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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김미경, 탈북민이 이야기하는 한국의 선거와 정치

②김미경, 탈북민이 이야기하는 한국의 선거와 정치

익명 (미확인) | 수, 2017/07/12- 10:09

'선거제도 개혁'이 정치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믿는 사람들 몇몇이 모여서 '셀럽부터 백수까지' 다양한 유권자들의 선거와 정치 경험에 대한 목소리를 수집해보려 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선거'라는 행위가 정치와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접속하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선거 제도 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확장하고 싶습니다.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비례민주주의연대'라는 초정파적인 시민운동단체가 있다(물론 대부분 들어본 적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니 지난 호 인터뷰 참고). 이 단체는 공동대표와 운영위원은 여럿 있지만 상근하는 활동가는 단 한 명뿐이다. 그녀에게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모르는 사람은 전혀 모를 비밀이 하나 있다. 비밀이라고 하기에는 별일도 아니지만, 유난을 떨며 별스럽게 반응하는 사람들 때문에 '알 만한 사람들만 아는 비밀'이 되어버린 듯하다. 

그녀는 북에서 넘어왔다. 사회적으로 통칭하는 그녀의 정체성은 '탈북민'[각주:1]이다. 그녀는 북한에서 넘어온 사람들을 지원하는 단체에서 활동하다가 활동을 정리하고 작년 초부터 '비례민주주의연대'에서 상근 활동을 시작했다. 변변치 않은 사무실에서 (비례민주주의연대는 다른 단체 사무실에 책상 하나를 임대해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홀로 행정 업무를 처리하고, 문의 전화를 받고, 보이지 않는 곳의 실무를 챙기고 있었다. 조금은 특별할 수 있는, 그래서 더 소중한 '비례민주주의연대'의 유일한 상근 활동가 김미경 님을 만나봤다.


용기 내어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아마 여러 차례 말해서 지겨울 수 있겠지만 그래도 독자를 위해 북한에서 한국으로 오게 된 이야기를 간단히 소개해주면 좋겠다. 

북에서 왔다고 하면 모두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다. 괜찮다(웃음). 2001년 두만강을 넘었다. 당시 북한에서 아버지는 외교 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무역을 위해 잠시 북한에 들어와 내가 살던 집에 머물게 된 것이 인연이 되었다. 남편은 중국으로 돌아간 후에 나에게 마음을 두었는지 여러 차례 편지와 사람을 보냈다. 막연한 호기심과 궁금증 때문에 남편이 보낸 사람을 따라 중국에 넘 간 게 탈북이 되었다. 중국에서 1년 6개월 정도 살다가 남편이 한국행을 권했다. 첫 아이가 태어난 이후 남편은 한국으로 가야 가족이 살 수 있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그래서 큰 아이가 5개월이 되던 해에 한국으로 입국했다. 처음에는 나 혼자 넘어왔고 그 이후에 남편, 아들 시어머니 모두 한국으로 오게 되어 지금은 함께 살고 있다. 


와...!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은 스토리다. 비례민주주의연대에서 활동하기 전에 탈북민을 지원하는 단체에서 활동했다고 알고 있다.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의제가 아직 공론화가 많이 된 편도 아닌데 탈북민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다가 어떻게 관심을 두고 단체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나. 

처음부터 정치나 선거 제도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탈북민을 지원하는 일은 10년 정도 하고 정리했다. 정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활동하면서 나도, 조직도, 비전이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활동하면서 만난 탈북민에 대한 실망감도 컸다. 당시 나는 탈북민이 모여 함께 공동체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촉매 역할을 했다. 그러나 막상 활동을 해보니 주민들은 정작 자신의 욕구를 드러내는데 소극적이고 오히려 단순하게 '네가 해주는 대로 내가 따라 할게' 식의 태도를 자주 보였다. 또 한편으로는 제안하고 판을 깔아주는 역할만 자처하다 보니 어느 날 문득 나 자신이 해결사가 되어 버린 것 같았다. 마치 권력을 가진 듯한 위치에 있는 느낌도 싫었고 여러 가지 내면적 갈등으로 일을 그만두었다. 

일은 그만두었지만, 활동가로 살기 위해 주민을 조직하고 공동의 욕구를 주민공동체로 발전시키는 주민조직화 교육은 꾸준히 받아왔다. 거기서 만난 인연으로 '비례민주주의연대'의 활동을 제안받았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나는 원체 사람을 좋아하는 성향이라. 한 번 사람을 믿으면 잘 따른다.


