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연의 미세먼지 이야기 15] 여름철 미세먼지는 중국발이 아니어서 괜찮은 건가?

여름철 미세먼지는 중국발이 아니어서 괜찮은 건가?
장재연(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높은 관심
미세먼지와 관련해서 우리나라의 독특한 현상 중 하나는 사람들의 관심이 봄과 겨울에만 엄청나게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물론 봄과 겨울이 여름과 가을에 비해 미세먼지 오염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1차적 원인이겠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닌 듯하다. 환경부나 언론에서 우리나라 미세먼지가 고농도로 오염이 높아지는 것은 주로 60-80%를 차지하는 중국발 미세먼지 탓이며, 따라서 미세먼지는 서풍 계열의 바람이 발달하는 겨울과 봄만의 문제인 듯 선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96596" align="aligncenter" width="640"]
중국발 미세먼지가 고농도시 60-80%라고 공식화하고 있는 환경부[/caption]
여름철 미세먼지는 괜찮나?
그런데 우리나라가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이 없다는 여름에는 미세먼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일까? 여름의 미세먼지 농도 역시 문제가 있는데 환경부나 언론은 이에 대해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알고도 침묵하는 것일까? 일부 환경부 관리들은 여름은 걱정 없다는 발언을 하고 언론은 그 말을 그대로 기사로 내보내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국민들도 여름에는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전혀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줄 안다. 그리고 '미세먼지는 오직 중국 탓'이라는 고정관념은 점점 강해진다. 그러나 여름철 미세먼지의 농도가 낮지 않다면, 중국발이 아니라고 해서 국민 건강에 영향이 없을 리가 없다. 여름철 미세먼지가 어떤 수준인지 확인하고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96598" align="aligncenter" width="640"]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예보센터장 "여름철에는 남서풍이 주된 바람이거든요, 서풍이나 북서풍이 아니고 거기 바다 오염원이 없으니까 (그럼 6,7,8월까지는 마음 놓고 지낼 수 있을까요?) 네 8월까지는…." YTN 자료화면[/caption]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된 미세먼지 기준
우리나라 미세먼지 PM 2.5 환경 기준은 올해 연평균 15 ㎍/m 3 으로 강화됐다. 이 농도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 10 ㎍/m 3 보다는 높지만, 잠정 목표값 중에서는 가장 낮은 농도로 현재 미국 일본 등의 환경기준과 같다. 우리나라는 지금 현재 세계보건기구의 잠정적인 2단계 목표값인 25 ㎍/m 3 을 달성한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새로 강화된 환경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배출량에 비해 최소한 40%는 줄여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내 미세먼지 발생량 30% 감축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공약이 달성되면 환경기준 15 ㎍/m 3 은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그에 상당히 접근한 수준까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봄과 겨울에 높고 여름과 가을에 낮은 PM 2.5
아래 그림은 2015년부터 공식 측정을 시작한 PM 2.5 오염도의 서울 등 5대 광역시의 3년 동안의 계절 평균 오염도를 나타낸 것이다. 모든 광역 도시가 봄과 겨울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고 여름과 가을에는 낮음을 알 수 있다. 여름에 오염도가 낮고 겨울에 오염도가 높아지는 현상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동서고금을 통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caption id="attachment_196599"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부의 5대 광역 도시 계절별 PM 2.5 농도 측정 자료 ⓒ장재연[/caption]
여름에는 기온이 높기 때문에 상승기류가 발달해서 공기 확산이 잘 되고, 강수량도 많기 때문에 오염도가 낮아지기 마련이다. 겨울에는 난방 연료 사용량이 늘어나는 영향도 있고, 공기 순환도 여름에 비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의례 오염도가 높아진다.
우리나라는 봄에는 황사 등 자연발생 오염물질의 영향을 많이 받고 초봄에는 겨울과 마찬가지로 공기 순환이 방해되는 기온 역전 등의 현상도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오염도가 높아질 요인이 크다. 가을은 천고마비라는 말도 있듯이 공기 순환이 원활하고, 가끔 태풍도 오기 때문에 오염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의 계절적 차이는 이런 요인들의 영향이 잘 반영되어 있다.
