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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피고인 이재용 등에 대한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판결은 재벌비호를 위해 법치주의를 훼손한 부정의한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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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피고인 이재용 등에 대한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판결은 재벌비호를 위해 법치주의를 훼손한 부정의한 판결이다.

익명 (미확인) | 화, 2018/02/06- 11:39

 

[논평] 피고인 이재용 등에 대한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판결은

재벌비호를 위해 법치주의를 훼손한 부정의한 판결이다. 

법원은 언제까지 촛불시민을 모독하고 재벌을 비호할 것인가?

 

 

피고인 이재용 등에 대한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판결은 재벌비호를 위해 법치주의를 훼손한 부정의한 판결이다.

법원은 언제까지 촛불시민을 모독하고 재벌을 비호할 것인가?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는 2018. 2. 5.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2심에서 공소사실 중,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미르케이스포츠 재단과 관련한 뇌물공여의 점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의 점,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재산국외도피)의 점,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실 중 처분사실 가장 혐의의 점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면서, 피고인 이재용에 대하여 1심이 선고한 징역 5년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였다.

 

이 판결을 통해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부조리가 또다시 드러났다. 이번 판결은 ‘징역3년, 집행유예 5년’이라는 재벌 봐주기 공식의 반복일 따름이다. 2심 재판부는 재벌을 비호하기 위해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정의를 저버렸다. 그 구체적 근거는 아래와 같다.

 

1. 경영권 승계작업 및 부정한 청탁 관련

 

2심은 뇌물공여의 부정한 청탁이 되는 포괄적 현안으로서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인정하지 않았다. 2심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의 개별 현안들이 성공할 경우 이재용의 삼성그룹 지배력 확보에 유리한 효과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각 계열사들에게 경영상 필요나 합목적성 또한 존재하므로 뇌물공여에 대한 비난가능성을 이재용에게만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이재용의 삼성그룹 지배력에는 유리하지만 경영권 승계작업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오인을 넘어서 명백한 사실왜곡이다. 모든 증거들이 이재용이 보다 적은 돈으로 보다 많은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온갖 편법을 저지르려고 했던 정황을 입증하고 있다. 1심에서도 “삼성의 미래전략실은 각 계열사를 통할하면서 그 운영을 지원·조정하는 조직인 동시에 대주주(또는 총수)의 경영지배권 행사를 지원하는 조직”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2심은 도대체 무슨 근거로 “경영권 승계작업이 없다”고 판단한 것인가.

 

이건희의 와병으로 인한 갑작스런 부재 상황에서 상속세의 최소화, 신규 순환출자 고리의 해소, 삼성생명의 중간금융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관련 현안은 삼성이라는 기업집단의 현안임과 동시에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와도 직결되는 문제였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사건 이래 10여 년 간 삼성이 이재용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각종 작업을 해왔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도 경영권 승계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관련 증거와 법정진술이 모두 제출되어 있다. 그럼에도 2심은 피고인 이재용과 박근혜 전대통령만 서로 몰랐고, 별 도움도 기대하지 않은 채 박근혜 전대통령의 질책에 못 이겨 뇌물을 상납했다는 피고인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증거가 가리키는 진실을 외면한 채 재벌비호라는 특정한 의도로 논리를 구성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무릇 형사재판에서는 각 청탁 사실 별로 증거들을 분석하여 인정여부를 판단해야한다. 그러나 1심과 2심은 모두 개별 현안에 대한 청탁마저 획일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처럼 기본에 어긋난 재판은 미리 결론을 염두에 두고 판단을 끼워 맞춘 것이라는 의문을 들게 한다. 특히 지난해 11. 14.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찬성하도록 직권을 남용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하여 해당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2년 6월을 선고하면서 “박근혜 전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2심 재판부의 눈에는 박근혜 전대통령과 문형표 전장관이 아무런 묵시적 청탁이 없는데도 알아서 피고인 이재용을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직권남용의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단 말인가. 문형표 전장관의 재판 기록과 판결문이 이 사건의 증거로 제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심은 개별적 청탁은 물론 포괄적 청탁마저 부정하였는바, 정말 독단적 판결이 아닐 수 없다.

 

또한 2심은 영재센터 지원금과 미르 ․ 케이스포츠재단 출연금에 대해서도 모두 제3자 뇌물공여죄의 요건사실인 부정한 청탁이 인정되지 않아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는 사실관계에 대한 오인이자 판단의 모순이다. 2심은 박근혜와 최순실의 공동정범성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영재센터와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이 사실상 최순실의 지배력에 놓여 있는 점은 증거로 입증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형식만을 강조하여 영재센터나 각 재단이 독립된 ‘제3자’라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박근혜 또는 최순실이 납부할 출연금을 대납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은 존재하지 않는 전제조건을 설정하는 비논리적 법리판단이다. 박근혜 전대통령이나 최순실이 출연금을 납부해야 할 의무는 당초부터 없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좌우할 수 있는 재단을 만들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사업기회를 얻으려고 하였으며, 이를 위해 전경련을 동원해 기업들로부터 수백억원의 돈을 받았다. 그런데 이처럼 명백한 사실관계를 두고 2심은 존재하지도 않은 ‘납부할 의무’를 전제삼아 “대납한 것은 아니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2심은 ‘이재용 승계작업’의 실체를 오판했다. ‘이재용 승계작업’의 핵심은 ‘이재용으로의 승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이재용이 얼마나 적은 돈으로 얼마나 많은 지배력을 확보하느냐’의 문제이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증거의 의미를 축소하고, 궤변적 논리로 ‘이재용으로의 승계작업’을 인정하지 않았다. 사건의 내면과 진실을 살펴야 할 법관이 스스로 눈을 감아버린 것이다.

 

2. 뇌물공여죄 관련

 

뇌물공여와 관련하여, 1심은 삼성전자와 코어스포츠 사이의 용역계약이 체결된 2015. 8. 26. 무렵 피고인들과 박근혜 전대통령, 최순실 사이에는, 구입할 마필을 최순실 소유로 한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고, 그 뒤 소유권을 이전해 달라는 최순실의 요구에 따라 마필의 소유권을 차례로 이전하여 뇌물죄가 성립한 것이고, 선수단 차량, 마필 수송차, 살시도 매매대금, 살시도 보험료 등이 최순실에게 소유권이 이전되었다고 볼 수 없어 뇌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반면 2심은 용역대금 36억 3,484만원과 마필과 차량들의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았고, 마필과 차량들을 무상으로 사용하는 이익(사용이익)을 뇌물로 제공하였다고 판단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하고, 마필에 대한 대금과 말 자체, 보험료, 차량대금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2심의 판단은 뇌물공여죄에 있어 “뇌물”의 개념에 관한 법리를 완전히 오해한 것이다. 대법원은, “뇌물죄에서 뇌물의 내용인 이익이라 함은 금전, 물품 기타의 재산적 이익뿐만 아니라 사람의 수요 욕망을 충족시키기에 족한 일체의 유형, 무형의 이익을 포함한다”고 명시적으로 판시한 바 있다. 정유라에게 말과 차량을 사용하게 하는 이익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말과 차량을 사야하고, 보험료를 내야한다. 말과 차량의 사용이익과 각 대금·보험료는 불가분의 일체로서 제공된 무형적 이익인 것이다. 1심도 잘못 판단하였지만 2심도 더욱 잘못 판단하였다.

