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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의 다시 민주주의다] 대통령이 하지 말아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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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의 다시 민주주의다] 대통령이 하지 말아야 할 일

익명 (미확인) | 수, 2017/09/20- 13:24

좋은 일만이 아니라 나쁜 선례에서도 배워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격언이다. 지난 대통령의 사례 역시 대통령이 견지해야 할 민주적 통치 규범과 관련해 큰 교훈을 준다.

우선, 역사 해석을 바꾸려는 욕구를 절제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정교과서 문제만큼 이를 잘 보여준 사례도 없다. 역사에 대한 보수적 시각 못지않게 다른 시각도 존재해야 하고 다양한 관점이 다퉈질 수 있어야 민주사회라 할 수 있는데, 대통령이 나서서 역사를 재정의하겠다고 하면 부작용은 말할 수 없이 커진다. 건국절 논란을 자초한 문재인 대통령도 생각할 점이 있어 보인다.

여야와 국회가 중심이 되는 정치의 역할을, 대통령의 통치 행위를 뒷받침하는 종속적 역할로 낮춰 봐서는 안 된다는 것도 강조해야겠다. 권위주의에서와는 달리 민주주의에서 대통령은 국가 지도자가 아니라 정치 지도자다. 국가를 대신하는 지도자로서 정치에 지시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 스스로 정치가로서 변화를 이끄는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말인데, 박근혜 전 대통령만큼 이를 경시한 사례도 드물다.

재임 기간 내내 국회, 야당과 함께 일하기보다는 그 밖에서 지시하고 요구만 했다. 급기야 국회와 야당을 적폐로 몬 것은 치명적인 잘못이었다. 민주주의는 ‘법에 의한 통치’의 원리 위에 서 있고, 그런 의미에서 ‘시민 주권의 제1부서’는 대통령이 아니라 입법부라는 사실이 중시되어야 한다.

박정희 정권 때의 ‘구악일소’나 전두환 정권 때의 ‘사회정화’처럼 대통령이 ‘적폐청산’을 앞세운 것도 다시 생각해 볼 점이다. 이것들은 하나의 옳음만 정당화될 수 있는 정치 언어이자, 반대할 수가 없는 강요로 작용한다. 그런 점에서 다원주의를 억압하는 부정적 효과를 낳는다. 성장이냐 분배냐 혹은 안보 우선이냐 평화 우선이냐를 둘러싼 진보와 보수 사이의 갈등처럼, 서로 다른 가치를 두고 경쟁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서 사회를 통합하는 효과를 갖는 민주적 정치 언어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정치가 적폐 세력과 적폐척결 세력의 싸움으로 정의되면, 나머지 세력은 적폐옹호 세력, 방조 세력으로 단순화되게 마련이다. 자신과 가장 가까웠던 세력을 배신자로 공격하려는 열정도 제어되지 못한다. 독일을 대표하는 정치사회학자 막스 베버가 강조했듯 ‘자신이 옳기 위해 도덕적 심판의 구도를 불러들이는 일은 정치적 범죄 행위’라는 경계심이 규범화돼야 민주주의는 발전한다.

대통령이 적극적인 지지자를 앞세워 정치를 압박하려 한 것 또한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이었다. 국민 소통을 강조했다지만, 실제는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 여론을 증폭시키는 채널만 열었다. 더 큰 문제는 그 반향에 있었다. 합창에 비유한다면 대통령에 대한 적극적 지지자와 적극적 반대자의 강한 목소리만 들리는, 양극화 정치의 극단적 심화를 낳았기 때문이다. 주변이 적극적 지지자로 채워지면 대통령은 소외된다. 한국 정치사에서 매우 특별한 일로 기록될 대통령 탄핵과 새누리당 붕괴는 촛불 시위 이전에 이미 박 전 대통령이 추종 세력을 앞세워 당내 경선과 선거를 지배하려 하면서 시작된 일이었다.

 

이 모든 일은 결국 국민을 앞세우는 한편 대의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반(反)정치주의로 귀결되었다. 대통령이 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국회를 심판해 달라고 요청했던 것은 최악의 일이었다. 이런 무모한 일에 당당했던 건 국민의 지지가 콘크리트처럼 단단하다고 오해했기 때문이었다. 오래 걸리고 지루하고 소란스러운 민주적 정치 과정을 견디기 싫어하는 대통령일수록 정치를 탓하며 국민을 불러들이려는 조급증에 빠지기 쉽다. 스스로를 개혁을 바라는 국민과 일치시키고, 그 맞은편에 파당적 이익만 얻으려는 사악한 정치 집단을 설정한 뒤, 이들 때문에 대통령이 일을 못한다는 희생자 이미지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국민을 위한, 국민의 대통령’이길 바라지만 정치 때문에 일이 안 된다는 생각은 군주의 태도이지 정치가의 자세는 아니라는 사실을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실패를 통해 보여주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른 통치 모델을 보여줄까? 아니면 적폐 청산을 앞세워 정치로부터 멀어지는 대통령,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며 대의제를 우회하려는 대통령, 극성 지지자 저편에서 이미지로만 보이는 대통령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도 돌아볼 일이 아닌가 한다.

