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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들의 놀이터! 청춘박람회에서 선거제도 개혁으로 다함께 차차차~

청춘들의 놀이터! 청춘박람회에서 선거제도 개혁으로 다함께 차차차~

익명 (미확인) | 월, 2018/10/15- 19:36


청춘들의 놀이터! 청춘박람회에서 선거제도 개혁으로 다함께 차차차~

비례민주주의연대와 청년참여연대 친구들과 함께 <소원트리에 소원적고 정치개혁에 동참하세요>라고 사람들께 2가지소원(원하는정책)적어달라고 하고, 현행 소선거구제와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설명한다음에 우리가 투표한 절반의 표는 사표된다고 하고 한표는 쓰레기통에, 한표는 트리에 거는 퍼포먼스를 했습니다. 그리고 청춘박람회 50개 부스앞을 지나면서 몇몇 친구들과 함께 <선거제도 개혁으로 민주주의 완성하자>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했습니다.

청춘박람회 부스는 성공적이었고 참가한 청년단체 50군데 모든 곳에 <선거제도 개혁>키워드를 알렸습니다. 너무 재밌었어요~!!

“선거제도 개혁으로 민주주의 완성하자!”, ”2018년에는 선거제도 개혁!”

⭐️교육 담당 찬영님, 무한님, 원희님, 수빈님. 홍보담당 희수님, 성훈님,민석님. 촬영담당 카멜로온~ 다들 고생많으셨어요!!

영상. 청바지X비례민주주의연대
“지구를 지키자!지구를 지키자!지구를 지지지지지키자! 선거법바꾸자!선거법바꾸자!선거법바바바바바꾸자!”

#비례민주주의연대, #청년참여연대정치분과,#비례성을보장하는선거제도개혁으로청년정치만들자아#2018청춘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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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대 대선, 많은 이슈 속에서 ‘청소년 참정권’이 하나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국회에서도 18세에 선거권을 부여하자는 논의가 진행됐지만 실현되지 못했는데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19세 이상을 선거연령으로 정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일단 찍어보고 싶습니다’ 캠페인으로 청소년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이를 통해 청소년의 정치적 기본권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 찾아보려 합니다.

* 인터뷰 전문
– 인터뷰이 : 신흥고등학교 ‘박지환’님

Q. 자기소개
– 안녕하세요. 전주 신흥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지환이라고 합니다.

Q 세월호 3주기 행사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오게 되었어요. 2014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는 중학교 2학년이었거든요. 그 당시에는 사실 세월호 문제에 관심은 없었고 ‘수학여행을 못 갔구나’라는 생각만 했어요. 그런데 조금씩 사회 문제에 관심 두게 되면서 농성장 등에도 다녔거든요. 이후 세월호 사건을 다르게 보게 됐어요. 바다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같은 게 아니라 국가가 304명의 생명을 수장시켜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회참여

Q. 어떻게 사회문제에 관심을 두게 되었나요?
– 제가 어렸을 당시에 아버지가 조금 가부장적이셨어요. 집에서 만화 같은 것을 보지 못하고 뉴스만 봤거든요. 그러다 보니 정치에 자연스레 관심을 두게 됐어요. 관련 책 등을 찾아서 읽고 그러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백남기 농민 돌아가셨을 때 많이 울었어요. 그때는 수업 끝나고 집회에 참석하는 걸 반복했어요. 또 성주에 사드가 배치된다는 소식도 들었는데요. 페이스북에서 ‘21세기 민주화의 성지, 성주’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의 사진을 봤어요. 뭔가 전율이 느껴졌죠. 그래서 다음 날 바로 성주에 갔어요.

Q. 시위에 참여하면 주변 반응은 어떤가요?
– 신기하게 보죠. 왜 참여하냐는 사람들도 있어요. 저는 학생이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이에요. 국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게 참여할 자격이 있는 거죠. 참여에 ‘애, 어른’이 어딨나요?

Q. ‘청소년’이라서 활동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는지?
– 어른들이 많이 반대하세요. ‘학생이면 학생답게 공부나 해라’, ‘나중에 데모꾼 되려고 그러냐’라고 말씀하시곤 해요. 하지만 우리는 4·19 혁명을 4·19 학생운동이라고도 부르잖아요. 5·18 민주화 항쟁 때도 그렇고, 한국 민주주의 현장에는 늘 학생들이 있었어요. 작년 촛불집회에도 학생들이 많이 나와서 눈길을 끌었잖아요.

Q. ‘청소년참여위원회’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 제 꿈이 정책연구원인데요.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추천해주셔서 참여하게 됐어요. 전주시 의회에 제안할 수 있는 데다가 청소년 행사도 모니터링 할 수 있는데, 제가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Q. 제안하고 싶은 정책이 있나요?
– 저는 민주주의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 민주주의 교육을 한다고 해요. 미국은 유치원에서부터 선거하는 방법을 알려준대요. 사회는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학생이 정치에 관심을 두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대로 된 교육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민주주의를 포함한 여러 정치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민주주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카를 포퍼’(Karl Raimund Popper)라는 사람이 그랬대요. 정말 무능하고 악질인 사람이 정권을 잡더라도, 그들이 나쁜 짓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게 민주주의라고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졌을 때,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탄핵 되는 과정을 보니까 생각이 바뀌었어요.

Q. 사회참여 후 지환님에게 생긴 변화는?
– 참여 전에는 정부의 정책에 큰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관심 갖고 보니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청소년의 참정권

Q. 청소년 참정권에 관심 두게 된 계기는?
– 우리나라는 만 18세에 많은 의무를 부과해요. 하지만 참정권은 주지 않아요. 해외에서는 만 18세는 물론 만 17세에 선거권을 부여한 국가도 있어요. 만약 우리나라도 선거권을 만 18세로 낮추게 되면, 정치인들이 청소년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요? 청소년을 위한 공약도 생길 것 같고요.

Q. 투표권이 생긴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 저는 지금보다 정치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 같아요. 만 18세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투표권이 생기면 선거철에 대선토론 등을 좀 더 관심 있게 보면서 후보 간 공약도 비교해볼 것 같아요.

* ‘일단 찍어보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리즈 영상 목록

① 우리도 ‘현재’를 사는 국민이다 (영상 보기)
② 글쓰는 청소년_ 학생다운 게 무엇인가요? (영상 보기)
③ 일상을 고민하는 청소년_ 모든 것이 공부다 (영상보기)
④ 사회를 고민하는 청소년_ 애와 어른의 기준

금, 2017/07/1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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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피해 30조 원이라는 가짜뉴스

글 | 허광준(오픈넷 정책실장)

 

사회 현상에 대한 연구는 지적 작업으로서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현실을 진단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초석이 된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잘못된 진찰에서 올바른 처방이 나올 수 없듯이, 사회 현상을 부정확하게 판단하면 제대로 된 대책이나 정책이 나올 수 없다.

가짜뉴스 현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이 문제가 실제로 얼마나 심각하고 구체적으로 얼마나 큰 손해를 끼치는지는 알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손해를 측정해 보려는 노력은 꼭 필요한 일일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3월 17일 발표한 연구 ‘가짜 뉴스의 경제적 비용 추정과 시사점’은 이렇게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작업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뜻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연구의 내용은 사회 현상을 진단하고 예측하는 작업으로서는 허점투성이여서, 여론과 정책을 이끄는 지침으로 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대경제연구원 가짜뉴스

그럼에도 가짜뉴스의 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가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 슬로우뉴스가 우려했듯이 이러한 주먹구구 진단이 마치 정설인 것처럼 단정되어 회자하고 심지어 입법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실정이다. 말하자면 사회 현상에 대한 오진이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며 잘못된 처방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 검토  

여기에서 해당 연구를 다시 한번 검토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흔히 연구자들이 남이 한 연구를 검토할 때 가장 눈여겨 보는 것은 방법론이다. 어떤 과정을 통해 가설을 검증하고 연구 질문에 대답하였는지를 밝히는 부분이다. 일단 여기서 문제가 없어야 해당 연구의 근본적 타당성이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가짜뉴스 비용 추정 작업은 다음과 같은 방법론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1. 가짜뉴스 건수는 실제로 유통되는 기사의 1%라고 가정한다. (가짜 뉴스의 실제 건수를 알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2. 가짜뉴스의 대상은 연예인/운동선수, 기업, 정치인, 일반인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이들이 등장하는 문화, 스포츠, 정치, 산업, 사회 기사만을 대상으로 한다.)
  3. 가짜뉴스의 경제적 비용은 당사자(개인이나 기업)가 입는 피해와 사회적 피해로 구분된다.
  4. 개인에 대한 가짜뉴스 피해는 1달 동안 지속된다고 가정하고, 그 개인의 월 소득을 피해 금액으로 추정한다.
  5. 기업에 대한 가짜뉴스 피해는 하루 동안 지속된다고 가정하고 그 기업의 하루 매출액을 피해 금액으로 추정한다.
  6. 사회적 피해는 정보통신망법상의 벌칙 조항(제70조)에 따라 판결된 실제 건수를 고려하여 가짜뉴스 1건당 사회적 피해액을 추정하고 이를 합산한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나온 결론은 다음과 같다.

현대경제연구원

이러한 과정을 들여다보면, 이 연구의 가정과 추정에 많은 문제가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가짜뉴스는 1%? 

전체 유통 기사의 1% 분량을 가짜뉴스로 정한 것은 아무런 근거도 없다. 왜 2%, 5%, 0.5%, 0.1% 분량이 아니고 1%여야 하는지 설명할 수 없다. 0.5%로 잡았다면 충격적인 피해액은 절반으로, 0.1%로 잡았다면 10분의 1로 줄어들었을 것이다.

1% 분량으로 잡았더니 1년간 유통되는 가짜뉴스는 13만 건이었다. 매일 356건의 가짜뉴스가 생산되어 나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가짜뉴스란 개인이 대충 만들어 서너 명 돌려보고 끝나는 것들이 아니라, 매체 기사 수준으로 만들어져 뉴스와 같은 파급력을 가지며 개인과 기업에 피해를 주고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가짜뉴스를 말한다. 이런 게 매일 수백 건씩 생산된다면 한국의 매체와 여론 시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상황일 것이다. 이는 실제보다 엄청나게 부풀려진 것으로서,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도 동의하기 어려운 수치다.

2. 개인 피해액

가짜뉴스의 개인 피해액을 한 달 월 소득으로 잡은 타당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연구에서는 가짜뉴스의 대상이 된 운동선수, 연예인, 정치인, 일반인이 한 달 동안 아무 일을 못하며 소득도 올리지 못한다고 가정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설령 뜬소문, 헛소문, 유언비어의 대상이 되어 곤욕을 치른다 하더라도, 그 때문에 식음을 전폐하고 경제활동을 접어 한 달 동안 밥을 굶은 연예인이나 정치인은 그리 많지 않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먹고살아야 하는 일반인은 말할 것도 없다.

돈 계산기

3. 기업 피해액

가짜뉴스로 인한 기업 피해액을 하루 매출액으로 잡은 타당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연구는 기업에 대한 가짜뉴스의 유포 기간을 하루로 가정했다. 가짜뉴스가 하루 유포되고 말다니,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그럼에도 그렇게 잡은 것은, 기업 매출액을 피해액으로 잡을 경우 날짜가 늘어나면 피해액이 터무니없이 커지기 때문일 것이다.

만일 기업의 하루 매출액이 10% 정도 줄어들고 그 기간이 한달 동안 지속된다거나 했으면 좀 더 상식적이었을 것이다. 물론 그랬더라도 억지인 것은 여전하지만 말이다.

한편 기업과 관련한 가짜뉴스가 바로 해당 기업 제품의 매출 중지로 이어진다는 것도 과도한 단정이 아닐 수 없다.

4. 사회적 피해액

사회적 피해액은 정보통신망법상 거짓, 혹은 사실 유포를 통한 명예훼손 판결을 근거로 했다. 예컨대 벌금의 경우 사실 명예훼손은 최고액이 2천만 원, 거짓 명예훼손은 5천만 원인데, 연구는 이를 퉁쳐서 대충 4천만 원으로 잡았다. 그렇게 한 이유는 “피해 금액을 추정하기 어려우므로”다.

