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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 위기’와 사측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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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 위기’와 사측 전략?

익명 (미확인) | 월, 2018/12/31- 12:53

[목차]

  1. 진짜 경영위기 맞나?
  2. 일시적인 위기인가, 근본적 위기인가?
  3. 위기는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나?
  4. 사측의 예견되는 전략
  5. 노동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현대차의 일부 현장 활동가들은 작금의 현대차 위기를 아직도 다소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기껏해야 몇몇 악재 때문에 발생한 일시적 경영악화 내지는 인위적인 수치조작을 통한 회사 측의 의례적인 ‘엄살’ 정도로 받아들인다. 적어도 현대차에 있어선 앞으로도 당분간 지난 1998년과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이다. 그 근거로 사측과 노조는 이미 단체협약을 통해 대략 매년 2천 명씩 발생하는 정년퇴임을 통한 자연감축 방식으로, 향후 10년간 2만 명을 줄이기로 합의를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 6만여 명의 인력이 4만 명 정도로 축소되게 되어, 미래차 보급에 따라 엔진이나 변속기 등 기존 부속품이 없어지게 되는 것에 따른 인원감축 분을 얼추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 공연히 대규모 구조조정 운운하는 것은 현장에 불안감만을 조성하고, 오히려 ‘고통분담’을 호소하는 회사 측에 좋은 빌미를 제공할 뿐이라는 것이다.

과연 지금의 현대차 위기는 이렇듯 대규모 구조조정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낙관적’인 것일까? 일부 활동가들의 이 같은 판단과는 달리, 현장 내 30~40대 비교적 젊은 층의 정서는 왠지 모를 불안감이 감도는 것 같다. 50대 이상의 고참 들이야 이제 곧 정년퇴임할 것이기에 걱정이 덜 하겠지만, 아직도 창창하니 현대차에 머물러 있어야만 하는 젊은이들로서는 그렇지가 않은 가 보다. 그들은 아마도 정년을 다 채울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욱 강하다.

이들 젊은 노동자들의 걱정은 사실 공연한 것이 아니다. 사측 경영진 스스로가 현재 현대차의 미래에 대해 별로 자신감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다음의 인용문을 한 번 보도록 하자.

“현대·기아차 경영진은 최근 판매량 회복 시점을 전망한 내부보고서를 보고 혼란에 빠졌다. 이 보고서에는 미국과 중국시장 판매량 회복이 단기간에 불가능해 최대 판매량(801만대)을 기록했던 2015년 수준으로 올라오는 시점을 5년 뒤인 2023년으로 봤다. 2023년 판매량이 회복되더라도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5년 8%대에서 7%대로 떨어진다. 이 같은 전망도 신차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신흥시장에서도 견조 한 성장을 지속한다는 전제에서다.” ([현대차 大해부]② “美·中빅마켓서 고전… 판매량 회복까지 최소 5년”, 조선닷컴, 2018.05.30.)

다소 비관적인 이 같은 판단은 학계와 자동차업계, 증권업계 애널리스트 등의 주류적인 생각인 것 같다. 이들은 현대차가 내년까지 미국과 중국시장에서 어려운 상황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최소한 “새로운 신차 사이클이 시작되는 시점까지는 고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지만 필자가 보기엔 이러한 판단 역시도 아직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측면이 있다. 이들은 지금 현대차의 경영위기가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는지 그 근원에 대한 통찰력이 부족하다. 또 현대차가 향후 부딪치게 될 자동차업계의 대변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 사실을 말하면, 지금의 위기는 현대차의 존폐와 관계될 뿐만 아니라, 조만간에 한국경제 전반을 혼란으로 몰아넣을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생각은 필자의 기우에 불과할까?

본인이 그렇게 판단하는 데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다. 지금 불행하게도 현대차는 ‘3중 위기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국제 자본주의 위기, 한국경제의 위기, 그리고 현대차의 자체 경영위기다. 이하에서 이들 하나하나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1) 국제 자본주의 위기

먼저, IMF 외환위기 때와 지금의 국제적 상황이 크게 달라졌음에 주목해야 한다. 현재 미국의 국제적 패권 지위가 크게 흔들리는 중이다. 이 때문에 세계 자본주의는 지난 금융위기 이후 수습은커녕 시간이 갈수록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지금 일국적 차원을 벗어나 지구화단계에 들어선 자본주의에 있어서는, 누군가가 나서 전 지구적 차원에서 세계경제의 균형자적 역할을 해줄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 신자유주의가 한창 기세를 떨칠 무렵인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그 같은 역할은 미국의 몫이었다. 미국은 자신의 달러패권을 이용하여 세계경제에 있어 ‘소비중심’으로서의 역할을 나름대로 수행하였으며, 이를 통해 세계 자본주의는 자신의 과잉생산 압박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도 2008년 금융위기를 맞이한 이후에는 태도가 달라졌다. 지금은 제 살 궁리에 급급한 실정인데, 현재 미국과 유럽을 휩쓸고 있는 포퓰리즘의 열풍은 신자유주의 이후 방향을 찾지 못하는 자본주의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세계 자본주의는 지금 ‘일국주의’로 후퇴하느냐, 지구화를 향한 전진을 계속하느냐의 갈림길에 서있으며, 현재 횡행하는 보호무역주의는 세계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자본주의 전반의 모순을 한층 격화시킬 것이다.

지금 세계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중미 간 무역전쟁은 미국의 대중 억제전략, 그리고 미국경제 자체의 재정적자와 무역적자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올라온 사정이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발하였다. (필자의 레디앙 발표 글, “중미 무역전쟁―패권국가 미국의 최후 공세” 참조) 자력만으로는 자국 경쟁력의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충분히 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미국은 자신의 패권국가의 지위를 최대한 활용하여 다른 나라에 자신의 부담을 전가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그간의 중·미 간 무역전쟁의 진행과정이 보여주었듯이, 중국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기에 다른 동맹국들에게 부과되는 ‘고통 분담액’은 반대급부로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점이 미국이 전통적인 동맹국이라 할 수 있는 유럽연합과 일본, 그리고 멕시코·케나다 등을 포함하여 그야말로 적과 우군을 가리지 않고 지금 무차별적인 무역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이다.

미국은 현재 거대한 재정적자와 무역적자, 그리고 빈부격차의 심화와 고용불안으로 인해 광범위한 저소득층의 불만이 폭발직전에 와있다. 이처럼 ‘자기 코가 석자’ 인 상황에서 다른 동맹국들의 형편을 봐줄 수 있는 형편이 전혀 아닌 것이다.

