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무능한 시민이라는 신화

지역

무능한 시민이라는 신화

admin | 금, 2019/09/20- 23:07

교육받지 못하고, 흥미도 없고, 정보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데다 “정치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이며, 이성을 따르기 보다는 열정에 이끌리거나 자기중심적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되는 시민이라는 이미지는 수 세기에 걸쳐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에서 항상 함께 따라다녔다. 이러한 이유로 말미암아 정치 생활에서 여러 시민 집단들이 그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 역량이 없는 평균적 시민이라는 이미지는 항상 통치자들의 선전 도구로 이용되어 왔다. 처음에는 이를 핑계로 모든 이들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았고, 나중에는 시민들이 요구하는 직접 참여 요청을 반대하는 핑계로 쓰고 있다.

여전히 이 ‘무능’이라는 단어는 레퍼렌덤 권리의 확대를 말할 때 종종 튀어나온다. 대개 평균적인 시민은 스스로 판단하고 “복잡한 현안들”에 대해 결정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 주제는 수십 년간 보통 선거권의 발달에 걸림돌이 되었고, 나중에는 여성 참정권의 발목을 잡았으며, 그 후에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흑인 투표권을 제한하는데 악용된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한집단이 한 때 차별을 받다가 투표권을 획득해낼 때마다 그 이슈는 사라졌다.

오늘날 이 주제로 도전을 받는 것은 더 이상 민주주의와 보편 선거권이 아니라 모든 시민들의 직접 참여권의 확대이다. 다시 말해, 평균적인 사람들이 법률을 평가하고 다듬고 저지하고 폐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한다. 여전히 “정부의 전문가들, 바로 이상적인 후견인들이 전반적으로 바람직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탁월한 지식을 갖추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최고의 수단이 무엇일지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더 나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직접 참여를 반대한다(로버트 달Robert Dahl, 민주주의에 대해Sulla democrazia, 2000). 또한 어떤 정치인이나 정치 세력에 대해 전반적으로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다는 행위는 정치적 현안들에 대해 논리적으로 생각하거나 결정하는 데 그리 성숙하지 못하고, 조작이나 착취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나아가 언론 보도에 좌우되어 특정 정당에 투표하는 평균적인 시민의 모습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국민의 권리 강화는 전혀 정치적 후퇴가 아니다

19-20세기에 무능함이라는 주제는 민주주의 체제에 맞서면서, 무엇보다 다른 유형의 사람들, 특히 보잘것없는 사람들이나 일반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확장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맞서 본색을 드러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몇몇 이슬람 국가를 제외하고 여성 투표권에 대해서는 그 어느 누구도 왈가왈부하지 않는다. 대신 평범한 시민들이 이 시대의 정치적 문제들을 이해하고 평가하기에는 무능하다는 인식이 현재 레퍼렌덤 권리 행사를 논할 때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사실에 비추어 그러한 논란은 근거가 없다. 만일 그랬다면 레퍼렌덤 도구를 완벽히 갖춘 민주주의 국가인 스위스는 벌써 자멸했을 것이다. 1800년대 전반에 벌써 레퍼렌덤 법조항을 도입한 후 스위스는 이기적 이익이나 평범한 사람들의 좁은 시야에 갇혀 실패한 법안이 수도 없이 쏟아질 것이라는 위협을 받았다. 스위스의 개혁주의자들은 남성 유권자 선거 덕분에 권력을 갖게 되었지만 그들의 중심 사상은 국민과 “더불어” 통치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통치에 있었다. 그들이 보기에 보통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미성숙하고 정치적 결정에 참여할 능력이 없었다. 이 논란은 계속해서 순전히 대의적인 의회 체제를 합리화시켰다.
스위스에서는 그러한 체제가 1869년까지 변함없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민주 국가들 대부분에 여전히 그런 체제가 통용된다. 몇몇 학자들은 스위스의 민주주의는 자국 시민 대다수의 인식 불능cognitive incapacity이라는 바위에 부딪혀 박살이 날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그런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이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고 안정적인 민주국가의 하나가 되었다.

21세기 초, 여러 나라에서 정치적 결정 시 더 많은 참여 요청이 제기되었다. 유럽 각국의 국민들은 평균적으로 지적 능력 부족이라는 평가가 들어맞는 교육 수준을 보여주었다. 그런데도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토론에서 순전히 대의적인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이들은 계속해서 레퍼렌덤 투표 결과가 한 사회의 자유주의적이고 개방적이며 연대적인 발전에 큰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는 상황을 환기시키려 한다. 어떤 여론 조사에서는 국민발안을 통해 사형제가 다시 도입될 수도 있으며, 정치적 난민법을 거의 적용할 수 없게 될 것이고, 석유 소비세나 자동차세 등의 세금이 삭감되리라고 예측했다. 스위스에서 직접 민주주의 법 시행이 확정되고 15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이런 일들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그 논쟁은 한 세기 반에 걸친 민주주의 체제의 발전과 대중의 학교 교육 및 온갖 정보 전달 매체의 파급에 따른 평균적인 시민의 정치력 향상을 간과하는 듯하다.

그 외 몇몇 산업 국가들에서도 전에 없이 문화, 기술 및 교육 조건이 민주주의를 더욱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발전되었다. 이제 더 이상 어떤 한정된 일부 사람들만이 정치적 문제를 이끌어가도록 교육을 받거나 소명을 지녔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더구나 보통 시민들에 비해 정치적 현안을 더 잘 판단할 능력이 있는 정치 엘리트가 있다고 추정할 이유도 없다. 선거와 정당 내에서 쌓은 정치적 이력이 자동으로 보통 시민으로서는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앞선 정치적 지성”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민주주의에서는 전문 정치인이 아닌 보통 시민들이 정치적 현안에 참여하기 위해 필수적인 정치적 성숙도를 평가하는 시험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정치 계급은 그에 속하지 않는 보통 시민들과는 다른, 어떤 사회적 엘리트라는 이미지를 조성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 주요 레퍼렌덤 법률 조항들이 보완된 민주적 체제에서 시민과 정치인의 관계는 대의적인 체제와 확연히 다르다. 전자의 경우, 정치인들이건 시민들이건 정치적 결정에 개입할 자유와 기회가 있다. 물론 행동할 기회 면에서는 다르다. 정치인들과 시민들은 서로 동등한 존엄성을 갖고 만난다.

 

정치적 결정을 독점하면서

평범한 시민들의 역량 부족을 주장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그 자체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논지이다. 시민들이 단일 정치 현안에 대해 결정할 능력이 없다면, 어떻게 자신들을 위해 결정을 내리도록 입후보한 사람들을 제대로 평가할 능력이 있을 수 있겠는가?

