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40호]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즉각 시행하라!
대통령은 즉각 분양가상한제 시행하고 거품제거하라
– 상한제 폐지 이후 부산·대구·광주 등 지방아파트도 적정분양가보다 2배나 비싸져
– 찔끔 적용, 시늉만 내지 말고 전국 확대하고 원가공개도 62개로 확대해야
– 눈치보며 후퇴발언하는 정부 고위관료, 업계대변하는 야당대표 집값상승 조장
경실련이 2014년 12월말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후 수도권 및 지방대도시의 분양가를 조사한 결과 모든 지역에서 분양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한제 폐지 이후 서울, 대구 분양가는 2억 올랐고, 광주·경기·부산·대전도 1억 이상 상승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공개한 지역별 분양가현황에 따르면 2019년 7월 기준 서울 분양가는 평균 평당 2,662만원이다. 상한제가 폐지된 2014년 말 평당 2,027만원보다 635만원이 상승, 상한제 폐지이후 5년만에 30평 기준 1억9천만원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구도 1억8천만원, 광주도 1억4천만원이 상승하는 등 상한제 폐지 이후 전국적으로 분양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상한제 폐지이후 연평균 상승률은 전국은 8%이고, 대구, 광주는 각각 16%, 13%이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이 연평균 1.3%이고 가구당 소득도 연평균 2%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분양가 상승이 얼마나 비정상적인지 알 수 있다.
지방대도시 분양가는 평균 평당 1,590만원, 상한제 했다면 반값인 780만원에 가능했을 것
경실련은 지난 7월에 상한제 폐지이후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를 대상으로 상한제를 적용했을 경우의 적정분양가를 추정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분석 결과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상한제 적용시 분양가는 입주자모집 때 분양가의 4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대도시도 다르지 않다. 경실련이 부산, 대구, 광주, 대구 등 지방대도시의 고분양 아파트 분양가를 조사하여 상한제를 적용했을 때와 비교한 결과 2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분양가격은 택지비+기본형건축비+가산비용의 합이다. 가산비용은 암반공사, 인텔리전트설비공사 등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형건축비가 평당 644만원(2019년 3월 기준)으로 실제 준공원가(2015년 공개된 강남서초 보금자리주택의 준공원가는 평당 420만원)보다 비싼 만큼 가산비용은 기본형건축비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고 판단하여 별도 고려하지 않는다. 택지비는 감정평가금액이며, 정부는 매년 모든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금액인 공시지가를 발표하고 있다. 이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분양가는 공시지가와 기본형건축비를 기준으로 책정해야 마땅하다.
경실련은 해당 아파트 부지의 공시지가에 이자 및 필요경비 등으로 10%를 더한 후 용적률을 고려하여 아파트 평당 토지비를 산출하고, 기본형건축비(분양년도 기준)를 더해서 상한제 기준 적정분양가를 추정,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승인한 입주자모집 때 분양가와 비교했다.
분석결과 상한제를 적용할 경우 적정분양가는 전체 평균 평당 781원이며, 지방대도시별로는 평당 748만원~858만원으로 지역별 차이가 크지 않다. 하지만 실제 입주자모집 때 공개된 분양가는 평균 평당 1,592만원으로 상한제를 적용할 경우 적정분양가의 2배나 되며, 30평 기준 2억4천만원이 비싸다. 지역별로는 부산이 2.3배, 대구 2.2배로 가장 비싸다.
대구의 경우 상한제 기준 분양가는 평균 평당 858만원이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승인한 분양가는 평당 1,884만원으로 3억1천만원(30평 기준)이 더 비싸다.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음으로써 그만큼의 부담이 소비자에게 돌아간 꼴이다.
분양가상한제, 시늉만 내려는 관료에게 맡기지 말고 국회가 법개정하여 전면시행하라
분양가상한제는 선분양제에서 1977년 도입 이후 1999년까지 군사정부에서도 유지되어 왔지만 외환위기 이후 폐지됐다. 집값폭등한 참여정부에서 2007년 도입됐지만 박근혜 정부인 2014년 12월에 또 폐지됐다. 상한제가 시행 여부에 따른 집값변화를 살펴보면 상한제가 집값안정 효과를 가져왔음을 알 수 있다(별첨 아파트값 변화 참조).