이처럼 한국이 1997년 IMF 위기를 맞이할 때와는 상황이 분명히 달라졌다. 그 땐 미국이 소련의 붕괴로 인해 유일패권의 지위를 확고히 하였으며, 국제 자본주의 지도자로서 나름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 같은 미국이 이끄는 세계 자본주의는 당시 외환위기에 처한 한국경제에 대해 어느 정도 활로를 열어 줄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한국은 외환위기를 비교적 빨리 소화할 수 있었으며, 이후 세계경제의 확장기조와 인접국인 중국시장의 지속적인 확대, 그리고 엔고와 같은 유리한 조건들을 십분 활용하면서 다시 재기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이젠 그러한 조건들이 대부분 사라진 상태이며, 다만 엄중한 각국 간의 경쟁만이 남아 있다. 트럼프가 취임한 직후 즉각 한미FTA 재협상을 요구한 데서 보듯, 미국은 오히려 자국시장을 방어하고 한국시장을 공략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장 걱정되는 것이 미국의 ‘자동차관세 25%’이다. 얼마 전 GM이 미국 내 5개와 해외 2개 공장에 대한 폐쇄와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 하자, 트럼프대통령은 “수입자동차 관세를 매기면 GM공장이 문을 안 닫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트럼프의 이 같은 위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 이 때문에 유럽연합을 비롯한 주요 대미 자동차수출국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G20의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을 통해 중미 무역전쟁이 거의 끝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이 카드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될 경우 이는 현대차를 포함한 전체 한국 자동차산업에 또 다른 커다란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의 국내 생산량은 반 토막 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또 한 해 50만~60만 대 정도 대미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로서도 생산 공장 2개의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정도의 타격을 입게 된다. 이쯤 되면 현재 고사 직전의 부품회사들도 곧바로 직격탄을 맞고 무너질 공산이 크다. 현대차 노조가 “만약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25% 관세폭탄이 현실화되면 대재앙 쓰나미로 다가와 한국자동차산업 몰락의 핵폭탄이 될 것” (현대자동차지부, 2018년12월10일자 성명) 이라고 말한 것은 결코 과장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2) 한국경제의 위기

지금 세계는 유례없는 신 과학기술혁명의 파도 한 가운데에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미처 미래기술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한국은 자신이 그동안 자랑해왔던 제반 분야들을 하나 둘씩 내려놓고 있는 중이다. 처음 조선업종에 이어 지금은 자동차, 그리고 머지않은 장래에 반도체로 확대되는 위기를 맞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재벌경영’의 구조적 족쇄에 갇혀 있는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물론이고, 국가적 차원에서도 별 다른 뾰쪽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기술혁명은 그 어느 때와 달리 개별 기업차원의 혁신능력뿐 아니라, 더욱 중요하게는 전 국가적 차원의 종합적인 혁신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국가는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체계 및 연구시설과 함께, 주택·의료·환경 등의 복지시설을 제공할 의무를 짊어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한 튼튼한 사회보장체계의 구축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된다. 그러나 취약한 재벌체제에 기초한 한국의 국가권력은 이런 면에서 볼 때 너무나도 부족하다. 능력과 의지 모두 결핍되어 있는데, 더욱 한심한 것은 지금 와서 이러한 것들을 갖추기에 이미 시기가 상당히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전혀 그를 위한 사회적 합의조차 이루어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한국사회 역시도 이미 기존의 산업구조와 사회시스템으로는 더 이상 안 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변화를 위한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는 전형적인 위기상황임을 알 수 있다.

한국사회는 그 대신 늘어만 가는 비정규직으로 인해, 빈부격차와 사회갈등은 날로 심화되고 인재는 고갈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더욱 황폐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이미 15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이다. 이미 통제력을 상실한 가계부채는 날마다 새로운 기록을 갱신하면서 도대체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 최근 저신용·저소득자가 주로 몰리는 2금융권의 대출이 많이 불어난다는 소식은 매우 불길한 징조로 들린다. 그것은 벼랑 끝에 몰린 한계 채무자들의 마지막 도피처일 가능성이 크다. 금리가 은행보다 훨씬 높은 보험·카드사·대부업 등 제2금융권의 대출은 올해 3분기까지 19조원이 늘어나서 대출 잔액은 이미 414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전체 가계대출의 27%를 차지하는 것이자, 2017년 한국 전체 GDP의 25%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이처럼 위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한국경제의 전반적 상황은 현대차의 경영위기탈피 가능성을 더욱 낮게 한다. 현대차가 당면한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내수의 뒷받침과 함께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한국사회는 그럴만한 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오히려 향후 경제위기와 서민층 파산의 급증으로 내수의 급격한 위축이 예견되는데, 이는 현대차의 경영위기를 진일보 촉진하게 될 것이다.

(3) 현대차 자체의 경영위기

현대차는 지금 전통 내연기관차 부문에서는 중국의 급속한 추격으로 인해 기존의 지위를 위협받고 있으며, 미래차(친환경차, 지능형차) 분야에서는 세계 선두그룹들과 비교해 추격이 쉽지 않을 만큼 거리가 생긴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이하 두 가지 사실은 앞으로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a) 이미 급락한 영업이익률을 단기간에 회복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 지난 호에서도 언급했듯이 영업이익률은 연구개발비 규모와 비중을 결정하는 객관적인 제약조건이 된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도 시급한 연구개발투자가 크게 제약될 것이라는 우려가 들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폭스바겐, 도요타, GM 등 세계 주요 메이커들은 하나 같이 기존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을 아직 수익이 나지 않는 미래차의 연구개발비로 쏟아 붓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 내연기관차 분야에서 일정한 영업이익률이 올라주어야 미래차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엄중한 상황에서 이제 적자 직전까지 내몰리고 있는 현대차의 경영성적은, 향후 연구개발투자를 근본적으로 제약하게 만들어 선두주자와의 격차가 좁혀지기는커녕 더욱 벌어지게 만드는 악순환을 발생시킬 수 있다.

