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논평] 경찰의 불법적인 정치개입, 철저히 수사해야

지역

[논평] 경찰의 불법적인 정치개입, 철저히 수사해야

익명 (미확인) | 화, 2018/03/13- 14:44

경찰의 불법적인 정치개입, 

경찰 수뇌부와 정권 개입 여부 철저히 수사해야

경찰 스스로 위법행위 밝힐 지 의문, 반드시 검찰 수사 진행되어야

 
경찰청은 어제(3/12) 보안국 자체 진상조사팀의 조사 결과 2010년~2013년에 이르는 기간동안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가 국군 사이버사령부로부터 정부에 비판적인 누리꾼들의 개인정보를 전달받아 내⋅수사에 활용하고, 정부정책에 대한 지지 댓글을 직접 게시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과 군에 이어 경찰까지 불법적인 정치개입과 여론조작에 나선 것이다. 정권에 비판적인 여론에 대응하기 위해 여론조작에 나선 것은 공정하고 엄격한 법의 집행자이자, 민주주의 법 질서의 수호자여야 할 경찰이 결단코 해서는 안될 불법행위이다. 이러한 중대한 범죄행위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경찰이 특별수사단을 만들어 수사에 착수했으나 경찰  스스로 위법행위를 철저히 밝힐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검찰 등 다른 기관의 수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당시 경찰은 정부에 비판적인 인터넷 여론에 대응하기 위해 보안사이버요원 88명, 경찰 내부 보안요원 전체 1860명, 인터넷 보수단체 회원 7만7917명까지 동원하는 3단계 대응 방안을 세우고 이를 조현오 경찰청장에게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뇌부의 지휘가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이 이번 사건과 관련 있는 군 사이버사령부의 블랙펜 작전에 청와대도 개입했던 정황이 있는 만큼, 경찰의 이러한 불법행위 역시 일개 부서의 일탈이 아니라 정권 차원에서 기획되거나 동원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의 인터넷 여론 조작의 범위와 규모는 물론 경찰 수뇌부와 청와대 개입 여부도 철저히 수사해야 하는 이유이다.
 
경찰이 민간인을 불법 사찰하고, 여론을 조작하여 정치에 개입하려 한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처벌해야 할 일이다.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기무사에 이어 경찰이 조직적으로 댓글공작에 나섰다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공권력이 온통 국민을 감시와 조작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참담함을 더해주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경찰의 경우 경찰로의 수사권 이양이나 정보경찰 역할 등 비대해질 경찰 조직과 권한에 대한 강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토록 경악스러운 적폐들을 도려내기 위해서는 더 이상 권력기관이 국내정치에 개입하거나 정권유지의 수단이 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나 대책 마련이 강구되어야 한다.  끝.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29년 전 여름의 기억,
김수경

 

1990년 6월 5일 대구 경화여고, 오후 5시를 살짝 넘은 시각. 고3 수험생 수경이는 청소 시간에 짬을 내어 친구 소연이와 교문 앞 문구사에 들르려던 참이었다. 열 명 남짓의 학생들이 드나들던 교문 앞에서, 체육교사 서 모 선생이 수경이와 소연이를 불러 세웠다. “너희같이 기분 나쁜 놈들은 처음이야.”라는 폭언과 함께 시작된 구타는 체육실 앞까지 이어졌다. 많은 학생들이 보는 앞이었다. 

 

선생은 눈물을 흘리는 소연에게 수돗가로 씻으러 가라고 했고, 혼자 남은 수경에게 퇴학처분 가능성 등을 언급했다. 학생회 총무 부장이었던 수경은 음악실에 쓰러져 있던 소연을 집에 데려다준 뒤, 학교로 돌아와 짝꿍에게 학생회장이자 친구인 은남에게 “어렵더라도 학교를 잘 이끌어 가라”는 내용을 써둔 편지를 전해달라고 부탁한 뒤 7시쯤 학교를 떠났다. 그녀는 고2 담임선생님께도 편지를 부쳤고, 그 후 영남대로 향했다. 수경이는 인문관 4층 옥상에 생전 마지막으로 머물렀다. 그가 몸을 던진 곳에는 부모님께 남긴 16절지 크기의 유서가 놓여있었다. 그의 부모님 또한 교사였다. 그가 차가운 바닥에서 발견된 것은 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전교조 교사 대량 해직사태와 고등학생운동

“성적 때문에 비관 자살했노라고 왜곡되는 게 싫어 유서를 남깁니다.”

지금으로부터 29년 전인 1989년 5월 28일. 연세대에서 1년여의 준비 끝에 전국교직원노조(이하 ‘전교조’)가 결성되자마자 그들이 처음으로 해야 했던 일은 그들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었다. 600개 분회 2만여명의 조합원들로 출범한 지 한 달 만에 1,500여 명의 교사가 해직되는 국면으로 이어졌고, 대구 경화여고도 6명의 교사가 해직되었다. 그중에는 당시 고2였던 수경이의 담임선생님도 포함되어 있었다. 수경이는 그 반의 반장이었다. 그녀는 해직교사들에 대한 징계철회를 요구하는 크고 작은 10여 차례의 학내 시위를 이끌었다. 전교조 자료에 의하면 교육 당국의 조기방학 시도에도 불구하고 89년 여름 전국적으로 211개 학교, 34만 명의 학생들이 징계철회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해진다. 

 

전교조 교사 대량 해직사태로 인한 일시적 해프닝 정도로만 언급되는 고등학생운동(이하 ‘고운’)의 실체는 민주화 과정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고등학생들만의 자생적인 민주화운동의 흐름이 있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당시 학생회 직선제를 비롯해 학생들 스스로 제기한 학내 민주화 요구가 많은 학교에서 실현되었고, 1987년 대선 국면에서는 서울지역고등학생연합회가 명동성당에서 부정선거 항의 농성을 펼치기도 했다. 

 

해직 사태가 있고난 뒤 김수경 또한 학생회장 선거 출마를 준비했었다. 학교 측 후보에 맞서 표 분산을 우려한 친구 차은남 선본의 제안을 받아들여 후보를 양보하고 찬조연설까지 하며 학생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학생회를 꾸린 수경이었다. ‘빨갱이’, ‘운동권’ 등의 수사를 붙여가며 수경을 비인격적으로 대하는 미성숙한 존재들은 고등학생이 아닌 어른들이었다. 수경의 장례식이 있은 다음날 오전, 학교 측은 학생조회를 열어 수경이의 친구들인 고3을 제외한 1~2학년 학생들을 세워두고, 성격파탄자, 동맥을 끊은 자국 등을 언급하며 고인을 폄훼하였다. 그해 충주고 휴학생 심광보를 비롯한 고등학생의 희생이 연달아 이어졌다. 그 다음해 1991년 5월 분신 정국에서는 전남 보성고의 김철수가 참교육을 외치며 분신했고, 당시 분신했던 8명 중 박승희, 김영균, 천세용, 김철수 4명은 고운에 참여한 이들이었다. 분신 정국을 수습하고자 노태우 정권이 등용한 총리는 전교조 해직사태를 주도했던 문교부 장관 정원식이었다.

 

김수경

1990년 6월, 당시 대구 경화여고 고3 학생이었던 김수경 열사는 전교조 교사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탄압을 받던 끝에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고운의 정신, 오늘날 청소년 인권운동으로 이어지다

2004년 김수경은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고, 그 이듬해 대구 경화여고 졸업식에서 명예 졸업장을 받았다. 한 세기가 바뀌면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운동과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는 공직선거법 개정운동을 거치면서 고운이라는 이름도 청소년 인권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진화했지만, 사회구성원으로서 엄연히 존재하는 학생, 청소년들의 요구는 여전히 사회의 관심으로부터 빗겨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올해 발의 되었던 선거법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수경이의 학교가 있던 대구에서는 박근혜 정부 여가부 장관 출신으로 국정교과서, 정유라의 이대 특혜 입학, 국정 역사교과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옹호 전력이 있는 강은희 후보가 지난달 교육감으로 당선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등학생운동’이라는 단어가 한 시대에만 고립되어 있을 사어死語가 될 것이라는 주장은 단견이 될 수 있다. 학생시절을 보낸 고등학생 활동가들도 28년 전의 자신만큼의 자식들을 가진 성인이 되었다. 그들 중 많은 수가 대학, 노동, 시민단체, 정당의 주력 활동가로 성장했다.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을 것 같았던 그들의 이야기는 고운에 참여했던 사람들 그들 스스로의 손으로 기록되었다. 하명희의 소설 『나무에게서 온 편지』, 박명균 수필집 『나는 언제나 술래』에는 고운에 참여했던 기억들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양돌규의 석사 논문 「민주주의 이행기 고등학생운동의 전개과정과 성격에 관한 연구」는 당시 고운과 현재 청소년 인권운동의 맥락을 촘촘히 총괄하고 있다.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에서 파고다 공원 앞 단독 집회를 열었던 수백여 명의 청소년들처럼 모순이 있는 시위 현장에서 청소년의 대오 또한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 스스로가 모순의 담지자일 뿐만 아니라 그들의 운명을 스스로 책임질 주체이기 때문이다. 

