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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그 법이 위험하다: 규제프리존법과 인터넷전문은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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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그 법이 위험하다: 규제프리존법과 인터넷전문은행법

익명 (미확인) | 월, 2018/10/08- 16:46

그 법이 위험하다: 규제프리존법과 인터넷전문은행법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필자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3차 산업혁명이었다. 2차 산업혁명은 논외로 하고 ‘3차 산업혁명’을 검색해보면 2012년에 출판된 [3차 산업혁명]이라는 제레미 리프킨의 책이 보인다. 검색된 책소개에 따르면 이 책은 “인터넷 기술과 재생에너지가 합쳐져 강력한 ‘3차 산업혁명’이 발생하는 과정을 설명”한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여전히 알쏭달쏭하고 혁명의 회차가 변경되었다. 그리고 2018년 9월 20일, 대한민국 국회는 73개의 법을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 입안되어 통과된 법이 있어 그 법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혁신성장이라고 명명된 현 정권의 경제정책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법이니 곧 실생활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갑자기 만나면 깜짝 놀라니까 어떤 내용인지 알아보자.

 

1. 규제프리존법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 전부개정법률안」 (이하 ‘규제프리존법’)이라는 정식 명칭으로 일명 ‘규제프리존법’이 통과됐다. 이 법은

  • 하나, 비수도권 시·도에서 혁신사업 또는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규제특례 등이 적용되는 구역을 지정하고 이를 규제자유특구 영어로는 ‘규제프리존’이라고 명명하고.
  • 둘, 규제자유특구 안에서 현행 법의 구체적인 효력을 제한하겠다는 법이다. 혁신사업 또는 전략산업을 육성을 위해 하나의 법으로 다른 여러 법을 무력화하겠다는 취지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17년 4월 10일) 안철수 후보를 ‘이명박-박근혜’ 정책 계승자로 지목하면서 비판한 근거가 된 법이 바로 ‘규제프리존법’이다. 당시 문재인 캠프는 유은혜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 법을 “대기업 청부 입법”이라고 불렀다.

 

그랬던 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유는 “최근 기술혁신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기술혁신이 가져올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또는 제품 등을 규제제약 없이 실증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기업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있기 때문이란다. 이 법이 혁신사업 또는 전략산업을 육성을 위해 해제한 법안은 너무 많아 열거하기가 어렵다.

 

이 법의 4조에는 ‘우선허용·사후규제’라는 원칙이 명시되어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가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혁신사업 또는 전략산업 등을 허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신기술을 활용하는 사업이 국민의 생명·안전에 위해가 되거나 환경을 현저히 저해하는 경우에는 이를 제한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고 있긴 하다. ‘일단 해보자’ 정도로 이해된다.

 

결기는 호방하지만, 한편 걱정스럽다. ‘일단 해보자’는 그 구체적인 범위가 특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안전, 환경을 저해하는 경우에, 이 법의 적용을 제한한다고 되어 있지만, 정부나 기업, 다수 언론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바이오헬스 산업’이고, 개인정보라고 읽어야 할 ‘빅데이터’다. 또한, 이 법의 주요 내용은 보건, 의료, 환경, 개인정보 보호 등과 관련 법 적용 예외(혹은 완화)인데 “국민의 생명·안전에 위해가 되거나 환경을 현저히 저해하는 경우”(4조)에는 이 법의 적용을 제한“할 수 있다”(‘제한해야 한다’가 아니라)고 규정했다. 으레 겉보기에 좋은 말을 한 구절 추가한 것이거나 아무런 실효성이 없는 법을 만들었거나 둘 중에 하나일 것이나 아무래도 전자인 듯하다.

 

이 법에는 ‘실증을 위한 특례’와 ‘임시허가’라는 조항이 있다. 실증을 위한 특례는 기업이 혁신적인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기존의 법과 제도 하에서 인·허가가 어려울 경우, 법과 제도 적용의 예외를 두자는 조항이다. 임시허가는 역시, 기업이 혁신적인 사업을 하려는데 이를 판단할 법과 제도가 없거나 법과 제도에 따른 기준·규격·요건 등을 적용하는 것이 맞지 아니한 경우, 안전성 측면에서 검증된 경우 일정한 기간 동안 임시로 허가 한다는 조항이다. 이 두 조항도 ‘일단 해보자’는 기조인데, 역시나 실증을 위한 특례나 임시허가 등을 통해 무력화할 수 있는 규제의 범위가 특정되어 있지 않다. 구체적으로 어떤 법이 제한되는지를 차치하고 시대에 뒤쳐진 규칙과 제도도 있겠으나 너무 과하지 않나 싶다.

 

사실, 지역의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법은 이미 많다.

