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라운드테이블] 2018 남북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

지역

[라운드테이블] 2018 남북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

익명 (미확인) | 수, 2018/05/02- 16:12

라운드테이블 <2018 남북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 개최

분단의 감옥문을 연 남북 정상회담, 새로운 평화체제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

 

참여연대는 5월 2일(수) 오전 10시,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라운드테이블 <2018 남북 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자리는 2018년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평가하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로드맵과 북미 정상회담 전망하여 이를 바탕으로 한 시민사회의 과제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남주 성공회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는 ‘분단의 감옥에서 어떻게 나갈 것인가’ 발제를 통해 남북이 갇혀있던 ‘분단의 감옥문’이 얼마나 열렸는지에 대한 평가가 정상회담 평가의 핵심인데, 이번 회담은 일단 밖으로 나가는 문을 절반 이상 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제는 ‘감옥문’ 바깥의 환경 변화, 즉 새로운 체제에 대한 상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한의 핵 포기에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전례에 없던 ‘한반도 비핵화’가 포함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으며, 남한이 주체로 개입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이 남북한과 동북아 정세 변화에 중요한 진전이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그러나 분단을 관리하려는 태도로는 분단과 대립의 재생산을 막을 수 없으며, 단순히 남북 교류가 증가한다고 저절로 신뢰가 쌓이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분단체제를 지속가능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체제로 만들기 위해서는 남북이 서로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개선된 남북관계를 제도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한반도 현실에 부합하는 남북통합 방안으로 남북연합이 이미 제기되어 있다는 점을 상기했습니다. 판문점 선언의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며 한반도 내부의 통합성을 높여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추동력을 뒷받침할 시민사회는 단순히 남북 교류 확대 흐름에 올라탈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를 어떻게 전환해야 하는지 이 과정에서 시민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비전을 세우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 평화체제 전망’ 발제를 통해 다가올 북미 정상회담의 주요 쟁점은 ▷북측이 이행해야 할 비핵화의 과제와 ▷미국이 이행해야 할 군사위협 해소와 체제 안전보장이 되리라 전망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완전한(Complete) 비핵화’에 합의한 만큼 북미 정상회담에서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Verifiable, Irreversible)’ 사찰과 검증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인데, CVID의 방식의 한반도 비핵화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CVID와 CVIG(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체제보장)의 교환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관련하여 북한의 핵무기 은닉 우려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핵무기는 사실상 정치적, 외교적 무기로 상대방이 핵무기를 가졌다는 것을 모를 경우 의미가 없다는 점, 은닉이 나중에 드러날 경우 오히려 북한이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을 들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원하는 미국 군사위협 해소의 내용은 핵 타격수단의 반입 금지, 핵무기 위협 및 사용금지 확약, 주한미군의 핵무기 사용 포기, 성격 전환 요구라고 짚었습니다. 더불어 북미 관계 정상화, 유엔 안보리 대북 체제 안전보장 결의 등의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북미 정상회담의 판문점 개최와 남북미 3자 종전선언 발표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을 위해서는 의제를 복잡하게 하지 않고 3개의 패키지(현재 핵·미래 핵, 과거 핵, ICBM)로 나누어 일괄 타결하고, 나머지 쟁점들은 별도의 회담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 토론자인 김준형 한동대학교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조성렬 위원이 언급한 북한의 핵무기 ‘은닉’ 문제가 남북 합의의 이행과정에 아킬레스건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공개하고 공론화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미국이 규정한 비핵화가 아니라 남북이 추동하는 비핵화 과정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남북이 최종점인 ‘완전한 비핵화’를 합의했기에 이를 이어받아 북미는 비핵화 로드맵과 타임테이블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하며, 남북관계 발전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및 비핵화와 선순환 관계를 형성할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이 운전자 역할을 탁월하게 해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또한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잘 풀린다면 2년 내로 CVID와 CVIG를 교환하고 발표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두 번째 토론자인 박창일 평화3000 운영위원장은 관의 주도로 진행된 이번 합의에서 민간의 역할이 약화된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나 민간 측면에서도 준비가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곧 열리는 6.15 행사를 시작으로 계속 이어질 교류협력 사업을 이끌어갈 실질적인 협의체 구성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시민단체가 안보리 제재 문제를 풀어가는데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세 번째 토론자인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남북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이 촛불혁명의 연장선이며, 그동안 시민사회단체가 제안해왔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로드맵이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사회가 분단과 한미동맹, 주한미군을 넘어서는 상상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짚으며, 군사적 문제뿐 아니라 교육과 문화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 전 사회적인 토론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비핵화는 동북아 비핵지대화 전망 속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위한 핵무기금지조약 가입, 동북아 공동안보체제 건설에 대한 비전 제시, 북한의 ‘비대칭 전력’ 대응 명분이었던 3축 체계 조기 구축 등 방위력 증강 계획 전면 재검토, 주한미군 사드 철수, 군사비의 복지·평화정착 비용으로 전환, 환경·노동·인권·안전 등 민간교류협력의 아젠다 확장, DMZ 평화지대 구상과 대인지뢰금지조약 가입 등 시민사회에 남겨진 많은 과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참여자들의 활발한 질의응답과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참여연대는 이번 라운드테이블을 시작으로, 판문점 선언의 이행과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정책 방향, 시민사회의 과제를 논의하는 토론의 자리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입니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20180502_남북정상회담 라운드테이블