실제 피해액을 산정하기 위해 법의 적용을 원용하려면, 당연히 실제 판결 내용을 고려했어야 할 것이다. 법정 최고액으로 판결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실제 판결을 고려하지 않고 최고액으로 따지면 엄청나게 부풀린 금액이 나올 수밖에 없다. 법정 최고액이 실제로 발생한 사회적 비용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돈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해당 연구가 계산해 낸 가짜뉴스 피해액은 비상식적인 가정과 주먹구구 추산에 바탕하여 어이없이 부풀린 억지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가짜뉴스의 경제적 비용은 30조 원!’ 같은 자극적인 결론은 기정사실화하여 널리 유포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야말로 가짜뉴스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가짜뉴스와 선거 

슬로우뉴스의 관련 기사에는 해당 연구를 진행한 현대경제연구원 담당자 인터뷰가 실려 있다. 이 내용을 보면 담당자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것은 가짜뉴스 때문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액 추산이 명확한 근거도 없이 주먹구구로 엄청나게 부풀려져 있”다는 오픈넷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미국 사례를 봐도, 지난 미국 대선에서 가짜 뉴스가 판세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때문에. 그러니까 가짜뉴스로 인해 대통령이 바뀌었다면, 그 비용을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 [팩트체크] 가짜 뉴스 피해액 연간 30조 원? 중에서

비록 “바뀌었다면”이라는 가정법을 쓰긴 했지만, 그 앞의 언급 내용, 또 뒤에서 똑같은 표현을 다시 한번 쓴 점 등을 고려하면 그는 실제로 가짜뉴스 때문에 미국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만이 아니다. 가짜뉴스의 위험을 과장하며 극단적인 처벌법을 제정하려고 시도하는 정치인들도 비슷한 인식이고, 또 가짜뉴스에 대한 수다스러운 보도들을 본 일반인 상당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도시 전설이거나 환상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러한 사실이 입증된 적은 없다. 가짜뉴스가 널리 퍼졌다는 것, 그걸 본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 그런 상황이 매스컴을 통해 자주 보도되었다는 것 등과 실제로 가짜뉴스가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전혀 다른 명제다.

선거 투표

미국 선거를 잠깐 복기해 보자. 어느 모로 보나 민주 국가의 지도자로서 부적격자인 듯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한 것은 놀라운 일이긴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가짜뉴스 현상이 다 설명하지 못하는 분명한 정치·사회적 배경이 있다. 힐러리 클린턴이 대표하는 부유한 진보적 계층에 반감을 가지는 백인 노동자층의 지지가 그것이다. 클린턴의 선거 운동이 전략적으로 실패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평가는 선거 직후에 무수히 쏟아져 나왔다.

트럼프 승리를 가짜뉴스의 탓으로 보려는 시각은 이러한 엄정한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고 패배를 인정할 수 없어서 다른 핑계를 찾으려는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정치적 인지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핑계가 필요한 것이다.

페이스북 CEO인 마크 주커버그는 트럼프가 승리한 뒤, 가짜 뉴스가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미친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내가 만난 미국 소셜 미디어의 고위 관계자는 가짜뉴스를 트럼프 당선의 주요인으로 간주하는 주장이 힐러리 클린턴 캠프의 선거 전략 실패를 감추려는 노력에서 나온 것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짜뉴스를 퇴치하는 활동을 하는 미국 시민단체 ‘퍼스트 드래프트(First Draft)’의 전문가조차 가짜뉴스가 트럼프를 당선시켰는지에 대해 “잘 모르겠다”라고 대답했다.

퍼스트 드래프트 https://firstdraftnews.com/2016-year-fake-news-stepped-looking-glass/ 가짜뉴스를 퇴치하기 위해 활동하는 ‘퍼스트 드래프트’

그런데도 일부 한국인은 가짜뉴스라는 낯설고도 엄청난 사태 때문에 미국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에 뭔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주장한다. 이들은 지난 5월 한국의 대선 국면에서도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선거 국면을 뒤흔들었다고 기억한다.

이들에게 묻고 싶다. 문재인이 가짜뉴스 때문에 당선되었는가? 가짜뉴스가 없었다면 홍준표가 당선되었을 것인가? 오로지 가짜뉴스 때문에 새로 문재인을 새로 지지하게 되었거나, 혹은 반대로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진정한 노출'(true exposure) 

이러한 의문들에 대한 (부정적인) 대답은 이제 현대경제연구원 식의 주먹구구 추산이 아니라 좀 더 실증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나오고 있다. 통념이나 오해와는 달리 ‘미국 대선에서 가짜뉴스의 영향은 실제보다 훨씬 과장되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은 뉴욕 대학과 스탠포드 대학 연구진이 함께 수행한 연구다.1 이 연구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전파된 가짜뉴스가 정말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지를 검증해보았다. 이들은 당시 실제로 유통된 가짜뉴스 156개를 선정하고, 이들 뉴스가 유통된 기간을 조사하였으며, 선거가 끝난 뒤 한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유권자 1,208명을 대상으로 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 가짜뉴스가 ‘트럼프에 유리한 것이 많았고 또 폭넓게 전파되었다’라는 점은 분명했으나, 이러한 뉴스들이 ‘진정한 노출(true exposure)에는 이르지 못했음이 드러났다. 즉, 사람들은 이러한 가짜뉴스를 보긴 했으나 이를 진실로 믿거나 기억하지는 않았다. 생산과 전파가 바로 선거에의 영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진실 기억 사실 퍼즐가짜뉴스는 여기에 노출된 대다수 독자(유권자)에게 “진정한 노출”(true exposure), 즉 진실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또 한 가지 증거는 미국인에게 있어 SNS는 여전히 부차적인 뉴스원이라는 점이다. 해당 연구가 설문 대상자 1천여 명에게 작년 대선에서 가장 중요하게 사용한 뉴스원이 무엇이냐고 물은 데 대해 SNS는 14%에 지나지 않았다. 반면 텔레비전은 58%에 이르렀다. 가짜뉴스 하나하나가 실제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되려면 텔레비전으로 방영되는 선거 광고 36개에 맞먹는 영향력을 가져야 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것은 비현실적인 일이다.

연구자들은 사람들이 왈가왈부하는 데에만 주목하면 대선에서 SNS가 엄청난 역할을 한 것처럼 오해하게 되지만, 실제 연구 결과는 그와는 크게 다르다고 말한다. 게다가 가짜뉴스의 실제 영향력이 보잘 것 없다는 결론을 이끌어 낸 자신들의 연구도 여전히 가짜뉴스의 역할을 과장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이를테면 트럼프에게 유리한 가짜뉴스는 어차피 트럼프를 지지하고 그에게 표를 줄 결심을 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회자하였는데, 이런 점을 고려하면 가짜뉴스가 선거에 영향을 미친 정도는 흔히 논의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수치로 밝혀낸 자신들의 연구 결과보다 더 미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명의 연구자들은 연구 말미에서 가짜뉴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그들의 해답은 두 가지다. 첫째, 뉴스 왜곡을 가져오는 정보 시장의 실패에 대처하는 것, 다시 말해 올바른 정보가 더 확산하도록 노력하는 것. 둘째, 페이스북이나 구글 같은 소셜 미디어 회사들이 자율적으로 가짜뉴스 억제에 나서야 한다는 것. 정부가 가짜뉴스를 규제해야 한다거나 법을 만들어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 따위는 아마 생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엉터리 자료에 근거한 가짜 뉴스 마케팅 

가짜뉴스와 관련한 해외 컨퍼런스나 회의에서 나는 한국 정치인들이 가짜뉴스를 규제한답시고 각종 법을 만들려는 시도를 소개한다. 이런 말을 꺼내면 회의장은 단박에 흥미로운 눈초리로 가득 찬다. 법으로 국민 입을 막는다는 우악스러운 시도가 나름 선진국에서 벌어진다는 게 외국인들 눈에는 신기하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돌아오면 내 메일함에는 외국 참석자들이 개인적으로 보낸 이메일들이 들어와 있다. 한국의 입법 시도 사례를 좀 더 자세히 알려주는 자료를 달라는 것이다. 불행히도 이들에게 보낼 영문 자료는 별로 없다. 한국에서는 가짜뉴스로 대통령이 바뀐다는 것이 상식인 것처럼 되어 있고, 그래서 관련자를 잡아 족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별다른 논란이 안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잘못된 인식을 부채질하는 것은 엉터리 연구, 그리고 그런 부정확한 자료나 선입관에 근거해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의 가짜뉴스 마케팅이다. 민주 국가의 정치인으로서 뭣이 중한지 모르는 이들은 이제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판이다.

1. Hunt Allcott, Matthew Gentzkow, ‘Social Media and Fake News in the 2016 Election’,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 VOL. 31, NO. 2, SPRING 2017, (pp. 211-36).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게재하고 있습니다. (2017.08.07.)

수, 2017/08/0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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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대 대선, 많은 이슈 속에서 ‘청소년 참정권’이 하나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국회에서도 18세에 선거권을 부여하자는 논의가 진행됐지만 실현되지 못했는데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19세 이상을 선거연령으로 정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일단 찍어보고 싶습니다’ 캠페인으로 청소년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이를 통해 청소년의 정치적 기본권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 찾아보려 합니다.

* 인터뷰 전문
– 인터뷰이 : 전주공업고등학교 ‘전희원’님

Q. 자기소개
– 전주공업고등학교 YMCA 동아리 회장 전희원입니다.

Q. 촛불집회에 참여한 계기는?
– 어떤 계기가 있어서 참여한 건 아니고요. 집회 소식을 들었을 때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정유라 사건은 저한테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아요. 하지만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부당한 일을 당하는 건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내’일이 아니라고 해서 무시하면 안 된다는 마음에 나갔던 거죠.

Q. 집회 참여 후 희원 님에게 생긴 변화는?
– 학교에서 탄핵 선고 과정을 TV 생중계로 지켜봤어요. 보면서 저도 탄핵에 조금이나마 기여한 것 같아서 좋았어요. 촛불집회 참여 전에는 ‘정치’가 저한테 먼 나라 이야기 같았거든요. 하지만 집회를 통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제가 직접 나서서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적 활동을 통해서도 공부만큼 배울 수 있는 게 많으니까요. 경험을 쌓으면서 생각도 넓힐 수 있고요.

Q. 집회에 참여했을 때 주변 어른들의 반응은?
– ‘어린데 벌써 이런 활동에 참여하냐’라는 말을 들으면 ‘해야 하니까요’ 말고는 별다른 이유가 없어요. ‘청소년이 미래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우리는 이미 청소년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미래를 생각하면서 이 시기를 보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고요.

Q. ‘청소년’이라서 활동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는지?
– 어른들이 많이 반대하시죠. ‘학생답게 공부나 해라’, ‘나중에 데모꾼 되려고 그러냐’라는 말도 들어요. 하지만 우리는 4·19 혁명을 4·19 학생운동이라고도 부르잖아요. 5·18 민주화 항쟁 때도 그렇고, 한국의 민주주의 현장에는 늘 학생들이 있었어요. 작년 촛불집회에도 학생들이 많이 나와서 눈길을 끌었잖아요.

Q. 청소년의 의견이 반영 안 된 것 같다고 느낀 적 있나요?
– 학교 기숙사에서 저희 의견은 듣지 않고, 부모님이 항의하니까 그제야 조치를 해준 적이 있었어요. 학교 규칙도 학생들의 의견을 좀 더 반영해서 만들었으면 좋겠고요.

청소년도 시민이다

Q. 청소년이 사회참여를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 정책을 결정하거나 만들 때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걸 제도화시켜야 하고요.

Q. 투표연령이 낮아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 어른들이 청소년을 주체성을 가진 존재로 보지 않는 것 같아요.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만 여기니까요. 청소년을 ‘미래’보다 현재의 ‘시민’으로 보는 게 우리를 더 성장하게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참정권이 있다면

Q. 청소년에게 투표권이 있으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 저희에게 투표권이 생긴다면 정치인들이 청소년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요? 저희를 위한 공약도 생길 거고요. 저희도 어떤 후보의 정책이 좋은지 이야기나 토론을 하며, 더 나은 방향을 생각할 수도 있고요. 이러면서 사회는 좀 더 좋아질 거고요.

Q. 투표연령은 몇 세여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 만 18세면 운전면허증을 발급 받을 수 있고 결혼도 할 수 있는데 투표만 못 해요. 이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다 할 수 있는데 ‘투표’만 못하는 거니까요. 따라서 만 18세가 되었을 때, 다른 것처럼 투표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일단 찍어보고 싶습니다’ 인터뷰 시리즈 영상 목록

① 우리도 ‘현재’를 사는 국민이다 (영상 보기)
② 글쓰는 청소년_ 학생다운 게 무엇인가요? (영상 보기)
③ 일상을 고민하는 청소년_ 모든 것이 공부다 (영상보기)
④ 사회를 고민하는 청소년_ 애와 어른의 기준 (영상보기)
⑤ 촛불을 든 청소년_ 해야 하니까 했을 뿐

목, 2017/08/1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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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지방선거 ‘17개의 좋은정책’ 제안> 발표

12가지 민생·복지·노동·청년 분야 사회경제정책과 5가지 지방정부 투명성 제고방안 등 모두 17개 정책제안

정당과 후보자들에게 지방선거 공약으로 채택 촉구

 

참여연대는 오늘(05/03, 목)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에서 정당과 후보자들에게 제안할  <2018년 지방선거 ‘17개의 좋은정책’ 제안> 이슈리포트를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지역주민의 삶을 바꾸고, 지방정부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제 정당과 후보자들이 17개 ‘좋은정책’ 과제를 공약으로 채택해 줄 것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최근 대두되고 있는 복잡한 사회경제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지역주민의 삶을 개선할 주거와 복지정책, 중소상공인 보호, 노동친화적 지방행정, 청년 지원 관련 12개의 사회경제정책을 제안했다. 구체적인 정책제안 목록은 아래와 같다.

