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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논고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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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논고를 시작하며

익명 (미확인) | 월, 2019/03/04- 11:23

* 폴로티 한 장을 위해서 생산지인 인도네시아에는 2불을 지불하는데, 이를 미국 소비자는 왜 70불을 주고 구입해야 하는가?

* 사람들은 이같은 가격체계에 대해 당연히 경제학이 설명해 줄 것이라 생각하지만 지금의 경제학 어디에도, 경제학자 누구도 명쾌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실은 많은 사람들이 노벨상 경제학자가 주식해서 망했다는 소리를 듣고서는 현실의 경제현상에 대해 경제학이 설명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담 스미스가 1776년 국부론을 발표하였고, 맑스는 1867년 자본론 1권을 출간하였다.

국부론에서 말하는 생산시스템은 사실 자본주의 생산시스템이 아니다. 그가 제창한 균형이론, 즉 보이지 않는 손의 신화는 그를 경제학의 아버지, 자본주의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사람으로 숭상하게 하고 있지만 정작 국부론에서 다루는 생산시스템은 본격적인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의 공장제 수공업 시대를 배경이라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그리고 당연히 스미스는 1820년대 처음으로 발생한 경제공황에 대해서는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을 터, 즉 보이지 않는 손, 균형이 깨어지는 상황이 거의 7~8년간이나 지속되고 이후 매 10년마다 반복되는 비정상(?)상황을 이해 할 수 없을 것이다.

칼 맑스는 영국이 한창 자본주의 금자탑을 쌓고 있던 1860년대에 자본론을 썼다. 그가 목도한 경제공황은 자본주의의 모순을 폭발시키는 과정이었고, 그가 생각해낸 이윤율 경향저하의 논리는 자본주의가 스스로 몰락의 길로 갈 것이라고 많은 이들로 하여금 믿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뒤로도 150년, 맑스시대 영국이 경험한 자본주의 역사, 100년 보다 1.5배는 긴 기간을 지내 오는 동안, 자본주의는 이윤율 경향적 저하론과 무관하게 비교적 자~알 지내고 있으며, 도리어 그 경쟁 상대였던 현실사회주의를 경쟁에서 패퇴시켜 인류유일의 경제시스템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 우리는 자본주의와 경제학의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담 스미스의 살아 생전에는 본격적인 자본주의가 채 시작되지도 않았었는데 그 시점에서 자본주의를 설명하는 기본원리로서 고전경제학이 시작되었고, 그 숭고한 잣구의 한 점 오류도 없이, 경제학은 해마다 노벨상을 받고 있다.

맑스 사후 150년 간 자본주의는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여 전 세계 80억 인류가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충분한 생산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자본주의는 세계 유일의 경제시스템이며 어디에나 그의 제조공장을 만들 수 있고, 증권화를 통해 산업과 분리되어 있으며, 사람의 오감을 대신하는 기계적 장치로 인하여 자율 생산까지 가능한 시대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매 10년마다 불황, 혹은 장기적 만성불황이 일어나고 있고, 전혀 망할 기색 없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자본주의 국가권력은 250년간 자본의 철옹성이지만 시민사회와 노동자들이 정치와 경제의 실제적인 소비자로 등장한 만큼, 그만큼의 지분이 존재하는 사회가 되었다.

* 잠깐 다시 처음의 폴로티의 가격이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를 이야기해 보자. 여러분이 짐작하듯이 학생 때 잠시 안면이 있었던 노동가치설만 가지고는 인도네시아에서 미국까지의 그 험난한 과정을 설명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생산하는 곳과 소비하는 곳 사이의 엄청난 가치의 차이, 우리 주변에서 넘쳐나는 음식물과 생산이 많아 밭에서 썩히고 있는 농산물과 비교되는 수많은 아프리카 아동들의 굶주림, 이들에게 하루 1불이면 2~3명이 풍족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자본주의 경제학은 소비에 대해서 전혀 모른다. 왜냐하면 생산된 상품은 당연히 소비될 것이므로! 이는 맑스 경제학도 마찬가지이다. 즉 상품의 개념, 그 자체가 다른 상품에 의해 교환되어야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전경제학의 출발점을 그대로 채용하고 있어서이다.

오늘날 인터넷 쇼핑이 오프라인 쇼핑을 압도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자본주의 초반에는 모든 생산이 상업자본의 의한 주문생산이 이루어졌다. 즉 1700년대 말에서야 근대적인 소매점이 생겼고, 귀족이 아닌 일반 자본가에게조차 상시적 소비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 이때부터 산업자본이 상업자본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가능성이 생겼다. 그리고 그로부터 150년여가 지난 1900년대 초중반이후 노동자에게도 전면적인 소비의 기회가 주어진 대량소비의 시대가 시작되었으며 이제 인터넷쇼핑 시대, 유통의 힘이 생산을 압도하고 나아가서 소비가 생산을 압도할 준비가 된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 2019년, 우리는 150년 전의 맑스는 상상하지 못했던 자본주의 세상, 생산과 분리된 자본의 시대, 국제금융의 시대, 새로운 노동에 의한 생산이 예고된 시대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 250년 역사를 통해서 발전해온 가치와 가격에 대한 사고를 보다 발전시켜야 할 때이다.

* 가치와 가격에 기본사고로부터 출발하여 현실자본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탐험이 필요하다. 모든 사변이 과학적이려면 그 사변의 근거가 되는 환경을 반드시 고려하여 생각해야 한다. 선언이 말하는 1800년대 노동자들은 지금의 노동자와 많이 다르다. 근대교육이 없던 시절의 노동자들은 신문물과 과학에 대해서 가장 감수성이 높은 계층이었다. 현실세상이 변하는 만큼을 사변, 학문, 특히 사회과학은 따라 가지 못한다. 우리는 현재의 우리 주변의 것이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다만 현재를 이해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더욱이 학문이라는 것도, 역사적 사실들도 지배적 계층입장에서 보고 싶은 것들만 보니, 지금 우리 주변의 현상들이 아무리 자연스러워도, 그의 기원을 몰라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현대 종교도 생겨날 시점에서는 최고의 과학이며 인간 사고의 최고봉이었다. 하지만 2000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2000년 전의 사고체계를 우러러 숭상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다고 생각해 보지는 않는가? 특히 산업혁명 이후 우리 인류는 새로운 종으로 거듭 났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인류는 자신만이 가진 것, ‘과학적 사고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참으로 게으른 종족이다.

* 일생의 노력으로 새로운 경제학적 사고를 시작해 보자. 자본주의 원리인 가격과 가치에 대해서, 맑스 사후 150년 지나고도 이윤율저하는 계속되고 있는지, 그리고 현실사회주의는 어째서 붕괴했는지, 미국 중심의 자본주의는 현재 어떤 단계이고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지, 현대 자본주의 내부에 위치한 화산들은 어느 지점에 있고 어떻게 분출될 것인지 등을 힘 닿는대로 밝혀 보고 싶다. (‘힘되는만큼’에 방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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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르페브르의 비판적 독해 웹자보

 

[철학] 앙리 르페브르의 비판적 독해

강사 조명래
개강 2017년 10월 11일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 7:30 (10강, 175,000원)

강좌취지
앙리 르페브르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맑스주의 도시철학자라 할 수 있다. 1901년 태어나 1991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20세기 자본주의하에서 규정되는 삶의 존재론적 문제를 고민하면서 60여 권의 책과 수많은 글을 썼다. 그가 평생 다룬 테마는 소외, 변증법, 일상, 도시, 재현, 기호, 공간, 리듬, 국가 등 그 스펙트럼이 엄청 넓고 다양하다. 이 모두를 그는 헤겔, 니체, 맑스의 이론을 절합, 구성한 메타필로소피란 사유 틀에 담아 풀어내어 읽어내고자 했다. 그는 프랑스 공산당의 주요한 이론가이기도 하지만 프랑스 68혁명을 일으킨 소르본 대학생들의 멘토이기도 했다. 그의 이론에는 포스트맑시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을 여는 요소까지 함축되어 있다. 그만큼 르페브르는 읽을 거리가 풍부한 이론의 저장고다. 본 강좌는 르페브르에 관한 두 권의 책으로 르페브르를 비판적으로 독해하는 방식으로 10주간 진행된다. 영국의 비판적 공간이론가인 엔디 메리필드(Andy Merrifield)가 2006년에 펴낸 『앙리 르페브르: 비판적 입문』(Henri Lefebvre: A Critical Introduction)과 호주의 비판 법학자인 크리스 버틀러(Chris Butler)가 2012년에 출간한 『앙리 르페브르: 공간정치, 일상생활, 그리고 도시에 대한 권리』(Henri Lefebvre: Spatial Politics, Everyday Life and the Right to the City)이다.

1강 르페브르의 생애, 이론세계, 연구테제
2강 테제 1: 일상생활, 테제 2: 모멘트(moments)
3강 테제 3: 자발성, 테제 4: 도시성
4강 테제 5: 공간성, 테제 6: 글로벌라이제이션과 국가
5강 테제 7: 신비화된 의식과 중간정리
6강 르페브르의 ‘사회이론’에 대한 해석
7강 르페브르의 ‘공간의 생산’에 대한 해석
8강 르페브르 이론에서 ‘공간, 추상화, 법칙’의 문제
9강 르페브르 이론에서 ‘국가권력과 공간권력’의 문제
10강 르페브르 이론에서 ‘근대성, 일상리듬, 도시권리’의 문제


참고문헌
Andy Merrifield, 2006, Henri Lefebvre: A Critical Introduction, Routledge: New York.
Chris Buttler, 2012, Henri Lefebvre: Spatial Politics, Everyday Life and the Right to the City, Routledge: New York.


강사소개
단국대학교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한국공간환경학회장(역임), 한국엔지오학회장(역임), 인간도시컨센서스 공동대표, 환경'정의 공동대표, 내셔널트러스트 공동대표, 한국도시연구소장(역임), 국제저널 Space and Culture 편집자문위원.

 

 

시몽동, 개체화 이론의 이해 웹자보

 

[철학] 시몽동, 개체화 이론의 이해

강사 황수영
개강 2017년 10월 13일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 7:30 (7강, 122,500원)

강좌취지
시몽동의 주저 『형태와 정보 개념에 비추어 본 개체화』의 번역 출간을 기념으로 저자의 사상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해설서인 『시몽동, 개체화 이론의 이해』를 기반으로 주요 개념들과 사상을 이해하고 자연과 인간, 기술과 정치 등 여러 측면에서 그의 철학이 가지는 현대적 의미를 살펴봅니다.

1강 시몽동 사상의 배경(철학과 과학)
2강 기본 개념들(개체화, 전개체적인 것, 형태와 정보)
3강 물리적 개체화
4강 생명적 개체화
5강 정신적 개체화
6강 개체초월성과 집단적 개체화
7강 사이버네틱스와 기술철학


참고문헌
시몽동, 『형태와 정보 개념에 비추어 본 개체화』, 그린비, 2017
황수영, 『시몽동, 개체화 이론의 이해』, 그린비, 2017
황수영, 『시몽동』, 컴북스, 근간


강사소개
베르그손의 『창조적 진화』를 번역하고 『베르그손, 생성으로 생명을 사유하기』를 썼다. 8월 말에 시몽동의 주저 번역서와 해설서를 출간했다. 생성을 사유하는 모든 철학자들에 관심이 있다.

 

 

오르세 미술관 : 19세기 예술의 정신병리학

 

[미술] 오르세 미술관 : 19세기 예술의 정신병리학

강사 백상현
개강 2017년 10월 11일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 7:30 (8강, 140,000원)

강좌취지
19세기 미술에 대한 집중적 탐사를 시도하는 강의다. 프로이트-라깡학파의 정신병리학과 응시 이론을 토대로 근대미술의 구조를 밝힌다. 특히 『라깡 세미나 11』에 나타난 미학이론의 관점에서 19세기 미술의 전환기를 탐사한다.
이를 위해 강의자는 오르세 미술관으로 청자들을 초대한다. 오르세 미술관이 가진 역사적 의미와 구성, 정신병리적 증상들을 제시한다. 특히, 오르세의 작품들을 중세의 회귀라는 관점에서 논증하는 강의가 될 것. 퓌비 드 샤반느, 아르누보, 고흐, 고갱, 등등의 작가들은 어째서 중세적 신비주의를 추구했을까? 마네와 모네, 드가와 피사로 그리고 르느와르는 과연 현대미술의 기원이 되었던 것일까? 정신분석의 이론으로 해부되는 오르세의 작품들은 이제까지의 서양미술사가들이 보여주었던 면모와는 전혀 다른 정체를 드러내게 된다.


1강 오르세 미술관의 존재론 : 미술관의 장소, 토포스는 욕망을 가두는 미로인가?
2강 낭만주의 회화의 본질, 중세적 윤리관.
3강 쿠르베의 사실주의 회화와 프랑스 사회당의 연대 : "안녕하세요 미테랑 씨!".
4강 고갱의 오리엔탈리즘 : 사기꾼과 예술가 사이. 편력의 의미.
5강 반 고흐의 정신병리학 : 아를르의 유령과 미친 영웅.
6강 퓌비 드 샤반느와 중세의 회귀 : 신 없는 중세의 도래와 현대의 시작.
7강 프라 안젤리코의 후예로서의 마네 : 마네의 모던 신비주의.
8강 모네, 드가, 쇠라 : 광학과 신학.


참고문헌
「라깡의 인간학 : 세미나 7의 강해」(백상현, 2017, 위고).
「라깡의 루브르」(백상현, 2016, 위고).
「라깡 세미나 11」(새물결).


강사소개
정신분석학자. 프랑스 발랑스의 '에꼴데보자르' 졸업 후 파리8대학에서 예술학을 전공했다. 파리8대학 철학과에서 라깡의 정신분석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학위논문 : 「증상적 문장, 리요타르와 라깡」). 고려대, 이화여대, 숭실대 등에서 정신분석과 미학을 강의했으며 한국프로이트라깡칼리지FLC 상임교수로 활동했다. 현재 임상분석가를 대상으로 여러 형식의 강의를 시도하고 있다. 저서로는 『라깡의 인간학: 세미나 7의 강해』(위고, 2017), 『라깡의 루브르』(위고, 2016), 『고독의 매뉴얼』(위고, 2015), 『라캉 미술관의 유령들』(책세상, 2014), 『헬조선에는 정신분석』(공저, 현실문화, 2016), 『발튀스, 병적인 것의 계보학』(현실문화, 근간)이 있다.

 

 

 

 

다중지성의 정원 http://daziwon.net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18길 9-13 [서교동 464-5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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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다중지성의 정원, 철학, 시몽동, 황수영, 기술철학, 개체화, 사이버네틱스, 개체초월성, 생명, 생명철학, 생성철학, 창조적 진화, 베르그손, 조명래, 맑스주의, 도시철학, 자본주의, 소외, 변증법, 일상, 도시, 헤겔, 니체, 맑스,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이론, 공간의 생산, 도시성, 공간권력, 오르세 미술관, 프로이트, 라깡, 근대미술, 미학이론, 정신병리학, 백상현

일, 2017/10/0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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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몽동, 개체화 이론의 이해 웹자보

 

[철학] 시몽동, 개체화 이론의 이해

강사 황수영
개강 2017년 10월 13일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 7:30 (7강, 122,500원)

강좌취지
시몽동의 주저 『형태와 정보 개념에 비추어 본 개체화』의 번역 출간을 기념으로 저자의 사상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해설서인 『시몽동, 개체화 이론의 이해』를 기반으로 주요 개념들과 사상을 이해하고 자연과 인간, 기술과 정치 등 여러 측면에서 그의 철학이 가지는 현대적 의미를 살펴봅니다.

1강 시몽동 사상의 배경(철학과 과학)
2강 기본 개념들(개체화, 전개체적인 것, 형태와 정보)
3강 물리적 개체화
4강 생명적 개체화
5강 정신적 개체화
6강 개체초월성과 집단적 개체화
7강 사이버네틱스와 기술철학


참고문헌
시몽동, 『형태와 정보 개념에 비추어 본 개체화』, 그린비, 2017
황수영, 『시몽동, 개체화 이론의 이해』, 그린비, 2017
황수영, 『시몽동』, 컴북스, 근간


강사소개
베르그손의 『창조적 진화』를 번역하고 『베르그손, 생성으로 생명을 사유하기』를 썼다. 8월 말에 시몽동의 주저 번역서와 해설서를 출간했다. 생성을 사유하는 모든 철학자들에 관심이 있다.