여름과 가을의 미세먼지도 환경 기준을 초과
그런데 일반인들이 짐작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 여름과 가을의 미세먼지 농도 역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모든 도시에서 여름과 가을의 PM 2.5 농도가 연평균 기준값인 15 ㎍/m 3 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은 특정 계절만의 문제가 아니라 연중 계속해서 높은 수준이며, 따라서 개선 역시 모든 계절에 걸쳐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고농도일 때의 대책 같은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평상시의 근본적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96601" align="aligncenter" width="640"]
대중교통이 승용차보다 더 편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사진 연합뉴스[/caption]
그리고 '봄과 겨울', 그리고 '여름과 가을'의 오염도 차이가 사람들의 인식과는 달리 실제로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된다. ‘겨울과 봄’이 ‘여름과 가을’에 비해 서울의 경우 PM 2.5 농도가 평균적으로 약 7-8㎍/m 3 , 부산과 대구 그리고 광주는 약 6 ㎍/m 3 , 인천은 약 7 ㎍/m 3 정도 높다.
이 차이는 국외 영향이 없더라도 당연히 있는 계절에 따른 차이와 국외 영향이 합쳐진 것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제 국외 영향은 별로 크지 않다는 점도 시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이 엄청 크다는 주장을 그대로 믿어주더라도, 그들이 중국 영향이 없다고 믿는 여름과 가을 역시 미세먼지 오염도가 환경기준보다 훨씬 높은 것은 우리 내부의 자체적인 발생량을 줄이지 않으면 미세먼지 오염 개선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96602" align="aligncenter" width="640"]
1986년 PM 2.5 월별 농도, 1980년대에는 연탄 등 난방 연료의 오염물질 배출량 비중이 매우 커서 계절 변화가 더 뚜렷했다. 겨울철 오염도는 여름철의 두 배 이상이었다. -필자의 박사학위 논문 중-[/caption]
연중 미세먼지 오염을 줄여야만 건강 보호 가능
미세먼지 PM 2.5 의 공식 측정이 시작되고 몇 해가 지나자, 이런 계절적 차이도 분석이 가능해졌다. 그 결과는 지금까지 일부에서 주장하듯 겨울과 봄의 중국발 미세먼지가 문제 해결의 핵심이 아니라,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서는 연중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이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공약이니 미세먼지 감축을 열심히 하고 있을 것으로 믿지만, 밖으로 나타나는 것은 봄철의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 중단 등 상대적으로 오염도가 높은 계절에 대한 대책이나 또는 고농도 오염일에 대한 대책들이다.그러나 짧은 특정 기간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공약과 환경기준 달성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caption id="attachment_196603" align="aligncenter" width="640"]
ⓒ오마이뉴스[/caption]
발전, 산업, 교통, 가정 등 모든 분야에서 미세먼지 발생량을 근본적으로 줄여야만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산업체 모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세먼지 원인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허송세월 그만하자
남 탓, 바람 탓하며 몇 년을 허송세월했다. 세계 많은 나라들은 미세먼지 오염이 현저하게 줄고 있는데 우리는 제자리다. 이제는 허깨비를 쫓는 것 같은 망상에서 벗어나, 연료 사용과 소각 관련된 크고 작은 미세먼지 배출원 모두에 대해 강력한 저감 대책이 실천되어야 한다. 또한 에너지 절약, 재활용 확대, 청정에너지 확대, 대중교통 우선 정책 등 우리 사회가 보다 더 저에너지, 고효율의 사회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만 미세먼지 오염 수준을 개선해서 국민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 아직도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영향이 실질적으로는 연평균 값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도 장기간 노출을 줄이기 위한 기준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실제 나쁘지도 않은 '나쁨'인 날 대책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면 좋겠다. [장재연의 미세먼지이야기 6] 미세먼지 건강영향의 대부분은 평상시에 발생한다 [장재연의 미세먼지 이야기 12] 세계보건기구(WHO) 미세먼지 기준 제대로 알고 사용하자 [장재연의 미세먼지 이야기 14] 미국과 비교하면 황당한 우리나라 미세먼지 기준 마스크는 답이 아니다..평상시 오염 낮춰라 |










![[커버사진]](http://kfem.or.kr/wp-content/uploads/2017/10/커버사진1.jpg)















































전국신규댐백지화대책위원회가 신규댐을 추진하는 댐사전검토협의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환경운동연합 [/caption]
환경단체 모임인 전국신규댐백지화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지진이 발생한 포항을 비롯해 울산, 강진 등에서 추진되는 신규 댐 건설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국신규댐백지화대책위원회는 오늘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댐 사전검토협의회는 국토교통부 댐 희망지 신청제를 통해 접수된 신규 댐 계획 중 세 곳에 대한 권고안을 22일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모두 위험하거나 불필요한 댐"이라고 지적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5487" align="aligncenter" width="540"]
포항 남구 오천읍 항사리 항사댐 조감도 ⓒ포항시 제공[/caption]
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포항에서 신청한 항사댐은 계획대로라면 포항시 오천읍 오어지 상류에 위치하는데, 활성단층인 양산단층과 직각으로 놓이게 된다"면서 "댐 사전검토협의회는 이런 근본적 문제점을 일찌감치 지적하고도 지방자치단체에서 몇 가지만 보완해 서류를 내면 승인 가능성이 있다는 검토를 진행했다.“고 비판했다.
