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기획3] 고령자의 불안정 노동 실태

지역

[기획3] 고령자의 불안정 노동 실태

익명 (미확인) | 목, 2018/03/01- 18:20

고령자의 불안정 노동 실태1)

 

최혜지 |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은수 |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

 

고령자의 불안정 노동, 간과되어진 이유와 주목해야 할 필요

불안정 노동에 대한 문제의식은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사유되어 왔다. 생의 주된 일자리로부터 은퇴할 것으로 기대되는 생의 주기적 특성으로, 고령자는 불안정 노동의 논의로부터 일정 정도 빗겨난 위치에 머물러 왔다. 

 

고령자와 불안정 노동 사이의 근거 없는 거리감은 은퇴에 담긴 중의성에 기초한다. 은퇴는 노동을 통한 안정적 소득과 자산 축적 행위가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이루어졌음을 가정한다. 이로 인해 은퇴는 무엇보다 경제적 안정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또한 은퇴는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사회적 재가를 의미한다. 따라서 은퇴했거나 또는 할 것으로 기대되는 고령자의 노동은 사회참여 등을 목적으로 한 개인적 선택으로 이해되어 왔다. 은퇴 또는 고령자에 덧대인 이 같은 상징으로 인해 한국 사회는 고령자를 불안정 노동의 당사자로 인식하는데 매우 인색하다.  

 

그러나 상징적 의미와 달리 노후소득보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한국적 상황에서, 은퇴는 소득중단으로 오히려 빈곤의 가능성을 높인다. 공적연금 수혜률이 70% 이상임에도 65세 이상 고령자의 48.5%는 상대적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OECD, 2015). 또한,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이들의 총소득 중 38%는 근로소득이 차지하고 있으며, 2010년 65세에서 79세 일하는 고령자의 65%는 생계유지를 목적으로 노동 시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즉 한국의 고령자는 은퇴 이후에도 빈곤하거나 또는 빈곤으로 인해 은퇴하지 못한다. 고령자의 노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노동함에도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은 고령자의 고용이 주변부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2014년 임금이 법정최저기준에 미달하는 노동자는 전체 임금노동자의 12%, 55세 이상 고령 노동자의 경우 30%로 증가한다. 60세 이상 노동자의 68%는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고령자 또한 노동 불안정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상과 같은 배경에서 이 글은 불안한 삶을 공유함에도 상대적으로 불안정 노동자로 인식되지 못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불안정 노동의 실체를 다양한 차원에서 고찰하고자 한다.  

 

불안정 노동의 이론적 논의 

Standing(2011)은 노동의 불안정성을 노동시장, 고용, 직무, 근로안전, 숙련기술재생산, 소득, 대표권의 일곱 개 차원으로 제시했다. 불안정 노동은 각 차원의 보장에 실패한 상태를 의미한다. 먼저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은 소득을 올릴 적당한 기회를 보장하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정부가 완전고용에 실패한 것이 거시적 차원에서의 노동시장 불안정에 해당한다. 고용불안정은 노동자를 고용주의 자의적 퇴출로부터 보호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고용과 해고에 관한 규제, 규칙을 준수하지 못한 고용주에 대한 처벌 등이 고용보장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예이다(Standing, 2011). 

 

직무불안정은 노동자가 자신의 역량과 관계없는 직무에 배치되거나, 숙련기술이 상실되는 것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거나, 지위의 상향이동과 임금상승의 기회로부터 배제되는 상태이다.  무엇보다 직무에 기반한 정체성 개발, 직업공동체의 소속감 형성, 경력 축적이 가능한 일자리인가와 관련된다(Standing, 2011). 근로안전불안정은 노동 중 발생한 사고나 질환으로 인해  근무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제도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안전과 건강에 대한 규제, 여성성을 고려한 근로시간, 근무 외 노동시간, 야간근로에 대한 제한, 재해에 대한 보상 등과 관련된다(Standing, 2011). 

 

숙련기술재생산불안정은 수습과정, 직업훈련을 통한 숙련기술 획득 기회, 숙련기술 사용의 기회가 적절히 보장되지 못한 상태를 뜻한다(Standing, 2011). 소득불안정은 최저임금, 물가와 연동한 임금상승 등 안정된 소득이 확보되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포괄적 사회보장, 불평등 감소를 위한 누진과세의 부과 등과 관련된다. 소득보장은 단순히 임금이나 소득의 수준이 아니라 재정적 욕구가 절박한 상황에서 공동체 원조가 제공되는지, 기업수당이나 국가수당이 보장되는지, 수입을 보충할 사적 수당이 있는지 등을 의미한다(Standing, 2011). 대표권불안정은 노동자의 집단적 견해를 표출할 소통구조가 부재하거나,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한 교섭 기제가 작동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Standing, 2011). 

 

한편 Vosko(2010)는 불안정한 노동을 일자리의 불확실성, 저임금, 제한된 사회적 혜택, 법적 권리의 부재를 특징으로 하는 보수적 노동으로 정의한다. 불안정한 노동에 대한 Vosko의 정의는 고용의 불안정, 소득의 불안정, 사회보장의 불안정, 대표권 부재의 네 가지 차원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Vosko(2010)는 특히 불안정한 노동은 직업, 직종 등의 사회적 맥락, 성별, 법적 지위 등의 사회적 위치, 자영업 또는 임금노동 등의 고용상 지위, 임시 혹은 시간제 등의 고용형태, 그리고 노동시장 위험성 등의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Arnold와 Bongiovi(2010)는 소득불안정과 대표성불안정을 불안정 노동의 중심요소로 주목한다. 또한 대표권의 부재를 전지구적 불안정과 불평등의 주요원인으로 강조한다(ILO, 2005). 사회적 대표성의 부족은 노동자를 주변화하고 취약하게 하는 것은 물론 사회, 경제, 정치적 불평등을 생산하고 악화시키는 중심요인이라고 주장한다(Arnold and Bongiovi, 2013). 불안정 노동에 대한 학자마다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이 불안정 노동은 고용, 소득을 포함한 다양한 차원에서의 불안정성을 특징으로 한다(Standing, 2014). 