 

청소년집회

2017년 11월 청소년들만으로 개최됐던 박근혜 퇴진 촛불 시위

 


글. 권경원 다큐멘터리 <1991, 봄> 감독

<1991, 봄>은 1991년 4월 26일부터 5월 25일, 강경대 열사로 시작해 김귀정 열사까지 국가의 불의에 저항한 11명의 청춘들과 당시 유서대필, 자살방조라는 사법사상 유일무이의 죄명으로 낙인 찍힌 스물일곱 살 청년 강기훈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일, 2018/07/01- 19:24
6
0

난민 남성과 자국 여성

 

국경을 넘나드는 ‘디아스포라’의 시대 

지난 6월 세계난민의 날을 하루 앞두고, 유례없이 난민이라는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다. 제주에 약 500여 명 정도의 예멘 출신 난민 신청자가 머무르고 있다고 전국적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청와대 인터넷 국민청원게시판에 “제주도 불법난민 신청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허가 폐지, 개헌 청원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오자 그 지지자가 며칠 만에 20만 명을 훌쩍 넘었다. 갑자기 다가온 익숙하지 않은 나라 예멘, 그곳의 상황을 알려고 하기보다 당장 이곳의 위험을 염려한다고 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시대에 이미 자의적, 타의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국경을 넘나든다. 외국인노동자와 결혼이주민, 그리고 난민을 포함해 다민족, 다국적의 이주자들이 ‘지금-여기’에 이미 동시에 살아가고 있다. 이는 누군가에게는 더 많은 자산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이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생존을 위한 마지막 선택이기도 하다. 특히 난민은 정치적이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태에서 절박하게 자신의 나라를 떠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 중 다수는 근대 제국주의 국가들이 자행한 식민지 지배와 지금까지 지속되는 그 후과(後果)로 그 나라의 안과 밖에서 분쟁이 지속되어 이주를 감행한다.

 

예멘 역시 지리적 요충지로서 예로부터 밖으로는 강대국의 통치와 개입을 받았고, 안으로는 이념과 종교에 따라 나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분단과 통합, 그리고 충돌을 거듭하는 와중이다. 그리고 현재 한국도 ‘재외동포’ 700만 시대를 살고 있다. 여기에도 식민과 분단, 그리고 전쟁과 냉전으로 고향을 떠나는 디아스포라(diaspora)의 역사가 면면하다. 자이니치와 까레이스키, 조선족 및 탈북민 모두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서 이주해야만 했던 이들이다. 한국이 스스로의 ‘정통’으로 헌법에 새긴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자체가 블라디보스토크에 설립된 국민회의까지를 결합한 난민들의 망명정부였다. 물론 이 과정에는 당연히 ‘여성 난민’들도 동참하고 있었다.

 

청원

지난 6월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허가 폐지/개헌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참여인원은 6월 25일자 기준으로 40만 명을 넘었다

 

외부의 남성으로부터

내부의 여성을 보호하라?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도 불구하고, ‘우리’에 대한 위협으로 난민을 생각하는 공포는 힘이 세다. 예멘 난민에 대한 뉴스가 온 매체를 뒤덮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반(反)난민 정서가 일렁였다. 신자유주의적 관점에서 ‘그들이 나의 직업과 세금을 빼앗지 않을까’하는 반사적인 적개심을 갖는 이들에게는 난민을 둘러싼 각종 ‘팩트체크’로 반박이 가능할지 모른다. 예를 들어 지난 25년 동안 한국은 UN 난민협약 가입국이면서도 난민인정률은 3%에 불과했다. 이는 세계평균 38%에 절대적으로 못 미치는 수치이고, 이마저도 작년에는 1.5% 언저리로 떨어졌다. 가장 반감을 샀던 난민 신청자에 대한 최소한의 생계비 지원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 약 3% 정도의 난민에게만 적용됐을 뿐이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남성 난민’을 받아들이면 자국 여성에 대한 위험이 증가한다는 즉각적인 우려다. 예멘에서 온 난민 신청자 중 대다수가 남성임이 알려지자, 이 난민 남성이 한국 여성을 강간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반대의 증거로 나왔다. 그런데 이러한 ‘외부의 남성으로부터 내부의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는 가부장적 민족주의자들의 유구한 화법과 일치한다는 데에서 문제적이다. 이는 ‘제국의 남성이 억압된 식민지 여성을 구할 수 있다’는 제국주의자들의 논리와 정확히 맞아떨어지기도 한다. 이렇듯 민족주의와 제국주의라는 이데올로기는 언제나 여성의 몸을 경유하여 주장된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전시(戰時) 성범죄는, ‘자연적인 것’으로 주장되는 남성의 성욕 때문이 아니라, 타자의 완전한 절멸을 기도하기 때문에 자행된다. 그리고 이것이 가장 최상의 남성성을 실현하는 것이라는 믿음에서 조직적으로 방조 된다.

 

난민 남성과 자국 여성의 이분법 너머,

지금-여기를 사유할 때  

그러므로 단지 남성이라는 생물학적 의미가 아니라, 특정 사회에서 어떠한 특징을 ‘남성적인 것’으로 승인해왔는가가 주목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난민이라는 상태 혹은 난민 남성성이란 과연 강간과 어떠한 관계를 가지는지, 그와 관련해서는 안타깝게도 아직 한국은 통계를 낼 사건 자체가 희소하다. 다만 외국인 범죄율은 내국인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점만은 확실하며, 여기에 예멘 혹은 무슬림에 대한 통계는 따로 집계된 적이 없다. 그리고 만일 범죄행위의 책임을 오롯이 인종적 지표에 귀속시킬 수 있다면, 지금 여기에서 가장 먼저 추방되어야 할 존재는 따로 있을 것이다. 

 

더 중요하게는 난민 문제를 ‘남성 난민에 의한 자국 여성의 위험’으로만 접근한다면, 민족과 인종, 그리고 종교와 젠더·섹슈얼리티가 어떻게 결합하여 난민의 문제를 만드는지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이런 논리에서 실종되는 존재는 오히려 ‘여성 난민’들이기도 하다. 과연 남성 난민의 위험을 말하는 것만큼, 그 40여 명 예멘 여성들이 어떤 상황인지 질문했는지. 지금 국제적 규준에 맞게 적절히 난민을 단계적으로 수용하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갈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남성 난민뿐 아니라 이들과 더불어 어떠한 여성들이 함께 왔는지, 혹은 다른 여성들은 어디로 갔는지를 이해할 기회도 사라진다. 이미 한국 사회는 단일 민족으로 볼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하여 ‘지금-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난민 남성과 자국 여성이라는 이분법 너머를 적극적으로 사유할 용기가 아닌지. 

 


글. 류진희 성균관대 강사 

동아시아학과에서 한국문학을 전공했다. 탈/식민 서사, 장르, 매체를 횡단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와 매체/장르/언어를 횡단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관심 있다. 『양성평등에 반대한다』,『소녀들』,『그런 남자는 없다』를 같이 썼다. 

일, 2018/07/01- 19:19
28
0

그림. 소복이

혼자 살다가 짝꿍과 살다가 아기까지 셋이 사는 이 생활이 어리둥절한 만화가입니다.

 

 

이럴줄몰랐지023_01이럴줄몰랐지023_02

일, 2018/07/01- 19:16
6
0

굳이 휴가를 떠나지 않아도
전혀 부럽지 않아(도 괜찮아)?

 

확실히 휴가철이다. 내가 휴가를 쓰느냐 쓰지 못하느냐는 무관하다. 나도 여름휴가 계획이 없으면서 사람들을 만나면 여름휴가는 언제냐고 묻는 한심한 처지이니, 내가 휴가를 가든 못 가든 괘념치 않고 나에게 여름휴가 계획을 물어보는 이들을 탓할 이유도 없다. 다행히 휴가를 떠나지 못하더라도 휴가 준비는 할 수 있다. 무슨 말이냐고? 말 그대로다. 올여름에 휴가를 가든 못 가든 언젠가는 휴가를 갈 수 있을 테고, 우리는 지금부터 그 휴가를 준비하는 역사적 사명을 실천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그게 퇴사 이후가 될 수도 있겠으나, 그러면 또 어떤가. 그만큼 떠나고 싶은 곳을 만나 모든 걸 잊고 떠날 수 있다면, 그 또한 즐겁지 아니하겠는가.

 

계획만 세우고 짐조차 싸지 않은 이들에게

어디로 떠나든 어떻게 떠나든 그리고 언제 떠나든, 여행을 떠나려면 짐을 싸야 한다. 수하물 제한이 없는(정말 없는지는 타보지 않아 모르겠다) 퍼스트클래스를 타지 않는 한, 그리고 내 짐을 직접 들고 다녀야 한다면, 무엇을 넣고 무엇을 뺄지는 여행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그래서 ‘행복한 여행자’라 불리는 여행의 고수들이 어떤 소지품을 가방에 담았는지 살펴보려 한다. 

 

『자유로운 여행자의 소지품 목록』은 ‘소박한 여행’에 필요한 목록 마흔한 가지를 전한다. 작품마저 별다른 공을 들이지 않았던 마르셀 뒤샹은 주말여행을 떠날 때 짐 가방은 절대 사절이었고, 따로 셔츠를 담아가는 일도 귀찮아서 두 벌의 셔츠를 껴입고 출발했다고 하니 본받을 만하다. 가볍게 떠나는 주말여행이니 그렇게 갈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반문이 나올 법하다.

 

그렇다면 미국 국립공원의 아버지로 불리는 자연주의자 존 뮤어의 천마일 도보여행은 어떨까. 그는 말로만 “사람은 홀로 침묵 속에서 짐가방 없이 떠나야 진정으로 황야의 심장에 다다를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여행은 모두 먼지와 호텔과 짐가방과 수다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떠든 게 아니다. 실제 가방에도 빗, 브러시, 수건, 비누, 속옷, 번스 시집 사본, 밀턴의 『실락원』, 우드의 『식물학』, 작은 신약성서, 일기장, 지도만 넣고 떠났다고 하니, (빗과 브러시가 무엇이 다른지 알지 못하는 나의 의심을 제외하면) 만점짜리 소지품 목록이라 하겠다.

