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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민사회단체 펀드레이저의 고민과 희망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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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민사회단체 펀드레이저의 고민과 희망 ①

익명 (미확인) | 화, 2018/01/16- 16:06

안녕하세요. 저는 파란만장 방황의 끝에서 간신히 마음의 여유를 찾은 인간 35년 차, 그리고 본격적으로 사고 칠 준비 중인(?) 시민사회 펀드레이저 3년 차 희망제작소 박다겸 연구원입니다.

사실 ‘시민’이라는 말도, ‘펀드레이저‘라는 말도 참 오글오글 어색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열정 두 스푼에 노력 세 스푼, 거기다가 시민사회와 후원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다섯 스푼 정도 추가되니 이제 제가 하는 일에 재미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정도가 되었네요. 일에 대한 재미와 경험이 쌓이니 전에는 보이지 않던 새로운 기회가 보이고, ‘넌 할 수 있어’라고 소리치는 내면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정체 모를 근거 없는 자신감에 힘입어, 여러분께 희망제작소 펀드레이저로 일해 온 약 3년이란 시간 동안 제가 배운 후원에 대한 몇 가지 깨달음과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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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왔다 갔다 시민사회 펀드레이저의 시소

시민사회단체는 인력 구조상 많은 인원을 후원사업에 투입하기가 어렵습니다. 때문에 담당자들은 보통 후원예우·서비스 프로그램과 후원개발업무를 동시에 맡곤 하는데요. 후원예우·서비스가 후원에 대한 만족을 높여 지속적인 후원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해지를 막기 위함이라면, 후원개발은 캠페인과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잠재 후원자를 발굴하고 새로운 후원과 참여를 끌어내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후자를 펀드레이징 업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시민사회단체의 후원담당 실무자는 보통 후원예우·서비스와 후원개발업무를 시소 타듯 잘 조절하며 동시에 진행해야 합니다. 게다가 후원회원 정보와 후원금 관리까지 하게 되면 24시간이 모자랄 정도인데요. 저 역시 마찬가지로 2017년을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새해도 여전히 바쁘지만, 이 글을 쓴다는 핑계로 잠시 한숨을 돌리며 작년을 돌아보고 2018년을 상상해봅니다.

조금 상투적인 명언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사람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은 그에게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만 못하다’ 노자의 말처럼 희망제작소는 시민의 역량을 강화해 문제해결 능력, 나아가 대안을 찾는 힘을 키우는 곳입니다. 희망제작소의 활동은 특정 영역 또는 특정 사회 문제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대신 어떤 상황에서도 시민이 능동적으로 삶의 대안을 탐구하고 변화를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합니다. 희망제작소만의 방식으로 건강한 시민사회를 만드는 데 공감하고 응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제 삶을 가득 채운 후원회원분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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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 희망제작소를 후원하는 사람들

2015년 아름다운재단에서 조사한 기부실태 자료에 따르면, 기부를 해본 적 있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 중 45.61%였습니다. 주요 기부 분야는 국내 사회복지자선단체, 종교단체, 해외구호단체가 각각 30%씩 차지했고, 시민사회단체를 기부하는 사람은 3% 미만으로 나타났습니다. 45.61%의 기부자 중 시민사회에 기부하는 3%의 사람들은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약 1%에 해당하죠. 희망제작소 후원회원도 이 1%에 속합니다. 다르게 보면, 우리나라 99%의 사람들은 희망제작소를 포함한 시민사회단체에 후원하지 않는다는 말도 됩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도 공익법인 8천여 곳의 기부금 총수입은 5조5천645억 원입니다. 인구의 반이 기부한 경험이 있다고 가정하면, 우리에게 2,500만 명의 잠재 기부자가 있다는 건데 그중 약 0.02%인 4,370명이 희망제작소를 후원하고 있는 거죠. (2018년 1월 후원회원 수 기준) 후원회원의 수나 활동 예산 규모로 보면, 희망제작소는 국내 시민사회단체 중 상위 10%에 포함됩니다. 기부 시장에서 시민사회 전체의 입지가 얼마나 좁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지요.

더 많은 후원과 시민의 참여를 위해 희망제작소를 포함한 시민사회단체, 특히 시민사회 펀드레이저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기부자에 대한 더 깊은 이해로 그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기부를 합니다. 보통은 불쌍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남을 돕는 행위 자체가 행복해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해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해서 기부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를 후원하는 사람들은 조금 다른 이유로 후원을 결정합니다. 지난 3년간 많은 후원회원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접하며 세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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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희망제작소의 기부자(후원회원)는 직업과 나이에 상관없이 삶의 의미를 진지하게 탐구하고, 배움과 성장에 대한 욕구가 강한 편입니다. 희망제작소는 기부자와 수혜자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기부자가 수혜자가 되기도 하고 수혜자가 다시 기부자가 되기도 합니다. 이분들은 삶에 대한 의미와 방향성을 깊이 고민하며 개인의 삶을 넘어 사회에 대한 대안을 찾고 그 변화에 기여하려 노력합니다. 자기 삶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사람들과 미래 세대에게 다양성이 존중받는 평등한 세상을 선물하려는 사람들이 시민사회 미션에 강하게 공감하고 후원을 하며 스스로 성장합니다.