 

고령자의 불안정 노동 조사 설계 

한국노동패널조사의 2000년, 2009년, 2015년 원자료를 이용해 55세 이상 고령자의 불안정 노동 실태를 고용불안정, 소득불안정, 근로안전불안정, 직무불안정, 숙련기술재생산불안정, 대표권불안정의 여섯 가지 차원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고용불안정은 종사상 지위와 주관적 고용안정성에 대한 질문을 이용해 정의했다. 종사상 현재 지위2)는 정규직(상용직)과 비정규직(비상용직)으로 이원화 했다. 비정규직은 임시직, 일용직, 실직 등 정규직 이외의 지위를 포함한다. 주관적 고용안정성은 “본인이 희망하면 일자리를 지속할 수 있는가?”에 예라고 답한 경우 주관적 고용안정성이 확보된 것으로 보았다. 고용불안정은 종사상의 현재 지위가 비정규직이거나 주관적 고용안정성을 묻는 질문에 ‘아니오’ 라고 답한 경우로 보았다. 

 

소득불안정은 월평균 총소득3)과 국민연금 가입유무를 통해 파악했다. 월평균 총소득은 OECD 저임금 산출방식을 따라 중위임금을 기준으로 했다. 현재 주된 일자리로부터의 임금과 재산소득을 합산한 월평균 총소득이 중위임금4)의 2/3미만이거나 국민연금에 미가입한 경우를 소득불안정으로 조작화 했다. 근로안전불안정은 산업재해보상보험의 가입여부와 고용보험의 가입여부로 판단했다. 두 보험 중 하나 또는 두 보험 모두에 미가입한 경우 근로불안정으로 조작화 했다.

 

직무불안정은 직무와 관련된 두 개의 질문을 이용해 파악했다. “현재 하는 일이 자신의 교육 수준에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 “현재 하는 일이 자신의 기술 수준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를 묻는 두 질문 중 하나 또는 두 질문 모두에 ‘아니라’라고 응답한 경우 직무불안정으로 조작화 했다. 숙련기술재생산불안정은 현재하고 있는 직무의 기술이 유용한지 또는 쓸모가 없는지를 묻는 질문을 이용해 정의했다. 현재하고 있는 직무의 기술이 유용하지 않다고 응답한 경우 숙련기술재생산불안정으로 조작화 했다. 대표권불안정은 노조가입여부로 판단했다. 노조에 미가입한 경우 대표권이 불안정한 것으로 조작화 했다.

 

고령자의 불안정 노동 실태

고용이 불안정한 고령 노동자가 고령 경제활동인구에서 차지하는 구성비는 2000년 53.6%, 2009년 55.3%, 2015년 60.2%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반면 월평균 총소득이 중위임금의 3분의 2 미만으로 소득보장이 취약한 고령 노동자의 구성비는 2000년 81.3%, 2009년 75.7%, 2015년 74.9%로 꾸준히 감소했다. 이는 최저임금이 2000년 1,600원에서 2009년 4,000원, 2015년 5,580원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며 최저임금적용율5) 또한 2000년 1.8%에서 2015년 14.8%로 증가하는 등 조사시점 사이에 노동여건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최저임금위원회, 2017). 

 

고용은 불안정한 상태이지만 월평균 총소득은 중위임금의 3분의 2 이상으로 소득이 비교적 안정적인 68명은 주로 임시직(58.8%)과 상용직(27.9%)이며, 숙련기능(45.6%) 또는 단수노무직(27.9%)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73.5%로 다수를, 연령대는 50대가 66.2%를 차지했다. 이는 월평균 총소득에 근로소득 이외의 소득이 포함되어 있으며 비근로소득의 구성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고령자의 특성에 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인생활실태 및 복지욕구조사(2014)에 따르면 노인의 총소득 중 비근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은 62.6%로 고령 노동자의 경우, 고용불안정과 소득불안정 사이의 상관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근로 중 발생하는 질환과 사고로부터의 보호와 재해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근로안정불안정 노동자는 2000년 고령 노동자의 79.2%에 달했으나 2009년 59.3%, 2015년 51.8%로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 비록 노동법의 개정에 따라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자는 양적으로 확대되었으나 근로안정불안정은 사업체의 산재인정과 지원 합의여부 등을 복합적으로 파악해 신중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사회보험에 가입된 정규직 노동자도 이와 같은 이유로 근로안전불안정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적지 않다(이병희 외, 2012; 백승호, 2014). 또한 65세 이상의 고령 노동자는 고용보험가입의무가 없기 때문에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자의 확대만으로 고령 노동자의 근로안전보장안정성이 개선되었다고 해석하는데 주의가 필요하다. 

 

노동조합 가입을 통해 노동자로서 대표권을 보장받지 못한 고령 노동자의 비율은 2000년 97.0%, 2009년 94.5%, 2015년 94.2%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숙련기술을 획득하거나 사용할 기회가 제한된 고령 노동자는 2000년 40.4%로 다수를 이루었다. 이후 2009년 32.7%, 2015년 30.6%로 꾸준히 축소되었다. 자신의 기술과 지식수준에 적절한 직무에 배치되고 지위상승의 기회로부터 소외된 고령 노동자는 2000년 18.1%에서 2009년 20.4%, 2015년 20.3%로 약한 증가세를 보였다. 