 

이번 휴가에 가져갈 가방이 있는지조차 확인하지 않은 나로서는, “우리는 물질을 소유하면 기쁨을 얻는다. 또 우리는 물질로부터 자유로워지면 기쁨을 얻는다. 이 두 가지 모순되는 기쁨 사이에서 우리는 삶을 춤추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을 “우리는 휴가를 떠나면 기쁨을 얻는다. 또 우리는 휴가로부터 자유로워지면 기쁨을 얻는다. 이 두 가지 모순되는 기쁨 사이에서 우리는 삶을 춤추어야 한다.”로 고쳐 읽으며 어정쩡한 스텝을 밟을 수밖에. 

 

떠나지 않아도 떠날 수 있는 방법

다행히 우리에게는 아래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어디로도 떠나지 않으면서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어차피 떠날 수 없는 곳을 상상하면서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다.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그렇다, 전자는 너무 억지스러우니 그래도 후자를 먼저 살펴보자.

 

『지금 놀러 갑니다, 다른 행성으로』는 태양계 여행 안내서다. 어차피 아무도 떠나지 못하는 곳에 가까우니, 마음껏 상상하며 만족감을 느끼기에 이만한 여행이 어디 있겠는가. 물론 지구와는 다른 환경이니 준비는 필요하다. 하루에 40번씩 20초 동안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며 중력 훈련을 받아야 하고, (아마도 우주 유영을 위해) 테니스화를 신고 25미터 길이 수영장에서 쉬지 않고 세 번 왔다 갔다 할 수 있어야 한다. 어차피 우리는 바로 떠나지는 못할 터이니 당장 이 부담스러운 훈련을 받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이 여행에는 퍼스트클래스나 비즈니스클래스가 따로 없고, 무작정 무게를 늘릴 수도 없으니, 어떤 면에서는 평등한 여행이라고 평할 수도 있겠다.(당신도 나도 당장은 상상만으로 떠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역시 평등하다.) 

 

이 엉뚱한 가이드들은 가까운 달부터 명왕성까지 차례로 안내를 하고 있으나, 그나마 눈에 보이는 달을 살펴보는 걸로 만족하도록 하자. 달은 언제 가야 좋을까? 지금이다. 달은 해마다 지구에서 3.81센티미터씩 멀어지고 있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비행거리가 늘어나고, 이는 당연히 시간과 비용으로 환산된다. 호텔에 도착하면 지구가 보이는 방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 지구가 보이기만 한다면 높이는 중요하지 않다. 달은 언제나 같은 방향을 향하기에 일단 지구가 보인다면, 지구가 시야에서 사라질 일은 없다. 참, 역사 탐방을 좋아하는 이라면 아폴로 우주선 여섯 대가 착륙한 지점에 꼭 가보는 게 좋겠다. 특히 1969년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딘 닐 암스트롱의 발자국은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으니, 꼭 자신의 신발을 옆에 대고 기념촬영을 해보자.

 

어차피 떠나지도 않을 여행을 숨 가쁘게 돌아보니 벌써 지치는 기분이다. 어디론가 떠나는 일도 귀찮아지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성공이다. 이제 여름휴가를 떠날 마음이 사라졌으니, 남들 부러워할 이유도 못내 아쉬워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말이다. 참, 앞서 말하고 설명하지 않은 “어디로도 떠나지 않으면서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 여전히 궁금하다면 『내 방 여행하는 법』을 펼쳐보길 권한다. 제목 그대로 내 방에서 세계를 만끽하는 방법을 전하는 책인데, 남들 다 가는 해외여행에서 벗어나 ‘세상에서 가장 값싸고 알찬 여행’을 즐기는 놀라운 비법을 알려준다. 이제 방구석은 초라한 안식처가 아니라 안락한 휴양지가 될 것이고,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우리는 누구도 부러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 정말, 꼭, 그렇게 될 것이다. 정말로.  

 

지금놀러갑니다다른행성으로

지금 놀러 갑니다, 다른 행성으로 - 호기심 많은 행성 여행자를 위한 우주과학 상식

올리비아 코스키, 야나 그르세비치 지음 / 지상의책

 

내방여행하는법

내 방 여행하는 법 - 세상에서 가장 값싸고 알찬 여행을 위하여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 지음 / 유유



글. 박태근 알라딘 인문MD

온라인 책방 알라딘에서 인문, 사회, 역사, 과학 분야를 맡습니다. 편집자란 언제나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는 사람이라 믿으며, 언젠가 ‘편집자를 위한 실험실’을 짓고 책과 출판을 연구하는 꿈을 품고 삽니다.

 
일, 2018/07/01- 19:14
8
0

2008년 평양,
뉴욕 필하모닉의 <아리랑>

 

마젤

2008년 뉴욕 필하모닉 공연을 지휘한 거장, 로린 마젤 

 

한반도에 평화가 꽃필 것인가. 멀지만 가야 할 평화의 길에 음악은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 2008년 2월 26일 열린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평양 공연은 북미 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등장과 함께 모든 게 다시 얼어붙고 말았다. 그로부터 10년, 드디어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고 정권의 향배(向背)에 흔들리지 않는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눈앞에 두게 됐다. 음악은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위대한 힘을 다시 한번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평양에 울려 퍼진 북미 양국의 국가 

10년 전, 거장 로린 마젤이 이끄는 뉴욕 필하모닉은 북한 <애국가>와 미국 <성조기Star Spangled Banner>를 첫 곡으로 역사적인 평양 공연을 시작했다. 뉴욕필이 연주하는 북한의 <애국가>를 듣는 미국인들은, 북한 사람들도 자기들처럼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일 뿐, 머리에 뿔 난 도깨비가 아니라는 걸 느꼈을 것이다. 미국의 <성조기>를 듣는 북한 사람들은 더 복잡한 상념이 머리를 맴돌았을 것이다. ‘철천지원수’, ‘미제 승냥이들’이라 욕하며 오랜 세월 적개심을 불태운 미국의 국가가 평양 한복판에 울려 퍼지다니…. 이제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화해해야 할 상대임을 인정해야지, 이를 악물고 마음을 다잡았을 것이다.   

 

북한 국가 <애국가>와 미국 국가 <성조기>

지휘 로린 마젤     연주 뉴욕 필하모닉

이 음악을 듣고 싶다면? 

유투브에서 뉴욕필 평양공연 북한 미국 국가를 검색하세요. 

 

전쟁 책임 얘기는 생산적이지 않으니 논외로 하자. 미국에 대한 북한의 적대감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전쟁 기간 미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북한의 도시 82개가 지도에서 사라졌다. 세균전과 민간인 학살도 얘기하지 말자. 휴전이 성립된 뒤 북한은 폐허 위에 나라를 다시 세웠지만, 미국의 핵 위협과 군사훈련에 늘 긴장해야 했고, 미국 주도의 경제봉쇄 때문에 벼랑 끝에서 생존을 이어가야 했다. 한국전쟁 당시의 민간인 학살 문제를 취재하기 위해 미국의 평화운동가 램지 클라크 선생을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그는 ‘경제 봉쇄 자체가 학살’이라는 뜻밖의 대답으로 피디를 놀라게 했다. 1990년대 중반, 수많은 북한 사람들이 굶어 죽은 ‘고난의 행군’은 북한 위정자들에게 1차 책임이 있지만, 미국의 경제봉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구소련과 동구권의 지원이 끊어지자 속수무책으로 벌어진 참극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경제봉쇄란 것 자체가 전쟁 행위의 연장이다. 총알과 폭탄으로 죽이는 대신 보급을 차단하여 상대의 전의를 상실하게 만드는 것 아닌가. 19세기 유럽, 나폴레옹은 영국을 공격하는 게 쉽지 않자 대륙 봉쇄로 영국 경제를 고사시키려 했다. 2차 대전 당시 히틀러의 나치군이 800일 넘게 레닌그라드를 포위 공격하자 수십만 명이 굶어 죽는 참극이 일어나기도 했다. 미국의 경제봉쇄에 맞서 수십 년 동안 체제를 유지해 온 북한 사람들이 겪은 고통은 어느 정도였을지, 남쪽에서 살아온 우리들이 짐작하기는 쉽지 않다. 

 

 

2008 뉴욕 필하모닉 평양 공연 앵콜곡 <아리랑> 

작곡 최성환     연주 뉴욕 필하모닉

이 음악을 듣고 싶다면? 

유투브에서 뉴욕필 평양공연 아리랑을 검색하세요.

 

뉴욕필 평양 공연의 감동을 다시 한번 

북한의 핵 위협을 제거하려면 북미 간 적대관계를 청산해야 하며, 해묵은 적대관계가 청산된다면 북한도 더 이상 핵과 미사일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질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가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이’ 이뤄져야 하듯 북미 평화체제 또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이’ 이뤄져야 하며, 여기에는 전쟁 행위의 연장인 경제 제재를 완전 철폐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야 한다. 2008년 뉴욕필 평양 공연, 북미 양국의 청중들은 서로의 국가를 존중하며 경청했고, 아낌없이 박수를 나누었다. 이러한 감동이 일상 속에 자리 잡을 때, 비로소 항구적인 평화가 가능하지 않겠는가. 

