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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섹타 경제론 – 형제애적 실천에 대하여

지역

제3섹타 경제론 – 형제애적 실천에 대하여

익명 (미확인) | 화, 2018/09/04- 11:26

신이 있다면 박뱅을 통하여 우주를 창조하시고, 자연적 법칙을 부여하여 만물이 운행토록 하였을 것이다. 이에 성서에서는 태초에 말씀(법칙)이 있었다 기록하였고, 아시아의 현자들은 도법자연(道法自然)의 이치를 스스로 깨닫고 하늘을 따르는 것이 본성(天命之謂性)이라 논하였다.

사람들이 사회적 집단을 형성하고 대화가 가능한 언어를 공유하면서, 서로의 상상 속에서 창조주인 신을 발견하고 재창조하였다. 신의 존재 여부를 떠나서 인간은 바라는 바의 실상이며 보지 못하는 것의 증거로서 믿음 속에 각자의 제단 위에 신을 설정하였다. 유발 하라리 교수는 ‘사피엔스’라는 저작을 통하여 인간이 동물적 세계로부터 탈출하여 위대한 역사의 여정을 시작하게 된 것은 집단적으로 공유한 상상(신화 또는 종교)이 빚어낸 열정이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집단적 사회가 형성되기 시작한 약 만년 전, 축의 시대부터 형성되었던 상상과 열정은 근세에 들어 산업시대를 겪으며, 양적인 교환이 가능한 상품화의 자기증식 과정에서 열정은 탐욕으로 변질되고 무지라는 자각에서 출발하여 획득한 과학적 지식으로 자연을 극복할 수 있다고 섣부른 예단에 이른다. 인간이 자연적 법칙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순간부터, 역설적으로 탐욕과 자만으로 Sapience & Sapience 라 불리는 현 인류종이지구라는 행성의 자연공간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협을 느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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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토판 쐐기문자로 적힌 수메르 우르남무 법전(왼쪽)과 고대 바빌로니아 함무라비 법전(오른쪽)

다시 과거의 역사로 돌아가, 기원전 1800년경에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문명에서 발견한 우르남무 법전(‘눈에는 눈으로’ 유명한 함무라비 법보다 앞섰다)은 가족과 재산권의 사적 소유 개념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후 사적 재산권의 개념은 중동 아시아를 거쳐 로마제국에 이르면서 체계적인 법률의 형태를 지니게 된다. 한국역사에 있어서도 최초의 법으로 알려져 있는 고조선의 8조 법은 그 중에 3개항만이 한서를 통해 전해 지고 있는데, 나와 타인에 대한 규범을 분명히 세우고 남을 해하고 물건을 탐한 자에 대한 처벌과 보상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반면에 콜럼버스가 정복하기 전의 북미 아메리칸 인디언 공동체사회는 온전히 모두가 하나로 일체를 이룬다는 사고의 틀을 지니고 있었다. 인디언들의 인사말인 “미타쿠예 오야신”은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뜻으로 단순히 사람들간만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대지인 어머니의 품속에 동식물을 포함하여 모든 생명체가 하나인 전일적(holistic) 개념을 지니고 있었다 유명했던 영화 ‘늑대와 춤을’의 장면들을 연상해 보시면 도움이 될 듯 하다.

이렇게 중동아 및 고조선 사회와 북미 인디언 공동체가 보여준 결정적 차이의 배경과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전문가적 영역에서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한 주제이겠지만 필자의 직관적인 판단은 집단 주거공간인 자연적 조건과 생활에 필요한 물자 조달의 용이성 여부가 첫 번째 배경이 아닐까 싶다.

상대적으로 제한된 지리적 자연공간과 항상 흡족하지 못한 생활재의 공급과정에서 질서와 규칙이 요구되고 외족 침입의 방어를 위해 강력한 권력을 필요로 했던 전자의 사회에서는 사회적 강제로서 엄격한 법질서가 도입된 반면에, 넓은 광활지에서 생존에 필요한 물자를 자유롭게 조달할 수 있었던 후자의 공동체는 전일적 평화체제가 가장 이상적 해결책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사회적 강제가 도입된 전자의 사회에서 지배자의 권력이 강해지고 수탈이 심해지면서 지배를 당하고 고통을 당하는 백성을 구제하기 위한 다양한 상상력과 실천적 열정들이 신화와 종교 또는 지배계급에 대항하는 이념적 체계로 등장하면서 인간 역사를 드라마틱하게 전개하도록 추동한다.

17-8세기를 전후하여 물적 필요에 대응한 산업 기반이 급진전되어 인류 전체의 수요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해진 현대 사회 이전 인류사의 조건 속에서는 온전한 평화가 아니라 갈등과 대립이 역사의 발전을 만드는 역설이 발생한 셈이다.

예건데 인민들을 강압하고 수탈하는 기득권 질서에 대항하기 위한 종교적 상상력과 실천적 규범으로 중동과 서양사회에서는 기독교가 탄생했고, 중화권에서는 유교가 주요한 흐름을 형성해 왔다. 여기서 기독교적 가르침은 ‘내가 너희를 사랑하듯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성경 구절에서 보듯이 적극적인 형제애적 실천을 요청하는데 반하여, 동양에서는 ‘내가 하고자 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행하지 마라(己所不慾勿施於人)’이라는 방어적이며 소극적인 예절의 형태로 나타난 것 역시 매우 흥미로운 문화사 연구의 주제가 될 법하다.

기독교의 역사에서 형제애적 실천은 주로 수도원 활동을 통하여 진행되어 왔다. 베네딕트를 시작으로 프란체스코, 도미니크 그리고 예수회 등 수도원 활동은 세속 사회에서 뿌리를 뽑혀 갈 곳이 없거나 범죄를 저지른 자, 그리고 영혼에 평화를 구하는 자들을 모두 포용하여 신의 은총에서 평온한 삶을 제공해주는 청량제적 역할을 해왔다.

십자가 전쟁 이후 돈과 권력의 탐욕에 물들기 이전에는, 대부분의 교회가 수입의 십일조 내지는 지역에 따라서는 과반이 넘는 교회 예산을 지역 공동체의 가난과 질병을 구제하는 활동에 사용해온 것으로 역사는 기록으로 증언하고 있다. 로마제국 멸망 이후 상업시대 출현이전 역사공백의 수세기 간 중세가 우리에게는 암흑기로 잘못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종교선택과 거주이동 등 자유는 없었으나 신의 은총이라는 구속하에 교회를 중심으로 온전한 평화를 이룬 시기였다고 여겨진다.