 

2000년부터 2015년 사이에 불안정성이 증가한 차원은 고용, 대표권으로 나타났다. 소득보장, 근로안전보장, 직무보장은 불안정한 노동자의 비율이 비교 년도 사이에 감소되는 추이를 보여 표면상 해당 분야의 불안정성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각 차원별로 불안정성이 높은 집단의 삶의 여건을 비교하면, 월평균 소득 수준은 대표권 보장이 결여된 집단이 157.58 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아 대표권이 보장되지 못한 집단이 주로 50대, 상용직 노동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 기인한 것으로 이해된다. 한편 숙련기술재생산이 불안정한 고령자는 월평균 소득이 115.80 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숙련기술재생산이 보장되지 못한 고령자는 특히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저학력자와 단순노무직 종사자의 구성비가 높기 때문에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설명된다. 사회경제적 지위에 대한 인식은 각 노동보장이 결여된 하위집단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지위향상에 대한 한계, 전반적인 생활만족도 모두 집단에 따라 있는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고용불안정과 소득불안정만을 적용해 불안정 노동자를 정의할 경우, 2000년 고령 경제활동인구의 53.6%, 2009년 49.2%, 2015년 55.4%가 불안정 노동자에 해당했다. 대표권불안정과 근로안전불안정을 추가해 불안정 노동자를 보수적으로 정의해도 2015년 고령 경제활동인구의 47.9%, 2009년 41.9%, 2015년 42.5%가 불안정 노동자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고령 노동자의 경우에도 노동 불안정성은 매우 높다. 노후소득보장의 주요 전략으로 고령자의 노동시장 참여가 강조되기에 앞서 고령자의 노동 불안정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우선 되어야 한다. 

 


1) 이 글은 2017년 한국노인복지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의 일부를 재구성한 것임.

2) 노동패널에서 비정규직을 특정하는 기본적인 분류기준은 종사상의 지위에 기초해 직관적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종사상의 지위가 임시 혹은 일용직인 경우 비정규직으로 분류한다(한국노동연구원, 2015).

3) 실직자의 임금은 0원으로 상정하고 재산소득이 있을 경우 이를 월소득 금액으로 환산하여 소득액을 계산했다.  

4) 노동패널내의 각 년도별 중위임금은 2000년 990,000원, 2009년 1,500,000원, 2015년 2,000,000원이다. 

5)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임금근로자의 비율

 


<참고문헌>

백승호, 2014. 서비스 경제와 한국사회의 계급, 그리고 불안정 노동 분석, 한국사회정책, 21(2), 57-90.

이병희, 강성태, 은수미, 장지연, 도재형, 박귀천, 박제성, 2012.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 방안-사회보험료 지원정책을 중심으로. 한국노동연구원.

최저임금위원회, 2015. http://www.minimumwage.go.kr/stat/statEffect.jsp, 2017.05.14.

Arnold, D., and Bongiovi, J. R. 2013. 'Precarious, informalizing and flexible work: transforming concepts and understandings', American Behavior Scientist, 57(3), 289-308.

OECD. 2015. Pensions at a Glance 2015.

Standing, Guy., 2011. 프레카리아트 새로운 위험한 계급. 김태호 옮김. 서울: 박종철출판사

Standing, Guy., 2014. 'Understanding the Precariat through Labur and Work', Development and Change, 45(5), 963-980. 

Vosko, L. F., 2010. 'Managing the margins: gender, citizenship and international regulation of precarious employment. New York, NY: Oxford University Press.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해외자원개발 혁신 TF에 부적합 인사가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TF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제3자의 참여가 필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해외자원개발의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향후 부실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해외자원개발 혁신 TF’를 출범시켰다. 지금이라도 부실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처리한다는 차원에서 TF 구성의 취지는 바람직하다고볼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신문이투데이에 따르면 문제가 되고 있는 암바토비 사업의 경제성 평가를 수행하는 등 논란이 있는 일부 인사가 TF에 참여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산업부는 이번 TF가 그 동안 이루어진 해외자원개발의 문제점에 대해 정부와 자원공기업이 반성하고, 이러한 부실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취지로 이루어지는 TF라면 문제시되고 있는해외자원개발 사업들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물이 TF 위원으로 포함되는 것은 TF의 방향과 맞지 않는 것이다. 산업부는 현재의 심각한 상황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TF에 객관적인 제3자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기존에 문제가 되었던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관련된 인물이 TF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은 객관적인 제3자의 참여라고 보기 어렵다. 이는 해외자원개발 혁신이라는 TF의 취지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산업부는 TF 위원들이개인자격으로 참여하였다고 하지만, 만약 해당 위원들이 과거에 문제시되고 있는 사업들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사라면 객관적인 제3자라고 볼 수 없다.

 

배밭에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속담처럼 산업부는 괜한 오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문제시 되고 있는 해외자원개발사업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사가 TF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해 재고하기 바란다.

 

MB자원외교 사기 의혹 및 혈세탕진 진상규명을 위한 국민모임

 

 ※ “MB자원외교 사기 의혹 및 혈세탕진 진상규명을 위한 국민모임”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나라살림연구소, 발전노조, 금융정의연대 등이 함께 자원외교 사기 및 혈세낭비 문제에 대응해온 연대활동기구입니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월, 2017/12/04- 15:38
354
0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는 신울진 1, 2호기도 있다

안정적인 에너지 전환의 길은?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부소장
 


문재인 정부가 '탈핵과 탈석탄'을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 정책을 들고 나오면서 많은 관심과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제까지 한국 전기에너지 공급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핵발전과 석탄화력발전을 하나는 방사능과 사고 위험 같은 안전성을 이유로, 그리고 또 하나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과 같이 건강과 환경을 고려한다는 이유로 그 역할을 줄여나간다는 것이다. 이는 1970년대 이래 산업화와 함께 이를 뒷받침할 '저렴한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을 기조로 해 온 에너지 정책에 전례 없는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탈핵과 관련한 새정부 에너지 정책의 얼개는 지난 6월 19일 고리 핵발전소 1호기의 영구정지 기념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대통령은 고리 1호기의 폐쇄를 “탈핵 국가로 가는 출발이자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대전환”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조만간 이를 실현할 '탈핵 로드맵'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방향은 현재 수립중인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이후 예정된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같은 법정 에너지 계획에서 구체화되고 확정될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현재 울산시 서생면에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의 건설을 잠정 중단시키고, 그 재개 여부를 시민에게 묻는 방식으로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이른바 '공론화위원회'를 둘러싸고 첨예한 공방이 오가고 있다.

