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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학생들: 우리가 여전히 시위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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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학생들: 우리가 여전히 시위를 하는 이유

admin | 월, 2019/09/30- 23:10

올해 여름, 홍콩에서는 엄청난 수의 대학생과 고등학생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경찰에 체포되고, 최루가스와 최루액 분무기에 노출되고, 고무탄을 맞을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신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날마다 행진을 이어갔다.

9월 4일, 캐리 람(Carrie Lam) 홍콩 행정장관은 이번 시위를 촉발한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을 철회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시위대가 주창한 “5대 요구” 중 하나에 불과하다.

시위대는 자신들의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한 정부의 방침을 철회할 것, 경찰력 사용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진행할 것, 시위에 연루되어 체포된 사람들을 모두 조건 없이 석방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 홍콩의 헌법인 기본법에서 명시한 바에 따라 홍콩 시민들이 직접 대표자를 선출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보통 선거를 보장하도록 정치 개혁에 착수할 것도 요구했다.

국제앰네스티의 조사에 따르면 범죄인 인도법 시위 과정에서 지금까지 1,300명이 체포되었고 그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불필요하고 과도한 경찰 폭력은 국제 인권 기준을 위반하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많은 경우에서 체포 중 과도한 폭력이 사용되었고 경찰차, 경찰서 등 내 구금 과정에서 비인도적이고 굴욕적인 대우가 있었던 것도 확인되었다. 그중에는 고문에 해당하는 수준의 폭력도 있었다. 이는 명백히 국제 인권 기준을 위반한 것이다. 그 외에도 개인의 사생활권을 침해하는 신체 수색, 의료 서비스 접근 제한, 변호사 면담 제한, 자의적 체포 등도 드러났다. 시위대가 경찰 폭력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나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3명의 학생은 시위 과정에서 이러한 경찰의 폭력을, 사람들의 인권이 침해당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왜 물러서지 않는지, 왜 시위를 이어나가는지, 그 이유를 국제앰네스티에 전했다.

 

조이(Joey)

 

제 이름은 조이 시우(Joey Siu)입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의 학생 노조에서 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었습니다. 학기가 시작되면 자주 뵙지 못하거든요. 여행 계획도 있었습니다. 방학을 맞은 대학생이 할 수 있는 평범한 일들이었죠.

하지만 그 대신, 저는 여름 내내 시위에 나섰습니다. 사회 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학생으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시위에 참여할 시간과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홍콩의 인권과 민주주의라는 핵심 가치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최루가스를 맞았을 때는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고,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습니다.”

조이

경찰의 대응은 끔찍한 수준이었습니다. 처음 최루가스를 경험한 건 6월 12일이었습니다. 그날은 정말 최악의 날이었죠. 시위대에게 보호 장비를 나눠주려 하고 있는데, 갑자기 우리 응급 치료소를 향해 최루가스가 발사됐습니다.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고,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경찰의 행위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한 이유이자, 우리가 물러서지 않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홍콩 시위에 참가한 대학생 조이 시우

홍콩 시민들은 매우 분노에 차 있습니다. 이제 물러설 곳도 없으니 계속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가 범죄인 인도법을 철회하긴 했지만 이는 우리의 5대 요구사항 중 하나에 불과하며, 나머지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가족들은 제가 시위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가, TV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다들 걱정이 워낙 심해서, 제가 하는 일을 모두 말씀드리지는 않습니다. 경찰이 저지르는 폭력을 본 부모님께서는 시위에 나가지 말라는 부탁도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이 시위가 어떻게 끝날지, 당장 내일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저희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모든 게 잘 되기를 바라며, 물이 되어 동료 시민들을 존중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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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의 폭력을 즉각 조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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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Mickey)

 

제 이름은 미키입니다. 올해 열일곱 살로, 중학교의 마지막 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100만 명이 함께 행진하는 모습을 보게 될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눈이 번쩍 뜨이는 광경이었습니다.

홍콩 거리를 가득 메운 군중들

맨 앞에 나서서 시위를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저의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언제나 시위 현장에 나갔습니다. 또한 정부에 조금이라도 더 압박을 가할 수 있기를 바라며, 동맹휴교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운동은 단순한 법안 하나를 넘어 훨씬 더 중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미키

캐리 람 장관이 범죄인 인도법 개정을 철회하겠다고 약속하긴 했지만, 우리의 나머지 요구 사항을 받아들여 줄 때까지 계속해서 시위와 파업을 계속할 것입니다. 이 운동은 단순한 법안 하나를 넘어 훨씬 더 중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경찰이 보여준 대응 방식은 변화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했습니다.

