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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금융위 금융권 개인연체채권 관리체계 개선 추진에 대한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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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금융위 금융권 개인연체채권 관리체계 개선 추진에 대한 입장

admin | 금, 2019/10/11- 23:02

개인연체채권 관리체계, 

실절적 개선과 제도적 장치 필요해

‘채권자의 채권회수율 개선’에 방점 둔 정책 한계 뚜렷

채무자의 권리 보장 및 재기지원 위한 종합적인 방안 마련 필요

적극적 채무조정 및 개인회생·파산제도 관련 통합도산법 개정해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최근(10/8) 「개인연체채권 관리체계 개선 T/F」 1차 회의를 개최하여 ▲채권자-채무자간 자율적 채무조정 활성화, ▲연체 이후 채무부담의 과도한 증가 제한, ▲채권추심 시장의 시장규율 강화 방안 등 세부 검토과제를 논의한 결과를 토대로 2020년 1분기 중 「금융권 개인연체채권 관리체계 개선 및 소비자신용법 제정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http://bit.ly/2ICmmos). 금융위가 채권추심이 채무자를 괴롭히는 과정이 아니라 채무조정 과정이 될 수 있도록 '채무조정서비스업' 도입, ‘소멸시효 완성관행 확산’ 유도 등을 제시한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합리적인 추심 수준에 대한 기준 마련, 금융회사가 채무자 보호와 여신 건전성 간 선순환을 이룰 수 있는 가계신용 관리체계 마련 지원, 체계적 소비자신용 규율체계 마련(대출 전단계 포괄적 규율) 등 기본전략을 잘 설정해 놓고도 세부 검토과제에서는 이를 거의 반영하지 않아, 개인연체채권 관리체계를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은 큰 문제다.

 

게다가 상환능력을 상실한 채무자의 과도한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 채무조정 방안, 불법적인 추심 근절방안이 제시되지 않는 등 곳곳에 채권자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계 또한 드러냈다. 더욱이 금융위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치겠다고는 하지만, 개인연체채권 관리체계 개선 TF가 금융기관을 대변할 인사로 다수 구성되어, 이번 방안이 말로만 남지 않고 실제 채무자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금융위가 정확한 문제인식과 기본전략에도 불구하고 채권자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이를 세부 검토과제에 반영시키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향후 「소비자신용법(案)」 마련 뿐만 아니라 채무자의 권리 보장 및 재기지원을 위한 종합적인 법·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생활 복귀를 위해 통합도산법상 개인회생·개인파산 절차를 채무자 우호적으로 정비할 것을 촉구한다.

 

금융위가 보도자료를 통해 지적한 바와 같이 금융권에는 채무자의 재기지원보다는 자동적 기한이익 상실, 소멸시효 연장, 추심의 외부화(위탁추심 및 매입추심), 과잉추심 등 과도한 추심압박을 통한 회수 극대화 추구 관행이 지배적이었다. 연체채권 관련 건전성관리만 강조하고 소비자보호 책임은 소홀히 한 채, 채무자에게 압박을 가하는 방식의 채권회수 관행이 형성되어 채무자의 개별사정을 감안하지 않는 일률적 회수방식이 지속되어 왔던 것이다. 이를 두고 “금융권의 보수적 채권관리 관행은 채무자 재기지원을 저해하고, 결과적으로 채권회수율 개선에도 기여하지 못”한다고 평가한 금융위는 ▲연체채무자가 요청하는 경우 채무자에게 채무조정 협상에 응할 절차적 의무를 부과하고, 채무자를 지원하여 채무조정 협상에 참여하는 ‘채무조정서비스업’을 도입하고, ▲기한의 이익 상실 이후 연체부담이 끝없이 증가하도록 하는 (연체)이자 부과방식을 일부 제한하고 ‘소멸시효 완성관행 확산'을 유도하고, ▲원채권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를 위한 관리책임 지속·강화, 추심기관에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 확립, 채권추심·매각 가이드라인 중 추심총량 제한 등의 법제화 등을 세부 검토과제로 제시했다. 

 

하지만 ▲채권자에게 채무조정에 대한 ‘절차적’ 의무만을 부과하고 있는 점,  ▲기한의 이익 상실 이후 이자 부과방식의 ‘일부’ 제한만으로는 연체 이후 채무부담의 과도한 증가 제한이 어려운 점, ▲채권추심 시장의 규율 강화를 위한 ‘처벌 규정’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 ▲연 20%이하로 최고금리 인하, 상환능력을 엄격히 심사해서 대출을 하되 이를 소홀히 한 금융회사를 제재하도록 하는 등 '과다 대출 방지 방안'이 누락된 점, ▲소멸시효 완성채권의 추심 금지 및 소멸시효 기간 연장 횟수 제한 등 ‘채무자 권리 보장 방안’이 상당수 누락된 점 등에서 정책방향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전반의 정책 기조가 제도 남용 방지라는 말을 앞세워, 앞서 지적한 현재 채권추심의 문제점을 해결할 의지를 분명히 반영하지 못한 결과다. 게다가 최고금리 인하는 시행령 개정으로도 가능하고, 채무자대리인제도 확대나 불공정한 채권추심형태의 엄격화 등은 현행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을 일부 개정함으써 도입 또는 개선할 수 있음에도, 제정법을 통해 해결하겠다며 이번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지 않은 실행방법에서도 금융위의 제도 개선 의지를 가늠하기 어렵다. 

 

정부 정책이 채권자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상, 채무자가 과도한 채무 부담에서 벗어나 조속히 경제활동으로 복귀하는 길은 요원할 것이다.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에는 채권자 우위의 채무조정 관행에 기대어 과도한 부채를 공급하고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채무자에게 제대로 된 채무조정을 외면해 온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자리잡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졌다고 하지만, 가계부채 총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고용불안정·저임금·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가계 상환능력의 악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중채무자, 한계가구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과도한 빚에 얽매여 있는 채무자를 위한 정책이 절실하다는 사실 역시 변함없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그리고 경제상황에 부침이 없이 가계의 상환능력을 높이고, 부채를 줄여나가는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채무자와 채권자를 균형 있게 고려하는 정책 기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가 보다 채권자 중심에서 이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실질적 재기 지원을 보장하는 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논평[https://docs.google.com/document/d/1S-QOixQjZTxncIhHWjq9pUORh8Z6xBm8_de-...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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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정감사에 채무자의 자리는 없었다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캠페인⑦

 

 

박현근 변호사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금융부동산팀장·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대외협력이사

 