 

이제 남과 북의 교류와 화합을 생각할 때다. 모든 분야의 교류가 확대되겠지만 음악도 빼놓을 수 없다. 10여 년 전 평양을 방문했을 때 고려호텔 옆 샤브샤브집에서 차이코프스키를 들은 기억이 있다. 책에서 ‘북한은 쇼팽을 진보적인 작곡가로 높이 평가한다’는 구절을 읽기도 했다. 남북 합동음악회를 전하는 뉴스에서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소리를 얼핏 듣고 반가워한 적도 있다. 북측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이 음악을 느끼고 즐기고 위로받는, 우리와 똑같이 피와 살로 된 인간이다. 이 당연한 사실을 망각하거나 애써 외면하는 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북미 회담이 성사되어 역사적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지금, 남쪽의 일부 수구 세력들은 남북 갈등을 일으키고 이를 지렛대로 북미 갈등을 조장하려고 든다. 역사를 거스르는 이러한 움직임을 음악의 힘으로 진정시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뉴욕 필하모닉이 2008년 평양에서 연주한 앵콜곡은 북한의 공훈예술가*북한의 예술인들에게 수여되는 국가 영예 칭호 최성환이 작곡한 <아리랑>이었다. 남이든 북이든 보수든 진보든 우리 겨레라면 누구나 하나임을 느끼게 해 주는 <아리랑>, 평화의 길을 가는 지금 다 함께 귀 기울여 듣기 좋은 곡 아닐까. 뉴욕 필하모닉의 연주도 훌륭했지만, 남북 교향악단이 함께 연주하는 <아리랑>도 곧 듣게 되기 바란다.  

 

 


글. 이채훈 클래식 칼럼니스트, MBC 해직PD

MBC에서 <이제는 말할 수 있다>와 클래식 음악 다큐멘터리를 연출했다. 2012년 해직된 뒤 <진실의 힘 음악 여행> 등 음악 강연으로 이 시대 마음 아픈 사람들을 위로하고 있다. 저서 『클래식, 마음을 어루만지다』, 『클래식 400년의 산책』 등.

일, 2018/07/01- 19:06
32
0

브라질 사우바도르

흑인들의 로마, 사우바도르 

 

허물을 벗겨내듯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2014년의 이맘때쯤 우리는 브라질 사우바도르에서 한 달을 머물렀다. 마침 브라질 월드컵이 한창이었고 올림픽과 월드컵을 연달아 치르게 된 브라질 사람들의 열정은 작열하는 여름의 태양만큼이나 뜨거웠다.

 

아프리카 이주민의 고단한 삶을 치유해주는 음악

그들의 열정은 음악으로도 분출되고 있었다. 리듬이야말로 이들에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축복처럼 보였다. 힙합, 삼바, 레게, 팝송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음악들이 앰프와 스피커를 거쳐 가정집 문밖으로 새어나왔다. 노예로 끌려 온 아프리카인들의 고단한 삶을 치유해 줄 탈출구는 음악뿐이었다는 이야기가 기억난다. 우리가 머문 숙소 아래층에도 하루 종일 음악을 꽝꽝 틀어 놓았는데 노랫가락이 좋다 싶으면 옆집에서도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 동네에서 벽이라는 것은 서로의 공간을 살짝 가려 놓은 커튼 같은 것이다. 가난한 바닷가 마을의 방음이라는 게 아래층에서 대화하는 소리까지 다 들릴 정도로 신통치 않으니 노랫소리를 어쩌겠는가. 이방인은 그저 아래층 소녀가 부르는 소울 가득한 노랫가락이, 옆집 아저씨가 따라 흥얼거리는 노랫가락을 들으며 북대서양 거친 파도를 바라보며 고향을 생각했을 노예들의 처연한 눈빛을 그려볼 뿐이다.  

 

사우바도르는 1558년, 신대륙에서 처음으로 흑인 노예가 들어온 곳이다. 아프리카의 풍부한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흑인들의 로마’라고도 불린다. 사우바도르는 무엇 하나 이들의 고달팠던 삶과 떼어놓을 수 없다. 먹을 것이 부족해서 백인들이 먹고 남은 재료인 돼지 귀, 꼬리, 족발 등을 콩과 함께 푹 끓인 페이조아다(Feijoada)라는 음식이 그렇다. 파스텔 톤의 아름다운 건물들의 색감도 사실은 페인트 살 돈이 없어서 이것저것 남은 것을 사용하다 보니 남 보기에 아름다운 외형을 갖추게 되었다. 슬픔과 고단함으로 만들어진 문화가 우리 같은 여행객들에게 아름다움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게 아이러니이다. 

 

사우바도르

신대륙에서 처음으로 흑인 노예가 들어온 브라질의 사우바도르는 ‘흑인들의 로마’라고도 불린다 ⓒ김은덕,백종민

 

위험하지만 치명적인 무예, 카포에라

사우바도르는 흑인들이 많이 사는 가난한 도시이다. 물가가 비싼 브라질에서 이들이 필요한 물품을 구하거나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누군가의 것을 훔치고 빼앗거나 또 그것을 되파는 것뿐이다. 시내 중심지나 항구보다는 안전하지만 동네도 안심할 수 없었다. 휴대폰과 카메라는 집에 놔두고 칼을 든 강도를 만났을 때 내놓을 돈주머니를 따로 차고 다녀야 했다. 하지만 길거리 곳곳에서 마주한 매력적인 그들의 문화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은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었다. 

 

“카포에라, 카포에라.” 

 

금요일 밤, 집 앞에서 북소리와 노랫소리가 들려 아래층을 빠끔히 쳐다보고 있자니 동네 꼬마 녀석들이 우리를 향해 ‘카포에라capoeira’를 줄기차게 외치고 있다. 단어만 듣고 의미를 파악하는 데 선수가 된 우리는 카메라를 챙겨(그야말로 위험을 무릎 쓰고)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달려나갔다. 사우바도르에서 탄생한 브라질의 전통무예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스무 명으로 이루어진 카포에라 팀이 타악기로 음악을 만들어 내고 춤을 추며 무예를 뽐내고 있었다. 그 주위를 동네 주민들이 에워싸 함께 노래를 부르고 리듬을 탔다. 

 

사탕수수를 재배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끌려 온 흑인들은 자유를 얻기 위해 무술을 연마하고 힘을 키울 필요성을 느꼈다. 백인들의 눈에 띄지 않게 사탕수수의 키보다 몸을 낮추고 재빨리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동작을 익혀나갔는데 그 무술의 움직임이 섬세하고 유연해서 춤을 추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뻣뻣하게 긴장한 상태로 군중 속에 휩싸여 있었다. 닿을락 말락 서로의 몸에 해를 가하지 않고 동작은 재빠르고 유연했다. 친구와 노는 것처럼 몸과 몸이 소통하고 대화하며 합을 맞추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내 쪽으로 발길이 날아오면 마치 상대방 선수가 된 것 마냥 뒷걸음질을 쳤고 곧이어 우리도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탔다. 위험하지만 사람을 끌어들이는 치명적인 매력으로 가득한 무술, 카포에라, 그것이 곧 사우바도르의 모습 아닐까?  

 

카포에라

카포에라는 남아메리카 브라질의 전통 무술. 흑인 노예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호신 수단으로 개발했다고 알려진다 ⓒ김은덕,백종민

 


글. 김은덕, 백종민

한시도 떨어질 줄 모르는 좋은 친구이자 부부다. ‘한 달에 한 도시’씩 천천히 지구를 둘러보며, 서울에서 소비하지 않고도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한 달에 한 도시》 유럽편, 남미편, 아시아편 《없어도 괜찮아》,《사랑한다면 왜》가 있고, 현재 ‘채널예스’에서 <남녀, 여행사정>이라는 제목으로 부부의 같으면서도 다른 여행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일, 2018/07/01- 18:58
21
0

뛰어라 참여연대, 날아라 민주주의
이달의 참여연대

박정은 사무처장이 보고드립니다

 

박정은 사무처장이 보고합니다 가슴 졸이며 지켜봤던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북미관계와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습니다.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은 연기되었고, 남북군사회담과 남북철도회담 등 실무협상도 속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입니다. 70년을 끌어온 정전 상태를 끝내고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열어갈 우리의 상상력과 준비태세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도무지 나아지지 않는 한국의 정치와 팍팍한 일상들에 국민들은 장탄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6.13 지방선거에서 시민들은 그 어떤 반성도 혁신도 없고, 한반도 평화 문제까지 발목 잡으려는 시대착오적인 자유한국당을 심판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자중지란(自中之亂)에 국회는 여전히 제 기능을 못 하고 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 시절에 있었던 초유의 사법농단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종합부동산세제 개편안은 극심한 자산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턱없이 부족하고,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한 경제민주화 조치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여야가 최저임금법 처리를 제대로 된 의견수렴 없이 졸속 처리하면서 갈등을 더욱 부채질했습니다. 이렇듯 정치, 사법, 사회경제 영역에서나 국가기관에 대한 개혁은 국민이 체감할 수 없거나 매우 미흡한 수준에 있습니다. 참여연대가 할 일이 도처에 산적해 있다는 걸 다시 확인한 6월입니다.

