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집단협업을 통한 생태농업이 정답이다
편집자 주: 지난 10월 17일 원테준 교수 초청강연에 110여명이 참석하여 많은 관심과 질문으로 분위기에 열기를 더하였다. 농정신문의 심증식 편집국장의 사회로 농촌경제연구원의 김영훈 박사, 농업농정연구소 녀름의 장경호박사 그리고 대안농정 대토론회 김원일 운영위원 등이 패널로 참여하여 원교수의 강연내용에 대한 비판과 추가적인 검토가 이어졌다. 전체적인 내용을 오마이뉴스의 기사로김덕영 기자가 전문적인 시각을 보태어 잘 정리하여 주셨다.
원교수는 강연 초부터, 시공간적인 거대한 스케일의 내용을 전제로 시작하였다. 공간적으로는 북한을 출발하여 북만주를 거쳐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를 경과하면서 북아프리카까지 자본제의 산업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지역벨트를 엮어 인류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환경친화적 유기농을 중심으로 한 생태농업 생태문명의 가능성을 제시하였고, 역사적으로는 19세기로 거슬러 서구사회의 제국주의가 미친 영향과 그에 따른 일본의 군사적 제국주의가 동아시아에 미친 충격,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전쟁이 가진 세계사적 의미를 조명하였다. 이후 7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미패권주의의 대북한제재의 특수성이 새롭게 다가왔다.
북한은 소연방이 해체되기 전까지는 소련의 물물교환 방식 지원 하에 기계농업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농업 생산성을 실현하고 있었으나, 소비에트가 붕괴되면서 기계 및 부품공급이 완전히 차단되고 유류공급조차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를 대체할 경화수단의 자본이 축적되지 못한 상태에서 천재지변까지 겹치면서 농업이 전반적으로 초토화되는 비극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더구나 아시아 전승의 재래적 농업방식에 익숙하지 못했던 북한농민들은 추수과정에서 기술적인 이유로 20-30%의 수확량 손실마저 발생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듯이 수십 수백만명이 아사한 1994-1999년 간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었다고 한다.
전세계적으로는 제조업 분야뿐 만 아니라 농산물에서 조차 과잉생산에 시달리는 현재, 원교수는 중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의 특유한 농민 농촌 농업의 삼농주의에 기초하여, 북한이 이후 개방의 시기를 거쳐 다시 기계농으로 되돌아 갈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전승의 노동집약적 소농을 중심으로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유기농적 생태농업에 집중하기를 조언하면서, 기술, 생산, 판매, 자본 즉 소유 등 전 영역에 걸쳐서 농민과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전략을 채택할 것을 강력히 역설했다. 집단협업(지원)농업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라는 용어를 도입하면서 소농중심이 가질 수 있는 취약점을 지역을 거점으로 하여 자산asset과 경험과 성과를 공유하는 협업적 방식으로 해결하는 전략을 제시하였다. 이는 남한에도 도입 또는 적용되지 않은 사안으로 북한뿐 만 아니라 남한도 가능한 지역과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할 만한 내용이 아닌가 판단된다. 이하 강연의 내용은 오마이뉴스의 김덕영 기자가 아래와 같이 상세히 담아 주셨다.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 2018-10-22
아래의 내용은 10월 19일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글이다.
북한, 개방기회 열리면 생태농업으로 전환 빨라질 것
중국 원톄쥔 교수 강연회, ‘북한 개혁개방과 농업 중심 발전모델’ 주제로 진행

지난 17일 사단법인 다른백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정신문 등은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중국 원톄쥔 교수의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강의는 ‘북한개혁개방과 농업 중심 발전모델’이란 주제로 진행되었다. 변화하는 한반도의 정세 속에서 개혁개방을 준비하고 있는 북한 사회에 농업 중심 발전모델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시간이었다.