2017년 12월, 개인회생 변제기간 상한을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도록 채무자회생법이 개정되어 개인회생 신청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 전 회생절차를 신청하여 최대 60개월 동안 빚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와, 법 시행 후 변제계획이 인가되어 최대 36개월만 빚을 갚아도 되는 채무자 간 형평성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개인회생 변제 기간의 단축 취지를 살리기 위해 개정법 시행 전 변제계획을 인가받은 채무자들에게도 변제기간 단축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발의하였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 및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금융소비자 연대회의'는 이러한 법 적용의 사각지대에 있는 3만 명의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 복귀를 위해 꼭 필요한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의 내용을 알리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민생 법안 입법에 국회가 시급히 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캠페인 릴레이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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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Economy&document_srl=1663114&... rel="nofollow">⑥ 개인회생 채무자들을 위한 변론, 혹은 변명 (권호현 변호사)


 

2019년 10월 21일,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종료되었다. 아시다시피 최근까지도 우리 사회는 조국 블랙홀에 빠져 있었고, 내년 총선 전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야의 공방은 국정감사에서도 계속되었다.

 

국정감사 중 어느 상임위원회를 가더라도 '기-승-전-조국'이었고, 공격하는 야당과 방어하는 여당의 모습이 처절해 보이기까지 하였다. 이를 중계하는 언론도 별반 다를바 없었다. 생업을 영위하는 평범한 시민들이 조국 전 장관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깊이 파고들고 그 속에서 난무하는 법리들을 쫓아가기에는 삶이라는 것이 녹록하지 않다. 아니, 그럴 여유가 없었다.

 

조국 이슈에 휘말린 이번 국감은 보통의 국민들에게 필요한 민생 관련 쟁점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우리 사회에 공론화하지 못했다. 민생은 실종되었다. 조국과 관련해 파생되는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의 문제 제기가 지겹다는 취지는 아니다. 다만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제로섬(ZERO-SUM)'의 정치 공방 속에 국민을 대리해야 할 국회가 실제 국민의 삶과 직결된 논의에 소홀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채무자 문제 역시 민생의 문제이다. 한국 가계부채 규모가 1,500조 원을 돌파하는 등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채무자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다가는 큰일 나겠다는 경고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가계부채의 증가는 국내소비 부진에 직격탄이 되고 결국 나라 경제에 큰 부담이 된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기 시작하였다.

 

빚을 갚지 못하는 채무자를 개인적으로 비난하거나 도덕적으로 해이하다고 손가락질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해결과 거리가 멀다. 추심업체들이 그들을 악착같이 쫓아다니며 인간 이하로 취급하고 괴롭히는 현상 또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어디가서 본인이 채무자라고 밝히지도 못하지만 채무자라는 단어의 멍에를 지고 사는 사람들 또한 누군가의 가족이고 친구이며 직장동료이다. 이처럼 평범한 이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민생정치인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빚을 갚기 힘든 사람을 공적제도를 통해 빨리 사회에 정상적으로 복귀시키기 위해서는 관련 법을 만드는 국회와 법을 집행하는 법원이 그 기능을 온전히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는 현행 최고이율 24%를 20%로 낮추는 이자제한법, 공적채무조정기능을 수행하는 채무자회생제도의 채무자 친화적 실무운용을 가능하도록 하는 채무자회생법, 채무자들에게 극단적인 고통을 주는 추심과정을 방지하는 채권추심법 등의 개정을 어서 논의해야 한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채무자와 관련된 국정감사 질의가 있나 살펴보았다. 서울고등법원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박주민 의원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법원에서 현재 채무자들이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그 단면을 알 수 있다.

 

박주민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개인회생을 신청한 채무자가 법원으로부터 신청서와 관련하여 받은 보정권고(추가적인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거나 제출된 자료에 대해서 의문사항을 명쾌히 소명하라는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에는 '초등학생도 아니고 뭐하는 건지 모르겠음. 틀린 부분만 알려줬더니 나머지를 기재하지 않으면 어떡하자고요'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마치 선생님이 학생을 대하는 듯한 태도의, 공문서에 기재되었다고 보기 힘든 표현들이다. 이는 그동안 법원이 채무자를 얼마나 고압적인 태도로 대해왔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보정권고였다.

 

한계상황에 처하여 법원의 문턱을 밟는 채무자 중 도저히 자기 소득으로는 최저생계비도 마련하지 못하는 이들은 개인파산절차를, 어느 정도 소득이 마련되어 조금이라도 갚을 여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이들은 개인회생절차를 밟게 된다. 하지만 개인파산절차의 실무가 워낙 까다롭게 운영되다 보니 채무자들은 개인파산절차를 기피하고 있다. 어쩌면 법원이 이를 유도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에 한국 개인회생신청사건 접수건수는 개인파산신청사건 접수건수보다 높으며, 이것은 세계 각국과 비교해보아도 이례적인 것이다.

 

결국 법원은 결과적으로 한 푼이라도 더 갚으라고 채무자를 내몰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채무자들이 개인파산절차보다 개인회생절차를 이용하도록 만들고, 개인회생절차를 밟을 때조차 생계비를 조금이라도 더 줄여서 채권자에게 유리한 변제계획을 짜오도록 유도하는 법원의 차가운 실무처리로 인해 채무자들은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전화벨 소리에도 놀랄 정도로 채권 추심의 노이로제에 걸려 있는 채무자들이 채무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자 법원의 문턱을 두드리지만, 실무 처리 과정에서 법원이 '내가 당신 편이라고 오해하지는 말라'고 은근히 압박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국회 또한 빚을 조금이라도 더 갚으라고 채무자들의 문제를 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2017년 말 개인회생 변제 최대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줄이는 채무자회생법 개정이 있었다. 개인회생을 준비하는 채무자들과 기존에 개인회생을 진행하고 있는 채무자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하며 평범하게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은 채무자들의 절박한 심정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알 수 없다. 그들은 채무자회생법 개정안 통과 소식을 듣고 실낱같은 희망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대법원에서 기존 개인회생을 진행하고 있는 채무자는 개정법 적용을 받을 수 없다는 취지의 날벼락 같은 판결을 선고했고, 채무자들은 또다시 절망에 빠졌다.