 

 

국회 특수활동비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여전한 국회

지난 5월 대법원이 참여연대가 국회 사무처에 요구한 2011년~2013년 국회 특수활동비 자료를 공개하라는 판결이 있었지만, 국회가 계속 늑장을 부리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국회가 약속한 대로 7월 초에 자료를 공개하면 자료를 분석해서 발표할 예정입니다. 한편 국회 사무처는 참여연대가 추가로 정보공개청구한 2014년~2018년 4월 30일까지의 국회 특수활동비 내역 등에 대해 또다시 비공개 처분을 하였습니다. 특수활동비는 비공개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 취지를 무시하는 국회에 대해 추가 법적 대응도 검토할 것입니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특수활동비 전액을 반납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참여연대는 교섭단체대표에게 매달 특수활동비를 지급할 이유가 없으며, 월급 또는 수당 방식으로 지급되고 있는 특수활동비를 즉각 폐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권자의 눈으로 지방선거를 말하다

내바지

지방선거를 전후해서 ‘내 삶을 바꾸는 지방선거 유권자 모임’을 춘천과 대구, 서울에서 각각 2~3회 개최했습니다. 유권자 모임을 통해 우리가 선출하는 7명은 누구이고 이들의 권한은 무엇인지, 공약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유권자의 권리와 의무는 무엇인지 함께 배우고 토론했습니다. 총 3회의 대구 유권자 모임에 전부 참석했던 한 참가자는 이런 소감을 남겼습니다. “정치에 대해 더 잘 알아보고 지켜봐야 한다는 것, 유권자의 권리와 함께 의무 또한 알게 되었다.” 낙천낙선운동처럼 실제 선거에 개입한 것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유형의 유권자 모임을 기획하고 참여해주신 분들께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겠지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제2의 ‘궁중족발’ 막아야

궁중족발

최근 참여연대가 자리한 서촌에서 장사를 하던 ‘궁중족발’ 세입자가 상가를 비워줄 것을 요구하는 건물주를 폭행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과도한 임대료 인상 요구와 명도소송, 12차례의 무리한 강제집행이 있은 후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건물주가 상가세입자의 생존권을 빼앗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적폐이자, 국회의 직무유기에 의한 것입니다. 또 다른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임대료 인상폭을 제한하고 임대차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등 상가세입자들의 권리를 제대로 보호하는 법개정이 필요합니다. 참여연대는 상가임대차보호법개정을 위한 연대기구를 결성하여, 오는 정기국회에서 법개정을 관철시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삼성바이로직스 분식회계, 끝까지 간다

삼바

6월 초 참여연대는 [카드뉴스] ‘이재용 승계를 위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삼바가 왜 나와?’를 내놓았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은 이재용 경영권 승계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언론배포용 Q&A를 발표한 데 이어 전성인 홍익대 교수님과 김경율 경제금융센터 소장이 출연하여 쉽게 설명하는 동영상을 제작해서 퍼뜨리기도 했습니다.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감시하고 모니터하는 활동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번만은 ‘삼성 봐주기’로 결론나지 않도록 감시의 끈을 놓지 않겠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지난 5월 말, 국회 본회의에서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최저임금법 개정 이후 대책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책임을 촉구하며,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향한 발걸음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모아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한반도 평화 시대, 시민사회 역할 모색

라운드테이블

급변하는 정세에 맞춰 참여연대는 지난달에 이어 6월 19일 라운드테이블 <북미 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를 개최했습니다. 특히 시민사회가 핵없는 한반도와 평화체제 형성, 그리고 남북관계개선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모색하면서, 문제는 신뢰이지, 더 강한 군사력이나 더 많은 군사비가 아니라는 사실과 한반도 미래에 대해 더 많이 토론하고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2013년에 시작해서 올해로 3번째로 맞는 평화기행은 국내외 한국현대사 연구자들과 평화인권활동가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에서 진행했습니다.

 

국제사회 인권 문제, 외면하지 말아야

참여연대는 지난 6월 13일 열린 유엔 총회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보호를 위한 결의안’에 기권한 문재인 정부에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을 외면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입장을 여러 단체 연명을 받아 발표했습니다.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방한에 즈음해서는 초법적인 살인과 필리핀 시민사회에 대한 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한국의 경찰청과 KOICA가 심각한 부패와 인권탄압을 일삼는 필리핀 경찰에게 지원하고 있는 ‘필리핀 경찰 수사역량 강화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이제 국회에서 만나요, 

국회 100미터 앞 집회금지 위헌소송 승소

국회

지난 5월 마지막 날 헌법재판소는 국회 100미터 이내 집회·시위를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 관련 조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선고했습니다. 국회앞 행진에 참여했다가 집시법 위반으로 기소된 이태호 참여연대 전 사무처장이 헌법소원을 제기한 지 거의 5년 만의 결정입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언제든지 들어야 할 국회의원들이 모여 있는 국회 부근에서 집회와 시위를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헌법정신에 어긋납니다. 이제 국회가 집시법 관련 조항을 지금 당장 바꿔야 합니다.

 

공익법센터의 승소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KT가 수사기관으로부터 받은 통신자료제공 요청서를 공개하라며 KT 이용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최근 일부승소판결을 받아 냈습니다. 경찰 등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통신자료제공요청에 대해 통신사 이용자가 파악하고 통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법행정권 남용을 넘어 초유의 재판거래 의혹,

전방위적 진상규명 촉구 활동

처장보고-사진교체

사법부에 대한 믿음이 처절하게 깨졌습니다. 지난 5월 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관 사찰 사건과 재판거래 의혹 등 사법행정권 남용에 대한 대법원의 3차 조사결과가 발표되고 일부 문건이 공개되었습니다. 법관사찰은 사실이었고, 일부 재판은 ‘상고법원’ 설치를 위한 청와대와 거래 대상으로 삼았다는 문건들이 공개되었습니다. 대법원의 자체 조사만으로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어렵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이제 검찰 수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 등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변 등과 함께 좌담회, 유엔 진정, 시국토론회, 기자회견 등을 진행했습니다. 6월 5일에는 총 17개 단체들과 공동 고발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지난 1월 이미 1,080명의 시민과 함께 법관사찰과 관련하여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던 참여연대는 최근 첫 고발인 조사에 임했습니다. 6월 28일에는 법원이 공개하지 않는 문건을 공개하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사법농단 시국회의’를 개최하여 재판거래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민사회 공동행동을 천명했습니다. 더불어 오는 8월 퇴임하는 대법관 후임으로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대변하고 다양한 사회 구성을 반영할 수 있으며, 법원행정처 출신을 임명하는 관행을 타파하는 방향으로 대법관을 추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자원외교 빙자 배임 이명박 전 대통령 고발,

실망스러운 보유세 인상안에 강력한 문제 제기

하베스트

참여연대가 함께하는 MB자원외교진상규명국민모임은 6월 18일 하베스트사 부실 인수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 지식경제부 관계자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하베스트사 부실 인수에 따른 석유공사의 손해는 추정액만 5,513억 원입니다. 말도 안 되는 배임을 저지른 관련자들과 최종 책임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며 범죄수익도 환수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청와대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바람직한 부동산세제 개혁 방안> 공청회를 통해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밝혔습니다. 한국의 극심한 자산불평등을 완화하고, 실효세율이 OECD 국가 평균치의 절반도 안 되는 0.16% 수준의 현행 부동산 보유세를 시급히 개편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개편안은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참여연대는 6월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부동산 보유세 강화를 재차 촉구하고 불평등 해소를 위한 장기적인 비전과 로드맵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정부 고위공직자 재산심사 현황과 개선 과제> 이슈리포트 발표

이슈리포트

행정감시센터는 6월 17일 고위공직자의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사익추구 행위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재산심사제도가 운영되고 있는지 그 실태를 살피고 개선방향을 제시하는 이슈리포트를 발표했습니다. 공직자가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재산을 증식해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참여연대는 보고서를 통해 재산심사 대상자의 92.4%가 각 재산등록기관에 심사를 위임하고 있어 온정적인 심사가 이루어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실제 그에 따른 심사 처분도 정부공직자윤리위 처분보다 훨씬 적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재산형성과정 심사를 강화하고 재산 고지거부 제도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후에도 참여연대는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과 업무취급제한 제도, 주식백지신탁위원회의 직무관련성 심사 제도 등 공직윤리 제도의 운영 전반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평화와 함께 평창으로 떠난 회원캠프

회원캠프

올해 회원캠프는 6월 16일부터 1박 2일간 평화의 바람이 시작된 곳, 평창으로 80여 명의 회원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치악산 구룡사 금강소나무꽃길을 걸었고, 평창 힐링 청소년 수련원에서 공동체 게임도 하고, 아카데미느티나무에서 ‘도시의 노마드 춤서클’을 지도해 주시는 최보결 선생님의 진행으로 몸의 감각을 일깨우고, 나를 표현하는 즐거움도 배웠습니다. 평창 허브나라에서는 향긋한 허브향과 다양한 식물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밝고 웃음꽃 가득했던 회원캠프에 내년에는 더 많은 회원들이 함께 하기를 기대합니다. 

 

1000일의 서촌노란리본공작소 종료,

청년공익활동가학교 22기 모집

공활

2016년 4월, 세월호 2주기를 맞아 운영을 시작한 서촌노란리본공작소가 2018년 6월 3년여의 활동을 종료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미국, 독일, 일본 등 외국에서도 노란리본 요청이 밀려들었지만 시민들이 꾸준히 자원활동으로 참여해주셔서 가능했습니다. 참여연대의 대표적인 시민참여활동이었던 노란리본공작소 활동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7월에는 청년공익활동가학교가 시작됩니다. 조금 다르게 살고자 마음먹은 청년들이 모여 인권·평화·환경·민주주의·노동·성평등 등을 주제로 배우고 토론하며, 직접행동 캠페인에 도전합니다. 

 

일, 2018/07/01- 18:52
21
0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평화의 길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평가와 과제

 

글. 황수영 평화군축센터 팀장

 

 

김정은, 트럼프, 북미정상회담, 성공적

김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 유해 송환’ 등에 합의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북한 고위급 관료가 이끄는 후속 회담의 신속한 개최도 명시되었다. 

 

누군가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누군가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원칙)’가 명시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은 한반도 핵 문제를 푸는 포괄적 접근에 양국 정상이 합의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언제나 첫째는 비핵화였던, ‘비핵화 없이는 협상도 없다’던 미국의 기존 입장은 변경되었다. 관계 정상화, 평화체제, 비핵화, 유해 송환이라는 성명의 순서에도 주목해야 한다. 