문제는 속세의 삶보다는 죽음 이후에 오는 내세의 천국에 방점을 두면서 수도원 내 평온한 삶과 평화는 세속과 격리된 일종의 섬이었다는 점에 있다. 가톨릭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종교적 영성적 공동체 역시 일반사회 속에서 보통시민들과 함께 사회의 대변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격리된 상황을 연출하며 세속적 영향과 편입을 거부하는 형태로 현재까지 존속해오고 있다고 짐작된다.

반면에 17-8세기 이후 산업화와 자본가들의 수탈이 진행되어 가는 와중에 19세기 중반 영국의 맨체스터 공업지대에서 가난하고 힘없는 20여명의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소비자협동조합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인류 미래에 새로운 계기와 가능성을 제시한다. 로치데일 협동조합 운동은 많은 국가에 영감을 주면서 독일에서는 라이파이젠 신용협동조합을 탄생시키는 계기를 제공하고, 제2차 대전 이후 스페인에서는 소수민족의 자치운동의 성격을 지닌 몬드라곤 협동조합이 호세 신부의 탁월한 지도력과 결합하여 거대한 조직으로 발전하고, 이탈리아에서는 유로코뮤니즘의 본산인 볼로냐에서는 장기간에 걸쳐 누적된 진보적 지식인들의 역할과 지침이 지역 저변을 묶어내는 네트워크로 활성화되었고, 캐나다의 퀘벡주에서는 불어권이라는 공유된 역사와 문화를 배경으로 지역중심의 협동조합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상기에 언급하였듯이 국제적으로 모범 사례가 되고 있는 여러 지역은 나름대로의 역사와 배경   그리고 조건 속에서 조직을 확대하고 성장해 왔다. 특이한 것은 세계적으로 지역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는 일본의 경우, 협동조합 운동의 아버지라고 추앙되는 한 종교인의 활동과 궤적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한살림의 창업자인 김재일선생은 ‘가가와 도요히코’의 저작 ‘우애의 경제학’을 번역하면서 그를 다음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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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명문가 첩의 자식(본처의 양자)으로 중학교 당시 영어교실에서 만난 로감과 마야스 전도사들의 영향으로 기독교 신자가 된 후 메이지 신학대학과 고베신학교에 공부하다.전도 활동 중 치명적인 폐괴저 병에 걸렸으나, 나가오 목사 가족의 정성을 다한 보살핌으로 회복된 후, 삶 전체를 사회봉사에 바치겠다는 결심으로 고베 빈민가 정착하다.빈민운동 중에 헌신적인 여성 하루를 만나 결혼하고 미국 프린스턴 대학으로 유학하여 신학과 생물학을 전공하다.미국에서 대규모 파업과 시위 경험을 경험한 후 귀국하여 자주관리운동으로 칫솔공장 설립하고 운영하다. 1918-4-20 간사이 노동동맹창립 선언문을 작성하고, 오사카 전동주식회사 파업을 주동하고, 1922-04-09 추후 5백만이 넘는 회원을 갖는 일본농민조합 창립대회를 주도하다. 1923-09-01 관동대지진이 발생하자 교회를 중심으로 이재민 구제활동을 눈부시게 조직한 후, 자조와 자주의 정신에 기초한 수많은 조합운동을 전개하다. 1924년 이후 대만,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전도여행 하고,귀국 후 일본 내 백만 구령(기독교신자) 운동 전개하다. 이를 지원하는 미국 내 후원회 조직이 결성되고,일본의 대륙 침략 이후 일본군국주의에 반대하는 세계평화운동 전개하다. 일본 패전 이후 내각 참여의 권고를 거부하고 전국민 참회운동과 협동조합운동의 확산에 노력하고, 사회당 창당 등 활동에 전념하다. 1955년 노벨 평화상후보에 오르기도 했으며, 현재 회원 130만명이 넘는 코프 고베를 창립하고 지원하다, 1958년 와병으로 쓰러져 심근경색, 만성신염, 대동맥중막염, 기관지확장증, 심장비대 등 종합병종으로 1960-04-23 사망했다.

요약하면, 가가와 도요히코는 1920년대의 백만 셀러 <사선을 넘어>저자이며 목사로서 철저한 복음주의자이면서 동시에 일본에 사회운동의 씨를 뿌린 사회주의자이다. 진보적 실천과 복음적 영성을 결합한 사상을 지녔으며, 일본 최초의 대규모 노동자 파업 주도하고 복음과 의식화를 통해 농민조직을 이끌었고 소비자 및의료 등 일본 협동조합운동의 전설적 지도자로 추앙되고 있다.미국 조지 워싱턴 대학 내에 동상이 세워질 만큼 그가 사망한 당시에는 미국인들에게도 경의적인 존경의 대상이었다.

10여 년 전 그의 저서 ‘우애의 경제학(1936년 출간)’을 처음 읽었을 때는 그저 열정적인 기독교의 사회운동가 정도로 기억하였다가, 최근 다시 열어본 책 속에 필자가 심한 갈증을 느끼며 찾고 있던 내용의 대부분이 담겨 있음을 발견하면서 스스로 놀랐다. 필자의 의견을 토씨로 달기보다는 그의 저술 내용을 아래로 요약하면서 그의 사상을 있는 그대로 소개하고자 한다. 다만 1936년 당시는 소련 연방이 산업적으로 크게 성공하여 전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고, 자본주의 국가들은 공황으로 매우 고전하던 시절임을 미리 염두에 두고 읽어주시길 바란다.

카오스의 세상을 구원하는 길: 세계 대공황에 대한 해결책으로 마르크스와 케인즈의 이론이 성공하지 못한다고 확신하면서, 오로지 자기성찰과 형제애에 기반한 사회운동으로 인간과 사회의 근원적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믿고 협동조합을 통한 전 사회적 변혁을 꿈꾸다. 공산주의는 획일적인 사회이며 비인간적인 체제라고 부정하고, 자본주의를 1). 약탈적 시스템, 2)상류층과 유한계급을 위한 사회, 3) 자본과 물적 기반이 지배계급에 집중되는 구조, 4) 무산자를 양산하는 체제라고 비판한다.

그리스도와 경제: 종교적 신앙과 실생활의 경제를 분리시키는 것은 마치 신경계통과 소화기 계통을 분리시키는 것과 같은 어리석음이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것이다. 가치를 7가지 요소 – 생명, 노동 또는 활력, 교환, 성장, 선택, 질서, 목적으로 나누면서, 십자가의 의미를 단순한 영혼의 구원사건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과 인간의 사랑의 완전한 융합으로 해석하고, 십자가는 세속적인 인간을 하나님의 영성으로 인도하는 가교의 역할로 본다. 사적 소유권 이념에 기초한 로마법이 속세의 권력으로 자본주의 전일적 지배의 기초를 닦았다면, 이를 대체하는 십자가의 사랑이 사회경제의 원리로서 현실의 경제활동에 도입되면 현존의 공산주의를 훨씬 능가한다. 입과 계시로만 하나님께 다가 가려는 것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거리를 만들고 심연을 깊게 할 뿐이다.

