헀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던 혜인씨는 마지막으로 대부업체를 찾아가 생활비로 500만 원을 대출했다. 이미 그동안 모았던 돈도, 빌렸던 돈도, 원금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익금도 남김없이 사라져 버린 후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혜인씨는 그동안 투자했던 회사들의 폐업 소식을 들었다. 관련 홈페이지도 모두 문을 닫았을 뿐 아니라, 아버지의 선배라는 사람도, 회사 운영진들도 구속되었다는 뉴스를 인터넷으로 접한 혜인씨는 그제야 어머니와 언니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어머니와 언니는 혜인씨가 아버지와 연락 중인 것도, 그렇게 큰돈을 빌려서 떼였다는 것도 전혀 몰랐기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이제껏 가난하게 살아와서, 성인이 되면 돈을 많이 벌어서 남들처럼 살 수 있었을 거란 기대를 많이 했는데 오히려 감당할 수 없는 빚더미에 올라앉은 걸 알게 되었어요. 그때는 정말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살았던 것 같아요.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되고, 수치스럽고, 아버지가 죽이고 싶을 정도로 원망스러웠어요."

 

그리고 혜인씨는 아버지를 만나기 전 4년간 다니던 회사를 쫓기다시피 그만두었다. 서비스업이라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웃어야 하는데 계속 눈물이 흘러 사장에게 매일 야단을 들었고, 채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업무에 집중할 수 없어 동료들과의 불화도 심해졌다고 했다.

 

이후 2016년 3월경 지방법원에 개인회생신청을 했고, 같은 해 7월, 51개월의 회생계획이 인가되어 190만 원 가량의 월급에서 최저생계비를 제외한 118만 원을 38개월째 변제하고 있다. 혜인씨는 이후 1년 반 동안 반도체 공장에서 일했으나 건강 때문에 그만뒀다고 했다.

 

"제가 조금만 피곤하면 호르몬 쪽에 이상이 오더라고요. 반도체 공장은 원래 3교대로 주5일 8시간 일했는데,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로 잔업까지 하면 주4일 하루 12시간을 일하게 됐어요. 너무 오래 일하다 보니 몸이 버티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지금은 다시 서비스업 일을 하고 있다는 혜인씨는 요즘 들어 다시 공부가 하고 싶다고 했다.

 

"제가 고졸이니까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되어 있어요. 소위 말하는 '3D' 업종인 몸 쓰는 일만 취직이 되더라고요. 지금은 발등의 불을 끄는 게 우선이니까 얼른 빚을 갚고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공부를 시작하고 싶어요."

 

고등학교 때는 보건대학에 가서 안정적인 물리치료사나 간호사가 되는 길도 생각해봤다는 혜인씨는 금융 사기를 당한 후 마음이 바뀌었다.

 

"제가 금융이나 경제 쪽 지식이 없어서 그런 사기를 당한 거잖아요. 은행이나 금융회사에 취직해서 혹시 모를 저 같은 고객들에게 관련 지식도 알려주고, 다른 사람들은 그런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고 싶어요."

 

변제기간 단축법안 통과 소식에 너무 기뻤는데...

 

혜인씨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발의한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이 꼭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변제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채무자 회생법 개정안 통과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어요. 서울회생법원에서 지침으로 변제기간 단축인가를 해준다는 얘기를 듣고는 저도 지방법원에 단축 신청을 해볼까 했거든요. 그런데 대법원이 대부업체들이 낸 소송이 옳다고 파기환송 했다고 해서 접었죠. (한숨) 기본적으로 법이 개정됐다고 해도 소급적용은 안 된다고 하는데, 그러면 먼저 신청한 사람들만 불리한 거잖아요. 저는 이제 변제기간이 1년 남짓 남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박주민 의원님이 낸 법안이 통과되면 너무 좋을 거 같아요."

 

아직 젊은 20대 중후반의 나이, 혜인씨가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일까.

 

"조카들이 너무 귀여워요. 사실 언니가 임신 중일 때 제가 그런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려서 언니가 너무 충격을 받았는데도 건강하게 태어나 커 주는 조카들한테 미안하고 고마워요. 제가 조카들에게 아무 것도 해주는 것도 없어서 너무 부끄럽고. 어머니에게도 너무 죄송스럽고. 얼른 빚을 갚아서 효도하고 싶어요."

 

부의 격차로 인해 태어났을 때부터 달랐던 출발선을 조금이라도 앞당기고 싶었던 설익은 욕심이 잘못인 걸까. 빚을 지려는 사람에게 이유도 묻지 않고 계속 대출을 내어주고, 갚지 못하면 목줄을 졸라매는 금융 제도는 문제가 없는 걸까. 혜인씨가 조금 더 일찍 다단계 사기를 인지하고, 제2금융권 선에서 회생절차를 빨리 밟았더라면 그녀의 지난 4년이 조금 덜 창백하고 우울했을까.