 

공론화위원회에 보내는 기대와 우려

 

신고리 5,6호기 중단이 탈핵의 전부도 아니고 공론화도 하나의 부분적 수단일 뿐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공론화위원회는 탈핵의 도정에서 큰 기회와 함께 도전이 되고 있다. 정부는 공론화위원회가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중단 또는 재개라는 의제만을 다루고, 그것도 시민대표들이 직접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모아 권고안을 만들면 그것을 참고하여 정부가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위상을 낮추었다. 법률적 시비 여지를 차단하고 예단할 수 없는 결과에 대한 정부의 부담도 줄이기 위함일 것이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공론화위원회가 주관하는 3개월의 과정 동안 신고리 5,6호기 건설 문제뿐 아니라 핵발전과 관련한 전반적인 쟁점들, 나아가서 온갖 에너지 이슈들이 언론 지면과 방송사 공개 토론을 통해 다루어지게 될 것인데 이 자체가 한국에서는 매우 큰 변화다. 과정에 공식적으로 참가하는 시민대표는 350명 정도로 예상되지만, 에너지 정책은 전 국민적 토론과 검증의 기회가 될 것이고 시민참여단의 의사도 그것과 별개이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몇 가지 우려도 존재한다. 우선 신고리 5,6호기로 좁혀지는 프레임은 착시효과를 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는 건설이 거의 완료 단계인 신고리 4호기와 신울진 1,2호기의 건설 중단도 공약했지만, 지금은 이 발전소들에 대한 논의는 배제하고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여부만을 공론화하고 있다. 따라서 신고리 5,6호기가 건설이 취소된다 하더라도 이 세 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하면 최신 핵발전소의 기술적인 설계수명 계산으로 볼 때 탈핵은 앞으로 60년이 더 걸리는 것이며, 고리 1호기의 5,6개 분량의 핵발전소가 늘어나는 결과가 된다. 탈핵이라는 정책 방향을 분명히 한다고 하면서도 임기 초반에 핵발전소 용량을 크게 늘리고 탈핵의 도정에 나서는 것은 적잖이 역설일 수밖에 없다.

 

또한 공론화 과정에서의 소모전과 예상할 수 있는 위험의 요소들도 존재한다. 공론화위원회 안팎에서 많은 이야기와 데이터가 오고 갈수록 탈핵의 정당성과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이 설득력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하지만, 전력 수급의 우려나 국외의 변수 등으로 인해 여론의 방향이 오락가락 하게 되면 많은 이들이 피로감을 느끼거나 공론화라는 방식에 회의를 갖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환은 어떻게 오는가

 

'탈핵'은 에너지 전환의 일부다. 그리고 에너지 전환은 에너지 공급원의 변화와 에너지 이용 방식의 변화 그리고 이와 관련한 물리적 기반시설과 제도의 변화, 나아가서는 에너지와 관련된 경제와 주체의 변화까지를 의미한다. 지금 이야기되는 에너지 전환은 우선 에너지원에서 화석에너지와 핵에너지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거나 퇴출시키고 재생가능에너지로 대체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퇴출 또는 대체의 속도 또는 비율은 다양할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의 성패를 좌우할 요소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정부의 의지와 구상,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에너지 전환 절차의 시작이다. 이것만으로는 수십 년 이상이 걸리는 에너지 전환을 보장할 수 없고, 중간에 탈핵 경로를 이탈하거나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나라들도 있다. 때문에 둘째, 전력 수요 자체의 감소 또는 정체, 그리고 셋째, 재생가능에너지 보급의 급격한 증가가 함께 달성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에너지 전환의 의지와 정책은 물질적으로 지지될 수 없는 구호에 그치게 된다. 넷째, 에너지 전환에 대한 높은 국민적 공감대와 이러한 인식의 세대 전승도 필요하다.

 

여기에 비추어 한국은 어떠할까? 우선 문재인 정부의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핵발전 총량의 절대적 감소와 탈핵의 페이스 또는 시점은 열린 문제로 남아 있다. 탈핵 정책을 보완할 로드맵과 전력요금 제도와 조세제도, 전력산업 구조 개편 같은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다음으로 에너지 수요 감소나 조절의 측면에서 보면, 한국은 산업 부문을 포함하여 전력 수요 증가세가 이미 둔화되고 있으며, 당분간 전력예비율에 여유가 있을 뿐 아니라 발전 설비의 총용량 계절별 시간대별 피크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에너지 전환에 좋은 기회다. 물론 LNG 열병합발전의 비중 확대와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서 부인만 할 게 아니라, 이 역시 적정 수준과 방식의 설계와 함께 설득과 공감 형성의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재생가능에너지의 확대는 이제껏 너무도 부진했었고 따라서 급격한 확대에 따르는 기술적인 문제는 많지 않다고 본다. 보조금 등 외부의 지원 없이 재생가능에너지의 발전단가가 핵발전이나 석탄화력 발전과 동일해지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의 시점도 가까이 와 있기 때문에, 에너지 전환은 기술과 경제성만을 놓고 보면 다만 시간의 문제일 수도 있다. 다만 풍력과 태양광 발전 입지에 따르는 사회적 갈등을 예방하고 지혜롭게 해결하는 과제도 중요하며, 공기업과 민간 부문 그리고 시민 영역의 적절한 역할 배분과 협력도 필수적이다. 에너지믹스의 변화가 여전히 국가 독점의 중앙집중형 체제에 머물거나 대기업들이 이윤과 성장 위주로 에너지 시장을 분점하는 것으로 귀결된다면 에너지 전환의 의의는 반감될 것이다.