 

한반도의 오랜 핵 갈등은 ‘불량국가’ 북한의 일탈이 아니라 불안정한 한반도 정전체제의 일부로 읽어야 한다. 북한 핵 문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지속된 대결 상태와 군비 경쟁 속에서 발생했다. 남한은 북한의 국내총생산(명목 GDP)을 상회하는 군사비를 지출해왔으며, 이는 주한미군의 군비는 제외한 수치였다. 북한이 핵·미사일과 같은 비대칭 전력에 집착하게 된 것은 도저히 재래식 군사력의 열세를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북한의 핵 폐기는 ‘고기 먹여 주겠다’는 식의 경제적 보상이 아니라, 군사적 신뢰 구축, 정전체제 해소, 북미 관계 정상화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한반도 핵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인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포괄적인 합의를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포괄적인 접근법은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가 오랫동안 일관되게 제안해온 것이기도 하다. 북미 정상회담은 이러한 제안이 단순한 이상론이 아니라 합의할 수 있고 실현 가능한 구상이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북미정상회담

2018년 6월 12일 역사상 처음으로 북미 정상이 손을 맞잡았다. 분단의 땅, 한반도의 주민들이 느껴왔던 오랜 불안을 해소할 반가운 악수였다.

 

상호 위협 감소, 튼튼한 대화의 토대

더욱 고무적인 일은 북한이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를 약속한 데 이어 한미 정부가 올해 8월로 예정된 프리덤가디언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유예, 즉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상호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하고, 일체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 남북의 ‘판문점 선언’과 이어진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충실하게 이행한 조치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적대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 공격적인 대규모 군사훈련의 중단은 앞으로의 대화와 협상, 신뢰 구축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다. 한미 정부는 이번 결정을 통해 튼튼한 대화의 토대를 마련했으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는 지금의 평화 국면을 앞으로도 이어갈 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과감한 군축 논의 시작해야

지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은 문제는 신뢰이지, 더 강한 군사력이나 더 많은 군사비가 아니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보여주었다.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 대화와 협상 말고 왕도는 없다는 것도 다시 한번 증명되었다. 이제 ‘한반도 평화의 시대’는 과감한 군축을 통해 더욱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남북 정상은 이미 ‘판문점 선언’을 통해 군사적 신뢰 구축에 따른 단계적 군축을 실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제는 ‘군사비 축소’라는 기조 아래 3축 체계 구축 등 방위력 증강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시기다. 그러나 국방부는 ‘군 인력 증원, 방위력 개선 확대’를 이유로 내년 국방비 8.4% 증액을 또다시 요구하고 있다. 정세에 맞지 않는 무리한 증액 요구는 수정되어야 하며, 시민사회단체와 수많은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끝까지 ‘북한 핵·미사일 방어용’이라고 주장하며 배치를 강행했던 주한미군의 사드 역시 이제 철거되어야 한다. 냉전과 분단의 산물인 군비 경쟁을 끝내는 것은 우리 앞의 중요한 과제다. 

 

나아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의 의미도 재확인되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의 핵 폐기만이 아니라,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핵 억지력에 의존하는 모든 군사전략이 사라져야 달성 가능하다. 이는 비핵화 논의에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폐기뿐만 아니라, 미국의 핵우산 문제 역시 의제로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반도에서 시작해 동북아시아 비핵지대(Nuclear Free Northeast Asia)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분단을 탈출할 상상력

70년 적대의 세월을 청산하는 ‘세기의 악수’를 바라보며, 우리가 잃어버린 많은 기회들을 떠올렸다. 늘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사회에서 우리는 더 많은 친구, 더 넓은 시각, 더 큰 상상력을 잃었다. ‘강한 군사력만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는 굳은 믿음 속에 한정된 국가 예산은 국방비에 아낌없이 투자되었다. 복지비 지출 OECD 꼴찌, 자살률 OECD 1위 국가에서 군사비 지출은 세계 10위를 기록해왔다. ‘국가 안보’를 위한 것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아야 했다. 전쟁과 폭력의 경험은 치유되지 못한 채 대물림되어 한국 사회는 다른 이를 쉽게 적대했고, 소수자를 무시했으며, ‘다름’을 인정하지 않아 왔다. 

 

우리가 잃은 기회를 기억하는 것은 중요하다. 다시 되돌아가지 않을 힘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 분단국가의 모든 것에 물음을 던져야 한다. 차근차근, 새로운 평화의 길을 상상하자. 

 

 

일, 2018/07/01- 18:40
28
0

국회는 주권자의 목소리를 보다 가까이서 들어야 한다

국회 100미터 절대적 집회금지 헌법불합치 결정 

 

글. 김선휴 공익법센터 간사

 

 

50년 넘게 이어진 집시법의 독소조항

민주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정권일수록 비판의 목소리를 억압하고 시민 간 소통과 연대를 차단한다. 1960년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주의 정권도 예외 없이 집회·시위를 철저히 통제했다. 당시 군사혁명위원회는 종교집회를 제외한 일체의 옥내외집회를 금지했고, 그 후신인 국가재건최고회의도 ‘집회에 관한 임시조치법’을 통해 11개 유형의 옥내집회만 허용했다. 1962년 12월 31일 국가재건최고회의가 제정한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도 집회·시위를 억압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도입하였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절대적 집회금지장소 조항이다.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962. 12. 31. 법률 제1245호로 제정)

제7조(옥외집회 및 시위의 금지장소등) 누구든지 다음 각호에서 규정하는 청사 또는 저댁의 경계지점으로부터 주위 2백 미터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1. 국회의사당, 각급법원, 국내주재외국의 외교기관

2. 대통령관저, 국회의장공관, ?대법원장공관, 국무총리공관, 국내주재외국의 외교사절의 숙소

3. 중앙관서, 서울특별시청, 부산시청, 도청, 역 단, 행진의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국회의사당뿐 아니라 대통령관저, 중앙관서, 시·도청, 각급법원 등 국가권력이 작동하는 대부분의 장소가 절대적 집회금지장소였다. 민주화 이후 중앙관서, 시·도청, 역이 삭제되고 금지구역이 2백 미터에서 1백 미터로 축소되었지만, 절대적 집회금지장소의 기본 틀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2006년에는 국회 앞 절대적 집회금지에 대해 헌법소원이 제기되었지만, 2009년 말 헌법재판소는 합헌결정을 내렸다. 국회가 수행하는 헌법적 기능은 그 특수성과 중요성에 비추어 ‘특별하고 충분한 보호’가 요청되고, 국회 업무는 성질상 휴일이나 휴회기에도 중단되지 않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집회·시위가 가능한 경우를 설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렇게 1962년 만들어진 집시법의 독소조항은 그 원형을 유지한 채 50년 넘게 살아남았다.

 

2012년, 이태호 참여연대 당시 사무처장도 절대적 집회금지장소 조항 위반으로 재판을 받았다. 2011년 11월 한미FTA 비준동의에 반대하며 국회 담장 근처까지 행진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던 것이다. 재판과정에서 이태호 정책위원장은 절대적 집회금지장소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벌금 250만 원을 선고했다. 결국 그는 2013년 9월, 헌법재판소에 집시법 제11조 제1호 국회의사당 부분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하게 된다.  

 

세월호

2016년 3월 8일 세월호 특검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참석자들도 절대적 집회금지장소조항 위반으로 기소되었다. ⓒ416연대

 

주권자가 국회를 만나는 곳 100미터 전

국회는 주권자 국민에 의해 선출되어 권한을 위임받은 국회의원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거의 모든 국가, 사회 현안에 대한 입법 작용이 이루어진다. 국회의원이 모든 개별 사안에서 국민의 의사에 반드시 기속되지는 않더라도, 대의민주주의가 정당성을 가지려면 주권자의 의사가 국회에 충분히 전달되고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국회가 국민 다수 의견과 괴리된 결정을 내리거나 무책임한 행태를 보여도 국민이 국회에 의견을 전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제한적이다. 정치적, 경제적 권력도 없고 언론접근권도 갖지 못한 평범한 시민의 목소리, 나아가 더욱 소외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는 국회에 닿기 어렵다. 평범한 시민과 소수자를 위한 소통과 연대의 권리로 헌법이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집시법에 의해 유독 권력이 행사되는 장소에서는 100미터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국회 담장 앞에서 소규모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발표하는 것까지 경찰의 자의적 법집행에 의해 빈번히 해산명령을 받고 집시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처벌받는 일이 반복되었다. 참여연대가 2016년 11월 절대적 집회금지장소 조항의 위헌성을 지적하며 국회에 입법청원을 했지만 국회는 이를 본격적으로 심사하지 않았다. 

 

이태호 위원장이 헌법소원을 청구한 후에도, 같은 조항에 대해 4건의 헌법소원이 더 청구되었고, 법원도 3건의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민의의 전당 앞에서 주권자가 모여 의사를 표현했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는 위헌적 상황이 계속되자 시민뿐 아니라 법원마저도 계속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요구했다. 

 

집시법 개정, 이제 국회가 답할 차례다

지난 2018년 5월 31일, 헌법재판소는 드디어 국회앞 절대적 집회금지조항이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국회 기능에 직접적인 위협을 초래할 가능성이 없는 집회·시위까지 광범위하게 일률적, 전면적으로 금지한다는 점이 특히 위헌결정의 주요 논거가 되었다. 집시법은 폭력집회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한 규제수단을 두고 있다는 점도 고려되었다. 국민주권에 바탕을 둔 대의제 민주주의를 충실하게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국민의 목소리를 벗어난 곳에 존재하여서는 안 된다고도 명백히 선언하였다. 이로써 국가기능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대부분의 국가기관을 집회·시위의 절대적 성역으로 만들었던 권위주의 입법의 주요 부분이 55년 만에 헌법의 심판을 통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헌법재판소는 단순위헌 결정 대신 잠정적용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2019년 12월 31일까지 국회가 집시법 제11조를 개정하여 위헌성을 제거하도록 명령하였다. 

