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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프진, 안전하냐고요? 그건 식약처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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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프진, 안전하냐고요? 그건 식약처도 몰라요~

익명 (미확인) | 월, 2018/01/15- 12:08

본문요약

전 세계 62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인공임신중절 기능의 의약품이 국내에서는 안전성 검토도 안되고 있는 상황. (담당부처 : 식품의약품안전처) 이로 인해, 연간 1만 8천여 건의 합법적 인공임신중절을 선택해야 하는 여성도 국내에서는 모두 수술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 해당 의약품은 임신7주 전의 초기 임신의 경우에는 수술보다 더 안전하다는 보고도 있음. 이를 고려해보면 해외 여성들의 건강권과 선택권에 비교했을 때, 진보적 의료 기술의 혜택에서 국내 여성들이 소외되고 있는 것. 식약처는 물론 청와대도 인공임신중절 대상의 확대 여부와 별개로 해당 의약품의 국내 사용 허가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와 대처를 해야함.  

작년 청와대 국민청원 중에서 총 청원인 수 23만 5천여 명을 넘겨 조국 민정수석의 공식 답변을 받아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청원이 있었지요. 바로, 낙태죄 폐지와 미프진(Mifegyne) 의약품의  합법화 및 도입을 바라는 내용의 청원이었습니다. 

조국 민정수석의, 미프진 도입 여부 답변 영상 한 장면 캡쳐<본문 클릭시, 해당 영상으로 이동. 조국 민정수석이 인공임신중절 의약품의 합법화를 논의하겠다는 내용. 다만, 낙태죄 폐지 논의 이후 논의 결과에 따라 도입을 결정한다는 내용이라 합법적 인공임신중절을 앞 둔 여성들은 당장 수술 밖에 없는 현실에서 큰 답을 얻지 못했다.>

해당 청원은, 우리 사회에서 다시 한 번 인공임신중절 시술의 대상을 확대할 것인지에 대해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었지요. 조국 민정 수석은 해당 청원[각주:1]에 대해 2018년도 안으로 임신중절 실태 조사를 실시한다고 답변을 했었고요. 그리고 미프진의 도입 여부도 이 실태 조사 이후 사회적, 법적 논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답변영상)[각주:2] 

 

국내 합법 인공임신중절 수술 건수 연간 약 1만 8천여 건
하지만, 미프진의 도입 여부는 인공임신중절 시술의 적용 대상을 확대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와 별개로 이미 사회적 논의가 되어야 하는 내용이었으며, 해당 의약품이 다른 의약품에 비해 특별히 안전성의 문제에 이상이 없다면 이미 우리 사회에서 도입이 되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대한민국은 모자보건법 제14조에 따라 예외적인 몇 가지 사항에 한해 인공임신중절을 허용하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이 합법적인 인공임신중절 건수만 해도 연간 1만 8천여 건이나 됩니다[각주:3]. 즉, 매년 대한민국의 많은 수의 여성들이 합법적 인공임신중절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다는 사실이 존재하는 것인데요. 

모자보건법 제14조

미프진 사용이 불가한 이유는, 미프진이 위험하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미프진이 특별히 위험한 약물이기 때문에 국내 도입이 어려운 것일까요? 정보공개센터는 해당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식약처에 정보공개청구를 했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①미프진 안전성 검토 문서 ②모자보건법 제14조에 의거, 현재 병원에서 미프진 사용 불가인 경우 불가 사유 정보, 혹은 해당 정보가 담긴 문서 ③모자보건법 제14조에 의거, 현재 병원에서 미프진 사용이 가능한 경우, 보건 보건복지부가 사용을 허가한 내용이 담긴 문서를 식약처에 청구했었는데요. 하지만 해당 정보들은 모두 부존재였습니다.

미프진의 안전성 검토 문서는 존재하지도 않아
부존재 사유는 국내에 허가된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는데요. 이는 인공임신중절이 제한된 범위 내에 현재 허용되고 있는 나라에서, 그리고 해당 의약품 구입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 30일 만에 전국에서 23만 명 이상이 해당 의약품에 대한 허가를 청원하는 나라에서, 약물 허가의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는 식약처가 해당 의약품에 대한 안정성 검토 문서를 단 한 건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은 매우 납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한 여성이 <나만 없고 진짜 사람들 고양이 다 있고 나만 없어 패러디.. 관련 짤 https://goo.gl/Q4T1Mf >

 

전 세계 62개국의 여성들이 선택하는 인공임신중절 의약품 미프진, 한국여성은 선택권조차 없어
미프진은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 성분[각주:4]과 미소프로스톨(Misoprostol)의 성분[각주:5]으로 이뤄진 약품으로 임신 9주 이내의 초기 임신의 경우, 마취가 필요 없으며 외과적 수술 없이 안전하게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한 약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당 약품의 성분은 미국 FDA에서 승인하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005년 필수의약품[각주:6]으로까지 지정되었는데요. 현재 전 세계 62개국에서 허가된 의약품[각주:7]으로 1990년 2월부터 판매된 의약품입니다. 최근 스코틀랜드에서는 집에서 약물 복용을 허용한 의약품[각주:8]이라고 합니다.
프랑스에서는 1988년 당시 프랑스 보건부장관 클로드 에벵(Claude Evin)은 “지금부터 미페프리스톤은 단지 제약회사의 상품이 아니라 여성을 위한 도덕적인 상품임을 프랑스 정부가 보장할 것이다.”[각주:9]라고 선언한 이후 해당 약품이 시판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임신 7주 이전에는 수술보다 안전하게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하다는 보고[각주:10]도 있습니다. 때문에, 새로운 의료 기술과 안전 의료의 혜택에서 한국 여성들만 소외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검토는 관계 사업자의 요청이 있어야 시작돼

여성의 건강에 대한 선택권, 사업자 손에 맡겨진 셈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해당 의약품에 대한 국가기관 차원의 안전성 검토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좀 더 자세한 답변을 듣기 위해 식약처 각 부에 전화문의를 하였는데요. 문의 결과 식약처에서는 인공임신중절 효과의 약품에 대한 안전성 검토를 하려면, 국내에서 해당 약품을 수입하려는 업자가 안전성 검토를 해달라고 요청하거나 혹은 제조사가 안전성 검토 요청을 할 때에나 비로소 검토가 이뤄진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즉, 미프진의 경우 아직까지 국내에 시판을 하려는 제약회사나 관련 업체가 없었기 때문에 안전성 검토 자료가 부존재한다는 것인데요. 인공임신중절이 불가피한 여성에게 있어 어떤 방법으로 인공임신중절을 할 것이냐에 대한 결정은 매우 중요한 건강권과 선택권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권리가 여성에게도, 당국에게도 아닌 한낱 의약품 회사에 맡겨진 구조인 셈입니다.