  • 「국가균형발전특별법」
  • 「기업도시개발 특별법」
  •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 「지역 개발 및 지원에 관한 법률」
  •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법률」
  • 「동서남해안 및 내륙권 발전 특별법」
  • 「제주도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등등

이 글에서 다루는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 전부개정법률안」도 ‘제정’ 안이 아니라 ‘개정’안이다. 이미 있던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간 불평등이 심화되고, 재벌에 대한 경제집중도 해소되지 않는다. 이 정도 상황이면, 이 법이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 수도권 집중 해소 등의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기보다 그저 기업이 원하는 서비스와 제품을 제약 없이 상업화 할 수 있도록 기업에 자유를 보장하고 사회에 필요한 최소한의 공공성만 해소하고 아무 것도 아닌 결과로 귀결될지 우려해도 된다고 말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 않은가. 혁신과 4차 산업혁명에 반대하기 참 어렵지만, 그럼에도 이 법이 과연 보건과 의료, 교육과 환경 등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기본적인 공공성을 지켜낼 수 있을지, 생명과 안전과 같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수 있을지 합리적으로 질문해볼 수 있지 않을까.

 

원론적인 이야기를 말고 실질을 생각해보자. 자율주행자동차가 인명사고를 내면 그 책임은 누가 부담해야 할까? 사실상 ‘운전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차량의 소유자, 제조사, 자율주행을 위해 정보를 제공한 통신사, 아니면 피해자 중에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는 일단 해보고 결정할 성질의 사안이 아니다. 자율주행자동차의 보험료를 누가 얼마나 부담해야 하느냐는 매우 지엽적인 문제이다. 그렇다고 해서 추상적인 고도의 철학적인 논쟁까지 나아가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실질이다. 운전하지도 않는데 사고 책임이 있다면 누가 자율주행차를 소유하겠느냐는 질문에서 사고책임을 운전하지 않는 자동차의 소유자에게 부담시키면 자율주행자동차를 상품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대답이 무리 없이 합리적으로 도출된다. 그렇다고 제조사가 앞장서서 책임질까?

 

미래를 앞서 볼 수 없지만, 불안하다. 하물며, 기술 그 자체, 그리고 기술의 연구도 윤리가 있다. 이 윤리도 당연히 기술과 그 연구를 제한하는 규제로 작동한다. 그런데 작금의 법들은 기술을 상용화함에 있어, 쉬운 말로 돈을 벌기 위해 여기 새로운 기술이 있으니 아무런 규칙도, 그 어떤 제도도 필요 없고 생명과 안전, 나의 개인정보와 우리의 환경에 대해 ‘일단 한 번 해보자’고 하면서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면 곤란하지 않은가 싶다. 양보해도 규제의 구체적인 내용에 논의할 수 있지만 규칙과 제도, 줄여서 규제 그 자체를 악마화하면 곤란하다.

 

이 법은 대상을 비수도권으로 하고 있다. 인천광역시와 경기도는 적용예외다. 그러나 같은 날, 전국적으로 규제를 해소한 법도 통과되었다. 「산업융합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전국적인 규제 해제를 가능케 하는 법이고 취지와 방향은 규제프리존법과 대략 비슷하다.

 

규칙과 제도를 합쳐 규제라고도 부를 뿐이다. 새로운 기술과 사회적인 변화가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게임의 룰이 새롭게 논의되곤 한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것이 필연적으로 폐기되거나 기존의 것의 폐기로 그 논의가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고 이를 제도화하게 된다. 세상 돌아가는 것이 그렇지 않은가. 새로운 기술과 사회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다. 우리는 그 합의를 제대로 한 적이나 있는가.

 

2. 인터넷전문은행법

 

이번엔 은행이다. 단순한 간편결제 어플리케이션이 아니고, 저금하고 대출받는 바로 그 은행이다. 교과서를 보면 은행은 가계에서 저축을 받아 기업에 대출해주고 그로부터 이자를 가계에 다시 주고 뭘 그런 기능을 한다. 물론, 요새 가계부채와 기업의 사내유보를 보면 기업의 저축으로 가계에 대출을 해주는가 싶지만, 하여튼 은행과 간편결제 혹은 송금 어플리케이션과 다르다. 은행은 돈을 유통시키는 기능은 물론이고 수많은 고객의 다양한 금융정보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은행은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이다

 

케이뱅크는 은행업을 인가받는 과정에서 각종 특혜 및 불·편법 의혹이 있지만,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모두 현행 「은행법」에 근거하여 인가를 받고 출범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또 다른 법이 필요하다는 하는 이들은 “국내에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될 경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여 서민, 소상공인 등에 대한 금리단층을 해소하고, 은행 간 경쟁촉진을 통해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을 제고하며, 미래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등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대안) 의 제안 이유 중 발췌)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금융이 아닌 사업을 하는 기업, 다른 말로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거나 지배하지 말라는 금융의 원칙을 ‘은산분리’라고 한다. 은산분리는

  1. 금융의 공공성과 건전성 확보
  2. 재벌·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 방지를 위한 원칙이다.