 

이제 국회는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맞게 집시법을 개정해야 한다. 헌법재판소가 결정문에서 국회 기능을 침해할 가능성이 없는 집회를 몇 가지 예시하였지만, 이는 기본권 침해가 명백한 대표적 사례를 든 것이지 오로지 그 경우만 집회·시위가 가능한 것으로 결정의 의미를 협소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는 단순히 소규모, 휴일 등에 예외적으로만 허용되는 것이 아니라, 평화적 집회라면 원칙적으로 그 규모나 시간에 불문하고 넓게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회가 해결해야 하는 본질적 과제는 보다 가까이에서 주권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의정활동에 임하는 것이다. 그럴 때만이 국회가 시민의 불신을 해소하고 민주주의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 2018/07/01- 18:35
7
0

 

재선, 3선, 4선, 8선?

그래도 더 하고 싶은 욕망이 있나 봅니다.

어떠한 특권이나 혜택 없이

나랏일에만 전념했다면 이런 현실이

가능했을까요?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만큼 

피땀 흘려 일해 주세요. 제발.

 

 -  atopy

 

여는글 인권변호 한평생, 故 최영도를 기리며  정강자

아참 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참여사회  편집팀

 

특집. 이게 국회냐!

‘국회 패싱’ 현상을 말하다   서복경

이중적 국회의원의 역할, 이제는 균형이 필요하다   박명호

바람직한 의회정치를 위하여  전진영

우리동네 국회의원 감시하는 방법  박대용

 

사람

통인 유리천장 깨뜨리기- 신지예 녹색당 전 서울시장 후보  이선희

만남 또 다시, 한 그루의 나무를 세우며- 홍성희 회원  호모아줌마데스

 

칼럼

역사 29년 전 여름의 기억, 김수경  권경원

여성 난민 남성과 자국 여성  류진희

 

만화

만화 이럴 줄 몰랐지 <도서관 생활>  소복이

 

살맛

읽자 굳이 휴가를 떠나지 않아도 전혀 부럽지 않아(도 괜찮아)?  박태근

듣자 2008년 평양, 뉴욕 필하모닉의 <아리랑>  이채훈

떠나자 흑인들의 로마, 사우바도르  김은덕, 백종민

 

뉴스

현장 재판 거래의혹, 양승태 대법원 철저히 수사하라!  이영미

공유 이달의 참여연대  박정은

심층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평화의 길로  황수영

심층 국회는 주권자의 목소리를 보다 가까이서 들어야 한다  김선휴

참여 아름다운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시민참여팀

 

알림

투명회계 올여름, 좀 다르게 살기!  김현정

튼튼날개 참여연대에 날개를 달아주세요  김민정

 

일, 2018/07/01- 22:05
68
0

인권변호 한평생,
故최영도를 기리며

 

최영도 변호사님, 어찌 이렇게 저희 곁을 훌쩍 떠나셨나요? 문병을 간 참여연대 식구들을 일일이 챙기시며 손을 잡아주셨다지요? 그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저는 아쉽고 죄스러울 뿐입니다.

 

1972년 갓 입학해서 전태일, 언론자유수호선언, 사법부파동, 위수령 등 한국의 사회운동에 대해 읽고 토론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글로 읽었던 사법파동 참여로 변호사님께서는 법관 재임용에서 탈락하고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되었노라는 말씀을 들은 건 국가인권위윈회 설립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활동을 하던 때입니다. 변호사님은 민변을 대표하여 빠짐없이 인권위 설립논의에 함께 해주셨지요. 간간이 부산 피난시절 얘기며, 토기수집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들려주시던 특유의 느린 템포의 음성과 모습은 지금도 손에 잡힐 듯합니다.

 

2005년, 변호사님이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하셨을 때 상임위원이었던 저에게 변호사님은 커다란 언덕이었습니다. 굴곡진 한국 현대사가 쏟아낸 인권문제를 안고 2001년 출범한 인권위는 주목받았던 국가기구였지요. 국가 공권력 피해에 대한 특별법 제정 권고와 함께 국가보안법폐지와 사회보호법폐지 권고, 테러방지법제정 반대의견 표명, 이라크전쟁에 대한 표명, 호주제에 대한 의견표명,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수립 권고, NEIS에 대한 의견 표명 등 최우선 인권 정책과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면서 인권 감시·옹호기구로서의 큰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그 후 2대 인권위 위원장을 맡으신 변호사님의 한쪽 어깨에는 비정규직 보호 관련법, 사형제폐지, 차별금지법제정에 대한 논의와 다른 한 어깨에는 차별시정기구로서의 전문성강화와 인권위의 활동범위를 자유권을 넘어 사회권으로 확대하고자 했던 어렵고 논쟁적인 현안들이 얹혔지요. 되돌아보면 그때 인권위는 매우 중요한 시기를 맞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일찍 인권위를 떠나지 않으셨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부질없는 일일까요? 저는 너무나 냉철하게 주변 정리를 하시는 변호사님의 곤욕스러운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직무대행을 받지 않겠다고 애를 태워서 죄송했다는 말씀은 끝내 드리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2015년, 제가 참여연대 대표직을 맡았을 때도 변호사님은 참여연대 고문으로 제 앞에 서 계셨습니다. 분기별로 진행된 고문 모임에서 사법개혁, 정치개혁, 민생, 평화군축, 2016년 국정농단 대응 활동, 촛불행동, 개헌논의 등 참여연대 활동을 보고드릴 때면 구부정하게 상체를 기울여 귀담아들으시고 지지를 표해주시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이렇게 참여연대는 사회 개혁과제를 연으로 변호사님과 깊숙이 연결되어 있네요. 어쩌면 참여연대는 1971년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사례>를 작성하고 형사지방법원 법관들과 민복기 대법원장을 면담하면서 대통령에게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등의 인책과 재발방지 약속을 받으라고 건의했던 30대의 변호사님의 모습과 이미 맞닿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참여연대는 변호사님께서 그렇게 지키고자 하셨던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를 향한 걸음을 머뭇거리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들 사이에 맺는 관계를 인연이라고 하지요. 참여연대는 변호사님의 큰 사랑을 잊지 않겠습니다.  

 

민변과 참여연대가 마련한 추모식에서 둘째 아드님은 “아버지께서는 마지막까지도 사법농단, 지방선거, 북미정상회담 소식을 물으셨다”고 전해주시더군요. 변호사님, 그리고 참여연대 최영도 대표님. 이제 그 모든 것들은 남은 이들에게 건네시고 편히 가십시오. 그곳에서 음악과 미술세계를 넘나들면서 괜찮은 여행지도 둘러보시며 멋진 다음 생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가끔씩 요즘은 참여연대가 어떤 일에 몰두하고 있나? 하고 내려다보시면서요. 그리고 제가 책을 보내주고 싶은 1군에 속해 있다고 하셨던 말씀도 잊지 마셔야 합니다, 위원장님! 

 

최영도

故 최영도 변호사. 1938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을 수료했다. 1965년부터 판사로 봉직하다가 1971년 사법파동의 주역으로 1973년 법관 재임명. 군사정권 시절 정치범과 양심수들을 변론하고,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이사 겸 인권위원장,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한국인권단체협의회 상임공동대표, 한국인권재단 이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부이사장,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지내며 인권운동, 민주화운동, 시민운동에 힘썼다. 올바른 국가인권기구 실현을 위한 민간단체공동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아 독립된 위상의 국가인권위원회 설립을 주도하였으며, 동 위원회 위원장을 역임. 2018년 6월 9일, 향년 80세 일기로 별세하였다. 

 


글.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태어날 때 세상을(鄭) 편안하게(康) 살아갈 놈(子)이라고 얻은 이름인데 아닌 것 같아 분한 마음이 좀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줄곧 일상의 재구조화를 꿈꾸며 사나보다.

 

일, 2018/07/01- 21:46
71
0

아참
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참여사회

 

이번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로 민주당이 130석, 자유한국당이 113석을 차지하면서 하반기 국회 지형에도 여러 변화가 예상됩니다. 선거에 참패한 자유한국당은 또다시 국민들 앞에 무릎을 꿇고, 비대위를 꾸려 수습에 나서려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이미 여러 차례 속은 국민들이 이번에도 과연 속아줄지 미지수입니다.  참여사회 7-8월호 <특집>은 ‘이게 국회냐!’ 입니다. 20대 국회의 지난 전반기를 돌아보고 모든 국민의 요구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수렴되는 소위 ‘국회패싱’ 현상을 들여다봤습니다. 이 와중에 국회의원과 국회 역할은 무엇인지, 이를 위해 시민은 어떤 감시자가 되어야 하는지 살펴봅니다. 전반전의 경기 내용이 좋지 못하더라도, 후반전에서 얼마든 역전이 가능한 축구처럼, 9월 정기국회를 앞둔 20대 국회가 후반기에는 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달의 <통인>은 신지예 녹색당 전 서울시장 후보를 만났습니다. ‘역대 최연소 서울시장 후보’라는 수식어를 가져오지 않아도,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파란을 일으킨 정치 신인입니다. ‘페미니스트’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나온 최초의 광역단체장 후보이기도 합니다. 기존 선거 공식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포스터와 초유의 선거 벽보 훼손 사건, 군소정당으로서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여건에서도 정의당을 제치고 4위의 성과를 거둔 그의 지방선거 분투기를 들어봅니다. 정치 개혁에 대한 그의 열망이 2020년 총선에서는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기대가 됩니다.  

