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소식] 세종기지에서의 1주차 생활

세종기지에서의 1주차 생활
김은희 박사(시민환경연구소 연구위원)
푼타 아레나스에서 남극 칠레 기지로 들어오는 민간 항공기 출발이 몇 차례 지연되면서 예정보다 이틀이나 대기를 했다. 새벽부터 잠을 설치고 공항에 나가 수하물 수속을 하고 검색대를 지나 게이트까지 왔다가 기상 사정으로 다시 호텔로 돌아가게 되었다. 호텔 숙박을 연장하고 공항 출발까지 몇 시간 남지 않았음에도 잠을 잠깐 청했다. 다시 공항으로 나오면서 이번엔 비행기를 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몇 년 전 월동대장을 지내셨던 극지연구소의 안인영 박사님께서 푼타에서 일주일 이상 대기한 적도 있다고 하시니 걱정이 더 커졌다. 점심도 거르고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다 드디어 비행기 이륙을 보게 되었다. 잠을 설친 탓에 비행기를 타면 바로 잠이 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처음으로 남극 땅에 발을 들여 놓는다는 것이 비로소 실감이 났던 탓인지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눈은 쉽사리 감기지 않았다. 짧은 비행 거리였지만 간단한 식사와 음료 서비스가 있어 다행히 시장기를 면할 수 있었다. 이륙한지 두 시간 정도 지나 눈이 쌓인 남극 땅이 보이기 시작하자 마음과 손이 바빠진다. 카메라를 꺼내 들어 창문 밖 풍경을 담기 위해 셔터를 누르고 또 눌렀다. [caption id="attachment_187322" align="aligncenter" width="600"]
그림 사진 위쪽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1) 비행기 안에서 찍은 남극 풍경 (사진 김은희), 2) 세종기지 위치도 (그림 제공 극지연구소 제28차 (2014.12~2015.12) 월동대장 안인영 박사), 3) 언덕에서 바라본 세종 기지 (사진 김은희). 아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사진 김은희) 4) 언덕 위에서 바라 본 펭귄 마을, 5) 펭귄들의 둥지, 6) 젠투 펭귄.[/caption]
비포장 활주로에 비행기가 생각보다 부드럽게 착륙을 했고 우리 일행은 드디어 남극 땅에 발을 디뎠다.
첫 인상은 생각보다 눈이 많지 않고 춥지 않다는 것이었다.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는다고 분주한 가운데 한 줄로 서서 다음 대기 장소로 이동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우리를 데려온 비행기는 지난 1년 동안 세종기지에 있던 월동 대원들을 싣고 다시 푼타로 돌아간다고 한다.
우리는 칠레 기지에서 내어준 휴게실에서 잠시 몸을 녹이면서 통성명을 하고 어떤 연구를 위해 왔는지 담소를 나누면서 세종기지로 가는 조디악 보트로 가는 순서를 기다렸다. 누군가 예전에는 여권에 입남극을 기념하는 스탬프를 찍었다는 얘기도 했다. 혹시나 우리도 할 수 있을까 기대를 했지만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 입국심사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어 이제는 스탬프를 찍지 않는다고 한다.
드디어 조디악 보트가 있는 선착장으로 가서 구명복을 입고 조 별로 보트에 승선했다. 구명복을 입는 동안 바로 옆에서는 펭귄 한 마리가 물에서 쏙 튀어 나왔다. 정말 남극에 있음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보트에 승선하느라 할 수 없었다. 앞으로 지내는 동안 많은 펭귄들을 만나겠지 위로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약 15분 정도 보트를 타고 드디어 먼 여정의 끝인 세종기지에 도착했다. 첫 일정은 저녁식사였다. 누군가 남극에 들어오는 일행이 있는 날에는 김치찌개가 나온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정말로 김치찌개가 나와서 남극에서의 첫 식사를 맛있게 끝냈다.
세종기지는 남극 대륙의 서쪽 남극 반도에서도 조금 떨어진 남쉐틀랜드 군도(South Shetland Islands)의 킹조지섬과 넬슨섬 사이의 맥스웰만(Maxwell Bay) 연안에 위치하고 있다. 서울에서 세종기지까지의 거리는 17,240 km이다. 킹조지 섬에는 우리나라의 세종 기지 외에도 러시아, 칠레, 아르헨티나 등 모두 8개국의 기지가 있다고 한다.