(b) 여전히 ‘후계승계’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는 불안한 리더쉽. 총수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먼저 고려해야하는 한국의 재벌경영은 위기 극복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핵심 사업으로의 집중을 위해 비업무용 부동산, 세계 각지에 편재한 생산기지, 관계회사와의 복잡한 거래를 과감하게 정리하는 것은 한국 재벌의 속성 상 쉽지가 않다. 이 점은 GM이 위기 극복을 위해 취했던 태도와 좋은 대조가 된다. GM은 지난해에 독일 자회사 오펠과 영국 복스홀을 매각하면서 유럽 시장에서 과감히 손을 뗐다. 이어서 인도나 남아공 등에서도 잇따라 철수하여, 미국과 중국 등 돈이 되는 거대 시장에만 집중하는 전략으로 수익을 늘렸다. 이렇듯 구조조정을 통해 절감한 비용과 자산은 대부분 자율주행차와 카셰어링 등 신사업에 투자하였다. 그 결과 올 초 미국의 기술평가업체인 내비건트리서치로부터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선 기업들에 대한 기술력과 비전, 상용화 전략, 생산력 등 10개 지표에 대한 종합 평가에서 GM이 가장 앞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 大해부]①’800만대의 저주’에 갇힌 현대차‘)

재벌경영으로 얽히고설킨 현대차가 이렇듯 오직 회사만의 발전을 위한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

향후 현대차 위기와 한국경제의 위기는 서로 맞물리며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최대 자동차업체인 현대기아차그룹의 위기는 그 자체로서 한국경제 전반의 위기를 촉진 할 것이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생산액과 부가가치, 수출액, 종업원 수 모두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10%로 단일산업 중 규모가 매우 크다. 산업네트워크 분석을 통해서 보면, 자동차산업 및 1차 금속제품 산업이 우리나라 제조업에서 중심 위치를 차지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이들 산업은 겉으로 드러난 성과보다도 국민경제에서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i-KIET산업경제이슈, 제6호, 2017년2월6일) 이 같은 국민경제에 있어 핵심적인 지주산업의 몰락은 기존 조선업 불황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충격을 가져올 수밖에 없으며,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한꺼번에 사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와 8800여 곳에 달하는 협력업체가 직접 고용한 인력은 35만5000명이다. 판매 및 물류, 서비스 등 간접고용 인력까지 더하면 국내 자동차산업의 고용 인력은 17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도처에 인화물질로 겹겹이 둘러싸인 현대차는 사실상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현대차의 예견되는 앞날은 도대체 어떠한 것일까? 필자가 보기엔 근본적 전환의 계기를 지금 마련하지 못한다면 독자생존이 어렵다고 본다. 기존의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나름대로 틈새시장이 존재하였다. 그러나 앞으로 완전자율주행과 차량공유의 시대가 오면 어차피 세계 자동차시장은 플랫폼 경쟁에서 앞서있는 소수의 업체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기술혁명은, IT와 기존 고급 기술력을 가진 두 선진 부분의 연합에 의한 소수 몇 개의 메이저를 중심으로 세계 자동차산업을 재편하게끔 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가다가는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 자동차산업 전반은 이들의 하위 파트너 내지는 심지어는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기술종속과 플랫폼 의존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지금 애플이 대부분의 핸드폰 제조회사로부터 높은 사용료를 받아 가듯 상당히 높은 특허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으며, 결국 하청업체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아직 완전히 공개되지 않은 대형악재 하나가 현대차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필자의 이 같은 판단에 힘을 실어준다. 그것은 ‘대형 리콜사태’인데, 지난 2015년9월과 2017년3월 미국에서 실시된 현대차와 기아차의 세타2 엔진 결함 리콜에 대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적정성 조사 결과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포쓰저널>의 김성현기자가 쓴 기사에 따르면, NHTSA는 이미 조사를 마무리한 채 현대 기아차 측과 벌금 액수 등 후속조치에 대한 합의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며, 최종 결과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초에는 나올 전망이다. 조사 대상은 2011년―2014년 식 세타2 엔진을 장착한 현대차와 기아차 등 총 6개 차종인데, 이들을 모두 합치면 대략 290만대나 되는 규모이다. 해당 차종에서 이미 ‘미충돌 발화 사고’로 사망자까지 발생한 상태인데, 미국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 소나타를 기준으로 할 경우 엔진 교체 비용은 대당 300만원 안팎으로, 총 8조5천억 원 가량이 소요 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기준으로 볼 때 현대차 2년간의 순이익에 해당되는 액수이다. 여기에다 만약 현대·기아차가 엔진 결함을 속인 것으로 판정되면 형사처벌과 민사상 손해배상이 더해지게 되며, 미국 시장에서의 이미지 실추와 신뢰도 추락까지 감내해야 한다.(“현대차·기아차 세타2 엔진 발화원인 ‘거짓보고’ 의혹 NHTSA 조만간 결론”, 포쓰저널, 2018년11월20일자)

그렇잖아도 경영위기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현대차에게 있어 이 사건은 결정타가 될 수도 있다. 국제 독점자본은 그때쯤 가면 아마도 각종 내우외환의 위기에 빠진 현대차를 헐값에 인수하거나, 지배주주 자격으로 자본 참여를 통해 자신의 글로벌 생산체계에 편입시키려 할 것이다. 한국 재벌과의 연합은 그들에게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들이 직접 표면에 나서지 않고서도 한국의 잘 정비된 ‘비정규직제도’와 국가의 특혜를 충분히 활용하면서 초과착취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위기 시나리오’가 지금 당장 실현되기 보다는 향후 몇 년 간에 걸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부자가 망해도 삼대는 간다는 말이 있듯이, 명색이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의 하나면서 국내에 독점적 지위를 구축한 현대기아차그룹은 향후 일정한 시간을 두고 쇠락해 갈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3중 위기’에 직면한 현대차는 ‘주관적 의지’만 가지고서는 지금의 하강 추세를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회사는 가능한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여 위기의 전면적 폭발을 누르려 할 것이지만, 그러나 위기의 점진적 진척을 막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고찰로부터 우리는 현대차 경영진이 들고 나올 카드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은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기술적 변화를 감안 하고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염두에 두면서, 결국 가까운 시기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회사 측은 오히려 ‘어차피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대차 경영위기를 역공의 기회로 삼으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마침 지금은 문재인정부가 경제위기로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며 구석에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자신의 경영위기론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차츰 구조조정 전략을 구체화한다면, 추가적인 다음과 같은 이득도 기대할 수 있다. 즉 경영위기는 현대차 개별 자본만의 문제가 아니며, 또 ‘재벌경영’ 때문에 생긴 것도 아니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한국경제 전반의 거시경제 위기 속에서 자신들의 과오를 덮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것이며, 거기에다 ‘경제위기’의 책임을 문재인정부에게 돌림으로써, 이 정부의 재벌개혁에 대한 예봉을 꺾어 ‘타협적’이게 만들 수 있는 계기로도 삼을 수 있다.

