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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3] 지역아동센터, 위기인가 기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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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3] 지역아동센터, 위기인가 기회인가

admin | 화, 2019/10/15- 01:40

지역아동센터, 위기인가 기회인가1)

 

송이은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현대사회에서 정부의 지역아동센터 운영은 시민의 기본권 더 나아가 사회적 시민권이라는 맥락에서 돌봄을 사회화하는 정책이다. 지역사회에서 자생적으로 운영되어 오던 민간 공부방인 지역아동센터가 2004년 법제화(아동복지법 제52조)되면서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작되었다. 이에 따라 지역아동센터는 공적 영역으로 편입되어 사적 영역에서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는 아동을 대상으로 보호, 교육, 급식 등의 종합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아동의 보호권, 돌봄권, 더 나아가 학습권과 발달권까지 보장하는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와 유사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 아동 방과후 돌봄 서비스로는 다함께 돌봄센터(보건복지부), 초등돌봄교실(교육부), 방과후아카데미(여성가족부) 아이돌봄서비스(여성가족부) 사업이 있다. 아동 방과후 돌봄의 사회정책적 환경은 2017년 보건복지부의 '다함께 돌봄센터' 사업 시작, 서울시 우리동네 키움센터 공급으로 인해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는 2019년 기존 공립형 지역아동센터2) 설치 지원 대신 융합형 키움센터 설치 지원을 추진하고 시 지원 100%로 설치비 최대 5억 원, 리모델링비 최대 8천만 원 그리고 인건비, 운영비를 지원하는 계획을 수립하였다. 서울시의 다함께 돌봄센터(우리동네 키움센터) 중 융합형 키움센터는 특히 기존의 지역아동센터와 유사한 기능으로 기획되었다. 이러한 환경변화로 인해 지역아동센터 이용아동의 사회적 낙인에 대한 기존의 우려 목소리가 종사자 처우, 돌봄환경 불평등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응하여 서울시는 지역아동센터 공공성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진행중이다.3) 2019년 9월 6일 「서울특별시 지역아동센터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제289회 임시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역아동센터는 2009년 정부지침 변경을 통해 중위소득 100% 이하 저소득층 아동 위주로 이용 가능하도록 매해 소득기준으로 이용아동 비율을 정한다.4) 이번 조례개정안에서는 지역아동센터 이용에 자격에 따른 제한이 아닌 아동 당사자의 돌봄 필요 욕구에 따른 이용이 되도록 명시하였고 이를 통해 차별적인 이미지와 편견을 개선 혹은 예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만, 생활환경 및 가정 상황 등으로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아동은 우선 이용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 마련을 통해 돌봄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여 취약계층 아동이 소외되지 않도록 조치하였다. 보편적 복지로의 전환 흐름 속에서 아동 방과후 돌봄 영역에서 지역아동센터가 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사회적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지역아동센터 공공성 강화를 위한 대안이 다각도로 모색되고 있고 공공성 논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고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방과후 돌봄 환경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서울시를 중심으로 지역아동센터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살펴보도록 한다.

 

방과후 돌봄의 공공성은 지역아동센터 운영의 공공성으로부터 시작된다

사회복지 논의에서 핵심이 되어야 할 공공성의 원리는 투명성과 참여성, 보편성이다. 공적가치와 사회적 시민권을 배양하고 사회적 합의를 구축하는데 있어 이 세 가지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신진욱(2007)5)은 공공성을 논하면서 책임성과 민주적 통제성, 연대와 정의, 공동체 의식과 참여, 개발과 공개성, 세대 간 연대와 책임을 강조한다. 방과후 돌봄 서비스의 핵심 축인 지역아동센터가 지속가능한 지역 사회 기반의 돌봄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아동이 기본적으로 누려야할 권리, 아동이 평등할 권한,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고 실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운영의 공공성 확보이다. 공개성과 투명성은 재정 운영에서 특히 강조된다. 이는 특히, 회계 항목의 구성, 인건비와 운영비의 분리 운영에 적용되어야 하며 정보공개 정도와 활용, 회계관리 시스템 및 모니터링 현황에도 중요하다.

 

서울시 지역아동센터 센터장 4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예산 항목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83.8%(253명)이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예산항목은 ‘종사자 인건비 항목 분리’가 개인 운영시설 78.1%, 개인 외 운영시설 76.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인건비 항목이 분리되지 않으면 아동 프로그램비 확보에 취약하고, 종사자의 열악한 처우는 드러나기 어렵다. 이는 2019년 지역아동센터 예산 인상분이 최저임금 인상 비율에 비해 턱없이 낮아서 벌어진 연초의 문제적 상황에서 재차 확인되었다.

 

지역사회 내 접근성이 용이한 지역아동센터는 대표적인 방과후 돌봄 기관으로서 교육과 복지 기능을 통합 수행한다. 학교 부적응 해소, 일상생활지도, 학교생활 적응력, 심리·정서적 안정, 건강한 발달, 문화 체험을 아우르는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지역사회 내 아동문제의 예방적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전방위적인 아동 방과후 돌봄의 핵심 축을 이룬다. 또한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 연계활동, 공립센터와 민간센터 연계 및 민관 거버넌스 구축 등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해왔다.6) 설문조사에서도 양질의 프로그램 제공을 위해 지역사회 연계활동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91.9%(282명)로 매우 높게 나타난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와 지자체는 네트워크 허브기관 설치 및 운영, 지역사회 연계를 위한 공동사업 개발, 지역아동센터 지원(후원) 기관에 대한 혜택 등을 제공할 수 있다.

 

방과후 돌봄 연계지도를 다시 그리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다함께 돌봄 사업을 시작하면서 다함께 돌봄센터와 지역아동센터의 차별점이 과연 무엇인지가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 아동의 보호, 교육, 건전한 놀이와 오락의 제공, 보호자와 지역사회의 연계 등 아동의 건전한 발달을 도모하기 위한 종합적인 아동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로 규정되어 있다(「아동복지법」 제16조 1항 11호). 한편, 다함께 돌봄센터는 아동복지법 제44조의2(다함께돌봄센터),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제8조, 「사회보장기본법」 제5, 6조 그리고 「사회복지사업법」 제3조에 근거한다. 지역아동센터는 아동복지시설로 포함되어 있는 반면, 다함께 돌봄센터는 아동에 대한 지원서비스로 분류되어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복지 측면에서 보면 다함께 돌봄센터에 비해 보다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서비스 제공 주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4월 25일 열린 서울시 ‘초등 마을돌봄의 해답 찾기’ 청책토론회의 주요 쟁점은 지역아동센터가 처한 열악한 현상황에 대한 해결책 모색과 재정지원의 형평성이었고 이때의 주요 비교 대상은 다함께 돌봄센터(우리동네 키움센터)였다. 이후 지자체 차원의 홍보시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 돌봄센터 이용아동에 대한 차별적인 표현을 금지하고, 종사자 처우를 동일하게 하며, 사회복지사에 대한 단일임금체계 적용이 차별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논의가 본격화되었다.

 

민간에서 시작되어 민간에서 운영하는 비율이 높은 지역아동센터와 공공에서 주도적으로 공급하는 다함께 돌봄센터는 아동을 위해 사회가 책임을 다해야한다는 지향은 공유하지만 이를 둘러싼 제반 조건에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지역아동센터는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기에 누구나 운영이 가능하나 다함께 돌봄센터는 서울시의 경우(우리동네 키움센터) 직영을 원칙으로 하고 일부 위탁이 가능하다.7) 또한, 쾌적한 공간 확보,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민간 지역아동센터에 비해 다함께 돌봄센터는 공간확보가 유리하다. 내용상 차이점으로는 다함께 돌봄센터의 경우 지역아동센터와 달리 일시 긴급돌봄이 주요 기능 중 하나이다. 유연성이 높다는 것은 장단점을 모두 내포한다. 즉 그로 인해 보다 많은 아동을 포괄할 수 있지만 아동 맞춤형의 심도 있는 서비스를 제공에는 한계를 지닐 수 있다. 이는 다함께 돌봄센터가 돌봄 위주의 서비스인 반면, 지역아동센터는 지역 아동에 대한 복지 전반을 담당하는 것과도 연결된다.

 

전체 방과후 돌봄 체계 변화의 흐름 속에서 지역아동센터가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 보면, 첫째, 돌봄 안에서 아동에게 지원되는 학습, 놀이, 쉼의 내용과 효과성이다. 또한, 둘째, 다른 인프라와의 중복되는 기능과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보호규제 조치, 상호보완적인 관계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시너지 효과와 이때 필요한 추가 지원 사항에 대한 고민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셋째, 학교, 다함께 돌봄센터 등 타 방과후 돌봄 인프라와의 연계 방안과 이때 모든 주체들에 대한 동등한 권한의 보장에 대한 사항이다. 다함께 돌봄센터(우리동네 키움센터)가 상대적으로 방과후 일시 돌봄을 중심으로 운영한다면 지역아동센터는 돌봄을 주된 기능으로 하되, 아동의 성장과 발달 전반을 아우른다. 아동의 성장과 발달에는 돌봄, 심리정서 지원, 관심, 학습, 놀이, 건강과 영양 등 여러 요인들이 모두 중요하다.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이 아동에 쏟아야 하는 정성도 종사자 처우 개선에 반영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현재의 아동 방과후 돌봄 지형도에서 지역아동센터의 역할은 무엇인가. 서울시의 경우 2018년 기준 전체 초등연령 아동의 약 12%가 초등연령 방과후 공적돌봄 서비스를 이용한다. 예상되는 초과수요는 다함께 돌봄센터(우리동네 키움센터)로 흡수될 수 있고, 다함께 돌봄센터의 양적 확장으로 인한 방과후 돌봄의 보편성에 대한 복지 인식 개선 효과가 지역아동센터의 위상 변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지역아동센터가 보편적 아동을 대상으로 한 양질의 방과후 돌봄, 성장, 발달을 위한 이용시설로 내실을 다지는 전환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환경 변화는 기존 지역아동센터 일반아동 이용 제한 조건을 완화시키는 환경적 조건을 제공함으로써 초등 방과후 돌봄의 보편화를 더 빨리 이끌어낼 수 있다. 다함께 돌봄센터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부터 지역아동센터 공공성 강화 노력은 종사자 처우개선, 투명성 강화, 학교와의 연계 강화를 쟁점으로 꾸준히 지속되어 왔다. 지역아동센터마다 이용아동 특성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는 이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지역아동센터는 재정비를 통해 다함께 돌봄센터와의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보다 다양한 아동들에게 맞춤형 성장환경을 제공한다면 오늘은 더욱 의미 있는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표 3-1> 서울시 초등연령 돌봄의 공적 지원 현황