 

게다가 부실채권을 90% 할인한 헐값에 매입한 대부업체들이 이러한 대법원 판결의 혜택을 입는다는 것을 알게 되니 과연 이것이 채무자들을 조속히 사회복귀 시키겠다는 채무자회생법의 입법 취지에 맞는 것인지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이에 최저생계비, 혹은 그 이하로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버티고 있는 기존 개인회생 채무자들이 자신들도 변경된 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채무자회생법 부칙을 개정해달라는 입법청원을 하게 되었다. 하루 근근이 먹고 살기만도 고단한 사람들이 입법청원을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이는 특별한 사건이었다. 이후 박주민 의원이 동 법안을 대표 발의하였고 현재 국회 논의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 법안의 통과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기존 채무자의 수는 약 3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회에서 동 법안의 통과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이 3만 명이라는 숫자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법안이 논의되고 있지 않은 지금 이 순간도 변제계획에 따라 채무를 계속 갚아 나가야 하는 3만 명의 채무자들이 언젠가 5년이라는 변제기간을 모두 채우거나, 또는 중도 포기하여 개인회생 절차 폐지 통보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회의 법안통과가 늦어질수록 채무자들은 채권매매시장에서 헐값에 팔려나간 연체채무의 최종 종착지인 대부업체에 더 많은 돈을 납부해야 한다. 국회가 채무자들이 대부업체에게 돈을 조금이라도 더 갚으라고 의도적으로 방관하고 있지는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결과는 고의적인 방치와 아무 차이가 없어질 것이다.

 

채무자는 그래도 마지막으로 국회를 믿고 싶다. 국회가 지금이라도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면 채무자들은 그만큼 빠르게 사회로 복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무자들의 간곡한 부탁이자 유권자로서 엄중한 명령을 20대 국회에 대신 전한다. 기존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채무자들에게도 3년의 변제기간을 적용하는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속히 논의하여 통과시키길 바란다. 20대 국회가 3만 명의 채무자들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기억될지는 국회의 선택에 달렸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81965" style="background-position:0px 0px;color:rgb(102,153,204);font-family:'나눔고딕', NanumGothic, ng;font-weight:700;text-align:justify;" rel="nofollow">>>>오마이뉴스 원문 바로가기

화, 2019/10/29-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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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채무자들이 채무자회생법 '부칙'을 개정하자고 하나?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캠페인①

 

백주선 변호사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회장·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2017년 12월, 개인회생 변제기간 상한을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도록 채무자회생법이 개정되어 개인회생 신청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 전 회생절차를 신청하여 최대 60개월 동안 빚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와, 법 시행 후 변제계획이 인가되어 최대 36개월만 빚을 갚아도 되는 채무자 간 형평성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개인회생 변제 기간의 단축 취지를 살리기 위해 개정법 시행 전 변제계획을 인가받은 채무자들에게도 변제기간 단축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발의하였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 및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금융소비자 연대회의'는 이러한 법 적용의 사각지대에 있는 3만 명의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 복귀를 위해 꼭 필요한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의 내용을 알리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민생 법안 입법에 국회가 시급히 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지난 9월 30일 국회 정문 앞,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청년 2명이 금융소비자연대회의가 주최한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들은 빚을 갚지 못해 개인회생 절차에 들어간 청년들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국회 앞이지만, 그곳에서 채무자들이 제 얼굴을 보이며 기자회견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청년들은 먼저 왜 자신들이 이 기자회견 자리를 찾았는지 설명했다. 한 청년은 "23살부터 공장일을 하면서 어렵게 생활하다 결국 대출을 받다 대출 금액이 커져 이를 갚을 길이 없게 됐다", "빚을 빨리 정리하고 경제활동을 하고 싶지만 대법원의 결정으로 그럴 수 없게 돼 너무 답답하다"고 했다.

 

다른 한 청년은  "상환 기간을 3년으로 단축해 준다는 말을 믿고 결혼 준비와 함께 새 출발을 꿈꿨다가 모두 무산됐다", "나와 같은 사람이 없도록 법률을 개정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중 한 청년은 법 개정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공개적으로 삭발을 하였다. 기자회견 참가자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안타까워했고, 일부는 눈시울을 붉혔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 보자. 2017년 12월 12일 법률 제15158호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 개정됐다. 개인회생의 변제기간 상한이 5년에서 3년으로 줄어든 것이다. '개인회생'이란 직장이 있거나 사업을 하는 채무자가 빚이 너무 많아 자기 소득으로도 다 갚을 수 없을 때 자신의 월급이나 사업소득에서 법원에서 인정하는 생계비를 공제한 나머지 돈으로 일정기간 빚을 일부 갚고, 나머지를 면책받는 제도이다.

 

개인회생 신청 채무자는 법원에 변제기간과 금액을 정한 변제계획을 제출하고, 법원은 심사 후 이를 인가한다. 예컨대 1억 원과 이자 2,000만 원의 빚이 있는 월급 150만 원의 독신 채무자는 원금에 대해서만 한 달에 50만 원씩 5년(60개월) 동안 변제하여 3,000만 원을 갚겠다는 변제계획안을 제출할 수 있다.

 

채무자가 변제계획에 따라 변제를 마치면 법원은 직권이나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나머지 빚 원금 7,000만 원과 이자 2,000만 원을 면책할 수 있고, 이후 채무자의 임의 지급 외에는 채권자가 법원에 그 이행이나 집행을 구할 수 없다.

 

채무자가 개인회생 절차에 따라 변제해야 하는 기간이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 것이다. 변제기간이 단축되면 채권자가 변제받는 돈은 줄어들지만, 채무자는 그만큼 빨리 빚의 늪에서 빠져나와 정상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종전 법에 따르더라도 개인회생의 최대 변제기간이 5년이었을 뿐, 법원은 채무자의 형편에 맞게 변제기간을 1년이나 2년, 3년 등으로 얼마든지 다양하게 정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법원들이 변제기간을 5년으로 경직되게 운용하여 제도의 실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많았다.