사실 한 후보를 선출하는 경우 단지 한 사람의 도덕적, 지적 완전무결함이나 그의 역량과 능력만이 아니라, 그의 정치적 플랜도 전체적으로 알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이 여러 정당과 후보들을 선별할 능력이 있지만 구체적인 정치 현안들에 대해 판단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면 서로 모순된 이야기이다.

이러한 비판은 은연중 정치인에 대한 거의 신화에 가까운 지도자상을 제시하기도 한다. 뛰어나게 지적이고 지극히 견문이 넓으며 이성적이고 도덕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현명한 정치가, 이를테면 어느 행정 조직의 수장과 대학 교수를 완벽히 결합해 놓은 이상적인 사람으로 보는 것이다.

정부가 공동선을 위해 나라를 다스리는 데 전념하는 전문가로서 어느 누구보다 국가 통치의 목적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들을 더 잘 알고 있는 전문가에게 맡겨 두어야 한다는 생각은 항상 민주적 사고의 주적主敵이었다. 보통 선거권을 얻기 위한 시민들의 투쟁이 이어졌던 시대에 이런 태도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을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정당성을 얻곤 했다. 로버트 달은 전문가들의 말을 이렇게 비꼬아 비유한다.

“여러분처럼 우리 또한 인간의 타고난 평등을 확고하게 믿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공동선을 이루기 위한 헌신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른 많은 사람들보다 어떻게 그것을 더 잘 실현할 수 있을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대다수의 사람들보다 나라를 다스리기에 훨씬 더 적합합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독점적인 통치권을 보장해 준다면, 우리의 지혜와 힘을 모아 공동선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이익도 똑같이 고려할 것입니다”(. 로버트 달, 2000년)

이는 정치적 인물의 선택을 좌우하거나 투표권을 제한하기 위해 정치인들에게 필요한 논점이었다. 오늘날 대의적 민주주의 안에서 시민들은 단순히 대표자들을 선출하고 위임하지만, 결정은 정치인들만이 한다. 오늘날의 이탈리아처럼 레퍼렌덤 권리가 매우 제한되어 있고 레퍼렌덤 투표가 매우 드문 상태에서 상황은 비슷하다.

정치인들은 모든 종류의 수단을 독점한다. 거의 모든 주요 현안을 결정하기 위한 수단과 정치적 의제를 정하기 위한 수단 및 자신들의 입장을 선전할 금전적 재원을 활용하는 일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러한 그들의 독점적인 수단 점유는 정치인과 시민들 사이의 권력 불균형의 뿌리에서 출발한다. 아직까지 이 불균형은 두 가지 주요 논점으로 정당화되고 있는데, 선거라는 민주적 합법화 행위와 정치적 인물의 전문가적 능력이다. 민주적 선거를 통한 합법화라는 본질에 흠잡을 데가 없다면(오늘날 선출되기 위해 시행 중인 선거 시스템에 대해 할 얘기가 많겠지만), 정치적 능력의 습득을 오로지 의회 활동에만 연결시키는 무의식적인 연상 작용은 매우 의심가는 구석이 많다.

 

민주주의와 전문가 정치

보통 시민은 엘리트 정치인에 비해 무능하다는 잘못된 생각을 키우는 데 정치인들만이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전문가들도 한몫하고 있다. 기술이 발달하고 산업 사회가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과학적 엘리트들도 항상 더 많이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권력자들의 이익을 대변하여 민주적 대의 기관의 조정력 및 입법 능력에 도전한다. 우리 사회처럼 점점 더 복잡해져 가는 사회에서는 종종 자신의 안녕에 직접 영향을 주게 될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전문가들의 견해를 구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러나 어떤 결정을 전문가들에게 자문하는 것은 더 중요한 결정에 대한 최후의 통제력을 양도하는 것과 다르다. 전자는 정부에서 전문가들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고, 후자는 어떤 엘리트 집단에게 우리가 지켜야 할 법률과 정치적 결정을 할 권한을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제는 누가 혹은 어떤 단체가 한 나라나 지역을 다스리는 과정에서 내리는 결정에서 최종 발언을 해야 하느냐에 달려 있다!” (로버트 달, 2000년). 이제 민주국가의 통치는 물리나 화학, 혹은 극단적인 경우 의학 같은 과학이 아니다.

“한편으로 실제로 모든 중요한 정치적 결정은 개인적인 것이건 정부 차원에서건 윤리적 판단을 의미하며, 이런 판단은 대개 ‘과학적’ 판단이 아니다. 게다가 항상 활용 수단에 대해 확신할 수 없고, 갈등의 여지도 크다. 곧 어떻게 목표에 도달할 것인가, 혹은 방법의 바람직함, 실용성, 수용성과 그 결과로 나올 수 있는 것들을 말한다.(”로 버트 달, 2000년)

전문가들이 시민들의 심부름꾼으로, 곧 특정 임무를 지니고 봉사하기 위해 자격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그들이 통치자로 봉사할 자격이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로버트 달을 비롯하여 가장 권위 있는 정치학자나 우리 시대 민주주의 학자들 중 누군가가 그들을 선택하라고 강요 할 수는 없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어떤 논점을 “과학적 근거가 없다”거나 전문적이지 못한 것으로 깍아 내림으로써 선출된 기관의 합법성을 부인할 수 없으며, 마찬가지로 유권자들이 함께 모두에게 구속력을 지닌 법규를 정할 때 그 합법성을 부인할 수 없다. “전문가 정치expertcracy”에 대한 토론은 지난 정부나 주, 현 정부에서 다양한 자문을 받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지급함에 따라 더욱 뜨거워졌다. 전문가들의 자격이나 역량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더라도, 그들을 선택하여 받는 자문의 종류, 조건 등이 종종 그리 투명하지 않다는 점에서 정치인들이나 관련된 이익 집단에 의해 결정되는 위험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의 역할이 남용되지 않으려면, 정치적 엘리트들 편에서 결정 과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 목적을 위해 가장 유용한 수단의 하나는 발안권과 레퍼렌덤을 갖춘 직접 민주주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 정치”는 투명성을 요구하고, 전문가들 자체의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역할을 요청하는 시민들 자체의 역할을 강화시킴으로써 균형을 찾아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적법한 전문가들과 레퍼렌덤의 시민 발안자들은 물론 시민 유권자들 사이에 적대감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민들이 행사하는 많은 공공 발안에 대한 재원은 매우 한정되어 있지만, 과학적 지식과 기술자와 전문가의 견해를 활용할 수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와 “전문가 정치” 사이에서 올바른 관계를 형성하여, 정치적 결정을 하는 사람들과 지식과 학위를 갖춘 정당한 전문가 자격으로 조언하고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사람들 사이의 역할을 분명히 구분짓는 것이다.

