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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노동자의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무엇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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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노동자의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무엇이 필요한가?

익명 (미확인) | 금, 2019/04/05- 11:00
<div class="xe_content"><h1 dir="ltr">노동자의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무엇이 필요한가?</h1> <p> </p> <h3 dir="ltr" style="text-align:right;">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h3> <p> </p> <h2 dir="ltr">매년 2,365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죽는 나라, 한국</h2> <p dir="ltr">세계 경제규모 11위, 국민소득 3만 달러 그러나, 한국의 산재사망 만인율(만 명당 산재사망 비율)은 OECD 국가 중 1위다. 일본, 독일의 4배, 영국의 14배에 달한다. 산재사망은 교통사고에 대비해도 1.3배 높은 수준이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는 1,543,797명이다. 이중 산재사망 노동자는 40,217명이다. 지난 17년 동안 매년 2,365명의 노동자가 일하다가 사고로, 직업병으로 죽어나간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산재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은 284조 7,479억 원에 이른다. 이는 2019년 정부 총예산 470조 원의 60% 수준이다. 매년 2,365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직업병으로, 과로로 죽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 끔찍한 통계도 현실을 다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다. 화물운송, 택배, 퀵서비스 노동자는 훨씬 더 위험하지만 통계도 없다. 250만 명에 달하는 특수고용 노동자 이야기다. ILO 가입국 110개 국가 중 3분의 2가 도입했던 출퇴근 재해도 2018년에야 도입되어, 정부 통계에서는 빠져 있었다. 게다가 의사, 간호사, 그리고 공무원 연금이나 교사가 대상인 사학연금 적용 노동자도 통계에는 빠져 있다. 그런데 노동부는 착시효과만 노리고 있다. 통상 3월말이나 4월에 발표하는 수치로는 매년 1,900명 정도로 발표된다. 이는 2012년 통계기준을 바꾼 결과로, 그나마도 발표 자료에는 예방통계라고 작게 쓰여 있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1> 노동부 산재 통계 자료 취합(노동부, 근로복지공단 통계 인용 분석)" src="https://lh5.googleusercontent.com/duXjTko5iIMzkN7eR2aJ5KnWbFC1TvUf7V6y_…; /></p> <p> </p> <h2 dir="ltr">1988년 15살 문송면과 2018년 김용균</h2> <p dir="ltr">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88년 15살이던 문송면은 야간에 고등학교에 다닐 수 있다는 희망으로 서울로 올라와 공장에 다니다 몇 개월 만에 수은 중독으로 사망했다. 그해는 한 사업장에서 이황화탄소 중독으로 915명이 직업병 판정을 받고, 그로부터 30년 동안 231명이 직업병으로 사망한 원진레이온 노동자의 7년 투쟁이 시작된 해였다. 그럼에도 2015년에는 광주 남영전구에서 20명의 수은 중독이 발생했다. 4단계 하청으로 진행된 작업에서 말단에 있던 건설일용 노동자, 운반을 하던 덤프 운전 특수고용 노동자가 중독되었다. 2016년에는 삼성, LG의 3차 하청에서 불법 파견고용으로 일하던 20대, 30대 청년 노동자 7명이 메탄올 중독으로 실명에 이르렀다. 30년 전의 역사는 하청, 특수고용, 파견 노동자에게 이어지고 있다.</p> <p> </p> <p dir="ltr">지난 30년 동안 산재는 줄어들지 않았다. 2018년 개최된 ‘산재피해자 증언대회 및 노동안전보건과제 대 토론회’에서 백도명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일반인구(15~64세) 중 산재사망이 차지하는 비율은 거의 동일하다. 오히려 일반인구 사망률이 산재사망률보다 2000년대 초반까지 훨씬 더 빠르게 감소했다. 즉, 그나마 줄어드는 것 같이 보이는 산재사망의 감소조차 일반인구 중 사고사망의 감소가 반영된 결과로 기업이나 정부의 예방사업이나 감독으로 감소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p> <p> </p> <p dir="ltr">한국의 고용구조가 파편화되면서 산재사망이 하청 노동자, 파견 노동자에게 집중되고 있다. 2011년 인천공항철도에서 심야 선로보수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 5명이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열차가 운행된다는 정보가 전달되지 않아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죽음이었다.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하청 노동자의 죽음은 끊이지 않았다. 당진 현대제철소의 아르곤 중독 사망사고, 조선하청 노동자 산재사망, 삼성전자 에어컨 설치 수리기사 노동자 추락사망, 메탄올 중독 청년 노동자 7명 실명, 광주 남영전구 다단계 하청 노동자 20명 수은중독이 발생했다. 2016년에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19살 김군과 2018년 태안화력 김용균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하청, 파견 노동자의 사망, 중독, 실명이 줄줄이 드러났다. 한국 사고성 산재사망의 절반에 달하는 600명 내외의 노동자가 매년 사망하는 건설현장은 산재사망의 90%가 하청 노동자로 조사되고 있다.</p> <p> </p> <p dir="ltr">그러나 현행의 산업안전보건법은 고용구조와 산업구조를 반영하지 못해 원청은 책임도 보상도 처벌도 빠져나갔다. 이러한 현실이 지난 10년 동안 태안화력의 9명의 노동자 죽음으로 이어졌고, 결국 2018년 12월에는 24살 김용균 하청 비정규 노동자의 죽음까지 이른 것이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그림 1-1> 연도별 일반인구 사고사망 중에서 산재사망이 차지하는 비율" src="https://lh4.googleusercontent.com/wYs32oBHNtfsilCAM3l9it5NtPgZHKDd4_U78…; /></p> <p> </p> <h2 dir="ltr">28년 만의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h2> <p dir="ltr">그동안 민주노총은 고용구조와 산업구조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의 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그 핵심 중의 하나는 위험의 외주화 금지, 하청 산재사망에 대한 원청 책임 및 처벌 강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이었다. 다른 하나는 산업구조의 변화를 반영하여 서비스, 사무직 노동자에 대한 안전보건강화로 감정노동, 정신건강의 문제였다. 이러한 내용을 지난 대선에서 공약화 투쟁을 전개했고, 그 결과 공약반영, 정부정책 발표가 있었다, 2018년 감정노동보호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되었고, 28년만의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안이 입법 예고되었다. 