국회 입구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던 날 밤, 저는 시위대가 경찰에 구타를 당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목격했습니다. 아직도 경찰이 달려오는 모습만 봐도 심장이 터질 것 같습니다. 가끔은 제가 체포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되지만, 이제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홍콩 시민들은 매우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 분노를 가장 잘 다스리는 방법은 계속해서 시위를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수키(Suki)

제 이름은 수키입니다. 홍콩 중문 대학에서 간호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시위에서 행진을 벌이는 것 외에도, 최루가스에 부상을 당한 사람들에게 응급처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루가스를 마시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던 15세 학생의 모습은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짧은 휴식을 취한 후, 그는 장비를 착용하고 다시 최전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홍콩 경찰과 대치 중인 시위 군중들

저는 2014년 우산혁명에도 참여했고, 천안문 사태를 추모하는 철야 행사에도 참석하곤 했지만 행진에 참여한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홍콩 정부가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을 발표했을 때,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 왔던 집회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빼앗길 수도 있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6월 9일, 처음으로 거리로 나섰습니다. 100만 명의 다른 시위대와 함께 말입니다.

이 시위가 어떻게 끝날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는 건 그저 앞으로도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것뿐입니다.”

수키

 

며칠 후 저는 친구들과 함께 평화적인 집회에 참여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시 거리로 나선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6월 16일, 200만 명의 사람들이 행진에 나섰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시위를 벌이고, 제 간호 지식을 활용해 부상자들에게 응급처치를 제공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시위가 어떻게 끝날 것인지 궁금해합니다. 사실은 우리도 모릅니다. 제가 아는 건 그저 앞으로도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것뿐입니다.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을 취소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번 운동은 많은 홍콩 시민들이 근본적인 개혁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우리의 인권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가 되어 그들에게 맞서 일어서야 합니다.

국제앰네스티는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의 전면 철회를 비롯해 시위 진압 과정에서 경찰이 불필요하고 과도한 무력을 사용한 것에 대해 신속하고, 효과적이고, 공정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시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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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여 개의 영상 분석 결과, 사전 계획된, 체계적인 전쟁용 무기 사용 및 살인 자행
  • 소수민족에 반인도적 범죄 저지른 병사를 미얀마 도심에 배치
  • 지휘관의 비사법적 처형 및 살인 지시 증거 공개
총을 들고 시위하는 시민을 체포하는 미얀마 경찰들

총을 들고 시위하는 시민을 체포하는 미얀마 경찰들

국제앰네스티 최근 조사 결과, 미얀마 군이 평화적 시위대와 무고한 행인을 상대로 전시 상황에서나 볼 법한 무기와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제앰네스티 위기 증거 연구소Crisis Evidence Lab는 최근 미얀마에서 진행되고 있는 강력 탄압 및 진압 사태 영상 50여 개를 검증했다. 그 결과 미얀마 보안군 및 보안 경찰이 체계적인 계획 하에 살상 무기 사용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록된 대부분의 사망 사례는 비사법적 처형에 준하는 상황이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에 따르면 3월 4일 기준, 시위에서 61명이 사망하였다. 최근 며칠간 확인된 사망자 수가 포함되지 않은 수치이다.

‘타트마다우Tatmadaw’라고 불리는 영상 속 미얀마 군은 치안 유지가 아닌 전시 상황에서나 사용되는 무기로 무장했다. 도시 내에서 무분별하게 실탄을 발사하는 등 보안군의 무모한 행위가 포착되었다.

조안 마리너Joanne Mariner 국제앰네스티 위기대응 디렉터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미얀마 군은 이전에도 이러한 전술을 사용했지만,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는 모습이 전 세계로 생중계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상황에 압도된 개별 경찰관과 군인들이 잘못된 판단 하에 벌인 행동이 아니다. 이미 반인도범죄에 연루되어 있고 관련해 전혀 반성하지 않은 지휘관들이 공공연하게 그들의 부대를 배치하고 살인적인 전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수년 간 타트마다우는 친, 카친, 카렌, 라킨, 로힝야, 샨, 타앙 등 소수민족에 끔직한 폭력을 행사해왔다. 국제앰네스티는 타 인권단체와 함께 미얀마 사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여 민 아웅 흘라잉Min Aung Hlaing 등 타트마다우 고위급 사령관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유엔안보리)에 촉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엔 안보리는 방관만 하였고 결국 미얀마 군은 시위대를 총격 진압하고 있다.”