박상훈 정치학자 정치발전소 학교장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70919/86390520/1?lbFB=4f747b9845d652eb2b65880e319ff97#csidx4e7e2727d98dd369cd056f6de3d8f19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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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팟의 지방자치 코너! 유일하게 서쌤도 함께하는 막간 방송, ‘지방의 모든 이슈를 흡입합니다!’ ‘지방흡입’입니다.

장미 대선과 함께 또 다시 나타난 바로 너, ‘지방자치’.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지만 가깝지는 않은 그것을 탐구해봅니다. 제작PD들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부터, 20대 제작진이 생각하는 지방자치까지! 서쌤의 방대한 자료는 최고의 덤입니다

백윤미PD, 조준영PD, 김덕현PD가 이끌어가는 흥미로운 이야기, 지금 함께 하시죠!

 

금, 2017/06/0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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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에 대한 있슈(issue) 잡담, 그 두 번째 이야기!

지난주에 이어 기본권 개헌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기본권에 포함될 수 있을까? 우리는 과연 표현의 자유를 보장 받고 살아가는걸까? 또 너무나 복잡한 선거법, 왜 이렇게 과도한 규제를 가하게 되었는지 역사적 배경을 알아봤습니다.

서복경 선생님이 진행하고, [정치있슈] 제작진 김우준PD, 송유정PD, 이지성PD, 조재원PD가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지금 들어보시죠.

 

목, 2017/06/0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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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에는 홍철 없는 홍철팀이 있다면
서복경의 정치생태보고서에서는 서복경 쌤 없는 서복경팀 있다!

서복경 선생님의 깊고 깊은 인사이트 보다는 얕을지라도
쌤보다는 조금 더 유잼인(죄송합니다…) 청년PD들이 진행하는 코너,
‘잠자는 국회의 법안(잠.국.법)’ 코너가 런칭했습니다 두구두구!!!

격주로 금요일마다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계류법안을 하나씩 깨워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봅니다.
오늘 첫화의 법안은 살찐고양이법(a.k.a.돼냥이법)으로 알려져있는 최고임금법입니다

최저시급 받는(혹은 받지도 못하는) 이 땅의 알바노동자들,
‘퍼가요~♡’의 향연 속에서 오늘도 텅 비어버린 통장을 앞에 두고 눈물을 머금은 노동자들,
ㅇㄱㅎ 스피커가 2억4500만원짜리라 많이 놀라셨죠?

언제까지 아이폰 번들 이어폰을 사는데도(최저시급으로 5시간 일해야 살 수 있음)
덜덜 떨어야하나 억울하신 분들에게
살찐 고양이가 돼버린 CEO의 연봉과 연동시킬 수 있는 법안을 소개해드립니다.

웃음소리로 청각을 마비시켜버리는 우연PD,
차분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예슬PD,
술김에 출연 약속해버린 [정치용어사전]의 재란PD가 출연합니다.

꿀잼 보장, 지*넓*보다 흥미로운 인사이트 폭격, 당장 들어주세요!!!

 

수, 2017/06/0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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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으로 정신이 없었던 올해에도 어김없이 ‘최저임금’의 계절이 왔다. 법에 따르면 4월부터 최저임금위원회 심의가 시작되었어야 했지만, 올해는 여러 사정으로 6월15일에야 실질적 첫 회의가 시작된다고 한다. 최저임금으로 당장 영향을 받을 수백만 노동자들과 자영업자, 기업주들의 관심이 모이는 뜨거운 여름이 시작되었다.

매년 이 계절엔 다음 연도 최저임금이 얼마나 될 것인가를 둘러싸고 관심이 뜨거웠지만, 올해는 더 많은 눈과 더 뜨거운 열기가 최저임금위원회, 정부, 국회를 에워쌀 전망이다. ‘최저임금 1만원’을 둘러싼 19대 대선 후보들의 경쟁 열기가 아직 채 식지도 않은데다, 일자리의 양과 질을 최우선 목표로 내건 정부가 들어섰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현실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과의 거리가 꽤나 멀어 보인다. 우선 시간이 빠듯하다. 국회에서는 최저임금법을 바꿔야 하고,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 자영업자와 영세 기업주들에게 부담을 덜어줄 정책을 내놓아야 하고, 최저임금위원회는 과거와 다른 기준에서 충분한 심의를 진행해야 하는데, 2018년도 최저임금 결정 기한이 8월5일이다.

