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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etter to Tru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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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etter to Trump

익명 (미확인) | 목, 2017/08/03- 13:07
 

오늘 백악관에 편지를 하나 썼다

혹 참고라도 할까 싶어서..

2500자 한정이라 할 말 다 못하나

청와대와 다른 건 보긴 꼭 본다~!

 

 

I am pleased to be able to offer this proposal to my president. I offer a few things for the unity of mankind and peaceful prosperity.

The key of solution to the North Korean nuclear crisis is not hard. The best way is to visit North Korea. There is a proverb, "a crying child gives one more cake". Even a bad son makes a sad tear from his generous father's hug. What Kim Jong Un desperately wants is not a missile competition to US. In fact, America is the country that he really wants to visit the most and to be close with the country.

The reason he develops nuclear weapons is because of a testament of his late grandfather Kim Il Sung and his father Kim Jung II. And now it is one way of maintaining his power. The important fact is that both Kim Il Sung and Kim Jung Il wanted to be close to the United States. the reason for him to continue the nuclear demonstration is because the US did not equally accept their hands.

Humanity hopes for peace and coexistence. The United States was a country that avoided war until World War I. Since Second World War, peaceful America changed a lot. It then became a country which now sells weapons; before it was a country that avoided war. Furthermore, it became a nation that caused disputes for the weapons industry. Even God is grieving about this..!

In the past, Europe lost its morality to the people of Asia due to the Opium Wars in China and the Vietnam War due to the United States. If the US fought against a small country, America will lose their credit. It will be a failed battle if US were to win, and the breakdown will be bigger. Also, the war will not any benefit to the US economy.

I really hope as a US citizen to let the President completely eliminate the war on earth. it's possible. It begins by adding an idea for world peace and humanity harmony to the constitution with a new ideology. Human-being wants peace. In order to achieve this, we need efforts and actions in harmony to one other. This is what mankind needs now..! If you were to approach Kim Jong Un with open arms, then the world history will be greatly changed. You will likely recieve the Nobel Peace Prize.

My president is 71 years old and I am 64. But about 30 years later, we all will not be people of this world. But if you were to leave world pacifism, this world will be greatly changed. You will be remembered as the great leader who saved mankind. Great leaders are created by great citizens.

 

이렇게 제안을 대통령에게 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인류의 화합과 평화적 번영을 위해 몇 가지를 제안 합니다. 

북핵해결의 키는 어렵지 않습니다. 최선의 방법은 북한을 방문하는 것입니다. 미운 아들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불량한 아들도 아버지 관용으로 안아주면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김정은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미국과 미사일 경쟁이 아닙니다. 사실 그가 가장 방문하고 싶고 친하게 지내고 싶은 나라가 미국입니다.

그가 핵개발을 하는 것은,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은의 유언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정권유지의 한 방법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김일성, 김정일 모두 미국과 친하게 지내고 싶었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동등하게 받아주지 않으니 핵 시위를 합니다.

인류는 평화와 공존을 희망합니다. 미국은 1차때전때 까지는 전쟁 기피국이었습니다. 2차대전후 평화로운 미국이 크게 변했습니다. 무기판매국이 된 것입니다. 이전에는 전쟁을 피한 나라였습니다. 나아가 무기산업을 위해 분쟁을 일으키는 국가가 된 것입니다. 이를 하나님도 슬퍼합니다

과거 유럽은 중국에 아편전쟁으로, 미국은 월남전으로 아시안인에게 도덕성을 잃었습니다. 만약 미국이 조그만 나라와 싸운다면 미국은 체면을 잃을 것입니다. 미국이 이겨도 진 전쟁이 되고 그 휴우증이 더 클 것입니다. 또한 전쟁은 미국경제에 아무런 이익이 안됩니다.

나는 미국시민으로 진정 희망합니다. 대통령께서 지구상의 전쟁을 완전히 없애주세요. 그 게 가능합니다. 그것은 헌법에 새로운 이념으로 세계평화와 인류화합 사상을 더하는 일로 시작됩니다. 인류는 평화를 원합니다. 이를 달성하기위해 우리는 서로서로 화합하는 노력과 행동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지금 인류가 원하는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김정은에게 두 팔 벌리고 다가가면 그땐 세계사가 크게 바뀔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는 노벨평화상을 받을것 같습니다.

