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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톡] 8년 만에 열린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한국 심의, 4년을 준비한 시민사회의 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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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톡] 8년 만에 열린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한국 심의, 4년을 준비한 시민사회의 분투기

admin | 화, 2019/10/15- 01:49

8년 만에 열린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한국 심의, 4년을 준비한 시민사회의 분투기

 

김희진 국제아동인권센터 팀장

인터뷰 및 정리 김경희, 홍정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2019년 9월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UN Committee on the Rights of the Child)는 한국 정부에 대한 제5·6차 심의를 진행했다. 정부가 올해 야심차게 발표한 정책 중 하나가 2019년 5월 공개된 ‘포용국가 아동정책’인데, 국제사회는 아동에 대한 체벌금지나, 보편적 출생등록제조차 보장하고 있지 않은 한국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했다. 올해 열리는 한국 정부에 대한 아동권리위원회의 심의에 대응하기 위해 시민사회의 의견을 모으고, 9월 제네바에도 직접 다녀온 김희진 국제아동인권센터 팀장을 만났다.


 

- 국제아동인권센터의 활동을 소개해달라

“2014년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을 때부터 일반 로펌에 들어가는 것보다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좋은 기회가 생겨서 국제아동인권센터에서 2015년 5월부터 일하기 시작했다. 국제아동인권센터의 비전은 ‘Building a Better World for Children, with Children(아동과 함께, 아동을 위한 더 나은 세상 만들기’이다. 미주, 유럽, 아프리카 등에 활성화되어있는 지역별 인권기구처럼, 동아시아 지역에도 아동인권을 다루는 메커니즘을 만들어보자는 포부로 센터의 활동이 출발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아동에게도 인권이 있고, 권리의 주체라는 것을 밝히는 최초의 국제인권법이기에 매우 중요하다. 센터는 유엔 아동권리협약과 관련한 아동인권에 대한 인식을 아동 당사자는 물론이고, 성인들에게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를 위한 교육 사업도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센터에서 가장 무게를 두는 가치는 아동의 참여다.”

 

- 먼저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주로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나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한국 정부도 1991년 비준한 협약이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소위 냉전시대라 불리던 이전의 모든 사회권, 자유권으로 나뉘었던 모든 권리를 합친 최초의 포괄적인 협약이라는 특색이 있다. 협약이 채택되기까지 1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협약은 41개의 실질 조항을 두고 있고, 이 조항은 총 9개의 클러스터로 묶여 있다. 9개의 클러스터는 ▲일반 이행 조치 ▲아동에 대한 정의 ▲일반원칙 ▲시민적 권리와 자유 ▲아동에 대한 폭력 ▲가정환경 및 대안양육 ▲장애, 기초보건 및 복지 ▲교육, 여가 및 문화 ▲특별보호조치로 나뉜다. 또한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의 ▲아동의 무력충돌 참여에 관한 선택의정서(OPAC) ▲아동매매, 아동 성매매 및 아동 음란물에 관한 선택의정서(OPSC) ▲아동의 개인청원에 관한 선택의정서(OPIC)를 두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아직 아동의 개인청원권에 관한 선택의정서는 비준하지 않았다.”

 

- 유엔 아동권리협약과 관련한 메커니즘을 간략히 설명한다면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이행보고 절차(reporting process)를 두고 있기에, 협약을 비준한 국가가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정기적으로 국가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도 절차에 따라 국가보고서를 제출해왔는데 2011년 3·4차 심의가 있었고, 2019년 5차·6차 심의가 진행된 것이다. 또한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보다 객관적으로 국가 상황을 검토할 수 있도록 국가보고서가 제출된 후 일정한 때까지 NGO, 국가인권기구는 물론 아동 등에게 대안적(alternative) 성격의 민간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한다.”

 

 ‘만나자 아동권리협약!’ 캠페인을 진행하는 정병수 국제아동인권센터 사무국장https://lh3.googleusercontent.com/9dXphW3m_wn-jGLeCDaMuDiNvDVevndXiCP78o... />

‘만나자 아동권리협약!’ 캠페인을 진행하는 정병수 국제아동인권센터 사무국장 <사진 = 국제아동인권센터>

 

- 다른 조약기구 메커니즘과 다른 유엔 아동권리협약이 가진 특징이 있을까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특이하게도 본심의가 열리기 이전에 민간보고서를 작성한 NGO, 국가인권기구, 아동 당사자 등을 만나는 사전심의 절차를 두고 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본심의 개최 전에 열리는 사전심의 절차를 통해 각 정부를 심의하기 위한 쟁점목록(list of issues)을 채택하기 때문에 NGO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채택된 쟁점목록에 대해서 정부는 추가적인 답변서를 제출하게 된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5월까지 추가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는데, 정부는 그 기한을 훨씬 넘겨 8월이 되어서야 제출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의 추가 답변서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가, 부랴부랴 한국 정부의 보고서가 제출된 시점부터 3-4일간 한국 정부가 제출한 문서를 검토하고 추가 보고서를 제출했다.”

 

-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사전심의 절차부터 참여했나

“그렇다. 2019년 2월에 먼저 제네바를 방문했는데, 당시에 흥미롭게도 아동들이 참여하는 아동회의(childrens’ meeting)가 오전에 먼저 열렸고, 그 이후에 2시간 30분 정도 아이들은 물론 NGO, 국가인권기구 등이 참여하는 사전심의가 열렸다. NGO들이 40여 분간 쟁점목록 채택이 필요한 이슈에 대해서 브리핑할 수 있었고, 그다음에 한국을 담당하는 4명의 위원들이 돌아가면서 질문했다. 주어진 시간이 짧기 때문에 사전심의에 참여한 단체들 간에 시간을 적절히 배분하고 협력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했는데, 출국하기 전부터 많은 논의를 거친 덕분인지 어려운 면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잘 진행됐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지점은 아동의 안전 관련한 문제를 발표하면서 세월호 참사에 관한 진상조사를 언급했는데 위원회에서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 사전심의 이후부터 본심의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어떤 과정이 있었나

“사전심의 이후에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이 있고, 심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몇몇 단체와 함께 매주 화요일 아동인권 이야기 모임을 갖는 주간 ‘화만나’ 행사를 준비했다. 이후부터는 일찌감치 9월 제네바에서 열릴 본심의에 참석하는 멤버들과 함께 이것저것 준비하기 시작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서 한국 정부 심사를 맡는 위원들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사무국에 전달하기 위해 17장이나 되는 한국 시민사회의 로비 문서를 먼저 준비했다. 현지에서는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했다’,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하다’, ‘국회에 이미 정부 법안을 제출했다’ 정도로 뻔히 예상되는 한국 정부의 답변을 반박하기 위한 자료도 추가로 준비했다. 18일 오후 3시 본심의가 시작되기 전까지 관계자들의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늘어져야 한다는 심정으로 여러 간담회를 만들었다. 평생 이번처럼 정신없이 지냈던 경험이 없다.”

 

- 국내에서도 본심의를 준비하는 엄청난 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국제아동인권센터,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함께 ‘아동권리 스스로 지킴이’라는 프로젝트를 해왔다. 2015년부터 3년간 각 지역의 아동들이 스스로 아동권리 옹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조력했다. 지역 활동이 끝나고 전국에서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 아동보고서 작성을 희망한 23명의 아동이 선정됐고, 1년은 보고서를 작성했으니, 프로젝트는 거의 4년간 진행된 셈이다. 아동 당사자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문제는 성적으로 인한 차별, 학교에서의 차별이었다. 스쿨미투와 같은 의제도 그렇게 출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은 당사자들도 차별 문제로 시작해서 교육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까지 다루는 방향으로 확장됐다. 성인들의 관점에서는 중요한 의제로 꼽히지 않았던 것들인데, 역시 당사자의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

 

- 지난(2011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한국정부 심의에서 나온 주요 권고 내용과 그 권고가 어떻게 이행되어 왔는지를 먼저 평가해본다면

“위원회의 최종견해가 발표되면 각 부처마다 그 권고를 이행하기 위한 책임이 할당되어야 한다. 국제아동인권센터가 2014년에 제3.4차 심의결과에 대한 모니터링 보고서를 작성해서 권고내용 별로 각 부처의 책임을 연결하는 작업까지는 진행해봤는데, 전반적으로 2011년 이후의 상황을 더 면밀히 추적(follow-up)하면 좋았을 것 같다. 이번 본심의를 준비하는 기회에 지난 논의를 살펴보고, 과거에 포함되지 않았던 의제를 발견하고 추가하는 작업을 했다. 지난 최종견해는 정부부처 간 아동 정책을 조정하는 문제, 아동에 대한 정보 수집이 일관되지 않은 문제, 모든 아동의 출생등록이 보장되지 않는 문제, 학생의 정치적 참여가 보장되지 않는 문제, 아동의 시설 재배치 문제 등이 지적되었다. 기업이 국내외에서 아동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도록 하고, 소년 전문 법원을 설립하도록 권고한 내용도 있었다. 그 외에도 이주아동의 구금 문제, 장애아동의 통합 교육 문제, 체벌 문제도 있었다. 대부분 이번 심의의 쟁점목록에 다시 포함된 이슈라서 착잡한 면도 있었다.”

 

- 올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한국정부 심의 과정에서 나타났던 한국 정부의 답변은 어떠했나

“짜증도 나고, 화도 났다. ‘노력하겠다’라는 답변이 대부분이었고, ‘공감하나, 그럴 수 없다’며 회피하는 답변도 적지 않아서 실망스러웠다. 이런 부분을 국제인권기구를 통해 보완하는 것이 NGO의 역할이라는 점을 다시 인지하게 됐다. 이번 심의에서도 시민사회 멤버들이 3시간 동안 정신없이 한국 정부의 답변을 기록하고, 통역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실시간으로 위원들에게 메일을 보내는 역할을 나눠서 참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과 관련한 문제가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한국 정부가 인지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의미있었다고 생각한다. ”

 

- 그래도 2011년에 비해 달라진 내용은 있지 않았나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유보 조항이 있어서, 협약을 비준한 국가라 하더라도 일부 조항에 대해서는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정할 수 있다. 이번에 한국 정부가 유보를 철회한 내용이 입양허가제다. 입양 관련 법이 개정돼서 이제는 법원이 입양을 허가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법원의 전문성을 담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단순히 허가 절차만 공적 영역이 담당하고 있지, 여전히 민간의 입양기관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입양허가 과정의 전반을 공적 영역에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볼 순 없다.”