<표 3-1> 서울시 초등연령 돌봄의 공적 지원 현황https://lh5.googleusercontent.com/aMlKK__8aQhl3kteQKSem2kPe2jy87KxHZTNYG... />

※ 주: 아이돌보미는 이용 아동의 중복성을 제외하기 위해 2018.8월 한 달 기준 자료를 제시. 아동 수는 통계청 주민등록인구 2017. 9. 자료. 초등돌봄교실은 서울시 교육청 발표자료8)

 

지역아동센터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도화, 보편화, 네트워크화

서울시 지역아동센터는 사회복지사업법,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아동복지법, 서울특별시 지역아동센터 지원에 관한 조례 등을 근거로 하여 국비 30%와 시비 70%로 구성된 지원금이 지급된다. 서울시의 경우 25개 자치구별로 지역 특성에 맞는 인적, 물적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항목별 지원여부가 일관되지는 않으나 기본 운영비 사용기준은 존재한다. 먼저 사무비(90% 이하) 중 인건비는 종사자 채용 수에 따라 생활복지사의 기본급여 175만 원(2019년 최저임금)을 지원하되, 기본급여를 상향하여 차등 지급한도 설정이 가능하다. 10% 이상의 사업비는 반드시 프로그램비로 사용해야 하는 규정이 존재하고 이러한 예산운영 구조는 종사자 처우와 급여, 종사자 전문성, 예산 항목 분리 가능성 그리고 프로그램의 질이 모두 긴밀하게 맞물리게 하는 원인 중 하나이다. 따라서 지역아동센터 공공성 논의를 진행함에 있어서 예산 지원방식, 지원형태, 지원규모와 관련 규제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먼저, 정부는 아동 방과후 돌봄에 대해 객관적인 근거에 기반하여 보건복지부와 지자체 분담으로 공평하고 충분한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지역아동센터 기본운영비 단가 증가는 전년대비 1.6%에서 2.4%로 센터 규모마다 상이할 뿐만 아니라 임금 상승분만을 반영하기에도 불충분하며 양질의 프로그램비 지원 등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하기에도 여전히 역부족이다.

 

<표 3-2> 지역아동센터 2019년 기본운영비(국비 30%, 시비 70%) 주요 변경지원 사항

<표 3-2> 지역아동센터 2019년 기본운영비(국비 30%, 시비 70%) 주요 변경지원 사항https://lh6.googleusercontent.com/j_I8x6KQt-amoRuU78GB1GIhKi0YZt_xyHDFGl... />

출처: 서울특별시 2019년 지역아동센터 운영 지원 계획

 

설문조사 결과 추가 재정지원이 필요한 항목 1순위는 종사자 인건비(70.9%, 175명) 2순위는 임대료(38.7%, 75명)로 조사된 바 있다.

 

<표 3-3> 추가 재정지원 필요성

<표 3-3> 추가 재정지원 필요성https://lh5.googleusercontent.com/A9ImH5a6rNh9ZsfzlCpWTpjPTwmWa5PQ2Xgda2... />

 

둘째, 종사자의 처우 개선 노력을 지속해야 하며 아동분야를 타 사회복지분야에 비해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유사업무를 하는 종사자들이 소속된 기관에 따라 임금체계를 달리 적용받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서울시는 종사자의 직업안정성 제고를 통한 사기진작, 잦은 이직 문제 해결을 통한 아동에 대한 안정적 서비스 강화를 위해 「서울특별시 지역아동센터 지원에 관한 조례」 제7조에 따라 종사자 처우개선비를 지원(시비 100%)한다. 이를 통해 타 사회복지 이용시설과의 형평성 반영은 가능하더라도 경력반영 등의 체계화 노력은 미흡하다.

 

<표 3-4> 서울시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처우개선비 지원 현황(‘14년~’19년)

<표 3-4> 서울시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처우개선비 지원 현황(‘14년~’19년)https://lh6.googleusercontent.com/1l5bG_aMF7dJCJF-Px6vUqc-5lwS5mKgPFdgIO... />

출처: 서울특별시 2019년 지역아동센터 운영 지원 계획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사자의 근무지속성 강화를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 급여 인상이 84.0%(262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사회적 위상 강화가 31.0%(95명)로 뒤를 이었다. 지역아동센터의 높은 이직률을 위한 다각도의 종사자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재확인되었다. 응답자의 대다수는 지역아동센터 공공성 강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며 ‘사회적인 책무성’과 ‘회계의 투명성’이 공공성 강화의 주요 요인이라고 보았다. ‘사회적 책무성’을 위해서는 종사자 고용안정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응답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표 3-5> 종사자 근무지속성 강화를 위한 필요사항(1, 2순위)

<표 3-5> 종사자 근무지속성 강화를 위한 필요사항(1, 2순위)https://lh6.googleusercontent.com/26vUoN_ymcOHZ8HN0aNKWdr5Pns9R7yUXQPWoU... />

 

종사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제도 마련(혹은 개선)이 필요한 영역은 급여라고 응답한 사람이 251명(84.2%)으로 가장 많았으며, 급여개선 중에서도 특히 호봉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63.2%(156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에 대한 통합적인 인력 풀 제도 운영을 요구한 응답자는 28명(9.4%)이었다.

 

<그림 3-1> 종사자 전문성 향상을 위해 필요한 제도 개선 방향

<그림 3-1> 종사자 전문성 향상을 위해 필요한 제도 개선 방향https://lh5.googleusercontent.com/0GZUnKaNtTqZO00vP6ClBR0ZtgBRxNZ-JjW5Xp... />

 

셋째, 아동 당사자 관점에서 아동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다채로운 맞춤형 이용이 가능하도록 아동의 욕구를 파악하고 돌봄, 놀이, 학습, 발달 등 아동 생활 영역 전반에 걸쳐서 우선 지원 대상 규정을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면서 보편적으로 모든 아동이 종합적인 복지지원을 누릴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를 정리하면 결국 지역아동센터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은 제도화와 보편화 그리고 네트워크화를 위한 노력이다.

 

<표 3-6> 지역아동센터 운영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 방향

<표 3-6> 지역아동센터 운영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 방향https://lh6.googleusercontent.com/LwJ1XYe9yq8MpsYHqvu220SfxQ_S_TnhqlQYWc... />

 

제도화

공공성 강화를 위해 지역아동센터에 일정 책무를 부여하고, 동시에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화가 필요하다. 제도화를 위해서는 첫째, 운영 주체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 개인이나 종교단체 운영 비율이 높은 지역아동센터는 공립(구립)이나 법인에 비해 체계적인 관리감독이 어렵고 투명성 저하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대해 공공이 센터 수급관리를 하고 공립(구립)의 형태로 지자체가 공급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으며 공립센터를 중심으로 민간센터와의 연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 공립센터 확충은 열악한 공간 문제와 운영 부실화 문제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현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한 평가 체계와 공공 주도의 수요공급 관리시스템 구축은 지역아동센터와 종사자 사회적 위상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진입장벽을 높이고 규제를 강화함과 동시에 운영비, 급식비, 인건비 등의 재정지원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 민간 진입 제한 조건으로는 전세금 등 일정 자산 보유 시설 혹은 시설장 경력 자격 조건 강화, 신고제를 허가제(혹은 인증제)로 전환하는 조치 등이 고려 가능하다. 진입장벽 강화는 종사자 간의 신뢰 형성에도 매우 중요하다.

 

지역아동센터 운영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도화의 두 번째 사항은 종사자 처우 개선이다. 지금까지 지역아동센터는 복지 노동력 조달에 있어 비상근 파견과 일관적이지 않은 임시방편의 임금제를 운영해왔다. 우선적으로 적절한 급여수준 보장, 급여에 경력 인정, 적정 상근인력 보장이 필요하다. 현재 단일임금체계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모든 종사자에게 공정한 기준에 따른 급여 체계화가 보편적으로 적용되도록 이를 반드시 현실화시켜야 한다. 또한, 고용형태 전환을 통한 상근인력 충원이 필요하며 효율적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비상근 파견을 상근직 노동력으로 전환해야 한다. 노동력 고용형태 전환은 돌봄노동의 질을 증대시키고, 이는 아동과 부모의 복지를 증진시키며, 장기적으로는 우수인력 유입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고용안전성과 수입 증가는 필연적으로 이직을 줄임으로써 종사자 노동력의 전문성과 숙련도는 향상된다.

 

<표 3-7> 종사자 처우 문제와 개선방안

<표 3-7> 종사자 처우 문제와 개선방안https://lh6.googleusercontent.com/frAbzIMnAGSuEDACBpqBzYcQ1YmOlqQoVOS7Oo... />

 

보편화

돌봄의 공공성을 담보한다는 것은 대상의 보편성과 질이 담보되는 서비스 제공을 포함한다. 하지만 비록 국가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그 대상이 저소득층으로 한정된다면, 이는 보편성을 결여하게 되고, 때문에 공공성 강화에 한계를 내포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첫 번째가 현금지원대상의 보편성 담보이고 두 번째가 소득계층과 관계없이 누구나 재정적 부담 없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이 돌봄수급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수준에서 담보되도록 하는 것이다.9) 지역아동센터의 경우 보편화를 위해 필요한 사항은 크게 돌봄체계 구축과 공간 활용 문제 개선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실에서 특히 시급한 것이 돌봄 공간 환경의 질 문제이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지역아동센터는 센터마다 공간 환경 특성이 매우 상이하다. 열악한 공간과 임대료 및 재정 문제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종사자 근무환경, 아동 돌봄 환경 모두에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별 유휴공간을 아동시설과 지역 돌봄을 담당하는 지역아동센터에 일정비율 할당(주민센터 등)하도록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공간개선을 위한 민간자원 연계 지원 및 공공의 지원을 다각도에서 모색해야 한다. 임대료가 높고 유해환경이 없는 공간 확보가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서울시는 특히 이에 대한 적극적 조치를 해야 한다. 보편화 노력은 방과후 돌봄 지원 기관 간의 차별은 없애고 차이와 특색을 돋보이게 함으로써 아동 중심의 서비스 제공을 가능케 할 것이다.