군 당국은 치명적인 무력 사용을 즉각 중단하고, 전국적으로 상황을 진정시키면서 임의 구금된 피해자들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

미얀마에서 진행되고 있는 강력 탄압 및 진압 영상의 인터랙티브 지도

사전에 계획되고 승인된 조직적인 살인적 무력 행사

2월 28일부터 3월 8일까지 시민들과 언론은 다웨이, 만달레이, 몰먀잉, 모니와, 메르귀, 미치나, 양곤 등에서 촬영한 영상을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다수의 영상을 분석해 살인적 무력행위가 체계적으로, 사전 계획되어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3월 2일 양곤 산챠웅Sanchaung에서 촬영된 한 영상은 저격총으로 저격 중인 군인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는 한 지휘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영상 속 지휘관은 특정 시위자들을 향해 발사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것으로 보인다.

3월 3일 양곤 북오카라파에서 촬영된 충격적인 영상을 보면, 구류된 것으로 추정되며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갑자기 경찰의 총에 맞아 쓰러진다. 그 상태로 몇 초간 쓰러져 있던 남성은 곧 경찰에 의해 끌려간다.

3월 8일 카친주에서는 두 명의 사망자와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확인된 한 영상에는 배경에 총소리가 들리고 짙은 연기에서 도망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겁에 질린 목소리로 “너무 따가워”, “한 명이 죽었어” 등 말소리가 들리고 머리에 중상을 입은 피해자가 실려가는 모습을 본 사람들의 놀란 비명이 들린다. 그 후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끌려가는 모습이 보이고 바닥에는 핏자국이 흥건하다.

2월 28일 다웨이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된 영상 속 한 군인은 옆에 있는 경찰관에게 소총을 빌려준다. 경찰은 쭈그려 앉아 조준한 후 총을 쏘고 옆에 있던 경찰들이 환호한다.

(이들은) 사람이 죽어도 개의치 않는,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모습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재미로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금의 상황이) 보안군과 경찰의 의도적인 행위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조안 마리너

총을 들고 달려나가는 미얀마 진압 경찰

총을 들고 달려나가는 미얀마 진압 경찰

대대적인 군사용 무기 배치

3월 5일 국영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군 당국은 “양심적이지 못한 사람들이 사건의 배후에 있을 수도 있다”며 사망자에 대한 군 당국의 책임을 부인했다.

그러나 국제앰네스티는 중국제 RPD 경기관총, 미얀마 MA-S 스나이퍼, MA-1 반자동 소총, Uzi-replica BA-93, BA-94 기관단총 등 미얀마에서 생산된 총기류로 보안군과 경찰이 무장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시위현장에서 치안 목적으로 사용할 만한 무기가 절대 아니다. 유엔 지침에 따르면 사망 혹은 중상이 임박한 위협이 있지 않은 한 보안군과 경찰은 총기의 사용을 제한해야 하며 (이에 반대되는) 그 어떠한 적절한 대안도 존재하지 않는다.

조안 마리너는 “타트마다우의 무기를 보면 위험한 전술의 강도를 의도적으로 높이고 있다”며 “준살상 무기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매일 매일 반자동소총, 스나이퍼, 경기관총 사용 지시가 내려지는 상황이 증가하고 있다. 사활이 걸린 위기 사태에 이른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3월 7일 만달레이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된 영상에서 볼 수 있듯 최루탄, 물대포, 한국산 대광 DK-44 섬광수류탄의 과도한 무력 사용을 포함한 ‘군중 통제’와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한 사건들이 속출했다. 이것이 살상 무기의 사용까지 이어진 것이다.

사진과 영상을 통해 터키 제조사 Zsr Patlayici Sanayi A.S. 고무 총알로 장전되고 프랑스-이탈리아 제조사 Cheddite 카트리지가 사용되는 산탄총, 페퍼볼 총 등 전통적인 준살상 무기가 경찰에게 제공되고 있는 것도 확인됐다.

미얀마 양곤에서 사망한 시위자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시위자

미얀마 양곤에서 사망한 시위자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시위자

살상무기의 무모하고 무분별한 사용

국제앰네스티는 미얀마 보안군이 치명상을 입힐 만큼 무모하고 무분별하게 살상무기를 사용하는 영상을 확인했다.

3월 1일 몰먀잉 주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된 영상에 의하면, 트럭에 탑승한 보안군이 사람이 사는 집에마저 사방으로 실탄을 무분별하게 발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2월 28일 공개된 양곤 흘레단 상황을 촬영한 한 남성은 발코니에 숨어 촬영하면서 상황을 설명한다. 발코니 아래 길거리에서 무장한 이들이 사람들을 향해 최루탄과 탄환을 발사하는 것이 보인다. 이때 거리에 있던 경찰 무리가 발코니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숨어 이 참상을 카메라에 담고 있던 이 남성을 발견한다. 총성이 한 번 울리고 발코니에 있던 사람들이 “누가 맞았어! 아파트로 들어가!”라고 소리지른다. 영상 속 한 여성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다.