 

- 이번 심의에서 다뤄진 내용 중 가장 관심이 있었던 의제는 무엇이었나

“사전심의에서부터 시민사회 보고서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을 발제했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꼽기 쉽지 않다. 특히 이번에는 학교와 교육제도를 다룬 아동보고서 외에는 소년사법제도, 아동 성착취, 이주아동, 성소수자 아동과 관련한 개별보고서가 있었고, 본심의 참여 단체 중에는 아동학대 및 체벌, 프라이버시나 표현의 자유, 아동보호체계에 관련한 단체들도 많았다. 특정 이슈에 주력하는 NGO가 많았기 때문에, 협약 전반이 고려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다보니 일반이행조치와 일반원칙 내용에 특히 신경을 썼다.”

 

- 보편적 출생등록제도와 포용국가 아동정책과 관한 평가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보편적 출생등록제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법체계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이주아동을 위한 별도의 체계 마련을 고려하고 있다’며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 실망스러웠다. ‘출생신고 안 된 아동이 발견되면 검사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즉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고도 대답했는데, 출생등록이란 태어난 즉시 모든 아동의 존재를 법적으로 인정할 국가의 책임이다. 발견되는 우연한 경우를 전제하지 않는다. 위원들이 베이비박스에 유기되는 아동을 질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포용국가 아동정책은 대상을 요보호 아동이 아니라, 모든 아동으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노력은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내용에서 ‘다문화’라는 단어만 있을 뿐, ‘이주아동’에 대한 언급이 단 한차례도 없다.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심의에서도 교육, 여가 및 놀이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이주아동, 장애아동, 여성아동, 성소수자아동과 관련한 질문도 있었는데 정부는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

 

-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한국정부 심의 과정에서 진행했던 시민참여 캠페인도 소개해달라

“국내에서 본심의 중계 캠페인을 기획하게 된 목적은 제네바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보길 바라는 것이었다. 또 기왕이면 심의 절차를 즐겁게 봤으면, 특히 당사자인 아동들이 참여하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본심의를 유튜브로 중계한 것은 실시간 댓글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마침 국제아동인권센터는 유엔 웹TV가 시작하기도 전인, 2011년도에 이미 한국 정부 심의과정을 생중계했던 경험도 있어서 시도할 용기가 생겼던 것 같다. 혼자서는 절대로 생각하지 못했을 기획인데,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의 기술과 능력으로 가능했다. 이런 활동도 아동의 참여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 국제인권기구를 활용하는 활동의 중요성과 향후 계획에 대해 알려달라

“10/3~10/4 중 유엔 아동인권위원회의 최종견해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견해를 번역하고 분석한 이후에 최종견해와 관련한 책임을 각 부처별로 매칭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각 부처에게 그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계획을 묻기 위한 심포지엄이나 큰 행사도 기획할 예정이다.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의식하는 한국이 추진하는 정책적 변화가 분명히 있다. 국제인권기구 메커니즘은 더디지만 조금씩 이 사회가 변화하는 기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국제인권기구 심의가 이루어지는 현장에서 답한 국가의 답변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특히 이번 심의는 시민사회 내에서 아동권리를 옹호하는 단체 외에도 환경, 여성, 장애 관련 의제를 다루는 단체들과 연대하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무엇보다 이전의 유엔 아동권리협약 심의 절차에 참여했던 선배들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 아동인권이 사회적 의제가 되었다는 점을 실감했다. 더 다양한 연대와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남은 숙제인 것 같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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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수당으로서의 기초연금 확대 방안

-기초연금, 한국 사회수당의 핵심이 될 수 있을까?

 

주은선 | 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들어가며

 

다시 기초연금의 보편적 수당으로의 발전에 대해 생각해 볼 때이다. 앞당겨진 대선 국면에서 한국정치사상 처음으로 기본소득이 정책대안으로 논의된 것은 여러모로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고 있다.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서 기본소득을 도입하자는 주장은, 조건을 부과하지 않는 보편적인 사회수당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고, 기초연금이든 아동수당이든 현재 복지국가의 사회수당이면 어떤 것이든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소득보다는 더 실현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다시 인식하게 만들었다. 이는 현행의 기초연금을 모든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사회수당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초연금은 함량미달의 기초생활보장 제도로는 제대로 다루고 있지 못한, 현재 노인의 광범위한 빈곤 문제에 대응하고자 하는 제도이며, 동시에 노인이 갖고 있는 보편적인 삶의 필요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제도이다. 특히 아직 제대로 된 복지국가가 아닌 우리 사회에서는 주거, 의료, 돌봄 등이 상당 부분 시장을 통해 제공되고 있어서, 노인이 이를 구매할 수 있는 구매력을 갖는 것, 즉, 소득을 확보하는 것이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특별한 중요성을 가진다.

 

이런 점에서 노인의 70%에게만, 최대 20만 원을 국민연금 급여에 거꾸로 연동해서 제공하고 있는 현 기초연금이 노인들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데 과연 적절한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즉 현재 기초연금 제도가 가지는 문제들과 다른 사회에 대한 전망을 고민해보고, 기초연금의 보편적 수당으로의 전환을 고려해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때이다. 특히 다른 산업국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45%를 넘어서는 한국의 노인빈곤율을 볼 때, 소득 및 자산에 대한 이러저러한 심사를 거쳐 약 30% 노인에게 지급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유용한지, 이로 인한 재정절감 효과를 넘어서는 문제점들은 없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보편적 수당도 아닌, 빈곤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전형적인 공공부조도 아닌 애매한 위상을 가진 한국의 기초연금제도가 가지는 문제점을 간단히 살펴보고, 보편적 수당으로의 발전할 수 있을 것인지, 만약 보편적 수당으로 발전한다면 어떤 모습이 되는 것이 바람직할지를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욕구와 보장의 커다란 격차: 한국 기초연금의 현재

 

한국의 기초연금은 대상만 보면 노인 대다수를 수급대상으로 하여 사회수당에 가까워 보이지만, 실상을 보면 보편적 수당의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오히려 노인 내부를 소득, 재산은 물론 국민연금 급여액 등 여러 가지 장치를 동원하여 분할하고 그에 따라 보장을 제공하고 있다. 즉, 특정 기준들을 통해 노인 상당수를 보장에서 뚜렷하게 배제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수당으로의 발전 가능성과 한국 노인들의 소득보장 욕구와의 격차라는 관점에서 한국 기초연금제도의 특성과 이것이 초래한 결과를 살펴보자.

 

우선 기초연금의 대상 문제를 보자. 기초연금 대상은 전체 노인 중 소득하위 70%에게 지급되도록 되어 있고 나머지 30%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이러한 70 대 30의 분할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 또한 30% 제외의 기준은 자산과 소득 양자 모두로서 항상 자산만 있고 소득이 없거나 매우 낮은 노인은 논란의 대상이 된다. 선별 기준의 경계에 있는 노인들은 매해 탈락 가능성을 안고 있다. 또한 실제 급여 지급 집행률 역시 계속 70%에 미치지 못하였다. 2014년 7월 기준 노인 639만 명 중 약 410만 명에게 기초연금이 지급되었고 229만 명이 제외되었다. 2015년 기준 집행률은 97.6%이며, 2014년 수급률(2015년 수급률 집계 중)은 66.8%로 1,826억 원의 미집행액과 3.2%의 미수급자가 존재한다(탁현우, 2016)1). 더욱이 기초연금의 대상이 전체 노인이 아니기 때문에 기초생활 수급자 노인들이 기초연금 수급대상자가 되지 못하는 것은 제도설계로 인해 제도와 욕구의 괴리가 크게 드러나는 단적인 예이다. 이 문제는 현재 노인 가구 소득 3분위 이하에 속한 노인들의 평균 기초연금 수급액이 오히려 다른 소득분위에 비해 더 낮다는 것에서도, 기초수급자 노인의 7%는 아예 기초연금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것에서도 일부 드러난다(탁현우, 2016).

 

기초연금제도에서 노인들의 욕구와의 격차라는 관점에서, 전체 노후소득보장제도의 작동 면에서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계속 문제가 될 것은 급여액이다. 기초연금 급여액은 2014년 기준 개정 당시 10~20만 원 사이에서 차등화 되어 있다.2) 이는 기초연금 급여의 충분성 면에서도 여러모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초연금액 20만 원은 주거비용이나 의료비용 중 어느 하나를 제대로 충족시키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더욱이 기초연금 급여수준의 안정성과 충분성 문제는 장기적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기초연금 급여가 소득이 아닌 물가에 연동되어 있으므로 평균적인 소득수준 증가 속도에 비해 기초연금 급여 인상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매년 연금액이 소득이 아니라 물가와 연동해 오르고,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감액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2014년 기초연금 급여의 증액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 즉, 기초연금의 보장수준과 함께 장기적 안정성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기초연금급여가 차등화 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이것이 가져올 결과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급여액 차등화 기준은 국민연금 급여액이다. 특히 기초연금액은 국민연금급여 중 소득재분배값 a와 역의 관계를 가지는데, 최종적인 기초연금 급여액은 기준 연금액 20만 원에서 국민연금 중 소득재분배 값 a를 반영하여 삭감되도록 되어 있다. 즉, 기초연금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역으로 연계된다. 이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 중 하나는 워낙 국민연금 급여액이 낮은 가운데, 기초연금까지 삭감되면서 전체적인 저연금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로 인해 도입된 것이 예외규정이다. 2014년 기준 국민연금 수령액이 30만 원 이하인 노인은 가입기간에 따른 기초연금 감액을 받지 않고 기초연금 급여 20만 원을 모두 받도록 한 것이다.3) 다시 이로 인한 소득역전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 국민연금 급여가 30~40만 원인 노인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합이 50만 원에 못 미치는 경우 기초연금을 더 지급하여 50만 원을 채우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기초연금액 차등지급 대상 노인 수는 많지 않다. 2014년 8월 수급 노인 중 388만 명에게는 20만 원이, 32만 명에게는 10~20만 원 차등지급 되었다. 다만 국민연금 제도 정착에 따라 그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2007년 국민연금 급여삭감 조치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국민연금 저연금 문제는 상당 기간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기초연금 급여삭감 대상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기초연금의 노후보장 기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더불어 저소득 가입자의 국민연금 장기가입의 이점은 줄어들어 가입 유인이 떨어진다. 또한 이러한 차등지급 조치를 통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동시 보장이 이루어지더라도 공적연금의 전체적인 보장 수준은 이미 낮게 제한되게 된다.