김휘근 지리산생명연대 사무국장은 강진군이 신청한 홈골댐에 대해 “하멜 기념관 내에 있는 네덜란드식 수로에 물을 흘려보내기 위해 추진되는 전형적인 지역개발 댐”이라고 언급했으며, 울진군이 신청한 길곡댐에 대해서는 “울진군이 댐 건설의 목적이라고 말하는 50가구가 극한 가뭄시 이용할 농업용수 때문이라면 335억 원을 들여 댐을 짓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댐 사전검토협의회는 댐 사업의 필요성과 실행 가능성 등을 검토해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권고안을 제출하는 협의 기구로 수자원, 환경. 경제 등 여러 분야 전문가와 NGO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검토 대상이 된 댐들은 댐건설을 희망하는 지자체가 댐건설을 신청하는 ‘댐희망지공모제’를 통해 모집됐으며, 이 세 개 댐에 소요되는 예산은 포항 항사댐 807억 원, 강진 홈골댐 675억 원, 울진 길곡댐 335억 원이다.

합천보의 수문이 열렸다. 강물이 세차게 흘러간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합천보 세 개의 수문 중에서 가운데 하나만 수문이 열렸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총 세 개의 수문 중에서 가운데 하나의 수문만이 약간 열려 그 수문 사이로 강물이 흘렀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수문이 다시 닫혔다. 수문 개방에 따른 생태환경의 변화를 고려하여 서서히 열겠다는 정부의 의도라 읽혀진다. 하지만 너무 속도가 느리다. 조금만 하류로 내려가도 이내 흐름이 없는 잔잔한 호수의 모습이다.
이래서 유속의 변화가 있겠는가? 녹조현상을 불러일으키는 조류 증식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인가? 여러 가지 걱정이 일어났다. 이번 추가 수문개방의 목적은 모니터링 값을 얻으려는 것인데 이렇게 해서 변화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지난 6월의 이른바 '찔끔 개방'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5542" align="aligncenter" width="640"]
이내 다시 굳게 닫힌 합천보의 수문. 이런식이라면 보 개방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얻지 못할까 우려스럽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도 "4대강 보 확대개방은 무척 반가운 일"이란 칼럼에서 수문개방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비판하며 그 수정을 요구했다.
함안보의 수위를 내리자 함안보 상류의 하상이 드러나며 거대한 모래톱이 보인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바로 강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함안보의 수문이 일부나마 열리기 시작하자 이곳 합천보와 함안보 사이의 낙동강의 수위가 떨어지게 되고, 그 결과 강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흡사 예전의 반가운 모래톱의 모습으로 보였다.
그것은 아마 함안보 상류의 심각한 세굴현상과 바로 아래 황강의 역행침식 현상에 의해 그곳에서 유입된 모래로 보인다. 모래가 비로소 드러난 것이다. 그것은 마치 자그마한 모래섬의 모습으로 드러났다.
조금 아래 황강 합수부에서는 더욱 큰 모래톱이 형성됐다. 합천보 직하류 1.5㎞ 지점에서 만나게 되는 황강 합류부에서는 황강에서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간 모래가 쌓이고 쌓여 거의 4대강사업 이전의 낙동강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5544" align="aligncenter" width="640"]
낙동강 황강 합수부 쌓인 거대한 모래톱. 강폭이 거의 모래톱으로 뒤덮였다. 준설한 것이 무로 변한 현장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합수부 일대에 거대한 모래톱이 형성되고, 수문을 열자 이곳의 수위가 점차 내려가면서 그 거대한 모래톱의 위용이 드러난 것이다. 그 모습은 아름다웠다. 바로 살아있는 강의 모습, 4대강사업 이전의 낙동강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강은 이렇게 흐르기만 하면 스스로 알아서 이전 모습을 되찾게 되는 것이란 확신을 다시 한 번 가지게 되는 현장이다. 더구나 강과 강이 만나는 합수 공간은 더욱 풍성한 모습으로 회복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4대강이 재자연화 되어야 하는 이유다.
