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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상가법 개정을 촉구하는 국회 피켓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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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상가법 개정을 촉구하는 국회 피켓팅

익명 (미확인) | 수, 2018/07/18- 19:50

20180716_상가법개정촉구 국회 피켓팅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국민운동본부」
7/ 17 상가법 개정을 촉구하는 국회 앞 캠페인 진행

“상가법을 개정하라!” 임대료 걱정없이 장사하는 그날까지!
제헌절 행사 맞아 국회 앞 동시다발 1인 시위 진행 예정

일시 장소 : 2018. 07.17 (화) 9시-11시 국회 정문 앞


최저임금 인상보다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상가임대료이며, 젠트리피케이션 문제 해결을 위해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7월 11일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국민운동본부' 출범식에 여야 원내대표 및 중소상인단체들이 참석하여 한 목소리로 상가법 개정을 다짐했으나, 세부방향이 달라 최소한의 법 개정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상가법개정국민운동본부(임걱정본부)는 제헌절 70주년 행사가 열리는 국회 정문 앞에서 임차상인 및 활동가 20여명과 함께 동시다발 1인시위(피켓팅)를 진행했습니다.

임걱정본부는 임차상인의 영업권과 생존권이 온전히 보장받기 위해서는 총제적인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으로 출범하였습니다. ▲권리금 제도 보완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 최소 10년 이상 보장 ▲철거•재건축시 퇴거 보상비 및 우선입주권 보장 ▲차임 인상률 상한 인하 ▲환산보증금 폐지 ▲상가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설치 법제화 등은 모두 필수적인 법개정사항으로, 국회가 계약기간연장 등 최소 수준으로 ‘원포인트 개정’에 그치려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임걱정본부는 앞으로도 정부/국회 간담회, 온라인 캠페인,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중소상인과 시민사회, 종교계 목소리를 확산할 것이며, 온전한 상가법 개정을 이루어 낼 것입니다.

상가법개정국민운동본부 자세히 보기 (클릭)
 

 

 

20180716_상가법개정촉구 국회 피켓팅

 

20180716_상가법개정촉구 국회 피켓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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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1일 아침, 한남동의 카페 테이크아웃드로잉 앞은 어수선했다. 주방의 집기들이 뜯어져 나와 트럭에 실렸고, 아직 짐으로 꾸려지지 않은 그릇들과 식료품만 쓰레기처럼 쌓여있었다. 동네미술관을 겸한 이곳에 전시되어 있던 작품들은 전날 옮겨졌고 실내는 이미 텅 비어있었다. 많은 사람이 즐겨 찾았던 2층의 창가에는 버려진 테이블 하나만 놓여있었다. 영화 <건축학 개론>에서 성인이 된 승민과 서연이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눈 곳으로 유명했던 장소였다. 8월까지만 영업한다는 건물주 싸이와의 합의에 따라, 결국 이날로 테이크아웃드로잉(이하 드로잉)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 8월 31일 아침 테이크아웃드로잉 2층의 창가

▲ 8월 31일 아침 테이크아웃드로잉 2층의 창가

한남동에서의 마지막 밤

폐점을 하루 앞둔 30일 밤, 예술가, 연구자, 지역 주민 등 많은 사람들이 드로잉에 모여들었다. 일종의 폐업식인 ‘클로징 캠프’가 열렸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드로잉이 사라지기까지 그간의 과정을 담은 영상을 보며 생각에 잠겼고, ‘재난유산’이라는 이름의 마지막 전시를 보며 동행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드로잉을 운영해온 최소연(48) 씨는 분주해 보였다.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전시된 작품들을 살펴보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설명을 해주었고, 마지막이라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찾아온 단골들과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흰 블라우스와 검은 치마를 차려입은 모습이 마지막 의식을 치르는 사람처럼 경건해 보였다.

마지막 전시의 이름 ‘재난유산’은 최 씨가 직접 지었다. 여기에는 많은 뜻이 담겨 있다. 가게를 잃는 것이 동시대 많은 사람에게 닥친 불가항력적 일이라는 의미에서 ‘재난’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또 비슷한 일을 겪을 다음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유산’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최 씨는 드로잉을 지키려고 애썼던 43명의 사람을 마지막 세 달여 시간 동안 직접 만났다. 그들은 자신들이 느끼는 드로잉의 의미를 함축해 129개의 돌에 기록했고 최 씨는 그들의 이야기를 채록했다. 그 기록들이 그대로 작품이 됐고 사라지는 드로잉이 남긴 유산이 되었다. 최 씨는 이 작업에 대해 “곳간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우긴 했지만 우리는 폭력이 아니라 문화를 생산했다”며 “바람을 잠재우기 위해 광풍에 돌멩이를 하나 매다는 시각적 상상으로 이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 클로징 캠프에 온 사람들이 ‘재난유산’ 참여자의 말을 듣고 있다.

▲ 클로징 캠프에 온 사람들이 ‘재난유산’ 참여자의 말을 듣고 있다.

최 씨를 비롯한 이 카페의 디렉터 세 명은 모두 현대미술을 전공한 예술가들이다. 이들은 최근의 현대미술이 대기업이나 정부 입김에 포획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권위주의적인 경향을 띠게 됐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저항의 의미를 담은 예술 프로젝트를 2000년대 초반부터 진행했다. 사진 등으로 출력한 대형 미술관들을 ‘접는’ 퍼포먼스를 통해 현대미술이 집단적으로 소비되는 방식에 대한 강한 의문을 던졌던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와 함께 이들은 지역의 특색이 담긴 ‘열린 미술관’을 구상했다. 최 씨는 그림자가 없는 네모난 흰 벽으로 둘러싸인 초현실적인 ‘화이트 큐브’에는 다양한 예술을 담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다. 그 연장 선상에서 2006년 <접는 미술관, 명륜동에서 찾다>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이 작품으로 올해의 예술상을 받았다. 그리고 상금 3,000만원을 종잣돈 삼아 이듬해 본격적으로 카페 겸 미술관을 열었다.

최 씨를 비롯한 운영진들은 미술관에만 갇혀 있는 작품(드로잉)을 커피처럼 편하게 즐기자는 의미에서 카페의 이름을 ‘테이크아웃드로잉’이라고 지었다. 둥지를 튼 장소는 서울 성북동이었다. 그렇게 첫 실험이 시작된 이후 어느덧 10년이 흘러 한남동에서의 마지막 밤을 맞은 것이다.

‘세 번째’ 폐점일

다음 날인 폐점일 아침, 갑자기 더위가 가셔 실내에 감도는 아침 공기가 쌀쌀했다. 새벽부터 비까지 내려 바깥에 내놓은 집기들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아침 8시가 막 넘은 이른 시각, 또 다른 디렉터인 최지안(45) 씨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아슬아슬하게 천장의 조명을 떼어내고 있었다. 최 씨는 11시까지 건물주한테 공간을 비워주기로 했다며 서둘러 남은 물품들을 정리했다.

값비싼 커피 머신은 카페를 운영하는 젊은 두 청년이 중고로 받아갔다. 잠시 뒤에는 건물주 때문에 쫓겨나게 된 다른 음식점의 사장님들이 찾아왔다. 최 씨는 드로잉에서 쓰던 접시와 컵, 쓸만한 주방도구들을 주섬주섬 챙겨 사장님들에게 들려주었다. 상징적 의미가 있는 문짝은 떼어내 경의선 공유지에 갖다 놓기로 했다.

▲ 조명을 떼어내는 최지안 씨. 최소연, 최지안 두 사람은 자매다.

▲ 조명을 떼어내는 최지안 씨. 최소연, 최지안 두 사람은 자매다.

긴 시간 동안 어렵게 만들어 낸 드로잉이 조금씩 해체되고 있었다. 어쩌면 최 씨에게는 익숙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이날은 드로잉의 세 번째 폐점일이었다. 최초의 장소 성북동에서는 계약 만료와 함께 쫓겨났다. 두 번째 장소 대학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운영진들은 계약 갱신을 요구했지만 두 건의 명도 소송에서 모두 패소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나자 최 씨가 잠시 멈춰 텅 빈 공간을 둘러봤다. 간간이 바닥에 짙은 갈색의 커피 알이 굴러다니는 것 외에는 깨끗했다. 6년 전 이 카페를 처음 열 때 그랬던 것처럼, 마치 곧 새 집기들이 들어오고 다시 사람들이 북적거리게 될 것 같기도 했다.

▲ 텅 빈 실내

▲ 텅 빈 실내

2010년, 한남동

6년 전이었던 2010년 봄. 건물주의 횡포로 또다시 자신들의 공간을 잃기를 원치 않았던 드로잉 운영진들은 긴 시간의 물색 끝에 한남동의 한 건물을 찾았다. 일대는 아직 개발되지 않아 월세도 비싸지 않았고, 무엇보다 일본인 건물주가 믿음직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임차인이 원하면 얼마든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며 장기영업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10년 이상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는 곳을 찾던 그들에게는 선물과도 같은 장소였다. 건물주의 약속은 “임차인이 원할 시 매년 계약을 연장한다”는 계약서상의 특약으로 반영됐다. 최 씨를 비롯한 운영진 셋은 거액을 들여 고깃집이었던 2개 층을 수리한 뒤 다시 ‘테이크아웃드로잉’의 간판을 달았다. 세 번째 시작이었다.

▲ 드로잉의 상징이 된 간판

▲ 드로잉의 상징이 된 간판

하지만 일본인 건물주는 드로잉이 명소가 되어 건물의 가치가 오르자 한 주류수입회사에 63억 원을 받고 건물을 팔아버렸다. 그리고 그 회사는 일 년 반 만에 15억5천만 원의 차익을 내고 가수 싸이에게 건물을 팔았다. 2012년 당시 싸이의 건물 인수가격은 78억5천만 원. 주변 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시가는 130~140억 원으로 추정된다. 싸이는 4년여 만에 70억 원 안팎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이다.

새 주인이 된 싸이는 훨씬 많은 월세를 낼 수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를 들이기 위해 드로잉에게 나갈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수년간 의욕적으로 가꿔 온 공간을 포기할 수 없었던 드로잉은 퇴거를 거부했다.

그 이후로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다. 싸이 측이 명도, 명예훼손을 비롯한 20여 건의 소송전을 시작했고, 4차례의 강제집행이 있었으며, 집행을 막는 과정에서 드로잉 운영진이 부상을 당해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강제집행을 중단해달라는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을 때도 싸이 측은 드로잉 운영진이 공탁금을 내러 간 틈을 타 집기를 들어내기도 했고, 높이 6미터에 이르는 공사장용 가림막을 쳐 드로잉을 격리시키기도 했다.

▲ 갑작스러운 강제집행을 막기 위해 설치했던 철제 기둥

▲ 갑작스러운 강제집행을 막기 위해 설치했던 철제 기둥

그 과정에서 수많은 예술가와 밴드, 다큐 감독, 작가, 연구자, 주민들이 드로잉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들었다. 그들 모두에게 드로잉은 단순한 동네 카페가 아니었다. 모험적인 예술가에겐 새롭고 다양한 작품들을 조건 없이 품어주는 둥지 같은 곳이었고, 동네 이웃들에겐 갈 때마다 분위기가 바뀌는 재미난 카페였으며, 호기심 많은 젊은이에겐 다양한 현대예술을 차 한 잔 값에 접해볼 수 있는 특이한 미술관이었다.

그들은 공연과 전시를 열고 한바탕 떠들썩하게 놀면서 공간을 지켰다. 언제 수십 명의 건장한 용역들이 짓쳐들어올지 모르는 강제집행의 공포가 많은 사람들을 위축시켰지만, 그들은 너무 비장해지지는 않았다. 강제음악회, 소송문학낭독회 등 기발한 공연과 전시들이 이어졌고, 즐거움이 곧 무기가 되어 버티는 힘이 되었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몇 차례 진통 끝에 드로잉은 올해 8월까지만 남아있기로 싸이 측과 합의했다. 이렇게 한국 예술계가 주목했던 한남동의 실험이 건물주 한 명의 ‘재산권 행사’에 의해 허무하게 끝나게 된 것이다.

▲ 드로잉에서는 공연이 계속됐다. 올해 2월 있었던 야마가타 트윅스터의 공연

▲ 드로잉에서는 공연이 계속됐다. 올해 2월 있었던 야마가타 트윅스터의 공연

1989년, 서울

1989년 1월 서울. 토지거래 허가제를 위반해 37세 남성 강 모 씨가 구속됐다. 그는 땅을 산 뒤 등기도 하지 않고 팔아치운 혐의로 징역 1년을 구형받았다. 토지거래 허가제는 투기꾼들의 먹잇감이 되어 온 개발용 토지에 대해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법률이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한 것이다.

