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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지온 박동현 회장, 역외 신탁통해 자기회사 지분 투자…수백억 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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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지온 박동현 회장, 역외 신탁통해 자기회사 지분 투자…수백억 불려

익명 (미확인) | 목, 2017/11/09- 20:11

뉴스타파가 애플비 유출 문서 중 영국의 유서깊은 프라이빗 뱅킹 전문 은행 쿠스(Coutts)의 고객 명단에서 발견한 한국인 2명 가운데 1명은 카이스트 교수인 안성태 씨다. (안성태 씨에 관한 자세한 내용과 자산 신탁 관리 서비스에 에 관한 일반적인 내용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1명은 코스닥 상장 제약회사인 메지온의 박동현 회장이다.

메지온 박동현 회장, 케이맨 제도에 세 딸과 함께 수백 억 규모 신탁 소유

메지온은 ‘자이데나’라는 발기부전 치료제로 유명한 코스닥 상장업체다. 원래 동아제약의 자회사 (동아팜텍)였으나 2013년 메이온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애플비 유출 문서에서 나온 쿠스의 고객 명단을 검색하다 메지온 박동현 회장의 이름을 발견했다. 유출된 문서에는 박 회장이 조세도피처에 만든 신탁의 구조가 상세히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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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20여년 전 케이맨 제도에 씨씨이 트러스트(CCE Trus)t라는 신탁을 만들고, 이 신탁에 예치한 자금으로 역시 케이맨 제도에 씨씨이 인베스트먼트(CCE investment)라는 투자운용회사를 세웠다. 박 회장에게 이 신탁에 대해 묻자, 그는 “약 20여년 전 미국에서 일하던 시절 번 돈으로 신탁을 만들었다”며 “미국 시민권자인 세 딸에게 재산을 상속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에서 번 돈으로 신탁을 만든만큼 한국에서의 탈세나 불법 외화유출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또 “내가 미국 시민권자라면 미국에 내야할 상속세를 피했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는 한국 시민권자인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세 딸에 대한 상속 목적” 주장.. 그러나 자신도 ‘실제 수혜자’로 지정

그가 강조한 것은 “자신은 신탁의 설정자일 뿐, 세 딸이 실수혜자(Beneficiary owner)로 되어있기 때문에 자신은 신탁의 자산에 대해 아무런 권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버뮤다 법률회사 애플비 유출 문서를 보면, 그의 이런 해명은 사실이 아니었다. 애플비 문서에는 그와 그의 세딸이 신탁의 실수혜자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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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를 보여주며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자, 박 회장은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안났다”며 자신 역시 실수혜자에 포함되어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정했다. 그러면서 “당시 미국 세법상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서는 신탁 설정자 자신도 실수혜자 명단에 들어가야한다고 해 그렇게 했다”고 해명했다.

신탁 통해 자기 회사에 지분투자.. 5억 투자해 300억 수익

박 회장과 그의 세 딸이 실수혜자로 되어있는 CCE Trust는 CCE investment를 통해 메지온 주식을 100만 주 이상 사들였다. CCE investment가 지분을 사들인 시점은 2009년, 메지온이 상장되기 3년 전이었다. 당시 액면가 500원이었던 주식은 현재 3만 원 이상, 투자금 5억 원은 현재 300억 원을 훌쩍 넘는다.

그러나 메지온의 공시자료를 보면 CCE investment는 박회장과 특수 관계라는 점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즉, 공시자료상으로는 엄청난 주식 대박의 수혜자는 박 회장과 세 딸이 아니라 CCE investment라는 외국 자본인 것이다. 이는 실제로 박회장 일가에게 세금 상의 혜택을 주기도 했다. CCE investment는 2016년 약 3억 원 어치의 메지온 주식을 팔았다. 원래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자가 주식을 팔 때는 주식 매각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CCE investment의 경우 대주주와 특수관계라는 점이 공시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다. 메지온의 IR 담당자 역시, CCE investment가 박 회장과 특수관계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는 취재진의 질의에 “CCE investment는 박회장의 우호지분이긴 하지만 해외에 있는 투자자이기 때문에, 박회장 본인과는 무관하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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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뉴스타파 질의가 시작되자 “공시를 누락한 것은 실수이며, 지금이라도 공시를 바로잡고 내야할 세금이 있다면 납부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비밀 드러낸 이메일.. “주식 팔아 500억 원 예치할 것”

애플비 유출 문서 중에는 애플비 홍콩 지사의 담당자가 버뮤다 애플비 본사에 보낸 이메일도 있다. 이 이메일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14년 2월 홍콩을 방문해 애플비의 담당자를 만났다. 이메일 내용은 이렇다.