 

사업자 요청이 없더라도, 시민들에게 필요한 약품이라면 안전성 검토 및 국내 도입 방법 찾아야

만일 국내에서 해당 의약품을 판매하려고 하는 사람이 없더라도 식약처가 미프진에 대한 안전성 검토를 했다면 어땠을까요? 만일 한국에서 복용 가능한 의약품이라는 결정이 나왔다면, 그래서 국내에 판매자가 없어도 이를 공표하는 시스템을 갖췄었다면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한해 최소 1만 8천여 건의 인공임신중절을 받는 여성들이 다른 62개국의 여성들처럼 스스로 어떤 방법으로 인공임신중절을 할지, 뭐가 더 내 몸에 맞을지 비교하며 선택할 수 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이는 미프진 도입의 경우에만 유의미한 가정은 아닙니다. 어쩌면 이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면 의약품 해외 직구 법 등이 갖춰지고, 필요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등[각주:11], 국내 미시판 약들 중에 판매자가 없어서 시판이 안되는 약들을 구하는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다양한 해결책들이 논의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것이지요. 만일 그랬다면 제도적 장치도 이미 마련되었을 수도 있을지 모를 일이고요.

식약처는 의약품의 안전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기관이며, 대한민국에서 시판될 의약품을 결정합니다.(관련법령)[각주:12] 이는 식약처가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의약품이 무엇이며, 한국에 제조되지 않는 약 중 수입의 필요가 있는 의약품은 무엇인지, 해당 의약품에 위해성은 없는지, 새로운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알릴 책임이 있는 기관이란 의미입니다. 

식약처,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식약처의 한 직원은 의약품 제조사나 수입사가 시판을 위해 사전 안전성 검토를 요청하기 이전에, 국민이 원하는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을 식약처가 사전에 검토해야만 하는 근거 법령이나 규정이 따로 없다는 답변도 했었는데요.

하지만 명확한 근거 규정이 없다는 것만으로는 이런 국내 미허가 의약품에 대한 연구나 안전성 검토 자료가 없는 것이 정당화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왜냐하면 식약처에는 의약품에 관한 법령 및 고시의 제정 · 개정의 권한이 있으며, 의약품 허가 제도 운영 및 정책개발의 의무가 있는 기관[각주:13]이기 때문이죠.

국내에 의약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사업자가 없다는 이유로 의약품의 안전성을 검토조차 하지 않는 것과, 판매하고자 하는 사업자가 없더라도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을 검토하고 허가한 내용이 준비되어 있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큽니다. 지금의 식약처라면 특히 시민들의 요구가 많은 의약품인 경우, 소잃고 외양간 고치듯 이슈가 크게 터지고 나서야 늑장 대응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당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검토 자료조차 없다는 둥, 없는 이유는 법률이 미비한 것이니 법률부터 제정해야 한다는 둥 우왕좌왕 하다가 시간은 흐르고 당장 약이 필요한 사람들은 고통이 더 커지겠지요. 누군가는 불법으로 수입된 약을 손에 넣을 수도 있고 그 유통 과정에서 유사 마약 등이 유통될 수도 있고요.

식약처는 이미 2년 전인, 2016년에도 협력과 소통으로 국민 행복 안전망을 넓히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었는데요.[각주:14] 아직 해당 목표가 유효하다면, 2018년엔 좀 더 적극적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합니다. 식약처는 이제라도 시민이 어떤 약을 필요로 하는지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국내에서 시판되지 않는 약을 시민이 필요로 할 때 어떤 역할로 시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안내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해결책을 내놓음은 물론 관련 법령 및 제도의 개정과 제정, 관계 부처의 협력 요청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할 때입니다.

청와대, 인공임신중절 기능 의약품 허가 여부는 낙태죄 폐지 여부와 무관,  관련 의약품 논의장 마련 시급
청와대 또한 미프진 도입을 요구했던 해당 청원에 대해 합법적 인공임신중절 대상의 확대 여부와 별개로 해결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합니다. 인공임신중절을 결정한 사람은 1분 1초의 시간도 지체할수록 좋지 않습니다. 현재 합법적인 인공임신중절을 해야만 하는 여성의 건강권과 선택권의 확대를 위해서라도 청와대는 인공임신중절 기능의 의약품 허가 여부 및 대책 마련 논의를 위해 각 부처와 함께 발 빠르게 나서야만 합니다.

참고자료

 

 청와대 국민청원, 미프진 합법화 도입 청원 페이지

 https://goo.gl/5k5rMP

 대한민국 청와대, 낙태죄 폐지에 답하다_조국 수석,

  https://goo.gl/BwySSe

 윤정원(2013), 「건강권으로서 낙태 및 피임의 권리를 다시생각한다」, 이슈페이퍼,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https://goo.gl/a4EmDF

 

 리비브룩스(Libby Brooks) 스코틀랜드 특파원, 「Women in Scotland will be allowed to take abortion pill at home」, 『theguardian』

https://goo.gl/Ry23KL

 

 

 

 

 

