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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법관에게 책임을 묻는다 - 사법농단 관여 법관 탄핵의 의의와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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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법관에게 책임을 묻는다 - 사법농단 관여 법관 탄핵의 의의와 필요성

익명 (미확인) | 목, 2018/09/27- 20:51

국회토론회

"법관에게 책임을 묻는다"

사법농단 관여 법관 탄핵의 의의와 필요성

2018년 9월 27일 (목) 10시, 국회의원회관3세미나실

 

20180927_법관에게책임을묻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더 많은 현장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9/27), 참여연대(공동대표 법인ㆍ정강자ㆍ하태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김호철), 민주주의법학연구회(회장 조승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주민ㆍ백혜련,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채이배, 민주평화당 국회의원 천정배ㆍ박지원, 정의당 국회의원 심상정ㆍ윤소하ㆍ이정미, 민중당 국회의원 김종훈이 공동주최하고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주관하는 「법관에게 책임을 묻다 - 사법농단 관여 법관 탄핵의 의의와 필요성」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헌법 제65조는 행정부와 사법부의 고위공직자들에 의한 헌법위반이나 법률위반에 대하여 탄핵소추의 가능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검찰 수사와 형사처벌과 더불어 입법부가 사법부를 견제하는 것은 헌법 상 입법부에 부여된 책무이자 사법농단사태 책임자 처벌의 실질적 첫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사법농단’이라 불리는 행위를 자행한 법관들의 위법성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을 방법을 논하기 위해 이와 같은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첫번째 발제자,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는 ‘법관의 탄핵 - 절차와 실체’라는 주제로 법관탄핵의 의의와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공직자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헌법을 위반한 경우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추궁함으로써, 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탄핵심판절차의 목적과 기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탄핵제도는 행정 및 사법권력에 대하여 의회가 행사하는 일종의 국정통제권이며 민주적 정당성에 기반한 의회가 권력을 가진 행정부 또는 신분이 보장되는 법관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써 의의를 갖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나라 탄핵제도의 변천, 탄핵의 요건, 절차, 그리고 일본과 미국의 법관 탄핵 사례에 대해서도 발표했습니다.

 

두번째 발제자, 서기호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농단TF)는 ‘사법농단 사태에서 드러난 중대한 헌법, 법률 위반’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서 변호사는 이번 사법농단의 특징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한 조직적 범죄라고 규정했습니다. 이미 퇴직한 고위 대법관들을 제외한  현직 법관들에게만 탄핵소추하는 것이 형평성 원칙에 위배되어 부당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이들은 단순히 양승태 대법원장과 차한성, 박병대, 고영한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의 지시에 따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나아가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사법농단에 가담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미 탄핵 대상으로 거론되는 판사들은 국민들의 신임을 잃어 정상적인 재판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이들에 대한 탄핵소추와 파면은 무너진 국민의 재판에 대한 신뢰를  가속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뢰를 조금씩 회복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송기춘 교수(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윤진희 기자(뉴스1),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 박판규 변호사(前 판사)가 참여하여 학자, 언론인, 시민단체, 법조인 등의 관점에서 사법농단 관여 법관 탄핵의 의의와 필요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였습니다. 

 

송기춘 교수는 상당히 구체적인 증거가 확보된 몇 명의 법관을 대상으로 국회가 탄핵소추를 의결하여 직무집행을 정지시키는 것만으로도 법원에 대해 헌법이 부과하는 의무에 대해 각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윤진희 기자는 법원이 현행법상 죄의 성립 여부에만 방점을 두고 있으며, 이와 같은 논리를 토대로 사법농단 사건 수사가 법원과 검찰의 대립구도라는 ‘외관’이 형성되어, 사법농단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나쁜 판사들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는 ‘탄핵’이 논의돼야 소모적이고 정략적인 법원-검찰 대립구도라는 프레임을 타파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박정은 사무처장은 양승태 사법농단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과 더불어 중요한 것이 선출되지 않는 권력을 어떻게 감시, 통제할 것이냐의 문제라고 지적하였습니다. 그 시작은 초유의 재판거래 의혹과 사법행정권 남용 문제에 대한 발본색원과 그에 따른 처벌이며, 행정부와 입법부,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법원 개혁 논의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판규 변호사는 그동안 사법행정이 실질적으로 담당하였던 징계나 재임용 탈락과 같은 법관에 대한 탄핵기능이 앞으로는 실질적인 탄핵절차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이번 사법농단 사건을 계기로 사문화된 탄핵을 실질적인 제도로서 작동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국회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국회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사법부를 제재하고 감시하는 일을 강화해야 한다며 법관 탄핵 뿐 아니라 특별재판부 설치와 국정조사 추진을 촉구하였습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은 법원의 연이은 영장기각에 대해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사법부 스스로 시간을 끌면서 증거인멸을 방조, 묵인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삼권 중 유일하게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사법부는 감시와 견제의 사각지대에서 사법 농단을 넘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유린한 사법 쿠데타를 시도한 것이라고 규정하며 연루된 법관의 형사 책임과는 별개로 민주주의 유린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국회가 역할임을 강조했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피해자 구제와 재발방지를 위해 특별재판부 설치, ‘법 왜곡죄 처벌법’도입, 법원행정처 개혁 등 근본적인 사법개혁을 제안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우리는 이미 부정한 권력을 탄핵한 적이 있다며 대한민국헌법을 유린한 사법농단 법관들에 대한 탄핵과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단체들과 국회의원들은 토론회를 계기로 양승태 사법농단 해결을 위해 국회내에서 힘을 모으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토론회자료집 [원문보기/다운로드]