 

 

앙리 르페브르의 비판적 독해 웹자보

 

[철학] 앙리 르페브르의 비판적 독해

강사 조명래
개강 2017년 10월 11일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 7:30 (10강, 175,000원)

강좌취지
앙리 르페브르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맑스주의 도시철학자라 할 수 있다. 1901년 태어나 1991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20세기 자본주의하에서 규정되는 삶의 존재론적 문제를 고민하면서 60여 권의 책과 수많은 글을 썼다. 그가 평생 다룬 테마는 소외, 변증법, 일상, 도시, 재현, 기호, 공간, 리듬, 국가 등 그 스펙트럼이 엄청 넓고 다양하다. 이 모두를 그는 헤겔, 니체, 맑스의 이론을 절합, 구성한 메타필로소피란 사유 틀에 담아 풀어내어 읽어내고자 했다. 그는 프랑스 공산당의 주요한 이론가이기도 하지만 프랑스 68혁명을 일으킨 소르본 대학생들의 멘토이기도 했다. 그의 이론에는 포스트맑시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을 여는 요소까지 함축되어 있다. 그만큼 르페브르는 읽을 거리가 풍부한 이론의 저장고다. 본 강좌는 르페브르에 관한 두 권의 책으로 르페브르를 비판적으로 독해하는 방식으로 10주간 진행된다. 영국의 비판적 공간이론가인 엔디 메리필드(Andy Merrifield)가 2006년에 펴낸 『앙리 르페브르: 비판적 입문』(Henri Lefebvre: A Critical Introduction)과 호주의 비판 법학자인 크리스 버틀러(Chris Butler)가 2012년에 출간한 『앙리 르페브르: 공간정치, 일상생활, 그리고 도시에 대한 권리』(Henri Lefebvre: Spatial Politics, Everyday Life and the Right to the City)이다.

1강 르페브르의 생애, 이론세계, 연구테제
2강 테제 1: 일상생활, 테제 2: 모멘트(moments)
3강 테제 3: 자발성, 테제 4: 도시성
4강 테제 5: 공간성, 테제 6: 글로벌라이제이션과 국가
5강 테제 7: 신비화된 의식과 중간정리
6강 르페브르의 ‘사회이론’에 대한 해석
7강 르페브르의 ‘공간의 생산’에 대한 해석
8강 르페브르 이론에서 ‘공간, 추상화, 법칙’의 문제
9강 르페브르 이론에서 ‘국가권력과 공간권력’의 문제
10강 르페브르 이론에서 ‘근대성, 일상리듬, 도시권리’의 문제


참고문헌
Andy Merrifield, 2006, Henri Lefebvre: A Critical Introduction, Routledge: New York.
Chris Buttler, 2012, Henri Lefebvre: Spatial Politics, Everyday Life and the Right to the City, Routledge: New York.


강사소개
단국대학교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한국공간환경학회장(역임), 한국엔지오학회장(역임), 인간도시컨센서스 공동대표, 환경'정의 공동대표, 내셔널트러스트 공동대표, 한국도시연구소장(역임), 국제저널 Space and Culture 편집자문위원.

 

 

삶을 돌보는 사유의 기술 ― 서양철학사 연구 웹자보

 

[철학] 삶을 돌보는 사유의 기술 ― 서양철학사 연구

강사 김동규
개강 2017년 10월 17일부터 매주 화요일 저녁 7:30 (8강, 140,000원)

강좌취지
철학은 인간의 삶과 우리가 거주하는 이 세계에 주어지고 나타나는 가장 근본적인 것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따져 묻는 것이다. 이러한 사유는 전문가들의 몫이 아니라 진지하게 삶을 성찰하려는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지식이 축적되고, 사유가 복잡해진 탓에 전문가의 도움 없이 혼자만의 생각으로 철학적 사유의 훈련을 하기란 어려운 일이 되었다. 이에 본 강의는 철학적 사유의 기초를 쌓고자 하는 이들이 기본기를 갖추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에서 개설되었다. 철학에 접근하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겠으나 그 가운데서도 철학사 공부는 철학 자체에 입문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왜냐하면 철학적 사유 역시 역사 속에서, 역사적 사건들과 호흡하며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서양 학문의 관점에서) 철학이란 무엇인지, 철학적 사유가 어떻게 심화되고 변형되었는지를 고대부터 근대초기까지의 철학사를 되짚는 시간을 갖는다.

1강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
2강 소피스트와 소크라테스
3강 플라톤
4강 아리스토텔레스
5강 후기 고대철학
6강 중세철학
7강 종교개혁과 르네상스
8강 근대철학


참고문헌
군나르 시르베크·닐스 길리에, 『서양철학사 1』, 윤형식 역, 이학사.
(첫 시간에 교재를 준비해오시기 바랍니다.)


강사소개
총신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서강대학교에서 폴 리쾨르에 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마리옹과 리쾨르의 주체물음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벨기에 루벤(루뱅)대학교(KU Leuven) 신학&종교학과에서 마리옹의 계시 이론을 연구하여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강대학교 생명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강의와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선물과 신비: 장-뤽 마리옹의 신 담론』, 『미술은 철학의 눈이다』, 『프랑스 철학의 위대한 시절』(공저)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피에르 테브나즈의 『현상학이란 무엇인가』,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탈출에 관해서』, 『후설 현상학에서의 직관 이론』, 폴 리쾨르의 『해석에 대하여: 프로이트에 관한 시론』, 앤서니 티슬턴의 『성경 해석학 개론』 등이 있다. 또한 다중 지성의 정원, 연구집단 카이로스, 현대기독연구원, 서강대, 서경대, 한양대 등에서 철학과 신학의 여러 분야를 강의했다.

 

 

라깡 세미나 11의 세밀한 강해 웹자보

 

[철학] 라깡 세미나 11의 세밀한 강해

강사 백상현
개강 2017년 10월 12일부터 매주 목요일 저녁 7:30 (10강, 175,000원)

강좌취지
세미나 11은 라깡이 국제정신분석학회(IPA)로부터 "파문"을 당한 직후 일 년간 진행된 강연들이다. 기존의 세미나들이 생탄 병원에서 진행된 반면, 세미나 11은 끌로드 레비-스트로스의 배려 속에서 고등사범학교에서 진행됐다. 이때 라깡은 자신의 임상이론에 대한 새로운 규범화의 필요성을 느꼈던 것으로 추측된다. 세미나 11의 라깡은 바로 그런 배경 속에서 자신만의 새로움이 돋보이는 임상이론의 완성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강의는 바로 그와 같은 라깡 이론의 정수를 소개하는 강해이다. 특히, 시관충동으로서의 응시 개념에 대한 정교한 세공을 통해 욕망과 자아의 구조를 설명하고 있는 라깡의 임상이론이 선명하게 제시되는 강의가 될 것이다. 나아가, 라깡이 강조하고 있는 그림과 스크린 이론을 통해 회화와 영화 이론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타진하는 분석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강연자는 라깡이 제시하고 있는 회화 작품들 외에도,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들, 홍상수의 작품들을 사례로 제시한다. 세미나 11의 세밀한 독해를 위해 풍부한 임상 사례들에 대한 분석 또한 진행될 예정이다.

1강 파문, 세미나 11의 의미와 정신분석학회의 역사.
2강 프로이트의 무의식 개념과 라깡의 무의식 개념.
3강 확실성의 주체. 데카르트와 프로이트. 그것이 사유한다.
4강 시니피앙의 그물망과 쾌락원칙 너머의 반복.
5강 투케와 오토마톤, 아리스토텔레스와 프로이트. 실재에 관하여.
6강 눈과 응시의 분열. 본다는 것과 보여진다는 것.
7강 왜상, 히스테리, 공백과 스펙타클의 관람자 위치.
8강 선과 빛, 라깡의 스크린, 영화이론의 가능성.
9강 그림이란 무엇인가? 라깡 회화 이론과 응시 이론.
10강 전이, 충동, 해석, 저항.


참고문헌
「라깡의 인간학 : 세미나 7의 강해」(백상현, 2017, 위고).
「라깡 세미나 11」(새물결).


강사소개
정신분석학자. 프랑스 발랑스의 '에꼴데보자르' 졸업 후 파리8대학에서 예술학을 전공했다. 파리8대학 철학과에서 라깡의 정신분석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학위논문 : 「증상적 문장, 리요타르와 라깡」). 고려대, 이화여대, 숭실대 등에서 정신분석과 미학을 강의했으며 한국프로이트라깡칼리지FLC 상임교수로 활동했다. 현재 임상분석가를 대상으로 여러 형식의 강의를 시도하고 있다. 저서로는 『라깡의 인간학: 세미나 7의 강해』(위고, 2017), 『라깡의 루브르』(위고, 2016), 『고독의 매뉴얼』(위고, 2015), 『라캉 미술관의 유령들』(책세상, 2014), 『헬조선에는 정신분석』(공저, 현실문화, 2016), 『발튀스, 병적인 것의 계보학』(현실문화, 근간)이 있다.

 

 

사유의 위대한 전환 ― 니체와 스피노자 입문 강의 웹자보

 

[철학] 사유의 위대한 전환 ― 니체와 스피노자 입문 강의

강사 장민성
개강 2017년 10월 12일부터 매주 목요일 저녁 7:30 (8강, 140,000원)

강좌취지
1. 이 강좌는 철학을 막 읽기 시작하는, 그러니까 위대한 사유를 쉽게 풀어 놓은 인문학 저서들을 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고전을 읽기를 원하지만 어떤 철학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한, 말 그대로 철학 읽기 입문 강좌입니다. 매 시간 니체와 스피노자의 작품을 세밀하게 읽고 분석함으로써, 고전의 정수를 고전 자체에서, 걸러지거나 윤색되지 않은 위대한 목소리를 직접 읽고 듣고, 자신의 관점에서 독해해 보는 것, 나아가 자신의 생각을 풍요롭고도 깊이 있게 만드는 것이 이 강좌의 목적입니다.
2. 이번 강좌에서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사유를 가능하게 했던,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도덕의 계보』 그리고 스피노자의 『에티카』와 『신학정치론』를 읽습니다. 그러나 책 전체를 두루뭉수리하게 다루기보다는 저작 가운데 니체와 스피노자의 사유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들을 포착하여 세밀하게 읽고 분석하고 대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입니다. 단순히, 니체와 스피노자 텍스트 분석과 설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어떻게 플라톤과 기독교적 전통 사유와 대결하는지를, 어떻게 철학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지를, 그리고 새로운 시대를 만드는 무기를 생성하는지를, 이들의 개념과 문장을 통해 분석하고 찾는 공부를 하게 될 것입니다.
3. 따라서 이 강의는 니체와 스피노자를 통해서 철학의 길로 들어서기(철학입문), 철학사 속에서 이들의 사유를 들여다보기(철학사 개관), 그리고 이들의 문제의식으로 오늘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를 고민해보는(오늘의 철학) 시간이 될 것입니다.


[1~4강 니체]
1, 2강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책세상)
1강 진도 - 1, 2부
2강 진도 - 3, 4부
신은 죽었다, 가치의 창조, 사랑, 세 가지 변신-낙타(나귀)-사자-아이, 운명애, 동일한 것의 영원한 회귀, 위버멘쉬(초인)

3, 4강 『도덕의 계보』(책세상)
3강 진도 - 1, 2 논문
4강 진도 - 3 논문
적극적인 것과 반응적인 것, 귀족의 도덕과 노예의 도덕, 노예반란의 역사, 본체와 현상, 칸트의 정언 명령, 금욕주의적 이상

[5~8강 스피노자]
5, 6강 『에티카』(황태연 번역, 비홍 출판사)
5강 진도 - 1, 2부
6강 진도 - 3, 4, 5부
신과 자연, 신체와 정신, 욕망과 존재, 자연과 자유

7, 8강 『신학정치론』(최형익 번역, 비르투 출판사)
7강 진도 - 1~10장
8강 진도 - 11~20장
종교와 국가, 자유의 문제, 자유로운 인간들의 결합으로서의 국가


참고문헌
니체 참고서적
가장 정리가 잘되어 있고 깊이가 있는 책으로는 『니체와 철학』(질 들뢰즈, 민음사)를 추천할 수 있는데, 다만 들뢰즈의 생각과 니체의 생각이 뒤엉켜, 종종 니체를 설명하는 것인지, 들뢰즈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것인지 알기 어려울 때가 있다.
『니체 1, 2』(마르틴 하이데거, 도서출판 길)은 그 독창성과 깊이에서는 최고의 책이나 너무 어렵고 방대하여, 니체의 주요 저작을 공부하고 나서 보는 것이 좋다.
니체의 삶과 철학을 무난하게 정리한 책으로는 좀 두꺼우나, 『니체 극장』(고명섭, 김영사)이 좋다.
승계호의 『철학으로 읽는 괴테 니체 바그너』도 추천할 만하다. 5장부터 8장까지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읽기 부분이다.
『니체 사전』(도서출판 b)도 추천한다.

스피노자 참고서적
역시 들뢰즈의 『스피노자의 철학』이 아주 잘 정리되어 있으며, 『니체와 철학』과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다.
『에티카를 읽는다』(스티븐 내들러, 그린비), 『스피노자와 근대의 탄생』(스티븐 내들러, 글항아리)도 추천할 만한 입문서.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한 책들은, 들뢰즈의 『스피노자와 표현의 문제』(인간사랑), 그리고 네그리의 『야만적 별종』(푸른숲), 『전복적 스피노자』(그린비)와 『스피노자 철학에서의 개인과 공동체』(알렉상드르 마트롱, 그린비) 등이 있지만 모두 어렵고 두꺼운 책들이어서, 읽기에 만만치는 않다.

1. 교재는 위의 도서를 각자 준비해 오시고 강의에서 다룰 부분들을 미리 읽어오시면 됩니다. 강의 시간에는 강의용 프린트를 나누어 드립니다.
2. 강의 방식은, 고전 원문을 상세하게 분석하고 이를 이해하는 다양한 해석-입장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다른 철학자들의 글과 비교하면서 읽어 더 심층적 이해로 나아가기도 하고 오늘의 문제와 연결시키기도 합니다.
3. 개념―사유의 창―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고전에 대한 정확하고도 깊이 있는 이해를 가능하게 하려 합니다.


강사소개
독립연구가, 유레카 창립
20년간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상대로 고전 강독 진행
현재 홍명희 『임꺽정』 연구 및 고전 읽기 입문서 집필 중

 

 

지성과 영성의 동행 ― 아주 오랜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새로운 사람이 된 것처럼 웹자보

 

[인문교양] 지성과 영성의 동행 ― 아주 오랜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새로운 사람이 된 것처럼

강사 이인
개강 2017년 10월 10일부터 매주 화요일 저녁 7:30 (8강, 140,000원)

강좌취지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주체가 자기 자신에게 필요한 변형을 가하는 탐구, 실천, 경험 전반을 영성이라 부를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인식이 아니라 주체, 심지어는 주체의 존재가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를 구성하는 정화, 자기 수련, 포기, 시선의 변환, 생활의 변화 등과 같은 탐구, 그리고 실천, 경험 전반을 영성이라 부르도록 합시다."

― 미셸 푸코, 『주체의 해석학』

영성이란 말이 인문학에서도 심심찮게 보입니다. 그런데 영성이란 말엔 기묘한 신비한 색채와 아울러 교묘한 사기의 냄새가 배어있지요. 선무당 같은 이들이 얄팍한 지식과 능갈치는 화법으로 영성의 실체를 과장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영성을 무시할 수만은 없습니다. 최첨단 현대를 살아가면서 의미에 대한 물음, 영성에 대한 갈증이 심해지고 있으니까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모름지기 인생을 실감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넓히며 거듭나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영성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 안엔 이성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정신이 있다는 걸 부인할 순 없습니다. 21세기에도 종교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 또한 과학과 이성만으론 우리의 존재를 옹글게 다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과거처럼 특정 종교에 대한 맹목의 복종은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믿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믿고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우리가 지성과 함께 영성을 탐구해야 하는 이유이지요.

지성과 함께 영성을 추구하면서 엑스터시와 함께 그노시스를 사유합니다. 엑스터시란 자아의 밖으로 나가 더 넓은 세상 속에서 더 진실한 내가 되는 일이고, 그노시스란 내 안의 신성을 직시하며 체험하는 일입니다. 영성이 생기면 인간에 대한 이해와 세상을 향한 지혜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영성은 깨어 있는 밝은 상태입니다. 영성은 내 안에 새로운 질서가 세워지는 혁명입니다. 지성을 바탕으로 영성을 키우고 함께 도모하는 입문과정을 시작합니다.

1강 루미 ― 그대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
페르시아의 신비주의 시인이었던 루미가 21세기에 다시 읽히고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2007년을 루미의 해로 선포하기도 했지요. 왜 13세기의 시 구절에 현대인들은 열광하는 걸까요? 루미의 글이 인간의 진실을 꿰뚫으면서 가슴에 등불이 하나씩 켜지는 체험을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고된 인생살이에서 루미의 글은 신선하면서도 선명한 감동으로 다가오지요.

