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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개정안은 '정보기본권'을 충분히 보장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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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개정안은 '정보기본권'을 충분히 보장하고 있을까

익명 (미확인) | 수, 2018/03/28- 00:21


청와대는 지난 22일 헌법 개정안 전문을 공개했다. 개정안 내용 중에서 특히 눈이 가는 부분은 역시 기본권 부분이다. 기존 헌법이 그간 변화한 사회 구조와 조건들을 담지 못한 탓에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에 대해서 소모적인 논쟁들이 빈번했던 것도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헌법 개정안에서는 기본권의 주체는 기존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되었으며 공무원 노동3권의 보장, 생명권과 안전권의 신설 등의 큰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 중 위에 언급한 변화한 사회 구조와 조건들에 가장 부응하는 부분은 신설된 ‘정보기본권’이다.

청와대는 정보기본권의 신설 취지에 대해 “정보화 사회로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여 알권리 및 자기정보통제권을 명시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이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고, 정보기본권 보장을 위한 핵심적인 사항으로서 정보의 독점과 격차로 인한 폐해에 대해서는 국가가 예방 및 시정을 위하여 노력하도록 함” 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신설된 정보기본권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22조 ① 모든 국민은 알권리를 가진다.

② 모든 사람은 자신에 관한 정보를 보호받고 그 처리에 관하여 통제할 권리를 가진다.

③ 국가는 정보의 독점과 격차로 인한 폐해를 예방하고 시정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헌법에 정보기본권과 알권리를 직접 언급하고 있는 국가들은 아직까지 그리 많지 않은 마당에 알권리와 개인정보에 대한 자기통제권이 이번 개정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 자체가 실제로 일종의 발전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의 정보기본권에 대한 평가가 그렇게 단순하게 종료되면 안 될 것 같다. 헌법은 물론 국가가 지향하는 가치에 대한 선언이기에 단순·명확한 조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의 정보기본권 조항 내용은 그저 단순하기만 해서 오히려 모호함을 남긴다. 그럼 무엇이 문제인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첫째로 기본권 부분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해 놓고 정보기본권 조항에서는 다시 대상을 국민으로 한정 짓고 있다.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인가? 아니면 단순한 오타인가? 현재로서는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신설되는 정보기본권 조항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는 현행법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다. 현행 정보공개법에서는 심지어 아직 차별적인 절차가 다소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미 외국인에게도 정보공개청구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현행법보다 이번 개정안이 기본권의 보편성을 위축시키게 된다.

두 번째로 개정안의 ‘알권리’는 무엇을 알권리를 말 하는가? ‘안다’라는 말의 의미가 완결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목적어를 필요로 한다. ‘안다’라는 상태는 언제나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것이다. 결국 ‘무엇’이라는 말이 생략될 수 있는 경우는 겨우 맥락상, 또는 편의상 말하거나 쓰는 이와 듣거나 보는 이 사이의 암묵적인 교감과 동의가 있을 때뿐이다. 물론 이번 개정안이 보편적인 개념으로 알권리를 차용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일지라도 최소한 차용한 보편적인 개념으로서 알권리가 ‘무엇’을 알 권리인지는 짧게라도 명시되어야 향후 소모적인 개념 논쟁을 방지할 수 있으며 기본권의 보장을 명확히 할 수 있다.

그러면 이미 정보기본권을 다루고 있는 다른 나라의 헌법은 알권리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살펴보자.

독일 기본법 제5조

누구든지 자기의 의사를 말, 글 및 그림으로 자유로이 표현·전달하고,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원으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정보를 얻을 권리를 가진다.


스위스 헌법 제16조제3항

누구든지 정보를 자유로이 수령하고,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원으로부터 정보를 취득하며, 이를 유포할 권리를 가진다.


독일의 기본법과 스위스의 헌법에는 알권리라는 개념이 직접 명시되지는 않지만 유사한 개념인 정보접근권이 서술된다. 두 법 모두 접근의 대상, 알권리의 ‘무엇’을 알 권리가 있는가에 대해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원”으로부터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명시한다. 여기서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원”이라는 것은 공공에 이미 공개되어 있거나 합리적·상식적 차원에서 합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정보들을 말한다.