 

 

개요

일시 : 2018년 9월 27일(목) 오전 10시~12시30분

장소 :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

 

사회 : 하태훈 참여연대 공동대표

 

발제 : 법관의 탄핵 – 절차와 실체

          한상희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법농단 사태에서 드러난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

          서기호 변호사(前 판사, 민변 사법농단TF 탄핵팀 분과)

 

토론 : 송기춘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윤진희 뉴스1 기자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

          박판규 변호사, 前 판사

 

 

주관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주최

국회의원 박주민 ·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 채이배 (바른미래당) · 박지원 · 천정배 (민주평화당) · 심상정 · 이정미 · 윤소하 (정의당) · 김종훈 (민중당) · 민주주의법학연구회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 참여연대

 

문의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02-723-0666, [email protected] )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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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은 KT권력형 비리를 철저히 수사하고, 
불법비리의 주범 황창규는 즉각 퇴진하라

검경은 불법정치자금 등 KT의 권력형 비리를 철저히 수사하라
고용노동부는 KT의 부당노동행위를 철저히 조사하라
불법 비리의 주범 KT 황창규 회장은 즉각 퇴진하라

일시 및 장소 : 1월 8일(월), 오후 2시 20분, 국회 정론관

 

1. 최근 KT 황창규 회장이 자신의 연임을 위해 구 미방위 의원들에게 불법정치자금을 기부하여 검경조사를 받는 중이다. 황창규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에 18억을 불법으로 지원했을 뿐 아니라, 최순실 측근을 임원으로 임명해 68억의 광고비를 지원한 바도 있다.

 

2. 황창규 회장 수사는 단순한 비리사건이 아닌 적폐청산의 큰 시금석이다. 이에 민중당과 KT민주화연대, 참여연대 등은 황창규 회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퇴진을 촉구한다.  

 

3. 아래에 기자회견문을 첨부한다.

 

▣ 기자회견문

 

검․경은 KT권력형 비리를 철저히 수사하고, 
불법비리의 주범 황창규는 즉각 퇴진하라!!

 

KT 황창규 회장의 연임과 자리보전을 위한 불법행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정농단 부역, 노조선거 개입 등 불법사례에 이어 정치권에 불법정치자금 후원으로 검경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황창규 회장 이후 KT는 통신비 인하를 주도하고 통신 공공성을 제고하는 국민기업이 아니라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몰락해 왔다. 검경을 비롯한 사정기관은 KT의 불법비리 척결이 촛불정권이 진행하는 적폐청산의 시금석이 될 것을 명심하며 철저하게 수사하고 범죄자들을 단죄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12월 29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KT의 홍보, 대관담당 임원들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불법정치자금을 기부했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수사 대상으로 7~8명의 임원이 거론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수십 명의 임원들이 ‘쪼개기 불법후원’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들은 법인카드를 불법으로 사용하여 정치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기부한 혐의로 조사받을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검찰에서도 KT는 뇌물 수수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KT의 한국 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납부한 경위나 자금 흐름내역 등을 면밀하게 조사 중이라고 발표하였다. 

 

 황창규 회장이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미르, K스포츠재단에 18억을 불법으로 지원해 주었고, 최순실 측근을 임원으로 임명하여 68억의 광고비를 지원해 주는 등 핵심 부역자 역할을 했음은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미르, K스포츠재단에 헌납한 18억은 이사회의 승인조차 받지 않고 지급하였고, 추후 문제가 되자 이사회를 개최하여 승인을 받기도 하는 등 불법을 자행하였다. 

 

 KT의 권력령 비리는 방법이나 시기적으로 볼 때 황창규 회장이 자신의 연임을 위하여 자의적으로 진행해 왔음이 입증되고 있다. 정치자금의 경우 정치인들 전부의 요구가 있었을 리가 만무함에도 임원들에게 일률적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토록 한 것은 결국 연임을 위한 정치적 바람막이로 활용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황 회장이 박근혜-최순실 부역행위에 대하여 대통령의 압박에 의한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 법정진술도 전혀 신빙성이 없는 것이다. 

 

 황창규 회장은 연임 이후 촛불정국이 지속되는데도 자리보전을 위해서 심각한 불법행위를 자행하였다. 지난 연말 KT노동조합 선거에서 노조위원장 후보를 낙점했다는 의혹으로 고용노동부에 고소되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KT 임원 신 모 씨가 당시 대구위원장 김 모 씨를 회사의 후보로 선정하고 황 회장의 승인으로 출마시켰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회사 노사협력팀 직원의 증언으로 밝혀졌다. KT의 노조선거 개입은 계열사 노조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작년 말 치러진 KTS남부노조 선거에서도 회사 측의 선거개입 불법행위가 다수 발견되었으며 KT그룹 내에서 발생한 선거 관련 부당노동행위들은 모두 검찰과 고용노동부에서 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 

 

 또한 KT노조 선거에서 자행된 불법부정 행위에 대하여 2017. 12. 19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는 기호2번 후보 측에서 제출한 증거보전신청을 받아들여 재판부 주관으로 투개표 관련 전반적인 조사가 예정되어 있다. 그 동안 친회사 성향의 노동조합은 정권의 낙하산인사 이석채, 황창규 회장의 취임을 환영하고 부정과 비리, 무능경영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는 이들의 연임을 지지하는 성명을 내는 등 회장의 입장을 옹호하며 보수정권의 각종 노동개악에도 최선봉 역할을 해 왔다.