 

채무자를 백안시하는 사회 분위기, 돈이 없으면 그나마 신분 상승의 사다리인 교육의 기회마저 제한되는 현실, 부실한 사회안전망, 이 모든 것이 그녀에게는 너무나도 차갑게만 느껴졌을 것이다. 지긋지긋한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일념에 몸부림치다 혹독한 개인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그녀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채무자를 조속히 경제활동에 복귀시키고, 이들의 행복권 또한 보장하라. 이것이 개인회생 변제기간을 단축한 채무자회생법의 본래 취지이며, 바로 지금 국회가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입법해야 하는 이유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79973" style="background-position:0px 0px;color:rgb(102,153,204);font-family:'나눔고딕', NanumGothic, ng;text-align:justify;font-weight:700;" rel="nofollow">>>>오마이뉴스 원문 바로가기

화, 2019/10/22-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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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버린 국회는 삭발로 호소하는 민생의 간절함에 귀 기울여야”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 입법 촉구 기자회견

‘17년 법 개정으로 개인회생 변제기간 최대 5년 ⇒ 3년 단축 불구,

여전히 5년간 변제하는 법의 사각지대에 고립된 채무자들 있어

당사자의 입법 촉구 삭발식 및 시민 350명의 입법 탄원서 전달

09.30. (월) 13:00, 국회 정문 앞 삭발식 기자회견

09.30. (월) 13:50, 국회 정론관 탄원서 전달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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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30. 국회 정문 앞,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 입법 촉구 기자회견 및 삭발식을 진행함. (사진 = 참여연대)

 

1. 취지와 목적

  • 오는 30일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의 입법이 절실하게 필요한 당사자들이 민생 입법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국회가 제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하는 삭발을 진행할 예정임. 

  •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서울 은평구갑)은 지난 6월, 2017년 개정된 채무자회생법의 부칙 개정을 통해, 동법 시행 전 개인회생절차를 신청하였더라도 개인회생 폐지 또는 면책이 확정되지 않은 건에 대해서도 변제기간 상한을 3년으로 단축하는 규정을 소급적용 하는, 일명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음. 

  • 2017년 12월 개인회생의 변제기간 상한을 3년으로 단축한 채무자회생법 개정 후 2018년 6월 법 시행 전인 2018년 1월 8일 서울회생법원은 ‘개인회생 변제기간 단축지침’을 제정하여 개정법 시행 이전 접수된 사건 전부에 대해서도 변제기간 단축을 허용함. 그런데 2019년 3월 19일 대법원이 ‘법개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는 인가된 변제 계획에서 정한 변제기간을 변경할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며 이미 손실처리된 부실채권을 헐값으로 구입한 뒤 추심으로 폭리를 취하는 대부업체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2019년 3월 26일 서울회생법원은 관련 지침을 폐지함. 이후 서울회생법원 지침에 따라 변제기간 단축 신청을 하거나 신청 후 인가를 받은 채무자들의 변경 인가결정이 취소되거나, 신청 기각이 이어짐.

  • 개인회생 인가결정 이후 성실히 채무를 변제하던 채무자들 상당수가 2년차 내지 3년차에서 탈락(인가 후 폐지)하고 있는 현실은 3년을 초과하는 변제기간이 회생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음을 보여줌. 또한 개정법 시행 전 회생절차 신청 및 변제계획 인가 채무자와 시행 후 신청·인가받은 채무자의 변제기간(최대 60개월 vs 최대 36개월)을 다르게 두는 것은 형평성 면에서도 적절하지 않음. 

  • 3년 이상의 변제기간을 채무자들의 회생 의지를 꺾는 사실상의 노예적 제도로 판단하여 법이 개정되었음에도, 바뀐 법 적용의 사각지대에 놓여 여전히 총 5년을 변제해야 하는 기존 채무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회의 역할이 요구됨. 더욱이 이들 대다수는 이미 3년 가까이 개인회생 절차를 성실하게 밟아 온 점을 고려해야 함.  

  • 이에 박주민 의원은 ‘과도한 빚으로 정상적 경제생활이 불가한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 복귀’라는 개인회생 변제기간 단축 취지를 살리고, 채무자 간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현재 국회에 상정조차 되고 있지 못함. 개정법 시행전 회생을 신청하거나 변제계획을 인가받아 변제기간 단축 대상에서 제외된 채무자들에게는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이 절실한 입법적 대안인 상황임. 

  • 이에 9/30(월) 오후 1시 국회 앞에서 채무자 당사자들은 민생 입법 기능을 멈춰버린 국회가 이처럼 절실한 민생법안의 통과에 힘써줄 것을 호소하는 기자회견과 삭발식을 진행한 뒤, 오후 1시 50분 정론관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인 박주민 의원에게 채무 당사자와 시민 350명의 입법 촉구 탄원서를 전달하는 등 국회의 역할함. 

2. 개요

1) 삭발식 기자회견

  • 행사제목 : “멈춰버린 국회는 삭발로 호소하는 민생의 간절함에 귀 기울여야” 

  • 일시 장소 : 2019. 09. 30. (월) 13:00 / 국회 정문 앞

  • 주최 : 금융소비자 연대회의(금융정의연대, 민생경제연구소,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주빌리은행,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 프로그램
    • 사회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 연대 발언
      • 백주선 변호사·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

      • 홍석만 주빌리은행 사무국장


    • 채무자 당사자 발언

    • 삭발식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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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30. 국회 정문 앞,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 입법 촉구 기자회견 및 삭발식을 진행함. (사진 = 참여연대)

 

2) 탄원서 전달 기자회견

  • 행사제목 : <채무자회생법 부칙개정안> 입법 촉구 기자회견

  • 일시 장소 : 2019. 09. 30. (월) 13:50 / 국회 정론관

  • 주최 : 국회의원 박주민, 금융소비자 연대회의

  • 프로그램
    • 여는 발언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연대 발언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 채무자 당사자 발언 

    • 연대 발언 : 김은정 참여연대 경제노동팀장

    • 탄원서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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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30. 국회 정론관,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 입법 촉구 삭발식 후 정론관에서 다시 기자회견을 진행함. (사진 = 참여연대)

 

보도자료 [https://docs.google.com/document/d/1q4CluEkK9KW7GdzjWAZCU1moR3hJHx1i-PLe...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화, 2019/10/01-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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