핀란드 헌법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핀란드 헌법 제12조

누구든지 표현의 자유를 가진다. 표현의 자유에는 타인의 사전 제한 없이 정보, 의견, 기타 통신을 표현하고 유포하고 받을 권리가 포함된다. 표현의 자유 행사에 관한 세부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어린이 보호를 위해 필요한 사진·영상 프로그램에 관한 제한 규정은 법률로 정할 수 있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문서와 기록은 부득이한 이유로 공개가 법률에 의해 구체적으로 제한되지 않는 한 공개한다. 누구든지 공개된 문서와 기록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


핀란드 헌법 역시 정보에 대한 접근을 표현의 자유에 포함시킨다. 핀란드 헌법은 알권리와 정보접근에 대해 독일과 스위스처럼 이미 공개된 문서와 기록 일반뿐만 아니라 특별히 공공정보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문서와 기록은 공개하며 이것은 구체적인 법률에 의해서만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소 긴 느낌은 있지만 핀란드의 경우 헌법이 공공기관의 문서와 기록까지 명시하며 사람들의 알권리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명확히 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국가의 공공정보의 기록 및 관리, 공개의 의무에도 보다 강한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청와대의 헌법 개정안의 경우 기존 헌법과 마찬가지로 표현의 자유에 관련된 조항은 별도로 존재한다. 앞서 살펴본 대로 독일, 스위스, 핀란드의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에 관한 보장이 한 조항에 합쳐져 있는 있지만 오히려 알권리는 보다 명확한 언어로 보장하고 있다. 반면 청와대 개정안은 애써 신설한 알권리가 ‘무엇’을 알 권리인지, 모든 사람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들만이 가진 알권리는 ‘어떻게’ 보장하고자 하는지 너무 단순·모호해서 알 길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제 공은 완전히 국회로 넘어간 셈이다. 헌법 개정안이 담고 있는 가치는 긍정적이지만 국회에서라도 조문안의 완성도는 다시 한 번 면밀히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그게 국회발 개헌의 명분이자 첫 걸음이 될 수도 있다.

*이 글은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톱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언론협력사업의 일환으로 뉴스톱과 제휴를 통해 팩트체크 보도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정보공개센터와 뉴스톱의 팩트체크 보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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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3개월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5월 16일 기준 370만 명이 백신 1차 접종을 했고, 정부에서는 6월까지 1400만 명에 백신 접종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백신 공급에 대한 우려와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매일 진행되는 보건 당국의 언론 브리핑에서는 정말 제약사들과 계약 하긴 한 것인지, 계약 물량이 구체적으로 언제 도입되는 것인지, 차질이 없을 것이라 보는지 확인하는 질문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지난 5월 3일 정부에서 발표한 2분기 예방접종 수정계획에 따르면, 현재까지 정부가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한 제약사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노바백스, 얀센, 모더나 총 5곳.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는 2분기까지 1420만 회(710만 명분) 도입이 예정되어 있으며, 다른 제약사들의 경우 도입물량을 협의 중입니다. 

 

5월 3일 정부가 발표한 2분기 예방접종 수정계획 

전 세계가 백신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각 제약사와의 계약 내용이 무엇인지, 얼마를 지불하고 언제, 어떤 형태로 백신을 구매한 것인지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우리는 이 계약서의 실체와 내용을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EU 미국의 경우 계약서의 주요 부분을 가리고 공공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에 정보공개센터에서는 질병관리청에 백신 계약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우리 정부는 그마저도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유는 '각 제약사와 체결한 기밀유지협약(CDA) 및 선구매 계약서상 기밀유지조항에 저촉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계약서 유무나 형태라도 공개한 나라들에 비해 실체조차 '비공개'로 일관하는 것은 백신 정책에 대한 신뢰를 오히려 저해하는 과도한 비공개 결정입니다.

질병관리청 백신계약서 정보공개청구 내용과 답변

 

 

베일에 가려진 의약품의 적정가격

백신이 상용화 단계에 들어선 지난 겨울부터 한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의 백신 구매가 비밀로 진행된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은 민감한 문제일 수 있어 유독 비밀에 가려진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제약회사들은 수십 년 전부터 모든 신약에 대해 구매가격 및 협상 내용을 비밀로 할 것을 각 나라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제약회사의 영업전략으로, 서로의 계약 내용을 공유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협상에 있어 자신들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쓰입니다.