 

<삶의 질 향상 사회경제정책 12개 목록>

 

- 주택·상가 표준임대료의 실태조사와 공시제도 도입

- 아파트·집합건물 관리비 분쟁 해결 위한 전담센터 설치

- 지자체 차원의 장기공공임대, 사회주택 공급 확대

- 보육, 장기요양 시설을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 공공어린이집 확충

- 공공보건의료기관 확충

- 방과후 돌봄교실 확충

- 지역 경제 상생을 위한 조례 제정

- 중소상인 보호 위한 지자체 권한 확대

- 노동친화적 지방자치행정 시스템 구축

- 청년·대학생의 등록금 및 주거 부담 완화

- 구직자 권리 보호 및 채용비리 대책 마련


 

참여연대는 지방정부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민들의 지방정부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5개의 정책도 함께 제안했다. 참여연대는 무상급식과 생활임금 등의 사례와 같이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정책결정과 집행이 주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그 중요성이 과소평가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정책들을 통해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민의 신뢰를 제고하는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정부 투명성 관련 정책 5개 목록>

 

- 공익제보 관련 조례 제정

- 지방정부 합의제 감사위원회 도입 및 독립성 강화

- 지방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 도입⋅강화

- 지방정부 행정정보공표 확대

- 지방의회 예산안⋅조례안⋅결의(동의)안 100% ‘기명 투표’ 실시

 

참여연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업은 물론, 주민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지방정부의 독자적인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주요 정당과 광역지방정부 후보자 등에게 정책제안 자료를 전달하고, 선거 이후 지방정부의 행정과 지방의회 활동에 반영될 수 있도록 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이슈리포트 [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18/05/0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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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 교육감 선거)에 대한 출구 조사가 발표됐다.

출구 조사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우파 정당들이 대패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광역단체장은 8명에서 2명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측된다. 12곳에서 치른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자유한국당은 겨우 1∼2석을 건질 것으로 예측된다.

광범한 사람들이 호전적 대북 입장과 노골적인 친기업·반노동으로 일관하는 자유한국당에 분노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박근혜 퇴진 촛불과 대선에서 나타난 반우파 정서가 여전하다.

물론 이번 선거에서 대중의 진보 염원은 (우파 야당에 반대해) 민주당에 투표하는 현실적 선택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이런 염원을 채워 주지 못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동안 정부·여당은 근로기준법 개악, 구조조정, 최저임금 삭감법 통과 등 나빠지는 경제 상태의 책임을 노동계급에 떠넘겼다. 그 때문에 지난 1년 동안 노동자들의 불만과 항의가 쌓여 왔다.

따라서 진보 염원이 이뤄지려면 진정한 진보 정당들을 지지해야 한다.

2018년 6월 13일
노동자연대

수, 2018/06/1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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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F 7월 열린세미나

선거 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저널리즘의 현재와 과제

2018. 7. 4.(수) 14:00~16:00 | 오픈스퀘어D (숙명여대 창업보육센터 5층)

>> 참가신청: https://onoffmix.com/event/143273

* 오픈넷은 오픈데이터포럼에 시민사회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금, 2018/06/2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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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국회에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제출

 

사단법인 오픈넷은 지난 2018. 8. 21. 아래와 같이 공직선거법 개정안(7개 쟁점, 15개 법안)에 대한 의견서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제출하였습니다.

 


공직선거법』 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1. 인터넷 실명확인제 폐지 관련 개정안에 대한 의견

 

. 관련 개정안 개요

. 검토의견

  • 헌법재판소는 인터넷게시판을 설치, 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본인확인조치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정보통신망법 규정에 대하여 인터넷게시판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하고 있음을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린바 있음(헌재 2012. 8. 23. 2010헌마47). 이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특히 익명이나 가명으로 이루어지는 표현은, 외부의 명시적·묵시적 압력에 굴복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자유롭게 표출하고 전파하여 국가권력이나 사회의 다수의견에 대한 비판을 가능하게 하며, 이를 통해 정치적·사회적 약자의 의사 역시 국가의 정책결정에 반영될 가능성을 열어 준다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의 내용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익명표현은 인터넷이 가지는 정보전달의 신속성 및 상호성과 결합하여 현실 공간에서의 경제력이나 권력에 의한 위계구조를 극복하여 계층·지위·나이·성 등으로부터 자유로운 여론을 형성함으로써 다양한 계층의 국민 의사를 평등하게 반영하여 민주주의가 더욱 발전되게 한다. 따라서 비록 인터넷 공간에서의 익명표현이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갖는 헌법적 가치에 비추어 강하게 보호되어야 한다…(중략)… 그런데 이 사건 본인확인제는 정보 등을 게시하고자 하는 자가 무엇이 금지되는 표현인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본인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의 노출에 따른 규제나 처벌 등 불이익을 염려하여 표현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고, 인터넷을 악용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이유로 대다수 시민의 정당한 의사표현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익명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판시함.
  • 정치적 표현은 다른 일반적 표현물보다 더욱 고양된 보호를 받으며, 특히 민주주의의 꽃인 공직선거에 있어서는 후보자에 대한 검증 및 의견 교환이 보다 더 자유롭고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함. 즉, 선거기간 중 이루어지는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더욱 강하게 보장되어야 함. 한편, 선거기간 중 실명제를 강제하는 경우에는 정치적 소수자들이 선거가 끝난 후 집권자들로부터의 억압과 불이익을 염려하여 표현을 스스로 억제하게 되어 정치적 소수의 목소리가 위축될 우려와 부작용이 더욱 큼. 따라서 선거에 있어서 표현의 익명성 보장은 오히려 더욱 긴절하게 필요한 것임.
  • 또한 위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헌법적 가치이므로 표현의 자유의 사전 제한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그 제한으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의 효과가 명백하여야 한다…(중략)… 본인확인제 이후에 명예훼손, 모욕, 비방의 정보의 게시가 표현의 자유의 사전 제한을 정당화할 정도로 의미 있게 감소하였다는 증거는 찾아볼 수 없다. 현행 형사법 및 정보통신망법에 의하더라도 불법정보 등 게시에 대한 제재수단이 이미 마련되어 있고, 현재의 기술수준에서 사후적으로 불법정보 등 게시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본인확인제 이외의 여러 규제조항들의 엄정한 집행을 통하여 불법정보 등 게시의 단속 및 처벌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본인확인제의 실시 이상의 높은 일반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는 이유로 본인확인제의 강제가 침해의 최소성을 위반한다고 판시한 바 있음.
  • 인터넷을 통하여 후보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의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 역시 처벌규정에 따라 유포자를 엄격히 수사‧처벌함으로써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실명인증으로 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근거는 명확하지 않음. 그럼에도 실명인증을 강제하고 있는 본 제도는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위헌적 제도로서 폐지되는 것이 바람직함.

 

2. 선관위의 위법게시물 삭제요청권 폐지 관련 개정안에 대한 의견

. 관련 개정안 개요

  • 유승희의원안(1579)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을 위반하는 인터넷 게시물에 대하여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삭제 등의 조치를 요청할 수 있고, 해당 요청을 받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지체없이 이에 응해야 하며,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혹은 형사처벌 대상이 되도록 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82조의4 제5항 제6항을 삭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음.

. 검토의견

  • 행정안전위원회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2018. 2.) 자료에 따르면 본 제도로 삭제되는 게시물은 선거마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만 약 17,000여건,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약 40,000여건에 이르는 등 방대한 양의 국민의 온라인상 표현물이 본 제도로 삭제되고 있음.
  • 참여연대가 본 제도에 따라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선관위가 삭제 요청한 게시물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가 선거법을 과도하게 적용하여 후보자에 대하여 언론기사에 기초한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나 풍자, 희화화한 게시글에 대해서도 삭제 결정을 내린 사례가 다수 발견됨. 공직선거법 자체에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는 규정이 많아 후보자에 대한 비판적 게시물이라면 대부분 선거법 위반 정보로 판단되어 삭제 대상이 될 수 있음.
  • 게시물 삭제와 같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처분은 원칙적으로 해당 표현물이 불법이라는 사법부의 판단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함. 후보자에 대한 검증과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어느 때보다도 자유롭고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선거기간에, 단순한 가치판단이나 의견 표현, 후보자들에 대한 자질 검증을 위한 다양한 비판 및 의혹을 제기하는 표현물들에 대하여 사법기관의 선거법 위반 여부 판단이 내려지기도 전에 선관위의 판단만으로 일방적으로 삭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본 제도는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크므로 폐지되는 것이 바람직함.

 

3. 허위사실공표죄 및 후보자 비방죄 완화 또는 폐지 관련 개정안에 대한 의견

. 관련 개정안 개요

  • 유승희의원안(1579)은 허위사실공표죄(제250조)의 형량을 대폭 하향 조정하고, 당내 경선 과정에서의 허위사실공표죄를 삭제하며, 후보자비방죄(제251조)를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음.
  • 박주민의원안(2315)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허위사실유포와 후보자비방을 금지하고 있는 제82조의4 제1항과 제110조를 삭제하고, 후보자비방죄(제251조)를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음.

. 검토의견

  • 공직선거법은 본래 “선거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공정히 행하여지도록” 하기 위해 제정된 것임에도, 오히려 후보자에 대한 정당한 의혹 제기나 사실에 근거한 낙선운동 등을 처벌하는 근거로 작용하여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을 방해하고 있음. 특히, 허위사실공표죄와 후보자비방죄는 유권자의 후보자 검증과 비판을 막는 족쇄로 악용되고 있음. 사단법인 오픈넷의 지원으로 박경신 교수와 유종성 교수가 공동수행한 ‘1995 – 2015년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후보자비방죄 전수조사‘ 연구에 의하면 이들 죄에 대한 검찰의 기소와 처벌이 정치적 편향성을 보인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함.
  • 세계적으로도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를 포함하여 ‘명예훼손’ 개념을 비범죄화하는 것이 국제적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음. UN 인권위원회나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는 명예훼손의 비형사범죄화를 촉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세계의 많은 나라들은 형사상 명예훼손죄를 폐지하거나 폐지 논의를 하고 있음. 영미법계의 입법례를 보아도 명예훼손은 대부분 민사적인 방법에 의하여 해결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개별 주법상 존재했던 명예훼손에 대한 형사적 처벌 관련 규정들도 표현의 자유 위축 및 피고인의 입증 부족으로 인한 유죄판결의 부당성 등을 이유로 위헌으로 판결되어, 현재 4개의 주법만이 명예훼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두고 있음. 또한 명예훼손죄를 두고 있는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몇몇 나라 역시, 적시된 사실이 ‘진실’인 경우에는 처벌을 면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음.
  • UN 인권위원회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일반논평 34호에서는, 공공의 인물이 단순히 모욕을 받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처벌이 정당화 되지 아니하며, 공공의 인물은 비판과 정치적인 반대의 당연한 대상이 되기에 명예훼손을 이유로 한 형사처벌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확인하고 있으며(38항), 그리고 과실로 행한 허위의 진술, 공익성을 근거로 한 진술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처벌의 방어요건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적인 점, 국가가 명예훼손의 비범죄화를 고려하여야 함을 명시하고 있음(47항)*. 유엔 자유권 규약 위원회(2015)**와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2011)***은 대한민국 정부에 명예훼손의 비형사범죄화를 권고한 바 있음.
  • 특히 선거시기 표현의 자유의 보장은 민주주의의 핵심적인 요소임. 유럽안보협력기구(Organization for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 소속의 민주적 제도와 인권을 위한 사무소(Office for Democratic Institutions and Human Rights)에서 펴낸 선거법 검토 지침서에는 “후보자를 비방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에 대해 형사처벌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음. 또한 ‘공인’이나 ‘공적 존재’에 대한 표현의 경우에는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 판례의 태도임(대법원 2003. 7. 8. 선고 2002다64384 판결, 2003. 7. 22. 선고 2002다62494 판결, 2003. 9. 2. 선고 2002다63558 판결 등 참조).
  •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공표죄나 후보자비방죄는 모두 공직후보자, 즉 ‘공적 인물’에 대한 표현이자 정치적 표현을 형사범죄화하고 있는 조항들로서, 위 국제법 기준 및 헌법원칙에 부합하지 않음. 따라서 본 죄들은 폐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특히 ‘진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처벌하고 있는 ‘후보자비방죄’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함. ‘허위사실공표죄’의 경우 최소한 형량을 완화하거나 ‘허위임을 알면서’ 등의 고의 요건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개정될 필요가 있음.