선거제도 개혁을 고민하는 사람들과 함께 (둘째줄 왼쪽 끝이 김미경 님)ⓒ서정우


사람이 좋아서 시작하게 된 정치 개혁 활동이라니 흥미롭다. '정치 개혁'이라는 의제를 다루는 활동을 막상 해보니 어떻나. 

한국에서 15년을 살았는데 막상 정치에 관심을 두고 있던 적은 없었다. 현재도 배워 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일단 한국의 정치 용어는 굉장히 생소하다. 탈북민이다 보니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정치적 흐름을 잘 모르기 때문에 처음에는 알아가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데에도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하지만 심리적 불안감도 아직 남아 있고 과연 선거제도 개혁이 가능할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활동하면서 느끼는 심리적 불안감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

개인적으로 집회나 기자회견 같은 곳에 아직은 마음 편히 못 나간다. 탈북민 아무개가 집회 갔다고 사진 찍혀서 혹시라도 악용되면 어떡하나 싶기도 하고. 탈북민이라는 딱지를 가지고 있으므로 활동을 시작할 땐 조금 걱정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내 역할에 대해 소극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특히 탈북민 커뮤니티 안에서는 정치적인 활동을 하는 나를 특이하게 여기거나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빈번하다. 어느 날은, 박근혜 탄핵 촛불 집회에 들렀다가 탈북민 관련 행사에 간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만난 사람들에게 집회 현장은 근처도 가지 말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아직도 탈북민 사회는 '대통령을 감히 어떻게 끌어내릴 수 있냐' 이런 생각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절대 권력에 대해 반기를 드는 것 자체를 낯설게 여기는 것이다.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에서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로 이동하면 생소한 것이 많을 것 같은데. 탈북 이후 탈북민을 위한 정치적 교육 과정을 경험한 적은 있는가?

놀랍게도 없다. 북한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면 '대성공사'라는 기관에서 1개월 정도 조사를 받는다. 북한 주민이라는 것이 확인되면 '하나원'이라는 교육기관으로 옮겨진다. 거기에서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교육을 받게 된다. 북한은 순수 조선어를 사용하는데 남한은 외래어를 많이 사용하니까 외래어 교육, 그 밖에 컴퓨터 교육, 시장에서 장보기 등의 생활 교육을 받는다. 하지만 한국의 정치나 선거 제도에 관한 교육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 

나는 2001년 11월, 12월을 하나원에서 보냈는데 당시 대선을 앞두고 있었다. 그때 하나원의 강사들에게 이제 주민등록증을 받은 한국 국민이니 투표를 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러나 강사들은 정치에 대한 교육적 접근보단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직·간접적으로 거론했다. 탈북민들은 첫 투표권을 후보가 누구인지, 어떤 정치적 바탕이 있는 사람인지 전혀 모른 채 강사들의 영향을 받아 행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 탈북민의 시선에서 바라본 한국의 정치 현실이나 선거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탈북민으로서 한국사회에서 느낀 정치적 경험의 사례가 있다면? 

2004년에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직장에 다니면서도 정치적인 이야기를 내 입으로 해본다는 것을 전혀 상상해본 적이 없다. 유일하게 관심 가졌던 이슈가 탈북민에 대한 복지나 처우 개선 정도였던 것 같다. 다른 탈북민들도 나와 비슷하리라 본다. 탈북민 복지 챙겨 줄 테니 당원 가입하라, 식의 낮은 수준으로 정치에 이용되는 경우도 많다. 탈북민들은 자신들의 울타리가 강한 편이다. 아무래도 우리끼리 여기에 적응하고 자리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커서. 그러다 보니 이해관계를 많이 따지게 되고, 상대적으로 보수 정당이 탈북민에 대한 지원을 잘해준다는 인식이 크다. 

작년 총선 때 새누리당의 17번 후보가 탈북민 후보였다. 그게 탈북민 사회에서는 큰 이슈였다. 하지만 보수 정당에서 말하는 탈북민 지원 정책은 결국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적으로 탈북민이 굉장히 열악하고 사회적으로 약자이다 보니 여기서 낚시질하면 걸려들고, 저기서 낚시질하면 걸려들고...안타깝다. 


