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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의 가장 중요한 보루는 한국의 선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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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의 가장 중요한 보루는 한국의 선진화

익명 (미확인) | 금, 2018/03/09- 11:13

얼마 전에 지인(知人)으로부터 내가 젊어서 한때 사회운동을 같이 했던 사람들이 나를 통일에 반대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신문 칼럼이나 SNS(페북) 등에 ‘남북 두 국가의 평화공존’을 한반도 평화의 밑그림으로 제안하는 글들을 보면서일 것이다.

나는 통일을 지금 단계에서 거론하는 것은 비현실적일 뿐 아니라 남남갈등과 남북대결을 극도로 심화시키는 원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 생각이 바뀔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면 나는 통일에 반대할 사람이 아니다.

나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독립’을 가망 없는 것으로 보고 전향하던 시기에 끝까지 독립운동을 한 선열(先烈)들을 마음 속 깊이 존경한다. 한편 그것과는 별개로 ‘해방’이 분단과 동족상잔으로 이어진 역사에 대해서는 실사구시해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우리 힘으로 이룬 해방이 아니다.

일제의 패망으로 왔다.

그리고 냉전을 맞았다.

분단과 전쟁의 외적 요인이다.

삼일운동 이후 임시정부가 수립되었지만, 좌우 합작에 실패하였다.

분단과 전쟁의 내적 요인이다.

 

그리고 70년이 지났다. 남북은 각각 다른 길을 걸었고, 민족의 동질성보다 두 국가의 이질성이 훨씬 심화되었다. 그리고 지금 북핵을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까지 내몰리고 있다.

해방  

 

삼일운동 100주년 되는 내년까지가 한반도 운명의 갈림길 될 것

다시 이 땅이 핵무기까지 동원된 전장(戰場)이 될 것인가? 아니면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어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슬기롭게 살려 평화의 발원지가 되게 할 것인가? 절체절명의 물음 앞에 서 있다.아마도 삼일운동 100주년이 되는 내년까지가 운명의 갈림길이 될 것 같다.

한 쪽은 베트남식 통일을 걱정하는데, 좀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 한국 우파의 기우(杞憂)이거나 한국 안에서의 권력 투쟁과 관련이 있을 뿐 실제로는 그럴 가능성은 전무하다.

다른 쪽은 독일식 통일인데, 우리는 그럴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지금 단계에서 연방제 통일을 추구하는 것 또한 권력투쟁을 한반도 전체로 확대하는 길이고, 최악의 경우는 내전(內戰)이다.

두 국가 체제로 민족의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맞게 남과 북의 기본법 등이 개정되어야 한다. 각각 ‘통일’이라는 이름이 붙는 부서가 ‘민족협력부’의 성격을 띠는 부서로 바뀌어야 한다.

핵 보유를 했다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와 남북관계에 북한이 주역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주역이 될 수밖에 없다. 남북의 국력 차이와 인류의 보편가치와 제도의 상대적 선진성 때문이다.

아마도 북미 간에 비핵화를 둘러 싼 치킨게임이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다. 우리가 그것에 심하게 말려들 필요가 없다.

우리 안에 있는 반북 정서와 반미 정서는 내부 갈등을 심화시키는 쪽이 아니라 미국과 북한에 대해 전쟁방지를 위한 우리 외교의 주체적 입장을 강화시키는 쪽으로 활용하면 된다.

그 정도의 정치력은 이제 발휘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간 평화협정과 북미수교를 돕는 일이다.

북핵위기가 전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임에는 분명하나, 그것이 대한민국이 집중해야 할 근본 과제는 아니다. 관념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북핵에 함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의 최대 과제는 안정된 새로운 문명의 선진국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가장 튼튼한 보루이며, 언젠가 도래할지 모르는 통일의 확실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김 트럼프

 

북한의 미래, 핵무기가 좌우하지 않아

북한의 미래는 핵무기가 좌우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은 생존하기 위해서 개혁 개방을 해야 한다. 그 과정이 순탄할지(연착륙) 아니면 거칠지(경착륙)는 북한 스스로에 달려 있다.

언젠가는 선진화된 한국과 민주화된 북한 사이에서 세계 인류의 지향에 맞는 새로운 관계 설정을 위한 논의가 실질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통일일 수도 있지만, 두 국가로 평화로운 아시아 공동체의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을 것이다.

그 때까지 우리가 할 일은 북한 인민들이 가장 좋아하고 손잡고 싶어 하는 나라가 동족인 대한민국이 되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삼일운동이 성공시키지 못한 합작(협치와 연정)을 성공시켜야 한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관문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평창 올림픽을 통해 남북 간 대화와 북미 간 대화의 물꼬를 튼 것에 대해 진심으로 높게 평가한다. 그리고 ‘우리민족끼리’나 ‘통일’ 같은 말을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의 책임 있는 당국자 누구도 입에 올리지 않은 것 또한 높게 평가한다.

오히려 개방에 약할 수밖에 없는 북쪽이 이 말들을 주로 하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그 만큼 그 진의(眞意)를 잘 파악해야 한다. 나는 실제로는 북한이 ‘통일’을 더 경계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근래 여러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복잡한 국제정세와 열강들의 이해가 정면으로 부딪치는 지정학적 조건 속에서 그만큼 정부의 고뇌가 깊은 면도 있겠지만 나는 그것이 추측일 뿐 문재인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기를 바라는 몇 가지 사안들이 있다.

지난 70년 동안 우리가 만들어온 터전 위에 지금 서 있다는 자각을 놓치면 엉뚱하고 위험한 길로 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우리는 산업화에 성공했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되었다. 우리는 민주화 분야에서도 제도적 민주주의를 상당한 수준으로 달성했다. 그리고 이런 성과들이 민족적 정의(친일청산)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졌다.

현 정부도 잘 인식하고 있다고 보지만, 두 가지만 노파심에서 간략하게 언급하고 싶다.

하나는 반일(反日) 친중(親中)이나 반미(反美) 친중(親中)은 옳은 선택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은 한미동맹을 보다 수평적 관계로 발전시키면서 주변 열강과 점차 등거리 외교로 나아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사람마다 느끼고 생각하는 친소(親疏)는 다양할 수 있다. 그러나 나라의 정책은 냉철한 이해관계의 바탕 위에 서야한다.

또 하나는 이른바 ‘주류교체’에 대한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떤 정권에 의한 인위적인 주류교체 시도는 가능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극도로 분열되어 있는 우리 현실에서 그런 시도는 오히려 나쁜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진정한 교체는 정권의 인위적 노력이 아니라 ‘맑은 물 붓기’에 의해 이루어진다.

진정으로 이 나라의 주류가 건강하게 변하기를 원한다면 ‘새로운 인간, 새로운 사회, 새로운 문명’이 발전할 수 있도록 그 토양과 여건을 만드는 일에 힘을 쏟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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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운동 100주년을 제2의 삼일운동으로 맞이하고 싶다.

지난 시기에 이루지 못한 ‘합작’의 성공을 통한 선진국 진입이 그 목표가 될 것이다.

※  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조속한 만남을 희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오는 5월 안에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뉴스를 접한 필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단상이다. 