은산분리 원칙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미 영업 중이다. 그런데 은산분리라는 규제가 4차 산업혁명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2018년 6월 2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2018년 3월말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및 예금 규모는 각각 6.9조 원과 8.4조 원이다. 가계신용대출을 차주 특성별로 살펴보면 고신용(1~3등급) 차주의 대출비중이 96.1%로 국내은행(84.8%)을 훨씬 상회하는 반면, 중신용(4~6등급) 차주의 비중은 3.8%로 국내은행(11.9%)에 비해 낮다. 안타깝게도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목표로 제시되었던 중금리대출 활성화는 없었다.

 

우리가 아는 시중 은행의 대출과 예금의 규모는 수천조 원에 이른다. 인터넷전문은행 점유율은 상위 4개 은행의 1% 에도 미치지 않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업과 관련 시장에 경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말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현실에서 드러나고 있다. 물론, 이게 다 ‘은산분리’때문이라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한국은행의 보고서를 읽었을 것이라고 능히 추정되는 국회는 9월 20일, 시민사회와 노동조합 등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을 통과시켰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 중 산업자본의 지분 소유 한도 관련

제5조(비금융주력자의 주식보유한도 특례)

① 비금융주력자는 「은행법」 제16조의2제1항 및 제2항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전문은행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4 이내에서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경우 「은행법」 제15조, 제16조, 제16조의4 및 제65조의9를 적용한다. 다만, 「은행법」 제15조제5항에 따른 은행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자의 자격 및 주식보유와 관련한 승인의 요건에도 불구하고 「은행법」 제15조제3항 본문에 따른 한도를 초과하여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비금융주력자의 자격 및 주식보유와 관련한 승인의 요건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감안하여 별표로 정한다.

  1. 출자능력, 재무상태 및 사회적 신용
  2. 경제력 집중에 대한 영향
  3. 주주구성계획의 적정성
  4. 정보통신업 영위 회사의 자산 비중
  5.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촉진 및 서민금융 지원 등을 위한 기여 계획

③ 금융위원회는 제1항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식을 보유하는 자에 대해 「은행법」 제16조의4제1항에 따른 초과보유요건 등을 심사하는 경우에는 제2항에 따른 별표의 요건을 심사하여야 한다.

 

통과된 법의 제5조이다. 내용을 보면, 산업자본으로 통칭할 수 있는 비금융주력자가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의 34%를 가질 수 있다고 적혀있다. 그리고 이러한 주식의 보유하려는 자는 “별표”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런데, 별표를 찾아보면 아주 중요한 몇 가지 내용을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되어 있다. ‘금융위원회가 정한다’는 뜻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 중 별표 관련(a)

마. 다음의 요건을 충족할 것. 다만, 해당 위반 등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금융위원회가 인정하는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최근 5년간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었거나 금융관련법령에 따라 영업의 허가·인가 등이 취소된 기관의 최대주주·주요주주(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0을 초과하여 보유한 주주를 말한다) 또는 그 특수관계인이 아닐 것. 다만, 법원의 판결로 부실책임이 없다고 인정된 자 또는 부실에 따른 경제적 책임을 부담하는 등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자는 제외한다.

2)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령,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조세범 처벌법」 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여 벌금형 이상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을 것

바. 한도초과보유주주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업집단에 속하는 경우에는 초과보유 승인이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키지 않을 것,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가능성을 감안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통신업 영위 회사의 자산총액 합계액이 해당 기업집단 내 비금융회사의 자산총액 합계액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출 것

 

정부와 여당도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하여 은산분리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이었고, 재벌이 은행을 가져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노’ 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여당은 ‘자산 10조원 이상 상호출자기업집단은 제외하되, 예외적으로 ICT기업에는 참여를 허용’하자고 주장했다. 상호출자기업집단을 앞으로 재벌이라고 하고 계속하면, 정작 법을 들여다보면 그래서 재벌이 무엇인지, 정보통신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예를 들어, 위 별표 중에 바목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통신업 영위 회사”라는 규정이 있는데 정보통신업에 대한 최소한의 내용 규정이 없다. 입법기관이 아닌 곳에서 이 법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을 만들겠다는 뜻이기도 하고 삼권분립이나 입법과 관련한 여러 원칙의 훼손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법률에 구체적인 내용의 정함이 없이 세부내용을 시행령에 위임하여서는 안 된다는 포괄위임금지원칙에도 위배되기도 한 상황이다.