 

법 개정된 후인 올해 상반기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에게 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채무자 중 약 28%가 중도 탈락하는데 그 시점이 대부분 3년 무렵으로 나타났다.(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622113" rel="nofollow">2019년 4월 10일 <개인회생 변제기간 단축 개정의 의미와 대법원 2018마6364 결정의 문제점 진단> 이슈리포트). 채무자들이 개인회생 절차에서 중도 탈락하면 그동안 갚았던 돈으로는 이자도 다 감당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아 다시 원래의 채무상태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날이야 어쨌든 이제 법이 개정됐으니 과도한 빚 때문에 힘들어하는 채무자들이 숨통이 좀 트이게 된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파산 전문법원인 서울회생법원의 경우 2018년 1월 개정법 취지를 살려 '개인회생 변제기간 단축에 관한 개정법률 시행 이전의 경과사건 처리를 위한 업무지침'을 통해 개인회생을 신청하지 않았거나 신청 후 변제계획이 인가되지 않은 채무자는 물론, 이미 변제를 시작한 채무자라도 ①변제 개시일로부터 36개월 이전이면 36개월 동안 변제 후, ②이미 36개월 이상 변제했을 시 신청일의 다음 달을 변제종료일로 하는 변제계획 변경신청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한빛자산관리대부 등 몇몇 대부업체들이 서울회생법원의 위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결국 이 사건은 대법원에 올라갔고, 대법원은 뜻밖에도 서울회생법원의 결정이 잘못되었다면서 그 결정을 파기함으로써 대부업체의 손을 들어주었다(대법원 2018마6364 결정). 대법원은 개인회생제도의 도입 취지에 맞게 회생 가능한 채무자들을 조속히 적극적인 생산 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채무자회생법의 개정 취지가 있다고 보면서도, "개정규정 시행 전 신청한 개인회생 사건의 경우 개정 전 규정에 대한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신뢰가 개정규정 적용에 관한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보호 가치가 있다고 인정하여 그러한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그 적용을 제한"한 것이라는 논리를 만들어 서울회생법원의 변제계획변경 인가 결정을 적극적으로 파기한 것이다.

 

그런데 위와 같은 대법원의 파기 결정은 매우 부당하다. ▲개정된 채무자회생법 시행 전에도 변제기간 단축을 포함하여 법원이 변제계획을 변경하거나 특별면책할 수 있었던 점, ▲변제계획이 인가된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면책되거나 폐지되어 종료된 사건이 아니므로 개정법의 취지를 살려 법원이 변제기간을 단축하더라도 종료된 사안에 신법을 적용하는 진정소급입법의 사례가 아닌 점, ▲개정법 시행 직전에 5년의 변제기간으로 인가된 채무자도 절차가 폐지된다면 새로 신청하여 변제기간을 3년으로 단축하는 것도 가능한 점, ▲실제 개인회생신청은 법 개정 훨씬 전에 하였으나 변제계획은 개정법 시행 이후에 인가된 채무자는 3년의 기간으로, 법 개정 후 그 법 시행 전에 신청하여 변제계획이 인가된 채무자는 5년의 기간으로 인가

되는 등 형평에 어긋나는 사례가 있는 점 등이 그 부당함의 이유이다.

 

특히 서울회생법원의 변경인가결 정에 적극적으로 항고한 이들은 채무자에게 실제 대출한 원채권자가 아닌, 변제계획 인가된 채권을 양수하여 추심만 하는 대부업자로, 그들의 신뢰를 보호할 이익이 채무자의 신속한 생산활동 복귀를 위한 변제기간 단축의 이익보다 크다고 보기 어려운 점에서 대법원 결정은 부당하다.

 

나아가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 법제에 비추어 구법의 변제기간 상한이 과도하고, 법원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변제기간을 정해온 것에 대한 반성적 고려로 채무자회생법이 개정되었고, 대법원은 종전에 '채무자회생법은 인가된 변경계획 변경안의 제출 사유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대법원 2015. 6. 26.자 2015마95 결정)'는 태도를 취한 것에 비추어 보면 개정법의 입법취지는 신청 후 인가 전 사건은 물론 인가 후 사건에 있어서 변제계획 변경사유로 해석할 수 있는 점을 보더라도 대법원의 위 결정은 부당한 것이다. 변제기간 단축으로 조속히 경제활동으로 복구할 수 있겠다는 희망과 기대를 갖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웠던 많은 채무자들이 절망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앞서 기자회견에 참여했던 두 청년과 같은 기존에 변제계획을 인가받은 채무자들이 서울회생법원에만 7,000명, 전국으로는 3만여 명 존재한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이 상황에서 이들이 개정법의 적용을 받으려면 결국 부칙을 개정하여 개정법 전에 신청한 사건에 대해서도 기간 단축을 적용하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 서울회생법원 등 하급법원이 재량으로 기존 사건의 채무자들에게 개정법을 적용하여 변제계획을 단축하는 결정을 하더라도 부칙이 개정되어 종전 사건에도 개정법이 적용된다고 하지 않는 한 받아들여질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채무자들이 채무자회생법 부칙을 개정하자고 하는 것이다. 다행히 이런 채무자들의 뜻을 받아 박주민 의원이 올해 6월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시간이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올해가 가기 전 이 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 서울회생법원과 대법원은 부칙 개정의 뜻을 잘 헤아려 적극적으로 기존 채무자들도 변제계획을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해서 이들 채무자들이 다시 희망의 끈을 이어가도록 해야 한다. 빚의 늪에 빠진 채무자처럼 가장 어려운 처지에 있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나라다운 나라이기 때문이고, 그것이 사법의 역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78144&CMPT... rel="nofollow">>>>오마이뉴스 원문 바로가기

 

화, 2019/10/15-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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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 쓰리잡도 아닌 포잡, 파이브잡 해야 벗어나나요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캠페인②

 

채무 당사자의 이야기Ⅰ

 


2017년 12월, 개인회생 변제기간 상한을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도록 채무자회생법이 개정되어 개인회생 신청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 전 회생절차를 신청하여 최대 60개월 동안 빚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와, 법 시행 후 변제계획이 인가되어 최대 36개월만 빚을 갚아도 되는 채무자 간 형평성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개인회생 변제 기간의 단축 취지를 살리기 위해 개정법 시행 전 변제계획을 인가받은 채무자들에게도 변제기간 단축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발의하였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 및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금융소비자 연대회의'는 이러한 법 적용의 사각지대에 있는 3만 명의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 복귀를 위해 꼭 필요한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의 내용을 알리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민생 법안 입법에 국회가 시급히 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캠페인 릴레이 기고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Economy&document_srl=1660602&... rel="nofollow">① 왜 채무자들이 채무자회생법 '부칙'을 개정하자고 하나? (백주선 변호사)


 

박준수씨(가명·36)가 몸의 이상을 느낀 것은 2016년 2월이었다. 갑자기 혀가 꼬이더니 잘 나오던 발음이 어느 순간 어눌해졌다. 오른쪽 손 힘이 약해져 심할 때는 물컵조차 들 수 없었다. 대학병원 가서 MRI를 찍어보았으나 신체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했다.