* UN Human Rights Committee, “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General comment No. 34” (CCPR/C/GC/34), 12 September 2011.

** Human Rights Committee, “Concluding observations on the fourth periodic report of the Republic of Korea”, Adopted by the Committee at its 115th session (19 October–6 November 2015). “47. The State party should consider decriminalizing defamation, given the existing prohibition in the Civil Act , and sh ould in any case restrict the application of criminal law to the most serious defamation cases, bearing in mind that imprisonment is never an appropriate penalty . It should ensure that the defence of the truth is not subject to any further requirements . It should promote a culture of tolerance regarding criticism, which is essential for a functioning democracy.”

*** Frank La Rue (2011), “Report of the Special Rapporteur on the promotion and protection of the right to freedom of opinion and expression, Mission to the Republic of Korea”(A/HRC/17/27/Add.2), UN Human Rights Council, 21 March 2011.

 

4. 선관위의 통신자료 제공 규정 폐지 또는 사후제재조치 마련 관련 개정안들에 대한 의견

. 관련 개정안 개요

  •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의 요청으로 개인의 정보를 열람 또는 자료 제공을 할 수 있도록 한 제27조의3 제3항에 대하여, 유승희의원안(2191)은 이를 삭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고, 김정재의원안(3833)은 정보주체에 대한 통지 의무와 종료시 파기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이은권의원안(11403)은 법원의 사전 승인을 요건으로 하고, 이용자에 대한 통지 의무 및 대장 작성, 점검 의무 부과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음.

. 검토의견

  • 전기통신사업법상의 일반 통신자료제공 제도 역시 수사기관 등의 요청만으로 ‘법원의 승인 없이’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로부터 이용자의 신원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면에서 통신비밀의 자유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등 위헌성이 높다는 비판이 있음.
  • 이에 더하여, 「전기통신사업법」상 통신자료제공을 요청할 수 있는 자는 “법원, 검사 또는 수사관서의 장, 정보수사기관의 장” 등 수사기관의 장인 반면에, 「공직선거법」상 통신자료제공 요청 주체는 “각급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라는 점, 「전기통신사업법」은 전기통신사업자가 통신자료제공을 한 경우 해당 통신자료제공 사실 등을 기재한 자료를 갖추도록 하고, 통신자료제공을 한 현황 등을 연 2회 미래창조과학부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등, 오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규정을 두고 있는 반면에, 「공직선거법」에서는 이러한 규정이 없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본 제도는 위헌성이 보다 더 심각함. 따라서 본 제도는 폐지되는 것이 바람직함.

 

5. ‘가짜뉴스규제 관련 개정안에 대한 의견

. 관련 개정안 개요

  • 주호영의원안(6807)은 ‘가짜뉴스’를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정치적 이익을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임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허위의 내용이 포함된 기사의 형식으로 포장해 다중에게 뉴스로 오인시킬 목적으로 작성해 유통시키는 것’으로 정의하고, ‘가짜뉴스로 인하여 피해를 받는 자가 각급선거관리위원회에 가짜뉴스임을 표시하여 줄 것을 요청하면, 각급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확인한 후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등에게 통보하고, 통보를 받은 자는 가짜뉴스임을 알리는 표시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 또한 누구든지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하여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것을 금지하되, 가짜뉴스를 최초 유포자에게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단순 유포자에게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규정을 신설하고 있음.

. 검토의견

  • ‘허위’, ‘진실’ 여부의 판단은 역사적으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표현의 ‘허위성’을 이유로 함부로 규제해서는 안 됨. 대다수의 사실은 존재 자체를 증명하기 어렵거나 조작, 은폐되어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사실을 주장하는 자가 당시까지 그 사실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면 ‘허위’로 분류되어 규제될 위험이 큼. 예를 들면 특정 정치인에 대한 범죄 의혹을 제기하는 표현물이 해당 범죄 혐의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무죄 판단을 받았다는 이유로 ‘가짜뉴스’로 분류되어 차단될 수 있음.
  • 나아가 위 개정안은 구체적인 선거와 무관하게 단순히 ‘정치적 이익을 목적으로’ 한 가짜뉴스 유포를 규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구체적인 선거에서의 공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공직선거법’ 및 ‘선거관리위원회’의 목적 범위를 유월하고 있음. 또한 선거와 관련한 허위사실유포는 이미 제250조의 후보자에 대한 허위사실공표죄와 제82조의4를 통해 이미 규율되고 있으며, 실제로 선관위는 이를 근거로 단속을 시행하고 있음.
  • 형사처벌 규정과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는 일명 ‘허위사실유포죄 위헌 결정’의 보충의견에서, “‘허위사실’이라는 것은 언제나 명백한 관념은 아니다. 어떠한 표현에서 ‘의견’과 ‘사실’을 구별해내는 것은 매우 어렵고, 객관적인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것 역시 어려우며, 현재는 거짓인 것으로 인식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그 판단이 뒤바뀌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허위사실의 표현’임을 판단하는 과정에는 여러 가지 난제가 뒤따른다. 나아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허위사실의 표현임이 인정되는 때에도, 그와 같은 표현이 언제나 타인의 명예‧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거나, 공중도덕‧사회윤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행위자의 인격의 발현이나, 행복추구, 국민주권의 실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 단언하기도 어렵다…(중략)…허위사실의 표현으로 인한 논쟁이 발생하는 경우, 문제되는 사안에 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참여를 촉진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공익을 해하거나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고, 행위자가 주관적으로 공익을 해할 목적이 있는 경우에도 실제로 표현된 내용이 공익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사적인 내용이거나 내용의 진실성 여부가 대중의 관심사가 아닌 때, 내용의 허위성이 공지의 사실인 경우 등에는 그로 인한 사회적 해악이 발생하기 어렵다. 이와 같이 허위의 통신 자체가 일반적으로 사회적 해악의 발생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님에도 ‘공익을 해할 목적’과 같은 모호하고 주관적인 요건을 동원하여 이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국가의 일률적이고 후견적인 개입은 그 필요성에 의심이 있다.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가 국가에 의하여 1차적으로 재단되어서는 아니되며, 이는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과 사상과 의견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져야 한다. 세계적인 입법례를 살펴보아도 허위사실의 유포를 그 자체만으로 처벌하는 민주국가의 사례는 현재 찾아보기 힘들다”(헌법재판소 2010. 12. 28. 결정 2008헌바157, 2009헌바88)고 판시한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 본 개정안 역시 특정 후보자의 인격권 침해 등과 무관하게 ‘정치적 이익을 목적으로’와 같이 모호하고 주관적인 요건을 기준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을 형사처벌하려는 것으로써,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위반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는 위헌적 조항으로 평가됨.

 

6.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조작, 뉴스배열조작 등에 대한 통제 관련 개정안들에 대한 의견

. 관련 개정안 개요

  • 김명연의원안(7579)은 ‘누구든지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정보검색서비스를 통하여 제공되는 검색내용이나 검색순위 또는 검색어와 연관된 문구 등(정보검색결과)을 변경하거나 순위를 바꾸는 등의 조작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정보검색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중 일일평균 이용자 수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자는 선거기간 중에 정보검색결과가 조작되지 아니하도록 기술적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음.
  • 박성중의원안(12341)은 ‘누구든지 예비후보자등록을 신청하는 날부터 선거일까지 예비후보자 또는 후보자를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인터넷뉴스서비스의 정보검색서비스에서 제공되는 실시간 검색결과 순위 또는 인터넷뉴스서비스에서 제공되는 기사의 댓글 순위를 조작하거나 조작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위반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음.
  • 박성중의원안(12353)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는 예비후보자등록을 신청하는 날부터 선거일까지 독자적으로 생산하지 아니한 예비후보자 또는 후보자에 관한 기사를 특정 예비후보자 또는 후보자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하도록 재배열하거나, 예비후보자 또는 후보자에 관한 기사의 제목·내용 등을 수정하여 제공하거나 매개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음.
  • 박완수의원안(13154)은 ‘누구든지 특정 후보자를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 홈페이지 게시물의 조회 수·검색 순위·댓글 순위·추천 순위 등을 조작하거나 조작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위반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음. 또한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는 해당 홈페이지 게시물의 조회 수·검색순위·댓글 순위·추천 순위 등이 조작되지 않도록 기술적인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
  • 김성태의원안(13190)은 ‘당선되거나 당선되지 아니하게 할 목적으로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또는 인터넷 신문 사업자가 제공하는 인터넷뉴스서비스 게시글을 작성하거나 조작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음.
  • 김정재의원안(13399)은 ‘누구든지 특정후보자를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인터넷뉴스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홈페이지에 게시된 게시물의 조회 수, 검색순위, 기사 및 댓글 순위 등을 조작하는 행위를 하거나 하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 누구든지 제1항의 행위를 한 대가로 금품 등을 제공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음.
  • 함진규의원안(14573)은 ‘일정 규모 이상의 포털사는 실시간 검색 순위나 기사의 댓글 순위가 조작되지 않도록 기술적 조치를 하도록 하고, 선거운동기간 중에 부정적 검색어 또는 비정상적 트래픽이 급증하는 것을 발견한 때에는 지체 없이 조작 여부 확인 및 임시조치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고 관련 정보를 즉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공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

. 검토의견

(1) 포털 등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에 대한 각종 의무 부과 부분

  • 근본적으로 정보검색서비스나 뉴스서비스는 그 자체가 다양한 기술과 지식으로 구성된 하나의 상품임. 이러한 상품 즉, 서비스의 구성과 제공은 서비스제공자들의 사업적 판단에 따른 제공과 소비자(이용자)의 선택으로 형성되는, 시장 경제 질서에 맡겨야 하는 사적 영역임. 이러한 영역에 대하여 특정한 조치 의무를 부과하거나 각종 작위·부작위 의무를 부과하는 등 국가의 강제적 규제로 일원화시키는 것은 과도한 국가의 개입이며, 이는 다양한 형식의 검색어 서비스, 뉴스 서비스의 발전을 저해하고 결국 이용자인 국민이 다양한 서비스를 접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의 박탈로 이어짐.

(2) ‘조작’ 금지 의무 부과 부분

  • 헌법상 법률유보원칙, 죄형법정주의, 명확성의 원칙 등에 따라, 금지․형벌규범의 구성요건은 명확한 용어로 규정함으로써 적용대상자에게 장래의 행동지침을 제공하고, 집행자에게는 객관적인 판단지침을 제공하여 차별적이거나 자의적인 집행을 예방할 수 있어야 함. 그러나 ‘조작’이란 개념은 추상적이고 명확하지 않아 ‘다소의 과장적, 집단적 행위’나 ‘일체의 인위적인 개입’이 모두 포섭될 위험이 있음.
  • 선거와 관련하여 이루어지는 국민의 표현물은 대부분 후보자나 정당에 대한 지지·반대 의사를 함축하고 있고, 이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후보자를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 ‘후보자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음. 그런데 본 개정안들은 이러한 목적과 의사에 기반하여 이루어지는 국민들의 각종 온라인상 표현 행위를 과도하게 규제할 우려가 있음. 예를 들면 특정 후보의 여러 지지자들이 결집하여 해당 후보에게 유리한 정보검색결과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띄우기 위해 일명 ‘좌표찍기’ 운동을 도모하는 것도 금지 대상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이를 규제하는 것은 지지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음.
  • 또한 서비스제공자들은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기계적 알고리즘을 변경하는 경우가 있고, 오히려 기계적 알고리즘의 맹점을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람의 인위적인 개입이 필요한 경우도 있음. 이러한 경우 결과적으로 각 후보자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하게 되는 부수적 결과가 생길 수 있음. 예를 들면 단순히 최신 기사를 상위에 올리는 알고리즘을 가진 뉴스서비스의 맹점을 이용하여 특정 후보자 캠프에서 자신에게 쏟아지고 있는 부정적 기사를 밀어내기 위해 긍정적인 보도자료를 대량으로 유포하여 상위에 랭크시킨 경우, 서비스제공자가 국민의 알 권리, 기사의 다양성과 균형성을 위해 해당 후보에 대한 부정적 기사를 다시 상위로 재배치하고자 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음. 그러나 이러한 행위 역시 인위적 개입으로 해당 후보자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는 ‘조작’으로 해석되어 처벌될 위험이 있음.
  • 한편, 신문사는 특정한 정치적 성향에 따른 논조를 갖추고 기사를 생산하고 배열할 자유가 보장되는 반면 방송사는 논란이 되는 이슈에 대해서는 양쪽에 균형잡힌 보도를 할 소위 “공정성”의무가 부과되는 상황에서 포털 특히 시장지배적 지위를 갖추고 스스로 중립성을 표방하는 포털의 검색서비스에 대해서는 어떤 의무를 부여할지는 진지한 토론의 대상임에는 틀림없음. 그러나 단순히 ‘조작’금지규정으로 처벌한다는 것은 일종의 기망행위를 처벌하겠다는 것인데 신문사이든 방송사이든 결과적으로 자신들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가치나 주장과 달리 특정 후보나 정당에게는 유리하고, 타 후보나 정당에게는 불리한 기사를 생산하는 경우는 많지만 이를 여론 ‘조작’으로 처벌하지는 않음. 이러한 뉴스를 유통하는 포털에게만 일체의 인위적 개입을 배제시키는 조작 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함.
  • 또한 ‘조작’ 개념 자체가 불명확성으로 인하여, ‘조작되지 아니하도록 하는 기술적 조치’가 무엇인지도 불분명함. 예를 들면, 조회수, 순위 등은 이용자의 클릭수를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사람이 여러 번 클릭하는 것도 금지 대상인지, 한 기기, 한 ID당 클릭수를 제한하는 것인지,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클릭만을 금지 대상으로 할 것인지, ID 위임의 경우에는 마켓팅 업체나 여러 사람들의 조직적인 활동까지 탐지하라는 것인지 등이 명확하지 않음. 또한 서비스제공자가 이를 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강제하거나, 1인 1ID 서비스, 혹은 본인확인제의 시행을 강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면에서도 위헌성이 있음.
  • 결론적으로, ‘조작’이란 개념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불명확하여, 수범자들이 어떤 행위가 금지되는 행위인지 알 수가 없어 헌법상 보호받을 수 있는 행위도 스스로 억제하게 되고 집행자들은 과도하게 규제할 수 있음. 또한 판단자의 주관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되어 남용될 위험도 높음. 따라서 ‘조작’을 금지규범, 형벌규범의 구성요건으로 삼고 있는 본 개정안들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하는 위헌적인 법률로 평가됨.