 

기초연금은 재원 면에서 중앙정부 책임에서 상당 부분 벗어나 있어 여타 소득보장제도와 다르며 특히 사회수당의 통상적인 재원조달과 다르다. 즉, 기초연금 재원에 대해서는 시도별 노인인구 비율과 재정 자주도 등에 따라 시군구도 차등적으로 부담 의무를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기초연금은 전액 조세로, 국비와 지방비의 매칭으로 집행되며, 2014년 기준, 435.3만 명의 
노인에 대한 급여 지급을 위해 국비(5조 1,270억 원)와 지방비(1조 7,185억 원)가 집행되었다(탁현우, 2016). 이는 일견 합리적 기준에 의한 재정 분담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실제 형평성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지방정부의 재정분담은 그 자체로 지방정부가 전혀 정책결정의 재량을 갖고 있지 않은 수당의 재정 분담이라는 점에서 문제를 갖는다. 실제 지방정부 재정부담은 과중하며, 결국 지방정부가 재량을 가지는 많은 사회복지 사업 수행을 점점 어렵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는다. 특히 기초연금의 확충 문제는 지방정부 재정 여력이 아닌 전사회 차원의 필요와 중앙정부 차원의 재원 확보 능력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 재정상태 등의 별개의 요인들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은 문제이다.

 

요컨대 현 기초연금제도는 대상이나 급여 등으로 볼 때 국민연금 미수급 및 저연금 문제에 대한 잠정적인 대응 장치로 설계되어 있으나, 이 문제에 대한 충분한 대응책이 되기는 어렵다. 더욱이 기초연금 대상 선정은 가장 소득보장 필요도가 높은 기초연금수급자 노인을 오히려 배제하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국민연금 미수급이나 저연금 문제를 완전히 보완하기에도 기초연금 급여수준은 불충분하다.

 

그 결과 기초연금 두 배 인상 결과 당연히 노인빈곤율이 떨어지긴 했으나, 그 범위가 획기적으로 감소하지는 못하였다. 즉 OECD 평균 노인빈곤율 12.4%와의 격차는 여전히 매우 크다. 그만큼 한국에서 노인빈곤의 심도가 깊은 가운데, 현재 기초연금 수준으로 이 문제를 극복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인상된 기초연금이 노인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는 노인가구의 소비지출, 특히 식료품과 보건의료 항목 소비가 대부분 소득 분위에서 증가한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탁현우,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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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기초연금 급여는 전체적인 공적연금의 보장수준을 A값의 30% 내외에서 억제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또한 국민연금 장기수급자 노인에 대한 기초연금액 감액은 지금은 비중이 적으나, 앞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새로운 불공평성 국민연금 가입유인을 떨어뜨리는 문제와 연결된다. 이는 기초연금이 공적연금의 전체적인 보장성과 급여 적절성을 높여 노인빈곤문제를 예방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임을 의미한다. 더욱이 기초연금이 현재 노인빈곤문제에 선별적으로 대응하여 빈곤문제를 없애는 최소한의 역할조차도 하지 못할 것임을 의미한다. 이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초연금이 국민연금을 제대로 보완하지 못할 것임을 의미한다. 즉, 미래 노인의 저연금 및 빈곤문제가 기초연금을 포함하는 공적연금을 통해 획기적으로 해소되기는 어렵다.

 

 

보편적이고 적절한 수준의 사회수당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기초연금의 보편적 사회수당으로의 발전은 앞서 설명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는 여러 가지 쟁점을 포함한다. 우선 대상과 관련한 쟁점만 보아도 여러 가지이다. 대상을 어느 범위까지 확대할 것인가? 소득 및 자산 기준을 전면적으로 제거할 것인가? 그렇다면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선정을 위한 소득인정액에 기초연금을 포함할 것인가? 급여 설정과 관련된 쟁점을 보아도, 기초연금 급여수준은 어느 정도가 적절한가, 기존에 존재하는 기초연금 급여액과 국민연금 a값(재분배요소)과의 연동은 어떻게 할 것인가, 급여의 물가연동 방식을 유지할 것인가 등 다양하다. 마지막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분담 방식 조정 문제도 개혁을 요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쟁점에 대한 판단을 위해서는 기초연금과 함께 공적노후소득보장의 일부로 작동하고 있는 국민연금제도의 전망, 그리고 기초연금 확충의 재정 전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선 국민연금의 급여수준을 보자. 국민연금 급여수준은 낮다. 2016년 6월 기준 특례연금을 포함한 노령연금 월 평균액이 약 36만 원에 불과하며, 특례연금을 제외한 노령연금액은 약 49만 원 수준이다. 유족연금 급여액은 약 26만 원으로 기본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이러한 저급여의 핵심 원인은 국민연금 역사가 짧아 가입기간이 길지 않다는 것으로 일컬어진다. 그러나 이후에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다소 길어져도 법정급여율이 40%로 낮아져 역시 국민연금 급여액 증가 수준에는 한계가 많다. 2040~2070년 사이 국민연금 중 노령연금의 평균 소득대체율은 20~23% 사이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도 광범위한데 2015년 현재 국민연금 수급연령인 65세 이상 노인 중 국민연금을 받는 노인은 전체 노인 678만 명 중 245만 명으로 36.4%에 불과하다.4) 고용불안정 문제가 심화되면서 당분간 국민연금 사각지대는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하면 국민연금의 노후보장기능이 상당 기간 제한적일 것이므로, 한국에서 공적연금의 전체적인 기능의 향상은 상당 부분 기초연금의 확충에 달려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기여방식 국민연금 급여수준 전망치가 앞으로도 낮다는 것은, 무기여 기초연금이 발전할 수 있는 한계치 역시 높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꾸준한 기여를 통해 받을 수 있는 국민연금의 급여수준이 낮다면, 무기여 기초연금 급여수준이 올라갈 수 있는 한계 역시 높아질 수 없다.

 

기초연금 소요 재정전망을 보자. 현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기초연금 지출 예상액은 2060년 기준 GDP 대비 2.6% 미만이다. 노인 전체에게 실질가치로 20만 원을 지급하는 보편적 기초연금 지출 예상치는 2020년 GDP 대비 1.2%, 2040년 3.1%, 2060년 4%이다(국민행복연금위원회 6차 회의자료). 국민연금 수준이 그대로인 경우, 현 20만 원 급여수준에서 기초연금 대상범위만 보편화시킬 경우, 공적연금 지출 총액은 2040년 GDP의 7%, 인구고령화가 절정에 달하는 2060년경에는 GDP의 10.5%가 된다. 한편 급여액을 30만 원으로 인상시키고 대상범위를 보편화시킨 기초연금은 지출 예상치는 2020년 경 GDP의 1.8%, 2040년 4.65%, 2060년 경 6% 수준이 된다. 이러한 지출수준이 감당가능한 수준이며,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여러 가지 기준에 의해, 또 관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많은 나라에서 전체 공적연금 지출은 이미 GDP의 10%를 넘어섰으며, 기술 및 생산부문의 발전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면, 그리고 2060년 경 전체인구 중 노인인구가 유례없이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임을 고려할 때 긍정적 판단 역시 가능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장기적 전망은 그야말로 경향을 예측한 것으로, 다양한 사회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기초연금에 대한 바람

 

기초연금이 보편적 사회수당으로, 혹은 그에 준하는 역할을 하는 제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우선 현재 조정이 필요한 것을 먼저 생각해 보자. 우선, 급여제도의 조정이 필요한데,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 도입된, 기초연금 급여의 국민연금과의 연동이 폐지될 필요가 있다. 이는 국민연금의 향후 발전 전망에도, 나아가 전체 공적연금 수준을 앞으로도 낮은 수준으로 억제시키는 핵심적인 장치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본적인 필요를 보장한다는 기본 목표를 고려할 때 기초연금과 기초생활보장 현금급여를 합산한 금액이 실제 최저생계비에 미달하는 한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노인에 대해서도 기초연금 급여는 지급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초연금 급여의 연동 방식이 물가연동이어야할지, 임금연동이어야할지, 혹은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 연동이어야 할지 등의 문제는 장기적인 보장성과 긴밀하게 연결된 문제이지만, 이는 아직 시급한 개혁과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연동방식 선택은 보장의 목표에 따라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상 및 급여제도의 어떠한 조정이 이루어지든 그 모든 것에 앞서서 기초연금의 재정조달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 즉, 기초연금 재원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분담이 아니라 중앙정부 예산에 의한 전액 부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기초연금이 전형적인 사회수당이든, 혹은 어떠한 형태로 발전하든 선행되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이러한 개혁이 선행되었다는 전제 하에서 한국의 기초연금은 전형적인 사회수당제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어떠한 형태가 되어야 할 것인지 생각해보자. 우선 기초연금의 대상범위를 100%까지 확대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자산 및 소득기준의 적절함이 계속 논란이 되고, 빈곤노인에 대한 적정 보장이 계속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는 대상범위 보편화의 이점이 적지 않다. 대상 보편화로 인한 재정 문제나 자원투여의 효율성 문제는 과세제도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보완가능하다. 기초연금을 전액 과세소득으로 포함하고, 이를 다시 기초연금 재원으로 바로 투입하는 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또한 기초연금 급여수준을 어디까지 인상하여 얼마만큼의 보장성을 확보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최근 기초연금 급여수준을 30만원 수준, 즉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A값)의 약 15%에 근접하도록 하자는 제안, 나아가 40만원, 20% 수준까지 올리자는 주장이 있다. 현세대 노인의 생활상의 필요라는 점에서 기초연금 급여수준 인상은 필요하다. 그러나 기초연금 급여수준은 현재와 미래의 국민연금 급여수준에 의해 제약된다는 점은 명확해 보인다. 현재 국민연금 노령연금 평균 급여액과 미래 급여액 등을 고려할 때 국민연금 제도를 그대로 놔둔 채 기초연금 급여를 40만 원 수준까지 높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민연금 급여수준을 더 낮춘다면 이는 더더욱 어려워진다. 사회수당으로서 기초연금제도의 발전은 불가능하지 않다. 기존 제도의 개선을 통해 이는 가능하다. 그것이 노인들의 삶의 질 개선에 갖는 긍정적 효과 또한 클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사회수당으로서 기초연금제도의 본격적인 발전은 무기여 기초연금과 기여에 의한 국민연금의 역할 분담을 고려하여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는 한국 복지국가의 전체 틀에 관한 문제이다.

 


1) 탁현우(2016), 기초연금의 소득분위별 효과분석

2) 2016년 3월 기준 기초연금 급여액은 단독수급시 20만 2,600원, 부부수급 32만 4,160원이다. 부부 동시 수급시 1인당 급여액은 20% 감액된다.