대통령께서는 71세이고 저는 64세 입니다. 그러나 약30년 후면 모두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평화주의를 남긴다면, 이 세계는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는 인류를 구원한 위대한 지도자로서 기억될 것입니다. 위대한 지도자는 위대한 시민이 만듭니다.

 

시민논객 Wannabe

 

 

To : [email protected]

 

The White House, Washington
August 2, 2017

 

We Have Received Your Message

Thank you for contacting the White House. We are carefully reviewing your message.

President Donald J. Trump believes the strength of our country lies in the spirit of the American people and their willingness to stay informed and get involved. President Trump appreciates you taking the time to reach out.

If you wish to receive regular email updates from the White House, please Click Here. You may also wish to follow President Trump and the White House on Facebook, Instagram, Twitter, and Youtube.

Sincerely,

The Office of Presidential Correspondence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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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사, 한미 정상 북핵 평화적 해결 원칙 천명 -한미 정상, 북 ‘사찰 가능한 비가역적 방식의 비핵화 실현’해야 -상호투자 및 무역 확대 통한 경제협력 위해 한미 FTA 협의 -한국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 해제 최종 합의 신화통신은 7일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을 긴급 타전했다. 한국 방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한다. 한미정상화담의 주된 의제는 북핵 문제와 한미FTA 관련 사항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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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11/0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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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중에 중국을 방문했다. 지난 10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공산당의 제19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마오쩌둥과 같은 반열에 오른 것에 대해 축하한 바 있다.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엄청난 승격(extraordinary elevation)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매우 중요한 두 가지 현안인 북한과 통상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상에서는 이미 트럼프가 중국에서 트위터를 할 것인지에 대해 떠들썩했다. (중국에서는 트위터 사용이 막혀있기 때문)

트럼프가 중국에 있는 동안 어떻게 트위터를 할까? 보안상의 이유로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 못할지도. 아니면 안드로이드 휴대폰을 가지고 가서 쓸 수도 있겠지? – Bill Bishop

네, 트럼프는 중국 안에서도 트위터를 할 수 있죠. 다만 중국 사람들이 볼 수 없을 뿐. – Josh Rogin

북한과 통상 문제는 양국의 회담에서 주요한 현안이지만, 트럼프는 아래 사안들에 대해서는 트윗을 하지 않을 듯.

 

1. 중국의 북한난민 강제송환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지난 3월 16일 한 공장을 방문하고 있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지난 3월 16일 한 공장을 방문하고 있다.

사전허가 없이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온 북한 사람들은 중국 기준에서 난민이 아니라 경제적 이주민으로 간주된다. 이들은 붙잡히면 북한으로 강제송환 된다.

중국은 유엔난민협약의 당사국임에도 유엔난민기구UNHCR가 중국으로 도망쳐온 북한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강제로 송환된 북한 사람들은 주로 자의적으로 구금되거나, 강제 노동, 고문과 다른 부당한 대우를 당하기 쉬우며, 때로는 처형되기도 한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난민에 대한 태도는 여태껏 썩 좋지는 않았다. 이를테면 (무슬림 금지라고도 알려진) 여행 금지는 수많은 난민에 대한 문을 걸어 잠가, 무슬림에 대한 혐오적 정책임을 입증했다.

 

2. #가짜뉴스

중국 신문에 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 국영 언론사인 인민일보, 신화통신, CCTV를 방문한 자리에서 시진핑은 국영 언론은 공산당과 한 가문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당에서 항시 미디어와 정보를 통제하겠다는 의미이다.

언론에 대한 통제는 제한이 없고, 인터넷 검열 또한 말할 것도 없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이를 ‘중국 인트라넷내부 전산망‘이라고 농담 삼고 있을 정도다.

중국 정부의 검열에 대한 욕구는 끝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니콜라스 베클란,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사무소 소장

“한 블로거는 파업과 시위에 대한 공적 정보를 종합해 투옥된 것에서부터 캠브리지대학 출판부를 압박해 ‘민감한’ 주제에 대한 중국 내 열람 차단하도록 한 것, 저스틴 비버 공연이 무산된 것 등 검열의 욕구에는 끝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니콜라스 베클란Nicholas Bequelin,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사무소 소장이 말한 바 있다.

안타깝게도 미디어에 대한 트럼프의 적대감을 익히 잘 알고 있는지라, 우리는 트럼프가 중국에서 언론의 자유를 위한 투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도 않는다.