 

나아가 2심은 마필과 차량의 사용이익을 산정하기 어렵다는 궤변을 내놓았다. 누군가 1억원짜리 집을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마음대로 사용하라고 하였다면, 시세에 따른 임대료 상당액이 사용이익일 것이다. 말과 차량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감가상각이 발생한다면, 취득가액과 판매가액의 차액만큼이 사용이익일 것이다. 2심은 사용이익 산정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채 그저 ‘산정불가’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2심의 태도는 특경법상의 적용을 피해 형량을 깎아주려는 의도를 의심케 한다. 즉 특경법상 횡령금액이 50억 원을 넘는 경우 법정형이 5년 이상 무기징역이기에 양형의 범위가 넓어지는데, 2심은 ‘사용이익을 산정하기 어렵다’, ‘횡령죄의 객체인 타인의 재물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용이익’을 횡령금액에서 제외시켜 총 횡령금액을 36억 3,484만원으로 확정하였던 것이다. 이는 특경법상의 50억원 기준을 미달시키려고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3. 뇌물약속죄 관련

 

뇌물약속과 관련하여, 2심은 1심과 마찬가지로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과 관련하여 삼성전자와 코어스포츠 간의 용역대금 총액인 213억 원에 대한 약속을, 위 금액은 용역계약서에 표시된 나머지 금액으로, 이는 잠재적인 예산 추정치일 뿐이지, 213억 원을 지급하겠다는 최종적인 합의가 없어 뇌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뇌물약속죄에서 ‘뇌물의 약속’은 직무와 관련하여 장래에 뇌물을 주고받겠다는 양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확정적으로 합치하면 성립하고, 뇌물의 가액이 얼마인지는 문제되지 아니하며, 뇌물의 목적물이 이익인 경우에 그 가액이 확정되어 있지 않아도 뇌물약속죄가 성립된다. 이는 대법원의 일관된 태도이다. 즉 특가법처럼 뇌물의 가액이 범죄구성요건으로 규정된 것이 아닌 이상, 213억 원을 제공하겠다는 최종적인 합의가 없더라도 뇌물죄는 성립하는 것인데, 2심은 이와 같은 기본적 법리마저 외면하였다.

 

4. 재산국외도피죄 관련

 

재산국외도피죄와 관련하여, 2심은 1심과 달리 73억원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73억 원 중 코어스포츠에 보낸 용역비 36억원은 삼성이 장차 사용하기 위해서 국내 재산을 빼돌려 둔 것이 아니라 최순실에게 뇌물로 준 돈이므로 재산국외도피가 아니고, 나머지 37억은 마필구입 대금으로서 실제로 마필구입을 위하여 사용되었으므로 예금거래 신고가 자체가 정당하여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무죄라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사회 일반의 통념 및 형법의 취지에 어긋난다. 나아가 다음과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재판부가 미리 결론을 정해놓고서 논리를 짜맞춘 것이 아닌지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첫째, 2심은 코어스포츠 용역비 36억원에 대하여 “재산국외도피는 장차 ‘자신이’ 사용하기 위하여 국내 재산을 국외로 빼돌린 경우에만 인정되는데, 피고인들이 아닌 뇌물수수자 ‘최순실’이 임의로 소비, 축적, 은닉 등 지배하였을 뿐이다”는 이유로 재산국외도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궤변이 아닐 수 없다. 2심의 논리대로라면 횡령한 회사 돈을 국외로 도피시켜도 ‘자신이 직접’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가 사용하도록 한 경우라면 재산국외도피죄가 성립하지 않게 된다. 또한 2심의 논리대로라면, 피고인 이재용이 회사 돈을 자신의 해외계좌로 보냈다가 그 돈을 최순실에게 제공했다면 재산국외도피죄가 성립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삼성전자의 돈이 독일의 최순실에게 제공된 것이 명확한데, 그 과정에 따라 범죄성립에 차이가 난다면 어느 국민이 이를 납득할 수 있겠는가. 대법원은 “특정경제범죄법 제4조 제1항의 재산국외도피죄는 자신의 행위가 법령에 위반하여 국내재산을 해외로 이동한다는 인식과 그 행위가 재산을 대한민국의 법률과 제도에 의한 규율과 관리를 받지 않고 자신이 해외에서 임의로 소비, 축적, 은닉 등 지배․관리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행위라는 인식을 가지고 국내재산을 해외로 이동하여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이 유출될 위험이 있는 상태를 발생하게 하는 것”이라고 판시하였던 바, 2심은 대법원 판례의 취지를 몰각한 채 ‘자신이’라는 3글자에 천착하고 말았다.

둘째, 2심은 “마필구입대금 37억이 예금거래신고 사유가 ‘우수 마필 구입 및 차량 구입 위한 대금 지급으’로 되어있고, 실제로 마필구입 및 차량구입 대금으로 사용되었으므로 허위신고가 아니며, 따라서 재산국외도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마필구입 및 차량구입은 그 사용이익을 제공하는 것과 불가분의 일체로서 이 사건 뇌물을 구성한다. 즉 ‘마필 구입 및 차량 구입’이란 예금거래 신고 자체는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그 의도가 범죄에 해당하는 이상 ‘법령을 위반하여’ 재산을 도피시킨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2심의 논리대로라면, 해외의 부동산을 뇌물로 제공하려고 ‘주택 구입을 위한 대금 지급’이라 예금신고만 한다면 재산국외도피죄에 해당하지 않게 된다. 2심의 궤변으로 인해 추적이 힘든 해외를 통해 뇌물이 제공될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지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5.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관련

 

1심은 피고인 이재용 등이 범죄수익의 ‘발생원인에 관한 사실’ 중 일부와 ‘처분사실’을 가장하였다고 판단한 반면, 2심은 “피고인들이 마필들(살시도, 비타나, 라우싱)을 뇌물로 공여하였다고 볼 수 없고, 비타나와 라우싱의 구입대금을 횡령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마필들은 범죄수익 또는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이 아니다.”라고 판단하였다. 즉 마필 자체, 마필 구매대금 자체가 뇌물죄나 횡령죄로 인한 범죄수익이 아니기 때문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필 자체를 뇌물로 보지 않고, 마필 구매대금도 횡령으로 보지 않은 2심 판단의 문제는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삼성이 정유라에게 고가의 말을 사주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위 말들을 다른 말들로 교체하되 마치 정유라가 아닌 삼성전자가 위 말들을 소유하다가 이를 타인에게 매각하였고, 정유라는 삼성전자와 전혀 무관한 말들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고, 허위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을 지급받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용역대금을 부풀렸다”는 취지의 공소사실은 증거상 명백하다. 2심의 논리대로라면, 삼성과 최순실은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삼성이 최순실에게 말을 제공한 것을 감추기 위해 삼성그룹 최고위층이 앞장서서 허위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용역대금을 부풀렸다는 것이 되는데, 이것을 누가 납득할 수 있단 말인가.

 

6. 이 사건의 본질 및 양형 관련

 

2심은 원심과 달리 이 사건을 “대한민국 최고 정치권력자인 박 전 대통령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그룹의 경영진을 겁박하고,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최서원이 그릇된 모성애로 사익을 추구하였으며, 피고인들은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이 뇌물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 채 거액의 뇌물공여로 나아간 사안”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모든 이 사건이 최고층 자본권력과 최고층 정치권력이 결탁한 ‘정경유착’ 사건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2심은 “정치권력과의 뒷거래를 배경으로 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 거액의 불법․부당대출,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공적 자금의 투입 등과 같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의 모습을 이 사건에서는 찾을 수 없다.”고 하였는데, 정경유착에 ‘전형’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는 것에 비추어 보면, 이는 오로지 면죄부를 주기 위한 억지 논리에 불과하다.

 

국민들은 법관이 사건의 진실과 실체를 직시하여 줄 것이라 믿고 있는데, 오히려 법관이 궤변으로 사건의 본질을 외면하고 말았다. 2심은 자본권력이 무도한 정치권력을 이용하여 재벌들의 공동현안인 원샷법, 서비스산업발전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재벌친화적 법안과 정책 추진에 활용한 사실을 눈감아 버렸다. 삼성그룹이 ‘삼성공화국’을 구축하여 어떻게 대한민국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 알면서도 모른 채 하였다.

 

무엇보다 삼성과 박근혜 전대통령의 유착관계는 각종 법정진술, 공문서, 삼성내부문서, 이메일 등 수많은 증거들로 입증되었다. 피고인 이재용이 삼성그룹을 승계하기 위해 온갖 계획들을 수립․실행하였던 사실은 재판에 현출된 증거들만으로도 충분히 입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눈 앞에 놓인 증거능력 있는 증거들마저 외면하고, 이 사건의 본질을 왜곡했다.