3) 이 단서조항은 정부안에 포함된 것이 아니라 국회 통과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정당간 협상 과정에서 추가된 것으로, 2014년 기준 20만원을 모두 받는 노인 수를 애초 394만 명에서 약 12만 명 추가하는 효과를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

4) 유족연금, 장애연금 수급자까지 포함한 수치로서 노령연금 수급자만 계산하면 전체 노인의 31.5% 정도이다(신경혜(2016), “연금수급률의 해석” <연금이슈 & 동향분석> 31호. 5쪽). 

토, 2017/04/0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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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복지국가로 가고 있는가

 

 

이은주 |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정책위원

 

증발된 복지 이슈? 가까워진 복지!

정권교체 이후 순탄한 듯 보이는 100일이 지나갔다. 정책을 추진해야 할 사람들이 결정되고 정책의 상세한 윤곽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일자리에 대한 정책이 제일 먼저였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복지제도로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선언한 ‘문재인 케어’와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이 8월 10일 전후로 보도되었다. 필요로 했던 내용들 그리고 급히 개선, 추진되어야 했던 정책들이기에 한편으로는 다행이면서도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안심이 되는 부분은 우리 사회가 복지정책을 받아들이는 패턴에 조금이나마 변화가 보인다는 것이다. 복지는 늘 가난한 사람에 대한 대책, 선별주의에서 머물러왔지만 점차 사회안전망의 역할로 전환되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노동시장과 복지와의 관계 설정에서 복지는 일자리에서의 탈락을 보완하는 역할에 무게가 실린다.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감축 및 처우개선, 노동존중사회의 실현이라는 3대 핵심 정책은 고용-노동-복지의 소위 ‘황금트라이앵글’의 작동을 전제로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모든 불리한 상황이 중첩된 근로빈곤층만 해도 복지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졌다면 사회구성원으로서 빠른 복귀를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자활과 자립의 종착점은 노동시장으로의 재진입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복지’는 안전망으로서 노동시장에서의 탈락한 사람을 다시 회복시킬 수 있는, 즉 노동자로서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는 도약판(springboard)이다. 1차적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한 사람이 불안정한 사회구조에 의해 탈락한 이후 사회구성원들의 합의와 재분배를 통해 작동하는 시스템 내에서 회복을 돕는 것이 복지정책이다. 황금 트라이앵글은 이런 상황이 잘 작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덴마크에서 20년도 더 된 황금트라이앵글을 국정과제에 명시한 것은 어디든 펼쳐져 있고, 곳곳에 구멍이 나지 않은 안전망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우려도 있다. 제도가 잘 만들어지고 시대 변화에 맞게 수정 보완해 가는 과정은 필요하지만 제도나 정책에 가려서 ‘사람 중심’이라는 가치가 공허한 외침으로 남지 않을까라는 기우이다. 정책이 사람을 무시하고 제도가 사람을 간과하게 될까봐 걱정이다. 시스템이 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정책을 만드는 것도 사람이며, 사람이 정책과 제도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 정부는 사람을 앞에 내세우지만 여전히 촘촘하게 ‘사람 먼저’가 다가오지는 않는다. 국민인수위원회 보고대회는 이러한 우려를 충분히 보여주었다. 현장의 얘기를 듣는 것은 지난 불통의 시대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지만, 소통이 되니까 이제 변화도 보고 싶고 그 변화를 체감하고 싶다. 100건의 정책제안이 1차적으로 국정과제에 반영된 이후 광화문 1번가를 통해 들어온 정책은 총 18만여 건, 그 중에 17,000여건의 정책들이 추가적으로 논의 중이라는 보도만 되었다. 이미 대국민보고대회가 끝났으니 공중분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것은 일상의 복지정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정권교체 이후 정권교체라는 현상 자체가 가져온 근거 없는 믿음과 안심 때문인지 복지국가의 그림이 잘 보이지 않는다. 제도들의 세팅은 비어 있는 부분이 많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니거나, 혹은 너무 과도한 부분도 많다. 그래서 오죽하면 박근혜 정부는 중복사업을 없애는데 주력했을까. 복지비용이 낭비라는 전형적인 보수의 프레임이 이명박 정부 때부터 꾸준하고 철저하게 진행되어 온 결과, 제도는 넘쳐나는데 정작 시민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복지욕구는 늘어나지만 수용되는 요구는 찾아볼 수 없는, ‘정책과 국민과의 분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혹은 정책 사이의 균열상태도 보인다. 그러나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수정과 보완은 언제든지 가능하고,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것이지, 길을 갈고 닦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참여연대

 

지켜보는 복지에서 만들어가는 복지로

IMF 이후 급격히 확대된 복지제도를 되돌아 보건데, 노동 기반으로, 노동을 근거로 한 복지제공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분배였다. 하지만 그런 노동기반이 불안정해지는 지금 상황에서 어떤 복지가 제공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분산되어 있거나 논외로 빠져있다. 대표적인 사례인 사각지대 문제는 이제는 사각지대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최근에 나타난 문제가 아니라 장기간 고착화된 결과이다. 복지체감을 해야 하는 현장은 분산되어 있는데 이를 연결하는 안전망은 실핏줄처럼 퍼지는 것이 아니라 듬성듬성 큰 줄기만 강조되어 있는 것이다.

 

국가의 역할이 강화된다고 하니 복지는 다 실현될 것만 같다. 하지만 그동안은 국가의 책임을 강조하느라 바빴다면 이제는 시민들이 또 다시 질문을 해야 할 시점이다. 국가가 알아서 한다니 잘 하는지 지켜보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여기서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방식처럼 누굴 먼저 보호하고 누굴 먼저 챙겨야 하는가를 따지고 알려주는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사회적 위험은 누구에게나 발생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사회적 위험도 양극화된 계급에 따라 달리 적용된다. 노동시장의 뒷받침도 약해졌고, 따라서 사회보장의 개념도 변화되어야 한다. 적극적인 복지국가의 역할만 기대할 것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인 제도와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 정책과 나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일이다. 이런 길은 아주 멀고 돌아가는 길일 수 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돌고 돌 수도 있다.

정부의 신뢰회복을 원한다면 우리가 그 정부를 뽑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뽑는 것’과 ‘신뢰’ 사이의 연결성은 분명하지만, 막상 투표행위를 할 때는 다시 ‘사람 먼저’ 보다는 전문성과 똑똑함에 기대곤 한다.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무거운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 실용성, 실현가능성이라는 목표수준, 즉 현실적인 수치가 가지고 있는, 혹은 감추고 있는 비겁함도 솔직하게 드러내고 요구해야 한다. 복지국가가 실현되려면 시민들이 할 일이 너무 많다.

금, 2017/09/0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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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주민사랑방_

전북 장애인의 인권보장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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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주민사랑방

 

전북장애인인권보장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으로 표기)는 지난 10월 31일 오후 2시 전북도청 도민광장에서 25개 단체 소속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6 전북장애인 인권보장! 투쟁결의대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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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장애인인권보장공동투쟁본부

 

 

이날 공투본는 2007년부터 2016년 최근까지 전북 지역 법인 및 거주시설에서 발생했던 장애인 인권 침해 사건과 각 사건별 미해결 문제, 7대 정책 요구안을 발표한 후 현재까지 전라북도청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공투본은 “장애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사회복지법인과 단체 및 복지시설들이 반성도 없고, 처벌마저 미흡하다”며 전북도에 △장애인 탈시설·자립생활 권리 보장 △장애인 인권침해예방 대책 수립 △상설 민관합동 감사팀 운영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장애여성 지원체계 수립 △장애인가족 지원 확대 등 7대 요구안을 전북도에 제출 한 후,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도청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 투쟁하고 있다.

 


 

행동하는복지연합_

청주복지재단 진단과 평가 토론회 개최 결과

『청주복지재단의 건강한 운영을 바란다! 』

 

청주복지재단은 민선 5기 청주시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출범한 기초지방정부 단위로 가장 규모가 있는 활동으로 평가를 하였다. 하지만 출범하고 4년이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 초기 그토록 우려하고 걱정했던 내용들이 현실화 되어 가고 있다. 이런 우려와 기대를 종합하여 행동하는복지연합(이하 행복연)에서는 청주복지재단 출범후 최초로 진단과 평가 토론회를 지난 11월 29일 행복까페에서 개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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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복지연합

 

토론회는 설립초기 설립타당성 연구용역을 수행한 이태수 꽃동네대학교 교수께서 “청주복지재단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였다. 발제는 연구용역 당시의 내용을 기반으로 설계된 사업모형과 현재의 사업결과를 중심으로 비교하여 청주복지재단의 기능과 역할을 점검하였다. 더불어 지역내 사회복지실무자 200여명이 응답한 구글 설문조사 결과를 함께 분석하여 발표 하였다.

 

발제에 이어 토론자로 참석한 변창수 청주시의회 의원은 청주복지재단 운영의 문제점들을 근거자료를 토대로 꼼꼼히 문제 제기 하였다. 청주대학교 김헌진 사회복지학과 교수 역시 초기 연구용역의 멤버로서 참여한 과거를 상기하면서 좋은 모델이 될 거라는 기대를 져버리고 그저 또하나의 기관으로 전락한 모습에 대한 우려를 하였다. 마지막 참여자로 행동하는복지연합 사무국장은 구글설문지에서 주관식으로 응답한 80여명의 답변을 유형별로 분석하고 참여하지 못한 전현직 이사진들의 인터뷰 내용을 기반으로 토론에 임하였다.

 

 

[진단과 평가]

 

 

문제 1: 정치적 독립성의 훼손

가장 먼저 우려하고 현실적인 고려를 많이 했던 내용은 시 출연기관으로서 낙하산 공무원들의 퇴임 자리가 되지 않게 함으로서 정치적 독립성을 기반으로 민간 중심의 씽크탱크 기능이었다. 1대 상임이사에 이어 2대 상임이사가 취임하면서 이런 틀은 산산조각이 났다. 퇴임한 공무원이 2대 이사장으로 슬그머니 자리를 차지 하고 있다. 함께 활동했던 이사들 조차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의문이라고들 한다. 최근에는 현 상임이사가 직제 개편을 통해 사무처장제를 신설하고 공무원을 사무처장에 앉히려 하다 이사들의 반발로 무산되었다. 이런 결과와 내용들로 인해 설문결과와 인터뷰 결과, 그리고 지역내 분위기는 청주복지재단의 위상이 민간중심의 씽크탱크 기능이 아니라 청주시의 이중대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문제 2: 재단을 위한 재단으로 고립된 기관화

심하게 재단에 대해 자기들만을 위한 기관, 또하나의 복지관이라는 존재성을 훼손하는 평가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위상과 기능이 상실된 평가로 받아 들여질 것이다. 왜 존재해야 하는지, 어떤 활동을 모색해야 하는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지점이다.