유물론적 경제관의 잘못: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길은 아담 스미스의 고전 경제학도 아니고, 마르크스의 유물 경제학도 아니다. 인간의 각성된 종교의식에 뿌리박은 새로운 경제관속에서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스미스가 시도한 종교와 경제의 분리는 명백한 오류이며 윤리와 경제가 하나가 될 때만이 하나의 몸(소마)처럼 오롯이 온전한 활동이 이루어진다. 마르크스 이론 역시 유물론적 결정론에 경도되어 스미스가 저지른 동일한 오류를 공유한다. 경제와 경제행위는 인간의식의 발전과 수준과 함께 변화하고 발전한다고 믿는다. 물질생산의 형태가 인간의 의식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적인 각성이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통하여 사적 소유권, 상속 그리고 계약권 등에 혁명적 변화를 일으켰다. 산업이 진행될수록 한 시대의 문화는 물질적 생산과 분배, 소비행태를 제어하는 당 시대 사람들의 의식과 각성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변혁의 철학: 인류역사 전체를 통하여 폭력혁명은 언제나 비참하게 종말을 맞게 된다. 반면에 경제적 혁명은 인간의식의 변혁으로 달성할 수 있으며, 기존의 소유권, 상속, 계약권 등 부와 직업에 대한 근본적인 혁명을 가져오면서 전진을 이루게 된다. 인간의 의식은 자연적 본능적 의식에서 자각적인 상태로 나가고 윤리적 사회적 의식으로 발전한다. 기독교적 형제애가 없으면 결코 이상적인 경제사회를 이룰 수 없다.

형제애: 그리스도교 역사 속에서 존재하는 여러 수도회의 모습에서 형제애를 발견한다. 그리스도 신앙에서 행한 수많은 형제애의 노력을 바탕삼아 협동조합 운동이 등장했다. 이 경우에는 소유권이나 상속이 문제가 되지 않으며, 우선적으로 노동이 존중되고 금전의 이자가 허용되지 않았다. 한편 형제애가 약해지면 세상권력인 로마법에 근거한 사적 소유권 제도가 기승을 부린다. 성공한 로치데일 생협운동은 물건이 아니라 인격과 상부상조를 중시하였다.

협동조합국가론: 현대의 협동조합은 중세 길드의 연장선에서 개선되고 발전되어 왔다. 다만 중세의 길드는 비조합원까지 형제애를 미치지 못했고 자신들이 속한 하나의 종교와 신앙에만 갇혀있었다. 현대의 협동조합은 종교적 형제애에 바탕을 두면서도 여러 종파의 차이와 장벽을 뛰어 넘어 사회전체에 봉사할 수 있어야 한다. 협동조합 운동은 자본제하의 외로운 섬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를 향한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전략과 실천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단한다. 보험-생산자-판매-신용-공제-공익-소비의 전 과정을 지역과 중앙단위에서 상호적으로 연결하고 상보하는 전체적 시스템 구성하고 이를 정치적 조직으로 발전시키는 조합국가를 만들어 자본제를 대체하도록 구상해야 한다. 이에 더 나가서 형제애와 협동조합 국가를 기반으로 하는 국제연맹형태의 국제기구를 만들어 세계평화를 유지해야 한다

(필자 의견:현존하는 스위스는 가가와가 꿈꾸던 협동조합 국가에 매우 유사하다. 스위스 성공의 비결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칸톤 자치주의 강력한 독립성과투표의 비례성이 온전히 반영되는 선거제 및 국민발안에 의한 직접 민주제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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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이라는 새로운 운동 영역을 일군 ‘원주 캠프’ 인사들. 왼쪽부터 장일순·지학순·김영주·김지하·박재일.(사진: 경향신문)

일본에서는 기독교적 형제애의 재발견으로 협동조합운동이 활성화 되었다면, 한국에서는 동학의변혁사상이 재발견되면서 협동조합운동이 뿌리를 내렸다고 할 수 있다. 시천주(侍天主)의 깨달음에서 출발하여 사인여천(事人如天)이라는 위대한 사상을 이룬 동학은 사회변혁의 일환으로 ‘유무상자(有無相資)’라는 생활실천운동을 전개하였다. 갑오농민혁명이 좌절되어 역사적 잠복기에 들어간 동학의 생활실천운동은 1970년대에 원주지역에서 장일순과 박재일 등에 의해 협동조합운동의 형태로 되살아났고 한살림 운동으로 전개된다. 한살림 운동은 한국시민사회를 각성시키며 다양한 생활협동조합을 탄생시키는 기폭제가 되었고 지금 수준에 이르게 된다.

한국사회내에서 현재 주춤한 사회적 경제영역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하여 다양한 논의와 지원 방안이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실천단위에서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기존의 탐욕에 기반한 자본제적 방식과 단순한 시장기능적 접근으로는 새로운 출구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제2 섹타의 수익중심과 성장일변도의 논리를 배제하고, 기독교가 제시하는 형제우애적 논리 또는 동학이 가르치는 무차등적 유무상자의 원칙이 사회경제적 시스템을 추동하는 강력한 흐름을 형성하여 자본적 탐욕을 제어하고 대체할 때만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동시에 인간의 자유와 해방을 목표로 하는 제3 섹타 영역을 제1 섹타인 공공의 영역과 제2 섹타인 시장 영역의 원심적 영향력에서 분리시켜 스스로 강화하고 확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조치와 환경을 조성하되, 도요히꼬의 발상을 역으로 적용하여 그 동안 축적된 사회과학적 성과와 정책시행을 통하여 얻은 경험을 온전한 기능적 도구로 재구성하고 재결합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제3 섹타의 영역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인간의 개별적 탐욕(욕구)을 모두를 위한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의 구성 요소로 실행적 규범과 제도적 규칙, 혁신적 기제, 협업적 환경, 공유적 조건, 순환과 확산의 되먹임 구조, 자연환경과 지속조건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심도있는 연구와 논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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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의 회장, 특히 그 가운데서도 ‘리딩뱅크’로 불리는 KB금융지주의 회장이 되면 누릴 수 있는 것들이다. 현재 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은 윤종규 회장이다. 지난 9월 15일, 윤 회장은 차기 회장직 인선에 단독후보로 나서면서 사실상 연임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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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도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윤 회장의 역점 사안이었던 ‘리딩뱅크’ 탈환도 회장 인선절차에 돌입하기 직전 실현됐다. 올 2분기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9901억 원으로 잠정 집계돼 신한금융(8920억 원)을 제쳤다. 신한금융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어준 지 10년 만의 일이다. 또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KB금융의 약점으로 지적되어오던 비금융 부문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계에서 황제가 되는 법 ① : ‘우리가 남이가’

순조로운 윤 회장의 연임 가도에는 행간이 있다. 마땅히 있어야 할 견제와 감시가 없는 상황에서 연임 절차를 밟아왔다. 지난 3주간 진행된 회장 선임절차를 두고 사실상 각본이 짜여진 ‘대관식’이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먼저 차기 KB금융 회장 선임절차를 맡고 있는 확대위 위원들의 면면 때문이다. 확대위는 KB금융의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다. 현 사외이사 7명 가운데 6명은 윤종규 회장 체제 출범과 함께 임기를 시작해 2년 넘게 함께 해 온 사람들이다. 윤 회장은 이사회는 물론, 이사회 산하의 6개 위원회 중 2개 위원회에 직접 소속돼 사외이사들과 호흡을 맞춰왔다. 지난 3월 이들 사외이사 6명은 전원 재선임돼 임기를 1년 더 연장했다.