 

<표 3-8> 공간문제와 개선방안

<표 3-8> 공간문제와 개선방안https://lh4.googleusercontent.com/c193hMVmyFs_IBSurdB4n9Y26SAFH0mbBkl-tJ... />

 

네트워크화

지역아동센터 공공성 강화를 위한 세 번째 접근은 네트워크화이다.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한 학교, 지역사회 연계 및 협의체 활성화가 실효성 있게 실행되려면 지역아동센터를 주축으로 한 통합지원체계 구축과 방과후 돌봄에 대한 공적, 사적인 연계 강화가 필요하다. 방과후 돌봄은 지역아동센터, 초등돌봄교실, 다함께 돌봄센터,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의 지역돌봄협의체 뿐 아니라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드림스타트 등과의 연계로까지 확장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앞서 말했듯이 다함께 돌봄센터의 등장은 지역 기반 돌봄의 지역아동센터가 더욱 강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즉 지역기반 방과후 돌봄의 주류화를 추동하고 내실 있는 방과후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회적 책임과 효과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교육부 주도로 온종일 돌봄체계 현장지원단이 출범하면서 이를 통해 교육부, 지자체 등 관련 부처들의 협력 기반이 마련되기도 하였다. 일부 돌봄교실은 지자체와 학교가 협력하여 새로운 돌봄 모형을 만들어냄으로써 학교가 공간을 제공하고 지자체가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는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협력 체계 안에서 지역아동센터는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방과후 돌봄 필요 아동에 대한 연계발굴로도 이어져 아동의 맞춤형 돌봄 서비스 이용을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 방과후 돌봄은 해외에 비해 민간 비중이 크고, 공공의 기능보다는 개별 자생적 성격이 강한 편이었다. 해외 국가들의 방과후 돌봄은 점점 공공의 역할과 기능이 강화되고 그 안에서 지역사회 연계와 학교 연계가 공고해지는 추세를 보여 온 것에 비해, 민간에서 시작된 우리나라 지역아동센터는 제공되는 돌봄의 성격이 개별 센터 특성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방과후 돌봄 영역에 대한 공공의 역할과 비중이 커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역아동센터 공공성 강화를 위해 운영 전반 사항을 재검토하고 민관 거버넌스와 네트워크를 강화하면서 공공성을 위해 필요한 요인들을 적극적으로 보완해 나아갈 시점이다.

 

모든 아동의 보편적 권리 보장은 지역아동센터로부터

문재인 정부의 '포용국가 아동정책'10) 구현을 위한 아동권리보장원이 2019년 7월 16일 출범했다. 그동안 분절적으로 수행되던 아동 관련 중앙 지원 업무를 통합하여 아동보호서비스를 통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기존에 분산되어 있던 중앙 지원체계를 아동권리보장원으로 통합한 것이다.11) 아동권리보장원은 이에 더해 아동정책영향평가, 아동정책기본계획 수립 지원 등의 정책지원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아동권리보장이라는 대원칙 하에 지역아동센터 역시 아동 최선의 이익 원칙에 입각한 공공영역의 아동 방과후 돌봄 중추기관의 역할을 보다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방과후 돌봄, 놀권리, 학습권은 모두 긴밀히 연관되어 있기에 지역아동센터는 보호와 돌봄에 대한 아동의 기본권 보장뿐만 아니라, 아동권리 전반을 책임지는 아동친화도시 주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변화하는 사회복지 환경 속에서도 지역아동센터는 흔들림 없이 자신만의 길을 갈 것이다. 정부와 관계자들 그리고 정책입안자들은 모든 아동이 차별 없는 성장 환경을 제공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한순간도 잊지 않으면서 아동 방과후 돌봄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모니터링을 지속해야 한다. 지역아동센터는 그 어떤 방과후 돌봄 기관보다 지역기반적이며 아동 중심적이고, 포용적이다. 진일보한 방과후 돌봄의 중심추 역할을 지역아동센터에 기대한다. 


1) 2017, 송이은·이지혜, 「서울시 지역아동센터 공공성 강화 및 내실화 방안 마련 연구」, 서울특별시 여성가족재단. 연구보고서에서 일부발췌

2) 서울시 구립지역아동센터 중 자치구의 신청에 의해 자치구별 1개소에 대해 기본운영비의 50%를 추가 지원(시비100%)하고 공립형 센터는 종사자 1명을 추가 배치하여 자치구, 지원단과 협력하에 지역사회 연계, 협력 사업을 추진함

3) 보건복지부 역시 지역아동센터가 당면한 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종사자와 전문가로 구성된 지역아동센터 발전방안 협의체 운영 등의 노력

4) 2019년의 경우 신고정원의 80% 이상은 돌봄취약아동이 우선(일반아동은 20% 범위 내)

5) 신진욱, 2007,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담론전략”, 「시민과 세계」 11, pp.18-39.

6) 사회서비스가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한 요건 중 하나는 운영과 관련된 활동에 대한 다양한 사회구성원의 참여임

7) 서울시는 자치구 직영을 권장하고 있으나 위탁방식이 늘고 있음(2019년 9월 현재 절반이 위탁 운영 중이며 향후 개소 예정 센터도 절반 이상이 위탁계획)

8) 안현미 2018. "서울시 영유아 아동 돌봄 정책 현황 및 통합 지원체계 구축 방안”. 「서울시 영유아 및 아동돌봄 체계 구축을 위한 토론회」

9) 윤홍식, 2012, "사회서비스 정책과 공공성: 공공성을 둘러싼 논란과 적용”, 「참여연대: 보편적 복지확대를 위한 공공성 강화방안 토론회」, pp.7-39.

10) 관계부처합동 보도자료, 아동에 대한 국가 책임을 확대합니다, 2019.05.23

11)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포용국가 아동정책·서비스 기관 통합된다! 201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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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이 외면한 사람들과 그늘

 

최정은 연세대학교 복지국가연구센터 전문연구원

 

정부와 외신이 한목소리로 K-방역을 극찬한 때가 있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감염으로 혼란을 겪는 시기에 우리 정부는 적극적인 대응(추적-검사-격리)에 나섰고,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과 같은 시민들의 자발적이며 적극적인 참여로 국내 코로나19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를 최소화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K-방역의 성과를 잊어야 할 때라는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불거진 백신 수급과 접종을 둘러싼 정책적 혼선 때문만은 아니다. 찬사를 받던 K-방역 성과의 그늘이 너무 커져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앞에서 누구도 자유롭지 못했지만, ‘생활’과 ‘생존’을 오가는 사람들의 고통은 양극단으로 나뉘는 모습이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와 사회안전망의 부재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맞으면서 그 민낯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대면으로 이뤄지는 모든 경제활동에 제동이 걸리면서 세계와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지고 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도 어느새 1년을 넘어 장기화되면서 개인과 가구가 짊어지는 유무형의 손실은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이 이르기도 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시대를 버텨온 대한민국 국민은 어떤 고통을 감내하고 있으며, 누가 더 위험했고, 긴급재난지원정책은 도움이 되었는지를 되짚어보면서 K-방역이 외면한 사람들과 그늘을 주목하고자 한다. 

 

코로나19 피해, 얼마나 심각했는가?

코로나19 감염병의 위기는 모두가 겪은 일이었지만, 재난 위험의 내용과 수준은 광범위하였다. 2020년 전 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하여 코로나19 상황을 진단해보았다(최영준 외, 2020).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대다수 국민들은 경제적인 피해는 물론 돌봄이나 정서적 불안 등을 광범위하게 경험하였다. 국민들은 근로시간 축소(42.1%)나 소득 감소(39.1%) 피해를 가장 많이 겪었으며, 본인이 실업을 경험하거나(16.3%) 함께 사는 가족의 실업 경험(21.5%)도 적지 않았다. 코로나19 전반기에 자영업 폐업 경험(3.3%)과 자영업 30% 이상 매출 감소 피해(18.7%)도 높았으므로, 이후 과정에서 자영업자의 고통이 얼마나 극심해졌을지 짐작이 된다(<한겨레>, 2021.3.29.). 

 

국민들이 겪은 정서적 피해 경험도 광범위하였다. 단순 접촉만으로 감염되는 전염병의 특성이 가족이나 지인과의 관계 단절로 인한 피해(37.9%)를 키우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어린이집, 학교, 노인요양시설 등 사회적 대면 서비스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가족들의 돌봄 부담도 26.4%로 추가되었다.

 

이러한 경제나 정서적인 피해는 현실에서 개별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개인이나 가구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복합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중첩적인 고통을 받을까. 전 국민 10명 중 8명(77.2%)이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정서적 고립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그림 2-1>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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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위험은 남성보다 여성들의 삶에 더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2018년과 2020년에 실시한 전 국민 인식조사 패널 데이터를 비교해보면(최영준 외, 2018; 2020), 코로나19가 극심했던 2020년 여성의 생활 전반에서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졌다. 2018년과 2020년을 비교해 보면, 삶의 안정성 인식에서 남성의 경우는 보통 이상을 계속 유지하고 있지만, 여성이 인식하는 삶의 안정성은 더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또한, 삶의 주체성과 자율성, 건강 측면에서 여성의 만족도도 낮아졌으며, 직장 이동성도 여성들은 더 나빠졌다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정과 직장에서 여성들의 생활 여건은 더 어려워졌음을 짐작하게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시간 지속되면서 공적 돌봄이나 교육기관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돌봄의 부담마저 커졌고, 여성들은 가정과 경제생활에서 이중고에 노출되어 있다(<표 3-1>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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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젠더 불평등에 미친 영향은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 시기 고용과 소득 충격은 양육 부담이 높은 기혼 여성과 유자녀 가구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2020년 2~4분기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대면접촉이 많은 임시일용직 일자리에 여성의 고용 비중이 높다 보니 고용불안이 가중되었다. 게다가 자녀가 많을수록 비대면 돌봄과 교육 부담이 가중되면서 유자녀 가구의 소득 충격이 커졌다(송상윤, 2021). 이렇듯, 감염병 재난의 위험이 유독 여성과 유자녀 가구에 더 가혹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K-방역의 그늘은 장시간 집에 머물며 돌봄을 받아야 하는 노인, 장애인, 아동 등에 집중되었다. 얼마 전 가정의 달 5월에 발달 장애 자녀를 돌보던 어머니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발달 장애인을 둔 가족의 끊이지 않는 비보는 코로나19 시대 경제적 고립과 사회적 활동과의 단절이 발달 장애인에게 더 가혹함을 말해주고 있다. 