2018.05.02. 남북정상회담 라운드테이블 (사진 = 참여연대)

 

 

 

[라운드테이블]

2018 남북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

 

일시 : 2018년 5월 2일(수) 오전 10시

장소 :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

 

사회 윤정숙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

 

발제 

- 분단의 감옥에서 어떻게 나갈 것인가 : 이남주 (성공회대학교 중국학과 교수)

- 북미정상회담과 비핵화, 평화체제 전망 :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 

 

토론

-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 김준형 (한동대 국제정치학과교수) 

- 2018 남북정상회담 평가와 민간교류 활성화 방안 : 박창일 (평화3000 운영위원장) 

- 판문점 선언, 한반도 평화의 패러다임 전환 :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

 

주최 참여연대 

문의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02-723-4250, [email protected]

 

자료집 원문보기/다운로드  

 

 

더 많은 사진 보기 >> https://flic.kr/s/aHsmiRTxah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오늘(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업무지시 3호로 미세먼지 응급감축을 지시하였다. 아침마다 미세먼지 주의보를 보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삶, 밖에서 뛰어놀며...
월, 2017/05/15- 18:08
455
0

S. Korean president Moon meets Korean American community leaders and activists 문재인 대통령, 재미한인사회 대표자들 및 활동가들과 만나다 편집부 Newly-elected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and First Lady, Kim Jeong-Sook meet with Korean American community leaders and activists on Saturday, July 1st, for lunch which is the last scheduled-event of his first visit to the ...

The post 문재인 대통령, 재미한인사회 대표자들 및 활동가들과 간담회 열어 appeared first on Newspro Inc..

일, 2017/07/02- 00:56
453
0

UN. 한일 양 정부에 ‘위안부 합의’ 개정 권고 – 배상 포함 같은 일 재발되지 않을 권리 보장되어야 – 문대통령, 기존 합의 정서적 수용 어렵다 입장 밝혀 – 일본, 강제력 없다는 이유로 권고안 거부 유엔 고문방지위원회는 일본과 한국이 2015년 체결한 위안부 합의를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그 합의는 “세계대전 중 성노예로 끌려갔던 현재 생존해있는 피해자들에게, 재정적 보상과 ...

The post UN. 한일 양 정부에 ‘위안부 합의’ 개정 권고 appeared first on TheNewsPro.

화, 2017/05/16- 13:50
453
0

복지동향 2017년 8월호

기획주제1.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부양의무자 기준

기획주제2.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한 수급 사각지대

기획주제3.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방안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방안


류만희 | 상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하 기초법)은 생활보호법과 비교할 때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 제도이다. 그 중 가장 꼽히는 것은 생활보호법은 시혜성 급여의 성격을 갖는다면 기초법은 권리성 급여라는 것이다. 헌법상의 생존권적 기본권의 보장, 전국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실천적인 정책수단으로 기초법이 작동하는 것이다.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이고, 이를 수급권자라 한다. 그런데 수급자 즉, 급여를 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일정비율 이하여야 하고, 동시에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부양의무자가 있다 하더라도 부양능력이 없거나 부양받을 수 없는 자여야 한다. 

 

