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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지온 박동현 회장, 역외 신탁통해 자기회사 지분 투자…수백억 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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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지온 박동현 회장, 역외 신탁통해 자기회사 지분 투자…수백억 불려

익명 (미확인) | 목, 2017/11/09- 20:11

뉴스타파가 애플비 유출 문서 중 영국의 유서깊은 프라이빗 뱅킹 전문 은행 쿠스(Coutts)의 고객 명단에서 발견한 한국인 2명 가운데 1명은 카이스트 교수인 안성태 씨다. (안성태 씨에 관한 자세한 내용과 자산 신탁 관리 서비스에 에 관한 일반적인 내용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1명은 코스닥 상장 제약회사인 메지온의 박동현 회장이다.

메지온 박동현 회장, 케이맨 제도에 세 딸과 함께 수백 억 규모 신탁 소유

메지온은 ‘자이데나’라는 발기부전 치료제로 유명한 코스닥 상장업체다. 원래 동아제약의 자회사 (동아팜텍)였으나 2013년 메이온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애플비 유출 문서에서 나온 쿠스의 고객 명단을 검색하다 메지온 박동현 회장의 이름을 발견했다. 유출된 문서에는 박 회장이 조세도피처에 만든 신탁의 구조가 상세히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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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20여년 전 케이맨 제도에 씨씨이 트러스트(CCE Trus)t라는 신탁을 만들고, 이 신탁에 예치한 자금으로 역시 케이맨 제도에 씨씨이 인베스트먼트(CCE investment)라는 투자운용회사를 세웠다. 박 회장에게 이 신탁에 대해 묻자, 그는 “약 20여년 전 미국에서 일하던 시절 번 돈으로 신탁을 만들었다”며 “미국 시민권자인 세 딸에게 재산을 상속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에서 번 돈으로 신탁을 만든만큼 한국에서의 탈세나 불법 외화유출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또 “내가 미국 시민권자라면 미국에 내야할 상속세를 피했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는 한국 시민권자인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세 딸에 대한 상속 목적” 주장.. 그러나 자신도 ‘실제 수혜자’로 지정

그가 강조한 것은 “자신은 신탁의 설정자일 뿐, 세 딸이 실수혜자(Beneficiary owner)로 되어있기 때문에 자신은 신탁의 자산에 대해 아무런 권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버뮤다 법률회사 애플비 유출 문서를 보면, 그의 이런 해명은 사실이 아니었다. 애플비 문서에는 그와 그의 세딸이 신탁의 실수혜자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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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를 보여주며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자, 박 회장은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안났다”며 자신 역시 실수혜자에 포함되어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정했다. 그러면서 “당시 미국 세법상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서는 신탁 설정자 자신도 실수혜자 명단에 들어가야한다고 해 그렇게 했다”고 해명했다.

신탁 통해 자기 회사에 지분투자.. 5억 투자해 300억 수익

박 회장과 그의 세 딸이 실수혜자로 되어있는 CCE Trust는 CCE investment를 통해 메지온 주식을 100만 주 이상 사들였다. CCE investment가 지분을 사들인 시점은 2009년, 메지온이 상장되기 3년 전이었다. 당시 액면가 500원이었던 주식은 현재 3만 원 이상, 투자금 5억 원은 현재 300억 원을 훌쩍 넘는다.

그러나 메지온의 공시자료를 보면 CCE investment는 박회장과 특수 관계라는 점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즉, 공시자료상으로는 엄청난 주식 대박의 수혜자는 박 회장과 세 딸이 아니라 CCE investment라는 외국 자본인 것이다. 이는 실제로 박회장 일가에게 세금 상의 혜택을 주기도 했다. CCE investment는 2016년 약 3억 원 어치의 메지온 주식을 팔았다. 원래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자가 주식을 팔 때는 주식 매각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CCE investment의 경우 대주주와 특수관계라는 점이 공시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다. 메지온의 IR 담당자 역시, CCE investment가 박 회장과 특수관계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는 취재진의 질의에 “CCE investment는 박회장의 우호지분이긴 하지만 해외에 있는 투자자이기 때문에, 박회장 본인과는 무관하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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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뉴스타파 질의가 시작되자 “공시를 누락한 것은 실수이며, 지금이라도 공시를 바로잡고 내야할 세금이 있다면 납부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비밀 드러낸 이메일.. “주식 팔아 500억 원 예치할 것”

애플비 유출 문서 중에는 애플비 홍콩 지사의 담당자가 버뮤다 애플비 본사에 보낸 이메일도 있다. 이 이메일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14년 2월 홍콩을 방문해 애플비의 담당자를 만났다. 이메일 내용은 이렇다.