 

도둑처럼 다가올 생태 문화사회를 위해

 

많은 이유에서 탈핵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세계적 추세도 그렇게 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이러한 선례를 따라 가면서도 어떤 탈핵인지, 그리고 어떻게 도달하는 탈핵인지를 함께 물어야 할 때다. 요컨대 대통령의 의지만으로는 에너지 전환은 가능하지도 않고,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탈핵과 재생가능에너지 보급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그것은 언제든 퇴행할 수 있다. 탈핵과 에너지 전환은 에너지원뿐 아니라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마땅히 여겨온 거대 에너지 시대를 마감하고 그것이 억압했던 민주주의마저 해방하고 갱신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즉 탈핵이라는 입구로 들어가는 전환은 사회경제 체제의 민주화라는 더 넓은 출구로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한 에너지 전환이라면 지도자의 선포 행위나 전문가들만의 설계를 통해서가 아니라 마치 도둑처럼 다가 올 것이고, 우리는 그 의적과 함께 생태 문화사회에서 살아갈 기대와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목, 2017/08/10- 17:16
352
0

평창, 순천만, 젠트리피케이션

무너진 일상 앞에 축제는 없다

 

이태영 서울녹색당 정책위원장

 

 

왜 지속가능한 이벤트인가?

 

지난 11월 1일 서울 신촌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축제 만들기 워크숍'이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고민을 이어온 '전환도시-신촌'과 도시의 기록되지 않은 역사와 존재들을 가시화해 온 Activist 그룹 '리슨투더시티', 그리고 신촌지역에 위치하며 지역과 배우는 이를 연결하는 대안대학 '풀뿌리사회지기학교'가 공동으로 한 행사였다. 이 워크숍은 지난해부터 이어 온 '지속가능한 이벤트 매뉴얼 만들기' 작업의 연장이었다. 이 작업은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신촌이라는 장소에서 에너지자립마을에 대한 고민을 하다보니 생긴 첫 번째 질문은 누가 이 마을의 '주민'인가 하는 부분이다. 신촌은 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1만8000여 명이 살아가고 있는 행정동이다. 이 중 80%가 세입자이며, 42% 해당하는 8000여 명이 20~34세 인구이다. 세입자로 2~3년을 한 자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학교와 직장을 오고가느라 거주지에서의 생활시간이 짧은 이 사람들이 자신을 신촌의 주민으로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한편, 신촌의 교통 거점 신촌역은 하루 평균 5만여 명이 하차한다. 이들 5만 명은 다른 곳에서 이곳 신촌으로 이동해 하루의 어떤 시간을 이 장소에서 사용한다. 이들은 신촌이 자신에게 어떤 장소라고 인식하고 있을까? 2만 명과 5 만명, 이러한 숫자가 신촌이라는 장소의 특징을 알려준다.

 

지속가능한 이벤트 매뉴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바로 이 장소성 때문이다. 잠을 자는 거주지만을 '마을'로 한정하기에는 우리의 삶의 패턴이 이미 너무 다양하고, 동선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 동선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야외활동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관찰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활동, 특히 의식적인 개입이 가능한 가장 인위적인 활동이 축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이벤트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식은 비단 신촌과 같은 장소 뿐 아니라 이 도시의 많은 공간, 그리고 한국의 많은 장소들을 관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비자가 아니라 시민으로 초대하는 도시 정책

 

이미 도시의 많은 정책은 정주한 인구를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유동하는 인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강력한 사회적 이슈가 되어버린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도 역시 이와 같은 정책의 여러 한계로부터 발생한 곤경을 무시할 수 없다. 홍대와 서촌, 북촌처럼 이미 젠트리피케이션의 여파가 거칠게 휩쓸고 간 장소는 말할 것도 없으며, 망원동, 이태원과 같이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를 뿜어내는 장소들도 그렇다. 도시의 장소들은 대부분 외부의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이렇게 증명된 가치는 부동산의 자산가치를 상승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를 통해 유동인구를 불러들이는데 기여한 예술가, 상인, 활동가들은 물론이거니와 이 모든 과정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기존의 주민들마저 상승한 자산가치의 분배로부터 철저히 소외되어 삶의 터전을 잃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 대부분의 지방정부 관광과 축제 정책에 있어 제일 중요한 정량적 평가지표는 유입된 인구이다. 사람을 많이 불러들이는 것, 그것이 그 도시가 살아있다는 증언이자 장소의 가치를 증명하는 일이 된 듯하고, 우리는 모두 그 지표에 취해 충실히 그 역할을 수행한다. 기획하는 입장이거나 소비하는 입장, 그 양쪽 어딘가에서. 수도권이 아닌 지방의 중소도시에서 이러한 경향성은 더욱 강하다. 비록 수도권처럼 부동산 자산가치가 비상식적으로 상승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아 큰 이슈가 되지는 못하지만, 순천만의 갈대밭과 부산의 해운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는지가 여전히 중요하고, 그 방문으로 인해 갈대밭은 어떻게 망가지고 있으며, 해운대의 모래는 매년 얼마나 사라지고 있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을 보인다.