 

법의 핵심적인 내용이 시행령에 위임되어, 정권에 따라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결론이기도 하다. 법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재벌대기업이 은행을 갖을 수 있게 문을 열어준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런 비판이 무서웠던지 여·야는 아래와 같은 부대의견을 달아 법을 처리했는데 그 내용이 수상하다.

 

부대의견

동법 제5조에서 비금융주력자의 주식보유한도 특례를 두면서 경제력 집중에 대한 영향을 감안하여 한도초과보유주주의 초과보유 요건을 정하도록 한 것과 관련하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4조제1항에 따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비금융주력자의 주식보유한도 특례의 허용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하고, 해당 기업집단 내 정보통신업 영위 회사의 자산 비중이 높은 경우로서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촉진에 기여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도록 한다.

 

부대의견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대략, ‘재벌·대기업’이 은산분리 완화의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하지만 정보통신업의 비중이 높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허용하자는 뜻으로 읽힌다. 이해가 맞다면 법의 본문 및 별표의 내용과 국회의 부대의견이 서로 상충한다.

 

위에 법의 제5조 제2항으로 다시 돌아가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산업자본의 여러 조건을 ‘병렬적’으로 열거하여 이 요건을 ‘전부’ 충족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제2호에서의 경제력 집중 억제, 제4호에서의 정보통신업 비중 요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산업자본이 될 수 있고 별표의 바목도 그 구조가 마찬가지다. 그런데 부대의견에는 어떤 산업자본이 정보통신업 비중이 높으면 재벌이지만(!), 예외로 하자(!!!)는 내용이 적혀있다. 만약 부대의견을 반영하면 정보통신업 비중이 경제력 집중 억제 요건에 우선하거나 압도하는 결과가 초래해서 문제가 되고, 부대의견을 삭제한다면, 재벌대기업이 아닌 산업자본으로서 정보통신업 비중이 높은 사업자가 대주주 요건을 충족하게 되고 여전히 은산분리가 훼손되어서 문제가 된다. 이렇게 법이 통과되었다.

 

게다가 이 법에 명시된 34%의 지분은 엄청 큰 숫자이다. 이사회의 특별결의를 저지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는 은산분리, 말 그대로의 의미인 산업자본과 은행의 ‘분리’라는 문제를 넘어, 누군가가 은행을 ‘소유 혹은 경영’하는 문제이다. 그래서 걱정이다.

 

‘은산분리’라는 원칙, 주인이 있는 은행이 아니고, 정보통신기술과 관련하여 소위, 핀테크의 관점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질문해봐도 문제는 여전하다.

  • 질문1. 기존 은행은 블록체인 할 수 없고 빅데이터 안 한다는 것이냐?
  • 질문2. 기존 은행은 IT에 투자 안하냐.

자꾸 대답이 같으니 질문 3에서 10은 생략한다. 1번 답변도 4차 산업혁명, 2번 답변도 4차 산업혁명이다. 은행이 IT쪽으로 투자한다는 접근도 가능한데 산업자본이 금융을 해야 한다는 선언적 주장만 반복되고 있다. 어쩌면 이 지점이 핵심일 수도 있지만 논의 자체가 합리적이지 않다.

 

카카오뱅크는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참 편리한 일이다. 그러나 카카오뱅크가 이러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이유가 은산분리 때문도 그 완화 때문도 아니고 오직 카카오뱅크만이, 카카오뱅크가 카카오뱅크이기 때문에 은행 이용에 있어 공인인증서를 요구하지 않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카카오든, KT든 정보통신기술을 가지고 있는 산업자본이 시장에 들어간다고 해서 금융산업 자체가 발전하고 은행의 상호경쟁을 자극한다거나 금융소비자의 효용이 증가한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합리적이지 못하고 현실을 설명하지도 못한다. 현실은 앞서 설명했다. 논리적으로도 만약, 시장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은행’을 요구할 수 있지만, ‘새로운 재벌은행’이 아니다.

 

당연히 인터넷전문은행이 모든 것의 답이 아니다. 독과점이 문제라고 하더라도 이는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은행대형화 정책에 따른 인위적인 결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양한 논의가 가능함에도 정보통신기술을 갖춘 산업자본이 금융을 해야 그것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깃발만 나부기고 있다. 펄럭펄럭.

 

여전히 이 법이 왜 필요한지 알 길이 없다. 은산분리 완화라니. 4차 산업혁명이 규제완화이고 규제완화의 포문을 연 대상이 인터넷전문은행이라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지금 이 혁명의 진행속도로 보면, 5차 산업혁명도 곧 인듯한데 그때까지 잘 버텨보자.