잘 제도화된 레퍼렌덤 권리 체제에서 전문가들은, 그저 엘리트 정치인들만 설득하면 되는 순전히 대의적 체제에 비해 자신들의 견해를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더 어렵다. 스위스의 투표를 보면 유권자들이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혹은 그에 반대하여 어떤 편견을 지니고 투표를 하지 않는다. 스위스 유권자들은 대개 전문가적 식별이나 순전히 학문적인 추론과는 상관없이 기술적 기준과 조정 평가를 결합하여 신중하게 투표한다. 스위스에서 국민들은 최종 분석에서 전문가들의 역할이 지나치게 두드러지면, 자유 시민들의 자주적 결정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더욱 의식하고 있는 듯하다. 자주적 결정력은 스위스 시민들에게 매우 소중한 개념이다.

레퍼렌덤 도구를 통해, 정치 기구에 선출된 이들의 전반적 책임 제한이나 수정 없이도 극소수 정치인들의 손에 결정이 독점되는 관행은 대폭 무너졌다. 무능한 시민상은 사라지고, 능동적이고 관심이 크며 더욱 책임감 있고 정치적으로 더욱 유능하고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잘 알고 있는 시민상으로 대체되었다. 동시에 정치인 상도 바뀌었다. 소수의 다른 정치인들이나 로비스트 만을 상대하여 고차원의 결정을 함께 내리던 이미지에서, 좀 더 지상의 현실로 내려와 “보통 시민들”과 상대해야 하는 정치인 이미지로 바뀌었다. 정치인들은 이 과정을 권력이나 지위의 상실이 아니라 공감력과 인류애를 더욱 확대시킬 기회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피지배자subject에서 주의 깊고 역량 있는 시민으로

“행하면서 배운다”는 경구가 있다. 입법부에서 일하는 데 필요한 능력은 입법 절차에서 발휘됨으로써 가장 잘 드러나고 습득될 수 있듯이 직접 민주주의에서 레퍼렌덤과 발안 절차들은 마찬가지로 평범한 시민들 사이에서 정치적 능력을 키워 준다. 이런 맥락에서 직접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훈련장”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한편으로 공교육은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정치적 견해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결정적인 도구들을 갖추게 해주지만, 다른 한편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투표권을 지닌 이들의 숫자가 점차 확대되면서 보통 선거권에 이르는 수단이 되었다. 이탈리아에서는 1946년 보통 선거권이 도입되어 민주적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모두에게 일상적인 것이 되었다. 정치 생활 참여가 선거인 투표로 끝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주로 보통 시민들을 정치
적 결정에 참여시키고 “교육할” 수 있는 도구들이 필요하다.

스위스에서 제도상 보장된 레퍼렌덤 권리는 시민들에게 정부나 정당에 좌우되지 않는 결정 권력을 부여한다. 시민들은 능동적으로 국가 운영이나 사회 발전에 참여할 수 있으므로 훨씬 더 정치적 현안을 주시할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직접 민주주의는 모든 이를 위한 공교육 및 정치적 양성 프로그램으로도 활용된다. 취리히 대학의 정치학자 마티아스 벤츠와 알로이즈 슈튜처는 이 점에서 참여권을 더 많이 누리는 시민들일수록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정보 전달을 더 잘 받고 있음을 보여주었다(마티아스 벤츠Mattias Benz, 알로이즈 슈튜처Alois Stutzer, ‘유권자들은 정치에서 더 발언권이 클수록 정보를 더 잘 전달받고 있는가? Are voters better informed when they have a larger say in politics?, “공공 선택Public Choice”에서 119번 (2004), 31~59쪽).

시민들은 목표에 도달하려면 자치적으로 공동의 협력방식을 찾아야 한다. 국민발안이나 레퍼렌덤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원의 서명 모음과 의사전달 역량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은 조직력을 개발하고, 어떻게 캠페인을 벌이고, 어떻게 자원(금전적, 물리적, 인간적)을 마련하며, 어떻게 정보를 전달하고 공공 토론을 조직하며, 어떻게 동맹을 결성하고 괜찮은 절충안을 찾으며, 어떻게 정치 권력을 다룰지를 배운다. 직접 민주주의는 그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진지하게 레퍼런뎀 캠페인의 준비와 실행 하는 것 또한 의미한다.

이탈리아 헌법 또한 시민들의 참여 증진을 규정하며, 이를 사회적 결속을 강화하는 것으로 인정한다(이탈리아 헌법 제118조). 점차 정치적 헌신을 고무하는 방식이 강화되면서 무능력한 시민이라는 신화도 사라지고, 시민들 사이에서 신뢰를 형성하는 올바른 메커니즘이 자리잡는다. 그러나 그러한 메커니즘은 시민들의 헌신이 있을 때, 다시 말해, 시민들의 헌신과 표가 글자 그대로 “결정적”인 요인일 때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탈리아에서 공공 교육 기관들의 영향력이 약하여 이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므로 직접 민주주의의 유효성을 믿는 사람은 반드시 시민들이 필요한 역량을 습득하고 함양할 수 있는 적절하고 효과적인 방식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직접 민주주의는 관심을 유지하고 방심하지 않으며 정보를 갖춘 시민들을 전제로 하며, 모든 국민을 대신하여 생각하고 결정할 권리를 독점하는 계몽된 소수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엘리트적 개념의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잘 발달된 직접 민주주의에서는 결국 최후의 발언권은 늘 온전히 주권자인 국민의 몫이다.


편집자 주:

다른백년 출범 3주년을 기념하며 자축하는 책을 발간하였습니다.

더 많은 권력을 시민에게” 제목으로 21세기 새로운 흐름인 직접민주주의를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현재의 한국정치로는 미래의 희망이 없습니다. 1%의 소수를 위한 정치에서 99%의 시민을 위한 정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비례성을 100% 강화하는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하고 주권자인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비판하고 결정하고 통제하는 민치 – 시민권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 이런 뜻에서 책의 내용을 격주를 통하여 약 10개월 간 연재하고자 합니다.  직접 구매를 원하시는 분들은 시중의 대형서점이나 온라인을 통하여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COVID-19는 단순히 의료분야뿐만 아니라 국제정치에도 위기를 불러오면서, 이로 인한 긴장이 코로나바이러스에 퇴치하려는 국제적 협력의 노력에 큰 장애를 형성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갈등의 격랑 한가운데 처해졌다.

