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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기금운용의 신뢰회복을 위하여 더 많은 정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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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기금운용의 신뢰회복을 위하여 더 많은 정의가 요구된다.

익명 (미확인) | 월, 2018/07/09- 11:06

[논평] 기금운용의 신뢰회복을 위하여 더 많은 정의가 요구된다.

3일 국민연금공단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핵심 사건의 하나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사건에 대하여 내부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관련자 1명을 해임하는 등 조치를 취하였다고 밝혔다.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건에 관한 국민연금공단의 내부감사 실시 및 그 결과 조치는 이 사건이 3년 전에 이루어진 것을 감안하면 매우 지체된 것이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다. 이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책임자인 박근혜, 최순실, 이재용, 안종범, 문형표, 홍완선 등에 대해서는 이미 형사처벌이 진행되고 있으나, 직·간접적으로 그들에게 부역했던 자들에 대한 조치는 지난 3년간 부재했다. 또 이 사건에 핵심적으로 연관된 관련 기관, 즉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차원에서의 자성과 정화 노력 역시 거의 전무했다.

이번 국민연금공단의 내부감사는 위법행위 전반에 대한 감사가 아닌 보고서 작성 및 자료산출 등 업무 처리의 적정성을 중심으로만 진행된 한계가 있고, 이미 관련자 대부분이 퇴직한 점을 감안하면 뒷북 감사, 면피성 감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다만 이제라도 공단 차원에서 기금운용의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점에서, 이번 감사결과 발표가 향후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방지하고 기금운용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번 감사결과에서도 다시 드러났듯이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핵심 문제는 부당한 합병비율 산정이다. 합병 전 제일모직 지분을 42.2%, 삼성물산 지분을 1.4% 보유하고 있던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이 고평가되고 삼성물산이 저평가될수록 신설 합병회사에 대한 더 큰 지배력을 보유할 수 있었다. 반면 국민연금은 제일모직보다 삼성물산에 두 배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지분을 더 많이 소유한 기업의 합병비율을 높이는 게 상식적임인데도 국민연금은 반대로 제일모직의 가치를 과대평가하고, 합병비율의 문제점을 감추기 위해 합병시너지 효과를 조작했다. 삼성 총수일가의 사익을 위해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쳤다.   

특검수사와 재판에서 밝혀진 대로 이유는 분명했다. 정권과 재벌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기 때문이다. 합병을 어떻게든 성사시키라는 윗선의 지시에 담당자들은 굴복했고,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저버렸다. 이 점에서 국민연금공단이 감사결과 개선조치 사항으로 내부통제 강화와 내부 신고자 보호책을 제시한 것은 재발방지책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정권과 재벌의 부당한 개입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기금운용위원회의 권한 강화 등 기금운용 의사결정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

또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루어졌던 복지부의 공단과 기금운용에 대한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붙임] 그림을 보면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 의사결정은 사실상 복지부의 주도하에 이루어졌다. 그러나 지금도 복지부는 형사처벌이 진행중인 문형표 전 장관을 제외하고 그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자가 없다. 당시 연금정책국장은 얼마 전 명예퇴직을 하고 조만간 복지부 산하기관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얘기가 들린다. 마찬가지로 부역했던 당시 연금재정과장이나 담당 사무관 역시 복지부 요직에 그대로 눌러앉아 있다. 관련자에 대한 징계조치는 대법원 판결과 감사원 감사 결과를 기다린다는 구차한 핑계를 대고 있다. 그러나 이미 재판에서 밝혀진 내용만으로도 부역자에 대한 징계 조치는 충분히 할 수 있다. 복지부는 관련자를 바로 엄벌에 처하고 향후 다시는 기금운용에 대해 부당한 개입을 하지 않도록 근본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 정권과 재벌의 부당한 개입은 기금운용의 투명성과 신뢰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그 부역자들을 끝까지 엄중하게 처벌하고, 기금운용 의사결정 체계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는 개선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8년 7월 5일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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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와 제주도를 잇따라 다녀왔다. 광주에서는 희망제작소 후원자 모임이 열렸다. 제주에서는 70여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모여 정기적으로 지역정책을 토론하는 목민관포럼이 열렸다. 그 두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다녀오는 길에 두 지역의 ‘꿈’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광주에서는 일자리가 이슈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은 광주를 자동차 100만대가 생산되는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말한다. 현재는 60여만대가 생산되고 있다.

어떻게 가능할까? 언론에 ‘반값 일자리’라고 냉소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던 바로 그 방법이다. 현재 현대기아차보다 임금수준이 낮은, 평균 연봉 4000만~5000만원을 주는 공장을 증설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국내 공장 증설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이를 되돌려 다시 국내에 투자하도록 만들자는 이야기다. 현재보다 낮은 임금으로 많이 고용하는 체계를 갖추자는 이야기다.