원테쥔 교수는 지난 2-30년간 농민, 농업, 농촌의 삼농주의로 중국 개방개혁기의 농업분야 정책을 주도해온 전 중국인민농업대학장 겸 농업개혁위원장 출신이다. 그는 삼농문제 전문가이자 “농민의 대변인”으로 불리는 학자이다. 특히 연구실에서 앉아서 이론을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조사하고 관찰하여 정책을 연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 혁명은 사회주의가 아닌 민족자본주의 건설과정’
2013년 국내에 출간된 원톄쥔 교수의 저서 <백년의 급진>은 그의 사상과 정책의 대안적 사유가 한국사회에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중국 현대사를 새롭게 해석해내는 그의 독창적인 사유는 국내의 많은 지식인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회주의를 표방한 중국 혁명의 정치적 목표는 민족자본주의의 건설이었다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이다. 국가 중심의 자본 축적 과정은 당시 중국의 극심한 자본 결핍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로 인식된다. 그러나 그의 사유 속에서 중국은 국가 중심의 자본축적 모델의 경로를 밟은 우파적 발전모델 국가이다. 국가 중심의 한국 자본주의 산업화 발전 모델과도 친자본적인 면에서 유사성이 높다. 이와 같은 그의 사유는 기존 이데올로기 중심의 중국 현대사 통념과는 거리가 멀다. 정통 마르크스주의 역사 발전론 해석과 달리 중국 혁명은 좌파적 과정이었다기보다 우파적 자본축적의 과정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원테쥔 교수는 강의 도입부에 남북 분단의 정치경제적 정세부터 짚었다. 오늘날 남북 분단의 정세를 낳은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2차 세계대전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다면 2차 세계대전은 왜 일어나게 되었는가.
바로 자본주의 경제발전의 모순 때문이라는 것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생산과잉, 산업과잉, 금융과잉의 모순은 지속 가능한 체제를 위협한다. 서구사회에서 불균형과 경제위기를 돌파하고자 선택한 것은 새로운 시장의 개척이었다. 과잉된 생산력을 새롭게 생성된 시장에서 해소하고자 했다. 이것이 제국주의 정책의 정치경제적 동기였다.
생산과잉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서구식과 중국식의 차이
서구사회는 제국주의적 외부 식민지 시장의 확장을 통해 과잉 문제의 해결을 도모했다. 그러나 국가 수립 직후부터 미국의 봉쇄 전략에 맞서야 했던 중국은 다른 방법을 동원해야 했다. 제국주의 해양으로의 시장개척이 아닌 내륙의 농촌을 개발하며 과잉 문제의 위험과 비용을 계속해서 농촌에 전가한 것이다. 중국이 현재까지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중요한 배경에는 중국 농민의 희생이 있었던 것이다.
원테쥔 교수가 주목한 중국 농촌의 현실은 바로 중국 농민들은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농민공으로 일하더라도 자신들의 농토에 대한 권리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농민이 도시로 나가 공업 부분에서 일자리를 찾는 동안에도 고향의 토지에서 산출되는 곡물에 의지해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급격한 도시화와 공업화가 진행되었음에도 지금까지 도시의 대규모 슬럼화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 원테쥔 교수의 분석이다. 중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친자본적 농업의 발전이 아닌 친민생적 협업 농업을 통해 생태적 문명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에게 있어 선택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필수 요소이다.
친자본적 농업발전인가, 친농민적 농업발전인가
자본 중심의 농업발전에서 농지의 사유화와 자유로운 매매가 허용되면, 그 순간 소농들은 지방 권력과 결탁한 자본에 의해 대규모로 토지를 빼앗길 위험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소농들은 농촌의 생활 기반을 잃게 될 것이고, 그런 농민들은 안정적으로 도시에 정착하기도 힘들어질 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농촌, 농민, 농업은 죽게 되고 그 결과는 전체 체제의 위협이 될 수 있다. 농촌이 죽으면 그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1980년대 이미 북한은 중국보다 앞서 소련식 빠른 공업화를 이루었다. 당시 북한은 산업화와 도시화 및 농촌 기계화가 높은 수준으로 진행되어 전체 인구 중 농민의 비율은 30%에 불과했다. 기계에 의존한 석유 중심의 북한 농업은 1991년 구소련 해체에 따른 원유 공급 중단으로 큰 식량 위기에 봉착한다. 이후 계속된 미국의 봉쇄정책에 맞서 북한은 효과적인 정책수단을 발휘하지 못하고 대규모 기아문제까지 초래했다.
같은 미국 봉쇄정책의 위기 가운데 쿠바의 선택은 북한과 달랐다는 것이 원테쥔 교수의 설명이다. 쿠바는 미국의 장기간 경제봉쇄에도 불구하고 2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식량위기를 극복하고 생태농업으로 전환하였다. 반면 북한은 여러 차례의 농촌경제관리 변화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지 못하다. 가장 큰 원인은 북한은 이른 시기의 기계화 농업을 이루어 30%의 농민 비율로 소농 중심의 자급자족 생태농업의 전환이 쉽지 않았고 경로의존성의 영향으로 기조 전환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테쥔 교수는 현재 북한은 개혁개방을 통해 기회가 열리면 어느 나라보다 생태농업의 전환이 빠를 것으로 예상했다. 긴 시간 동안 발전이 지체된 북한은 오히려 산업화로 오염되지 않은 자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어서 이를 활용한 생태농업 중심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의 유기농품은 품질이 우수하여 해외 시장에서 높은 가격으로 판매가 가능하며, 판매 수입으로 베트남, 중국, 한국 등에서 생산된 저렴한 식량을 구입하여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원 교수는 분석했다.