WHO가 중국과 상호적 협력을 진행한 것이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되었고, 미국은 해당기구에 대한 재정과 지원을 거부하고 동시에 실태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러한 요구는 복합적인 정치적 목적을 지니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회원국들 공동의 목표인 WHO를 개혁해야 한다는 제안을 담고 있지만 실제로는 의도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심각한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WHO의 개혁에 대한 요구는 한편 이해할 만하다. 과거에도 전염병의 대유행이 여러 번 발생하였고, 이에 따라 WHO의 지도력과 전략 그리고 역량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공동의 관심이 형성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COVID-19 팬데믹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미국이 개혁을 요구한 것은 상기의 일반적 사항이 아니라 WHO와 중국 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면서, 회원국들 간에 WHO 개혁제안 자체보다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 많은 논쟁이 야기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이 촉구한 개혁의 요구는 변화의 내용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 내기는커녕, 오히려 전향적인 개혁이 무엇인가에 대한 내부적 논란과 갈등만을 야기시켰다. 미국은 WHO개혁을 정치외교적 아젠다로 삼아 G7 사무국에 내용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뉴스 매체에 따르면, G7의 다른 회원국들은 미국의 WHO에 대한 공격을 지지하지 않으며 미국이 요구한 WHO에 대한 즉각적인 사찰요구에도 동의하지 않고 있다.

미국이 G7에게 요구하는 WHO 재검토나 개혁프로세스는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회원국들이 항상 대규모 전염병과 팬데믹에 대한 국제적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국제보건의 감시체제에 대한 개혁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G7 회원국들과 의미있는 합의를 형성하지 못하면서, WHO와 같은 국제적 기구 내에서 미국의 위상이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G7에 제시한 WHO 미국 개혁안의 구체적 내용은 COVID-19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반복적으로 되풀이 된 것으로 기구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회원국들의 간섭으로부터 사무총장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국제적 보건지침의 준수 여부를 감독 개선하며, 심각한 질병의 발발 시 국제사회에 알리는 과정에 있어 폭넓은 재량권을 부여하는 등이다.

문제는 새로움이 없이 반복되는 상기 제안의 내용이, 기구에 대한 재정과 지원을 철회하겠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횡포와 겹치면서, 정당화될 수도 없고 매우 부적절한 것으로 변질되었다.

더구나 사무총장의 독립성을 강화하자는 미국의 제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여행제한을 거부한 WHO결정에 대해 화를 내면서, 서로 모순이 상충되는 모양새가 되었다. 대통령의 주장(화)를 별도로 하더라도, 상기의 사건은 WHO 사무총장은 미국의 주권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 되었다.

이에 대해, 중국 등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 있는 회원국들은 사무총장의 더 많은 재량과 독립성이 과연 미국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의구심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호주가 제안한, 즉 개별국가들의 주권에 우선하여 전염병 발발 시 WHO 파견전문가들이 해당국가를 방문하여 조사할 권한을 부여하자는, 내용은 의안으로 제출되자 곧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WHO개혁에 대한 오랜 노력은 세계보건에 대처하는 WHO의 권한과 개별국가들의 주권 간의 지속(합의)가능한 균형점을 찾지 못한 어려움에 봉착하여 왔다. 이러한 문제의 어려움은 특정국가들을 타겟으로 삼으면 더욱 복잡해진다.

미국이 WHO와 중국 간의 협력을 문제삼아 개혁을 제기하면, 당연히 중국은 자국의 주권을 위협하고 팬데믹의 대처에 대해 책임을 묻는 듯한 개혁조치를 거절할 것이다. WHO 개혁을 핑계로 중국의 행위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도는 해당기구를 국제정치의 전쟁터로 삼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이며, 동시에 WHO가 임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재정지원에 타격을 가하는 것이다.

WHO개혁을 개별국가의 주권에 우선하는 기구의 권한에만 집중하게 되면 그 동안 진행되어온 개혁에 대해 합의된 논의의 모든 성과를 무력화시키는 위험이 도사린다. 2014년에 서아프리카에서 발발한 에볼라 발병은 세계보건의 재앙이었다, 이후 당시에 WHO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한 검토와 조사가 진행되었고, 이에 따라 WHO의 사전준비와 대처능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개혁안이 제출되었다. 당연히 WHO 집행부는 이러한 개혁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2018년에 콩고에서 에볼라가 재발되자, WHO는 매우 인상적으로 대처하였다. 유사하게 COVID-19에 대응하여 WHO가 신속하게 연구팀와 의료진을 파견하여 공공의료의 역량을 보여준 점에 대하여 국제사회는 높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가난한 국가들에게 팬데믹이 더욱 위협적이므로 이들에게는 신속한 대처능력은 더욱 중요하다 (실제로 아프리카 빈국에 대한 WHO지원은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다).

팬데믹 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없는 가운데, 미국 행정부가 재정지원을 동결하면서 WHO개혁을 요구하는 것은 팬데믹에 대응할 역량과 기능을 강화하려는 기구의 능력을 방해하는 꼴이다. 미국의 협박은 WHO회원국들이 미국의 개혁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재정과 지원을 보류하겠다는 것이다. 현재의 시점에서 이러한 제안은 논리적이지도 못하고 신뢰할 수도 없는 것이다.

이런 충동적인 개혁요구는 전략도 없고 자신이 무엇을 추구하는지도 모르는 것일 뿐만 아니라, 최악의 시점에서 치명적인 병원균과 대처해야 하는 WHO의 역량에 커다란 타격을 가하는 짓이다.이처럼 잘못된 시도는 WHO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망치는 일이다.

 

출처 :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2020-05-10.

David P Fidler

워싱턴 대학교 등에서 강의와 연구활동을 하고 있으며, cyber-security와 공공의료분야에 관련한 많은 저술과 기고를 남기고 있다

 

수, 2020/06/03- 02:37
0
0

편집자 주:

다른백년은 지난 3개월간 연재한 ‘코로나 이후 세계는?’을 마감하고 이번 주를 시작으로 3-4개월간 ‘미중 간의 갈등전개와 향후전망’ 라는 주제로 새로운 특별칼럼을 연재한다.

1990년 이래 단극적으로 세계질서를 주도해 왔던 미국의 G1위상이 급격히 추락하면서, 향후 당분간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G0의 혼란기로 접어들고 있다. 대체로 미국의 패권유지와 중국의 대국굴기가 갈등의 중심축을 이루면서, 유럽연합과 러시아 그리고 인도 등이 조정역할을 넘어 나름대로 지역과 현안에 대한 대안적 거점을 형성할지 여부가 향후 Gn의 세계질서의 내용을 결정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른벡년은 상기 주제에 대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시각과 분석을 아래과 같은 6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각각 2-3주 간격으로 교체하며, 매주 2건의 칼럼을 번역 소개하고자 한다.

1.     미중 갈등의 격화의 배경과 전개

2.     미국에 대한 대내외적 시각과 비판

3.     중국에 대한 대내외적 시각과 비판

4.     미중 간의 주도권 쟁탈과 전쟁 가능성

5.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과 중국의 반격

6.     향후 세계질서에 대한 전망

미중 갈등의 배경과 전개에 대한 첫 번째 소개의 글은 미국의 진보적 Think-Tank인 Brookings 연구소의 중국센타 책임자인 Dr. Cheng Li와 중국국제방송CGTN 간에 이루어진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를 기대한다.