박동현씨는 올해 말 메지온 주식을 팔아 매각대금을 트러스트에 예치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매각대금은 5천만 달러에 이를 거라고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신탁 자산의 0.2%나 수수료를 내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CCE investment가 보유하고 있던 메지온의 주식을 팔아 트러스트에 돈을 예치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2014년 후반 메지온의 주가는 4만원을 훌쩍 넘었기 때문에 계획대로 지분을 팔았다면 5백억 원에 가까운 현금이 마련되었을 것이고 이 돈은 공식적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돈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없이 국경을 넘어 케이맨 아일랜드의 신탁에 예치되었을 것이다. 아무도 CCE investment가 박동현 일가 소유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그저 외국 자본 하나가 한국의 주식시장에서 막대한 차익을 실현해 빠져나가는 것으로만 보였을 것이다. 당연히 매각 차익에 대한 세금은 전혀 부과되지 않았을 것이다. 전형적인 ‘검은 머리 외국인’의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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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CCE investment는 주식을 매각하지 않았고, 지난해 3억 원어치의 주식을 판 것을 제외하면 아직 100만 주 이상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회장은, 애플비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깎기 위해서 거짓 계획을 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메일에는 이런 내용도 나와있다.

그는 트러스트와 관련된 정보의 보안을 요구했습니다.. 그는 포트큘리스 스캔들같은 정보 유출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장해 줄 것을 원했습니다.

포트큘리스(PTN: Portcullis TrustNet) 스캔들이란 지난 2013년 뉴스타파와 ICIJ가 함께 진행한 조세도피처 프로젝트를 말한다. 당시 조세도피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대행하던 업체, PTN에서 유출된 대규모 내부 자료를 바탕으로 뉴스타파 등 국제 공조취재단이 조세도피처의 검은 세계를 파헤친 바 있다. 박동현 회장의 이 이메일은 당시 뉴스타파가 조세도피처의 비밀을 폭로하자, 이런 일이 또 일어나 자신의 신탁이 들통나는 일이 없도록 보장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단지 실수로 공시를 누락했다고 주장하는 그가 왜 그렇게 애플비 홍콩지사까지 찾아가 자료의 유출을 우려하며 보안을 신신당부했을까?

조세도피처의 신탁들.. 한국 부자의 자산은 얼마나 숨겨져 있을까

애플비 유출 문서가 아니었다면 아마 박 회장의 비밀은 밝혀지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박회장은 매우 운이 없는 경우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비밀이 낱낱이 밝혀진 것에 대해 매우 억울해 했다. 박 회장의 사례는 사실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자료가 유출되지 않은 수많은 조세도피처 법률회사들의 장부에는 수많은 한국 부자들의 자산이 숨겨진 신탁들이 등재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자산들은 외국인 투자를 가장한 형태로 한국에 재투자되는 사실상의 내부 거래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 등장하는 한국인은 뉴스타파 취재결과 현재까지 모두 232명이다.