 

전국적으로 장애인은 2021년 현재 263만 명에 달한다. 이 중에서 발달 장애인은 24만 8천 명(장애인 중 9.4%)으로, 최근 가장 가파르게 늘고 있다. 특히, 발달 장애인은 10대와 20대에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으며, 대다수 발달 장애인이 성인이다. 그러나 성인기 발달 장애인이 이용하는 시설이 소수인데다 코로나19의 돌봄 공백이 길어지면서 발달 장애인과 가족의 삶은 온전치 못하다. 

 

여러 가지 생활의 제약이 발달 장애인의 행동에 악영향을 줘, 자신을 해치거나 타인을 해하는 충동적 행동 등이 늘었다고 한다. 이러한 부정적인 행동은 코로나19 이전보다 적게는 2.6%에서 7.5%까지 증가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 양육자인 가족들에게 표현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발달 장애인의 일상생활이 무너지면서 수면이나 식사, 화장실 이용. 의사소통 이용 능력이 저하되고 약물복용은 오히려 늘었다고 한다. 지역 사회 복지 시설 이용도 어려워지면서 가족의 평일 돌봄 시간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렇듯, K-방역의 성과 이면에서 발달 장애인과 가족의 일상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후퇴하고 있었다(울산 발달장애인지원센터, 2021).

 

이 같은 어려움은 비단 취약한 돌봄 계층만의 문제이겠는가. 임시 일용직, 특수고용 노동자,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이 받은 경제적 타격도 심각하다. 고용지위 중에서 상용직보다 자영업자나 임시 일용직의 피해가 더 크다는 사실을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상용직 가운데 실직이나 근로시간 감소, 소득 감소를 경험한 응답률은 53.1%인 반면, 자영업자 중에서는 76.1%, 임시일용직 중에서는 74.4%로 상용직과 비교해 1.4배 이상 높았다.(<표 3-1> 참고). 이러한 추이는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으며, 그 피해의 정도는 계속 나빠지고 있다(<매일노동뉴스>, 202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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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정책 효과는 있었는가?

코로나19의 고통 속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발 빠르게 추진한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은 전 국민의 불안을 덜어주었다는 점에서 호응을 받았다.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은 본인의 경제생활 안정에 도움(80.4%)이 되는 것은 물론 정서적 안정에도 도움(79.3%)이 되었다고 평가받았다. 내 경제생활과 정서생활에 도움이 컸다는 평가와 함께 국가 재정에 대한 우려(81.1%)도 동시에 나오는 실정이다(최영준 외, 2020). 

 

그러나 전 국민이 광범위한 재난 위험을 겪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안전망은 제대로 작동했는지,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이 제 효과를 보였는지는 여전한 논쟁거리다. 국내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을 통해 자영업자 피해의 사각지대를 가늠해보자.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 폐업이나 30% 이상 매출 감소’를 경험한 응답자 중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소상공인 지원금을 받은 경우는 33.2%에 불과했다. 피해 경험자 중 66.8%는 개인이나 가족의 부담으로 넘어간 셈이다. 고용지원은 어떠할까. ‘실직이나 근로시간 및 소득 감소’를 경험한 응답 중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고용안정 지원금을 받은 경우는 9.0%에 불과했다.

 

복지정책은 어디에?

사회보장제도의 본래 의미는 모든 사람들이 질병, 노령, 실업, 산재 등의 위험으로 생계를 위협받지 않도록 돕는 데 있다. 그러나 우리의 사회보장제도는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취약층의 안전망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사회보장의 사각지대 취약층을 더 취약하게 만들어 우리 사회의 재난위험 불평등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럼, 국외의 상황은 어떠한가. 코로나19 방역 대응은 미흡했더라도, 국가별로 노동자, 사업체, 시민 등의 범주에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고 있다. IMF에서 발표한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지출’ 데이터를 보면, OECD 27개국 모두 국가 지출을 확대했다. 다만, 그 규모는 국가마다 차이가 있다. 

 

사회보장 수준이 높은 사민주의 국가보다 자유주의 국가나 보수주의 국가에서 국가 지출이 더 많이 이뤄졌다. 자유주의 국가유형으로 분류되는 미국(14%)이나 일본(13.8%), 영국(10.9%) 등에서 재정지출이 사민주의 국가에 속하는 덴마크(1.7%), 스웨덴(3.4%)이나 보수주의형 프랑스(6.9%), 독일(9.8%)보다 높았다. 이에 반해, 자유주의형에 속하는 한국은 GDP 대비 3.2%로, 잔여적 복지국가와 비교해서도 낮은 수준에서 지출이 이뤄졌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한국은 보수적인 재정지출에 발목이 잡혀있음을 국가 비교를 통해 알 수 있다(IMF,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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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을 시행해왔으나, 이의 실질적인 영향과 정책에 대한 평가는 부족한 형편이다. 우선은 지금까지 정부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정책 대응에 나선 점은 잘한 일이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4차례에 이어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을 펴고 있다. 정부는 1차 때에 전 국민 긴급재난 지원금 지급을 시행했으나 이후 2~4차는 취약계층, 소기업이나 소상공인, 특수형태 근로자 고용안정 지원 등 특정 대상을 중심으로 선별 지원을 하고 있다(기획재정부, 2020). 

하지만 이 정도의 지원으로는 재난 위험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지원 규모로는 1년 이상 무너진 고용과 소득 충격으로 악화된 소비를 조금 개선하는 정도이다. 코로나19 이전으로 국민들의 생활이 안정되고 회복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코로나 시기 조사된 통계를 보더라도, 국가 재난으로 인한 위험을 개인과 가구가 짊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게 된다. 정부나 국회도 코로나19의 피해와 양극화의 심각성은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대응에는 선뜻 나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일부 정당에서만 겨우 재난 목적의 증세를 말했을 뿐이다. 이를 제외하고선 광범위한 긴급재난지원을 뒷받침할 증세 논의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재정을 지출하고 있는 국가들도 증세 논의를 본격화하는 흐름인데 우리는 그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한겨레>, 2021.5.11.). 우리 정부는 맞춤형 피해지원으로 재정 지출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증세 반대 논의에서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뉴시스>, 2021.3.2.). 

사회보험부터 사회서비스까지 기존의 복지정책은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우리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 지금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코로나19가 끝날 것이라는 기대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 전염병 피해는 더 취약한 계층에 집중되어, 코로나 이후 회복에서도 불평등 문제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수 있다. 지금도 매일 수백 명의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인 데다, 언제든 새로운 대규모 감염의 위험도 존재한다. 그렇기에 향후 또다시 도래할 재난 시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재난 시기 개인의 안정과 복지에 대한 영향뿐 아니라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 대응안이 복합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 당장에는 백신효과로 코로나 감염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깊이 폐인 상처를 제대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지난한 노력이 필요하며, 지금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참고자료>

기획재정부. 2020. 제4차 추가경정예산 추석전 신속지급 추진현황, 보도자료, 2020.9.30.

송상윤. 2021. 코로나19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 한국은행.

울산광역시발달장애인지원센터. 2021. 팬데믹 시대 발달장애인의 생활실태와 서비스 욕구 변화 연구.

최영준・김도균・유정민・윤성열・최정은. 2018. 자유와 안정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보고서, LAB2050.

최영준・최정은・김지현・조원희・노혜상・한선회. 2020. 국내외 사회보장 지원정책 분석 연구, 보건복지부, 2020.

<뉴시스>, 홍남기 "전국민보다 선별지원 바람직…증세 검토 안해"(종합2보), 2021.3.2.

<매일노동뉴스>, "코로나19 실직, 비정규직이 정규직 보다 5배 많아", 2021.3.30.

<한겨레>, ‘벼랑 끝’ 자영업자들…“매출 반토막에 빚 5132만원 늘어”, 2021.3.29.

<한겨레>, 2차대전 비용 2.5배 투입…바이든의 미국 ‘복지의 귀환’, 2021.5.11.

IMF. 2021. Fiscal Monitor Database of Country Fiscal Measures in Response to the COVID-19 Pandemic.

 

수, 2021/06/02-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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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위험과 사회적 피해의 균형찾기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한국 코로나19 대응의 명과 암

국제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통제에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5월 15일 기준, 한국의 인구 백만 명당 확진자 수는 2,541명으로 세계 평균 20,764명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사망자 수 역시 세계 평균의 10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적은 편이며, 평년 대비 사망자 수 증가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상황의 통제는 역설적으로 백신 확보에 소극적인 결과를 낳았지만, 접종 개시가 늦었을 뿐 실제 확보(계약) 물량은 세계 10위권 수준이다. 접종 인프라나 인력, 국민 인식 등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공급이 시작되는 6월 이후 백신 접종의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봉쇄 없는 바이러스 통제는 경제적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긍정적인 결과도 가져왔다. 한국의 작년 경제성장률은 -1.0%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며, 제조업 부문과 수출 호조로 2021년 1/4분기에 이미 팬데믹 이전 수준의 경제규모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난다(한국은행 2021.4). IMF의 최근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예상 경제성장률은 3.6%로 지난해 성장률을 함께 고려하면 선진국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1-1 참고). 이에 반해 영국,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역성장을 보였으며, 올해 플러스 성장으로 반등함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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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여러 지표에서 선방했지만, 팬데믹의 고통에서 완전히 비껴간 것은 아니다. 생산과 수출 부문에서 선방하여 총 GDP의 급격한 후퇴를 면했을 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민간소비는 다른 나라와 비슷하게 감소했다. 지난해 한국의 민간소비는 5% 하락하여 OECD 평균(-6%)과 큰 차이가 없었다. 감염병 유행으로 인한 소비 위축은 취약계층에게 더 큰 피해를 안겼다. 한국은행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실업, 비경제활동인구 확대에 따른 고용 충격과 소득 충격이 저소득가구에 집중되었다(한국은행 2021, p.4). 2020년 2~4분기 대비 소득감소율은 1분위(하위 20%)에서 -17.1%였던 반면 5분위(상위 20%)에서는 -1.5%에 불과했다. 자연히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사이 격차도 벌어졌다(그림 1-2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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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과 사회적 피해 사이 균형

물론 각종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휴교, 입국 제한 등이 ‘통제되지 않은 감염 확산’으로 인한 더 큰 손실을 막았다면 방역당국이 취한 일련의 조치들이 정당화될 수 있다. 하지만 유행 발생 후 1년 이상 지난 지금 돌아보면,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대응을 한 부분도 있음을 알 수 있다. 