 

3. 위구르 사람들이 테러리스트로 취급받는 것

한 경찰이 신장 위구르 자치 지구에서 아침 기도를 드리러 나온 무슬림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한 경찰이 신장 위구르 자치 지구에서 아침 기도를 드리러 나온 무슬림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당신이 만약 중국의 소수민족 중 하나인 위구르라면, 핫즈Hajj로 순례를 다녀왔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힐 수 있다.

최근 신장 위구르 자치지구 내에 만들어진 많은 수의 구금시설에 대한 미디어 보도가 있었다. 이러한 구금 시설들은 ‘반-극단주의 센터’, ‘정치 학습 센터’ 또는 ‘교화센터’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이 시설에서, 위구르 또는 다른 무슬림 소수민족 출신 사람들은 6개월에서 12개월 또는 그 이상 자의적으로 구금되어 강제로 중국의 법이나 정책을 공부해야 한다. 이들 중 대부분의 사람이 기도하는 것, 종교 서적을 지니고 있는 것, 외국에 나간 경험이 있거나 가족이 외국에 사는 것을 이유로 표적이 되었다.

일함 토티Ilham Tohti는 존경받는 위구르 경제학자로 위구르족과 한족(대부분의 중국사람) 사이 이해가 쌓이도록 20년 동안 노력했지만, ‘분리주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몇 달 전, 지역 국영 신문인 호탄일보Hotan Daily에서 종교인들 사이에서 담배 피우지 않는 지역의 종교적 관습을 ‘극단적 종교 사상’으로 동일시하는 기사를 냈다.

안타깝게도 무슬림에 대한 트럼프의 적대적인 표현을 익히 잘 알고 있는지라, 우리는 트럼프가 중국에서 위구르 사람들을 위한 투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도 않는다.

 

4. #류샤(와 모든 인권옹호자)를 자유롭게#FreeLiuXia

시인인 류샤와 그의 남편 류 샤오보. 류 샤오보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중국에서 구금 중에 사망했다.

시인인 류샤와 그의 남편 류 샤오보. 류 샤오보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중국에서 구금 중에 사망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작가이고, 인권활동가인 류 샤오보Liu Xiaobo가 감옥에서 숨을 거둔 이후에도 아내인 류샤Liu Xia는 감시당하며 살고 있다.

중국에서 활동가와 인권옹호자들은 구조적으로 감시와 괴롭힘, 협박, 체포, 구금을 계속 당하고 있다. 공식적인 구금 시설이 아닌 곳에 구금되는 인권옹호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으며, 경찰은 때로 긴 기간 동안 변호사 접견을 막기도 한다.

서점, 출판사, 활동가 그리고 언론인까지 최근 중국 인근 나라에서 실종된 사람들이 중국에 구금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중국의 법 집행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관할권을 넘어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의 인권침해에 대해서 트윗을 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가 트윗을 할지 말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트럼프가 트윗을 한다면, 중국에서 트위터를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목, 2017/11/0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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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미국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간에 오간 말들을 지켜보면서 나는 두 나라에서 ‘정치’가 얼마나 타락했는지를 절감했다.
자신이 소유한 고급 골프코스와 사치스런 요리에 대해 말하는 트럼프의 말에선 한국과 미국의 수백만 저임금 노동자와 실업자들은 존재하지도 않는 듯했다. 그의 말은 단지 ‘미국 퍼스트’를 넘어서 ‘트럼프 퍼스트’를 떠들어대는 것으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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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트럼프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전혀 이의를 달거나 꾸짖지 못했다. 그의 인종주의적인 발언이나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적 정책, 북한에 대한 무분별한 위협에 대해 제동을 거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한국의 언론들은 모든 미국인들, 그리고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트럼프의 우스꽝스럽고 위험한 정책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도했다.
나는 트럼프와 문재인 두 사람의 발언들을 보면서 ‘정치’는 정확히 어떤 것인지, 그리고 우리가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되돌아보았다.