  1. 제목 :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미프진) 합법화 및 도입을 부탁드립니다. 청원인 naver-***, 청원 시작일 2017년 9월 30일, 청원 마감일 2017년 10월 30일, 총 청원인 수 235,372명, 접속 링크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18278 [본문으로]
  2. 원출처 : 유튜브 동영상, 작성자 : 대한민국청와대, 제목 : 친절한 청와대 : 낙태죄 폐지 청원에 답하다_조국 수석, https://m.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kaq9_yTSEso [본문으로]
  3. 각주2의 영상, 친절한 청와대 : 낙태죄 폐지 청원에 답하다_조국 수석, https://m.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kaq9_yTSEso [본문으로]
  4.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에 결합하여 임신 유지에 필요한 프로게스테론의 자궁내막에 대한 작용을 억제 [본문으로]
  5.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로 자궁경부의 숙화와 자궁 수축을 유발 [본문으로]
  6. WHO Model List of Essential Medicines (March 2017, amended August 2017) pdf, 1.50Mb, http://www.who.int/medicines/publications/essentialmedicines/20th_EML20… [본문으로]
  7. 1988년 중국, 프랑스 / 1991년 영국 / 1992년 스웨덴 / 1999년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독일, 그리스, 이스라엘,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페인, 스위스 / 2000년 노르웨이, 대만, 튀니지, 미국 / 2001년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우크라이나 / 2002년 벨라루스, 조지아, 인도 ,라트비아, 러시아, 세르비아, 베트남 / 2003년 에스토니아 / 2004년 프랑스령 기아나, 몰도바 / 2005년 알바니아, 헝가리, 몽골, 우즈베키스탄 / 2006년 카자흐스탄 / 2007년 아르메니아, 기르기스스탄, 포르투갈, 타지키스탄 / 2008년 루마니아, 네팔 / 2009년 이탈리아, 카보디아 / 2010년 잠비아 / 2011년 가나, 멕시코, 모잠비크 / 2012년 호주, 에티오피아, 케냐 / 2013년 아제르바이잔, 방글라데시, 불가리아, 체코, 슬로베니아, 우간다, 우루과이 / 2014년 태국 / 2015년 캐나다 / 2017년 콜롬비아 원출처 : 가이너티 건강프로젝트, 인용한 출처 :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27658 [본문으로]
  8. 리비브룩스(Libby Brooks) 스코틀랜드 특파원, 「Women in Scotland will be allowed to take abortion pill at home」, 『theguardian』, 2017년 10월 26일, 접속일 2018년 1월 14일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17/oct/26/women-scotland-allowed-ta… [본문으로]
  9. 윤정원(2013), 「건강권으로서 낙태 및 피임의 권리를 다시생각한다」, 이슈페이퍼,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p10, http://chsc.or.kr/wp-content/uploads/2013/06/%EC%9C%A4%EC%A0%95%EC%9B%9… [본문으로]
  10. 앞의 글, p10 [본문으로]
  11. ‘해외 의약품 직접 구입법’이나 ‘건강보험 적용’ 등은 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해 차단하는 것이 더 국민의 건강권에 부합한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해당 예문이 작성된 취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안전성이 확보된 의약품이지만 국내에 판매자가 없을 경우 해당 의약품을 구해야만 하는 사람들을 위한 구조 수단이 전혀 무방비 상태라는 점을 지적하고,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제도 개선과 마련이 시급한 상태인 점을 알리기 위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본문으로]
  12.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그 소속기관 직제 제3조(직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농수산물 및 그 가공품, 축산물 및 주류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건강기능식품·의약품·마약류·화장품·의약외품·의료기기 등(이하 "식품·의약품등"이라 한다)의 안전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http://www.law.go.kr/lsSc.do?menuId=0&p1=&subMenu=1&nwYn=1&section=&tab… [본문으로]
  13.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 조직도 · 부서, 의약품정책과 웹페이지. 2. 의약품에 관한 법령 및 고시의 제정ㆍ개정(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으로 한정한다) 3. 의약품 허가제도 운영 및 정책개발 http://www.mfds.go.kr/index.do?mid=940&page=dept&dept=1471041 [본문으로]
  14.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개 > 주요업무계획 페이지 http://www.mfds.go.kr/index.do?mid=749 [본문으로]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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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촉구 시민행동’ 돌입

‘땅콩 회항’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박창진 지부장, 청와대에 국민청원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위해 편지쓰기·언론기고·기자회견 등 진행 예정

차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 연임 반대 의결권 행사하고
국민 노후자금으로서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해야

 

 

1. 취지와 목적

  • 오늘(11/13)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박창진 지부장은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조양호 회장 퇴진을 위해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에 주주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할 것을 청원(http://bit.ly/ChoOUT)했습니다. 이는 대한항공의 정상화를 위해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도록 촉구하는 시민행동의 일환입니다. 
  • 구체적으로 각종 갑질 및 범죄 혐의로 사실상 경영자의 자격을 상실한 한진그룹 총수일가들에 대해 대한항공의 2대주주이자 국민의 자산인 국민연금이 ▲2019. 3.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의결을 통해 조양호 회장에 대한 해임·직무정지, 총수일가의 이해로부터 독립적인 사외이사 후보추천 등의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하기 위함입니다.
  • 공공운수노조·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국민연금노조·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은 오늘의 청와대 청원을 시작으로,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연금의 선량한 수탁자로서 한진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하는 편지쓰기, 언론 기고, 기자회견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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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바로가기 bit.ly/ChoOUT

 

2.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촉구 시민행동’ 개요

  •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촉구 시민행동’은 국민 노후자금의 수탁자이자 대한항공 2대주주(2018. 11. 6. 기준 지분율 9.96%)인 국민연금공단이 국민 정서에 반하는 총수일가의 갑질 및 불·편법행위와 그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대한항공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국민의 이익을 도모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것입니다.
  • ‘땅콩 회항’, ‘물컵 갑질’, 직원 욕설 및 폭행 등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각종 일탈 행위는 국민적 공분을 샀음에도 처벌은 미미했습니다. 이는 재벌들의 범죄 행위에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사법당국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주주·종업원·고객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엄연히 존재하는 기업집단이 마치 총수일가의 개인적 소유물처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 한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의 항공기 장비·기내면세품 등의 구매거래 중간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남매들 소유의 계열사를 끼워 넣어 196억여 원을 ‘통행세’로 챙기고,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소송 변호사 비용 등 17억여 원을 회삿돈으로 내게 했으며, ▲‘사무장 약국’을 운영한 혐의 등으로 현재 불구속기소 되었습니다.
  • 이처럼 한진그룹의 동일인이자 사내이사임에도 불구하고 기업집단을 사유화하고, 횡령·배임 등의 범죄 행위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조양호 회장은 사실상 경영자로서의 자격을 상실했으나, 현재로서는 경영 참가에 대한 어떠한 제재도 받고 있지 않습니다.
  • 조양호 회장은 2016. 3. 18. 임기가 최대 3년인 사내이사에 선임되었으므로, 2019. 3. 예정인 대한항공 차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이사 연임 관련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예상됨. 회사 경영의 결정권자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은 차기 주주총회에서 부결되어야 하며, 이에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요구됩니다.
  • 구체적으로 국민연금은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라 ▲2019. 3.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의결을 통해 조양호 회장에 대한 해임·직무정지, 총수일가의 이해로부터 독립적인 사외이사 후보추천 등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 이에 공공운수노조·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국민연금노조·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은 청와대 국민청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들에게 편지쓰기, 언론기고,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연금의 선량한 수탁자로서 한진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합니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화, 2018/11/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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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참여연대는 지난 7월 7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낙태죄 위현폐지촉구퍼레이드'에 참가하였습니다. 이번 참가 후기는 김민주 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7월 7일 광화문 광장에서 ‘낙태죄 위헌폐지촉구퍼레이드’ 집회가 열렸다. 헌법재판소에 헌법 소원이 제기된 형법 ‘낙태죄’에 대한 위헌 판결을 촉구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다. 