뉴스를 봤다.
대단한 진전이다.
아직도 뇌관은 많다.
평화가 정착되면, 근본적인 과제 즉 한국이 안정된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좋은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ᆞ대미 노력이 성공하길 바란다.
남북 두 국가의 평화공존과 민족 협력이라는 바탕 위에서
그에 이어 우리 내부에 건강한 보혁 합작의 대담하고 획기적인 결단을 바란다.
국부의 유지, 양극화 해소의 두 목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어떤 면에서는 대북ᆞ대미 관계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대한민국의 선진화는 한반도 평화의 가장 튼튼한 보루이고, 새로운 아시아 질서나 언젠가 논의될 통일의 믿음직한 자산이다.

성공을 빈다.
이제 시작이다.

역사가 크게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설렘이 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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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서방 언론을 통하여 알려진 보도 내용보다 실제 ‘노란조끼’ 운동의 규모는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많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아래의 성명은 코메르시에서 벌어진 시위에 대하여 파리 시위의 중심에 있는 그룹이 홍보체제를 갖추고 조직적 양상을 띠우면서 발표한 성명의 일환이다. 우리가 접하고 있는 ‘노란 조끼’에 대한 일방적 폄하 보도와 내용이 자못 다르다는 점에 유의한다.


차도의 로터리, 주차장, 광장에서 집회 및 다양한 시위를 하고 있는 우리 ‘노란조끼’는 코메르 시에서 활동하는 ‘노란조끼’ 동지들의 요청에 대한 응답으로, 그리고 다수의 시위 대표단을 단결시키는 ‘대규모 집회’을 위해 2019년 1월 26일 27일에 모여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선언 동영상).

우리는 11월 17일부터 가장 작은 마을에서부터, 시골에서 가장 큰 도시에 이르기까지 극도로 폭력적이고, 부당하고, 더 이상 참기 힘든 사회에 맞서 싸워왔다. 우리는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이다. 우리는 감당하기 힘든 높은 생활비, 불안정 및 가난에 맞서는 저항의 깃발을 든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 우리의 가족들 및 우리의 아이들이 존엄하게 살기를 원한다. 오늘 세계는 단 26명의 초(超)억만장자들이 인류의 부를 절반이나 소유하고 있다. 그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다.

이제 가난이 아닌 부를 나눠 갖자! 사회적 불평등을 끝내자!

우리는 지금 즉시 우리 모두를 위한 급여와 복지 혜택, 수당 및 연금의 인상 및 주거, 건강, 교육, 무상 공공 서비스에 대한 무조건적인 권리를 줄 것을 요구한다.

우리가 매일 로터리를 점령하고, 행위와 시위를 준비하고, 우리가 모든 곳에서 논의하는 것은 모두 그러한 권리를 얻기 위함이다. 우리는 ‘노란조끼’를 입고 지난 세월 우리가 누리지 못했던 권리를 위해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일어설 것이다.

정부는 어떤 대응을 취하고 있나?

정부는 우리를 진압, 경멸 및 폄하하고, 우리를 불구로 만들고, 눈을 멀게 하고, 부상을 입히고, 정신적 외상을 초래하는 총기류를 대량으로 사용함으로써 사망자와 수천명의 부상자를 발생시키고 있다. 1,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자의적으로 형벌을 받고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새롭게 제정된 소위 이른바 반 훌리건 법은 단지 우리가 시위를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우리는 법과 질서라는 이름의 위력 혹은 폭력단체로부터 비롯되었는지에 상관없이 시위자들에 대한 모든 폭력을 비난한다. 어떤 것도 우리의 행동을 억지로 막을 수 없다. 잘못된 것에 대한 항의는 우리가 지니고 있는 기본적인 권리이다. 법과 질서의 위력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면책특권을 없애야 한다. 탄압받고 있는 모든 희생자들을 대한 사면을 선포하라.

국가적 논의를 운위하는 것은 지저분한 속임수이며, 이는 사실상 우리가 토론하고 결정하고자 하는 의지를 착취하는 정부 홍보 캠페인이다. 우리는 TV 혹은 마크롱이 계획한 ’보여주기식’ 원형테이블이 아닌 다중 집회로 우리의 장소인 로터리에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향해 전진한다.

우리를 모욕하고, 우리에게 아무런 대우도 해주지 않는 것도 모자라 그는 이제 우리를 파시스트 및 외국인 혐오 폭도라고 말하고 다닌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언급과는 오히려 정반대이다.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 주의자, 동성애를 혐오하지도 않으며, 우리는 서로 협력하는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함께 해 나간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는 토론의 다양성에 대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백 개의 집합이 그들이 원하는 바를 자세히 설명하고 제시하고 있다. 그들은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 및 재정 정의, 근무 조건, 환경 및 기후 정의 그리고 차별의 종결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가장 논쟁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전략적 요구와 제안 사항 가운데, 우리는 모든 형태의 빈곤해결, 제도 변화(국민 투표, 선출된 공무원의 특권 제거 등), 생태학적 전환(연료 부족, 산업 공해 등), 국적에 관계 없이 모든 사람들에 대한 평등 및 포용 (장애인, 남성과 여성 간 평등, 노동자 계층의 이웃들, 시골, 해외 영토들에 대한 방치 종결)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우리 ‘노란조끼’는 수단과 능력에 따라 모든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행동하도록 초대한다. 우리는 동지들에게 법률을 존중하고 이의 집행(경찰서에서의 경찰 폭력에 관한 법률 12, 13, 14 등)을 인정하는 범위에서 로터리 점유, 경제 봉쇄, 대규모 파업을 2월 5일부터 계속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 작업장, 교육기관 및 그 외 모든 곳에서 위원회의 구성을 촉구하며, 이를 통해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에 의해 매우 세부적인 사항들로부터 형성될 수 있다. 이제는 문제를 해결하자!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와 함께 행동하자!

민주적으로, 자율적으로 그리고 독립적인 방식으로 우리 자신을 조직하자. 대규모 집회는 우리의 요구와 우리의 행동방식에 대해서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단계이다. 우리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단결하자.

“마크롱은 사임해야 한다! 시민들의 힘은 자신들을 위해, 그리고 시민들에 의해 지속될 것이다”.

이것이 코메르시에서 열린 동지들의 대규모 집회에서 제안된 요구이며 앞으로 지역에 위치한 입법기관을 통하여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킬 것이다.