탈북민이 동등한 시민으로서 같이 살아가기 위해 어떤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남북하나재단' 등 여러 재단에서 지원 사업이 많이 나오기는 하는데 과연 지역에 있는 탈북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까지 다 돌아가는지는 의문스럽다. 어떤 정책이 생기면 그 정책을 집행하는 단위에서 사람 한 명, 한 명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시스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본다. 정책이 아무리 좋으면 뭐하나. 시민들, 탈북민들에게 다가가기까지가 어려운데. 그렇다 보니 탈북민 사회도 어느 정도는 타성에 젖어 있다. 탈북민과 관련 정책이나 활동이 등장하면 '이런 면에서 나를 위한 정책이구나' 하는 판단보다는 '참여하면 교통비는 얼마나 나오나?' 이런 반응이 여전히 앞선다. 


한국 사회에서 탈북민이 어떤 존재로 인식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가?

탈북해서 온 탈북민에 대해서 교육도 못 받고, 가난하고, 불쌍하다 등의 동정 어린 시선은 매번 씁쓸하게 느껴진다. 정말 배고프고 못 먹고 못 입어서 온 사람들도 있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탈북민에 대한 편견이 곧 한국 사회의 현재 단면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빈민, 장애인, 노숙자를 나와 다르다고 구분 짓고 딱지 매겨서 바라보는, 현재 사회가 가진 좋지 않은 습관이랄까. 그 그룹에 속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당사자 입장에서는 주홍글씨를 겪어야만 한다. 남한이든, 북한이든 6.25와 일제 식민지를 겪으며 억눌려 살았던 감정에 대한 대물림이 있는 건지. 계층을 나누고 자신을 분류하면서 '나는 그렇게는 안 살아야지'하는 강렬한 열망이 있는 것 같다. 일제 식민지 시절은 부끄러워하지도 않는 정치인들이 왜 북한에 대해서만은 치를 떨고 이를 가는지 모르겠다. 


선거제도가 개혁되면 앞서 말한 것처럼 이해관계에 따라 사회적 약자를 동원하는 문제들이 해결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비례민주주의연대가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해서 국회 의석을 가져가는 것이다. 물론 탈북민 중에서도 정치에 직접 참여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왜 정치가 하고 싶냐고 물어보면 다 돈을 이유로 꼽는다. 탈북민이 바라본 '정치인'은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다. 그래서 비례대표제가 확대되었을 때 과연 정당별로 탈북민 정체성을 가진 국회의원이 탈북민의 의사를 반영해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도움이 될까 의심스러울 때도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현된다고 해서 바로 이상적인 정치가 되진 않을 것 같다. 


그렇게 우려하면서도 계속 '비례민주주의연대'에서 활동하면서 선거제도 개혁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뭔가?

탈북민은 정치에 대한 기대감은 낮지만, 우리와 관련된 사람들이 나왔을 때 그 사람이 우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다. 선거제도가 바뀌어 여성, 농민, 노동자, 누구든 국회에 들어가 그 사람을 대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변화는 미비하더라도 시작될 것으로 생각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먼저 도입한 국가들만 봐도 우리와 행복을 바라보는 기준이 매우 다르다. 우리는 좋은 차, 아파트 소유 여부 등 경제적인 부가 중심인 반면 그 나라 사람들은 그렇지 않더라. 행복의 기준을 유연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행복의 기준과 인식이 바뀌면 달라질 것이다.


100인 인터뷰의 두번째 인증샷 ⓒ서정우


비례민주주의연대 활동을 통해 꼭 하고 싶은 것이나 더 얻고 싶은 것이 있다면?

현재는 활동을 재미있게 하고 있다. 나보다 젊은 사람들의 활동력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조직 안에서 젊은 사람들을 키워내는 일에 대한 고민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활동을 통해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가 크다. 나처럼 '정치에 대해 1도 모르는 사람'이 이제는 한국 정치가 흘러온 역사를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여전히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는 일은 조금 어색하다. 마음속 깊은 곳에는 탈북민을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도 남아있다. 내가 당사자이고 잘할 수 있는 일이니까. 두 활동을 연결하는 데에도 관심이 있다. 탈북민 3만 명을 대상으로 정치, 선거 제도에 대해 교육을 하는 단체는 단 한 곳도 없다. 내가 공부하고 겪어보니 사회를 살아가면서 진정으로 필요한 주제인데도 불구하고 어느 곳에서도 고민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선거 제도는 한국의 정치를 인식하게 되는 첫 출발점이라 본다. 내가 어서 말문이 트여서 탈북민을 대상으로 선거제도 개혁과 정치에 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판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현재 일상에서 고민하는 화두가 있다면?