 

준수씨는 전광판 및 CCTV 등을 유지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매일 지상 15m 높이에 위치한 도로 표지판에 올라가 각종 기기를 정비하는 것이 A씨의 업무다. 손이 미끄러지면 자칫하면 아래로 추락할 수 있다. 보호장비를 착용하고는 있다 해도 자칫하면 생명과 직결될 수 있을 만큼 위험한 일이다.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이유는 준수씨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학교와 가정집에 우유배달을 하고, 아침 9시에 출근해 저녁 6시에 퇴근한 뒤 직장 인근에서 밤 10시까지 붕어빵 장사를 한 지 3년이 되었다. 쉬는 날에도 붕어빵 장사는 계속했고, 때로는 일용직이나 배달 일을 병행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투잡, 쓰리잡도 아닌 포잡, 파이브잡 수준이다.

 

하루에 5시간도 제대로 쉴 수 없는 극한에 가까운 생활을 3년째 지속하다 보니 아직 젊은 나이임에도 몸이 말을 듣지 않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도 준수씨는 2018년까지 이러한 생활을 지속했다. 30대 중반의 준수씨는 2015년부터 개인회생 진행 중이었다.

 

준수씨의 어머니는 어린 준수씨를 두고 집을 나갔고, 이후 술에 의지하던 아버지는 준수씨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세상을 떠났다. 할아버지와 주변 친척들이 어린 그를 돌봐주었지만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다. 7살부터 할아버지의 농사일을 도왔고 초등학교 6학년부터 신문 배달을 했다. 그러나 준수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원래 하던 신문 배달일에 세탁소, 피자가게 배달까지 해서 돈을 모아 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취직도 했다. 13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던 신문 배달일도 그만두었다. '이제는 내 힘으로 자립해서 살 수 있겠구나.' 잠시지만 행복이 가득했던 나날들이었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해 항상 외로웠던 준수씨는 친구들을 유독 아꼈다. 친구들이 자신을 떠날까 봐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 친구들은 준수씨가 어린 시절부터 신문 배달로 모았던 돈을 빌려간 뒤 갚지 않았다. 준수씨가 취직한 후에는 병원비, 카드값 등을 이유로 급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준수씨는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친구와의 사이가 멀어질까 봐 가진 돈이 없을 때는 카드론, 신용대출 등으로 돈을 마련하기도 했다.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 역시 아픈 동생의 생활까지 책임지느라 생활이 어려웠다. 준수씨는 여자친구의 학비와 생활비를 보태느라 결국 대부업체의 문까지 두드렸다. 갚지 못한 돈을 금융기관을 전전하며 돌려막다 원금과 이자가 누적되어 7,500만 원이라는 거액의 빚이 생겼다.

 

"어릴 때부터 사랑에 목말라서 그런지 사람을 쉽게 믿었던 것 같아요. 빚을 지게 된 건 제 잘못이지만, 빚을 돌려막기 전에 회생절차가 있다는 걸 알았으면 어땠을까 지금도 가끔 생각해요."

 

2015년 9월, 5년의 변제기간으로 개인회생 인가가 난 후 잠도 건강도 포기하고 빚을 꼬박 갚아온 준수씨에게 변제기간 상한을 3년으로 단축하는 채무자회생법이 2018년 6월부터 시행된다는 소식은 한줄기 빛과 같았다. 준수씨는 서울회생법원이 개정법 시행 이전 접수사건에 대해서도 소급해 변제기간을 단축해준다는 얘기를 듣고, 2018년 9월 대전지방법원에 변제기간 단축신청을 냈으나, 2019년 1월 불인가 결과를 통보받았다.

 

당시 각 지방법원은 서울회생법원과 달리 개인회생 변제기간 단축에 따른 소급적용을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데 격으로 한 대부업체가 변제기간 단축을 신청한 채무자를 대상으로 낸 소송에서 '법개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는 인가된 변제계획에서 정한 변제기간의 변경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대법원이 판결함에 따라 2019년 3월 서울회생법원 또한 관련 지침을 폐기해버렸다.

 

2018년 9월까지 3년간 5천여만 원의 빚을 갚아온 준수씨는 최근 변제금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속되는 건강 이상으로 직장 일과 병행하던 우유배달과 붕어빵 장사를 접었기 때문이다. 한의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잠깐의 호전이야 있었지만 한 달에 40만 원 정도 드는 약값을 감당할 수 없었다. 정신과에서는 준수씨에게 공황장애 및 우울증 진단을 내렸다.

 

준수씨는 아이를 낳아 부인과 세 가족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꿈이다. 2016년 준수씨와 결혼한 배우자는 지금도 준수씨가 개인회생 중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준수씨는 본인이 채무자이고 개인회생 중이라는 사실을 알면 부인에게 버림받을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와이프가 저보다 한 살 많은데, 아이가 생기지 않아 병원에 가봤더니 난소 나이가 48세래요. 난임인 거죠. 와이프가 아이를 너무 간절히 원해요. 제 욕심으로는 와이프가 일을 하면 조금이라도 생계에 보탬이 되겠지만, 지금 사는 도시에서 서울까지 난임 치료를 받으러 주 1~2회 올라가는 와이프에게 도저히 그런 말을 꺼낼 수가 없어요. 2년 동안 난자 채취해서 1개의 배아를 겨우 얻어 지금 냉동 중인데, 2개는 모아져야 수정란 이식을 할 수 있대요. 아직도 진행 중이고요. 아기를 낳아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왜 이것조차 이렇게 힘들까요."

 

그나마 다니는 직장이 안정적이라 다행이라는 준수씨는 최근 박주민 의원이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발의했다는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뻤다고 한다.

 

"구(舊)법 상 최대 변제 기간이 5년이었던 거지, 3년이 안 된다는 것이 아니었잖아요."

 

지난 2004년 최대 변제기간을 8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채무자회생법 제정 당시 전국 파산법원은 변제기간 5년으로의 단축신청을 모두 인용해준 바 있다.

 

"그때도 기존 사건은 개정 전 채무자회생법에 따른다고 부칙이 되어있었지만, 서민을 보호하고 자본주의 시장에서 한번 실패한 구성원들을 최대한 빨리 구제하여 경제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 국가에 더 이익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기에 법원이 그런 결정을 내린 것 같아요. 그때와 지금이 다를 이유가 있나요? 먼저 회생 신청을 하여 인가받았다는 이유만으로 24개월 동안 빚을 더 갚아야 하는 것은 너무 억울한 것 같아요."