 

아. 그리고 점포가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무슨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나. 실제 통계는 너무 처참하니 생략하겠다.

 

※ 본 기고글은 참여연대 정책기획실 최재혁 선임간사가 <슬로우뉴스>에 게재한 것입니다.

슬로우뉴스 원문보기 >> http://slownews.kr/7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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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참여연대 : 청년의 게임

꽃길만 걷게 해줄게

 

청년참여연대가 한 땀 한땀 직접 만든 <청년의 게임: 꽃길만 걷게 해줄게>는 

청년이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고난과 복지를 집약한 게임이에요. 

 

작년 10월, 서울시청 앞 무교로 일대에서 열린 청춘박람회에 첫 선을 보여 정말 많은 호평을 받았어요.

(청춘박람회 후기 : 링크)

0세~40세까지 짧은 생을 살아가는 게임을 통해 청년의 삶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할 수 있었답니다.

 

한국 사회에서 청년에게 꽃길을 무엇일까요?

재밌고 뼈아픈 ‘청년의 게임’을 하며,

청년에게 필요한 꽃길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해보려 합니다.

2018년 청년들의 꽃길, 함께 만들어요!

 

* 날짜 : 1/11(목) 저녁 7시 30분

* 장소 : 참여연대 지하 느티나무홀

* 대상 : 청년 누구나

* 문의 : 청년참여연대 02-723-4251, [email protected]

» 참가 신청하기

 

화, 2018/01/0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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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검사 제재 프로세스 혁신 TF 권고안 지지하고 이를 수용한 금감원 높이 평가

검사관행 효율화·대심제 전면도입·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 핵심 내용에 공감

앞으로 본격적인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로 발전할 것을 기대

금융위도 조직 보호 논리보다 금융개혁에 대한 전향적 자세 취할 것 기대

 

 

어제(12/12),  금융감독・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TF(위원장 : 고동원, 이하 “금감원 TF”)는  「금융감독・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구체적으로 ▲효율적인 감독‧검사체계로 금융회사의 업무부담 완화, ▲공정한 검사·제재로 제재대상자 권익 보호,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를 위한 감독・검사기능의 강화 등의 혁신방안을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에게 권고하였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역시 금감원 TF의 권고안을 적극 수용하고 충실하게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번 금감원 TF의 혁신방안을 지지하며, 금감원이 금감원 TF의 권고안을 전폭적으로 수용하여 이제까지의 오명을 씻고, 금융시장과 호흡하며 금융시장의 건전성 제고와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당초의 설립 목적을 충실히 이행하는 명실상부한 금융감독기구로 거듭날 것을 촉구한다.

 

이번 권고안 중 대심제(對審制) 전면 도입은 금융회사 및 그 임직원에 대한 제재와 관련하여, 마치 일반 형사법정에서 검사와 피고인이 재판장 앞에서 서로 대등하게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제재심의 과정에서 금감원의 검사부서와 제재대상자가 제재심의위원 앞에서 대등한 관계를 이루어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도록 하는 민주적인 제도다. 그동안 금감원이 부분적으로 대심제 요소를 도입하기는 했으나, 이처럼 전면적인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의 제재심의 과정은 청문절차를 통해 제재대상자의 견해를 청취하기는 했으나, 제재대상자가 정확히 검사부서가 자신의 주장을 어떤 논리로 반박하는지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획득할 수 없었고, 검사부서의 반박에 대한 재반론을 펼치기 어려웠다. 이번 대심제 도입은 제재심의 과정 그 자체를 보다 투명하게 하여, 제재대상자의 방어권 보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금융감독의 이면에 감추어져서 대중의 이목에 잘 드러나지 않았던 현행 검사 및 제재제도는 “원님 재판”식의 자의적인 요소를 담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불투명하고 자의적인 감독권 행사 구조는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관치 금융이 판을 칠 수 있도록 하는 "은폐되고 구조화된 부조리"였다. 대심제 전면 도입은 제재 절차의 민주화, 투명화를 통해 금융회사의 합법적 자기방어권을 신장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부당한 관치금융 청산의 가장 튼튼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의 필요성을  금감원 스스로 받아들였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그동안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주장이 나올 때마다, 감독 당국은 금융회사 편에 서서 그 이익을 옹호하거나, 또는 최근에는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논의가 어쩔 수 없이 촉발할 금융감독기구의 개편 논의 가능성 때문에 국민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것이 현실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금융 감독 당국 중 금감원이 먼저 이 변화 가능성을 과감하게 수용한 것은 "매우 어렵지만 용기있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발표자료 말미의 <참고 1>에서 금융감독의 실패로 발행한 주요 금융사고 사례로 KIKO 사태, 저축은행 후순위채 판매 문제, 동양그룹 사태를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그 문제점을 지적한 부분은 과거의 잘못을 덮으려고 급급했던 과거 감독당국의 태도를 상기할 때 분명히 변화한 모습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비록 권고안 내에 쌍봉형 체제의 도입이나 금융소비자 보호기구의 분리 신설,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권한 강화 등 민감한 논점은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앞으로 이를 계기로 해서 금융감독체계 전반에 대한 개편 논의가 조속히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이후 진행될 금감원 금융소비자권익제고 자문위원회 결과 발표(2017.12.19. 예정)에도 금융소비자권익 향상을 위한 의미 있는 제안이 나올 것을 촉구한다.  