정치란 무엇인가?
우리는 정치 문화를 개혁하고, 정책과 함께 지역사회와 도시, 그리고 국가 전체의 장기적 발전을 활발히 논의해야 한다.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담화, 정책을 입안, 이행, 해석하는 이들이 바로 반영할 수 있는 담화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지난 30년간 한국에서 발전한 사회구조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미국에서 발전한 사회구조도 면밀히 살펴본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아마 정치 지도자들이 진보적 외양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더 많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이 과정은 수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정치적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지금의 노력이 끝나고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다음 세대를 교육지원하는 데에도 이와 비슷하게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정치는 평범한 시민의 삶과 완전히 동떨어진 요식적 공간이 되어 버렸다. 의미가 없고, 접근이 가능하지도 않다. 정치인은 자기들끼리 만나 외부인은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방식으로 자신의 필요와 관심에 대해서만 논한다. 시민 앞에서 연설을 하고 정기적으로 공식만남을 가지는 등 형식적 행동은 한다. 그러나 이는 자신에게 권한이 있으며, 권력자로서 지역사회를 향해 선의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질문을 받고 미리 준비한 답변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시민과 만나 이야기를 하는 건 지역사회 상황을 파악하고 의견을 들어 정책으로 만들고자 함이 아니다. 대중 홍보용 이미지를 다듬고 언론의 조명을 받기 위해서다.

이는 하나의 형식으로 굳어진 요식 행위일 뿐이며, ‘정치’의 원래 의미와도 맞지 않는다. 시민과 정치인의 우선순위에는 큰 간극이 존재하며, 이를 줄이기 위한 어떤 노력도 없다.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정치인이 아니라 시민들이 더 잘 알지만, 지난 50년간 소비문화가 맹위를 떨치면서 시민들은 수동적 자세가 몸에 배었다. 정치인은 그저 고를 수 있는 상품이고, 기대했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다음 선거 때 폐기하면 된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러나 해결책을 제시하고 요구하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음을 먼저 인지해야 한다. 정치인은 펩시콜라나 코카콜라처럼 광고를 통해 접하고 구매한 다음 소비해 버리는 상품이 아니라, 책임의식을 가진 시민과 끊임 없이 소통하고 압박을 받으면서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격려하고 이끌어야 할, 강점과 약점을 가진 사람이다.

‘시민과의 만남’은 정치인의 권위를 돋보이게 하거나 언론에 좋은 모습으로 나오기 위한 기회가 아니다. 정책을 제안하고 논의하는 입안과정에서 뺄 수 없는 필수 과정이다. 치열한 논의와 정책 입안을 위한 의사결정은 특정 위원회 안에서 비밀스럽게 내려지거나 정치인, 기업인, 고위 관료가 특권계층을 위한 클럽에서 만나 술을 마시며 내려져서는 안 된다. 시민 또한 이 과정을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참여해야 하고, 도로 건설이나 교육예산 삭감 계획 등을 알고 있어야 한다.

정치 참여야말로 시민의 책임이라는 의식과 열의가 있다면, 정치를 개혁할 수 있다. 아무리 재능 있는 정치인이라도 혼자 힘으로 혁신을 이뤄낼 수는 없다. (먹방 동영상이나 프로그램을 보는 대신) 국회에서 논의되는 이슈가 무엇인지 시민이 알고, 국회에서 계류 중인 법안과 예산이 무엇인지 신문기사를 만들 만큼 일상에서 잘 따라가고 있다면, 진정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이는 한국 문화, 특히 정치 문화가 변할 때에만 가능하다.

시민과 정치인의 관계는 환자와 의사 관계에 비유할 수 있다. 환자 대부분은 자신이 받는 치료에 대해 상세하게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이런 수동적 태도는 많은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환자가 자신이 받는 치료의 원리와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의사도 환자를 위해 치료 과정을 자세히 설명한다면, 치료 결과는 훨씬 좋아진다. 환자가 유의미한 반응을 보이고 과정에 참여했기 때문이며, 의사와 환자간 신뢰관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의사 또한 환자가 해당 분야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의사의 전문성을 진심으로 존중하는 자세를 고맙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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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치위기 극복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오바마 미 대통령의 실수를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이 의회에서 다수당 자리를 확보하고 변화를 위한 강한 열망이 있을 때 변화를 이끌라는 임무와 함께 대통령직에 취임했다. 그러나 그는 어려운 일이 아니라 쉬운 일에 집중했다. 정치적 이미지와 입지를 구축하는 데에는 놀라운 재능이 있었다. 그러나 투자은행이 행정부 정책입안 과정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걸 바꾸기 위한 노력은 별로 기울이지 않았다. 심지어는 부시 행정부 때 금융위기를 초래했던 금융전문가 일부를 그대로 데려와 경제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물론, 오바마는 자신이 영리한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굳이 갈등과 물의를 일으키지 않았고, 공화당에 손을 내밀어 무리 없이 정책을 처리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개선했다. 그러나 중요 문제에 있어 명확한 태도를 취하지 않고, 인기가 떨어지는 위험을 무릅쓰지 않았다. 그 결과 월스트리트는 정치적 영향력을 더욱 키웠고, 오바마는 금융자본의 정부 장악을 숨기기 위해 시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릴 진보정치의 마스코트로 전락했다. 결과는 재난에 가까웠다. 민주당의 정치 임무가 흐려지면서 결국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단초를 제공했다. 미국 시민은 민주당이건 공화당이건 별 차이가 없다는 걸 점차 느꼈다. 민주당이 더 이상 평범한 서민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걸 유권자가 깨달았기 때문에 미국 우선주의로 강렬한 감정을 일깨운 트럼프의 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다.