물론 일을 하자고 들면 안 될 건 없다. 이미 20대 국회에만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23종이나 제출되어 있고, 그동안 문제가 되었던 최저임금 산정 기준, 최저임금위의 구성과 회의 운영, 집행효력 담보 개선안이 모두 들어 있기 때문에 심의 과정을 빨리 거치면 된다. 그런데 원내 구성으로 보아 빠른 제도개선이 쉬울 것 같지 않다는 게 문제다. 당장 107석의 원내 제1야당은 지난 대선에서도 ‘2020년 1만원’ 안에 반대했고, 19대 국회에서도 이런저런 제도개선안을 무력화시켰던 장본인이었다.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했고, 관련 로드맵을 준비하면서 노동계, 재계를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하겠지만, ‘노사 합의’라는 것이 단시간 내에 만들어지기가 참 어렵다는 게 또 문제다. 그동안 재계는 매년 ‘전년도 수준 동결’을 내걸지 않은 적이 없었고, 최저임금 결정 단계에서 노동계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게 정해진 수순처럼 되어 있었다. 상호 신뢰가 제로상태라는 거다. 누적된 불신이 몇 달 만에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다.

이미 최저임금 심의는 개시되었다. 일단 뭐가 문제인지 5천만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최저임금위원회 정보 공개부터 시작하자. 현재 회의 공개는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법 개정 이전이라도 최저임금위원들의 결정과 운영규칙 변경으로 할 수 있다.

작년에도 최저임금위 첫 쟁점은 회의 공개에 관한 사항이었다. 노동계는 속기록 형태로 공개하자고 하고 재계는 반대했었다. 이제 재계도 왜 매년 ‘동결’을 주장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근거를 공개적으로 제시하고 국민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재계의 주장처럼 최저임금 인상이 시장에 미칠 충격이 그처럼 지대하다면, 국민들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공익위원들 역시 전문가의 자격으로 그 자리에 있다면, 중재안이 도출된 근거를 자기 이름을 걸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당장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영향을 받게 될 임금 노동자와 자영업자, 기업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일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구의 당연한 의무다. 다른 국가기구들이 그러하듯이, 매번 회의가 끝나면 결과를 직접 공개하고 속기록 형태로 회의 기록을 남기며 정보 열람을 원하는 국민들은 그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98820.html#csidxa4cafdfdb50f61084abe3a5494489b7

목, 2017/06/1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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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이어 정치인 팬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1960년 미국 대선에서 닉슨과 케네디가 보여준 TV 토론회는 역사적인 장면이었다. 토론회 전까지만 해도 약세를 면치 못했던 케네디는 역전에 성공하여 대통령이 됐다. 이후 미디어는 민주주의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선거운동 매체가 되었다. 오바마는 2007년 ‘마이보(My.BarackObama.com)’라는 지지자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팬덤을 공고히 했고, 그들은 당선의 일등공신이었다. 얼마 전 있었던 대선 과정에서부터 현재까지, 온라인을 통해 결집한 팬덤은 한국 정치생태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선거 혹은 정치에서 미디어의 역할이 여느때보다 중요해진 지금, 미디어는 팬덤을 어떻게 형성했을까?
SNS를 통한 정치 참여가 이끌어낸 팬덤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할까?

서복경 선생님이 진행하고, [정치있슈]제작진 김우준PD, 송유정PD, 이지성PD, 조재원PD가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지금 들어보시죠.

 

월, 2017/06/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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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마다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계류법안을 하나씩 깨워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잠자는 국회의 법안(잠.국.법)’ 2번째 시간!
오늘의 법안은 국민소환제법입니다.
4년까지 참을 수 없다, 국회의원을 소환하고 투표를 통해 자리까지 박탈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
지난 촛불 정국을 통해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이뤄냈지만
늘 촛불 들고 목소리 높이기는 어렵다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법안입니다.
국회에는 무려 3가지 내용의 법안이 발의가 돼 있습니다.
그런데 마냥 좋은 법안이기만 할까요?
헌법상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을까요?
좋은 제도임에도 정치 선진국이라 일컫는 영미나 유럽에서는 시행되지 않는 이유는?
실제로 국민소환제를 도입했던 베네수엘라는 정치, 좋아졌을까요?
어떤 언론도 알려주지 않았던 국민소환제의 명암을 샅샅이 밝힙니다.
오늘도 여전히 나긋나긋한 목소리의 예슬PD가 진행하고
서복경의 정치생태보고서 프로듀서와 <프로듀스101>의 국민프로듀스를 겸직하는(?) 우연 PD가 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꿀잼 보장, 지*넓*보다 흥미로운 인사이트 폭격, 당장 들어주세요!!!