어찌되었든 현대차 정규직노동자와 사측의 지금까지의 일종의 잠정적 타협과 휴전의 시기는 점차 지나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현대차는 이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여 기존의 경영전략을 일대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와있다. 현대차의 운명에 있어 남은 것은 두 가지 방향밖에 없다. 자본가에게 유리한 방향으로의 구조조정이든지, 아니면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재벌에 대한 근본적 개혁이든지 둘 중 하나이다. 분명한 것은 그 어느 쪽이든 지금까지의 ‘산업평화’는 깨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며, 그에 따른 상호간 ‘위기’의 책임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회사는 벌써부터 현장규율 강화를 들먹이며 현장의 주도권을 탈환하려는 움직임을 점차 노골화하고 있다. 예년과 다르게 금년 초부터 관리직 200여명에 대한 권고사직을 실시하였고, 그밖에도 노조 감시용 혐의를 받고 있는 ‘담장 감시카메라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사측은 또 지난 11월16일자로 의장3부 B조 도아반원 대부분에 대해 ‘작업표준 미준수(변칙근무)’를 이유로 중징계(감봉)하는 조치를 내렸다.

물론 이와 함께 회사 측 말을 잘 듣는 어용 대의원과 노조간부의 양성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노조를 확실히 자신들의 통제 하에 두어야만 앞으로 경영위기의 진척에 따른 일감 줄이기, 인원감축, 노동강도 강화 등의 구조조정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어용 대의원들에 대한 매수 작업도 사실상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은 2000년대 초 경기가 좋을 때와는 달리 이들을 돈으로 달랠 수 있는 재정 기반이 튼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 재벌이 그간 정규직과의 타협을 가능케 했던 물적 조건은 지금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현대차가 위기 심화정도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다분한 가운데, 일부 활동가들이 아직도 사측과 노조가 향후 10년간 2만 명의 ‘자연감소’를 협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별반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들의 상황인식이 대단히 느슨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문제는 그 ‘10년’ 이란 긴 세월에 있다. 지금처럼 4차 산업혁명의 진행 속도가 빠르고, 지금까지의 내연기관 시대와 획을 긋는 자동차업계의 일대 혁명적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 시기에 있어 10년이란 세월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아주 긴 세월’이 된다. 그 동안 어떤 일도 발생할 수 있으며, 실제 경제위기가 도래할 경우 자본가들의 약속은 반 푼 값어치도 안 되는 한 장의 종이쪽지에 불과하다. 안이하게 그들의 약속을 믿고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있는 ‘허약한’ 노조에 대해 자본가들이 신의를 지켜야 할 이유가 있을까.

 

Redian, 12월 16일에 게재된 글입니다(필자는 공동게재에 동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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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5/1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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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과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이 한국산업의 화두가 되었다. 시야를 넓혀서 보면 세계적 규모의 금융과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과정이 겹쳐서 미증유의 산업구조적 변동이라는 거대한 파고가 밀려오는 있다. 해운과 조선업뿐만 아니라, 해외건설, 석유화학, 철강 그리고 현재까지는 잘 버티고 있는 반도체와 액정판넬 및 자동차산업까지 위기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부 전문가의 예언을 빌자면 수 년안에 제조업을 중심으로 백 만명이 넘는 실업이 발생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해운과 조선업의 구조조정이라는 현안은 단순히 해당 산업과 기업의 범위를 넘어서 한국경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사안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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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4일 오전, 국회에서 새누리당과 정부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관련 당정협의를 가졌다. (사진 출처: http://www.ss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5008)

다시 말하면 밀려오는 구조조정 문제를 총체적 관점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와 결단의 원칙으로 해결하면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는 반면에, 당장에 책임회피라는 미봉책으로 처리하면 한국경제가 재기할 수 없는 엄청난 재앙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박근혜정권이 벌리고 있는 구조조정 대책을 보면 무책임과 무능함 정도가 미봉책 수준이 아니라 역사적 범죄 수준에 이르고 있다.

재벌들의 족벌경영이 위기 키워

우선 해운산업을 들여다 보자. 2008년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 여파로 보호무역주의가 부활하고 무역의 물동량이 격감하리라는 것이 명확했다. 자연스레 한국내 해운업을 영위하는 300여 대부분의 기업은 이를 인지하고 사전적인 사업축소와 인원조정에 들어갔다. 덕분에 2015년 현재 해운협회에 등록된 150여개의 업체중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은 건전한 재무구조와 흑자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오로지 재벌들이 운용하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만이 심각한 결손상태를 보이고 있고, 나아질 전망마저 보이질 않는다.

물론 컨테이너 중심으로 정기선을 운용해야하는 특수한 조건, 즉 전세계를 대상으로 적정 인프라를 유지해야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조건을 무시한 채 부채비율을 낮추라고 강요한 정부와 금융당국의 실책이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전적인 책임은 기업을 운영하는 주주의 판단과 경영진의 능력의 문제였다. 한치 앞을 못 내다보고 무리한 용선계약을 맺은 것은 자살행위에 가깝다. 이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회장직을 맡고 있던 면면을 살펴보면 확연해진다.

결국 재벌들의 무능한 족벌경영의 핵심 문제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대마불사라는 환상을 하늘처럼 믿었던 데는 정부 관료와 금융기관들의 책임이 적지 않다. 지금이라도 양사의 자본지분을 결손액만큼 감자하고 채권액을 지분으로 전환한 후 양사를 합병하여 축소조정해야 한다. 이렇게 급한 불을 끈 뒤 시장에 다시 매각하는 것이 순리이다. 쉽게 말하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무능한 재벌들의 소유에서 분리시켜 냉정한 시장으로 되돌려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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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지난 6월 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출처: http://media.daum.net/news/view/print?newsId=20160612194609514)

이와 동시에 ‘롯데그룹 형제의 난’에서 보듯이, 지긋지긋한 재벌상속놀음과 무능한 경영에 국민경제가 멍들고 서민들이 고통받는 사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이번을 계기로 재벌에 대한 단호한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 미국이 세계최고의 경제대국을 이룬 배경에는 금산분리와 반독점법을 강력하게 추진했던 결단의 역사가 있다. 이제 한국에서도 재벌에 대한 타협없는 감시감독의 철퇴를 준비해야 한다 ( 박상인교수의 <삼성전자가 몰락해도 한국이 사는길> 참조).

정경유착의 다른 이름, ‘서별관회의’

조선산업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재벌에서 정권과 관료로 옮겨간다.

지난 수 십년간 한국 조선업이 세계 일등산업으로 효자노릇을 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1960-70년대까지 호황을 누리던 유럽의 조선업계는 스웨덴 ‘뮐뫼의 눈물’이 상징하듯이, 대부분의 일반선박 물량을 한국과 일본에게 물려주고 살을 에는 고통 속에서 고기술 고부가가치의 크루즈선, 요트와 탐색선, 특수선 등으로 사업영역을 이동시켰다. 물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조선소를 폐쇄시켜야 했다.

유럽이 겪었던 고통의 과정을 이제 한국 조선업계가 받아 들어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해운업과 마찬가지로 보호무역주의 부활이 예견되고, 중국경제의 경착륙이 이야기되면서 일반 선박의 수요가 격감하리라는 것은 상식적인 이야기였다.