[caption id="attachment_185545" align="aligncenter" width="640"]
이전 모습으로 모래가 복원된 황강 합수부. 이것이 살아있는 강의 모습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황강 합수부의 되살아난 낙동강의 모습을 뒤로 하고 합천보의 상류로 향했다. 합천보 수문개방에 따라 그 상류는 또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합천보 바로 상류의 낙동강 보는 달성보다.
합천보 수문 개방에 따라 거칠고 큰 자갈돌이 드러난 합천부 상류 낙동강의 모습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합천보의 수문 개방에 따라 이곳 합천보 상류이자 달성보 직하류인 이곳의 수위도 동반해서 떨어지면서 그간 감추어졌던 모습들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곳의 강바닥은 모래가 아니라, 굵은 자갈돌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것은 달성보 하류의 세굴현상을 막기 위해 투입한 돌망태 등에서 흘러나온 자갈돌로 보인다. 모래강으로서의 낙동강의 모습은 적어도 이곳 달성보 직하류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게 되었다.
또 하나 재미있는 변화는 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이 무엇인가를 철거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수자원공사에서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설치해둔 수중 폭기 장치가 물밖으로 모습이 드러나자 그 장치들을 다시 철거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5547" align="aligncenter" width="640"]
수위가 낮아지자 드러난, 눈가림용 녹조 대응 장치인 수중 폭기 장치를 수자원공사가 철거하고 있다 ⓒ 정수근[/caption]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녹조 대응의 결과는 그렇게 쓸쓸한 최후를 맞게 되었다. 이런 것도 국민혈세로 진행되는 것이니 앞으로 이런 쓸모없는 일은 더 이상 벌이지 않는 것이 공기업의 바른 자세일 것이다.
합천보 수위를 내리자 달성보의 누수 현장이 목격됐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지난 2012년 낙동강 보의 담수 직후에도 이 누수 문제로 4대강 보는 '누더기 보'란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추진본부는 이를 '물비침 현상'이란 희한한 논리로 대응했다. 그러나 결국 예산을 투입해 누수가 일어난 부분을 우레탄 등으로 메우는 작업을 함으로써 누수 현상을 인정한 바 있다.
여기가 바로 당시에 누수현장을 땜질해둔 곳인데, 아마 물에 잠기는 부분까지는 땜질을 못한 모양이다. 이번 수문개방에 따라 그 부분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되었다.
4대강 보의 부실 문제는 하루 이틀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거대 토목공사를 만 2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졸속으로 밀어붙였으니 오죽 하겠는가? 그것도 모래톱 위에 파일을 박아 건설했으니 그로 인한 파이핑 현상과 세굴 현상은 또 얼마나 심각하게 일어났던가.
[caption id="attachment_185549" align="aligncenter" width="640"]
달성보 고정보에서 물이 새는 누수 현장이 목격됐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4대강 보 철거 이야기는 그냥 나오는 소리가 아니다. 그것은 정치적 수사도 아니요, 근거 없는 주장도 아니다. 바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묻게 되는 합리적 주장인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보 수문 추가개방에 따른 1년여 년 간의 모니터링을 통해 2018년 연말 4대강 보의 존치 문제 등 4대강 문제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따라서 이번 보 수문 추가개방에 따른 모니터링은 무척 중요하다. 수생태 변화에 이어 수질 변화와 하상의 변화 그리고 이러한 보 구조물의 변화까지 세심히 살펴서 부디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
문의 : 대구환경운동연합 053-426-3557
2177억 원의 예산을 투입된 세종보 3개의 전도식 가동보 중 1번 수문만 살짝 기울였다. ⓒ김종술 기자[/caption]
구호는 헛된 망상이었다. 주장은 거짓이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진리는 거스를 수 없었다. 22조 2천억 원의 국민 혈세가 들어간 4대강 수문이 개방된다. 전면 개방은 아니다. 점차적으로 수위를 낮추고 변화에 따른 모니터링을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6월 녹조문제 해결을 위해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16개 보(洑) 중 6개를 개방했다. 그러나 공주보 20cm 등 제한적인 개방으로는 물 흐름의 변화는 없었다. 늦가을까지 녹조가 발생하면서 수질과 수 생태계 변화는 미비했다.