2강 프리드리히 니체 ― 영원히 반복되어도 좋은 삶을 살기
니체라는 이글거리는 이름은 우주에 뿌려진 별처럼 이곳저곳에서 반짝이죠. 니체의 사상은 나를 더 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줍니다. 니체를 만나는 순간 우리는 이전과는 다르게 변하게 되니까요. 그동안의 살아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나의 한계라고 믿었던 경계를 넘어 ‘초인’이 될 수 있습니다. 눈부신 행복의 태양이 우리 삶에 떠오르고 있네요. 인생의 정오입니다!

3강 윌리엄 제임스 ― 회심하여 인생을 성화하기
우울증에 시달렸던 미국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영적 세계를 추구하고 종교성을 깊게 파고듭니다. 윌리엄 제임스는 자연악에서 환멸과 고통을 겪다가 새롭게 태어나 평화와 행복을 누리는 ‘거듭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요. 비굴한 본성의 전염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면서 성인이 되어보자면서 윌리엄 제임스는 제2의 인생을 권유합니다.

4강 마르틴 하이데거 ― 양심의 부름에 응답하여 자신의 고유성을 결단하기
존재한다는 사실이 문제가 되는 건 인간뿐이라면서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인간을 깊게 사유합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자신의 본래성으로 살지 않고 비본래성으로 산다면서 결단을 촉구하지요. 존재로부터 도피하며 살더라도 죽음 앞에서 불안을 느끼고 양심의 부름 앞에 세워져 결단을 하게 되는 하이데거의 철학을 만납니다.

5강 켄 윌버 ― 나를 바라보는 내 안의 주시자와 하나의 맛
미국의 자아초월사상가 켄 윌버는 영성을 과학으로 검증하며 통과시켜야 한다면서 통합심리학을 제시합니다. 영성은 내 안의 뭔가를 덜어내는 것이 아니라 더하는 것이고, 기존의 자아를 깨뜨리고 세상과 새로이 연결시키는 혁신이라고 설명하지요. 참나를 깨우는 논리들을 제시하면서 켄 윌버는 깨달은 자의 참된 연민을 이야기합니다.

6강 파머 파커 ― 나는 나의 그늘이자 나의 빛이다
날마다 보도되는 기사들을 접하면 우리는 주먹을 움켜쥐게 되는데, 미국의 기독교 교육학자 파머. J 파커는 가슴이 부서질 때가 기회라면서 비통한 자들을 위해 글을 씁니다. 나지막이 속닥이지만 뜨겁게 다가오는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왜 민주주의와 마음이 연결되어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파커 파머를 통해 좀 더 세상을 넓게 파악하고 인간을 깊게 이해하게 되지요.

7강 리베카 솔닛 ― 낙원의 문은 지옥 속에 있다
미국의 영민한 작가 리베카 솔닛은 재난 속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가능성을 연구합니다. 권력이 붕괴된 상황에서 인간들은 공황에 빠져 야수가 될 것 같지만, 놀랍게도 인간은 서로를 뜨겁게 돕고 살뜰히 챙기죠. 함께 고통을 겪을 때 평소에 자기밖에 모르던 사람일지라도 지금 이 순간에 깨어나 타인과 함께하게 됩니다. 하늘나라는 이미 우리 안에 있던 셈이죠.

8강 샘 해리스 ― 종교를 넘어서 영성을 체험하기
우리는 ‘자아’를 통해서 세상을 인식하고, 나와 그 밖의 것들로 나누어서 감각하며 살아가지요. 이 이분법에서 벗어나는 것이 영성의 핵심이라고 미국의 신경과학자 샘 해리스는 얘기합니다. 윤리를 지키며 살고 타인의 행복을 증진하도록 애쓸수록 영성이 올라간다면서, 종교에 갇히지 않은 채 이성을 바탕으로 영성을 체험하는 방법을 알려주네요.


참고문헌
1. 메블라나 루미, 『사랑 속에서 길을 잃어버려라』, 이현주 옮김, 샨티, 2005
2.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정동호 옮김, 책세상, 2000
3. 윌리엄 제임스,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 김재영 옮김, 한길사, 2000
4. 마르틴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이기상 옮김, 까치글방, 1998
5. 켄 윌버, 『켄 윌버의 일기』, 김명권, 민회준 옮김, 학지사, 2010
6. 파머 파커,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김찬호 옮김, 글항아리, 2012
7. 리베카 솔닛, 『이 폐허를 응시하라』, 정해영 옮김, 펜타그램, 2012
8. 샘 해리스, 『종교의 종말』, 김원옥 옮김, 한언출판사, 2005


강사소개
현대철학을 중심으로 공부하고 있으며, 인문학이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으며 어떤 쓸모가 있을지 궁리를 한다. 전문화되고 어려운 인문학이 아닌 깊이 있되 누구에게나 와 닿는 인문학을 하려 한다. 인문학의 민주화를 모색하면서 꾸준히 글을 쓰고 강의하고 있다. 지금까지 『성에 대한 얕지 않은 지식』, 『우리, 대한미국』, 『나는 날마다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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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7/09/2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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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정치

THEO-CRACY

축적의 법과 국법의 이위일체 너머

자본주의는 영속적인 종교운동이다

맑스에게 자본의 일반공식은 성부와 성자의 일체론으로 구동되며, 종교 비판은 모든 비판의 전제였다.
이 책은 맑스를 따라, 신정정치로서의 자본주의라는 일관된 관점을
세월호, 박정희, 박근혜, 메르스, 희망버스 등 다양한 사회현상에 대한 분석 속에서 변주한다.

 

지은이  윤인로  |  정가  30,000원  |  쪽수  652쪽 |  출판일  2017년 3월 27일

판형  신국판 (152*225) 무선 |  도서 상태  초판  |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  도서분류  카이로스총서 45  |  ISBN  978-89-6195-158-6 93300

 

축적하라, 축적하라! 이것이 모세며 예언자다!
― 칼 맑스, 『자본론』

자본주의는 기독교에 기생하여,
종국에는 기독교의 역사가 그것의 기생충인 자본주의의 역사가 되는 형태로 발전해왔다.
― 발터 벤야민, 「종교로서의 자본주의」

 

『신정-정치』 간략한 소개

문학평론가 윤인로의 두 번째 단독 저서. “자본정치는 신정이다”라는 일관된 관점에 따라 박정희, 박근혜, 세월호, 촛불, 김진숙, 노동해방문학, 월스트리트점거, 사마라구의 소설, 바틀비, 조정환, 이승우, 보르헤스 등 다양한 현상과 인물, 텍스트에 대한 분석 속에서 이 관점을 변주하며 표현한다.

화폐의 힘을 ‘현실적인 신’이라고 표현한 맑스, 자본주의를 기독교의 형질을 띤 것으로 포착한 벤야민, 현대 국가의 주요 개념들이 환속화된 신학의 개념이라고 했던 슈미트, 국법의 진정한 실험실이 교회법이었다고 한 아감벤. 이 책은 그런 성찰들을 따르면서, 신, 신성, 신적인 힘이 경제적 이윤과 정치적 권력 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중심적인 개념이라는 것을 여러 각도에서 비평한다. ‘신정-정치’라는 이 책의 제목은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힘의 축적상태와, 그것을 위한 법의 통치를 표현함과 동시에 그러한 통치의 정지상태를 표현하는 이중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 곧 하이픈(-)으로 연결된 ‘신정-정치’는 그런 신적인 힘에 의해 인도, 매개, 합성, 재편되는 정치를 표현하면서도, 동시에 그 하이픈에 의해 그런 신정정치의 매개상태가 절단되고 정지되는 상황의 발현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신정-정치』 상세한 소개

화폐의 힘은 신의 권능과 다르지 않다

맑스는 『경제학-철학 수고』에서 셰익스피어의 『아테네의 티몬』을 인용하면서 화폐의 힘이 현실적인 신의 권능을 가졌다고 말한다. “금? 귀중하고 반짝거리는 순금? 아니, 신들이여! … 나쁜 것을 좋게, 늙은 것을 젊게, 비천한 것을 고귀하게 만든다네. … 그렇다네, 이 황색의 노예는 풀기도 하고 매기도 하네, 성스러운 끈을.” 화폐의 사용이 마치 공기처럼 자연스러워진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화폐의 신성함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는 많지 않다. 그러나 이 책 『신정-정치』는 이 점에 주목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화폐는 온갖 말을 하므로 통하지 않는 곳이 없다. 화폐는 온갖 목적에 대해 말하는 인류의 일반언어이므로 모든 수단들의 아버지이자 최종목적이 되는 ‘눈에 보이는 신’과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이러한 신의 통치(Theo-cracy)를, 신정(神政)에 의한 정치의 인도, 가공, 조달, 관리의 공정을 비평한다.

‘신정-정치’라는 조어 속의 하이픈(-)의 의미는 무엇일까? 제목의 하이픈은 의도적이다. 그것은 우선 신정에 의해 이끌리는 정치, 곧 신정에 의해 정치가 인도, 사목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책은 목양과 울타리치기로 영양배분(nemein)의 법(nomos)을 사고하는 목자 모세의 유일한 정치를 비판한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문장 속의 ‘모세’를 비판하면서 시작한다. “축적하라, 축적하라! 이것이 모세며 예언자다!”(칼 맑스, 『자본론』)

그런데 하이픈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성스러운 끈’에 의해 삶이 반복적으로(re) 묶이고 합성되는(ligio)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축적의 평면을 낯설게 인식하는 것이다. 이러한 “낯설게 인식하기”는 이 종교적(religious) 축적의 평면이 ‘다르게 존재하는’ 법의 저울에 달리고 재어지며 쪼개지는 시공간의 탄생을 목격함으로써만 가능하다. 저자는 여기에서 신정과 정치 사이에 그려진 하이픈에 다른 의미를 덧붙인다. 그 하이픈은 신적인 힘에 의한 삶/정치의 매개와 인도가 정지되고 있는 시공간을, 신정의 일반공식이 절단되고 있는 신성모독적 비판의 상황 발현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신정”을 고발하다

이 책의 「서론」에서 정치경제학의 용어와 신학의 용어들은 서로 겹치고 침투하면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생생하게 상연한다. 예를 들어 맑스는『자본론』 1권 4장 ‘자본의 일반공식’에서 G(화폐)―W(상품)―G´(화폐 + 잉여가치)라는 자본의 순환 원칙을 제시했다. “100원에 구매된 면화가 100+10원, 즉 110원에 다시 판매되는 것”이라는 맑스의 설명을 떠올리면 된다. 이것은 “G´이라는 증식의 무한성 및 축적의 항구성을 구축함으로써만 자기를 생산하고 확산시킬 수 있는 잉여가치ΔG의 존재론”이다. 자본의 이 일반공식은 우리 사회에, 우리 삶 속에, 우리들 내면에 일반화되어 있다. 그런 상황을 저자는 이렇게 표현한다. “바로 그런 존재론에 뿌리박은 자본의 일반공식이 … 목하 신의 성무(聖務)로서 집전되고 주재되는 중이다.” 사회를 바꾸자고 목소리 높여 앞장서서 외치는 사람들도 이 기본적인 원리에 대해서는 대개 문제제기하지 않으며 자본주의를 기정의 질서로 받아들인다. 그것은 사업과 장사의 기본원리로 여겨지며 때로는 인간관계와 인생의 지혜로 대우받기도 한다. 이 논리를 체화하지 못하는 자들은 낙오자가 된다. 우리는 우리 생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어떠한 의심도 없이 G―W―G´의 순환원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그것을 받들며 살아간다. “신의 성무로서 집전되고 주재되는 중”이라는 표현은 이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다.

“이 과정 속에 들어있으며 그 과정을 추동하는 잉여가치 10원이 곧 성자이며, 최초의 가치 100원을 이른바 ‘자본’으로 전환시키는 힘이 바로 그 잉여가치=성자이다. 성스러운 아들/그리스도/10원에 의해 성부/100원은 비로소 110원(성부와 성자의 일체/축적체)의 사명을 유혈적 성사(聖事, sacrament) 속에서 온전히 관철하며, 그럼으로써 후광 두른 신으로, 곧 자본으로 된다.” 우리는 모두 자본교의 신자들이다.

독재적 부성-로고스 박정희와 그리스도 박근혜

자본정치는 신정이라는 저자의 일관된 관점은 박정희, 박근혜, 세월호, 촛불, 김진숙, 노동해방문학, 월스트리트 점거, 주제 사마라구의 소설, 바틀비, 조정환, 이승우 등 다양한 현상과 인물, 텍스트에 대한 분석 속에서 변주되며 표현된다.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5개월 후 『뉴욕타임즈』에 실린 세월호 3차 광고에서 저자는 왜 박근혜가 저 이미지 속에서 “왜 저렇게 입을 앙다문 굳은 얼굴인가, 왜 저렇게 검은 옷 입고 흰 장갑 낀 채로 기립해 있는가.”라고 묻는다. 저자가 보기에 그것은 “한 몸이 되기 위해서, 저 신성한 최종심(급)의 재판봉/팔루스와 영구적이고 항시적인 한 몸이 되기 위해서이다. 저 부성-로고스와 한 몸이 된 그리스도”가 되기 위해서이다. “독재적 부성-로고스” 박정희와 그리스도 박근혜는 맑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의 도움을 받아 G―W―G´ 속에서 다음처럼 읽힌다. 최초의 가치/성부의 자리에 아비 박정희를 놓아보자. 투하된 100원에 의해 직조된 임금노동의 연관 속에서 생산 중인 것이 상품이듯, 여기에서 상품의 지위에 내놓이게 되는 것은 우리의 삶/생명이다. “상품의 판매/필요에 의해 생겨나고 획득되는 잉여가치/10원/성자, 오직 그것과의 합일을 통해서만 최초의 가치/100원/성부는 비로소 순수한/증식된 가치로서의 자본/110원/신/G´이 된다.” 독재자와 그 딸은 오직 우리 삶과 생명을 통해 잉여가치인 성자와 합일을 하게 되며, 자본 신을 향한 자기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한사코 사익을 추구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박근혜의 생애 전체를 이보다 더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공통적인 것의 힘

「공통적인 것의 신학정치론: 카이로스라는 힘의 격률에 대해」는 “창조적 내전 수행으로서의 비평”(조정환)이 인지자본주의라는 이윤축적의 역사적 정세 속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다루었다. 그 글은 튀니지에서 촉발된 아랍혁명의 특징이 다름 아닌 ‘메시아적 참여의지’ 속에서 중심지도부의 상명하달이나 지도강령의 봉행이 아니라 ‘각자의 지도자-되기’를 관철시키고 있다는 것에서, 그리고 그런 ‘신성의 경험을 통한 비상사태’에 의해 수행되는 다른 법의 정초 가능성에서 촉발되고 있다. 비평가 조정환이 ‘카이로스’의 시간을 “틈과 단절이자 새로움의 구성인 ‘때’ ”라고 표현할 때, 그것을 “지속으로서의 시간을 파열시키는 틈이자 미분의 힘, 공통적인 것을 생산하는 구성의 힘”으로 다시 정의할 때, 카이로스의 시간은 그런 신성의 경험과 비상사태의 제헌적 시간을 동시에 가리키며, 그런 카이로스적 시간으로서 발현하는 정치적인 계기들은 이윤의 축적을 위한 양적 집적의 시간으로서의 크로노스 또는 신체적 규율과 집합적 확률의 합성체(律/率)에 의해 관리되는 시간으로서의 크로노스적 체제를 정지시키는 신적인 힘의 성분을 지닌다.

그런 카이로스적 시간, 곧 바울-벤야민 ‘곁’에서 조정환이 말하는 지금시간(Jetztzeit), ‘지금 이때(호 뉸 카이로스)’의 시간에 근거해 비판되는 것은 ‘기원론적 관점’이다. 그것이 다음과 같이 신과 사제의 협치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기원론적 관점은 신정정치적 통치이성의 자기 재생산을 위한 동력이다. “ ‘기원론적 관점’은 ‘그는 이렇게 말했다’(묘사)―‘그 말은 다른 뜻이 아니라 이런 뜻이다’(해석)를 반복한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을 인간에게 전해온 사제의 사유방식과 언어습관을 반복한다.” 그 반복 속에 “금융자본, 돈, 군대와 경찰, 정보기관, 신고, 몽둥이, 폭음, 이지메, 자포자기, 정리해고(앞으로는 일반해고까지) 등등이 그 재생산의 부품들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이 장치들을 통해 기원은 단두대로 기능하며 공포를 우리 삶의 가장 일반적인 정서로 구축한다. 그 효과는 공통적인 것의 사적 전유이며 자본주의적 축적의 확대재생산과 더 큰 지배이다.” 조정환이라는 ‘확대경’ 속에 들어있는 그런 문장들, 그런 문장들이 향하는 비평적 힘의 형질, 곧 신학의 언어로 구성·표현되고 있는 공통적인 것의 힘에 주목했던 것이 위의 글이었다.