 

10대와 20대의 매일 새벽을 신문 배달로 보낸 준수씨는 요즘 다시 그 시절이 떠오른다고 한다. 세상이 모두 잠든 새벽 5시, 가로등조차 숨을 죽인 칠흑의 골목길은 어린 준수씨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변제 기간을 3년으로 단축하는 채무자회생법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순간 잠깐 비추었던 한 줄기 희망을 평생 지하실에 갇혀있던 사람이 잠깐 지상으로 나온 느낌에 비유했다.

 

"캄캄한 곳에 있다가 밖에 나오면 너무 밝잖아요, 그러다가 다시 지하실로 들어가면 얼마나 어둡겠어요. 제가 요즘 그런 느낌이에요."

 

준수씨는 자꾸만 "죄송하다"고 했다. 빚을 진게 잘못이라고, 그리고 갚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 부모님에게 응석을 부리며 자라난 또래들도 있지만, 준수씨는 부모님에게 어떠한 경제적 도움도 받지 못하고 혼자 자기 자신을 책임지고 살아왔다. 빚 또한 인간의 한계를 넘을 만큼 열심히 일하면서 갚아왔지만, 그러한 삶은 지속 불가능하다.

 

"지금 변제계획 항고 중이에요. 건강이 안 좋아 투잡, 쓰리잡을 계속할 수 없던 사이 갚지 못한 변제금이 계속 쌓이고 있어요. 지금 회사에서 받는 월급으로는 생활비와 와이프 난임 치료비용, 서울 병원 가는 교통비를 충당하는 데만도 힘에 부칩니다."

 

미납이 계속되어 회생절차가 폐지되면 지금까지 갚아온 5천만 원은 모두 이자로 충당된다.

 

개인의 실수이든, 실패이든 한번 빚을 지고 나면 계속 그 굴레를 맴도는 삶은 정당한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듣기 전에 준수씨는 "그런 생각조차 저에겐 사실 사치에요. 다 필요 없고 바뀐 법이 저에게도 적용되어서 변제 기간이 3년으로 단축되면 좋겠어요"라고 울먹였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78837" style="font-family:'나눔고딕', NanumGothic, ng;font-weight:700;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rel="nofollow">>>>오마이뉴스 원문 바로가기

목, 2019/10/1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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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아버지가 남기고 간 건 빚 뿐….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캠페인④

채무 당사자의 이야기Ⅱ

 


2017년 12월, 개인회생 변제기간 상한을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도록 채무자회생법이 개정되어 개인회생 신청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개정법 시행 전 회생절차를 신청하여 최대 60개월 동안 빚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와, 법 시행 후 변제계획이 인가되어 최대 36개월만 빚을 갚아도 되는 채무자 간 형평성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개인회생 변제 기간의 단축 취지를 살리기 위해 개정법 시행 전 변제계획을 인가받은 채무자들에게도 변제기간 단축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발의하였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 및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금융소비자 연대회의'는 이러한 법 적용의 사각지대에 있는 3만 명의 채무자의 조속한 사회 복귀를 위해 꼭 필요한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의 내용을 알리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민생 법안 입법에 국회가 시급히 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해 관련 릴레이 기고를 진행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 캠페인 릴레이 기고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Economy&document_srl=1660602&... style="background-position:0px 0px;color:rgb(102,153,204);" rel="nofollow">① 왜 채무자들이 채무자회생법 '부칙'을 개정하자고 하나? (백주선 변호사)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Economy&document_srl=1661268&... style="background-position:0px 0px;color:rgb(102,153,204);" rel="nofollow">② 투잡, 쓰리잡도 아닌 포잡, 파이브잡 해야 벗어나나요 (채무 당사자의 이야기Ⅰ)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Economy&document_srl=1661794&... rel="nofollow">③ 머리를 깎아서라도 그들의 호소가 전달된다면 (김은정 참여연대 경제노동팀장)


 

 

가을이 올 때마다 정혜인씨(가명·26)는 4년 전을 떠올린다. 금전 문제로 어머니와 불화하다 혜인씨가 고등학생 때 집을 나간 아버지를 몇 년 만에 처음 만났던 2015년 가을. 아버지의 연이은 사업실패로 경제적으로 넉넉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혜인씨에게는 늘 다정하고 따뜻한 아버지였다. 부모님이 자주 다투시는 이유는 모두 돈 때문이라고 생각했기에 혜인씨는 아주 어릴 때부터 빨리 돈을 벌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헤어졌던 아버지에게서 5년만에 걸려온 전화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른 취업을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회사 구내식당에서 일하시는 어머니에게 등록금 지원을 기대하는 것은 언감생심이었고, 솔직히 당장 대학에 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저 얼른 일해서 돈을 빨리 모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이혼 후 가족과의 연락을 끊었던 아버지로부터 5년 만에 전화가 걸려온 그 날, 혜인씨는 원망보다 솔직히 반가움이 더 컸다. 어머니와 언니는 아버지 얼굴이 다시는 보기도 싫다 했지만 혜인씨는 마음속으로 내내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다시 만난 아버지는 화물 운송 용역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 했다. 아버지와 둘이서 오랜만에 웃으며 저녁도 먹고 떨어져 있던 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다 보니, 다시 가족이 모여 살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그래서 혜인씨는 아버지가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다며 투자해보고 싶다고 했을 때 선뜻 그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전 직장 선배가 건강식품인 브로콜리 새싹 분말 가공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수익성이 유망하다고 했다. 다이어트 및 건강보조제로 홈쇼핑 등에도 납품 예정이고, 주문이 폭주해 현재 물량이 달린다고도 했다.

 

본인이 돈만 있었으면 초기부터 투자해서 돈을 많이 벌었을 거라며 아쉬워하던 아버지는 같은 선배가 자신 소유 빌딩에 대한 수익금도 나눠주겠다고 제안했다며, 혜인씨에게 계속 투자를 권유했다. 아버지의 말처럼 투자가 성공한다면 돈을 많이 벌어 가족이 다 같이 모여 살 수 있을지도 몰랐다.