집회에 가기 전, 청년참여연대 간사, 청년공익활동가학교에 참여했었거나 참여하고 있는 몇몇 청년이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 모여 시위에 사용할 피켓을 만들었다. ‘내 몸은 내 꺼야’, ‘My Body My Choice(나의 몸 나의 선택)’ 같은 문구들을 적었는데, 여성의 몸의 권리가 여성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을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공유한다고 느꼈다.

 

20180707_낙태죄폐지촉구집회 (4)

 

피켓을 들고 도착한 광화문 광장엔 많은 사람이 모여있었다. 집회에 온 사람들은 무대 앞에 앉아서 만들어 온 피켓과 주최 단체에서 나눠주신 피켓을 들고 무대에 등장한 발언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발언자가 직접 나와 읽은 발언도 있었고, 대독을 통해 전달된 이야기도 있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 후 낙태를 경험한 적이 있는 50대 여성의 발언은 임신중절이 미혼 여성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었다. 우생학을 근거로 장애가 있는 태아의 낙태를 허용하는 법의 이중성을 지적하신 장애여성단체 활동가의 발언은 국가가 ‘낳아도 될 태아’와 ‘낳지 않아도 될 태아’를 구분하여 장애인에 대한 차별 또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반성매매활동가가 대독한 성판매 여성의 이야기는 남성들이 술집에 와서 여성을 임신중절 시킨 경험들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성관계 중 피임을 방해하는 등의 행동을 하면서 아이를 가진 여성은 ‘문란’하다 칭하는 사회의 모순을 일깨워주었다. 

 

이외에도 대학생 페미니스트, 청소년 단체에서 활동 중인 청소년, 자신을 가톨릭 신자라 밝힌 여성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여성들이 나와 자신과 주변 여성들의 경험을 말했다. 지지 발언을 위해 무대에 선 사람들도 있었다. 네덜란드의 산부인과 의사로, 의료 보트와 인터넷을 통해 임신중절이 죄로 규정된 국가의 여성의 임신중절을 돕는 레베카 곰버츠가 한국 낙태죄 폐지 시위에 지지를 보냈으며, 민주노총 또한 낙태죄 폐지 시위를 지지하고 힘을 보태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다른 나라 노동조합, 얼마 전 낙태죄 위헌 판결이 내려진 아일랜드에서 낙태죄 폐지를 위해 노력했던 활동가들의 응원 영상도 나왔다.

 

20180707_낙태죄폐지촉구집회 (3)  20180707_낙태죄폐지촉구집회 (2)

 

퀴어 댄스팀 큐캔디의 멋짐 뿜뿜 춤 공연을 관람한 후, 시위대는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발언 시간 중간중간에도 반복했던 시위 구호를 외치면서 진행되었다. ‘낙태죄는 위헌이다’, ‘낙태죄를 폐지하라’ ‘임신중지 처벌하고 낳고 나면 나 몰라라’ 같은 구호와 기존 음악을 개사한 노래들(‘낙태죄 폐지해(짝) 낙태죄 폐지해(짝)’ ‘낙태죄를 폐지하라 곧 승리하리라♪’)로 시위대는 행진 구역을 꽉 채웠다. 행진할 때마다 항상 느끼지만, 평소엔 혼자서 내 의견을 말하기 힘든 것과 달리, 함께 행진할 때는 내 생각이 외면받을 거라는 두려움이 없어진다. 행진하는 곳에 있던 시민들이 우리를 쳐다보았는데, 어떤 성격의 관심이던 받는 게 즐거웠다. 박수로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면 지쳐있다가도 힘이 났다. 그렇게 헌법재판소와 가까운 장소에 당도한 시위대는 그앞에서 또 다시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했으며, 30번 ‘위헌’ 단어를 헌재에 큰 목소리로 전달한 후, 다시 광장으로 돌아와 발언을 이어나갔다.

 

 시인 뮤리엘 루카이저는 “한 여자가 자신의 삶에 대한 진실을 털어놓는다면, 아마 세상은 터져버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성을 둘러싼 이야기가 발화하는 순간은, 사회가 어떻게 보이지 않게 약자를 억압·통제하고 있는지에 대해 말하는 순간이다. 낙태죄라는 굴레가 여성에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말했던 발언자들, 그 말에 호응하고 함께 낙태죄 폐지 구호를 외친 시위 참여자들은 여성을 억압하는 낙태죄는 폐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큰 목소리로 말하고 응답하였다. 1500여 명(경찰 추산)의 사람들이 대한민국 여성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나왔다. 이제 세상이 터질 때가 되었다.

 
 

20180707_낙태죄폐지촉구집회 (1)

 
수, 2018/07/1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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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5_낙태죄의견서헌재제출(2)

<사진=참여연대>

참여연대 '낙태죄'에 대한 의견서 헌법재판소에 제출

 

오늘(7/25) 오후 참여연대는 <'낙태죄'에 대한 참여연대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였습니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수많은 노력을 통하여 이러한 차별체제를 상당부분 극복해 왔습니다. 헌법재판소가 그동안 호주제와 동성동본금혼제도에 대한 위헌판단을 하고 혼인빙자간음죄에 대하여 그 차별성을 적극적으로 인정한 결정을 한 것이 그 예입니다. 그럼에도 여성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의견서는 현행 형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임신중절”의 범죄화가 왜 여성차별의 핵심에 놓여 있으며, 그것이 현행 헌법의 틀에서 어떻게 위헌으로 규정되어야 할 것인지를 다루었습니다. 또한 태아의 생명권과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충돌관계로 정리한 과거 헌법재판소의 결정례가 폐기되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 의견서 [원문보기/다운로드]

수, 2018/07/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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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동향 제239호: 2018년 9월 발간

 

편집인의 글

복지동향 제239호 | 김형용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기획주제: 국민연금 제4차 재정계산 결과

기획1 국민연금 재정추계의 의미와 과제 | 조영철 고려대학교 경제학부 초빙교수

기획2 국민연금 4차 재정계산 쟁점과 과제 | 이재훈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기획3 국민연금기금운용의 과제와 발전방향 |  이찬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

