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노노모의 노동에세이][‘병원노동자119’활동을기대하며]병원갑질 아웃! 을들의 목소리로부터! (4.3. 박소희노무사)

지역

[노노모의 노동에세이][‘병원노동자119’활동을기대하며]병원갑질 아웃! 을들의 목소리로부터! (4.3. 박소희노무사)

익명 (미확인) | 화, 2018/04/03- 11:17

[‘병원노동자 119’ 활동을 기대하며] 병원 갑질 아웃! 을들의 목소리로부터!


박소희 공인노무사(보건의료노조 법규국장)



150667_67699_5841.jpg

 

▲ 박소희 공인노무사(보건의료노조 법규국장)

지난해 내게 가장 큰 가르침을 줬던 성심병원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잊을 수 없다. 당시 노동조합이 없었던 성심병원 노동자들은 "더 이상 이렇게 살 순 없다"며 그간 묵혀 둘 수밖에 없었던 자신들의 목소리를 직장갑질 119 오픈 채팅방에 토해 내기 시작했다.

어느새 오픈 채팅방은 성심병원 노동자들의 절규로 도배됐고, 그들은 스스로 다른 사업장 노동자들의 상담에 장애를 초래할 수 없다며, 성심병원 노동자들만의 밴드를 개설해 달라고 직장갑질 119에 요청했다. 그들 스스로 "우리가 바꿔 보자"며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밴드 초대장을 발송했고, 밴드가 개설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가입자가 500명에 이를 만큼 그들의 목소리는 간절했다.

밴드 관리와 상담을 맡은 나는 ‘법률상담을 잘해야지’ 하는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최저기준에 불과한 법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모호한 것들로 가득했다.

가령 이런 것. “나이트 근무가 연속 4~5일 배치되고, 연속 6~7일 근무가 난무해요. 이거 법 위반 아닌가요?” “점심식사를 마시다시피 해요. 휴게시간 1시간 보장돼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근로시간 특례업종인 병원 사업장에서는 그림의 떡에 불과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제한 규정’을 그들의 간절한 목소리 앞에 척 내밀기엔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 밖에 본연의 업무 외 부당한 업무지시, 임산부 야간근로 청구서를 반강제로 쓰게 하는 문제, 법상 휴일대체인지 보상휴가인지조차 모호한 마이너스 오프(인력부족으로 그달에 사용하지 못한 휴무를 휴일·연장근로 보상 없이 대체휴일로 돌리는 제도) 문제, 당일 환자가 없다고 출근길 아침에 갑자기 연차나 비번근무를 쓰게 하는 문제, 화상회의·체육대회·장기자랑 등 병원의 과도한 행사가 폐지되지 않는 이상 어쩔 도리가 없는 과중한 업무부담 문제를 포함해 부당하지만 법적으로는 모호한 문제들로 가득했다.

당시 성심병원은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대상이었지만, 그 근로감독이 복잡다단한 현장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법의 무력함을 함께 느껴야 했다.

그 순간 성심병원 노동자들은 스스로 ‘노동조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근로감독이 끝난다고 우리 병원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까요?” “노조 있는 병원은 단체협약으로 이런 걸 정하고 있대요. 우리도 노동조합이 있으면 좋을 텐데.”

그렇게 그들은 스스로 법의 무력함을 넘어 적극적으로 대안을 모색했다. 그리고 그들은 말했다. 이렇게 묵혀 둔 목소리를 내고, 함께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그들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모임을 갖기 시작했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지 불과 1개월여 만인 지난해 12월1일 보건의료노조 한림대의료원지부가 설립됐다. 병원 관리자가 자신들의 온라인 활동을 알게 될까 걱정하며 닉네임을 수시로 바꾸곤 했던 그들은 이제 당당히 사용자와 대등한 위치에서 교섭하고 또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제서야 알았다. 이 땅의 노동자, 수많은 ‘을’들은 목소리를 빼앗긴지도 모르겠다고. 그 빼앗긴 목소리를 발화하는 순간 ‘변화’는 시작된다고. 대안은 목소리와 목소리의 공명에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그러나 여전히 노조가 없는 병원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장시간 노동’과 ‘공짜노동’(시간외근로에 대한 보상 부재), 의료비품 사비 구매, 업무 외 업무지시, 폭언·폭행·성희롱 같은 갑질에 시달리며 모성보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4월2일 ‘병원노동자 119’ 오픈채팅방(병원노동자119.net)을 개설함으로써 성심병원의 기적을 이어 가려 한다. 그 공간에서 또다시 수많은 병원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공명할 것이다. 훗날 그 목소리가 절규를 넘어 이 땅 모든 병원을 노동존중·환자존중 병원으로 만드는, 해사하게 핀 봄날의 꽃이 되길 기대해 본다.