박근혜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한 이후 2015년부터 집값이 크게 상승하며 전국적으로 투기몸살을 앓았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당연히 분양가상한제를 부활시켰어야 했다. 하지만 집권 이후 도시재생 뉴딜, 다주택자 세제완화 및 대출확대 등 투기조장책을 발표하며 부동산가격만 더욱 폭등시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시 6억원(2017.3)이었던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은 2년 반만에 8억3천만원(2019.8)으로 한 채당 평균 2.3억원이 폭등했다.
분양가상한제만 바로 부활시켰어도 강남권의 무분별한 고분양이 사라지면서 신규분양과 기존 집값이 서로를 견인하는 악순환에 의한 집값폭등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지금도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고 서울 중심의 31개 투기과열지구 중 일부에 적용하겠다며 시늉만 내고 있다. 여기에 이낙연 총리, 홍남기 부총리는 주택건설업계 눈치를 보며 찔끔 분양가상한제조차 언제 시행할지 알 수 없다는 후퇴성 발언으로 분양가상한제에 대한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다. 때문에 집값이 또 상승하고 있다.
집값불안에 고통받는 국민들은 뒷전인 채 건설업계를 대변하며 주택정책을 경기부양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면 문재인 정부가 과거의 토건정부와 다를 게 없다. 따라서 개발관료에 휘둘리는 시행령개정이 아니라 국회가 분양가상한제의 전면확대를 위한 법개정에 나서야 한다. 지난 10년간 490만호 주택이 공급됐지만 이중 42%는 상위10%가 사재기했다. 부동산 소유 편중이 매우 심화된 상황에서 집값상승은 투기세력에게 불로소득만 안겨주고 불평등만 키울 뿐이다. 국회와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전면확대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보도자료_분양가상한제 폐지 이후 지방아파트 분양가 변화분석
문의: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02-3673-2146)
경찰 인권 기구와 정책, 시민들에게 투명하고 경찰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투명성과 독립성 없는 인권 거버넌스는 실효성 없어
경찰개혁네트워크는 2021년 1월 25일 경찰청에 정보경찰 관련 규정에 대한 인권영향평가를 비롯하여 경찰의 인권 업무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였다. 그러나 경찰청이 이를 거부하자 우리 단체들은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취소청구를 제기하였는데, 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 8월 10일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미 이의신청과 행정심판 절차를 거치며 경찰이 조금씩 해당 정보를 공개하였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최초 정보공개청구가 제기된 후 경찰이 해당 정보를 공개하기까지 반년 가량 시간이 흘렀다. 경찰이 해당 정보를 뒤늦게나마 스스로 공개하였다는 사실은 그간의 비공개에 아무런 합리적 근거가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찰은 지난 몇 년 간 자체적으로 ‘인권경찰’에 대한 여러 정책을 발표해 왔다. 올해 6월 10일에는 ‘인권경찰 구현을 위한 경찰개혁 추진 방안’에서 전국 경찰관서에 인권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직제 개편을 발표하였다. 전국 경찰조직 내에 인권 전담부서로서 청문감사인권(담당)관을 두고 일원화된 인권 상담과 조사 및 구제 체계를 수립하는 한편 유치인 면담제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전국 경찰관서 민원실에 ‘현장인권상담센터’를 설치하고 ‘독립적 인권 옴부즈퍼슨’으로서 임기제 외부 법률·인권 전문가를 상주시킨다는 계획도 포함되었다.
경찰 활동에 대한 인권적 통제 장치 확충은 경찰 인권 기구들이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경찰의 인권 침해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을 불식하고 인권보호의 제 기능을 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하다. 경찰은 고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과 정보경찰의 고 염호석 삼성 노동자 사건 개입 등 중대한 인권침해로 사회적 지탄을 받아왔다. 2017년 10월 경찰개혁위원회는 “인권경찰의 제도화 방안”을 권고하며 경찰청 인권위원회의 역할 강화, 인권영향평가제도의 도입을 권고하였다. 이후 경찰은 2018년 5월 ‘경찰 인권보호 규칙’을 대통령령으로 전면 개정하여 인권영향평가를 도입하는 한편 유명무실했던 경찰청 인권위원회의 역할을 2018년 12월 출범한 7대 위원회부터 강화하여 현재 8기에 이르렀다.
