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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남북한과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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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남북한과 러시아

익명 (미확인) | 화, 2019/03/26- 14:00

(1) 김정은 방러 임박?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뒤 북한과 러시아간 움직임이 분주하고 심상치 않다. 양측 고위 인사들의 접촉이 빈번해졌다. 하노이 회담 일주일 만인 3월 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북한과 러시아가 정부 차원에서 경제협력 문제를 논의하는 <북-러 통상경제·과학기술 협력 정부 간 위원회(북-러 경제협력위원회)> 제9차 회의가 열렸다. 14일에는 임천일 북한 외무성 부상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태담당 차관과 회담했다. 16일에는 러시아 상원 대표단이 평양을 찾았다. 여기까지는 통상적이고 예정된 상호 방문으로 이해된다. 3월 17일이 ‘북러 경제.문화 협력 협정’을 체결한지 70주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19일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창선 부장은 모스크바에 나흘 머무는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23일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나타나면서 언론에 포착됐다.

김창선 부장은 김정일.김정은 일가의 집사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요 정무를 보다가 막히는 일이 생길때면 김창선 부장을 불러 아버지 김정일때는 어떻게 일처리를 했는지 물어본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서실장이자 대외방문 의전 책임자로 알려진 김창선 부장이 모스크바에 나타났으니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으로 읽혀질만하다.

3월 23일 모스크바 세레메쩨보 공항에 나타난 김창선 부장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이 국제무대에 전격 등장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하자 러시아도 김 위원장의 방러를 적극 추진했다. 지난해 5월 평양을 방문한 라프로프 외무장관은 김 위원장을 만나 9월 동방경제포럼도 좋고 편리한 시간에 러시아를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 6월 러시아 월드컵 개막식에 참석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크렘린에 따로 부른 푸틴 대통령은 재차 김 위원장의 방러를 요청했고, 9월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인 99절에 평양을 찾은 마트비옌코 상원의장도 김정은 위원장과 환담한 바 있다. 필자는 지난해 10월 서울을 방문한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을 단독 인터뷰했는데, 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에 대해 마트비옌코 의장은 ”양국 지도자들이 만날 장소와 시간을 놓고 북러간에 긴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가까운 장래, 아마도 연말 전에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에 대해 많은 추측들이 난무했지만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하노이 북미회담이 결렬된 뒤 갑자기 김창선 부장이 모스크바에 나타나고 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왜?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서? 언론에선 북한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와의 유대관계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무역협상을 앞둔 시점이라 중국은 운신의 폭이 좁은 만큼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자유로운 러시아에 먼저 손을 내미는 것으로 분석한다. 이와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대북 제재가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줄 선물이 마땅치 않더라도 미국을 긴장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김창선 부장이 이번 모스크바 방문길에 김 위원장의 방러 문제를 논의했는지, 논의했다면 구체적 방문 장소와 시기를 결정했는지, 결정했다면 이를 어느 시점에 공개할는지 등이 관심사로 주목된다.

 