민주노총 차원의 국회농성, 집중집회 등이 있었으나 정치공방에 가로막혀 있다가,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으로 촉발된 유족과 전국적인 투쟁으로 국회심의 8일만에 통과되고, 2020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경총, 건설협회 등 사업주 단체와 산자부, 법무부 등의 반대로 핵심 조항들이 깎이고 깎여, 국회로 이송되었다. 그러나 정치공방으로 국회는 휴업상태였고,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야당은 법이 통과되면 나라가 망한다며 막아 나섰다. 故김용균 유족의 완강한 투쟁과 전국적으로 진행된 추모와 분노의 투쟁이 전개되어 심의 8일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2020년 1월부터 시행되었다. 전면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은 주요 내용만 9개 분야에 30여 개 항목이고, 개정 신설된 조항이 60여 개가 넘는다. 하나하나의 조항이 지난 수십 년간의 억울한 노동자의 죽음과 투쟁이 어리어있다. 커다란 방향 전환이 되었다는 의미는 충분하지만, 사업주 단체와 보수야당의 반발로 핵심적인 조항이 삭제되거나, 수정되어 그 법의 실효성은 상당부분 후퇴했다.</p> <p> </p> <h3 dir="ltr">첫째, 위험의 외주화 금지</h3> <p dir="ltr">“위험의 외주화”가 사회 의제화 되었으나, 실질적 법률 대안의 진척은 거의 없었다, 생명안전업무의 직접 고용에 관한 특별법 발의가 있었으나, 상징적이었을 뿐이다. 특히 도급의 금지는 “외국의 입법례가 없다, 과잉입법이다, 유해위험 업무의 기준을 정할 수가 없다” 등으로 가장 강력한 반대가 있었다. 개정안은 “도급 금지”를 도입한 것 자체는 커다란 정책방향 선회를 했지만, 그 대상 업무가 도금, 수은 등 화학물질 중심으로 실질 대상은 22개</p> <p dir="ltr">사업장 1,000여 명에 불과해서 극단적으로 협소하다. 위험의 외주화 금지의 사회적 공분을 만들어 낸 구의역 김군도 태안화력 김용균 노동자도 조선 하청 등 수 많은 사고성 재해가 법 적용대상이 아니다. 시행령 위임도 없어 추가 확대하려면 계속 법 개정을 통해야 한다. 또한 가장 큰 문제는 도급 금지의 적용제외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이다. 일시 간헐적 작업이나, 전문적 기술이 필요하고, 사업운영에 필수 불가결한 경우는 도급 금지 대상이라도 도급이 가능하도록 되었다. 일시 간헐에 대한 기준도 없고, 기술적 이유라는 미명하에 도급 금지를 무력화 할 수 있는 조항이 추가된 것이다. 더욱이 하도급을 하려면 노동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도급 승인이 국회심의 과정에서 후퇴되어 중독성 등 화학물질 대상 작업으로 협소하게</p> <p dir="ltr">예시되었다. 도급 금지에서도 적용되지 못한 구의역 참사, 태안화력 참사 등이 도급 승인에서도 적용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도급 금지 대상을 확대하는 추가 입법 투쟁이 필요하고, 도급 금지의 적용제외 조건, 도급 승인 대상은 하위법령 개정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 사안으로 본격적인 투쟁이 시급히 필요한 사항이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2> 2019년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 주요내용" src="https://lh6.googleusercontent.com/Wj9viUi_bZevF3Jh1rfe2FAF6WpNU6nW1oT64…; /></p> <p> </p> <h3 dir="ltr">둘째, 원청 책임의 확대</h3> <p dir="ltr">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는 그 태생이 건설, 조선, 제조업의 하청 산재에 대한 보호조치로 계속 추가 확대되어 왔다. 그러나 서비스업 등 여타 산업의 다양한 하청산재 문제를 포괄하지 못했고, 임대 위탁 등 다양한 계약형식으로 책임에서 빠져나가는 원청 문제가 지속되어 왔다. 병원, 지하철의 청소 노동자, 삼성전자 서비스 등 다양한 하청 산재 문제가 도급의 정의, 일부 도급, 형식상 임대 위탁인 경우 등을 빌미로 법령에 있는 원청의 의무는 실제 감독, 처벌 과정에서 번번이 누락되었다. 개정안은 도급의 정의를 확대하고, ‘관계 수급인’ 정의를 도입하여 다단계 하청까지도 원도급인 원청의 책임을 명확히 했다. 건설, 조선업종 등의 다단계 하청에 대한 원청 책임을 명확히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종전에는 22개 위험장소로 원청 책임이 한정되던 것을 원청 사업장은 전면 적용, 원청이 지배관리 가능한 지정, 제공 장소도 원청의 책임을 포괄하도록 했다. 태안화력의 경우, 22개 위험장소가 아니라는 이유로 원청인 서부발전이 직접 안전보건 조치 대상이 아니었고, 이는 위반 시나 사망 발생 시 원청인 서부발전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근거였다. 법 통과로 개정안이 시행되면 동일 사업장에서는 생산 공정의 하나이던, 식당, 경비 등 서비스 분야이던 원청이 하청과 공동사용자로서 안전보건 조치의 책임을 지게 된다. 또한 동일 사업장이 아니라 사외작업장인 경우에도 원청이 지정, 제공하는 장소인 경우 원청에 책임을 부여하게 되고, 세부 대상과 내용은 하위법령에서 정하게 된다. 원청의 책임도 종전의 사업주간 협의체 구성, 원ㆍ하청 합동점검 등 외에도 안전교육의 확인의무를 추가하고, 작업환경 측정, 위험성 평가 조항에서 하청 노동자 공정까지 포괄하도록 하고, 노동자 대표가 원청의 하청 산재예방 조치를 요구하면 사업주가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과제로는 도급인이 지정, 제공하는 장소에 대한 하위법령에 대한 개입과 더불어, 원청 책임강화를 위한 실질적 제도개선이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현행 원청의 안전보건관리 체제로는 사업장 이행이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의 선임 인원 규모, 겸직허용, 위탁대행 허용 등과 같은 기업규제완화 특별법이 폐기되어야 한다. 현행과 같이 수천 명, 수만 명이 일을 하는 현장에서도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는 2명만 채용하면 법적 기준을 지키는 게 되고, 선임하지 않아도 과태료 300만 원만 내면 되고, 선임은 되어 있어도, 자격증만 가지고 겸직을 허용하는 구조로는 법의 실질 이행 담보는 불가능하다.</p> <p> </p> <h3 dir="ltr">셋째, 하한형 도입 삭제로 처벌강화 실질화 무산</h3> <p dir="ltr">개정안은 가중처벌 조항을 도입해서 5년 이내에 동일 범죄를 저지른 경우 1.5배 이내로 가중처벌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하청 산재사망에 대한 원청 처벌을 도입하고, 원청의 산안법 위반 처벌을 1년에서 3년 이하 징역형으로 강화하고, 법인 벌금을 분리하여 1억 원에서 10억 원 이하가 되었다. 게다가 기업의 대표이사가 이사회에 산재예방계획을 보고하고 집행하게 하여 산재사망에 대한 기업의 최고책임자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근거 조항을 제출했다. (물론, 이 또한 재판을 통한 실질 처벌이행은 지난한 과정이겠지만) 아울러 경총과 사업주 단체에게 가장 민감한 제도인 수강명령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산재사망에 대한 1년 이상의 하한형 도입과 건설업 불법 하도급으로 인한 산재사망 시 원청에게 3년 이상 하한형 처벌은 경총과 건설협회, 보수 전문가들의 공세에 밀려 국회 이송 전에 삭제되었다. 사업장의 1%도 감독을 못하는 현재의 정부 감독 체제에서 법 개정이 되어도 밥 먹듯이 법을 위반하는 사업주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없다면, 개정법은 현장에서 또 다시 무용지물로 전락하게 된다. 