(3) 형사처벌 규정 부분

  • 한편 표현이 가지는 가치는 물리적, 기계적으로 수량화할 수 없고, ‘여론’ 역시 일의적으로 고정되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조작’되었는지 여부 자체를 판단하기 곤란함. 따라서 ‘조작’이 의심되는 당해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실질적 해악의 ‘결과’가 있는지, ‘인과관계’가 있는지도 명백하게 파악할 수 없음.
  • 즉, 각종 정보검색결과나 검색어 등의 순위, 기사 댓글, 기사 배치 등에 있어서 다소의 왜곡을 줄 수 있는 행위가 있다고 하여도, 이것이 선거 결과를 좌우하거나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정도로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쳤는지, 결과적 해악이 존재하는지와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가 명백하지 않음.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 함부로 형사처벌을 규정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는 위헌적 법률이라 평가됨.

 

7. 선관위의 조사권 강화 관련 개정안에 대한 의견

. 관련 개정안 개요

  • 장제원의원안(5983)은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현장 및 통신상에서 선거범죄에 사용되었거나 사용되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디지털 증거자료의 수거권을 부여하고, 이에 응하지 아니한 자에 대한 제재규정을 신설하며, 디지털 증거자료를 조작·파괴·은닉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음.

. 검토의견

  • ‘디지털증거자료’는 대부분 통신기기로, 선거범죄와 무관한 개인의 모든 일상 및 프라이버시를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이 저장되어 있는 물건이며, 이에 대하여 광범위한 처분권을 주는 것은 개인의 프라이버시권, 통신의 비밀, 표현의 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함.
  • 개정안은 각급 선거관리위원회가 “법원의 승인이 없이도” 통신내용을 포함한 ‘디지털증거자료’를 수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음. 선거관리위원회가 행하는 선거범죄의 조사는 수사기관의 수사와는 구분되는 행정조사에 불과함.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은 수사기관이 수사를 하는 경우에도 엄격한 영장주의를 규정하고 있음에도, 행정조사권 밖에 없는 선거관리위원회가 디지털기기 등에 포함된 자료를 무차별적으로 수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헌법상 영장주의에도 위배되는 위헌적 조항임. 끝.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18/08/2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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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지지율=의석수'가 정답인가?

선거제도 개편, 또 다른 편향 경계해야

 

최택용 콜리젠스정치정책연구소장

 

이 세상에서 제일 설득하기 힘든 사람은 '확증편향'에 빠진 사람이다. 가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신연희 전 강남구청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변화시키기 힘들다. 혹여 유사한 분들을 만나서 답답한 마음에 설득에 나섰다가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을 것이다. 

 

심리학자 레이먼드 니커슨은 "확증편향은 침투력이 매우 강하여 개인, 집단, 국가차원에서 발생하는 모든 논쟁과 오해와 갈등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확증편향'이 심화되어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과정을 보면 두 가지 경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잘 모르는 사람보다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소유한 사람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보를 선별 수용하여 확증편향 논리에 포박된다. 

 

둘째, 동일한 이해관계나 유사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오랫동안 논의하면 확증편향이 심화될 수 있다. 

 

근래 선거제도만 바뀌면 한국정치가 변하고 정치개혁이 될 것처럼 강조하는 모습에서도 확증편향은 똬리를 틀고 있는 듯하다.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본격 가동해서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하자는 정치권의 요구가 있다. 그 중에서도 지역구 후보에게 투표하여 지역구 의원을 1차 선출하고, 별도의 정당투표에 의한 정당 지지율에 따라서 비례의석을 배분하여 전체의석을 정당 지지율과 일치시키는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이 제도를 실시 중인 대표적인 국가인 독일과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을 차분하게 비교분석한 논리는 찾기 힘들다. 

 

선거제도 개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자 한다면 꼭 함께 생각해야 할 몇 가지를 말할까 한다.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 말하자면, 필자는 양대 정당이 과다 대표되었던 현 소선구제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정당 지지율과 거리가 먼 정당별 의석수는 잘못된 것이 맞다.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역으로 정당의 의석수를 정당의 지지율에 인위적으로 일치(일치에 가깝도록 제도 설계)시키는 것이 '국민주권'을 구현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주권자인 국민은 자신을 대의할 후보를 선택할 때 후보의 소속 정당만을 보고 판단하지 않는다. 국민 개개인의 편차가 있겠지만, 후보의 소속 정당과 후보자의 능력 등을 함께 보고 선택한다. 의석수를 정당에 대한 선호도 중심으로 협애화하여 구현하는 것은 '국민주권'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지역구 유권자가 후보자의 자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투표할 것이라는 믿음이 약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문제는 주권자인 국민에게 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전체적인 선거관련 제도와 국민의식 수준을 더 높히는 노력과 함께 고민할 지점이다.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시대 흐름도 균형있게 고려해야 한다.

 

둘째, 독일은 의원내각제를 국가권력 구조로 삼고 있다. 즉, 정당 지지율이 앞선 정당이 주도적으로 내각을 구성할 수 있도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설계한 것이다. 우리처럼 내각 수반(대통령)을 국민투표를 통해서 별도로 선출하지 않으므로, 선호하는 지역구 후보에게 투표한 다음에 투표하는 '정당투표'는 주권자가 내각(행정부)을 선택하는 의미가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두 번째 표인 '정당투표'가 단순히 의석수를 배분하기 위한 투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통령 중심제 권력 구조와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제도적으로 조화된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정당 지지율과 정당 의석수를 가깝게 일치시키기 위한 이유만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꾸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질문이 남는다. 

 

셋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면 독일처럼 1대 1 비율로 설계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비례의석을 대폭 늘리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제도의 취지가 살아나지 않는다. 비례대표 의원 후보자와 비례대표 의원 순번은 어떻게 정할까? 물론, 각 정당이 자율적으로 정할 것이다. 헌법 제8조 제2항,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를 우리 대한민국 공직 선거법은 구체화 된 조문으로 명시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각 정당의 당헌당규를 통해서 민주적 상향식 공천이 구현되어야 하는데, 현재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즉, 비례대표의석을 늘리면 그 비례대표 의석이 고스란히 당권을 가진 세력의 몫으로 넘어 갈 수도 있다는 의심은 합리적이다. 

 

불합리한 국회의원 선거제도로 진보정당이 가장 큰 피해를 입어왔다. 그러므로 그들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주장은 경청해야 할 정치적 의견이다. 그러나 그동안 현행 선거법으로 가장 이득을 본 정당이 정치 환경의 변화와 지지율 하락에 기인하여 돌변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상태로 국회 정개특위가 가동된다면 진보정당과 소수 정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하고,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오로지 '자신들에게 유리한 선거제도'를 예쁘게 포장해서 강요할 것이다. '깨끗한 선거'라는 선동으로 반대자를 압박하면서 이면으로 불공정을 제도화했던 '오세훈 선거법'의 재탕이 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여당은 이럴수록 민주적 기본 원칙을 바로 세우고 국민과 소통하면서 본질에 접근해야 한다. 촛불시민혁명은 오작동 되고 있는 대의민주주의를 바로잡고 '시민주권'을 한 단계 질적으로 진전시키라는 주권자의 외침이었다. 촛불시민혁명 이후 우선적으로 정립해야 할 헌법적 원리에 입각하여 공직 선거법 전반을 바로잡으면서 선거제도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선거제도 개편은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나라별로 선거제도 설계가 다 다른 이유는 정치문화와 정치 환경이 상이하기 때문이 아닌가. 

 

우리나라 대표 정당들은 주요 선거 때만 되면 공천을 둘러싸고 이전투구를 해왔다. 전술했듯이 선거법에 정당의 민주적 운영을 명령한 '헌법 8조 2항'이 구체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규제 일변도의 선거법 조항도 반헌법적이다. 그 결과,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과도하게 막아 기득권을 가진 쪽을 돕고 있다. 지방분권 시대에 지구당은 존재하지 않고 중앙당이 비대한 것도 시대에 역행된 모순된 상태를 보여준다. 그 결과, 원외 지역위원장들은 지구당 사무실을 빼앗기고 경쟁자인 국회의원들은 지역구 의원사무실에서 일상적 선거운동과 후원금 모금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공직 선거법과 정치관련 법은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상기한 비민주적이고 불공정한 선거법 조항에 대한 개정 논의가 실종된 채로 오로지 의석수를 나누는 '선거제도 개편'에만 정치권이 매달린다면 어떻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싶다. 

 

공직 선거법 전반을 촛불 이후 새로운 민주주의 정신에 걸맞게 정비해야 한다. 그 속에서 '선거제도 개편'도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다. 비례성을 강화시켜 늘어나는 소수정당의 비례의석이 몇 배나 더 많은 거대 정당 비례의석의 비민주성을 정당화시킨다면, 주권자인 국민에게 면목이 없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비례의석의 확대를 통한 비례성을 높이는 선거제도 개편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제도의 비례성을 고민하면서도 '주권자의 직접선택권', '선거법 전반의 불공정성', '법률에서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정당민주주의'를 함께 종합적으로 균형있게 고민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말이다. 선거법은 게임의 룰이기에 자주 바꿀 수 없다. 이번 국회 정개특위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결국 국민주권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현할 것인가? 이것을 중심에 두지 않은 공정은 공정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월, 2018/08/2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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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여성들은 공직에 입후보하지 못하는 걸로 여겨졌어요.”

선거 전까지 50만 번 이상 조회됐던 그의 영상은 이렇게 시작한다. 한 인터뷰에선 이렇게 말했다. “공직에 입후보해 선거에 나서는 자신을 상상해 본 적이 없다. 많은 재산이나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것도, 좋은 집안 출신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승리를 예견하지 못했던 것 같다. 발표 직전까지 어디서 결과를 지켜봐야 할지 장소를 정하지도 못했다. TV 화면으로 승리를 확인한 직후 그는 놀란 눈을 크게 치켜뜨고 “오 마이 갓!”을 연거푸 외치며 입을 가린 채 말문을 잇지 못했다.

무명의 정치 신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28)는 지난 6월 미국 뉴욕시 제14선거구의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 예비선거에서 10선의 조 크롤리(56) 의원을 누르고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크롤리는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던 정치 거물이다.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어 후보 경선조차 2004년 이후 처음이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57.1%를 득표해 42.5%를 기록한 조 크롤리를 15%p 가까이 따돌렸다.