조안 마리너는 “사망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이 상황에서 유엔 안보리와 국제사회는 우려의 메시지를 넘어 즉각 행동으로 이행하여 인권 침해를 중단하고 가해자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악명 높은 군사단의 배치

사진과 영상을 보다 심도 있게 분석한 결과, 무자비한 시위 진압에 가담한 군 부대는 양곤 사령부, 북서부 사령부, 제33 경보병사단, 제77 경보병사단, 제101 경보병사단 등이며 이들은 무기를 빌려주면서 경찰을 동원하기도 했다.

국제앰네스티의 검증 결과, 제33 경보병사단은 만달레이, 제77 경보병사단은 양곤, 제101 경보병사단은 모니와에 배치되어 있다. 최근 이 세 도시에서 보안군과 경찰의 과도한 무력 행사로 사망자가 속출했다.

이 중 일부는 라킨, 카친, 북부 샨주에서 극악무도한 행위와 극심한 인권 침해를 자행한 것으로 악명 높은 사단이다. 이번 사태에는 2016년, 2017년 북부 샨주에서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2017년 라킨주에서 로힝야족을 상대로 반인도적 범죄를 자행한 제33 경보병사단 병사들이 연루되어 있다.

금, 2021/03/1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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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도와주는 포스코 규탄, 쿠데타 세력과 경제협력 중단 요구> 금속노조 기자회견에서 연대발언을 하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미얀마 군부 도와주는 포스코 규탄, 쿠데타 세력과 경제협력 중단 요구> 금속노조 기자회견에서 연대발언을 하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한국의 거대 철강기업 포스코가 미얀마 자회사가 보유한 군 소유의 대기업 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Myanma Economic Holdings Limited, 이하 MEHL의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식에 대해, 몬체 페레Montse Ferrer 국제앰네스티 기업과 인권 조사관 및 법률 고문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포스코가 이러한 관계를 끊기로 결정한 것은 미얀마군에 새로운 타격을 가한 것이다. 미얀마군은 살인과 끔찍한 인권침해를 통해 계속해서 군정을 이어가고 있다. 2월 쿠데타 이후, 군부는 어린이 수십 명을 포함해 약 700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미얀마에서 진행 중인 사업의 규모를 봤을 때, 이번 발표는 주요한 진전이다. 이는 군부의 고립을 가중시키고, 다른 기업에도 MEHL과의 사업 관계를 단절하라고 더욱 압박한 것이다.

“포스코는 철강 사업 철수 계획에 관해 아직 자세한 내용을 발표하지 않았다. MEHL에 임대료를 계속해서 지불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또한 미얀마 내 다른 분야에서의 그들의 폭넓은 입지 문제도 아직 해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번 단절 선언은 MEHL과 사업적 협력 관계인 모든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경고의 신호가 된다. 이들 기업은 모두 옳은 일을 해야 하고, 이러한 연결고리를 즉시 끊어내야 한다.

“기업에 대한 압력이 나날이 높아지고, 군부가 계속해서 끔찍한 인권침해를 저지르고 있기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는 지금보다 더 뒤쳐져서는 안 된다. 안보리는 더 이상의 지체 없이 미얀마에 포괄적인 국제무기금수조치를 부과하고, 잔혹한 범죄에 책임이 있는 고위 군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금융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 또한 안보리는 미얀마의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긴급히 회부해야 한다.”

기업에 대한 압력이 나날이 높아지고, 군부가 계속해서 끔찍한 인권침해를 저지르고 있기 때문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는 지금보다 더 뒤쳐져서는 안 된다.

몬체 페레Montse Ferrer 국제앰네스티 기업과 인권 조사관 및 법률 고문

미얀마 군 소유 기업 MEHL 간판

미얀마 군 소유 기업 MEHL 간판

배경 정보

2021년 4월 16일, 포스코는 미얀마 자회사인 포스코 C&C가 군 소유 기업인 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MEHL와의 관계를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국제앰네스티와 다른 단체들이 수 개월간 포스코와 그 투자자, 주주들과 접촉하며 미얀마 군부와의 관계를 단절할 것을 촉구하는 국제적 압박에 따른 것이다.

2021년 3월 24일, 유엔 인권이사회는 만장일치로 미얀마의 인권상황에 관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결의안은 미얀마에서 활동하거나 미얀마와 사업적 연관성이 있는 기업은 ‘타트마도(Tatmadaw)’로 알려진 군 또는 군 기업이 재구축되고 변화되지 않는 한 이들 기업과 사업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2020년 9월, 국제앰네스티의 ‘군 주식회사’ 보고서는 MEHL의 사업 파트너인 포스코가 국제법상 범죄 또는 그 외의 중대한 인권침해에 연루된 미얀마 군부대의 자금 조달과 연관되어 있음을 입증했다.