현행법이 이미 7년 이하의 징역으로 되어 있음에도 400만 원 내외의 벌금이나 집행유예, 무혐의가 남발되어 왔던 것이 현실이기에, 개정 법안의 처벌 조항 수준으로 사업주가 법을 지키고 산재예방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산재사망에 대한 솜방망이 기업처벌에 대해 그동안 민주노총은 세 가지 문제를 제기해왔다. ① 산재사망에 대해 평균 500만 원 이내의 솜방망이 벌금과 형사 처벌 사례가 전무한 점, ② 하청 산재사망에 대한 원청 처벌이 안 되고 있는 점, ③ 기업 최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안 되는 점이다. 민주노총은 근본적 해결을 위해 입법발의 되었으나 심의조차 하지 않고 있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싸워 나갈 것이다.</p> <p> </p> <h3 dir="ltr">넷째, 일하는 사람으로의 보호대상 확대</h3> <p dir="ltr">개정안은 산업안전보건법 전문 목적에 “노무 제공자”를 명시했다. 실제 내용에서는 사업주 정의에 특수고용, 배달노동 등의 중개사업주, 프랜차이즈 본부만 구체적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부여하는 사업주를 명시했다. 개정안이 도입되면 안전교육, 안전보건 조치 등 각 대상에 따라 사업주의 의무가 부여된다. 이는 파편화되고 있는 고용구조에 현행의 노동관계법으로는 포괄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방향의 선회이다. 하지만 현재 개정안은 특수고용 노동자 정의가 ‘주로 하나의 사업’이라는 산재보험법 특수고용 정의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어 화물, 택배, 퀵 서비스 등 위험도가 높은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적용되지 못한다. 중개 사업주의 경우에도 이륜자동차로 한정하고 있고, 프랜차이즈 본부의 경우에도 ‘소속근로자’로 한정하여 가맹점에 자회사 형태로 인력 공급이 되는 경우에 대한 보호조치가 누락된다. 협소하게 도입된 대상 범위를 하위법령 논의과정에서 확대하고 실질화하는 방안이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p> <p> </p> <h2 dir="ltr">다섯째, 물질안전보건자료 정부 보고 제도와</h2> <p dir="ltr">영업비밀의 제한 화학물질 독성정보와 관련한 현장의 현실은 이렇다. MSDS(물질안전보건자료)가 있기는 한데 산안법에서 영업비밀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한 것도 영업비밀로 기재되어 있거나, 영업비밀 대상인 경우에도 아무런 절차나 기준 없이 기업 마음대로 영업비밀로 하고 있다. 화학물질 관리법에서는 기업의 영업비밀 남발에 대해 법에서 별도의 기구를 두어 심의를 하도록 2년 전에 이미 개정되었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개정안은 두 가지 방향이다. 하나는 MSDS를 노동부에 보고하도록 하여 법에 공개하도록 되어 있는 화학물질을 기업이 비공개 남발하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기업이 화학물질 독성 정보를 영업비밀로 하려면 사전에 안전공단에 신청 심의해서 결정하도록 하고, 영업비밀로 한 화학물질 독성 정보에 대해 노동자 대표, 질병판정위원회, 의사, 대행기관등이 요청하면 정보공개를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개별 기업들의 반대가 가장 강력했던 법안 중의 하나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는 인터넷 공개 조항이 삭제되었다. 여전히 사업장내 노동자 권리가 제한적인 현실에서 인터넷 공개 조항 삭제로 알권리 보장은 상당히 제약받게 된다. 제도 자체는 크게 진전된 내용으로, 영업비밀로 신청할 수 있는 대상 자체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개별 노동자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현장이행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p> <p> </p> <h3 dir="ltr">여섯째, 작업중지권과 건설업 발주처 책임강화</h3> <p dir="ltr">개정안은 매년 600명이 산재 사망하는 건설업에 대한 조치 강화로 발주처의 책임을 도입하고, 건설기계에 대한 원청 책임을 부여와 타워크레인 설치해체를 등록업으로 강화한다. 또한, 건설업을 별도의 특례로 만들어 독립시켜 안전보건 조치의 실질화를 도모한다. 건설업 중대사고의 원인 중의 하나는 안전이 반영되지 않는 설계, 적정공기가 보장되지 않는 문제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이에 지난 20년간 주장되었던 발주처 책임강화가 이번에 도입되는 것이다. 다만, 공기, 위험공범, 산업안전보건관리비, 발주자 등의 문제는 건설업만의 문제만은 아님에도 건설업 특례로 조정되면서, 조선업 등 다른 산업에의 적용을 위한 별도 조문이 시급히 개정될 필요가 있다. 특히, 원ㆍ하청 노사가 참여하는 안전보건협의체와 산업안전보건관리비 등은 현장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여타 업종에의 확대가 필요하다.</p> <p dir="ltr"> </p> <p dir="ltr">다른 하나로 급박한 위험, 중대재해 발생 등에 대해 노동자, 사업주의 작업중지권과 의무를 명확히 했다. 또한, 지침으로 운영되던 노동부 감독관의 작업 중지 명령을 법제화했다. 사업주 단체의 강력한 반발이 가장 집중되었던 조항으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노동부 작업 중지 명령의 제한조건이 늘어났다. 특히, 막판 심의에서 사업주 단체의 요구에 밀려 “급박한 위험에 대한 노동자의 작업 중지에 대한 사업주의 불이익 처우에 대한 형사 처벌” 도입이 삭제된 것은 강력히 규탄 받아 마땅하다. 누락된 형사 처벌 조항을 신속히 추가 입법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것은 노동자의 작업 중지 권리를 어떻게 실질적으로 확보할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급박한 위험”에 대한 기준에 대한 준비가 신속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p> <p> </p> <h2 dir="ltr">해마다 370명이 과로사로 죽는 나라, 한국</h2> <p dir="ltr">세계에서 최장 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 한국은 최근 11년간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산재인정을 받은 사망 노동자가 매년 370명으로 산재사망의 주요 유형인 추락으로 인한 산재사망에 육박하고 있다. 추락사망이 95% 이상이 산재인정을 받는데 비해 과로사는 산재 승인률이 30% 내외여서 실제 발생은 추락사망보다 훨씬 더 많다고 볼 수 있다.</p> <p> </p> <p dir="ltr">과로사, 또는 과로자살이 심각한 공무원, 교사, 의사, 간호사 등은 공무원 연금, 사학연금 등으로 보상체계가 다르다는 이유로 전체적인 통계조차 드러나지 않는다. 최근 문제가 드러난 집배 노동자는 고용형태가 복잡하고, 공무원연금, 산재보험 등 보상체계가 다르다. 이에 교통사고보다 훨씬 더 심각한 과로사, 과로자살의 문제가 공공운수 집배노조의 제기 이전에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p> <p> </p> <p dir="ltr" style="text-align:center;"><img alt="<표 1-3> 추락사망, 과로사망 산재보상 통계 비교(노동부 산재통계 발췌)" src="https://lh4.googleusercontent.com/MX1fzJBv6E1wcJiwY_j-ohOURakZjnKtwzg9d…; /></p> <p> </p> <p dir="ltr">장시간 고강도 노동의 대표적인 직종인 화물운송, 택배, 건설기계, 퀵 서비스, 버스 등 운송업도 대부분이 특수고용 형태로 산재보험적용제외로 통계조차 없다. 한국의 실질 과로사 규모는 더욱 클 것이다.