히스패닉이자 여성인 젊은 후보가 백인이자 남성인 기성세대 후보를 압도한 것만으로도 화제 거리였다. 그전까지 오카시오-코르테스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주요 매체는 그의 승리를 헤드라인으로 보도했다. 가디언은 “최근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큰 이변(upset)”이라고 표현했다. 2014년 공화당 원내대표 에릭 캔터가 극우파 티파티가 지지하는 무명 후보 데이비드 브랫에게 패배한 사건에 견주는 분위기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미 하원 입성을 앞두고 있다. 오카시오-코르테스의 당선은 단순한 ‘이변’이 아니다.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매김하는 그가 미국 정치에 어떤 발걸음을 남기게 될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 하루 18시간 웨이트리스와 바텐더로 일하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1989년 10월 뉴욕시 브롱크스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노동자 계급’이었다. 건축가인 아버지는 브롱크스 남부에서 소규모 자영업을 했다. 어머니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이었는데 주택 청소원으로 일했으며, 전 가족이 가족 사업에 매달려야 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의 부모는 브롱크스 지역 공립학교의 형편없는 질에 실망한 나머지 차로 40분이나 걸리는 북쪽의 요크타운 지역 공립학교로 오카시오-코르테스를 보낸다. 그는 자신의 선거 홍보 홈페이지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어린나이부터 소득 불평등을 깊게 이해하면서 자랐다. 차로 40분 거리만으로도 학교 교육, 경제적 기회, 건강 상태가 크게 달라졌다. 아이가 태어난 곳의 우편번호가 운명의 많은 것을 결정짓는 게 명확해 보였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도 정치적 대화를 서슴지 않는 아이였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정치적 성향을 띠고 있었다며 “그의 입을 닫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에는 과학에 뛰어난 재능과 관심을 보였다. 2007년에는 노화와 관련된 미생물학 연구 프로젝트로 인텔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에서 2위에 입상하기도 했다. 중고생 대상 과학 관련 경진대회로는 가장 큰 규모의 대회다. 당시 MIT의 링컨 연구소는 새로 발견한 소행성의 이름을 큰 과학경진대회의 수상자에게 주기로 결정했는데, 오카시오-코르테스 역시 ‘소행성 23238 오카시오-코르테스’라는 명명의 주인공이 된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과학조차도 정치적인 관점에서 바라봤다고 했다. 고교 시절 과학 선생님은 “돈이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돕기 위한 연구에 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보스턴대에 진학한 오카시오-코르테스는 본래 과학 전공으로 입학했지만 전공을 바꿔 경제학 및 국제관계학 학위를 받았다. 대학 시절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실에서 일하며 이민정책을 다루기도 했지만 훗날 그의 출마 결심에 계기가 된 풀뿌리 정치에 더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대학 2학년 때인 2008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위기를 맞는다.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세계 금융위기가 휩쓸던 경기 침체기에 주 수입원마저 잃어버린 가족은 집까지 압류당할 위기에 처했다. 주택 청소원과 스쿨버스 기사로 일하던 어머니의 수입은 턱없이 부족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웨이트리스와 바텐더로 일하면서 하루 18시간씩 교대 근무를 하는 생활을 이어나가야 했다. 그런 경험 속에서 정책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됐다. 갑작스러운 위기에 맞닥뜨린 가족들이 의료, 주택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하는지를 경험하면서 시민들이 자력으로 의료, 주택, 교육 문제를 감당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깨달은 것이다.

대학 졸업 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다시 브롱크스로 돌아왔다. 어린 시절 교육의 중요성을 느꼈던 경험을 토대로 교육과 지역사회 조직을 위해 일했다. 아이들의 문맹퇴치와 중학생들의 작문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브롱크스의 긍정적인 부분을 묘사하는 동화를 내놓는 아동문학 전문 출판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국립 히스패닉 연구소(NHI)에서 고교생들에게 지역사회 리더십을 가르치는 여름 강좌를 맡기도 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캠프의 기획자로 활동하면서 정치계에 입문한다. 선거 이후에는 맨해튼 유니언스퀘어에서 바텐더로 일했다. 그러다 그가 알고 있던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건설 반대 활동가의 제안으로 친구들과 현장 탐방을 떠난다. 그는 송유관 건설 반대 활동을 진행하는 이들과 함께 나무 난로를 사용하는 텐트에서 몇 주를 지냈다. 오하이오주에서는 소상공인들을 만났고, 미시건 주에서는 플린트 시를 방문해 수질오염 사건을 살펴봤다.

이때 마침 버니 샌더스의 지지자들이 조직한 ‘완전히 새로운 의회(Brand New Congress)’가 오카시오-코르테스에게 출마 제안을 한다. 이 단체는 2018년 중간선거에서 자신들이 지지하는 의원들을 당선시켜 샌더스의 구상들을 입법화하기 위해 출범했다. 현장 탐방 과정에서 사람들이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전 존재를 던지는 것을 보면서 자신도 공동체를 위해 일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코르테스는 출마를 결심하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 ‘더 많은 돈’으로는 이기지 못한다

 

오카시오-코르테스가 출마한 뉴욕시 제14선거구는 노동 계급과 이민자들의 비율이 높아 민주당 성향을 띤 사람들이 많은 지역이다. 80% 가까운 유권자가 명부에 ‘민주당(원)’으로 등록할 정도다. 그러나 투표율은 낮았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그것이 유권자들의 낮은 수준 때문이라고 보지 않았다. 투표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정치에 대해 냉소적인 사람들에게 우리가 그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유권자들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 크롤리가 엄청난 선거자금을 모으고 있을 때 오카시오-코르테스는 풀뿌리를 조직하고 문을 두드렸다. 유권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그들의 이웃을 초대해 거실에서 커피를 함께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6~7개월을 보냈다. 소셜미디어도 적극 활용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을 활용해 진보적인 정책을 소개했다. 30명가량의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왓츠앱 그룹채팅방을 활용해 소셜미디어 전략을 조직하고 전파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는 180개의 광고를 구매했다. 메시지는 영어와 스페인어로 동시에 소개했다. 반면 크롤리는 광고를 110개만 샀으며, 그마저도 전부 영어였다. 크롤리는 후보 토론회에 오카시오-코르테스와 비슷한 외모의 라틴계 여성을 내보낼 정도로 상대를 무시했다. 이 대리인은 60명이 사망한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시위대 유혈진압에 찬성한다고 밝혀 민주당 지지자들을 기함하게 했다.

“많은 돈으로 더 많은 돈을 이길 수 없다. 완전히 다른 게임을 해야 이길 수 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가 모금한 기부금은 70% 가까이가 200달러 미만의 개인이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캠프는 19만4000달러를 썼는데 340만 달러를 사용한 크롤리의 18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 대신 오카시오-코르테스는 무브온, 저스티스 데모크라츠 같은 진보적인 시민 단체의 지지를 받았다. 뉴욕주 지사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선 ‘섹스 앤 더 시티’ 배우 출신 신시아 닉슨도 그를 지지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크롤리가 월스트리트를 위한 규제완화에만 몰두하고 있고, 뉴욕이 아니라 버지니아에 거주한다고 공격했다. 자녀 학교도 워싱턴으로 보냈으며 우리와 같은 물과 공기를 마시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20년간 같은 대표에게 우리는 물어야 한다. 뉴욕이 뭐가 바뀌었는가? 나 같은 노동계급 사람들은 더 힘들어지고 있다. 임대료는 오르고, 의료보험은 받기 어려워지고 있지만 수입은 그대로다. 우리에게 변화가 없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이 내가 정치에 뛰어든 이유다. 이 선거는 시민 대 돈의 싸움이다. 우리는 시민들이 있고 그들은 돈이 있다.”

승리가 확정되었지만 당일 밤 11시까지도 크롤리는 오카시오-코르테스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 크롤리가 오카시오-코르테스의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오카시오-코르테스 역시 자신의 번호를 갖고 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두 캠프 사이에는 간극이 컸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아웃사이더 중 아웃사이더였다.

나중에 아마추어 기타리스트이기도 한 크롤리는 오카시오-코르테스를 위해 브루스 스프링스턴의 ‘Born to Run’를 연주해 헌정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11월 총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앤서니 파파스와 맞대결한다. 선거구가 민주당 표밭임을 감안하면 승리는 무난해 보인다. 최종 당선된다면 최연소 여성 하원의원이라는 기록도 세운다.

 

■ 한 사람의 돌풍이 말해주는 것

 

오카시오-코르테스의 열풍은 혼자만의 것은 아니다. 미시간 주에서도 아랍계 중년여성인 라시다 타리브가 후보로 확정됐다.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에 출마하는 여성 후보는 주 의회, 연방 상·하원, 주지사 등 전 부문에 걸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인지도가 낮은 진보 성향 후보들도 오카시오-코르테스만 언급하면 환호성을 이끌어낸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그를 지지했던 저스티스 데모크라츠 같은 단체들이 지지하는 비슷한 성향의 후보들에게 지지 선언을 함으로써 힘을 보탠다. 오카시오-코르테스에게 지지받는다는 점만 내세워도 후원금이 3배 이상 늘어난다.

오카시오-코르테스의 승리를 단순한 개인의 이변으로만은 보기 어려운 이유는 그의 탄탄한 사상적 기반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표방한다. 그의 승리 직후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사회주의’ 검색이 1500% 이상 증가해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가 속해 있는 ‘미국 민주사회주의자들(DSA)’은 샌더스 열풍 이후로 회원수가 7000명에서 370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DSA는 정당은 아니지만 민주당을 통해 선거에 참여하는 사실상의 준정당 조직이다.

민주당에서 지금까지 사회주의는 금기어에 가까웠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미셸 골드버그의 말처럼 “경기침체와 치솟는 학자금, 불안한 의료보험, 일자리의 불확실성 증가 등 극심한 물질적 불안정을 겪은 젊은이들에게 공산주의의 광범위한 실패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자본주의의 실패는 곳곳에 널려”있다. 샌더스 이후 사람들은 현실 세계의 모순을 타파할 키워드로 ‘사회주의’를 찾기 시작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버니 샌더스처럼 보편적인 공적 의료보험 도입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고른 교육 기회를 빼앗는 대학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공립 대학부터 등록금을 폐지하자고 말한다. 국가가 모든 구직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자는 ‘일자리 보장제’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도 독특하다. 주택 정책은 주거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하며, 엄격한 총기 규제도 주장하고 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폐지도 주장한다. 경선을 불과 이틀 앞두고도 텍사스로 달려가 불법 이민자들의 자녀들이 부모와 떨어져 분리 구금돼 있는 이민세관단속국 아동 보호 센터에 항의 시위를 나갔을 정도다.

오카시오-코르테스의 승리는 한국 정치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매번 선거 때마다 절반 이상이 초선으로 물갈이되는 국회지만 실상 달라진 건 별로 없다. 바뀐다 해도 매번 50~60대 법조 혹은 관료, 전문직 출신 남성으로 다시 채워지는 국회가 ‘그 나물의 그 밥’은 아니었을까. 녹색당 신지예 후보의 돌풍이 있었지만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쳐버린 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젊은 세대들의 정치 무관심과 패기 부족 탓일까. 꽉 막힌 진보 진영의 낡은 운동 방식 때문일까. 그보다 새로운 정치 세력의 등장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폐쇄적인 선거 제도와 정치자금법 때문은 아니었을까. 무엇이 됐든 고민해야 할 때다.

 

■ 참고자료

 

위키피디아-Alexandria Ocasio-Cortez

오카시오-코르테스 공식 홈페이지

[프레시안]제국의 퇴장을 재촉할 미국 좌파의 전진

[조선일보]민주당 경선서 10선 의원 꺾은 28세 라틴계 여성

[조선일보]美 선거 여성후보 사상 최다… 치마 입고 하이힐 신고 ‘돌풍’

[뉴욕타임스] Alexandria Ocasio-Cortez Defeats Joseph Crowley in Major Democratic House Upset

[뉴욕타임스] Alexandria Ocasio-Cortez Emerges as a Political Star

[뉴욕타임스] Alexandria Ocasio-Cortez: A 28-Year-Old Democratic Giant Slayer

[마더 존스] How Alexandria Ocasio-Cortez Pulled Off the Year’s Biggest Political Upset

[비즈니스 인사이더] Alexandria Ocasio-Cortez, the 28-year-old who defeated a powerful House Democrat, has an asteroid named after her — here’s why

[다른백년] 미국 정치에 부는 진보주의 운동

[다른백년] 미국 민주당 내 사민주의의 기세가 등등하다

[허핑턴포스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진보 후보들에게 새로운 에너지와 자금을 몰고 온다

[한겨레] ‘버니크래츠’ 꿈틀…샌더스는 돌풍이 아닌 밀알이었다

[가디언] Alexandria Ocasio-Cortez: who is the new progressive star of the Democrats?

수, 2018/10/1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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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불온대장정 2기

 

그들이 돌아왔다. 국가폭력이 휩쓸고 간 수많은 장소들. 불온한 20대 청년들이 함께 가서 희망과 연대의 마음을 전파한다! 