2021년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대다수의 평화적인 시위대와 행인을 상대로 전장용 무기를 비롯한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하는 경우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으며, 어린이 수십 명을 포함해 700명 이상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부 관계자, 인권 옹호자, 활동가, 기자, 예술가, 의료 종사자 등 3,000명 이상을 자의적으로 구금했다.

화, 2021/04/2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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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편지를 쓴다. 국제앰네스티의 창립자 피터 베넨슨(Peter Benenson)이 ‘잊혀진 수인’들을 위해 탄원 편지를 제안했던 1961년부터 지금까지, 편지는 국제앰네스티의 핵심 캠페인 콘텐츠였다.

국제앰네스티의 Write for Rights는 국제앰네스티의 대표적인 편지쓰기 행사로, 매년 12월에전 세계 수십만 명의 참여자들이 인권 침해를 겪고 있는 사람을 돕기 위해 편지를 쓰고 온라인 탄원에 서명을 한다.

2001년 처음 시작된 이 행사는 올해 18년차를 맞았다. 지금까지 파악된 편지수만 약 2천3백여만 통, 이를 통해 수백명의 삶이 변화했다. 편지의 힘은 놀라웠다. 무고한 사람이 석방되었고, 위험에 처한 사람이 더 안전해졌으며 인권을 침해하는 불공평한 제도를 바뀌었다.

하지만 이 캠페인이 처음부터 세계 최대의 인권 행사였던 것은 아니다. 이 캠페인은18년 전 폴란드의 작은 축제에서 시작되었다.

비텍 헤바노브스키와 함께 서 있는 앰네스티 폴란드 회원/직원들

비텍 헤바노브스키와 함께 서 있는 앰네스티 폴란드 회원/직원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옛말처럼, Write for Rights 캠페인은 18년전 폴란드의 지역 축제에서 시작되었다. 앰네스티 폴란드에 있는 한 그룹의 코디네이터였던 비텍 헤바노브스키(Witek Hebanowski)는 지역 축제에서 앰네스티 행사를 준비하던 중 한 소녀를 만나게 된다.

소녀는 자신이 아프리카에서 참여했던 행사에 대해 비텍에게 얘기해주었다. 소녀가 참여한 행사는 24시간 동안 정부에 항의서한을 작성해 보내는 행사였다. 소녀의 이야기는 비텍에게 여러모로 흥미로웠다. 비텍은 그룹 모임에 소녀를 초대했고, 그룹원들과 함께 24시간 동안 총 몇 장의 긴급 행동 탄원편지를 쓸 수 있을지 시험해보기 시작했다.

어쩌면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된 이 아이디어는 이후 이메일을 통해 다른 앰네스티 그룹에도 전해지게 된다. 이 행사는 퍼지고 퍼져 몽골, 일본, 나이아가라 폭포 옆까지 전해지게 되고 수많은 사람이 탄원 편지를 쓰는 것으로 확산되었다. 하나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풀뿌리에서 시작해 점점 자라게 된 것이다.

  • 편지지들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 앰네스티 폴란드 회원들
  • 책상에 앉아 편지를 쓰는 앰네스티 폴란드 지부 회원들
  • 편지를 쓰고 있는 한 앰네스티 폴란드 회원
앰네스티 폴란드 지부에서는 아직도 처음처럼 24시간 내내 편지쓰기 마라톤을 진행한다. 행사가 진행되는 장소는 밤새 열려 있으며, 참가하는 사람들이 서로 알아가는 장이 된다.

Write for Rights에서 아직도 풀뿌리 활동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편지쓰기 캠페인이 지속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지역사회와 앰네스티 그룹이라고, 폴란드 지부의 제고쉬 주코브스키는 말했다. 작은 규모의 그룹들, 특히 학교의 그룹에서 많은 탄원 편지를 쓰고 있다. 2011년에는 인구 1000명의 비르차(Bircza) 라는 작은 도시에서 13,000장이라는 기록적인 숫자의 편지가 작성되기도 했다. 무료 1인당 13장의 편지를 써낸 것이다.

Write for Rights가 매력적인 이유는 쉽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폴란드 지부 제고쉬 주코브스키(Grzegorz Zukowski)

누군가는 ‘고작 편지 한통’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맞다. 편지지와 펜만 있다면 편지는 누구나 쓸 수 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Write for Rights가 매력적인 캠페인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이웃집의 누군가도, 편지를 쓸 수 있다.