 

 황창규 회장이 자신의 연임과 정권교체 후 자리를 보전하기 위하여 저지른 권력형 비리와 불법행위는 가히 백화점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국민기업 KT의 자금을 자신의 영달을 위해 사용하는 행위는 횡령, 배임의 중범죄에 해당한다. 보수정권 시절 사법기관은 KT의 불법을 솜방망이 봐주기 수사로 일관하였고, 그로 인해 KT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은 아무런 죄의식 없이 권력에 빌붙고 노동자를 탄압해 왔다. 통신적폐 황창규 회장의 범죄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검경과 고용노동부의 황창규 회장의 불법, 비리행위 철저히 수사를 촉구하면서 우리는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하나, 검경은 불법정치자금 등 KT의 권력형 비리를 철저히 수사하라!

하나, 고용노동부는 KT의 부당노동행위를 철저히 조사하라! 

하나, 불법 비리의 주범 KT 황창규 회장은 즉각 퇴진하라!

 

 우리는 KT의 황창규 회장 등 적폐세력이 퇴진하고, KT가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때까지 투쟁할 것임을 밝혀둔다. 

 

2018. 1. 8.

 

민중당 상임대표 국회의원 김종훈

 KT민주화연대, 참여연대 

 

※ KT민주화연대 참가단체 :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노조, 노동당,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노동자연대, 노동전선, 민변 노동위원회, 민족민주열사추모연대, 민주노총, 민주노총 법률원, 민주노총 서울본부, 민중당, 발전노조,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서울지하철노조, 세종호텔노조, 전국여성노조연맹, 전국철도노조, 전국학생행진, 전태일노동대학, 전해투, 정의당 노동본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투기자본감시센터, 평등노동자회, 한국진보연대, 희망연대노조, 4.9재단, 5678도시철도노조, KT노동인권실현을 위한 전북대책위, KT새노조, KT전국민주동지회

 

보도자료[원문보기/다운로드]

월, 2018/01/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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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일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

 

글. 이선희 미디어홍보팀장

사진. 박영록

 

“참여연대 사무처장 박정은입니다.” 올해 참여연대는 일곱 번째 사무처장으로 박정은 처장을 임명했다. 앞으로 이런 인사를 수없이 해야 할 텐데,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소개하는 건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1단계. 시민단체가 뭐 하는 곳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구성된 단체’라는 백과사전식 설명이 필요하다. 2단계. 그러면 참여연대는 뭐 하는 곳인가요? 창립선언문에 근거하면 ‘국가권력이 발동되는 과정을 일상적으로 감시하고, 인간의 존엄성이 실현되고 인권이 보장되는 민주주의 사회를 추구하는 단체’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 24년 된 참여연대 역사에서 처음으로 여성 단독 사무처장이 된 박정은은 어떤 사람일까? 그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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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24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여성단독 사무처장이 되었다. 기분이 어떤가?

남다른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밖에서는 여성이 단독 처장이라고 의미부여를 하려고 하는데, 참여연대 안에서 처장을 결정할 때 특별히 그런 의미를 담은 것도 아니고, 스스로도 그렇게 의미부여를 한 적이 없다.

 

상근자 중에 여성이 60~70% 정도 되는데, 역대 처장을 대부분 남자들이 해왔다. 시민단체도 주요 요직은 남성들이 더 많이 차지했다고 볼 수 있지 않나. 

과거에 박영선-김기식 전 사무처장이 공동 사무처장이었다. 참여연대 초기나 안국동 시절에는 상근자 성비에 비추어 간부들은 남자들이 많았던 것 같다. 리더십 위치에 있는 여성 활동가들이 많지 않은 것은 그런 시각에서 문제제기 할만하다. 점차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성단체들을 제외하고 여성 리더십이 아직 많지 않은 건 사실이다. 참여연대도 여성 상근자 비율이 높아지면서 여성 간부들도 많아졌다. 지금도 팀장회의를 하면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앞으로도 여성들이 역할을 많이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대적 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바뀌었다는 뜻인가?

자연스럽게 바뀐 것도 있고, 남성과 여성의 권력의지 차이도 영향을 준 것 같다. 남성들은 집회 사회를 비롯해 자신을 드러내면서 활동하는 게 몸에 밴 경우가 많지만, 여성들은 그렇지 않다. 본인 의지가 있으면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은데 잘 안 하려고 한다. 그게 한국 사회 구조와 맞닿아 있는 거 같다. 여러 사업을 하면서 여성들은 백업하는 역할을 한다는 의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르다. 참여연대 경우도 사업만 잘 한다고 굴러가는 게 아니다. 지원 구조가 얼마나 튼튼하냐에 따라 외부 활동력이 달라진다. 일례로 지원하는 업무를 주로 하는 사무국을 여성들이 많이 담당해왔는데, 노무·인사·재정 같은 업무도 다 법률에 근거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 영역이다.