미국 민주당의 역사를 보면 현재 한국 정치에 관해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 1980년대 미국 민주당은 시민과 (힘 잃은) 노조, 청년들 사이에서 지지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동시대 유권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인식하지 못했고, 시민의 불안과 우려를 알지 못했다. 공화당에서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러도 민주당은 표를 받지 못했다. 민주당이 더 이상 서민의 상황을 알지 못하고, 함께 한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 빌 클린턴이 등장했다. ‘새로운 민주당’을 표방한 그는 새로운 전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연설문에 민주적 개념과 원칙을 넣긴 했지만, 시민단체와 노조의 지지가 예전처럼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공화당이 그 동안 무시했던 산업에 손을 내밀어 그들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공화당이 석유기업이나 방산업체를 보호했다면, 민주당은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IT 기업을 위해 나선 것이다. 전략은 효과적이었고, 클린턴은 정치인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이는 민주당이 평범한 시민을 대변하지 않고 공화당과 영역이 다른 재계를 대변한 변화의 시작점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점차 투자은행으로 옮겨갔고, 기존 지지층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이제는 많은 시민이 정치에서 소외되어 있다. 이들은 어떤 후보에도 표를 줄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어떤 정당에도 당원으로 등록하지 않았다. 민주당 등의 정당은 시민이 원하는 바를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선거철이 되면 표를 얻으려고 능력 있는 연설문 작가를 고용해 강렬한 감정을 일으키는 연설문에만 집중한다는 걸 경험상 알고 있다. 선거가 끝나면 정치인들은 기업 고객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자취를 감출 것이다. 정책입안 과정에서 민주주의는 없다. 서민을 위한 자리도 없다.

그러나 정치가 항상 이랬던 건 아니다. 민주당이 처음부터 진보당이었던 것도 아니다. 민주당이 정치인을 돕는 조직 이상의 정당이 된 시기는 1920년대 말이다. 당시 민주당은 지역사회의 일부가 되어 국민이 어려울 때 의지할 수 있는 정치 조직으로 성장했다. 선거철에만 나서는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국민을 한 자리에 모으는 협력적 형태의 조직이었다. 완벽한 정당은 아니었지만, 사회에서 분명한 역할을 맡고 있었다. 시민에게 의미 있는 정당이 된 민주당은 보수 공화당이 소유한 부와 이것이 만들어낸 권력에 맞설 수 있었다. 서민의 상호 지원을 돕는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강력한 조직을 기반으로 권력을 가진 기업에 성공적으로 맞서며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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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정당은 이제 미국과 한국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주류 정당은 있지만, 우리 일상과 관계가 없고 국민 대부분이 깊이 신뢰하지도 않는다. 특정 이슈 때문에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있겠지만, 대부분은 참여가 제한될 것이다. 진보 정당조차도 돈 쪽으로 기우는 결과가 발생했다.

정당의 기능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재고해야 할 때다. 정책입안 과정을 정당과 컨설턴트, 기타 이들과 관련된 기업이 장악하면, 헌법에 반하는 정치 환경이 만들어진다. 정책입안과 정책이행은 정부가 담당해야 한다. 충분한 자원을 갖추고 정책을 효과적으로 이행할 역량 있는 인재를 고용해야 한다. 정책입안은 정부와 국민이 해야 한다. 정당은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역할만 할 뿐이다. 정당이 거대 관료조직처럼 되어 정책을 입안한다면, 정책입안 시스템을 통해 책임을 지우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다.