책의 구성

축적의 일반공식에 대한 신학적/묵시적 인식의 사상연쇄를 ‘자본의 성무일과(聖務日課)’라는 이름으로 재구성한 「서론」을 필두로, 뒤따르는 네 부는 서로 관계 맺고 있다.

Ⅰ부 「통치-축적론」에서는, 여기 메르스의 통치론 속에서 재편되고 있는 생명상태를 ‘면역 전쟁’의 공정이라는 첨예화된 주권 발효의 생산물로 인식하고, 정치적인 것의 고유명으로서의 ‘세월호’ 또는 ‘4·16’ 이후의 통치실천을 주권 대행자의 애도-국상(國喪)에 의한 헌법정지상태 속에서 분석하며, 여기 정부의 ‘규제완화 기요틴’을 구원적/절멸적 신정-정치의 자기증식적인 운동 원리이자 그 동력으로 정의하고, ‘통치기밀’의 주관자(예컨대 국가정보원)에 의한 흠정상태 및 그것을 내재적으로 한정시키면서 그 너머로 발현하는 ‘대항비밀’의 벡터를 비평하며, 투쟁의 정당성-근거를 이루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의 문장들을 독해하면서 거기에 기록된 법적 주체로서의 ‘누구든지’를 정치미학적 패러디의 힘 속에서 다시 정의한다.
Ⅱ부 「점거-임재론」에서는, 애초에 축적의 기계적 마디로 장치되었으되 투쟁의 극한적 무대로 거듭 재결정되고 있는 고공의 현장들, 곧 크레인, 골리앗, 굴뚝, 철탑에서의 삶, 생명에 대해, 그런 점거의 상황성을 여기 고공의 현장과 함께 나눠가졌던 ‘월스트리트 점거운동’의 시공간에 대해 다룬다. 점거의 삶정치를 그것의 역사적 형질에 대한 분석 속에서, 도래중인 메시아적인 것의 정의 속에서 특권적인 것으로 정초하면서 신정-정치적 축적의 후광 속으로 인도불가능한 ‘비정립적’ 제헌력의 형태소를, 발현하는 그 힘의 목격과 파지를 위한 인식의 태세와 방법를 비평한다.

Ⅲ부 「불복종-데모스론」에서는, 작가 사라마구의 예외상태적 백지투표가 촉발시키고 있는 의회민주주의론, 봉기론, 국가이성론, 환대론, 독재론 등을 다루고, 멜빌의 그리스도-바틀비가 증식시키고 있는 상용구 ‘~하지 않는 쪽으로 하겠습니다’의 로고스/노모스를 그것에 의해 중단되는 입법적 힘의 형질과 함께 비평하며, 보르헤스의 정치론을 신화적 ‘독일정신’에 대한 분석에서 시작해 불복종적/비인칭적 비히모스론과 카발라의 만유회복론 속에서 다루고, 자율주의적 맑스주의의 시간론/비평론을 절단적 구성력으로서의 ‘카이로스’를 중심으로 응집시키면서 그것이 기존의 가치론 및 포섭론을 정지시키며 발현하는 지점들을 분석하고, 조직·제도의 힘과 봉기·저항의 힘이라는 ‘두 날개’론이 자기 오인의 이데올로기적 체계로 기능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그 두 날개론을 ‘종말론적인 것’에 대한 비평 속에서 다시 정의한다.

Ⅳ부 「윤리-종언론」에서는, 「예레미아」 45장의 호명하는 신을 향해 ‘제가 여기 있습니다’라고 말함으로써 소환·파송되고 있는 예레미아-신인(神人)에 대해, 그리고 그런 소환을 공동의 근거로 삼고 있는 레비나스와 본회퍼의 윤리론, 폭력론, 비상상태론, 종언론에 대해 다루고, 작가 이승우가 말하는 사회론 또는 발령의 구조로서의 ‘카프카스러운’ 사회의 정지상태를 ‘전적으로 다른 것/모든 다른 것’으로서의 타자 감각에 기초한 역사 종언적 무대의 연출 속에서 정의하며, 작가 황정은의 자기유래적 윤리론과 종언론(‘세계의 완파’) 간의 관계를 목적론 비판, 무위(無位)적인 것, 사라짐의 최후심판적 속성을 중심으로 비평하고, 윤리와 사랑에 대한 논의를 공동체의 정의와 결속시키는 비평가들의 신론 및 몰락론을 비교한다.

여기까지의 4부 20장에 뒤이어지는 「다른 서론」은 책의 주조음을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총론으로서 맑스, 니체, 벤야민의 모세론들을 비교·분석하면서 통치론으로서의 ‘불법의 비밀’과 그것이 개시·일소되는 ‘폭력의 해체’ 상황에 대해 논구한다. 두 서론들을 차이로서 보충하는 「보론」은 폭력 비판의 아포리아를 구성하는 벤야민의 ‘순수한 신적 폭력’을 위법성 조각사유(阻却事由)의 발현 상황으로, 죄/빚의 구성요건에 대한 해체의 정당성-근거로 다시 정의한다. 이어지는 「후기」는 그런 신적 폭력의 이율배반을 유다의 문학적/역사적 표상 속에서, 구원과 절멸의 근친성이라는 하나의 가설적 테제 속에서 사고하기 위한 시론으로 작성되었다.


 

저자 인터뷰 : 책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질문 세 가지

Q.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11년 6월 제가 사는 부산 영도에서 있었던 사건, 곧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점거와 희망버스가 이 책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그 크레인의 위와 그 아래, 그 정치적 현장에서 발현하고 있었던 비판적인 힘, 또는 이윤 축적을 위해 고안된 법들을 정지시키려는 힘을 어떤 식으로든 발굴하고 표현하는 것이 제겐 중요했습니다. 그런 발굴을 향한 의지가 이 책에서 다뤄지고 있는 몇몇 정치적 현장들을 대하는 저의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힘을 향한 그런 의지가 승리할 때 폐기되고 있는 것들이 있을 것이지만, 지금의 저는 그런 의지를 꽉 붙잡으려고 했습니다.

Q. 책을 쓰는 데 가장 많이 참조하신 사상가 2명과 그들이 선생님의 저서에 미친 영향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신다면?

제게 맑스의 “축적하라, 축적하라! 이것이 모세며 예언자다!”(『자본론』)라는 한 문장은 인상적인 것이었습니다. 제게 『자본론』의 긴 각주 하나에 들어있는 다음과 같은 문장은 삶이 신정-정치에 포획·재생산되고 있다는 것을, 그런 신정-정치의 정지상태야말로 유물론적인 것의 힘이라는 것을 사고하게끔 했습니다: “종교가 만든 흐릿한 환영들의 세속적 핵심을 찾아내는 것은, 삶의 실제적 관계들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관계의 신성화된 형태들을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쉽다. 후자의 길만이 유일하게 유물론적이며, 따라서 유일하게 과학적인 방법이다.”(칼 맑스『자본론』) 발터 벤야민의 ‘신화적 폭력’과 ‘순수한 신적 폭력’이라는 적대 구도 사이를 가로지르고 있는 다음과 같은 문장들도 인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본주의는 꿈(희망)도 자비도 없는 제의를 거행하는 일이다. 그 속에는 ‘평일’이라는 것이 없고, 모든 성스러운 치장의 의미, 경배하는 자의 극도의 긴장이 펼쳐지는 끔찍한 의미에서의 축제일이 아닌 날이 없다.”(발터 벤야민, 「종교로서의 자본주의」)

Q. 현재 한국의 사회적 상태에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2011년 크레인 위의 고공점거에서 시작해 2017년 2월 현재의 정세, 곧 ‘촛불’에 의한 탄핵과 여기의 ‘궐위상태’(황제를 뒤이을 황제, 교황을 뒤이을 교황이 부재하는 상태, 지고한 힘의 공백상태)에 대한 비평으로 끝나는 이 책은, 그런 궐위상태가 병적인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음을 감지하게 되는 시간이 아니라 모든 힘들이 가면을 벗고 자신의 맨얼굴을 드러내지 않을 수 없게 하는 힘의 발현상태로 인지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인용한 맑스의 문장을 따르자면, 이 책은 “삶의 실제적 관계들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관계의 신성화된 형태들을 보여주는” 힘의 ‘정당성의 근거’를 여기 남한의 특정한 정세 속에서 구성해보려는 시도였다고 하겠습니다.


 

추천사

신을 읽어내려 했던 신학적 문제틀은 오히려 자본주의를 읽는 비판이론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이제 나는 윤인로의 비판이론적 저작 『신정-정치』에서 신학을 배우고 세계를 읽는 신학적 안목을 얻는다.

― 김진호, 『리부팅 바울』의 지은이

문체라는 것이 단지 스타일이 아니라 한 사상의 출현이라는 사건을 고지하는 일이라면, 윤인로는 그러한 문체의 발명자이자 그 드물고 고귀한 덕(virtù)의 실행자이다. 나는 그의 글에서 신정-정치로서의 자본주의와 길항하는 한 유물론의 끈질긴 현현을 본다. 두 G(Geld와 Gewalt) 사이의 숨은 신을 비집고서 끝끝내 도래할 또 하나의 G(Genius), 그 이미 온 것이자 동시에 아직 오지 않은 것의 임재(parousia)를 환대하며 고대하는 이유이다. 우리는 지금 한 신정의 목이 잘린 듯 보이는 바로 그 자리에서 다시금 자라나는 또 다른 목을 지켜보고 있다. 그것이 그저 나만의 환상이기를, 혹은 반대로, 차라리 나만의 환상은 아니기를, 이 책과 함께, 기도 없이 기도한다.

― 람혼 최정우, 『사유의 악보』의 지은이

 

책 속에서 : 신정-정치의 다양한 발현들

신-모세의 그 로고스/네메인/노모스를 집전하는 그는 다름 아닌 ‘자본가’ ― 또는 현대의 자본가/정치가 ― 이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땅에 거하시는 우리 아버지 자본, … 전지전능한 분이여! 상품들의 창조자이자 생명의 근원이신 오 그대, 왕과 신민들, 노동자와 고용주를 다스리는 분이시여, 부디 그대의 왕국이 이 땅에 영원하기를!”

― 「서론 : 자본의 성무일과」 21쪽

아비/주/왕의 직계로서의 신성한 후광 속 박근혜=모세가 양손을 펴들며 ‘바다는 못 갈라도 국민은 가른다’고 말하자 ‘국민’은 바다가 갈라지듯 둘로 갈라져 삿대질하고 고함친다. 양들의 숫자를 세고 손수 먹이는 목자 모세의 앎과 기술, 국민의 분리를 통해 자기를 재생산하는 목자 박근혜의 로고스.

― 「면역체/전쟁체의 에코노미」 65쪽

추기경 염수정에게 있어 세월호의 침몰은 모두의 책임으로서의 무책임으로써만 들어올려지는 미코시여야 했고, … ‘마음이 아프면 마음에 담고 있으라’는 염수정의 혀가 여기 아비/딸의 환속화된 이위일체를 간구하는 성무일도의 혀로 존재/기능하고 있음을 재확인한다.

― 「신-G′의 일반공식, 상주정의 유스티티움」 93쪽

김진숙이라는 새로운 천사에 의해 전태일·김주익의 지나간 피와 내놓이고 있는 오늘의 피가 합수되고 있는 85호 크레인은 여기 우리들의 성좌다. 사람의 얼굴에 새의 발을 가진, 심장에 붉게 치솟는 화살표를 박아 놓음으로써 비상의 의지와 힘으로 충전되어 있으면서도 동시에 왜소하고 연약한 날개를 가진 새로운 천사의 곤혹과 역설.

― 「파루시아의 역사유물론」 267쪽

삶’(life)이라는 단어를 접두사로 붙여 만들어진 테제들. 삶활력, 삶정치, 삶권력, 삶시간, 삶언어, 삶문화, 삶문학, 삶예술, 삶미학. 그렇게 ‘삶’이라는 단어가 접두사로 붙여질 때의 힘과 의지에, 힘에의 의지에, 그 의지의 벡터궤적으로서의 비평에, 줄여 말해 조정환이라는 ‘확대경’에 주목하게 된다. 그에게 비평가는 예술가로 변신해가는 이행의 길 위를 걷는 자다.

― 「공통적인 것의 신학정치론」 376쪽

세월호라는 현장의 이면에 있었던 것은 정치경제적 축적을 위한 힘의 유착이었으며 힘의 융합이었다. 스스로를 재생산하기 위해 진실의 제작과 설계에 몰두하는 세 개의 독점적 힘들. 사건 초기의 정보와 자료를 독점했던 해경 정보수사국, 인명 구조를 위한 잠수권을 독점했던 언딘, 사건 전반의 수사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경합수부. 이들과 유착되고 융합된 다른 힘들. 기업의 의사결정을 독점한 구원파의 종교지도자이자 자본가.

― 「신적인 호명-소환, 대항-로고스적 폭력으로서의 윤리」 463쪽

 

지은이 소개

지은이 윤인로 (Yoon In Ro, 1978~ )

문학평론가. 동아대에서 박사논문을 썼고 시간강사로 일했다. 2010년 창비신인평론상을 받았고 비평지 『말과활』『오늘의문예비평』에 편집위원으로 참여했으며, 교토대 인문과학연구소 공동연구원으로 있었다. 『묵시적/정치적 단편들』(자음과모음, 2015)을 썼고, ‘게발트-신-론’이라는 이름의 연작 비평을 구상 중이며, 그런 구상의 한 층위로 『정통성 또는 정당성』이라는 책을 쓰면서 법신학적 축적체로서의 교회·전쟁체에 관한 저작들을 옮기고 있다.

 

함께 보면 좋은 갈무리 도서

『인지자본주의』(조정환 지음, 갈무리, 2011)

'인지자본주의'는 인지노동의 착취를 주요한 특징으로 삼는 자본주의이다. 우리는 이 개념을 통해서 현대자본주의를 다시 사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의 문제설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제기할 수 있다. 이 개념을 통해서 우리는, 금융자본이 아니라 인지노동이 현대세계의 거대한 전환과 사회적 삶의 재구성을 가져오는 힘이라는 생각을 표현할 수 있고, 그 노동의 역사적 진화와 혁신의 과정을 중심적 문제로 부각시킬 수 있다.

『잉여로서의 생명』(멜린다 쿠퍼 지음, 안성우 옮김, 갈무리, 2016)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에 걸친 기간 동안 형성된 정치, 경제, 과학, 그리고 오늘날 미국의 문화적 가치들 간의 관계에 대한 예리하면서도 중요한 연구이다. 멜린다 쿠퍼는 정치적 힘이자 경제 정책으로서의 신자유주의의 부상을 논의하지 않고서는 생명기술의 역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을 명징하게 보여 준다. 1970년대 재조합 DNA 기술의 발전에서부터 줄기세포 연구에 이르기까지, 쿠퍼는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유토피아적 주장을, 점증하는 상업주의적 생명 과학 내부의 모순과 연결시켜 보여 준다.

『자본과 정동』(크리스티안 마라찌 지음, 서창현 옮김, 갈무리, 2014)

소통은 노동이다. 최근 우리는 생산과정에서 심각한 변형을 겪었다. (헨리 포드가 창안한) 조립라인이 모든 형태의 언어적 생산성을 배제했다면, 오늘날 소통 없는 생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새로운 과학기술들은 언어 기계들이다. 이러한 혁명은 새로운 종류의 노동자, 즉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다재다능하며 적응력이 매우 강한 노동자를 만들어냈다. 과거 표준화된 대량생산이 지배적이었다면, 오늘날은 특수한 소비 틈새에 부응하는 일련의 색다른 재화들이 생산된다. 이것이 마라찌가 『자본과 정동』에서 서술하고 있는 포스트포드주의 모델이다.