박동현씨는 올해 말 메지온 주식을 팔아 매각대금을 트러스트에 예치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매각대금은 5천만 달러에 이를 거라고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신탁 자산의 0.2%나 수수료를 내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CCE investment가 보유하고 있던 메지온의 주식을 팔아 트러스트에 돈을 예치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2014년 후반 메지온의 주가는 4만원을 훌쩍 넘었기 때문에 계획대로 지분을 팔았다면 5백억 원에 가까운 현금이 마련되었을 것이고 이 돈은 공식적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돈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없이 국경을 넘어 케이맨 아일랜드의 신탁에 예치되었을 것이다. 아무도 CCE investment가 박동현 일가 소유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그저 외국 자본 하나가 한국의 주식시장에서 막대한 차익을 실현해 빠져나가는 것으로만 보였을 것이다. 당연히 매각 차익에 대한 세금은 전혀 부과되지 않았을 것이다. 전형적인 ‘검은 머리 외국인’의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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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CCE investment는 주식을 매각하지 않았고, 지난해 3억 원어치의 주식을 판 것을 제외하면 아직 100만 주 이상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회장은, 애플비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깎기 위해서 거짓 계획을 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메일에는 이런 내용도 나와있다.

그는 트러스트와 관련된 정보의 보안을 요구했습니다.. 그는 포트큘리스 스캔들같은 정보 유출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장해 줄 것을 원했습니다.

포트큘리스(PTN: Portcullis TrustNet) 스캔들이란 지난 2013년 뉴스타파와 ICIJ가 함께 진행한 조세도피처 프로젝트를 말한다. 당시 조세도피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대행하던 업체, PTN에서 유출된 대규모 내부 자료를 바탕으로 뉴스타파 등 국제 공조취재단이 조세도피처의 검은 세계를 파헤친 바 있다. 박동현 회장의 이 이메일은 당시 뉴스타파가 조세도피처의 비밀을 폭로하자, 이런 일이 또 일어나 자신의 신탁이 들통나는 일이 없도록 보장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단지 실수로 공시를 누락했다고 주장하는 그가 왜 그렇게 애플비 홍콩지사까지 찾아가 자료의 유출을 우려하며 보안을 신신당부했을까?

조세도피처의 신탁들.. 한국 부자의 자산은 얼마나 숨겨져 있을까

애플비 유출 문서가 아니었다면 아마 박 회장의 비밀은 밝혀지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박회장은 매우 운이 없는 경우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비밀이 낱낱이 밝혀진 것에 대해 매우 억울해 했다. 박 회장의 사례는 사실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자료가 유출되지 않은 수많은 조세도피처 법률회사들의 장부에는 수많은 한국 부자들의 자산이 숨겨진 신탁들이 등재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자산들은 외국인 투자를 가장한 형태로 한국에 재투자되는 사실상의 내부 거래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 등장하는 한국인은 뉴스타파 취재결과 현재까지 모두 232명이다.


취재 : 심인보
촬영 : 김남범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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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대신 작은 가게로" 홍콩 시위대의 특별한 당부 

[홍콩의 오늘을 만나다③] '일상의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홍콩 시민들

 

 


한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2019년 내내 이어진 홍콩 시민들의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2019년 12월 7일부터 11일까지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인권운동공간 활,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한국YMCA전국연맹의 활동가 7명이 만난 홍콩의 오늘에 대한 이야기를 여섯 차례에 걸쳐 연재합니다.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International&document_srl=16... style="background-position:0px 0px;color:rgb(102,153,204);" target="_blank" rel="nofollow">[홍콩의 오늘을 만나다 ①] 무장 경찰, 검문검색..... 그래도 '홍콩에 오길 잘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02322" target="_blank" rel="nofollow">[홍콩의 오늘을 만나다 ②] 홍콩 인권변호사단의 시작엔 한국 농민들이 있었다  