 

확진자의 신상과 동선을 세세하게 밝히는 부분이나, 확진자가 지나갔다는 이유로 가게 문을 닫고 영업 자체를 못하게 하거나, 학교, 도서관, 종교시설, 야외 시설 등 위생수칙을 지키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까지 전면 폐쇄한 부분은 과도한 대응이다. 학교에서 확진자가 한 명 나왔다는 이유로 등교 자체를 중지하거나 접촉하지 않은 사람까지 검사하는 등의 낭비도 있었다. 이런 일련의 조치들은 감염 자체의 보건 상의 비용보다 감염으로 인한 심리적, 사회적 비용을 매우 크게 만들었다. 이태원 클럽 방문자나 광화문 집회 참가자는 국민 생명에 위협을 준 ‘범죄자’ 취급을 받았고 실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확진자에게 찍히는 낙인은 감염 통제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방치되었고,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조치들을 정당화하는 역효과를 낳았다.

이러한 조치들은 비용에 비해 그 효과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과 올해 5월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작년(평균 50명)에 비해 올해(평균 6~700명) 훨씬 더 많은 수의 확진자가 발생하는데도 현재 혼란은 작년보다 훨씬 덜 하다. 여가시설이나 상업시설을 이용하는 사람 수도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고 확진자 동선이 큰 이슈가 되지도 않는다. 그림 3을 보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올해 오히려 사망자 수 및 치명률이 더 줄어들었다. 작년 3월의 1차 유행과 11월 3차 유행 치명률 피크는 각각 2.97%, 2.86%로 평균(1.52%)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던 반면, 올해 3월 이후 1% 밑으로 내려간 치명률은 현재 0.6%에 불과하다. 

 

 

확진자가 급증하는 시기, 즉 유행 초기에 치명률이 올라갔다가 이후 점점 낮아지는 것은 확진자의 절대 수보다 확진자 수 대비 의료체계의 대응능력 수준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8월의 2차 유행 시 광화문 집회 참가자 등 고령층 감염이 많았는데도 치명률이 낮은 것은 당시 이미 일 평균 3~400명 수준을 감당할 의료체계가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확진자가 그 이상으로 급증하여 치명률도 같이 올라간 3차 유행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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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유행 이후 일 평균 확진자가 500명 전후에서 꾸준히 유지되었음에도 치명률은 오히려 감소했다. 확진자 연령 구성에 큰 차이가 없었음을 고려하면 감염자들에게 충분한 치료가 공급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때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나 순응도는 작년 3월 또는 8월에 비해 훨씬 낮았다. 즉, 더 효율적인 대응으로 일상에 대한 개입도 최소화하고 보건 상의 피해도 크지 않게 통제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유행 기간 중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던 작년 11~12월 3차 유행 때에도, 의료체계를 미리 준비해 놓을 수 있었다면 초기 사망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5월 중순 현재도 여전히 일 5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를 높여서 완전히 감염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만약 우리 방역당국의 목표가 확진자 수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통제 조치의 강도를 올리는 것이 맞다. 5인 이상 사적모임을 전면금지하고, 유흥시설, 식당, 카페 등 감염 전파 위험이 높은 영업장을 모두 닫으며, 영업이 가능한 시설 내에서도 방역수칙을 어기는 영업주/종업원/이용자에 대한 벌칙을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 조치들이 사회적, 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키며, 이러한 비용으로 인해 이제는 시민들의 협조 여력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강도 높은 봉쇄를 오랜 기간 유지했던 유럽의 사례에서 봉쇄의 효과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유럽 여러 국가들이 취한 상업시설 및 작업장 폐쇄, 휴교, 자택 격리, 이동 제한, 모임 금지 등의 방역 대응은 여러 사회경제적 비용을 수반했다. 봉쇄 조치가 취해진 2020년 2/4분기 유럽의 경제성장률은 최대 -20%에 육박했으며, 봉쇄 강도가 클수록 경제 피해도 더 큰 경향이 있었다(그림 1-4 참고). 상업시설 및 폐쇄는 생산량 감소와 소득 감소를 동반하며, 휴교는 인적자본의 손실로 귀결된다. 자택 격리와 모임 금지는 경제적, 심리적, 사회적, 의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비용은 방역 대응의 강도가 크고 기간이 길어질수록 체증한다. 이러한 이유로 봉쇄는 지속가능하지 않았다. 특히 1차 유행을 성공적으로 막은 동유럽 국가들은, 이후 2차 유행 시에는 재봉쇄를 단행하지 못했다. 곳곳에서 저항의 움직임이 관찰되었기 때문에 방역 대응의 강도를 다시 올리는 데는 정치적 부담이 따랐고, 이에 따라 감염확산이 심각한 지역에서도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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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와 사회경제적 피해 사이의 균형을 모색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위에서 말했듯 의료체계 대응 능력이 갖추어져 있으면 일정 수준까지 확진자가 증가해도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중증도에 따른 환자 분류체계 효율화, 중환자 설비 확충, 방역 및 의료 인력 보강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미 지난 2월 방역당국은 하루 천 명씩 2주일간 확진자가 발생해도 감당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갖춰져 있다고 발표한 바 있고 그 이후로도 계속 중환자 시설 및 인력 등을 확충하고 있다. 이 수준이 넘어가기 전까지 전격적인 거리두기 강화는 불필요해 보인다. 

 

또한 방역당국은 확진자 수가 증가한다는 이유로 크게 실효성이 없는, 또는 장기적으로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법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예컨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는 식사 등 감염 전파 위험이 큰 행위에 적용할 때만 효과가 있다. 야외에서 열 명이 모여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신체접촉을 줄이면 감염확률은 0에 가깝다.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실내에 갈 때만 모임 단위를 소규모로 줄이면 광범위한 감염 전파를 막을 수 있다. 영업금지 업종을 최소화하고 대신 사용 시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관리하는 쪽으로 방역의 방식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실내 환기, 소규모 단위 식사, 유증상 시 외출 자제, 유증상 시 검사받기 등등은 비용에 비해 그 효과가 매우 크다. 이렇게 비용이 낮은 방역수칙을 더 철저히 지킴으로써 거리두기 3단계 같은 고비용 조치를 막을 수 있다. 

 

불균형 시정을 위한 개입

하지만 현재 방역의 패러다임을 단번에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백신 접종을 통해 감염 및 중증화 위험이 낮아지고도 한동안 시간이 지나야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쌓인 불균형과 당분간 계속될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특히 적재적소에 재정을 푸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유럽의 경우 재확산이 시작되자 신속히 소상공인, 실업자, 임금 감소 노동자 등을 지원하며 소비의 급격한 감소를 저지했다. 그림 5에 보듯 유럽 주요국은 GDP 대비 30~40%가 넘는 대규모 재정 지출 및 금융 지원을 단행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상쇄하려 시도했다. 반면 한국의 지출 수준은 재정지출 GDP 대비 5% 미만, 대출 등 금융 지원 GDP 대비 10% 정도로 다른 국가에 비해 적은 편이었다. 정부의 더 적극적인 재정 지출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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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대응을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재정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채무 수준이 낮은 편이긴 해도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예상되는 가파른 나랏빚 증가세는 분명 걱정거리다. 하지만 재정건전성은 지출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재정 관련 논의에는 수입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재정수입의 대부분은 세금에서 나오며, 세금은 기업과 노동자와 소비자들의 경제활동에서 나온다. 

 

세계경제는 지난해부터 재난의 불평등한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변화에 적응한 업종과 고숙련노동자는 오히려 승승장구하는 한편, 앞서 보았듯 소상공인, 비정규직, 저임금 서비스업 종사자, 여성노동자, 구직자 등은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코로나19에 집중하는 동안 보건과 교육의 혜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원이 적절히 배분되지 않았다. 이런 불평등한 피해는 단순히 개개인의 삶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전체 경제구조를 허약하게 만들고 경제성장 동력을 훼손한다. 자영업자들이 도산하면 임대인들도 금융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실업이 지속되면 구직자들이 근로의욕을 잃게 된다. 아픈 사람이 제대로 치료를 못 받으면 노동생산성이 저하된다. 아이들이 교육을 못 받으면 향후 경제 성장을 위한 인적자본이 사라진다. 이를 묵과하면 그 결과는 경제 전체의 붕괴와 그로 인한 세수 저하다. 

 

현재로서 이 위기는 재정지출로 교정하는 방법밖에 없다. 재정을 아낀다는 명목하에 지금 지출을 늦추면 나중에 더 큰 피해를 보고 수입 자체가 감소하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IMF와 OECD가 연말 연초에 낸 보고서는 나랏빚에 대한 관리보다 지출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IMF 2021.2; OECD 2020.12). 특히 잠재 성장률을 올리고 참여형 성장을 보장하기 위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더 두텁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지출' 이상으로 곳간을 '채워서' 장단기적으로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다는 논리이다. 이런 연유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경쟁적으로 대규모 확장재정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1.5).

 

마지막으로 재정 정책은 곧 방역 대책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자영업자, 실업자, 노숙인, 이주민 등에 대한 생계지원 및 손실보상은 거리두기 정책에 대한 순응도를 올린다. 또한 코로나19 대응 의료진 및 방역 관련 공무원 보강과 지원, 의료시설과 중환자 설비 확충, 백신과 치료제 개발·구입 등 보건 분야에서도 재정지출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방역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최대한 올릴 수 있다. 방역 조치에 따르느라 발생한 손실을 보상해야 한다는 점은 계속해서 강조되어야 한다. 앞서 우리나라가 유럽에 비해 취약계층 지원이 낮은 편이었음을 보였다. 지원을 통해 협조 여력을 늘리고 다중이용시설의 밀집도를 낮추면 감염 위험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부에 협조하면 반드시 그에 따른 대가가 주어진다는 신호를 보내야 '사회적 신뢰'라는 자산을 유지할 수 있다. 적절한 보상이 없으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번 위기와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다음 위기에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잃게 된다.