 

금, 2017/06/2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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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에서는 지방자치 중에서도 ‘자치’에 대해 떠들어 봤습니다.

자치가 뭘까요? 드라마에서 자주 봤던 ‘동네’에서 이웃과 함께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를 운영하는 것, 주체적으로 공동체의 앞날을 고민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자치’가 될 수 있습니다. 자치에서 민주주의의 미래를 발견해 볼 수 있을까요?

자세한 이야기는 서쌤과 세 명의 제작진 백윤미PD, 조준영PD, 김덕현PD의 지방자치 수다에서 함께 하시죠

 

목, 2017/06/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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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학교장과 함께하는 <민주주의의 시간> 온종일 강독

오랜만에 돌아온 정치발전소의 온종일 강독입니다.
박상훈 학교장님의 최신작 <민주주의의 시간>을 저자와 함께 강독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민주주의에는 얼마나 많은 오해와 이해가 함께 있을까요?
정치학과 현실 정치 사이에서 좀 더 좋은 정치적 실천을 고민하는 박상훈 학교장님과 함께 민주주의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눠보는 자리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수강신청 : http://bit.ly/all_day_democracy

 

월, 2017/07/0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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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정말 ‘작아서’ 존재감이 없는 걸까?

김성희 정치발전소 상임이사

 

진보정당의 평범한 활동가라면 주변사람들로부터 “작은 정당에서 고생하지 말고, 큰 정당에 가서 네 뜻을 펼쳐보는 것이 어떠냐”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특히 이런 이야기는 대개는 가족이나 오랜 친구처럼 활동가를 잘 이해해 줄만한 사람들의 조언일 경우가 많아, 늘 대답이 곤궁해지거나 마음이 편치 않다고 한다.

 

사람들이 ‘큰 정당에서의 정치’를 추천하는 것은 정치인으로 성공하거나 집권해 실질적인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작은 정당은 정치적으로 성장할 기회도 적고, 정치적 중요성도 낮다고 평가 절하된다. 이러한 생각의 이면에는 ‘큰 정당=큰 정치’ 즉, 정당의 크기와 정당의 능력은 비례할 것이라는 믿음이 상식처럼 자리잡고 있다. 그간 한국 정치의 현실을 보면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 같은 이런 생각이, 그러나 과연 온전히 참일까.

 

지난해 내가 일하는 정치발전소에서 독일의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 관계자를 초청에 강좌를 진행했다.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Friedrich Naumann Foundation for Freedom)은 독일의 정당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이 만든 정치재단이다.

 

강좌의 주제는 독일 통일이었지만, 정작 궁금한 것은 나우만 재단의 모조직이라 할 수 있는 독일 자민당이었다. 자민당은 통상 총선에서 7~8% 안팎의 지지를 받고 있는 대표적 소수정당이다. 특히 직전 선거인 2013년 총선에서 5% 진입장벽에 막혀 연방의석을 모두 잃은, 우리식으로 말하면 원외정당이다. 독일의 소수 정당이 갖는 어려움과 과제에 대해 한국의 소수정당과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강좌가 끝나고 나우만 재단의 관계자에게 궁금증을 털어 놓았다. “자민당은 작은 정당인데, 앞으로 집권 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 당의 볼륨과 능력을 키울 전략은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띤 채, “자민당은 이미 집권정당”이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당의 능력과 미래에 관해서도 그는 “독일 정치를 조금만 살펴봐도 자민당이 독일 정치와 민주주의에 기여한 것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며 “독일 자민당은 분명 기민당처럼 ‘모든 것을 다하는 정당(catch all party)’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자유주의 이념에 기초해 중소사업가들의 이익을 정치적으로 대표하는 역할을 더 잘 하는 것이 독일과 유럽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기에 처하면 당을 단단하게 만들기보다 당이 작아서 안 된다며 선거연합과 몸집불리기 통합을 반복해 온 것이 한국 소수정당의 부인할 수 없는 전사이다. 그러나 같은 소수정당이지만 자민당이 위기를 대하는 태도는 달랐다. 당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선명한 정체성을 유지하며 당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었다.