(2) 북러 경제협력위원회

지난 6일 9차 ‘북-러 경제협력위원회’에 북한에선 김영재 대외경제상을 단장으로 수산성, 보건성, 철도성 등 여러 정부 부처. 기관 대표들이 정부 대표단으로 참가했고 러시아에선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극동개발부 장관이 이끄는 정부 대표단이 참석해 양국간 교역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북러 양국은 해마다 상대국을 오가며 경제협력위원회를 열고 있으며, 제8차 회의는 지난해 3월 평양에서 열렸다. 이번 회담에서는 ▶북러 교역 확대 방안과 루블화 결제 도입 방안 ▶두만강에 자동차 통행용 교량 건설 문제 ▶러시아내 북한 노동자 체류 문제 ▶나진~하산 복합물류 사업 추진 문제 ▶러시아에 대북 무역 전담 회사 설립 문제 등이 논의됐다고, 코즐로프 장관이 회담이 끝난뒤 언론 브리핑에서 밝혔다. 북한은 이 중에서도 두만강 자동차 교량 건설과 북한 노동자 체류 문제에 관심을 많이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두만강 철교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2015년부터 두만강을 가로지르는 자동차 통행용 교량 건설 협상을 벌여오고 있다. 북러 국경의 두만강 위에는 현재 북한 두만강 역과 러시아 하산역을 연결하는 기차가 지나가도록 철교가 놓여 있지만 자동차 도로용 다리는 없다. 코즐로프 장관은 “자동차 도로용 교량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사전 타당성 조사를 주문한 상태이며 그 결과에 따라 (북측과) 사업 견적 문제와 건설 조건 등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교량은 길이 915m, 너비 14m, 2차선 도로에 하루 차량통행량은 500대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교량 건설에는 4천만 달러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북측이 적극적인 반면 러시아측은 소극적인 편이다. 이미 벌려놓은 나진~하산 프로젝트도 유엔 제재 등으로 소강상태인지라 러시아 입장에선 북러 국경에 또다른 건설 인프라를 추진해야할 필요성을 덜 느끼는 듯하다. 시베리아 석탄을 북한 나진항을 통해 한국에 보내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위해 러시아는 나진역과 하산역 54km를 개보수하는 사업에 7천만 달러를 투입해 2013년 9월 완공한 바 있다. 당초 나진~하산 프로젝트에는 한국 기업 컨소시움도 참여하기로 했었으나, 2016년 1월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가 시행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러시아 건설현장의 북한 노동자들

코즐로프 장관은 또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문제도 논의했고, 특히 안보리 결의의 틀 내에서 북한 노동력을 계속해 이용하는 문제가 검토됐다고 밝혔다. 한때 3만 8천여명에 달했던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은 현재 9,800명 수준으로 줄었다고 하는데 (실제론 만 2천명 정도로 예상됨) 유엔 대북 제재에 따르면 올 12월까지 순차적으로 북한에 돌려보내야 한다.

2017년 9월 3일 실시한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가 9월 11일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는 다른 국가에서 북한 노동자 신규 채용, 고용을 금지했다. 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 ‘화성-15형’ 발사에 대한 응징으로 2017년 12월 22일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을 24개월 이내에 모두 송환시키도록 규정했다. 북한 정부로선 사활이 걸린 문제이고 러시아 정부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이번 회의에선 어학연수생으로 북한 노동자를 받아 들인다거나 사할린에 기술자로 파견하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모스크바 회의에선 이밖에도 러시아에 북한과의 무역을 전담하는 회사를 건립하고 러시아 내에 북한 상품관을 개설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한다.

 

(3)북한의 전략적 도발

필자가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재직할 당시 북한은 전략적 무력 도발을 강도 높게 자행했다. 특히 2016년과 2017년 2년 동안에 집중됐는데, 3차례의 핵실험과 35차례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진행됐다. 다음은 2016~2017년 동안의 주요 무력 도발 일지다.

-2016년  1월 6일: 4차 핵실험. 북 “첫 수소탄 실험 성공”

3월 3일: 동해상으로 300㎜ 방사포 6발 발사

3월 10일: 동해상으로 스커드 계열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발사

3월 18일: 동해상으로 노동계열 미사일 2발 발사

3월 21일: 동해상으로 300㎜ 방사포 5발 발사

3월 29일: 300㎜ 방사포 추정 발사체 1발 발사

4월 1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1발 발사

4월 15일: 무수단 계열 미사일 1발 발사

4월 23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발 시험발사

4월 28일: 무수단 계열 미사일 2발 발사

5월 31일: 무수단 계열 미사일 1발 발사

6월 22일: 무수단 계열 미사일 2발 발사

7월 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발 시험발사

7월 19일: 동해상으로 노동 2발, 스커드 계열 1발 발사

8월 3일: 동해상으로 노동미사일 2발 발사

8월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발 시험발사

9월 5일: 동해상으로 스커드 계열 추정 미사일 3발 발사

9월 9일: 5차 핵실험, 북 새로 연구 제작한 핵탄두 위력 판정 시험 주장

10월 15일: 평북 구성시 방현비행장 인근에서 무수단 미사일 1기 발사

10월 20일: 평북 구성시 방현비행장 인근에서 무수단 미사일 1기 발사

-2017년  2월 12일: 평북 구성시 방현비행장 인근서 동해상으로 북극성-2 미사일 1기 발사

3월 6일: 평북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스커드 개량형 추정 미사일 4기 발사