 

혹시 지금까지 여자이기 때문에 차별을 받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나? 

참여연대 내부는 아니지만 밖에서 당연히 그런 경험이 왜 없겠나. 나이 차가 많은 어르신들을 만났을 때, 여성이고 어리니까 하대하거나 문제 있는 발언을 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근데 여성단체 활동가들을 만나면 참여연대 자체도 남성적인데 박정은도 생물학적 여성일 뿐이고 되게 남성적이라고 하더라. 여성성, 남성성이라고 성역할이나 성향이 규정되어 있는 것도 문제 아닌가? 

 

일부러 남성적으로 보이려고 한 건 아니란 뜻인가. 

여성성 · 남성성 문제라기보다 기회가 주어지면 망설이는 스타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예전에는 팀장 되기 전에 연수 프로그램 같은 데 잘 보내지 않았는데 그런 면에서 이태호 선배나 조직이 기회를 많이 준 건 사실이다. 참여연대 여성 간사들이 예전에 비해 적극적인 편인데, 더 적극적이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입사할 때부터 사무처장을 하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텐데 사무처장에 내정됐다는 걸 알고 무슨 생각을 했나.

알다시피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극한직업이다. 책임감 때문에 하는 거다. 안진걸, 박근용 사무처장이 사임한다고 했을 때 월요병 같은 게 생겼었다. 월요일 아침마다 상집을 가야 되는데 이런저런 고민이 많이 드니까 잠을 잘 못 잤다. 참여연대가 하는 사업을 이끄는 것보다 구성원이 많아지고 세대 차가 커지니까 크고 작은 갈등이 생기는 걸 조율하는 게 더 어렵고 걱정이 많이 됐던 거 같다. 

 

2013년에 잠깐 퇴사했다가 다시 복귀한 걸로 안다. 그때는 정말 못해먹겠다고 생각한 건가?

참여연대에서 12~13년을 일하니까 모든 에너지가 다 소진됐었다. 석사 마치고 입사할 때부터 공부를 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는데, 더 늦으면 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참여연대가 아닌 다른 걸 모색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고, 사직하는 방식으로 돌아올 수 있는 다리를 끊었다. 근데 예상치 못하게 박사과정에 떨어졌다. 떨어지고 나서는 이 길이 아닌가 보다 했고, 다시 오라고 했을 때 별다른 고민 없이 돌아왔다. 

 

참여연대 일이 잘 맞으니까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거 아닌가. 

다른 일을 했으면 이렇게 오래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집에서는 예전부터 교사가 되라고 했지만 생각만 해도 안 맞았을 거 같다. 참여사회연구소에 입사하고 얼마 안 됐을 때 나보다 먼저 들어온 선배가 “너는 참여연대가 잘 맞는 거 같아”라고 했을 때 흘려들었는데, 그 말이 맞는 거 같다. 지금은 여기가 나에게 제일 편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인터뷰에서는 술 때문이라고 했지만 사람들 때문에 오래 활동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상근자나 실행위원, 임원, 회원 모두 어딜 가도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같이 학회를 하던 선배의 소개로 가볍게 열었던 참여연대의 문. 언론사 기자 준비를 그만두고 그녀를 험난한 활동가의 길로 이끈 건 뭐였을까. 왜 활동가가 됐는지, 다른 직업은 생각해 보지 않았는지, 이렇게 오래 활동하게 한 힘은 무엇이었는지 질문이 이어졌지만 사실 사람이 무엇에 끌리고 무엇에 끌리지 않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기는 쉽지 않다. 일에 대한 흥미든, 사람에 대한 애정이든 참여연대가 그녀를 오랜 시간 붙들어 놓았고 그 시간들을 거쳐 사무처장직을 맡게 되었을 뿐이다.

 

15년 이상 일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활동은 뭔가.

요즘 GM이 다시 문제가 되고 있는데, 2002년쯤 대우자동차 매각 건에 대해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실행위원과 참여사회연구소가 조직했던 대안연대회의의 입장이 달랐다. 언론 지면에서 논쟁을 하기도 했다.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대우자동차뿐만 아니라 노동, 평화 등 각종 사회이슈를 가지고 매달 다뤘다. 새롭게 제기되는 한국 사회의 문제들에 대해 토론하는 게 재밌었다. 그리고 평화군축센터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평화 이슈들이 많이 기억난다. 이라크 파병이나 평택미군기지 확장 당시 보고서 등을 통해 정부의 논리를 반박하면서 많이 싸웠다. 한미동맹 관련해 공부하느라 밤도 많이 샜다. 그래서 술자리를 찾아다니는 하이에나 생활을 자연스럽게 청산하게 됐다.(웃음)

 

이라크

2004년 이라크파병반대시위에 나선 박정은 사무처장의 모습

 

지금도 평화이슈에 가장 관심이 많나.