 

2심은 “뇌물의 액수도 적은 금액이 아니고, 이에 더하여 뇌물공여와 횡령 범행을 가장, 은폐하는 행위도 병행되었다. 이처럼 피고인들이 공무원의 부패에 조력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부담하는 법적 의무이고, 국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그룹의 경영진에게 부여된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대통령의 직무집행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가 훼손되었고, 경제계 일선에서 노력하는 기업 임직원들의 도덕성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불신도 가중되었다.”고 판시하면서도 “박 전 대통령의 승마지원 요구를 쉽사리 거절하거나 무시하기 어려웠다고 보이고, 이러한 요구에 따라 수동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으며, 업무상횡령 범행의 피해를 회복하였고,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36억원이 넘는 돈을 횡령하고, 뇌물을 제공하며, 온 국민이 보는 국회청문회에서 위증을 한 사람에 대해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 국민들은 이런 행태를 두고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호소하는 것인바, 이 재판이야말로 그런 호소에 걸 맞는 ‘전형’적 재판이 아닌가.

 

결국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의 범죄를 엄단해야 할 사법부가 오히려 진실을 저버리고, 법치주의를 농단하며,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말았다. 이는 사법부의 치욕이다. 상고심이 바로 잡지 않는다면, 이 치욕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7. 보론(안종범 수첩과 김영한 업무일지에 대한 2심 법원의 판단에 대하여)

 

2심 법원은 1심 법원과 달리 안종범 업무수첩과 김영한 업무일지가 혐의를 입증할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2심 법원의 논리는 안종범의 업무수첩은 수첩에 그 기재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만 증거능력이 있을 뿐 그 밖에 어떠한 경우에도 그 수첩에 기재된 박 전 대통령이나 피고인 이재용 사이의 대화 내용의 신빙성을 인정할 증거로는 쓰일 수 없고 김영한 업무일지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엄격히 해석하였다고 보기에는 2심 법원의 논리는 형식논리에 치우쳤고 실체진실 발견을 위한 구체적 타당성이 결여되어 있다.

 

첫째, 어떤 진술을 범죄사실에 대한 직접증거로 사용할 때에는 그 진술이 전문증거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진술을 하였다는 것 자체 또는 그 진술의 진실성과 관계없는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전문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125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업무수첩은 박 전 대통령이 안종범이나 피고인 이재용에게 수첩에 기재된 말을 하였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본래증거로서 당연히 증거능력을 가진다. 2심도 이 점을 인정하는바, 안종범이 작성한 업무수첩은 그 자체로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이재용이 한 ‘원진술’의 존재를 증명하는 본래의 증거이다. 나아가 그 수첩의 작성 경위와 신빙성에 대한 다른 증거인 안종범 진술을 보강하는 정황증거가 될 수 있다. 대법원 판례가 이를 부인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

 

안종범은 법정에서 진술하면서, 업무수첩은 자신이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책수석으로 근무하면서 매일매일의 업무 관련된 내용을 계속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대통령이 말하는 내용 중에서 후속조치를 취할 것들이 있는지 등을 정리하기 위하여 대통령이 말하는 내용을 놓치지 않도록 핵심 요지를 적은 것이고, 대통령의 지시사항이면 ‘VIP’라고 적어놓았으며, 대통령이 말할 때 그 내용을 수첩에 그대로 받아 적었지, 자신의 생각을 가감한 것은 없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렇다면 1심이 안종범의 업무수첩이 안종범의 법정 진술과 결합하여, 대통령이 안종범에게 지시한 내용, 대통령과 피고인 이재용 사이에 있었던 대화의 내용 등을 인정할 간접사실에 대한 증거로서는 전문증거가 아닌 본래증거로서의 증거능력과 증거가치를 가진다고 본 것이 전문증거의 증거능력과 실체진실 발견을 조화롭게 해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심은 이 사건에서 업무수첩이 그러한 증거가치를 가지는지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했다. 그러나 2심 법원은 수첩 기재가 어떤 경우에도 박 전 대통령 등의 진술 내용에 대한 증거능력을 가질 수 없다는 형식적 논리 뒤에 숨어서, 사건의 실체에 대한 구체적 판단을 외면한 것이다.

 

둘째, 안종범 수첩 기재에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 뿐 아니라 피고인인 이재용과 박 전 대통령의 대화 내용도 포함되어 있고 안종범은 그 구체적 사실을 진술하였던바, 안종범의 진술에서 피고인 이재용에 대한 부분은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 인정된다면 증거능력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 안종범 수첩 기재는 이러한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의 진술을 인정할 수 있는 정황증거로서의 성격도 가진다. 2심 법원은 안종범 수첩 기재 내용을 구체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증거능력을 부인하였다.

 

셋째, 2심 판결의 논리는 국정농단 관련 종래 형사사건에서 안종범 업무수첩을 정황증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한 판단과도 상반된다. 왜 증거능력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강자에게만 엄격하고 힘없는 자에게는 관대한 것인지, 왜 유독 피고인 이재용 사건에서 이런 판단이 나왔는지 우리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일관성을 상실한 법리는 정의의 표상이 될 수 없다. 더구나, 권력과 재벌의 권력형범죄는 내밀하게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내부고발자의 수첩이나 장부 등을 통하지 않고서는 진실규명이 쉽지 않다. 2심 법원이 그러한 난제 속에서 어떻게 증거의 의미를 살펴야 하는지, 정의로운 판단을 내릴 것인지 고민한 흔적을 우리는 찾을 수 없다.

 

 

 

201826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정 연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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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견거부처분 취소소송 항소심 재판장에 대한 기피신청

1. 정론직필에 힘쓰시는 귀 언론사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2. 북 해외식당 종업원 12명에 대한 접견거부처분 취소소송의 항소심 변론기일이 8. 31. 10:10 진행되었습니다(서울고등법원 행정7부 재판장 윤성원). 당일 종업원 12명에 대한 증인신청에 대한 결정과 경찰청, 통일부, 국정원에서 종업원들의 신변에 대하여 서로 다르게 사실 확인을 한 것에 대하여 국정원 측에 사실 확인을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어, 재판장에 대한 기피신청을 하였습니다.

3. 당일 재판장(윤성원 판사)은 변호인단의 증거신청을 모두 기각하고, 자신이 내렸던 소송지휘의 내용과 모순된 재판진행을 하면서, 법정에서 변호인단이 신청한 증거에 대해 배석판사들과의 아무런 합의도 없이 곧바로 모두 기각결정을 하였습니다.

종업원들에 대한 증인신청 기각사유는 증인들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다는 것과 소송과 직접 관련이 없다는 이유였는데, 이는 지난 재판진행과 모순된 것이었습니다. 변호인단은 종업원들에 대해 증인신청을 하면서, 종업원들의 인적사항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는 통일부에 대한 사실조회신청도 함께 했었습니다. 그런데 재판부에서 이를 기각하였고, 이외에 인적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또한 접견거부처분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이 소송에서 접견거부 당시 종업원들이 접견신청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었는지, 스스로 거부의사를 밝힌 것인지 여부에 대한 확인은 정당성 판단에 가장 중요한 사항이었습니다. 이에 재판부에서도 종업원들을 직접 만나 증언의사를 확인하는 것에 대해 양 당사자의 의견을 물었고, 2회 변론기일에서 이를 결정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재판장은 2회 변론기일에 이르러 종업원들의 인적사항을 확인할 수 없고, 소송과 큰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증인신청을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통일부 및 경찰청 관계자에 대하여 법정에서 증인신청을 하자 배석판사들과 어떠한 협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바로 기각결정을 하고, 이에 대한 이의신청도 기각하였습니다.

4. 재판장은 피고(국정원)의 주장에 의하면 얼마든지 종업원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변호인단은 종업원들의 신변을 직접 확인할 수 없고, 접견 신청 당시 종업원들의 진정한 의사로 접견을 거부한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 사건의 항소심까지 진행해왔습니다. 그런데 국정원의 일방적인 주장을 그대로 사실로 인정하면서 변호인단에게 입증기회를 주거나 더 이상 소송을 진행시킬 필요가 없다는 것은,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도록 하는 중대한 사유였습니다.

이에 변호인단은 재판장에 대하여 기피신청을 하였습니다. 기피신청을 하면 소송절차는 바로 중단됨에도 불구하고, 재판장은 기피신청을 하라면서 그대로 재판을 진행하여 판결선고기일까지 지정하였습니다.

5. 변호인단은 오늘(1일) 기피신청 이유서를 제출하였고,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취재 부탁드립니다.