나머지 사외이사 1명은 윤 회장이 직접 뽑았다. 윤 회장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받아 심사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4인 위원 중 한명이다. 올 3월 KB금융은 107명(2016년 하반기 기준)의 사외이사 후보군 가운데 스튜어트 B. 솔로몬 전 메트라이프생명 회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솔로몬 전 회장은 2006~ 2007년 윤 회장과 함께 KT 사외이사로 활동한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

2016년 기준, 이들 사외이사들이 연간 30~40회 회의에 참석하는 대가로 받은 연봉은 7000만 원이 넘는다.

참석 회의수 기권/반대 연봉(만원)
최영휘 39 1 8700
유석렬 35 0 8000
이병남 32 3 7800
박재하 33 0 7800
김유니스경희 31 1 7200
한종수 31 0 7900

2016년 사외이사 활동내역 (출처 : KB금융 이사회 공시)

이들이 독립적 사외이사로서 KB금융 경영진을 합리적으로 견제해왔다고 평가하긴 힘들다. 뉴스타파가 KB금융 이사회공시에 나타난 사외이사들의 활동내역을 조사한 결과, 2015~2016년 2년간 사외이사들이 안건에 대해 기권이나 반대 의사를 나타낸 일은 총 76차례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5번 밖에 없었다.

사외이사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지배구조 내규규범 제정’과 관련해 원칙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했지만, 이들의 의사 표현이 실제 표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사례는 한번도 없었다. KB금융 측은 이같은 사외이사 활동 이력을 두고 ‘충분히 독립적 견제를 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지만, 실상은 ‘거수기’ 관행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쪽에 가깝다.

이병남 2016.4.7 경영진 보상 및 제도 개선 (반대) 브랜드 밸류 및 주주 가치 훼손 책임
2016.7.21 이사회내 위원회 규정 등 제정 및 개정 (반대) 국제적 정합성 제고에 미흡
2016.10.28 지배구조 내부규범 제정안 (반대) 사외이사의 임기에 관한 조항이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르지 않고 있음
최영휘 2016.10.28 지배구조 내부규범 제정안 (기권)
김 유니스 경희 2016.10.28 지배구조 내부규범 제정안 (반대) “사외이사의 독립성 전문성 및 연속성 제고를 위해 일부 조항 반대”

2016년 사외이사 기권 및 반대 제시 안건과 이유 (출처 : KB금융 이사회 공시)

KB금융 측은 윤 회장과 사외이사들이 ‘회전문식 인사’를 주고 받았다는 일각의 지적이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2015년 제정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준해 내부 규정을 정비했고 실제 사외이사의 전문성, 독립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외이사들과 윤 회장의 밀착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사외이사 개개인이 충분한 사회적 평판과 입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만큼 연봉이나 연임에 연연해 독립성을 해칠 개연성은 적다는 것이다.

선임 과정에도 윤 회장이 개입할 여지는 없었다고 말한다. 현 사외이사 대부분은 전임 사외이사들에 의해 선임됐고, 후보 추천은 외부 인사와 전문 기관을 통해 공정하게 이루어졌다는 설명이다. KB금융 이사회 공시에 따르면, 이병남 사외이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전 경제개혁연구소 소장)으로부터, 박재하 사외이사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으로부터, 김 유니스 경희 사외이사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전 고려대 교수)으로부터 각각 추천받았다.

금융계에서 황제가 되는 법 ② : ‘KB금융 절대왕정시대’

2008년 지주사 출범 이후, KB금융의 역대 회장 4명 가운데 임기를 채운 사람은 어윤대(2대) 전 회장과 현 윤종규 회장 2명 뿐이다. 황영기(1대) 회장은 전력 때문에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고 1년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어윤대 전 회장은 가까스로 임기를 채웠지만 ‘ISS 정보유출 사태’에 연루돼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고 연임을 포기했다. 전임 회장인 임영록 전 회장은 주전산기 교체 과정에서 빚어진 이른바 ‘KB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4년 11월, KB사태 직후 출범한 윤종규 회장 체제는 태생적으로 ‘흑역사’를 종식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취임사에서도 지배구조 개선과 소통 강화, 조직의 화합을 강조했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사내 태스크포스팀도 윤 회장 취임과 함께 꾸려졌다.

20170925_002

윤 회장은 취임 이후 일련의 조직 개편 작업을 단행해 KB금융을 괴롭히던 ‘외풍’과 ‘내홍’ 모두를 잠재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회장에 대한 견제와 감시 장치까지 사라졌다는 것이다.

윤 회장을 견제할 수 있는 두 자리, 국민은행장과 상임감사위원 자리는 윤 회장 임기 내내 공석이었다. 이 자리를 마지막으로 맡았던 사람은 ‘KB사태’로 물러난 이건호 전 행장과 정병기 상임감사위원이다. 두 사람은 주전산기 교체과정을 둘러싸고 임영록 전 회장과 갈등을 빚다가 자진 사임했다. (관련기사 : “나는 지금도 이해가 안 돼요”-‘KB사태’의 불편한 진실)

KB금융 이사회는 윤 회장 취임 당시 회장과 국민은행장을 겸하도록 결정했다. 경영진의 뜻을 거스르는 2인자의 존재가 KB사태를 불러온 ‘외풍’의 원인으로 보고 내린 조치였다. 그룹 내 은행의 비중이 큰 KB금융에서 국민은행장이 갖고 있는 권한은 금융지주 회장에 버금간다. 윤 회장은 그룹 내 서열 1, 2위의 자리를 독식하는 절대적 권한을 쥐고 있는 셈이다.