 

어제 금감원 TF의 권고안 발표에 이어 일주일 후인 2017.12.20.에는 금융행정혁신위원회(위원장 : 윤석헌, 이하 “금융위 TF”)의 권고안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이 금융위 TF는 2017.10.11. 1차 권고안 발표 때에 이미 케이뱅크 인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에 대해 의미 있는 권고를 하기도 했었다. 케이뱅크의 특혜·불법·편법 인가 의혹에 대한 참여연대의 지속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금융위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책임을 회피해왔다. 금융위 TF의 지적에 비로소 금융위는 절차상미흡은 인정했지만, 위법은 아니라며 최종권고안을 지켜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금융위 TF 역시 이번에 금감원 TF가 발표한 개혁추진 의지 및 금융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일반적 기대수준에 부응하는 권고안을 발표할 것을 기대하며, 금융위가 조직 보호 논리만을 앞세워 개혁에 저항하는 적폐세력으로 남지 말고, 금감원을 본받아 겸허하게 개혁요구를 수용할 것을 기대한다. 

 

논평[원문보기/다운로드]

수, 2017/12/1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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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팟 5회 / 미안해요, 베트남!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1992년 수교 이후 급격히 발전했습니다. 150만이 넘는 수의 한국인들이 베트남을 매해 방문하고 있고 한국을 방문하는 베트남 사람들도 25만 명이나 됩니다. 또한, 한국 기업들이 대거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고 있고 그 결과 한국은 베트남의 제1의 투자국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과연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을 제1의 투자국, 경제협력국으로만 기억할까요?

 

1999년 한국 시민사회가 처음으로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 문제를 제기한 지 벌써 20년이 다 되어 가고 있습니다.  ‘미안해요 베트남’ 운동은 계속되고 있지만, 학살 이후 50년이 흐르도록 이 문제는 여전히 의혹으로만 머물러 있습니다. 

 

과연 베트남 사람들은 '의혹'으로만 생각하고 있을까요? 한국 참전군인의 상처를 보듬어야 하므로 베트남 피해자들의 아픔은 무시해도 되는 것일까요? 이제 베트남과의 역사 문제를 직시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 아시아팟에서는 베트남전 중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해 오신 구수정 한베평화재단 상임이사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s://goo.gl/GuXNm2 (팟빵에서 듣기)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goo.gl/7QpGcs
* 유튜브로 듣기 : https://youtu.be/cDBx_3fnZqA

 

 

오늘의 출연자

  • 진행 : 이미현 팀장 (참여연대 평화국제팀장)
  • 고정출연 : 김형종 교수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국제관계학과)
  • 이슈손님 : 구수정 상임이사 (한베평화재단)

 

같이보기 

 

[아시아팟] 목록

1회. 두테르테 1년, 필리핀 가도 될까요?

2회. 한국에서 난민으로 산다는 것은?

3회. 버마의 '로힝쟈', 존재를 부정당하는 사람들

4회. 아시아 사람들은 한국 기업을 반가워할까요?

5회. 미안해요, 베트남!

 

수, 2017/10/2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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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동방치사건

아동'수'로 지역아동센터를 문 닫게 하는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연대

 

 

지난 겨울 ‘이게 나라냐’는 분노로, 때로는 절규로 거리를 가득 채웠던 촛불은 불평등 속에서 인내해야했던 많은 시민들의 염원이었다. 그렇기에 장미대선은 희망이었고 삶이 조금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였다. 하지만 복지에는 그 희망이 여전히 옅은 것 같아 아쉽다.

 

이런 아쉬움에는 최근 아동수당 축소를 비롯한 많은 이유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국가의 미래인 ‘아동’과 관련한 복지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아동에게도 복지에 대한 권리, 교육받을 권리,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이전 정부의 흔적과 정리되지 못한 행정의 무책임함으로 인해 아동들이 방치될지도 모르는 위험에 처해져있다.