 

나가며 

백신 접종으로 인해 팬데믹 종식에 대한 기대가 높다. 하지만 해외 백신 접종 추이를 보면 바이러스가 쉽게 사라지길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백신 수급 문제와 접종 주저 현상으로 인해 접종률을 기대만큼 끌어올릴 수 있을지 미지수이고, 전 세계적인 백신 보급 불균형은 바이러스 변이의 빌미를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접종률 제고를 통해 유행 통제에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장기전을 대비한 균형 방역은 꼭 필요한 일이다. 또한 그간의 피해를 교정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도 요구된다. 

 


참고문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2021.5), 「2021년 세계경제전망 (업데이트) 」

시사인(2021.2.17.), “힘든 아이가 더 떠안는 교육 공백의 빚”

장영욱 (2020), 「유럽의 코로나19 재확산 현황과 시사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장영욱, 윤형준 (2021), 「유럽 주요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 및 2021년 경제회복 전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일보(2021.5.12), “다가온 '스승의날'... 교사 78% "최근 1~2년 새 사기 떨어졌다"”

IMF Fiscal Monitor Update (2021. 1), https://www.imf.org/en/Publications/FM/Issues/2021/01/20/fiscal-monitor-...

IMF World Economic Outlook (2021. 1), https://www.imf.org/en/Publications/WEO/Issues/2021/01/26/2021-world-eco...

OECD Economic Outlook (2020. 12), https://www.oecd.org/economic-outlook/

OECD (2020), Education at a Glance 2020: OECD Indicators, OECD Publishing, Paris

Eurostat. https://ec.europa.eu/eurostat/data.

한국은행(2021), 「코로나19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 BOK이슈노트, 2021-9호

 

한국은행(2021.4.27), “2021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https://www.bok.or.kr/portal/bbs/P0000559/view.do?nttId=10064135&menuNo=...

 

수, 2021/06/02-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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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을까?

 

한은희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부연구위원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300만 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가는 동안, 우리는 K-방역을 통해 전염병의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여 많은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 아동학대와 방임으로 발생하는 아동의 사망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어린 아이들이 여행 가방에 갇혀, 양모의 폭력에 의해, 그리고 빈집에 홀로 방치되어 죽어갔다. 언론이 아동학대 사건을 주목할 때마다 사람들은 분노하고 정부는 신속하게 대책을 발표하였지만, 아동학대 사건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아동학대는 예방할 수 없는 것일까?  

 

정부는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아동학대를 예방하고자 2018년부터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은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 사건들이 계기가 되어 개발되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였을 때, 정부는 빅데이터를 통해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찾아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연계하면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가 높았다(보건복지부, 2018.). 하지만 2020년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통해 약 9만8천 명이 조사대상으로 선정되어, 약 9만 명에 대한 읍면동 차원의 조사를 수행한 결과 이들 중 복지서비스연계 2,266명(2.3%), 학대의심 신고가 52명(0.06%) 이었다. 낮은 학대 발견율로 인해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이코리아, 2020.).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은 장기결석, 영유아 건강검진·예방접종 미실시, 사회보장서비스 제공을 위해 수집된 단전·단수·단가스 및 각종 체납 정보들을 활용하여 인공지능(AI)이 위기도를 추정하는 통계모형이다.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은 아동학대 발생을 100% 예측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단 한 번의 가정방문을 통해 학대를 발견할 수 있는 확률은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의 쓸모에 대한 판단은 몇 명의 학대의심 아동을 발견하였느냐 보다는 지역에서 위기아동을 발굴하고 복지서비스를 제공하여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최근에 일어난 몇몇 아동학대 사건들은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통해 발굴되었으나 읍면동 공무원이 가정방문을 하지 못하였거나 부모의 말을 믿고 현장 종결한 사례들이었다. 데이터를 통해 위기 상황에 놓여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할지라도 담당 공무원은 부모의 협조가 없이는 아동을 만나거나 가정방문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부모의 협조를 구해 가정방문이 가능하다 하여도, 읍면동 공무원이 아동의 발달과 양육환경을 면밀히 조사할 수 있는 시간과 책임을 가졌는지, 그리고 아동과 가족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지역 안에 충분한지 등에 따라 위기 아동에 대한 판별과 지원의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전국의 모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구 주민센터)는 방문상담을 통해 가구별 특성에 따른 복지 수요를 파악하고 공적서비스 또는 민간복지자원을 연계하여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각 읍면동의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팀에는 전담 공무원과 방문간호사가 배치되어 종합상담, 복지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 통합사례관리, 민관 협력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읍면동의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와의 융합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영유아 가정에 대해서는 복지공무원과 방문간호사가 함께 방문하여 아동의 안전과 발달에 대해 점검하고 보건·복지 서비스 및 부모교육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한다면 아동 방임 및 학대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이봉주, 2021. 참조). 또한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의 e아동행복지원사업 담당 인력 확충 및 읍면동 담당 인력의 아동학대 감수성 및 역량 강화, 그리고 읍면동과 시군구(아동보호, 청소년·아동복지, 보건 사업 등) 간의 긴밀한 연계·협력이 가능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조직과 체계가 정비되어야 할 것이다.      

 

K-방역의 성공은 전염병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뚜렷한 정책 목표, 데이터의 활용을 포함한 기술력, 부처 간 칸막이를 넘어서는 행정력, 그리고 시민의 협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동학대 예방 또한 마찬가지이다. 위기아동 예측모형을 개선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함께 AI가 감지한 위기 신호에 신속히 대응하여 아동학대 및 방임을 예방하겠다는 강력한 정책적 의지, 데이터에 근거한 정교한 사업모델과 전달체계의 설계, 부처 간 칸막이 및 중앙과 지방 그리고 공공과 민간의 칸막이를 넘어선 연계와 협력, 마지막으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아동학대 신고)와 협조가 더 해질 때만이 아동학대의 비극을 끝낼 수 있을 것이다. 

 

 

보건복지부(2018). 아이가 보내는 위기신호, 빅데이터로 찾는다: 요보호아동 조기발견·지원을 위한 「e아동행복지원시스템」 개통. 보도자료(3.19)

이두익(2020). [국감] 제 역할 못하는 e아동행복지원시스템 왜? 이코라이(10.5)

 

이봉주(2021). 아동학대 대책,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파이낸셜 뉴스(2.15)

 

금, 2021/07/0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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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플라스틱 사용을 강요당하고 있지는 않을까?

 

조희원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

 

인터뷰 및 정리 김경희 사회복지위원회 활동가

 

그동안 편리하게 사용하고 버린 폐기물들이 토양과 해양 오염, 생태계의 위협을 넘어 다시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요소로 돌아왔다. 특히 포장재와 식기 등 빈번하고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꼽히는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라는 대시민적 요구와 시도가 두드러지고 있다.  

 

플라스틱이 자연 분해되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며 한번 토양이나 강, 바다 등에 유입되면 정화가 불가능하다. 분해되면서 큰 플라스틱에서 미세플라스틱으로 크기가 작아지는 것일 뿐 사라지지 않고 꾸준히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분해 과정에서 메탄 같은 강력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점도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요구하는 이유가 된다. 

 

이러한 플라스틱을 다른 일회용품 사용으로 대체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 절대 소비량을 줄이고 관리해야 하며 기업과 소비자 모두의 적극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후위기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캠페인을 진행하는 청년참여연대가 올해도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집중한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을 진행한다. 조희원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참여연대의 다른 센터의 경우 복지, 노동 등 확실한 주제와 과제가 있어요. 하지만 청년참여연대는 청년 회원들이 직접 자신의 문제의식을 이야기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해요. 청년문제가 무엇이라고 특정하기 보다 어떤 주제라도 이야기할 수 있고,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회문제나 자신이 겪는 어려움에서 논의가 시작되기도 해요. 최근에는 다양성과 젠더, 주거불평등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특히 기후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하고 있어요. 관심을 갖는 이유로 다양한 당위적인 이유를 들 수도 있겠지만, 기후 환경의 변화 자체가 자신의 삶을 위협하는 상당한 자기 문제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사무국장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묻자, “사회문제에 관심있는 청년들을 모으고 재미있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전문가 연계, 활동 기획 등을 지원하는 것이 스스로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청년참여연대를 찾아온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문제의식이 있는 친구를 찾아가고 시민사회를 경험하는 것을 보며,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에 보람을 느껴요”라며 웃어보였다. 

 

지난해부터 기후위기 문제에 관심이 있는 청년참여연대 회원들은 제로웨이스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일명 ‘지구살림반성기’이다. “제로웨이스트라는 단어를 알게 된 것도 얼마되지 않아요. 최근 3년 동안 관심이 많아진 활동인 것 같아요. 말 그대로 쓰레기를 줄이자는 것인데, 보통 플라스틱 쓰레기를 말해요. 생산되면 분해되지 않고 쌓이기만 하고 이 때문에 플라스틱으로만 이뤄진 섬도 있다고 해요. 플라스틱을 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최대한 쓰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이에 소비자들의 플라스틱을 쓰지 않고 버리지 않는 실천이 매우 중요해요. 워낙에 플라스틱이 싸고 편리한 물품이어서 처음부터 전혀 쓰지 않는 것이 어려워 시도도 하지 않을 수 있으니, 레스(less)웨이스트부터 실천하자는 구호도 등장한 것 같아요. 우리부터 시작하자는 것에서 <쓰레기 없는 일상을 상상해보자, 호모쓰렉투스의 지구살림반성기>를 기획하게 되었어요.”

 

<사진1> 호모쓰렉투스의 지구살림반성기 워크숍 “쓰레기 없는 일상 상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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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쓰렉투스의 지구살림반성기>에서는 제로웨이스트 활동에 관심있는 청년들이 모여, 제로웨이스트나 자연순환 개념에 대해서 공부하고 <플라스틱의 모든 것>이라는 환경주제 영화를 시청하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1박 2일 동안 제로웨이스트 챌린지도 진행했다. 이들의 챌린지는 밥을 먹기 위해 장을 보러 갈 때도 이어졌다고 한다. “마트를 갔는데 두부를 반찬통에 담아달라고 하니 마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당황을 했어요. 황당해하는 반응을 예상했고 우리의 취지를 하나하나 설명했죠. 설명을 들은 사람들은 불편해 하면서도 이내 취지를 이해하고 두부를 잘라서 반찬통에 넣어주는 등 협조해 주었어요.”  