달리 표현하면, 아무리 가난해도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수급권자의 1촌 이내 직계혈족과 배우자가 부양능력이 있으면 수급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들을 우리는 비수급 빈곤층, (보호의)사각지대라 칭하는데, 그 규모가 2015년 기준 93만 명(63만 가구)이나 된다. 비수급 빈곤층의 존재가 기초법의 한계, 전 국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최후의 사회안전망으로서 기능을 충실히 담당하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의 출발점이 된다. 그 심각성을 더하는 것은 비수급 빈곤층의 80%가 노인이 포함된 가구라는 점이다. 따라서 ‘비수급 빈곤층 = 노인빈곤가구’라 할 수 있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생활보호법 제정시부터(1962.1.1)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할 능력이 없는 경우(제3조제1항)”로 적용되고 있었고, 같은 해 7월 시행령에서 부양능력이 없는 경우를 1. 남자로서 연령 65세 이상인 때 2. 부녀자로서 50세 이상인 때 3. 심신장애로 인하여 근로능력이 없을 때 등으로 한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으니, 우리나라 빈곤정책 역사와 같이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오랜 역사적 전통(?)을 갖고 있어서 일까? 부양의무자 기준은 그 동안 17회의 개정(완화)과정을 거쳤지만 그때마다 완화 반대에 부딪혀 상당한 진통을 겪어왔고, 다른 한편으로는 보호의 사각지대를 방치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은 ‘완화’가 아니라 ‘폐지’의 문제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보수진영의 후보를 시작으로 모든 후보들이 부양의무자 기준의 ‘폐지’를 공약하였다(홍준표 제외).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이에 문재인 정부도 후보시절 공약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대한 이행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폐지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인 정책 성과가 기대된다. 이제 문제는 어떻게 폐지하는 가이다. 관련하여 여러 가지 폐지방안 조합이 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수급 빈곤층은 사실상 노인빈곤가구이고, 가구주가 비경제활동 인구라는 점을 감안할 때 폐지시점과 폐지 방법이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상당한 재원이 소요되는 사업이니 만큼 폐지 방안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폐지방안으로는 단계적 폐지방안으로 인구 특성별(대상별) 폐지방안과 급여별 폐지방안이 있고, 이와 다르게 전면적 폐지방안이 있다. 후자의 방법은 예산문제와 더불어 예상치 못한 정책 효과 등을 우려하여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다. 대상별 폐지방안은 “수급자 및 부양의무자가 노인·중증 장애인인 경우 부양의무를 면제”하겠다는 것이다(보건복지부, 2017). <노-노>, <노-장>, <장-노>, <장-장> 부양에 대한 부양의무 면제와 부양의무자가구에 노인 또는 중증장애인이 포함된 가구일 경우 부양의무를 면제하겠다는 것이다. 빈곤층 및 비수급 빈곤층은 노인과 장애인가구로 이루어진 취약계층 가구가 대부분이기에 부양의무자 기준을 우선 폐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복지부(안)는 예산제약과 더불어 도덕적 해이를 전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취지가 비수급 빈곤층의 최저생활보장에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복지부 안은 예산 맞춤형 폐지방안이라 할 수 있다. 복지부(안)는 고액 소득・자산 부양의무자로 인한 형평성 문제 때문에 부양의무 면제 대상을 기초연금, 장애인 연금 수급자로 한정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제안배경은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면 재산의 부당한 사전증여, 가구 분리 등 도덕적 해이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 같은 주장은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화나 폐지를 논의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복지부의 소위 타워팰리스 논리이다.1)
. 그러나 이 주장의 약점은 실제 사례가 아니라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기에 앞서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를 가정해보고 검토 후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극단적 가정을 전제로 정책을 수립하거나 또는 시행을 반대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2) 실제 수급권자나 부양의무자가 보유하고 있던 일반(주거)·금융·자동차 재산을 증여 및 처분(매매, 금융재산 감소)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2003년부터 지침으로 그리고 2016년부터는 시행령에 근거를 마련하여 <기타 산정되는 재산>으로 적용하고 있다. 즉 부정한 의도로 고소득·고액자산가가 사전증여를 한다손 치더라도 수급자로 선정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취약계층가구에 우선으로 부양의무 면제조항을 적용한다면 부양의무자의 인구학적 기준은 없애고 취약한 수급권 가구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편 장애인 단체 등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노인과 장애인만 우선으로 부양의무 면제를 적용하는 것에 반대한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과거 생활보호법에서 포괄하지 못했던 근로능력자 등 전 국민을 포괄하는 취지(인구학적 기준의 폐지)로 도입되었는데, 부양의무자 기준에 다시 인구학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제도를 역행·후퇴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노인·장애인으로 대상을 한정시킬 경우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고통받고 있는 그 외 대상자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면 인구학적 기준보다는 급여별 폐지 기준을 우선하여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SW20170801_복지동향_226_기획3_부양의무자기준폐지방안(류만희님).jpg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앞,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공약이행 촉구 기자회견(2017.7.5.) ⓒ참여연대

 