 


 

 

김랑희 / 인권운동공간 활 활동가

 

 

 

  행진 종착지 센트럴에 경찰들이 무장하고 도로를 통제한 채 대기중이다.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20/0110/IE002591603_STD.jpg" />

▲  행진 종착지 센트럴에 경찰들이 무장하고 도로를 통제한 채 대기중이다. ⓒ 김랑희 

 

 

2019년 11월 9일, 홍콩 민간인권전선(民間人權陣線)의 얀 호 라이(Yan Ho Lai) 부의장이 한국을 방문했고, 나는 홍콩 시민들을 연대하는 한국 집회에서 그의 연설을 들었다. 이날은 홍콩 경찰이 쏜 최루탄을 피하려다 추락해 숨진 홍콩과학기술대 대학생 차우츠록을 추모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얀 호 라이는 홍콩 시민들의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이 과거 한국의 민주화 투쟁과 닮았고, 차우츠록의 사망은 1987년 이한열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또한 2005년 홍콩에서 벌인 한국 농민들의 WTO 투쟁은 이후 홍콩의 운동진영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했다. 그는 "이것은 홍콩만의 일이 아니라 자유와 민주를 위한 싸움의 고통을 겪어 본 모두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한국과 홍콩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서로 연결된 감각을 갖는다. 그런데 나는 "홍콩에 방문해달라. 그리고 거대 프랜차이즈가 아닌 홍콩 사람들의 작은 가게들을 이용해달라"는 그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아마 나라면 연대를 호소하고 함께 투쟁에 동참해달라는, 구체적인 행동을 요청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그저 홍콩에 와서 작은 상점을 이용해달라는 말만 남겼다. 그의 말이 계속 여운이 남았는데 한 달 뒤 홍콩시민들을 만나고 나니 조금 알 것 같다. 그가 무엇을 요청한 것인지.

 

공권력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분노가 더 크다

 

민간인권전선이 주최한 12월 8일 세계인권선언기념일 행진 'World Day of Human Rights Rally'(월드 데이 오브 휴먼 라이츠 랠리)은 8월 18일 이후 처음으로 경찰이 허가한 집회였다.

 

주최 측은 집회가 금지되지 않기 위해 여러 조건을 갖추었다고 하는데(경찰은 그동안 안전상의 이유로 집회를 불허해왔다. 때문에 구급대 배치 등 안전을 증명할 여러 요건들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동안 집회가 금지될 때마다 얼마나 화가 나고 답답한 마음이었을지 짐작이 간다.

 

참가자들도 몇 개월 만에 허가가 난 이 집회를 평화적으로 진행하고,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모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경찰 측은 집회 참가자가 1만 8000명이라고 추산했다(홍콩 경찰이나 한국 경찰이나 숫자 줄이기란...). 하지만 시위 주최 측은 80만이 참석했다고 발표했고, 홍콩 시민들은 100만은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거리는 오전부터 집회 준비로 분주한 광경이었다. 다양한 선전물이 사람들의 손에 전달되고 도로 곳곳에 스피커가 설치되었다. 빅토리아 공원에, 행진 도로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12월의 따사로운 햇볕에 "집회하기 참 좋은 날씨야"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친구, 가족과 함께 행진했다. 각자 준비한 다양한 선전물을 들고 개성 넘치는 분장을 한 모습이 한국의 촛불집회 풍경과 같았다. 불과 한 주 전에도 최루탄이 등장했기 때문에 마스크도 준비해갔지만 교통경찰조차 마주치지 았다. 그렇게 평화로움을 느끼던 중 홍콩 활동가가 경찰과 물대포가 등장했다고 알려줬다. 대체 이유가 뭔지, 경찰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안내를 부탁했다.