우리가 편지를 써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하나 하나 모두 중요하다. Write for Rights 캠페인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기 어려운 문제들에 관심을 갖게 해준다. 일 년에 한번이라도 마음을 열고 세계 곳곳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GOOD NEWS
  • 2011
    파푸아의 독립을 외치다 감옥에 간 양심수 필렙 카르마는 65,000여통의 연대 편지를 받고 석방되었다

    미소를 짓고 있는 필렙 카르마

  • 2012
    15세 마리아 이사벨 프랑코는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되었다. 전 세계 수천명이 연대 편지를 보냈고 그 결과 과테말라 부통령으로부터 ‘여성폭력 문제를 조사하도록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마리아 이사벨 프랑코의 사진을 들고 있는 그의 어머니

  • 2013
    대통령 취임 반대 시위를 하다 체포된 볼로트나야의 3인에게 전달된 17만여통의 연대 편지 덕분에 3인 중 1명은 보석으로 풀려날 수 있었다

    석방된 볼로트나야 3인 중 1명이 앰네스티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2014
    인종 차별로 고통받는 파라스케비 코코니와 로마족을 위해 8만여통의 편지가 그리스 법무부 장관에게 전달되었고, 장관은 파라스케비에게 인종차별 반대 법안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라파스케비 코코니가 그리스 법무부 장관에게 8만통의 편지를 전달했다

  • 2015
    억울하게 살인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40년간 독방에 구금되어 있던 우드 폭스를 위해 전세계 24만명이 지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2015년 6월 우드 폭스는 마침내 석방되었다.

    우드 폭스가 손을 불끈 쥐고 웃고 있다

  • 2016
    기자로 일하다 날조된 혐의로 체포되어 5년간 수감되었던 사진 기자 샤칸은 44만통의 연대 편지를 받았고 2019년 결국 석방됐다

    샤칸이 환하게 웃고 있다

  • 2017
    페이스북으로 정부의 문제를 비판했다가 교도소에 갇혔던 마하딘은 69만 통의 연대 편지를 받고 2018년 석방되었다

    마하딘이 자신에게 온 편지들 앞에 앉아 있다

  • 2018
    마리엘 프랑코는 인권 옹호 활동을 하다 살해되었다. 정의 구현을 위해 전 세계 56만명이 연대 편지를 보냈고 수사를 약속한 경찰은 2019년 3월 마침내 용의자 경찰 2명을 체포했다

    마리엘 프랑코가 앞을 바라보고 있다

 

2019 Write for Rights
2019년, 또 한번의 Write for Rights가 시작됩니다. 자신의 권리를 위해, 사람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유스들과 함께합니다.
함께 놀라운 변화를 만들고 싶다면,
주저 말고 편지를 쓰세요.

편지쓰기

금, 2019/11/15-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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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12월 11일, 승객 47명과 승무원 4명 등 총 51명을 태운 강릉발 서울행 대한항공 국내선 여객기(이하 ‘KAL기’)는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강원도 평창군 일대 상공에서 공중 납치되었다. 납치된 비행기는 북한 원산 인근의 선덕비행장에 강제 착륙하게 된다. 이 사건이 바로 ‘1969년 KAL기 납북사건’이다. 당시 전 문화방송 TV 프로듀서 황원은 그 여객기에 타고 있었다.

사건 당시 가족들은 충격을 받기는 했지만 크게 실망하진 않았다고 해요. 민간항공기가 납치당한 거니까 조금 있으면 ‘당연히’ 집에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북한은 이듬 해 1970년 2월 5일 승객을 송환하겠다고 국제적십자사에 통보했으나, 지정한 날짜가 지나도록 송환하지 않았다. 1970년 2월 14일, 북한은 조종사, 승객 등 11명을 억류한 채 39명만을 돌려보냈다. 납북된 후 현재까지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이들 11명의 강제실종 피해자 중의 한 명이 바로 황원이다. 황원 가족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은 황원의 생사와 소재에 대한 정보 확인조차 거부하고 있다. 황원은 지난 50년간 북한에 의해 ‘강제실종(Enforced disappearance)’된 상태이다.

사건 이듬해인 1970년, 북한이 통보한 11명의 미귀환자 명단에 제 아버지 이름이 올라왔을 때, 할머니는 기절하셨고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쓰러지셨어요. 그때부터 고통이 시작되었죠.”