공중보건을 위해 약이 필요하지만 다른 사례들을 알 수 없는 각국 정부와 인도주의 기구들은 신약의 가격이나 도입 시기, 방법이 어떤 근거로 정해지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습니다. 정보가 없으니 제약사들과 협상할 때 취약한 입장에 설 수밖에 없고, 그 결과는 제약사가 부르는 가격에 맞춰 비싸게 신약을 사거나, 제약사의 자선에 기대거나, 의약품 사용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입니다.

거대 제약사들이 취하는 이러한 비밀주의 관행은 팬데믹 이전부터 많은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지난 2015년 국제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는 폐렴구균 백신을 개발한 GSK와 화이자에 대해 개발도상국에 보급하는 구매단가를 낮추라는 요구와 함께, 백신 판매가로 각 국가에 얼마를 요구하는지 공개하도록 촉구하는 'Fair Shot'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청년의사 5월 1일 기사, "거대 제약사들의 백신 비밀주의를 벗겨야 한다").

제약회사들이 모든 나라에 이렇게 당당하게 비밀 유지를 요구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제약회사들이 신약 특허를 통해 20년 상당의 기간 동안 시장에서 '독점권'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병을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어떻게든 약을 사야만 하는데 그 약을 만들고 팔 수 있는 곳이 단 하나라면? 권력이 제약회사에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비밀주의와 같이 이익 극대화를 위한 수단을 쉽게 관철할 수 있는 구조인 것입니다.

 

특허 면제와 함께 백신 투명성 요구해야

제약회사가 오랫동안 누려왔던 특허 제도가 지금처럼 대중의 큰 관심을 받는 시기는 역사상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지난 5월 5일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백신에 한해 특허 면제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백신 공급속도가 빨라질 수 있을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몇몇 나라들이 백신 생산량의 대부분을 사재기하는 심각한 상황에서 특허 면제안에 진전이 있는 것은 의미가 크지만, 실제 공급 확대에 대한 예측은 밝지만은 않다. 유럽이 특허 면제안에 반대하고 있고,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한 mRNA 백신의 경우 원 제약사의 적극적인 기술 이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독점 완화로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남아 있습니다. 제약회사들은 특허가 아닌 생산능력, 원료수급 등의 문제라며 어떻게든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와 향후 기대 수익을 포기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19의 변이는 계속해서 확산하고 있고, 세계 곳곳에서는 N차 유행이 반복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로나가 종식되지 못하고 계속해서 상존하는 엔데믹(endemic)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면에서 제약회사의 이익이 아닌 인류의 건강권을 우선으로 하는 백신 분배를 위해서는, 특허 면제와 함께 백신에 대한 투명성을 더 강력히 요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허를 가진 제약사들은 연구개발 과정에서 공적자금과 자부담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 임상시험 비용은 얼마인지 전혀 공개하지 않습니다. 이는 의약품에 대한 원가 산정을 불가능하게 해 공공이 의약품의 적정가격을 논의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백신 원가를 공개하는 것은 공정한 백신 공급 전략을 세우고, 특허 이외의 보상 모델을 고민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제약회사들이 어떤 기준으로, 얼마의 가격으로 백신 계약을 했는지 공개하도록 하는 것 역시 독점을 이용한 횡포를 견제하는 최소한의 수단이라는 점에서 필수적입니다. 비슷한 경제 규모의 나라끼리 시세라도 비교할 수 있어야 하고 가격과 공급 일정, 물량을 책정하는 기준이라도 정확히 알아야 각국이 백신 정책을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백신 투명성의 가장 큰 의미는 백신이 결국 공공의 세금으로 구매되는 공공재라는 점을 명확히 해 세계 시민들이 백신 분배에 더 적극적으로 정치적·윤리적 개입을 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백신을 계속 구매할 수밖에 없다

수급이 안 되는 마당에 백신 가격이나 투명성 요구가 너무 먼 이야기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페인 매체에 유출된 EU-화이자의 최근 계약내용에 따르면 이미 EU는 내년 및 후년의 추가 백신구매 계약에서 26%의 가격 인상을 통보받았습니다. '팬데믹이 종식될 때까지 원가만 받겠다'고 공언한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21년 7월을 기점으로 코로나 종식 선언을 자의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7월 이후부터는 가격이 인상될지 모릅니다.