기획4 제4차 재정추계의 의미와 기금고갈론의 문제점 | 구창우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

 

동향

국민연금 기금소진인식의 형성배경 | 남찬섭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외

복지국가와 기본소득“들”을 위해 | 윤홍식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복지톡

여성을 힘들게 하는 건 낙태가 아니라, ‘낙태죄’다 | 윤정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여성위원장

 

복지칼럼

국민연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단상 | 이미진 건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목, 2018/09/0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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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힘들게 하는 건 낙태가 아니라, ‘낙태죄’다

 

윤정원 |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여성위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인터뷰 및 정리 홍정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불법 낙태 시술을 받는 여성을 그린 루마니아 영화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은 세계적으로 충격을 안긴 작품이다. 독일 여성이 다운증후군을 가진 태아를 낙태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 <24주>도 큰 주목을 받았다. 최근 아일랜드는 헌법을 개정해 낙태죄를 폐지한 반면, 아르헨티나의 상원은 낙태죄를 폐기하는 법안을 부결시켰다. 한국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와 관련한 사건을 심리 중인 사실이 알려지자, 여성에게 낙태할 권리를 허용하고 낙태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래서 여성의 낙태권을 넘어, 건강권과 재생산권을 실현하기 위해 활동하는 윤정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여성위원장을 만났다. 이토록 중요한 문제에 대해 남성이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다니, 질문 하나하나에 매우 부담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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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의 위헌 결정을 촉구하는 윤정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여성위원장(=가운데)>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현재 참여하고 있는 활동을 소개한다면

여성의 건강권을 실현하기 위한 강연, 저술 활동을 해왔다. 요즘은 낙태죄가 긴급한 이슈여서 낙태권 관련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네덜란드 기반의 국제NGO인 ‘파도 위의 여성들(Women on Waves)’ 대표이자 산부인과 의사인 레베카 곰퍼츠(Rebecca Gomperts)의 내한을 도와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녹색병원에서는 성소수자 호르몬 치료, 성폭력 피해자 위기지원, 합법적인 인공임신중절 등에 조력하고 있다.

 

낙태죄와 관련한 최근 동향은 어떤가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사건을 심리 중이어서 사회적으로 뜨거운 관심이 일고 있다. 2012년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렸던 당시와 비교해 현재 재판관의 구성에는 큰 변화는 없다. 다만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뛰쳐나온 여성들이 존재한다는 건 이전에 비해 달라진 점이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헌법재판소에 낙태죄가 위헌이라는 의견서를 제출했고, 낙태죄의 위헌 결정을 촉구하는 보건의료인 서명운동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이동원 대법관이 후보자 청문회에서 낙태죄를 존치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에서 당시 이 후보자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우선 낙태를 허용하는 해외 국가의 사례를 알고 싶다

해외에서도 낙태를 전면 허용한 국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의 국가가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균형을 고려해, 임신 기간이나 특정 요건을 갖출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한다. 대개는 임신 12주까지는 여성의 건강권과 자기결정권을

우선시해서 낙태를 허용하며, 임신 24주까지는 특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한다. 다만, 캐나다는 임신기간의 제한, 요건을 두지 않아 매우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캐나다의 제도는 여성과 의사의 판단과 결정을 믿는다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에서도 종교적 배경을 가진 정치세력이 낙태 제도를 후퇴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의 텍사스 주에서는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확인해야만 낙태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여성의 마음을 약해지게 만들겠다는 의도이며, 여성이 아무 생각 없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여기는 폄훼이다. 미국의 또 다른 주에는 낙태 수술이 가능한 수술실의 요건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만들어서 낙태를 어렵게 만드는 시도도 있다.

 

한국이 허용하는 낙태의 범위와 조건은

1953년에 제정된 형법의 낙태죄가 아직까지 그대로 남아있다. 유신시대에 가족계획을 실시하며 모자보건법에 예외적인 사유는 낙태를 허용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이 예외 사유에는 여성 또는 배우자에게 우생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 또는 전

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강간·준강간으로 임신한 경우, 근친상간으로 임신한 경우, 여성의 건강에 위해가 있을 경우가 포함된다.

 

영화 <24주>의 주인공도 한국에서는 합법적 낙태가 불가능한가

그렇다. 흔히들 태아에 기형이 있을 때는 낙태가 가능하다고 인식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여성이나 배우자에게 장애나 질환이 있을 경우에만 낙태가 허용된다. 그런데 그 조건에는 ‘우생학적’이라는 표현이 붙어있다. 이는 비장애인의 몰이해, 즉 장애가 있는 사람의 재생산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낙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한국의 제도에서 여성이 맞닥뜨리는 현실은 어떠한가

낙태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원칙을 두고, 장애든 성폭력이든 특정 사유만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게 되면 당사자가 스스로 낙태할 수 있는 자격을 증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합법적인 낙태 시술조차도 거부하는 병원이 많아 지방에서 서울까지 찾아오는 분들도 있다. 일선 병원 중에는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람도 그 피해를 입은 사실이 인정된 판결을 받아오라고 요구하는 곳도 있다. 성인도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야 낙태 수술을 받을 수 있는데, 그 동의 절차를 밟지 못하고 병원을 찾는 사람도 많다. 또한 합법적인 시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수가가 낮다는 이유로 시술을 거부하는 병원도 있다.

 

믿기지 않는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는지

이혼을 하거나 파트너와 헤어지게 되어서 낙태를 결정한 여성이 그 남성들에 의해 고발당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낙태를 시술한 의사 역시 동료들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한다. 현재 헌법재판소가 심리 중인 낙태죄 관련 사건도 현직 의사가 제기한 것이다. 낙태죄로 고발되는 건수는 한 해에 17만 건 정도 되지만, 검찰의 기소로 이어지는 사건은 수백 건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상 낙태죄가 사문화됐다고 보는 근거이기도 하지만, 낙태를 처벌하는 법이 남아있는 한 여성과 의사의 지위는 ‘2등 시민’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시민사회는 한국의 낙태죄를 폐지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낙태와 관련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 등의 시민사회는 임신 24주까지는 본인의 요청만으로도 낙태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의 제도를 유지한 채 낙태의 예외적인 허용 사유를 늘리자는 주장은 또 다른 선별적인 차별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기하지 않는다.