특히 인권영향평가는 2018년 6월 1일부터 시행되어 제·개정하려는 법령 및 행정규칙, 국민의 인권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및 계획, 인권침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집회 및 시위에 대하여 실시되어 왔다. 문제는 경찰 활동에 대한 인권영향평가의 주체가 경찰청장 자신이며, 그 평가 대상을 경찰 자체적으로 결정하고, 외부 위원들이 참여하는 경찰청 인권위원회에 대한 자문 여부도 경찰 자체적으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결국 현재 경찰 활동에 대한 인권적 통제 장치는 모두 해당 경찰청장의 의사결정 하에 놓여 있는 상황이고, 경찰의 이해관계에 따라 시민 앞에 불투명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실제로 경찰개혁네트워크는 중요한 정보 경찰 관련 규정의 제개정을 앞두고 그 인권영향평가의 내용과 경찰청 인권위원회의 관련 결정 내용을 살펴보고자 정보공개를 청구하였다. 그런데 경찰은 처음부터 합리적 근거없이 그 목록과 내용을 모두 비공개하였다. 곧바로 이의신청이 제기되자 뒤늦게 목록만 공개하였고, 5월 8일 행정심판을 제기한 후에야 비로소 청구인에게 메일로 보내는 방식으로 그 내용을 찔끔찔끔 공개해 왔다. 그 사이 정보경찰 관련 규정(「경찰관의 정보수집 및 처리 등에 관한 규정」)은 시민들 앞에 그 인권영향평가에 대한 공개나 충분한 논의 없이 3월 23일자로 제정시행된 후였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8년 발표한 <공공기관 인권경영 매뉴얼> 에서 인권영향평가 공개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인권영향평가는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기관의 인권보호 의무와 인권존중 책임 실현을 위하여 인권침해 방지 및 완화 조치를 기관 업무에 반영하려는 것이고, 따라서 인권영향평가의 전 과정 공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권영향평가 뿐 아니라 인권실사 전 과정을 대내·외에 알리는 것은 투명성 제고, 이해관계자와 소통 및 지속적인 개선을 천명하는 절차이다.
경찰 내부적인 인권적 통제 장치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반드시 독립적인 인권 감독 체계가 갖추어져야 한다. 인권영향평가 뿐 아니라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상담, 조사, 구제 모두 경찰 업무로부터 외부적 검토가 필요하다. 외부 통제 기구로서 경찰청 인권위원회의 개입과 의사결정 대상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인권적 통제의 독립성은 경찰 직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시민들에 대한 공개와 참여로도 달성될 수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와의 협력 체계 또한 잘 구축되어야 한다.
경찰의 업무로부터 독립적이지 않고 외부의 감독을 받지 않으며, 그 절차와 내용이 인권 침해에 영향을 받는 시민들에게 공개되지 않고 참여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인권적 통제 장치가 제대로 실현되었다고 볼 수 없다. 경찰개혁네트워크는 경찰 내부 인권 담당 기구 뿐 아니라 인권영향평가, 인권위원회 등 인권 거버넌스 전반의 투명성과 업무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인 대책을 촉구한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업무와 소관이 방대해진 경찰에 대한 인권적 통제를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
경찰개혁네트워크
공권력감시대응팀(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다산인권센터,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진보네트워크센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https://docs.google.com/document/d/1x-1rBt4X1HvI6VToGTdCy8WQqV4Q2ajLk37d... rel="nofollow">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https://docs.google.com/document/d/1x-1rBt4X1HvI6VToGTdCy8WQqV4Q2ajLk37d... rel="nofollow"><정보공개자료> 경찰청 인권영향평가 실시 목록 및 결과 보기
[월간경실련 2019년 11,12월호]
우리사회의 30년을 생각해 볼 책
글 조진석 책방이음 대표
[당신과 나를 이어줄 ㅊㅊㅊ]은 책방이음의 조진석 대표가 추천하는 ‘책 소개 코너’입니다. 책방이음은 시민단체 ‘나와우리’에서 비영리 공익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서점입니다. 2009년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문을 열었으며, 우리 사회를 밝게 만드는데 수익금을 써왔습니다.