코로나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게다가 코로나19는 끝이 아닙니다. 코로나 이후에도 다른 감염병은 또 발생할 것이고, 이미 고도로 연결된 세계에서 언제든 팬데믹은 다시 올 수 있습니다.

  EU-화이자 코로나백신 구매계약서

 

결국 의약품 생산체계가 갑자기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각국 정부는 신약을 개발한 민간 제약회사로부터 계속해서 백신과 치료제를 구매하게 될 것입니다. 제약사들이 지금처럼 백신 판매와 주가 상승으로 수십 조의 이익을 챙기면서 한편으로는 불투명한 계약으로 공공의 건강권을 위협한다면, 우리는 공익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다각도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각기 다른 환경에 처한 시민들이 백신의 개발비용과 계약 조건에 대해 알고, 공유하고, 분석하는 것이 이러한 고민과 토론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금, 2021/05/21-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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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국가정보원 국정감사 현장(사진: 연합뉴스)

 

최근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작성한 불법사찰문건들이 공개됨에 따라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다. 국정원의 불법사찰대상이 된 인물들에는 놀랍게도 전·현직 국회의원, 지자체장, 교육감뿐만 아니라 유명 연예인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이렇게 광범한 불법사찰 정황이 드러나면서 그간 국정원이 행했던 불법사찰이 얼마나 긴 기간 동안, 어느 정도 규모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진상규명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에 국회와 시민사회는 현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입법 등 관련 절차를 준비하는 중이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최근 드러난 불법사찰 사건들 이외에도 국정원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약 10년 동안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무단 공개, 18대 대선 관련 여론조작 사건, 박근혜 정부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사건까지 지난 두 보수 정권의 부패 그리고 몰락과 관련해 발생했던 모든 사건들과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어 있다. 이처럼 누적된 사건·사고들로 국정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더 떨어질 나락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견제와 감시를 받지 않는 조직

대한민국의 유일한 정보기관인 국정원은 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점 중 하나는 국정원이 첩보와 안보 관련 정보들, 즉 '비밀기록'을 다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누구에게도 감시받지 않는데 이유가 있다.

국회의 정보위원회가 있기는 하지만 국회 정보위원회 조차도 국정원을 감시하는 데에는 국정원이 제공하는 협조와 정보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민주화 이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기에도 국정원은 정보기관이라는 특수성으로 언론과 시민사회의 감시가 닿을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국정원은 중앙정보부부터 현재의 국정원까지 60년간 사실상 외부의 견제가 거의 불가능한 초법적인 기관이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국정원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정보공개'다. 최소한의 알 권리가 지켜져야 언론과 시민들도 정부 기관들을 감시할 수 있고, 정부 기관들도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외부의 '시선'을 항상 인지해야 책임 있는 공무의 집행이 가능하다.

그래서 존재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고 이 법에 따라 모든 정부 기관들은 정보공개의 의무를 지닌다. 국정원도 마찬가지이다. 안보와 직결되는 정보들을 제외하면 국정원도 여타 공공기관들과 동일한 정보공개의 의무를 지닌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의무가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우선 다른 공공기관들의 경우에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나, 예산집행 내용과 사업평가 등 행정감시에 필요한 정보와 그 밖에 기관장이 지정하는 중요 정보들을 '사전공표정보'라고 해서 주기적으로 공개하도록(정보공개법 제7조) 하고 있다. 하지만 국정원의 경우에는 이와 같은 내용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20년 8월 국가정보원 정보목록 국가정보원 홈페이지에 가장 최근에 등록된 정보목록

다음으로 시민들이 공공기관의 행정을 파악하고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모든 공공기관들은 자신이 보유·관리하는 정보의 색인 정보인 '정보목록'을 작성해야 한다(정보공개법 제8조). 그런데 국정원은 이 정보목록을 오로지 'Daily 테러 리포트'로만 채워져 있다. 정보목록 상으로만 보면 국정원이 한 일은 Daily 테러 리포트 작성뿐이다. 국정원의 정보목록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정보일 뿐만 아니라 기만적이다. 