 

뒤에 나는 자민당이 기민당이나 사민당보다 더 오래 집권한 정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소수정당인 자민당은 기민당, 사민당 등 연정파트너를 바꿔가며 약 40년 이상 집권당의 지위를 유지했다. 뿐만 아니라 독일 외교나 통일, 독일과 유럽 경제에 있어 자민당의 영향력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연방독일을 만든 주요한 정치지도자이자 기본법을 기초한 호이스(Theodor Heuss, 1884~1963) 연방 초대 대통령, 독일의 최장기 외무장관으로 콜과 함께 독일 통일을 이끌었던 겐셔(Hans-Dietrich Genscher, 1927~2016) 외무장관 등이 모두 자민당 출신이다.

 

역시 소수정당인 독일 녹색당도 다르지 않다. 평화주의와 생태주의라는 강한 진보적 이념정당으로 출발한 녹색당은 선명한 이념을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당의 실질적인 사회적∙지역적 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이 과정에서 통치능력 역시 발전시켜왔다.

 

특히 2000년대 들어 그들의 환경 의제가 사민당이나 좌파당, 심지어 기민당으로부터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그랬다. 독일 녹색당은 연방 의석은 작지만, 이미 통치하는 정당이다. 현재 녹색당은 독일연방의 가장 영향력 있는 주 중 하나인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Württemberg)의 제1당이자 집권당(녹-흑 연정)이다.

 

현대 독일의 정치는 이들 소수정당의 역할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혹자는 제도 덕분이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제도만으로 현재 독일 정치의 발전을 다 설명하기 어렵다. 독일의 다원적 정치를 이끄는 챔피언의 자리는 기민당과 사민당 같은 큰 정당이 아니라, 부분으로서 정체성을 발전시키며 동시에 사회적·지역적 기반과 통치능력을 끊임없이 개척해 온 자민당과 녹색당 같은 책임 있는 소수정당에게 돌아가야 할 것이다.

 

자민당과 녹색당의 사례는 작은 정당도 자신의 특별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정치의 세계에서 충분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부분을 대표하지만 통치의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정의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정미 의원(왼쪽)과 박원석 전 의원(오른쪽). ⓒ프레시안

나 스스로도 자유롭지 못하지만, 진보정당 안팎에서 “당의 규모 때문에 뭘 못 하겠다”라는 식의 불평을 자주 듣는다. 대안으로 제도의 문제를 많이 거론하지만, 정작 정치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실질적 노력은 뚜렷하지 않다.

 

독립적 정체성을 더 예리하게 만들기보다 수권정당처럼 보여야 한다는 것을 알리바이 삼아 큰 정당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매일의 정치 의제를 쫒아 논평 내는 것이 당과 지도자의 능력으로 치부되었다. 선거 때마다 노동을 대표한다고 자임하면서도 실제 ‘노동’을 다루는 당의 정치적 능력과 전문성에서 민주당의 을지로위원회보다 더 낫다고 보기 어렵다.

 

큰 정당을 따라하는 외양과 갈수록 빈약해지는 사회적, 지역적 기반 등 내실의 부조화는 진보정당을 뚜렷한 존재감 없이 여론 속에 부유하는 정치세력으로 왜소화 시켰다.

 

경쟁적 정당체제에서 스스로의 존재이유가 분명하지 못한 정당이 제대로 서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하다. 잠정적 차이나 인물에 의존해서는 오래가는 좋은 정당을 만들기 어렵다. 어떤 유권자를 대표하고 무엇을 위해 정치하는지가 분명해야, 지지자들의 열정을 모을 수 있고, 이에 뒤따르는 사회적, 지역적 기반 역시 개척할 수 있다.

 

대선이 끝나고 새 정부의 조각과 인사청문회에 밀려 세간의 관심에서는 비껴 있지만, 대표적인 작은 정당인 ‘정의당’의 당직 선거가 한창이다. 당의 크기와 정치적 중요성이 꼭 같이 가는 것은 아니다. 좋은 소수정당이야 말로, 민주정치의 미래를 보는 창이다. 정의당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드냐 여부는 곧 한국에서 다원적 민주정치의 가능성과 직결된다. 새롭게 등장하게 될 진보정치의 리더십이, 구 리더십이 성과를 내지 못했던 정당 만들기에 새로운 전기를 만들 수 있을까. 넘겨받는 짐이 적지 않다.

 

정치의 세계에서 작은 것은 분명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제대로 된 작은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수, 2017/07/0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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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발전소 2017년 6월 수입지출 내역입니다.