강 씨는 아무리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사유재산인 땅을 자기 마음대로 팔고 사지 못하게 만드는 법이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감옥에서 토지거래 허가제에 대한 위헌심판을 신청했다.

그해 말 헌법재판소가 결론을 내놓았다. 강 씨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헌재는 개인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토지거래 허가제가 ‘합헌’이라고 밝혔다. 당시 헌재가 낸 결정문의 한 대목이다.

사유재산 제도의 보장은 공동체 생활의 조화와 균형을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 투기적 거래는 엄청난 불로소득을 가져와 정의롭지 못한 부의 축적과 퇴폐향락성 과소비와 연결되기 쉽고 결국 국민의 건전한 근로의욕을 저해하고 계층 간 불화와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이므로 규제할 수 있다.
1989년 12월 22일, 토지거래 허가제 위헌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문

투기의 사전적 정의는 ‘기회를 틈타 큰 이익을 보려 하는 일’이다. 건물가 기준 4년 만에 70억 원가량의 이득을 얻은 싸이는 투기적 거래를 했다고 볼 수 있을까? 투자와 투기의 경계가 모호해 쉽게 판단할 수 없지만, 싸이가 더 많은 수익을 위해 세입자를 밀어낸 상황은 여러모로 위 결정문과 연결지어 생각해 볼 부분이 있다. ‘엄청난 불로소득’ 그리고 ‘정의롭지 못한 부의 축적’이 ‘건전한 근로의욕을 저해하고 계층 간 불화와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이므로 규제해야 한다’는 문장은 곱씹어볼 만하다.

1989년에 헌법재판관들은 사회적 상식을 바탕으로 어떤 재산권은 공공복리에 어긋나면 제한할 수도 있다고 판단을 내렸다. 그렇다면 2016년 우리가 믿고 있는 재산권이란 어떤 모습일까? 부(富)에 관한 우리 사회의 관점이 반영되어 있을 것이다. 대부분 세입자가 패하는 법원의 명도소송 판결에서부터, 세입자가 ‘을질’을 한다며 비판하는 수많은 댓글들, 그리고 미래의 꿈 2위가 건물주인 고등학생들의 모습까지… 가진 사람의 권리만 중시하는 사회의 모습이 우리가 믿는 절대적 재산권의 우상 속에 반영되어 있다.

▲ 헌법재판소

▲ 헌법재판소

“소유하지 않아도 주인일 수 있다”

다시 2016년, 드로잉을 지키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소유하지 않아도 주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건물을 가졌다는 증서를 가진 사람 못지않게, 황무지 같은 곳에 들어와 자신들의 창의와 노동으로 공간의 가치를 만든 사람들도 주인의 권리가 있다는 일종의 선언이었던 셈이다. 지금 한국의 법체계를 놓고 보면 허무맹랑한 주장처럼 들린다. 하지만 재산권이 반드시 배타적인 권리인가에 관해서는 논박의 여지가 있다.

재산권이라는 것이 원래 자기 재산을 배타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할까? 재산권은 자연이 부여한 절대적인 권리이므로 그 개념이 변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헌법학자 김종철 교수(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는 “재산권의 내용은 시대 상황이나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며 “법원에서도 공공복리를 근거로 재산권을 제한하는 헌법적 정신에 충실한 법률 해석과 판결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법원이 보수화 경향이 있는 데다 판사들이 헌법보다 사적 자치나 재산권 보호에 철저한 민법 논리에 익숙하다 보니 그런 적극적 판결에 인색한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현행 헌법은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23조)

사회적 합의에 따라 재산권을 인정하는 폭이 달라지기도 한다. 영국에서는 카페, 펍, 전통 극장 등 지역공동체 사람들에게 중요한 부동산을 ‘지역사회에 가치 있는 자산(ACV, Asset of Community Value)’으로 지정해 건물 소유자가 함부로 자신의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세입자가 계약 갱신을 요구하면 웬만해서는 그 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 건물주의 재산권 이상으로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다. (차지차가법)

재산권이 소유자만을 위한 절대적인 권한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89년과 지금이 다르고, 지역에 따라서는 한국과 영국, 일본이 생각하는 재산권의 폭이 다르다.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재산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에 관해 합의한 ‘가변적인 시스템’이라고 재산권을 정의하는 편이 더 타당해 보인다.

▲ 영국 런던 레이턴스톤의 펍 ‘Heathcote Arms’를 지키려는 마을 사람들의 캠페인. 이 펍은 2015년 ‘지역사회에 가치 있는 자산(ACV)’으로 지정되어 결국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 영국 런던 레이턴스톤의 펍 ‘Heathcote Arms’를 지키려는 마을 사람들의 캠페인. 이 펍은 2015년 ‘지역사회에 가치 있는 자산(ACV)’으로 지정되어 결국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가격으로 표현되지 않는 가치

얼마 전 20대 국회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자는 목적으로 ‘자율상권법(자율상권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다. 지정된 상권에서만큼은 임대료 인상 걱정 없이 세입자들이 마음 놓고 장사할 수 있게 만들자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다. 상수동에서 카페 ‘그문화다방’을 운영하는 김남균 씨(<골목사장 생존법> 저자)는 “임대인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자율상권구역으로 지정이 가능하다”며 “자율상권구역이 되면 임대료를 올리기 어려워지는데 이렇게 많은 임대인들이 알아서 동의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법안의 현실성을 지적했다.

문제는 거듭 벌어지는데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 20대 국회에서 보다 나은 젠트리피케이션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하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일단 건물주의 재산권은 절대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시작하니, 건물주가 알아서 자신의 재산권을 ‘착하게’ 행사하도록 유도하는 쪽으로만 해결책이 나오고 있다. 드로잉의 최소연 디렉터는 “잘못된 제도를 바꾸려면 시간이 걸리는 데 그 사이에 가게들이 다 쫓겨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안전장치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한다.

▲ 최소연 디렉터 ⓒ 정용택

▲ 최소연 디렉터 ⓒ 정용택

많은 사람들이 드로잉을 찾았던 이유는 드로잉이 140억짜리 건물이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가격으로 표현할 수 없는 드로잉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좋아했다. 예술가들의 작업과 카페의 자유로움이 얽혀 빚어내는 문화적 가치는 ‘가격’으로 매기기 힘들다. 하지만 모든 가치를 가격으로 매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가격을 지불한 건물주가 모든 권리를 독점했다고 믿게 된다. 긴 시간 노력해서 공간을 꾸미고 다듬었던 세입자와 이용자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을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올해 서울에서만 가회동 장남주우리옷, 씨앗, 신사동 우장창창 등 십여 곳이 넘는 가게가 건물주의 요구 때문에 쫓겨났거나 싸우고 있다. 알려진 것만 이렇다. 멀쩡히 장사하다 어느 날 갑자기 통보를 받고 밀려나는 일이 이렇듯 계속되면 세입자들은 어차피 빼앗길 공간을 자발적으로 가꿀 의욕을 내기 어렵다. 대신 그 자리는 전국에 같은 모습을 한 매장에서 같은 상품을 파는 프랜차이즈들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 문화라고 할만한 것들이 사라진다. 거리에 개성을 불어넣는 사람들을 밖으로 내모는 상황은 결국 이렇게 도시에서 먹고 사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다.

목, 2016/09/0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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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임시시설인 창동음악기지가 홍대의 대안이라고?

한 연못이 있다. 그런데 갑자가 황소개구리가 나타나서, 노래하는 개구리들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을 보다 못한 사람이 인공 연못을 만들어서 노래하는 개구리를 이주시킨다. 그리고 맘껏 노래하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 인공 연못은 사실 임시시설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대신 황소개구리는 더욱 '안전'하게 개구리들을 잡아먹게 되었다. 이 것이 대안일 수 있을까.

몇년전부터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권역별 개발 사업 중, 창동 차량기지 이전과 KTX연장에 따른 복합환승시설, 대규모 민자유치를 통한 아레나 건립 사업 등을 골자로 추진 중인 <창동 상계 신경제중심지 조성사업>이 있다. 이 중 철도공사가 이후 환승시설을 지을 부지에 컨테이너를 갖다 놓고 임시로 대중음악 지원시설로 사용하는 것이 "창동플랫폼 61"사업이다. 이 사업의 개관이 가까워지자 주요 언론에서 조명을 받고 있다. 충분히 그럴 만한 사례다. 실제로 대중음악에 대해 공공행정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공간과 재원을 지원한 적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 공간이 마치 문화백화 현상으로 골치를 썩고 있는 홍대 인디씬을 대체하거나 혹은 젠트리피케이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은 적절하지 않다.

무엇보다 여타 예술계도 마찬가지지만 대중음악계, 특히 인디씬은 단순히 작업실-공연장으로 연결되는 '음악 생산-공연' 과정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오히려 생태계라 할 정도로 특색있는 가게들로 형성된 유입인구들이 있고, 여기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음악인들의 네트워크가 공연장을 중심으로든 레이블을 중심으로든 만들어진다. 공연장은 레파토리에 등장하는 음악인들의 특징에 따라 개성을 지니게 되고 그것이 다시 거리로, 지역으로 영향을 미친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창동플랫폼61 사업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자칫 이 사업으로 잘못 이해될 수 있는 정책의 오판을 우려해 몇가지 한계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홍대에서 벌어지는 젠트리피케이션과 문화백화 현상을 직접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실제로 현재 홍대의 모습을 만든데는 중앙정부나 서울시 정부의 책임도 있다. 각종 정책 지원의 결과가 '어디로' 귀결되는지 살펴보지 않았다. 정작 건물주의 횡포로부터, 각종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의 확산으로부터 맞설 수 있는 힘을 음악인에게 주지 않고 오히려 건물주들의 재테크를 부추겼고, 문화백화 현상을 부추기는 관광정책을 밀어붙였다. 이런데, 이젠 홍대를 탈출해 창동으로 오라는 말이 쉽게 나올 수 있는가. 오히려 홍대인디씬에 대한 고민을 서울시가 회피할 수 있는 정책적 변명거리가 될까 우려스럽다. 

둘째, 해당 창동플랫폼61은 임시시설이다. 알다시피 공역역 인근 늘장도 철도공사의 부지이지만 최근 개발계획에 밀려 쫒겨날 처지에 놓였다. 잠시 놀고 있는 땅의 가치를 유지하는데 사회적 경제나 예술인들을 이용하는 것은 낯선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것을 계속 반복하는 것은 염치가 없다. 즉, 창동플랫폼61은 특정 기간 동안 서울시가 상계동과 창동에 대규모 민자유치를 하는데 홍보가 될 앵커사업이다. 적어도 이 부분은 정직하게 이야기 되어야 한다. 실제로 서울시는 오는 20년까지 2만석 규모의 K-POP 전용 공연장인 '서울아레나'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주요 공연기획사의 투자를 모집하고 있다. 전체 사업의 진행 과정에서 보면, 창동플랫폼61은 대규모 민자개발사업을 위한 '문화적 워싱'에 가까워 보인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과도한 환상이 아니라 명확하게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 아닐까. 

세째, 창동플랫폼61이 엉뚱하게 생계선을 오가면서도 자신의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인디 음악인들에게 열패감을 남기지 않아야 한다. 실제로 창동플랫폼을 운영하는 거버넌스에는 얼마나 다양한 음악씬의 당사자가 들어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홍대인디씬을 지키고 있는 주요한 주체들은 빠진 것이 확실해 보인다. 중앙정부나 서울시의 정책실패로 안그래도 홍대인디씬을 지키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창동플랫폼61이 이런 노력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된다. 그런면에서 창동플랫폼61은 말 그대로 플랫폼이어야지 씬 자체를 대체하거나 구조조정을 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된다. 

노동당서울시당 입장에서는 창동 컨테이너 61개를 설치하고 임시적으로 사용하는 앵커시설의 비용과 건물주의 약탈적인 임대료 인상에 의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 홍대-합정-상수 지역의 슬픈 공연장과 가게들이 비교할 수 밖에 없다. 지금도 동네 공연장과 가게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는 홍대 인디씬의 예술인들에게 '창동플랫폼61'은 지나치게 화려한 인공연못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긴다. 창동플랫폼61로 대중음악 특히 인디씬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었다고 자화자찬하는 일도  우려된다("홍대여 잘 있거나~ 우리는 창동으로 간다" 같은). 이런 입장이 과도한 것이고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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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6/04/2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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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1964년 영국의 사회학자 루스 글래스가 처음 사용한 개념이라고 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신사 계급을 뜻하는 젠트리에서 파생된 말로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과정에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지칭한다.