 

문제 3: 정체성의 모호성

‘어떤 일을 하는지 몰라서 평가할 내용이 없음’ ‘재단이 해야 할 지역사회에서의 가치와 역할을 정립하시기 바랍니다’ ‘1.지역의 특정법인의 산하기관이 아니다.' '2.청주시 복지정책과의 대변인 역할을 한 곳이 아니다.' '3.선거용으로 이용되어서도 안된다.’  이는 구글설문에 응답한 일부 내용이다. 위와 같은 의견들은 지역 내에서 일반화되어 있다. 씽크탱크 기능이라고 하지만 특별한 연구결과도 없다. 명확한 사업도 없다. 결국 옥상옥이라고 평가 절하되는 모양들을 보인다. 출범시 100만 도시를 앞둔 청주시의 복지비전을 만들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던 재단의 민낯을 본다. 통합청주시 사회복지 예산이 40%를 넘어 50%가 목전에 있고 이에 대한 예산과 정책 효율성이 강화되는 요구에 대한 응답을 과연 재단이 할 수 있을 것인가. 해야 한다는 지역의 목소리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문제 4: 조직운영의 불합리성

지난 시기 지역 언론을 통해 상임이사가 자신의 생일 선물로 의자를 사달라고 직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보도 기사가 있었다. 자신의 의견에 반하는 이들에 대한 차별도 존재했다고 한다. 특히 신규 채용되는 이들과 조직운영이 특정 법인 출신들로 장악되고 있음도 조직운영의 사조직화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청주복지재단인지 모 특정법인의 다른 지부인가라는 비아냥거림도 설득력이 있는 현실이다. 사무처장제에 있어서도 공무원이 그 자리에 앉아야 시와 업무 협조가 잘 될 거라는 상임이사의 조직관 역시 설립시 정체성을 훼손하는 조직 발상이다. 이에 대해 모 이사는 전문성도 없는 순환보직 공무원이 관리직으로 온다고 함은 민간의 전문성과 순발력을 훼손하고 관의 이중대를 가속화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회만 남겨둔 허술함을 보이고 있다. 또한 현재 조직운영의 가장 큰 문제는 이상한 조직운영 시스템이라는 거다. 예로 2015 이사회는 7회 개최하였고 아래 조직인 운영위는 2회 회의가 진행되었다. 이사회 결과를 하급단위인 운영위에 보고하는 모양이라고 폄하는 의견도 있다. 내부 감시적 기능을 위한 ‘시민위원회’는 구성조차 되어 있지 않다. 조직에도 없는 복지전문위원진은 원칙을 찾기 힘든 분야별 인력들로 채워져 있다. 이처럼 조직운영이 가장 기초적인 운영틀을 벗어나 작위적으로 운영되는 불합리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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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복지연합 

 

 

문제 5: 평가가 없는 운영이 과연 건강할까

2012년 7월 출범 후 지금까지 내외부적으로 공식적 청주복지재단에 대한 평가는 진행된 적이 없다. 초기 출연금 50억이라는 세금이 투자되어졌고 매년 1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하는 기관이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함은 현재의 재단운영의 미흡을 대변하고 있다. (2015년부터 청주시는 시 산하 출연기관에 대해 경영진단평가를 하고 있음. 공적기관에 의한 형식적인 평가이기에 본질적인 평가체계에서 제외하고자함) 특히나 지역사회와 함께 건강성을 담보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지 않았음에 심히 우려한다.

 

이에 행복연은 2014년 공식적인 토론회를 준비하였으나 괜한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는 주장에 따라 내부 자체적으로 평가를 진행하도록 요구하는 비공식적 접촉만을 했다. 이 조차 내부에서 무산되어 현재 행복연의 토론회가 최초의 토론회가 되었다.

 

 

[마무리와 대안정리]

 

이런 내용들은 지역사회내에서 공공연히 이야기 되어 지는 내용들을 집중 분석을 통한 공식적인 분석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는 단순히 문제점만을 이야기 하기 보다 향후 청주복지재단이 지역복지계를 넘어 지역사회 전체의 안전망으로서 복지정책과 연계기능을 충실히 하기 위해 반드시 설립시의 기능과 역할을 담보 되어야 한다.

 

청주복지재단의 건강한 운영을 위한 제안을 정리하며 아래와 같다. 이는 최종적인 결과라기보다 이를 기반으로 각 분야와 영역별로 논의 하고 점검하고 정리하는 작업이 꾸준히 전개 될 때 그 완성적 의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1) 위상: 최초 설립 이유와 목적을 상기함. 민관거버넌스로서의 사회복지 씽크탱크 기능

2) 사업: 연구기능을 중심으로 사업 재편

3) 인력: 특정 인맥 중심인 인력 구조를 개편하여 중간조직에 걸맞는 인재로 역량중심 업무 재배치

4) 조직: 기존 조직인 이사회, 운영위를 충분하고 합리적으로 운영할 분야별 인사들로 전면 재편하고 안정적이고 유기적인 운영의 내실화를 기함. 내부적 건강한 비판자로서의 시민위원회 등을 충실히 가동함으로서 상시적 모니터링 체계 구축 (최초 연구보고서 대로 복원 필요)

5) 사업개발방식: 현장과의 충분한 논의장 마련을 통한 욕구 파악, 관과의 민관협력체계를 통한 현실적인 대안들을 만들어 가는 모양 갖추기

    예) 복지인수다를 통해 아젠더 개발, 유관기관장과의 상시적 토론 모임등. 어플 활용(서울시 엠보팅) / 구글 설문도 역시

6) 공간이동: 접근성과 활발한 논의를 위해 현 사무실을 구연초제조창과 같은 접근성이 좋고 문화등 유기적으로 연계 되어 지는 공간으로 이전

7) 점검체계: 이를 완성하기 위해 재단, 의회, 복지계, 시민단체, 청주시 등과 정상화를 위한 TF를 구성하여 단계적 이행과제 설정과 이행을 위한 체크리스트화 하여 매년 평가 진행

 


 

인천평화복지연대_

제13대 인천사회복지협의회장 선거, 정족수 부족으로 두 차례나 무산

 

제13대 인천사회복지협의회장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가 정족수 부족으로 두 차례나 무산되었다. 인천사회복지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지난 12월 7일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회장을 선출할 계획이었다. 후보에는 이윤성 전 국회의원이 단독 출마하였다. 하지만 재적회원 179명 중 78명만이 참가하여 과반을 넘기지 못해 무산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협의회는 <정족수 미달로 인해 회장선출 안건이 유예가 되어 16일에 임시총회를 재소집한다. 만약에 재소집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선거가 이루어지 않을 경우 회장선거를 재공고 한다. 단, 이윤성후보는 후보를 등록한 것으로 간주한다>라고 결정하고 회장 선출을 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63명만이 참석하여 결국 선거가 또 다시 무산되었다. 협의회 회장 선거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것은 13번째 회장을 선출하는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에 단독 출마한 이윤성 전 국회의원은 3개월 전에 협의회 회원으로 등록하여 겨우 후보추천 자격을 득하였다. 그간에 어떤 사회복지 경력도 전문성도 없었던 이윤성 후보는 자격을 얻자마자 협의회 회장후보로 출마한 것이다. 더불어 이번 선거에서 회장 후보로 거론되던 인사들은 이 후보 출마 이후 일제히 후보 등록을 포기했다. 이번 선거 무산은 이러한 졸속출마에 대한 회원들의 거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또한 협의회장의 자격은 사회복지의 발전을 위한 노력의 결과로 주어지는 것이라는 것과 사회복지 현장의 회원들과의 소통과 공감이 없는 상태에서 협의회장에 출마한 것은 적절한 처사가 아니라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인 것이다. 1차로 선거가 무산되었을 때 차라리 재공고를 통해 이윤성후보와 더불어 새로운 후보가 입후보 할 수 있도록 충분히 시간을 더 주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었건만, 이를 무시하고 재소집을 강행한 결과, 더욱 많은 수의 회원들이 선거를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지역 시민사회는 이 전 의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회원과 소통하는 민주적 경쟁을 통해 보다 인천사회복지에 대한 비전과 검증된 인물이 신입 협의회장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우리복지시민연합_

박근혜 게이트 사태와 별다를 바 없는 대구시립희망원

 

복지동향 11월호을 통해 대구시립희망원 직원들의 생활인 폭행, 사망사건 은폐, 인사채용비리 의혹, 이중장부 작성으로 생활인 주부식비 년 13억여 원 횡령, 생활인 노동착취 등 광범위한 비리들이 알려지고, 10월 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가려진 죽음, 대구희망원, 129명 사망의 진실』편이 방영되어 전국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내용을 소개했었다. 천주교대구대교구는 10월 13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교구쇄신위원회(이하 ‘쇄신위’로 표기함)’를 구성했고, 쇄신위는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구희망원대책위’의 비리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 희망원장 · 간부 · 사건관계자 직무정지, 운영권 반납 3가지 요구안을 수용한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두 달여가 지난 현재 교구쇄신위는 유야무야되었고, 천주교대구대교구와 희망원은 증거인멸과 모르쇠로 일관해오고 있다. 우선 지난 11월 28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대구시립희망원 사건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4월부터 제기한 인권유린과 비리의혹에 대해 부당한 사망사건 처리, 장애인·노숙인에 대한 폭행·학대, 급식비 횡령, 거주인 부당 작업 등을 확인하고 관련 가해자들은 검찰고발 및 수사의뢰하였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노숙인 수용정책 개선을, 대구광역시장에게는 위탁 취소와 관련자 징계, 업무개선 등을 권고하였다. 하지만 8개월이나 걸린 국가인권위원회의 늑장대응과 의혹수준의 내용을 재확인 것 외에 큰 의미가 없는 결과발표로 검찰로 넘어간 수사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조사결과에서 ‘외인사 8건’, ‘병사 21건’과 관련된 시설관계자, 의료인의 관리 소홀과 사망진단서 허위작성을 확인하고 관련자들에 대해 수사의뢰를 했다. 이 사망사건과 관련하여 외인사로 사망한 시설생활인을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고 몰래 화장한 사실도 확인되어 의료인, 시설직원 그리고 화장을 승인한 주민센터가 조직적으로 공모한 가능성도 있다는 기사가 12월 16일 지역일간지에 보도되었다. 이에 대해 대구시립희망원 측은 행정미숙이라고 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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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복지시민연합

 

그리고 국가인권위위원회 조사결과가 발표된 11월 같은 날, 검찰은 2014년 7월 대구시립희망원의 비자금내역을 폭로한다고 공갈협박해서 대구시립희망원 前원장신부에게 1억 원의 돈을 갈취한 前회계과 직원 이모씨를 구속했다. 그 동안 천주교 대구대교구측과 대구시립희망원은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비자금 폭로를 협박한 前회계과 직원에게 돈으로 입막음 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그 1억 원이 대구시립희망원 前원장신부 개인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대구시립희망원의 운영법인인 대구천주교회유지재단측은 지금까지 사망사건 은폐, 비리의혹 등 모두 부인해왔다. 그리고 이미 11월 8일 대구시에 ‘언론과 시민사회단체의 잇따른 의혹제기로 인해 시설의 정상적인 운영 및 생활인 보호가 어려워 위탁을 반납하게 되었다’며 황당한 주장을 했다. 그리고 현재, 확인되어 지는 사망사건 은폐, 비리사건들에 대한 말 바꾸기와 재판과정에서의 알게 모르게 행해지는 뒷수습을 보고 있자니 현재 박근혜 게이트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모른다’, ‘그런 적 없다’라고 일관한 대구시립희망원측과 비리관련의혹 직원들의 행태, 그리고 하나하나 사실들이 밝혀지자 변명을 해대는 행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청문회 풍경과 다를 바 없다.