중국과 미국은 전면적인 대결상황으로 향해가고 있는가? 정치와 안보상황이 더욱 악화일로에 있는 것일까? 경제적 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중국국제방송CGTN의 Reality Check 프로그램에서는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센타 책임자인 Dr. Cheng Li와 인터뷰를 가졌으며, 그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현재 3가지의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중 관계를 수십 년을 취재해온 사람으로서 본 프로그램 책임자인 필자는 양국의 관계가 지난 과거의 세월 중에 현재처럼 당황스러운 순간이 없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양국은 결국 세계적 재앙인 팬데믹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어쩔 수없이 서로 협력할 것인지, 아니면 미국대선이 있는 올해를 겪으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인지, 전문가의 견해를 듣기 전에 우선 몇 가지 사실들을 확인해 본다.

정치적 대립을 보도하는 뉴스가 난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측면에는 여전히 회복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통상무역을 예를 들어보면, 트럼프의 중국무역에 대한 전쟁선포와 북경의 보복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에도, 2018년 한해 양국 무역이 6340억 불에 이르면서 사상 최고액수를 보였다. 물론 관세인상이 적용되는 시차가 발생하면서 추후에 무역량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피크에 이른 액수와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다.

2019년에도 미국은 다른 국가들에 앞서 중국에게서 가장 많이 수입을 하였으며, 비록 느린 속도이긴 하지만 여전히 서비스의 교역량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양국 간의 투자에 있어서는 정부(正負)의 양 측면을 보인다. 조사기관에 의하면, 2019년 중국의 미국에 투자액이 50억불 규모로 이는 지난 십 수년간 제일 저조한 수준인데 주로 북경당국의 대외투자규제와 외국인 투자에 대한 미국의 정기적인 조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에 미국의 대중 투자액은 오히려 140억불로 늘어났는데, 이는 중국의 내수시장에 대한 미국기업들의 기대가 여전히 크고 자동차와 금융분야에 대한 외국인 소유규제가 완화된 것을 기회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 공급사슬(supply-chain)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팬데믹을 핑계로 미국당국은 미국적 기업들에게 국가안보차원에서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로 미국적 기업들은 이전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암참(AmCham, 미국해외기업협회)회장인 Greg Gilligan은 CGTN과 인터뷰에서, 자체조사에 의하면 1.0% 이하 기업들만 중국에서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압도적인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거래를 하고 부품을 생산하는 것이 가치있는 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실제로 정치적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 경제적 회복이 어려워 지면서 잔류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에도 COVID-19를 둘러싸고 정치적 비난과 책임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양국 간에 처음으로 현지에 체류 중인 기자들을 서로 추방하였으며, 북경당국은 워싱턴의 몇 가지 법안들이 중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미국과 대만 간의 외교를 지원하는 ‘대만법 Taiwan Act’과 미국의 고위직 정부인사가 대만을 방문하는 것을 허용하는 ‘대만여행법 Taiwan Travel Act’ 그리고 홍콩과 신장에 관한 입법행위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 더하여, 최근들어 대만해협에 미해군 함정들이 한달 간격으로 출몰하고 있는데, 오바마 시절에는 일년에 한번 정도로 훈련을 실시했다.

미중 국민들이 양국관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희망하는지 중요하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민의 66%가 중국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잇는데 이는 2005년 이래 가장 높은 것이다. 반면에 여론조사 결과를 나이별로 재분류하면, 젊은 미국인들에게는 중국에 대한 호감이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온다.

중국인들 사이에도 반미정서가 높아지고 있지만, 2018년에서 2019년 간에 미국으로 넘어간 중국학생수가 늘어났으며, 이는 비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나타난 결과이다. 높은 교육수준으로 인해 미국으로 유학온 외국인 학생의 비중에서 중국이 가장 높다.

상기에 언급한 것처럼 주제들이 다양하고 때로는 충돌하는 격동적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은 어디로 향해 가는가’라는 커다란 질문에 대해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센타 책임자를 맡고 있는 Dr. Cheng LI의 견해를 들어본다.

사회자 Wang Guan: 당신은 지난 수십 년간 미중 관계를 다루어 왔습니다.  현재의 상태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Cheng Li 박사: 우선 3가지의 악순환 고리 또는 영역이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3 가지의 악순환 고리가 서로 반응하여 긴장을 고조시키고, 각자의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3가지 악순환은 모두 “D”로 시작되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데, 첫 째는 미국을 황폐화시키는(Devastating)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입니다. 두 번째는 대선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양당간의 극심한(Dire) 정쟁입니다. 마지막은 미중 관계가 위험스러운(Dangerous)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수교관계를 맺은 지난 1979년 이래, 40년의 기간에서 전례가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사회자: 미중 관계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단기적 관점과 장기적 관점으로 나누어 예측해 주시길 바랍니다.

Cheng Li: 단기적으로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선기간에는 의례적으로 긴장과 비난의 수위가 높아집니다. 미국 내 여론도 중국을 비난하면서, 중국에 대한 호감이 지난 수십 년 동안 가장 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구나 미국 경제에 미치는 코로나의 부정적 영향은 오래 지속될 것입니다.

비록 도날드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한다 해도, 첨단기술에 대한 긴장, 국제지정학적 지형의 변화, 중국의 공격적인 국제외교정책에 대한 미국인들의 부정적 시각과 우려 등이 지속될 것입니다.

민주당이 대선에서 이긴다 해도, 공화당은 반중정책을 지속해 밀고 나갈 것이고 관행의 동력을 바꾸는 것이 어려워 않습니다. 이것이 단기적인 전망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사람들의 사고체계mindset는 달라집니다. 당장 코로나바이러스를 어떻게 정의하던지, 이는 당연히 우리의 평생을 통해 일어난 거대한 역사적 사건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인도주의적 위기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견해가 변해갈 것입니다. 비로소 양국 모두 진정한 상대(敵)은 중국도 아니고 미국도 아니라 공동의 적은 바로 바이러스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자연스레 국제적인 공공선public good의 주제가 기후위기, 국제 간에 이동하는 이주민 문제가 던지는 도전, 마약거래와 사이버 안전, 에너지 보존과 비핵화, 그리고 현재 겪고 있는 공공보건에 대한 협력으로 집중될 것입니다. 이런 주제들이 서로 간에 협력을 증진하도록 긍정적인 압력을 가할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중장기적으로 낙관적입니다.

사회자: 현재 미중 간의 안보상황은 어떻게 판단하시는지요? 가장 위험한 요소가 무엇인지요?

