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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의 섬이야기] 발리의 카낭사리(Canang Sari), 신의 색깔

발리의 카낭사리(Canang Sari), 신의 색깔
홍선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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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 신상에 카낭사리를 봉납하는 여성 ⓒ홍선기[/caption]
발리 덴파사르에 도착하면, 응우라라이국제공항 출구에서부터 “드디어 내가 발리에 왔구나”를 직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그것은 냄새, 즉 향기이다. 엄청나게 많은 향을 태우는 냄새가 공항 내부에까지 도달하여 입국하는 사람들에게 미묘한 발리의 정서를 전달해준다. 이 향기는 발리를 떠나는 날까지 이어진다. 향내 다음으로는 음악이 공항에서부터 귓속에 들어온다.
물론 가루다항공(Garuda Air)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출발과 도착을 전후하여 기내에서 흘러나오는 인도네시아 음악들에 심취한다. 기내 음악은 순다지역 음악인 Bubuy Bulan을 비롯하여 인도네시아 민속음악이 흘러나오지만, 막상 발리에 도착하면 발리의 전통민속음악인 Gamelan의 다양한 금속 타악기(Gong)와 대나무로 만든 타악기들의 음악 소리가 경쾌하게 흘러나온다.
한국에 징이 있다면, 인도네시아 발리에는 Gong이 있는 것이다. 다음 세 번째로는 여러 힌두신의 조각과 그 신을 위해 봉헌하는 아름답고 다양한 형태의 봉납(offering)이다. 대체로 공항에 도착, 출구에 이르기까지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나름 발리힌두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느끼며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발리섬에서 지내본 사람이라면, 주요 관광지역인 우붓(Ubud), 구타(Kuta)나 덴파사르(Denpasar)를 포함하여 섬 전체가 발리고유의 힌두교(Balinese Hindus) 세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발리에 인접하는 롬복이나 다른 소순다열도 섬들과는 전혀 다른 문화세계가 존재한다. 발리의 하루는 의례(ceremony)로 시작하여 의례로 끝나는 일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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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intya, 인도네시아 발리힌두의 최고의 신 ⓒ홍선기[/caption]
해가 뜨면 봉납을 시작, 세 번의 공양을 마치면 하루가 끝이 난다. 장소와 방식, 크기와 모양을 달라도 그 봉납이 가지는 색과 내용에 따라서 신이 달라진다고 한다. 봉납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카낭사리(Canang Sari)이다. 힌두교 사원, 집 근처에 있는 신상, 심지어는 가게 앞에까지 카낭사리를 봉납한다.
아침이면, 정결하게 의관을 갖춘 여성들이 수십 개의 카낭사리를 쟁반에 넣고, 이곳저곳의 신상과 사원에서 향을 피우고, 카낭사리를 놓고 절을 한다. 카낭사리는 기본적으로 발리힌두의 최고의 신인 아신티아(Acintya)에 감사하는 기도를 올릴 때 봉납하는 제물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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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낭사리 ⓒ홍선기[/caption]
Canang Sari의 어원은 ‘아름답다’는 의미의 'ca'와 ‘목적’을 의미하는 ‘nang'에서 왔다고 한다. 'Sari'는 ’본질‘이라는 발리어 의미라고 하니 이 단어들을 조합하면, 뭔가 순결하고 완벽한 내면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카낭사리의 형태는 주로 야자나무 잎으로 만들고, 그 안에 베틀후추(Piper betle), 라임, 그리고 꼭두서니과 식물인 갬비어(Uncaria gambir), 담배잎, 빈랑자로 불리우는 베텔야자 열매(Betel nut, Areca catechu) 등으로 구성한다.
이들 재료들은 각각 힌두교의 대표적 세 신(Trimurti)을 상징하는데, 시큼한 라임은 시바(Shiva), 베텔야자 열매는 비슈누(Vishnu), 그리고 갬비어는 브라마(Brahma)이다. 이렇게 장식된 카낭사리를 놓은 것도 힌두신의 위치에 따라서 방향이 결정된다. 동쪽으로 가리키는 흰색꽃은 이스와라(Iswara)신, 남쪽을 가리키는 붉은색 꽃은 브라마(Brahma), 서쪽을 가리키는 노랑색꽃은 마하데바(Mahadeva), 그리고 북쪽을 가리키는 푸른색 혹은 녹색의 꽃은 비슈누(Vishnu)를 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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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만든 카낭사리를 가지고 신전으로 향하는 여성 ⓒ홍선기[/caption]
과거에는 힌두신전의 신상에게 바쳤던 봉납이 발리가 관광지화 되고, 카낭사리 의례 자체가 일종의 관광상품으로 활용되면서 이제는 모든 가게의 사업번창을 위한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가게의 크기 따라서 많은 곳은 9군데까지 카낭사리를 놓는다고 하는데, 주민들 말로는 신은 어디는 존재하기 때문에, 많이 놓을수록 좋다고 한다.