시대의 이슈
해결할 이슈의 범위는 엄청나게 넓지만, 대부분 무시받고 있다. 문제 일부는 정책을 통해 해결 가능하지만, 다른 해결 방식을 필요로 하는 문제도 있다. 어떤 경우든, 시민의 앞에 놓인 복잡한 문제를 역시 복잡한 방식으로 해결 가능한 정치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현재 우리에겐 금리 인상 혹은 인하, 정부조직 예산 증액 혹은 감액이라는 선택안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정부 조직은 그 특성상 지역사회와 유리되어 있어서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예산을 집행할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 잠재적 해결책과 논의 주제의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앞으로의 성공을 위해 필수다.

예를 들어 보자. 계급 문제는 한국 사회의 중심 이슈지만, 정치인은 해결책을 강구하지 않는다. 소수 특권계층에 부가 집중되고, 이들은 엘리트 계층이 되어 법을 무시하고 가족을 위한 특권을 돈으로 산다. 한국민은 이런 사회문제에 관해 잘 알고 있지만, 계급 격차를 불러온 경제구조의 왜곡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부의 집중은 계급 격차를 가져왔고, 부유층이 자신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사람을 어떻게 하대하며 ‘갑질’을 하는지 우리는 많은 사례를 보아왔다. 그렇게 하대를 받는 하위 계급이 증가하고 있다.

부유층 자녀는 가족의 끈을 이용해 인턴이나 일자리를 쉽게 얻는다. 대학 입학 또한 학생 각자의 능력보다 자녀를 엘리트 학교로 보내는 부모의 재력이 좌우한다. 이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며, 결국 사회 구조를 파괴할 것이다.

경제학적 문제 또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GNP’나 ‘수출’만이 경제 성장을 측정하는 유일, 혹은 최선의 기준이 아니다. 요즘 이들 수치는 소수에게 집중된 부의 정도만을 보여주고 있다. 안타깝게도 서민을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정치인들은 금융기관이 이끄는 경제를 지칭할 때 이들 수치를 인용한다.
이들 정치인은 서민의 상황을 공감한다고 주장하지만, 막상 서민의 삶을 도울 정책은 만들지 못한다. 이들은 자금의 상당 부분이 결국 대기업으로 향하는데도 낙수효과를 통해 서민에게도 조금은 돌아간다고 전제한다. 그러나 의도가 아무리 좋다 해도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 제한된 선택안 사이에서 억지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정치는 아니다. 이 틀을 벗어나야 한다. 우리 경제에 필요한 사항을 결정하고 서민의 필요에 집중한 경제를 만드는 것이 정치가 되어야 한다. 로봇이나 공장, 기업 채권과 파생상품 등 각종 금융상품이 아니라 사람, 그것도 모든 사람을 향한 투자가 우리의 최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무역이 증대된다고 반드시 서민의 부가 증가하는 건 아니다. 은행은 단기 수익에 매몰되지 말고 장기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 은행이 주식채권과 연관된 어떤 투기행위도 못 하도록 금지하고, 국가 중요 프로젝트에 관해 뻔하지만 체계적이고 일관된 방식으로 자금을 제공하는 업무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 국가 프로젝트의 경우 규모가 크고 기간이 10~40년까지 늘어날 수 있으며, 재생 가능한 경제 참여에 기여해서 지역사회에 협동조합을 만들고 가차 없는 경쟁을 지양하면서 일자리를 주도적으로 창출하도록 도울 수 있다.

그런데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경제를 새롭게 조직하거나 제도적 변화를 통한 해결책을 제안하지 않고 있다. 탐욕을 부리는 ‘악당’을 공격하려는 경향은 있지만,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거나 피해자 다수의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노력은 거의 없다. 대부분 정치인은 빈곤층이나 노동계층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려 하지 않는다. 중산층도 무시하기 일쑤다. 사회 최상위층에 속한 경제 엘리트나 기업의 편의를 먼저 봐주고 그 다음에야 서민으로 눈을 돌린다. 그러나 이 순서는 반대로 바뀌어야 한다.