 

William Mallinson교수의 불영번역

 

수, 2019/03/0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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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h1>한반도 상황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단체 입장 발표 외신 기자회견</h1> <p> </p> <ul><li>일시 및 장소 : 2019년 4월 3일(수) 오후 3시~4시, 서울외신기자클럽 (프레스센터 18층)</li> <li>주최 :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시민평화포럼</li> <li>주관 : 참여연대</li> </ul><p> </p> <h2>취지 </h2> <ul><li>북미 대화, 남북 교류협력, 대북 제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위한 협상 등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시민사회의 진단과 입장 발표</li> <li>남,북,미를 비롯한 각국 정부에 대한 시민사회의 제안, 향후 활동계획 발표 </li> </ul><p> </p> <h2>기자회견 순서</h2> <ul><li>사회 : 김민우 (NHK, 서울외신기자클럽 이사)</li> <li>발언1.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진단 :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li> <li>발언2. 인도적 지원에 대한 대북 제재 해제의 필요성 : 홍상영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국장</li> <li>발언3. Korea Peace Now!! Women Mobilizing the End the War!! 캠페인 설명과 앞으로의 계획, 국제사회에 바라는 제안 :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li> <li>발언4. 한국 시민사회단체의 요구와 제안 :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li> <li>질의응답</li> <li>순차통역 진행</li> </ul></div>
수, 2019/04/0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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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의 실망스러운 결과… 해답은 대화뿐

 

8개월여 만에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렸지만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아무런 합의도 도출하지 못한 채 회담이 결렬되었다. 영변 핵시설 폐쇄, 종전선언을 포함해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 구축을 향해 나아가길 원했던 상황에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

북미정상회담의 절망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신발 끈을 다시 동여매야 한다. 뿌리 깊게 이어진 갈등의 역사가 하루아침에 해소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북미는 결코 이전의 강대강 대결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며,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대화의 장에 마주 앉아야 한다.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답은 대화뿐이다.

오늘 회담 결과를 통해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 정부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음도 보여줬다.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걸음은 절대 멈춰서는 안 된다. 우리 정부와 북·미는 다시금 차분하게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어야 할 것이다. 그럴 때만이 북·미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 구축에 이를 수 있다. <끝>

문의 : 경실련통일협회 (02-3673-2142)

목, 2019/02/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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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할 수 없지만, 관리는 가능한 북핵문제

여러 나라, 특히 한국에서 많은 희망을 가지고 있던 2019. 2. 27. ~ 28. 하노이 정상회담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희망과 달리, 트럼프와 김정은은 준비된 오찬도 먹지 않은 채 각자 숙소로 돌아가 버렸다. 이것은 갑작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 사실상 미국과 북한이 거의 의미 있는 협의를 하지 않은 것을 감안한다면, 하노이 실패는 사실상 처음부터 가능성이 높은 일이었다고 할 수도 있다. 하노이 회담이 끝난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실망과 걱정, 그리고 우려감과 긴장감을 표시하였다. 그러나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은 앞으로 북핵 문제에서 아무 진전이 없을 것을 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다. 타협은 여전히 가능하다. 문제는 이 타협을 이루기 위해서 모든 관계 국가들이 아름다운 꿈을 꾸는 대신에 쉽지 않은 현실을 잘 인식하고, 모든 참가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약 1년 만에 낙관주의 시대가 드디어 막을 내리고, 현실주의 시대가 다시 찾아왔다.

사진: KBS뉴스

지난 2018년 4월 말, 거의 모든 한국 언론은 ‘낙관주의 쓰나미’에 덮혀졌다. 특히 진보경향 언론이 더욱 그랬다. 기자들은 한반도에서 영원한 평화시대가 도래하고, 악명높은 분단체제가 드디어 무너지고, 이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름다운 한반도를 만끽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떤 사람들은 멀지 않은 미래에, 주말에 묘향산으로 가서 현지의 아줌마가 파는 군옥수수를 먹으며 산에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고, 다른 기자들은 개성과 평양을 통과하는 기차를 타고 파리로 갈 때가 멀지 않다고 주장했다.

당시에 필자는 이 주장을 보면서 웃음을 짓거나 어깨를 으쓱했다. 솔직히 말해서 당시의 자료들을 잘 정리하고, 지금도 보관하고 있다. 수많은 한국 기자와 학자들의 소박함을 보여주는 증거 뿐만 아니라, 현대 한국 사람들이 믿고 싶은 착각을 연구하기 위한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18년 봄에 피어났던 많은 희망은, 근거가 별로 없었다.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을 비롯한 남-북-미 삼각관계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낙관주의가 사라졌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하노이에서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바로 지금 한국 관광객들이 금강산 여행 준비를 위해 가방을 싸고 있다고 하더라도, 2018년 봄에 넘쳐났던 꿈은 현실화되지 못했을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도 불가능하고, 남북한 자유왕래도 불가능하며, 남북한의 협력 강화에도 매우 강력한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초래하는 것은 어떤 사람 혹은 정치세력의 나쁜 의도 때문이 아니다. 한반도 문제를 희망대로 될 수 없게 하는 이유는, 사실상 바꿀 수 없는 구조 그리고 여러 관계 세력의 이익의 장기적인 모순과 충돌이다.

어떤 사람들은 북한측이 믿을만한 안전보장을 받는다면 핵을 포기할 의지가 있다고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핵을 포기한 북한이 너무 큰 경제 성공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도 한다. 누군가는 북한측이 경제건설을 위해 핵 포기 의지가 있다고도 하는데, 모두 다 틀렸다. 우리가 봐야 할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북한 당국자’들이 아니라 실제 ‘북한 당국자들이 가진 생각’이다. 제일 먼저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있을 수조차 없다. 북한은 시간을 벌기 위해서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할 필요가 생길 수 있지만, 북한을 이끄는 사람들은 미친 사람들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의 생각처럼 그들은 미치광이들이 아니라, 그들은 매우 합리주의적이며 냉정한 사람들이다. 최근의 세계 경향을 매우 냉정하게 분석하면,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스라엘의 폭격 때문에 핵개발을 하지 못한 이라크는, 미국의 침공을 당했다. 결국 이라크 통치자였던 후세인은 처형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라크 엘리트계층 사람들이 죽었고 나라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당시에도 고급외교관으로 지내던 존 볼턴의 말을 잘 듣고, 핵개발을 포기했던 카다피 대령은 나토의 간섭 때문에 혁명군을 힘으로 잘 진압하지 못했고, 결국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1994년에 러시아를 비롯한 강대국의 국경보장 약속을 믿은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 내의 소련시대 핵무기를 양도했다. 그들은 2014년에 부다페스트 각서 당사자인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자신들의 보석으로 여기던 크림반도를 영원히 상실했다. 이것을 잘 본 북한 엘리트 계층은, 비핵화를 할 생각이 어떻게 생길 수 있을까?