윤 회장 연임 확정 이후 KB금융 이사회는 회장과 은행장 분리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회장의 입김에서 벗어난 결정를 내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 ‘숏리스트’ 3인에 포함됐다가 자진 사퇴한 두 후보,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과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의 이름이 신임 은행장에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 사람은 지배구조위원회 경영진측 위원장인 윤 회장이 직접 사장으로 승진시킨 측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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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KB금융의 지배구조도 새 옷을 갈아 입었다. 최고경영자 승계 절차에 관련된 사안 일체를 이사회 내 신설기구인 ‘지배구조위원회’에서 관할하도록 재편하고, 주주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놨다. 학계와 시민단체의 주문에 따라 추진된 개선안이지만, 모든 결정이 윤 회장의 손을 거쳐야만 한다는 전제에는 변함이 없었다.

신설된 지배구조위원회의 경영진 측 공동위원장은 윤 회장 몫이다. 윤 회장은 2016년에 열린 6차례의 지배구조위원회 회의에 모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심지어 차기회장의 후보군인 ‘롱리스트’의 구성 원칙을 결정한 지난해 11월 15일 회의, 선정 절차와 후보군을 결정한 12월 6일 회의에도 참석했다. 표결에 불참한 ‘후보군 결정’ 안건을 제외하고는 모든 안건에서 찬성표를 행사했다. 연임에 도전하는 회장이 차기 회장을 어떻게 선임할지 결정한 셈이다.

2016 2.26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 찬성
5.3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 찬성
10.28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 찬성
11.17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 찬성
사외이사인 상시 지배구조위원회 위원장 선임 찬성
2016년 하반기 회장 후보군 구성 원칙 찬성
12.6 2016년 하반기 회장 후보군 선정 절차 찬성
2016년 하반기 회장 후보군 (표결불참)
12.26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 찬성

2016년 윤종규 회장 (상시)지배구조위원회 활동 내역

KB금융 측은 충분히 회장에 대한 견제 장치가 작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윤 회장의 은행장 겸임은 내부 분열을 수습하기 위한 이사회의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공석인 상임감사위원의 역할은 현행 감사위원회에서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회장이 이사회 산하 위원회에 직접 참여하는 문제도 다른 금융지주사 역시 같은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계에서 황제가 되는 법 ③ : 4000번의 중복투표, 누가 했나?

노조는 KB금융 사내에서 윤 회장의 입김이 닿지 않는 유일한 곳이다. 이번 회장 선임 절차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 곳도 노조가 유일하다.

지난 12일, KB그룹 노동조합 협의회(이하 ‘KB노협’)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 회장의 연임 찬반을 묻는 노조 설문조사(9.5~9.6 시행, 16101명에 발송)에 사측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KB노협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설문조사 막바지 2시간 사이 17개의 특정 IP에서 4000여 개 이상의 중복 응답이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시간대에 나온 응답 4296개의 99.6%는 윤 회장의 연임을 찬성한다는 답변이었다. 이 응답을 제외한 나머지 응답에서는 윤 회장의 연임에 반대한다는 답변의 비중이 81.4%에 이르렀다. 누군가 설문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조직적인 중복투표를 한 정황이다.

KB노협 측은 IP 주소 등을 볼 때 사내 특정부서의 활동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관계자의 증언과 제보도 확인한 상태다. 지난 13일, KB노협은 윤 회장을 업무방해죄 및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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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활동에 KB금융 사측의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에는 노조위원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구체적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은행 임원들의 선거 개입 사실이 담긴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다음은 공개된 임원의 발언 일부다.

이번에 선출되는 분회장, 다음에 선출되는 대의원 선거에서 대다수 직원들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올바른 대표를 선출하는 것이 노동조합 선진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이오성 전 국민은행 경영지원그룹 부행장, 전국 부점장 화상회의

회장님께 깨지고 나오다가 ‘(노조) 비대위가 승인 못받으면 어떻게 되나’ 물으시기에 ‘무노조 상태로 가게 된다’ 했더니 회장님이 웃으면서 ‘그때 가면 우리 하고 싶은 거 다 해치우자’ 그러더라고…

김철 국민은행 HR본부장, 노조위원장 선거 낙선자 회동

문제가 불거지자 윤 회장은 노조 측에 사과의 뜻을 전하고 문제의 발언을 한 두 임원의 사표를 수리했다.

KB노협 측은 당초 불투명한 회장 선임 절차와 지주사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활동해 왔지만, 더이상 윤 회장의 연임을 방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5일 ‘윤종규 회장 연임저지 KB노협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한데 이어 21일에는 임직원 우리사주 주식 등을 위임받아 이사회에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제안서에는 △낙하산 인사 배제 규정 신설, △대표이사 회장의 권한 축소, △ 사외이사 추천 등의 내용이 담겼다.

KB금융은 노조가 제기한 의혹이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명확한 증거가 있다면 노조에서 먼저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노조가 공개한 녹음파일에 대해서도 ‘사석의 발언일뿐 선거 개입이라는 표현은 과장된 것’이라고 답했다.

“시끄러워야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

지금은 조용하잖아요.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듯이. 이게 사실은 문제가 여전히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주인이 없다보니 모두가 한몫 챙기고 나갈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소리 내고 있지 않다는 거잖아요. KB금융은 시끄러워야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거예요.

전 KB금융 임원

이번 윤 회장의 연임 과정을 지켜본 한 KB금융 전직 임원의 말이다. 그는 KB사태 이후 사람과 시스템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리없이 진행된 윤 회장의 경영승계 과정이야말로 KB금융이 안고 있는 진짜 문제점이 무엇인지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윤 회장의 지배구조 장악, 이른바 ‘참호 구축’이 마지막 단계에 와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제를 풀기 위해선 사람이 아닌 구조를 봐야한다고 말한다. 그간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은 사외이사 수를 조정하고 그 의미와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전 교수는 이런 노력들이 사실상 의미가 없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보다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말할 때 주로 사외이사를 얘기해왔습니다. 하지만 현 시스템을 두고 조정하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얼굴보고, 돈받고, 같이 밥먹다보면 대쪽같은 사람이 아니고서야 알게 모르게 경영진과 뜻을 같이 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사외이사 관련해 그나마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노동자 추천 사외이사제’ 정도라 생각합니다. 회사를 좌지우지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부의 얘기를 투명하게 외부에 전달해 감시자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두번째 방법은 주주권 행사를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사외이사제도의 추가적인 개정보다는 이처럼 밖에서 압력을 가하는 방법을 쓰자는 것입니다. KB금융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역할이 어정쩡한 상황입니다. 국민연금이 지배구조 투명화와 경영성과 개선을 위해 금융지주에 압력넣는 적극적 역할을 해야 근본적인 개선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취재 : 오대양

월, 2017/09/25-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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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의 ‘황제’라 불릴만한 자리가 있다. 이 자리에 오르면 40억 원대의 연봉을 받고, 35개 계열사의 3만 직원을 움직일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쥐게 된다. 3연임의 고지를 밟으면 총 9년간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금융지주의 회장, 특히 그 가운데서도 ‘리딩뱅크’로 불리는 KB금융지주의 회장이 되면 누릴 수 있는 것들이다. 현재 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은 윤종규 회장이다. 지난 9월 15일, 윤 회장은 차기 회장직 인선에 단독후보로 나서면서 사실상 연임을 확정 지었다.

