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과 달리 훼손된 은산분리 원칙, 대통령은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거부권 행사하라
약속과 달리 훼손된 은산분리 원칙,
대통령은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거부권 행사하라
내용의 정합성·절차의 민주성은 물론, 규제 완화의 정당성도 상실
은산분리 완화 명분이었던 ‘재벌 제외’, 법률도 아닌 시행령에 위임
국회에 입법 촉구한 대통령, 원칙 훼손된 법률 거부하여 공약 지켜야
1. 어제(9/20) 은산분리 원칙을 훼손하여 재벌의 은행 소유 가능성을 열어둔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여당은 대선 과정에서 은산분리 원칙 준수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2018.6.27. 제2차 규제혁신점검회의가 취소된 후 급작스럽게 은산분리 완화를 위한 법안 처리를 밀어붙였다. 상가법 등 주요 민생 현안을 뒤로 한 채, 은산분리 완화가 정치권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그로부터 채 3개월도 되지 않아, 50년 이상 이어져 온 금융시장의 기본 원칙이 민주적 절차도 토론도 없이 일거에 무너졌다. 이에 노동·시민사회단체는 내용의 정합성·절차의 민주성은 물론, 은산분리 완화의 정당성도 상실한 채 통과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한다.
2. 더불어민주당은 은산분리 원칙을 준수하기 위해 싸워온 과거를 스스로 부정했다. 그러면서도 은산분리 원칙의 훼손은 아니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반복했다. 더구나 법안 처리에 급급한 나머지 자유한국당의 요구에 휘둘려 은산분리 완화의 명분으로 내세운 ‘재벌 대기업 제외’를 법률에 명시하지도 못하고 시행령으로 떠넘겼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내용보다도 후퇴된 것이다. 마지막까지 더불어민주당은 “대주주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은행법보다 대폭강화”를 홍보하며, ‘대주주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의 금지’조항을 은행법보다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관철시키지 못했다. 은산분리 완화로 인한 가장 큰 우려가 재벌의 사금고화임을 상기해 볼 때, 이는 입법부의 책임을 방기한 것에 다름없다. 게다가 법률에 구체적인 내용의 정함이 없이 세부내용을 시행령에 위임하여서는 안 된다는 포괄위임금지원칙에도 위배될 소지가 있다. 결국, 국회의 입법 기능을 사실상 포기하면서까지 법안 통과를 밀어붙였다.
3.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의 입법 과정에 합리적 명분도, 민주적 절차도, 법리적 타당성도 없었다. 이러한 졸속적인 법안 처리에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8.7.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해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2018.8.16. 여야 5당 원내대표들과의 오찬 회동에서도 “재벌 산업자본이 무리하게 은행자본으로 들어올 여지를 차단하는 장치를 뒀다”(https://bit.ly/2D9MhU2)며 은산분리 완화를 위한 입법을 재차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은 재벌의 은행 소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주장과도 배치된다.
4.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과도 배치되고,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하면서 공언한 것과 달리 재벌 은행의 탄생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헌법에 따라 국회에 재의요구를 해야 한다.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을 하면서 시민사회의 합리적 주장에도 귀 기울이지 않은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다시 한 번 촉구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재벌의 은행 소유 가능성을 차단하고 은산분리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다. 끝.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금융정의연대·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빚쟁이유니온(준)·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주빌리은행·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에 대한 전부 개정법안>(이하 강원특별법 개정안)이 25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5월 24일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더니 다음날 25일 오전 법제사법위원회에 가결, 오후에 본회의 통과다. 강원도를 막개발로 몰아넣을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이양하는 법안이 이틀만에 일사천리로 강행처리되었다.
강원특별법 개정안은 강원특별자치도의 지방분권을 강조하며 농지, 국방, 산림, 환경을 4대 규제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개선과 권한 이양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한마디로 규제 해제법이며, 강원도 민원법이다. 강원도가 강원특별자치도의 성공이 특별법 개정안의 통과 여부에 달린 것처럼 총력을 다한 이유다. 여기에 정부가 법에 따라 국토 환경을 잘 보전할 수 있도록 감시, 견제해야 할 국회는 주요 부처의 신중 검토 의견과 시민사회의 충분한 토론과 숙의 요구를 무시한 채, ‘여야 협치’를 내세우며 속전속결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최소한의 사회적 공론화조차 없이 행정과 시민사회, 전문가의 우려를 거대 양당의 힘으로 묵살한 후과는 작지 않을 것이다.
강원특별법은 환경영향평가 등의 특례, 산지관리법 등 적용의 특례 등 정부의 주요 권한을 도지사, 도의회에 이양하고 있다. 그동안 강원도의 환경, 산림을 지켜왔던 최소한의 빗장이 풀린 것이다. 백두대간도 위태롭다. 강원도에 대부분 위치한 백두대간은 우리나라의 주요 산림생태축이다. 백두대간보호법에도 불구하고 완충구역에서 등산로 또는 탐방로 설치, 수목원설치, 자연휴양림, 공원시설, 궤도 설치를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특례 조항으로 무장된 강원특별법 앞에 무엇이 강원도지사를 견제하고, 강원도의 개발 앞에 백두대간, 강원도의 환경, 산림을 보호할 수 있을지 암담하다. 이런 상황에서 강원도의 미래비전을 말하는 것은 후안무치하다.
지난해 12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자연을 위한 파리협약’이라고 불리는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가 채택되었다.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붕괴를 막기 위해 더 많은 보호구역을 지정하고, 훼손지를 복원하고, 또 여기에 대규모 재정적인 수단을 동원해야한다는 목표에 전세계 195개국이 합의한 것이다. 전세계가 개발 일변도의 프레임에 브레이크를 걸고 더 많은 자연을 지키는 일에 에너지와 재원을 쓰는 이 때에 한국사회는 여전히 아름다운 강원도의 난개발을 초대하는 강원특별법을 여야가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개발 만능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6월 11일,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한다. 강원특별법 개정안 통과로 인해 강원도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에 대한 건강한 논의 기회는 상실되었으며, 제2, 제3의 지역특별법의 욕망에 불을 지핀 꼴이 되었다. 기후생태위기의 시대에 최소한의 환경법 체계를 입법부의 권능으로 무력화시키는 최악의 선례를 만든 86인의 법안발의자, 그리고 통과시킨 171인을 역사에 기록할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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