   

 

경찰본부의 육교 위에서 경찰들이 행진 참가자들을 내려다보고 있고 시민들을 그 모습을 보고 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20/0110/IE002591600_STD.jpg" />

▲  경찰본부의 육교 위에서 경찰들이 행진 참가자들을 내려다보고 있고 시민들을 그 모습을 보고 "경찰 해체"를 외쳤다 ⓒ 김랑희  

 

행진이 진행되는 도로 옆으로 난 작은 길들에 무장한 경찰이 배치되어 있었다. 20여 명이 헬멧에 복면까지 하고 있었다. 군인 같은 복장에 각종 장비로 무장을 이들은 한눈에도 일반 경찰은 아니었다(나중에 언론 보도를 통해 이들이 특공대였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록을 위해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는데 총처럼 생겼지만 총구가 큰 낯선 무기가 보였다. 무엇인지 몰라 홍콩 활동가에게 물어봤더니 최루탄을 발사하는 장비였다.

 

경찰 앞에서 홍콩 활동가에게 궁금한 것을 묻자, 경찰이 무어라 소리를 질렀다. 너무 놀랐지만 겁먹은 모습을 보이기는 싫었다. 평화적인 집회에 이렇게까지 무장을 하고 사람들을 겁주는 행태에 너무 화가 났기 때문이다. 행진 도로에서 경찰이 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무장한 경찰이 '우리는 언제든지 진압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집회 참가자들에게 알리려는 의도로 보였다. 소리 지르는 경찰을 다시 한번 쳐다봐주고 최대한 여유 있어 보이는 모습으로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처음과 달리 긴장감은 높아졌다.

 

행진 대열이 경찰본부를 지날 때 "경찰 해체"를 외치는 구호가 높아졌다. 경찰본부 건물 부근에 많은 경찰이 있었고, 그들은 육교에서 시민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마치 비웃는 느낌이었다. 시민들도 경찰의 내려다보는 모습에 더욱 격렬하게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그렇게 일부러 자신들을 노출했다. 경찰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불신과 분노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시민들은 몇 개월째 경찰 폭력을 직접 겪거나 목격하고 있다. 최루탄뿐만 아니라 페퍼 스프레이, 물대포, 빈백건, 고무탄총, 음향대포(지향성음향장비)에 권총까지. 경찰 무기의 총동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권력의 폭력에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오히려 분노가 더 커 보였다.

 

정당한 요구를 위해 거리에 나선 사람들을 '폭도'로 규정한 정부에 대해, '바퀴벌레'라고 부르며 조롱하는 경찰에 대해 분노하고 있었다. 폭력의 공포를 동원해 시위를 멈추게 하려는 권력에 맞서는 시민들은 때로는 평화적으로 때로는 기습적으로 창의적이고 다양한 투쟁을 하며 서로를 단단하게 지탱하고 있었다.

 

행진의 종착지인 센트럴에 다가가자 홍콩 시위의 상징인 된 검은 옷에 마스크, 방독면, 고글을 쓴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홍콩 사람들은 이들을 프론트 라인(front line)이라고 불렀다. 경찰에 맞서 최전선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센트럴에 도로를 봉쇄하고 무장한 채 대기 중이었고, 주최 측은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반대편 길로 안내했다. 그리고 프론트 라인은 참가자들이 무사히 행진을 마칠 때까지 경찰과 거리를 두고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었다. 바리케이드라고 해봤자 우산과 주변의 기물들로 만든 엉성한 장애물이지만 긴장은 팽팽하게 유지되었다.

 

밤 10시쯤이 되자 인도에 검은 옷을 입은 일군의 사람들이 우산을 펼치고 모였다. 잠시 후 우산은 접히고 형형색색의 발랄한 옷을 입은 젊은 얼굴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서로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그렇게 몇 번 우산이 모였다 접히면서 검은 옷은 일상의 옷이 되어 거리를 떠났다. 아마도 몇 개월을 이렇게 거리에서 모이면서 누군가는 경찰 폭력으로부터 시위대를 지키고, 누군가는 음식을 만들어 나누고, 누군가는 헬멧과 우산, 갈아입을 옷을 모으면서 서로를 지켰을 것이다.