당초 회장 인선을 담당하는 KB금융 확대지배구조위원회는 3명의 후보군, 이른바 ‘숏리스트’를 추린 후 26일 심층면접을 거쳐 차기 회장을 확정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윤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두 후보가 스스로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자연스럽게 윤 회장이 차기 회장 단독후보로 추대됐다.

 

여론도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윤 회장의 역점 사안이었던 ‘리딩뱅크’ 탈환도 회장 인선절차에 돌입하기 직전 실현됐다. 올 2분기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9901억 원으로 잠정 집계돼 신한금융(8920억 원)을 제쳤다. 신한금융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어준 지 10년 만의 일이다. 또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KB금융의 약점으로 지적되어오던 비금융 부문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계에서 황제가 되는 법 ① : ‘우리가 남이가’

순조로운 윤 회장의 연임 가도에는 행간이 있다. 마땅히 있어야 할 견제와 감시가 없는 상황에서 연임 절차를 밟아왔다. 지난 3주간 진행된 회장 선임절차를 두고 사실상 각본이 짜여진 ‘대관식’이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먼저 차기 KB금융 회장 선임절차를 맡고 있는 확대위 위원들의 면면 때문이다. 확대위는 KB금융의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다. 현 사외이사 7명 가운데 6명은 윤종규 회장 체제 출범과 함께 임기를 시작해 2년 넘게 함께 해 온 사람들이다. 윤 회장은 이사회는 물론, 이사회 산하의 6개 위원회 중 2개 위원회에 직접 소속돼 사외이사들과 호흡을 맞춰왔다. 지난 3월 이들 사외이사 6명은 전원 재선임돼 임기를 1년 더 연장했다.

나머지 사외이사 1명은 윤 회장이 직접 뽑았다. 윤 회장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받아 심사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4인 위원 중 한명이다. 올 3월 KB금융은 107명(2016년 하반기 기준)의 사외이사 후보군 가운데 스튜어트 B. 솔로몬 전 메트라이프생명 회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솔로몬 전 회장은 2006~ 2007년 윤 회장과 함께 KT 사외이사로 활동한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

2016년 기준, 이들 사외이사가 연간 30~40회 회의에 참석하는 대가로 받은 연봉은 7000만 원이 넘는다.

  참석 회의수 기권/반대 연봉(만원)
최영휘 39 1 8700
유석렬 35 0 8000
이병남 32 3 7800
박재하 33 0 7800
김유니스경희 31 1 7200
한종수 31 0 7900

2016년 사외이사 활동내역 (출처 : KB금융 이사회 공시)

이들이 독립적 사외이사로서 KB금융 경영진을 합리적으로 견제해왔다고 평가하긴 힘들다. 뉴스타파가 KB금융 이사회공시에 나타난 사외이사들의 활동내역을 조사한 결과, 2015~2016년 2년간 사외이사들이 안건에 대해 기권이나 반대 의사를 나타낸 일은 총 76차례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5번 밖에 없었다.

사외이사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지배구조 내규규범 제정’과 관련해 원칙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했지만, 이들의 의사 표현이 실제 표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사례는 한번도 없었다. KB금융 측은 이같은 사외이사 활동 이력을 두고 ‘충분히 독립적 견제를 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지만, 실상은 ‘거수기’ 관행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쪽에 가깝다.

이병남 2016.4.7 경영진 보상 및 제도 개선 (반대) 브랜드 밸류 및 주주 가치 훼손 책임
  2016.7.21 이사회내 위원회 규정 등 제정 및 개정 (반대) 국제적 정합성 제고에 미흡
  2016.10.28 지배구조 내부규범 제정안 (반대) 사외이사의 임기에 관한 조항이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르지 않고 있음
최영휘 2016.10.28 지배구조 내부규범 제정안 (기권)
김 유니스 경희 2016.10.28 지배구조 내부규범 제정안 (반대) “사외이사의 독립성 전문성 및 연속성 제고를 위해 일부 조항 반대”

2016년 사외이사 기권 및 반대 제시 안건과 이유 (출처 : KB금융 이사회 공시)

KB금융 측은 윤 회장과 사외이사들이 ‘회전문식 인사’를 주고 받았다는 일각의 지적이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2015년 제정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준해 내부 규정을 정비했고 실제 사외이사의 전문성, 독립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외이사들과 윤 회장의 밀착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사외이사 개개인이 충분한 사회적 평판과 입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만큼 연봉이나 연임에 연연해 독립성을 해칠 개연성은 적다는 것이다.

선임 과정에도 윤 회장이 개입할 여지는 없었다고 말한다. 현 사외이사 대부분은 전임 사외이사들에 의해 선임됐고, 후보 추천은 외부 인사와 전문 기관을 통해 공정하게 이루어졌다는 설명이다. KB금융 이사회 공시에 따르면, 이병남 사외이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전 경제개혁연구소 소장)으로부터, 박재하 사외이사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으로부터, 김 유니스 경희 사외이사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전 고려대 교수)으로부터 각각 추천받았다.

금융계에서 황제가 되는 법 ② : ‘KB금융 절대왕정시대’

2008년 지주사 출범 이후, KB금융의 역대 회장 4명 가운데 임기를 채운 사람은 어윤대(2대) 전 회장과 현 윤종규 회장 2명뿐이다. 황영기(1대) 회장은 전력 때문에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고 1년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어윤대 전 회장은 가까스로 임기를 채웠지만 ‘ISS 정보유출 사태’에 연루돼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고 연임을 포기했다. 전임 회장인 임영록 전 회장은 주전산기 교체 과정에서 빚어진 이른바 ‘KB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4년 11월, KB사태 직후 출범한 윤종규 회장 체제는 태생적으로 ‘흑역사’를 종식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취임사에서도 지배구조 개선과 소통 강화, 조직의 화합을 강조했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사내 태스크포스팀도 윤 회장 취임과 함께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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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회장은 취임 이후 일련의 조직 개편 작업을 단행해 KB금융을 괴롭히던 ‘외풍’과 ‘내홍’ 모두를 잠재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회장에 대한 견제와 감시 장치까지 사라졌다는 것이다.