 

2017년 6월 수입지출 내역

목, 2017/07/0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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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7월6일 한 집배원이 작업장 앞에서 분신을 시도했고 이틀 뒤 결국 생명을 잃었다. 한 언론은 이를 두고 ‘과로 자살’이라고 했다. 2016년 제출된 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 중 과로로 인한 병사 비율이 11%를 넘는다고 한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산업재해 사망 노동자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였고, 유럽연합의 5배에 달했다.

 

산업재해 사망, 과로 병사, 과로 자살. 이 죽음들의 상당수는 공직에 있던 누군가가 제대로 일을 했더라면, 벌써 오래전부터 문제가 된 제도가 바뀌기만 했더라면, 이미 있던 어떤 제도들이 법대로 작동하기만 했더라면, 누군가의 목소리를 틀어막지만 않았더라면 막을 수도 있었던 죽음이었다. 그래서 그저 ‘재해’가 아니고 ‘돌연사’가 아니며 ‘자살’이 아닌 사회적 ‘살인’이다. 죽음을 부르는 노동환경이 유지되는 메커니즘에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집배원들은 공공기관인 우정사업본부에 고용된 노동자들이다. ‘산재사망대책 마련 공동캠페인단’의 자료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산업재해 사망자가 많은 기업 4위를 기록했다. 집배원들의 산재사망사고 소식은 오래전부터 끊이지 않고 언론을 장식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집배원 중대재해 해결을 위한 연대모임’을 결성했고, 2014년 서울지방노동청에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우정사업본부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집배원들의 살인적인 노동시간은 ‘근로시간 특례제도’ 때문에 합법적으로 인정된다. 다른 기업에는 불법인 일이 우정사업본부와 몇몇 기업에는 합법이다. 1961년 근로기준법에 도입된 이 제도는 운수업, 물품 판매 및 보관업 등에 대해 기업이 법정 노동시간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특혜를 주는 제도다. 현재 26개라는 광범위한 예외 업종을 두고 있어 관련분야 노동자들의 살인적 노동시간을 합법화해준다. 법에는 ‘사업자와 근로자대표가 서면합의를 한 경우’라는 단서조항이 달려 있기는 하지만, 기존 노조가 이미 합의한 상태에서 새로 고용된 노동자들이 이를 거부할 방법은 없다.

 

우정사업본부 고용 노동자들은 ‘우정노조’에 자동 가입된다. 그런데 ‘우정노조’가 우정사업본부와 토요일 근무를 합의해버렸다. ‘근로시간 특례제도’를 악용해 노동시간을 더 늘려버린 것이다. 이에 반발한 노동자들은 별도의 ‘전국집배노동조합’을 결성했다. 현행법상 복수노조는 합법이다. 그러나 우정사업본부는 ‘집배노조’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고, 표적감사를 진행하는가 하면 노조활동을 가로막았다. ‘우정노조’에 가입하든 ‘집배노조’에 가입하든 노동자들의 권리지만, ‘우정노조’ 활동만 인정하는 편파적인 조처를 취함으로써 ‘집배노조’ 가입 노동자들의 노조 결성권과 단체행동권을 제한했다.

 

집배원들의 노동사망은 기업에 법정 노동시간조차 강제할 수 없는 잘못된 제도, 우정사업본부의 노조 결성권 및 단체행동권 침해, 고용노동부의 감독의무 방기가 결합되어 무한루프를 반복하고 있다. 이 무한루프를 끊어내려면 대통령, 국회, 고용노동부, 법원 등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노동’을 기업의 비용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생존과 행복의 문제로 접근하는 동료 시민들의 시각 전환도 절실하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라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 일이라는 시민적 공감대가 있어야 제도도 바뀌고 공직자도 바뀐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02546.html#csidx68ac7646ce82433abb55139bbc0a38b

목, 2017/07/1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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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와 박상훈 학교장님의 인터뷰가 기사로 나왔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협치’를 키워드로 진행된 인터뷰입니다.


 

박상훈 학교장은 “다당제가 잘 되려면 서로 차이를 드러내 놓고 유익한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정치발전소>

 

[시사위크=신영호 기자] 4박5일간의 독일 순방을 마치고 10일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 앞에 놓인 국내 현안은 수두룩하다. 야3당의 반대로 멈춰버린 추가경정예산 심사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할지 정치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할 때와 철회할 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가늠해보며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정치적 지혜도 짜내야 한다. 어떻게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판단과 결정이 협치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대통령은 정부의 수장이면서 정치 지도자이기도 하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를 안 하고 여야관계의 초월자처럼 생각하면 큰일 난다”고 말했다. 박상훈 학교장은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여야관계, 집권당 등 입법부 범위 안에서 익숙해지지 않고 청와대를 통해서 내각을 관리만 하려고 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7일 서울시 마포구에 있는 정치발전소에서 진행했다. 인터뷰는 협치가 안 되는 근본적 이유를 찾는 것으로 시작해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당의 역할은 무엇인지 그 방법을 찾는 것으로 끝냈다.