정부는 내년 말까지 4대강 보 처리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환경부는 (수문) 기존 6개 보에서 14개 보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개방한 6개 보는 개방을 확대하고, 세종보와 백제보 등 8개 보는 추가로 개방한다는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5525" align="aligncenter" width="640"]
한국수자원공사가 세종보에서 운행 중인 바지선도 주차장으로 옮겨 놓았다.ⓒ김종술 기자[/caption]
수문개방을 앞둔 13일 이른 아침 세종보를 찾았다. 입구엔 커다란 대리석이 서 있다. 앞면엔 ‘행복한 금강 세종의 시대를 연다’라고, 뒷면엔 금강 7경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녹조를 흐트러트리며 내달리던 보트는 쇠창살 창고에 갇혔다. 황토를 뿌리며 조류를 제거하던 (행복호) 바지선도 주차장으로 올라왔다.
하얀 서리가 강변을 덮었다. 강물은 솜사탕처럼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울긋불긋 절정에 오른 산머리까지 뽀얀 안개로 감쌌다. 바람 한 점 없는 강변 갈대와 억새도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앙상하게 말라죽은 버드나무 가지에 왜가리, 쇠백로도 자리를 잡았다. 하늘은 온통 까맣다. 소나기까지 오락가락한다. 숨이 멎을 듯 침묵만이 감돈다.
[caption id="attachment_185526" align="aligncenter" width="640"]
세종보 콘크리트 고정보가 바짝 말라붙으면서 녹조 사체가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다.ⓒ김종술 기자[/caption]
강물은 평균 수위보다 내려가 있었다. 수력발전소 쪽 3번 수문의 정비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강물을 가로막은 콘크리트는 하얗게 백화 현상이 발생하고 녹조 사체가 덕지덕지하다. 죽은 물고기도 보인다. 나뭇가지와 쓰레기도 나뒹군다. 간장 빛 탁한 강물에선 비릿한 냄새가 진동한다.
점심 무렵부터 주차장이 분주했다. 기자들이 몰릴 것으로 착각했다. 그러나 현장을 찾은 언론은 SBS 방송사 하나였다. 떠나간 기자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만 자리를 잡았다. 비릿한 냄새가 풍겼다. 시간이 다가올수록 침묵이 흘렀다.
[caption id="attachment_185527" align="aligncenter" width="640"]
4대강 수문개방 소식을 접하고 세종보를 찾은 언론사는 딱 한곳이다.ⓒ김종술 기자[/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5528" align="aligncenter" width="640"]
수문이 열리자 간장 빛 탁한 강물이 쏟아지면서 비릿한 냄새가 진동했다.ⓒ김종술 기자[/caption]
오후 2시 찔끔찔끔 물이 떨어졌다. 하얀 물거품이 일면서 물이 쏟아져 내렸다. 녹색 물빛은 누런 구정물로 보였다. 개방의 폭은 크지 않았다. 3개의 전도식 가동보 중 1번 수문만 60도에서 44도로 기울였을 뿐이다. ‘찔끔’ 방류였다.
금빛 모래가 반짝이던 세종보 상류는 물이 빠지면서 펄밭으로 변했다.ⓒ김종술 기자[/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5530" align="aligncenter" width="640"]
물 빠진 세종보 상류 펄밭을 손으로 파헤치자 최악의 수질오염 지표종인 붉은깔따구가 무더기로 발견되었다.ⓒ김종술 기자[/caption]
수문이 열리고 물 밖으로 드러난 상류를 돌아봤다. 반짝이던 모래는 보이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자 온통 시커먼 펄밭이다. 시큼한 악취가 코를 찌른다. 한 발 내딛자 질퍽거리던 펄 속에 빠져 옴짝달싹할 수가 없다. 물이 빠져나간 자리에서 낯익은 생명체가 보였다.
환경부 수 생태 4급수 오염지표종인 붉은깔따구와 실지렁이였다. 현존하는 최악의 종이다. 한두 마리가 아니다. 일부는 물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손으로 펄을 파헤치자 거미줄처럼 얼기설기 엮여서 꿈틀꿈틀한다. 손바닥 한 줌 흙에서 발견한 마릿수만 어림잡아 50여 마리다.