바로, 박근혜 정부 시절 만들어진 지역아동센터 통폐합에 대한 지침 때문이다.

 

 

<표 1-1>의 내용은 2017년 초 지역아동센터 운영을 위해 보건복지부에서 마련한 지침이다. 센터의 운영을 위해 여러 측면을 고려할 순 있으나 단순히 아동의 수를 기준으로 지원금을 중단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지금의 우리나라는‘저출산 고령화’라는 말이 너무도 익숙하다. 고령인구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아동의 수는 감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표 1-2>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7대 특·광역시 모두 지난 5년 동안 아동인구수가 감소했으며 이동인구 비율도 평균 2% 정도 감소했다. 이 중에서도 부산, 대구, 광주, 대전은 총 인구 감소보다 아동인구 감소가 더 많았다.

 

이에 인구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는 항의성격의 문의를 보건복지부에 한 결과 “지방자치단체가 알아서 할 일”, “센터가 문을 닫으면 다른 센터로 이동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는 답변을 받았다. 또 보건복지부는 2018년도 새로 만들어질 문재인 정부의 지침에서도 통폐합조항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대로라면 내년, 부산에서만 28개의 지역아동센터가 문을 닫을 위험에 놓인다. 아동의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돌봄을 받아야할 아동이 줄어드는 것이 아닌데 정부는 무책임하게도 다른 기관을 이용하면 된다고 답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복지가 여전히 뒷전인건 아닌지 의심스러운 모습이다. 불평등 속에서, 정부·정책의 부재 속에 살아야했던 국민들은 다양한 욕구로 지금 정부에 기대하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복지분야에서는 이에 제대로 응답하기는커녕 적폐조차 바꾸지 못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런데 여기엔 또 다른 큰 문제가 숨어있다. 바로 돌봄에 대한 ‘책임’ 주체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지역아동센터 뿐만 아니라 초등돌봄교실,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등 각각 성격이 다르지만 유사한 돌봄기관이 세 개나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지난 참여정부 시절 공부방을 제도화하여 만들어진 보건복지부 관할 기관이며 초등돌봄교실은 이명박 정부 만들어진 교육부 관할,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는 박근혜 정부 만들어진 여성가족부 관할의 기관이다. 각 기관들의 기능과 역할은 조금씩 다르지만 아동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임에는 차이가 없다. 하지만 담당부서는 제각각이다. 바로 여기서 책임의 부재가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UN아동권리협약에 가입한 국가로서 아동의 권리보장을 위해 노력해야할 의무가 있다. 제3조의 내용처럼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활동에서 국가와 가족, 모든 책임 있는 기관들이 최상의 서비스를 보장해야함을 의무로 가지고 있다.

 

아동의 권리보장과 복지증진을 위해 체계를 만드는 것부터 현장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서 이러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관할 부처가 복지부, 교육부, 여성가족부로 나누어진 상황은 이에 적절한 모습이 아니다. 행정부처가 달라 기본적인 통계도 정확하지 않다는 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사항에도 이러한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의무도, 책임도 잊은 채 어쩌면 지금도 정책 속에서 아동을 방치하고 있는 지금 우리사회의 복지는 ‘이게 나라냐’는 부르짖음에 여전히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불평등 속에서 살아가는 삶이 존재하며 그 삶을 바꾸기 위해 복지가 해야 할 것들이 쌓여있다.

 

무엇이 답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진 요즘이지만 사회복지연대는 늘 그랬듯이 답을 찾기 위해 행동할 것이다. 부디, 대한민국 아동방치사건이 발생하지 않길 소망한다.

월, 2018/01/0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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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과징금 부과 관련 
공정위 패소 판결 바로잡을 수 있는 자료 공개돼

박용진 의원,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의 입법 심사자료 공개
입법과정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가 ‘부당하게’로 수정된 진정한 이유는 
‘부당성 요건의 신설’ 때문이 아니라 ‘입증책임 전환’ 때문 
대법원에서 법 개정 취지 및 배경을 반영한 판결 기대 

 