 

   

센트럴의 무장한 경찰에 맞서 검은 옷의 프론트 라인이 바리케이드로 저지선을 만들고 있다.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20/0110/IE002591606_STD.jpg" />

▲  센트럴의 무장한 경찰에 맞서 검은 옷의 프론트 라인이 바리케이드로 저지선을 만들고 있다. ⓒ 김랑희 

 

 

경찰 폭력 뒤의 권력을 향해 '자유'를 외치다

 

 나는 종종 집회에서 참가자들에게 적대적인 눈빛과 태도를 보이는 경찰을 만나면 왜 그런 태도를 보이는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집회 진압 과정에서 누군가 다치고 죽게 된다면 경찰들도 두려움을 갖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그런 두려움을 갖게 된다면 경찰은 공권력을 행사하는 데 신중하게 될 것이다. 즉, 강력한 힘을 필요로 하는 권력에게 경찰의 머뭇거림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그래서 권력은 경찰 폭력에 정당성을 부여해야만 한다. 경찰 폭력을 정당화하려면 권력에 저항하는 사람들은 범죄자로 규정해야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홍콩 시위를 "급진 폭력 범죄행위"로 규정하며 법치와 사회질서를 엄중하게 짓밟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엄중하게 파괴하고 있으며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의 마지노선에 엄중하게 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폭력을 저지하고 난동을 제압해 질서를 회복하는 게 홍콩의 '가장 긴박한 임무'라고 말했다. 또 홍콩 경찰의 엄정한 법 집행을 '지지'하며 홍콩의 사법기구가 법에 따라 폭력 범죄분자를 엄벌하는 걸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이런 메시지를 받은 캐리 람 행정장관은 시민을 향해 경찰이 실탄을 발사했어도 시위대를 '폭도'라고 부르며 유혈 진압을 정당화했고, 중국 정부는 강경파인 크리스 탕을 홍콩 경무처 처장으로 기용했다. 그러니 경찰은 시민들을 향해 어떤 망설임도 없이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홍콩 시민들의 5대 요구 중 3가지는 현재 경찰의 시위 대응에 대한 문제다.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이 요구들은 경찰의 잘못된 행위를 밝히는 것을 넘어 경찰 폭력 뒤에 숨어있는 권력을 향해있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힘으로 누르려는 권력, 시민들의 삶을 통제하려는 권력을 드러내겠다는 의지다. 그래서 이 세 가지 요구는 하나의 요구이기도 하다. 자유를 박탈하려는 권력을 거부하고 민주주의를 뿌리내리려면 반드시 거처야 할 과정이다.

 

정부는 힘을 동원해 시위를 멈추게 할 생각이었겠지만, 시민들은 공권력의 두려움보다 파괴된 민주주의와 자유가 사라진 삶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기 때문에 여전히 거리에 나온다. "FREE Hong Kong"을 외치는 시민들은 곳곳에서 원치 않는 미래를 강요하는 권력과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하철 운행을 멈춰 경찰 폭력에 협조한 MTR(Mass Transit Railway) 승차를 거부하고, 시위를 지지하는 옐로우 레스토랑을 이용하고, 휴교를 하거나 등교를 하면서 시위를 하고, 파업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건설하고 있다. 홍콩 시민들은 시위를 통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삶과 지키고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더 분명하게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도로를 채운 행진 참가자들이 손을 펼치며 5대 요구를 외치고 있다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20/0110/IE002591609_STD.jpg" />

▲  도로를 채운 행진 참가자들이 손을 펼치며 5대 요구를 외치고 있다 ⓒ 김랑희 

 

 

권력과 불화할 때 민주주의는 확장한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홍콩 시민들이 집회에서 불렀다는 소식은 많은 한국인을 감동시켰고, 홍콩 시위에 대해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했다. 홍콩에서 만난 사람마다 한국의 민주화 '트릴로지(3부작)'를 얘기했다. <1987>, <택시운전사>, <변호인> 이 영화들은 한국의 민주화 투쟁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홍콩시민들의 현재 투쟁에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나 역시 감동적이었고 감사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은 "한국의 민주화 투쟁은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는가"였다. 이 질문은 내게 많은 고민을 던져준다. 우리는 승리했는가? 우리의 민주주의는 현재 어떤 모습인가?

 

87년 투쟁으로 현재 홍콩의 요구처럼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했고 김대중 정부 이후 이제 집회에서 최루탄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과정은 오랜 투쟁의 시간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죽어갔다. 단체와 노동조합은 만들고 부서지기를 반복했고 사람들은 잡혀갔고 고문을 당했다. 그런 시간들이 이어지고 반복하는 과정에도 포기하지 않고 싸우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가 가능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여전히 공권력을 동원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세력이 등장했고 정부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은 범죄자가 되었다. 홍콩 시민들이 요구하는 경찰의 폭력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우리도 해내지 못했다. 광주의 학살자들을 처벌하지 못했고 용산의 철거민들, 쌍용차의 노동자들을 진압했던 자들, 백남기 농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권력으로부터 제대로 사과를 받지 못했다.