이놈의 육아. 육아는 개인끼리 분담해서 해결될 문제는 분명 아니다. 남성들의 공동 육아, 육아 휴직의 의무화, 육아 교육 등이 보편화하였으면 좋겠다. 어떨 때는 내가 겪었던 북한이 차라리 낫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어린 시절 북한에서는 직장 다니는 엄마를 위해 직장 내에 탁아소가 마련되어 있었고 2시간에 한 번씩 모유 수유도 할 수 있었다. 지금 한국 사회를 보면...언제쯤 육아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진행|김푸른(비례민주의연대 운영위원)

속기·재구성|복코(비례민주주의연대 운영위원)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에도 연재되고 있습니다. 

  1. 1994년에 처음 쓰인 '탈북자'는 법률상 용어로 '북한이탈주민'을 뜻한다. 어감이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의견에 2005년 순화 용어인 '새터민'이 등장하였으나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럽다고 여겨져 2008년 통일부는 다시 가급적 새터민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탈북의 정체성을 다양하고 보편적으로 지칭하는 '탈북민'이라는 용어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탈북민'은 탈북자유민, 탈북주민, 북한난민, 북한이탈주민, 새터민 등의 용어를 함축하고 있어 보편성이 조금 더 강조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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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5년 9월 16일, 영국 의회

매주 수요일이면, 영국 하원에서는 야당 대표가 총리에게 질의를 하는 “총리 질의응답’(PMQS Prime Minister’s Questions) 시간이 있다. 질문 수는 6개로 영국 의회 정치에서 오래된 전통이다. 2015년 9월 16일, 질의에 나선 이는 노동당 대표로 당선된 제레미 코빈이었다. 그의 첫 PMQS 질의였다.

이 날은 돌풍을 일으키며 압도적인 지지율로 노동당 대표에 당선된 ‘강성 좌파’코빈과 캐머런 총리와의 첫 대결이었다. 기자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은 코빈이 총리에게 날선 공격적인 질문을 던지는 ‘뭔가 격돌의 현장’을 기대했다. 그러나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저는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들에게 ‘(캐머런) 총리에게 하고 싶은 질문은 무엇이냐’라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무려 4만 건의 답장을 받았습니다
(먼저) 2만 5천명이 이 나라의 주택 위기에 대해 이메일 답장을 주셨고
그 가운데 마리라는 여성의 질문을 대신 묻겠습니다
– 제레미 코빈의 총리 질의응답 발언 중

▲ 2015년 9월 12일 노동당 대표 당선 후 제레미 코빈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그가 노동당 대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 2015년 9월 12일 노동당 대표 당선 후 제레미 코빈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그가 노동당 대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코빈은 첫 PMQS 준비를 위해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캐머런 총리에게 하고 싶은 질문이 무엇이냐는 이메일을 보냈고, 이후 4만 건의 답장을 받았다. 그리고 그 답장을 골라, 대신 읽어나가는 방식을 취했다. 수많은 지지자들이 보내온 주택공급 부족에 관한 질문, 세금공제 축소에 대한 우려를 담은 이메일 답신 내용을 그대로 읽어 내려간 것이다. ‘대중의 목소리를 듣고 전하라’는 코빈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2. 1983년, 런던 이즐링턴

제레미 코빈은 전국공무원노조 생활을 거쳐 런던 지방의원으로 일한 뒤 1983년 33살에 런던 북부지역 이즐링턴 하원 의원으로 당선됐다. 그는 이후 이즐링턴 지역에서 8선을 하며 32년 동안 하원의원으로 활동했다.

▲ 제레미 코빈은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주로 자전거로 출근하는 등 검소한 생활로도 유명하다.

▲ 제레미 코빈은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주로 자전거로 출근하는 등 검소한 생활로도 유명하다.

‘채식주의자’, ‘자전거족’, ‘평화주의자’,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며 채식을 즐겨 먹는 그에게는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그 가운데 그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식어는 ‘아웃사이더’ 일 것이다. 1979년 마거릿 대처가 이끄는 보수당 정권 집권이후 보수당을 닮아 점차 보수화되고 있는 노동당의 주류노선에 맞서 원내 투표에서 500차례 이상 반대표를 던진 탓이다.