– 협치가 잘 안되는 것 같다.
“협치라는 말 자체가 다른 의견이나 갈등 속에서 일하는 걸 어렵게 만드는 점이 있다. 협치라는 말은 그냥 좋은 말이기 때문이다. 현실의 문제, 갈등과 차이를 인정하는 말이 아니라 단순히 협력하라 이것만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갈등과 차이를 숨긴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예를 들어 큰 텐트를 친다고 하면 폴대를 세워야 한다. 그런데 각자의 폴대가 비슷해져 가운데로 몰리면 천막이 좁아지거나 무너져버린다. 정치에서도 정당이나 정치세력들이 무엇을 왜 어떻게 지향하는지가 분명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공통의 요소를 찾고 협력할 방법을 찾아야 되는 것이다. 협치가 안 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각 정당이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분명하지 않다는 데 있다.”

– 5당 구조, 다당제에서는 차이가 드러나지 않나.
“다당제는 좋다. 다당제가 잘 되려면 서로 차이를 드러내 놓고 유익한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지금은 법률적 의미에서 다당제다. 사회적 의미에서의 다당제는 아니다. 우리나라 정당은 민주주의 체제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수준이다.”

– 인사청문회, 추가경정예산 문제가 꼬인 게 차이가 없어서 그런가.
“내 눈에는 인사청문회 정책이 있는 정당이 안 보인다. 그냥 과거처럼 여당일 땐 여당스럽고…왜 더불어민주당인지 한국당인지 모르겠다. 차이가 없다. 일관된 비전이나 정책이 없다.”

– 방법이 없는가.
“인사청문회의 경우 여야가 합의할 수 방법은 많을 것이다. 청문회의 원래 목적은 일정기간 정부라고 하는 공적기관을 이끄는 통치 엘리트의 도덕성과 자질, 정책적 능력을 검증하고 평가해보는 것이다. 여당부터 ‘5대 기준을 첫 번째 내각 인사에 완전하게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우리가 인정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야당과 향후 5년간 점진적으로 수준을 높여갈 수 있도록 성실하게 접근할 생각이다. 여야가 논의를 모아 음주운전 등 구체적 기준을 만들어보자. 적어도 통치 엘리트가 되려는 사람은 이 정도의 법을 지켜야 된다는 것을 우리 정치 규범이 되게 하자’ 이런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논문표절의 문제의 경우도 ‘학계의 도움을 받아 공정한 기준을 만들어보자’고 할 수 있다. ‘5대 기준을 지키니 안 지키니’ ‘너네가 하는 건 다 반대’ ‘너네가 팔았던 썩었던 생선보다 우리 쪽이 그나만 괜찮지 않나’ 이런 것은 수단일 뿐 목적은 아니다. 이건 정치가 아니라 정치를 파괴하는 짓거리다.”

박상훈 학교장은 “민주정부, 민주주의라는 거대한 배는 대통령과 몇 사람의 호위무사로 움직일 수 없다. 박근혜 정부를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한다” 고 말했다.<정치발전소>

– 여야가 싸우면서도 서로 만나지 않나. 지난 주 금요일(7일)에도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만났다.
그것은 엄밀히 말하면 버벌(Verbal)정치, 말만 하는 정치다. 실제 변화를 가져오는 행위가 아니다. 떠벌이 정치, 말로 하는 여론정치, 누구한테 잘 보이려는 아첨 정치다.”

– 해법이 안 보인다. 이대로 가면 문재인 정부도 과거 정권의 길을 가는 게 아닌가 쉽다.
“박근혜 정부를 되돌아봐야 한다. 박근혜 개인의 이상한 행태에만 관심가질 것이 아니라 박근혜식의 정부운영이 왜 실패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 어떤 점이 실패했나.
“가장 큰 것은 현장을 무시한 것이다. 정당을 청와대 안으로 가뒀다. 집권당에게 책임감 있는 역할 주지 않았다. 정부를 쓰지 않고 액세서리 취급했다. 정부를 청와대의 통할 대상으로 생각했다. 실제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것 위주의 정치를 했다. 민주정부, 민주주의라는 거대한 배는 대통령과 몇 사람의 호위무사로 움직일 수 없다. 박근혜 정부를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한다.”