『빚의 마법』(리차드 디인스트 지음, 권범철 옮김, 갈무리, 2015)

이 책은 부채를 기본적인 인간의 조건으로 다루면서, 모두가 모두에게 빚을 지고 있는 세계가 지닌 다양한 함의를 분석한다. 저자는 미디어 정치, 통계, 보노의 국제원조 활동, 프라다 상점의 건축, 오바마의 국가안보전략, 맑스가 들려준 동화와 같은 다양한 주제를 횡단하면서 현 채무 체제의 모순을 드러내고, 그러한 채무 체제를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유대로 재구상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한편으로는 억압적인 채무 체제를 단호히 거부할 것을, 다른 한편으로는 상호의존에 기초한 자유로운 사회적 유대로서의 빚을 발명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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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17/04/1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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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주제 : 신정-정치 ― 축적의 법과 국법의 이위일체 너머

강연 : 윤인로 (『신정-정치』 지은이)

▶ 참가신청 : https://goo.gl/KAzQqX

자본주의는 영속적인 종교운동이다
맑스에게 자본의 일반공식은 성부와 성자의 일체론으로 구동되며, 종교 비판은 모든 비판의 전제였다.
이 책은 맑스를 따라, 신정정치로서의 자본주의라는 일관된 관점을 
세월호, 박정희, 박근혜, 메르스, 희망버스 등 다양한 사회현상에 대한 분석 속에서 변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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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7.4.23.(일) 오후 2시 
장소 다중지성의 정원 (문의 02-325-2102)

2:00~3:00 저자 강연회
10분 휴식
3:10~ 질의응답 및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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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자 소개 
윤인로 (Yoon In Ro, 1978~ )
문학평론가. 동아대에서 박사논문을 썼고 시간강사로 일했다. 2010년 창비신인평론상을 받았고 비평지 『말과활』『오늘의문예비평』에 편집위원으로 참여했으며, 교토대 인문과학연구소 공동연구원으로 있었다. 『묵시적/정치적 단편들』(자음과모음, 2015)을 썼고, ‘게발트-신-론’이라는 이름의 연작 비평을 구상 중이며, 그런 구상의 한 층위로 『정통성 또는 정당성』이라는 책을 쓰면서 법신학적 축적체로서의 교회·전쟁체에 관한 저작들을 옮기고 있다.

찾아오시는 길 http://daziwon.net/visit





토, 2017/04/1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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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은 왜 목이 길까?

Der Hals der Giraffe : Bildungsroman

짧은 목을 가진 기린들과 아이들 없는 학교
어느 생물 선생님의 3일간의 행적 : 마지막으로 남은 인간종(人間種)

독일의 주목받는 젊은 작가 유디트 샬란스키의 장편 교양소설!
2011년 독일문학상(Deutscher Buchpreis) 후보작
2012년 9월 독일 부흐쿤스트재단(Stiftung Buchkunst)에서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독일 책”
2012년 12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베를린, 빌레펠트, 괴팅엔, 하노버, 슈투트가르트에서 연극으로 상연

 

지은이  유디트 샬란스키  |  옮긴이  권상희  |  정가  16,000원  |  쪽수  360쪽 |  출판일  2017년 2월 28일

판형  사륙판 (127*188) 무선 |  도서 상태  초판  |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  도서분류  피닉스문예 09  |  ISBN  978-89-6195-157-9 03850

 

유디트 샬란스키는 자연의 법칙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닿을 수 없는 나무열매를 향해 목을 길게 뻗는,
그러나 결국 다윈 신에 대한 믿음을 잃고 마는 어느 생물 선생님을 그리고 있다.
이 이야기가 펼쳐지는 무대는 이 세상에서 가장 몰상식한 곳 중 하나인 학교이다.

“공동결정권이니 선택권이니 하는 건 로마르크한테선 기대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아무한테도 선택권은 없었다. 도태 이외에는 별다른 선택권이 없었으니까.”

― 본문 중에서

 

『기린은 왜 목이 길까?』 간략한 소개

유디트 샬란스키의 『기린은 왜 목이 길까?』는 교양소설 또는 성장소설 장르의 새 장을 여는 작품이다. 샬란스키는 사회적 다윈주의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진, 완고한 성격의 독불장군 이미지가 강한 잉에 로마르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이 인물은 기존의 교양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상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을 뒤집어 버린다. 고전적인 교양소설에서는 세상 밖으로 나와 갖은 경험을 하는 젊은 남자 주인공이 항상 등장한다. 반면에 이 소설의 주인공인 로마르크라는 여성은 학교에서든 사생활에서든 고집스럽게 자신의 세계에 빠져 자신의 목표만을 좇으며, 변화하는 자연․상황․주변 사람들에 대해 극도의 예민 반응을 보인다. 학생을 천적으로 여기는 주인공 잉에 로마르크는, 학생들에게 생존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늘 강조한다. 하지만 그녀의 믿음은 소설 후반부로 가면서 여러 사건으로 인해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그녀의 이야기는 무한경쟁 이데올로기에 둘러싸인 우리 삶, 경쟁에 치중한 우리 교육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또한, 변화하는 세상을 바라보는 극도의 냉소주의적 태도가 그녀의 삶을 얼마나 황폐하고 서글프게 만드는지 바라보면서 세상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돌아보게 된다.

독일 통일 후 구동독 지역은 인구가 감소하고 학생 수가 줄어들어 결국 학생이 없는 학교가 하나둘 문을 닫는 일이 벌어진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그리고 한국에서도 점차 이슈화되고 있는 사회 문제이다. 점점 상황이 악화하여 최악에 이르면, 미래 어느 시점엔가 세상은 학생이 없는 학교로 가득할 것이고, 마지막 인간종이 사라지는 날이 도래할지도 모를 일이다. 학생이 없는 학교라니! 마지막 인간종이 사라지다니!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럼, 그런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가능성 있는 대답이 이 소설에 담겨 있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그 대답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기린은 왜 목이 길까?』 상세한 소개

학생을 천적으로 여기는 교사 로마르크

2011년 주어캄프 출판사에서 출간한 이 소설은 주인공 잉에 로마르크의 심리 흐름을 일터인 학교와 가정, 이웃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는 여러 인물들과 관련지어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묘사하고 있다. 로마르크는 자기 신념대로 우직하게 독불장군같이 사는 인물로, 새로운 변화와 주변 사람들을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시니컬하게 평가하곤 한다.

로마르크는 우글거리는 생명체들에 둘러싸여 있다. “자신들을 덮치는 호르몬으로 인해 나타나는 일시적 흥분상태에”(22쪽) 쉽게 빠지는 사춘기 학생들, 무너진 건물 터를 꽉 채운, “담 높이까지 자란 잡초”(93쪽)들, 어느 날 새벽 4시가 채 안 된 시각, 침실 안에서 “숫자 8을 그리듯 크게 공중회전을 하며 이리저리 휙휙 날아다니”(84쪽)던 박쥐, 남편 볼프강이 돌보는 “알록달록한 양말 대님을 신고” “목장을 뛰어다니는”(48쪽) 타조 아홉 마리 등. 재미있게도, 소설 내내 리듬감 있게 그려지는 로마르크 주변 세계의 생명력과 역동성에도 불구하고, 로마르크는 세계는 법칙에 따라 움직일 뿐이라는 소신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이 엇박자의 감각이 이 소설의 커다란 매력이다. 로마르크의 혼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춘기 학생들이, 잡초가, 박쥐가, 뛰어다니는 타조들이 계속 로마르크라는 닫힌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다윈주의 신봉자 잉에 로마르크는 생존경쟁과 자연도태 원리로 학생을 우등생, 열등생으로 선별한다.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아이들은 똑똑하거나 재능을 가진 아이들이다. 우둔한 아이는 당연히 도태된다. 도태되는 우둔한 아이는 “다른 아이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낙오자이자 건강한 학급의 몸통에 붙어사는 기생충”(18~19쪽)이다. 어차피 낙오할 아이들은 격려할 것이 아니라 낙오자라는 것을 하루라도 빨리 깨닫게 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우둔한 아이들은 머지않아, 낙오자라거나 기생충이라는 낙인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더 이상 하지 않을 게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다윈주의 자연법칙에서 볼 때, 이런 현상은 자연스럽다. (이 세계의 많은 이가 그러하듯이) 다윈주의 법칙을 신봉하는 로마르크는 학교와 지역사회의 쇠퇴와 변화, 그리고 학생들의 낙오를 그저 냉정하게 관망할 뿐이다.

로마르크는 자기 딸 클라우디아에게도 엄격하고 냉정하게 대한다. 언젠가 어린 클라우디아의 담임을 맡았던 때, 교실에서 클라우디아가 반 아이들에게 괴롭힘과 왕따 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고도 외면하는 그녀다. 자연계에서처럼 인간들 사이에서도 강자-약자 관계가 필연적이고, 괴롭힘과 왕따도 자연스럽다. 쓸쓸한 어린 시절을 보낸 클라우디아는 성인이 되자 타국에서 독립적인 삶을 살게 된다. 로마르크는 딸과 관계가 소원해진 것에 아쉬움을 느끼지만 이내 어쩔 수 없는 일로 치부해 버린다.

세상이 자연의 법칙대로 한 치의 어긋남 없이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다른 한편 사람은 변화보다는 법칙, 새로운 것보다는 익숙한 것, 움직이는 것보다는 고정된 것을 반복해서 찾게 된다. 누구든지 변화하지 않으려 기를 써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또 변화를 두려워하며 자기 고집을 지키려 안타까워 보일 만큼 노력하는 사람을 누구나 한 명쯤은 알고 있다. 그래서 좁디좁은 자기 세계에 갇혀 세계의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주인공 잉에 로마르크는 첫 만남에는 거부감을 주면서도 이내 연민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마음 어느 한 구석이 찔리는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독일 통일 후,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생존경쟁과 자연 도태

기린은 왜 목이 길까? 잉에 로마르크에 의하면 기린의 목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있다. 생존을 위해 높은 나뭇가지에 달린 잎을 뜯어 먹으려 다른 기린들보다 목을 더 높이 뻗는 기린들이 생겼고, 기린들의 ‘목 뻗기 운동’이 반복되어 목이 길어지게 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다. 그리하여 긴 목을 가진 기린의 DNA가 그들의 후손에 전해진 것이다. 생존경쟁과 자연도태는 생물학에서뿐만 아니라 사회 변화를 설명할 때에도 흔히 사용된다. 잉에 로마르크의 30년 직장인 구동독 지역 찰스-다윈 김나지움에서도 생존경쟁과 자연도태가 일어난다. 적어도 로마르크의 시선에서 이 점은 분명하다.

로마르크는 구동독 지역인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에 위치한 찰스-다윈 김나지움에서 30년 넘게 일해 온 생물 선생님이다. 이 학교는 통일 이후 이농, 실업, 쇠퇴 등에 의한 인구 감소로 학생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4년 후면 문을 닫게 될 운명이다. 지역 사회도 건물과 시설의 붕괴와 철거로 쇠퇴하여 점점 황폐해져 가고 있다. 로마르크의 시선에서 통일 후 학교와 지역사회의 변화는 생존경쟁과 자연도태로 설명된다. 생존경쟁에서 패한 것들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새로운 것들이 채운다. 황폐해진 마을 구석구석에는 어마어마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잡초, 들꽃 같은 식물들이 싹을 틔워 세력을 확장해 나간다.

저자에 따르면 기린의 목은 이 소설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기린의 목에 대한 진화론의 가르침을 배우는 “수업시간이 이 소설에서는 중요한 순간이다.”(7쪽) 그 순간에 잉에 로마르크 또한 “목까지 물이 차올라”있기 때문이다. “목까지 물이 차오른다”는 말은 독일어에서 ‘(어떤 사람이) 곤궁에 처해 있다’는 의미의 관용구이다. “곤궁에 처해 있는 사람, 그 사람에게는 자신의 목 길이가 존재의 본질적인 질문이 되어버린다.”(7쪽)

정작 로마르크 본인은 지역사회와 학교의 변화에도, 또 서독에서 밀려드는 자본주의적 방식에도 잘 적응하지 못한다. 로마르크는 통일 후 동독에 밀어닥친 급격한 변화가 달갑지 않다. 사실 괴롭기까지 하다. 구동독의 이웃들이 하나둘 고향을 떠나고, 학생 수가 줄어 학교는 폐교를 앞두고 있으며, 새로운 자본주의적 사상과 유행이 들어와 기존의 삶의 방식을 흔들어댄다.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로마르크는 흔들림 없이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 생활 방식을 고수하며 살아간다. 교사는 교사로서의 위엄과 권위를 지녀야 하고, 학생들과는 늘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한다는 평소 생각을 버리지 않고 우직하게 이러한 태도를 고수해 나간다. 하지만 30년 넘게 몸담고 있는 학교가 4년 후에 문을 닫게 된 상황에서 로마르크도 교사직을 유지할 방법이 없다. 굳은 신념도 주변의 변화를 막지 못한다. 그녀는 속수무책으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자기 자신이 자연도태될 운명에 처하고 만다.

냉소적인 시선으로 주변인을 평가하는 로마르크

로마르크는 새로운 환경과 변화에 잘 적응하는 인물과 그렇지 못한 인물로 주변인을 분류하며 평가한다.

동료 교사 카트너와 슈바네케는 새로운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인물들이다. 서독 출신으로, 동독 사람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사명을 안고 찰스-다윈 김나지움으로 전근 온 카트너는 처음의 순수한 의도와 달리, 학교장이 된 후에는 학교와 동료 교사들의 미래를 손아귀에 쥐고 좌지우지하며 권력을 휘두른다. 슈바네케는 사교적이고 에너지 넘치며 시대의 유행에 민감하고, 때로는 자신의 아픈 사생활까지 숨김없이 드러내며 상대방에게 연민과 격려를 구걸하기도 한다. 또 전직 소 사육 기술자였던 로마르크의 남편 볼프강은 동물 생산업의 쇠퇴와 함께 한때 백수로 전락하기도 했으나, 시대 변화의 흐름을 타고 타조 사육사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며 유명 인사가 된다.

반면, 동료 교사 틸레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공산주의자이다. 로마르크는 그를 늘 불평만 해대는, 정작 아무것도 행동으로는 옮기지 못하는 ‘사회적 낙오자’로 평가한다. 로마르크의 이웃, 한스 또한 마찬가지이다. 한스는 로마르크 이외에는 대화 상대도 변변히 없는, 사회와 사람들에게 소외되어 외롭게 사는 인간이다.

이처럼 로마르크 주변, 즉 학교, 가정, 이웃에는 통일 후 구동독 지역에 나타나는 사회적·환경적 변화에, 더 나아가 서구의 자본주의에 적응하거나 혹은 적응하지 못해 도태되는 인간 군상의 여러 모습이 존재한다.

로마르크라는 인물이 그리는 현대자본주의의 내면

잉에 로마르크의 대인관계 방식, 그녀가 고집스럽게 원칙을 지키려 노력함에도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심적․물리적 변화, 그 과정에서 독자가 훔쳐보게 되는 그녀의 속마음은 우습다는 느낌을 준다. 어떤 장면들은 폭소를 자아낸다. 로마르크의 냉소주의는 지구 상의 어느 젊은이 못지않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것은 현대인은 모두 잉에 로마르크처럼 생각하는 데 익숙하고, 잉에 로마르크처럼 행동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잉에 로마르크처럼 생각하기를 강요받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 태어나는 생명들에게, 경쟁과 도태가 사회를 설명하는 지배적인 법칙이며, 개개인은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도생으로 발버둥 쳐야 할 숙명을 짊어진 것이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시대, 이 책은 삶에 대해 또 인간에 대해 근본에서 질문하게 만든다. 우리 인간은 인간종에 대한 로마르크의 실패한 규정에 머무를 것인가? “인간은 그저 인과의 사슬에 강제로 묶인 채, 정신적 환상을 자아로 여기며 멀티미디어 쇼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만 있었다. 그러고 보면 인간이란 욕구를 누를 수 있는 능력이 부재한, 진정한 동물임이 틀림없었다.”(272쪽)


 

추천사

유디트 샬란스키, 독창적이고 개념 있는 독특한 작품으로 문학혁명의 최고봉에 서다. … 이 소설은 편협하게 해석한 반다윈주의적 선언을 담고 있다. 또 기후변화, 이농, 학문사회시스템의 실패 같은 핫이슈도 품격 있고 경쾌하게 다루고 있다.

펠리시타스 폰 로벤베르크,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신문』

통일이라는 변화에도 흔들림 없는 감정선(感情線)을 유지하며 인간과 아이들보다 동물에 더 마음을 쏟는 어느 생물 선생님의 생활을 그린 이야기. 강렬히 묘사된 비호감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이 영웅에 독자는 진한 연민의 정을 느낀다.

마누엘라 라이하르트, <독일라디오 문화>

유디트 샬란스키의 예술작품, 통일 이후 최고의 독창적 작품 중 하나.

세바스티안 함멜엘레, 『슈피겔』 온라인

 

책 속에서 : 잉에 로마르크와 다윈주의 세계관

그녀에게 학생들은 천적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그녀는 학생들에게 거리감을 둔다. … 생물을 가르치는 잉에 로마르크는 오로지 자연법칙, 강자의 권리, ‘고정 행동 양식’의 자동성만을 신봉한다.