특정 분야보다는 탄핵 때도 그렇고 주요 국면에서 참여연대가 뭘 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한다. 선거 시기에 참여연대 전체를 대상으로 언론기획을 몇 차례 했다. 새로운 언론사도 접촉하는 등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기획을 하려고 노력했다. 규모나 덩치를 키우는 것보다 이런 쪽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여연대 자체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작년에 신경을 많이 못 썼다. 평화 쪽은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계속 대응해야 하니까 시지포스 같은 느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요한 분야다. 

 

활동을 하면서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은 누군가. 혹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활동가적 역량은 이태호 선배한테 많이 배우고 영향을 받았다. 근데 특별히 한 사람에게 의존한다기보다 같이 일을 많이 했던 예전 연구소 선생님들, 평화 쪽 실행위원 선생님들, 전·현직 대표님들과 임원들 다 존경하고 도움을 받는다.

 

다른 인터뷰 보니까 임기 동안 활동가 처우를 개선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했더라.

급여가 인상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마이너스 재정이라 쉽지 않다. 지난해 노동조합도 생기면서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노동권이 강화되는 한편으로 규율도 강화돼야 한다. 업무평가나 관리를 어떻게 할지, 급여가 너무 적었던 시절에 보상 격으로 만든 각종 휴가제도를 어떻게 조정할지도 고민이다. 조직을 확장하기보다 인원이 줄더라도 급여를 확실히 주는 등 내실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게 평소 생각이다. 회원확대나 재정마련을 위한 노력도 하겠지만 현 정부 아래에서 그런 부분이 획기적으로 늘기 어려울 거다.

 

담담하게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얘기하던 박정은 처장은 “나도 노조 가입시켜 달라고 했잖아.”라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마이너스 재정을 책임져야 하는 ‘사측’이지만, 정작 노동자와 비슷한 처우를 받으니 그런 억울함이 이해되기도 했다. 직업은 활동가, 노동조합법상 역할은 사측, 임금수준이나 처우는 노동자, 임원이나 선후배 활동가들을 챙기면서 사업을 해야 하는 그녀의 직책은 사무처장. ‘사무처장 박정은’이라고 간단히 명명하기에는 그녀가 짊어져야 할 수많은 상황과 관계, 그 속에서 해야 할 다양한 역할이 아른거렸다. 그리고 사무실을 벗어나면 이런 역할도 있다.

 

통인-사진추가

2017년 성주 소성리 범국민 평화행동에서 평화국제팀 황수영 간사와 다정한 한 컷. 언뜻 보면 차갑고 무서운 선배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미소를 지을 줄 아는 사람이다  

 

집에서 7남매 중 여섯째라고 들었다. 자랄 때 경쟁이 치열했을 거 같은데?

그러고 보니 차별이 떠오른다. 경상도의 가부장적인 집안인 데다 바로 위에 오빠가 있었다. 할머니랑 전쟁을 하면서 자랐다. 오빠랑 계속 차별을 하는데 도대체 이유가 없는 거다. 왜 나한테만 설거지랑 방청소를 시키지? 왜 오빠한테만 영어공부 하라고 카세트테이프 사다 주지? 언니나 동생은 별로 말을 안 했는데 나는 계속 저항했다. 근데 부모님도 그런 부분이 있다. 아들과 손주를 더 챙기는. 그렇게 하면 남자들은 자기가 더 대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서는 사회가 안 바뀐다고 얘기했는데도 잘 안 바뀌더라.

 

그런 걸 보면 성향이 활동가랑 잘 맞는 거 같다.

문제제기할 만한 내용인건 분명한데 좋게 해결하기 위한 방식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무조건적인 저항이었던 거 같긴 한데 그때로 다시 돌아가도 그렇게 할 거 같다.

 

요즘은 성격이 좀 바뀌었나?

나이도 들고 경험이 쌓이다 보니까 문제해결 능력이나 감정표현 방식이 달라지는 거 같다. 예전처럼 뭔가 잘 안 풀리면 바로 화내거나 하지는 않는다. 돌이켜 보면 예전에 내가 지나쳤다는 생각이 드니까 후배들한테 지나가면서 슬쩍 “그때 미안했어.” 그러기도 한다. 요즘은 그렇게 화내면 큰일 난다. 내 입으로 할 말은 아니지만 지금은 좀 착해진 거 같다.(웃음)

 

쉬는 날엔 뭐하면서 보내나.

피곤해서 뻗어있다. 저녁에 일정이 많아서 주중에 개인적인 뭔가 하거나 누굴 만나기는 불가능하다. 참여연대 생활을 오래 하면 개인 관계가 없어진다. 참여연대 밖의 인간관계를 잘 만드는 친구들도 있지만 나는 잘 못했다. 주말에도 사무실에 나와 성명, 논평, 보고서 검토하고 발제문을 쓰기도 했는데 작년 하반기부터 힘에 부치더라. 주말에는 가급적 일 안 하고 쉬려고 하는데 쉽지는 않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

예전에는 영화나 책을 많이 봤는데, 작년 하반기부터는 책도 눈에 안 들어오더라. 주말에는 주로 사무실 동료들이랑 여행가고 그랬는데, 월요일에 일정이 많다 보니 그것도 잘 못하고 있다. 

 

일도 중요하지만, 삶에 활력소가 있어야 하지 않나.