급여별 폐지방안으로는, 대개의 경우 주거급여를 우선 폐지하고, 의료, 생계급여 순으로 폐지하자는 입장이다. 공공임대주택 부족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주거권 보장과 개별급여의 취지에 따라 주거급여는 별도로 운영 가능하다는 점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먼저 폐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배진수, 2016). 빈곤층의 주거욕구가 높은 점을 반영한 것이다. 주거급여를 우선 폐지 방안은 적은 예산으로 폐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현실적 이유가 있으며, 폐지논의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 있는 단계설정인데,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내부 논의에 따르면 주거급여부터 폐지하는 순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의료급여부터 폐지하는 방안이다. 의료급여는 기초보장제도 수급 대상자와 비수급 빈곤층에게 욕구가 큰 급여이다. 기존 통합급여체계 시 수급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했던 이유 중 하나가 의료급여였다는 점에서 빈곤층에게 의료급여는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급여이므로 부양의무자 기준을 의료급여에 먼저 적용하자는 접근도 가능하다. 그러나 의료급여는 기초보장제도에서 가장 많은 예산이 집중되어 있고,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할 때에도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는 점에서 우선 폐지가 쉽지 않다. 또한 건강보험과의 제도적 정합성을 고려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4) 

 

셋째, 생계급여부터 폐지하는 방안이다. 소득수준이 가장 열악한 대상자들의 현실 문제를 우선하여 고려하자는 뜻이다. 하지만 생계급여 역시 의료급여와 마찬가지로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쉽게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현재 생계급여 기준액은 약 49.5만 원이다. 문재인정부에서 기초연금을 30만 원으로 인상하면 1인 가구에 지원되는 생계급여는 기초연금 등 공적 이전소득이 제외된 약 20만 원 남짓이다. 즉 기존보다 기초연금을 10만 원 인상할수록 생계급여에 수반될 소요예산은 그만큼 적어진다는 점에서 생계급여의 우선적 폐지가 검토될 수 있다.

 

단계적 폐지방안의 순서는 주거급여→의료급여→생계급여 순으로 폐지하거나 반대로 가장 열악한 집단부터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자는 견해로 생계급여→의료급여→주거급여 순으로 적용하는 안도 가능하다. 한편 현물성 급여를 먼저 적용하자는 견해는 의료급여를 먼저 폐지하고 나머지 현금성 급여(생계·주거급여)를 동시에 폐지하자는 안(의료급여→생계·주거급여)으로 도출되고, 반면에 의료급여는 가장 예산이 많이 필요하기에 현금성 급여부터 먼저 폐지하자는 안은 생계·주거급여→의료급여 순으로 폐지하자는 안 등 여러 가지 조합이 가능하다. 급여별 폐지 순서 및 방향에 대한 의견이 전문가와 대상자 내에서도 서로 다르고, 어떤 급여를 우선으로 폐지하더라도 그에 따른 형평성 논란은 발생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급여별 폐지방안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단계적으로 진척시키려는 초기 의도와 달리 오히려 발목을 잡거나 진통으로 남겨질 가능성도 있다.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의 제도적 안착을 위해 정밀한 검토와 조사가 필요하지만, 생존권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비수급 빈곤층의 삶을 정책결정의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 전면폐지라는 획기적인 정책결정도 우리 사회에서 불가능하지 않다.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문제는 빈곤층에게 떡 하나 더 얹어 주는 시혜가 아니다. 그것은 그 동안 소홀히 했고, 애써 외면했을지 모를 빈곤층의 권리를 회복시키는 과정이다. 참이 많이 지연된 오늘에서 말이다. 그러니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논의하면서 다른 제도들과 달리 유독 과도한 예산 공포를 유발할 필요도 없고, 비용지불자와 수급자 간의 불필요한 갈등에 기대어 제도시행을 지연시키지 않아야 할 것이다.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문제는 복지에 대한 공적분담과 사적분담 간의 균형적 분담 혹은 새로운 분담유형 혹은 분담 조합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우리게 맞는 새로운 복지국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1) <타워팰리스에 사는 65세 아들이 부양하지 않는 경우>라는 복지부의 예시문이 있는데,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반대논리로 파급력이 상당하다. 
2) 신청탈락 가구의 부양의무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85만원, 재산총액은 1억6천만원, 부채총액은 2천7백만원으로 조사되었다(박경하 외, 2013).
3) 2015년 서울복지실태조사 분석결과를 보면, 노인가구주가 다른 가족원을 부양하고 있는 경우가 24.8%이고 이들은 상대적으로 경제상태가 양호한 노인(부양의무자)이다. 반면에 수급권자가 노인이면 부양의무자는 노인의 부모라기보다는 자녀인 중장년층인 경우가 많다(김경혜·장동열, 2016). 부양의무자 기준의 문제는 소득은 빈곤한 가구(가령 노인과 장애인 가구 등)가 자녀의 실질적인 부양이 없어도 부양을 간주하여 수급조건에 배제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부양의무자 논의에 있어 핵심 정책적 대상집단은 수급권자에 해당하는 빈곤계층이라 할 수 있다.
4) 예컨대, 건강보험 피보험자로 있던 경우와 폐지 후 수급자로 부담해야 할 급여비용, 보험비용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김경혜·장동열(2016), 2015년 서울복지실태조사 심층분석 리포트, 서울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2017),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일부개정법률안 비용추계서.
배진수(2016), 맞춤형 개별급여 1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평가와 개선과제, 국회토론회 자료집.
보건복지부(2017),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관련 내부자료.  
장동열·류만희(2017),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방안: 비수급 빈곤층, 사각지대 해소. 2017 비판복지학회 춘계학술대회 자료집.