둘째, 희망제작소에는 다양한 후원회원 그룹이 있습니다. 고액후원자 그룹도 있는데요. 이들은 자신의 삶의 안정과 성공이 오로지 개인적인 능력과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부를 사회로부터 얻은 혜택을 돌려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사회에 진 빚을 갚는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에슐리 윌리언스(Ashley Willians) 교수는 기부자의 자아인지 성향이 기부 패턴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합니다. 그는 성공이 개인의 성취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기부에 대한 강한 동기를 느끼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반대로 개인의 노력을 넘어 사회적 구조나 시대 상황 요인으로 성공했다고 믿는 (situationally caused) 이들은 사회 환원을 자신의 역할이라고 믿고 기부에 더욱 적극적이라고 합니다.

희망제작소에는 1004클럽과 호프메이커스클럽(HMC), 두 종류의 고액기부자그룹이 있는데요. 크고 작은 성공을 하고 존경받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은 살아오면서 많은 이들로부터 도움을 받았고 그래서 이 사회에 빚진 마음이 있다고 했습니다. 고액 기부자를 개발하려는 시민사회 펀드레이저는 이런 동기의 차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이에 맞춰 요청 메시지를 작성하고 모금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지요.

셋, 희망제작소 기부자는 단순히 착한 일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불평등 해소와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되기 위해 기부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희망제작소 후원회원의 대다수는 종교단체, 학교나 교육기관, 어린이 결연단체, 지역복지단체 등 다수의 비영리단체를 후원하고 있는데요. 취약계층에 대한 물품이나 서비스 제공도 중요하고 시급하지만, 사회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고 더 많은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믿기에 희망제작소에 함께 후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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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부는 불합리한 사회구조를 개선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마틴 루터킹은 ‘기부는 마땅히 칭찬받아야 할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우리가 기부를 해야만 하는 지금의 상황을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인 불평등과 부조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는데요. 모든 종류의 기부는 궁극적으로 불합리한 사회구조를 개선하고 불평등 해소로 이어져야 합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인종문제와 사회정의에 대해 연구하고 TandemED를 공동 창업한 도리안 버튼과 브라이언 바네스는 기부를 결정하거나 기부에 대한 영향력 평가를 할 때 정의 기반 기부 프레임워크 (Justice-based giving framework)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기부라는 행동이 생각보다 능동적인 사회 참여라고 말하며, 기부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모두에게 공평한 조건을 조성하고 수혜자에 대한 인식을 취약계층에서 동반자로 변화시키는 시민 행동이라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수혜자가 처한 문제에만 집중하다 보면 수혜자와 기부자를 사회적으로 분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문제를 오히려 강화한다고 주의를 줍니다.

기부의 성과와 영향력을 말할 때, 얼마나 많은 수혜자에게 얼마나 질 좋은/많은 서비스를 제공했는지 단기적이고 직접적인 결과만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요. 물론 이런 성과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도리안과 브라이언은 사회의 어떤 불평등과 부조리를 효과적으로 해소하고 있는지, 그래서 궁극적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 사회 정의를 위해 어떤 노력을 구체적으로 했는지 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질문에 희망제작소는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요? 다음 편에서 자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 이 글은 아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1) 아름다운재단 2015년 개인기부 실태조사 (자세히 보기)
2) 연합뉴스 ‘공익법인 기부금 5조6천억 원…인구 1인당 10만8천 원’ / 2017.9.24. (자세히 보기)
3) Dorian O. Burton & Brian C.B. Barnes / Shifting Philanthropy from Charity to Justice, SSIR / 2017.1.3

– 글 : 박다겸 | 커뮤니케이션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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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총 3년에 걸쳐 진행됩니다. 1차 년도(2016년)에는 전주‧완주·순창 지역의 청소년들이, 2차 년도(2017년)에는 장수‧전주‧진안 지역의 청소년들이 함께했습니다. 3차 년도(2018년) ‘내-일상상프로젝트’는 그간 참여하였던 장수·전주·진안·순창 지역의 정소년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꿈과 진로를 고민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의 관심과 응원 바랍니다.

2018 내-일상상프로젝트 3차 년도 사업을 시작하면서 올해 스무 살이 된 기존 참가자들을 다시 만나보았습니다. 지난 4월 13일, 전주시외버스터미널 근처 한 카페에서 만났는데요. 1차 년도 참가자인 이동연(전주) 님, 서명원(순창) 님과 2차 년도 참가자인 한가현(장수) 님을 소개합니다.