 

과거 조용한 한옥마을이었던 경복궁 인근의 삼청동·북촌·서촌은 2010년 이후 젊은 예술가들의 활동지로 주목받으며 새로운 상권이 자리잡았다가 임대료가 오르면서 이들이 쫓겨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 젠트리피케이션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문제는 대전원도심도 젠트리피케이션피해지역에서 자유롭지 못하단 소식이다. 당장 대흥동일대 원도심 활성화에 상당한 역할을 했던 문화카페 도시여행자가 입주해있는 건물이 헐리고 이 자리에 원룸주택(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존폐위기에 직면했다는 보도다. 알려진바에 따르면 도시여행자 뿐만 아니라, 대흥동 일대에서 원도심 활성화에 의미있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문화운동단체 등이 임대료 등이 오르면서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문제는 서울 등 타지역의 경우 어느정도 원도심 활성화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있는 가운데, 임대료나 관리비가 인상되어 상권활성화에 기여했던 원주민 등이 바깥으로 내몰리는 문제가 발생한 사례지만, 대전의 경우 이제 막 원도심 상인들과 함께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가능성을 확인하려는 단계에 근린생활시설라고 일컫는 원룸이 우후죽순 입지하면서 이들 유의미한 단체나 시설이 원도심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엄격히 말하자면, 대전의 이런 현상은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와 함께 무분별한 원도심 개발문제와도 연계된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이를테면, 지난 이명박 정부하에서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한답시고 1가구당 0.7대였던 주차장요건을 0.5대로 낮추면서, 원룸주택이라는 근린생활시설이 원도심 일대에 우후죽순 건설되기 시작한것도 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비단 대전뿐만은 결코 아니며, 전국적으로 유사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와관련해서 최근 서울시와 몇몇 기초구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방지하려는 구체적인 예방대책을 발표하고, 지방정부차원의 대책마련에 팔을 걷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의 경우, 이해당사자들간에 협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하고, 핵심시설에 대해서는 시가가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낡은 상가의 건물주에게 보수비용을 최대 3천만원까지 지원해주는대신 건물주는 일정기간 임대료를 올리지 않고 임대기간도 보장하는 '장기안심상가'를 시범적으로 도입키로 했다. 이외에도 소상공인들의 상가매입시 시가 장기융자하는 등의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을 마련 추진키로 했다고 한다.

 

문제는 대전시의 경우 5개 구청별로 얼마나 많은 근리생활시설이 허가되고 건축되었는지도 제대로 파악된 자료조차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대전시와 시의회는 하루속히 이문제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않으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의 확대는 물론, 주차난, 범죄 등 각종 혼잡과 부가적인 사회문제가 더 커질 것이다.

 

자칫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해 대전 원도심 활성화 대책에 악영향을 받지 않토록 대전시의 조속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당장 09년 이후 이런 원룸 허가건수와 건축건수, 어디에 얼마나 집중되어있는지 등 꼼꼼한 실태조사부터 이뤄져야 할 것이며, 이와 관련 대전형 종합대책을 조속히 마련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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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6/02/0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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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서울은 한국 젠트리피케이션 논쟁에서 의미있게 기억될 것입니다. 우선, 지자체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임차상인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을 시작한 해입니다. 9월 23일 성동구에서 ‘서울시 성동구 지역공동체 상호협력 및 지속가능발전구역 지정에 관한 조례’를 선포하였으며, 곧이어 두 달 뒤 11월 23일에는 서울시에서 성동구 조례를 참조하고 발전시켜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하였습니다.

지자체만 나선 것이 아니었습니다. 11월 17에는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마을에서 ‘젠트리피케이션과 지역자산화 전략 컨퍼런스’가 열렸으며, 열흘 뒤 11월 27일에는 서울문화재단이 ‘예술가, 젠트리피케이션, 그리고 도시재생’ 주제의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였고, 12월 23일에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산하 SSK 동아시아 도시연구단과 서울연구원, 충남연구원, SH공사, 한국도시연구소, 한국공간환경학회, 토지+자유연구소 등이 모여 ‘젠트리피케이션 없는 도시재생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도시정책 포럼을 열기도 하였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급증한 언론기사를 포함, 어찌보면 다소 갑작스럽기도 한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높은 관심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러한 관심은 대부분 성수동, 이태원, 가로수길, 북촌, 서촌, 상수동 같이 ‘뜨는’ 지역에 집중하는데, 갑작스레 높아진 임대료나 보다 높은 수익을 노리는 건물주의 ‘갑질’에 쫓겨나는 임차상인의 피해가 주로 거론됩니다. 이러한 점에서 임영희 ‘맘상모'(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사무국장의 말처럼 젠트리피케이션은 “굴러운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현상’이라 할’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 보다 높은 부동산(임대/매매) 수익을 위해 임차상인의 강제적 축출을 지칭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표현이 한국에서 학술용어로 제한되지 않고 좀 더 폭넓게 쓰이기 시작한 것은 최근 몇 년의 일이지만, 부동산이 자산증식의 주요 수단으로 지난 수십 년 동안 기능해 온 대한민국에서 우리의 삶은 오랜 기간 젠트리피케이션에 지배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은 부동산 개발 또는 임대수익을 위한 자본의 (재)투자로 인해 원주민이 쫓겨나고 지역사회 계급구조의 변화가 발생하는 도시과정이라고 폭넓게 정의해 봅니다. 이렇게 정의하는 것은 부동산 수익을 위한 토지용도의 변화, 건물주의 손바뀜 등으로 인한 기존 사용자의(임차인)축출 등이 단지 구도심에서만 발생한다기 보다는 모든 자본주의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반영합니다.

하지만, 부동산 수익 극대화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이 단지 임차상인만의 문제일까요? 압축적 도시화와 급속한 산업화를 경험한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투자가 가장 효과적인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여겨지곤 하는데, 이로 인해 수많은 주택세입자가 월세, 전세 상승의 부담을 이기지 못해 집없는 설움을 안고 다른 동네로 이주합니다. 이 역시 넓은 의미에서 자기의지에 따른 이주가 아니라 지불능력 부족으로 인한 강제축출의 하나로 이해할 수 있고, 젠트리피케이션의 한 형태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초 합동재개발을 시점으로 지난 수십 년 동안 대규모로 진행된 각종 재개발과 재건축은 사실상 개발 전후 발생하는 부동산 시세차이에 편승하여 개발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영세가옥주와 임차상인, 주택세입자는 부동산 자산축적의 희생양으로 강제이주의 아픔, 즉 젠트리피케이션의 고통을 겪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높은 주거비 부담으로 인해 번듯한 주거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도시공간을 떠도는 수많은 서민, 청년, 노숙인 등 역시 젠트리피케이션의 공동 피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술가, 문화활동가 등도 예외는 아닙니다. 보통 불안정한 수입으로 인해 저렴한 임대료의 작업공간을 찾곤 하는 이들이 특정 동네로 모여들면 입소문이 퍼집니다. 그러다 보면 부동산 지주와 기획부동산 등에 의해 임대료 상승을 겪게 되고, 결국 예술, 문화인들이 타지로 떠나고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은 사라지는데 이러한 모습 역시 젠트리피케이션의 어두운 단면입니다.

결국 부동산 자본의 압력에 굴복할 수 밖에 없는 대부분의 도시서민, 예술가, 문화활동가, 청년, 노숙인 등은 모두 젠트리피케이션의 피해를 고스란히 겪을 수 밖에 없는 운명공동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네에 대한 추억, 이웃관계, 변치않는 단골집을 지키기 보다는 돈으로 매겨지는 개발이익, 즉 부동산 투자(라고 쓰고 투기라 읽습니다)에 의한 자산증식을 우선하는 한국의 개발사에서 젠트리피케이션에 의한 도시서민 삶의 지배는 불가피합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관심은 사실 시대착오라 생각합니다. 때 늦었다는 의미에서 말입니다. 1980년대 부터 광범위하게 행해진 재개발과 재건축은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부르지 않아서 그렇지 실질적으로는 젠트리피케이션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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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의 도시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요? 젠트리피케이션 없는 도시가 과연 가능한가요? 시민활동가, 재생정책 전문가, 연구자 등이 조금씩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거나 그 폐해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제안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며 좀 더 새로운 도시발전 방식을 상상해 봅니다. 여기에는 성동구나 서울시에서 발표한 것처럼, 특정지역 전체를 지속가능 발전구역으로 지정하여 투기적 행태를 집중 단속하는 것도 포함하며, 지역상생협약을 통해 공동체 압력을 행사하는 것도 포함합니다. 나아가 시장변화에 덜 영향받는 지역앵커시설을 공공자산 또는 사회경제 자산으로 다수 확보하는 것도 포함합니다. 지역공동체가 지역토지를 매수하여 주택을 포함한 지역주민시설을 안정적으로 장기간 확보할 수 있는 공동체토지신탁도 고민해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지역재생 등으로 인한 부동산 가치 상승이 단지 소수 지주의 이익으로 사유화되고 불로소득으로 귀결되기 보다는 사회와 지역공동체로 환원되는 방식으로 도시재생이 이루어지는 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부동산 가치 상승은 대부분 부동산 소유주(지주/건물주)에 의해 발생하지 않습니다. 물론 건물주가 빌딩을 산 이후 시설개선을 위한 투자를 해서 건물가치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건물의 유지보수, 특히 임대공간의 유지보수는 임차인이 부담하곤 합니다. 따라서 건물가치의 상승은 임차인의 갖은 노력, 일반 이용자, 주변 경관 조성과 교통망 개선 등 사회간접시설 설치와 유지보수에 재정을 투입한 지자체 등의 노력이 모아져 이루어진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에 덧붙일 것은, 많은 경우, 투기적 목적의 개입 (예를 들어, 부동산 자본의 알박기, 사재기), 도시계획의 변경 (고밀도, 상업적 개발을 위한 용도 변경 등)으로 인해 인위적인 상승을 겪는데, 이러한 상승으로 인한 수익의 대부분은 소유주가 독차지 하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기도 합니다. 불로소득의 사유화이지요.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적소유를 제한하고 부동산 소유주의 이익을 제약하는 것이 말도 안된다고 누구는 얘기할 수 있지만, 사실 우리사회에서는 이미 공익 추구를 위한 사적 소유에 기반한 권리 행사의 제약 필요성을 도시계획 법령 및 여러 제도 등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에 대한 고민은 부동산 소유주의 이익을, 즉 불로소득을 공익적 관점에서 제약하고, 도시 공간의 공공성을 좀 더 부각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어떤 좋은 수단을 찾아내고 정책을 만든다 해도 제일 중요한 것은 이를 함께 추진할 활동가, 자발적 모임, 지역공동체의 존재와 적극적 의지일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젠트리피케이션에 온몸으로 저항하는 현장의 다양한 모임의 출현에서 희망을 봅니다. 예를 들어, 2013년 중순 결성된 ‘맘상모’는 임차상인의 권리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더욱 침해받는다는 인식하에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에 큰 기여를 하였으며, 임차상인의 강제퇴거를 막기 위한 일상적 연대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유명 연예인 ‘싸이’가 건물주인 이태원의 미술관 겸 까페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는 강제집행 위협에 직면해서도 비정기 ‘한남포럼’과 다양한 행사 등을 통해 젠트리피케이션의 폐해를 지속적으로 환기시키고 새로운 문화정치를 실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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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공간의 자본주의적 사적 개발의 폐해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이를 막으려 노력할 때, 이러한 자발적 실천이 확산하여 광범위한 연대 활동이 가능하게 될 때, 소유주와(가옥주, 건물주, 지주 포함) 사용자가(임차상인, 주택세입자, 지역 노동자 등) 자기 동네와 단골가게 모두를 지키기 위해 함께 고민할 때 우리는 비로소 젠트리피케이션 없는 도시로 한 걸음 다가갈 디딤돌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글_신현방 (런던정경대 지리환경학과 부교수)

목, 2016/01/2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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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성산동 주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만든 ‘작은나무 카페’ 낮엔 엄마들의 수다공간, 오후엔 아이들의 놀이터, 밤엔 직장인들의 휴식처로 마을의 사랑방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곳이 없어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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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1/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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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상가 임대차 보호법 개정 즉각적인 독소조항 폐지와 개정을 촉구합니다

 

◯ 일시 및 장소: 2015년 5월 14일(목) 오후 2시

◯ 장소 : 국회 정문 앞

 

20150514_기자회견_상가임대차보호법개정안평가및대책마련촉구

맘상모,전국유통상인연합회,참여연대,전국'을'살리기비대위,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지난 12일 ‘상가임대차건물에 관한 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13년 개정안에 비해 그 동안 골목상권에서 많은 분쟁을 일으켜 왔던 ‘권리금’에 대한 보호 조항을 마련한 점과 건물매매를 통한 소유권 이전시에도 환산보증금 규정을 넘는 경우라도 5년간은 계약갱신을 할 수 있다고 확대한 점이 이번 개정안의 중요한 내용으로 발표 되었다.