</p> <p> </p> <p dir="ltr">과로가 미치는 심각한 영향 중 하나가 우울증과 그로 인한 자살이라는 것은 이미 전문영역에서는 명확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산재보상을 위한 조사지침에도 노동시간은 중요한 조사 기준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행한 <2017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자살 중 임금 노동자의 비율은 2000년 41%에 달했고, 현재도 계속 35%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 자살에 이르는 동기별 분석에서도 직장 또는 업무상의 문제로 분석된 인원이 559명에 달한다. 또한, 실질 규모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정신건강의 문제로 산재보상을 신청한 노동자의 28.6%는 “근로시간 및 업무량의 변화”를 제시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과 노동 강도는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중요한 원인인 것이다. 하지만 무제한 노동을 강요하는 노동시간 특례 근기법 제59조는 지속적인 투쟁으로 대폭 줄기는 했지만 택시를 포함한 운송업, 병원 사업장을 그대로 특례유지로 남겨놓았다. 게다가 넷마블을 비롯한 게임 산업, 이 한빛 PD의 죽음이 있었던 영화 방송업 등이 하루 16시간 이상의 노동을 하고 있는데, 탄력근로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례폐지로 이제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했던 영화 방송 현장에서는 ‘묻지마’ 탄력근로계약서가 횡행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은 사고를 유발한다. 하지만 매년 600명이 죽어나가는 건설 현장에도 300인 이상 사업장은 절차도 없이 탄력근로제를 도입했다. 그리고 건설협회는 탄력근로제 기간을 1년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괄임금제 폐지의 유력한 업종으로 건설업이 거론되어 이제 건설현장도 주 52시간 적용대상이 될 것 같으니, 이를 무력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보다 노동시간이 훨씬 짧은 일본은 2014년 과로사 방지법이 제정되어 정기적으로 과로실태를 조사하고, 업종별 과로사 방지방안을 만들고 있다. 한국은 오히려 과로사 방지법은커녕 노동시간 개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 감독도 방치되어 있어서 과로사로 집배 노동자, 게임 산업 등에 대한 노동부 차원의 실태조사가 진행되었지만 초과 노동에 대한 체불임금만 처리하고 끝났다. 일본이 2개 지점 이상의 과로사가 발생하면 기업의 본사 및 지점 전체에 대한 점검과 감독이 들어가고, 과로사 발생 기업과 법정 초과근로 한도를 위반한 사업장은 기업 명단 공표를 하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p> <p> </p> <h2 dir="ltr">서비스, 청소년, 여성 노동자의 건강권</h2> <h3 dir="ltr">첫째, 노동자의 절반이 넘는 서비스업, 안전보건 대책은</h3> <p dir="ltr">한국의 산업구조 변화는 오래전부터 진행되었고, 서비스업 노동자는 이미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한국의 산업안전보건은 여전히 제조업, 건설업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서비스업, 사무직 노동자는 사고성 재해 발생률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각종 법에서 적용제외 대상이다. 안전교육도, 안전보건관리자도, 산업안전보건위원회도 적용이 안 된다. 서비스, 사무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투쟁으로 감정노동 보호법이 시행되고, 2019년 7월부터는 일터 괴롭힘 방지를 위한 근로기준법도 시행되지만, 사업장에서는 감정노동, 정신건강을 위한 교육, 예방사업을 하기 위한 체계는 없는 것이다. 특히, 서비스 노동자들이 계속 제기하고 있는 앉을 권리, 휴게실, 화장실 등의 기본 인권적인 문제도 세부 기준이 없어 짧은 휴게시간에 수십 명이 화장실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보건관리 분야에 대한 전면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서비스업 중에서도 이동 노동자, 방문 노동자에 대한 대책도 전무하다. 택배, 퀵 서비스, 검침원을 비롯해 이동 노동을 하는 노동자에 대한 쉼터, 폭염이나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은 지자체가 알아서 하는 사업으로 되어 있다. 삼성전자 에어컨 설치 수리를 비롯한 케이블 설치 수리, 가전제품 설치 수리, 요양보호사를 비롯해서 고객의 집을 방문해서 노동을 제공하는 노동자에 대한 대책도 전무하다. 현재의 산업안전보건법이 고정 사업장을 기준으로 하는 내용만 있기 때문이다.</p> <p> </p> <h3 dir="ltr">둘째, 여성 노동자, 현장 실습생 노동자</h3> <p dir="ltr">여성 노동자의 비중 또한 절반이지만 2016년 산재발생 분석에서 남성은 약 80%, 여성은 20%이다. 세부적으로 사고성 재해나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에도 80:20의 비율은 대체적으로 동일하다. 이는 현재의 산재보상은 건설, 제조업 중심, 사고성 재해 중심으로 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일한 직업병의 경우에도 여성 노동자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근골격계 질환은 여성 노동자에게도 대표적인 직업병이지만, 가사노동과의 연관성 문제로 산재 불승인을 남발하는 사례가 발생해 왔다.</p> <p> </p> <p dir="ltr">2009년 제주의료원의 유산, 선천성 태아 질환 산재인정 투쟁은 수차례의 역학조사, 산재신청 투쟁, 소송 등으로 전개되었다. 간호사 노동자의 교대근무, 약제 조제 과정에서 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유산 산재인정이 되었지만 선천성 태아 질환은 1심 승소, 2심 패소로 대법원 계류 중이다. 2017년 여성가족부에서 실태조사 후 산재보상 적용을 권고했지만, 아직 법은 개정되지 않았다.</p> <p> </p> <h2 dir="ltr">마치며</h2> <p dir="ltr">노동자의 안전은 시민의 안전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구미의 사업장 불산 누출사고가 지역 전체의 재난지역 선포로 이어졌듯이 철도, 지하철, 공항, 마트, 원전 등 수많은 노동이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다. 라돈 침대를 만드는 사업장에서 노동자의 안전이 지켜지고 노동자가 감시자로 나섰다면 라돈침대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 만드는 기업과 공장에서 노동자가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알권리와 참여권이 보장되었다면 가습기살균제 참사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안전이 제대로 보장된다면 학교 석면에 대한 감시자가 되었을 것이다.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안전보건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노동자 참여 확대”가 보장되어야 한다. 수십 년만에 법이 개정되었어도 사업주에게는 종이 호랑이요, 노동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면 산재사망 1위 한국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장에 작동하는 법 제도를 위해 노동자 참여를 어떻게 보장하고 확대할 것인가, 노동과 시민이 함께 연대하여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어떻게 구축해 나갈 것인가이다.</p> <p> </p></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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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0_피자에땅업무방해혐의고발 (2)