 

‘생산 - 유통/소비 - 분리/배출 - 수거 - 폐기’ 구조의 경제 패러다임인 ‘선형경제(linear economy)’는 자원의 사용을 증가시키고 일회용 소재의 편리함이 더해져 급격한 환경 오염으로 이어졌다. 이에 국제사회는 ‘순환경제’라는 대안을 제시하는데, 순환경제는 원료를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폐기물 배출은 가능한 한 피한다. 자원 순환을 위해 폐기물과 배출물을 재가공하여 재활용한다. “새활용과 같이 이미 사용한 자원을 활용해서 새롭게 가치있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해요. 

 

<사진2> 마트에서 두부‘만’ 살 수는 없나요? 1박 2일 제로웨이스트 챌린지 도전

https://lh3.googleusercontent.com/UOmTjWw6QG-o9jDWZ5s6RTSrUvIlasNfLes56m... alt="UOmTjWw6QG-o9jDWZ5s6RTSrUvIlasNfLes56mZd" />

 

하지만 아무리 재활용하고 업사이클링으로 폐기물을 줄인다지만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확실한 방법은 없죠. 이미 사용하게 되면 어떻게든 폐기물은 발생하고 영향을 미치게 되니까요. 재활용품도 거의 재활용이 되지 않고 80%이상이 버려진다고 해요. 원래는 프로그램으로 새활용 용품을 같이 만들거나, 배출물의 재질따라 잘 분리하는 걸 공부해볼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결국엔 지구에 남게 되니, 잘 버리는 것보다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어요.” 

 

편리함을 위해 일회용 소재를 고집한 채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어렵다는 생각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집중한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을 진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난해에 갑자기 코로나19가 심해져서 외부에서 진행하는 활동들에 제약이 많았어요. 한강을 조깅하며 쓰레기를 줍거나 시민들에게 캠페인 동참을 요청하는 활동들 대신 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활동으로 대체했어요.”

 

회원들은 호모쓰렉투스 활동을 하며 총 5편의 영상을 제작해서 참여연대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다. 영상에서는 일상 속 레스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한 장보기 팁, 리필스테이션 방문기, 고양이 장난감으로 새활용하기 등을 다뤘다. “스테인리스 빨대를 들고 카페에 방문하고, 반찬통을 들고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기도 했어요. 자기가 쓰던 플라스틱 물건을 실로 엮어서 고양이 장난감 만들기나, 리필스테이션을 가서 새로운 플라스틱 통을 소비하지 않고도 필요한 물건을 사보고 영상으로 만들었어요.” 

 

<사진3> 청년참여연대 리필스테이션 방문기, <호모쓰렉투스 지구살림반성기> 활동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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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참여연대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Lfi_m0Q44zc

 

작은 실천으로 1박 2일이라는 시간동안 만들어 낼 수 있던 많은 쓰레기 배출을 줄였지만 결론은 좀 허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활동이 끝나고 마음이 좀 헛헛했어요.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이것들이 나와 소수의 사람들만의 실천으로 끝나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참여를 요청하거나, 기업에 일회용품의 생산과 소비를 줄이라는 요구를 해보고 싶었어요. 관련 정책의 미비점을 찾아내고 보완할 것을 요구하는 활동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시즌2를 기획하게 되었고, 이번에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설득하고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활동을 하려고 해요.이번에는 배달쓰레기에 집중해 보려고요.” 

 

지구살림반성기 시즌2 ‘배달쓰레기의 나라’는 6월 23일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특히 배달쓰레기에 집중한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은 2018년 8월부터 식당과 커피전문점 등에서 일회용품의 사용을 규제 정책을 시행했는데요. ‘플라스틱컵 어택’이라는 시민행동의 결과예요. 플라스틱컵 어택은 길가에 버려진 일회용 컵을 모아서 어느 카페에서 나온 것인지 분류하고 카페에 돌려주는 활동이에요. 그런데 코로나19로 정착되기도 전에 다시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해버렸어요. 특히 사회적거리두기 조치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배달 플랫폼의 매출이 급증했고 덩달아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경각심이 약해지고 무분별하게 사용하게 되었어요. 오피스텔이나 아파트 앞에 배달음식을 먹고 난 쓰레기가 잔뜩 쌓여 있는 걸 목격한 경험이 있으실 거에요.”

 

<사진4> 조희원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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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적극적인 시민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녹색연합에서 배달어택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도 함께하고 싶어서 면담을 요청해서 이야기를 나눴어요. 녹색연합 활동가분도 처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몰랐었다고 했어요. 그래서 우선 시민 설문을 진행했는데 시민들이 자신이 일회용품을 쓰고 쓰레기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해요. 그런데 개인의 양심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일부 배달앱의 경우 주문할 때 일회용품을 받지 않겠다는 체크는 할 수 있지만, 의무는 아니에요. 그 이유는 배달앱에서 수저나 물티슈, 용기 등의 일회용품을 식당에 파는 구조가 있기 때문이에요. 배달앱의 이익이 일회용품을 계속해서 생산할 수밖에 없는 산업구조를 지탱하고 있는 거예요.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배달앱 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요. 쓰레기를 만들고싶지 않은 나의 권리를 기업과 정부가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를 함께 해야 하죠.”

 

 

복지동향 구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제로웨이스트 액션이 있는지 물었다. “요즘 샴푸바, 린스바를 사용하는 등 생활 폐기물을 만들지 않고 생활 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리필스테이션도 많이 생기고 있고, 마트나 음식점에 반찬통을 가져가면 의외로 당황해하면서도 잘 호응해주신다. 무엇이든 독자들이 노력하면 그 노력들이 확산되어 큰 영향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 2021/07/0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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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소수 임원을 위한 특혜법, 대한노인회법안 발의를 철회하라!

 

이미진 건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한국사회에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노인의 빈곤, 주거 문제, 건강·돌봄 문제, 우울, 자살, 학대, 차별, 간병살인 등 여러 가지 노인 문제가 넘쳐나고 있다.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예산 투입은 항상 충분하지 않다. 충분한 것이 아니라 최소한에도 못 미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이 있다.1) 한정된 노인복지예산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집행할 것인지가 중요한 사회적 의제로 설정되고 있는 이 시대에, 2021년 5월 3일 국민의힘 김태호 외 18명 의원은 대한노인회법을 대표 발의하였다. 공청회가 한 번도 개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정법안이 발의되었다는 점은 매우 놀랍다. 이미 여러 가지 특혜를 받고 있는 대한노인회에, 보다 강도 높은 특혜를 부여하겠다는 법안이 2021년 현시점에 어떻게 발의될 수 있었을까? 그 정확한 배경은 알기 어렵지만, 대한노인회 회장의 공약이 법안 발의에 불을 지폈던 것으로 보인다. 먼저, 발의가 된 대한노인회법안의 주요 내용에 대해서 살펴보고, 법안 발의의 배경, 그리고 입법 반대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대한노인회법 주요 내용

1) 발의된 대한노인회법의 제안 이유

“대한노인회는 전국 16개 시·도 연합회, 1개 중앙회 직할지회, 244개 시·군·구 지회, 해외지부 15개국 20개소 등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 노인정책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음. 그런데 현재 「대한노인회 지원에 관한 법률」을 통하여 국가의 지원을 받고는 있으나, 특수법인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지 못하여 노인의 권익보호 및 복지증진을 위한 활동에 있어 한계를 지니고 있음. 이에 노인의 권익신장과 복지증진을 도모하고, 노인의 사회참여를 촉진하여 국가 및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대한노인회를 특수법인으로 설립하도록 함으로써 법적 지위를 개선하고 재정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임.”

 

2) 법안의 주요 내용

□ 이 법은 대한노인회를 설립하여 노인의 권익신장과 복지증진을 도모하고, 노인의 사회참여를 촉진하여 국가 및 사회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안 제1조).

□ 대한노인회의 회원은 65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을 정회원으로, 60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을 준회원으로 하며, 노인복지에 공헌이 많은 자로서 회장의 추천으로 이사회의 동의를 얻은 사람을 특별회원으로 한다(안 제5조).

□ 대한노인회의 각급회의 회장에게는 예산의 범위에서 직무 수행에 따른 경비 등 실비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노인문화건강증진센터의 장을 겸하는 각급회의 임원과 임명하는 임원에 대하여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도록 한다(안 제14조).

□ 노인의 체력단련과 문화생활을 위하여 대한노인회 시·도회 및 시·군·구회에 노인문화건강증진센터를 두도록 한다(안 제16조). 

□ 대한노인회의 재정은 회원의 회비, 사업수입, 그 밖의 수입으로 충당하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의 범위에서 대한노인회에 대하여 그 조직과 활동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하거나 그 업무수행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한다(안 제17조).

□ 대한노인회는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노인복지시설의 운영사업, 대한노인회에 관한 교육·홍보 및 출판사업, 장의업·상조업·관광업 및 추모공원조성운영사업 등의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한다(안 제21조). 

 

법안 발의의 배경

법안 발의의 배경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기는 어렵다. 다만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을 통해 추정할 뿐이다. 대한노인회의 현재 회장은 14, 15, 16대 국회의원(경남 지역 국민의 힘 전신인 한나라당)을 지낸 김호일 전 의원이며, 부영건설 임대아파트 분양과정의 횡령·배임으로 법정 판결을 받은 이중근 전 회장2)에 이어 2020년 10월 6일 선출되었다. 김호일 회장은 백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한노인회법에 의해 국비가 지원돼 숙원사업이었던 지회장 판공비, 직원 급여, 노인복지 시설 사용 문제 등이 한꺼번에 해결된다”며 “연내에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김호일 대한노인회장 “대한노인회 법정단체 되면 지회장 판공비 등 모두 해결”. 2020.10.30. https://www.100ssd.co.kr/news/articleView.html?idxno=72301). 2021년 6월 8일 시니어신문과 시니어신문 네트워크가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진행한 대한노인회법안 찬반 토론회에서3) 이 법안에 대한 찬성 의견자로 출연한 이정복 대한노인회 기획운영본부 본부장은 이중근 전 회장이 대한노인회 지회장에게 지급하였던 월 100만 원의 수당을 김 회장이 선거공약화한 것이라고 발언하였다. 특정 단체 임원들에게 수당을 지급하기 위해 법안이 발의되었다? 법안 발의의 배경이 정말 이러한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 

 