 

호모아줌마데스의 <만남>은 반가운 얼굴, 홍성희 회원을 만났습니다. 그는 십여 년 전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의 출발에 함께했던 담당 간사였고, 이후 도시를 떠나 춘천에서의 대안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도시여자의 산골표류기’라는 제목으로 『참여사회』에 연재한 적도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정신분석 공부를 해온 그는 최근 다시 서울로 돌아와 정신분석센터 ‘판도’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사회구성원의 내면이 건강해야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시민운동가에서 산골유학 선생님으로, 그리고 다시 사업가가 되어 돌아온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시기 바랍니다. 

 

이번 7·8월 합본호로 『참여사회』는 내부를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참여사회』를 아끼고 애정해주시는 독자 여러분이 계셔서 가능한 일입니다. 『참여사회』는 앞으로도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힘쓰겠습니다. 9월호에서 더 새롭고 알찬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참여사회 편집팀

일, 2018/07/01- 21:43
70
0

현장-교체

 

2018년 6월 8일 오전 11시 대법원 동문 앞

 

강정마을과 밀양 대책위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밀양송전탑 반대운동의 경우 2013년 10월 이후 밀양 주민 등 69명이 기소당했고, 한 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고령의 노인들에 대한 징역형 선고, 고액의 벌금 폭탄, 2억여 원대의 법률비용으로 주민들의 삶은 고통으로 내몰렸습니다. 법원의 모든 결정은 주민의 삶을 외면하고 사업자인 한전과 공권력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판결로 이어졌습니다. 정권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법관의 독립성’은 산산이 부서졌고 ‘사법 정의’는 공허한 말이 되었습니다. 밀양송전탑 판결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통해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한 진상을 밝혀야 합니다!

월, 2018/07/02- 10:12
39
0

편집인의 글

2018년 7월 제237호_김형용 |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기획주제

평화복지국가로 가는 길

기획1 반공주의의 종언과 평화복지국가

          윤홍식 |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기획2 북한 법령과 사전에 기초한 북한 사회보장제도의 이해
          민기채 | 한국교통대학교 사회복지학 전공 조교수

기획3 하나의 복지국가를 향한 독일의 길
          황규성 | 한국노동연구원 초빙연구위원

기획4 반공주의 이후 평화복지국가 기획의 과제

          김건우 | 참여사회연구소 간사

 

동향

동향1 UN주거권특별보고관이 한국 시민사회에 남긴 과제
          홍정훈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동향2 돌봄보육을 하는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하루를 돌아보며
          문경자 |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대구지회 지부장

 

특집

부동산 보유세, 시민이 말하다 | 정리: 조준희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복지칼럼

지방선거와 평화체제, 그리고 평화복지국가로 가는 여정 | 이미진 건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생생복지

시대와 불화하는 불구의 20년의 정치 | 장애여성공감

일, 2018/07/01- 14:21
108
0

시대와 불화하는 불구의 20년의 정치

 

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공감은 

법인 사무국과 부설 장애여성성폭력상담소,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장애여성이 사회구성원으로 인정되는 사회조건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현장에서 운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불화하며 확장하는 담론: 장애인독립생활운동, 반성폭력운동, 성교육, 재생산권

공감은 장애와 젠더의 교차성을 통해 사회에서 장애여성의 목소리는 어떻게 반영되는지 끊임없이 질문했습니다. 활동지원중개기관을 운영하며 만난 장애여성들은 가족 내에서 가사노동을 전담하거나 서비스를 받는 과정에서 의사소통을 조율하는 등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지만 드러나지 않았고, 돌봄을 받는 대상자라는 위치만 강조되어 의존적인 몸, 무능한 몸으로 자주 인식되었습니다. 이처럼 사회에서 의존과 돌봄의 필요는 종종 무능함으로 치환되기 쉬웠고, 개인과 가족의 책임이 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의존과 돌봄은 누구에게나 삶에 있어 필수적입니다. 누구나 아프기도 하고, 늙기도 하여 돌봄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숨]은 왜 여성과 장애인, 청소년 등 사회적 소수자의 의존성만 강조되어 비난받는지, 정말로 독립적인 삶이란 어떤 것이며, 타인의 도움과 돌봄도 필요 없는 독립적인 삶이란 과연 정말로 가능한 것인지를 질문하며 젠더적 관점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도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공적인 장에서의 경험이 제한적이었던 지적장애여성들은 한정적인 정보의 양, 좁은 관계망으로 인해 관계에서 취약성을 띄기도 하며 이것은 성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또한 자신의 경험을 해석할 수 있는 경험과 자원이 부족하여 성폭력으로 인지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장애여성성폭력상담소는 성폭력피해 지적장애여성을 지원하며 지적장애여성의 취약성을 보호하기 위해 장애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지적장애여성을 성적 주체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언론모니터링을 진행하며 사회에서 장애여성 성폭력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분석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영화 <도가니>의 사회적 파장 후 성폭력 예방과 관련한 많은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고, 장애아동청소년 대상 성교육 정책들도 함께 팽창되었습니다. 성교육 현장에서 발달장애아동청소년의 성적실천은 종종 통제되어야 하거나 성적과잉으로 통제 불가능이라는 꼬리표를 받습니다. 하지만 이는 발달장애청소년의 성적실천과 일상행동을 선후맥락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분절적인 하나의 행동만을 부각하는 관점에서 비롯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발달장애청소년을 대상화하여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목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이에 장애여성공감은 신체의 명칭, 생애주기별에 따른 과업, 임신과 출산에 집중된 성교육이 아니라 일상의 관계, 자기표현의 욕구 등을 바탕하여 발달장애아동청소년의 경험을 듣는 교육활동을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임신중절 합법화 이슈가 청와대 청원에 올라오는 등 낙태죄 폐지 운동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그 동안 여성의 몸을 출산율을 조절할 수 있는 도구로 인식했던 사회에 여성의 재생산권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한편 장애여성은 모자보건법의 우생학 조항으로 낙태를 강요받기도 하였고, 집단적으로 불임시술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장애여성공감은 성과 재생산포럼을 하며 장애여성의 재생산권리를 이야기 하고, 모자보건법의 우생학 조항과 형법상 낙태죄 조항폐지를 위한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 장애여성공감

 

불화의 목소리들: 장애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문화예술운동

장애여성공감은 자조모임에서 시작한 지적장애여성합창단 <일곱빛깔 무지개>와 장애여성극단 <춤추는 허리> 활동을 통해 장애여성의 삶을 알리고 있습니다.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며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장애여성의 일상, 장애여성배우에게 당신은 예술가인지 되묻는 사회의 인식을 비판하는 춤추는 허리의 연극은 장애여성의 구체적인 일상을 보여주며 불행과 동정으로 감춰졌던 장애여성의 진짜 삶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차별에 반대하는 노래를 불렀던 지적장애여성합창단 일곱빛깔 무지개는 자신의 반려동물을 소개하고, 여행 다녀왔던 즐거운 경험을 노래로 만들며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 합니다. 친구도 사귀고, 여행도 가고 싶은 마음을 담은 일곱빛깔 무지개의 노래는 이제 인권활동의 곳곳에 찾아가고 있고, 연대의 첫 단추가 되기도 합니다. 

 

공감은 그동안 장애여성문화예술운동경험을 통해 장애인 예술가의 사회적 위치를 묻고, 사회의 규범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성의 규범을 허무는 정치적인 장애인 예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장애인중심의 생산과 효율성이 중시되는 사회의 노동환경에서 장애여성은 어떤 노동을 할 수 있는지 질문하며, 문화예술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활동과 노동의 중요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불화의 현장에서 만난 얼굴들: 차별금지법 제정운동

지난 2월 2일, 장애여성공감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시대와 불화하는 불구의 정치>라는 슬로건으로 20주년 기념식을 진행했습니다. 1998년에 창립하여 장애여성과 소수자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제도와 기준에 저항하며 불화해 온 현장에는 사회에서 차별받는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등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들이 모였습니다. 불화의 현장에 모인 얼굴들은 그 동안 공감의 운동을 나타내는 중요한 증인들입니다.

 

ⓒ 장애여성공감

 

공감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와 불화할 수밖에 없는 불구의 존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장애여성의 섹슈얼리티 통제를 이야기하며 성소수자들의 성적낙인을, 투표해본 적이 없다는 지적장애여성경험을 통해 청소년의 참정권을,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조항에 싸우면서 이주노동자 노동현실을 만났습니다. 장애여성공감은 불구의 존재들이 각각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만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운동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공감은 사회를 바꾸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투쟁에 연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에 차별금지법제정운동은 어떤 한 존재를 위한 투쟁이기도 하며, 모두를 위한 투쟁입니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

그러나 시대마다 존엄함을 스스로 증명하고 외쳐야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장애인을 비롯해 시대마다 불화하는 존재들은 '불구'라는 낙인으로 차별받았다.

장애여성은 몸의 차이로 비정상적인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장애여성의 경험과 위치는 단일한 정체성으로 환원할 수 없는

수많은 이들의 존재를 일깨우며 정상성을 강요받는 다른 몸들과 만난다.

그리고 불구의 존재들과 함께 폭력적인 운명을 거부한다. 

 

장애여성공감 20주년 선언문 중에서

 

우리는 계속적으로 변화할 것이며, 변화하기 때문에 만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언제나 사회가

규정한 정상성의 이념은 건재하며 정상성에서 누락된 존재들은 항상 있습니다. 장애여성공감은

장애여성의 경험으로 누락된 존재들을 만나며 맞서 나갈 것입니다.  

 

홈페이지 주소 : wde.or.kr

메일 : [email protected]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womenwithdisability

일, 2018/07/01- 14:13
7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