 

700만 자영업의 70%로 추정되는 임차상인들은 전국 곳곳에서 재건축을 핑계로 건물주들의 일방적인 계약해지와 권리금약탈에 속수무책으로 거리로 쫓겨나가는 사회적문제가 발생했었다 이런 상황을 뒤늦게 인식한 정부의 자영업자 보호대책 발표 이후 1년6개월만에 이루어진 때늦은 개정안 임에도 불구하고 외국과는 다르게 관습적으로 오랫동안 방치되어 왔던 ‘권리금’문제를 제도화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소상인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요구했던 재건축 재개발시에도 계약갱신과 권리금 보호, 현행 9% 임대료 상한제 조정, 분쟁조정위원회 설치,환산보증금제도 완전폐지 등이 반영되지 못한 점은 대단히 아쉬운 점이다. 그리고 특히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등이 포함된 대규모점포들의 권리금 적용 예외 규정들은 악용될 소지가 다분히 많은 조항들로서 정부와 국회가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의 로비로 상가세입자 보호의지가 후퇴한 것이 아닌지 의심케하는 개악인 것이다. 더군다나 전통시장 250여곳이 포함되어서 시행과정의 쓸데없는 시장 혼란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 조항은 조속한 시일내에 추가적인 개정을 반드시 해야 할 것이다. 그 외에도 건물주가 18개월 동안 비영리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권리금 배상 의무를 면책 받는 경우 역시 현재 월세 보다 평균 53배에서 100배 이상 권리금 규모가 더 큰 현재 시장상황에서는 충분히 건물주가 18개월 동안 공실 상태로 두고 권리금을 약탈하는 경우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히 많은 조항인 것이다.

 

대기업들의 경제독점과 장기적인 경제침체로 인해 갈수록 서민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임차상인들은 정부가 발표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 대해 적지않은 기대감을 갖고 지켜봤었지만 1년 6개월이 지난 끝에 나온 상가임대차보호법의 부실 개정에 대해 실망을 감출 수 없다. 특히 일부 권리금 보호 조항이 신설된 긍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보호 명분뒤에 숨어서 대형마트나 백화점등 대기업들이 반사이득 혹은 면책사유를 부여 받게 된 불합리한 상황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또한 이러한 법개정의 부실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장의 혼란함과 구멍난 임차상인 보호 정책에 대해서 중소상인단체들과 시민사회에서는 조속한 시간내에 추가적인 개정안의 제출로 그 피해와 혼란함을 최소화 하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다. 현 정부와 국회에서는 진정으로 경제활성화를 원하고 서민경제 보호를 생각한다면 중소상인들과 시민사회의 상가임대차보호법 관련한 요구사항을 전격적으로 수용 반영시켜야 할 것이다. 만일 이런 절박한 임차상인들의 요구가 즉각적으로 받아 들여지지 않은 경우 평소 입버릇처럼 경제활성화와 중소상인 보호를 외치던 현 정부와 정치권의 거짓된 태도를 비판하는 분노와 규탄의 목소리를 피할 수 없음을 강력히 경고하는 바이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전국을살리기비대위 맘상모

참여연대 민변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목, 2015/05/1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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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2015 함께 서울 정책박람회’가 서울광장 및 시내곳곳에서 열렸습니다. ‘천만시민의 이유 있는 수다’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주요 현안 토론회부터 정책 체험, 전시까지 총 70여 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중 서울시 사회적경제과,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가칭)사회적경제문화예술포럼준비위원회가 공동주관한 ‘젠트리피케이션, 리뷰&프리뷰’가 9월 11일 열렸는데요. 서울의 핫플레이스 곳곳에서 일어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이미 겪은 또는 기미가 보이는 지역의 활동가들이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젠트리피케이션의 현재와 대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공유하는 자리였습니다.
*이 글은 젠트리피케이션을 둘러싼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전하기 위한 것입니다. 희망제작소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무관한 의견 또는 주장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리뷰 #1 마포지역포럼의 질문과 과제 (위성남 / 마포마을생태계조성단 대표)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서는 2-3년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마포지역에서 체감하게 된 것은 작년부터다. 이 현상을 어떻게 공론화할까 고민하다가 마포지역포럼을 기획했다. 지금까지 4차례 포럼을 진행했고, 올해 두 차례 예정되어 있다. 1차 포럼에는 지역 활동가 중심으로 내부토론을 했고, 다양한 논의 중 ‘상가 임대차보호법’ 개정이 중요하다는 결론이 나와 직접 행동을 조직하고 실행했다.

2차에는 지역 내 마을기업 중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을 겪고 있는 사례를 찾아 당사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이를 통해 현장의 절박한 상황을 공유했고, 이 내용이 경향신문에 기사화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은 2015년 4월 25일에 홍대 앞에서 ‘단골집 지키기’라는 퍼포먼스를 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상업지역과 거주지역 모두에서 진행되지만, 절박함은 상인들이 더하다. 상행위는 상인 한 명이 어느 지역에 자리 잡아 장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상인의 문화적 에너지가 총동원되는 행동이다. 또한 소비자 관점에서 단골손님도 상권 활성화의 한 주체임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3차 포럼에서는 성미산 마을극장에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어떻게 사회학적으로 접근하고 근원적인 해결방안을 찾아볼까 논의했다. 근대 초기에는 자본과 지주가 분리되어있었기 때문에 자본가가 상당히 진보적이었으나, 자본가들은 곧 토지를 소유함으로써 본인들이 문제에서 탈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자기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한 소규모 자본들은 여전히 지대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다. 어쨌든 가게에 세 들어야 하는 소상공인 입장에서 자신의 이익을 어떤 식으로 빼앗기고 있는지를 들여다보았다. 이 과정에서 사적 소유나 국가 소유가 아닌 공동 소유를 적극적으로 고민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포럼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지난 2차 포럼의 사례였던 ‘작은나무 카페’는 대책위원회를 꾸려 임대차 만료 시 자리를 비워달라는 건물주에 반대하며 버텨보자는 결정을 했고, ‘작은나무 카페’가 무형의 자산을 어떻게 형성해왔고 지역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기자회견을 통해 발언하는 기회를 가졌다. 참고로 ‘작은나무 카페’는 서울시임대차지원센터의 중재와 조정을 통해 2년 동안 임대차를 연장하는 것으로 합의되었다. 하지만 2년 후에는 공간을 비워줘야 하고 또 그 전에 재건축이라도 하게 되면 쫓겨나는 상황은 여전하다.

4차 포럼은 ‘공동체경제 구상, 어떻게 하려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인권재단에서 진행됐다. 지역에서 공동체 방식으로 어떻게 소유할 수 있는지 지역자산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 등의 방안을 검토했다. 5차 포럼에서는 영국과 미국 사례를 중심으로 ‘젠트리피케이션과 지역자산화전략’을 구체적으로 알아볼 예정이다. 그리고 6차 포럼에서는 마포구 사회적 경제 단위의 자산현황 파악과 지역기금 형성전략의 구체적 방안을 찾아보기로 했다. 2015년 말에는 올 한 해 논의한 이야기를 모아 지역사회에서 큰 규모로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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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지역포럼은 초기에 마포마을생태계조성단 주관으로 진행했는데 앞으로는 사회적경제와 함께 운영할 생각이다. 작년과 재작년에 지역재단을 어떻게 만들지 논의가 있었지만, 최근 현장사람들의 활동력이 성장해 지역재단 설립을 구체화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만만치 않은 일이고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일이라 부담이 크다.

리뷰 #2 고가포럼 그 이후, ‘공익형 알박기’의 행방은 (조경민 / 고가산책단 대표)

서울역 고가를 중심에 둔 서울역 7017 프로젝트는 많은 분들이 아시리라 생각한다. 처음엔 서울역고가를 보행자 도로로 바꾸는 일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서울시청 본부장 14명이 참여하고 시장과 부시장이 일주일에 한 번씩 오는 회의가 되었다. 서울역 고가 주변의 토지주, 임대인, 임차인 생각이 각자 다르다.

마땅한 대책도 없으면서 왜 이렇게 언론은 떠들까. 젠트리피케이션은 대세가 될 거야, 대자본에는 이길 수 없다는 자본의 공포전략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 하지만 땅은 한정된 사회의 공공재다. 역사를 살펴보면, 사유재산은 불가침의 영역이라는 인식에 도전장을 낸 것도 자본이었다. 이제 한국사회는 사유재산이라는 불가침에 대한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됐다고 본다. 서울시를 비롯한 정부도 이런 인식의 흐름 속에서 고민을 시작했고, 임대차보호법 이상의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한 방법들을 찾고 있다.

서울역을 중심에 두고 과거 짐꾼들이 모여 살면서 단 한 번도 개발되지 않은 서계동, 남산 때문에 고도제한이 걸린 회현동을 비롯해 중림동 등이 있다. 현재 서울역의 동서는 롯데마트나 서울역 지하도를 통과하지 않으면 이동할 수가 없다. 그래서 생각한 대안이 서울역 고가 보행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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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계동의 지주 20여 명과 공무원 등이 모여 10회 째 만나고 있다. 초기 서계동 주민들 사이에서는 오랜 기간 개발에서 소외되어왔다는 피해의식이 상당했고, 40~50년간 개발이 안 되었으니 용적률을 높여달라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모임을 10번 정도 하고 나니 어떤 곳은 분양이 안 돼서 망했다는 소식도 듣게 되고 무분별한 개발에 대한 인식도 생겼다. 무엇보다 그전에는 그토록 만나달라고 했는데 한 번도 찾아오지 않던 공무원들이 찾아와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행정에 대한 신뢰가 쌓였다.

앞으로 가능성을 중심으로 놓고 보았을 때, 저성장 시대에 도달한 한국은 일본에서 찾은 해법인 모리 부동산 방식이 곧 가능하리라 본다. 건물 소유주는 토지주가 가지되 개발을 해서 이윤이 생기면 기부 채납하는 것이다. 부동산회사는 토지를 사는 비용을 줄이고 지주는 내 땅을 빼앗길 거라는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수익은 지역에 재투자한다. 일례로 예술가들이 축제를 열 수 있다. 유럽에서는 수익의 몇 퍼센트를 지역의 카페 등에 환원하는 게 일반적이다.

다른 사례를 보자. 처음 만리동에 만리동예술인협동조합(M.A.Coop: 막쿱) 공동주택이 들어설 때, 당시 입주예정이었던 예술가들은 공동작업장이나 전시장이 들어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결과적으로 주거용으로만 건설되었고, 작업실을 따로 얻을 수밖에 없어 임대료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때 차용할 만한 방식이 프랑스의 프롬나드 플랑테(Promenade Plantee) 사례다.

파리 12구의 방치된 폐선 부지를 아름답고 편안한 산책로이자 독특한 문화예술 및 상업공간으로 탈바꿈한 사례인데, 파리시가 소유하지만 파리의 예술가들이 운영한다. 만리동의 주민들은 예술가들이 지역에 거주하거나 문화예술 공간이 존재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자기 땅은 아니었으면 하는 이중적 태도를 취한다. 이럴 때 지역의 시유지와 구유지를 시나 구가 소유하되 운영권을 예술인에게 주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것도 공익형 알박기의 방식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을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해결하는 데 도움은 될 것이다.

회현동에는 최근 게스트하우스가 늘어나고 있다. 초특급호텔부터 여인숙까지 10여 개의 숙박업소가 밀집해 있다. 이 동네에 활동가는 없다. 오래된 지주들이 있을 뿐이다. 다만 최근 젊은이들이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건물을 구입해서 게스트하우스를 만드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하지만 현행 제도는 규제 위주여서 불법을 종용하는 상황이고, 원주민들은 건물을 젊은 사람들에게 파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원주민은 계속 집을 갖고 청년들이 운영하면 좋을 텐데, 동네에 맞는 법률을 적용할 수 있다면 원주민들이 떠나지 않을 수 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하는 청년과 원주민이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고 있다.