2017년 9월 1일
북 해외식당 종업원 변호인단

금, 2017/09/0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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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폭력적 사드배치를 규탄한다. 적폐 사드 즉각 국외로 반출하라

 

정부는 지난 밤 수많은 경찰 병력을 동원하여 사드배치 반대 세력을 제압하고, 오늘 아침 성주군 소성리에 일방적이고 폭력적으로 사드 발사대 4기를 비롯한 추가 장비를 반입하였다.

우리는 분노한다.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촛불정부가 할 짓은 아니다. 촛불정부는 국민들을 설득하는 공론화 절차를 하나도 안했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소성리 주민들 만났던 걸 변명으로 대려거든 걷어치워라. 군사적 효용성과 우리 땅이 강대국싸움터가 되지 않을 것이란 점에 대해 국민들에게 설명했는가. 문재인 대통령도 몰랐다던 사드 몰래 반입 진상은 규명했는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언급했던 천문학적 배치 비용에 대한 의혹은 해소되었는가. 법상의 환경영향평가는 완료 했는가. 국회 동의는 받았는가. 단지 전자파측정 쇼만 보여줬을 뿐이다.

주민들은 혼란스럽다. 촛불정부가 박근혜 탄핵정부가 한 짓을 그대로 이어 받다니. 이런 꼴을 보려고 지난 겨울 찬 바닥에서 천만 명 넘는 국민들이 고생한 게 아니다. 적폐를 청산하라고 정권을 교체했지 적폐를 더 쌓으라고 한 게 아니란 말이다.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정부는 ‘임시’배치라서 법적 절차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임시’배치와 ‘정식’배치가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대한민국 법령 어디에도 ‘임시’배치와 ‘정식’배치를 구별하고 있지 않다. 오늘로서 사드 레이더 1대와 발사대 6기, 즉 완편된 1개 사드 포대를 ‘배치’ 완료한 것이다. 정부는 말장난하지 말고 진지해졌으면 좋겠다.

국민들은 부끄럽다. 결국 미국의 전략적 이익과 안전을 위해서 우리 정부는 소성리 주민들을 짓밟고 사드를 배치한 것 아닌가. 우리 민주공화국은 존엄이 없는가. 우리 국민에겐 자존심이란 게 없는 줄 아는가. 화끈거린다. 언제까지 미국 바짓가랑이를 잡을 것인가.

국민들은 불안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군사행동은 우리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누구도 한반도에서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라고 말했을 때 국민들은 안심했다. 하지만, 오늘의 사드 배치는 동북아의 화약고 한반도에 불을 당기는 위험 천만한 도박이다. 정부는 한반도를 스스로 미-중 대결의 최전선으로 만들어 버렸다. 한반도가 다시 강대국의 ‘배틀그라운드’가 될 순 없다.

우리는 요구한다. 정의로운 촛불정부는 신속히 사드 발사대를 국외로 반출하라. 그리고, 국민들에게 사과하라.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어느 세력에도 반대한다. 주변 강대국은 물론이고, 그것이 동족인 북한일지라도 동맹국인 미국일지라도 결연히 반대한다. 냉정과 자제, 무력배제,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한다.

 

 

2017년 9월 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회 위원장 하 주 희(직인생략)

목, 2017/09/0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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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사드 부지 소규모환경영향평가 승인, 반환경적인 환경부를 규탄한다

– 쪼개기 공여 정당화시켜준 환경부

 

 

2017. 9. 7. 오늘 환경부장관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인터뷰를 통해서 “박근혜 정부 때 환경영향평가 제대로 하는 거 피하려고 부지 쪼개기 해가지고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하도록 꼼수 부렸는데 이번 정부가 그걸 반려하지 않고. 그러니까 환경부가 반려하지 않고 그걸 그대로 물려받아서 소규모 환경평가 해서 조건부로 통과시켜줬다”라는 주민의 반발이 있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환경영향평가법에 정해져있는 환경요인들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하고 있으면 반려, 충족하면 동의’하는 것이고, 환경영향평가법에 반려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것처럼 밝혔다.

그러나 이는 환경부가 자신의 주어진 직분에 맞게 일하지 않는 것에 대한 변명일 뿐이다. 우선 환경영향평가법 제45조는 제4항은 “환경부장관은 ……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 또는 해당 사업계획이 적정하게 작성되지 아니하여 협의를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환경부가 만든 「환경영향평사서 등에 관한 협의업무 처리규정」 제14조에 의하면 반려사유로서 “법 제9조에 따른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를 명시하고 있다.

사드배치는 군사시설사업으로서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인데, 박근혜 정부가 환경영향평가를 면탈하기 위해 쪼개기 공여를 하였다는 사실이 바뀐 청와대를 통해 밝혀졌다. 2016. 6. 5.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이 “사드 추가 반입 보고 누락 진상조사 및 후속조치 발표 브리핑”을 통해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기 위한 시도가 어떤 경위로 이루어졌으며 누가 지시했는지 추가로 경위를 파악하라”고 했을 정도였다.

오늘의 어이없는 인터뷰는 기존에 환경부가 해왔던 말과 행위와도 모순되는 것이다. 환경부는 2016. 12. 세종시 난개발에 ‘쪼개기 허가’가 문제라며, 불법․편법으로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은 업자들을 고발하고, 공사중지명령까지 내렸다. 개발사업 쪼개기 허가받아 환경영향평가 회피하는 것은 문제고, 국방시설사업을 하면서 쪼개기 공여를 해서 수십 년간 사용될 지도 모르는 군사기지를 만드는 일에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는 것은 괜찮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가 없다.

게다가 국방부는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협의가 끝나는대로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반환경영향평가 후 배치여부를 결정한다고 하면서 사전공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명백히 환경영향평가법상의 사전공사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이다.

환경부 홈페이지의 “모든 국가정책에 환경의 목소리를 내고,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라는 인사말이 우습다.

 

 

201797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회 위원장 하 주 희(직인생략)

목, 2017/09/0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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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정부는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폐지하라.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지하도에서 5년 넘게 목소리를 내온 이들이 있다.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과 빈민의 문제를 지적해 온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이다. 이들은 9월 5일 5년에 걸친 농성을 풀었다. 우리 모임은 이들의 끈질긴 투쟁에 박수를 보내며 지지를 밝힌다.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은 2012년 8월 21일부터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며 농성하였다. 5년 넘게 광화문역 지하도에서 외치던 이들의 구호는 절실했다. 장애인에 대한 국가지원을 장애인의 손상 정도에 따라 등급을 나눠 일률적으로 제공하지 말고 필요한 지원을 개별적 욕구에 따라 제공하라는 것이었다. 또 생전 보지도 못하는 가족이 돈을 조금이라도 번다는 이유로 주거 급여 같은 복지 혜택을 주지 않는 부양의무제를 개선해달라는 요구였다. 이들이 농성하는동안 송파 세 모녀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고통받고 숨진 사람만도 18명이나 되었다.

이들이 1,842일만에 농성을 푼 것은 새 정부가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제의 단계적 폐지를 논의하는 민관협의체 구성을 약속하였기 때문이다. 우리 모임은 지금까지 투쟁한 이들과 연대하여 정부의 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지켜볼 것이다. 정부는 약속한 대로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폐지하여야 할 것이다.

2017년 9월 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

위원장 김 재 왕

 

20170907_민변소수자위_성명_정부는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폐지하라

목, 2017/09/0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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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국가배상소송에서의 입증책임완화가 필요하다. 

– 염전노예 국가배상소송 1심 판결에 대하여 

장애인들을 외딴 섬으로 유인해 돈 한 푼 주지 않고 노예처럼 부린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에 대한 국가배상소송 1심 판결이 있었다. 법원은 지난 8일, 국가가 장애인 학대를 방조하거나 막지 못한 책임을 일부 인정해 8명의 피해자 중 1명에 대하여 3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에서 국가는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도움을 요청했던 파출소의 경찰관은 탈출을 돕기는커녕 염전 주인을 불러 피해자를 다시 악몽같은 현장으로 돌려보냈고, 섬 곳곳에서 10년에 걸쳐 착취가 이뤄지는 동안 관할 면사무소를 비롯한 지자체는 상황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외딴 섬에서 생활하던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할 유일한 대상인 경찰이 보호의무를 저버렸다며, 피해자가 느꼈을 당혹감과 좌절감을 고려해 국가가 청구금액인 3천만원을 모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나머지 피해자 7명에 대해서는 국가가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았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그리고 그 밖에 국가가 장애인을 상대로 한 불법 직업소개를 감독하지 못한 점이나, 관할 지자체가 이들에게 적절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부분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는 법원이 일반적인 손해배상의 입증책임에 따라 이 사건을 판단했기 때무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권익 옹호가 필요한 장애인들로 국가가 가진 자료에 대한 접근 자체가 어려워 피해를 입증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에 있다. 그러다 보니 국가 및 지자체가 소송 과정에서 피해자가 요구하는 자료를 성실히 제출하지 않는 한 이들이 피해를 입증하기는 불가능하다.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국가와 지자체가 사실상 손해배상을 좌지우지하는 셈이다.