물론 어떤 사람들은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체제보장을 받는다면 그들이 기꺼이 핵을 포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동의하기 매우 어려운 주장이다.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야당이 여당이 될 때’마다 과거의 정책을 매우 쉽게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 이러한 경향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예를 들면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이 매우 어렵게 이룬 이란 핵합의를 하루아침에 취소해 버렸다. 미국에서도 차기 민주당 대통령은 트럼프 시대 북한과 맺은 체제보장이든 기타 합의이든 이와 같이 파기하지 않으리라는 근거는 어디 있을까? 그 때문에 북한은 핵무기를 관리할 수도 어느정도 감축할 수도 있지만, 그들의 생각은 반드시 몇 기의 핵무기를 잘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감스럽지만 이것은 자신의 생존을 다른 아무 것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북한 엘리트 계층의 입장에서 제일 합리주의적인 태도이다. 그들은 자살가들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해외에서 지원을 많이 받을 수도 없으며, 투자를 받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거의 확실히 사실이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70-80년대 남한이나 80-90년대 중국과 같은 고도경제성장을 자랑하는 개발독재를 만들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북한 엘리트 계층의 입장에서 이것은 유감스럽지만 결정적인 걱정이 아니다.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의 통치자들은 당연히 자기 나라가 빨리 발전하고, 잘 사는 이웃나라들을 따라잡기를 바란다. 그들은 자기 나라가 못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에게 경제성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이것은 다름이 아닌 체제유지이다. 그들은 체제유지가 불가능하다면, 자신의 생존도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위협을 초래할 것 같은 정책을 하지 않을 것이다. 死者는 富者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 그 때문에 이라크나 리비아와 같은 체제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조치는, 그들에게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하는 정책이다. 그래서 북한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비핵화 없이 고도경제성장이 불가능한 것을 잘 알더라도 ‘자살’과 같은 비핵화를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한 대가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같은 이유로 많은 한국 사람들이 희망하는 남북한 자유왕래도 꿈 뿐이다. 지난 2018년에 북한은 오랜만에 1인당 GDP 통계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북한 경제학자들은 2018년 북한의 1인당 GDP를 1214달러로 발표했는데, 이것은 남한보다 25배 작다. 이 세상에 남북한만큼 생활수준, 소득격차가 심한 이웃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북한 엘리트 입장에서 이것은 매우 위험한 사실이다. 인민들이 남북한 격차를 잘 알게 된다면 당연히 만성적인 위기를 야기한 체제에 대해서 불만이 많아질 것이고, 서울 주도 흡수통일을 통해서 자신들이 하루아침에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질 수도 있다. 이것은 당연히 환상이지만, 인민들은 열심히 믿을 것이다. 그 때문에 인민들 사이에서 이와 같은 외부생활에 대한 지식이 많이 확산된다면, 김씨일가 그리고 엘리트계층은 나라를 통치하고 국내 안전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문제는 북한 엘리트계층이 나라의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전임자들에게 돌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대다수의 경우 그 사람들은 자기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엘리트 계층이었기 때문에 자신도 그 자리에 있는데, 그들이 자신의 先代들을 비난하고 격하할 경우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위험해진다. 先代에 대한 공격은 북한 엘리트계층의 정당성을 파괴하는 행동일 뿐이다.

그 때문에 현대사회에서 전례가 없는 북한의 쇄국정책은, 북한 엘리트 계층이 편집증 환자이기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쇄국정책은 북한 국가의 생존조건, 북한 국내안전의 유지조건이다. 북한 백성들이 남한을 비롯한 외부 세계 사람들의 생활에 대해 잘 알 수 없어야 체제유지가 가능하다.

쇄국정책은 북한의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핵심 이유 중의 하나이다. 등소평의 중국과 박정희의 한국이 잘 보여주었듯이, 해외로부터 투자와 기술 교류뿐만 아니라 문화, 민간 등의 교류를 많이 할 때 경제기적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북한 엘리트 계층이 이 사실을 잘 안다고 하더라도, ‘개방’을 비핵화만큼 ‘자살’로 여길 이유가 이미 충분히 있으므로, 그들은 쇄국정책을 포기할 수 없다. 그들은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과 같은 ‘바깥사람 전용’공간을 마련할 수 있지만, 평양역이나 개성역에서 서울발 파리행 여객열차의 남한 사람들이 하차해서 역 주변을 관광하는 것도, 서울의 어떤 교수가 아무 때나 묘향산에 가서 자유롭게 등산하고, 인민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 이것은 북한 집권세력이 사악하다거나 나쁜 의지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 아니다. 세계 어디에나 집권세력은 오랫동안 정권을 장악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미국이나 한국과 같은 민주국가에서 엘리트계층은 정권교체의 경우에도 권력을 뺐긴 사람들은 출구가 있다. 그들은 대학이나 기업으로 가거나, 아니면 야당 활동을 할 수 있다. 북한 엘리트 계층은 권력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옛날 인권침해 때문에 감옥으로 가지 않는다고 해도, 특권과 재산을 전부 잃어버릴 것이다. 즉 그들은 비상구가 없다.

그 때문에 2018년 봄에 많은 사람들이 희망했던 ‘아름다운 한반도의 미래’는 꿈 뿐이었던 것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북한 집권세력은 내부적인 구조의 한계 때문에 비핵화도, 개방도, 남북한 자유왕래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유감스러운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우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결코 의미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국 정부와 한국 사회는 아름다운 꿈에 대해서 계속 주장할 수 있지만, 마음 속에서 진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필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희망했던 ‘평화체제’의 꿈이 가능할지 의심스럽다. 그러나 남북한의 장기적인 평화 공존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중요한 정치목적이라고 보아야 한다.

현 단계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북핵의 동결이나 감축은 가능한 일이다. 하노이 결렬 이후 북한측의 공식 발표를 보면, 그들은 앞으로도 회담을 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많이 강조하였다. 뿐만 아니라 하노이에서 미국측이 거부한 북한의 제안은 매우 심각한 착각과 잘못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북한측도 타협을 희망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물론 북한은 어떤 조건이라도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북한측은 영변을 비롯한 핵 시설의 일부를 철거하거나 폐기할 수 있고, 조건이 좋을 경우에는 이미 생산된 탄두, 무기용 플루토늄 또는 HEU의 일부를 반출할 수도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공짜는 없으므로, 북한은 자신들의 이러한 행동에 막대한 보상을 받기를 희망한다. 적어도 대북제재를 완전히 완화하고, 대규모 대북 경제지원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 볼 때, 미국(또는 남한)의 경제적인 양보는 정치적인 양보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북한측은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또는 수교가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수십억 달러 이상의 보상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극한 현실주의자들인 북한 결정권자들에게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군사력뿐이다. 이러한 세계관을 비판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무시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북한측과 타협을 이루기 위해서는 북한 엘리트계층이 세계를 보는 의식을 잘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남한측이 북한과 교류를 할 때 거의 불가피하게 직간접적으로 남북 경제협력을 지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보수파 박근혜 대통령도, 진보파 문재인 대통령도 통일이나 남북협력이 큰 이익이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사실과 거리가 아주 먼 낙관주의이다. 하지만 보수파 일부의 주장과 달리, 남북한 경제협력을 지원하는 것은 단순히 퍼주기가 아니다. 남한의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목적이니까, 이 목적을 이루는 데 투자하는 돈을 그저 낭비된 돈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남북한 경제협력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남한 납세자들의 돈이다. 보수파 일부의 주장과 달리, 남북한 경제협력을 지원하는 것은 단순히 퍼주기가 아니다.

현 단계에서 북한측은 핵 동결(내지 감축)에 관심이 있는데, 문제는 미국측의 태도이다. 미국측은 이와 같은 부분적인 해결 방법을 결코 지지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지 벌써 몇 년 되었다. 그들 대부분은 포용정책도, 강경정책도 북한의 비핵화를 불러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치구조를 감안하면, 핵 관련 전략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은, 중급이나 하급 공무원으로 볼 수 있는 한반도 전문가들이 아니다.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들은 백악관, 의회, 국무성, 국방성 등을 움직일 수 있는 핵심 인물들이다. 유감스럽게도 그 사람들도, 미국 여론도 아직 착각을 극복하지 못 했다.