동아시아 생태문명을 상상하라
친민생적 유기생태농업의 전환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본이 지배하는 농촌이 아닌 농민, 사람이 중심이 되는 농촌을 건설하는 것이다. 각 개개인 농민은 자본에 대항하기 어렵다. 원테쥔 교수가 제시하는 방안은 공동체 지원 농업(CSA)이다. 공동체 지원 농업은 풀뿌리 조직들을 중심으로 농민이 직접 생태농업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한다.
서구 중심의 발전모델을 목표로 농업을 현대화하고자 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과잉의 문제를 초래한다. 오히려 농민과 농촌 그리고 농업을 자본의 지배 아래 두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생산과잉, 산업과잉, 금융과잉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기농 농업 중심의 생태문명은 지속 가능한 조화사회를 특징으로 한다. 제국주의 식민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시장에만 의존하지 않는 자체 순환적 경제시스템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생태문명의 기본적인 조건은 미개발 자연자원이다. 북한과 몽골, 시베리아 등의 내륙의 개발이 미진한 상태는 생태문명 관점에서는 최적 조건이다. 원톄쥔 교수는 앞으로 남북통합의 지정학적 변환과 함께 미국의 제재가 중지된다면 동아시아 생태문명이 탄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3년6월 27일 세계경제포럼은 중국이 오랜 시간 동안 세계무역기구에서 결의한 유해수산보조금 철폐 정책(World Trade Organization agreement for ocean sustainability)에 동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유해수산보조금의 대상은 공해와 연근해 그리고 타국의 수역에서 진행하는 조업행위에 지원된다. 국제 시민사회와 학자가 20여 년 전 해양 생물 개체수를 저감하는 유해수산보조금 문제를 인지했고, 세계무역기구에 유해수산보조금에 문제를 다뤄 달라고 요구가 지금의 논의를 끌어내고 있다.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유해수산보조금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도 20년간 해결책 없이 계속 논의만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기도 하다. 세계무역기구는 작년 6월 12일 제네바에서 유해수산보조금 문제에 대해 부분적으로 유해수산보조금을 지급하지 말자는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 내용은 유류비와 다른 보조금이 빠진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과 남획에만 한정한 유해수산보조금이라 세계무역기구에서 규정하는 보조금에 대한 정의를 규정하자는 의견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다른 협정과 마찬가지로 유해수산보조금에 대한 결의가 세계무역기구 협정에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시행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협정의 내용을 국내법으로 가져오는 절차와 유해수산보조금 지급에 해당하는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과 남획 대상을 규정하고 인과관계를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무역기구는 2025년 2월 모든 보조금 금지에 대한 협상을 재개한다.
유해수산보조금 철폐 결의 수용한 중국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순위를 보면 육지와 해양환경에 큰 영향을 주는 국가 그룹을 묶어볼 수 있다. 물론 환경을 보전하는데 강력한 법과 제도가 있는 예외적인 국가가 국내총생산 순위에서 눈에 띄기도 하지만, 나라 대다수는 이름만 들으면 절로 동의하는 나라다. 총생산량이 증가하기 위해선 많은 산업시설과 사회기반시설이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고, 이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육상이나 해상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량 상위 15개국을 순위별 나열하면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인도, 영국, 프랑스, 러시아, 캐나다, 이탈리아, 브라질, 호주, 한국, 멕시코, 스페인의 순서다. 국제사회에선 경제 대국 반열에 속한 나라 중 중국과 러시아를 세계무역기구 유해수산보조금 철폐 결의에 동의하게 만드는 일이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다. 한국과 일본은 중국과 러시아라는 그림자 속에 눈치를 보고있으리라는 것도 함께 예상한 일이었다. 그런데 중국이 결단을 내렸다.