 

물론, 도시는 유동하는 인구들의 장소라는 점을 잘 안다. 한국 사회의 여러 가지 특성 상, 정주한 인구만을 '주민'으로 호명하는 것이 어떤 위험을 야기하는지도 충분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사회에서 오랜 기간 정주할 수 있다는 것은 곧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계층적 특성을 증명하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들만을 대상으로 한 도시의 정책이 어떤 개발을 자극하고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망가진 우리의 장소들이 이미 도처에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이 문제는 어렵다. 새로운 개념을 개발해야하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개념을 등장시킬 때 제일 중요한 요소는 다름 아닌 유동하는 인구의 '시민성'이다. 특히, 장소에 대한 애착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시민성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현재 목도하고 있거나, 혹은 기획자나 소비자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축제와 관광정책은 유동하는 시민들로 하여금 그 장소에 대한 애착이 생기게끔 그들을 초대하고 있는지 질문해봐야 한다. 순천만의 갈대밭을 걷는 행위가 순천이라는 지역사회, 혹은 순천만이라는 거대하고 경이로운 자연환경에 애착을 주는 행위인가? 지방정부의 정책은 그러한 애착을 중요한 가치로 삼아 계획되고 집행되고 있을까?

 

무너진 일상 앞에 축제도, 관광도 없다

 

다시 11월 1일의 워크숍으로 이야기를 돌려보자. 그날 워크숍을 기획하고 진행했던 주최 측이 경험한 가장 큰 어려움은 우리의 질문이 '축제의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해석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축제가 지속가능하게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기획자들의 삶의 조건이 보장되는 것? 지방정부의 예산이 축제에 안정적으로 편성되는 것? 어쩌면, 우리가 던지고자 했던 질문의 핵심은 '우리의 일상이 지속되지 못할 때, 축제는 지속될 수 있을까?'였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일상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쫓겨나지 말아야하고, 해고되지 않아야한다. 무엇보다 이 지구가 더 안전한 장소로 유지되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일상의 장소들에서 쫓겨나고 해고되어 철저히 분리되어가고 있는데, 우리들의 도시는 여전히 수많은 축제를 기획하고 집행하는데 열을 올리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더 치열하게 검토해야 한다. 더 치열하게 검토하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우리의 일상을 파괴하는 이벤트에 기여하는 소비자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축제와 관광은 우리의 예산이 집행되는 정책의 아주 작은 카테고리이고, 실제로 집행되는 예산의 크기도 별 것 아니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축제와 관광은 여전히 우리 도시들의 정책적 모순, 즉 현재 상정하고 있는 성장 지표상 도시가 성공할수록 일상은 파괴될 수밖에 없다는 이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준거점이다. 서울의 영동대로 아래 개발된다는 지하 4층 규모의 복합단지, 서울 마포의 한강변에 구성되고 있는 함상공원, 내년 2월이면 전 국민과 세계인들이 집중하게 될 강원도 평창의 동계올림픽이 우리 일상에 과연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인지 검증해봐야 한다.

 

우리에게는 몇 가지 과제가 있을 수 있겠다. 그 과제 중 가장 우선순위에 있는 것은 이 도시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이벤트들, 사람을 초대하는 여러 가지 정책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에 '지속가능성'을 포함시키는 것이다.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모든 도시정책을 관통하는 중요한 평가지표로 만들고, 당장 도시에서 벌어지는 이벤트와 관광정책을 그러한 지표 속에서 다시 구성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우리의 모든 야외활동이 어떻게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으며, 얼마나 많은 폐기물을 배출하고 있는지도 역추적해봐야 한다. 우리에게는 이렇게 간단한 사실관계 조사도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못하다. 우리의 일상이 더 무너지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 무너진 일상 앞에 어떤 축제도, 어떤 관광도 없다. 당연히 그러한 일상 앞에서는 이 도시도 없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금, 2017/11/10- 17:52
351
0

공영방송 정상화를 가로막는 KBS, MBC 적폐 경영진은 즉각 퇴진하라!


공영방송정상화를 위한 파업지지 범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9.8(금)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불금집회에도 적극 참여 호소
일시 및 장소 2017년 9.6일(수) 오후 1시 30분, 광화문 세월호 광장

 

취지

전국 500여 시민사회단체들의 상설 연대기구인 <시민사회단체연대회>는 오늘(9/6) 오후 1시 30분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공영화방송정상화를 위한 파업지지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오늘 기자회견과 더불어 9.8(금) 7시 광화문광장의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돌마고’ 불금집회에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하고 당부할 예정입니다.

 

개요

  • 제목 : 공영방송 정상화를 가로막는 KBS, MBC 적폐 경영진은 즉각 퇴진하라!
  • 일시 및 장소 : 2017년 9월 6일(수) 오후 1시 30분, 광화문 세월호 광장
  • 주최 :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기자회견 순서

  • 사회 이승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
  • 여는 말씀

 이태호(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 각계 시민사회발언

   김환균(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류홍번(한국YMCA전국연맹 정책실장)

   강문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총장)

   윤순철(경실련 사무총장)

   안진걸(참여연대 사무처장)

   김언경(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등

  • 문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이승훈 사무처장 010-3093-1386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김모드 활동가 010-2944-4917

 

 

<기자회견문>

 

공영방송 정상화를 가로막는  KBS, MBC 적폐 경영진은 즉각 퇴진하라!


몇일 간격을 두고 KBS‧MBC 구성원들이 결국 총파업을 선언했다. 지난 9년 간 부패한 권력과 국정농단의 동조세력에 충실히 복무하며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두 방송사 사장과 이사장은 국민들의 정당한 사퇴 요구를 외면했다. 도리어 사퇴를 요구하는 KBS‧MBC 노조원들을 중징계로 겁박하며 결사항전을 다짐하기도 하였다.