황원의 아들 황인철은 지난 수십 년간 아버지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북한과 한국 정부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올해 초, 황인철과 함께 황원을 포함한 납북으로 인한 강제실종 피해자를 위한 긴급행동(Urgent Action, UA)’을 진행했다. 또한 5월에는 황원 씨를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위한 활동(Individuals at Risk, IAR)’ 사례로 등록했다. 국제앰네스티는 8월 30일 “세계 강제실종 희생자의 날”을 맞아 1969년 KAL기 납북사건과 이로 인한 강제실종 문제를 알리고 해결을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웹사이트,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을 통해서 황원의 사례를 알리고 국내외 각 지부의 사무처장 명의로 주 제네바 북한 대표부 대사에게 황원을 비롯한 강제실종 피해자의 생사확인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저는 20여년간 납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해 왔는데 마침내 한 가지 꿈이 실현되었습니다. 여기 이 자리에 와 주신, 그리고 인권을 위해 활동하시는 분들께 저, 그리고 제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 9월 28일 토요일, 서울에서 KAL기 납북피해자 가족과 국제앰네스티 회원 간의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는 납북피해자 중 한 명인 황원의 아들 황인철이 사건 이후 피해자 가족으로서 겪어야 했던 고통과 아픔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자리였다. 황인철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삶과 애환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어린 시절 설날이나 추석 때 할머니가 항상 아버지에 대해서 말씀하셨어요. 아버지가 있었으면 저도 얼마나 잘 살았겠느냐고… 그땐 그런 말이 굉장히 싫었는데 또 한편으로는 ‘아, 나도 아버지가 계시구나’ 하는 느낌… 그런 애틋한 감정을 느끼기도 했죠.”

황인철을 비롯한 납북피해자 가족들은 수십 년간 사랑하는 가족의 갑작스러운 실종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더불어 한국 정부의 감시와 납북자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과 차별로 인해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사건 당시 남북관계는 체제경쟁과 상호 적대적 정책으로 인해 그야말로 악화일로를 걷던 대치 상황이었다. 납북 후 강제 실종된 피해자의 가족들은 엄연히 피해자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자발적 월북자로 취급되어 국가기관에 의해 감시를 당하거나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마주하며 살아야 했다.

납북피해자 가족들은 북한에 억류된 가족에 관한 정보를 얻는 데 있어서도 어려움에 맞닥뜨렸다. 북한 정부는 11명의 납북자에 대해 자발적으로 북한에 남기를 선택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하며 이들의 생사 및 근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또한, 한국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정치적 상황을 핑계로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황인철은 아버지의 생사만이라도 확인하고자 하는 자신의 간절한 바람이 남북 당국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무시되는 현실에 분노를 넘어 좌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지난 수십 년간 가족의 송환을 위해 황인철과 목소리를 내던 피해자 가족들은 양국 정부의 무관심한 태도 앞에 하나 둘 지쳐 포기했다. 기약 없는 싸움에 계속 매달리기에는 생계를 유지하기 불가능한 현실적인 어려움도 컸다. 황인철 역시 지치고 힘들었다. 하지만 힘들 때마다 사랑스러운 딸과 아내가 자신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황인철은 아들을 그리워하며 송환될 날 만을 기다리고 계실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되고자 다짐하며 더욱 더 자신을 채찍질했다. 보다 더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기 위해 비교적 시간에서 자유로운 단순 노무직으로 전업했다. 그의 활동에 사람들이 하나 둘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황인철은 오늘도 국내외에 납북피해자 문제를 알리며 아버지의 송환을 위한 힘겨운 싸움을 이어 나가고 있다.

사람이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 지 꼭 알았으면 해요. 그리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이해해 주세요.”

국제앰네스티 회원들은 지난 50여년간 황인철과 납북피해자 가족들이 겪어야 했던 눈물겨운 시간을 접하며 왜 그가 지금까지 아버지의 송환을 위해 목청껏 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었는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황인철은 아버지의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가 매일 일상적으로 누리고 있는 보편적 권리와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었다. 일상이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자유로운 삶. 그것이 납북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간절하고 절실할 것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 지 모른다. 왜 그렇게 힘든 싸움을 계속 하냐고. 이제는 그만두고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하지만 황인철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말했다. 여기서 자신마저 포기한다면 강제실종 피해자의 존재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힐 것이라고. 그러기에 자신은 끝까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문제해결, 함께 한다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세계인권선언 제3조는 ”모든 사람은 생명과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제6조는 “어느 누구도 자의적으로 체포, 구금 또는 추방되지 아니한다.”고 말한다. KAL기 납북피해자는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와 자유를 보장받지 못한 채 가족과 50년간 생이별 중이다. 현실이라는 높은 벽을 마주한 피해자 가족은 그 무엇보다 자신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 줄 사람들이 절실하다. 여럿이 함께 외친다면 언젠가는 그 목소리가 벽을 타고 넘어 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 국제앰네스티 회원들이 KAL기 납북피해자 가족의 외침에 손을 내밀었다. 국제앰네스티는 그들과 함께 할 것이다.

금, 2019/10/1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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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이주민 및 난민에 대한 혐오표현에 맞서는 ‘혐오의 말을 잠재워라!(Silence Hate)’ 프로젝트를 알아보자.