예상과 다르게 중국은 천진에서 진행한 세계경제포럼 제14차 연례 회의에서 중국 정부가 해양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무역협정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앞으로 어떤 조치를 세부적으로 취할지 지켜봐야 하지만, 바다를 배경으로 활동하는 활동가들은 중국의 선택이 세계무역기구의 164개 회원국에게 유해수산보조금 철폐 결의에 동의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인지 각국 정부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 중국의 결의안 수용은 우리나라와 세계 활동가 네트워크에게 예상하지 못한 놀라움과 유해수산보조금 철폐에 대한 희망마저 주고 있다. 세계 수산물 생산 대국으로 불리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의 결정을 쉽게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2020년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등록된 중국의 선박은 564,000척에 달한다. 많은 어업국이 중국의 유류보조금과 유해수산보조금 지원 정책을 핑계로 각국의 유해수산보조금 사업의 철폐를 미뤄오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같은 상황이다. 해양생태계의 재자연화를 위한 정책을 제안하면 어업과 관련한 이해관계자는 중국의 정책과 비교했을 때 손해가 크기 때문에 우리는 할 수 없다는 게 주된 변명이었다. 많은 나라에 거대한 핑곗거리를 제공하던 중국 정부가 전과 다른 모습으로 유해수산보조금 철폐 결의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유해수산보조금과 수산제도의 현실화
유해수산보조금은 세금을 통해 어업 강도를 유지하는 비용으로 볼 수 있다. 국제사회에서 언급되는 가장 큰 예는 유류보조금이다. 유류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조업을 해도 손실이 발생하는 어업이 존재한다. 경제적 손해가 예상되는 어업에 보조금을 지급해 억지로 조업을 유지하고 있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유류보조금이 없이 순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건 해양 생물의 개체수가 대폭 감소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해양생물의 감소 중 가장 큰 원인은 인간 활동에 의한 간섭이다. 또, 해양생물에 영향을 주는 인간 활동의 간섭 중 하나는 강도 높아진 어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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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수산보조금 철폐 결의를 수용한 국가 지도[/caption]
우리나라의 수산업법이 일제 강점기 일본의 수산업법에서 시작하다 보니 그동안 발전한 어선의 마력, 강도가 높아진 그물, 어군 탐지 능력, 가벼워진 선체 등 다양한 기술 발전을 법령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은 2020년 태평양 전쟁 당시 만들었던 수산업법을 개정했다. 우리나라도 2021년 수산업법 전부 개정안을 통과했지만, 법령과 현실은 아직도 상당한 거리와 괴리가 있다. 강도 높은 어업으로 파괴된 해양생태계를 재자연화할 수 있는 법령으로 변경하기에 정부의 태도는 어업 이해관계자를 설득할 자신이 없는 것처럼 소극적으로 보인다. 정부가 개정안에서 어구 관리와 어구 보증금에 관한 근거법령을 남긴 건 작게나마 환영할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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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30일 현재, WTO 유해수산보조금 철폐 결의를 수용한 국가 ©WTO[/caption]
결의가 세계무역기구 협정에 포함되기 위해선 164개국의 2/3국인 109개국이 결의에 동의해야 한다. 오늘 8월 19일까지 지난 6월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과 남획에 대한 유해수산보조금 철폐 결의에 동의한 국가는 스위스, 싱가포르, 세이셜, 미국, 캐나다, 아이슬랜드, 아랍에미래이트, 유럽연합, 나이지리아, 벨리즈, 중국, 일본, 가봉, 페루, 우크라이나 순이다. 중국이 결의안을 수용한 후 일본이 일주일 만에 세계무역기구의 결정을 따라 수용하면서 동북아시아권에선 우리나라만 이 결의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 나라가 됐다. 중국의 WTO 수산 유해수산보조금 중단 결의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 어업국의 정책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한국 정부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나라는 세계 유해수산보조금 지급국 상위 15개국 안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상위 15개 유해수산보조급 지급국 중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 유해수산보조금 총액은 14.996억 달러로 한화 약 2조가 넘는 금액이다. 이 중 배타적경제수역을 포함하는 관할수역 내에서 사용된 유해수산보조금은 13억2천억 달러로 전체 금액의 88%에 달한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는 세계 유해수산보조금의 20%에서 37%가 공해나 관할수역 외곽지역에서의 어업에 지원된다고 밝히고 있다. 바다에서 해양생물이 회유하는 동안 국경의 간섭을 받지 않지만, 이동하는 해양생물을 목적으로 어선이 따라가며 포획할 때 생기는 생태적 영향은 결국 모든 국가의 연근해 관할수역 생물까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세계무역기구의 유해수산보조금의 범위가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과 남획에 한정돼 높아진 어업 강도를 고려한 유해수산보조금의 철폐를 요구해야 한다.