Cheng Li: 가장 위험한 요소는 명백하게 대만입니다. 왜냐하면 최근 미연방의회에서 결의한 ‘대만입법 2019’는 대만을 별개의 국가로 인지하는 수준에 접근했습니다 이는 중국의 수용할 수 있는 방어선bottom-line에 대한 도전입니다.

다른 한편, 미국인들 관점에서는 남중국해와 때때로 동중국해에서 실시하는 중국의 군사훈련 그리고 사이버 안전등에 대해 매우 비판적입니다. 모두가 매우 위험한 분쟁적인 주제이죠, 다만 이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전쟁의 확률은 단지 5% -10% 수준입니다.

인터뷰는 여기서 끝났다. 추가로 첨언하면, Dr.Cheng Li를 포함한 70명의 저명한 학자들이 미중 양국의 지도자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면서 ‘COVID-19 퇴치를 위한 *정치기금을 조성하도록’ 촉구하였다. 이 서신을 통해 이들은 ‘지도력을 형성하려면 수 년이 소요되어야 하지만, 지도력의 붕괴는 단지 순식간에 벌어진다’고 경고했다.

*코로나백신 개발기금에 중국을 포함하여 G20 주요 국가들이 참여했으나,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출처: CGTN 2020-05-24일자 보도내용..

Wang Guan

중국국제방송CGTN의 Reality Check 편성책임자

목, 2020/06/18- 22:19
0
0

편집자 주:

베트남 북부와 가까이 위치한 하이난 섬의 총면적은 33만 평방킬로미터로 경상남북도를 합한 면적보다 조금 작고 제주도의 18배에 달하는 광활한 지역이다. 인구는 8-9 백만명으로 상대적으로 조밀하며, GDP는 일인당 2019년 기준 약 9천불 수준이다.


하이난 성의 수도인 하이코우 시의 모습

지난 주에 중국정부는 하이난(海南)성을 자유무역항(FTP) 지대로 만드는 종합계획안을 공개하면서 기존의 아열대 관광지역을 두바이와 싱가포르와 어깨를 겨누는 국제적 중심지로 개발하려는 60여 조치를 제시하였다.

특별정책들을 포함한 패키지는 3단계로 나뉘어, 2025년까지 무역과 투자의 자유항으로 개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2035년까지는 이를 완숙한 단계로 이끌며, 2050년에는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거점으로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향후 15년의 개발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하여 이미 해당 지방정부의 관리책임자들을 두바이와 싱가포르에 파견하였고 이들을 성공시킨 자유무역의 규정들을 연구하도록 독려하였다.

하이난 지역을 중국의 새로운 자유무역과 물류의 중심으로 개발한다는 정책으로 의료, 바이오텍, 교육, 오락 그리고 금융서비스의 혁신 등 분야에 외국투자자들의 문호를 즉각적으로 개방하는 조치를 가져올 것이다.

하이난 지역은 등소평 시절부터 중국지도부에 의해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고려되어 왔으며, 이미 1988년에 중국의 가장 작고 가장 남부에 위한 성省급 지역으로 선정되었고, 2018년 4월에 시진핑 주석은 이 섬지역을 중국의 최대자유무역지대(FTZ)으로 선언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에 발표된 FTP종합계획은 2018년의 FTZ의 구상보다 훨씬 규모가 크며 거대한 청사진의 포부를 담고 있으며, 수출입에 대한 관세의 면제를 넘어서 투자와 자본의 흐름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한다.

국제적 금융활동에 있어서, 세금은 투자와 자본의 흐름에 중추적 역할을 하며 지역을 소비와 인재, 투자와 사업에 매력적인 지역을 전환시키는 축으로 기능한다.

두바이와 싱가포르가 수십 년에 걸쳐 부유하고 번영한 지역으로 발전한 것에는 사업과 개인에게 적용되는 일반적인 소득세가 낮은 배경이 있으며, 이러한 배경의 연구를 통해 하이난 지역에 주거하기에 편하고 사업을 번창시키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능력있는 인재들의 개인소득세과 기업들의 법인세를 최대 15%로 제한하도록 결정한 것은 하이난을 국제적인 조세피난처에 견주는 지역으로 보장하려는 노력이다.

하이난의 전략적인 입지는, 한편에서는 광동성과 인접해 있고 남쪽으로는 홍콩과 나란히 위치하여 중국의 접경지역을 확장하고 본토와 Greater Bay(광동-홍콩-마카오) 지역을 동남아 국가들과 연계하면서, 남반부의 여러 나라들과 무역 등 다양한 협력을 도모하는 관문關門으로 자연스러운 역할을 맡게 한다.

아열대적인 기후는 싱가포르를 대체하며 국제적인 정치 및 경제 이벤트를 개최하는 지역으로 매력을 가지게 할 것이다. 이미 지난 세월 유명 관광지로서 해변가 주변에 리조트와 5 성급의 호텔 등 인프라가 잘 조성되어 있다.

이런 의미에서, Dalian(대련)이 ‘여름의 다보스’로 불리듯이, 중국은 하이난 개발을 통하여 또 하나의 국제적인 지역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며, 주요한 국제행사를 유치하는 것과 더불어 국제관광 도시로서 소비진작과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이미지와 영향력을 강화하는 게기를 마련하게 된다.

중국당국의 하이난 개발결정은 Greater Bay(광동-홍콩-마카오) 지역과 연계하여 국가의 경제를 더욱 확장시키는 현명한 방향의 움직임이다. 국가를 국제사회에 더욱 개방하려는 견지에 비추어, 하이난 지역을 경제와 정치가 하나로 융합되는 왕관의 보석으로 선정 개발하면, 이 지역을 외국투자가 자연히 이루어지는 국제적 센터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출처: CGTN, 2020-06-06.

Matteo Giovannini

이탈리아 경제개발부의 중국담당 주요 맴버이자 중국상업은행의 재정분야 전문상담가


보충자료 –

중앙정부의 지원과 다양한 정책을 구비한 개발제도의 도움으로 하이난 성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우선 무엇보다도 제조업, 수송차량, 원자재, 소비재 등 분야에 대한 수출입 무역에 관세를 면제받게 된다. 이로서 자유무역이 상당한 수준으로 촉진될 전망이다.