입법반대 이유

글쓴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법안의 입법을 절대 반대한다. 첫째, 대한노인회에만 특수법인 자격을 부여하여 소수 노인회 임원에게만 경제적 특혜를 제공하는 법이라는 점이다. 법안 14조를 보면 “대한노인회의 각급회의 회장에게는 예산의 범위에서 직무 수행에 따른 경비 등 실비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노인문화건강증진센터의 장을 겸하는 각급회의 임원과 임명하는 임원에 대하여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도록 한다.”고 되어 있다. 대한노인회라는 특정 단체 임원에게만 직무 수행에 따른 경비를 지급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그리고 설치의 필요성도 검토되지 않은 노인문화건강증진센터장을 겸한다는 명목으로 각 지회장에게 월 보수를 지급할 필요가 있는지? 이번 발의된 대한노인회법에 명시된 전국 약 250개의 노인문화건강증진센터를 새로 만들기 위해서는 5조 원 이상의 건축비와 매년 700억 원 이상의 운영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 기관장을 대한노인회 임원으로 임명 시 노인복지서비스의 전문성이 저하되고 서비스 전달체계의 극심한 혼란과 비효율성이 극대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미 지역사회에 노인건강, 여가, 문화, 복지와 관련한 인프라가 다수 설치되어 있다는 점에서4) 노인문화건강증진센터의 설치가 필요한지 다수의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입장이다. 참고로 한국노인복지학회, 한국노년학회, 한국사회복지학회를 포함한 13개 학술단체는 6월 15일 국회에 대한노인회법안 입법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하였으며, 한국노인복지관 협회를 중심으로 사회복지 53개 단체는 대한노인회법 입법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둘째, 65세 이상인 대한민국 국민은 대한노인회 정회원이, 그리고 60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은 준회원이 된다고 명시함으로써 「대한민국헌법」 제21조 제1항에 보장된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65세 이상의 국민을 회원으로 규정한 것은 법안 제17조 재정에서 규정하고 있는 회비수입을 강제로 부과할 수 있는 조항이 되므로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조항으로 판단된다. 유사한 사례로 대한적십자사가 지로용지를 무차별적으로 발송하여 회비를 모금하고 있는 것에 관해 수차례 헌법소원이 제기되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5)

 

셋째, 2011년 3월에 제정된 「대한노인회 지원에 관한 법률」을 통해 대한노인회 조직 및 활동비용에 대한 보조가 이미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 법은 제정될 때부터 특정 노인단체만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글쓴이는 대한노인회에 보다 강력한 수준의 지원을 하는 입법은 불필요하다고 본다. 

 

1987년 6월 민주화항쟁 이후, 1994년 관변단체에 대한 재정지원의 문제점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었고 관변단체 특별법 폐지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었다. 이후 2000년 1월 12일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이 공포됨으로써 비영리민간단체에 대한 형평성 있는 지원의 제도적 발판이 마련되었다.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이 제정된 이후 특정단체에 대한 지원을 법률화한 경우는 2007년에 제정된 한국4에이치(4-H)활동지원법과 2011년에 제정된 대한노인회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2011년 대한노인회지원법) 두 개만 해당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2011년 3월 입법발의 된지 2개월 만에 제정된 대한노인회지원법은 국유·공유 재산을 무상으로 대부하거나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으며(제 4조), 그 조직과 활동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하거나 그 업무수행에 필요한 지원을 해 주는 비용의 보조도 이루어지고 있다(제 5조). 대한노인회에만 특혜를 부여한다고 보는 근거는 다른 비영리민간단체에 대한 지원과 비교할 때 인건비 등의 지원이 가능한 특혜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개정된 지방재정법에 따라 비영리민간단체는 공익사업 수행을 위해 교부되는 지방보조금을 운영비(인건비, 임차료, 공과금, 사무관리비 등)에 사용할 수 없다. 또한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제 6조에 의하면 비영리민간단체는 공익사업 수행에 필요한 경비만을 보조받음으로써 인건비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비영리민간단체는 국유·공유 재산을 무상으로 대부하거나 사용·수익할 수 있는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대한노인회는 왜 다른 비영리민간단체와 달리 특별한 혜택을 받고 있는지, 이런 특혜 부여를 지속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넷째, 지금은 대한노인회에 대한 새로운 입법이 필요한 시점이 아니고, 2011년 제정된 「대한노인회 지원에 관한 법률」을 통해 대한노인회에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다시말해, 2021년 김태호 의원이 발의한 대한노인회법 제정에 대해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 「대한노인회 지원에 관한 법률」의 폐지에 대해 검토할 시점이다. 

 

2019년에서 현재까지 신문에 보도된 내용에 의하면 대한노인회는 여러 지역에서 보조금 횡령(의혹),6) 보조금 유용 및 관리 미흡,7) 채용비리 의혹,8) 성추행 의혹,9) 일자리 사업 활동비 부정 수급 의혹10)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직원 갑질 의혹(2018. 7. 31), 전임회장에 대한 무리한 석방 탄원 강행 문제(2019. 6. 25) 등으로 인해 예산운영의 불투명성, 조직 운영의 비민주성이라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최근 사례를 소개하면, 2020년 11월 문경시지회장과 사무국장은 보조금 횡령으로 인해 실형을 선고받고 고등법원에 항소하였다. 그런데 이들 지회장과 사무국장은 항소를 진행하는 상태에서 2021년 3월 기준으로 연간 6억 7천만 원의 보조금을 집행하는 실무에 종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신문기자가 문제점을 제기하자 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에서는 이에 해당하는 관련 조례나 정관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 법원 판결만을 기다린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하였다. 보조금 횡령과 같은 중차대한 범죄 행위에 대해 대한노인회 내부에서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정관 등의 개정 작업을 하는 혁신적인 행보를 단행하지 않음으로써 대한노인회 중앙 차원에서 이를 방조 혹은 묵인한다고 해석할 여지가 크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 경로당 운영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면 포항시에서는 2020년 코로나-19로 경로당 운영이 중지된 상태에서 난방비 횡령 의혹이 제기되었다.11) 이러한 의혹이 사실인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며, 경로당 운영 실태(특히 2020년 난방비 지출)에 대한 전반적인 감사 실시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현재와 같이 대한노인회에서 경로당을 운영하는 체제를 지속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전환할 것인지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결론

김태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한노인회법안은 현세대 노인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법안이 아니다. 또한 이 법안은 미래세대에게 부당하고, 불필요한 세금 부담을 지우는 악법이라고 생각한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한국사회에서 지금 필요한 것들은 세대간 연대의 정신을 발휘하는 것이며, 불필요하고 부당한 법과 제도를 폐지하거나 개선함으로써 노인복지국가로 대한민국을 혁신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일 중 하나는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의 개정, 그리고 (가칭)시민사회발전기본법의 제정을 통해 건강하고 다양한 노인단체가 설립되고 이들에 대한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일이다. 또한 2011년에 제정된 「대한노인회지원에 관한 법률」에 대한 폐지에 대한 검토와 2021년 발의된 대한노인회법안의 입법화 반대 및 법안 철회 운동에 모두 동참하고 연대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노인회법안을 철회하라!!!



 


  1. 예를 들면 노인학대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노인보호전문기관 상담원들은 동일한 경력을 가진 사회복지사에 비해 낮은 급여를 받는데, 대부분의 기관에서 예산 부족으로 전년도 사회복지시설 인건비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2. '횡령·배임' 혐의 받는 이중근 부영 회장, 보석·구속집행정지 신청. 월간조선 뉴스룸. 2020.03.05. http://monthly.chosun.com/client/mdaily/daily_view.asp?idx=8974&Newsnumb... rel="nofollow">http://monthly.chosun.com/client/mdaily/daily_view.asp?idx=8974&Newsnumb...



  3. 대한노인회법안, 압도적 반대여론 확인. 시니어신문. 2021.06.09. http://www.seniorsinmun.com/news/articleView.html?idxno=43027" rel="nofollow">http://www.seniorsinmun.com/news/articleView.html?idxno=43027




  4. 현재 「노인복지법」에 근거한 노인복지관이 전국에 391개소(2019년 기준)가 있으며, 「사회복지사업법」, 「지역보건법」,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치매관리법」 등 여타 관련 법들에 근거하여 종합사회복지관 472개소(2021년 기준), 보건소 등 관련시설 3,564개소(2019년 기준, 보건지소 1,340개소, 건강생활지원센터 64개소, 보건소/보건의료원 256개소, 보건진료소 1,904개소 포함), 정신건강복지센터 255개소(2020년 기준, 광역 포함), 치매안심센터 256개소(2020년 11월 기준), 주민자치센터 3,491개소(2019년 기준), 노인교실 1,332개소(2020년 기준, 대한노인회 운영 251개소 포함), 평생교육기관 4,541개소(2020년 기준, 평생학습관 475개소 포함), 공공체육시설 30,185개소(2019년 기준), 마을체육시설 22,866개소(2019년 기준), 지방문화원 230개소(2021년 기준) 등 지역에서 노인들이 이용하는 다양한 인프라가 있음.




  5. 대한적십자사조직법(제6조)에서는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사람은 성별, 국적, 종교 또는 정치적 신념과 관계없이 적십자사의 회원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6. 대한노인회 문경시지회장-사무국장, `횡령혐의` 항소상태서 현직 유지 `눈총`. 경북신문. 2021.03.14. http://www.kbsm.net/default/index_view_page.php?idx=305201&part_idx=320; 안산시, 이종한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장 등 고발. 경기일보. 2020.11 27.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2331192




  7. 사설] 부산 경로당 보조금 연 115억 ‘관리 사각지대’ 손봐야. 부산일보. 2019.01.23.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9012319280042351" rel="nofollow">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9012319280042351; (단독)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 보조금 부실 집행. 뉴스토마토. 2021.01.21.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1020282.




  8. 채용비리 의혹 부여노인회, 공고 삭제하며 은폐? 뉴스토마토. 2019.07.19.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908417




  9. 안산노인회장들, 횡령·성추행 혐의 송사 휘말려. 시니어신문. 2020.12.16. http://www.seniorsinmun.com/news/articleView.html?idxno=40655




  10.  "매달 3만 원씩 용돈인 줄"…경로당서 샌 나랏돈. SBS 뉴스. 2021.01.15.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173382&plink=ORI&coo...



  11. 포항지역 경로당 운영 중단됐는데 난방비 사용?…‘잔액 0원’. 경상매일신문 2021.03.29. http://www.ksmnews.co.kr/default/index_view_page.php?idx=329372&part_idx... 코로나로 경로당 문 닫았는데, 운영 보조금은 다 썼다? 오마이뉴스. 2021. 4. 22.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37555.



금, 2021/07/02-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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