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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모의 노동에세이]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의 집단교섭을 맞이하며 (9.18. 고은선노무사)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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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모의 노동에세이]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의 집단교섭을 맞이하며 (9.18. 고은선노무사) new

익명 (미확인) | 화, 2018/09/18- 10:47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의 집단교섭을 맞이하며


고은선 공인노무사(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교섭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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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선 공인노무사(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교섭국장)

한가위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열흘 가깝게 유례없는 최장기간의 연휴가 이어지던 지난해 이맘때가 생각난다. 긴 추석연휴 동안을 필자가 속해 있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의 임원진과 중앙집행위원, 그리고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삭발한 채 집단단식을 하며 거리 위에서 보냈다.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을 가입대상으로 하고 있는 학교비정규직노조·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전국여성노조는 2012년부터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라는 연대체(공동교섭단)를 구성해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을 상대로 공동교섭과 공동투쟁을 진행했다. 2016년까지 시·도 교육청별로 교섭을 한 탓에 같은 직종에서 동일한 업무를 하는데도 특정 수당 지급 여부는 물론 지급액, 일부 수당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 등 노동조건 전반에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문제점을 바꾸기 위해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의 단결력으로 지난해 최초로 교육부와 교육청을 상대로 하는 집단교섭을 성사시킨 것이다. 물론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시·도 교육청 사이의 교섭은 완전한 산별교섭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확한 의미의 집단교섭(연합교섭)이라고도 볼 수 없는 중간적인 형태다. 산업별 통일교섭은 하나의 산업별노조가 사용자단체와 교섭하는 것이 전형이고, 연합교섭이라고 불리는 집단교섭은 동일한 업종에 속해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여러 기업별노조가 여러 사용자와 하나의 협상테이블에서 동시에 교섭하는 것이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즉 사측은 권한 있는 사용자단체를 꾸렸다기보다는 공동으로 교섭에 임하는 ‘여러 사용자’ 연합 형태다. 이에 대응하는 노동조합은 하나의 산업별노조 각각의 지부이면서 각 사용자와의 관계에서는 기업별노조의 모습을 띠었으니 일반적 의미의 산별교섭에도, 집단교섭에도 해당한다고 보긴 어렵다.

사용자측은 사용자단체를 구성한 게 아니라 각각 독립적 교섭 상대방으로서 사고하고 입장을 내다 보니 자신들끼리 눈치 보고, 힘겨루기를 하는 등 의견을 일치시키지 못했다. 교섭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추석연휴를 풍찬노숙하며 우여곡절 끝에 각 사용자와 전국 14만여명에게 적용되는 통일 임금협약을 체결하며 최초의 정부·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하는 집단교섭이 마무리됐다.

민주노총 조합원의 80% 이상이 산별노조로 조직돼 있지만, 산별교섭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여전히 교섭 양상은 기업별노조 습성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보건의료노조와 금속노조가 각 보건의료산업사용자협의회·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라는 사용자단체와 산별교섭을 하고 있지만 이 역시 형식에 머무르거나 선언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수준으로 정체돼 있다. 사용자들의 교섭 참여 또한 매우 저조하다. 기업별 노사관계 대안으로 선택한 산업별 노사관계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듯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은 정부와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산별교섭을 만들어 낸 것이다.

학교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가 17일 사용자와 2018년 임금협약을 위한 집단교섭을 개회했다. 사용자인 17개 시·도 교육청이 모두 참여했다. 그러나 사용자 중 하나인 교육부가 교섭 개회 며칠 전 급작스럽고 일방적으로 교섭 개회식 불참을 통보하는 유감스런 일이 있었다. 이는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다.

교섭의 힘은 노조에 조직된 노동자들의 단결력, 그리고 교섭을 통해 이루려는 목표에 대한 절박한 요구에서 나온다는 것을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은 지난 8년간 단결하고 투쟁하며 배웠다. 이번 집단교섭 또한 지난해 실질적인 산별교섭 결과물을 만들어 낸 성과를 다시금 살리길 기대한다. 이번 집단교섭 또한 산별교섭이 잘 되지 않는 노동계에서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낸 지난해 집단교섭 성과를 살려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길 기대한다.