 

<2012 정보공개연차보고서> 국정원 정보공개처리현황 2012년 이후 국정원은 <정보공개연차보고서>에서 누락되었다.

또 정보공개도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는 모든 정부 기관들의 정보공개제도를 적절하게 운영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정보공개처리현황 자료를 담은 <정보공개연차보고서>(이하 연차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연차보고서>에는 국가정보원이 아예 누락되어 있다.

처음부터 국정원이 빠져있던 것은 아니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시기부터는 국정원이 <연차보고서>에 포함되었다가 박근혜 정부가 시작되던 2013년부터 다시 <연차보고서>에서 제외된 것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행정안전부 정보공개정책과에 국정원이 2013년부터 <연차보고서>에서 누락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물었더니 "시간이 좀 오래되어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CIA는 온라인 '정보공개 전자 열람실' 운영

 

CIA 정보공개 전자 열람실 메인페이지 https://www.cia.gov/readingroom/

반면에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진 대표적 정보기관인 미국의 CIA는 어떨까? CIA의 경우에는 홈페이지에 정보공개를 위해 별도의 온라인 '전자 열람실'(Freedom of Information Act Electronic Reading Room) 페이지를 운영한다. CIA 전자 열람실에는 미국의 정보공개법에 따른 정보공개청구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개인정보 기록에 관한 청구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청구방법이 설명되어 있다. 특히 CIA는 개인정보 기록에 관한 청구를 하면 청구인의 이름과 생년월일, 출생지 등의 정보를 통해 청구인과 관련된 정보의 색인목록을 청구인에게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 

 

CIA <정보공개연차보고서> 연도별 <정보공개연차보고서>를 내려 받을 수 있으며 PDF, XML, 엑셀 파일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미국 정부 기관들의 경우에는 <정보공개연차보고서>(FOIA Annual Report)를 각 기관별로 따로 작성해서 제출·공개하도록 되어 있는데 CIA의 <연차보고서>도 이 전자 열람실에 매년 업로드 된다. CIA의 <연차보고서>에는 정보공개청구 방법부터 해당 연도에 정보공개의 공개, 부분공개, 비공개, 비공개 사유별 데이터, 정보공개처리 소요시간 데이터 등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이용자가 편리한 형태로 접근·이용·분석이 가능하도록 PDF 파일, XML 코드, 엑셀 파일로도 제공된다.

 

2011년 비밀해제되어 공개된 '피그만 작전의 역사' 문건 소련 미사일 위기의 원인이 되었던 피그만 작전에 관련된 문건들이 비밀해제 되어 CIA 정보공개 전자 열람실에 공개되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정원과 중요한 차이는 30년 이상 경과하거나 안보적 가치가 다해 비밀이 해제된 CIA 문건들이 전자 열람실을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되어 있다는 점이다. CIA는 1975년 17건을 시작으로, 2001년에는 9만 4649건의 비밀해제가 이루어졌다. 국정원의 경우에는 중앙정보부 설치 이후 현재까지 지난 60년간 국정원이 비밀해제를 통해 국가기록원에 이관한 기록은 단 72건에 그친다. 사실상 시민들에게 아무것도 공개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실질적 국정원 개혁은 정보공개 없이 불가능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국정원 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집권 첫 해인 지난 2017년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를 설치하고 개혁을 추진했다. 하지만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의 활동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 민간인 사찰 및 정치개입, 박근혜 정부 시기 국정원 특활비 청와대 상납 등 앞선 보수 정권과 국정원의 부정과 치부를 밝힌 선에 그쳤다. 그리고 지난 국정원법 개정도 국내업무가 종료되고 수사권 이관이 3년간 유예되며 개혁 자체도 제도적으로만 마무리된 느낌이 크다. 결국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체감할 수 있는 개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국정원이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경쟁력 있는 정보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으로써 최소한의 정보공개의무를 다해야 한다. 그리고 나아가 안보적 가치가 소실된 문건들을 과감하게 비밀해제하고 시민들에게 공개해 지난 과오와 사회에 끼친 폐해들을 마주하고 반성해야 그 위에 본질적인 개혁이 가능하다. 지금 이대로라면 국정원의 국내업무를 이어받을 국가수사본부도 국정원의 어두운 길을 다시 밟지 않을지 우려된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 시리즈에도 연재되었습니다.