봉제산업은 대표적인 영세산업이다. 싼 임대료를 찾아다닌다. 봉제공장들이 후암동에 있다가 후암동 월세가 올라가니까 서울역 뒤편으로 대규모 이전했다. 서계동이 개발되면 갈 곳이 없다. 미국 뉴욕은 맨해튼의 공장지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지주들에게 용적률을 500%에서 600%로 올려주는 대신, 용적률 중 일부인 100%를 저렴하게 봉제공장에 장기임대하게 했다. 건물 꼭대기에 봉제타운이 생기면서, 지금은 매뉴팩처뉴욕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산업의 메카로 성장했다. 패션산업의 특성상 디자이너와 공장은 가까이 있어야 한다. 1~2분 정도의 가봉으로 옷의 디자인과 품질이 바뀌기 때문이다. 영국은 패션 디자이너와 상점만 시내에 남고 공장은 시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패션산업이 쇠락했다. 이런 고민과 대안을 행정이 제기할 수 있어야 하고 또 행정과 시민이 손을 잡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리뷰 #3 도시공간 문화운동으로서 한남포럼의 가능성? (최소연 / 테이크아웃드로잉 대표)

테이크아웃드로잉은 이태원이라는 혼성적인 지역 내 한남동에서도 오래된 장소에 예술가를 초대한 작업장이다. 카페라는 특징 때문에 주민들에게 문턱이 낮고 파급력이 높다. 2층 건물로 문화예술가뿐만 아니라 뮤지션 등이 체류해 활동하고 있다. 발표하는 주제는 주로 동시대 이슈다. 지난 9년간 예술가들이 두 달씩 체류했고, 모든 창작이 테이크아웃드로잉이라는 공간 내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다른 레지던스와 차별점이 있다. 지역주민과 예술이 함께하는 테이크아웃드로잉은 공존의 가능성을 경험하는 문화공공성을 지닌 작업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테이크아웃드로잉이 재난을 만났다. 2015년 3월에 시작된 재난으로 도시사회학적 문제인 젠트리피케이션을 맞닥뜨리게 됐다. 처음엔 우리만 운 나쁘게 재난을 만난 줄 알았는데, 전 세계 가게들의 평균 수명을 비교한 통계를 보곤 공론화할 필요성을 느꼈다.

테이크아웃드로잉의 세 번째 건물주가 2년 전 가수 싸이로 바뀌었다. 문화대통령이라는 건물주는 펜스로 가게 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쳤다. 이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이를 확인하는 과정 중 용역깡패 50~60명과 폭력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때 받은 고소·고발이 20건 가까이 된다. 이런 재난 속에서 ‘우리’의 부재를 절박하게 느끼게 되었다. 대책위원회가 구성되었는데 그 와중에 한남포럼이 기획되었다. 한남포럼의 표지는 바리케이드를 활용했다. 자본가의 자본력에 포획되는 게 아니라 그 그물망에 포획되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웃과 전문가들이 피켓을 들고 공간을 채워주었다. 갈수록 우리의 저항 방향은 정책을 향했다. 사회적 의제에 관심이 많은 예술가들이 모여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자고 기자회견을 하고 시위를 했다.

전시할 때는 기자들이 드문드문 찾아오더니, 기자들이 진을 치기 시작했다. 강제집행이 된다고 연락이 오면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갑자기 기자회견하는 날, YG 양현석 사장이 중재자로 나와 더 이상 강제집행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두 달간의 합의과정에서 합의가 변질되어 간다고 느꼈다. 이젠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만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논의만 하는 게 아니라 많은 뮤지션들이 공연하고 그에 맞서는 작업을 연출하게 되었다. 현장의 뒤쪽에서 예술이 생산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발표내용이 텍스트뿐만 아니라 예술작품일 때가 많았다. 집행을 막기 위해 그물망을 치는 작품도 있었다. 예술가들 스스로 예술을 구상하고 연대를 촉진해 퍼포먼스를 생산하게 되었다. 폭력장면을 목격한 디자이너가 싸이 변호사에게 고소장을 받고 공식적인 프로젝트를 발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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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한남포럼 현장은 뜨거웠다. 많은 전문가들이 와서 부동산 천민주의에 대해 얘기해주었고 자본에 맞서는 저항세력을 끊임없이 키워 나가지 않으면 답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기도 했다. 이후 1회 포럼에 참여한 예술가들이 모두 고소당했다. 이런 위기상황 속에서 우리는 포럼을 통해 발견한 언어를 세상으로 들고나가 퍼뜨리고자 한다. 오늘 이 자리에서의 발표 역시 젠트리피케이션이 가져온 재난을 공유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도시재생의 디스토피아, 젠트리피케이션: 리뷰&프리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기사 보러 가기)

글_이민영(정책그룹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화, 2016/01/1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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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2015 함께 서울 정책박람회’가 서울광장 및 시내곳곳에서 열렸습니다. ‘천만시민의 이유 있는 수다’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주요 현안 토론회부터 정책 체험, 전시까지 총 70여 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중 서울시 사회적경제과,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가칭)사회적경제문화예술포럼준비위원회가 공동주관한 ‘젠트리피케이션, 리뷰&프리뷰’가 9월 11일 열렸는데요. 서울의 핫플레이스 곳곳에서 일어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이미 겪은 또는 기미가 보이는 지역의 활동가들이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젠트리피케이션의 현재와 대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공유하는 자리였습니다.
*이 글은 젠트리피케이션을 둘러싼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전하기 위한 것입니다. 희망제작소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무관한 의견 또는 주장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도시재생의 디스토피아, 젠트리피케이션: 리뷰&프리뷰 ①에서 이어집니다.(기사 보러 가기)

프리뷰 #1 성수동, 도시재생의 빛과 그림자 (김희정 / 지역문화예술매거진 OH 대표)

성수동에 이사 온 지 4년차다. 성수동을 대표한다고 할 수도 없고, 자료를 정리해 발표하는 것도 어려움도 있지만, 직접 경험해온 성수동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4년 전에는 동네에 카페가 한 곳도 없었다. 디자인회사를 운영하던 중 신사동의 말도 안 되는 임대료 때문에 서울숲 근처로 옮겼다. 와서 보니 성수동은 잠재적 자질은 있지만 예술문화 인프라는 전무한 상태였다. 그러다 2012년 무렵부터 홍대에서 문래동으로 간 예술가들이 임대료가 높아지면서 성수동으로 오기 시작했다. 논현동의 임대료가 급상승하면서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분들이 성수동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그 무렵이다. 작년부터는 사회혁신가들이 대거 진입하고 있다. 그들은 언론에 노출되며 한꺼번에 진입했다.

성수동에는 많은 문화자본이 2012년과 2013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들어온 셈이다. 출근하다보면 부동산투어를 하는 분들을 찾을 수 있을 정도다. 디자인 전문가의 입장에서 성수동의 다양한 잠재력을 재미있게 끄집어내주면 지역의 자원을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새로 진입하는 인프라와 기존의 콘텐츠를 잘 연결하면 좋겠다는 정도의 취지였다. 그런데 성수동이 갑자기 각광을 받으면서 6평에 40만원 사무실 월세가 올해 3월부터 150만원으로 4배 가까이 뛰었다. 제 사무실은 서울숲역 바로 옆에 위치해 있지만, 성수동이라는 지역은 훨씬 크다. 성수동 전체에서 지나치게 임대료가 상승하기 전에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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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성수동은 외부에서 언급하는 것만큼 다양한 문화적 여건을 가지고 있지 않다. 문화정체성을 갖기 이전에 언론에서 주목하는 바람에 거위의 배를 이미 갈라버린 꼴이다. 들어오고 싶어도 들어올 수 없을 만큼 임대료가 높아져버렸다. 더 이상 나쁜 방향으로 가지 않을 수 있는 좋은 사례를 찾아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지역에 좋은 생각과 마음을 가진 임대인을 우리 매거진에 실을 예정인데, 긍정적인 사례를 얘기하다보면 앞서 언급한 지역들이 겪은 심각한 위기는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역문화예술매거진 OH’가 나왔을 때 가장 잘 활용한 분들은 부동산이었다. 이 잡지는 지역매체지만 좋은 것들을 잘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만들었는데, 이게 누군가에겐 좋은 마케팅 수단이 되었다. 우리도 모르게 강남 쪽에 잡지가 많이 배포됐다. 한편으로는 이 잡지가 관심을 받아 좋은 얘기를 전파하다보면 누군가는 좋게 사용하지 않을까.

프리뷰 #2 창신동, 공유자산을 내 것으로, 우리의 것으로? (신현길 / 아트브릿지)

다 아시다시피 창신동은 동대문 패션지구의 배후지다. 서울에서 동 단위로 오토바이가 가장 많은 곳이 창신동이다. 창신동의 역사를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조선시대만 해도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즐비한 곳이었는데 구한말 이후 채석장이 들어서면서 동네가 변모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2007년 뉴타운으로 지정되고 2010년 개발계획이 승인됐다. 2013년 서울에서 최초로 뉴타운이 해제됐다. 뉴타운에 반대했던 주민 중에는 작은 땅을 지닌 지주가 많았는데, 뉴타운 해제를 계기로 이들이 동네에서 주도권을 갖게 됐다. 그리고 2014년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선정됐다.

아트브릿지는 2012년 창신동에 처음 들어가게 됐다. 처음엔 대학로에 사무실이 있었는데 창신동을 보고 왠지 모를 따스함에 반해 사무실을 옮기게 됐다. 들어와 보니 창신동은 대학로와 맞닿아있지만 평생 연극 한 편 본 적 없는 주민이 많았다. 창신마을의 활동은 미미하다가, ‘뭐든지 도서관’이 2012년 설립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봉제공장이었던 반지하를 뜻있는 기부자와 주민들이 돈을 모아 도서관으로 만들었다. 이전에도 새마을부녀회에서 관리하는 작은도서관이 있었지만, 이곳엔 마을아이들이 가지 않는다. 뭐든지 도서관을 중심으로 동네가 활기를 띠게 되었다. 창신․숭인은 종로구 12개의 지역아동센터 중 7개가 몰려 있는 지역이다. 공공 공간 등 젊은 디자이너와 활동가들이 지속적으로 진행한 지역활동이 몇몇 언론에서 주목받았던 사례들이 활용되면서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선정되는 데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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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선정되면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창신동 주민들과 얘기하다보면 우리 같은 예술단체가 와서 임대료가 올랐다고 화를 낸다. 그들의 얘기에 의하면 5만 원 정도 올랐다고 한다. 홍대는 몇 배씩 오르는데 말이다. 얼마 안 되는 것 같지만 주민들은 세가 계속 오를지도 모른다는 부담감이 생긴다. 또 한 편으로 작은 땅이나마 있는 지주들은 창신동도 조금 더 올랐으면 좋겠다고 한다. 모두 젠트리피케이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또 주민들은 우리가 봉제 일을 하는데 사람들이 사진 찍으러 오면 기분 나쁘다, 우리가 구경거리냐며 불만을 토로한다. 기자들이 와서 인터뷰를 너무 많이 하니까 최근엔 인터뷰를 거절하고 있다. 우리가 오랫동안 살 동네인데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천천히 가자는 생각이다.

앞으로 창신동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민관 거버넌스라고 하지만 민과 관의 싸움, 민과 민의 싸움이 첨예하게 벌어지고 있다. 급속한 젠트리피케이션을 막을 수 있는 단체들이 좀 더 창신동에 정착하게 돕는 것이 우선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프리뷰 #3 연남동, 차라리 돈 모아서 건물을 사버리자 (김영등/ 일상예술창작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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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남자리 웹사이트 갈무리. 연남자리는 일상예술창작센터에서 연남동 마을공동체 주체들을 발굴하고 연결하는 네트워크 사업이다.

2002년부터 홍대 앞에서 이사한 지역을 찍은 지도를 먼저 보여 드리겠다. 초기에는 홍대권역에서 움직였는데, 2007년부터 연남동 권역으로 넘어갔다. 그동안 6~7번 이사했다. 개인적으로 주거공간도 5~6차례 이사했다. 홍대권역에서 지낸 게 20년 정도 되는데, 대부분의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이런 동선에 따라 움직였다.

지난 20년을 정리해보니 대략 3기로 나눠볼 수 있다. 처음엔 홍대 앞에서 지역 문화예술인이 움직였다. 2000년대 중반까지였고 나름 평화로운 시기였다. 2기가 접어들면서 작업공간이 홍대 앞의 주변, 연남동, 상수동, 망원동 등으로 옮아간다. 조금 더 지나면 영등포, 문래동 등 강을 건너 좀 더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가게 됐다. 주변지역이 배후지가 아닌 활동 근거지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3기부터는 마포구 전체 지대가 상향평준화된다. 이렇게 되면 마포구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거나 거주공간을 갖는 게 어려워진다. 활동이든 주거든 지속적인 정주와 진입이 어려운 환경이다. 지역에 기반을 둔 활동을 하기가 어렵고 서대문구나 은평구로 이사 가든지 다른 곳으로 가야 할지 고민을 하는 시기다.