3월 22일: 강원도 원산비행장 일대에서 미사일 1기 발사했으나 실패 추정

4월 5일: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 발사체 발사

4월 16일: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불상 미사일 발사를 시도했으나 실패 추정

4월 29일: 평안남도 북창 일대서 북동방향으로 미사일 1기 발사했으나 실패 추정

5월 14일: 평안북도 구성 일대서 미사일 1기 발사

5월 21일: 평안남도 북창 일대서 미사일 1기 발사

5월 27일: 장소 미상(북한 동쪽지역 추정) 지대공 미사일 발사

5월 29일: 강원도 원산 일대서 동쪽으로 지대지·지대함 복합 미사일 발사

6월 8일: 강원도 원산일대서 동해방향 지대함 미사일 수발 발사

7월 4일: 평안북도 방현 일대서 동해방향 미사일 발사 (화성 14형)

7월 28일: 자강도 무평리 일대서 동해방향 미사일 1기 발사 (화성 14형)

8월 26일: 강원도 깃대령일대서 동해방향 단거리 미사일 3발 발사. 이 중 2발 성공

8월 29일: 평양 순안 일대서 북태평양 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기 발사 (화성 12형)

9월 3일: 풍계리 일대서 6차 핵실험

9월 15일: 평양 순안 일대서 북태평양 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기 발사 (화성 12형)

11월 29일: 평안남도 평성 일대서 동해상으로 장거리탄도미사일 1기 발사

   김정은, ”신형 ICBM 화성-15형 발사 성공, 핵무력 완성 선언

2017년 11월 29일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불과 석달 뒤 2018년 3월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특사에게 비핵화 의지를 전격적으로 밝혔다. 2016~2017년 동안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로 끌어올린 것은 결국 핵협상에서 자신들의 몸값을 최대치로 높이기위한 계산된 전략적 도발이자 몸부림이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4) 러시아의 대응

1) 대북 금융거래 전면 금지

북한의 강도 높은 전략적 도발에 국제사회의 대응은 단호했다. 유엔은 2016년부터 2년 동안 모두 6개의 사상 유례없는 대북 제재안을 의결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도 이같은 국제사회의 흐름에 적극 동참했다. 러시아가 취한 대응은 대북 금융거래 전면 금지와 러시아내 북한 노동자 송환으로 압축된다.

2016년 1월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단행한지 57일 만인 3월 3일 유엔 안보리는 ‘대북 제재 결의 2270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 2270호는 ▷소형무기(small arms) 수입 금지 ▷북한을 들고나는 모든 화물에 대한 전수조사 의무화 ▷북한산 석탄, 철, 철광 수입 금지 ▷항공유 수출 금지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 대폭 강화 등이 주요 골자인데, 70년 유엔 역사상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비군사적 조치로는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결의로 평가됐다. 두달 뒤 5월 19일 러시아 중앙은행은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사실상 중단할 것을 지시하는 통지문을 산하 은행과 금융기관들에게 발송했다. 통지문의 내용은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의 개인.법인 소유 자산즉시 동결 ▷북한 은행들과의 송금 거래 금지, 북한에 새 계좌 개설도 금지 ▷북한 핵.미사일 개발 관련 러시아내 금융계좌 폐쇄 등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의 북한 노동자들

 