텔레비전으로나 보던 세종기지에 내가 와있는 것이 아직까지는 신기하기만 하다. 더구나 2018년은 세종 기지의 3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하니 더욱 이번 출장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본관 건물 1층에는 지난 30년 동안 세종기지에서 꼬박 일년을 보내면서 연구활동을 했던 월동대원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초창기 흑백 사진에서 칼라사진으로 방한복의 색깔과 디자인도 세월에 따라서 세련되게 변해가는 것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남극에서의 2일차 아침, 식사 후에 주변 지형에도 익숙해질 겸 해서 간단히 하이킹을 하자는 제안을 받고 흔쾌히 따라 나섰다가 아주 혼났다. 기지 뒤편 언덕길을 올라 능선을 타고 펭귄마을 초입까지 가서 다시 기지 주변의 해안가로 내려오는 코스였는데 대부분 자갈이나 돌 아니면 눈이 쌓인 오르막길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앞서 간 일행이 나를 기다려주는 동안 급격히 빨라진 호흡으로 힘들게 따라 잡으면 다시 거리가 벌어지기를 여러 번 하면서 겨우 일정을 마칠 수 있었다. 여기에서 머무는 동안 육로 이동 방법이 오로지 튼튼하고 빠른 두 다리와 큰 폐활량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계획한 샘플링 일정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기절하듯이 잠이 들었다.
세종 기지에 도착하고 나서 며칠 동안은 바람도 제법 세게 불고 날씨가 좋지 않은데다가 지난 9월 초에 보낸 연구 장비를 실은 보급선이 여러 사정으로 칠레에서 아직도 출항하지 못했다는 더욱 불안한 소식을 들었다. 연구 과제를 위한 모든 물품이 들어 있기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 졌다. 원래는 약 2 주 예정으로 1월 6일에 출남극하려다 기상 상황에 따라서 샘플링을 하지 못하는 날들도 있기 때문에 계획한 날짜 보다는 길게 잡으라는 충고를 듣고 날짜를 늦춰 1월 23일에 나가기로 한 것이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착한지 3일 째 아침에는 바람이 좀 약해져서 우리나라가 관리하고 있는 기지 주변의 남극특별보호구역(Antarctic Specially Protected Area, ASPA No. 171) 펭귄 서식지에 가보기로 했다. 펭귄 마을이라 불리는 이곳에는 남극의 여름 동안 번식을 위해 찾아오는 젠투 펭귄과 턱끈 펭귄의 서식처가 있다.
펭귄마을로 가는 동안에는 부화를 기다리는 알을 품고 있는 도둑 갈매기 둥지들을 꽤 여러 개 볼 수 있었다. 도둑 갈매기는 기회를 엿보다가 막 알에서 나온 펭귄 새끼들을 잡아먹는다고 한다. 일행들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돌길 자갈밭 눈길에 발이 미끄러질세라 풍경도 구경하랴 도둑 갈매기도 관찰하랴 정신이 없었다. 앞서가던 일행이 기다리다 내가 다가가니 저기가 바로 펭귄 마을이라 손으로 가리킨다. 저 멀리 정말로 수많은 까만 점들이 보였는데 그 점들이 모두 펭귄들이라니 믿어지지 않았다. 얘기 들은 대로 양계장 냄새가 조금 나긴 했지만 처음으로 수족관이 아닌 펭귄들의 서식처를 직접 본다는 흥분이 앞섰다. 펭귄 마을이 가까워질수록 냄새는 더 강해졌고 펭귄들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주홍색 립스틱을 바른 듯한 부리를 가진 젠투 펭귄과 얼굴에 줄무늬가 있는 턱끈 펭귄들의 둥지가 보였다.