토, 2021/06/05-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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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정신 헌법전문 명문화; 불평등 해소 '국민참여 개헌안 마련; 국민참여 개헌절차 법제화; 2028년 총선 동시 국민투표로 개헌 완성
토, 2026/06/2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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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입법 인플레이션'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21대 국회가 열린지 석달이 조금 안되는 시간 동안 무려 3231건의 법안이 발의 되었으니, 하루에도 40~50건씩 새로운 안이 쏟아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수십 개씩 새로운 법안이 발의되다보니,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누가 어떤 법안을 발의하는지 살펴보기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특정 의제와 관련하여 전문성을 가지고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들도 관련 주제의 어떤 법안이 발의되었는지 모두 꼼꼼히 살펴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정보공개센터의 경우, 정보공개와 관련하여 특정 정보의 공개/비공개 여부를 언급한 조항들이 개별 법안으로 다 흩어져 있기 때문에, 정보공개법 제9조제1항제1호 사유에 따른 비공개 정보들이 새로 만들어지는 경우를 전부 체크하기 어려워 고생하고 있었는데요, 오늘은 이렇게 고통 받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가뭄의 단비처럼 나타난 웹사이트, '캣벨'을 소개하려 합니다.  

'캣벨'은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법안 알리미'를 표방하고 있는 곳입니다. 말그대로 시민들이 국회의 여러 법안들을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웹사이트입니다. 아니, 국회에서 운영하는 의안정보시스템이 있는데 그것과는 무슨 차이가 있느냐구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의안정보시스템의 경우 법안에 대한 여러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법안의 전체 내용은 HWP와 PDF 문서를 직접 다운로드 받아야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캣벨'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의안정보시스템이 제공하는 문서 파일을 기계 가독형식으로 풀어내, 웹사이트에서 키워드 검색 등으로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해진 서비스가 바로 '법안 꾸러미 알리미'입니다. 법안의 전문을 웹에서 검색 가능하도록 처리했기 때문에, 특정한 키워드가 들어가 있는 법안들을 모두 검색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캣벨의 이용자들은 특정한 키워드를 미리 설정해놓고, 해당 키워드가 포함된 법안이 새로 발의되면 매일 아침 캣벨의 E-mail을 통해서 특정 키워드가 포함된 어떤 법안이 발의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노동'을 키워드로 한 노동 관련 법안 꾸러미, '장애'나 '인권'을 키워드로 설정한 장애, 인권 관련 법안 꾸러미 등을 내가 만들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만든 꾸러미를 구독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자신의 활동 분야나 관심 분야에 따라 꾸러미를 구독하여, 국회에서 어떤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장애, 인권' 관련 꾸러미를 확인해보면, 장애, 아동, 여성, 난민, 다문화, 인권, 복지 등의 키워드가 포함된 법안들을 위와 같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보공개센터 활동가가 만든 '알 권리 법안 관련 꾸러미'를 살펴볼까요? 캣벨의 또다른 장점은 단순히 의안정보시스템의 정보들을 알기 쉽게 풀어내는 것을 넘어서, 뉴스 기사나 유튜브 영상 등을 함께 연계하여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공개, 비공개, 기록물, 비밀, 알권리' 등의 키워드가 포함된 법안 뿐만 아니라 관련한 국회 토론회나 신문기사, 뉴스 영상도 함께 확인할 수 있어 법안에 대해 더욱 종합적인 의견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만약 '알 권리 관련 법안 꾸러미'를 구독하게 된다면, 이런 식으로 매일 아침 새롭게 발의된 알 권리 관련 법안들을 E-mail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개별 법안들을 클릭하면, 법안과 관련한 더욱 상세한 정보를 함께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어떤 의원이 대표발의했는지,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의원들은 누구이며, 당적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현재 입법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AI가 추천한 관련 뉴스와 더불어 예전에 발의되었던 유사한 법안들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 법안 내용을 키워드 분석한 클라우드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의안정보시스템에서는 파일을 직접 다운로드 받아 확인해야 하는 신구조문대비표 역시 사이트에서 바로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각 조항 별로 개정안 제출 이력들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어 법안을 둘러싼 개정 시도 이력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현재 시점에서 과거의 법안들과 쉽게 내용을 비교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캣벨의 중요한 장점입니다.