 

임신 기간을 조건으로 부과하는 것도 또 다른 차별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동의한다. 다만 여성과 태아의 생명과 건강이 위험하거나, 태아에게 치명적인 장애가 있을 경우 대부분의 국가는 낙태의 조건에 임신 기간의 제한을 두지 않는다. 여성의 재생산권에 근거한 낙태권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취지다.

 

재생산권과 낙태권을 더 자세하게 풀어본다면

낙태권은 재생산권의 일부일 뿐이며, 재생산권은 낙태권보다 더 큰 개념이다. 국제적으로는 ‘성과 재생산의 권리(Sexual and Reproductive Rights)’로 확장해서 인식한다. 여성이 임신, 출산의 시기를 결정할 권리부터, 그 결정을 위한 피임, 생리주기 등 건강에 대한 정보를 알 권리, 그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에 접근할 권리, 성교육, 성폭력을 당하지 않을 권리, 몸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를 받지 않을 권리, 나아가 자신의 성(Sex)을 결정할 권리도 포함된다. 낙태권은 여성이 임신을 지속하거나 중지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 그 과정에서 안전을 보장받을 권리를 의미한다. 유엔(UN)이든, 세계보건기구(WHO) 모두는 여성의 재생산권과 낙태권을 보편적인 인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한 각 정부에 여성이 안전하게 낙태할 권리를 정책적으로 보장하도록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낙태가 건강에 위험하다는 선입견도 상당한데

낙태가 위험하다는 전제 자체가 틀렸다. 낙태는 합법적으로, 프로토콜대로만 실시한다면 굉장히 안전한 시술이다. 일부 언론에서 마치 독약이나 마약처럼 묘사하는 낙태약은 실제로는 비아그라보다도 안전하다. 낙태약에 호르몬이 고용량으로 들어있어서 생리주기에 변동이 생길 수 있지만, 다음 달 생리주기부터는 여성의 건강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임신 초기에 행할 수 있는 흡입술도 편도선 절제술, 맹장수술, 대장내시경보다도 안전한 시술이다. 낙태를 위한 약물이나 시술이 안전하지 못하다고 인식하는 이유는 오로지 제도권이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법이기 때문에 낙태를 암암리에 시행하고, 의과대학은 낙태시술에 관해 제대로 교육도 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자궁에서 태아를 긁어내는 소파술을 실시하는데, WHO는 해당 시술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는 현실이다.

 

필요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안전한 낙태 시술을 제도화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해 보이는데

낙태는 건강권의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의료서비스다. 도대체 어떤 의료 행위에 대해서 의료진에 시술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카드를 사용하지 못하고 현금으로만 결제하고, 의무기록조차 남기지 않고 있단 말인가. 물론 낙태가 줄어들어야 하는 건 맞다. 나아가 낙태를 결정하는 단계로 오기 이전에 원치 않는 임신, 원치 않는 성관계부터 줄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성의 인권이 향상되어야 한다. 하지만 피임의 자연 실패율도 있고, 위력에 의한 성폭력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낙태가 필요한 사람들은 존재한다. 여성이 마지막 비상구를 통과하기 위한 수단은 국가가 제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다.

 

여성의 건강을 위해서 낙태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가 인상적이다

낙태를 거부당한 사람과 성공적으로 낙태 시술을 받은 사람을 조사한 연구결과가 있는데, 낙태를 거부당한 사람들이 사회경제적 계층이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낙태가 자기만을 위한 이기적인 선택이라고 여겨선 안 된다. 여성이 무책임한 선택을 한 대가로 건강의 위험을 무릅쓰도록 감내하라고 하면 안 된다.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을 충돌시키도록 만드는 이분법적인 접근도 안 된다. 여성의 건강권 측면에서 낙태를 바라보아야 한다.

 

한국은 서구 사회처럼 종교적 배경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낙태에 관한 인식이 부정적일까

한국은 낙태에 관한 정확한 정보보다 낙태를 터부시하는 부정적인 선입견만 굳어진 상황이다. 낙태가 건강에 위해를 준다는 잘못된 교육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낙태에 관한 설문조사에서도 ‘죄책감을 느꼈다’, ‘수치스러웠다’, ‘피하고 싶었다’, ‘꿈에

나온다’ 등의 응답을 위주로 구성해 응답자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도록 만드는 면도 있다. 낙태를 겪은 사람은 정신건강도 나빠지고, 사회적으로 낙인이 찍힌다는 인식도 심게 된다. 하지만 낙태를 경험한 이후에 나타나는 부정적인 감정은 불법적인 낙태시술을 받을 때 의료진에게 느꼈던 모욕적인 경험 때문일 수도 있고, 누구로부터도 지지받지 못하는 상황 때문일 수도 있다.

 

영화 <24주>의 주인공도 낙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상처를 입긴 했다

물론 주인공이 낙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사산한 태아를 마주했을 때 슬픔을 느낄 수밖에 없었겠지만, 그 결정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사망한 태아를 보고 슬픔의 감정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인간적인 ‘반응’이다. ‘위민 온 웹(Women on Web)’이 다양한 감정 선택지를 부여한 설문에 따르면 ‘안도감이 든다(relieved)’가 80% 이상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응답으로 나타났다. 낙태 이후의 상황을 분석한 정신건강학 관련 논문들도 주목할 만한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낙태가 우울증 같은 병리적인 후유증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밝힌 연구결과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한국은 낙태에 관한 실태조사도, 관리감독도 실시하지 않는 것인가

불법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로서는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WHO는 각 정부가 낙태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교육하고, 의료인들을 관리하고, 매년 통계를 작성하도록 권고한다. 한국은 정부 차원에서 2005년에 실시한 조사가 처음이자 마지막인데, 당시 낙태 시술법의 94%가 소파술이 었고 약물 사용은 0.1% 수준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서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의료인 3,0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할 계획인데, 이 역시 요식행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에 한국의 낙태 제도는 어떻게 달라질까

최근 국민투표로 헌법을 개정해서 낙태를 합법화한 아일랜드도 관련 제도를 설계 중인데, 임신 12주까지는 낙태를 허용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도 헌법재판소의 위헌 내지 헌법불합치 결정이 일어난다면 낙태를 제도화하기 위한 설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낙태에 관한 법령을 정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정책을 다듬어야 한다. 우선, 낙태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가치중립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시장에 맡겨놓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공적 교육으로 다뤄야 하는 부분이다. 외국의 경우 각 학교, 지자체마다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클리닉을 설치해, 건강검진, 자궁경부암 검사, 백신 접종, 성적 질환 검사를 비롯해 피임, 성관계 등에 대한 성교육도 철저히 한다. 필요하다면 거점 공공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제도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낙태가 필수적인 의료서비스라는 인식이 자리잡는다면, 건강보험 적용에 관한 논의도 뒤따를 것이다.