이주(Migration) 이슈는 전 세계 언론의 뜨거운 감자다. 유럽으로 피난을 떠나는 시리아 전쟁 난민이든, 멕시코와 미국 국경지대에서 가족과 생이별을 하는 라틴아메리카지역 출신 이주민이든, 모든 국가의 TV와 신문, 인터넷은 타국에서 새로 정착하려 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시간과 공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주 이슈에 대한 많은 말들로 인해, 잘못된 정보를 접하고 고정관념을 갖고, 다른 사람에 대한 차별, 심지어는 폭력까지 조장하며 혐오 발언을 일삼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2018년 시작된 ‘혐오의 말을 잠재워라!(Silence Hate)’ 프로젝트는 언론인과 교사, 유스와 함께 교육과 토론을 통해 인종차별적 담론과 혐오표현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온라인상의 혐오표현에 맞서 싸우고 이를 예방하는 것이며, 이를 이루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교육과 토론이다

국제앰네스티 폴란드의 인권교육 담당자 카타르지나 살레코(Katarzyna Salejko)

국제앰네스티 폴란드의 인권교육 담당자 카타르지나 살레코(Katarzyna Salejko)는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새롭고 창의적인 대항내러티브(Counter Narrative)를 개발하여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온라인상의 혐오표현에 맞서 싸우고 이를 예방하는 것이며, 이를 이루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교육과 토론이다”라고 밝혔다.


‘혐오의 말을 잠재워라!(Silence Hate)’ 프로젝트 워크숍 중 진행되는 토론

이 프로젝트에는 다양한 목표가 있다. 첫 번째로 기자, 언론 활동가, 블로거들이 토론을 통해 함께 대화하며 모범 사례를 나누는 것이다. 폴란드 기자들은 국제앰네스티 활동가 및 교육자들과 함께 활동하며 국내외 언론이 이주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항내러티브를 마련하고 있다.

‘혐오의 말을 잠재워라!’ 워크샵의 강사 졸라 로노스카(Jola Ronowska)는 대항표현의 경우 혐오표현과 그 속에 담긴 편견을 드러내며 차별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것이고, 대안표현은 혐오 표현이 아닌 평소 침묵해야 했던 소수자의 목소리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기자 카롤리나 도마갈스카(Karolina Domagalska)는 이 워크숍이 고무적이었다며, “이주 이슈를 다룰 때 주류 언론의 일방적인 입장이 아니라, 신뢰와 연대를 바탕으로 이주민의 목소리를 담은 대안적 방안을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도마갈스카는 폴란드 어린이와 난민 캠프의 어린이가 직접 만나, 서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것에 특히 영감을 받았다. 도마갈스카는 “나의 목표는 기자들의 전통적인 담론을 해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상호이해의 다리를 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 폴란드 인권교육 담당자 살레코의 목표는 “창의적인 사람들을 한데 모아 이주에 관한 새로운 담론을 형성할 수 있도록 컨텐츠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혐오의 말을 잠재워라!’ 워크숍 과정에서 만든 포스터

‘혐오의 말을 잠재워라’ 프로젝트는 교육에도 초점을 맞춘다. 살레코는 “교사와 교육활동가, 유스(Youth)가 온라인 혐오표현을 인식하고 이에 대항할 수 있는 분석 및 운영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학교의 교사와 학생들, 저널리즘 전공생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와 문화간 대화 접근법을 활용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유스가 혐오표현, 그리고 혐오표현이 개인과 집단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도록 돕고, 혐오표현에 맞서는 행동에 나서도록 독려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혐오의 말을 잠재워라’ 프로젝트의 폴란드 담당자 미할 클로포키(Michał Klopocki)

이 프로젝트의 폴란드 담당자인 미할 클로포키(Michał Klopocki)는 이런 활동이 “유스가 혐오표현, 그리고 혐오표현이 개인과 집단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도록 돕고, 혐오표현에 맞서는 행동에 나서도록 독려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프로젝트의 마지막 목표는 “온라인에서 인종차별적 담론 확산의 위험성과 혐오표현에 대항해야 할 중요성에 대해 유스와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 것”이라고 살레코는 말했다. 특히, 참여자들이 자신의 지역사회에서 직접 워크샵을 개최해 혐오표현의 위험성을 알리도록 동기부여하고, 교육을 제공하여 그 효과를 배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폴란드 비드고슈치의 유스 참여자들은 워크숍에서 큰 영감을 얻어 이주 이슈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단편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지금도 프로젝트는 진행 중으로, 폴란드 전역에서 참여자들이 혐오표현과 차별에 맞서 행동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고 있다.

화, 2019/10/08-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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