법안에 대한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 내역에 대한 정보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보공개센터 사무실이 속한 마포 갑 국회의원 노웅래 의원을 검색해보니, 대표발의 건수나 공동발의 건수와 같은 기본적인 정보 뿐만 아니라 주로 어떤 분야의 법안을 주로 발의했는지, 그리고 공동발의로 의견을 같이한 국회의원들은 누가 있는지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국회의원들의 관심사나 어떤 의원실들이 함께 작업을 하는지도 살펴볼 수 있겠죠?

정보공개센터의 경우 캣벨컴퍼니의 지원으로 홈페이지에 '알 권리 관련 법안 꾸러미'를 위젯으로 삽입해여 늘 새로운 '공개/비공개' 법안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캣벨컴퍼니 감사합니다!매일 쏟아지는 법안들을 모두 살펴보지 못해 힘들다면, 캣벨을 통해 효율적이고 슬기로운 의정감시에 나서는 것이 어떨까요?

금, 2020/08/2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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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수행의 공정성 확보 위해 이해충돌 정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2026.06.16.(화) 오전 10시, 청와대 앞. 참여연대는 대통령비서실을 상대로 이해충돌 관련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게 된 경과와 취지를 설명하는 기자브리핑을 진행하고 온라인으로 소장을 서울행정법원에 접수했습니다. (사진=참여연대)

참여연대는 오늘(16일),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비서실을 상대로 이해충돌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게 된 경과와 취지를 설명하는 기자브리핑을 진행 한 후 소장을 온라인으로  서울행정법원에 접수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이재명정부 대통령비서실이 부적절한 비공개 사유를 들어 반복적으로 이해충돌 관련 정보를 비공개하는 것은 이해충돌에 대한 외부의 감시를 가로 막고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와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서 지금이라도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민간기업 출신 인사들이 대거 대통령비서실과 내각에 임용됨에 따라 이들의 이해충돌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지난 2026년 3월 이재명정부에 이해충돌방지 관련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대상 공직자는 이재명정부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9명과 기업인 출신인 장관으로 당시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16명입니다. 청구 대상 정보는 이해충돌방지법에 근거해 공공기관이 공직자로부터 신고받아야 하는 ▲고위공직자의 임용 전 민간부문 활동내역, ▲사적 이해관계자 신고 및 조치 내역, ▲직무 관련자와의 거래 내역, ▲직무 관련 부동산 보유 현황 등입니다.

그런데 국무조정실과 각 부처 장관들은 이해충돌 정보를 대부분 공개했지만, 유독 대통령비서실은 청구대상 정보들이 공직자의 사생활이나 진행중인 감사나 입찰계약 등에 해당하고, 부동산 투기나 매점매석을 유발하거나 특정인에게 이익 혹은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비공개처분했습니다. 심지어 이미 언론을 통해 대부분 공개된 고위공직자의 과거 근무지마저 비공개했습니다(관련 보도자료 보러가기). 추가로 대통령비서실은 5월 14일, 비공개 처분 사유을 반복하며 참여연대의 이의신청마저 각하했습니다.

참여연대는 대통령비서실의 비공개처분 사유의 위법성을 다음과 같이 반박했습니다.