그런데 때마침 터져나온 해양개발 특수가 한국 조선업계를 살려주었다. 지난 십 여년간 삼성조선이 필두로 수주하여 큰 수익을 올렸던 ‘드릴쉽’ 사업을 신호탄으로, 백 여척이 넘는 해양플란트 수요가 한국 조선업계로 몰려들었다. 여기에는 사실상 특수수요로 형성된 해양플랜트를 제작할 곳이 한국 외에는 없었다는 저간의 사정이 있다.

유럽은 인건비와 노동시장의 성격상 이를 수주하여 건조를 수행하기 어려웠다. 싱가포르 조선업이 이를 감당할 만했지만, 우선 ‘반잠수시추선’으로 전문화되여 있었고, 건조 규모에서 일정 수요이상을 감당할 수 없었다. 단순 조선에서 산업플랜트로 다변화 되었던 일본 조선업계 역시 고임금과 더불어 사업영역을 쉽게 변신하여 해양사업을 수익성있게 감당하기 어려웠다. 중국 등 다른 아시아지역은 기술수준에서 제외되여 있었다. 해양플랜트의 특수수요는 한국 조선업계가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좋은 기회를 극적으로 반전시켜 수 조원 손실의 악재라는 구렁텅이로 조선업계를 떨어트린 중심에는 대우조선, 그 중에 남상태와 고재호라는 조연 배우, 그리고 이명박근혜정권과 서별관회의라는 주연 배우가 있었다. 

청와대 본관 서쪽에 위치한 서별관에서는 비공개로 주요 경제·금융 현안을 논의하고 정책을 결정한다. 이명박근혜시대의 ‘서별관회의’는 정경유착의 은밀한 장소였다 (사진 출처: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655035)

이명박 부인의 연고로 대우조선의 사장으로 임명된 남상태라는 인물. 그는 해양플랜트가 가지는 기술적 위험성을 무시하고 발주처의 적정 예가에서 20-30% 이상 저가로, 그것도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일괄수주( 턴키방식)를 무모하게 감행한 자이다.

해양플랜트는 시담에서 수주 그리고 건조와 진수까지 5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한 사업이다. 자기 임기에는 진수와 인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여 예측할 수 없는 위험으로 회사가 망해도 상관없다는 참으로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범죄를 저지른 자이다. 이런 관행은 그의 후임자에게도 되풀이 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범죄행위가 대우조선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리한 수주경쟁을 통해 경험과 양질의 조건을 갖추었던 타 조선업체, 즉 삼성조선과 현대중공업에게도 파급되어 적자수주가 일반화되었다. 한마디로 대우조선의 행태는 물귀신작전이였다. 사태는 여기서 멈추질 않았다.

대우조선 경영진들은 자신들의 무능과 범죄행위를 감추기 위해 분식회계를 감행했다. 조선같은 수주산업의 분식회계 기법은 매우 단순하다. 재고와 기성고 부풀리기, 그리고 회수 불가능한 악성채권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대우조선을 감독하고 견제해야 하는 산업은행 관계자들이 이를 몰랐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거짓말이다.

악질적인 경영책임자, 이를 공모한 회계법인, 그리고 이를 눈감아준 산업은행로 이어지는 총체적 부패고리를 통해 전형적인 공범 행위가 이뤄졌다. 더구나 이들 뒤에는 정권 실력자와 출세에 눈 먼 경제관료들이 숨어 있었다. 이는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이들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할 핵심들이다.

이미 서별관회의를 통해 5조원이라는 국민 세금이 흘러 들어갔고, 앞으로도 우선 10조가 넘는 돈이 들어가야 한다. 더큰 문제는 여기서 멈추질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이다,

뼈를 깍는 구조조정과 책임자 처벌 절실 

눈을 다시 세계조선시장으로 돌려보자. 매우 비현실적인 가정이지만, 앞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완화되고, 세계경제가 회복되여 격감했던 신규 조선수요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렇다고 해도 일반 신규조선 수요가 한국 조선업계로 되돌아 올 것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없다. 중국도 열 개의 조선업체 중 7-8개의 업체가 극심한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 인건비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베트남 등 동남아국가들도 이미 조선산업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일반선박의 신규수요는 중국과 동남아 조선소를 채운 다음에야 남는 수요가 한국에 돌아온다고 보는 것이 정상이다.

한국 조선업이 목을 매는 해양플랜트 특수수요는 미국의 세일가스사업이 본격화되여 유가가 50 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급격히 축소되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해양플랜트사업을 발표하여 한때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Petrobras(브라질 석유공사)가 브라질 경제의 재앙으로 변했고, 정치적 이슈가 되면서 비리혐의로 호세프 대통령까지 탄핵사태를 맞았다. 이미 발주되었던 계약도 시장환경을 구실로 취소되고 건조된 플랜트조차 인수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유럽정상들이 지구환경회의를 계기로 2050년 이후에는 화석연료로 운용하는 발전소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한마디로 석유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다. 해양플랜트수요는 이제 가뭄에 콩나듯 나올 것이 명약관화하다.

유럽과 같이 한국 조선업의 미래는 기술집약적이고 고부가가치선 중심으로 재편될 수 밖에 없다 (서울공대 교수들의 공저 <축적의 시간> 참조). 현재의 조선건조 시설과 규모는 너무 방대하다. 순차적인 전환과 축소 그리고 폐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 첫번째 대상은 대우조선이 될 수 밖에 없다.

구조조정에는 반드시 엄청난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고통이 무서워 이를 회피하면 더 큰 재앙이 닥치게 될 뿐이다. 썩어가는 다리는 잘라내야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이명박근혜정권하에서 사태를 책임져야 할 관료들은 썩고있는 다리에 안티푸라민을 발라대고 있었다. 이제 그만해라 !

대우조선소는 폐쇄하고, 서별관회의 참석자들은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나머지 조무래기는 법과 규정대로 처리하면 된다. 12조원에 달하는 구조조정비용은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데 사용하고, 거제지역은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특별법으로 지원해야 한다. 책임 회피와 어리석음으로 우리의 미래를 망치는 자들을 절대 용서해선 안된다. 

금, 2016/06/2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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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4/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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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북한의 천만명이 넘는 인구가 영양부족, 질병 그리고 장애에 시달리고 있으며, 영유아의 20%가 심각한 발육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 사무총장 직속 OCHA(인도주의사무국)책임자가 7월 09-12일 3일간 북한을 방문하여 평양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내용을 번역  소개한다. 문재인정부가 북한에 대한 과감한 인도적 지원과 협력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실천해 주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북한 내 인도주의적 요구의 정도와 유엔이 제공하고 있는 지원을 살펴보고 추가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파악하기 위해 마크 로우칵 (Mark Lowcock) 유엔 인도주의사무국 사무차장이 직접 북한을 방문했다.