 

지난겨울 우리 국민은 광장 촛불의 힘으로 무려 대통령을 탄핵시켰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았던 박근혜 정부 4년의 지난한 과정을 뒤로하고 대통령의 탄핵 및 구속수감이라는 대한민국 헌정사를 통틀어 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시민민주주의의 역사를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공영방송사인 KBS에도, MBC에도 진실은 없었다. 어마어마한 국정농단에 화가 난 국민들이 왜 촛불을 들고 광장의 대열에 합류했는지, 그들의 목소리는 과연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그들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 보다 앞선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에서도, 세월호 참사에서도 공영방송은 진실을 보도하지 않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국정농단에 동조하며 국민을 속였다. ‘기레기’ 라는 국민적 비난에 개의치 않는 뻔뻔함도 보여주었다.   

 

우리는 공영방송이 언론다웠던 시절 또한 기억한다. 비록 지금은 자취를 찾을 수 없지만 각종 고발 프로그램들은 우리사회 어두운 곳의 진실을 조명해 주기도 하였고, 국민의 편에 서서 정부정책을 비판하기도 하였으며, 토론 프로그램을 통하여 건강한 여론을 만들어내는 기능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공영방송의 구성원에서 지난 9년간 ‘기레기’ 라는 오욕을 참아가며 방송적폐의 내부에서 싸워왔던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총파업 선언문에서 “기다렸다. 당신들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기를. 참았다. 당신들 스스로 책임질 때까지. 이제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겠다. 참고 억누른 분노를 쏟아내겠다”고 성토했다. 이는 KBS‧MBC 구성원 뿐 아니라 방송농단의 가장 큰 피해자인 시청자들과 국민들의 심정이기도 하다. 

 

지난 1일, 검찰이 김장겸 MBC사장에 체포영장을 발부하자 MBC <뉴스데스크>는 “문재인 정권이 공영방송 MBC의 사장과 경영진을 쫓아내기 위해 그동안 갖가지 작업을 해왔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파업을 통해 물리력으로 MBC 사장을 끌어내리려고 획책하고 있다”는 사측 성명을 그대로 보도했다. 2일 보도에서는 고용노동부의 조치를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권력의 음모”라 폄훼했고 “방송독립과 자유라는 헌법정신을 지키기 위해 모든 희생을 불사할 것” 궤변을 늘어놓으며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자유한국당 역시 KBS·MBC의 적폐 경영진을 보호하기 바쁘다. 자유한국당은 언론개혁의 요구가 무르익던 지난 6월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회’를 꾸려 노골적으로 KBS·MBC 경영진을 비호하겠다고 나선 바 있다. 이들은 김장겸 사장 체포 영장이 발부되자 곧바로 정기국회를 보이콧하며 ‘언론장악 폭거’라 어깃장을 부렸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이정현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대표가 세월호 참사 당시 KBS 보도국장에 전화를 걸어 “한 번만 극적으로 도와달라”고 강요하며 세월호 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질을 했던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그 무모한 시도의 끝을 우리는 이미 37년 전 광주MBC를 통하여 보았고 기억하고 있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끝까지 KBS‧MBC 언론 노동자들의 곁을 지킬 것이다. 그들의 정당한 파업에 지지와 연대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삶의 현장 곳곳에서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투쟁에 함께 할 것이며,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외치던 시민들과 함께 마봉순, 고봉춘을 기다릴 것이다. 


2017년 9월 6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수, 2017/09/06- 10:57
349
0

참여연대, 「19대 대선 복지‧노동 공약 평가」 발표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오늘(4/21) 「19대 대선 복지‧노동 공약 평가」를 발표했다.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면, 심상정 후보의 복지‧노동 공약 중 최근까지 대외적으로 발표된 내용에 한해 반영하였다. 기초보장, 보육‧아동, 노인, 노후소득보장, 보건의료, 고용‧노동 총 7가지 분야를 평가하였다. 

 

각 분야 공약 평가는 다음과 같다.

 

1) 기초보장 분야

부양의무자기준을 주요 후보들이 잇달아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것은 매우 환영할 만 하다. 아쉬운 것은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의 구체적 실행계획, 필요한 재원의 규모 및 재원조달방안 등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실행방안과 관련하여 문재인 후보는 인구집단별, 급여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으나, 인구집단별 우선순위를 둘 경우 자칫 생존권이 문제되는 사안임에도 ‘더 필요한 사람’과 ‘덜 필요한 사람’으로 구분하는 인식이 굳어질 우려가 있고, 급여별 단계적 시행은 임기 중 완전폐지를 전제로 한다면 예산부담 및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바람직한 방안이라 할 수 있다.

 

2) 보육·아동 분야

전체적으로 대다수의 후보가 누리과정예산에 대한 중앙정부의 책임성 강화에 동의하는 점, 아동수당의 도입에 대해서도 동의하는 점, 보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국공립어린이집의 확충에 대한 계획을 제출하고 있는 점, 육아휴직 실질화를 위해 육아휴직 급여 수준 상향조정의 계획을 제시한 점 등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아동수당의 경우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한 명의 후보만 매우 제한적인 차원에서 공약했던 데 반해, 이번 대선의 경우 심상정, 문재인, 유승민 후보가 연령대상에 차이가 있으나 보편적 아동수당의 도입을 약속했으며, 안철수 후보, 홍준표 후보도 선별적이나마 아동수당 도입을 약속하고 있는 점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보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국공립어린이집의 확충을 모든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하였으나 그 수준에 있어서 상당한 편차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유승민 후보의 경우 공공보육시설이라는 포괄적 개념을 활용하여 보육공공성 강화와 관련하여 다른 인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비슷한 공약들이 제시되었으나 국공립어린이집의 확충 규모가 여전히 제한적이었던 경험을 고려하면 이들 공약의 실현가능성의 측면에서는 여전히 강도 높은 문제제기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3) 노인 분야