나아가 사용자들이 사용자단체를 구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산업별 수준의 임금과 노동조건 표준화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산별교섭이 이뤄져 이번 교섭이 노동현장에서 제대로 된 산별교섭을 정착하는 밑거름 역할을 하길 바란다.


고은선  labortoday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 서울 용산구 갈월동 70-9 예안빌딩 10층
: 02-847-2006

: www.hakb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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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에 직업 감추는 사회, 노동존중 사회라 할 수 있나


강선묵 공인노무사(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 강선묵 공인노무사(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얼마 전 겪었던 일이다.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문이 열리더니 어떤 분이 들어왔다. 무슨 일로 오셨냐고 물어봤더니 지나가다가 간판을 보고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서 들러 봤다고 했다. 그냥 평범한 상담이겠거니 하고 일단 상담실로 들어가라고 안내해 드렸다. 그리고 본격적인 상담을 하기 위해 필기도구와 상담일지를 들고 상담실로 들어갔다.

상담일지 양식에 따라 상담을 하기 위해 방문자에게 회사 이름을 물었다. 그런데 방문자는 회사 이름을 밝히기를 원하지 않았다. 상담을 하러 와서도 회사 이름을 밝히길 꺼리는 노동자들이 워낙 많고, 단순 상담의 경우 회사 이름을 꼭 알아야 하는 것도 아닌 만큼 원하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대신 어떤 일을 했는지는 알 필요가 있기 때문에 회사 업종이 뭐냐고 질문을 했다. 방문자는 “그냥 밖에서 하는 일”이라고 하면서 이마저도 밝히기를 거부했다.

그 순간 들었던 생각은 ‘이분이 어떤 불법적인 일을 하는 곳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업종조차 밝히고 싶지 않는가 보다’ 하는 것이었다. 알다시피 불법적인 일―예를 들면 마약 제조 같은―을 하는 경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퇴직금 또한 받을 수 없다. 쉽고 간결한 상담을 추구하는 입장에서 기껏 퇴직금에 대해 설명했는데 방문자가 실제로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헛상담을 하게 되는 꼴이 아닌가. 그래서 방문자에게 솔직히 말을 했다. 업종을 안 밝히는 이유를 모르겠으나, 만약 하던 업무가 불법적인 일―앞에서 예를 들었듯 마약 제조 같은―인 경우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 그러니 만약 그런 일을 한 거라면 그냥 돌아가시라고.

방문자는 그제야 자신이 세차장에서 세차 일을 했다는 것을 말해 줬다. 세차가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밝히고 싶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 말을 듣자 속으로 약간 기가 막혀서 이런 상담하는 자리에서까지 그런 걸 부끄러워하면 안 된다고 말한 뒤 퇴직금 관련 설명을 계속했다.

돌이켜 보면 그 당시 내가 속으로 기막혀 했던 것은 짧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는 속담이 있긴 하지만 그냥 속담에 불과할 뿐이고, 이미 세상에 타인의 노동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상태에서 누군들 그 편견의 대상이 되고 싶어 하겠는가. 사실 나도 최대한 타인이나 다른 분야에 편견을 갖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무의식중에 가지고 있을 편견이 없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세차를 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싶지 않아 하던 방문자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됐다.

물론 세상의 편견에 정면으로 맞대응하는 노동자들도 있다. 건설일용직 노동자를 낮춰 부르는 말로 ‘노가다’라고 하기도 하는데, 상담을 하다 보면 어떤 일을 하느냐고 물었을 때 자신이 노가다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노동자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모든 노동자들이 그런 강한 ‘멘털’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요즘 노동존중 사회에 대한 말이 많은데, 세차 업무든 아니면 다른 업무든―그 직업이 불법적인 직업이 아니라면―자신의 직업을 솔직하게 밝힐 수 있고 또 그로 인해 편견에 시달리지 않는 사회가 진정한 노동존중 사회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강선묵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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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79-8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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