현재 북한주민 1천 6십만명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북한 아동의 20%가 만성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4월 12일 인도주의단체들이 발표한 2018년 필요와 우선순위 계획(Needs and Priorities Plan)의 자금조달이 90% 가까이 부족한 상태에 머무르자 로우칵 긴급구호조정관은 기부단체들에게 자금지원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 수년간 유엔이 북한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고, 가장 필요로 하는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되었으므로 이러한 자금지원이 특히 중요하다.

로우칵 긴급구호조정관은 황해남도에 위치한 은율군 인민병원과 신촌군 인민병원을 방문하여 유엔의 인도적 지원이 아동, 임신부, 수유부 등 북한의 가장 취약한 계층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은율군 인민병원과 신촌군 인민병원은 각각 연간 약 170,000명과 62,000명의 외래환자를 치료하고 있는데, 영양실조 아동과 결핵환자에 적합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필수 약품과 장비가 부족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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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남도 은율군 인민병원 (국제보건기구 및 유엔아동기금, 유엔인구기금의 지원으로 운영). 사진제공: 인도지원조정국/안소니 버크 (Anthony Burke)

로우칵 조정관은 신촌군의 한 유치원도 방문했는데 이곳은 지난 2016년까지 유엔의 영양지원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2017년 11월 이후 자금지원이 부족해지면서 유엔의 활동이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유엔은 중앙긴급대응기금(Central Emergency Response Fund)의 자금지원을 바탕으로 총 6,518명의 아동과 임신부 및 수유부를 위한 영양지원 활동을 운영해왔다. 로우칵 조정관은 봉사자들과 아이들을 만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영양실조 조기검사가 어떻게 영양실조를 초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기본적인 보건서비스는 여전히 우려로 남아있다. 북한의 많은 지역에서 보건 시설과 설비, 약품 또는 양질의 보건서비스를 제공할 의료진이 충분하지 않다. 농촌지역과 도시지역 간 보건서비스 접근의 불균형이 여전하며, 실제 농촌지역의 5세 미만 사망률이 도시지역에 비해 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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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군의 유치원. 사진제공: 인도지원조정국/안소니 버크 (Anthony Burke)

 

<기자 회견 내용>

2018년 7월 11일

북한 평양 유엔사무국을 방문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번 방북을 지원해준 북한 정부에게 감사를 전하며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저는 북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와 향후 진행 방법 및 어떻게 인도주의적 성장을 강조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북한은 인도주의 기구들과 일하기를 열망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인도주의 지원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고, 또한 정치적 문제와는 별개로 인도적 이슈를 다루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저는 또한 북한 보건상을 만났고, 박 외무성 부상 및 외무성의 여러 고위급 관계자를 만나 다양한 논의를 가졌습니다.

이제 제가 왜 북한에 오고자 했는지, 제 목표가 무엇인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저는 이곳 북한의 인도주의적 이슈를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유엔 긴급구호조정관이 이곳을 찾은 지 오래되었고, 그동안 유엔 기구들이 북한의 인도주의 이슈를 해결하고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여러 중요한 업무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둘째, 유엔 기구들의 업무를 살펴보고, 유엔이 북한 내에서 일을 하기 위해 어떤 부분에 접근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셋째, 현재의 상황을 바탕으로 유엔이 어떤 추가 지원을 하면 좋을지 제 스스로 느끼고 싶었습니다.

또한 북한이 직면한 인도주의적 어려움의 특성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우선은 인도주의적 고통을 경감하기 위한 활동에 많은 진전이 있었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수많은 인명피해로 이어진 대규모 인도주의 문제가 많았으나 최근 들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주민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전체 아동의 약 20%가 성장과 삶의 기회를 악화시키는 영양실조에 노출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존재합니다. 아이들이 어린 시절에 제대로 영양섭취를 하지 못하는 경우, 이들의 신체 발달과 삶의 전망이 평생 영향을 받습니다. 농촌지역에 살고 있는 아동의 절반 가량이 안전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오염된 물을 마신 결과 질병이 발생하고, 너무 많은 아이들의 신체발달이 위협을 받습니다. 그간 보건서비스가 증진되었고, 실제 지방 병원에서 매우 인상적인 의료인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만, 약품과 의료용품, 의료장비 등이 부족해 의료당국이 기본적인 인도주의 기준치를 충족할 수 있도록 모든 이들의 필요를 만족시키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그동안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심각한 인도주의적 어려움에 봉착해 있습니다.

어제는 기쁘게도 황해남도의 군 두 곳을 방문해 농장과 유치원, 탁아시설, 해당 군의 병원 두 곳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유엔 기구의 동료들이 북한 당국과 단체들을 도우며 훌륭한 일을 해내고 있었습니다. 특히 보건 분야에서 행해지는 구명활동과 식수 및 위생설비 지원활동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좀더 믿을 수 있는 급수원을 얻게 된 한 가정을 방문했는데, 이 가정에게는 새로운 급수원이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변화였습니다. 탁아시설에서는 영양실조의 위험이 있는 아동들에게 영양강화 식품과 비스킷을 제공하는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의 활동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농업공동체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인 동시에 국제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sation)의 활동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은 여전히 자연재해에 매우 취약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모인 오늘도 비가 많이 오고 있고, 강물이 불어났습니다. 그렇게 발생하는 홍수가 인도주의적 어려움을 야기합니다. 마찬가지로 가뭄에도 취약합니다. 그러므로 북한정부를 도와 식량안보를 구축하고 있는 유엔의 업무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잠시 보건분야에서 의약품 및 기타 물품의 부족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 짚어보고자 합니다. 어제 방문한 군 병원 중에는 유엔의 지원이 많지 않은 곳도 있었습니다. 이 곳에 근무하는 숙련된 의료진들은 결핵환자 140명을 치료하고 있는데 이들 중 40명을 치료할 수 있는 양의 약 밖에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유엔이 돕고자 하는 심각한 문제 중 하나입니다. 약과 의약용품의 부족은 치료법을 시도하고 생각해내야 하는 의사에게 온갖 딜레마를 안겨주고, 보건분야의 온갖 광범위한 문제를 양산합니다. 저는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한 지원을 제공하고자 하는 의사와 간호사를 지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북한을 방문하면서 북한 내 유엔의 인도주의적 활동을 위한 자원을 마련하기 위해 제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몇 달 전 저희가 발간하여 관련 당사자와 논의를 거친 필요와 우선순위 계획에 명시된 바와 같이, 올해 유엔은 앞서 언급한 보건, 식수, 위생, 식량안보 분야에서 약 6백만명의 북한주민의 인도주의적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1억1천1백만 달러를 조달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북한 방문 직전, 스웨덴과 스위스, 캐나다 정부의 너그러운 기부 덕택에 목표금액의 약 10%를 마련하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턱없이 모자랍니다. 