윤 회장을 견제할 수 있는 두 자리, 국민은행장과 상임감사위원 자리는 윤 회장 임기 내내 공석이었다. 이 자리를 마지막으로 맡았던 사람은 ‘KB사태’로 물러난 이건호 전 행장과 정병기 상임감사위원이다. 두 사람은 주전산기 교체과정을 둘러싸고 임영록 전 회장과 갈등을 빚다가 자진 사임했다. (관련기사 : “나는 지금도 이해가 안 돼요”-‘KB사태’의 불편한 진실)

KB금융 이사회는 윤 회장 취임 당시 회장과 국민은행장을 겸하도록 결정했다. 경영진의 뜻을 거스르는 2인자의 존재가 KB사태를 불러온 ‘외풍’의 원인으로 보고 내린 조치였다. 그룹 내 은행의 비중이 큰 KB금융에서 국민은행장이 가진 권한은 금융지주 회장에 버금간다. 윤 회장은 그룹 내 서열 1, 2위의 자리를 독식하는 절대적 권한을 쥐고 있는 셈이다.

윤 회장 연임 확정 이후 KB금융 이사회는 회장과 은행장 분리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회장의 입김에서 벗어난 결정을 내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 ‘숏리스트’ 3인에 포함됐다가 자진 사퇴한 두 후보,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과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의 이름이 신임 은행장에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 사람은 지배구조위원회 경영진측 위원장인 윤 회장이 직접 사장으로 승진시킨 측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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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KB금융의 지배구조도 새 옷을 갈아입었다. 최고경영자 승계 절차에 관련된 사안 일체를 이사회 내 신설기구인 ‘지배구조위원회’에서 관할하도록 재편하고, 주주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놨다. 학계와 시민단체의 주문에 따라 추진된 개선안이지만, 모든 결정이 윤 회장의 손을 거쳐야만 한다는 전제에는 변함이 없었다.

신설된 지배구조위원회의 경영진 측 공동위원장은 윤 회장 몫이다. 윤 회장은 2016년에 열린 6차례의 지배구조위원회 회의에 모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심지어 차기회장의 후보군인 ‘롱리스트’의 구성 원칙을 결정한 지난해 11월 15일 회의, 선정 절차와 후보군을 결정한 12월 6일 회의에도 참석했다. 표결에 불참한 ‘후보군 결정’ 안건을 제외하고는 모든 안건에서 찬성표를 행사했다. 연임에 도전하는 회장이 차기 회장을 어떻게 선임할지 결정한 셈이다.

2016 2.26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 찬성
5.3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 찬성
10.28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 찬성
11.17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 찬성
사외이사인 상시 지배구조위원회 위원장 선임 찬성
2016년 하반기 회장 후보군 구성 원칙 찬성
12.6 2016년 하반기 회장 후보군 선정 절차 찬성
2016년 하반기 회장 후보군 (표결불참)
12.26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 찬성

2016년 윤종규 회장 (상시)지배구조위원회 활동 내역

KB금융 측은 충분히 회장에 대한 견제 장치가 작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윤 회장의 은행장 겸임은 내부 분열을 수습하기 위한 이사회의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공석인 상임감사위원의 역할은 현행 감사위원회에서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회장이 이사회 산하 위원회에 직접 참여하는 문제도 다른 금융지주사 역시 같은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계에서 황제가 되는 법 ③ : 4000번의 중복투표, 누가 했나?

노조는 KB금융 사내에서 윤 회장의 입김이 닿지 않는 유일한 곳이다. 이번 회장 선임 절차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 곳도 노조가 유일하다.

지난 12일, KB그룹 노동조합 협의회(이하 ‘KB노협’)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 회장의 연임 찬반을 묻는 노조 설문조사(9.5~9.6 시행, 16101명에 발송)에 사측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KB노협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설문조사 막바지 2시간 사이 17개의 특정 IP에서 4000여 개 이상의 중복 응답이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시간대에 나온 응답 4296개의 99.6%는 윤 회장의 연임을 찬성한다는 답변이었다. 이 응답을 제외한 나머지 응답에서는 윤 회장의 연임에 반대한다는 답변의 비중이 81.4%에 이르렀다. 누군가 설문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조직적인 중복투표를 한 정황이다.

KB노협 측은 IP 주소 등을 볼 때 사내 특정부서의 활동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관계자의 증언과 제보도 확인한 상태다. 지난 13일, KB노협은 윤 회장을 업무방해죄 및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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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활동에 KB금융 사측의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에는 노조위원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구체적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은행 임원들의 선거 개입 사실이 담긴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다음은 공개된 임원의 발언 일부다.

이번에 선출되는 분회장, 다음에 선출되는 대의원 선거에서 대다수 직원들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올바른 대표를 선출하는 것이 노동조합 선진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이오성 전 국민은행 경영지원그룹 부행장, 전국 부점장 화상회의

회장님께 깨지고 나오다가 ‘(노조) 비대위가 승인 못 받으면 어떻게 되나’ 물으시기에 ‘무노조 상태로 가게 된다’ 했더니 회장님이 웃으면서 ‘그때 가면 우리 하고 싶은 거 다 해치우자’ 그러더라고…

김철 국민은행 HR본부장, 노조위원장 선거 낙선자 회동

문제가 불거지자 윤 회장은 노조 측에 사과의 뜻을 전하고 문제의 발언을 한 두 임원의 사표를 수리했다.

KB노협 측은 당초 불투명한 회장 선임 절차와 지주사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활동해 왔지만, 더이상 윤 회장의 연임을 방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5일 ‘윤종규 회장 연임저지 KB노협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한 데 이어 21일에는 임직원 우리사주 주식 등을 위임받아 이사회에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제안서에는 △낙하산 인사 배제 규정 신설, △대표이사 회장의 권한 축소, △ 사외이사 추천 등의 내용이 담겼다.

KB금융은 노조가 제기한 의혹이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명확한 증거가 있다면 노조에서 먼저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노조가 공개한 녹음파일에 대해서도 ‘사석의 발언일뿐 선거 개입이라는 표현은 과장된 것’이라고 답했다.

“시끄러워야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

지금은 조용하잖아요.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듯이. 이게 사실은 문제가 여전히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주인이 없다 보니 모두가 한몫 챙기고 나갈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소리 내고 있지 않다는 거잖아요. KB금융은 시끄러워야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거예요.