 

낙태를 반대하는 세력에게 전하고픈 말은

낙태가 여성을 아프게 한다고 주장하는 세력이 있다. 낙태를 반대하는 세력이 유포하는 자극적인 사진도 슬프지만 옛이야기다. 한국은 약물 시술이 불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선험적인 관점에서 약물의 위험성을 경고하는데, 그런 주장을 의학의 이름으로 퍼뜨리는 것도 굉장히 갑갑하다. 낙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반면에 낙태를 결정해야 하는 여성이 맞닥뜨리는 현실은 매우 참담하다. 낙태가 아니라, 낙태죄가 여성을 아프게 한다.

토, 2018/09/0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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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틀렸고, 지금도 틀렸다

[2018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②] 낙태죄와 저출산

 

지난 10월 11일 여성과 자연에 가해지는 억압과 교차성에 대해 논의하고 에코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상생과 공존의 가치를 전하는 2018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가 열렸습니다. 200명의 참가자와 함께했던 뜨거운 현장과 연사들의 강의를 가감없이 소개합니다.

현재 한국은 ‘형법 269조 이하,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를 할 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를 통해 낙태를 범죄화하고 있다.

지난 9월 28일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위한 국제 행동의 날’을 맞아 청계천, 보신각 등 종로 일대에서는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미프진) 합법화 및 도입’을 요구하는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이 23만 명을 넘은 데 이어, 각계에서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조국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이 낙태죄 폐지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진전된 사항은 없으며, 2월에 제기된 헌법 소원의 결정도 미뤄지고 있다.

이에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과재생산포럼의 기획위원 이유림 씨를 통해 낙태죄와 저출산 정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는 이것이 낙태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낙태죄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강조했다.

“저는 페미니스트인데(또는 저는 진보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낙태만은 동의할 수 없다’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그게 자신의 윤리로든, 종교적인 이유로든 어떠한 이유로든 말입니다. 여성이 임신을 중지할 수 있는 권리나 판단에 대해서는 굉장히 다양한 맥락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성이 임신을 중지했다는 것을 국가가 그 윤리의 담지자가 되어서 심판하고 범죄화하고 응징하고 처벌하는 낙태죄에 동의하는 진보적인 사람이나 페미니스트는 있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죄에 관한 이야기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검은시위 장면
▲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검은시위 장면
ⓒ 이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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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1973년 ‘가족계획사업의 일환으로 비상국무회의를 열어 모자보건법을 제정하고 인공임신중절을 장려하며 지원했습니다. 지금은 ‘저출산’이라며 ‘낙태를 강력하게 처벌하겠다’하고 ‘출산주도 성장’을 하겠다고 합니다. 낙태죄를 논의하는 자리에 이처럼 뻔뻔한 이야기를 하는 국가는 빠져있습니다.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입니다.

2010년 부산의 조산원에서 임신 6주차 여성의 요청에 따라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시행해 기소된 조산사가 형법 270조 이하에 대한 민· 형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문에는 ‘차익인 인구의 자기 결정권은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공익에 대하여 중하지 않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 문구만 보면 국가가 평등하고 중립적으로 윤리의 수호자가 되어 태아의 생명권을 공익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이 판결문의 바로 윗줄에는 ‘나아가 입법자는 일정한 우생학적 유전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와 같이 예외적인 경우에는 임신 6주차 이내에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고 나와있습니다. 우생학적이라는 단어는 무엇을 의미하나요? 장애 여성들은 임신해 산부인과에 가면 의사에게 ‘낙태할 거죠?’란 말을 듣습니다. 한국은 형법에서 모체가 장애를 가진 경우 임신을 중지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계획, 낙태죄… 국가의 이중잣대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 인구증가를 억제시켜야 한다고 판단했고, 이에 1962년부터 ‘가족계획사업’이 시행되게 된다. ‘가족계획사업’은 ‘알맞게 낳아 훌륭하게 기르자’는 목표를 가지고 ‘산아제한’ 등 출생률 억제를 위한 인구조절 정책을 진행했다. 이에 ‘가족계획위원회’를 양성하는 한편, 할당량을 부여해 루프 등 영구피임시술과 낙태를 진행하는 ‘낙태 버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영구피임시술 받는 것을 조건으로 아파트 분양권을 주기도 했다.

반면, 장애, 정신질환 등을 가진 사람들은 우생학을 기초로 한 강제불임수술을 당했다. 의사의 판단 하에 ‘공익상 불임시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영구적인 피임시술이나 단종 정책을 시행했다. 이같은 강제불임수술은 1999년 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모자보건법 14조에는 여전히 우생학적 사유를 명시하고 있다.

“가족계획사업은 장애인이 없는 국가, 가난한 가족이 아이를 낳지 않는 국가 등 국가의 경제성장을 위해 실천노동을 할 수 있는 인구를 장려하기 위한 산아제한 정책, 즉 인구정치였습니다. 지금은 생명이라는 공익을 보호한다고 말하지만, 과거에는 ‘낙태버스를 운영하는 등 전 세계의 국제개발처 자금을 받아 가족계획위원회를 양성했습니다.

 정부는 가족계획사업의 일환으로 '낙태 버스'를 운영했다
▲  정부는 가족계획사업의 일환으로 “낙태 버스”를 운영했다
ⓒ 이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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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국가에 의해서 안전하지 못한 피임기구를 수술받고 배꼽수술을 받고 낙태를 장려받아야 했습니다. 모자보건법은 국가가 여성의 몸과 재생산을 가장 도구적으로 간주해왔던 치욕의 역사가 담겨있는 기록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일까요? 낙태죄를 폐지하지도 그렇다고 단속하지도 않고 있는 국가의 입장은 단순한 무능력이 아닙니다. 이는 굉장히 이중적인 잣대를 통한 인구 정치입니다. 낙태죄와 모자보건법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성의 건강권과 인권을 억압하고 있습니다. ‘누구의 재생산은 바람직하고 누구의 재생산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을 국가가 선별하고 있습니다.

이 한국 사회 안에서 어떠한 사회경제적인 조건을 내면한 이 여성에 대해서는 그 임신이 출산으로 이뤄지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하는 분명한 재생산의 정치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이런 사회적인 조건들을 바로잡지 않고 그저 임신을 중단하는 행위를 하는 여성들을 비난하는 것을 묵인합니다. 이 책임을 전적으로 여성의 상태, 태아의 생명권 같은 구도로 이야기를 하면서 국가의 책임을 방조하고 있습니다.”