우리 모임은 재판부가 이 소송을 다른 손해배상 사건과 동일하게 보고 입증책임을 판단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국가배상소송에서 국민과 국가가 가진 정보의 불평등 정도, 정보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국가의 자료 제출 노력 등을 고려하여 피해자인 원고의 입증책임을 완화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다. 우리 모임은 항소심 재판부가 피해자들의 입증책임을 완화하여 판단하기를 기대하며,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가와 지자체의 일상적인 노력을 촉구한다.

2017년 9월 11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

위원장 김 재 왕

20170911_민변소수자위_논평_국가배상소송에서의 입증책임완화가 필요하다

월, 2017/09/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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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다양성이 보장되는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정상화가 필요하다.

–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부결에 부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었다. 본회의에 출석한 국회의원 293명의 무기명투표 결과 찬성이 145표로 반대표와 같았고, 기권 1표, 무효 2표로 집계되었다. 임명동의안이 통과되기 위해 필요한 출석 의원의 과반수(147표)에 2표가 부족했다. 기본권의 최후 보루인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은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약 8개월 가까이 공석이었던 헌법재판소장의 공백이 장기화 되고 있다.

 

이번 표결 결과를 놓고서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점은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표결과정에서 드러난 보수야당의 소수자 인권에 대한 편협한 이해와 헌법재판에 대한 수준 이하의 인식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후보자 지명 이후부터 일관되게 김이수 후보자가 지난 2014년 12월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에서 통합진보당 해산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밝힌 것과 군대 내 동성애자를 처벌하는 데 근거로 작용하고 있는 군형법의 조항이 위헌이라는 소수의견을 밝힌 것을 문제 삼아 ‘이념 편향’ 및 ‘동성애 조장’ 공세를 벌여왔다. 국민의당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런 공세의 배경에는 새로 출범한 정부를 흔들고 각 당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정치적 고려도 작용한 것으로 국민들은 보고 있다. 헌법재판소장의 임명이 그러한 정치적 고려의 대상이 되는 현실이 참으로 비극적이다. 지난 정권의 대표적인 적폐의 상징인 대통령은 탄핵되었지만 국회는 여전히 과거의 적폐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헌법재판소는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들의 기본권 보장의 최후의 보루다. 바로 얼마 전 박근혜 탄핵심판을 통해 우리는 헌법재판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경험했다. 사회의 가려진 문제를 드러내고, 법과 제도를 올바른 방향으로 고쳐가기 위한 지혜를 모아가기 위해서는 획일화 되지 않은 다양한 의견의 표출이 필수적이다. 소수의견의 존재는 헌법재판의 본질이다. 우리 헌법재판소의 모티브가 된 미국의 연방대법원은 다수의 입장과 다른 소수의견을 온전하게 존중해왔다. 이로 인해 미국의 대법관들은 소수자의 권리보호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유지하는 “지혜의 아홉 기둥” 으로 불리고 있다.

 

우리 모임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이전에 밝힌 소수의견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소수자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나아가 모든 국민의 인권을 보다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고민을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이는 헌법재판소장으로서 결격사유가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자질이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자격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소수의견을 맹목적인 이념 편향으로 폄하하고 근거 없는 혐오와 차별로 덧씌워 결국 임명동의안 부결에까지 이르게 한 야당의 무책임한 모습에 깊은 실망을 감출 수가 없다. 이런 상황이지만 우리는 김이수 헌법재판관이 임기 종료시까지 재판관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여 우리 사회의 정의의 한 보루를 굳건히 지켜줄 것을 당부한다.

 

헌법재판소가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인권을 두텁게 보장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헌법재판관의 다양성을 보장하고 권력의 외풍을 막아내는 헌법재판소장이 조속히 임명될 것이 요구된다. 우리는 국민과 시대가 요구하는 헌법재판소장의 임명에 국회가 걸림돌이 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나아가 국회는 대법원장의 임명 동의에 있어서는 이번에 보여준 모습과 같이 편향되고 정략적인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그런 모습의 끝에는 국민의 심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7년 9월 1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정 연 순

화, 2017/09/1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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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우정사업본부는 故이길연 집배원 사망 사건 진상규명하고 살인적인 근무환경 개선하라

 

故이길연 집배원은 지난 9월 5일 “두렵다. 이 아픈 몸을 끌고 출근을 하라네. 사람 취급 안 하네. 가족들 미안해”라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업무 중 교통사고를 당해 몸이 불편함에도 사측에서 출근을 종용하자, 사람 취급을 받지 못 하는 것에 좌절감을 느낀 것이다. 결국, 사측의 무리한 압박에 의한 ‘순직’임에 분명한데도, 故이길연 집배원의 유서는 사측으로부터 수취거절 당한 상태다.

 

故이길연 집배원은 지난 8월 10일 근무 중 승용차에 치었고 오토바이에 깔리면서 왼쪽 허벅지가 눌리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서광주우체국은 “무사고 1000일”을 목표로 설정하여 곧 목표 달성을 앞두고 있었다. 다친 집배원은 “무사고 1000일”을 달성하는 데 옥에 티였고, 사측은 산재 처리가 아닌 일반 병가 처리하고 이틀 간 근무한 걸로 해줄 테니 이틀만 쉬고 나와서 근무하도록 출근을 종용했다. 허울뿐인 목표 달성을 위해 인간을 도구로 취급한 것이다.

 

서광주우체국과 전남지방우정청이 故이길연 집배원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사고 1000일”과 같은 무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산재를 은폐한 사례는 故이길연 집배원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실태조사(한국노동연구원, 「2017년 집배원 과로사 근절대책 마련을 위한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집배원 응답자 중 92.7%가 교통사고 경험이 있고 평균 4.4회 사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업무 중 사고와 관련해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비율은 18.8%에 불과했다.

 

집배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 및 과중한 업무 강도에 따른 과로사 위험 및 업무스트레스에 노출돼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집배노동자 72명이 사망했으며, 올해에만 6명의 집배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우정사업본부의 살인적인 노동환경은 수십 년 째 개선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우리 모임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故이길연 집배원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순직을 인정하라.

 

故이길연 집배원이 당시 출근할 수 있는 건강 상태였는지, 출근을 종용한 담당자가 누구인지, 공무상재해 절차를 밟지 아니하고 일반 병가 처리 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 故이길연 집배원 사망 사건과 관련하여 유가족과 대책위원회가 납득할만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한다. 이를 통해 故이길연 집배원의 죽음이 단순 자살이 아닌, 고인의 명예 회복을 위해 순직임을 인정하라.

 

사측은 “일반적으로 일반 병가 처리한 이후에 산재처리 한다”고 말했으나, 전남지방우정청 사업국장이 지난 9월 8일 고인의 시신이 있는 광주기독병원 영안실로 찾아와 유족에게 공상처리를 위한 서류에 대신 서명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 동안 병가 처리 되어 있는 것이 명백한 바, 이는 확실한 산재 은폐의 증거이다.

 

둘째, 고용노동부는 산재 은폐 및 출근 종용한 책임자를 처벌을 위해 우정사업본부 및 전남지방우정청에 대한 특별감독을 실시하라.

 

고용노동부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우정사업본부에 대하여 특별감독을 즉각 실시해야 한다. 고인에게 업무로 복귀하라는 무리한 요구나 강압이 있었는지, 괴롭힘은 없었는지, 무사고 1000일 달성을 위해 병가를 종용한 사실이 있는지, 그 책임자는 누구인지 등 철저한 특별감독을 통해, 故이길연 집배원을 “사람 취급 안 한” 책임자를 처벌하여야 한다. 문제의 근원을 외면한 채 집배원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자신의 자리만 지켜온 책임자에 대한 문책과 처벌이 반드시 요구된다.