―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6쪽

잉에 로마르크는 고개도 까닥하지 않고 반 전체를 쭉 훑어보았다. 이는 몇 년에 걸쳐 터득해낸,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거침없는 눈길로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는 그녀만의 방식이었다.

― 「자연세계」 17쪽

하필이면 이 아이들이 진화 경쟁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다는 게, 그녀는 믿기지 않았다. 정말로 선택은 우연으로 이루어지는 모양이었다. … 그들한테선 도무지 긴장감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다만 어설픈 운동법과 출렁거리는 피하 지방 조직만 있을 뿐이다.

― 「자연세계」 87쪽

“됐소, 로마르크. 당신의 미국 자본주의적 유전학이 이겼소.” 그건 결코 로마르크의 유전학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계승되고 있는 생물학의 일반적인 기조였다.

―「유전 과정」 225쪽

“잉에라고 불러도 되지요?” 그건 협박이었다. 모든 게 의도적이었다. “네, 그래도 돼요.” 달리 무슨 말을 할 수 있었을까? 눈물은 강력한 무기였다. 근데 하필 점심 먹는 자리에서 눈물을 쏟아 내다니.

―「유전 과정」 257쪽

교과 과정 지침에 지질 시대의 감성을 전달하라는 사항이 명시돼 있었다. 해마다 생일이 다가오길 학수고대하는 아이들에게 지구 나이가 관심거리가 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 「진화론」 257쪽

“듣고 있소?” 그래, 그녀는 듣고 있었다.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다 듣고 있었다. 하지만 이 일은 대참사도 아니고 소규모 운석 충돌도 아니었다. 그저 한 아이가 도태되었을 뿐인 일이다.

― 「진화론」 327쪽

“기린의 조상들이 아카시아 나뭇잎을 향해 꾸준히 목을 뻗었던 노력은 당연히 효과가 있었어요. 수많은 세대를 거쳐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들은 엄청나게 긴 목을 만들어냈으니까요.…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각자 성장해야 하는 거예요. 또 우리가 진정으로 노력하기만 한다면 모든 걸 이룰 수 있어요.” 대체 무슨 소릴 한 거지? 로마르크는 기진맥진해져 자리에 앉아야 했다.

― 「진화론」 333~334쪽

 

지은이·옮긴이 소개

지은이 유디트 샬란스키 (Judith Schalansky, 1980~ )

1980년 독일 북동부의 도시 그라이프스발트에서 태어난 유디트 샬란스키는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예술사를 공부했고 포츠담 전문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디자인을 전공했다. 2007년에 학위를 마친 후 2009년까지 포츠담 전문대학교에서 타이포그라피를 강의하였다. 현재 베를린에 거주하며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에 소설 『너에게 파란 제복은 어울리지 않는다』 로 문단에 데뷔한 이후, 2009년에 『외딴섬들의 아틀라스』, 2011년에 『기린은 왜 목이 길까?』 를 연이어 발표했다. 소설 『외딴섬들의 아틀라스』 는 부흐쿤스트재단에서 선정한 ‘2009년의 가장 아름다운 독일 책’에 선정되었고 『기린은 왜 목이 길까?』 로 2012년에 또 한 번 ‘가장 아름다운 독일 책’에 선정이 되는 영광을 안았다. 2011년 독일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그 외 2013년에 레싱 상, 2014년에 문학관 상, 마인츠 시 작가상, 2015년에 드로스테 상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옮긴이 권상희 (Kwon Sanghee)

독일 빌레펠트대학에서 언어학, 독문학, 역사학을 전공하고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2017년 1월 독일 보쉬재단의 지원으로, 베를린 문학 콜로키움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초청되어 참석했다. 홍익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기고문으로, 독일에서 출간된 에세이집 Warum wir hier sind (왜 우리는 이곳에 있는가)(루터, 2007)의 “Zwischen zwei Kulturen”(두 문화 사이에서)가 있고, 번역서로 『타인의 삶』 (이담북스, 2011), 『과거의 죄 : 국가의 죄와 과거 청산에 관한 8개의 이야기』 (시공사, 2015), 『박테리아 : 위대한 생명의 조력자』 (다른 세상, 2016), 『기린은 왜 목이 길까?』 (갈무리, 2017) 등이 있다.

 

갈무리 피닉스 문예 시리즈

『젊은 날의 시인에게』(김명환 지음, 갈무리, 2016)

김명환은 어린 시절부터 ‘시인’을 꿈꿨다. 하지만 정작 시인이 되자 ‘시인’이기보다 ‘문예선전활동가’로 살아 왔다. 철도노동자, 삐라작가, 활동가, 시인이다. 월간 <노동해방문학> 문예창작부 시절, 철도노조민주화투쟁 시절, 철도민영화반대투쟁 시절의 이야기들이 제1부 ‘기차의 추억’과 제2부 ‘삐라의 추억’에 실려 있다. 제3부에는 짧은 소설과 동화가 묶여 있다. 제4부에는 선언, 칼럼, 에세이, 논설, 호소문 등이 묶여 있다. 제5부는 철도노조민주화투쟁 이야기를 무협지로 그렸다.

『산촌』(예쥔젠 지음, 장정렬 옮김, 갈무리, 2015)

1920년대 중국 중부 후베이성 작은 산골 마을의 가난한 농민들의 생활상과, 혁명으로 인한 그들 삶의 극적 변화를 담은 역사 소설이다. 번역가이자 에스페란티스토, 잡지 편집자, 항일 투사였던 중국 작가 예쥔젠이 서방 세계에 중국 혁명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1947년에 영어로 쓴 책이다. <산촌>은 중국인이 쓴 최초의 영어 소설이었다. 출간 후 20개국 언어로 번역된 바 있다.

『시로 읽는 니체』(오철수 지음, 2012)

제3회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한 오철수 시인이 이시영, 기형도, 강수니, 조문경, 서은, 최영미, 월트 휘트먼 등 현대 시인들의 시 83편과 니체 철학의 접목을 시도했다. 저자가 시와 니체 철학의 만남 속에서 던지는 질문은, 녹록치 않은 세상살이 속에서 우리들의 삶이 좌절과 허무를 넘어 어떻게 자기긍정의 예술을 향해 갈 수 있는가이다.

『봄 속의 가을』(바진, 율리오 바기 지음, 장정렬 옮김, 갈무리, 2007)

장편소설 <가(家)>와 수상록 <매의 노래>로 국내에 소개된 바 있는 중국 작가 바진(巴金)의 소설 '봄 속의 가을'과, 바진에게 영감을 준 헝가리 작가 율리오 바기(Julio Baghy)가 세계공용어인 에스페란토어로 쓴 소설 '가을 속의 봄'을 묶었다. 이 두 편의 소설은 아프도록 아름다운 청춘의 자화상을 매우 섬세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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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3/2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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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6/12/1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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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서른세 번째 책
 <우리의 당연한 권리, 시민배당>
기본소득으로 위기의 중산층을 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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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유례없는 경제 성장을 이룬 대한민국.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통해 불가능했던 것을 가능케 만들었다. 삼시 세끼 따뜻한 밥 먹으며 이제 살만해지나 싶었지만, IMF로 한 방, 세계 경제 위기로 한 방 맞으며 한국은 고용 없는 성장의 길을 걷게 되었다. 경제 발전의 혜택은 부유층에게만 흘러갔고, 서민들은 갈수록 퍽퍽해지는 일상에 허덕이고 있다. 어렸을 적 즐겼던 모노폴리 게임처럼, 한 명의 승자를 제외한 모두가 파산할 때까지 우리의 일상은 차츰차츰 무너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제 우리는 ‘승리’만을 향한 달리기를 멈추고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한 권리를 찾아야 한다.

피터 반스는 <우리의 당연한 권리, 시민배당>에서 승자독식 구조 자본주의에서 몰락한 중산층을 구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그 방법은 우리가 온전하게 누리고 주장해야 하는 ‘권리’로서 공유재 시민 배당이다.

“시민배당은 시민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배당금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노동과 관계없이 받는 비노동 소득이다. 특별한 조건 없이 받기 때문에 기본소득이라고 볼 수 있다.” (11p)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권리로 국가에 배당을 요청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저자는 사회공동체의 구성원이면 누구나 그 사회의 공유재에 대해 일정한 지분이 있다고 주장한다.

“토지, 천연자원, 태양, 바람, 물처럼 자연적으로 존재해 온 것들도 있고 인터넷이나 금융시스템, 방송 주파수처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다. 이런 공유재들은 특정한 사람들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자연 상태에서 존재해 왔거나 공동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여기로부터 나오는 이익을 특정한 사람들이나 기업들이 독점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12p)

헌법 제34조 1항은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어느 특정 개인이 아닌 국민 모두가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자존감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자본주의 체제에서 지급되는 임금 혹은 승자독식 구조에 의해 제한받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지금은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줄 때가 아니라, 물고기를 줘야 할 때다.”
– 제임스 퍼거슨 (미국 스탠퍼드대학 인류학 교수)

시민배당, 청년배당 등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의는 시장경제에 빼앗긴 인간의 주체성과 존재 회복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승자가 되기 위해 비슷한 불안을 떠안은 채 기존 체제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새로운 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무한경쟁으로 스스로를 압박하는 현재의 시스템을 재정비해야한다. 기본소득을 통해 사회적 관계와 신뢰를 회복하고, 주체적인 시민으로서의 나를 찾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궁극적으로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이 우리 사회 곳곳에 정립되기를 기대해본다.

글 : 안수정 | 지역정책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금, 2016/10/2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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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개혁을 방해하는 요인들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혁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민중이므로 개혁을 지체시키고 있는 기본 원인은 외적인 객관적 조건보다는 민중 자체에서 찾아야 한다. 다시 말해 개혁을 성과적으로 추진하려면 그 무엇보다 민중이 어떤 이유 때문에 개혁에 소극적인가 혹은 개혁에 반대하는가를 알아야 하고 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민중이 개혁의 주체가 되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걸림돌이 무엇인지 밝히고 기본소득이 그것을 없애는데 기여함으로써 개혁을 뒷받침한다는 점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정치적 무관심과 기본소득

민중을 정치에 무관심하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 중의 하나는 고통이다. <풍요중독사회>를 비롯한 저서들을 통해서 줄기차게 강조해왔듯이 한국인들은 심각한 수준의 생존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쉽게 말해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생존 불안은 돈과 관련된 근심걱정을 끊임없이 유발하고 그 결과 돈에 대한 병적인 욕망을 강제한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삶을 위협하는 생존 불안은 그 자체로서 끔찍한 고통이다. 고통스러운 사람은 자신의 고통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보여주듯이 배고픔의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은 아름다운 풍경에 눈길을 주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생존 불안이라는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은 사회개혁, 더 나은 미래 등에 관심을 갖기 힘들다. 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요즈음의 한국 젊은이들은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직하고 싶다.”고 절규하며 취직준비에만 골몰하고 자그마한 돈이라도 손에 쥐게 되면 소위 영끌투자를 하는 반면 정치에는 무관심하다. 이들에게 ‘사회 개혁’이란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릴 뿐이다.

심각한 생존 불안은 한국인들에게 정치적 무관심을 강요한다. 생존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 고통스러운 사람은 정치가 어찌 되든, 나라가 어찌 되든, 지구촌이 어찌 되든 간에 일단은 자기부터 살려고 발버둥치기 마련이다. 생존 불안과 민중들의 정치적 무관심은 비례관계에 있다. 민중은 기본소득 – 최소한 최저생계비를 상회하는 수준의 기본소득 – 을 통해 심각한 생존 불안에서 해방되면 자연히 사회개혁, 더 나은 미래에 대해 눈길을 돌리게 될 것이다. 즉 생존 불안을 크게 줄여주는 기본소득은 민중이 정치적 무관심에서 벗어나 정치의 주체로 나설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고립과 무저항

“억압과 착취가 있는 곳에는 저항이 있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현실은 이 명제를 의심하게 만든다. 1대 99의 사회라는 말이 웅변하듯, 오늘날의 한국인들은 심각한 불평등 사회 속에서 여전히 억압과 착취를 당하고 있지만 민중의 저항은 과거에 비해 약화되었다. 왜 민중은 저항하지 않는 것일까? 오늘날의 한국인들이 거의 개인 단위로 고립되어 살아가고 있어서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에는 학교 공동체, 직장 공동체, 마을 공동체 등 각종 공동체가 존재했다.

민중이 공동체, 집단으로 묶여서 살아가는 경우에는 억압과 착취를 받으면 반드시 저항을 한다 – 그 시점이 언제일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 고 말할 수 있다. 어떤 농촌마을 사람들이 공동체로 묶여서 살아간다고 가정해보자. 만일 지주가 마을 사람들 중에서 일부를 폭행하거나 가혹하게 착취한다면 모든 마을 사람들이 그것을 자기 문제로 받아들여 분노할 것이다. 그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서면 마을 사람들은 농민봉기에 떨쳐나설 것이다. 그런데 만일 그 마을 사람들이 개인 단위로 고립되어 살아가고 서로 사이가 좋지 않다면 어떨까? 지주가 마을 사람들 중에서 일부를 폭행하거나 가혹하게 착취하더라도 마을 사람들은 그것을 자기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그 장면을 보면서 더 겁을 먹고 더 무력해질 수도 있다. 물론 폭행과 착취를 당한 당사자들은 분노할 것이다. 그러나 그 분노는 개인적 분노에 그칠 뿐 마을 사람들 모두의 분노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한마디로 분노감정이 건강하게 해소되거나 치유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분노감정이 자기 자신을 향하게 되면 마을 사람들은 우울증을 앓게 될 것이고 그것이 외부로 향하게 되면 타인을 학대하거나 범죄를 저지르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억압과 착취가 있는 곳에는 저항이 있다’는 명제에는 전제조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전제조건은 민중이 흩어져서가 아니라 공동체로 묶여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한국인들이 온갖 학대, 갑질, 성희롱 등에 시달리는 데도 저항을 잘 하지 못하고 개혁에 미온적인 것은 한국 사회에서 공동체가 전멸했다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개인 단위로 고립되어 살아가는 민중은 억압과 착취를 당하면 정신병에 걸리거나 반사회적인 행동을 하게 될 뿐 저항을 하지 못하며 개혁의 주체가 될 수도 없다. 이것은 한국 사회의 개혁이 가능하려면 무엇보다 민중이 하나로 단합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동체와 기본소득

기본소득은 뿔뿔이 흩어져 있는 한국인들을 단합시키고 공동체를 복원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기본소득은 한국인들을 공동의 이해관계로 묶음으로써 민중적 단결과 공동체 복원을 촉진할 것이다. 사람들이 서로 연대하고 단결하려면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한국인들은 공동의 이해관계를 발견하기가 어렵고 많은 경우에 이해관계가 충돌한다. 민주노총이 개혁적인 부동산정책을 주장하기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 중에 주택보유자도 있고 무주택자도 있어서다. 집값이 오르기를 바라는 주택보유자와 집값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무주택자를 하나로 묶기는 힘들다. 물론 한국인들은 근본적인 사회대개혁이라는 공동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인들의 의식 수준은 그것을 당면한 자기 문제로 받아들일 정도가 아니므로 근본적인 사회대개혁은 현실에서 사람들을 하나로 단결시키는 역할을 하기 힘들다. 반면에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공동의 이해관계를 제공할 수 있는 기본소득은 절대다수의 국민들을 하나로 묶어내고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기본소득은 이웃과 사회 나아가 기본소득을 추진하거나 실시하는 정부에 대한 한국인들의 우호적 태도와 친사회적 심리를 강화할 것이다. 상당수의 한국인들은 이웃과 사회가 자기한테 피해를 주면 주지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웃을 경쟁대상으로 간주하여 경계하고 적대적으로 대하며 사회에 등을 돌린 채 살아간다. 한국인들은 정부에게 뜯기기만 할뿐 받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금저항 심리가 강할 뿐만 아니라 정부가 무슨 말을 해도 의심부터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장차 어떤 정부가 집권하더라도 한국은 미래로 나아가기 힘들다. 지금까지 이웃, 사회, 국가는 생존 불안으로 신음하는 절대다수의 국민들을 외면해왔다. 즉 한국인들은 이웃, 사회, 국가가 자신을 사랑해주고 보호해주는 경험, 위기에 빠진 자신을 도와주는 경험을 거의 해보지 못했다. 이런 조건에서 기본소득은 이웃, 사회, 국가가 자신을 위해 존재하며 활동한다는 믿음을 갖게 해줌으로써 이웃, 사회, 국가에 대한 신뢰를 가능하게 해주고 친사회적인 심리를 강화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민중적 단결과 공동체 복원으로 이어질 것이다.