전 KB금융 임원

이번 윤 회장의 연임 과정을 지켜본 한 KB금융 전직 임원의 말이다. 그는 KB사태 이후 사람과 시스템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리 없이 진행된 윤 회장의 경영 승계 과정이야말로 KB금융이 안고 있는 진짜 문제점이 무엇인지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윤 회장의 지배구조 장악, 이른바 ‘참호 구축’이 마지막 단계에 와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제를 풀기 위해선 사람이 아닌 구조를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간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은 사외이사 수를 조정하고 그 의미와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전 교수는 이런 노력들이 사실상 의미가 없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보다 근원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말할 때 주로 사외이사를 얘기해왔습니다. 하지만 현 시스템을 두고 조정하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얼굴 보고, 돈 받고, 같이 밥 먹다 보면 대쪽같은 사람이 아니고서야 알게 모르게 경영진과 뜻을 같이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사외이사 관련해 그나마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노동자 추천 사외이사제’ 정도라 생각합니다. 회사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부의 얘기를 투명하게 외부에 전달해 감시자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두 번째 방법은 주주권 행사를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사외이사제도의 추가적인 개정보다는 이처럼 밖에서 압력을 가하는 방법을 쓰자는 것입니다. KB금융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역할이 어정쩡한 상황입니다. 국민연금이 지배구조 투명화와 경영성과 개선을 위해 금융지주에 압력넣는 적극적 역할을 해야 근본적인 개선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취재 : 오대양

월, 2017/09/25-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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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닷컴’ 중국의 성난 사드 민심, ‘솽스이’ 한국기업 성적표 좌우  – 올해 한국기업, 관련 마케팅 행사 거의 없어 – 온라인 판매 위주라 영향 받지 않을 것 낙관도 – 사드로 한국해외직구시장 실적 2분기 28.9%감소 블랙프라이데이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 쇼핑 축제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매우 중요한 날인 ‘솽스이’가 다가옴에 따라 사드배치로 멀어진 중국 민심이 한국기업 매출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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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17/10/28-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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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에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한국심장재단 주최로 열린 심장병 예방을 위한 걷기대회에 참가하여 임직원 봉사활동도 실시했다. 메리츠화재 임직원과 자녀 10여 명은 이날 '한걸음 더 걷기대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일, 2017/10/2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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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은행 지분 소유 한도 불변, 바젤Ⅲ 동일적용’ 입장 밝히고,
무단 인출 사고 긴급 조사해야

– 금융위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 불변’이라는 명확한 입장 밝혀야 –
– 30일 금융위 종합감사에서 바젤Ⅰ예외적용, 무단 인출 사고 문제 다뤄야 –
– 국감을 계기로 뒤틀린 인터넷전문은행 정책 바로 잡아야 –

지난 16일 개최된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정책에 대해 집중 질의를 받았다. 최종구 위원장은 은산분리 기본원칙 유지, 케이뱅크 인가과정 문제 인정 등의 답변을 하였다. 9월26일 답변한 경실련 공개질의에 대한 답변까지 종합하면, 금융위는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한 표현으로 여지를 남겼고, 자본건전성 문제에 대해서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렇게 정책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무단인출 사고까지 나면서 소비자는 더욱 불안하다.

이에 경실련은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금융위 종합국감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정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되짚어 보고 잘못된 점과 취약점 등을 하나하나 살펴야 한다. 또한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단호한 입장을 밝히고, 최근 발생한 무단 인출 사고를 긴급 조사해야 한다.

최 위원장이 답변한 “은산분리 기본원칙 유지하며, 인터넷전문은행 활성안 방안 강구하겠다” 발언는 지난 경실련이 공개질의한 ‘은산분리 원칙 완화’에 대한 질문답변과 비슷하다. 하지만 ‘은산분리 기본원칙 유지’라는 답변은 모호하여 오해의 소지가 있다. 따라서 금융위는 모호한 표현 대신 구체적으로 ‘지분한도 불변’이라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만약, 금융위가 지분한도 늘리되 대주주 신용공여 및 의결권 제한 등의 임시 제약조건을 추가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는 은산분리 원칙 훼손의 문을 만들어 놓고 잠시 닫아 놓는 꼴과 같다. 따라서 금융위는 명확하게 지분한도에 손대지 않을 것을 정확하게 밝혀 은산분리 완화 여지를 없애야 한다.

또한, 최 위원장은 “케이뱅크 인가 절차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라고 발언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개혁을 위해 마련된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의 1차 권고안에 따른 태도 변화이다. 그동안 수차례 지적됐던 케이뱅크 인가문제에 대해서 금융위원장이 직접 인정한 건 고무적이다. 하지만 단순한 절차상 문제점 인정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자체 감사, 감사원 감사 등 잘못된 점을 바로 잡는 구체적인 행정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또한, 금융위가 인가 과정에서 적용한 유권해석이나 정관에 포함된 주주 간 계약의 위법성 여부 등 아직 남은 쟁점들도 해소해야 한다.

이번 국감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만 예외적으로 바젤Ⅰ적용한 점에 대해서는 지적되지 않았다. 경실련은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전문은행만 예외적으로 바젤Ⅰ을 적용하여, 인터넷전문은행의 자본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의견에 대한 금융위원회 입장>을 물었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지방은행과 수협의 사례를 들어 예외적용에 대해서 문제가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리고 가계신용대출에 대하여는 바젤Ⅰ이 바젤Ⅲ보다 위험을 엄격하게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이 일률적으로 느슨한 규제를 적용받는다는 것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금융위가 인터넷전문은행이 내재하고 있는 시스템리스크 위험성에 대해 안일한 태도를 나타낸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 속도와 규모는 과거 지방은행과 수협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빠르고 쏠림현상이 심하다. 이런 쏠림현상으로 위험이 매우 빠르게 확대되어 시스템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된 업무가 지급결제와 신용대출이기에 때문에 만약 시스템리스크가 일어나면 속도는 급속도로 빨라질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스템리스크 창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경기순응성 또는 외부경제 등 관련하여 발생하는 시스템리스크 대응을 목적으로 추가로 자기자본 요구를 하는 바젤Ⅲ를 적용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따라서 국회는 30일 예정된 금융위 종합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꼭 다뤄야 한다.

또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계좌에서 98건의 무단 인출사고가 발생했다. 98건의 무단인출이 발생하는 동안 카카오뱅크 보안시스템은 인지하지 못했다. 사고가 일어나도 감지하지 못하는 은행에 소비자는 불안하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은 ICT 기술을 활용하여 전자거래가 기반인 은행이다. 전자거래에 강점이 있어야 할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무단 인출 사고가 발생했고, 이를 보안시스템이 인지 못 했다는 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목적과 존재 이유에 대해서 문제 제기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불안한 시스템의 피해는 오롯이 소비자가 받는다. 따라서 경실련은 금융위가 인터넷전문은행의 보안시스템에 대해서 긴급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 국감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서 집중 질의가 필요하다.

금융위는 이번 국정감사를 계기로 뒤틀린 인터넷전문은행 정책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리고 은산분리 완화 문제와 자본건전성 규제에 대한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신규인가는 중단해야 한다. 국회도 국정감사 문제 지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발의된 「은행법」 개정안 등 은산분리 완화 법안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금융의 산업정책이 감독정책을 포획하면서 발생했다. 이는 우리 금융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따라서 이번을 계기로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도 깊이 있게 진행해야 한다.

<끝>

별첨. 금융위의 공개질의 답변서

목, 2017/10/2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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