 

행복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던 혜인씨는 아버지에게 4년 동안 일하면서 모아놓은 1100만 원과 햇살론으로 대출받은 1500만 원을 선뜻 건넸다. 아버지의 선배가 운영하는 브로콜리 새싹 분말 회사는 과연 얼마 동안 은행이자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꼬박꼬박 혜인씨의 통장에 입금했다. 약속했던 액수보다 조금 모자란 돈이었고, 예금주명에 표기된 회사 이름이 계속 바뀌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혜인씨는 별 의심을 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이후에도 혜인씨에게 또 다른 유망사업이라며 비트코인 관련 회사와 포인트 쇼핑몰 사업에 투자를 권유했고, 혜인씨는 상호저축은행에서 1400만 원을 빌려 아버지가 추천한 회사들에 투자금을 입금했다. 그랬더니 월급만으로는 원금과 이자 갚는 것이 감당되지 않아 캐피탈 회사에서 2100만 원을 빌려 돌려막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와중에 브로콜리 새싹 분말 회사는 경영이 어렵다며 입금을 늦췄고, 투자금을 더 넣는 사람에게 먼저 수익금을 배분하겠다고 공지했다. 이때까지도 본인이 폰지 사기(Ponzi Scheme)에 당헀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던 혜인씨는 마지막으로 대부업체를 찾아가 생활비로 500만 원을 대출했다. 이미 그동안 모았던 돈도, 빌렸던 돈도, 원금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익금도 남김없이 사라져 버린 후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혜인씨는 그동안 투자했던 회사들의 폐업 소식을 들었다. 관련 홈페이지도 모두 문을 닫았을 뿐 아니라, 아버지의 선배라는 사람도, 회사 운영진들도 구속되었다는 뉴스를 인터넷으로 접한 혜인씨는 그제야 어머니와 언니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어머니와 언니는 혜인씨가 아버지와 연락 중인 것도, 그렇게 큰돈을 빌려서 떼였다는 것도 전혀 몰랐기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이제껏 가난하게 살아와서, 성인이 되면 돈을 많이 벌어서 남들처럼 살 수 있었을 거란 기대를 많이 했는데 오히려 감당할 수 없는 빚더미에 올라앉은 걸 알게 되었어요. 그때는 정말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살았던 것 같아요.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되고, 수치스럽고, 아버지가 죽이고 싶을 정도로 원망스러웠어요."

 

그리고 혜인씨는 아버지를 만나기 전 4년간 다니던 회사를 쫓기다시피 그만두었다. 서비스업이라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웃어야 하는데 계속 눈물이 흘러 사장에게 매일 야단을 들었고, 채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업무에 집중할 수 없어 동료들과의 불화도 심해졌다고 했다.

 

이후 2016년 3월경 지방법원에 개인회생신청을 했고, 같은 해 7월, 51개월의 회생계획이 인가되어 190만 원 가량의 월급에서 최저생계비를 제외한 118만 원을 38개월째 변제하고 있다. 혜인씨는 이후 1년 반 동안 반도체 공장에서 일했으나 건강 때문에 그만뒀다고 했다.

 

"제가 조금만 피곤하면 호르몬 쪽에 이상이 오더라고요. 반도체 공장은 원래 3교대로 주5일 8시간 일했는데,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로 잔업까지 하면 주4일 하루 12시간을 일하게 됐어요. 너무 오래 일하다 보니 몸이 버티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지금은 다시 서비스업 일을 하고 있다는 혜인씨는 요즘 들어 다시 공부가 하고 싶다고 했다.

 

"제가 고졸이니까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되어 있어요. 소위 말하는 '3D' 업종인 몸 쓰는 일만 취직이 되더라고요. 지금은 발등의 불을 끄는 게 우선이니까 얼른 빚을 갚고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공부를 시작하고 싶어요."

 

고등학교 때는 보건대학에 가서 안정적인 물리치료사나 간호사가 되는 길도 생각해봤다는 혜인씨는 금융 사기를 당한 후 마음이 바뀌었다.

 

"제가 금융이나 경제 쪽 지식이 없어서 그런 사기를 당한 거잖아요. 은행이나 금융회사에 취직해서 혹시 모를 저 같은 고객들에게 관련 지식도 알려주고, 다른 사람들은 그런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고 싶어요."

 

변제기간 단축법안 통과 소식에 너무 기뻤는데...

 

혜인씨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발의한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이 꼭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변제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채무자 회생법 개정안 통과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어요. 서울회생법원에서 지침으로 변제기간 단축인가를 해준다는 얘기를 듣고는 저도 지방법원에 단축 신청을 해볼까 했거든요. 그런데 대법원이 대부업체들이 낸 소송이 옳다고 파기환송 했다고 해서 접었죠. (한숨) 기본적으로 법이 개정됐다고 해도 소급적용은 안 된다고 하는데, 그러면 먼저 신청한 사람들만 불리한 거잖아요. 저는 이제 변제기간이 1년 남짓 남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박주민 의원님이 낸 법안이 통과되면 너무 좋을 거 같아요."

 

아직 젊은 20대 중후반의 나이, 혜인씨가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일까.

 

"조카들이 너무 귀여워요. 사실 언니가 임신 중일 때 제가 그런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려서 언니가 너무 충격을 받았는데도 건강하게 태어나 커 주는 조카들한테 미안하고 고마워요. 제가 조카들에게 아무 것도 해주는 것도 없어서 너무 부끄럽고. 어머니에게도 너무 죄송스럽고. 얼른 빚을 갚아서 효도하고 싶어요."

 

부의 격차로 인해 태어났을 때부터 달랐던 출발선을 조금이라도 앞당기고 싶었던 설익은 욕심이 잘못인 걸까. 빚을 지려는 사람에게 이유도 묻지 않고 계속 대출을 내어주고, 갚지 못하면 목줄을 졸라매는 금융 제도는 문제가 없는 걸까. 혜인씨가 조금 더 일찍 다단계 사기를 인지하고, 제2금융권 선에서 회생절차를 빨리 밟았더라면 그녀의 지난 4년이 조금 덜 창백하고 우울했을까.

 

채무자를 백안시하는 사회 분위기, 돈이 없으면 그나마 신분 상승의 사다리인 교육의 기회마저 제한되는 현실, 부실한 사회안전망, 이 모든 것이 그녀에게는 너무나도 차갑게만 느껴졌을 것이다. 지긋지긋한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일념에 몸부림치다 혹독한 개인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그녀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채무자를 조속히 경제활동에 복귀시키고, 이들의 행복권 또한 보장하라. 이것이 개인회생 변제기간을 단축한 채무자회생법의 본래 취지이며, 바로 지금 국회가 채무자회생법 부칙 개정안을 입법해야 하는 이유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79973" style="background-position:0px 0px;color:rgb(102,153,204);font-family:'나눔고딕', NanumGothic, ng;text-align:justify;font-weight:700;" rel="nofollow">>>>오마이뉴스 원문 바로가기