지금 미국에서 가장 힘이 많은 주류 의견인 강경론은, 이와 같은 타협이 비확산체제를 위반한 파렴치한 국가에 대해서 보상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북동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유지보다 전세계에서의 핵 비확산 체제 유지를 더 중요시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북핵 동결(내지 감축)에 대해서 반대감이 많을 수밖에 없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북핵 동결은 전 세계 핵확산의 대문을 여는 전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측의 이러한 우려감은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다. 그 때문에 지금도 앞으로도 남한 외교관들은 미국측도, 북한측도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찾으려 노력할 필요가 있다. 유감스럽게도 ‘미·북 양측 모두 불만이 없지 않아도 받아들일 수 있는 타협안’이 없다면, 한반도에서의 장기적인 평화공존은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핵 때문에 여전히 걱정이 많은 미국은 2017년과 비슷하게 가끔 대북 압박 정책을 시도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매우 위험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북한측도 핵동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자신의 핵, 미사일 능력을 더욱 열심히 개발하고 가끔 위기를 도발할 것이다. 그 때문에 남한은 북미 관계에서 위기를 예방하려 중개인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양측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타협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북한 관리’는 값싼 일이 아니다. 북한은 물질적인 보상 없이는 어떠한 타협에도 응하지 않고, 미국측은 ‘비핵화’를 포함하지 않는 모든 타협안에 대해서 반대감이 있는 조건 하에서 필요한 비용을 낼 수 있는 세력은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김정은 시대 북한의 경제노선을 보면 ‘개방이 없는 개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바꾸어 말해서 2012년부터 김정은 정권은 1980년대 초 중국과 매우 유사한 경제개혁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그 때문에 북한 경제상황이 많이 개선되었다. 2016년부터 많이 엄격해지기 시작한 대북제재는 북한 경제성장의 길을 가로막았지만, 이 제재가 완화된다면 북한 경제는 다시 활기를 찾고 빠르게 성장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2012-16년까지 김정은의 경제개혁 시기 북한 성장률이다. 당시에 시장화를 시작한 북한에서 성장률은 최소 3%에서 최대 7%로 추정되었다.

북한 경제 정책은 시장화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결코 놀라운 것이 아니다. 현대 세계에서 경제를 살리는 방법은 시장 중심 정책밖에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 해외 유학을 통해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달리 현대세계를 잘 관찰한 김정은은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등소평시대 중국과 김정은의 북한을 비교해보면, 공통점뿐만 아니라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1980년대 등소평 시대 중국과 달리 북한에서 정치자유화와 개방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북한 정권은 여전히 쇄국정치를 엄격히 실시할 뿐만 아니라, 김정일 시대보다 일정 수준 더 강화했다. 주민들에 대한 감시와 단속이 완화하기 시작할 조짐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결코 놀라운 것이 아니다. 전술한 바와 같이 북한 집권세력은 개방을 시작한다면 체제유지가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개방은 없을 것이다.

현 단계에서 세계 역사에 전례가 없는 김정은 정권의 ‘개방이 없는 개혁’ 시도가 성공할 지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많은 관찰가들은 북한이 개방을 하지 않는다면 외부투자를 유치하지 못해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사실일 수도 있지만, 2010년대 초 상황을 고려하면 ‘개방이 없는 개혁’의 시작은 어느 정도 북한경제의 성장을 초래할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된다. 개방이 없어도 북한은 보다 더 열심히 시대착오적 중앙계획경제를 없애고 시장경제를 도입한다면, 경제상황이 어느 정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

남한측은 북한의 개혁을 환영해야 한다. 북한 경제가 많이 개선된다면 북한 인민들의 생활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북한 체제의 안정성도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매우 위험한 벼랑끝 외교를 할 이유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 그 때문에 남한은 북한式 개방이 없는 개혁 정책을 많이 도와주면 좋다.

남한은 어떤 방법으로 도와줄 수 있을까? 다른 어떤 것보다 북한 엘리트 계층의 특수성과 우려감을 감안하여, 북한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제안을 할 필요가 있다. 2000년대 초 햇볕정책의 경험이 잘 보여주듯, 북한은 개성공단과 같은 공단을 몇 개 받아들일 수도 있고, 금강산관광과 같은 ‘제한된 지역에서의 제한된 관광’에 동의할 수 있다. 북한 당국자들은 이러한 교류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 이러한 제안에 동의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당연히 북한측은 관광지역이든 공업지구이든 모든 것을 감시, 통제한다는 전제 하에서만 교류사업을 허가할 수 있다. 바꾸어 말해서, 묘향산에서 ‘특별관광지역’이 생길 때에만 서울의 교수는 묘향산으로 등산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교수와 함께 군옥수수를 먹을 사람들은 현지 할머니들 대신에, 안내원으로 위장한 국가보위부 요원들 뿐이다. 공업지구도 비슷할 것이다. 북한측은 모든 노동자들을 감시하고, 남한측 관리자들과 비공식적으로 이야기를 한 노동자들을 조사하고 처벌하지 못한다면, 공업지구 계획에 동의할 수조차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제한에도 불구하고 남한 입장에서 관광사업, 특히 공업지구는 가치가 많은 사업이다. 이것은 북한 경제발전을 많이 도와주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북한 사람들에게 매력이 많은 ‘자유롭고 잘 사는 남한’의 모습을 훔쳐볼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이다. 북한 사람들이 남한의 모습에 대해서 알게 된다면, 혁명적인 반체제 감정이 솟구칠 수도 있지만, 체제의 단계적인 변화에 대한 많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은 희망은 북한이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방향으로 계속 바뀌도록 북한 통치권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압박을 가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현 단계에서 제일 바람직한 것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비롯한 농축우라늄 생산시설과 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시설 대부분을 폐쇄하고, 그 대신에 유엔 안보리 제재가 완화되고, 북한측이 경제개발 또는 인프라 개발 지원을 받는 것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 이와 비슷한 특구가 몇 개 더 생기면 좋을 것이다. 남한은 북한 철도, 포장도로 건설 등에 많이 투자할 수도 있다.

벌써 말한 바와 같이 미국은 이와 같은 타협에 불만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한편으로 미국측은 북한이 어느 정도 핵무기를 유지한다고 해도, ICBM 발사와 핵실험과 같은 도발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을 환영할 이유가 있다. 다른 입장에서 미국은 북한측이 외부에서 알 수 없는 지하시설에서 수십기의 핵무기를 여전히 보유하며, 규모가 작더라도 여전히 핵 생산 시설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환영하지 못할 것이다. 특히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 착각을 극복하지 못하는 미국 언론, 여론 그리고 전문가들이 아닌 정치인들은 반감이 많을 것이다. 미국측의 이러한 반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북한이 사실적인 핵 보유국이 되더라도 겉으로 북핵의 동결 및 감축이 ‘핵동결(내지 감축)의 완성’이 아니라 ‘비핵화 프로세스의 시작’이라고 주장할 필요가 있다.

바꾸어 말해서 북한측이 핵을 포기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조용히 인정하는 동시에, 이와 같은 핵동결이나 감축을 ‘비핵화를 위한 첫 단계‘로 공식적으로 널리 알리며, 북한과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회담을 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회담은 별 진정성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양측 모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장기적인 목적으로 선전한다면, 국제 비확산 체제에 대한 타격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한다면,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 대신에 ’단계적이고 장기적인 비핵화를 하고 있는 나라‘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두 개념은 아무 차이가 없지만, 후자는 듣기 좋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설득하기도 좋으며, 북핵이 국제 핵 비확산 체제에 만든 구멍을 어느정도 막을 수 있는 담론이다.