'블랙리스트는 청와대에서나 만드는 줄 알았는데.....?'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민변 민생경제위,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와 함께 기자회견하는 모습 (사진 참여연대)

 

피자에땅, 블랙리스트 작성해 가맹점주 사찰

(주)에땅의 점주단체 업무방해·명예훼손·개인정보보호법위반 등 혐의로 고발

가맹본부의 가맹점주단체 활동방해 강력 규탄


일시 장소 : 2017. 7. 20 오후 1시 30분. 서울중앙지방 검찰청 1층 현관 앞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전국네트워크, 민변 민생경제위,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공동고발 : 가맹점협연석회의,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7월 20일(목) 오후 1시 30분, 피자에땅 공재기·공동관 공동대표를 업무방해·개인정보보호법위반·명예훼손(가맹점주 사찰 및 블랙리스트 작성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어 2시에는 민변 대회의실에서 피해사례 발표회를 열어 피자에땅 등 가맹본부와 대리점 본사의 갑질에 대해 규탄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피자에땅 가맹점주는 상생을 바랄 뿐이었습니다.

이들의 피와 눈물의 외침을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등으로 답하는 피자에땅 가맹본부는 지탄받아야 마땅합니다.

“갑질”은 멈추어져야 합니다. 검찰은 피자에땅 가맹본부와 임원진들의 비상식적인 갑질행태를 철저히 조사하고 엄벌에 처해주시길 바랍니다.

 

 

피자에땅 본사 측의 주요혐의
 
1. 가맹점주단체 활동방해
 
① 가맹점주 사찰 및 ‘블랙리스트’ 작성
피자에땅 가맹본부는 본사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저항하는 “피자에땅 가맹점주협의회”(이하 “피가협”이라 함) 모임을 수 차 본사 직원들이 감시하며 모임에 참여한 가맹점주들의 사진을 촬영하고 점포명 및 성명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블랙리스트를 작성하였습니다. 이 블랙리스트는 가맹점주협의회에서 활동하는 점주들을 협의회에 참여 등 정도에 따라 ‘포섭’, ‘폐점’, ‘양도양수 유도’로 대상을 분류하고 ‘양도양수 유도 -> 포섭’, ‘양도양수 -> 폐점’ 등의 형태로 관리하고 ‘불시 사입점검’, ‘기초관리 점검’, ‘본사정책 설명’의 방법으로 대응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피가협이 가진 모임은 정상적인 진행을 할 수 없어 가맹점주들의 단체 활동을 위축시켰습니다.
 
② 업무방해
이러한 행위로 피자에땅 가맹본부는 피가협 활동을 하는 가맹점주들의 명단을 작성한 블랙리스트를 이용하여 해당 가맹점주들에게 수시로 점포점검 시행, 계약갱신 거절, 계약해지 등의 행위를 자행해왔습니다. 실제 블랙리스트에 오른 주요 피가협 멤버들은 본사의 관리방향에 따라 대부분이 가맹계약 갱신거절, 양도, 폐점 등의 형태로 가맹계약이 종료되어 가맹점주단체의 활동이 사실상 마비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가맹본부의 거래상 우월한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이용하여 가맹점주들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이용한 바, 이는 명백한 가맹점주단체 활동방해이며 악질적인 “갑질행위”입니다.
 
 
3. 피가협 임원들의 명예훼손
피자에땅 가맹본부는 최근 가맹점주들에게 ‘최근 언론 보도와 관련된 본사 안내문’이라는 문서를 발송하였습니다. 위 문서에는 피가협 임원이 본사에게 가맹점포를 고가에 매입해달라고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허위사실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허위사실을 공연히 사실인 양 전체 가맹점주에게 안내문 형식으로 발송하여 피가협 임원의 사회적 명예를 훼손시키는 행위는 힘들게 불공정에 맞서온 피가협 임원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히 참혹할 따름입니다.
 

 
첨부자료 : 피자에땅 가맹본사인 ㈜에땅 공재기, 공동관 대표이사에 대한 고발장

 

보도자료 및 첨부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17/07/2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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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하한액 하향조정 계획,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보장성 강화·지급기간 연장 등 계획 환영. 조속히 국회 통과되어야

수급자 70%가 하한선 적용. 실업급여 하한액 조정은 구조개선 외면한 미봉책

초단시간노동자 실업급여 수급 보장 정책은 더 보완될 필요 있어  

 

고용노동부가 지급수준 인상, 지급기간 연장 등의 실업급여 개선안을 발표하고 2017.12.28.(목) 해당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지급수준의 인상, 지급기간 연장 등 실업급여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을 환영한다. 그러나 발표된 내용 중 최저임금의 90% 수준으로 규정된 실업급여 하한액을 최저임금의 80%로 하향조정하겠다는 계획은 한편 우려스럽다. 더하여 초단시간 노동자를 위한 정책 또한 방향은 긍정적이나 보완이 필요하다. 