19대 대선후보들의 노인복지 공약은 우리 사회의 급속한 고령화를 대처하기에는 전반적으로 미흡하고 관련 분야의 제도를 혁신하거나 제도의 큰 들을 새롭게 짜기보다는 관련 공약을 단순 나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음이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고 공약화하기보다는 기존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확대하는 수준에 그치는 공약도 다수 발견됨으로써 정책개발이 ‘정체’된 인상도 주며, 예산소요계획에 대한 부분도 거의 부재한다. 문재인 후보의 치매국가책임제는 돌봄에 대한 국가책임을 명시한 점은 긍정적이나 치매노인으로 한정함으로써 선별적 접근방식을 취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국공립요양시설 확대, 사회서비스 공단 설치 등의 공공성 강화방안은 공약을 구체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노인일자리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구체적인 정책적 목표수치도 제시하였는데 다만 노인일자리 사업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미흡한 측면이 있다.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 후보도 대동소이 하나 대한노인회와 주로 관련이 있는 공약을 내세움으로써 특정 집단의 이해를 반영한 정책이라는 의심을 받을 소지가 있다. 노인일자리사업에 대한 확대를 밝힌 것은 긍정적이나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유승민 후보는 돌봄, 건강, 주거교통 공약만 선별하여 제시하였고 홍준표 후보는 주로 독거노인에 한정하였다는 점에서 선별적 접근방식을 취했다는 특징이 있으며 공약 중 상당수가 기존 정부정책으로 실행, 추진되고 있어(특히 독거노인 관련 공약의 대부분) 공약의 새로움 측면에서 미흡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심상정 후보는 국공립시설 확대와 사회서비스공단은 공공성 증진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공약 중 상당수는 기존 정부정책과의 차별성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

 

4) 노후소득보장 분야

한국의 심각한 노인빈곤 현실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선 후보들이 기초연금 인상,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과 사각지대 개선, 국민연금기금의 민주적 운영과 사회인프라 투자와 같은 노후소득보장 제도 관련 공약들을 제시한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심상정 후보가 가장 구체적이고 폭넓은 노후소득보장 제도 개선안을 제시하였으며, 문재인 후보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유승민 후보는 국민연금 최저연금액 보장과 같은 참신한 공약을 제시하였으나, 구체적 실현계획이 부족하여 평가가 쉽지 않고, 안철수 후보는 기초연금 선별적 인상,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인프라 투자 유보 등 기존 입장보다 후퇴한 태도를 보여 아쉽다. 홍준표 후보는 기초연금 인상을 제외하고는 국민연금 개선방안에 대하여 아무런 공약도 내놓지 않아, 주요 정당의 후보로 아쉬운 대목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 

 

5) 보건의료 분야

보건의료 분야 공약은 앞서 살펴본바와 같이 기존 전략을 답습한 정도 일뿐 선제적 공약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2012년 출마했던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보건복지공약이 2012년에 비해서도 많이 후퇴하였다. 특히 안철수 후보의 경우는 공공병원에 대한 확충을 약속했지만, 반면 공공의료가 아니라 규제프리존법을 지지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다. 목표 건강보험 보장률이나 목표 공공병상률 등의 목표치가 제시되지 않고 있고, 보편적인 보장성 강화방식인 본인부담상한제, 입원, 외래 등의 목표 보장성설계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만 심상정 후보만이 공약으로 제시했을 뿐이다. 치매국가책임제, 아동치료비 국가책임제, 노인외래 진료비 정액제 등 선별적인 공약들이 전면에 배치되었다. 

 

6) 고용·노동 분야

고용·노동정책에 있어서 홍준표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네 명의 후보는 문제의식과 해결방안에 있어서 의견이 수렴되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오랫동안 주장해 온 내용들이 공약에 상당부분 반영 되었다. 심상정 후보가 가장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승민 후보도 일정 부문에서는 전향적인 정책대안을 내놓다 보니 차이점 보다는 공통점이 부각되는 모양새이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심상정, 유승민 후보의 공약이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비정규직 사용사유제한을 명시하고 있으며, 비정규직 사용 총량제나 불법파견 고용의제 등이 전향적으로 제안되었다. 근로시간 단축도 누가 대선에서 당선되든지 간에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역시 모든 후보가 임기 내에 1만 원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실업안전망으로서 고용보험은 현행보다 관대하게 운영한다는 공약이 모든 후보에게서 발견되나, 이것은 추가적인 재원마련 방안이 제시되어야 하는 공약인데, 이에 대한 계획은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빈곤층 구직자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실업부조 도입을 제안하는 후보가 한 명도 없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7) 청년 분야

모든 후보들이 하나같이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공약했지만, 재원 마련의 구체성이 부족했으며 대부분의 정책이 근본적인 일자리 대책이 아니라 한시적으로 일자리 지원금을 보조하는 정책이라는 한계를 보인다. 다만 18대 대선의 공약들과 비교하였을 때, 일자리에만 집중했던 청년정책에서 다소 벗어나 청년문제에 나름 다각도로 접근하려는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일자리 정책 중 심상정, 문재인 후보가 공약한 청년고용할당제는 청년 취업률을 높이는 가장 직접적인 정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많은 공공기관에서 기존 청년고용의무할당제를 지키고 있지 않은 만큼 이행방법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대선 주자들은 입학금 폐지를 비롯한 대학교육비를 낮춰야 한다는 데 공통적으로 목소리를 모았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심상정, 문재인 후보 외에 교육비에서 가장 비중이 큰 ‘등록금 인하’ 공약이 부족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기존 주거정책이 사실상 1인가구는 배제해왔던 만큼 홍준표 후보를 제외한 네 명의 대선주자들이 청년 1인 가구에 대한 주거 공약을 마련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공공임대주택 확대에 집중하고 입주조건, 임대료 완화와 같이 주거빈곤 청년층을 위한 정책이 미흡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금, 2017/04/21- 14:54
348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