 

민주화 투쟁의 과실을 얼굴만 다른 세력이 차지해 권력을 지키는 데만 사용한다면 계속 거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는 권력과 계속 불화하는 과정에서 지켜지고 확장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홍콩에 가서야 다시 깨닫게 되었다. 홍콩 시민들의 투쟁은 내게 현재 우리의 과제가 무엇인지 다시 고민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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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곳곳에 "FREE HK" 의 구호를 볼 수 있다. ⓒ 김랑희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03109" target="_blank" rel="nofollow">오마이뉴스에서 보기>>

월, 2020/01/13-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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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에게 그날 일어난 일

[홍콩의 오늘을 만나다 ④] 홍콩 시위 여성 참여자들에게 보내는 특별한 연대

 


한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2019년 내내 이어진 홍콩 시민들의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2019년 12월 7일부터 11일까지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인권운동공간 활,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한국YMCA전국연맹의 활동가 7명이 만난 홍콩의 오늘에 대한 이야기를 여섯 차례에 걸쳐 연재합니다.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International&document_srl=16... style="background-position:0px 0px;color:rgb(102,153,204);" target="_blank" rel="nofollow">[홍콩의 오늘을 만나다 ①] 무장 경찰, 검문검색..... 그래도 '홍콩에 오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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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International&document_srl=16... target="_blank" rel="nofollow">[홍콩의 오늘을 만나다 ③]"프랜차이즈 대신 작은 가게로" 홍콩 시위대의 특별한 당부


 

아샤 /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홍콩 시민단체 활동가들과의 간담회   홍콩의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한국에서 간 활동가들이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http://ojsfile.ohmynews.com/STD_IMG_FILE/2020/0116/IE002593207_STD.JPG" style="border-width:1px;border-style:solid;width:600px;" />

▲ 홍콩 시민단체 활동가들과의 간담회  홍콩의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한국에서 간 활동가들이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황수영









일제 강점기나 1970~1980년대 민주화 운동 시기에 독립이나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사람들, 특히 여성들을 다룬 책이나 영화, 드라마 등을 볼 때마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만약 지금 내가 주권을 잃었거나 민주주의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다면 저분들처럼 나의 신념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고 맹렬하게 싸울 수 있을까? 

 

처음 하는 질문도 아닌데 매번 쉽게 대답할 수가 없다. 공권력이 어떠한 규제도 받지 않고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탄압할 수 있는 사회에서 저항하며 싸우는 시민이 어떠한 고초를 겪을 수 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정성별 여성인 내게 이 질문은 좀 더 복잡한 의미를 가진다. 왜냐하면 '저항하고 싸우는 시민'이라는 포괄적 범주에는 담기지 않는, 단지 여성이기 때문에 겪을 수 있는 특수한 성격의 폭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성고문에 대한 첫 폭로는 1986년 부천 성고문사건이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앞선 1919년 3·1운동 당시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일본 경찰로부터 당했던 성고문을 고발하는 글이 상해판 <독립신문>에 실려 공개된 일이 있었다. 2018년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과 수사관이 여성들에게 성폭행과 성고문을 자행한 사실이 여성가족부와 국가인권위, 국방부가 참여한 공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밝혀지기도 했다.

 