최근에 <위대한 쇼맨>이라는 영화를 보고 방송댄스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산은 좋아하는데 엄두가 안 나고, 방송댄스를 배우고 싶은데 신청은 할 수 있을까? 더 늦기 전에 해보고 싶다.

 

“가만히 놔두면 안 좋게 변하는 건 운명이나 팔자 탓이 아니라 이 세상이 그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이다. 과학에서는 이걸 ‘엔트로피의 법칙’이라고 말한다. (…) 이런 우주에서 소설가로 산다는 건 여러 번 고칠수록 문장이 좋아진다는 걸 안다는 뜻이다.” 

  - <소설가의 일> 김연수

 

여기에 착안해 생각해보면 활동가는 여러 번 고칠수록 세상이 좋아진다는 걸 아는 사람이다. 무엇이 ‘좋은’ 것인지 저마다 생각이 다르니까 수많은 논쟁도 하겠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고칠수록 세상이 좋아진다는 걸 믿는 사람들이다. 다시 굴러 떨어질 것임을 알면서도 수백, 수천, 수만 번 바위를 밀어 올리는 시지포스처럼 일시적으로 세상이 나빠지더라도 다시 좋게 고치기 위해 바위를 밀어 올리는 일, 똑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이 아니라 ‘차이의 반복’ 만드는 일, 그래서 세상이 조금씩 나아질 수 있게 하는 일, 활동가의 일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이 바꾸어 나가야 할 세상에는 자기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  

 

 

 

 

 

 

 

 

 

화, 2018/04/0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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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와 맺은 비밀 군사협정, 핵발전소 수출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져 마땅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국익'이란 명분 아래 중대한 헌법 위반 행위를 봉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3회에 걸쳐 UAE 핵발전소 수출과 군사협력의 문제점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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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평화] 칼럼 전체 보기 >> 클릭

 

① 한국을 중동 전쟁의 들러리로 세우려 하나

UAE에 원전 수출한 날, 법정기념일로 지정한 MB

 

UAE에 원전 수출한 날, 법정기념일로 지정한 MB

[이제는 평화] 사용후핵연료 처분 약속 의혹, 반드시 밝혀야 한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지금도 법정기념일인 UAE 핵발전소 수출 성공일 

 

2009년 12월 27일 일요일. 연말과 일요일 겹친 평화로운 휴일, 우리 국민들은 TV에서 갑자기 정규방송이 중단되고 이명박 대통령의 긴급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아랍에미리트(UAE) 핵발전소 수출 성공 기자회견이었다.  

 

다음날 모든 언론은 UAE에 핵발전소 수출을 성공했다는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연일 특집방송이 이어졌고, KBS는 원전 수주기념 열린 음악회를 여는 등 축제 분위기를 북돋았다. 

 

당시 정부는 UAE 핵발전소 수출은 200만 달러짜리 성과라며, 쏘나타급 승용차 100만대를 수출하거나 30만t급 초대형 유조선 180척을 수출하는 것과 같은 효과라며 수출 성과를 자평했다. 

 

 

▲ 지난 2010년 1월 30일에 방송된 한국원전수출기념 KBS 열린음악회 ⓒKBS 방송 갈무리 

 

 

심지어 이명박 정부는 2010년부터 UAE 수출에 성공한 날(12월 27일)을 '제1회 원자력의 날'로 지정해 법정기념일로 삼았다. 1995년부터 진행되던 '원자력안전의 날(9월 10일)'이 있었으나, 2010년 행사를 마지막으로 이를 원자력의 날로 통합해서 지금까지 '원자력 안전과 진흥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12월 27일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수출 1억 달러 달성을 기념해 1964년 만들어진 무역의 날 같은 행사도 있지만, 단일 품목인 핵발전소 수출에 성공했다며 법정기념일을 만든 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 것이다. 

 

고준위핵폐기물을 둘러싼 논란 

 

장밋빛 환상과 축제 열기 속에 UAE 핵발전소의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한동안 금기였다. "핵발전소 수출은 많은 위험을 안고 있는 사업"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사설에 담은 언론사들은 "빨갱이 신문 폐간하라"는 항의를 받았고, 비판적 논조의 성명서와 칼럼은 어김없이 악성 댓글로 도배되었다. 

 

이후 UAE 핵발전소를 둘러싼 의혹은 계속 터져 나왔지만, 이는 속 시원하게 해소되지 못했다. 대표적인 것이 UAE 핵폐기물 국내 반입설이다. 2011년 4월 <신동아>는 '한국이 UAE 방사성 폐기물 부담도 떠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UAE 측 문건을 보면 외국 공급자가 핵폐기물을 UAE 밖으로 가져가 처리해주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고, 여기에 한국이 관여될 가능성도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당시 한전은 이에 대해 허위보도라며 <신동아>를 상대로 출판물 배포·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에 재판부는 "UAE의 정책에 따라 사용후핵연료를 제3국에서 처리하는 절차에 한국전력이 관련돼 있다"는 정도의 내용이라며 한전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결국 해당 기사가 실린 신동아는 정상적으로 판매되었지만, 핵폐기물을 둘러싼 진위여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UAE 방문으로 시작된 논란에서도 당시 논란이 재연되자, 한전은 12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전과 UAE 핵에너지공사(ENEC)간 주계약상 한전이 UAE의 핵폐기물과 폐연료봉을 국내로 반입하기로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해명은 정확한 진실을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여기서 주계약이란 한전과 UAE 핵에너지공사(ENEC)간 맺은 핵발전소 건설 계획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건축 계약서에 건물 운영 중에 나오는 쓰레기도 치워달라는 계약을 하진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군사협력에 대한 MOU 역시 당연히 UAE 핵발전소 건설계약서에 담겨 있지 않을 것이다. 