저를 비롯해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오랫동안 활동과 주거 모두 마포구 안에서 해결해왔는데, 현재는 불가능하다. 홍대 앞의 산업화는 2003~2004년부터 급속도로 진행됐다. 그때만 해도 안일했던 것 같다. 우리와는 별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10년이 흘러서 돌이켜보니 문화예술뿐만 아니라 젠트리피케이션이 확산되는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홍대에서 활동하던 사람들 중에 멀리 제주도로 간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은 자유롭게 옮길 수 없다. 활동지를 옮기면 정체성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떡볶이 집을 하다 망해서 업종 변경을 하는 게 쉽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지금 머물고 있는 연남동 사무실이 올해로 4년째 되는데 건물주가 처음엔 오래 있어도 되는 것처럼 말했는데 재계약을 논의하다보니 “장담은 못하겠다”고 한다. 2003년에 임대료는 30만원이었고 지금의 임대료는 300만원이니, 비교하면 10배 정도 차이가 난다. 활동규모가 커진 영향도 있지만, 지금보다 많은 액수를 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홍대권역에서 다른 장소로 옮길 수 있는 여건도 되지 않는다.

과거 임대료 문제 등은 개인이나 단체의 역량으로 여겼다. 하지만 이젠 개개인이 해결할 방법이 없다. 우리가 지향하는 건 생존을 비롯해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튼튼하게 만드는 것 아닌가. 젠트리피케이션을 사회구조적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홍대 앞에서 오래 활동하다보니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눈앞에서 보는데, 최근 라이브클럽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작업실, 단체사무실, 갤러리는 대부분 이미 나갔다. 그나마 있는 게 라이브클럽 등 음악공연 공간인데 대부분 힘들어 나가고, 그 자리에 대자본이 들어온다. 지금까지 홍대 앞에서 축적해 왔던 문화의 향기를 지금은 자본이 누리고 가지만, 지역 자체가 변화하면 곧 퇴락할 것이다.

예전부터 있었던 홍대 앞 문화예술네트워크가 이제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공적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일상예술창작센터도 처음엔 문화단체로 시작했는데 이런 일들을 겪으며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게 됐다. 초기엔 연남동은 홍대 앞 배후지 정도로 생각했지만, 이젠 연남동 자체 안에서 지역 활동을 하면서 네트워크를 모색하고 있다.

2년 전부터 시작한 나름의 해법은 소셜하우징이다. 더 이상 지역에서 쫓겨나지 않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했다. 연남동은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그나마 저렴한 성산1동에 샀다. 60평 되는 땅을 샀는데 땅값만 10억 원이 넘고 건축비가 또 10억 원이 들어간다. 단체유지비는 물론이거니와 인건비 주기도 빠듯한 상황이다. 예전에는 없으면 없는 대로 활동을 지속해왔는데 상황이 돌변했다. 당장 대출을 갚아야 한다. 5년 거치 상환이라는 게 좋은 제도이긴 한데 입주한 사람들에게 월세를 갚을 수 있는 일정한 소득이 있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지역 안에서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하는데, 공간의 문제는 답이 없다. 지역을 떠나 혁신파크에 입주하기 등도 좋은 방법이지만, 창신동에 있는 사람들이 혁신파크로 올 수 없는 것 아닌가. 사회적경제 문화예술포럼준비위원회도 마을에서 활동하려면 기본적인 부분들이 해결되어야 하는데 공간 문제가 제일 크고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게 해결 안 되면 더 이상 지역 활동은 힘들다. 연남동을 프리뷰라고 했지만 리뷰인 상황이다. 자고 일어나면 평당 얼마씩 올라간다. 결론은 지역문화예술활동의 지속은 공공성 내지 공유 공간 기반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연대해서 사회의 지속적 발전을 만들 수 있는 창의적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글_이민영(정책그룹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화, 2016/01/1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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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6기 목민관클럽 11차 정기포럼이 2016년 1월 8일~9일 1박 2일 동안 전라북도 전주시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최근 이슈로 떠오른 ‘젠트리피케이션’이었다. 21명의 단체장과 140여 명이 넘는 관계 공무원들이 참석하여 포럼 현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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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낯선 이 단어는 영국이 고향이다. 서민들이 거주하던 곳에 주택재개발과 함께 중산층이 유입하면서 원주민이 주변으로 밀려난 현상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성미산마을이나 홍대, 성수동에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역공동체 활동이 활발해지거나 예술인들이 모여들면서 지역이 활성화되자 임대료와 지대가 올랐다. 원주민이나 예술인들은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넓은 의미로 본다면 원주민의 재정착률이 낮은 우리의 도시재개발 과정 자체가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지주나 건물주의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일 수 있지만 세입자의 입장에서는 재앙인 젠트리피케이션, 과연 어떻게 바라보고 극복할 것인가? 이번 포럼에서는 서울시의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 서울 성동구의 조례 제정 이야기, 한옥마을을 둘러싼 전주시의 고민 등을 살펴보며,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보았다. 포럼의 발표 내용을 정리하여 소개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을 넘을 수 있는 시민역량, 시민자산을 키우자
전은호 사회주택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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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젠트리피케이션이 이슈가 된 것은 맘 편히 장사하고자 하는 상인들의 모임 활동이나 건물주에 의해 쫓겨나게 된 성미산마을의 작은나무 마을카페 이야기가 공론화되면서부터다. 특히 성미산마을 사례는 시대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전에는 건물주와 세입자의 문제로만 여겼는데, 이제는 마을과 우리의 문제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주민들이 하나의 사회적 현상 속에서 공간특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이런 현상에 대해 행정의 대응이 발 빠르게 일어났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문제해결의 접근방식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행정에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당사자들이 문제해결자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은 대안제시에 적기라고 생각한다. 예전 같으면 사유재산 침해라거나 시장경제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겠지만, 이제는 우리 사회가 공간에서 발생하는 일들의 실질적 주인이 누구인지 인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저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사전예방법에 대해 말씀드리려 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은 한두 상가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단위, 도시 전반의 문제이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이나 도시의 회복력이라는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를 위한 토대, 공유자산이 주요 이슈라고 생각한다. 공적자산이 시민과 만나야 비로소 공유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 중 하나는 기울어진 소유구조에 있다. 소유자에게 너무 많은 권한이 있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법․제도적, 구조적 문제이다. 대인의 핵심은 소유구조의 변화다. 저는 이것을 시민자산이란 용어로 표현해봤고, 시민자산화를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젠트리피케이션 대응전략이라 생각한다. 영국의 지역자산 관리 회사들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지자체의 재원을 활용하거나 체납된 자산을 토지은행 계정에 만들어 넣고 커뮤니티에 필요한 재원으로 우선 활용하게 하는 것도 적극적인 예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고려할 것은 재원이다. 주민들이 갹출하는 방법도 있고, 채권을 발행하는 방법도 있다. 영국이나 미국처럼 공동체 단위로 개발할 때 금융을 지원해 주는 조직도 필요하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발생하는 가치에는 여러 지분이 모여 있다. 하지만 여러 이해당사자의 지분이 건물주에게만 가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 가치를 담을 그릇이 공동체에 없다. 우선 이 그릇을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파트너십과 시민 역량강화, 시민참여 활성화가 필요하다. 지역 내에서 이 가치를 순환시키는 과정도 필요한데, 일시적인 조직이나 기구가 아니라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중간지원조직이어야 한다.

시작이 반이다. 서울시 종합대책
류경기 서울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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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지역활성화를 위해 젠트리피케이션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 현재 서울에서는 20~30개 지역에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문화자산이 있거나 마을공동체가 활성화 된 곳, 전통적인 가치를 보존해야 하거나 젠트리피케이션이 심한 곳을 우선 해결지역으로 선정했다. 6개월 정도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토론을 거쳐 현재 쓸 수 있는 도시계획수단 및 지구단위 가이드라인 등 행정 수단을 강구했다. 현행 법령 한계를 어떻게 제도적으로 정리할 것인지 말씀드리겠다.

총괄대책은 7개 분야다. 먼저, 이해관계자들이 공감하고 자기 책임을 감수할 수 있도록 합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례든 법이든 공론화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갈등과 분쟁으로 갈 수밖에 없다. 민간협의체를 구성하고 국제 콘퍼런스 등을 진행해왔다. 지역자산화도 아직 먼 길이지만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또한 상생협약 표준안을 만들고 지역별 협약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법률 근거가 취약해 조례수준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다보니, 규제나 벌칙보다 지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대책을 세워도 자산 소유자와 임차인 분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법률, 세무 지원단도 구성해서 지원한다. 행정이 매입할 수 있는 곳은 자산화하여 지역 공동체에 공급하는 앵커시설도 확보한다. 장기 안심상가는 건물주의 자발적인 참여가 좋겠지만, 협약을 체결하고 상가 리모델링 비용으로 3,000만 원 이내에서 지원하고 있다. 장기 저리 융자 자산화 전략은, 임차상인들이 건물 매입을 시도할 때 그것이 바람직하다 판단한 경우 자산화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건물 매입비의 75%에서 8억 원 이내, 저리 융자로 실행할 계획이고 15년 상환이다. 이자는 시가 일부 보전해서 연 1~1.5% 정도다.

도시계획 수단은 젠트리피케이션 예방 대책을 강구하면서 지역별로 정책을 만들 때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현행법상 지구단위 계획을 수립할 때 업종을 제한하는 것이 실효성이 있다. 상가건물은 임대차보호법 개정이 필요한데, 이해관계자 조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법률안 통과가 아직 안 되고 있다.

서울시가 종합대책을 발표했는데, 젠트리피케이션이 해소되느냐는 질문이 많았다. ‘언 발에 오줌 누기’ 아니냐는 지적도 많은데 그게 맞다고 했다. 하지만 손 놓고 있을 수는 없기에 우선 시작한다고 한다. 민간의 역량을 모으면서 건물주와 지역주민이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법․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하고, 지자체간 협력도 필요하다.

소송을 기대하는 서울 성동구 젠트리피케이션 조례
정원오 성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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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은 1960-70년 산업화 과정에서 공장 지대였다. 도시재생이 필요한 곳인데, 중랑천과 한강 서울숲을 접하고 있어 삶터, 일터, 쉼터가 어우러지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 도시재생 선행사례를 연구하다 보니, 젠트리피케이션이 도시재생을 따라다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선 입점 업체 실태조사를 진행했고, 올해는 지속가능도시추진단을 국으로 만들어 본격 사업을 시작한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정책 7가지를 설명해드리겠다. 우선 앞서 말씀드렸듯이 지속가능도시추진단을 만들어 지속발전과와 도시재생과를 포함했다. 지역을 지정하고 주민협의체를 구성하여 입주업체를 제한할 예정이다. 유흥주점 등에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소송을 할 것으로 예상해 별도 대책을 세워두었다. 아울러 258개 건물주를 모두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상생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인은 교육을 통해 사전에 입점업체 제한지역이라는 것을 알리도록 한다. 지역 자산화 앵커시설과 비슷한 안심상가를 만들고 있다. 뚝섬역 하부에 컨테이너 안심상가를 만드는데, 쫓겨나는 가게들이 옮겨올 수 있게 한 것이다. 쫓겨나더라도 근처로 이전하여 고객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3개를 만들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20개를 더 만들 예정이다. 지식산업센터를 허가할 때 인센티브를 주며 건물 안에 1, 2층 점포를 공공기여 방식으로 확보했다. 이를 통해 140평 규모의 안심상가를 만들었다. 이렇게 매년 추가로 500평씩 지역자산화 앵커시설을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입점제한에 대해 말씀드렸다. 재판이 진행되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데, 서울시가 힘을 실어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베스트 조례 모바일 투표에서 선호도 1위를 차지했고, 당의 10대 조례에도 들어갔다. 이렇듯 각 지자체에 퍼지고 함께 준비한다면 승소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실질적인 대책은 법을 제정하는 것인데, 소송이 기회가 된다고 본다. 쟁점은 재산권 침해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등의 공익적 가치가 크다면 재산권을 일정 정도 침해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저희 또한 비슷한 판결이 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준비 중이다.

기억의 집합소, 전주의 정체성을 지켜라
김승수 전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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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구도심에는 세 가지 중요한 지역이 있다. 먼저 전주종합경기장이다. 1964년 제33회 전국체전 준비하면서 만든 곳인데, 당시 재정이 부족해서 1억 원 중 7,000만 원은 시민 기부로 마련했다. 부모님 환갑잔치에 쓰일 돈, 교도소 재소자들이 물건 만들어 판 돈, 학생들의 모금 등이 줄을 이었다. 롯데쇼핑몰도 들어올 예정이었는데, 제가 시장되면서 전면 취소했고 소송이 진행 중이다. 전주종합경기장은 한국의 마지막 재래식 운동장이다. 전주 심장부인 땅을 대기업이 아닌 아이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광장, 미술관, 공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두 번째 지역은 전주시청 옆의 50년 정도 된 집창촌이다. 이곳은 전면개발보다 서민촌을 살리는 방향을 택했다. 시민 예술 공간으로 바꾸려고 한다.