발리의 여성들은 쉬는 시간마다 이 카낭사리를 만들고 있고, 카낭사리 재료만을 판매하는 가게도 늘었다. 십자가나 신상, 성화 등 우상숭배를 절대 금지시하는 인도네시아 이슬람 섬과는 다르게, 인류가 만든 종교 중 가장 오래된 종교의 하나인 인도의 힌두교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만 특이하게 변형되어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은 생태학을 연구하는 사람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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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힌두신전의 카낭사리 봉납 ⓒ홍선기[/caption]
하루 종일 신에게 감사하고 기도하는 일과가 곧 발리의 생활이다. 발리의 경제는 그야말로 신에 대한 활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종교는 축제로 연결되고, 그걸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에 의해 경제가 형성된다. 발리 주변의 농장에서는 카낭사리에 넣는 다양한 재료를 생산하고 있는데, 다양한 색깔은 바로 신의 형상인 것이다. 향기, 소리, 색이 조화를 이루면서 신을 형상화 하는 섬, 발리. 그 자체가 "신의 축복"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환경운동연합 에코생활협동조합의 대의원 워킹맘 이서윤입니다.
생협을 한번이라도 이용해본 시민이시라면 어떤 마음으로 생협 매장에 찾아가는 지 아실 겁니다. 처음에는 저도 ‘유기농.무농약.공정무역’ 이런 딱지를 붙인 식품들을 굳이 사서 먹어야 하나, 너무 유난스럽게 내 몸의 건강을 위하는 것은 아닌가 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한명, 한명 또 한명 태어날 때마다 자연스레 생협을 찾는 횟수가 늘어갔습니다. 왜냐하면 어린 아이의 건강은 온전히 나의 선택에 좌우되고, 제게 그 무엇보다 귀한 가치는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와 우리 가족, 이웃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나쁜 뉴스를 접했습니다. 자국의 발전소에서 생긴 사고로 오염된 물을 전 세계 인류와 해양생물들이 공동으로 소유한 바다에 흘려 버리겠다는 발상은 대체 어느 정도로 양심에 털이 나면 가능한 건지 짐작조차 안 됩니다.
게다가 자국의 어업을 수렁에 빠지게 하고,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우려하는데도 굳이 남의 나라 핵오염수 방류를 쌍수 들고 환영하며 응원해주는 한나라의 지도자와 정치인들은 무엇을 먹고 살기에 그렇게 남의 집 불구경이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제주도산 고등어만 안 먹고, 태안반도 바지락만 안 먹고, 동해 오징어만 안 먹으면 본인들은 무병장수, 자식들 걱정 없이 살 수 있다 착각하고 있나요?
바다는 돌고 도는데도 미국, 유럽 국민들은 별 소리 없는데 왜 대한민국 사람들은 유난스럽게 불안해 하냐, ALPS 시설로 위험한 핵종은 다 걸러내고 안전한 성분만 바다에 방류되는 거라는데 왜 그렇게 반대를 하냐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오염수 방류 옹호자들의 논리를 수십, 수백 번 제 자신에게 물어봤습니다. 그 물음에 대한 결론이 ‘반대’로 내려지면 당당하게 ‘반대’를 하려구요.
그 수백 번의 물음에 대해 제가 내린 결론은 제가 오늘 이 자리(기자회견)에 선 것입니다. 그 모든 옹호론자들의 반문에도 불구하고 저는 차마 그 오염수 섞인 바다에 나의 아이들을 물장구 치러 들어가게 할 수는 없습니다. 원자력 전문가니, 핵물리학자니 이름도 거창한 분들이 언론에 나와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의 입장을 대변하셔도 소용없습니다. 저는 도저히 핵 발전소 연료봉이 녹아내린 곳을 휩쓸고 지나간 물이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다 물살이 동식물의 몸 속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언제든 다시 제2, 제3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 때마다 지구 공동의 바다에 갖다 버릴 구실을 만들 순 없습니다.
이미 우리는 충분히 많은 핵발전의 리스크를 안고 살고 있습니다. 양심을 가지고 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훗날 우리는 두고두고 오늘을 후회할 것입니다. 물론 양심이 있는 자라면 말입니다.
저는 지금 당장 핵 오염수 방류계획을 철회하기를 일본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또한 일본의 꼭두각시 놀음을 그만 두고,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시 해주기를 대한민국 정부에 촉구합니다.
쏟아진 물은 다시 컵에 담을 수 없습니다. 저의 첫째 딸이 지금의 저와 비슷한 나이가 될 때까지 긴 시간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이 끔찍한 악몽을 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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