이와 같은 해결을 불만족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어디에나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문제의 완벽한 해결을 이루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으며, 덜 나쁜 시나리오나 차악을 선택하는 것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보통 있는 일이다.

한편으로 남한 입장에서 이와 같은 타협과 장기적인 평화공존은 윤리적인 문제가 없지 않다. 남한 진보파도, 보수파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권문제는, 이러한 핵동결과 개방이 없는 개혁을 열심히 하는 ‘개발독재 북한’에서 여전히 큰 문제일 것이다. 물론 남한측은 이런저런 부문에서 인권침해 완화를 위해 노력할 수 있는데, 그 효과도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북한의 경우 인권침해 문제는 김정은이나 북한 통치권자들의 惡意의 결과보다도 북한 체제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자유가 많으며 잘 사는 남한이 있기 때문에,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체제가 있을 수조차 없다.

이와 같은 타협을 이루기 위한 조건은 현 단계에서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바로 지금 그 타협이 가능한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트럼프는 매우 특수적인 미국 대통령이다. 한편으로 그는 보통 미국대통령과 다르게 대북 선제공격을 하고, 한반도와 북동 아시아에서 전쟁을 불러올 수도 있다. 다른 입장에서 보면 그는 보통 미국대통령이 상상하지도 못하는 새로운 해결방법과 타협안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 때문에 평화공존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특수적인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려 노력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이 기회를 잡지 않는다면, 오랫동안 장기적인 위기와 위협 속에서 살아야 할 것이다.

 

Andrei Lankov

목, 2019/04/0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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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민주제는 대의적 제도정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상보적 경쟁과 견제를 통해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

이래경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지난 12일 제1기 시민기자학교 첫 강좌를 열어주셨는데요

예비 시민기자 수강생들이 품격있는 강의를 들었다고 아주

반응이 좋았습니다. 오늘 이렇게 다시 인터뷰어로 모시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 문1 :

먼저 선생님께서는 직접민주주의에 대해 관심 가지게 되신 특별한 계기라도 있으신지요?

▷ 답 : 우선 제게 ‘직접민주주의뉴스’ 발상이 매우 참신하게 다가옵니다.

87년 민주항쟁 이후 ‘국민의정부’ ‘참여정부’ 시절에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청와대와 여의도에만 몰려서 모든 뉴스 미디어들이 제도권 정치에 쏠려 있었는데, 이제 20여 년 세월이 지나서면서 시민들이 주체가 되고 시민이 뉴스를 만든다고 하니, 방향성과 의미가 크게 느껴집니다.

직접민주주의가 새롭게 거론되는 이유는 국민들 대수가 대한민국 정치가 이대로 있어서는 안된다 하는 문제 의식이 강하게 깔려 있고, 국회를 중심으로 하는 여의도 정치로 과연 한국사회가 비전이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하는 실망감에 있습니다.

때마침 ‘직접민주주의’ 전도사로 알려진 브루노 카우프만(스위스 정부가 임명한 민간 외교관)의 방한이 있었고 이를 후원하는 Democracy International 이라는 독일 퀼른에 본부를 두고 전 세계 직접민주주의를 지원하는 조직이 있는데 그 조직의 책임자가 저와는 사적인 인연이 있어, 한국에 가면 이래경을 만나 보라는 조언이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Democracy International의 이사로 계신 이정옥교수를 통해서 연락이 이루어졌습니다.

브루노 카우프만의 방한기간 동안 이루어진 의원회관 강연에서 제가 사회를 보게 되었고 내용을 기사로 담아 프레시안에 기고했는데 반응이 대단히 좋았다고 들었습니다. 이후에 9월말에 열리는 로마 포럼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이 와서 이정옥교수와 민주화기념사업회 신형식 교수 등 같이 참석했는데 정말 대학 신입생 같은 기분으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포럼참여 경험담이 다시 프레시안과 녹색평론에 게재되면서 덕분에 직접민주주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모임 자리에 여기저기 불려 다니는 신세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외국의 직접민주주의 사례를 실감나게 접하면서 정당에만 위임되던 대의적 법치 시대에서 시민 직접참여의 민치 시대로 접어들고 있구나 하는 직감이 다가 왔습니다.

 

▷문2 : 선생님께서는 한국의 대의정치는 극장식 민주주의다시민들은 관객으로 참여해 박수치고 분노할 뿐이라고 하셨습니다. 2016년 광화문에 모인 촛불시민들은 피흘리지 않고 현직 대통령 탄핵도 이끌어 내고 정권이 바뀌어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426일간이나 고공탑에서 농성하다 겨우 지상에 내려온 홍기탁 전 금속노조 파인텍 지회장이라든지 민주정권에서도 아직 해결되지 못한 노동계나 교육계의 지난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현재 한국 민주주의를 진단하신다면?

▷답 : 문재인 정부에 대해 자주 비판하게 되는데 너무 비판하지 말라 하는 시민사회 내 요청 겸 경고가 있어서 주저하게 되는 부분이 있지만 부담없이 얘기하겠습니다. 저는 ‘대의정치가 극장식’이라는 말을 뛰어 넘어서 과연 대한민국에 정당다운 정당정치가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있어요. 실현하고자 하는 강령과 정책이 분명해야만 비로소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국의 정당들을 정당적이라 얘기할 수 있을까요? 제게는 어느 당이든 확실하게 뭔가를 추진하겠구나 하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현재의 한국 정당정치 구조는 선거용, 일회용으로 위임된 정치이지 국민의 뜻을 받드는 대의적 정당 정치라 하기에는 명분과 근거가 너무 부족합니다.

정당 정치가 필요한 까닭으로 제대로 된 전문성 전업성 현안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운동성, 항시성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자기 명예를 위해, 득표를 위해, 표에 따라 수시로 정책 발언의 내용이 변하고 얼굴 표정도 바뀌니까 극장식 민주주의라는 욕을 먹게 되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87년 이후 그나마 대한민국은 형식적 민주주의를 점차로 실현해 온 측면도 있고, 일단 절차적 부분에서 성과도 없지는 않았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겁니다.

반면에 경희대 김상준 교수는 “대한민국 정치사는 30년 마다 악순환의 고리가 존재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근현대사를 보면 동학농민혁명이 실패로 끝났고 국권을 잃어버렸는데 동학혁명에서 기미년 3.1 만세까지 30년 이다 해방 맞이하고 전쟁 일어났고 4.19 혁명 80년 민주혁명 30년 만에 촛불 혁명 거의 30년 마다 매듭이 지어지듯이 역사가 직선으로 간 것이 아니고 굴곡되고 뒤틀어진 표면을 따라 되돌아 온 듯한 (뫼비우스의 띠처럼 말이지요?)느낌입니다. 그럼에도 일부 성과가 이루어지면서 한걸음씩 양가(兩價)적으로 성취된 내용이 한국 근대사 110년의 민주주의 역사에 존재한다고 평가합니다.