생명의 존엄은 누가 훼손하는가

 가족계획사업의 장면들
▲  가족계획사업의 장면들
ⓒ 이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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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국의 유배우 출산율은 2.23명으로 추정되며(출처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는 결코 낮은 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왜 합계 출산율은 낮을까요? 한국 사회에서 결혼이라는 제도 밖에서, 나아가 ‘정상가족’이라는 테두리 밖에서 출산/양육하는 일이 매우 힘들기 때문입니다. 국가와 사회의 지원은 부족할 것이고,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불평등과 차별을 묵인할 것이니까요.

인권의 가치, 민주주의적 가치 안에서 저출산 정책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이성애에 기반한 결혼/출산으로 이루어진 ‘정상가족’ 밖의 임신과 출산이 차별받지 않을 수 있도록 다양한 결합과 가족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것,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태어난 누구라도 부모의 국적, 이주상태와 관련 없이 보호받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국가가 보호하지 않는 생명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여성이 답할 질문이 아닙니다.
재생산의 영역에서 누구는 낳아도 된다고 하고, 누구는 안된다 하고, 그때는 낳지 말라하고, 지금은 다시 낳으라 하며 지시하고, 생명을 관리한 국가가 답해야 합니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판단으로 비난받는 여성이 있고, 아이를 낳겠다는 판단으로 비난받는 여성이 있습니다. 임신과 출산에 대해 국가가 혜택을 주는 중산층 가족이 있고, 국가가 혜택을 박탈하고 법적/제도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국가의 미래라고 여겨지지만, 어떤 아이는 국가의 사회와 자본을 갉아먹을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생명을 선별하고 생명의 존엄을 훼손하고 있는 것은 여성이 아닙니다. 그 뒤에 숨어서 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존재를 선별하고 싶고 생명을 선별하고 싶은 국가의 욕망, 재생산 정치의 구조가 문제입니다.”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검은 시위'의 피켓
▲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검은 시위”의 피켓
ⓒ 이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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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는 국가가 생명이라는 존엄한 공익적인 가치를 수호해야 하기 때문에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때도 지금도 낙태죄라는 제도는 국가주도의 인구 정치, 출산통제를 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낙태죄를 폐지한다는 것은 그간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방치해온 국가의 기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여성이 인공임신중절수술을 보장받는다는 것, 임신에 있어서 자신의 판단을 존중 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자기 결정권’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여성의 몸을 빌미로 국가가 원하는 인구와 그렇지 않은 인구를 선별하고 통제 해왔던 역사를 심판대에 올릴 것 입니다. 인간의 재생산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정면으로 질문할 것입니다”

이어 이유림 씨는 ‘인구정치 안에서 통제되고 관리되는 삶을 넘어 자율성과 권한을 바탕으로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이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실질적인 권한을 만드는 일’이 바로 낙태죄 폐지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목, 2018/11/1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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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제정, 사형제 폐지, 국가보안법 폐지 등 재권고

표현의 자유,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 온라인 젠더기반 폭력 대응, 이주민 차별 금지 등 새 정부 출범 이후 악화되고 있는 인권 상황 대응 권고

2023년 1월 26일, 유엔 회원국들의 전반적인 인권상황을 4년 6개월마다 검토하는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 이하 ‘UPR’)의 4차 한국 심의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되었다. 461개 인권시민사회단체는 한국시간 밤 10시 30분부터 본 심의를 모니터링하며 한국 정부의 브리핑과 유엔 회원국의 권고를 확인하였다.

이 날 심의에 참가한 98개 유엔 회원국들은 한국 정부의 강제실종협약 및 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비준 등의 노력을 격려하는 한편, 전반적인 인권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특히, 지난 UPR 에서도 지적된 바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사형제 폐지, 국가보안법 폐지,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 등의 권고가 여전히 이행되지 않음을 우려하며 재차 권고하였다.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 및 이주민에 대한 차별의 금지, 온라인 젠더기반 폭력 등 여성에 대한 온오프라인 범죄에 대한 대응, 노동법의 적용 범위 확대를 통한 노동권 보호, 이주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 아동의 보편적 출생등록 제도 도입 및 아동사법 제도의 개선 등 새 정부 출범 이후 악화되고 있는 한국의 전반적인 인권 상황과 취약계층의 보호에 대한 권고 또한 이어졌다.

압도적으로 많은 국가가 공통적으로 사형제를 폐지할 것, 그리고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권고하였다. 또한, 여성에 대한 차별 철폐를 권고하며 특히 여성인권 중에서도 온라인 성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응과 피해자의 온전한 보호를 강조한 다수의 국가 등을 통해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인권의 위기 상황과 이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확인할 수 있다.

캐나다, 스페인 등 일부 국가들은 제 3차 UPR 심의 (2017년) 이후 대한민국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해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고 낙태를 비범죄화하는 등 중요한 인권이슈에서 개선을 이루어낸 것을 격려하면서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범죄경력 삭제 및 대체복무 기간의 조정 , 안전한 임신중절 권리 보장 등과 같은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며 개선을 권고하기도 하였다.

한편, 대한민국 정부대표단은 98개 국가의 구체적인 권고에도 불구하고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 실망스러운 답변을 반복하였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권고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일이며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근거없는 답변을 하였다. 미국, 멕시코, 아일랜드 등 다수의 국가가 폐지를 권고한 군형법 제92조의6 에 대해서는 “정부는 폐지를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소극적인 답변을 내 놓았다. 또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문제가 불거진 언론의 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서도 “관련법에 따라 모든 국민의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는 선언적인 답변만을 내놓을 뿐이었다.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라는 권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오히려 유엔 등 국내외 수 많은 비판의 대상이 되어 온 ‘2015 한∙일 위안부 합의’를 계승할 것을 천명했으며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를 중단하라는 권고에 대해서는 여성가족부 담당자가 나와 “폐지 이후 보건복지부와 통합하여 보건복지부 내 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며 개편 이후 관련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였다.

이번 심의에서 제시된 권고에 대하여 대한민국 정부는 오는 2월 1일까지 1차로 권고에 대한 수용 또는 불수용 의사를 밝힐 예정이며 차기 인권이사회 본회의에서 최종보고서가 공식 채택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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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23/01/2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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