도둑 갈매기 둥지를 조사하러 간 일행을 기다리면서 혼자서 펭귄들을 관찰할 시간이 좀 생겼다. 아직 부화하지 않은 알을 품고 있는 것인지 막 태어난 새끼들을 품고 있는 것인지 확실치 않지만 둥지에 머물고 있는 펭귄들이 많았다. 엎드려 얼굴을 파묻고 자고 있는 펭귄, 날개를 움직이며 이웃 펭귄에게 배설물 세례를 하는 펭귄, 뒤뚱거리면서 어디론가 바쁘게 걸어가는 펭귄, 머리를 들어 하늘을 향해 소리를 내는 펭귄, 서로의 부리를 사이좋게 맞대는 펭귄들까지 한 공간에서 다양한 행동들을 하고 있었다. 아직 새끼들은 보이지 않지만 여름 동안에는 새끼들을 볼 수 있다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다. 시료를 보관할 물품들이 보급선으로 도착하면 시료 채집을 위해 펭귄마을에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며칠 후면 크리스마스인데 여기와 지내보니 주중이든 주말이든 날짜가 가는 것이 크게 실감나지 않는다. 아침에 눈을 뜨면 식사를 하고 날씨를 확인하고 현장으로 나가거나 기지에서 연구 계획 회의를 하는 등 모두들 분주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구름이 끼었나 싶으면 갑자기 푸른 하늘이 보이다 또 얼굴을 때리는 바람이 불고 지나가기도 하고 이곳의 날씨는 정말 시시각각 변화무쌍하다. 기온은 생각보다 따뜻하지만 밖에 좀 있다 보면 얼굴 가리개 없이는 얼굴이 얼얼해지니 남극은 남극이다. 보급선 도착이 늦어진 탓에 생활용품들과 식재료가 부족하다고 들었다. 다음 주에는 날씨가 좋은 날이 많고 보급선이 빨리 기지에 도착하기를 바라고 있다.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현지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아 남극 사진들은 전달받기 어려운 조건입니다. 추후 공개하겠습니다.)
[연간 혼획되는 고래류의 숫자 / 출처:해양경찰청][/caption]








[우리가 즐겨 먹는 장어. 하지만 이 장어가 대부분 불법으로 잡혀왔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caption]
[실처럼 얇은 실뱀장어의 모습. 너무 얇고 작은 탓에 그물이 모기장처럼 촘촘하다 / 출처:군산대학교][/caption]
[모기장보다 촘촘한 실뱀장어 그물의 모습. 그물코가 너무 작아서 다른 해양생물도 많이 잡힌다][/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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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뱀장어를 조업하는 불법 선박과 그물이 바다를 가득 메우고 있다][/caption]
[해양경찰의 단속 선박 앞에서 버젓이 불법 어업을 하는 실뱀장어 선박의 모습][/caption]
[멸종위기 EN 등급인 호랑이의 모습. 우리나라에서 매년 수천만 마리가 잡히는 장어와 같은 멸종위기 등급이다][/caption]
[바다에 버려진 실뱀장어 폐선박의 모습. 선박을 통째로 버리고 간 탓에 주변 해양환경이 심각하게 오염된다][/caption]

우리나라가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관할수역은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포함한 43.8만㎢다. 반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사용하고 있는 우리나라 관할수역의 면적은 약32.5만㎢로 분모의 차이가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중국과 일본의 과도수역을 고려해 전체 관할수역을 측정했을 것이다. 다른 국제단체는 우리나라의 관할수역을 약 36만㎢로 사용하고 있어 현재 시민단체가 언급하는 해양보호구역 면적 비율은 상당히 보수적 수치를 이용한다는 것을 상기하고 싶다.