 

‘제2의 형제복지원 사태’라고 알려진 ‘대구시립희망원 사태’, 검찰은 성역 없는 수사를 해야 한다. 그리고 중간수사결과도 발표해야 한다. 인권침해, 비자금조성 등 수 많은 비리와 관계된 자들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이 있어야 한다. 종교라고 예외가 없어야 한다.


월, 2017/03/0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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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보건복지 예산안 분석-보건의료 분야

김윤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과 교수

이경민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전체적인 평가

보건복지분야 총예산은 작년 대비 5.5%(본예산 대비, 추경 대비 5.1%) 증가하였다. 보건 분야 예산은 보건복지 총 예산의 16.3%(약 10.4조 원)이며 2017년에 비해 약 5.5%(5,414억 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국가치매극복 기술개발(R&D), 라이프케어융합 서비스 개발사업 등 신규 사업 예산이 대폭 증액 편성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예산 증가율을 살펴보면 한의약정책관 소관사업(34%), 질병관리본부 소관사업(6%), 건강보험정책관 소관사업(6%)이 증가하였고, 건강정책관 소관사업(△4%), 보건산업정책관 소관사업(△1%), 공공보건정책관 소관사업(△1%)은 감소하였다. 
 
2018년 건강보험 총 보험료 수입예상액은 53조 3,209억 원으로 예상되며, 보험료 수입의 14%에 해당하는 일반회계 국고지원금은 7조 4,649억 원이다. 그러나 정부는 2조 539억 원을 감액한 5조 4,201억 원을 편성하였고, 이는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세부사업 평가

보건산업정책관 
보건산업정책과 소관 예산은 16년 대비 1.1%감액된 4,563억 원이 편성되었다. 보건산업정책은 보건의료 기술의 연구개발과 보건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두고 있으며 이는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결과로 귀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보건의료 빅데이터, 해외환자 유치 사업 등 의료를 영리화하는 정책에 예산을 편성하거나 글로벌 화장품 육성 인프라 구축 등과 같이 보건의료와 관련이 명확하지 않은 사업에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사업에 대한 성과 측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이 지적되고 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은 올해 새롭게 시도하는 사업으로 115억 원의 예산이 편성되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은 개인정보 중 민감정보에 속하는 건강정보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정보가 빈번하게 유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안 마련 없이 건강정보를 활용하는 정책을 정부가 비공개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문제이다. 실제로 영국 Care. data의 경우, 개인의 건강정보 활용에 대한 국가의 불투명한 운영으로 시민들의 신뢰를 잃어 2016년 폐쇄한바 있다. 따라서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에 대한 사회적 논의 전제하에 예산이 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로벌화장품육성인프라구축 사업에 지난 3년간 약 100억 원 정도의 예산이 편성되었으나 올해 16년 대비 32억 원 삭감된 68억 원의 예산을 배정하였다. 그러나 글로벌화장품육성인프라구축 사업은 보건의료산업 정책 소관 목적에 부합성이 떨어지는 사업으로 보이며, 국정감사 시 민간대기업화장품 업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 예산은 감액 되었지만 여전히 막대한 예산이 편성되고 있어 사업에 대한 정당성, 합리성에 대한 설명이 요구된다. 
 
해외환자유치사업은 작년 대비 64억 원 삭감된 132억 원이 편성되었다. 해외환자유치사업은 외국인 환자에게 치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한국의 의료관광사업은 대부분 피부성형, 미용, 건강검진 등 영리목적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결국 질병의 개선, 공공성과는 무관한 피부성형외과, 대형병원 등의 수익창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작년과 비교하여 예산은 삭감되었으나 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하기 위한 합당한 근거가 제시되어야 한다. 
 
국가치매관리 정책과 연계하여 치매극복기술개발사업(R&D)에 98억 원의 예산이 편성되었다. 치매를 예방하고 조기발견하여 돌보는 등 종합적인 R&D 추진을 목적으로 두고 있으나 치매 치료 연구를 집행하기 위한 예산 편성이라 볼 수 있다. 치매에 대한 국가책임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노인성질환을 치매로 한정하여 예산을 개별적으로 책정한 부분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또한 치매를 보건의료적 관점에 의해 조망하기보다 치매노인, 가족, 사회 등 사회적 환경을 고려한 돌봄의 관점에서 대안이 마련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관련 예산에 편성에 대해 다각적인 평가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보건의료정책관
의료기관안전및질관리 사업 예산을 전년대비 17.8% 증액 편성하였다. 그 중 의료기관평가인증 사업은 2017년 28억 원에서 18년 39억 원으로 책정되었다. 병원급 중 의료기관평가인증을 자발적으로 인증 받은 기관이 11%에 불과하고, 인증을 받은 기관에서 C형 간염 감염사고, 요양병원 화재사고 등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의료기관평가인증 사업이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보장에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개선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예산이 증액되었다. 
 
의료인력 양성 및 적정수급 관리 사업은 2017년 104억 원에서 18년 132억 원, 26.7% 증액 편성되었다. 그러나 일차 진료의사와 간호사는 부족하고 전문의는 과잉 공급되어 있는 등 의료인력 수급 불균형의 이유로 일차의료와 만성질환관리 강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와 중요한 의료정책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인력 양성 및 적정수급 관련 정책과 예산은 증액 되었으나 기존 수준을 답습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공공보건정책
지역거점병원 공공성강화는 지방의료원 등에 대한 지원을 하여 지역 주민에게 충분한 의료제공을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이다. 2017년 576억 원에서 2018년 623억 원으로 8.1% 증액 편성하였으나 2016년 예산에 비해 적은 규모이다. 또한 지역거점병원 공공성강화 예산의 대부분은 시설 및 장비 개선을 위한 기능보강사업 예산이어서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양질의 의료인력을 확보하거나 운영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을 별도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의료 및 분만 취약지 지원사업은 133억 원에서 98억 원으로 26.1% 감소하였으며, 34개 분만취약지 중 2개소와 59개 의료취약지 중 1개소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데 그치고 있다. 응급의료 취약지인 시군구가 99개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취약지응급의료기관육성 예산은 2017년 280억 원에서 2018년 257억 원으로 감소하였다. 분만 및 의료 취약지와 응급의료취약지를 이번 정부 임기 내에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취약지에 대한 지원예산을 증액해나가야 한다. 
 
중증질환에서 보장성을 강화하는 암환자 지원사업에 배정된 228억 원은 문재인 케어의 보편적 보장성 강화정책 기조에 맞게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과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연명의료법 제정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산되는 호스피스 전문기관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인근로자 등 의료지원 사업은 의료혜택의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근로자와 여성 결혼이민자, 난민 및 그 자녀 등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예산 집행률이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 동안 예산의 증액 없이 편성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난민 등 신청자가 많아 각 지자체에 미지급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관련 예산은 증액될 필요가 있다. 
 
응급의료기금 사업 중 우선순위가 낮거나 기금 사업에 성격에 맞지 않는 사업예산은 대폭 축소하는 대신 응급환자 진료비 대지금과 같이 필수적인 예산은 증액해야 한다. 기금 사업에 성격에 맞지 않는 사업의 예로는 응급의료기관 지원발전프로그램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응급의료기관의 인력, 장비, 시설, 운영 성과를 평가한 결과에 따라 지원금 차등지급하는 사업이다. 응급의료체계 구축 초기에는 응급의료기관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운영체계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사업이었으나, 응급의료기관의 인프라와 운영체계가 안정화된 현 단계에서는 기금을 재원으로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사업이다. 건강보험을 재원으로 한 유사한 성격의 사업인 의료질평가지원금과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8년 응급의료지원발전프로그램 예산은 289억 원은 기금사업의 성격에 맞고 우선순위가 높은 다른 사업예산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응급환자 진료비 대지급 사업은 의료비 부담능력이 없는 빈곤층 응급환자의 진료비를 응급의료기금에서 대신 지급함으로써 돈이 없어 생명을 위협받는 응급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2015년 이후 매년 8천 건 이상의 응급환자 진료비 대지급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집행률이 계속 100%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책정된 진료비 대지급 예산에 비해 대지급 수요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대지급 예산은 2017년 23억 원에서 2018년 14억 원으로 36.8%를 삭감하였다. 빈곤층 응급환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예산을 증액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삭감한 것은 매우 납득하기 어렵다. 대지금 예산을 증액하여 돈 없는 응급환자들이 진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 중증외상환자의 예방가능한 사망률은 30.5%로 선진국의 약 5%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중증외상환자의 예방가능한 사망률은 응급의료와 외상진료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여 년 간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다. 중증외상전문진료체계 구축 사업은 중증외상환자에 응급수술 등 제대로 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시설, 장비, 인력 등을 지원하여 예방 가능한 사망률 감소를 위해 시행하는 것이다. 중증외상전문진료체계 사업은 지속적인 불용액이 발생하고 기획재정부 기금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아 기금이 삭감되는 등 정부가 사업을 체계적 기획 및 집행하지 못해 왔다. 2017년 서부 경남지역에 권역외상센터를 선정하지 못해 102억 원의 불용액이 발생한 바 있으며, 기금평가 결과를 반영하여 전년 대비 예산이 8.9%(39억 원) 삭감되었다. 향후 예방가능한 사망률를 감소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체계적인 예산을 수립하고 집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고위험 산모‧신생아 지원 사업은 권역별로 의료시설을 균등하게 배치함으로써 고위험의 산모와 신생아에 대한 치료에 대한 접근성의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2017년 대비 14.7% 삭감된 119억 원의 예산이 편성되었다. 제3차 저출산 고령화 기본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되어 사업의 확대가 필요함에도 예산을 삭감한 것은 적절치 않다.
  