  1. 대통령비서실은 고위공직자의 사적이해관계자 신고 및 회피·기피 신청과 조치 내역, 직무 관련 부동산 보유 및 매수 신고 현황, 직무관련자와의 거래 내역, 직무관련 퇴직자와의 사적 접촉내역 등에 대해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를 근거로 비공개하였습니다. 해당 정보가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해당 정보는 이미 신고 · 처리가 완료된 과거의 사실관계에 관한 정보로,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를 공개한다고 하여 향후 동종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해충돌방지법상 신고 제도는 고위공직자의 직무 관련 이해충돌을 방지하고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그 신고 및 처리 내역을 공개하는 것은 오히려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데 기여합니다.
  2. 또한 대통령비서실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를 비공개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정보가 고위공직자의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 정보는 고위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제도 운영 현황에 관한 것으로서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 및 공직자의 청렴성 검증이라는 중대한 공익을 위하여 공개할 필요성이 매우 큽니다. 비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인의 사생활 이익보다 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공익이 현저히 우월하므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단서 (다)목의 예외사유에 해당합니다. 설령 일부 개인정보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해당 부분만 비공개 처리하고 나머지 정보는 공개할 수 있습니다.
  3. 고위공직자의 민간부문 업무활동 내역에 대해서도, 대통령비서실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한다며 비공개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법인·단체의 명칭이나 소재지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곧 바로 제7호의 비공개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해당 정보가 공개될 경우 그 법인·단체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대상 고위공직자가 근무했던 법인이나 단체의 명칭과 소재지는 그 자체로 이미 공개되었거나 공개적으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또한 임용 전 민간 부문 업무활동 내역 신고 제도는 고위공직자가 관계된 민간 부문과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관리하기 위한 것인 만큼 제도의 취지상 공개될 필요성이 높습니다.
  4. 대통령비서실은 또한 관련 정보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8호, 즉 부동산 투기나 매점 매석 등으로 특정인에게 이익 또는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위 규정의 취지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는 요인에 관한 정보가 공개되어 정당한 가격 결정이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는데 있습니다. 그러나 고위공직자의 민간부문 업무활동 내역은 부동산 투기나 매점매석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시장의 수요·공급을 결정하는 요인에 관한 정보도 아닙니다. 따라서 해당 정보가 공개되더라도 특정인에게 부당한 경제적 이익이나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5. 또한 대통령비서실은 각 정보공개청구 항목에 대하여 제시한 각 비공개 근거 조항이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의 어떤 정보에, 어떠한 이유로 해당하는지 구체적인 주장 · 증명이 없이 개괄적인 사유만을 들어 공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보공개를 거부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대상이 된 정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검토하여, 어느 부분이 어떠한 법익 또는 기본권과 충돌되어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몇 호에서 정하고 있는 비공개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주장·증명하여야만 하고, 그에 이르지 아니한 채 개괄적인 사유만을 들어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반하는 것입니다.

최근 이재명정부는 차기 국무총리후보자로 네이버 대표이사 출신인 한성숙 현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을 지명했습니다. 참여연대는 기업인 출신 인사를 계속 주요 고위공직에 임명하고 있는 이재명정부가 직무수행의 공정성을 제고하고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른 조치를 철저히 수행하고 그 현황을 공개해야 함에도, 납득할 수 없는 사유로 관련 정보를 비공개하는 것은 이해충돌방지법의 입법취지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법원에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  청와대의 비공개처분을 취소하도록 판결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재명정부 대통령비서실 이해충돌 관련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소송 소장 [원문보기/다운로드]
▣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기자브리핑 개요

  • 청와대 이해충돌 정보공개거부취소소송 제기 기자브리핑
  • 일시 장소 : 2026. 06. 16. 화 10:00 / 청와대 앞(분수대 부근)
  • 주최 :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 프로그램
    • 사회 : 이은미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팀장
      • 발언1 : 이해충돌방지 관련 대통령실 비판 / 이재근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발언2 : 소송 취지 설명 / 최용문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 
    • 문의 :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02-723-5302, [email protected])

대통령비서실 이해충돌 관련 정보공개 청구 경과

  • 2026.3.3. 참여연대, 이재명 정부 대통령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공직자와 4개 장관 상대로 정보공개청구
  • 2026.3.26. 대통령 비서실, 수석비서관 입상 고위공직자의 과거 민간부문 근무 이력 중 재직 직위와 업무내용만 공개. 그 외 재직하였던 법인 · 단체의 실명, 사적 이해관계자 신고 내역, 직무관련자 거래 내역, 직무 관련 부동산 보유 내역 등 모두 비공개처분함
  • 2026.4.13. 참여연대, 정보공개청구 답변 내용 공개(자세히보기)
  • 2026.4.22. 참여연대, 대통령비서실의 비공개처분에 이의신청 제기(자세히보기)
  • 2026.5.14. 대통령비서실, 이의신청 각하처분
  • 2026.6.16. 참여연대, 서울행정법원에 정보공개 비공개처분 취소소송 제기

The post 참여연대, 청와대 상대로 이해충돌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 제기 appeared first on 참여연대.

월, 2026/06/1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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