아마도 이 사건들은 실제로 일어난 여성폭력 사건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할 뿐, 이런저런 이유로 밝혀지지 못한 사건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물론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이런 걱정을 하는 사람의 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21세기에 공권력이 이러한 종류의 폭력을 버젓이 자행할 수는 없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19년 12월 방문한 홍콩에서 나는 그러한 두려움과 의혹이 현재 진행형임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홍콩에서 시위가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시위 참여자에 대한 경찰의 성추행이나 성폭력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는 점은 뉴스를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홍콩 여성단체 활동가들을 통해 듣게 된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홍콩 방문 3일째인 12월 9일 우리는 홍콩 시위 현황을 듣기 위해 시민사회그룹들과 미팅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여성단체인 Association for Advancement of Feminism과 Association concerning sexual violence against women의 활동가들도 함께 했는데 이들은 홍콩 시위가 시작되고 난 이후부터 주로 집회‧시위 현장에서 공권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그동안 내가 머릿속에서 가정으로만 고민하던 일이 내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듯한 느낌에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피해자 두 명의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얼굴을 밝히지 않은 X(당시 18살)라는 여성은 취안완 경찰서에서 경찰 여러 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2019년 10월 22일 경찰을 대상으로 고소장을 접수하였다. X씨의 고소 이후, 경찰이 X씨의 동의도 없이 그의 의료 기록을 얻기 위해 병원에 대한 수색 영장을 발부받으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다행히 법원이 영장 발부를 중단해 달라는 X씨의 요청을 받아들임으로써 경찰의 시도가 무산되기는 했지만 경찰이 어떤 의도로 이 자료를 얻으려 했는지, 이를 어떤 용도로 쓰려 했는지 추측해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사건의 세부 내용을 온라인에 공개하여 피해자의 평판을 나쁘게 만들고, 그를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몰아가기 위한 시도도 있었다. 이런 일들을 겪으며 X씨는 홍콩 경찰이 이 일뿐만 아니라 경찰의 책임을 묻는 어떠한 사건도 공정하게 수사할 것이라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X씨와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누구라도 그렇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경찰에 의한 성폭력 경험을 이야기 하는 소니아 응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또 다른 여성 소니아 응(Sonia Ng)씨는 지금까지 유일하게 자신의 신원을 드러낸 피해자라고 했다. 그는 2019년 8월 31일 프린스에드워드역 시위 진압 과정에서 체포된 후 콰이청 경찰서와 산욱링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경찰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Sonia씨의 말에 의하면 남성 경찰은 자신의 가슴을 세게 쳤고, 여성 경찰은 부분 알몸 수색을 한다며 속옷 안으로 손을 넣었으며 화장실을 사용하는 동안 의도적으로 자신을 쳐다봤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경찰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신고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들의 피해 사실을 밝힌 여성들에 대한 2차 가해 또한 심각한 수준이었다. 여성단체 활동가들에 의하면 온라인상에서 피해 여성들을 조롱하면서 거짓말쟁이로 몰아간다거나, 그들의 개인 정보를 노출하여 공격하거나 위협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성들이 자신이 겪은 일들을 드러내고 알리기보다 피해 사실을 감추는 데 급급하다는 것이었다.

 

다행이 여성단체들이 나서서 사건을 접수받고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기는 했지만 이미 일어난 일들에 대해 가해자를 처벌하고 향후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과정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또한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함께 투쟁하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고 있을 두려움이 얼마나 크고 실질적인 것인지 깊게 공감할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것에는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홍콩 시민들이 송환법 철회를 외치며 시위를 시작했을 때부터 홍콩 정부는 그들을 "폭도" 및 "적"으로 규정하고 경찰을 앞세워 시위 참여자들의 기본적 권리를 탄압해왔다. 공권력 남용에 대한 수많은 의혹들이 제기되었지만 정부는 이를 지속적으로 무시하였고, 시간이 갈수록 경찰과 시민간의 불신이 깊어진 것이다.

 

이제 집회에 참여하는 홍콩 시민 누구도 경찰이 공정하게 공무를 집행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극단의 대립이 홍콩 시민들뿐만 아니라 홍콩 사회 전체에 심각하고 장기적인 피해를 남기게 될 것이라는 점을 과연 홍콩 정부는 모르는 것일까? 홍콩 정부가 시민들의 5대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홍콩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빨리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적어도 독립적인 위원회를 설치해 경찰의 강경 진압 및 성폭력 의혹들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하는 과정을 지금이라도 밝아 나가야 할 것이다. 현 상황을 더 오래 방치할수록 공권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사회적 분열로 인한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은 너무나도 자명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낙관할 수만 없는 상황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는 홍콩 시민들, 특히 여성들에게 연대의 인사를 보낸다. 그들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다음에 홍콩에 방문했을 때는 5대 요구를 어떻게 쟁취해 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04471" target="_blank" rel="nofollow">오마이뉴스에서 보기>>

금, 2020/01/1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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