 

모집인원 : 20명


지원자격 : 매우 불온한 20대 (만28세 이하)


활동기간 : 8/14~8/17 (총 3박4일)


활동일정 :  * 대장정 전, 총 3회의 사전프로그램 진행(직접행동 작당모의)
                  ⇒ 8/7, 8/9, 8/13 저녁7시 참여연대에서 진행(추후 공지)
1. 용   산 : <무한랜드 철가면레이스> 용산화상경마장 연대방문
2. 평   택 : <당신들의 어메이징 그레이스> 오산 미군기지 탄저균 사태 관련 활동
3. 청   도 : <살매 새순> 청도 삼평리 투쟁현장 농활
4. 고   리 : <이 고리를 끊자> 부산 고리원전 관련 활동
5. 안   산 : <잊지않을게> 안산 416 기록저장소, 단원고, 합동분향소, 유가족간담회 진행
(방문장소는 추후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참가비용 :  10만원 (만 28세이하) : 내일로열차권 + 3박4일 숙식제공 + 단체티
             
접수방법 : (참여연대 홈페이지 참조 www.peoplepower21.org)
                 1. 신청서 쓰러가기!를 클릭, 작성
                 2. 참가비 입금! (국민은행 995701-01-057713 예금주 : 참여연대)
                 3. 접수완료 되면 개별 연락

 
접수마감 : 2014. 8. 6(목) 자정까지 (선착순 마감)
 
문     의 : 참여연대 시민참여팀 이정민 간사 02) 723-4251  

월, 2015/07/20-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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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까지 너무나도 무더운 여름.. 다들 잘 보내고 계신가요? ^^


지난 8/18에는 이 여름보다 핫한 ‘청년’을 주제로 월례모임이 열렸습니다.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청년분들이 많이 오셨는데요.

 

20150818_회원월례모임 (3)

 

천웅소 시민참여팀장의 사회로 문을 연 8월 월례모임은 이태호 사무처장의 활동보고와  준비된 종이에 9월 발족을 앞두고 있는 청년참여연대에 바라는 점을 하나하나 적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이번 월례모임의 주제는 앞에서 말했다시피 '청년'이었는데요. 지난 정의당 당대표선거에서 두려움없이 광장 밖으로 나아가자고 외쳤던 조성주 정치발전소 대표를 모시고 청년유니온 설립부터 현재 정당 활동까지 그의 눈에 비친 청년문제, 청년운동은 어떠한지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0150818_회원월례모임 (6)20150818_회원월례모임 (7)

20150818_회원월례모임 (4)20150818_회원월례모임 (2)

 

“청년, 작은 성공으로 탄탄해지자”


조성주 대표는 대학등록금문제와 청년실업 해결을 위한 운동을 하면서 청년문제가 비단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시스템과 연관되어 있기에 쉽게 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좌절하지 않고 무언가 희망을 줄 수 있는 하나하나의 작은 성공이 필요했기에 세대별 노조인 청년유니온을 만들기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여러 활동 중 커피숍에 종사하는 수많은 아르바이트생의 주휴수당을 받아낸 얘기를 할 땐 사람들이 갈채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20150818_회원월례모임 (9)

 

그 외에도 피자30분 배달제, 미용실 실태 그리고 최근 패션업계의 노동착취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례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눈여겨보고 작지만 하나하나 해결해가는 진정어린 모습이 고립되어 있던 청년들을 하나둘씩 모으게 하고 목소리를 내게 하는 원동력은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실 하나의 단체를 만들려면 여러 전략적 기교나 지식이 매우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원천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진정어린 마음, 따뜻한 마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청년참여연대가 광장밖의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목소리를 넘어 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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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월례모임(9/22)의 주제는 '세금'입니다. 우리의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은데요. 그럼 다음 모임 때 다시 만나요! 

 

 

월, 2015/08/2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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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소개 
 
 
청년들의 어려운 삶을 개선하는 활동을 하고 싶어요 _ 뀨
사회적 약자를 향한 부당한 차별, 혐오 발언들 때문에 마음이 아파요 _ 상하이피스톨
청년활동가들의 역량을 높이는 교육사업을 기획하는데 관심이 많아요 _ 오리
청년들이 즐거운 사회,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_ 활개
 
 
청년참여연대 활동박람회 <청년, 꿈틀>
2015. 8. 28(금) ~ 9. 5(토) 
나의 작은 '꿈틀'이 우리의 '활동'이 됩니다.
* 청년참여연대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누구든 <꿈틀 주간>을 통해
해보고 싶은 활동을 제안하고 테이블을 열 수 있습니다.
* <꿈틀 주간>에 끌리는 테이블이 있다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습니다.
* 모두의 꿈틀을 응원하기 위해 <꿈틀 모임을 시작하는 방법>워크숍,
<꿈틀 제안자를 위한 퍼실리테이터 되기> 워크숍,
<꿈틀 네트워크 파티>가 열립니다.
 
 
 
프로그램 일정
 
                                                                                                                                         
 
 
<꿈틀 테이블> 제안하기 
8/28 ~ 9/4, 청년참여연대 준비위원회 카페 <꿈틀 테이블> 제안해요! 
 
 
청년이 즐거운 사회,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위해서라면
정치, 경제 등 분야별 / 여성주의, 민주주의 등 의제별 / 국회의원 정수확대,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등 이슈별 /
청년배당, 행복주택 등 정책별 / 활동가교육, 청년공동체 등 주제별 /  그외 다양한 모임 제안이 가능합니다 :)
 
<꿈틀 주간>에 테이블을 제안하면 좋은 점!
- 참여연대 공간을 '무료'로 사용 가능!
- 준비위원들의 적극적인 사랑과 관심과 지원!
- 참여연대의 모든 네트워크를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
(3천명의 2030회원, 1만명의 페북친구, 5만명의 팔로어에게!!)
 
                                                                                                                                         
 
 
<꿈틀 모임을 시작하는 방법> 워크숍
8/31(월) 저녁7시,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꿈틀 공간>에 제안된 테이블 말고 뭔가 다른 게 해보고 싶은데 혼자서는 엄두가 안나는 분,
활동해보고 싶지만 하고 싶은 게 딱히 없어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고 있으신 분,
워크숍에 참여하는 친구들 중에서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난다면 같이 활동해보고 싶은 분,
청년참여연대 준비위원, 창립회원이었는데 그동안 회의를 안 나와서 오기가 애매했던 분,
이런 모든 분들을 위해 내가 해보고 싶은 게 뭔지 고민해보고 모임도 꾸려보는 
<꿈틀 모임을 시작하는 방법>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궁금하면 일단 ㄱㄱ~
 
                                                                                                                                                                                                                                      
 
 
 
<꿈틀 제안자를 위한 퍼실리테이터 되기> 워크숍
 
8/31(월) 저녁8시, 참여연대 지하 느티나무홀
 
 
활동박람회 <청년, 꿈틀>의 핵심은 바로 '꿈틀 제안자'의 역할입니다.
꿈틀 제안자가 테이블을 어떻게 제안하고 진행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꿈틀'이 될 수 있어요~
<청년, 꿈틀> 바라는 제안자의 역할은 '리더(주도하는 사람)' 보다는 '퍼실리테이터(촉진하고 중재하는 사람)' 인데요,
21세기 유망직종이라는 '퍼실리테이터' 란 대체 무엇일까요? 함께 경험하며 나누는 워크숍에 초대합니다 :)
테이블 제안자 분들, 제안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꼭꼭꼭 참여해주세요! 
 
                                                                                                                                         
 
 
 
<꿈틀 주간> 테이블 참여하기
9/1 ~ 9/5, 참여연대 지하에서부터 카페, 옥상 곳곳에서
 
꿈틀 테이블은 청년참여연대의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는 첫 모임입니다. 
제안자(퍼실리테이터)를 포함하여 그 테이블에 관심있는 모든 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입니다. :)
테이블을 통해 만들어갈 활동은 이후에 청년참여연대의 공식 활동/사업으로 진행할 수도 있고
다른 청년모임으로 분화할 수도 있으며 (인큐베이팅), 간단한 소모임 등으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은 테이블 참가자들의 의지!
 
<꿈틀 주간>에 테이블에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께는 '기념 수첩'을 선물로 드립니다 :) 
 
 
 
 
                                                                                                                                                                                                                                     
 
 
 
<꿈틀 네트워크 파티>
 
9/5(토) 오후2시,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꿈틀 네트워크 파티>는 활동박람회 <청년, 꿈틀>을 마무리하고 테이블 결과를 함께 나누는 파티입니다.
각 테이블 제안자와 참가자들은 네트워크 파티에 오셔서 다른 테이블 분들과 서로의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더욱 다양한 활동을 위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
의미있는 청년 활동을 위한 일일특강도 준비 중입니다! (자세한 일정은 추후 공지)
 
 
                                                                                                                                                                            
문의 : 청년참여연대 준비위원회 l Phone 02-723-4251 l E-mail : [email protected] l Site : http://cafe.naver.com/pspd2030
금, 2015/08/2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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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참여연대 준비위원 12명이 주축이 되어, '불온대장정 2기'라는 이름으로 지난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내일로' 열차를 타고 전국을 순회했습니다. 사회적 아픔이나 연대를 필요로 하는 현장에 직접 찾아가 함께 행동한다는 큰 취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후기는 김동혁 참가자가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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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착한 날은 8.15 광복절. 농성장 앞에 태극기가 나부낀다.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은 누구나 같다. 하지만 삼평리 사람들. 그리고 그 안에서도 사랑하는 나라와 정부에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평화롭다. 청도역을 가는 동안도 그랬고 역에 내려서도 생각했다. 내가 본 청도는 서울처럼 북적이지 않고 공장이 보이지도 않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골 같았다. 이런 청도보다 더 안으로 들어가야 나오는 삼평리에는 도시에선 보기 힘든 거대한 송전탑이 있다. 

 

흉물스러운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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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압적인 345kv 송전탑모습. 송전탑이 지나가는 자리에 있는 집은 매일 웅웅거리는 소리에 밤잠을 설친다.


우리 불온대장정 청년들은 대장정 시작 이튿날 서울 용산과 평택을 거쳐 청도에 도착했다. 청도역에서 급히 점심 식사를 하고 삼평리로 가는 버스를 탔다. 차장 밖, 햇볕을 한껏 머금은 여름 논밭 풍경은 '푸르름'. '평화'라는 말이 아니고선 설명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삼평리에 도착하는 순간 더 이상 그 단어를 머금기 힘들었다. 마을 상공을 반으로 가로지르는 거대한 345kV 송전탑. 그리고 그것을 반대하는 여러 현수막과 농성장. 그리고 공허함. 이것이 내가 느낀 삼평리의 모습이었다. 평화로운 마을을 지키기 위해 한전과 싸웠던 마을을 '공허함'이라고 표현한다면 실례일까.

도시로 전기를 보내기 위해 지은 삼평리의 송전탑, 그것은 총체적 국가 폭력의 상징이다. 송전탑을 반대하는 할머니들을 용역과 경찰을 동원해 끌어내고, 마을 주민을 분열했다. 민주주의 기본 가치인 토론과 협상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는 마을 분들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빈기수 대책위원장님의 안내를 받아 송전탑으로 이동했다. 멀리서 봤을 때 '흉물스러움'밖에 느낄 수 없었던 송전탑. 하지만 점차 송전탑이 가까워질수록 위압감이 느껴졌다. 평균 70~80m 높이의 고압 송전탑 앞에 섰을 때 느낀 위압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서서히 잊히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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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산하다. 매일 매일이 전쟁같았던 작년 모습과 비교할 때, 한산함은 평화로움으로 다가온다.


송전탑 싸움이 일단락 됐음에도 할머니들은 여전히 밖으로 싸우기 위해 나가신다. 이젠 농성장이 아닌 마을 냉동 창고 앞 공터로 가신다. 현재 삼평리에는 송전탑 건설의 보상으로 청도군 차원에서 마을복지회관을 지으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투쟁에 참여하지 않았던 마을 사람들이 슬슬 앞으로 나와 할머니들이 한전과 싸우지 않았으면 보상을 더 받을 수 있었을 거라며 할머니들을 고립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할머니들은 크게 반발하며 공사 현장 앞 냉동 창고로 나가고 있다. 외부인은 떠났지만 남겨진 송전탑의 전압만큼 마을의 갈등도 완고하고 강력하다. 하지만 이제 그 어떤 언론에서도 이와 관련한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한전과 싸울 땐 연대해 많은 분이 찾아왔지만, 지금은 2~3주에 한 번씩 정도로 그 발길이 끊긴 상태다. 그럴수록 할머니들은 고립된다.

 

우리 불온대장정 친구들은 할머니들의 일손을 돕기 위한 농활팀과 말벗팀으로 나뉘었다. 나는 할머니들과 대화를 하는 팀에 있었다. 할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죽을 때까지 싸울 것 이라고. 도대체 왜 할머니들은 '죽을 때까지' 싸워야하는 것일까. 하염 없이 눈물이 났다. 