2) 러시아의 북한 노동자

북한 노동자가 소련에 첫 발을 디딘 것은 1946년 노동계약에 따라 사할린에 도착했을 때이다. 그후 연해주 일대 벌목 현장이나 건설 현장, 시베리아 석유개발 현장, 극동지역의 수산물 가공공장, 농장 등에서 일하고 있다. 그 수는 한때 4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노동자들은 훈련돼 있고 규율을 잘 지키며 부지런하고 험한 작업현장에서도 일할 준비가 돼 있는 노동력이다. 러시아 특히 극동지역의 입장에서는 북한 노동자들을 채용하는 것이 경제적 관점에서 매우 유리하다. 극동 연해주 일대에서 일하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 등 다양한 국적의 노동자들 가운데 북한 노동자들이 단연 제일 우수하다는 말을 필자는 여러 러시아 지인들로부터 들은 바 있다. 북한 입장에서도 해외 노동자들이 보내온 외화 수입이 연간 2~3억 달러에 달하니 괜찮은 소득원이 아닐 수 없다.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이 받는 월 평균 급여는 500~60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중에서 충성자금 명목으로 본국에 송금하는 돈을 제외하면 노동자 본인이 월 100달러 정도 벌어들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누이 좋고 매부 좋던 분위기에 제동이 걸린 것은 2017년 9월 이후부터다.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는 다른 국가에서 북한 노동자 신규 채용, 고용을 금지했고 기존 노동자는 계약이 끝나면 연장을 못하도록 했다. 이를 의식한 러시아 정부는 2017년 11월 ‘북한 노동자 쿼터’를 25,000명으로 결정해 버렸다. 4만 수준이던 노동자가 40% 가까이 급감하는 것이어서 주러 북한 대사관에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고 한다. 당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 대외경제성 차관이 모스크바에 40일 이상 머물면서, “요즘 중국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물밀 듯이 북한으로 돌아와서 북한에 일자리가 부족하고 외화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도와달라”고 읍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여기에 12월에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을 24개월 이내에 모두 송환시키도록 규정한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가 채택되면서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가 계속 줄어들어 2019년 현재 9,800여 명이 된 것이다.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올 12월까지 북한 노동자들은 모두 본국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최근 들어 북중 접경 지역의 북한 노동자들도 잇따라 귀국길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북한 당국자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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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
국제노동기구 이코노미스트 이상헌이 전하는 사람, 노동, 경제학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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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하고 냉정하다. 경제를 구성하는 노동과 자본이라는 개념은 수치와 그래프 거기에 정교한 모델까지 더해져 높디높은 벽으로 둘러쌓인 성과 같다.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이 성을 허물어뜨린다. 저자의 대학 동기는 그에게 경제학이 아니라 문학을 했어야 한다고 말했단다. 그만큼 그의 글은 인간적이고 성찰적이며 때론 말랑말랑하고 울컥울컥하게 사람의 마음을 건드린다. 물론 경제현상을 냉철히 바라보는 중심은 흔들리지 않는다. 냉철한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 무엇보다 필요한 영역이 경제와 노동이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며 확고해진다.

시작은 소소하다. 노란 월급봉투, 우유배달, 화장실과 같은 일상적인 키워드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단어들이 사람, 노동자와 만나 조금씩 비틀린 우리 사회의 모습이 투영되면서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우리 사회는 어디를 향해 가는가’와 같은 의문이 한숨에 섞여 토해진다. ‘시민으로서의 노동자’를 이야기하는 그 바탕이 저자가 스스로 말하듯 ‘성장과 주류’라는 경제학의 중심 프레임과 불화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그의 불화는 아름답다. 그는 경제 성장 뒤에 숨겨진 땀내 나는 노동을 기억한다. 주류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칼질에 피폐해진 다수의 삶에 눈물 흘린다. 막무가내 경제논리에 가라앉은 이 땅의 아이들을 위로한다. 그리고 현실에 분노한다.

그는 노동만을 이야기하지도 경제학만을 설명하지도 않는다. 건조한 숫자 안에 담긴 인간의 삶을 바라보며, 번번이 어긋나는 노동과 경제학을 안타까워한다. 나는 그 길을 어떻게 맞닿게 할 수 있을까? 누군가와 함께 새로운 길을 만들 수는 없을까? 먹먹한 마음으로 책을 덮자,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내가 반드시 가져가야 할 질문이 남았다.

글 : 조현진 | 시민사업팀 연구원· [email protected]

금, 2016/02/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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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이 ‘트럼프의 새로운 대북전략은 실제 효과적일 수 있다’란 제목의 기고문을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했다. 글로벌미디어 플랫홈인 ‘더 월드포스트(The WorldPost)’에 공동게재된 기고문에서 홍 이사장은 “지난 8일 한국 국회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힘을 통한 평화’라고 하는 ‘트럼프 독트린’을 선언했다”며 “한국 국민들은 ‘힘을 과시하는 목적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 내 비핵화뿐 아니라 한반도의 지속적 평화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는 트럼프의 발언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북한에 최대한 압박·제재를 가해 코너로 몰아넣으면서도 대화를 위한 문을 활짝 열어놓아야 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책임 있는 고위 당국자나 특사가 직접 평양을 방문하거나 제3국에서 북한 측과 만나 미국의 ‘4노즈(Four Nos)’ 원칙을 확인시켜주는 것이 의미 있는 대화를 향한 여건을 만드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드포스트는 워싱턴포스트(WP)와 싱크탱크인 베르그루엔 연구소가 공동 설립했다. 홍 이사장의 글 전문을 소개한다. 