경실련을 창립된 지 30년이 되었다고 해서, 1989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사회에 대해서 발언하는 분들이나 중요한 이슈에 대한 책을 고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성공회대 사회과학부에 있는 김동춘 교수의 책을 골라보았다. 김동춘 교수는 박사과정생일 때부터 논문이나 짧은 글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사회적인 발언을 했다. 보통은 20대에 전임교수가 아닐 때, 패기롭게 사회현실에 대해서 발언하고, 행동으로 옮기다가 점점 더 보수화되고, 사회적인 발언이 줄고, 논문이나 전문서를 써야 되는게 본인의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김동춘 교수는 지금도 사회적 발언을 이어오고 있고, 최근에는 페이스북을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그곳에 쓴 글들과 기존에 썼던 칼럼을 모아서 책을 냈다.
경실련을 창립하던 89년의 이슈는 아직까지는 민주화였다고 생각한다. 노태우 정권이 92년에 마감하기 때문에 그 무렵은 군부독재의 마무리 국면이었고, 그러다보니 민주화라는 큰 틀에서 사회가 격동을 치던 시기였다. 93년부터는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슈들이 훨씬 더 커졌던 것 같다. 제도로서 국민들이 국민의 대표를 뽑는 제도가 안착되었다고 생각했고, 군에서 군사반란이나 쿠데타로 정권을 잡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민간국민의 주권이 보장된 상태였다. 지난 25년 동안 여러 정부를 거치면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 대한 과제를 갖고서 정책적인 실험을 했지만 아직까지 미진하고 사회개혁에는 이르지 못했다. 정치개혁에 있어서 여야의 교체는 틀이 잡혔지만, 경제•사회적인 면에서는 훨씬 더 편차가 커졌다. 경제적으로도 절대적인 빈곤층을 줄었다고 하지만, 상대적인 빈곤층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차이의 정도도 커졌다. 그래서 이제 교육은 계급 재생산의 도구로 자리잡은 것 같고, 새롭게 창업으로 재산을 축적 한다거나 새로운 기술을 통해서 부를 창출하는 것이 너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 같다.
이렇게 꽉 막힌 사회에 대해서 보통의 사회학자들은 분석을 하는데 머무는데, 김동춘 교수는 적극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된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책 제목처럼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야할지 본인의 논지를 펴고 있다. 이 책은 한국의 사회, 교육, 정치, 정의, 노동, 역사 등을 꼭지로 묶어놓았다. 현재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종합적으로 진단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경실련 30주년을 축하하면서 앞으로의 과제도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서 추천했다.
경실련을 출범했을 때 굉장히 새로웠던 것은 ‘시민지식인’이 출현했다는 것이다. 그 뒤에 참여지식인 같은 얘기들이 나오지만, 보통 학계에 있는 지식인은 정부쪽이라고 생각했는데, 지식인이 경제정의에 대한 시민단체를 결성해서 정책적인 부분을 제안했던 것이 굉장히 신선했다. 이전의 거리에서 하는 투쟁이 아니라, 정책적 이슈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정부와 다툰다는 것이 새로웠다. 그런 흐름이 처음으로 만들어졌던 게 경실련의 출범과 함께라고 본다.

이번에 소개할 <지민의 탄생>은 제목 아래에 ‘누구를 위한 지식인가, 지배지식동맹 vs 시민지식동맹’이라고 쓰여 있다. 여기서 지배지식동맹을 친정부적인 정부용역을 하거나 본인의 연구결과와 다르게 요구받는 결과를 바탕으로 지식을 생성하는 그룹이라고 얘기한다면, 시민지식동맹이라는 것은 본인의 연구 결과로 볼 때, 국가나 시장과 괴리된다고 해도 그것이 사실이기에 밝히고자 했던 지식인의 운동을 얘기한다.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황우석 사태다. 당시 황우석이 과학계에 가진 헤게모니가 있어서 과학자들도 적극적인 반대가 쉽지 않았다. 과학자들이 인터넷의 소통경로를 통해서 사실이 아닌 것뿐만 아니라, 반윤리적인 것에 대해서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며 황우석의 연구 결과들이 거짓임이 드러났다. 그 과정에서 황우석 교수 지지자들과 시민지식인 간의 충돌이 컸다.