한옥마을은 1998년에 월드컵경기장을 지으면서 민박 시설을 도입하면서 시작된 곳이다. 당시 정동채 문화부장관이 여기 오셔서 함께 시찰했다. 저는 시청에 근무할 때였는데, 문화부에 계신 분들이 다 허물어지고 일본식인 건물을 뭐하러 보전하느냐고 하셨다. 불과 12년 전인데, 그 허름했던 한옥마을이 작년에는 연말 기준으로 700만 명이 다녀가는 명소가 되었다. 지가는 2009년에서 5년 지난 지금 10배 넘게 상승했다.

한옥마을에 오는 700만 명 중 68%는 젊은 사람들이다. 전통을 유지하는 곳 중 젊은이들이 이렇게 많이 찾는 곳은 한옥마을이 유일할 것이다. 지역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규제도 필요한데, 음식 같은 것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면 청년 유치가 쉽지 않다. 많은 사람이 먹방투어로 한옥마을을 찾는다. 비즈니스맨이 평균 20만 원을 쓰는 것에 반해 청년들은 1박 평균 5만 원을 쓰지 않는다. 음식 값이 비싸면 값싼 중국산 식자재가 들어오고, 이미지도 나빠질 것이다. 한옥마을은 전체가 금연지역이고 주말엔 차량통제도 한다. 그래서 욕도 먹는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정체성이 모호해진다. 최근 한옥마을 근처에 아파트 건축 허가가 났다. 재개발과 재건축 문제로 지가가 들썩이고 있다. 도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지역을 개발하는 것은 어렵다. 젠트리피케이션도 열심히 배우며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도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지역이 활성화되면 부동산거래도 활발해지고 지가나 임대료가 상승하게 된다. 이 과정은 대부분 그 공간에 살고 있는 입주자(원주민)들의 노력 덕분이지만 결과물은 건물주나 토지소유자가 독점하는 구조다. 그래서 자신의 노력 혹은 의지와 상관없이 주변 여건에 의해 자신이 살던 공간에서 밀려나야만 하는 젠트리피케이션, 이제 그 모순에 의문을 제기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목민관클럽 11차 포럼에서는 개인의 소유보다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의 가치를 우선하는 이러한 흐름을 확인하며, 앞서 대안을 만들어나가는 회원단체장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정리_ 송정복 정책그룹 선임연구원([email protected]), 이남표 정책그룹 연구원([email protected]), 송하진 시민사업그룹 연구원([email protected])

화, 2016/01/1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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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대한민국 곳곳이 아픕니다.

일터에서,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사람들의 문제를 국가는 나몰라라 합니다.

뜨는 상권만 쫓아디니던 비양심 부동산은 동네의 오래된 단골가게를 내모는데 큰 활약을 합니다.

악덕 건물주도 원망스럽지만, 이런 비양심 부동산업자때문에 상인분들은 더 아픕니다.

 

"우리가" 이렇게 싸우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을까요.

매일 아침, 뜨는 상권 서촌의 통영생선구이, 파리바게트 효자점 등 서촌 강제집행 위기 일발 입니다.
 

 

여러분~서촌에서 많이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오가며 들러주세요!

 

 

일시 : 2015년 12월 16일 수요일 오후 2시
장소 : 서울시 종로구 내자동 20번지(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 금천교시장통)

 

1. 강제집행 위기의 통영생선구이! 계속 그 자리에서 생선을 굽고, 손님들을 만나고, 먹고 살 겁니다.

2. 법보다 양심이고, 돈보다 사람이라는 것을 강제집행 위기의 장소에서 증명해낼 겁니다.

3.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뺏기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통영생선구이를 지켜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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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생애 마지막 생계대책으로 서촌 금천교 시장통에 가게를 차렸습니다. 통영생선구이와 같이 금천교 시장에서 장사하는 임차상인들에 의해 동네가 떴고, 임차상인들이 쫓겨나고 있습니다.

 

 

● 동네가 뜨자 임대인들은 “권리금 약탈”로 엄청난 불로소득을 취하고 있고, 비양심 기획부동산은 이를 돕고 있습니다.

 

 

● 당시 4천만원의 권리금을 내고 들어가 차린 가게, 수 천만원의 시설투자를 했습니다. 단골손님들을 많이 쌓았고, 서촌 에서 맛집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인근으로 옮겨가서 장사를 하려면 1억원 이상의 바닥권리금을 내고 들어가야 합니다.

 

 

● 한 달 여 차이로 “권리금 약탈 방지법(2015.5.13.)”의 적용을 받지 못해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조차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 임대인은 단 5년의 영업기간을 보호하고 있는 현행 상가법을 근거로 명도소송을 걸었습니다. 명도소송 1심 임차인 패소, 임차인 측의 “가집행정지신청(강제집행정지신청)”은 기각되었습니다. 임대인은 기어이 강제집행 신청을 했습니다.

 

 

▣ 통영생선구이 강제퇴거 경과

 

 

○ 통영생선구이 주소 :서울시 종로구 내자동 20번지(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 금천교 시장)

 

 

- 2010년 영업 개시

: 임대차 계약 (권리금 4천 만원, 보증금 1천 만원, 월임료 70만원)

: 최초 계약 이후 월임료 인상 (70만원->80만원->90만원->120만원)

 

 

- 2105년 2월 강제퇴거 명령(내용증명)

- 2015년 4월 임대인 측 명도소송 소장 접수

- 2015년 11월 명도소송 1심 임차인 측 패소, 가집행정지신청 기각

- 2015년 11월 27일 임대인 측 강제집행 신청

- 2015년 12월 부동산인도강제집행예고장 송달

: 12월 8일까지 인도할 것을 명령

 

 

 

 

▣ 서촌, 동네가 뜨니 상인들이 쫓겨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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⓵ 권리금 약탈로 제 배만 불리려는 나쁜 임대인 규탄한다!

⓶ 나쁜 임대인 양산하고 상가임대차분쟁 조장하는 비양심 부동산 규탄한다.

⓷ 서울시“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한 종합 대책”당장 쫓겨날 위기의
임차상인 대책 마련하라.

 

 

- 서촌, 동네가 뜨자 나쁜 임대인-비양심 부동산이 손을 잡고 마구잡이로 “권리금 약탈”을 행하고 있습니다.

 

- 현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단 5년간의 영업기간만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임차상인들은 모두 “5년짜리 비정규직”인 셈입니다. 기한에 상관없이 오래오래 맘편히 장사하고 싶습니다!!!~~

 

- “권리금 약탈 방지법(2015.5.13.)”이 그나마 임차상인들의 권리 중 일부를 보호해 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소급적용 불가, 각종 예외 조항이 있어 누구는 법의 보호를 받고 누구는 받지 못하는 일 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법인데 말입니다.

 

- 한편, 서울시는 지난 23일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극심한 지역을 선정, 임대인-임차인-지자체간 상생협약을 추진, 임차인의 권리금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발표했으나 정작 당장 강제집행 위기에 처한 가게에 대한 대책은 없습니다. 서울시는 강제집행 위기에 처한 서촌 가게들의 문제에 적극 개입함으로써 “젠트리피케이션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 쫓겨나는 임차상인들, 법도 지자체도 우리를 지켜주지 않습니다. 정부도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쫓겨날 위기에 처한 임차상인들과 시민사회가 함께 사람의 권리와 삶을 지켜낼 것입니다.

 

 

 

 

▣ 서촌 임차상인 피해 사례

 

 

[두 플라워]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옥인동 173-2

임대인은 “내 기분을 상하게 했다” 명도소송을 걸었습니다.

강제집행 위기의 가게 [통영생선구이] 사장님 따님이 운영하는 꽃집입니다.

 

 

- 2009년 2월 1일 영업 개시

: 비어있는 자리를 임대, 공간 보수 공사 및 시설 투자 1억원

- 2012년 12월 10일 퇴거명령(내용증명)

: 월 임료를 인상하는 조건으로 계약 연장.

- 2014년 2월 계약 연장 구두 합의

: 월 임료 연 10만원 인상, 5년간 계약 연장 구두 합의

- 2014년 3월 계약 연장 취소 통보(내용증명)

: 이 때 임대인은 퇴거 통보의 이유로 임차인이 나뭇가지로 본인 차를 긁었고 기분이 상했다고 함. 현재 명도소송 중, 강제조정 판결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

- 2016년 2월 명도소송 변론기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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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신미곡]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내자동 24번지(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 금천교 시장)

40년 동안 서촌에서 쌀집을 운영해온 임차상인, 그 동네에서 계속 쌀집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 2015년 6월 임대인 측 퇴거명령(내용증명)

: 기존 건물주와 임대차 분쟁 등이 없어 40여년을 한 자리에서 장사할 수 있었지만 바뀐 건물주에 의해 퇴거 명령 받음.

※ 개정 상가법, 일명 권리금 약탈 방지법(2015.5.13.)의 적용을 받는 경우이나 임차인에게 불리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거쳐야만 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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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트 효자점]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효자동 25-24번지 1층

19년 동안 프렌차이즈 제과점을 온 가족(시부모님과 아들 내외)이 함께 운영해온 임차상인, 쫓겨나서는 안됩니다.

 

 

- 1997년 영업 개시

: 공직자 출신 아버지가 정년퇴직 후 퇴직금에 빚을 더해 차린 가게. 당시 “던킨도너츠”자리를 권리금 5천만원에 인수.

- 2002년 건물주 바뀜(현 건물주)

- 2007년 3월 사건 건물 옆 점포 인수, 확장

: 당시 임대인 측의 강압적인 제안이었음. 이 때에 옆 점포를 운영하던 임차인에게 파리바게트 효자점 임차인이 일종의 배상금(3천만원)을 주었음.

- 2014년 12월 임대인 측 명도소송 제기

: 건물 노후로 인한 리모델링을 이유로 들어 퇴거 명령.

 

 

※ 권리금 약탈 방지법의 적용을 받는 경우이나 과거 월임료 연체 사실(2개월, 현재는 모두 지급한 상태, 연체된 월임료 없음)을 이유로 명도소송 패소 및 권리금 회수 기회 박탈.

 

 

- 현재 강제집행 위기

: “맨 몸으로 나가”라는 임대인은 과거사건 건물 2층에서 1억 원의 “상가 권리금 계약”을 한 바 있음.(임대인이 직접 운영하던 피부관리샵을 후속 임차상인에게 권리금 1억 원을 받고 양도)

 

목, 2015/12/1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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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대한민국 곳곳이 아픕니다.

일터에서,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사람들의 문제를

국가는 나몰라라 합니다.

 

아픈 곳 중의 한 곳, 삼청동 옷가게 아랑졸띠 직접행동 공지를 올립니다. 

 

사람이 아프면 아픈 곳을 치료해야 그 사람이 살 수가 있듯이, 대한민국 곳곳의 아픈 곳을 치료하지 않고는 우리 모두 건강해질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상식을 아행하지 않는 국가, 그리고 나쁜 임대인들 꼭 바로잡아요.

 

[아랑졸띠 직접행동] 


일시 : 2015년 12월 18일 금요일 오후 2시
장소 : 아랑졸띠(서울시 종로구 화동 98, 정독도서관을 바라보고 좌측 골목 초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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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5/12/17-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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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심각해지는 현대사회에 대한 문제의 대안으로 ‘마을만들기’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을만들기가 성공하고 사람들이 모여들수록 지가와 임대료가 상승하고 마을만들기의 주체가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해 지속가능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수, 2015/12/1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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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젠트리피케이션 종합 대책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1탄 - 서촌 

11/27(금) 오전11시. 강제집행 위기의 “파리바게트 효자점”

 

● 서울시 젠트리피케이션 종합 대책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1탄 - 서촌 ● 

 

동네가 뜨니 상인들이 쫓겨납니다.
“법이 바뀌었는데도 쫓겨나는 사람들 - 서촌편”


▶ 서울시는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의 첫 번째로 꼽은, 쫓겨나는 임차상인들의 상생을 책임지고 중재하라!!
▶ 당장 쫓겨날 위기의 임차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은 앙꼬없는 찐빵, 깡통정책이다!!
▶ 종로구는 지난 5월 체결한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 임대인-임차인 상생협약을 책임지고 이행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라!!
▶ 법이 바뀐지 6개월, 여전히 권리금 약탈로 제 배만 불리려는 나쁜 임대인, 비양심 부동산을 규탄한다.