한국 국회의 연단에 섰던 도널드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자극적 언사로 소통하던 트럼프가 아니었다. 국제사회 일반에게 보내는 그의 메시지, 특히 평양을 향한 그의 메시지는 매우 명확했고 표현 역시 감탄할 정도로 절제된 것이었다. 지난 9월 유엔 연설에서와는 다르게, 북한을 끝장내겠다고 위협하지 않았고, 김정은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부르지도 않았다. 사실상 트럼프는 김정은의 이름을 단 한 번 언급했을 뿐이다.

대신 그는 트럼프 독트린이라 불릴 만한 언명을 내놓았다. 즉 힘을 통한 평화이다. 미국은 갈등이나 대결을 추구하지 않지만 결코 이를 회피하려고 하지 않으며, 평화를 원한다면 항상 강력한 힘을 지녀야만 한다고 트럼프는 말했다. 남한 정부는, 무력시위의 목적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북한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에 관하여 대화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트럼프를 환영했다. 남한 국민은, 한반도에서 또 다시 역사상 최악의 잔혹함이 되풀이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약속에 안도했다. 실제로, 평화야말로 우리 한국 국민이 가장 바라는 것이다.

 

평양과의 핫라인

전쟁의 위협 속에 있는 우리에게 트럼프가 제시한 해결방안이 만족스러울지는 모르지만, 주의해야할 점 역시 있다. 평양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억제하기 위하여 미국이 전략 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할 때, 워싱턴은 전략 자산의 전개가 평양의 군사행동으로 이어지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반드시 보장해야만 한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만약 북한이 미군 전투기를 격추시키는 일이 벌어진다면, 이는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우리에게는 그러한 비극적 실수에 대비할 수 있는 완충 수단이 전혀 없다.

상황이 대단히 불안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평양과 워싱턴 사이의 핫라인은 물론 남북한 간의 군사적, 외교적 채널을 긴급하게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위험한 난제

김정은이 현재의 한반도 위기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김정은의 궁극적 목표는 대륙 간 핵탄도 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 김정은이 국제 사회의 압박과 제재에 굴복할 것 같지는 않다. 완성된 핵무기와 미사일을 지렛대로 삼아 워싱턴과 빅딜을 성사시키려는 것이 김정은의 숨은 목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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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대단히 불안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평양과 워싱턴 사이의 핫라인은 물론 남북한 간의 군사적, 외교적 채널을 긴급하게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미지 출처: KBS)

이 단계에 이르게 되면, 남한에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지 모른다. 미국 본토가 북한의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의 직접적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면, 워싱턴의 핵우산 및 남한에 대한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라는 확신이 흔들리게 된다. 북한은 이를 최대한 이용하여 남한을 다방면에서 위협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이 실질적으로 핵보유국임을 무시하고 북한을 억제하고 봉쇄하는 전략을 취할 경우, 남한은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이게 된다.

김정은이 그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지금과 같이 무모하게 밀어붙인다면 앞서 말한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이러한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김정은을 멈춰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요구가 동시에 터져 나오면, 한반도에서 군사충돌의 가능성이 증가하게 된다. 만일 트럼프가 군사 옵션을 선택한다면, 그 시기는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하기 이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동북아시아가 전쟁에 휩싸이는 상황은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하여 어느 나라도 원하지 않는 악몽이다.

너무 늦기 전에 협상해야 한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전에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기 위하여 모든 가능한 수단을 활용해야만 한다. 다음은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취해야 할 조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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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연합뉴스)

우선, 평양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면서도,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모든 문호를 활짝 개방해야만 한다. 북한에 대한 전례 없는 압박에는 원유 수입의 추가 제한,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의 추가적인 감축, 평양과의 외교관계 축소 등을 포함한다. 북한을 궁지로 몰아넣어야만 한다.