이번 생물다양성협약 2번 목표엔 “2030년까지 훼손된 육상, 담수 및 연안⋅해양 생태계의 30% 이상이 효과적인 복원상태에 있도록 보장한다”가 담겨있다. 제5차 해양환경 종합계획엔 2030년까지 갯벌의 복원 면적을 10㎢로 계획했지만, 1987년부터 3,203㎢였던 갯벌 면적은 2018년 2,482㎢까지 줄어들었다. 약 30년간 721㎢의 갯벌 면적이 사라졌지만, 정부의 갯벌 복원 계획은 2030년까지 단 10㎢에 불과하다. 2.9㎢ 면적인 여의도와 비교하면 약 248개의 여의도가 사라졌지만, 단 세 개 정도의 여의도 면적만 복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환경단체 활동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정부의 보호구역 확장과 해양생태계 복원계획은 “부족하다”는 말을 끝없이 언급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이번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의 협의 이후로 우리 정부에선 앞으로 시민사회와 많은 이해관계자가 포함하는 거버넌스 구축과 함께 보다 야심찬 수립 계획을 세울 준비를 해야 한다. 현재 전체 관할수역의 5%의 해양보호구역을 2030년 확장한다거나 지난 30년간 소실된 갯벌을 소수 복원한다는 내용의 보수적으로 소극적인 목표를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시에 우리가 단지 양적인 면적을 확장하겠다는 데 집중하면서도 관리의 질을 향상하는 방법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 활동의 제한이 생태계 복원과 생물다양성 보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관리가 함께하지 않는 보호구역의 확장은 단순한 양적 확산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는 조치로 평가받고 지난 아이치목표의 실패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2030년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의 실패는 더는 걷잡을 수 없는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양적 확장에서 바라본 해양보호구역의 지정 방향
환경운동연합은 우리나라의 해안선을 따라 습지와 갯벌을 중심으로 한 보호구역, 영해 기선을 기준으로 한 무인도서 주변 해역, 배타적경제수역에서의 과도수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연안습지는 유네스코 권고에 따라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를 위해 2025년까지 9개의 갯벌을 추가 지정하는 준비가 진행 중이다. 유네스코 갯벌 문화유산의 전제조건이 법적 보호구역이기 때문에 유네스코 갯벌이 지정되면 자연스럽게 해양보호구역이 확장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해양보호구역의 관리주체가 지자체이기 때문에 지자체의 참여가 매우 중요한 조건
이다. 지역별 환경단체와 시민단체가 유네스코 갯벌 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2025년까지 연안습지 갯벌에 해양보호구역이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네스코에 문화유산 지정에 필요한 생태적 완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보호종의 서식지뿐 아니라 산란지, 휴식지까지 모두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서해 직선기선과 통상기선에서 12해리 지점을 잇는 선을 영해선이고 우리나라의 법적 보호구역을 지정하고 주권적 권리를 갖는 지점이다. 영해상에 인간 행위를 제한할 수 있는 해양보호구역을 찾기 위한 가장 빠르고 좋은 방법은 무인도서의 주변 해역을 활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절대보전도서와 준보전도서 주변 해역에 대해선 이미 무인도서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주변 해역에 대한 행위 제한을 설정해놨다. 영해에서 가장 효과적인 해양보호구역의 확장 방법은 행위 제한이 지정된 무인도서 주변 해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편입하고, 실측을 통해 1km의 행위 제한 범위를 수 해리로 확장하는 것이다. 확장한 무인도서 주변 해역은 서로 연결돼 네트워크의 축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바다를 바라보는 육지의 시점 변화가 해양보호구역의 양적 확대에 작게나마 도움이 된다. 현재 주변 해역의 최소 거리 단위가 1km로 바다의 최소 단위인 해리로 바꾸면 1.852km로 변할 것이다. 최소한 현재 대비 약 1.85 배의 확장이고, 실사를 통해 인간 간섭의 행위 제한이 걸린 해양보호구역을 더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 무인도서 주변 해역 뿐 아니라 유인섬의 주변 해역도 보호구역의 지정요구가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유인도서 주변 해역에 대한 보호구역 지정과 관리에 대한 수요를 파악할 필요성이 있다.
영해 기선을 넘고 배타적경제수역엔 과도수역을 눈여겨볼 수 있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 놓인 한중 잠정조치수역과 한국과 일본 사이에 놓인 한일 중간수역은 언제든 외교적으로 분쟁의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중국이나 일본 역시 해양보호구역에 대한 양적 확장이 숙제다. 중국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5.48%의 해양보호구역을 지정됐다고 보고했다. 일본은 나고야협약 아이치목표를 달성했지만, 2030년까지 30%라는 해양보호구역의 목표를 채우기에 부족한 13.89%다.
양적 확대를 위한 삼국 간의 협약과 협력으로 과도수역에 대한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한다면, 장기적으로 마찰을 겪고 있는 외교 문제를 뒤로 미룰 수 있을 뿐 아니라 생물다양성 협약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30%에 다가갈 수 있다. 대외적으로 생명과 평화의 공간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의미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삼국 시민사회의 협력을 통해 해양보호구역 양적 확대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리나라와 중국 그리고 일본 시민사회의 협력과 소통이 매우 필요하다. ‘시민사회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각 정부가 참여할 수 있는 지점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우리 시민사회의 움직임을 제안해본다.