화, 2019/10/22-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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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를 비롯한 6개 금융협회(이하 “금융협회들”)는 어제(9/6) 보도자료를 내고 ‘금융산업 내부통제제도 발전방안’(이하, ‘내부통제 발전방안’) 발표했다. 사모펀드 사기·불완전 판매가 무리한 수익추구에서 비롯한 것임이 자명하다는 점에서 이를 방지할 책임이 있었던 금융기관들이 이제 와서야 자체적인 내부통제 방안을 마련한다고 하니 만시지탄이다. 금융업계가 뒤늦게나마 외양간을 고치겠다고 했지만, 이번 내부통제 방안에서 제안된 내용을 살펴보면 금융기관들이 지난 사모펀드 피해 사태를 반성하고 스스로 규율을 강화할 의지가 있다고 보여지지 않는다. 금융기관들은 자율적으로 내부규제를 강화하겠다고 하면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사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규정과 관련해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으며, 내부통제 실패의 주요 요인인 지배구조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금융기관들이 지난 과오에도 불구하고 책임 부담을 최대한 회피하겠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음에 대해 비판한다. 정부와 국회는 금융기관의 내부통제 강화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보다 강한 제도 개선에 나서기 바란다.

 

친회장 인사로 구성된 금융기관 이사회, 실질적 역할 가능 의문

 

금융협회들은 내부통제 발전방안의 첫번째로 내부통제 결함 발견시 임직원 징계조치와 내부통제 개선계획 마련, 내부통제 관련 활동 내역 공시 등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사모펀드 사기·불완전판매 사건 당시에도 금융기관의 이사회는 리스크관리와 관련된 사항들을 정기적으로 보고 받았으며 위험사항을 충분히 살펴 견제할 수 있었음에도 그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다. 이는 금융기관의 이사회의 구성이 금융지주회사 회장에 호의적인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어 경영진의 영업방침에 대해 별다른 견제 역할을 수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_filter=search&mid=Economy&searc... rel="nofollow">참고자료). 실제로 지난 수년간 금융지주회사 이사회 안건 처리 결과만 봐도 금융지주회사 이사회가 사실상 거수기 역할에 불과했던 사실이 확인된다(https://www.peoplepower21.org/index.php?_filter=search&mid=Economy&searc... rel="nofollow">참고자료). 금융기관 지배구조상 회장의 장기집권 제한과 함께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독립성 등이 담보되지 않으면 이사회에 명목상 권한을 부여한들 실질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배구조 연차보고서 등을 통한 내부통제 활동내역 공시 역시 ‘투명성 강화’라는 명목의 형식적인 조치에 불과하다. 금융기관의 내부통제기준 준수여부를 감시해야 할 준법감시인 역시 경영진의 외압에 대해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하나 그에 대한 방안 역시 제시되지 않았다. 준법감시제도의 권한과 더불어 책임도 강하게 부여해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내부통제기준의 ‘실효성’ 의무 삭제는 규제를 무력화 하겠다는 것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과 관련한 금융협회의 주장은 더 가관이다. 최근 1심 판결이 내려진 해외금리연계 파생금융상품(DLF) 불완전판매 제재 관련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전 우리은행장)의 불복 행정소송에서 “과연 금융회사가 내부통제방안을 ‘실효성’있게 마련하였는가”가 주요 쟁점으로 제기된 바 있다. DLF 사태 관련 손태승 회장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내려진 제재가 바로 우리은행과 최고경영자가 ‘실효성’있는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사유에 의한 것이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금융협회들이 금융사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관리 의무에 ‘실효성’ 등의 삭제를 요구하는 것은 해당 법률 입법 취지를 몰각하는 것으로 사실상 자신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이해된다. 이와 같이 자율적인 내부통제 강화와 원칙중심 금융감독이라는 구실 하에 사실상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겠다는 금융협회들의 주장에 단호히 반대한다.이는  금융소비자의 입장에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사항이다. 

 

또한, 금융협회들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금융사지배구조법상 제재 사유 개정과 관련해서도 내부통제관리의무 위반으로 ‘다수피해’, ‘시장질서 저해’ 등이 발생한 경우에만 한정해 제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금융기관에 대한 내부통제제도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주장이다. 금융기관의 내부통제 규정은 금융사고가 발생할 리스크를 줄이고 사전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사후 제재 여부 결정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은 금융협회들이 이번 내부통제 발전 방안 추진배경으로 언급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를 통한 금융소비자 보호, 금융회사 건전경영’이라는 취지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이에 금융소비자연대회의는 그간 금융기관들이 형식적으로만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한 채 이를 준수할 의무를 방기한 것에 비판한다. 내부통제관리의무 위반은 피해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규제해야하며, 의무위반으로 ‘다수피해’, ‘시장질서 저해’ 발생 시에는 차등적으로 더욱 강하게 제재해야 함이 마땅하다. 

 

주요은행의 성과평가지표(KPI) 역시 고객보호에 대한 배점을 더욱 강화하는 방식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사모펀드 사태 발생 당시 각 금융기관들의 KPI 지표 구성비에서 수익규모나 비이자수익은 가장 높은 배점이 부여된 반면 고객보호에 대한 배점은 가장 낮은 수준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금융당국의 조사결과 및 연구결과를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 금융기관들은  판매실적 대비 고객보호 의무 이행에 평가를 의도적으로 매우 낮게 책정함으로써 각 영업점이 고객을 속여가면서까지 고위험상품을 공격적으로 판매하도록 부추겼다. 금융협회들이 KPI 배점에서 고객에 관한 사항을 높이는 것은 일견 긍정적이나, 고객만족도가 고객수익률을 중심으로만 이루어질 경우 또다시 각 영업점의 고위험상품 판매 동기가 발생할 수 있어 우려된다.

 

내부통제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 금융소비자보호 제도 마련 시급

 

이처럼 금융협회들의 내부통제 발전방안은 사실상 금융기관의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본인들의 책임을 최대한 회피하려는 내용이 주 골자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판매실적에 매몰될 수밖에 없는 금융기관에게 금융소비자 보호 책임 관련 전권을 맡겨선 안 된다.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은 금융기관의 내부통제기준 마련·준수 책임을 최대한 강화하고 이에 금융당국의 제재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더해 금융기관의 공적 책임 강화를 위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금융지주회사 회장 연임 제한, 공익이사 선임 의무화와 같은 이사회 구성 개편도 필요하다. 금융피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집단소송제 도입 등 금융기관의 과도한 이익추구를 견제하고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 금융당국과 국회는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우를 범하지 말고 더 적극적인 금융감독을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라. 

 

금융정의연대, 주빌리은행, 참여연대,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화, 2021/09/07-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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