1983년 33살에 처음 하원의원에 당선된 이후, 30여 년 동안 그가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지역민과의 끊임없는 소통이었다. 노동당의 대표가 된 지금까지도 그는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금도 지역구 주민과의 한달 치 대화 일정이 빼곡히 잡혀 있다.

지역구의 모든 사람이 그를 돕고 ,
그도 지역 주민들을 도와줬죠
누구든지 말만 해봐요.
그 사람의 배경이나 피부색에 상관없이 그는 발 벗고 나서줘요
– 런던 이즐링턴 제레미 코빈 지역구 주민

3. 2015년 10월 7일 맨체스터

영국 보수당의 전당대회가 열렸던 맨체스터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1948년 시작된 영국의 무상의료체계인 NHS(국민건강보험)를 일부 민영화하려는 보수당 정책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영국 전역에서 모여든 수만 명의 시민들은 보수당 정부의 긴축 재정과 복지 삭감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1948년 시작된 영국의 무상의료체계인 NHS에 대한 영국인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 세계인들에게 자랑할 정도였다.

▲ 지난 10월 7일 영국 맨체스터에서는 국민건강보험(NHS)의 민영화를 반대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 지난 10월 7일 영국 맨체스터에서는 국민건강보험(NHS)의 민영화를 반대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캐머런 보수당이 추진하고 있는 긴축재정은 영국의 시민사회를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대중들의 현실에 코빈은 외면하지 않았다. 오히려 ‘솔직하고 직설적인’ 목소리로 대중을 적극 대변했다. 의료와 교육 등 공공 지출을 늘리겠다고 선언했고, 해마다 오르는 요금 인상의 해결 방법으로 철도와 에너지의 재공영화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4. 2015년 10월, 런던 서삼웅씨 가정

런던 교외에서 운수업을 하고 있는 서삼웅 씨, 그는 30년 전 영국에 유학 왔다가 영국인 아내를 만나 결혼한 뒤 런던에 정착했다. 그는 런던의 삶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수입에 비해 비싸진 물가 때문에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막내 딸 취업이 걱정이다. 케이 팝을 좋아한다는 막내 딸 현아(재스민 서)씨는 지난해 대학을 졸업했다. 하지만 현재 직장은 없다. 지난 한 달 동안 약 30곳에 입사 지원을 했지만 아직 한 군데에서도 연락을 못 받았다고 한다.

▲ 영국에서 30여년 동안 거주하고 있는 서삼웅 씨. 정치에 관심이 없던 그의 가족은 최근 어려워진 경제상황과 제레미 코빈 열풍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 영국에서 30여년 동안 거주하고 있는 서삼웅 씨. 정치에 관심이 없던 그의 가족은 최근 어려워진 경제상황과 제레미 코빈 열풍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지난 2010년에는 대학등록금을 최대 3배까지 올릴 수 있도록 한 등록금인상법안이 통과됐다. 영국의 상당수 대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많게는 우리 돈으로 1억 원 가량의 빚을 지게 된다. 값비싼 등록금에, 취업난까지 영국의 젊은이들의 삶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현아가 최근 부쩍 정치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한다. 빚으로 대학을 다니고 졸업 후에는 또 다시 일자리를 찾아 헤매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코빈이 돌파구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 교육에 대한 청년들의 희망을 무너뜨리고
졸업 후에는 엄청난 빚에 시달리게 만듭니다.
지금 영국 (보수당) 정부는 국민들이 이런 모든 일들을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겁니다. 우리 노동당은 반대합니다.
– 제레미 코빈 연설 중

현아 또래의 20대 젊은 층이 정치에 관심을 다시 갖게 만든 것도 제레미 코빈이 만들어 낸 중요한 현상 중 하나다. 코빈이 노동당 대표 경선에 나선 이후 젊은 층의 노동당 가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5. 59.5%의 압도적 지지율, 코빈과 노동당은 성공할까?

30년 비주류 아웃사이더였던 제레미 코빈의 정책은 좌편향에 이상적이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영국 노동당 유권자들은 압도적인 지지율로 그를 선택했다.

세계 신자유주의 중심국가인 영국에서 코빈의 등장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코빈의 신드롬은 단순히 ‘현상’으로 그치지 않고 영국 사회를 바꾸어 놓을 수 있을까? 코빈 정치 열풍으로 한창 뜨거운 영국을 <목격자들>이 현장 취재했다.