해양보호구역의 질적 관리 향상
인간 행위의 제한이 없는 해양보호구역은 그저 국제적으로 수치만 늘려놓은 허깨비 보호구역일 뿐이다. 미국해양대기청(NOAA) 역시 인간 활동의 제한이 없는 해양보호구역은 문서상에 존재하는 보호구역(paper park)이라고 정의할 정도로 보호구역엔 인간 행위 제한이 필요하다. 미국해양대기청에선 해양보호구역을 표시할 때 법적으로 지정된 해양보호구역과 어업금지구역(No-take marine reserve)를 함께 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표시되는 어업금지구역은 얼마나 될까? 혹은 우리나라 보호구역에서 행위 제한이 어느 정도 되고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 대다수 회의적인 답변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지정된 해양생태계보호구역, 해양생물보호구역, 해양경관보호구역 그리고 습지보전법에의 지정된 연안습지보호구역 등의 법적 내용은 행위제한이라기 보다는 양적인 확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개발에 대해 호의적이다. 최소 법적 근거를 통해 해양보호구역을 관리하는 예산이 나오고 지자체 및 지역 주민들이 예산을 사용하며 해양보호구역을 관리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모두가 잘 알듯이 해양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행위 제한이 설정된 해양보호구역이다.
현재 지정된 해양보호구역에 대한 관리 강화는 장기적인 정부의 숙제다.
환경부의 해상국립공원, 해수부의 해양보호구역 그리고 문화재청의 천연기념물이 큰 틀에서의 해양보호구역이지만, 각 주무 부처와 법적 책임 사이에 발생하는 사각지대를 없애는 방법도 필요하다. 각 주무관청의 관할이 겹쳐서 분쟁이 생기거나 겹치지 않는 사각지대가 관리되지 않으면 생태계 보전을 위한 해양보호구역으로서의 역할이 취약성을 들어낼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 직속 보호구역 위원회를 신설하고 부처간 권한과 책임 혹은 권한에 대한 이기주의에 따라 발생하는 사각지대를 없애라는 제안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앙부처의 책임 있는 관리와 인간 행위 제한에 대한 법적 근거와 시행이 보호구역이 보호구역 본연의 역할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줄 것이라 본다.
질적 관리 없는 보호구역은 단순한 양적 늘리기에 지나지 않다.
유해 보조금 근절과 생물다양성
OECD에서 집계한 정부 보조금은 매년 평균 8,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지만 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집계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바다에서도 생물다양성에 영향을 끼치는 보조금은 유류비가 대표적이다. 다양한 논문을 살펴보면, 보조금이 없으면 지속가능하지 않은 어업에 유류비나 수산보조금을 지원하면서 계속해서 해양 생물을 포획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에 해를 끼치는 유해수산보조금에 대해서 세계무역기구(WTO)에서도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시민사회와 정부는 이번 생물다양성협약을 통해 유해 보조금에 대한 우리의 시선을 바꿀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면서까지 수산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일인가에 대해 공론화가 필요하고, 생태계를 보전해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것이 바다와 인간을 위한 지속가능하고 공존 가능한 시간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생물다양성 그리고 우리
지난해 말 생물다양성협약을 돌이켜보면 기후위기 협약에 대비해 생물다양성협약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파장을 줬는가에 고민하게 된다. 매체 보도가 되지 않아 현황을 찾기 위해 국제 NGO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논의를 파악하는게 우리 현실이다. 생물다양성협약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면 ‘우리 사회에 대한 영향은 아주 적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는데 대다수 동의할 것이라 본다.
생물다양성 보전이 기후위기만큼이나 중요하고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이 떨어져서 논의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지만, 현실에선 산업과 직접 연계된 기후와 탄소 문제가 생물다양성과 함께 논의되는 예를 찾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생물다양성으로서의 우리’가 아닌 ‘인간 보전’으로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이런 시각을 바꾸기 위한 공동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정부, 기업, 시민단체, 개인 등 모든 거버넌스의 주체가 협력해 생물의 공존을 위한 가치가 사회에 퍼지고 이 가치에 동참하는 사람이 많아지게 하고 일이 우리 모두의 숙제로 판단된다. 생물다양성에 대한 인식과 참여를 높이고 생태계를 보전하기에 8년이란 시간은 절대 길지 않다.