취재 : 심인보
촬영 : 김남범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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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페이퍼스 프로젝트’를 주도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ICIJ의 부대표 마리나 게바라를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가 만났다.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프로젝트 시작 시점에서 이뤄진 이 인터뷰에서 마리나 게바라 부대표는 국제협업 저널리즘의 중요성, 데이터 저널리즘, ICIJ의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화, 2017/11/0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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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정부 보도자료와 연구보고서를 출처 표기 없이 통째로 베껴 자신의 이름으로 정책자료집을 발간했고 이 과정에서 발간 비용으로 국회예산 890만 원을 사용했다는 최근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해, 시민단체가 성명을 내고 안상수 의원은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베낀 정책료집에 쓰인 예산을 전액 반납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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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평화복지연대는 오늘(10월 18일) 성명을 내고 정부 보도자료와 다른 기관의 자료를 베끼고 국회 예산까지 사용해 정책자료집을 만드는 것은 저작권법 등 실정법을 위반한 것뿐 아니라 세금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안 의원의 정책자료집 베끼기 행태는 국회의 대표적인 적폐라고 비판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또 인천 시민들을 실망스럽게 하고 더 큰 분노를 일으키는 것은 뉴스타파와의 취재과정에서 보여준 안상수 의원의 태도라고 지적하고, 안 의원이 ‘미친놈’, ‘별놈 다보겠다’라며 막말을 하고 ‘허가받고 (발간)했다”며 취재 기자에게 거짓 해명을 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

시민단체는 안상수 의원은 베껴 만든 것으로 확인된 정책자료집의 발간 비용 890만 원 외에 전체 정책개발비용이 어디에 어떻게 쓰여졌는지 근거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들면서 사용한 국회예산에 대한 환수운동과 함께 법적 대응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 2017/10/1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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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탐사보도협회 IRE(Investigative Reporters & Editors)는 1975년 미국의 저명한 탐사보도 기자들이 모여 조직한 비영리단체다. 매년 미국 전역을 돌며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제 이 IRE 컨퍼런스는 전세계 탐사보도 언론인들의 제전이 됐다. IRE 컨퍼런스에 참여한 기자들은 그간의 취재성과와 새로운 취재기법을 공유한다.

올해 IRE 컨퍼런스(6.21-6.25)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시는 IRE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40년 전, IRE 창립회원인 애리조나 리퍼블릭 지의 탐사보도 전문기자 돈 볼스가 범죄 조직과 정치권의 유착문제를 취재하다 의문의 차량폭탄테러로 사망한 곳이기 때문. IRE는 돈 볼스 기자를 추모하기 위해 10년마다 이곳에서 컨퍼런스와 함께 추모행사를 갖는다. 올해 컨퍼런스에는 전세계에서 1,500명이 넘는 기자들이 참여했다.

돈 볼스 기자 사망 이후 미국 전역에서 40명 가까운 탐사보도 기자들이 피닉스 시로 모였다. 돈 볼스가 못다 한 취재를 마무리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들은 일명 ‘애리조나 프로젝트’를 시작, 수많은 기사를 쏟아내며 진실을 파헤쳤다. ‘애리조나 프로젝트’는 이후 언론의 존재 이유, 언론 자유의 의미를 보여준 역사적인 사례가 됐다.

더그 하디스 IRE 대표는 이번 컨퍼런스에 참석한 뉴스타파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탐사보도는 어둠 속에 빛을 비추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밝혀내는 작업이다. (탐사보도 기자들이) 서로 협력하고 배우면서 저널리즘을 향한 위협이 우리를 막지 못하고 기사도 막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애리조나 프로젝트’와 IRE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취재 : 한상진
영상구성 : 정형민

금, 2017/08/0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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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확진·사망 ‘0’…확진자 186명 유지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전체 확진자 숫자가 186명으로 유지됐다.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지난 7월 1일 이후 닷새 만이다.

추가 사망자도 엿새째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퇴원자는 1명 늘어 모두 117명이 됐다. 신규 퇴원자는 30번째 환자(남, 60세)이다.

※ 현재까지 감영경로가 불확실한 119번째, 175번째, 178번째 확진자와 구급차에서 감염된 133번째, 145번째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메르스 환자는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타파는 메르스 발병병원과 경유병원 등 메르스 관련 정보를 정부의 공식 발표(6월 7일)보다 앞선 지난 6월 5일부터 공개하기 시작했다.