 

의식개혁과 기본소득

반복적으로 강조하건대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 개혁의 성패는 민중적 단결과 공동체의 복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립된 개인의 처지에서 벗어나 공동체로 묶여야만 개인들은 비로소 개인중심적 사고가 아닌 집단중심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되고, ‘우리는 모두가 하나의 운명공동체’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있다. 한국인들이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면 나의 고통이 곧 이웃의 고통이자 세상의 고통임을 깨닫게 되고 나의 행복만이 아니라 모두의 행복을 바라게 될 것이다.

기본소득이 촉진하는 민중적 공동체의 복원은 우선 의식개혁으로 이어질 것이다. 지금까지 절대다수의 한국인들은 개인으로 고립되어 살아왔기에 생존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자도생의 생존전략에 기초해 각개약진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은 각자도생이 아닌 다른 방법, 집단적 힘으로 사회를 개혁함으로써 생존 불안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즉 기본소득은 한국인들에게 ‘이웃과 미친 듯이 경쟁하고 싸워야만 이 끔찍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서로 단결하고 협력하는 방식으로도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겠구나’라는 통찰과 자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각개약진이 아닌 모두가 힘을 합쳐 세상을 바꾸는 방식이 있으며 그것만이 살길임을 깨닫게 해주는 의식혁명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 기본소득을 쟁취하기 위한 싸움, 기본소득의 실시는 한국인들의 의식개혁을 촉진함으로써 개혁의 분위기를 크게 강화할 것이다.

기본소득이 촉진하는 민중적 공동체의 복원은 또한 개혁에 대한 민중의 자신감을 강화할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한국 사회가 부정의하고 불평등한 사회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개혁을 추진하려고 하기보다는 각자도생에 매몰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믿어서다. 단결된 집단의 힘은 무한대이지만 고립된 개인은 무력하다. 개인의 힘이 제아무리 크다 한들 개인의 힘만으로는 사회를 개혁할 수 없다. 개인이 최대의 능력을 발휘해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경쟁에서 승리해 떼돈을 벌거나 출세하는 것뿐이다. 고립되어 살아가는 개인은 무력감으로 인해 사회 개혁에 대해서는 꿈조차 꾸기 힘들다. 따라서 고립된 개인은 개혁의 청사진이 아무리 멋져도 그것을 냉소적으로 대한다. 이런 조건에서 기본소득은 개개인의 생존 불안을 없애고 공동체 복원을 촉진하여 한국인들을 무력감의 깊은 늪에서 구출해냄으로써 개혁을 힘차게 떠밀어나갈 수 있다. 고립된 개인들이 공동체로 묶이면 묶일수록 민중의 자신감은 백배해질 것이고 개혁에는 가속도가 붙기 마련이다.

 

국민통합과 기본소득

오늘날 한국인들 사이의 관계는 유사 이래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악화되어 있다. 이것은 사회적 관계 영역에서 한국이 OECD 회원국 중에서 꼴찌를 차지한 사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최악이라는 것은 특정한 사회집단에게 이익이 되는 개혁과제에 나머지 사회집단이 박수를 쳐주기보다는 배 아파하거나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타깝지만 한국인들은 서로에게 그다지 너그럽지 않다. 상당수의 한국인들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시기와 질투가 심하다. 이 때문에 한국 사회에서는 특정한 집단에게만 이익이 되는 정책이나 제도에 대한 찬성률이 낮은 편이다. 예를 들면 노동자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은 사실 자영업자들에게도 이익 – 노동자들의 수입이 올라가면 소비를 많이 할 테니까 – 임에도 그들은 그 제도를 반대한다. 청년들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은 사실 그들의 아버지뻘인 중장년층에게도 이익임에도 그들은 그 제도를 반대한다. 이런 식으로 악화된 인간관계는 택시 기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개혁과제를 버스 기사들은 싫어하고 노인세대에게 도움이 되는 개혁과제를 청년세대는 반대하게 만들 수 있다.

민중이 다종다양한 집단으로 분열되어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갈등하는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면 성공적인 개혁의 추진은 불가능하다. 사회가 분열되면 국가적 개혁과제를 제기하기도 힘들고 추진하기는 더더욱 힘들어진다. 특히 어떤 개혁과제가 특정한 사회집단의 생존 불안을 자극할 경우 그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게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그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과감한 부동산 개혁, 토지개혁이 일부 집단의 생존 불안을 건드린다면 그들은 결사반대할 것이다. 최소한 생존 불안에서는 해방되어야 사람들은 마음의 안정과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고 설사 개인적으로는 손해를 보더라도 그것이 전체 사회에 이익이 된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본소득은 고질적인 사회 분열과 갈등을 완화하고 국민통합에 기여하며 개혁 추진에 유리한 사회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사회 개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기본소득은 개혁의 마중물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생존 불안을 해결하는데 그치지 않고 평등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평등 수준이 높아져야 ‘너와 나는 다르다’가 아니라 ‘우리는 하나’라는 동질감이나 일체감이 형성될 수 있다. 또한 위계 간 학대 현상이 근절됨으로써 연대의식이나 공동체 의식이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개혁을 위해서도, 즉 격차를 줄이기 위해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도 기본소득부터 실시해야 한다. 왜냐하면 앞에서 계속 강조했듯이 기본소득으로 생존 불안이 약화되어야 민중의 의식이 깨어나고 정치참여가 가속화되며 민중적 단합이 실현됨으로써 한국 사회가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쪽으로 거대한 방향전환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기본소득과 인권>이라는 글에서 강조했듯이, 기본소득은 민중의 저항 의지와 권리를 든든히 뒷받침해주고 강화할 것이다. 위계 관계나 조직 내에서 사람들이 저항을 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해고나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 즉 생존 불안이다. 직장상사가 갑질을 하거나 성희롱을 해도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참는 것은 해고를 당해 생존이 위태로워질 것을 두려워해서다. 기본소득은 사람들을 생존 불안에서 해방시킴으로써 불의에 저항할 용기를 내도록 고무하고 격려해줄 것이다. 생존 불안에서 해방된 민중이 조직이나 직장에서 불의에 저항하기 시작하면 한국의 조직 문화, 직장 문화, 사회 문화는 민주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즉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문화가 권위주의적이고 수직적인 문화에서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문화로 바뀌어나가고 각종 조직이나 직장은 조직 구성원들을 더 우대하고 존중해주는 쪽으로 변화해나갈 것이고 그 결과 민주화, 개혁이 촉진될 것이다.

기본소득이 개혁의 마중물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려면 최소한 최저생계비 이상의 기본소득이 지급되어야 한다. 현재 여당의 대권 주자인 이재명 도지사는 기본소득의 최종목표를 1인당 월 50만 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정도만 해도 상당한 정도로 개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의 기본소득이 되기 위해서는 또 기본소득의 거대한 의의가 충분히 발휘되기 위해서는 월 지급액의 목표치를 더 높이 잡아야 할 것이다. 만일 이재명 지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민중은 그의 기본소득 정책을 지지하면서 그것의 목표치를 더 상향조정하도록 요구해야 할 것이다.

 

김태형

토, 2021/09/18-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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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인터넷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공동연구보고서

“디지털 권리를 위해 일어서다!: 책임 있는 기술을 위한 권고” 발표

 

사단법인 오픈넷은 6월 15일 오후 1시(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법과민주주의센터(CLD, 캐나다), 인권정보를 위한 아랍네트워크(ANHRI, 이집트), 인터넷과사회센터(CIS, 인도), 표현의자유와정보접근권연구센터(CELE, 아르헨티나), 그리고 캐나다 오타와대학교와 토론토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으로 지난 1년간 진행한 인터넷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공동연구보고서 “디지털 권리를 위해 일어서다!: 책임 있는 기술을 위한 권고(Stand Up for Digital Rights: Recommendations for Responsible Tech)”를 공개하고, 동시에 인터넷기업들에 대한 정책권고를 발표했다.

연구보고서는 인터넷접근권, 망중립성, 이용자게시물 관리, 프라이버시 보호, 투명성보고, 국가검열 대응의 6가지 분야로 나뉘어져 있으며, 권고들 중에서 한국 인터넷 환경과 밀접하게 관련된 권고들은 다음과 같다.

  • 망사업자들은 명백한 법적 명령이 없는 한 특정 이용자에 대한 접근을 차단해서는 아니된다.
  • 이용자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차단할 때는 이용자에게 반박할 권리를 제공해야 한다.
  • 정보매개자들은 이용자 정보의 수집 및 처리에 대한 정책과 관행을 명확하고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 정보매개자들은 실명제를 최대한 적용을 하지 않아야 하며 실명제를 이행할 경우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잊혀질 권리는 최대한 적용을 하지 않아야 하며 법에 의해 이행이 강제된다면 검색에서 배제된 게시물의 게시자에게 반박할 권리를 제공해야 한다.
  • 정부의 검열요청을 접한 정보매개자는 법이 금지하지 않는 한 최대한 이용자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같은 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와 인도 벵갈루루에서도 공개행사가 열렸으며, 오픈넷은 6월말 한국에서 공개행사를 개최 예정이다. 전체 보고서, 정책권고 및 요약본은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 웹사이트(www.Responsible-Tech.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목, 2016/06/1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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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창립 3주년 기념

<자유, 공유, 개방의 인터넷 컨퍼런스>

2016. 05. 27 (금) 12-6시 / 벙커 1 (충정로)

 

[제1세션] IT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하여

 

임정욱 센터장 |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오픈넷 이사 (▶발제자료)

 

구태언 변호사 | 테크앤로 법률사무소 (▶토론자료)

 

황승익 대표 | 한국 NFC (▶토론자료)

 

윤필구 대표 | 빅베이슨캐피탈 (▶토론자료)

 

강인규 교수 |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신문방송학과 – 해외이용자 사례

 

[제2세션] 인터넷 표현의 자유와 정부 후견주의

 

손지원 변호사 | 한국인터넷투명성보고팀

 

황성기 교수 |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오픈넷 이사 (▶토론자료)

 

장근영 박사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마틴 윌리엄스 | 기자, 노스코리아테크 운영자 – 방심위의 노스코리아테크 접속차단에 대하여

 

[제3세션] 한국 경제 위기, 디지털 출구 전략은?

 

강정수 박사 |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 오픈넷 이사 (▶발제자료)

 

조산구 대표 | 코자자, 오픈넷 이사 (▶토론자료)

 

김건우 선임연구원 | LG경제연구원

 

* youtube 오픈넷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5iREOggFVsF0QnserXBwVg

화, 2016/06/1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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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10오픈넷공모전 수정03

<2016 오픈넷 소논문 및 영상 공모전>

 

■ 응모 분야

소논문 / 영상

 

■ 응모 분량

- 소논문: A4 10~20매 이내
- 영   상: 5분 이내
* 논문은 제목, 저자명, 소속, 요약문, 본문, 참고 문헌 순으로 구성

 

■ 응모 자격

(공통)
제한 없음, 인터넷 정책에 관심 있는 누구나
개인/팀으로 응모 가능(인원 제한 없음)

 

■ 응모 주제

(공통) 오픈넷 주요 활동 인터넷 정책 이슈
△온라인 표현의 자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정보매개자 책임, 임시조치제도
△프라이버시 및 개인정보보호 △열린정부와 공공데이터 개방 및 활용
△지적재산권 △망중립성 △공유경제 △ 전자서명법, 공인인증서, Active X 등

※ 오픈넷 홈페이지(opennet.or.kr)에 게시된 논평 및 보도자료 참조

 

■ 시상 내역

- 소논문 (상금: 총 1,200만원)

대상 (1명) 300만원
우수상 (2명) 200만원
장려상 (5명) 100만원

- 영상 (상금: 총 600만원)

대상 (1명) 200만원
우수상 (2명) 100만원
장려상 (4명) 50만원

 

■ 응모 일정

- 응모 기간: 2016년 6월 8일 ~ 9월 30일까지
- 수상자 발표: 2016년 10월 31일
- 시상식: 2016년 11월중

※  일정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며, 시상식은 발표대회 형식으로 진행 예정

 

■ 접수 방법

- 이메일로만 제출 가능, 연락처 기재 요망
- 제출처: [email protected]

※ 수상작에 대해서는 오픈넷이 비독점적 비영리적 사용허락을 갖습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16/06/1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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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 신 평양 국제공항 개항에 맞춰 김정은 공항 시찰 보도 – 2020년까지 2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할 계획 – 북한, 신공항과 평양을 잇는 대규모 지역 개발 계획 수립 – 신공항의 화려한 카페, 식당 및 면세점국제정치 및 국제경제를 주요 주제로 다루고 있는 미국의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 FP)는 북한의 젊은 지도자 김정은이 7월 1일 개장을 앞둔 평양 ...
월, 2015/06/2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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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김경수, 드루킹, 그리고 운동의 규모화</h1> <h2>드루킹 판결, '미네르바 2탄'인가</h2> <p> </p> <p><strong>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strong></p> <p> </p> <p>'규모의 경제'와 어원을 같이 하는 '규모화(scaling)'는 문제의 규모에 적합한 규모의 해법을 찾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공무원 1명이 수십만 개의 건물의 소방점검을 1년 안에 해야 하는 상황은 규모화가 필요하다.</p> <p> </p> <p>옛날에 '운동'이란 골방에서 등사한 삐라 수십 장을 감시를 무릅쓰고 뿌리기로 상징되었다. 수천만 국민을 향한 홍보 수단으로는 전혀 규모화가 되지 않은 해법이었고 변화는 무지한 대중의 거듭된 배신을 거치며 고통스럽게 느린 속도로만 찾아왔었다. 그런 고통의 한 면에는 어떤 방송 신문도 보도해주지 않는 청계천 의류공장의 살인적 청소년 노동을 알리기 위한 22살 청년의 분신도 있었다.</p> <p> </p> <p>인터넷은 약자들 간의 소통을 규모화했다. 힘없는 개인에게도 매스커뮤니케이션의 기회를 주었다. 인터넷 중에서도 월드와이드웹의 역할이 컸다. 부지불식의 다수가 내 웹사이트를 '방문'할 수 있게 하여 이메일보다 훨씬 더 확장성 있는 소통이 가능해졌다. 검색엔진은 그런 방문의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1인이 불특정다수의 수백만 명에게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는 문제에 인터넷-웹-검색은 규모화된 해법이 되었다.</p> <p> </p> <p>결국 인터넷은 운동을 규모화해냈다. 더 이상 운동은 목숨을 건 소수에 의존하는 위험한 것일 이유가 없게 되었다. 이것이 인터넷이 다른 기술과 다른 점이다. 지금까지의 신기술들은 항상 상대적 불평등 그리고 억압을 심화하는 부작용 때문에 진보세력들에게 고민의 대상이었지만 인터넷은 더 많은 사람들을 공론과 생산의 주인자리로 호명하는 긍정적 효과가 명백했다. 1995년 이후 소위 '디지털권리' 수호단체의 숫자들이 세계적으로 급증한 이유이다.</p> <p> </p> <p>드루킹에 대한 유죄판결은 이미 인터넷의 사회적 역할에 조종을 울린 날이었다. 다른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컴퓨터들이 작동하는 방식대로 일일이 손으로 할 것을 자동화한 것뿐인데 이걸 갑자기 범죄로 몰아치는 것은 신뢰이익에 어긋난다. 미국 교수에게 물어보니 웹사이트라는 게 원래 막노동으로 하던 걸 자동화한 것인데 웹사이트 만드는 것도 범죄냐고 반문한다. 매크로 어뷰징을 범죄로 처벌하는 나라 있으면 제발 알려달라. 우리나라 인터넷규제가 유별나서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댓글/추천 올리기에 대해서 컴퓨터업무방해죄를 적용한 사례들이 있지만 벌금형 정도였다. 당연하다. 첫째 다른 댓글들에 쏠렸을 관심을 가로챘다는 잘못이 있다. 오프라인에 비교하자면 길거리에서 가두확성기를 불법 데시벨 수준으로 틀어 놓은 정도의 일이다. 절대로 징역 살 일이 아니었다.</p> <p> </p> <p>'업무방해'? 네이버의 업무에 대한 손해가 정녕 징역 2년어치가 되는가? 네이버의 실명 정책을 어겼다고 한들 그건 네이버의 비지니스모델일 뿐 국가가 개입해서 형사 처벌로 보호할 일인가? 더욱이 지인들이 자신의 계정을 제공해준 것이라면 실명 정책을 어기기는 한 것인가? 네이버가 각자 스스로 쓴 댓글을 통해 여론을 보여주려고 한다는 것도 네이버의 소망일 뿐 이용자들이 곧이곧대로 안 따라 주면 범죄가 되는가? 교수가 좋은 학생들 키우고 싶어서 제발 하루에 10시간 이상 공부하라고 얘기하는데 학생들이 10시간 공부 안 하면 교수에 대한 업무방해가 되는가? 검찰이 업무방해죄로 노조탄압할 때 사용자가 피해 없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노조에게 업무방해죄 뒤집어씌울 때가 자꾸 생각난다.</p> <p> </p> <p>'여론'의 훼손? 네이버 댓글 양상이 언제부터 여론이 되었는가?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그냥 그건 여론이 되고 거기서 다른 사람이 안 쓰는 도구를 써서 주의를 끌면 여론 훼손죄가 되는가? 미네르바 처벌하고 비슷한 동어반복의 냄새가 난다. 미네르바가 페이스북 이전 시기에도 팔로워들이 수십만 명이었고 이 수십만 명이 몰리는 걸 보고 여론을 호도한다며 난리쳐서 미네르바가 처벌을 당했다. 그땐 다음 아고라가 '여론'이었고 지금은 네이버 댓글이 '여론'이라는 식이다. 게다가 여론훼손죄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데 이런 식으로 처벌하는 건 원님재판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근대 국가에 여론훼손죄는 이정현 씨가 최근 유죄 판결을 받은 방송간섭죄밖에 없고 방송은 방송에게 주어진 특수하고 독점적인 임무 때문에 그런 보호를 받는 것이다.</p> <p> </p> <p>'여론'은 전 사회가 나눠 쓰는 1장의 도화지가 아니다. 네이버에 가면 네이버 이용자들의 여론이 있고 일베에 가면 일베 이용자들의 여론이 있다. 백과사전에 들어있는 낱장 개수 만큼 많은 여론들이 있고 여론 수용자들의 숫자만큼 다양한 여론이 있다. 그중의 포털 하나에 인위적으로 지지자 숫자를 올려놨다고 처벌하려는 것은 광우병 시위, 세월호 시위에 대고 '대다수 국민은 가만히 있는데 좌파들이 광화문이라는 상징적 장소를 점거해서 국민 전체의 뜻인 것처럼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고 광화문 점거자들을 처벌하려는 것과 다를 바 없다.</p> <p> </p> <p>군사독재 시절 우리는 '편집부'라는 이름으로 절절한 평등과 인권의 목소리를 대중들에게 전달했다. 대학 서클 선후배 단 몇 명이 작업한 문건도 '전국○○○동맹', '인천지역○○○연대'라는 단체 이름으로 등사를 했는데 보복과 탄압을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이기도 했지만 수많은 사람들을 대표함을 과시하려는 시도이기도 했다. 앞에 '전국○○○'이 들어가면 다 형사처벌감인가? 드루킹이 벌인 여론조작이라는 것이 고작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에 대한 의견이 더 많아 보이게 하는 것인데 자기가 더 많은 사람을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게 바로 정치 아닌가?</p> <p> </p> <p>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의 활동이 생각난다. 소비자 불만 전화는 소비자 불만을 털어놓으라고 만든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전화해서 '당신 물건 팔아줬는데 당신네 회사가 조중동에 광고해서 기분 나쁘다'라고 불만 털어놓았더니 불만을 조금 많이 털어놓았다고 업무방해죄로 처벌당했다. 네이버 게시판은 이용자들이 댓글을 달고 추천하라고 만들어 놓았고 드루킹은 댓글을 달고 추천하는데 더 열심히 하려고 소프트웨어를 이용했더니 업무방해죄로 처벌되고 있다. 애시당초 알고리즘의 기능 방식을 그대로 이용한 것이므로 원래 컴퓨터업무방해죄의 입법 목표였던 해킹도 아니었다. 인터넷을 통해 대중들이 자유롭게 이합집산하며 의견을 표시했던 날은 이제 종지부를 찍는 것인가? 이제 인터넷은 대중운동의 요람이 되지 못하고 극우보수의 가짜뉴스와 일베의 혐오글들만 남기자는 것인가?</p> <p> </p> <p style="text-align:justify;"> </p> <blockquote> <p style="text-align:justify;">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a href="http://www.pressian.com/news/review_list_all.html?rvw_no=1661&quot; rel="nofollow">목록 바로가기(클릭)</a><br />  <br />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p> </blockquote> <p> </p> <p> </p> <p>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p> <p style="text-align:justify;"> </p></div>
금, 2019/02/1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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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아버지들,