 

최소한의 안전망으로서 실업급여의 도입 목적과 이번 제도 개선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실업급여 하한액 하향조정은 재고되어야 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실업급여 수급자 및 비수급자 특성과 노동시장 성과>(2017.04.)에 따르면, 2006년 40%대였던 실업급여 하한액 적용 수급자는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2015년 현재 69.7% 수준에 이르고 있다. 전체 수급자 중 70%에 육박하는 수급자가 실업급여의 하한액을 적용받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실업급여 하한액 하향조정은 제도의 구조적인 개선을 외면한 미봉책에 불과하다. 현행 실업급여 제도는 상한액은 고정되어 있고, 하한액은 최저임금에 연동되어 있다. 이러한 제도설계로 인해 상·하한액의 역전 현상은 불가피하고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단순히 상·하한액의 수준을 조정하기보다 제도설계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을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정책방향은 실업상태의 노동자에 대한 적정한 생계보장과 이를 통한 적극적인 구직활동 보장이라는 제도의 도입목적에 부합해야 한다. “최근 최저임금의 지속적인 상승을 반영하여” 실업급여 하한액을 하향조정해야 한다는 고용노동부의 주장은 실업급여는 물론, 이번 제도개선의 방향과도 어긋나며, 최저임금의 실질적인 인상효과를 상쇄시킬 뿐이다. 

 

정부는 초단시간노동자 실업급여 수급을 보장하기 위해 초단시간노동자(주 15시간 미만 근무)의 기여요건을 ‘18개월 이내 180일’에서 ‘24개월 이내 180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기여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초단시간 노동자의 상황을 고려하여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보완이 필요하다. 초단시간노동자들이 18개월 안에 180일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이유는 근무일수가 적고 특히 유급휴일,  유급휴일제도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초단시간근로자들에게 유급휴일, 유급휴가제를 적용해서 근무일수를 산정하고, 근로시간에 비례하여 180일 요건을 완화해야한다. 초단시간노동자일수록 실업주기가 짧을 것이므로 실업급여 필요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피보험 단위기간 및 산정방식을 변경해서 초단시간 근로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한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이번 제도개선의 방향을 적극 지지하며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하기를 바란다. 이번 제도개선 계획이 실업급여를 비롯한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에 대한 활발한 사회적인 논의를 촉발하여 자발적 이직자에 대한 수급자격의 인정 등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다만, 실업급여 하한액의 하향조정은 원점에서 다시 검토되어야 할 것이며 초단시간노동자의 실업급여 수급 보장 정책도 보완되어야 한다. 실업과 이직, 저임금과 불안정고용에 내몰린 절대다수 노동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으로서 실업급여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화, 2018/01/0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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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7개월, 2015 한일합의 무효화 공약 실행하고, 

화해치유재단 해산! 일본정부에게 10억 엔을 반환하라! 

성명서 [원문보기/다운로드]

 

다가오는 12월 10일은 촛불국민들의 힘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7개월이 되는 날이다. 그리고 곧 망국적인 2015한일합의가 발표된 지 2년이 다가온다. 대선시기 2015한일합의 무효화를 국민에게 공약으로 발표한 문재인 정부는 지난 7월 31일,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TF>를 구성하고 올해 안에 결론을 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마치 위안부TF 결과가 ‘위안부’ 문제 해결의 모든 열쇠인 것처럼 책임을 전가하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으며, 정권출범 7개월이 되도록 일본군‘위안부’문제와 관련한 외교부와 여성가족부의 정책은 여전히 ‘불가역적이고 최종적 해결’이라는 2015한일합의의 반인권적인 선언 아래 잠자고 있다.

 

2015 한일합의는 일본의 역사부정과 군국주의 부활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합의 이후 일본정부는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일본군‘위안부’강제연행을 부인하고 해외 각지 시민들의 노력으로 건립되고 있는 평화비 철거를 요구하는 것은 물론 지난 25여 년 동안 유엔과 ILO 등 국제인권기구에서‘위안부’문제를‘일본군 성노예제’로 인식하고 표명해왔음에도 ‘성노예’라고 하는 것은 일본에 대한 비방 중상이라는 범죄를 부정하는 발언들을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전쟁범죄를 부정하는 일본의 행보는 다시 전쟁을 향해 가는 구조를 만들며, 개헌 등을 통해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변모를 꾀하는 등 위험한 군국주의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311차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92세 김복동 할머니는 우리 정부가 연말까지 기다려 달라고 하니 지금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발언하였다. 그 발언 속에는 TF팀 발표를 통해 ‘2015한일합의 무효화’라는 대통령의 공약이 실행되기를 바라는 희망이 담겨있음을 정부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알고 있다. 할머니의 그 희망은 매일 매일 병마와 싸우며 가지는 희망이며, 진전 없이 흘러가고 있는 시간과의 싸움 속에서 유지하고 있는 기대인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기다림을 요구받으며 인내하고 있는 사이 올해 벌써 일곱 분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났다.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이 27년 동안 거리에서 일관되게 요구해왔던 것은 금전적 지원이 아니라 일본정부의 범죄인정에 기반한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이었다. 역사교과서에 기록하여 교육하고, 추모비와 사료관을 건립하는 등 다시는 같은 피해를 만들지 않겠다는 재방방지 약속을 받는 것이었다. 그것을 통해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가 회복받기를 원하며 1300 번이 넘도록 매주 수요일마다 거리에 서서 외쳤고, 미국을 비롯하여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곳곳을 순회하며 활동해 왔다. 뿐만 아니라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무력분쟁 하에서의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며 그들의 인권회복을 위해 연대해 왔다.

피해자들의 이런 노력은 국제사회에서 용기 있고, 영웅적인 활동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세계여성폭력추방의 날이었던 11월 25일에는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이 그 동안 피해자임을 드러내며 용기 있게 증언을 해주신 239명 모두에게 100만시민의 이름으로 여성인권상을 수여하였다. 또한 2015합의에 따라 화해치유재단이 지급한 1 억원 수령을 거부하며 2015한일합의 무효화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싸우고 계신 피해자들에게 100만시민의 모금을 통해 마련된 성금으로 여성인권상 부상을 전달하였다. 

 

이제 피해자들의 이 치열하고도 끈질긴 노력이 해결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문재인 정부가 용단을 내릴 때이다. 더 이상 고령의 피해자들에게 ‘기다림’이라는 비현실적인 요구를 해서는 안 된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여성인권’의 인식에 기반 하여 그 어떤 경제문제, 정치 군사적인 문제와도 거래할 수 없는 것이며, 무시되어서도 안된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 또한 피해자들의 요구대로, 국제인권기준에 따라 일본정부가 범죄를 인정하고,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진상규명과 역사교육,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등을 통한 재발방지 약속이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임을 국내·국제적으로 천명해야 한다. 

이것은 화해치유재단 해산, 10억 엔 반환 조치를 통해 2015한일합의를 실질적으로 무효화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한일합의에 대한 모든 진상을 투명하게 밝히고 그 과정에 있는 모든 적폐와 부정의에 대한 청산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이 지난 27년 동안 피해자들이 만들어 온 인권과 명예회복의 노력과 성과에 대한 원상회복 조치이다.