 

셋째, 우정사업본부 및 서광주우체국은 책임 있는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서광주우체국장은 故이길연 집배원이 죽었을 때 해외여행 중이었고, 사망 통보를 받고서도 통상적이라면 장례 절차가 모두 끝이 났을 시점까지도 조문을 오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우정사업본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고인은 나이가 많은 편이고 평소에도 업무처리가 빠르지 않아 가장 수월한 배달구역을 배정했다”며 “우편물 구분 공동작업 및 집배구역 변경도 제외하는 등 배려를 했다”고 하였고, 평소에 고인이 업무에 미진했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싣기까지 했다. 책임 있는 사과는커녕 고인의 살아생전의 삶까지 부정하고 있다.

 

故이길연 집배원을 죽음으로 몰고 간 우정사업본부 본부장 및 서광주우체국장은 유족들에게 공식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라. 다시는 故이길연 집배원과 같이 업무상 재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치료를 마치기도 전에 출근하는 일이 없도록 사고 시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업무 복귀 시 건강관리 매뉴얼에 따라 근무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라.

 

넷째, 우정사업본부는 집배 인력 증원 등을 통한 중대재해 예방 대책을 마련하라.

 

우정사업본부의 중대재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정사업본부에서 일어나는 중대재해에는 턱없이 부족한 인력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이로 인하여 장시간 노동, 중노동, 불규칙 노동이 반복되고, 결국 사망 등의 중대재해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적정 인력을 충원하여 “중대재해 다발 사업장”의 오명을 벗어야 한다.

 

집배노동자들은 하루 10시간 내지 11시간의 장시간 노동 환경에 처해있다. 곧 추석이 다가오면 전국에서 올라오는 농수산물과 각종 선물 때문에 집배노동자들은 또 다시 살인적인 노동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올해 설 명절 특별소통기간에도 강원도에서 젊은 집배원이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파주에서 택배원이 과로사 했다. 따라서 무제한 연장근무를 파기하고, 적정 인력을 증원하라. 나아가 업무시스템과 작업환경의 개선, 항시적인 위험성 평가 등의 제도 개선이 시급히 요구된다.

 

우리 모임은 위 네 가지 사항에 대한 우정사업본부와 서광주우체국, 고용노동부의 즉각적이고 성실한 이행을 촉구한다.

 

우리 모임은 고인의 죽음을 깊이 애도하며, 앞으로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故이길연 집배원에 사건에 대한 우정사업본부 및 서광주우체국의 책임 있는 사과와 책임자 처벌, 순직 인정이 될 때까지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고, 법적, 제도적 개선책 마련에 최선을 다 할 것임을 다짐한다.

 

“무사고 1000일”은 과연 누구를 위한 목표인가? 집배노동자들이 안전한 근무환경에서 사고를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설정된 목표 아닌가? 그러나 “무사고 1000일” 목표가 한 집배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 “무사고 1000일”과 같이 현황판 숫자만을 채우기 위한 목표는 즉각 폐기하고, 집배노동자들이 다시는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하는 일이 없도록, 사람답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속히 마련하라.

 

지난 18년간 편지만 나르다, “사람 취급 해 달라”고 외치며 세상을 등진 故이길연 집배원의 마지막 편지를 수취하라!

 

 

2017. 9. 13.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수, 2017/09/1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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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접견거부처분 취소소송,
재판장 기피신청에도 선고 강행 예정

1. 정론직필에 힘쓰시는 귀 언론사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2. 북 해외식당 종업원 변호인단은 지난 8. 31. 진행된 접견거부처분 취소소송 항소심 변론기일에서 재판장 윤성원 판사에 대하여 기피신청을 하였습니다. 당일 재판장(윤성원 판사)은 피고(국정원)의 주장에 의하면 얼마든지 종업원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변호인단의 증거신청을 모두 기각하였고, 자신이 내렸던 소송지휘의 내용과 모순된 재판진행을 하면서 법정에서 변호인단이 신청한 증거에 대해 배석판사들과의 아무런 합의도 없이 곧바로 모두 기각결정을 하였습니다. 이에 더 이상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워 기피신청을 하였던 것입니다.

3.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판사에 대한 기피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그 재판이 확정될때까지 소송절차를 정지하여야 하고, 이는 행정소송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변호인단이 법정에서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밝히고 기피신청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소송절차를 진행하여 변론기일을 끝내고 선고기일까지 지정하였습니다.

4. 오늘(14일) 오후2시 선고기일(서울고등법원 행정7부 2017누42943)이 1별관 306호에서 예정되어있고, 변호인단은 경과에 따라 대응해나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취재 부탁드립니다.

 

2017. 9. 14.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탈북 의혹사건 대응TF
팀장 장경욱 [직인생략]

목, 2017/09/1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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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검찰의 철도노조 파업 참여자 95명에 대한 공소 취소를 환영한다.

 

오늘 검찰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 중이던 철도노조 조합원 95명에 대한 공소를 일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3년과 2014년 철도노조 파업으로 검찰이 기소한 파업 참여자들 중 이미 무죄가 확정된 사람들 외에 나머지 95명에 대한 재판도 종결되게 되었다. 그동안 검찰이 공소취소를 하지 않았던 관행을 고려하면 전향적인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검찰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은 헌법상 기본권이다. 단순파업 그 자체는 기본권의 행사일 뿐 범죄가 될 수 없다. 대법원의 경우 단순파업은 전격성이 없으면 업무방해죄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여 과거에 비해 진일보한 해석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껏 검찰은 주요 노동사건의 조사와 처리에 있어서 어떻게든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기계적인 기소를 남발해 왔다.

 

검찰의 이번 공소 취소는 이러한 잘못된 관행에 대한 반성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검찰이 앞으로 노동사건에 관해서 업무방해죄를 적용하는 것을 자제할 것과 공안적 시각에서 벗어나 균형 있는 법집행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2017. 9. 14.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김 진

목, 2017/09/1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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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경찰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위한 독립적 시민 통제기구의 설치를 촉구한다.
– 인권경찰·민주경찰을 위한 경찰개혁위원회의 권고안에 부쳐

 

검찰·국정원·경찰로 대표되는 주요 공권력 기구의 개혁은 우리 사회의 필수적인 과제다. 국민을 위하여 사용되어야 할 공권력이 되기는커녕, 정치적 중립성을 상실한 채 공권력이 남용되고 인권이 침해된 비극적 역사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현재 검찰과 국정원에 비하여 경찰개혁이 그 필요성과 중대성에 비추어볼 때 상대적으로 충분한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가운데 우리모임은 지난 몇 달간 경찰개혁위원회에서 네 차례에 걸쳐 발표한 여러 경찰개혁 권고안에 주목할 필요성을 느낀다. 특히 우리 모임은 9월13일에 경찰개혁위원회에서 발표한 「시민에 의한 민주적 외부 통제기구 신설」권고안에 대하여 적극적인 지지의 입장을 표하고자 한다.

경찰개혁의 목표는 경찰권의 자의적인 공권력남용을 반복하지 않고, 경찰권이 국민을 위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경찰권에 대한 민주적인 참여와 통제의 이념을 실현하는 제도의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한 제도개혁의 가장 유력한 방안은 ‘경찰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반영되는 권한 있는 별도의 기구의 설치’이다. 일부의 반론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존재하는 경찰위원회· 경찰청문감사관실 등으로는 경찰권 남용 및 인권침해 등을 실효적으로 방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경험적으로도 충분히 증명되었다.