박병규 광주광역시 사회통합추진단장은 좀 더 나간 이야기를 했다. 아예 혁신적인 자동차산업을 새로 일으키자는 제안이다. 전기자동차에 초점을 맞춰 친환경 자동차를 생산하는 새로운 공장을 세우자는 내용이다. 전세계 자동차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미국 전기차 생산기업인 테슬라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은 디젤차의 환경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조작을 일삼다가 발각돼 홍역을 겪고 있다. 이럴 때 아예 미래에 닻을 미리 내려두는 게 낫지 않느냐는 게 그의 주장이다. 10년 뒤에도 수요가 있는 100만대를 생산하자는 주장이다.

이 생산을 제대로 된 사회책임기업이 하면 더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기업과 지방정부가 함께 투자해 시민기업으로 출발하고, 노사가 함께 고통을 분담하며 운영해 지배구조와 노사관계에서도 모범을 보여주는 기업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제주에서는 환경이 문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도를 2030년까지 탄소없는 섬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역설했다.

제주는 한편으로 친환경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게도 무분별한 관광객 유치와 난개발로 홍역을 겪고 있기도 하다. 한해 수백만명의 관광객들이 몰려오면서 값싼 여행지로 전락하고 있다. 싼 값의 패키지상품으로 이용하며 쓰레기만 버리고 쇼핑하는 단체관광객 중심의 여행지가 됐다.

여기서 벗어나야 친환경 청정지역의 꿈도 가능하다. 관광산업을 성장시키더라도 방향은 가족 중심, 자유여행객 중심의 여행지로 가야 한다. 한 철 다녀가는 관광객의 주머니를 노린 뜨내기 장사치가 모인 섬이 아니라, 꾸준히 다녀가는 수준 높은 관광객들에게 제공할 고급서비스와 문화를 생산하는 섬이 되어야 한다. 사실 그래야 난개발도 막을 수 있고, 괜찮은 일자리도 생긴다.

제주에서 환경은 산업과 직접 연결된다. ‘탄소없는 섬’ 계획에는 전기자동차가 한 축을 이룬다. 섬이고 이동거리가 길지 않다는 특징 덕에 아직 최고속도와 힘에 한계가 있는 전기자동차도 주요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 올해 안에 1500대를 보급하려는 계획이다.

같은 맥락에서 신재생에너지 역시 새로운 산업으로 떠오를 수 있다. 원전이 생산한 전기가 전라남도 해남과 진도로부터 해저케이블을 타고 제주로 온다. 풍력,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이런 송전시스템에서 벗어나겠다는 게 제주의 생각이다.

두 지역을 떠나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이런 꿈을 꿔 봤다. 광주에 전기자동차 생산공장이 생겨난다. 시민과 기업이 같이 투자한 사회책임기업이 운영한다. 제주는 친환경 교통수단만 다니는 섬이 된다. 충전소 인프라가 전 지역에 깔리고 최신형 전기자동차가 거리마다 나타난다. 광주의 전기차가 제주로 팔려나가고, 또한 남해에 있는 수천개의 작은 섬에 보급된다. 이를 기반으로 광주의 전기차가 중국으로, 미국으로 진출한다.

제주의 관광객들은 버스를 대절해 다니는 값싼 단체여행객에서 자유여행으로 새로움을 만끽하는 해외 고급여행객으로 변화한다. 전기차와 같은 새로운 물건은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전기자동차와 관련된 서비스 인력, 고급 자유여행객을 위한 새로운 문화체험사업 등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난다. 광주에는 젊은이들이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대신, 자동차 기술을 배워 공장에 취업하며 새로운 중산층을 형성한다. 임금이 지금의 현대기아차보다 낮더라도 지식과 평판에서라면 뒤지지 않는 기업이 우뚝 선다.

한국 경제는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기존 재벌체제는 ‘이대로’를 외치는 듯하다. ‘신수종사업’은 말만 무성할 뿐 의지가 부족한 것 같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이대로 가다가는 성장의 경험과 함께 꿈꾸는 경험, 변화하는 경험 자체를 잃어버릴까 두렵다.

잇따라 방문했던 광주와 제주, 두 개의 꿈을 이어붙여본 이유는 거기 있다. 이렇게 이어붙여보다 보면, 지금은 잊혀진 것만 같은 ‘대한민국의 꿈’에까지 가 닿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나는 여전히 꿈꾸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 뉴스토마토 / 2015.10.22 /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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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5/10/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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