오늘(10/19),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에 관한 2013년 4월 국회 제4차 법률안심사소위원회 심사자료(이하 “심사자료”)를 공개했다(https://goo.gl/dFypAo). 박용진 의원은 지난 2017. 9. 1. 공정위가 패소한 한진그룹 일감몰아주기 관련 판결과 관련하여, 2013. 8. 13. 공정거래법(법률 제12095호) 개정 당시 신설된 제23조2(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의 당초 입법취지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재벌그룹 내부의 부당지원행위를 제재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재판부가 해당 조항의 국회 입법과정에 관한 사실관계를 오해한 판결을 내렸을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2017. 9. 1. 대한항공과 그 계열회사인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 간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공정위의 과징금부과처분을 취소하라는 사건에 대한 서울고등법원 제2행정부의 판결(사건번호: 2017누36153)이 있었다. 당시 재판부는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의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볼때 ‘부당성’도 독립된 규범적 요건이라면서, 특히 일감몰아주기 관련 공정거래법 심의과정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특수관계인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경제상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라는 표현이 ‘부당한 이익’으로 수정되었는데, 이는 별도의 부당성 요건을 신설한 것이며, 그 부당성의 요건은 ‘경제력 집중의 유지・강화’인데, 이 점을 공정위가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면서 원고인 한진그룹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오늘 박용진 의원이 공개한 심사자료에 따르면, 공정거래법 제23조2 개정 과정에서 공정위와 국회 정무위원회 전문위원실이 서로 긴밀히 협의하여 일종의 통합 대안을 마련했는데, 이 통합 대안에 법원이 인용한 ‘정당한 이유 없이 특수관계인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경제상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그 후 심의과정에서 이 표현은 다시 수정되는데 당시 원안의 ‘정당한 이유없이’라는 법문 표현이 기업이 거래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 공정위 측이 “법문표현에도 불구하고 입증책임은 여전히 공정위에 있으며,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동 표현을 “부당하게”로 자구수정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적시되어 있다. 즉, 이 심사자료는 관련 규정에 대한 국회의 입법과정상 의도는 서울고등법원의 판단대로 ‘부당성의 요건을 신설’하는 것이 아니라, 당해 사안에 대한 입증 책임을 공정위가 부담한다는 취지에서 수정되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심사자료에는‘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총수일가의 사익편취를 규제하기 위하’여 부당성 요건의 판단기준을 ‘경쟁제한성(공정거래저해성)’에서 ‘경제력 집중의 유지・강화’로 전환시키되, ‘정당한 이유 없이 특수관계인에게 직·간접적으로 경제상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그 자체가 부당성 요건 전환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당시 국회 정무위 전문위원실과 공정위가 합의하였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2017. 9. 28. 참여연대 등이 개최한 <한진과 한화S&C 사례를 통해 본 재벌총수 일가 봐주기 판결 비판 토론회>(https://goo.gl/B56hz7)에서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의 입법취지에 따르면 회사법상 선관의무 등을 위반하는 행위를 통해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을 귀속시켰는지 여부 및 그 이익이 부당한지 여부가 문제될 뿐, 별도의 부당성 심사를 한다는 것은 법안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난 해석”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또한, “당시 재벌총수의 사익편취 규제에 관하여 발의된 8개의 공정거래법 일부개정안 중 ‘정당한 이유 없이 특수관계인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경제상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라는 문언이 포함된 법안은 없으며, 당시 정무위원장이 제시한 대안 제안 경위(의안번호 5806)을 보아도 이 사건 재판부가 제시한 입법 과정에 대한 이유 부분 설시는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박용진 의원의 자료 공개를 통해 비로소 법원이 인용한 문언이 제23조의2의 개정 논의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등장했던 표현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결국 공정거래법 제23조의2는, 제23조 제1항 제7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부당지원행위로는 규율할 수 없는 재벌총수의 사익편취행위에 대해 규제하고자 신설된 조항으로서 여타의 공정거래법 조항과는 달리‘부당하게’를 삭제하고 ‘부당한 이익’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입법목적에서 명백하게 제23조 제1항 제7호와는 별도로 공정거래저해성이 아닌,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위법성을 판단하기 위해 신설한 것이다. 따라서 부당성을 별개의 요건으로 본 사법부의 판결은 명백하게 입법목적을 몰각한 판단이었다.

 

그동안 공정위는 기존 공정거래법 제23조제1항제7호에서 요구하던 ‘부당성’ 입증요구의 엄격성으로 인해 삼성SDS 판결, 대림산업 판결 등의 재벌그룹 내부의 부당지원행위 관련 재판에서 번번이 패소해왔다. 공정거래법 제23조의2는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신설된 것인데,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한진그룹의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하여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개정취지를 왜곡하고, 다시 과거의 부당지원행위 판결처럼 “부당성” 심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함으로써 어렵게 이룬 입법을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오늘 공개된 심사자료를 통해 이 사건 관련 법리적 쟁점이 남아 있음이 확인되었다. 대법원이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입법 취지 및 배경을 파악하여 공정한 판결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 

 

▣ 별첨자료 

1. 2013. 4월 국회 제4차 법률안심사소위원회 심사자료

 

[논평/원문보기] 

 

2013. 4월 국회 제4차 법률안심사소위원회 심사자료

심상자료 표지심사자료1심사자료2심사자료3

 

 

목, 2017/10/1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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