◯ 일시 : 2015년 11월 27일 금요일 오전 11시 
◯ 장소 : 강제집행 위기의 “파리바게트 효자점” (서울시 종로구 효자동 25)
◯ 주관 : 맘상모(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 공동주최(가나다순) :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노동당 서울시당, 노동당 종로중구당협, 녹색당,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참여연대


서울시는 11월 23일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서울시는 “대학로, 인사동, 신촌·홍대·합정, 서촌·북촌, 해방촌, 성미산 마을, 성수동” 등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한 지역에 우선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한 대책을 집중한다. 

 

특히 서울시는 종합대책 중 첫 번째로, “해당 지역 임대인-임차인-지자체간 상상협약을 추진하여, 임대료 인상을 자제하고, 임차인의 권리금 보호에 앞장선다”고 밝혔다.

 

맘상모 등은 서울시가 종합대책 중 “상생협약을 추진하여 임차인의 권리금을 보호하겠다”는 것을 첫 손에 꼽은 것을 적극 환영한다. 하여, 우선적으로 해당지역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상인들의 삶을 함께 고민하고 책임지고 중재에 나설 것을 요청한다. 

 

지금 서촌 지역에서는 서울시가 우려하고 해결하겠다 밝힌 바로 그 현상이 정확하게 일어나고 있다. 잘못된 법과 제도를 악용해 임대인이 임차인을 내 보내고 있고, 임차인은 권리금은 물론 삶을 통째로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법이 개정되었지만 개정 이전 계약만료 등으로 새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강제집행으로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해있다. 서울시가 상생협약을 맺어야 한다고, 권리금을 보호해야 한다고 소리 높여 외친 임차상인들의 서촌에 있다. 

 

특히 서촌지역은 지난 5월 종로구청이 진행한 “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 임대인-임차인 간 상생협약”이 맺어졌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협약을 진행하였음에도, 금천교 시장(세종마을음식문화거리)에서 여전히 상인들이 쫓겨날 위기에 처해있다. 협약의 진정성과 실효성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서울시의 대책은 조금 다르기를 진심으로 바래 본다. 제발 말 뿐이거나, 헛바람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하여 권리금 보호법이 만들어졌고, 서울시와 종로구가 서로 앞다투어 임차인의 권리금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한다. 하지만 이렇게 국가와 지자체가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여전히 쫓겨나는 임차상인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국가와 지자체가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거나, 말뿐인 헛바람 정책을 펴고 있다는 것 이외에는 설명할 말이 없다. 

 

부디, 이번 서울시의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기를 바라며, “맘상모,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노동당 종로중구당협, 녹색당,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참여연대” 등은 서울시에 적극 요청한다. 서촌 등에서 일어나는 권리금 약탈 행위를 적극 중재하여 책임지고 해결하라. 

 

또한 임대인에 요청한다. 현재 서촌지역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상가들(홍성한우 암소만, 빠리바게뜨 효자점)의 건물주들은 서촌지역 대표적 유지이며, 직접 서촌에서 유명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상인이다. 서울시의 정책방향에 맞는 중재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라.

 

 

[피해사례 간략 정리]

1. 동신미곡 (금천교 시장 내 위치)
- 40년 동안 서촌에서 쌀집를 운영해온 임차상인, 그 동네에서 계속 쌀집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파리바게트 효자점
- 19년 동안 프렌차이즈 제과점을 온 가족이 함께 운영해온 임차상인, 권리금을 모두 잃고 쫓겨나서는 안 됩니다.

 

3. 통영생선구이(금천교 시장 내 위치)
- 며칠 차이로 개정 상가법(권리금약탈방지법)의 적용을 못 받은 상인. 평생 장사로 먹고 살아 온 임차상인이 생계를 위한 마지막 종착점에서 쫓겨나서는 안됩니다.

 

4. 홍성한우암소만(서촌 최고의 유명식당 토*촌이 건물주임)
- 4일 상간으로 며칠 차이로 개정 상가법(권리금약탈방지법)의 적용을 못 받은 상인. 권리금을 모두 잃고 쫓겨나게 생겼습니다.


 

목, 2015/11/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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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진일보한 '서울시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이 제대로 성과를 내려면

서울시가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이런 대책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닌데, 2014년 3월에만 하더라도 '임차상인 보호대책'이라는 이름의 방안을 내놓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이라는 것이 상위법령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개정 건의와 중개인-건물주의 담합을 막는 표준계약서의 공급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하는 등 소극적인 대책에 머물렀다. 또 임대차갈등을 조정하겠다는 명목으로  '갈등조정관'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런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내 임차인 분쟁은 그치질 않았다. 강남역 라떼킹, 한남동 테이크아웃드로잉, 북촌 아랑졸띠, 서촌 파리바게트, 홍대앞 삼통치킨과 숯닭 등 서울시 대책 이후에도 벌어진 분쟁을 대충 꼽아보더라도 이렇다. 이는 그동안 상가 임차관계를 주택 임차관계와 대비해 그 중요성을 낮춰보거나 혹은 임대인-임차인의 관계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적극적인 정책개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동당에 접수된 어떤 상인은, 서울시 소상공인지원센터의 법률 상담을 받았는데 "집주인의 이야기가 맞고, 그냥 나가시는 수 밖에 없다"는 답을 들었다며 답답해 하기도 했다. 이 경우는 해석에 따라서 임차인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는 방안이 있었고, 내용증명 한 통으로 협의조정이 진행되었다. 만약 기존의 법제도만 배타적으로 고려할 양이면 서울시의 별도 대책은 불필요하다. 수많은 임차관계의 약탈성은 법의 허점을 이용한 불로소득의 편취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울시의 행정이 법의 불균형을 보완해줄 수 있는 정책적 의지가 더욱 중요했다. 

의미없는 대책이 헛바퀴를 도는 사이, 서울시 행정의 공백을 채운 것은 상가 임차인 당사자들이었다. 2014년 서울시가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평균임대기간이 1.7년이었으나 지난 8월에 완료된 2015년 조사결과를 보면 6.1년으로 길어졌다. 불과 1년여의 시간이다. 계약갱신청구기간 5년은 이미 보장되어있던 권리임에도 이를 적용받는 상가가 거의 없었는데,  맘상모 등 임차상인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활동했던 것이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짐에 따라 사문화되었던 5년 규정이 실효를 발휘했다. 그만큼 상가임대차 시장은 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뿐만 아니라 그것을 실행하는 적극적인 의지에 따라 실효성이 달라진다. 즉, 서울시의 의지가 있다면 현재 '약탈적 관계'로 점철된 상가임대차 관계는 충분히 바뀔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발표된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은 기존의 상가임차인 보호대책에 비해 기대가 크다. 기존의 대책에서는 임대차 분쟁을 몇몇 건물주나 중개업소의 일탈로만 접근했는데 비해 이번에는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사회현상을 원인으로 제시했다. 맞다. 임대차 분쟁의 핵심에는 불로소득의 착취가 용이한 현행 도시개발 제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몇몇 일탈을 바로잡는다는 방식이 아니라, 기본적인 도시개발 법제도 및 현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자체가 건물주의 불로소득 편취에 유리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 점에서 이번 종합대책에 포함된 임차상인 조직을 통한 자산화 전략은 중요한 대안이다. 주변 시세에 따라 연동하는 건물임차료는 결국 개별 건물주의 의지보다는 지역적 차원에서의 관리를 통해서 통제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특정 지역에 대해 업종을 제한하는 지구단위계획을 시행하겠다는 것 역시 중요한 진전이다. 실제 해외의 주요한 도시들은 상업지구라 하더라도 장소성과 지역 상업생태계의 안정성을 위해 용도 및 건축행위 제한을 실시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상업지구는 곧 고층개발이라는 등식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밀개발이라 하더라도 복잡한 용도 규제를 받는다). 또 별도의 재원을 통해서 앞서 언급한 자산화를 지원하기로 한 것 역시, 서울시의 대책이 단순히 공염불로 끝나지는 않겠구나라는 안심을 주는 요소다.

하지만 이런 좋은 대책도 어디까지나 서울시의 적극적인 행정의지가 없다면 '좋은 계획'에 머무를 공산이 크다. 대표적인 것이 소위 '상생협약' 문제다. 서울시가 사례로 언급하고 있는 2014년 서대문구의 상생협약은 실제로 서울시와 서대문구청의 관광호텔 계획에 의해 쫒겨날 처지에 놓인 신촌로터리 주변 상인들을 보호해주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홍대입구 주변에서 시행되고 있는 '착한 건물주 찾기' 역시 삼통치킨의 분쟁과 숯닭의 분쟁을 막아주지 못했다. 이런 사업들이 대부분 지역 상인회를 매개로 한다지만, 이미 상인회가 건물주 중심의 기득권 단체가 되어버린 곳이 비일비재하다. 당연히 '상생협약'이나 '좋은 건물주 찾기'는 생색내기에 머무른다.

노동당서울시당은 이번 서울시의 대책이 좀 더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기존에 전통적으로 유지되어온 지역 거버넌스 구조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를테면 지역 상권의 이해관계자를 소유관계로만 축소할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실제로 장사하는 임차상인과 단골 등 고객층과 같은 '상권의 공유자'들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어떤 상권도 이용하는 시민이 없으면 존립하기 힘들고, 실제로 가게를 열어 상권을 개척하는 상인들이 없으면 안된다. 그런데도 기존 지역 상권 거버넌스는 지나치게 소유권 중심으로만 짜여져 있다보니 현실 문제를 개선하는 힘은 고사하고 기존 상인회에 의해 위화감만 조장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최근 논란이 된 홍대앞걷고싶은거리상인회가 거리버스킹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장사를 직접하지 않는 건물주가 상인들을 대표해 서울시 거버넌스에 참여하고 있는 남대문시장의 사례는 어떤가. 일차적으로 상권을 둘러싼 관계자들이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임차상인으로 이뤄진 상인조직의 육성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홍대앞 삼통치킨 문제가 우여곡절 끝에 원만한 합의를 이루었다. 미안하지만 이 과정에서 서울시나 마포구의 역할은 전무했다. 그 흔한 실태조사도 진행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어떤 행정력도 이 갈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실제로 일어나는 문제를 비껴가는 대책은 그냥 보기 좋은 대책일 뿐이고, 박원순 서울시장 집무실에 쌓인 종이 뭉치에 불과하다. 따라서 무엇보다 서울시 등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의지는 재차 삼차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노동당 서울시당은 이번 서울시가 내놓은 <상가임차인 보호조례> 및 <지역상생발전특별법>의 제정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소유권 만능주의의 사회가 바뀌길 원한다. 우리는 이제까지와 같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약탈의 대상으로 전락한 상인들과 함께 길 위의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서울시의 종합대책이 실효성있게 집행될 수 있도록 개입하고 요구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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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5/11/2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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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지역혁신을 통해 희망을 만들어가는 목민관클럽은 지방자치의 길잡이 <목민광장>을 발간하고 있다. <제9호 목민광장>에서는 사람중심 도시재생을 고민하는 기획 기사를 포함하여 다양한 주제로 우수한 정책을 학습했던 목민관클럽 정기포럼, 목민관 대담, 국내외 혁신의 현장 소식을 만나 볼 수 있다.

지역재생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한 특집좌담회에서는 도시재생을 대하는 지방정부가 가져야 할 태도와 역할을 들어보고, 영국과 스페인의 지역재생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도 돌아보았다. 또한 지자체의 중요 의제 중 하나인 공교육 활성화를 지원하는 목민관들의 실행을 담았다.

희망제작소 Think&Do에서는 청년이 상상한 살고 싶은 지역의 모습과 고령화 시대를 준비하는 새로운 생애주기 설계에 대한 희망제작소의 연구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여 만들어가는 행복조례 제정 사례 등 행복을 키워드로 하는 자치행정에 대해서도 실려 있다.

■ 목차

– 발간사
지역주민의 다양성과 가치를 존중하는 목민관

– 기획특집
국내 도시재생의 현재와 나아갈 방향
도시재생과 지방정부의 역할
런던과 빌바오에서 안산을 생각하다
영국의 주민참여 도시재생 정책과 사례
주민중심 거버넌스로 추진되는 빌바오 도시재생
도시재생의 디스토피아, 젠트리피케이션
희망제작소가 그리는 도시재생은

– 목민관 대담
지방행정과 교육행정이 협력해 지역의 미래를 키워야

– 혁신의 현장
서울시 자치구 행정, 누가 누가 잘했나
마을만들기의 핵심은 주민자치

– 이슈&포럼
7차포럼 지속가능한 지역재생 활성화 방안 모색
9차포럼 주민참여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지역축제 2.0

– 희망제작소 Think&Do
행복, 주민의 언어로 말하고 정책으로 풀어가기
온고지신, 주민참여예산제
청년이 살고 싶은 지역은
새로운 생애주기로 고령화 시대를 준비하다

월, 2015/11/0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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