취재작가 : 박은현
글 구성 : 김근라
연출 : 서재권, 장정훈

월, 2015/10/2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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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순회강좌 : 손에 잡히는 정치 참가자 모집 웹홍보물

 

 

정치, 생각만 해도 머리 아프고 짜증나는 이야기입니다.
국민들은 바쁘게 먹고 사느라 머리가 깨질 것 같은데
이 놈의 정치는 맨날 싸움박질이나 하고 도대체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고요,

 

그런데 우리네 먹고 사는 문제도 다 정치에 달렸다? 이건 무슨 말일까요?
<지역순회 민주주의 강좌 : 손에 잡히는 정치>에서 마음 뻥 뚫리게 함께 얘기해봐요!

 

참여연대는 거리가 멀어 참여연대 총회 등 여러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지역회원님들을 위해 매년 지역을 순회하면서 지역회원 분들과 함께 하는 행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부산/대전/광주/대구광역시에서 회원 만남의 날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하반기에는 성남/수원 등 경기남부권에 계시는 회원님들을 위한 <지역순회 민주주의강좌 : 손에 잡히는 정치>를 준비하였습니다.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충돌?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갈등? 노동당-정의당 합당? 녹색당은 뭐지? 현재의 뜨거운 이슈를 포함해 2016년 총선을 앞둔 우리는 지역에서 무엇에 관심을 두고 참여하면 좋을지, 비례대표의원과 전국구의원 무엇이 달라졌는지, 의원 수 확대는 어떻게 볼 것인지 등, 정치를 둘러싼 여러 질문과 해법들을 참여연대 지역순회 민주주의강좌를 통해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2015 하반기 <지역순회 민주주의 강좌 : 손에 잡히는 정치>

 

언제 어디서? 

2015년 7월 22일(수) 7시 수원 그리고 8월 22일(토) 4시 성남에서

(수원시 평생학습관 2층 세미나실 / 성남시 분당구청 2층 소회의실)

 

강사 

서복경 /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실행위원

 

참가비

참여연대 회원 무료 (비회원 1만원)

 

참가신청하러가기>>클릭

 

문의

시민참여팀 02-723-4251 [email protected]

화, 2015/06/3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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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 확 바꾸자!

더 나은 국회를 위한 유권자들의 행진 

 

선거 때마다 국회에 반영되지 않고 버려지는 유권자의 표가 천 만 표가 넘는다지요?  

거대 정당들이 득표한 것보다 더 많은 의석을 갖게 되는 선거 구조도 불공정합니다. 

청소년과 청년, 여성, 장애인, 소상공인, 비정규직 노동자 등등 그동안 정치적으로 대표되지 못한 유권자들의 목소리는 누가 대변해주나요? 

 

모든 정당은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얻은 만큼만 국회 의석을 가져야 합니다!

연령, 성별, 계층... 다양한 국민들을 대표할 수 있는 비례대표 의석이 최소한 100석 이상 있어야 합니다!

투표권은 18세 국민에게도 폭넓고 두텁게 보장되어야 합니다! 

 

더 나은 국회를 위한 유권자들의 행진을 시작합니다. 

 

일시장소 : 2015. 10. 3. 토. 오후 4시 / 서울 종로 보신각 앞

프로그램 

  • 시원시원 미니특강 "우리 선거제도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 
  • 와글와글 유권자 발언대
  • 부글부글 거리행진(보신각 앞 - 서울역광장까지)

공동주최 : 2015정치개혁시민연대, 민주노총, 진보혁신회의(정의당/국민모임/노동정치연대/진보결집+), 녹색당

문의 : 02-725-7104 (2015정치개혁시민연대 사무국 참여연대) 

화, 2015/09/2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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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정당득표' 의석비율의 현행유지는 개혁 외면한 미봉책  

비례 의석 줄여 지역구 보전하자는 새누리당 주장은 반(反)개혁 

권역별 비례대표 도입하고 비례대표 의석 확대하는 것만이 농어촌 지역을 위한 구조적 대안

 


지난 19일,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역구 선거구를 244개~249개 범위 내에서 정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지역구 대표와 정당득표비례 대표 비율을 5:1로 하는 현행 선거제도의 틀 내에서 선거구를 확정하겠다는 의사표시다. 정당지지에 따른 비례대표 비율을 늘려 승자독식의 불공정한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지역구 인구편차를 2:1 이내로 하라는 헌재판결에 따라 의원수가 대폭 줄어들게 된 농어촌지역에도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선거구획정위가 이러한 결정을 하도록 만든 책임은 현행 선거구조의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국회, 특히 여야 거대 정당에 있다. 특단의 개선책이 필요하다. 