[caption id="attachment_185532" align="aligncenter" width="640"]
지난해 한국수자원공사가 금강에 창궐한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녹조제거선을 운행 중이다.ⓒ김종술 기자[/caption]
한편, 지난 2009년 5월 착공한 세종보는 217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건설했다. 총 길이 348m(고정보 125m, 가동보 223m), 높이 2.8~4m의 저수량 425㎥의 ‘전도식 가동보’다. 지난 2012년 6월 20일 준공했고, 정부는 시공사인 대우건설에 훈·포장을 수여한 바 있다.
그러나 ‘최첨단’을 자랑하는 세종보는 준공과 함께 툭하면 고장 나는 구조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 보의 수문인 가동보에 토사가 쌓이는 문제다. 지난해 4번, 올해만 세 번의 정비와 보수를 걸쳐다. 또한, 공사비용이 비슷한 하자보수 기간도 제각각이다. 백제보는 10년, 공주보는 5년이지만 세종보의 하자보수 기간은 유독 짧은 3년이다.

칠곡보 담수로 인해 농경지에 수시로 물이 차오르는 덕산들. 칠곡보의 관리수위과 덕산들의 해발높이가 거의 비슷하다. 4대강 보 주변에서는 이와 비슷한 피해를 입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무림지구 배수터널공사는 낙동강 칠곡보 담수로 인한 지하수위 상승에 따른 제내지 농경지인 '덕산들'의 침수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이다. 그런데 이 사업은 칠곡보 관리수위를 조금만 조정하면 필요 없는 사업이 돼 공연히 138억 원이나 되는 엄청난 국고를 손실하게 될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칠곡보 바로 옆 덕산들은 칠곡보 담수로 농지침수 피해를 입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5502" align="aligncenter" width="640"]
덕산들의 침수피해 사실을 인정하고, 정부에서 덕산들 한가운데 60억을 들여 인공저류조를 만들어 배수펌프 시설로 상시로 차오른 지하수를 빼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런데 또다시 138억 원이나 되는 거액의 국고(농림축산식품부 예산)를 투입해 덕산들에서 칠곡보 아래 약 1킬로나 되는 거리를 직경 3.2미터의 거대한 배수터널로 연결해 덕산들의 차오른 지하수를 칠곡보 아래로 배출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칠곡보가 들어서기 전처럼 자연배수가 가능하도록 하는 공사란 것이 농어촌공사 담당자의 설명이다.
이는 그동안의 대책 수립과 중복되어 예산의 중복집행 성격이 짙고, 칠곡보 관리수위만 조금만 조정하면 결코 들이지 않아도 될 예산이라, 국민혈세가 또 한번 강물 속으로 줄줄 새어나가게 생긴다는 우려가 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무림배수장에서부터 칠곡보 아래로 배수터널을 뚫겠다고 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배수터널 설계를 담당한 농어촌공사 대구경북본부 담당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구미광역취수장인 해평취수장 정부에서는 칠곡보 관리수위가 떨어지면 이곳 취수장에서 취수를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칠곡보 관리수위를 못 내린다 하고 있지만, 최대 5.5미터까지 수위를 내릴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칠곡보의 관리수위가 해발 25.5미터이고 구미광역취수장의 취수가능 수위가 해발 25.1미터이기 때문에 수문을 열더라도 그 차이인 겨우 40센티 정도만 수위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논리다. 이 주장이 그대로 이어져 이번 11월 10일 있었던 문재인 정부의 낙동강 보 수문 추가개방 발표에서 칠곡보 수문개방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다.
2011년 4대강사업 기간 중 임시가물막이 파손으로 취수를 할 수 없게 되자, 응급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2011년 5월 13일 <국토일보>는 관련 보도내용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굳게 닫힌 칠곡보의 수문이 활짝 열려야 한다. 그러면 덕산들의 침수피해 문제는 저절로 해결 가능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이에 대해 대구환경운동연합 백재호 운영위원장은 다름과 같이 주장했다.
2015년 당시 덕산들의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저류조 조성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모습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낙동강 수질 및 수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한 낙동강 수계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연대기구인 낙동강 네트워크 구성원들이 수문개방 촉구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덕산들 침수피해 문제가 칠곡보로 인한 것임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칠곡보의 존치와 운영여부가 충분히 고려되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배수터널 공사를 결정하는데 칠곡보 문제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정책결정에 있어서 폭넓은 안목이 필요한 이유다. 4대강사업과 같이 쓸데없이 국민혈세가 낭비되는 일은 되풀이 되지 않아야한다.
문의 : 대구환경운동연합 053-426-3557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