두 번째는 4대강 사업이다. 4대강 사업은 ‘이게 운하냐, 아니냐.’ ‘농업용수를 비롯해서 강을 되살리는 사업이냐, 강을 파헤쳐서 강의 생명력을 끊는 사업이냐’는 의견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 사업에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갔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용역도 많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한 사업도 많이 진행되었다. 또 국가적인 의제가 되다보니 이견을 표현했던 사람들이 정부 사업에서 배제되고, 반정부적인 집단으로 매도되는 상황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일부 연구자 그룹에서는 적극적으로 발언했다. 당시에 사업을 막지는 못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그당시의 나온 사실들이 거짓임이 많이 드러났다.
세 번째는 광우병인데 광우병의 진실이 어느 정도 밝혀졌는지는 고민을 해야 되지만, 정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여기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떤 결과로 이어질 수 있지는 적극적으로 발언 하고, 본인의 연구를 통해 나온 결과를 제시했던 수의나나 과학자 그룹에 대해 중요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삼성 백혈병 관련해서 반올림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했다. 삼성은 반도체 생산공정에서 썼던 위험물질로 인해 백혈병이 유발될 수 있다는 인과관계를 부정했다. 그리고 기업의 비밀이라며 물질에 대해서도 공개를 거부했다. 기업의 엄청난 자본으로 이 문제를 덮고자 했으나, 반올림이 이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인과관계를 밝히고자 노력했기 때문에 삼성과 피해자분들의 화해가 가능했다고 본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문제를 풀었어야 했는데, 국가의 의료인력이 연구나 조사가 엄밀히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책에서 ‘대항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조직되어서 백혈병을 유발한 사실을 밝히는 것에 공헌이 컸다.
책에 나오는 지배지식동맹이 단지 정권만이 아니라, 헤게모니를 갖고 있는 집단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은 지배지식동맹이 가진 단일적인 헤게모니에 균열을 내서 또 다른 헤게모니를 추구하기 보다는 시민들을 위한 지식을 만들기 위한 헌신적인 노력을 한 사람들과 사건들에 대한 중요한 기록이다. 그래서 지민의 탄생이라는 이름을 쓴 것 같다.

이 책은 2016년 5월, 강남역 살인사건이 준 충격과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한국사회의 내재적인 부분에 대한 페미니즘 학자들의 연구다. 강남역 살인사건은 일시적인 사건이 아니라, 여성들이 늘 노출되어있고, 여성이기 때문에 겪은 여성 살인에 가까운 경험들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여성들이 잠재적인 살해위협을 받고 있는 한국사회이기 때문에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강남역에 많은 여성들이 포스트잇을 붙였고, 현장에 가서 슬픔과 분노, 통감하게 되었다. 그 뒤에 여성들만의 시위, 집회 등도 결성되었고, 소라넷 폐쇄 운동, 미투 운동, 낙태죄 폐지 운동, 불법촬영과 편파수사에 대한 것들, 탈코르셋 운동, 스쿨 미투 같은 것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들이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에 사회적인 논쟁의 장으로 나온 이야기들이다.
책에서는 사회에서 여성혐오와 페미사이드(여성살해)가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 여성에 대한 폭력이 다른 혐오와 어떻게 다른지, 경찰이나 언론에서는 ‘묻지마 범죄’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여성혐오에서 나온 여성 살해로 이어졌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직시하자는 얘기가 담겨있다. 또 하나는 언론이 페미사이드 문제나 탈코르셋, 스쿨 미투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온라인으로 매체의 소통경로가 커지면서 여성들에 대한 공격과 혐오가 오히려 더 증식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이 책은 현재 한국 여성들이 페미사이드의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구조와 현상을 꼼꼼하게 11편의 글로 묶은 책이다.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담았는데, 이것은 여성만이 아닌 남성들이 귀를 열기를 바라는 강한 요청이라고 생각한다. 30년 전에는 이런 이야기들이 잠재되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나오지 못했는데, 30년이 지나서 도달한 지점이 여기까지다. 마지막에 보면 ‘STOP Killing Women’이라고 ‘여성을 죽이는 것은 더 이상 안된다’는 구절로 마무리 짓는 것 자체가 2019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잘 보여준다고 생각해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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