건강보험정책
건강보험법은 일반회계에서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4%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정부는 건강보험에 지원해야 할 법정 지원금을 약 5조 원이나 덜 지원했다. 일반회계 지원금은 2017년 대비 증가하였으나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의 14%인 7조 4,649억 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5조 4,201억 원만 편성하였다. 이는 관련법을 위반한 것이며, 문재인 케어를 위한 재원조달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법정 지원금 수준으로 지원 규모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민건강증진기금
담배값에 포함된 서민세수 국민건강증진기금은 본래의 목적이 아닌 일반회계 성격 자금으로 전용되고 있다. 2018년도 국민건강증진기금 4조 365억 원 중 국가금연지원서비스사업은 1,334억 원만 편성되고 나머지는 보건의료분야 전 영역에 사용되고 있다. 의료기기기술개발 291억 원, 질병관리본부 시험연구인력지원 207억 원, 의료기관 진료정보교류 기반 구축 58억 원, 국립병원 정보화 20억 원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자살예방과 지역정신보건사업 강화는 문재인 정부 주요 국정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예산은 2017년 502억 원에서 2018년 546억 원으로 8.7% 증가하는 데 그친다. 암과 같은 신체질환에 비해 정신건강에 대한 재정투자가 미미했던 점을 고려하면 자살예방과 지역정신보건사업 예산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보험료 수입예상액의 6%는 3조 2,003억 원 상당인데 국민건강증진기금 역시 법 부칙 단서 조항에 따른 당해 연도 부담금 예상수입액의 100분의 65를 기준으로 한 1조 8,848억 원 상당을 편성하였다. 
 

결론

 
보건산업정책관 소관 예산은 절대적 규모에서 소폭 삭감되었으나 여전히 이전 정부가 추진하던 의료 영리화 사업 등에 예산이 편성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보건의료 빅데이터 사업은 민감정보에 속하는 건강정보를 이용하는 것으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되어야 하나 현재 비공개로 추진되고 있는 등의 문제가 있어 예산 편성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한 해외환자유치사업, 글로벌화장품육성인프라 구축 등은 예산이 삭감되었으나 예산 편성의 정당성이 결여되어 추가적인 예산 삭감 등의 조정이 필요하다. 
 
공공보건정책 관련 사업 예산은 전년 대비 10% 이상 증액편성 되었다. 그러나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 외국인근로자 등 의료지원, 의료 및 분만취약지 지원 등의 사업은 예산이 소극적으로 편성되거나 감액되었다. 또한 응급의료기금 사업 중 응급환자미수금대지급, 중증외상전문진료체계구축, 고위험 산모‧신생아 지원 사업 등 취약 계층 및 의료취약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임에도 예산이 삭감되었다. 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공공보건 정책 예산이 합리적으로 편성될 필요가 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 제1항에 의거해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 53조 3391억 원의 14%에 해당하는 일반회계 지원금 7조 4,649억 원을 지원해야 하나 2조 448억 원 감액 편성하였다. 이는 관련 법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시정되어야 한다. 또한 예상수입액의 6%는 3조 2,003억 원 상당인데 국민건강증진기금 역시 법 부칙 단서 조항에 따라 당해 연도 부담금 예상수입액의 100분의 65를 기준으로 하여 1조 3,155억 원이 부족하게 편성하였다. 결과적으로 법정 국고지원율 20%를 기준으로 하여 일반회계 국민건강증진기금 합계 3조 3,604억 원 상당을 부족하게 편성한 것이다. 문재인 케어 소요재정 조달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법이 지정한대로 국고지원의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예산심의과정에서 시정되어야 한다. 
 
또한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 제1항과 국민건강증진법 부칙에 따라 국고지원을 2022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및 재정 확충의 필요, 경제활동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로 건강보험료 수입 인상의 한계를 보충하는 공공재정의 역할을 위해서 국고지원은 상설화되어야 한다. 따라서 건강보험 국고지원의 상설화를 위해 국회의 입법조치가 적극적으로 요구된다.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보건산업예산을 제외하고 이를 의료 및 분만 취약지 해소, 자살예방 및 지역정신보건사업 강화 등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건강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사업에 우선적으로 배정해야 한다. 
수, 2017/11/0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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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최순실 의료게이트의 본질

 

정형준 | 녹색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박근혜, 최순실이 벌인 국정농단으로 국민들의 분노는 꺼지지 않고 있다. 10월경부터 매일 벌어지는 뉴스에서의 폭로와 추가 탐문수사로 인해, 혹자는 막장드라마를 능가하는 현실이라고 비꼬아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은 스스로 잘못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며, 국정농단의 비선실세인 ‘최순실’ 조차 법정에서는 ‘죄가 없다’고 항변한다고 한다.

 

지금 현실의 상황은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지배권력의 부패, 추문, 뒷거래 등의 소설 속 전개보다 더 하며, 때문에 국민들의 분노는 멈추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부패의 고리에 크게 부각된 것은 다름 아닌 ‘의료정책’ ‘의료기업체’ ‘의약품’ 그리고 ‘의사들’이다. 이를 우리는 ‘의료게이트’라고 부름직한데,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도 12월 14일에 세월호 7시간의 진실규명과 결합하여, 각종 약품사용, 특정 의원과 의사들의 결탁과 권한남용에 대한 광범한 질의가 이루어진 바 있다.

 

하지만, ‘의료게이트’는 단순히 몇몇 의사들과 정권의 결탁, 그리고 청와대에서 사용된 약품에만 국한 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박근혜 정권을 관통하고 있는 의료정책 그리고 그 때문에 발생한 국민들의 피해와 앞으로 한국의 의료제도에 미칠 영향 모두를 포괄할 수밖에 없는 문제들이다. 때문에, ‘의료게이트’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그 핵심을 추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산업체와의 결탁

 

‘의료게이트’가 폭로된 시발점은 최순실의 단골 성형외과로 알려진 김영재의원에 대한 정권의 특혜였다. 김영재의 부인이 설립한 화장품회사(존 제이콥스, 대표 박휘준 – 김영재의 처남)의 제품은 청와대에서 2016년 설 명절 선물로 선정되었다. 이 화장품 회사는 뚜렷한 해외판매 실적 등이 없었으나, 장충동 신라면세점(2016년 7월), 명동 신세계면세점(2016년 5월) 등에 입점하였을 뿐 아니라, 대통령의 프랑스순방 때 직접 광고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김영재가 설립한 의료기기회사(주 와이제이콥스메디컬 – 사원수 8명의 소기업, 대표 박채윤 – 김영재의 부인)도 수술 부위 봉합에 사용하는 실 개발에 3년간 15억 가량을 분당서울대병원과 산학협력(책임연구원:서창석 – 현 서울대병원장, 전 대통령 주치의)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받았다. 또한 2014년부터 청와대의 안종범수석 및 비서관이 직접적으로 서울대병원과 의료기기회사의 합작기업을 설립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이 압력을 행사하는 자리에는 전 서울대병원장(오병희)과 현 서울대병원장(서창석)이 모두 동석했다.

 

서창석은 한술 더 떠 이 업체의 실을 서울대에서 쓰도록 압력을 행사에 이를 서울대병원에 등록하고, 김영재를 서울대 외래교수에 위촉했다. 김영재는 외래교수 자격에 미달되었고, 성형외과과장 및 외과과장과도 전혀 상의하지 않았음도 밝혀졌다.

김영재 부부가 받은 특혜의 화룡점정은 청와대가 나서서 해외 수주 계약을 주선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 부부는 대통령 해외순방에 3차례 동행했다.(2015년 4월 중남미 순방, 2015년 9월 중국, 2016년 5월 아프리카, 프랑스) 특히, 공식적인 경제사절단에 두 기업 모두를 이름에 올린 적도 있었다.(존 제이콥스 박휘준 대표이사, 와이제이콥스메디컬 기술이사 김영재)

 

이처럼 김영재이든 그의 부인이든 간에, 개인적인 최순실 혹은 박근혜와의 인맥으로 국가권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사적기업의 배를 불려온 것은 명백한 부패게이트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김영재는 피부리프팅 전문가로 국정감사에서 수차례 청와대를 드나든 것으로 들어났다. 이는 박근혜의 필러, 보톡스 시술자로 김영재를 지목되게 만들었으나, 그는 이를 완강히 부인하였다.

 

특정 의원과 의사와의 결탁은 단골성형의원의 경우에만 있지는 않았다. 최순실과 박근혜가 과거부터 이용했던 럭셔리의원도 막대한 이익을 보았다. 차움병원은 차병원 계열 병원으로 회원권만 1억 5천만 원이고 연회비가 1,000만원에 육박하는 럭셔리 의료 콤플렉스다. 차병원은 2010년 이후로 ‘차바이오’라는 자회사를 바탕으로 줄기세포치료제 및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는데, 정부는 2014년 8월 줄기세포 상업 임상시험 1상의 면제범위를 확대하는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시험 규제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런 규제완화는 선진국에서 유례가 없는 것이었다. 박 대통령은 또한 직접 2014년 5월 열린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비동결난자의 연구사용을 금지하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비동결난자 사용은 차병원의 숙원사업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냉동보존 된 난자는 질이 떨어져 연구 성공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여타 줄기세포 업체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여기다 2016년이 되어서는 차병원은 자신의 연구소에서 대통령 연두 업무보고(2016년 1월 19일)를 유치했다.(이 업무보고는 보건복지부·미래창조과학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문화체육관광부 등 6개 부처가 같이 했음.) 당시 보건복지부 업무보고는 모조리 의료산업화관련 사항으로만 채워졌다. 또한 이 연구소는 2016년 4월 보건복지부·미래창조과학부 등이 참석한 바이오 현장간담회도 개최했다. 이런 로비의 대가로 2016년 5월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바이오헬스케어 규제혁신 때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시 배아 사용요건 완화’가 규제 완화책 중 첫째로 꼽혔다. 또한 차바이오가 임상시험 중인 알츠하이머, 뇌경색 줄기세포 치료제와 같은 상병을 꼭 집어 임상3상 면제 대상으로 언급하였다. 최종적으로 차병원은 2016년 7월 9년 만에 줄기세포연구팀의 ‘체세포 복제배아연구’가 복지부로부터 조건부 승인되었다.