유해한 보조금 대신 유익한 보조금으로
해양생태계에 유익하게 작용하는 보조금이 있다. 한 예로 해양보호구역을 보전하는 비용이다. 법으로 지정한 해양보호구역은 인간 간섭을 최소화해서 해양생태계를 복원할 목적으로 지정한다. 실제로 영국의 라임베이 해양보호구역, 미국의 파파하노모쿠아키아 해양보호구역은 법적 지정후 영국 바다와 태평양에 직접적인 해양생물 개체수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연구됐다. 파파하노모쿠아키아 해양보호구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어업금지 구역으로 2006년에 지정됐다. 2016년 오바마 대통령 정부에 의해 그 규모를 넓힌 해양보호구역은 스페인 영토 세 배에 달했다. 2022년 10월 20일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파파하노모쿠아키아와 관련된 논문에는 어업금지 해양보호구역의 넘침효과(Spillover effect)를 통해 태평양 황다랑어의 개체수가 54% 증가하고 눈다랑어 개체수가 12%가 증가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비단 다랑어류 뿐 아니라 모든 어종 개체수의 8%가 증가하게 했다는 주장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인류와 해양생태계가 서로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생태계에 유해한 보조금을 폐지하고 해양생태계가 재자연화할 수 있는 유익한 보조금으로 변화해야 한다. 인간 간섭을 없앤 해양보호구역의 확대는 해양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인류와 해양생물의 공존점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무역기구 유해수산보조금 철폐 결의를 수용한 WTO 회원국[/caption]
최근 중국과 일본이 세계무역기구(WTO)의 유해수산보조금 철폐 결의를 수용했다. 지난 7월 27일 중국이 세계경제포럼 기간 중 세계무역기구 협의에 참여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일주일 뒤 일본이 세계무역기구의 유해수산보조금 철폐 결의를 수용한 것이다. 유해수산보조금은 연근해와 주변 국가 수역 그리고 공해상 조업에 지급되지만, 생태적으로 악영향을 끼치는 활동에 지원되는 보조금을 말한다. 국제사회는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보조금을 줄이고 해양보호구역과 같은 생태계에 유익한 보조금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 하지만 동북아 삼국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유해수산보조금 철폐 결의에 대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한국 정부가 조속히 유해수산보조금 철폐 결의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
지난 6월 27일 세계경제포럼에서 중국이 오랜 시간 동안 세계무역기구에서 결의한 유해수산보조금 철폐 정책에 동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일주일 뒤 일본 역시 WTO 유해수산보조금 철폐 정책 동의를 공식화했다. 국제 시민사회와 학자가 20여 년 전 해양 생물 개체수 저감에 영향을 끼치는 유해수산보조금 문제를 인지했고, 세계무역기구에 유해수산보조금에 문제를 다뤄 달라고 요구가 지금의 논의를 끌어내고 있다.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유해수산보조금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도 20년간 해결책 없이 계속 논의만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기도 하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작년 6월 12일 제네바에서 유해수산보조금 문제에 대해 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과 남획에 사용하는 유해수산보조금을 지급하지 말자는 협의를 이끌어냈다.
정부는 장기적 안목으로 해양생태계에 유익한 보조금의 확장을 고민해야 한다. 세계무역기구의 유해수산보조금 범위는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과 남획에 한정돼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높아진 어업 강도를 고려해서 관련된 유해수산보조금의 철폐를 이끌고 해양생태계에 유익한 영향을 주는 보조금을 고민해야 한다. 한 예로, 해양보호구역과 같이 해양생태계를 보전하면서 생물 다양화에 영향을 끼치는 보호구역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다. 해양보호구역과 같은 보호구역에 보조금을 지출하면, 장기적 해양생물의 다양성을 보장하고 어민과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유익한 보조금이 될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가 국제 사회의 목소리에 더 빠르기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길 요구한다. 이번 결의가 세계무역기구 협정에 포함되기 위해선 164개국의 2/3국인 109개국이 결의에 동의해야 하는 단계가 있다. 오늘 8월 21일까지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과 남획에 대한 유해수산보조금 철폐 결의에 동의한 국가는 스위스, 싱가포르, 세이셜, 미국, 캐나다, 아이슬랜란드, 아랍에미리트, 유럽연합, 나이지리아, 벨리즈, 중국, 일본, 가봉, 페루, 우크라이나다. 비록 15개국이지만 짧은 시간 동안 미국, 유럽연합, 중국, 일본 등 해양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국가들이 결의를 수용해 협정으로 만들어지는데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흐름으로는 동북아시아에서 우리나라만 이 결의에 동의하지 않는 나라로 나타난다. 결국, 우리 정부가 유해수산보조금 철폐는 따르게 될 국제적 흐름임을 인지하고 우리 정부가 더 선도적인 입장을 보여야 할 때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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