화, 2017/08/01- 13:40
452
0

새 정부 인선, 과거 행적에 문제 있는 경제 관료 배척해야

아직 업적 평가가 끝나지 않은 일부 경제 관료도 중용 금지
관료 장악력과 추진력 못지않게 원칙과 신념도 중요
김석동·임종룡, 전·현직 금융위원장의 공직 임명 반대


문재인 대통령이 제19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청와대와 정부부처를 담당할 인선 작업이 한창이다. 경제부처와 관련해서도 청와대 정책실장 임명이 임박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새 국무총리의 임명제청 절차가 필요하지만 각 경제부처 수장들에 대한 하마평 또한 무성하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김성진 변호사)는 각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국민을 섬기며,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청렴하고 능력 있는 인사가 배치되기를 희망한다. 다만 현재 본인의 의사와 무관할 지라도 언론의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일부 인사는 이런 인선 기준에 크게 미달하는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에 참여연대는 이런 함량 미달 인사들이 정권의 초기부터 득세하여 모처럼 새롭게 출범한 새 정부의 앞길을 어둡게 할 가능성을 경계하며 당사자의 자숙과 임명권자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

 

현재 언론의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인사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2012년 1월 27일 론스타가 지배하던 외환은행의 매각을 승인함으로써 산업자본으로서 불법적으로 외환은행을 지배하고 있던 론스타의 한국 탈출에 협조한 당사자이다. 은행법의 준수를 감독해야 할 금융감독기구의 수장으로서 도저히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14년 2월 20일에 공개된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관한 제2차 정보공개 자료에 의하면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2008년 이후 론스타가 일본에서 골프장과 예식장 등을 보유한 산업자본이라는 점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취임 직후인 2011년 3월 16일,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면서 이런 자료를 모두 무시한 채, “지금까지 확인된 자료와 증거만으로는 론스타펀드Ⅳ가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https://goo.gl/ImeUzh). 즉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사실을 왜곡하고 금융감독기관으로서의 직무를 방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연장선에서 결국 론스타의 탈출을 돕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따라서 참여연대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이번 정부에서 어떤 형태로든지 공직을 담당하는 것에 명시적으로 반대한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임종룡 현 금융위원장이 재임 당시의 업적을 정확하게 평가받기 이전에 이번 정부에서 공직을 맡는 것에도 반대한다. 특히 채이배 의원(국민의당, 국회 정무위원회)의 2016년 국정감사 자료(https://goo.gl/JBm8G9)에 따르면, 임종룡 현 금융위원장의 재임 시절인 2015년말, 금융위는 금융개혁 관련한 홍보영상을 제작하면서 사전 계획에는 없었던 ‘크라우드펀딩 편’을 추가 제작키로 하고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차은택 창조경제추진단장이 대표로 있던 광고업체 아프리카픽쳐스에 일을 맡겼다. 채 의원은 방송사와 아프리카픽쳐스의 계약서를 확인한 결과 해당 광고 제작비 1억3000만원은 금융위가 한국거래소에 떠넘긴 사실도 밝혀냈다. 뿐만 아니라 임종룡 현 금융위원장은 국회에서 은행법이 개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인터넷전문은행을 인가해주었다. 이 과정에서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했거나, 혹은 현행 은행법을 충실하게 집행하지 않았을 가능성과 관련한 의혹의 대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참여연대는 이런 의혹이 깨끗하게 해명되지 않는 한, 임종룡 현 금융위원장의 공직 임명에도 반대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라는 국민들의 여망에 힘입어 국가 운영의 중책을 맡게 되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국가 운영의 첫 단추는 최적의 인재를 올바른 자리에 배치하는 것이다. 이것은 한편으로 조직의 효율을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수많은 하위 공직자들에게 적절한 승진 동기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의혹에서 자유스럽지 않은 관련 인사들의 자숙과 임명권자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 
 

금, 2017/05/12- 14:47
447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