펫포레스트 반려동물 장례식장 외부 전경 ⓒ 펫포레스트 제공[/caption]
펫포레스트 반려동물 장례식장 본관 봉안당 ⓒ 펫포레스트 제공[/caption]





경남, 광주, 전남, 전북환경운동연합과 환경운동연합 중앙사무처가 연대해 지리산 정령치 정상에서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환경운동연합·전북·경남·전남·광주환경운동연합은 오늘 남원시청에 모여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촉구 기자회견 및 위기의 지리산 살리기 현장 활동>을 진행한다.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환경단체는 남원시와 국토부가 추진하는 지리산 산악열차 시범사업이 “자연공원법과 백두대간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경제적 타당성도 맞지 않는다”라며 정부 계획을 정면으로 지적했다. 지리산 산악열차 시범사업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는 환경단체의 행동은 11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지리산 답사, 정령치 정상 퍼포먼스, 지리산 지키기 연석회의 참여, 산악열차 반대 촛불 시위 등 하루 간 진행될 예정이다. 기자회견을 주관한 환경운동연합·전북·경남·전남·광주환경운동연합은 기자회견을 통해 남원시와 국토부의 지리산 개발 계획을 규탄하고 모든 계획을 백지화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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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광주, 전남, 전북환경운동연합과 환경운동연합 중앙사무처가 연대해 남원시청에서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대표는 “남원시와 국토부가 진행하는 지리산 산악열차 시범사업은 국립공원 구간을 제외해 백두대간법과 자연공원법을 피하려는 꼼수를 부렸다”며, “전체사업에서 실패가 불가피한 지리산 산악열차 시범사업은 지리산을 파괴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문지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처장 역시 “산악열차 시범 구역이 낙석 방지를 위한 콘크리트 공사로 황폐해지고 있어, 산악열차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지리산 난개발이 구례, 하동, 산청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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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광주, 전남, 전북환경운동연합과 환경운동연합 중앙사무처가 연대해 지리산 정령치 정상에서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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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광주, 전남, 전북환경운동연합과 환경운동연합 중앙사무처가 연대해 지리산 정령치 정상에서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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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난개발 규탄하는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환경운동연합[/caption]
지난 12월 남원시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친환경 산악용 운송시스템 시범사업(이하 지리산 산악열차) 협약을 체결했다. 지리산 산악열차 사업은 2013년 전경련의 요청으로 추진됐으나 법정 조건, 경제성, 절차 타당성 등의 문제로 인해 2021년 원점 재검토 결정이 내려졌다. 최근 환경부의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 협의가 전국 산지 개발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다. 지리산도 예외 없이 ▲남원 산악열차 시범사업 ▲구례, 하동, 산청 케이블카 건설 ▲벽소령 도로 개설 ▲사방댐과 임도 등의 개발 문제로 개발 주체인 지자체와 개발을 반대하는 환경단체⋅주민이 대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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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진동으로 낙석이 발생하는 지리산 구간을 깍아 시멘트로 덮는 현장 ⓒ환경운동연합[/caption]
이경희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설악산 케이블카로 시작한 지자체 난개발이 국립공원인 지리산과 무등산까지 이어지고 있어 지자체의 국립공원 난개발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남환경운동연합의 백양국 국장은 “전라도와 경상도를 아우르는 지리산 개발 행위에 막기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워진다"는 이름의 지리산은 1967년 12월 29일 최초로 지정된 우리나라 국립공원이다. 지리산은 1,915m의 천왕봉, 1,732m의 반야봉, 1,507m의 노고단과 20여 개의 능선 그리고 칠선계곡과 한신계곡 등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대표 명산이다. 지리산은 항일의병, 동학혁명, 항일빨치산, 한국전쟁 등 역사 현장으로도 알려져 있다. 국내 1호 국립공원인 지리산은 천연기념물인 반달가슴곰과 하늘다람쥐, 수달과 천년송, 올벚나무 그리고 보호 식생이 서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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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재 한국행위예술가 협회장이 참여해 “그냥둬 지리산” 퍼포먼스를 펼쳤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환경단체는 지리산 정령치에 올라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피켓팅을 펼쳤다. 피케팅과 함께 신홍재 한국행위예술가 협회장이 참여해 “그냥둬 지리산” 퍼포먼스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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