 

주목할 것은 한전의 이 발표가 나온 시점까지 UAE 핵에너지공사(ENEC) 홈페이지엔 "UAE의 계획은 사용후핵연료를 냉각시키는 동안 현장(onsite)에 보관하고, 이후 핵연료를 갖고 온 나라(country of origin)로 돌려보내는 것이다"라고 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 내용은 연말까지 그대로 유지되다가 최근에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대한 결정을 내릴 시간을 갖고 있으며, 정부는 가능한 옵션을 고려중이라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UAE 핵발전소 건설 이후 한동안 바뀌지 않았던 홈페이지 내용이 최근 논란이 되자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 UAE 핵에너지공사(ENEC) 홈페이지 FAQ 중 핵폐기물 관련 부분(2017년 12월 31일)

 

▲ UAE 핵에너지공사(ENEC) 홈페이지 FAQ 중 핵폐기물 관련 부분(2018년 1월 19일)

 

 

전 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용후핵연료 처분장이 없기 때문에 UAE의 사용후핵연료를 한국에 처분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는 경우는 매우 빈번하게 이뤄진다. 해외 위탁재처리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가장 잘 하는 나라가 UAE 핵발전소 건설을 두고 우리나라와 경쟁을 했던 프랑스다. 프랑스는 라아그에 사용후핵연료 핵재처리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라아그 핵재처리공장에선 프랑스의 사용후핵연료 뿐만 아니라, 독일, 스위스, 벨기에 등 유럽 각국과 멀리 일본의 사용후핵연료까지 재처리하고 있다.  

 

따라서 프랑스는 UAE에 핵발전소 건설 옵션으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도 함께 해줄 것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UAE는 우리나라에게 프랑스의 제안을 언급하며, "너희 나라는 이런 것 없냐?"고 물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위해서는 해당 나라로 사용후핵연료를 보내야 하고, 재처리 이후 냉각과 보관을 위해 수년씩 그 나라에 보관하기 때문에 해외에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고를 하나 신설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생긴다.  

 

마치 해외 약탈 문화재는 '반환'하지 않고 '장기 대여'형식으로 돌려주는 것처럼 영구 처분은 아니지만 계약에 따라 수년에서 수십 년씩 해외의 고준위 핵폐기물을 해외에 보관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이런 계약은 보통 핵발전소 운영과정 혹은 사용후핵연료 발생 이후 수년이 지나서 맺기 때문에 계약을 맺는 시점에서는 계약서에 넣지 않아도 부속서나 MOU, 혹은 구두계약만 갖고도 충분하다.  

 

프랑스와 달리 우리나라는 현재까지도 핵 재처리 공장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2007년부터 정부는 '미래 원자력 종합로드맵'을 통해 파이로프로세싱을 연구하고 있었기 때문에 UAE의 사용후핵연료가 나올 즈음엔 이런 것이 완성될 것이라고 답할 수 있었을 것이다. 프랑스와 조금 다른 기술이지만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는 기술임엔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10여 년이 흐르는 동안 파이로프로세싱 연구는 여러 가지 논란 속에서 계속 되고 있다.

 

이후 이어질 피해까지 생각한다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UAE 핵발전소 수주를 둘러싼 의혹은 핵폐기물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이미 논란이 되고 있는 군사협력 문제 이외에도 60년 가동 보장, UAE와 한국 간의 신용 차이로 인한 역마진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이 숨어 있다.  

 

이들은 현재의 여당이 야당 시절 열심히 제기해 오던 것들이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명된 것 없다. 오히려 최근 국회에선 '국익'을 위해 UAE 논란을 멈추자는 합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왕정 국가 UAE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어떤 것이 진짜 '국익'인지 따져볼 일이다.  

 

최종처분이든 재처리 등 외국의 사용후핵연료를 국내에 들여오려면, 이는 국민들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핵발전소 장기 가동 보장이나 역마진 등의 문제 역시 공기업 한전의 경영상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이는 국민의 알 권리 문제이고 매우 구체적인 피해로 연결될 수도 있는 일이기에 더욱 중요한 문제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적폐 청산'을 어느 때보다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인적 청산만을 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베일에 감춰졌던 의혹과 비밀을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일도 포함된다. UAE 핵발전소 수출을 둘러싼 의혹을 지금 깔끔하게 풀지 못한다면 언제 풀 수 있겠는가?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이다.

 
화, 2018/01/2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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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대지진, 그 후 1년
조속한 탈핵만이 답이다

>>> 성명 [원문보기/다운로드]


2016년 9월 12일

규모 5.8의 대진이 경북 경주에서 발생했다. 지진 공포로 인해 경제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재앙이 현실의 문제가 되었다. 그 후로 한국에도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탈핵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급속하게 퍼져 나갔다. 여전히 지진을 대비한 체계적이고 전면적인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으나 문재인 정부의 탈핵 공약이 가장 큰 지지를 받을만큼 국민적 공감은 넓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불안과 공포를 감출 수 없다. 