뉴욕에 돌아가 유엔 회원국들과 이야기를 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의 생생한 인도주의적 어려움에 집중하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유엔이 인명을 구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들을 가지고 있고, 과거보다 유엔 직원들이 북한의 곳곳에서 자유로이 일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저희는 제공된 기금이 제대로 쓰이고, 인명을 구하며, 고통을 줄이고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습니다. 접근과 모니터링, 데이터 측면에서 더 많은 진전을 이뤄 목표로 하는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핵심은 북한에는 인도주의적 필요가 있고, 더 많은 기금이 제공되면 그러한 필요를 충족할 수 있으며, 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확실하고 납득이 가는 답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엔과 다른 인도주의 단체가 해결해야 할 북한 내 가장 중대한 문제는 무엇인지 간략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AP]

다른 모든 국가와 마찬가지로 북한도 여러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인도주의적 이슈와 영양실조, 더 안전한 물과 위생, 제가 방문한 병원과 같은 의료시설에 인명을 구할 약과 기타 의약용품의 공급하는 것 등 핵심적인 인도주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유엔이 가까운 시일 내에 북한에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신화통신]

최우선순위는 앞서 언급한 필요와 우선순위 계획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입니다. 말씀드린 모든 인도주의적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1억 1천 1백만 달러를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회원국들이 필요한 자원을 제공할 때에만 비로소 인도주의적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회원국들과 함께 이 계획의 자금 조달을 위해 추가적인 자원을 찾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그것이 우선과제입니다.

김영남 상임위 위원장과 외무성 부상을 만났다고 하셨는데, 북한정부가 인도주의적 이슈에 대해 취하는 태도는 무엇입니까? [CCTV]

북한정부는 국가 발전 및 자립 전략을 강조했습니다. 경제개발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습니다. 지정학적 이슈와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간단하고 분명히 설명하면서도, 이러한 문제가 저의 책임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북한정부가 유엔이 제공하는 인도주의적 도움을 중요하게 여기며, 다른 많은 국가와 마찬가지로 경제발전과 자립을 위한 전략을 추구하는 동시에 앞서 제가 말씀드린 종류의 구명활동을 통한 지원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논의 중에는 어떻게 인도주의적 활동이 더 잘 이뤄질 수 있을 지와 관련해 많은 이슈를 제기했고, 저는 이러한 내용을 뉴욕으로 가져가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아동의 20%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러한 수치의 출처는 어디입니까? [신화통신]

해당 수치는 실제로 발육 부진을 겪고 있는 아동의 숫자입니다. 즉, 불충분한 영양섭취로 인해 물리적으로 그리고 인지기능 상 발달을 제대로 하지 못한 아이들의 숫자입니다. 이 수치는 2011년 약 28%였으므로, 28%에서 20%로 개선된 것입니다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데이터 출처는 유엔아동기금(UNICEF)와 북한 중앙통계국, 그리고 북한의 전반적 상황을 대표하는 데이터를 얻기 위해 8천5백 가구를 인터뷰 후 지난 달 말 발간된 복합요인조사프로그램(Multi Cluster Indicator Survey) 입니다. 북한에서 그리고 방문 준비 중에 만난 유엔아동기금의 동료들은 모두 북한의 데이터 품질과 가용성이 다른 국가에 비해 꽤 좋은 편이라고 평가하더군요. 그런 면에서 저희는 전문적으로 수집한 사실정보를 근거로 북한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며 어느 분야에 도움이 필요한지 잘 이해하고 있다고 어느 정도 자신하고 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월, 2018/07/16-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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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뉴스>에서 지난  7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렸던 백년포럼 ‘한반도 양국체제와 동북아 데탕트’를 크게 소개했다. 이를 전재한다.(편집자) 

 

70년 분단체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두 국가가 상호 영토와 주권, 정통성을 인정하고 관계정상화를 이루는 양국체제’를 반드시 경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상준 경희대학교 교수는 7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사)다른백년 주최 ‘2017 백년포럼 시즌3’에서 “한반도의 미래가 반드시 해방 직후의 염원이었던 1민족 1국가여야 한다는 필연은 없다. 1민족 2국가 경영의 전망도 고려에 넣어둘 필요가 있다. 이때 1민족 2국가+양국연합기구라는 독특한 복합 국가체제의 구상도 고려 가능하다”며, ‘양국체제’ 개념을 제시했다.

1948년에 남과 북에 성립된 두개의 국가가 전쟁을 겪으면서 70년 가까운 세월을 항시적 위기에 짓눌려 지내왔는데, 이 적대의 근원을 해소해야만 남과 북 모두 비정상적인 ‘비상국가체제’를 벗어날 수 있고 구조적이며 반복적인 퇴행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 바탕을 두고 무르익히고 있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이날 포럼은 촛불혁명 1주년을 기념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나리오들 제2편-한반도 양국체제와 동북아 데탕트’라는 주제로 열렸다.

김 교수는 두 나라가 진심으로 양국체제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그 과정도 쉽지 않고 짧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분단체제의 극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경과해야 하는 중간과정, 출구전략이 ‘양국체제’라고 강조했다.

또 양국체제는 최소한 30년은 지속될 상태로 보아야 하며, 그 이후 양국 관계나 통일전망이 어떻게 될 지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한반도 양국체제’는 대한민국에서 독재의 순환고리를 영구히 끊고 실질적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게 하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체제보장을 담보하여 한반도 핵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한다.

양국체제에 대한 남북의 신뢰가 생기면 북.미 수교는 머지 않아 이루어질 것이고 양국체제와 그 일부가 되는 북.미 수교는 한반도 비핵화와 군사적 긴장완화로 가는 길을 열게된다.

이는 동시에 남과 북에서 비상국가체제가 해체되어 가는 과정이기도 하며, 이로써 양국체제는 동북아 데탕트의 축이 되고 국가 주권형태의 새로운 본보기가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양국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한국이 먼저 장기적 전략노선을 분명히 내재화하고 일관된 언어와 행동으로 상대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양국체제를 ‘새로운 국시’로 선포하거나 헌법 제3, 4조 영토와 통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양국체제는 남북간 접촉에 이어 임시대표부 교환으로 시작해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것으로 공식화되는데,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명시된 ‘나라 대 나라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는 관계 설정은 ‘한 민족이 세운 두 나라의 특수한 나라 대 나라의 관계’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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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다른백년은 7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한반도 양국체제와 동북아데탕트’를 주제로 ‘2017 백년포럼시즌3’을 열었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남곡 연찬문화연구소 이사장은 “분단체제를 통일이 아니라 양국체제로 넘어서자는 주장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면서도 양국체제의 목적과 방법, 현실인식 등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을 피력했다.