인터넷의 지금과 미래를 말하다

글 | 안상욱

 

인터넷의 현재와 미래: 빈트 서프, 전길남 박사와의 대담

○ 일시: 2018. 5. 15(화) 저녁 7:00 ~ 8:30
○ 장소: 대학로 공공그라운드 지하 1층 001스테이지
○ 주최: 사단법인 코드, 오픈넷
○ 후원: 구글 코리아, 메디아티

5월15일 스승의 날 저녁 7시 서울시 혜화동 공공그라운드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100명이 들어올 수 있는 001스테이지가 가득찼다. 사단법인 코드(CODE)와 오픈넷이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두 거장을 한 자리에 초청했기 때문이다.

TCP-IP 프로토콜을 설계해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빈트 서프(Vint Cerf) 구글 부사장과 미국 다음,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한국에서 인터넷을 연결한 한국 인터넷의 아버지 전길남 박사가 10년 만에 한국에서 만났다. 인터넷의 탄생에 크게 기여한 두 거장은 지금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여러 현상을 어떻게 보는지, 앞으로 어떤 변화를 기대하는지 신중하면서도 과감히 논했다. 이 자리에는 김기창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문수복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 교수도 함께 해 논의를 이끌었다.

 

“우리 모두도 인터넷의 일부. 책임감 나누고 스스로 해결책이 되자”

빈트 서프 부사장은 모두 발언에서 “올해 말이면 전 세계 인구 50%가 인터넷을 사용하게 된다”라며 “인터넷이 확산되며 좋은 점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담을 참관하는 이도 “사용자이자 콘텐츠를 생산∙유포∙전달하며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인터넷을 구성하는 사람이기에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가 이 자리에서 모든 해결책을 마련할 수는 없지만… 여러분도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토론을 마치길 바란다”라며 참관객을 독려했다.

 

블록체인, 신중히 접근해야

첫 번째 의제는 지난해부터 한국 IT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된 블록체인(Blockchain)이었다. 빈트 서프 부사장과 전길남 박사 모두 요즘 블록체인이 과도하게 주목받는다고 비판하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블록체인은 기술적 한계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블록체인이 대중이 생각하듯 대단한, 지금껏 존재하지 않던 마술 같은 기술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을 분산 데이터베이스(DB)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도 분산 DB는 많습니다. 구글도 구글 문서도구에서 활용하죠. 그래서 데이터를 기화를 유지하면서도 여러 복제본을 만들어 동시에 여러 사용자가 (같은 문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 블록체인은 마케팅 쪽에서 나온 용어가 아닌가 싶어요. 블록체인 기술도 그것의 유용성도 정확히 이해 못하는 것 같아요.”

전길남 박사 역시 “블록체인 기술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라며 “잠재력을 지녔다 정도로 얘기해야 할 것 같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전 박사는 블록체인 기술을 세상에 처음 선 보인 사토시 나카모토의 논문을 읽고 느낀 블록체인의 실용적 한계를 지적했다.

“제가 사토시 논문을 보고 이 사람은 이론 차원은 잘 하는데 업계에서 일하는 개발자는 아닌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블록체인 기술은 굉장히 안정적인데, 세상과 접촉(interface)하는 부분은 (보안이) 안 되는 겁니다. 지난 2~3년 사이 암호 화폐 관련 사고 보니 그래요. 실전 개발자라면 이런 쪽을 신경 쓸 텐데 사토시는 그 쪽 경험은 별로 없는 사람 같아요.”

인터넷이 제2의 인터넷 혹은 가치의 인터넷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보이냐는 조산구 코자자 대표 질문에 전길남 박사는 블록체인과 인터넷은 층위가 잘못된 비교라고 답했다. 전 박사는 블록체인은 인터넷이 아니라 웹에 비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위에서 작동하는 인프라 스트럭쳐라는 얘기다. 전 박사는 5~10년 뒤에야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론을 미뤘다.

빈트 서브 부사장은 블록체인 기술 자체보다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거래를 안정적으로 기록하는 기술은 블록체인 말고도 여럿 있기에, 이 기술 자체에 매몰되지 말고 이런 기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집중하라고 그는 조언했다. “우리가 지금 사업할 때 인터넷이 연결될 지, 전기가 들어올 지 걱정하지 않잖아요.”

 

망중립성

두 번째 의제는 망중립성(net neutrality)이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미국에서 망중립성이라는 이슈가 어떻게 대두됐는지 역사적 맥락을 짚으며, 현재 논란이 불거진 이유를 설명했다. 전길남 박사는 국가 간 망사용료 분담 문제인 피어링 프랙티스(peering practice) 문제를  제기했다. 마지막으로는 무선 통신이 유선을 능가하는 5G 시대를 맞이해 망중립성의 정의가 바뀔 수 있는지를 간략히 짚고 넘어갔다.

망중립성의 역사를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90년대 중반 미국에서 다이얼 모뎀으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고하는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는 8000여 곳에 달했다. 거대 자본력이 필요한 광대역 서비스가 21세기 초반 상용화되며 인터넷 사용자의 선택 폭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도심이 아니면 1~2개 업체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할 지경이 됐다. 독과점 시장을 형성한 ISP가 타사 서비스에서 오는 트래픽을 의도적으로 느리게 만드는 일도 생겼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런 세태가 미국 소비자가 선택할 자유를 침해하는 반경쟁 행위로 판단하고 모든 사용자에게 같은 대역폭을 제공하라는 망중립성 규제를 마련했다.

여기에 갈등의 씨앗이 심겼다. ISP에는 통신사만 있는 게 아니다. 지역 케이블 방송을 제공하던 케이블 회사도 광대역 망을 활용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FCC는 두 가지 회사가 모두 똑같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ISP로 보고 통신사와 방송사를 같은 미규제 부문으로 분류했다. 그런데 독과점 ISP가 인터넷 트래픽을 차별하는 문제가 생기자 FCC는 케이블사와 통신사 양쪽에 똑같이 망중립성을 지키라는 의무를 부여했다. 그런데 미국 법원은 인터넷 서비스를 미규제 부문으로 설정했던 FCC가 이제 와서 ISP에 망중립성을 강제할 권한은 없다고 판결했다. 그래서 오는 6월11일 FCC는 ISP에 다시 미규제 지위를 주려 한다. 인터넷 업계는 이를 망중립성 폐기로 보고 반대하고 나섰다. 미국 정부가 반독점 규제를 포기한다는 지적이다.

전길남 박사는 국경을 넘는 인터넷 트래픽 처리 비용을 어느 쪽이 부담하는지 문제를 제기했다. 전 박사는 미국과 한국 사이 인터넷 연결 비용이 1년에 100억 원에 달한다며 이를 모두 한국 ISP가 부담한다고 지적했다. 비용은 한국 회사가 100% 부담하는 반면, 국제 트래픽 70~80%는 유튜브 등 미국 서비스를 사용하기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전 박사는 꼬집었다.

구글 부사장인 빈트 서프는 미국이 한국과 미국 사이 심해 통신 케이블을 구축했으며, 구글이 한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 캐시 서버 센터를 구축해 유튜브 등 서비스에서 자주 발생하는 트래픽을 처리해 국제망 트래픽을 억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전길남 박사도 구글이 50여개국에 미러링 기술을 제공하고, 15~20개국에 국제 트래픽 비용을 기부한다며 “구글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5G 시대에는 국제 트래픽 새로 정의해야”

세 번째 의제는 차세대 무선통신 규격인 5G였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5G가 현존 인터넷 접속 도구를 대체하는 무선 통신으로서 흥미로운 기술이라고 평했다. 또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며 실험실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지켜보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망중립성 원칙은 5G 시대에도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전길남 박사는 유선에서 무선으로 넘어가는 5G 시대를 계기로 국제 트래픽을 새로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박사는 무선 인터넷이 기본값이 되는 5G 시대에 “국제 트래픽을 새로 정의하는 일이 국제적 기여가 될 거 같다”라고 말했다.

김기창 교수는 5G 시대에 국제 망사용료 문제가 역전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5G 기술은 한국이 주도해 개발하고 상용화했기에 네트워크 인프라를 투자한 한국 통신사가 해외 ISP에 추가 비용을 징수하는 일이 타당한지 새로 논의해야 한다는 논지였다. 하지만 구축한 무선망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 역시 한국 사용자이기에 누구에게 얼마만큼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 합당한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이런 의사 결정를 위해 ISP가 주장하는 통신 원가를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캐시 서버와 콘텐츠분산네트워크(CDS)가 많이 구축된 요즘은 국제 트래픽이 거의 균형을 이루기에 어느 쪽에 일방적으로 비용을 부담시키는 일이 합당한 주장인지 따져봐야한다는 지적이다.

 

사생활 보호와 독과점

네 번째 의제는 사생활 보호와 독과점 등 인터넷의 부작용이었다. 김기창 교수는 누리꾼 대다수가 서비스 약관에 동의하면서도 무엇에 동의하는지 정확히 모른다며 동의 매커니즘이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누리꾼 교육, 소비자 보호 규제, 사물인터넷(IoT) 등 세 가지로 나눠 사생활 보호 문제를 파악하자고 제안했다. 유럽연합(EC)이 5월25일부터 소비자 데이터 보호 규제 GDPR을 도입해 인터넷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어떻게 가공해 어디에 활용∙제공하는지 더 명백하게 알려주듯 누리꾼을 교육하고, 자기 정보가 어디에 쓰이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물인터넷 시대에 각종 기기가 수집한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네트워크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길남 박사는 한국 사회가 과도하게 기술친화적이라고 지적하며 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이 근본적으로 인간이 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지 확인하고 견제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였다. 빈트 서프 부사장 역시 모든 SW에는 버그가 있기에, SW로 구성된 인터넷 역시 필연적으로 오류를 안고 있다며, 이를 끊임 없이 보완하려면 프로그래밍과 비즈니스 수업 시간에도 윤리 과정을 반드시 넣어 자체 생태계에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이 소수 글로벌 업체에 종속돼 간다는 지적에 빈트 서프 부사장은  “지금 거대 기업이 내일까지 거대하리라는 보장은 없다”라며 노파심이라고 일축했다.

전길남 박사는 인터넷을 처음 만들 당시에는 HW 원가가 너무 비싸 보안보다 성능을 중시할 수 밖에 없었다고 고백하며, 인터넷의 유용성과 보안에서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5~2030년이면 사이버 범죄 시장이 5조 달러로 세계 경제 3~5%를 차지한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시장의 힘이 비윤리적 이윤을 좇는 쪽으로 발현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짜뉴스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낳은 문제. 사람으로 풀어야

가짜뉴스(fake news) 역시 최근 주목 받는 주제였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과  2017년 한국 대선 모두에 가짜뉴스를 생산해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는 조사 결과가 속속 드러나기 때문이다. 김기창 교수는 이런 경향이 발전하면 선거철이 “대선 후보가 아니라 심리 분석 기술(알고리즘)을 보유한 컨설팅 회사 사이 싸움이 되는 게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가짜뉴스나 AI 오남용 등 인터넷의 부작용을 낳는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의 잠재력을 그릇된 방향으로 발현시키는 인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 발전 자체에 역행할 수는 없으니, 사용자의 비판적 수용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콘텐츠를 볼 때 콘텐츠 작성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입증할 증거가 있는지 평가할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자녀에게 비판적 사고를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합니다. 노력이 필요하지요. 하지만 비판적 사고는 온라인에서 여러 정보를 접하는데 치러야 할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빈트 서프 부사장은 사용자가 나쁜 콘텐츠를 걸러낼 능력을 보유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능력을 발현할 도구를 제공하고, 활용하도록 독려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전길남 박사는 빈트 서프 부사장보다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기술이 더 강해지는 반면 이에 대응할 사회는 빈약한 상태기 때문이다. 전 박사는 지난 1년 동안 AI의 사회적 영향력을 비판적으로 연구하는 모임 AI & Society를 개설하려 했으나, 사람을 모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AI 영향력을 연구한 논문도 영국이나 미국 학계는 활발히 발표하나 한국은 전무한 실정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일본과 중국 역시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이 다소 과도하게 기술 친화적입니다. 기술을 너무 쉽게 포용합니다. 한중일이 세계적으로 경제 규모나 기술 규모도 큰데, 그 효과를 어떻게 통제할지는 연구가 빈약합니다. 우리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아직 저는 AI & Society를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18/05/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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