▲ 사진 왼쪽부터 한가현 님, 이동연 님, 서명원 님

▲ 사진 왼쪽부터 한가현 님, 이동연 님, 서명원 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렸을 적부터 살던 지역에서 혹은 그곳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는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남다른 감회를 느꼈는데요. 술, 소개팅, 동아리 등을 이야기할 때면 밝고 즐겁게 대학 생활을 보내는 새내기 같아도, 자신의 진로와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할 때면 진지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참가자들의 근황이 궁금해서 시작된 인터뷰였는데요. 준비하다 보니 과거 스무 살 나의 설렘과 불안이 떠오르며, 이제 막 어른이 된 친구들이 어떻게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청소년일 때는 차마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지금은 할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그런 것들도 상상했습니다.

오랜만에 연락이 와서 당황하지 않았을까, 바쁜 일상에서 우리를 기억하고 있을까 걱정했지만, 친구들은 예상외로 흔쾌히 인터뷰 요청을 수락했습니다.

“오랜만에 연락해서 인터뷰 요청까지 받았는데, 놀라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안 하려고 했는데 선생님들이 해주면 안 되겠냐고 부탁해서… 선생님들께 대학 오기 전에 도움받은 게 많기도 하고요.”

“저는 사실 인터뷰하러 온다는 걸 알고 있어서 언제 연락하시나 궁금해하던 차였어요. 2년이나 지났는데 ‘왜?’ 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런데 이메일 받고, 인터뷰 목차를 읽어보니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참가했던 청소년들이 어른이 되었는데,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흔쾌히 수락했죠.”

▲ 서명원 님은 1차 년도(2016년) 내-일상상프로젝트에 참가했다. 결과공유회에서 발표하는 서명원 님

▲ 서명원 님은 1차 년도(2016년) 내-일상상프로젝트에 참가했다. 결과공유회에서 발표하는 서명원 님

함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진행했던 참가자와 실무자의 입장에서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을 나누고, 그때는 몰랐던 친구들의 속마음 이야기도 들어보았습니다. 스무 살인 지금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어떤 주제를 선택하고 싶은지, 보완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지 등 친구들은 프로젝트에 대해 애정과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로는 비슷한 어제를 살고 여전히 내-일을 고민하는 어른과 어른의 입장에서 진로, 연애, 술, 학교, 취업 등 여러 주제를 이야기하며, 친구처럼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근황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편안한 이야기를 나눠서인지 인터뷰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에서는 크게 세 가지의 주제가 나왔는데요. 열아홉과 스무 살의 일상은 어떻게 다른지, 그래서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 물어보았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때 경험한 진로교육과 대학의 그것을 비교하며, 우리 사회의 진로교육에 대한 문제를 꼬집기도 했습니다. 또한 내-일상상프로젝트의 어떤 점이 좋았고 아쉬웠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서로에게 즐거운 활동이 될 수 있을지, 참가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2차 년도(2017년) 참가자 한가현 님

▲ 2차 년도(2017년) 참가자 한가현 님

이렇게 나눈 이야기는 총 3편에 걸쳐 각각 다른 주제로 5월 한 달간 희망제작소와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와 SNS에서 연재될 예정입니다. 열아홉과 스무 살의 일상을 시작으로, 진로교육과 내-일상상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그에 앞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친구들은 내-일을 위해 어떤 오늘을 보내고 있는지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이야기 일부를 공유합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가 곧 올라올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스무 살이 돼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해방감과 동시에 다시 또 묶이는 것 같아요. 비유하자면 사람이 걸어 다니는데 날개를 줘요. 날 수 있는 자유를 얻어요. 그런데 무서워서 못 나가요. 준비가 안 됐는데 갑자기 주어진 혜택이랄까?”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제가 호기심이 많은 것도 있고 날개 던져주면 날 것 같아서. 좋은 점은 술을 마음껏 마실 수 있고. 고등학교는 연애 하면 공부하느라 눈치 보이잖아요. 하지만 대학교는 CC가 있으니까.”

“만약 다시 내일상상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싶나요?”

“친구들이 원하는 걸 했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의견 내고 받아들여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가 법 강연 들으면서 토론회 하고 싶었거든요. 왜 청소년은 담배를 피우면 안 되는지, 왜 술을 마시면 안 되는지, 성생활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것들에 관해 토론회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강연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듣는 거 말고 제가 강단에 서는 거죠. 저보다 어린 사람들도 괜찮고,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해봐도 괜찮고… 강연 같은 걸 한 번쯤은 해보고 싶네요.”

▲ 1차 년도(2016년) 참가자 이동연 님

▲ 1차 년도(2016년) 참가자 이동연 님

1편 ‘열아홉과 스무 살(가제)’는 5월 10일(목), 아름다운재단과 희망제작소 및 협력기관 홈페이지와 SNS에 연재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글 : 김수영 | 시민상상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조현진 | 시민상상센터 팀장 · [email protected]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내-일상상프로젝트’는 버버리기금으로 지원되는 사업이며, 희망제작소․전주 YMCA․장수 YMCA․진안교육협동조합 마을학교․순창 청소년수련관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상상학교․상상캠프․내일생각워크숍․내일찾기프로젝트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청소년들이 내 일(my job)을 통해 내일(tomorrow)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화, 2018/04/24-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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