– 문재인 대통령은 정당정부를 약속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지금부터 청와대 중심의 기존 한국정치가 노정해왔던 방식보다 집권당을 강화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집권당의 정책적 능력이나 조직적 유기성 이런 것을 발전시키는 데에 대통령이 책임을 가졌으면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당정부 약속했지만 애매한 점이 있다.”

– 어떤 점에서 그런가.
“지금 인사 문제 포함해서 정책문제 보면 청와대 주도성이 강하다. 인사는 청와대의 완벽한 주도성, 정책도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주도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내각을 왜 만들었는지 애매해진다. 내각 옆에 여러 조직을 두는 건 문제다. 내 눈엔 내각의 자율성보다 청와대의 내각 통할권이 더 커 보인다.”

– 청와대의 국정 주도권 어떻게 분산해야 하나.
“가장 기본은 당정협의다. 장기적으론 당정협의를 강화해야 한다. 중기적으론 당정청 협의를 강화해야 한다. 당정청 관계도 장기적으로 당정관계로 가야 한다. 정당과 정부를 운영하는 내각사이의 관계가 중요한데, 지금은 당정청도 당정관계도 아무것도 없다. 이렇게 되면 책임정부는 어렵다.”

–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할 것 같다.
“대통령이 지금 시점에서 당정청 관계부터 제도화하면 정당이 발전할 수 있다. 다만 바꾸는 게 핵심은 아니고 정당을 기반으로 내각을 책임 있게 운영하겠다는 방향으로 가면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

– 집권당은 무엇을 해야 하나.
“만약 청와대가 그렇게 안 한다고 했을 때 청와대 핑계대면 안 된다. 정당 스스로도 정책적 유기성 만들려는 의지와 행동을 해야 한다. 지금 민주당 지도부와 추미애 대표는 자신의 영향력 확대에만 관심이 있다. 정당을 제대로 만들겠다는 문제의식 가진 사람이 잘 안 보인다. 이게 민주당의 비극이다. 지금은 청와대 쳐다볼 게 아니다. 민주당을 집권당으로 어떻게 만들 건지 문제 제기하고 당풍운동을 벌여야 한다. 우리는 정의당과 국민의당과 같은지 다른지, 우리가 일을 제대로 하려면 당내 의원들을 어떻게 조직화할지, 상위위원회 활동은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한다.”

– 대통령, 청와대, 민주당의 유기적 관계가 중요할 것 같다.
“만약에 청와대가 절대적으로 옳은 인선을 한다면 그들이 주도권을 갖고 해도 되겠지. 그런데 과연 지금 인사가 최선이라고 할 수 있나. 또 그렇게 보나. 청와대는 당이 인사나 정책에 책임감 있는 목소리 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래야 당이 발전한다. 반대로 당도 개별적으로 당 자체를 바꾸는 것이 최고의 개혁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국정운영을 당 주도로 가면서 특정 정책에 공통점이 있으면 다른 정당에 가서 협력도 제안하고. 그렇게 하면서 협력정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당이 하나의 팀으로 가야 한다고 했는데 누가 봐도 지금 민주당을 원팀으로 보기 어렵다. 팀을 만들어야 한다. 의원들도 청와대만 보면 안 된다.”

신영호 기자  [email protected]

 

원문보기 : http://www.sisaweek.com/news/articleView.html?idxno=94048

화, 2017/07/1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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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FM의 주민강좌 마주하는학교의 프로그램에 정치발전소가 함께 합니다.

‘주민참여예산제’를 다룰 <생생주민참여예산제>라는 강의인데요,
최근의 여러 사건을 거치며 시민들의 높아진 정치참여의 요구를 우리는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요?
대표적인 주민참여제도인 주민참여예산제를 시작으로 참정권의 확대를 위한 다양한 상상을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 강의신청방법
– 온라인 신청 : http://www.majuschool.com/ 에서 강좌 신청
– 페이스북 : @majuschool 검색 후 강좌 신청링크 클릭
– 신청링크 : https://goo.gl/forms/ALBctQLLWk91Xypx1
– 전화 접수 : 02 – 332 – 3247

화, 2017/07/2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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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발전소 2017년 8월 수입지출 내역입니다.

방학기간 민주주의 정규강좌 미개설로 인한 강사료 미지출 등 지출은 소폭 감소하였습니다.

기존 수입항목은 지난달 대비 큰 변화 없었고,

박선영 회원님께서 큰 비용을 후원해주셨습니다.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2017년 8월 수입지출 내역

 

수, 2017/09/0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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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발전소 2017년 7월 수입지출 내역입니다.

 

2017년 7월 수입지출 내역

수, 2017/09/0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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