화, 2015/07/0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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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세월호 화물칸에 실렸던 차량들의 블랙박스 영상을 입수해 분석했다. 그 결과 세월호 침몰 원인은 일각에서 제기한 선체 외부 충격이나 내부 폭발 등이 아닌 배 자체의 문제로 좁혀졌다. 참사 당시의 세월호는 정상적인 방향 전환, 즉 급격히 방향을 꺾지 않은 상태에서도 선체가 크게 기울어져 원위치로 돌아올 수 없을 만큼 복원성이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블랙박스 영상에 나오는 단서들을 토대로 세월호 침몰 원인 조사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 정리했다.

예측 넘어선 급격한 횡경사…AIS 항적 납득 가능해져

복원된 블랙박스 영상들은 세월호 침몰 원인과 관련해 몇 가지 사실들을 확증하게 한다. 외부 충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 그리고 횡경사와 화물의 쏠림은 그동안 추정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진행됐다는 점이다.

이 같은 사실들은 참사 당시 세월호의 움직임이 기록된 유일한 자료인 AIS 항적 데이터와도 부합한다. 화물이 미끄러지는 소리가 시작된 오전 8시 49분 26초 직후 AIS 데이터를 보면, 우현으로 변침하고 있던 세월호의 선수 방향 변화가 점점 심해져 처음으로 초당 1도까지 변화하기 시작하고 있다.

8시 49분 26초 직후 AIS 데이터

횡경사가 21도에서 47도까지 급격하게 커졌던 오전 8시 49분 36초부터 59초 사이의 구간에 상응하는 AIS 데이터를 보면, 선수각은 14초 동안 178도에서 234도까지 급격히 꺾여 무려 초당 2.3도라는 엄청난 변화를 보인 것이 확인된다.

8시 49분 36초 이후 AIS 데이터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기존 연구와 조사에서는 당시 선체가 이처럼 급격한 선수각 변화를 일으킨 것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세월호에 실렸던 화물과 평형수, 청수, 연료 등 참사 이후 조사된 모든 수치를 대입해 계산해봐도 선체가 이렇게 급격히 기울게 할 정도로 나쁜 복원성 수치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원된 블랙박스 영상에서 확인된 사실들은 AIS 데이터가 보여주는 세월호의 항적이 실제로 가능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영상을 본 임남규 목포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는 “영상에서 확인되는 사실은, 당시 선체가 20도, 30도 정도까지 단번에 기울었고, 그 사이에 일부 화물의 이동이 있었다는 것인데, 기존의 AIS 항적 데이터의 변화하고도 일치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정도라면 그동안 알려졌던 것보다 당시 세월호의 복원성 수치가 훨씬 더 나빴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려진 것보다 훨씬 나빴던 복원성… 잘못 입력된 데이터는 뭘까

이에 따라 이제부터의 세월호 침몰 원인 분석은 지금까지와는 반대 방향으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예측을 초월한 급격한 초기 횡경사가 실제로 확인된 만큼, 당시 세월호의 복원성도 그 정도로 나빴다는 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까지 세월호 침몰 당시의 복원성을 계산하는 수식에 대입했던 화물과 평형수, 연료유, 청수 등 각종 중량 데이터들이 실제와 거리가 있었다는 뜻이 된다. 결국 이제부터의 조사는 이 데이터들을 다시 정확히 찾아내는 데 집중돼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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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현재까지 세월호 선체에서는 특조위의 화물조사에서도 파악되지 않았던 포크레인 2대와 오토바이 1대, 컨테이너 1개 등이 더 수습됐다. 기존의 복원성 계산에 쓰인 화물량 데이터가 정확하지 못했다는 직접적인 증거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복원성 값에 큰 영향을 미치는 평형수와 청수, 연료유 등의 양도 기존 데이터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강원식 1등 항해사와 박기호 기관장이 검경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수치를 그대로 인정하고 복원성 계산에 활용했지만, 이제는 이들에 대한 재조사도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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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3년 반 만에 비로소 복구된 블랙박스 영상이 세월호 침몰 원인을 실체적으로 규명할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있다. 이는 앞으로 더 많은 블랙박스가 수습돼 복구될수록 더 정밀한 조사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취재 : 김성수
영상취재 : 김기철
영상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금, 2017/09/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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