지진이 발생한 경주 인근은 월성핵발전소에서 27킬로미터 지점이고, 고리와 울진 등 핵발전소가 밀집한 곳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1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는 얼마나 달라졌는가?
탈핵 전환을 선언했던 문재인 정부의 정책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라는 것 외에 별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지 않다.
핵심적인 탈핵 공약과 정책 협약 이행은 뒤로 미뤄진 채 정치적 결단과 의지를 찾아 보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더구나 2079년 원전제로라는 것은 3기의 신규핵발전소가 추가 가동되어 60년 설계 수명대로 운영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기에 탈핵이라고 할 수 없다.
더구나 올 해 11월부터 신고리 4호기 운영 허가가 예정되어 있고, 신울진 1.2호기도 변동이 없다면 추가 운영되겠지만 이에 대한 어떤 언급도 되고 있지 않다. 모두 27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된다면 우리는 탈핵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 신규 핵발전소의 발전 설비 용량도 매우 크며, 이로 인해 핵폐기물의 양도 엄청나게 증가하게 되어, 여전히 해법이 없는 핵폐기물의 양산이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지금도 8기의 핵발전소가 가동 정지 중이지만 어떤 사회적 문제나 전력 부족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지금 상태로도 전력 수급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신규 원전 3기의 추가는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지진의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작년 대지진 이후 핵발전소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우려가 높은 만큼 진정한 해결의 시작은 조속한 핵발전소 폐쇄 뿐이다. 그간 한빛4호기 등 크고 작은 핵발전소 사고들이 일어났지만 어느 것 하나 속시원히 해결되지 않거나 책임자 처벌이나 재발 방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경주 대지진 1년을 맞는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단 1기의 핵발전소 추가도 허용할 수 없다. 가동 중인 핵발전소의 조기 폐쇄를 반영한 탈핵로드맵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
 
자연은 언제까지나 기회를 주지 않는다.
엄청난 재앙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멈춰야 한다.
 
2017년 9월 12일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문의 :
010-5438-7660 이경자(핵재처리 실험저지를 위한 30km연대 집행위원장/탈핵공동행동 공동기획단)
010-2240-1614 이헌석(에너지정의행동 대표/탈핵공동행동 공동기획단장)
 

화, 2017/09/12-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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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미대선이 코 앞에 다가왔습니다. 최악의 국정농단, 대통령 탄핵이라는 암울한 터널을 지나온 대한민국, 어느때보다 고민도 깊고 기대도 큽니다. 희망 한 마디에 민심이 드러나고, 걱정 한 마디에 표심이 숨어 있습니다. 유권자인 국민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경남 합천군을 찾아가는 뉴스타파 목격자들 제작팀의 권PD 뒷 모습

▲ 경남 합천군을 찾아가는 뉴스타파 목격자들 제작팀의 권PD 뒷 모습

첫 5월 대선, 변덕 심한 봄 바람같은 표심은 어디로 향할까요?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 서문시장 상인들을 비롯해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국 최고의 득표율을 안겨줬던 경북 군위를 찾아 민심을 물었습니다. 그리고 이른바 샤이(shy) 또는 쉐임(shame) 보수 표심을 확인하려 했습니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상인

▲ 대구 서문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상인

경남 합천도 들렀습니다. 합천은 지난 18대 대선에서 경남 22개 지역 가운데 박근혜 득표율 1위를 했던 곳입니다. 동시에 지난 3년 동안 무상급식 폐지 논란을 거치면서 “도민의 대표를 뽑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 체험한 지역입니다.

경남 합천에서 만난 세 아이 엄마. 박경선 씨, 밭을 개간하던 중 잠시 짬을 내 인터뷰했다.

▲ 경남 합천에서 만난 세 아이 엄마. 박경선 씨, 밭을 개간하던 중 잠시 짬을 내 인터뷰했다.

전남 신안군 비금도에서 만난 명임욱 씨, 염전을 운영하는 있다.

▲ 전남 신안군 비금도에서 만난 명임욱 씨, 염전을 운영하는 있다.

목격자들 제작진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경기도 포천의 축산 농가와 세월호 참사 3주기 행사가 있던 안산도 다녀왔습니다.

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천일염을 생산했다는 전남 신안군 비금도의 섬마을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호남 지역은 유권자 비중으로 보면 전체 12% 정도에 불과하지만 주요 선거마다 야권 지지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습니다.

비금도에서 만난 아주머니, 한창 모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비금도에서 만난 아주머니, 한창 모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대통령만 바뀌는 선거가 아닌 내 삶을 바꾸는 정치는 무엇일까

어르신, 청년, 아저씨, 엄마들과 음식도 같이 먹고 대화를 나누며 대통령만 바뀌는 선거, 정치가 아닌 내 삶을 바꾸는 정치는 무엇일까를 고민했습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전국에서 만난 사람들의 고민과 희망, 간절함을 오롯하게 담으려 노력했습니다. 영상을 통해 확인하세요.

취재작가 김지음
글 구성 김근라
취재 박정대
연출 권오정

금, 2017/04/2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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