따라서 우리모임은 경찰개혁위원회에서 경찰청에 권고한 ‘경찰의 권한 남용 및 인권침해 사안만을 전담하면서, 일반적인 조사권에 더하여 수사권까지를 보유하는 별도의 독립적인 시민 통제기구의 설치’가 유효·적절한 제안이라고 평가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경찰개혁위원회에서 권고한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설치」·「수사제도 개선안」· 「촛불집회 백서 발간」·「수사 공정성 확보를 위한 통제방안」·「집회·시위자유 보장방안」 「국제 기준에 맞는 경찰 체포·구속 최소화 방안 마련」는 모두 현재의 경찰이 인권경찰·민주경찰로 환골탈태하기 위한 소중한 제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모임은 경찰 개혁위원회가 앞으로도 국가경찰제에서 자치경찰제로의 전환, 수사경찰·행정경찰로의 이원화 등을 포함한 효과적인 경찰 개혁방안을 권고안으로 제출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한 편 경찰청이 경찰개혁위원회의 모든 권고안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긍정적이기는 하나 그 진의에 대해서는 국민적 의구심이 상존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지난 9월 7일 경찰개혁위원회가 권고한 ‘집회·시위자유 보장방안 권고안 및 부속방안’을 수용하기로 발표하면서도, 경북 성주지역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강제로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보여준 ‘폭력’진압은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경찰청이 현재의 개혁방안의 수용을 경찰의 수사권한 확대와의 필연적인 연결고리로 해석하지 않기를 바란다. 향후 우리사회가 합리적인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조정 방안이 마련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나, 현재의 경찰개혁 방안의 수용이 경찰의 수사권한 확대를 위한 교두보로 활용될 수 없다. 더 나아가 경찰청은 현재까지 경찰개혁위원회에서 발표한 각종 권고안이 경찰의 민주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도 깊이 숙고하길 바란다.

끝으로 우리모임은 경찰청이 경찰개혁위원회의 ‘경찰 시민통제기구’ 권고안에 대하여 단순히 수용입장을 표명하는 것을 넘어서 구체적인 수용방안을 조속히 제출할 것을 촉구하며, 필요한 입법사항에 대해서는 국회 역시 기동적으로 대응하길 바란다.

 

2017년 9월 15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위원회
위원장 성 창 익

금, 2017/09/1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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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삼권분립은 입법부의 사법부 존중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국회가 조속히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준 동의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모임은 현임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가 불과 일주일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신임 대법원장 인준절차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법치주의를 근본적인 국가원리로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사법부의 대표인 대법원장직이 공석으로 있다는 것은 단순한 행정공백을 넘어선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헌정 질서가 시작된 이후 대법원장이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경우 그 후임자의 임명이 지체되어 공백상태로 있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은 그런 이유에서이다.

그런데 현재 전임 대법원장의 임기만료시까지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선과정이 마무리되지 못 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그 이유가 파행적인 국회 운영에 있다는 점에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국회가 민주적 대표성을 가진 국민대의기관이자 국정통제기관으로서의 지위를 갖기 때문에 행정부와 사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기능을 다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 헌법이 규정한 삼권분립을 통해서 달성하고자 했던 이념은 국회 외에 다른 헌법기관을 구성할 때 민주적 정당성을 매개하고, 헌법기관 구성에 있어서 함께 관여하는 기관의 권한남용을 통제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현재 국회가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서 인준절차에 청문보고서조차 채택하고 있지 않은 행위는 그 절차와 내용에 있어 모두 타당성이 결여되어 있다. 현재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준절차를 거부하는 국회의원들의 입장은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대법원 산하 공식 법관학술연구단체에 대한 왜곡된 규정, 사법부가 가져야 할 소수자 인권 보호의 기능을 도외시하면서 법관이 가질 수 있는 가치와 철학의 다양성을 부정하는 인식, 30년간 재판을 해온 후보자에 대하여 법관 전문성 부족이라고 평가하는 등 좀처럼 동의하기 어려운 언사들이 난무하였다.

일부 국회의원의 이러한 태도는 국회가 본연으로 가져야할 정상적인 견제와 균형의 목소리가 아니라 대법원장 인선마저도 자신이 속한 정치적 세력의 이해관계에 근거한 행태로 보인다. 바로 지난주에 부결되었던 김이수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투표결과도 이와 대동소이한 접근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과연 현재 국회가 취하고 있는 태도가 진정 우리 헌법질서가 설계하고 고려하고 있었던 바람직한 삼권분립의 모습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헌법 제27조는 우리 국민에게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국민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사법부가 헌법수호, 기본권과 인권 보장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속히 대법원장 임명이 이뤄져야 한다. 더욱이 연 초 불거진 대법원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최근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는 전국법관대표회의 논의에서 드러난 사법행정에 대한 개혁의 열망을 수렴하기 위해서도 대법원장 임명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

우리모임은 금 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가 대법원장으로서 갖춰야 할 재판의 전문성, 사법개혁에 관한 소신, 소수자인권보호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중대한 결격요건을 발견하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국회가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준절차를 거부하거나, 부결을 시킨다면 국회의 사법부에 대한 권한남용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우리 모임은 국회에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국회는 대법원장 임명을 왜곡된 정쟁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조속히 인준에 동의하라.

 

 

2017년 9월 18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정 연 순

월, 2017/09/1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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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정부는 양심수에 대한 특별사면 절차를 이행하라.

촛불 정부를 자임하는 정부가 들어선지 4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지금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어느 때보다 긴 연휴를 동반하는 이번 추석이 지나면 기온이 쌀쌀해지면서 성탄절과 세밑이 코 앞으로 다가올 것이다. 새삼 정부 출범 이후의 날짜를 헤아리고 절기와 기온을 언급하는 이유는 아직 갇힌 자가 있기 때문이다. 촛불 정부가 들어섰는데도 석방되지 못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촛불의 목소리를 조금 더 일찍 그리고 조금 더 강렬하게 외친 이유로 수의를 입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노종 한상균 위원장, 통일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비롯해 정치활동과 노동운동과 사상을 이유로 구속되어 있는 사람은 전국적으로 30여명에 이른다. 우리는 이들을 양심수로 부르는데 조금의 주저함도 느끼지 않는다. 우리 모임은 이들이 비록 실정법을 위반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즉각 석방되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우리 사회가 더 크고 더 깊은 민주주의를 지향한다면 일정한 시기에는 양심과 사상에 따라 행동하다가 실정법의 단죄를 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실정법보다 더 상위 규범인 정의의 원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나라들이 사면법을 마련해 놓고 민주 정부가 들어서거나 시민들의 정치적 진출이 본격화 될 때 대대적인 사면을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사회는 지난 겨울 촛불을 밝혀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을 심판하였고 올 봄 끝내 새로운 촛불 정부를 탄생시켰다. 그렇게 탄생한 정부가 지금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이 무엇이겠는가? 우리는 그것이 양심수의 석방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지난 정부의 국정원과 청와대가 행한 공작정치의 실태들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 그 행위들이 처벌받아야 할 범죄라면 그 행위들에 맞서거나 그 행위들로 인해 촉발된 행위는 우리 사회가 안아야 할 상처이자 부채이다. 그에 대한 실정법의 처벌을 모두 무효로 할 수는 없지만 그로 인한 생채기는 우리 사회가 감싸야 한다. 우리는 사면이 그 중 하나의 방편이라고 믿는다.

정부는 지난 815 광복절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특별사면을 실행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 말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여러 난제에 직면한 정부의 처지를 고려하고 또 촛불로 탄생한 정부의 의지를 믿고서, 용납하고 감내하였다. 그로부터 한 달이 넘는 시간이 지났고, 찬 바람의 강도는 점점 더 세지고 있다. 우리는 이 문제를 더 이상 용납하고 감내할 수 없다. 촛불 정부라면 당장 양심수를 석방하라. 일각에서는 사면권이 남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주장은 지극히 정당하다. 그러나 그 주장이 향하여야 할 방향은 권력형·탐욕형의 거악 범죄자에 대해서이지 양심수에 대해서가 아니다. 다른 것을 같게 놓고 비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며칠 전 우리 사회의 어두운 구석을 살피고 있는 6대 종단의 지도자들도 양심수의 석방을 요구하였다. 국제 앰네스티는 진작 그런 요구를 내놓았다. 우리는 정부가 이런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정부의 성찰과 결단을 촉구한다.

2017년 9월 20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정 연 순

20170920_민변_성명_정부는 양심수에 대한 특별사면 절차를 이행하라

수, 2017/09/2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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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삼표시멘트 불법파견 노동자 전면적 정규직화 합의를 환영한다.