다른 한편으로, 하이난 지역은 국제적인 관광과 하이테크를 위한 단지조성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중앙정부의 정보분야 위원회(council info office)는 세계경제의 미래전망은 하이테크 개발에 맞추어 있다는 판단과 하이난 지역이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지역이 아니었다는 현실을 감안하여, 향후 개발은 관광과 서비스 산업, 그리고 하이텍 분야를 유치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분야에 우호적인 정책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예를 들어 상기에 언급한 산업분야의 기업들은 본토의 기업들에게 적용하는 법인세 중에 가장 낮은 15%의 세금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 중국본토의 소비자들에게 적용되어온 면세금액 3만 위엔의 혜택을 10만 위엔까지 확대할 것이다. 많은 중국인들이 면세가 적용되어 국제적인 소비재가 저렴한 홍콩을 관광하며 소비를 맘껏 즐겨왔듯이, 이제 하이난 섬도 같은 매력을 갖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계획에 의하면 재능있는 국제적인 인재들에게도 혜택을 부여한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개인들은 본토의 개인소득세 한도인 45%보다 30%를 낮춘 최대 15%의 한도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이는 홍콩보다도 2%가 더 낮은 수준이다. 이로써 자유무역지대는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뿐만 아니라, 재능과 기술과 경험을 갖춘 인재들을 불러모을 것이다.

하이난 자유항을 개발하면서 세계무역과 금융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싱가포르와 홍콩의 성공을 따라 배울 것이지만, 하이난은 자신의 독특한 입지와 구상을 통하여 두 도시들의 정책을 단순히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만의 모습을 만들어 갈 것이다.

싱가포르와 홍콩이 성공한 배경은 단순히 지정학적 이점과 무관세정책 또는 매력적인 세금혜택뿐만 아니라, 중국 본토가 흉내낼 수 없는 역사적이고 제도적인 근거가 있다.  예를 들어 홍콩은 중국본토와 세계를 연결하는 핵심적인 역할이라는 장점을 통하여 놀라운 경제적 성장을 이루어 냈다.

따라서 하이난의 자유무역항 개발의 과정을 통하여 책임을 지고 있는 성省당국은 자신들의 입지와 중국의 사회경제적 현실과 조화를 이루어 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개발계획서에서 하이난 자유무역항은 중국적 특색을 지녀야 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하이난이 앞선 두 도시보다 성공하기가 어렵다는 뜻은 아니며, 성공여부를 가르는 핵심은 사업하기에 매력적인 환경을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이곳에서 사업하는 것이 매력적이고 편해야만 한다. 하이난이 이것을 제공할 수만 있다면 미래는 보장된 것이다.

일, 2020/06/21- 21:56
0
0

미국과 소비에트 연방이 진행했던 ‘냉전-1.0’은 45년 간의 거대한 이념적 경제적 기술적 전쟁이 이었고, 세계를 핵전쟁의 위험(Armageddon)으로 몰아가며 지구상의 모든 국가뿐만 아니라 달나라까지 영향을 미쳤다.

현재 진행중인 미국과 중간의 ‘냉전-2.0’은 기존의 냉전과는 매우 다른 양상의 경쟁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위험성과 영향력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미국에게 있어서 중국은 인구의 규모 면에 있어서도 기술적 야심이라는 측면에서 과거의 상대보다 훨씬 힘든 적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싸움은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것이 분명하다. 미국과 소련은 지구를 양분하여 분리된 형태로 각자의 영역에서 존재하였지만,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서로 엉켜 의존하고 있다. 2018년 현재 중국은 미국이 최대 무역대상국이었으며, 중국의 바이트댄스(ByteDance)사가 비디오 네트워크의 지분을 공유하고 있는 TikTok은 비게임 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앱(app) 프로그램이고, 2019년 현재 미국의 대학에 369,548 명의 중국학생이 등록한 가운데 시진핑 주석의 따님이 2014년에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미국과 중국의 강대국 경쟁은 기존과는 달리 전혀 새롭고 결정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다. 과거의 ‘냉전-1.0’이 재래식 군사력과 핵위협이라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면, 현재의 ‘냉전-2.0’은 민간사회를 통한 소프트웨어와 기술의 혁신경쟁이라는 측면이 훨씬 강하다. 인터넷은 단순히 통신수단이 아니라 통제의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세계적 규모에서 사물인터넷(IOT)를 운용하면 수십 억의 장치를 연결하면서 지정학적 전략의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바로 이 분야에서 중국이 자신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서방의 주요 국가들이 5G 네트워크에 화웨이 장비를 적용하는 여부가 일종의 시금석이 된다. 흔히 미국과 중국의 대결적 상황은 성격이 전혀 다르며 어울리지 않는 두 국가의 지도자들 즉 트럼프와 시주석의 개인적 정치성향 때문이며 두 사람이 서로를 인정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해석하기 쉽다.

그러나 미국 내 중국분야 최고의 권위자중 한 사람인 Orville Schell은 보다 분석적이고 위협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그에 의하면, 공화와 민주 양당이 8번을 교대로 집권해온 지난 50년 간 지속되었던, 중국에 대한 미국의 포용정책은 이제 끝장이 났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냉전이라는 높은 산의 정상에 오른 것(종결)이 아니라 겨우 중턱 어디쯤에 머물고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미국의 포용정책은 아래의 두 가지 전제에 기반하고 있었으나 모두 실패하였다고 결론짓는다. 한가지는 중국이 번영을 지속하고 개방화를 진행하면 점차로 민주적 사회로 전화할 것이라고 워싱턴은 확신하고 있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인터넷의 도입이 자유를 확산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8년 전직 대통령인 빌 클린턴은 중국이 인터넷을 차단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마치 ‘벽에다 껌을 부치는 격’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판연히 다르다. 중국은 공산당이 내부의 통제력을 전혀 늦추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거대한 경제강국으로 부상하였으며, 국제적 인터넷에 대한 중국내의 방어벽(firewall)을 강화시키는 한편, 다른 국가들의 사이버 공간에 혼란을 야기시킬 능력을 지니게 되었다. 지난 주에만 중국과 연계된 선전 캠페인으로 추정되는 23,750개의 내용물을 트워터에서 추려냈다.

“우리는 총격전을 벌릴 필요는 없지만 이에 필적하는 위험한 경쟁의 전쟁에 빠져 있다”고 미국의 전역장성은 경고를 보낸다. 위싱턴의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 책임자인 Robert Atkinson은 중국이 이미 일부의 선도산업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하였고 동시에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하여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중국은 기술분야에서 강력하게 그리고 손쉽게 미국을 압도할 것이다”. 그는 미국이 긴급하고 강력하게 자국의 산업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자유시장과 사적재산권 그리고 기업가의 정신이면 성공을 보장한다’는 기존의 흔해빠진 신념은 비역사(비현실)적이며 무책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Actkinson은, 냉전이 절정이었던 1963년 당시, 미국 연방정부는 나머지 전세계의 정부 및 민간 분야의 모든 투자액보다 많은 예산을 R&D 분야에 투입한 사실을 상기시킨다.