 

▷문3. 선생님께서는 저서 <다른 백년을 꿈꾸자>에서 한국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갈 시민사회의 지도력을 다양한 경로와 채널을 통해 배양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일상적 실천의 과정 속에서 모두의 참여가 가능한 열린 구조에 대해 특히 강조해서 말씀하셨는데요 직접민주주의와 접목시킨다면? 어떤 형태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답 : 19세기에서 20세기에 걸친 경험을 보면 일방적인 이데올로기는 매우 위험하다는 교훈을 얻게 되죠. 극우적 파시즘 이데올로기를 앞세우는 집단들과 볼셰비즘처럼 편향된 이데올로기는 반드시 경계하고 배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변혁의 과정에서는 시민들에 의해 폭발하는 자연 발생성과 이를 극복하고 지도하는 예비된 전문가적인 지도력 조직력의 쌍방 간의 상합적인 주제에 성찰이 필요합니다. 논란은 있지만 그릇과 내용물, 형식과 내용처럼 끝없이 변증적으로 상호적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봅니다. 철학적 주제이긴 하지만 복잡계 이론이나 진보적 게임이론 등이 중요한 암시를 줍니다.

사회가 발전하려면 오래된 시스템에서 새로운 시스템으로 이동해 가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에너지가 외부로부터 유입되어야 합니다. 자연계를 예로 들자면, 태양이 끊임없이 햇살을 비추면서 지구의 생태적 환경이 조성되는데, 사회 이론으로 치환하자면 태양 에너지를 대신하여 생활의 양극화 내지는 빈곤의 어려움 등 잘못된 현실과 모순이 끊임없이 변화의 동력을 공급해주는 셈이죠. 말하자면 ‘이게 나라냐’ 하는 자각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동기를 부여하면서 외부적 에너지를 불어 넣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구체계가 새로운 시스템으로 이동시키기 위해서 (계기적) 상황요소, 매개요소 (사회경제적 조건) 임금 차별화, 지역 문제, 세대간, 남녀간 등 변수의 존재와 더불어 행위자로서 주체 요소가 결합이 되어 정(正)의 피드백 루프를 형성하면서 기존 체제를 뛰어 넘으면 개혁이 일어나고 새로운 변화가 일어납니다. 반면에 추동력이 약하여 기존 체제를 뛰어 넘지 못하면 네가티브(음陰) 루프로 발생하다가 스스로 해체가 되어 사라집니다. 요약하면 기존의 시스템을 뛰어 넘으면 창발 현상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세계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이 복잡계 이론에서 이르는 변혁입니다.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폭발성 즉흥성 부분들은 수시로 끓어오르는 반면에 기존 체제를 뛰어 넘어 양의 루프를 형성하는 주체적 역량 즉 새로운 변혁을 일으키는 리더십이 부족한 것이 문제입니다. 리더십의 역량은 항시 준비되고 상황을 예측하고 분석하고 조직하고 예비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시민단체의 숫자는 인구 대비해서 세계적으로 매우 많은 편이라고 합니다. 아쉬운 것은 NGO 단체들의 자기 방향성이 함께 더불어 정확히 동기화 되고 같은 방향성으로 전진하는 것이 아니고 우후죽순처럼 되어 벡터적 합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현상을 보인다는 점이죠. 이 때문에 많은 인재들이 NGO 등에서 자각되고 직업적으로 훈련됨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가 새로운 변혁의 세상으로 나아가는데 실질적 동력의 리더십으로 작동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습니다. 정확한 방향성을 지니고 조직해 내느냐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문4 : ‘()시민과미래주권자전국회의가 함께 직접민주주의뉴스를 만들었습니다만 시민단체 들간의 협업 컨소시엄 ? 지역에서 민관 협치가 시행 되고도 있는데 제도 정치와 시민정치가 손잡으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답 : 무엇보다 제도정치가 우선 일차적이고 따라서 현존의 제도정치를 어떻게 개혁하고 활성화 시켜야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선도적으로 정치개혁 운동하는 분들이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연동형비례제’는 국민들 요구와 실상을 거울처럼 비추어, 이에 기초하여 다원적인 의견을 이끌어내어 종합하는 예술로서 정치를 실현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정치현장의 부조리를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 중에 하나가 소선거구제인데, 이런 기득권을 혁파하는 돌파구가 바로 ‘연동형비례제’이죠.

연동형비례제를 통해서 국민들 의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정치구조를 만든 다음 단계로는, 현재의 허세로 개인이 금뱃지를 달고 다니는 구락부적 정치에서 정책실현을 위한 정당 정치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현재는 독일 사민당이 비판받고 있지만 독일을 세계적인 모범국가로 키운 데는 정당정책에 한결같이 성실하게 복무해 온 것이 큰 힘이었고, 독일의 현대 역사를 만들고 이끌어 온 것은 160년 역사의 사민당이었습니다.

또 하나 정강을 중심으로 한 정책 정당으로 변화 시킬 수 있느냐는 문제와 더불어 책임성을 강화시키고 젊은 세력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도로 정착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시민발안제’는 제도정치를 없애자는 의도가 결코 아니고 상보적 경쟁과 견제를 통해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시민발안제가 도입되면 기존 대의 정치가 자극을 받아 활성화 되고 훨씬 책임을 지고 헌신적으로 변하게 된다고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상호 경쟁적이고 상호 보완적으로 될 수 있습니다.

 

▷문5. 현재 국회는 어떻습니까? ‘연동형비례제를 얘기하니 국회의원 정원을 두고 숫자에 의견이 분분한데요

▷답 : 한국은 타국에 비해(연방국가인 미국만 제외) 국회의원들이 예외적으로 많은 수의 보좌진을 갖고 권력형으로 군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유럽 의회는 정책과 의제 사안을 중앙당 중심으로 운용되면서 의원은 이를 실천하는 개별 멤버로서 역할하면서 소수의 비서진을 필요합니다만, 중앙당 중심의 정책기능이 상실된 한국정치의 현실에서 국회의원은 개인당 보좌진이 7-9명이나 됩니다. 유럽국가 의원의 경우에는 별도의 운전사도 없고 전철 등 공공교통수단을 타고 다닌다면서 보좌진도 정책 코디네이터 정도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국회가 정책집단으로 탈바꿈하려면 의원 개인별 보좌진 대다수를 중앙당의 정책전문 연구요원으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이리되면 국회의원 정원이 300명이 아니라 500명이 되어도 괜찮다고 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국회의원 임금도 시민들 평균임금 수준으로 낮추자는 주장을 하는데 이는 잘못된 주장입니다. 정치가 사회를 올바로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영역이어야 하기 때문에, 정치를 비하하거나 폄하하면 안 됩니다. 국회의원을 호민관으로서 정당하게 예우를 해주고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되 현재 같은 보좌진과 정당 시스템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6 : 대학 시절 학교를 두 번이나 제적당하고 군복무 후 산업 현장에서 일하다 해외 생활도 오래하신 걸로 압니다. 외국 생활하시면서 한국과 많이 비교가 되셨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불황일수록 복지 확대가 필요하다고 평소 주장하시고, ‘사회적 상속운동을 말씀하시는데요 간략하게 설명해주시겠습니까?