 

2017년 12월 7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한일 일본군‘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

목, 2017/12/0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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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리 후원

 

그 날, 소성리의 새벽을 후원해주세요

 

한미 정부는 끝내 사드 추가 배치를 강행했고, 소성리는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부상자 치료비, 차량 수리비, 경찰이 부숴버린 천막 등 파손된 기물을 복구하기 위한 비용이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함께 싸웠고 함께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소성리 종합상황실에서 최선을 다해 대책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후원 계좌 : 농협 351-0967-8332-83 사드저지소성리종합상황실

 

사드 철거, 다시 시작입니다

더 커진 소성리 토요촛불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소성리 마을회관 앞

 

토, 2017/09/0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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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청소년에게 참정권이 보장되어야 하는가

빼앗긴 권리를 되찾기 위한 청소년의 목소리

 

이은선 | 울산총학생회장단연합(UHAS) 대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상임공동대표

 

 

올해 나와 친구들은 청소년 인권을 알리는 활동의 일환으로 전국의 고등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각 학교의 학생생활규정(학칙) 내용을 수집했었다. 홈페이지에 생활규정 내용을 게시하지 않는 학교가 상당수 있어 모든 고등학교의 생활규정을 수집하지는 못했지만, 가능한 범위에서 수집한 결과 조사대상 절반 이상의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제한 규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울산지역의 한 일반계 공립고등학교의 생활규정에는 “정치에 관여하여 행동을 한 학생은 퇴학까지 가능”하다는 내용마저 있었다. “학교장의 허락 없이 대외 행사에 참여”한 경우 징계하는 규정이 있는 학교도 다수였다. 더 슬픈 것은 꼭 생활규정에서 노골적으로 학생의 정치적 권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은 경우라도,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학교 안에서든 밖에서든 정치적 권리를 제한 당하는 게 현실이라는 점이다.

 

학생인권조례가 없는 울산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나는 수많은 인권침해를 경험하고 목격했다. 2017년 6월 울산 우신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체벌 사건과 관련한 내용이 SNS를 통해 “우신고를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확산되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지만 교육청도 학교도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 울산 교육청에 학생인권 전담부서도 없고, 국가인권위 사무소도 없어서인지 이 사건과 관련하여 책임있는 그 누구도 나서서 도와주는 어른이 없었다. SNS 폭로를 계기로 우신고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당시 울산 교육청에서는 우신고등학교의 학생 인권 침해 사례 조사를 목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는 하였다. 하지만 ‘우리 학교의 체벌을 통해 학교가 명문 고등학교라고 느끼는가’와 같은 황당한 질문을 담은 설문조사로 악화된 여론을 수습해보려 하였을뿐, 체벌·폭력에 대처하는 교육청의 수준은 기대 이하였다. 나를 포함한 다수의 학생들이 울산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자는 서명운동을 벌였는데, 그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관련 학생들을 교무실로 불러 위협을 하는 일도 있었다. 또 울산의 모 대학교 청소노동자의 복직을 위해 청소년들이 집회를 했을 때에도 울산 교육청은 ‘청소년을 선동한다’며 집회를 이끈 관련 청소년의 학교생활을 조사하는 어처구니 없는 행태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울산의 모 고등학교에서는 ‘박근혜 탄핵 집회’를 주도하였다는 이유로 학생을 징계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민주주의의 시작은 모든 사람의 의견이 존중 받는 것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인 청소년들도 스스로를 이 나라의 주권자라고 생각하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느끼고 있을까?

 

민주주의의 목적은 자유와 평등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이루는 것이다. 인간은 존엄성은 사람이라는 이유 그 자체만으로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힘은 구성원의 다수가 공동체의 운영과 결정에 참여하여 능동적인 시민의 역할을 할 수 있을 때 발휘된다. 현 대의제 민주주의 체제에서 투표는 민주주의의 힘을 완성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며 또한 시민이 가진 가장 큰 무기이자 도구이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청소년은 미성숙하기 때문에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없다며 청소년의 참정권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민주주의의 관점으로 보면, 시민으로서 ‘미성숙한’ 태도란 다른 시민의 의견과 존엄성을 무시하는 것에 다름 아니며, 청소년을 동료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그 태도야말로 ‘미성숙’하다 할 만하다. 청소년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능동적인 시민이 될 수 있도록 사회가 길을 터주어야 한다. 청소년이 세상에 영향을 미칠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자신의 의견을 내고 그 의견을 존중받는 것에 왜 나이 제한이 필요한가? 국가도 학교도, 청소년의 정치 참여를 막아서는데 정당한 명분은 없다. 우리나라가 진정 민주공화국이라면 청소년의 정치적 목소리를 더 이상 묵살해서는 안 된다. 나는 청소년으로서 나의 목소리가 존중받길 원한다. 나는 국민이지만, 국민이고 싶다. 한쪽 집단에게만 부여되는 권리는 권리가 아닌 권력이다. 

 

청소년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 청소년 투표 참여를 위해 선거연령을 하향하는 것과 현행 만 19세 미만에게는 불법인 정당가입 및 선거운동 연령제한을 없애는 것 등 국회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영역이 있을 것이고, 청소년 참여 활성화 정책 및 참여기구 실질화 등 중앙 및 지방정부 차원에서 담당해야 할 과제도 있다. 그러나 개별 학교 및 지역사회, 가정에서 모든 시민이 해야 하는 역할도 있다. 바로 청소년의 의견에 “어린 것이 어디서 말대꾸야”라는 식으로 반응하기를 멈추고, 존중하며 귀 기울여 듣고 소통하고 의사결정을 함께 하는 것이다. 투표할 권리와 일상에서 의견을 존중받을 권리는 멀지 않고, 속성상 다르지도 않다.

 

<사진=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청소년에게는 ‘촛불혁명’이 오지 않았다

지난 겨울, 청소년도 이 나라의 국민이기에 촛불을 들어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켰다. 박근혜가 파면되고 촛불 시민이 승리하였다고 했다. 청소년도 함께 했었기에 승리의 결과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청소년을 민주주의에서 배제해온 적폐들은 청산되지 않았다. 청소년은 국정 농단 대통령을 파면시킨 민주주의의 주역인데, 국가와 학교에서는 여전히 입시 공부하는 기계이자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 취급을 당하고 있다. 촛불광장에서 많은 청소년이 청소년 참정권을 외쳤지만 앞당겨진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청소년은 배제되었다.

 

참정권을 보장받지 못해 청소년들이 입는 피해도 다양하다. 표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인들과 정당들은 투표할 수 없는 청소년의 현실 따위는 중요시하지 않고 외면하기 십상이다. 또한 현행법상 청소년은 당원이 될 수 없기에 청소년의 목소리는 정당의 주관심사와 당론이 될 수 없다. 청소년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과제들은 늘 국회에서도 정부에서도 후순위로 밀려왔다. 가정에선 청소년들이 입시 공부 이외에 다른 것을 할까 봐 정치 참여를 막고, 학교에선 학생들의 의견 표명과 목소리에 ‘말대꾸’, ‘선동’이라는 딱지를 붙이며 징계를 내리고 불이익을 준다.