박소희  labortoday


보건의료노조


서울시 영등포구 버드나루로 73 우성빌딩 2층 (우 07247) 

Tel: 02)2677-4889

http://bogun.nodong.org/xe/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올해로 3회를 맞은 자리였습니다.파견법 폐기, 간접고용 철폐 제3회 2018 파견노동포럼이 10.12-1...
목, 2018/10/18- 17:17
60
0
심지어 방송국 기자도 "장기자랑 사라졌다, 고맙다"[인터뷰] 출범 1년 맞은 직장갑질119... "제2의...
금, 2018/11/16- 14:49
45
0
‘직장갑질119’ 출범 1주년… 노무사 3인이 전하는 직장인들의 고충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
금, 2018/11/16- 14:43
44
0

환경미화원 “달빛노동” 멈추려면


박공식 공인노무사(이팝노동법률사무소)



157287_71249_1026.jpg

▲ 박공식 공인노무사(이팝노동법률사무소)

정부는 2017년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뒤 2단계 정규직 전환 실적을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아울러 가이드라인 3단계로 “민간위탁 정책추진 방향”을 논의하고, 이 방향으로서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 마련과 민간위탁사무 직접수행 여부 검토 및 민간위탁의 공공성·책임성 강화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 발표안을 보면 그럴듯하지만 결국 ‘민간위탁’이라 불리는 괴물의 실체를 인정한 것과 다름이 없다. 민간위탁 단면이 잘 나타나는 영역이 환경미화부문이다.

환경미화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담보하는 최소한의 기준이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인데도 열악한 작업환경과 노동조건에 대한 정부의 땜질식 '그때그때 지침'은 그야말로 지침에 머물러 있다.

그러한 지침에 더해 지난 4일 환경부는 '환경미화원 작업안전 지침'을 발표하면서 무언가 대단한 성과를 이룬 것인 양 "안전한 주간작업 전환" "사람중심의 안전한 청소차가 갖춰야 할 안전장치 구비" 같은 문구로 홍보하고 있다.

환경미화 노동자들은 '달빛노동'에 익숙하다. 달빛노동에 대한 보상은 근로기준법상 야간수당으로 나타나지만 치러야 할 대가는 산업재해 발생 현황으로 드러난다. 보상 기준이 되는 임금은 여전히 시중노임단가에 한참 못 미친다.

환경부 지침을 살펴보면 안전과 관련한 “청소차량의 안전기준, 보호장구 안전기준, 악천후로부터 보호”, 작업시간 및 형태와 관련한 “주간작업으로 전환, 3인1조 작업”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가장 역점을 두고 마련했다는 "주간작업으로 전환"이라는 것을 보면 환경미화 노동자들이 꾸준히 요구했던 것이 받아들여진 것처럼 보인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환경부는 "주간작업의 구체적인 시간대 설정은 작업현장 여건을 고려해 노사협의, 주민 의견수렴 등을 거쳐 지방자치단체 청소계획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실행 주체가 지자체라는 것이다. 과연 정부 가이드라인의 취지를 이해하고 집행할 의지가 있는 지자체가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 간다.

환경미화원 달빛노동은 진행형이다. 환경부 지침에는 주간작업 변경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논의해야 할 임금보전 방안이나 주간작업을 시행 중인 지자체의 환경미화 노동자 임금수준 비교 같은 언급이 빠져 있다. 차후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에서 논의될 수 있겠지만 결국 올해 하반기에나 나올 가이드라인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그때까지 환경미화 노동자들의 달빛노동은 계속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폐기물관리법에서 정식 법제화가 되기 전까지 가이드라인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관련법 개정안(환경미화원 안전관리 규정을 포함한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은 지난해 9월 이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이다. 시중노임단가 의무적용 관련법인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지난 수년간 외쳐 온 핵심 법률안마저 국회 정문 앞에 멈춰 있는 것이다. 환경부 가이드라인 내용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법 개정에 기댄 화려한 가이드라인은 달빛노동자들에게 일종의 희망고문이다.

달빛노동자는 우리 사회에서 조용하고 치열하게 일한다.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으로 포장할 수 없는 현실이다. 달빛노동에서 해방된다고 열악한 노동조건이 일거에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달빛노동에서 해방되는 것이 단순한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으로만 이뤄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환경미화 노동과 관련한 핵심 논의사항이 결정되고 하루빨리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기를 기대한다.


박공식  labortoday


이팝노동법률사무소

: 서울 광진구 능동로 36길97 501호

: 02) 323-5391

화, 2019/03/12- 14:59
42
0
[기자회견문]노동시간 단축 역행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시도 즉각 중단하라.지난 5일 여야정...
금, 2018/11/16- 14:55
4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