태어난 곳은 다르지만 젊은 나이에 삼평리로 시집와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조상을 모시며, 아이를 낳으며 기뻐했고 이 땅에서 나는 것들로 아이들을 키웠던, 이 땅의 모든 것에  감사하며 평생을 살아오신 할머니들. 할머니들에는 이 땅이, 이 삼평리가 곧 자기 자신이셨다. 그렇기에 죽을 때까지 싸우겠다는 말씀을 하신 게 아닐까.  

 

국민을 힘들게 하는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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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을 떠나기 전 마지막 모습. 출발전에 참가자들과 만든 현수막. 그리고 24명의 청소년분들이 작성한 편지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힘들어요." 

할머니가 내뱉은 말이다. 상처를 치료받지 못한 채 계속 싸우기만 하신다. 죽을 때까지, 이길 때까지 할머니들은 그 자리를 지킨다고 하셨다. 공사 차량이 들어오면 달려가 몸으로 막으신다. 그런 말을 들으며 든 생각은 '이게 나라인가'뿐이다. 영화 <변호인> 대사 중 그런 대사가 나온다. 

 

국가가 뭔지 모르냐는 질문에 송우석 변호사(송강호 분)는 말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국가란 국민이다. 하지만 국민이 죽을 때까지 정부 권력에 맞서 싸우겠다는 나라, 그러다 지쳐 힘들다고 말하는 나라에 '도대체 국민이란 무엇인지, 국가란 무엇인지'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순간이었다.

수, 2015/09/0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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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참여연대 준비위원 12명이 주축이 되어, '불온대장정 2기'라는 이름으로 지난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내일로' 열차를 타고 전국을 순회했습니다. 사회적 아픔이나 연대를 필요로 하는 현장에 직접 찾아가 함께 행동한다는 큰 취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후기는 김지문 참가자가 작성했습니다.

 

십여명이 안되는 불온 대장정 선발대였지만. 농성장의 시민, 학부모님들은 우리를 따듯하게 반겨 주셨다.

햇수로 삼년이 되어가는 농성의 더께가, 농성장에 쌓여있는 각종 생활용품들의 무게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도대체 무엇이 이리 오랜 시간을 할아버지, 학부모, 마을 사람들을 힘들게 짓눌렀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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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화상경마장 반대 농성장. 햇수로 3년, 천막농성한지는 500일이 넘어간다.

 

2013년. 용산에서 새로운 문제가 떠올랐다. 그것도 신성한 교정 앞에서 말이다.

 

성심 여중,고등학교에서 200여미터밖에 떨어저 있지 않은 부지에서 용산 화상경마장이 지어지고 만 것이다.

공사는 애초부터 용산구민들을 기만하는것을 전제로 지어졌다. 제대로된 승인 절차조차 거치지 않고 시작된 고층 경마장은 구민들의 여가 센터라는 명목으로 가려져 건축되었고, 마침내 화상 경마장이라는 추악한 실체가 드러났을 때에는 이미 학교 200m 밖이라는 허술한 법적 절차와 마사회의 승인이 그들의 존재를 합법으로 만들어주어 버렸다. 벌써 수백여일 째 이곳의 농성장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주변 고등학교 학생들도 직접 모여 이 앞에서 항의 시위를 했어요. 대입을 앞둔 고등학생들이 얼마나 대견하고 불쌍해요.."

 

한 학부모의 말대로였다. 마사회의 '이의 신청 없을 것'이라는 조사결과와는 반대로. 학생, 구민, 학부모 할것 없이 화상경마장 앞으로 나와 반대 시위를 전개했고, 이는 우리가 찾아간 그날까지도 이어져 있었다.

지나가는 학생들은 주변 경마꾼들의 야유나 고성으로 고통받고 있었고, 막히는 차와, 내부에 갖춰진 편의시설로 인해 지역 상권은 시들어가고 있었다.이러한 문제에 대한 마사회의 대안은 겨우 '경마장 입장 인원에게 반바지 금지, 청소 인원 배치'등의 근시안적이고 안일한 것들 뿐.오랜 농성으로 힘들었었겠지만, 아직도 경마장 주변의 아파트, 학교, 상가에선 경마장 반대의 깃발과 현수막이 힘차게 나부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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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화상경마장 반대 농성장 건너편에도 반대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

 

구의원님과 활동가 분들이 오셔서 이 화상경마장의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설명해주셨다. 피켓을 밟고 가버리는 경마장 용역과 알바생들, 임기 종료 하루 전에 화상경마장 승인에 사인하고 떠나버린 무책임한 전임 구청장, 돈을 땄다며 외상으로 쌀가게서 쌀을 가져가려는 경마꾼, 도박의 무서움을 알고 오히려 농성장을 응원하던 도박꾼들의 이야기들.

 

기나긴 이야기들은 이들이 겪었던 힘든 농성의 세월을 단편적으로나마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전국 곳곳을 도우러 가야 했던 우리는 겨우 한 나절 즈음밖에 함께 농성장을 지킬 수 없었지만. 마을분들은 그것만이라도 진심으로 고마워해 주셨다. 선발대 전부가 몇 개씩 먹고도 남은 주먹밥과 음료가 주민들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함으로 그 따듯함을 되새기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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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화상경마장 앞 1인시위. 김지문 참가자가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우리가 함께한 농성장은 단지 반대와 투쟁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었다. 순번을 나누어 지키고, 가구를 들이고, 모여서 얘기를 나누는 이 장소는. 단순히 농성장을 넘어 마을 공동체의 장이 되었다. 마사회에게 유일하게 고마운 것이 잘 모르던 구민들을 서로 모아서 이렇게 함께하는 공동체로 만들어지게 한 것이라던 어떤 분의 말씀이 아직도 기억난다.

 

함께 피켓을 세우고 공동행동을 하면서 이야기를 할 때, 이곳 사람들은 없어질 경마장만을 상상하지 않았다.
'마사회가 떠나면 여기를 무엇으로 활용할지 정말 즐거운 경악이에요. 저층부처럼 레저 센터로 쓰거나 해도 좋지만. 아무래도 청소년을 위한 나눔 도서관이나 동아리방 같은게 들어오면 행복하지 않을까요?'
구 의원님이 떠나가기 전 우리에게 해주신 마지막 말씀이셨다. 이 한마디는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마사회와 국가의 폭력도 '불온하면서도 즐거운' 농성장의 상상을 막을수 없다는 것을.

즐거운 상상을 이어가며 농성하는 이들이 멀지않은 곳, 용산에 있다. 상상은 행동하면 언제든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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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았던 연대활동을 마무리하고 평택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단체사진

 

수, 2015/09/0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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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청년참여연대 준비위원회입니다 :)

 

하늘은 높고 '나'는 살찐다는 가을이 다가왔어요. 50여명의 준비위원들로 구성된 청년참여연대 준비위원회('청준위'라고 부를게요~)는 10월 청년참여연대 창립을 목표로 매일 저녁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9월 첫째 주에는 각자가 하고 싶은 활동을 고민하고 서로에게 제안하며 모임을 구성해보는 활동박람회 <청년, 꿈틀>을 진행하였습니다. 창립이 얼마남지 않은 만큼 짧은 시간 준비해서 부랴부랴 행사를 진행하느라 걱정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테이블을 제안해주셨고 더 많은 분들이 자기가 관심 있는 테이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셨습니다. (고생해주신 모든 분들께 큰 박수! 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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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 워크숍을 준비(위)하고 진행(아래)하는 청년참여연대 준비위원들

 

31일(월)에는 아직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거나 테이블을 제안하고 싶지만 어떻게 제안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테이블 제안은 했는데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지 멘붕이다라는 분들을 위해 <꿈틀 모임을 시작하는 방법>, <꿈틀 제안자를 위한 퍼실리테이터 되기> 2개의 사전워크숍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워크숍을 진행하기 위해 27일에도 준비모임을 가졌는데요, 주말 낮 시간임에도 많은 분들이 참여하여 워크숍을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지 함께 머리를 맞대었습니다. 

 

 

주말동안 어떤 테이블들이 열릴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꿈틀 주간>을 맞이했는데요, 3일의 준비기간 동안 무려 10개의 테이블이 저마다의 꿈을 담아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1일(화)에는 청년참여연대 회원소통웹진을 꿈꾸는 <활자>, 2일(수)에는 청년의 스토리를 강좌로 기획하는 청년공감프로젝트 <It gets better>, 청년소득연구소 <청소LAB>이 열렸습니다.

 

 

“우리가 청년문제를 다루면서 청년배당, 등록금 문제처럼 법과 제도를 통해 가시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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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성과를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년들의 정서적·심리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낮아질 대로 낮아진 이들의 자존감과 사회참여의 동력을 되찾아주는 일도 잊지 말고

병행해야겠다는 공감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혼자만 가지고 있었던 공상을 함께

나누니 현실이 되더라고요.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It gets better 제안자 이수호 님

 


“다양한 활동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이야기를 우리 회원들이 함께 나누고 정리하는 일도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주간청년참여연대 <활자>는 청년참여연대 회원이라면 누구나 기자가 되어 글을 쓸 수 있는 회원온라인매체입니다. 일주일에 최소 하나씩 웹소식지를 낼 수 있도록 노오오오오오력 해볼게요!” 활자 제안자 박은호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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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회에서 청년의 소득문제는 늘 개인에게 맡겨져 있었던 것 같아요. ‘몸 성하고

 젊은 것들이 알바를 하든 노가다를 하든 돈 못 벌까봐 걱정이냐’라는 말이 우리 부모

 세대부터 지금까지 통용되고 있거든요.(그래서 한 때 알바를 동시에 3개까지...) 그러나

 그동안 임금 등 소득보다는 삶의 비용이 더욱 큰 폭으로 증가했어요. 국가가 청년의

 소득을 함께 고민하거나 그게 어렵다면 비용이라도 줄여주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요구부터 하나씩 해나가고 싶어요.”

                                                                             청소랩 참가자 민선영 님

 

 

3일(목)에는 혐오사회에 저항하는 <여성주의> 모임과 평화이야기를 나누는 <반전과 군축> 테이블이, 4일(금)에는 우리 정치를 바꾸기 위한 <정치야 놀자>, 대학문제모임 <호구와트>가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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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 주간>에 가장 많은 청년들이 함께 한 여성주의 테이블

 

 

“여성주의를 고민하는 모임이 청년참여연대에 만들어져서 너무 좋아요. 남자 분들이 많이 모여서 더 좋고요. 여성주의 모임을 통해 페미니즘이 진정으로 무엇인가를 알아가고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성주의 참가자 이조은 님

 

 

“청년들의 정치 혐오가 심각하다. 평소엔 관심도 없다가 선거철만 되면 청년을 들먹이는 정치권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렇지만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결국 청년의 삶을 바꾸는 것은 정치다. 정치에서 멀어질수록 청년 문제 해결은 멀어진다. 청소LAB이 구체적인 청년정책을 다룬다면 우리 정치테이블은 청년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정치구조에 대한 이야기를 해나가야 할 것 같다.” 정치 테이블 제안자 김성수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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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테이블보다 촘촘한(?) 준비를 했던 대학문제모임 <호구와트>

 

 

“대학진학율이 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70%에 이르는 청년들이 대학생이 됩니다. 이들이 20대의 대부분을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보내고요. 그렇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이 대학경쟁력을 명분으로 값비싼 등록금을 걷고 그 돈으로 다시 학생들에게 장사를 하질 않나, 운영도 상당히 비민주적으로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사회문제에 관심 많은 청년들도 정작 자신의 대학 문제에는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았어요. 우리 모임은 대학의 호갱이 되길 거부하는 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대학모임 제안자 최혜은님 

 

 

각자의 일상과 병행하며 일주일 간 뜨거운 활동을 벌인 탓인지 토요일에 예정했던 <꿈틀 네트워크 파티>는 진행되지 못하였지만 청준위 카페와 전체회의를 통해 각 테이블의 이후 활동이 공유되고 <청년, 꿈틀>에 미처 참가하지 못했던 다른 준비위원, 회원, 청년들을 계속해서 만나고 있습니다. 10월 3일(토)에 열릴 청년참여연대 창립행사에서 더 탄탄해진 <청년, 꿈틀> 테이블을 만나볼 수 있겠죠? 더욱 큰 기대로 10월을 기다리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청년,꿈틀>의 진행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면?

청년참여연대 준비위원회 카페를 찾아주세요 :)

카페로 바로 가기 >> http://cafe.naver.com/pspd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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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LAB>과 <호구와트>모임은 9/2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와 함께 국회정론관에서 기자회견도 가졌습니다.   

 

화, 2015/09/1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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