“현재는 1955년에 이루어진 GDP 비중보다도 적은 예산이 미국의 R&D에 할당되고 있다. 역설적인 것은 중국의 지도부들이 미국의 정치지도자들보다 과거 냉전에서 미국이 승리한 미국의 역사를 더 잘 숙지하고 있으며, 기술적 혁신이 국가안보의 핵심이라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출처 : 파이낸스 타임즈 on 2020-06-16.

John Thornhill

FT 혁신분야 편집책임자

금, 2020/07/31- 18:27
0
0

이란핵합의 JCPOA의 서명이 이루어진 이후 5년이 지난 지금, 미국이 제재를 다시 강화하고 이에 대응하여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재개하면서, 합의의 실행여부가 위험에 처해 졌다. 이제 수십 년간의 모든 외교적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기 전에 관련된 모든 당사국들은 낭떠러지에서 발길을 되돌려야만 한다.

브뤼셀(EU본부) – 5년 전인 7월 중순에 비엔나에서 E3/EU+3 (프랑스 독일 영국 + 중국 러시아 미국과 더불어 EU외교안보 책임대표)가 ‘이란핵합의-JCPOA’(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에 이란과 함께 서명을 하였다. 이제 5주년을 맞이하여,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냉정하고 정확히 인지하여야 한다: 이런 합의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란은 이미 핵무장을 하였을 것이며, 중동핵전쟁이라는 국제적 불안의 화약고를 앉고 있었을 것이다.

현재 ‘이란핵합의’는 여러 측면에서 커다란 위기에 처해 있으나, 이를 해결하는 것이 두 가지 이유에서 필요한 수준을 넘어서 매우 긴급한 상황이다.

첫째 이유는 합의가 국제사회와 이란이 12년 이상 노력을 들여가며 쌍방 간의 이견을 해소하여 만들어낸 내용이라는 점이다. 만약 이번 합의가 무산된다면, 이를 대체할 다른 대안과 효과적인 조치가 있을 수 없다.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2003년에 제시된 합의의 밑그림에 프랑스 독일 영국의 외부장관들과 더불어 EU 외교안보 책임자였던 Javier Solana가 결합하면서 협상테이블이 비로소 마련되었고, 책임자들이 여러 번 바뀌면서도 외교적 해법이라는 문을 항상 열어놓고 진행되어 왔다. 진행되는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마침내 JCPOA라는 형식으로 타결되었다.

이런 협상의 타결은 외교적인 노력의 일관성 없이는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동시에 진행과정에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 그리고 당사자인 이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었다. 따라서 타결된 내용 역시 탄탄한 구속력을 담고 있었다. 100페이지가 넘는 본문의 내용과 부속서류를 통해서 합의의 대가를 매우 상세하게 기술하였고, 이란은 핵과 관련된 경제 및 금융의 제재에서 벗어나는 반대급부로 핵개발 프로그램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준수해야만 하였다.

‘이란핵합의’는 이를 온전히 보장하기 위한 유엔안보리의 결의2213호를 통하여 국제법으로서 인정되었다. 더구나 유럽연합의 외교적 성과로서 ‘규칙에 근거한 국제적 질서’가 다자간의 합의를 통하여 유효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매우 중요한 사례가 되었다. 이를 이끌어낸 과정에는 오랜 시간이 걸려고 많은 노력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합의에 이르는 유일한 기회이었다.

두 번째 이유는 ‘이란핵합의’는 단순히 ‘보여주기’식의 성공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약속과 더불어 이행의 효과를 확실하게 담고 있었다 전례없는 엄격한 실사를 통하여 국제원자력기구는 2016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15차례에 걸친 조사보고서를 통하여 이란이 협상의 모든 의무사항을 이행하고 있었음을 확인해 주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합의의 내용에 따라 관련 제재가 중단되었고 이란은 국제적 고립을 면하면서 열린 세계와 정상적인 경제와 통상관계를 회복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2018년 5월 소위 ‘최대의 압박’전략을 추구한다는 명분으로 ‘이란핵합의’에서 탈퇴하고 제재를 다시 강화하였다.

미국의 재개한 제재가 이란의 경제와 국민들 생활에 심각하게 부정적 영향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 당국은 이후에도 14개월 동안 합의내용을 준수하여 왔다. 그러나 이제부터 우라늄농축을 다시 시작하면서 핵개발의 노하우를 축적하려 한다. ‘이란핵합의’가 무효의 위기에 직면하면서, 지난 과거의 우려(중동의 핵전쟁)가 다시 표면화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프랑스 독일 그리고 영국은 이란의 재개된 농축활동에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합의의 준수를 촉구하여 왔다. 이란은 이에 대하여 제재의 해지를 통해 예상했던 경제적 혜택이 이루어 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 항의와 우려를 표시하였다.

‘이란핵합의’의 현직 중재자로서 필자는 미국을 제한 모든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5년 전에 이룬 성과의 내용을 견지하고 합의가 유효하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이란핵 프로그램은 여전히 철저한 감시하에 있으며, 이의 평화적인 성격이 지속적으로 입증되고 있음을 재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체계 덕분에 농축화를 재개한 현재의 환경에서도 현재까지 이란 핵 프로그램의 진행 내용에 대하여 자세히 알고 있다. 만약 합의가 무산되어 이러한 감시를 계속할 수 없게 된다면, 우리는 수십 년 전의 위기상항으로 되돌아 가게 될 것이다.

필자는 ‘이란핵합의’가 핵확산금지라는 국제적 구도에 매우 핵심적인 사안이라는 점을 확신하고 있으며, 따라서 관련된 모든 국가들이 ‘이란핵합의’를 유지하기 위한 가능한 역할을 진행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자 한다.

이란의 경우, 핵규정 의무를 온전히 준수하도록 제자리로 돌아와야 하며, 동시에 합의에서 제시된 경제적 혜택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존재한다. 미국의 불법적인 제재에 대항하여, 이미 기업활동을 보호하는 조치를 이미 취하였지만 유럽국가들은 이란이 기대하는 합법적인 무역거래를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높여가야 한다.

유럽은 관계당사국 모두가 참여하는 가운데 이란과 벌어진 틈을 다시 좁히는 노력을 강화할 것이다. 필자는 ‘이란핵합의’가 준수되고 온전히 이행된다면, 이는 중동의 지역안보와 더불어 이해가 달린 관련국가들을 위하여 단단한 디딤돌 역할을 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한다.

유럽국가 모두는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황은 무르익고 있으며 우리는 합의를 단단하게 지켜나가야 한다. 물론 ‘이란핵합의’를 지키는 첫걸음은 관련당사 국가들 모두가 전적으로 합의된 의무를 완벽하게 이행하는 것이다.

 

출처 : Syndicate Project 2020 on 2020-07-14.

Josep Borrell

유럽집행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외교안보 최고 책임자

화, 2020/08/04- 19:47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