 

민주노총 강원본부 강원영동지역노조와 삼표시멘트(옛 동양시멘트)가 9. 20. 불법파견 노동자 39명을 전원 정규직으로 복직시키는 내용으로 최종 합의하였다. 이로써 지난 930여일 동안 해고와 손해배상, 가압류, 고소·고발 등의 압박 속에서도 힘든 투쟁을 해온 노동자들이 일터로 돌아가게 되었다. 우리는 이 합의를 크게 환영하고, 불법파견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다른 사업장에도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번 합의는, 고등법원에서 불법파견 여부를 다투는 소송이 진행 중인 시점에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다른 사업장의 ‘신규채용’이나 ‘중규직(무기계약직)’이 아니라 진정한 정규직이라는 점, 하청업체 근속연수를 그대로 인정받아 동일한 직급과 호봉 적용 등 차별없는 근로조건으로 이루어졌다는 점, 사측이 손해배상/가압류/가처분 신청 등을 취하하는 등 포괄적으로 타결하였다는 점, 장기투쟁사업장 문제해결에 있어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는 점 등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다음에도 확정 판결을 무시한 채 정규직화를 이행하지 않아 분쟁이 끊이지 않는 다른 사업장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불법파견 등 간접고용은 노동자들의 지위를 극단적으로 불안정하게 하고, 불합리한 차별로 일터에서의 기본적인 인권을 말살하는 비인간적 고용형태이며, 우리 법이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고용방식이다. 비록 고용노동부와 1심 법원의 불법파견 인정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삼표시멘트가 이제라도 이러한 문제를 깨닫고, 순리에 맞는 합의를 통해 노사간 신뢰를 회복하고 불합리한 고용관행을 완전히 시정하겠다고 나선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반가운 일이다. 이를 위해서 하나 된 마음으로 싸워 온 조합원들과 이들을 지원한 노동·사회·종교단체 및 시민들의 연대가 없었다면 불가능하였을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값진 승리이다. 이번 합의가 불법파견이 만연한 시멘트업계 및 여러 사업장 문제해결과 장기투쟁사업장 문제해결에 촉매제가 되기를 바란다. 이와 같은 좋은 일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른 사업장 사용자들의 각성과 함께 노동당국의 철저한 감독과 엄정한 법집행이 더 많이 요구된다.

 

2017. 9. 20.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김 진

수, 2017/09/2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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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고용노동부의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확인을 환영한다.

 

고용노동부는 파리바게뜨가 가맹점 근무 제빵기사를 불법파견(무허가 파견 등)으로 사용한 것을 확인하고, 파리바게뜨에 대해 제빵기사 등 5,378명을 직접 고용하도록 시정지시하면서, 미이행 시 사법처리 및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고용노동부의 이번 조치가 점점 더 악용되고 있는 변칙적 간접고용에 제동을 건 중요한 감독행정으로 높이 평가하며, 파리바게뜨가 즉각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들은 형식적으로 ‘협력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협력업체와 가맹점주 사이의 도급계약에 따라 가맹점에서 근무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가맹본부인 파리바게뜨 품질관리사를 통해 출근시간 및 업무에 대한 전반적인 지휘·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종래 파견근로관계가 사용사업주(원청)-파견사업주(하청)-파견근로자 사이 3자 관계였다면, 여기에 ‘가맹점주’까지 보태지면서, 마치 4차 사이 또는 중첩적인 간접고용 관계가 성립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협력업체는 이들의 업무수행에 관해서 아무런 지휘·명령을 하지 않고, 가맹점주의 관여도 거의 없었으며, 실질적인 사용사업주 역할을 수행한 것은 가맹본부인 파리바게뜨였다. 그동안 사회, 언론과 국회에서 문제제기가 있어 왔고 고용노동부가 지난 7월부터 근로감독을 실시하여, 드디어 결과를 발표하였다. 겉보기에 전형적인 파견근로관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실질을 살펴 불법파견임을 인정하였다

 

사실, 시장에서는 이렇게 겉모양을 바꾼 다면적 근로관계가 확산되고 있어, 사용자들은 얼마든지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도급수수료 등의 이름으로 중간착취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졌으며 노동자들의 지위는 더욱더 불안정해지고 있다. 이번 근로감독결과는 고용노동부가 이러한 고용관행의 문제점을 간파하고, 파견법의 취지에 맞게 그 해석을 하고 적극적으로 법을 집행하려고 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이 신속하고 적극적인 근로감독과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탈법적이고 변칙적인 고용관행을 시정해 나가는 일이 더 자주 있어야 할 것이다.

 

2017. 9. 2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김 진

목, 2017/09/2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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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만도헬라와 아사히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을 환영한다. 검찰은 신속히 기소해야할 것이다.

1. 고용노동부(중부지방고용노동청,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구미지청)는 9월 21일 인천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이하 ‘만도헬라’)와 그 대표자 등을 파견법 위반 및 근로기준법위반으로, 9월 22일에는 LCD용 유리제조업체인 아사히초자화인테크노한국 주식회사(이하 ‘아사히’)와 그 하청업체인 주식회사 지티에스(이하 ‘지티에스’)를 파견법 위반으로 결론내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였다고 밝혔다. 아사히의 경우에는 178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11. 3.까지 직접 고용하도록 시정지시까지 하였고 만도헬라도 조만간 시정지시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2. 인천 송도에 위치한 만도헬라는 ‘생산직 정규직 제로 공장’이다. 연구직, 사무직, 기술직 350여명은 정규직이고 생산직 350여명은 모두 사내하청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비정규직이다. 고용노동부의 이번 수사 결과는 기업들이 저임금 노동을 활용하기 위하여 제조업 생산공정을 100% 비정규직으로 운영하면서 외형적으로는 혼재근무 및 직접 관여가 없는 것처럼 꾸미더라도, 원청이 모든 생산흐름을 통제하면서 하청 노동자들을 지휘·명령해왔다면 실질판단의 원칙에 따라 근로자 파견이 인정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의미가 있다. 또한 사용사업주인 원청이 파견법에 따라 근로시간 등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로서 법적 책임을 진다는 점을 확인한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아사히는 2004년 경상북도 구미시에 설립된 세계 4대 유리제조 업체인 일본기업 아사히글라스의 종속회사다. 아사히와 지티에스간의 계약은 외형상 도급 계약이지만 실제로는 지티에스 소속 비정규 노동자들은 아사히 관리자의 지시 하에 유리판을 규격에 맞게 절단하고, 세정, 정밀검사, 포장, 적재하는 직접생산공정를 수행하였다. 명백한 불법파견이다.

3. 고용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에도 불구하고 만도헬라와 아사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조할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현재 공장에서 쫓겨나 거리에서 싸우고 있다. 만도헬라는 비정규 노동자 300여명이 2017년 2월 12일 노동조합을 설립하자 사내하청업체 폐업, 강제 전환배치, 도급계약 해지, 직장폐쇄 등을 통해 노동조합 활동을 탄압하고 있다. 아사히의 경우에도 최저임금 수준의 낮은 급여와 극심한 노동강도, 인격모독, 수시로 행해지는 권고사직 등을 참다못해 2015년 5월 29일 비정규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2주만에 138명이 가입하자, 아사히는 9년여간 계속 갱신해오던 지티에스와의 도급 계약을 해지하는 부당노동행위로 답하였다. 아사히의 집요한 노조 탈퇴 공작으로 현재 아사히비정규직 지회의 조합원 수는 22명으로 줄어들었다.

4. 불법파견 사건에서의 대표적인 문제는 사건 처리가 너무 늦다는 것이다. 특히, 아사히의 경우 고용노동부와 검찰이 말도 안 되는 여러 핑계를 대면서, 불법파견으로 고소한 지 2년 이상이 경과한 시점에서야 겨우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것인데, 늦어도 너무 늦었다. 이미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만도헬라와 아사히 위 2개 사건에서 검찰은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법언을 명심하여 신속하게 기소를 해야할 것이다. 고용노동부도 위 2개 회사가 직접 고용의무를 불이행할 경우 과태료 부과 등 후속 조치를 신속히 진행해야하며 나아가 다른 산업 현장 곳곳에 자리잡은 불법파견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여 노동현장의 대표적인 적폐인 불법파견을 일소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2017. 9. 24.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김 진

일, 2017/09/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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