트럼프 정부의 4불(4 NO) 원칙은 유의미한 협상 조건을 창출하는 첫 단계가 될 수 있다. 미국은 북한의 정권교체, 북한의 붕괴, 한반도의 급격한 통일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38선 이북에의 파병을 원치 않는다고 확언했다. 이러한 4불 원칙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료 혹은 특사가 평양을 방문하거나 제3국에서 북한의 대화 상대와 만나야만 한다.

 

비핵화 이후에도정권 유지 가능하다고 김정은 안심시켜야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나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의 경우와 달리, 비핵화 이후에도 북한 정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정은을 안심시켜야만 한다.

남북한에 더하여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2대2 회담을 개최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 없이 미국이 군사행동으로 치닫는다면, 남한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기 힘들 것이다.

기대했던 바와는 달리,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을 완성하여 배치하는 날이 오더라도 워싱턴의 핵우산이 남한과 일본을 방어할 것이라는 명시적 선언을 트럼프에게 들을 수 없었다. 미국이 이를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남한과 일본 국민은 자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 할 이유가 무엇인지 묻기 시작할 것이다.

확고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 및 일본을 한 편으로 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다른 한 편으로 하는 균열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부드럽지 않을 경우, 북한에 대한 보다 강도 높은 제재에 합의하기 힘들어진다. 남한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한국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베이징과 모스크바를 설득하여 워싱턴 및 도쿄와 협력하도록 하는 작업을 지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남한이 북미 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남북 대화가 그 선행 조건일 수밖에 없다. 북한과 미국의 대화는, 경제와 문화 그리고 스포츠 채널을 비롯하여, 막후에서 시도되어야만 한다.

김정은이 트럼프의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길 바란다. 김정은이 손에 넣고자 하는 무기는 그 자신을 안전하게 지켜주지 못 할 뿐더러, 정권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릴 뿐이다.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밝은 미래로 가는 길을 찾아야만 한다. 남한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월, 2017/11/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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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월 21일(수), 오후 2시~5시,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전쟁의 세계화와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로 백년포럼을 개최합니다.

이번 백년포럼에서는 프레시안 박인규 대표가 사회자로 진행을 하고, 캐나다 오타와대학교 미셀 초서도프스키 교수의 발제에 대해 박순성 교수(동국대), 이래경 이사장(다른백년), 이정훈 위원(민플러스 편집기획위원)의 토론이 펼쳐집니다.

참석을 희망하시는 분께서는 ☞참가신청서☜를 작성하여 주세요.

다른백년-포스터_ 

궁금하신 내용은 전화(02-3274-0100)나 이메일([email protected])을 통해 문의하십시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화, 2018/02/1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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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른백년이 신임 이사 4분을 새롭게 모셨습니다. 이번 개편으로 이사진은 기존 5명에서 7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기존 이사 중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 이대근 경향신문 주간이 일신상의 이유로 물러나고, 신임 이사로 김상준 경희대 교수, 오세중 변리사, 박진경 교수, 조수진 변호사가 참여하게 됐습니다.

기존 이사 중 이래경 이사장, 김동춘 교수, 최상명 교수는 계속 이사직을 유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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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상준 교수, 오세중 변리사, 박진경 교수, 조수진 변호사.

김상준 교수는 현재 경희대 공공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며, ‘맹자의 탐 성왕의 피’, ‘미지의 민주주의’ 등을 집필했습니다.

오세중 변리사는 현재 해오름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로 근무 중이며,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진경 교수는 인천대 기초교육원 교수이면서 한국여성단체연합 성평등연구소장을 맡고 계십니다.

조수진 변호는 조수진 법률사무소 대표이자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래경 이사장은 “이번 개편은 (사)다른백년의 외연을 넓히고, 더 많은 분야와 관계맺기 위한 것인 만큼 신임 이사들의 참여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화, 2016/11/0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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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 보상 대책 못 세워 -일본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 해킹으로 580억엔 유출 -26일 기자회견에서 사죄, 고객에 대한 보상 대책은 못 세워 일본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체크는 26일 새벽 3시경, 해킹으로 고객 자산 약 580억 엔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NHK 보도에 의하면, 코인체크는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새벽 3시경 해킹으로 인해 고객 자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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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18/01/2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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