 

이런 특혜에 대해서 차병원과 차움병원은 최순실, 박근혜 모두 차움병원의 회원이 아니고, 의료서비스만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주로 미용 목적의 태반 주사와 백옥 주사, 신데렐라 주사 같은 주사제와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기능의학적 처치가 주된 ‘차움병원’에서 연회비를 내지 않고 진료를 받는 다는 것 자체가 거꾸로 차움병원의 진료가 로비의 성격이 강함을 입증한 것이다. 또한 차병원이 이후 받은 각종 규제완화의 혜택도 정부와 의료기관의 결탁의 결과로 부패게이트라 할 수 있다. 즉, 매우 영세한 개인사업체부터 차병원으로 대표되는 의료산업체까지 규제완화와 국립대와의 결탁, 알선이 연결되어 있었다.

 

 

효과가 불분명한 미용제제의 남용

 

여기에 11월말 청와대에서 구매한 약품목록이 공개되면서 또 다른 가십거리가 발생했다. 대표적으로 발기부전제 ‘비아그라’등이 포함되면서, 청와대 내부의 은밀한 사생활이 한동안 언론을 뜨겁게 달구었다. 그러나 ‘비아그라’등은 실제로 청와대의무실의 해명처럼 ‘고산병’ 치료 및 예방을 목적으로 구매했고,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실제 문제는 청와대의무실에서 해명을 하지 않는 약품들에 있었다.

 

대표적으로 태반주사, 백옥주사, 감초주사 등으로 알려진 피부미용성분의 주사제가 남용되었음이 밝혀졌다. 이런 주사제는 효용성이 입증되지 않아, 비급여대상으로 시중에서 피부미용을 목적으로 사용할 때도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특히 공적기관에서도 2010년 태반주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국민들은 물론이고 의료계에도 심각하다고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때문에 20명이 넘는 대통령 주치의와 자문의사들은 이런 주사제를 처방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간 차움병원에서 이런 대체주사제를 처방하던 김상만을 청와대는 따로 야간에 불러 처방을 받았던 것으로 되어 있다. 이는 약품의 안정성과 효용성 뿐 아니라, 공식적이고, 합리적인 의료이용과는 한참 떨어진 의료행태를 대통령이 보였다는 것을 입증한다. 또한 이를 위해 대통령의 혈액 같은 국가기밀사항(2급기밀사항)도 버젓이 시중의 의원으로 나갔다. 마지막으로 국민 대부분이 비급여로 처방받아야 하는 약품 등을 국가세금으로 막대한 양을 구매한 것도 청와대의 도덕적 해이의 한 층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약품 구매와 관련된 논란은 미디어와 여론의 이슈는 되었지만, 실제로 ‘의료게이트’의 맛보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외에도 ‘코리아에이드’로 불리는 해외 의료원조건, ‘첨단재생의료’라는 단어의 줄기세포 규제완화등도 얽혀있지만, 이 또한 본질은 아니다.

 

 

본질은 의료민영화

 

박근혜 정권의 ‘의료게이트’의 핵심이라면, 단연코 박근혜 정부가 역사상 최초로 해놓은 ‘의료만행’들에서 찾아봐야 한다. 우선 박근혜 정부는 역사상 최초의 공공의료원(진주의료원) 폐원과 최초의 국내 영리병원(제주도 녹지병원) 허용하였다. 공공병원 폐원과 영리병원 승인 모두가 최초인데, 이는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바로 의료민영화를 구체화 했다는 점이다.

 

세부적으로는 4년 동안 국회입법이 아니라 행정부에서 처리 가능한 시행령, 시행규칙, 가이드라인, 유권해석 등등의 행정독재식 방법으로 노무현정부 때부터 병원자본과 의료기기업체들이 원한 민영화과제들을 이행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는 병원 및 의료기기, 제약업의 민원 처리를 해줬으며, 의료산업화 ‘청부정부’의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최소한의 국민건강 보호장치를 해제했다. 여기에는 임상시험 규제완화, 신의료기술평가 간소화, 줄기세포 허용, 약가정책 후퇴 등등 향후 제2의 옥시사태를 일으키고도 남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런 방향성을 위해 보건의료서비스를 한층 더 서비스산업으로 묶어서 기획재정부가 주도하도록 추진했다. 이 때문에 보건복지부는 기획재정부의 일개 부서처럼 되었다. 이 과정에서 문형표, 방문규 같은 경제관료들이 보건복지부로 침투해 장관과 차관을 맡았다.

 

이런 큰 방향성은 사실 앞서 살펴본 동네의원에서부터 차병원에 이르는 의료산업체와의 연관, 그리고 이러한 결정과정은 효용성이나 안정성보다는 상업성이 농후한 의료서비스(피부미용)의 확대를 나았고, 이를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직접 수혜 받은 측면도 크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는 단순히 김영재, 차병원, 최순실, 차병원 같은 직접관련자들만이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다름 아닌 전반적인 의료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이를 청탁한 세력은 따로 있었다.

 

 

재벌과 의료민영화

 

박근혜 정권은 2013년 12월 13일 4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의료민영화 추진 논란에 불을 지폈다. 당시 이 대책의 핵심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의료기관 자법인 설립 허용 및 부대사업 대폭 확대였고, 하나는 의료법인간 합병, 법인약국 허용이었다. 영리자법인은 이명박정부 때까지는 법리적으로 경영지원이란 명분으로 설립하려던 자회사를 행정부 독단의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것인데, 실제로는 영리병원의 우회적 적용으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우회적 영리병원의 도입을 주장한 것은 다름 아닌 삼성경제연구소와 전경련이었다.

 

더욱이 이런 추진동력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은 2014년 3월 20일 개최된 ‘제 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규제개혁점검회의’였다. 이 회의는 공중파 전체에 생방송으로 나갔을 뿐 아니라, 모든 규제를 적폐로 선언하는 선언장이었다. 당시 이 회의에서 가장 많은 민원사항을 주장한 것은 다름 아닌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이었다. 이승철이 이 날 주장한 의료부분 규제완화 요구안은 더욱 가관이다. 우선 스마트폰 등에 탑재될 건강관리 목적 감지기 등의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허가를 의료기기법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 한 것이다. 이는 당시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의 허가를 위한 민원처리였고, 결국 일사천리로 의료기기에서 스마트폰의 감지기 등은 제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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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규제개혁점검회의 자료, 2014.03.20.

 

 

또 다른 하나는 국내보험사의 외국인 환자 유치 허용이었다. 외국인 환자 유치허용은 이명박정부 때부터 삼성생명을 위시한 민간보험사의 핵심 요구사항이었다. 말로는 외국인 환자만 유치·알선하는 것이지만, 종국적으로는 환자를 민간보험사가 계약해서 유치알선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로, 사실상 미국식의 병원-보험회사 연계모델을 가능한 부분부터 열어주자는 주장이었다. 놀랍게도 이 조항은 이후 2년간 청와대 여야대표 모임이나, 국무회의 때마다 나오던 ‘국제의료지원 특별법’의 핵심조항과도 관련이 있다.

 

즉, 재벌 특히 삼성의 이해관계와 관련해서 의료부분 규제개혁의 목표도 설정되었고 제기되었다. 이제는 모두 알다시피 이승철 전경련부회장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후원금을 걷은 총책의 역할도 한 바 있다. 삼성이 최순실 박근혜의 재단에 돈을 입금한 것은 단순히 압력만을 위한 것이 아닌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중요한 것은 제일모직 삼성생명 합병 같은 사안뿐이 아니라, 이런 의료민영화 과제들을 해결해주는 대가도 이런 금액에는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가 벌인 각종 의료민영화 정책들, 의료부분 규제완화를 일일이 거론하기는 매우 힘들다. 끝으로 2016년 5월 18일 마지막 규제개혁 장관회의(5차)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내용 중에는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언급이 있다. 이 ‘갈라파고스규제’라는 말 자체가 전경련에서 만든 것으로 봐야 하는데, 이 규제장관회의 8일 전에 전경련이 발표한 7대 갈라파고스 규제의 두 번째는 ‘영리병원제한’이었다. 그리고 한 술 더 떠 ‘영리병원’을 허용하면 무려 취업유발만 27만에 달한다고 전경련이 밝힌 것이다. 영리병원보다 비영리병원을 같은 수로 만들면 더 많은 인원이 취업시킬 수 있는데 이를 왜곡하고 말이다.

 

<표> 7대 갈라파고스 규제별 개혁 시 경제적 기대효과

연번

규제개혁 과제

부가가치 증대

일자리 창출 효과(명)

취업유발

고용유발

1

수도권 규제

11조4,700억원

15만9,829명

10만3,245명

2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제한

14조8,500억원

26만8,978명

22만7,384명

3

지주회사 규제

1조2,610억원

1만7,580명

1만1,356명

4

적합업종

16조6,230억원

23만1,639명

14만9,633명

5

게임셧 다운제

5,510억원

1만7,173명

1만3,716명

6

금산분리

18조5,760억원

21만3,623명

18만3,902명

7

택배 증차규제

1,710억원

1만4,323명

1만3,322명

출처: 전국경제인연합회

 

이런 일련의 주장들의 곳곳에 의료민영화의 핵심 사안인 ‘영리병원’ 허용이 숨어있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작금의 ‘의료게이트’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다. 정리하면, 지금 최순실-박근혜 를 둘러싸고 벌어진 의료부분의 각종특혜 및 의혹들은 실제로는 의료를 돈벌이로 전락시키려는 과정의 부차적인 산물이었다. 그리고 그 핵심은 여전히 ‘영리병원’으로 대표되는 병원의 직접적인 산업화·영리화 정책과 의료기기, 약품, 줄기세포류의 규제완화였다. 반면 박근혜 정부는 지난 4년간 역사상 유래 없는 건강보험 긴축정책을 단행해 무려 20조원 이상의 흑자를 남겼다. 국민들은 의료비부담으로 아파도 병원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부유층의 피부미용, 돈벌이이용은 계속 부추긴 꼴이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효율 극대화 추구로 결국 금융투자 및 국고지원 축소 획책으로 까지 나아가고 있다.

 

대통령이 근무시간에 보톡스, 필러 시술을 받는 것, 그리고 피부미용 수액치료를 받는 것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돈벌이의료에 희생양이 되는 의료산업화·영리화 정책이다. 박근혜퇴진 이후의 해결해야 할 의료적폐의 1순위는 지금까지 허용된 각종 의료산업화·영리화 정책을 원점으로 돌리고 전면 재검토하는 일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의료게이트’의 확실한 해결책이다.

 

일, 2017/01/0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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