1960년 사월혁명과 1987년 6월항쟁, 2017년 촛불항쟁의 노정에 대해 30년 주기로 ‘독재가 대분출한 민주주의를 회수’한 매우 불쾌한 사이클로 해석하는 김 교수의 발제에 대해서는 조금씩 나아지는 나선형 발전과정으로 보자고 했다. 민주주의의 더 많은 발전이 지체된 것은 분단체제에 직접적인 원인이 있기 보다는 민주주의의 발전과정 자체가 그러한 것으로 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특히 양국체제론이 한국사회에서 진보, 보수를 떠나 합리적 다수의 동의를 얻을 수 있고 북한 역시 굳이 반대하고 나설 이유가 없다는 김 교수의 발제에 대해서는 ‘지나친 낙관’이라고 선을 그었다.

“우리 사회에서 반미 자주를 외치는 주장보다 더 강한 목소리가 북에 대한 불신과 혐오”라며, “양국체제에 대한 조야의 합의는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또 “북은 평화에 대한 공포를, 남은 평화에 대한 체념이 지배하고 있다는 말이 있다. 이점을 먼저 극복해야 한다. 북이 양국체제를 지지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양국체제에 앞서 촛불 이후 새로 정립되는 보수.진보 간 연합, 연정이 필요하다. 또 양국체제에 앞서 북.미 수교가 먼저 될 수있는데, 여기에 한국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김누리 중앙대학교 교수는 “20년 후 독일 통일의 기반이 된 빌리 브란트 독일 수상의 동방정책은 사실은 동독을 국가로 인정한다는 양국체제론, 반통일정책이었다”며, “양국체제에 대한 논의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70년간 한국을 지배하는 거대한 무력감이 있다. 우리는 스스로 독립변수가 되어 본 적도 없고 자신의 운명을 타개할 노선을 고민하지도 못했다. 한국의 통일정책을 ’70년의 무위’라고 한 총평도 있다”며, “이 점에서도 양국체제는 충분히 논의할 가치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교수는 “분단이 가져오는 왜곡된 상황을 회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70년의 분단은 끊임없이 자신을 검열하게 하고 권위앞에 굴종하게 만들었으며, 집단에 속해 있어야만 편안해지도록 나 자신을 파괴해 한국인이 민주주의자가 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민주주의자가 없는 민주주의는 계속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분단 70년은 한국 정치 구도도 왜곡시켜서 한국 정치는 보수와 진보가 대결하는 구도가 아니라 수구와 보수가 과두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연방 의회 의원 700여명 중 시장자유주의자는 단 한 명도 없는 데 반해 전 세계에서 가장 노동시간이 길고 가혹한 착취가 일상이 되어 있는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300명 중 295명이 시장자유주의자라는 것.

이어 “평화운동을 종북으로 몰아 씨를 말린 상황에서 위기는 일상화되어 있지만 그걸 위기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난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당시 독일의 공영방송과 주요 신문들이 한 달에 10번 이상 한반도 위기를 탑뉴스로 선정했으나 한국의 주요 포털사이트를 장식한 뉴스는 류현진 선수의 선발 등판, 탤런트 아무개씨의 셋째 임신 소식 등이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일영 한신대학교 교수는 기존 분단체제론에는 출구전략이 없거나 모호하다는 발제에 대해 “분단체제론의 핵심적인 문제의식은 남북을 분리된 두 국가로 간주하기 어렵다는 것”이며, “‘분단체제 극복 방법론의 하나로 변혁적 중도론’을 제기하고 있는데. 최종적이고 장기적인 통일도 기존 근대국가를 넘어서는 복합성을 지니는 것이라고 정리하고 있어 양국체제론에서 제기하는 출구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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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상준 경희대교수, 이남곡 연찬문화연구소이사장, 김누리 중앙대교수, 이일영 한신대교수, 남문희 <시사인> 전문기자. [사진-통일뉴 스이승현 기자]

남문희 <시사인> 전문기자는 지난 2014년 7월 7일 북한이 발표한 정부성명 중 통일방안을 제안한 세번째 항, ‘새로운 합리적 통일방안으로 연방연합제를 추진하자는 것’ 에 주목해 양국체제론과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을 시도했다.

구체적인 설명없이 일단 던지고 남측 반응을 보겠다는 태도였기 때문에 해석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근본적으로 통일은 연방제로 하지만 시작은 연합제로 하자는 의도’라고 추정했다.

이어 취해진 평양 표준시 도입, 북측에서 진행된 국제경기대회에서 태극기 게양 등을 거론하면서 북에서도 남북관계를 두 국가관계로 설정하는 듯한 행보를 계속해 왔다고 말했다.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남북 분단상황에 이어 남한 내부에서 진보와 보수, 미국의존적 수구집단과 근거없는 친북적 성향들이 서로 대립하고 충돌하면서 통일의 가능성을 봉쇄하고 평화의 조건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오늘 우리가 제기하는 양국체제론의 논의를 통하여 남북간 분단의 대립적 상황과 내용없는 언술적 공존의 모호한 시대를 훌쩍 뛰어넘어 구체적인 현실지형을 살피는 동시에 실제적인 타협과 미래지향적 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하면서, 보수와 진보를 함께 아우르는 플랫폼의 새로운 계기를 열어보자”고 이날 포럼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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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경 다른백년이사장은 양국체제 논의를 통해 보수와 진보를 함께 아우르는 새로운 계기를 열어보자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또 “여전히 북한을 봉괴하는 그리고 붕괴해야만 하는 정권, 악의 축이자 미국의 전일적 세계통제질서에 저항하는 반항아로 규정하는 한 한반도에는 평화가 있을 수 없다”며, 미국이 일방적 군사주의에서 벗어나 역지사지의 열린 자세와 대화의 태도를 보일 것을 촉구했다.

이부영 ‘몽양 여운형선생 기념사업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전쟁위기가 높아가는 위급한 상황에서 꽤 긴 계획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은 위기에 처한 민족공동체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며, 이날 포럼의 취지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어 “양국체제가 ‘남북이 완전히 다른 나라로 살아가는 것도 괜찮지 않느냐’, ‘외교관계를 맺고 사이좋게 지낼 수도 있지 않느냐’는 정도를 넘어 수교와 경제교류를 하면서 적대감을 줄이고 동질성을 높여가면서 국가연합으로 심화되는 등 여러 시나리오를 포괄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승현 기자 | [email protected]

 

 

화, 2017/12/1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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