▷답 : 학생운동권으로 70년대에 대학을 두 번이나 쫓겨나고 대우중공업 직업훈련원에 들어가서 용접을 배우려 했지만 노동자 생활은 맞지 않는다는 걸 절감하고 나서 이후 30년간 무역업에 종사했습니다. 하계 올림픽이 있던 88년도에 독일 기업과 합자법인을 설립해서 2015년도까지 27년간 최장기 대표이사를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제조업 분야만 2만 명 아웃소싱까지 4만 명 정도의 종업원을 거느린 다국적 기업과 함께 하면서 철도, 상용차, 조선, 철강, 시멘트 등 주로 기계 공업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 분야에서 전문적인 식견과 경험을 갖게 된 것이 제게는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어느 강연에서 중앙대 김누리 교수가 독일을 어마어마한 일등 나라로 표현하고 한국을 형편없는 삼류로 표현했지만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는 반부패지수CPI가 선진적인 유럽국가들에 근접한 시절도 있었습니다. 반면에 이명박 시절에 아프리카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습니다. 정권의 성격과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예입니다.

위의 예에서 보듯이 한국은 진폭이 매우 큰 사회입니다. 매우 큰 가능성과 동시에 좌절과 절망이 동시적으로 존재하는 나라입니다. 일류국가인 독일이나 북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한 게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제3세계 국가 중에서는 모범적인 국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야 될 일은 많고 손을 보아야 할 부분도 태산 같지만 미래를 향한 잠재력으로 따지면 독일이나 북유럽 보다 한국 사회가 더 크다고 믿습니다.

80년 초 처음으로 독일을 방문하면서 어쩌면 이렇게 잘 조직되고 관리가 될 수 있었을까 감탄할 정도로 멋진 건축물과 효율적으로 운용되는 사회제도 등 인프라가 매우 부러웠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독일이나 선진국들도 빈 구석이 보이고, 우리나라의 역사적 유물들이 6,25 등 전쟁을 겪으면서 사라지고 볼품이 없어졌지만 점차 좋은 점도 발견하게 되고 나름대로 강점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영주 부석사를 오르면서 풍광의 아름다움이 이루 말할 수 없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바로 이거다 이건 유럽 사람들은 도무지 가질 수 없는 우리만의 어마어마한 역사와 전통이 있는 나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와 관련해서 저는 한국을 여전히 세계에 우뚝 설 수 있는 가능성의 나라라고 믿습니다.

 

▷문7: ▷ 불국사 석굴암 첨성대만 보아도 외국인들은 감탄을 하고 우리의 자산이 무궁무진 한데요 한국인들은 서구를 추종하고 우리 것을 도외시 해왔고 전통 문화를 잘 살려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요?

▷답 : 왜 국가는 실패하는가 묻는다면 결국은 ‘제도이며 정치의 문제이다’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국내에서 유명해진 캠브리지 대학 교수인 장하준류의 신제도학파 입장이랄까요? “제도가 그 나라의 사회경제적 수준을 결정한다.”라는 맥락의 저술도 많이 있고 저도 정치가 한 나라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입장에 서있습니다 – ‘정치의 우선성’이라고 말할 수 있죠.

여기에 보태어 서구에 비해 동양 사회가 가지는 매우 중요한 장점이 하나 있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서양이 발달한 것은 제도와 절차와 과정은 잘 정비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형식은 잘 되어 있는 반면에 유럽의 사회 철학 근본은 주 흐름이 개인적 자유주의와 사적 재산권입니다. 진보적이라는 사민주의 역시 존엄, 정의, 연대를 얘기하는 배경에는 자유주의와 사유재산에 대한 무조건적 존중이 있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항상 갈등과 대립이 상존하는 사회입니다.

반면에 동양의 역사는 그것을 뛰어 넘습니다. 서양의 인간의 존엄에 대한 사고는 소위 ‘천부인권적’ 개념인데 창조주가 자신의 형상과 인격을 부여했다는 피동적 존재로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에 동양적 유교 사상에서는 ‘천지인 합일’ 하늘과 땅과 사람이 서로 합일 상생해서 움직인다는 사상이다. 다른백년 이사이기도 한 이병한 교수는 “천인天人합작이다.”을 말하기도 합니다만 동학으로 돌아오면 창조주인 하나님이 피조물을 창조한 게 아니고 하나님이 내 속에 있다는 것. 시천주侍天主, 즉 인간은 신적인 품성과 가능성을 가지고 노력하는 존재로 끊임없이 신을 향해서 나갈 때 인간과 역사는 발전한다고 파악합니다. 해월 최시형 선생은 이를 ‘양천주養天主론’으로 설파하면서 사인여천使人如天의 큰 가르침을 주셨죠.

이런 맥락에서 서양의 인간, 사회, 역사에 대한 해석에 비해 동양적 사고와 한민족의 역사관이 갖는 잠재력이 훨씬 크고 담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를 해석하고 발굴해야 하는 것이 우리나라 인문 학자들의 과제라고 봅니다.

 

▷문8 : 마지막으로 ‘직접민주주의뉴스’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과 개헌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답: 모두들 직접민주제의 원형은 그리스라고 믿습니다. 대체로 사람들은 그리스의 시절에는 무작위적인 추첨을 통해서 시민을 대표하는 자를 뽑았기 때문에 추첨 방식이 직접민주주의의 원형이다 하고 생각하는데 이는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그리스 시민들은 현대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한 군중mob과 대중mass가 아니었습니다. 당시엔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자와 서비스를 노예가 제공하는 환경에서 그리스 시민들은 일상적으로 철학 문학 정치에 대해 논하는 사람들이고 모두가 정치에 일가견을 지녔던 프로들이었습니다. 누구나 정치를 맡기면 훌륭히 처리해낼 역량과 식견을 갖춘 시민들이었습니다.

반면에 현대의 대의적 정치, 선거제적 정치는 대체로 일반시민을 우민화로 만들어 왔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직업정치인들은 ‘정치를 일반 대중에게 맡겨서는 안된다’고 핑계를 댑니다. 소위 엘리트이라는 집단들은 일반 대중은 어리석어서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야기를 뒤집어 생각해야 합니다. 엘리트들이 이야기하는 군중과 대중들이 계기를 통해서 자기 판단력과 결정권을 가지고 성찰력을 지닌 시민으로 변한다면 직접민주주의를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지 않겠는가? 숙의라는 절차를 만들어서 즉흥성을 배제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어떤 정치보다도 직접민주주의, 민치의 시대로 가는 것이 최상의 해결이 될 수 있지 않은가?

직접 민주주의의 과제는 바로 지배집단들이 구실로 내세우는 우민성의 문제를 거꾸로 뒤집어서 집단지성이 작동하는 계기로써 참여와 과정을 만들어 내는 시스템을 형성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제도와 절차적 과정의 기술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선결 문제이고 ‘직접민주주의뉴스’가 이를 알리고 선도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직접민주제의 핵심인 시민발안제를 전국적인 정치의 제도로 지금 당장 채택하기는 너무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시민사회 내에서도 숙의와 토론 절차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에 기초 단체나 광역 단체에서 하루빨리 먼저 받아들여 시행해 보면서 이를 경험하고 기초하여 국가 단위로 점차 확산시켜 나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5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태희: 오늘 긴 시간 동안 직접민주주의에 대해 좋은 말씀들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 이래경 : 네~ 수고많으셨어요. 고맙습니다

목, 2019/03/2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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