 

표의 등가성이나 비례성 확대라는 선거제도 개편의 기본 원칙에 비춰 볼 때, 선거구획정위의 이번 결정은 대단히 아쉽고 유감스럽다. 선거구획정위 결정과 같이 지역구 의석을 사실상 현행대로 유지한다면, 현재의 득표와 의석 간의 불비례성은 개선되는 것 없이 불공정한 선거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현행 선거제도에 따르면 지역구에서 전국적으로 42.8%를 득표한 제 1당이 지역구 의석의 과반수를 얻게 된다. 선거제도 개혁의 초점은 이러한 불공정성을 개선하고 유권자의 지지율이 고르게 의석수에 반영될 수 있도록 개선하는데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비례대표 확대 방안은 없이 의원정수만 300명으로 고정하는 것에 합의하며 사실상 선거제도 개혁을 거부하였다. 매우 제한적인 결정이 나오게 된 책임은 다름 아닌 국회에 있는 것이다. 

 

특히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학재 정치개혁특위 간사는 비례대표를 더 줄이자고 주장해왔다. 이번 선거구획정위 결정에 대해서도 새누리당 지도부는 비례대표 의석을 줄여서라도 지역구 의석을 확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이번 헌재 판결에 따라 의석수가 줄어들게 된 농어촌지역을 위해 지역구 의석수를 현행보다 늘려야 한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사실은 비례대표 비율을 더 줄여 자당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불공정한 선거구조를 더욱 개악하려는 의도임에 틀림없다. 새누리당이 정말로 정치개혁적 차원에서 농어촌 유권자들을 고려한다면 의원정수를 늘려 1차적으로 비례대표 비율을 현행보다 대폭 확대함으로써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내려놓는 전제 아래서, 도시지역에 비해 과소대표되는 농어촌 지역을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불공정한 현행 선거제도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현행 제도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표심을 의석에 반영하는 비례성 측면에서 매우 불공정하다는 점이다. 전체 의석 중 1/5에 불과한 정당지지도에 따른 비례대표의 비율을 1/2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즉, 비례대표를 늘려 모든 정당이 지지받은 만큼 의석을 갖게 하고, 다양한 지역과 계층의 대표들이 다양하게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헌재 판결에 따라 갈수록 심해질 도시와 농촌의 의석편차를 줄일 구조적 방안 역시 지역구 한 두석 늘이는 것이 아니라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도입과 비례대표 의석수의 대폭확대에 있다. 농어촌 지역 유권자들도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당장 여야 정당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위해서 내놓는 조삼모사식 감언이설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  

 

국회는 비례대표 비율을 늘이고 농어촌 대표성도 적절하게 보장할 방안을 시급히 마련하여 선거구획정위에 제시해야 한다. 여야는 1차적으로 비례대표 비율을 현행보다 대폭 확대함으로써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와 병행하여 도시지역에 비해 과소대표되는 농어촌 지역을 위한 최소한의 의석확대를 꾀하는 방안을 유권자들에게 제시하여야 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미 권역별 비례대표 100석 내외, 지역구 250석 내외, 총 의석수 350-360석 내외를 현실적인 선거제도 개혁방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여야 거대정당은 더 이상 ‘유권자의 뜻’을 핑계 삼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낡은 선거제도를 온존시켜서는 안 된다. 비례대표는 대폭확대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면 의원 정수의 확대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2015년 9월 21일

2015정치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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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5/09/2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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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도 여성의원 비율이 17%에 불과하지만, 지방의회에서도 여성의원 비율이 낮다. 광역지방의회(·도의회)의 경우에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여성의원 비율이 14.3%에 불과했다. 국회보다도 여성의원 비율이 더 낮은 것이다. 기초의회(··자치구의회)의 경우에도 25.2%에 불과했다. 그나마 여성의원들은 비례대표를 통해서 의회진출을 하고 있다. 지방의회에서 여성들은 지역구 공천을 받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월, 2018/03/12-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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