 

청소년은 어른들에게 대신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구하기 지쳤고, 그렇게 해서는 해결되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촛불 광장에서는 청소년도 같이 민주주의, 민주주의하며 그렇게 외쳤지만 여전히 이 사회는 아직 민주 사회가 아니다. 청소년의 삶에는 아직 촛불 혁명이 오지 않았다. 최근 몇 년 사이 만 18세 선거권 부여가 공론화 되면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선거할 수 있는 연령을 한 살이라도 낮추는 것은 중요하지만 사실상 청소년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대변되기에는 부족하다. 선거연령을 확 낮추고 교내·외에서의 청소년의 정치 활동이 보장되어야 청소년의 삶에도 비로소 민주주의가 올 것이다. 아직 청소년의 삶에는 촛불 혁명은 오지 않았다.

 

촛불혁명 이후 청소년 참정권의 외침

2017년 9월에 출범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이하 ‘제정연대’)는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비롯하여 어린이청소년인권법·학생인권법 제정 등 청소년이 시민다운 대접을 받는 사회를 위해 필요한 입법을 요구하고 있다. 청소년 참정권 영역에서는 청소년의 선거권뿐만 아니라  피선거권, 정치와 선거에 대해 말할 권리(선거운동), 정당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선거법, 정당법 등을 개정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박근혜 퇴진 촛불 1주년이었던 지난 10월, 제정연대에서는 “촛불 1년, 우리에게는 아직 민주주의가 오지 않았다 -인간으로서의 존중과 참정권을 요구하는 청소년 행동”을 진행하였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시대라고 하는데 청소년의 삶은 아직도 인권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음을 알리고 변화를 요구했다. 

 

11월에는 만 16세로 선거연령 하향을 요구하면서 국회 청원을 진행하기도 했다. 청원 기자회견 제목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 만 16세 선거권을 국회로! – 정치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큰 걸음, 만 16세 선거권 청원 기자회견”이었다. 청원인으로 함께한 만 16세 청소년 한 분은 “정치는 우리 모두의 생활이며 엄연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국민으로서, 사람으로서 함께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발언하였다. 민주당 표창원 의원과 함께 정당법 및 선거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개정안의 내용은 현행 만 19세 미만에게 금지되어 있는 선거운동과 정당가입의 권리에서 연령제한을 폐지하는 내용이었다.

12월에는 청소년의 정당활동 권리 요구를 알리기 위해 “청소년, ‘정당’하다”라는 이름으로 여의도 각 당사 앞을 행진하며 돌면서 청소년들이 입당 원서를 제출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청소년을 선거에서 배제하는 선거법에 대한 헌법소원도 진행했다.

 

청소년도 시민으로서 참정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요구는 최근에서야 시작된 것이 아니다. 내가 이 활동에 함께하기 전부터 청소년의 인권과 참정권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여 온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목소리는 늘 등한시 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청소년을 배제한 민주주의를 민주주의라 불러선 안 된다. 청소년은 우리 사회 공동체의 일원이며, 현재를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진=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청소년에게 참정권이 보장된다면?

헌법 제2장 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말한다. 청소년에게 참정권이 보장된다면, 청소년의 삶의 질은 지금과는 매우 달라질 것이다. 참정권과 여타의 인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청소년에게 참정권이 보장된다면 먼저 학교가 변할 것이다. 어른들이 말로만 하는 ‘학교 자치’가 아닌, 진짜 학교 자치가 보장되고 학생이 학교의 주인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처럼 학생회에 출마하기 위해서 공약을 학교 학생생활지도부에서 검열을 받는 일은 근절될 것이다. 학생회의 학교운영위원회 참여 등 실질적인 권한을 획득할 수 있도록 법의 재정비도 조속히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실질적인 권한이 학생회에게 부여된다면 대학 입시를 위한 직책이 아닌 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하기 위한 학생회가 구성될 것이고, 학교는 변할 것이다.

 

학내의 표현의 자유 보장도 가능해질 것이다. 현재 다수의 중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이 대자보를 붙이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대자보뿐만 아니라 청소년 모임이나 행사의 홍보물조차 불이익이 우려되어 게시판에 붙이지도, 학생들에게 나눠주지도 못한다. 게시판에 게시물을 붙이기 위해서는 학생생활지도부에 검열을 받아야 하며, 그 규칙을 어길 시 징계를 받는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현실이 변화할 것이다.

 

학교 수업 시간에는 현실의 정치에 대해 교사 및 다른 학생들과 토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은 학생이 수업 중 정치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 “어려서 아직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기 십상이다. 청소년은 유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정치에 대해 알 필요도 없다고 여겨진다. 청소년의 참정권의 보장된다면 교사와 청소년이 함께 정치와 법에 대해 배우고 토론하는 실질적 정치 수업이 가능해질 것이다.

 

청소년에게 참정권이 보장된다면 학교 밖에서의 삶도 달라질 것이다. 청소년과 관련된 정책 비전을 가진 후보와 정당에 투표가 가능해지고, 지역주민으로서 주민발의도 할 수 있게 된다. 환경 문제를 좌우할 신고리 5호기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할 공론화위원회에서 청소년이 배제되고 ‘학생인권조례’에조차 주민발의에 함께할 수 없었던 지난날과는 다른 현실이 펼쳐질 것이다. 

 

청소년의 표를 정부와 정치권이 의식하게 되면 청소년 관련 예산도 확대될 것이다. 단순히 교육 예산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위한 예산, 탈학교 청소년을 위한 예산, 청소년의 문화·여가생활의 위한 예산도 늘어날 것이다.

 

청소년이 직접 국회의원 등으로 출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치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정당에 가입해 전문적으로 훈련받고 경험을 쌓은 청(소)년들이 출마하고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하는 일이 흔하다. 예를 들어 2014년 스웨덴 교육부 장관에 취임한 구스타프 프리돌핀은 32살의 나이에 교육부 장관이 되었다. 그는 11살에 스웨덴 녹색당 당원으로 가입하고 19살에 국회의원이 되었으며, 32살에 교육부 장관이 되었다. 우리나라도 청소년의 참정권이 보장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우리의 삶을 청소년도 함께 변화시키기 위해, 청소년 참정권 보장은 꼭 필요하다. 참정권은 시민권의 핵심 권리이자 상징이다. 참정권이 보장될 때, 청소년은 비로소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대우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홈페이지(http://youthact.kr/) 활동소식을 참고하였다.

월, 2018/01/0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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