게다가 기후변화의 위협도 있다. 이제 과학계는 기후변화가 인류 최대의 위협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다수의 생물종이 멸종하고 어쩌면 인간도 멸종할지 모른다. 농업을 완전히 혁신하고 해수면 상승에 대응하고 사막화를 늦추기 위해서는 수조 달러의 돈을 투자해야 한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기후변화를 우선 과제로 삼거나 심각한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 기후변화는 국내 정치의 거의 모든 측면에서 하나의 요소로 확실히 고려해야 하며, 상대적으로 위해 가능성이 낮은 북한을 넘어서는 요소로서 안보정책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결론
뛰어난 교육을 받은 유능한 인재가 정부에 필요하다. 사회계급이나 기후변화 등의 난제를 피하지 않는 자신감과 용기를 갖추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산업을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기업은 이들 위협이 실재하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만들기 위해 엄청난 돈을 지출했다. 그 결과 북한 핵무기만이 최대 위협이며, 계급격차와 기후변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이 존재한다. 한국의 정치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교육과 정치 행동, 구체적 제안을 통해 이들 문제가 실재함을 인식해야 한다.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정부 혹은 각종 조직과 힘을 합치거나 이들의 목표를 알리거나 교육하는 과정에 폭넓게 참여하는 모습이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참여가 가능하며, 그것이 도덕적 의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시험 점수가 목적이 아니라 시민 역량을 부여하기 위한 교육, 다른 사람의 이익을 갈취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보다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함께 일하는 교육을 맛보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을 위해 일하고, 국민과 함께 일하는 걸 당연시 여기는 정부를 보여줘야 한다. 이런 노력은 하루아침에 결실을 이룰 수 없지만, 조금씩 시험적 노력을 하다 보면 다른 이에게 영감을 주어 진전이 일어날 것이다.

정당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한국 사회가 진화함에 따라 정당의 역할도 변화한다는 걸 제대로 이해하고 나서야 한다. 서민의 필요에 집중하는, 보다 투명하고 책임 있는 정치 문화 및 경제가 최종 목표다. 가는 길에는 고통스럽고 많은 좌절과 희생이 따르겠지만, 목적을 이루고자 노력한다면 일상의 행동은 새로운 의미를 가질 것이고, 우리가 변화를 일으키고 있음을 확신하게 될 것이다.

토, 2017/11/11-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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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대한민국의 정부는 중견국가(middle power)로서의 현실을 고려한 외교 정책을 수립하는 데에 일정한 진전을 보였다. 동아시아 지역의 ‘큰 게임’에 뛰어들기 시작했고, 동맹국인 미국과 현대적이면서 전향적이고 효율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평화실현 5원칙은 하나의 탁월한 출발이다. ‘제재와 압박(sanctions and pressure)’이라는 백악관의 환상과 그 네 번째 원칙 사이에 존재하는 근본적 모순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여전히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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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1월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정착 ▲한반도 비핵화 ▲남북문제의 주도적 해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 등 한반도 평화실현 5대 원칙을 천명했다.(사진: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주 국회에서 명확하게 언급한 ‘3불(3 No)’ 원칙 또한 커다란 진전이다. 한국이 양보할 수 없는 독자적 이해관계가 당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이 언급이 6개월 전에 나왔을 수도 있겠지만, 수차례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현재 시점도 전혀 늦지 않다. 시진핑의 불법적인 보복이 가져온 80억 달러의 손해에 대하여 모종의 보상을 요구하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사드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은 여전히 사용할 수 있는 패를 쥐고 있다.

 

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실현 5대 원칙 고수할 수 있을까

그로부터 며칠 후 문 대통령은 강 장관의 언급을 옹호하고 재확인했다. 이를 두고, 외교적 해법이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으로부터의 후퇴라느니 중국에 대한 ‘한국의 굴종’이라고 떠드는 비판은 이미 예상된 일이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을 통해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비위를 맞추고 중국의 압력에 굴복하고 있어서 믿을만한 동맹이 아니’라는 넋두리를 늘어놓고 있는데, 이는 문 대통령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증거일 뿐이다.

북한을 둘러싼 문제와 한미 동맹에서, 한국 정부가 지금까지 발표한 원칙들을 고수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한국이 네 번째 평화원칙에 내재된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즉 압박과 제재를 어떻게 포용할 것인지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기본적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첫째, 더 많은 무력시위 혹은 국제적 고립과 경제 전쟁이 북한을 움직이는 데 유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허구이다. 20년 전 양국 간의 성공적 합의를 거부한 것은 평양이 아니라 워싱턴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북한은 서로에게 만족스럽고 신뢰할 만한 협상으로 복귀할 수 있음을 여전히 내비치고 있지만, 미국은 그런 의지를 전혀 보이고 있지 않다. 따라서 압박과 제재란, 어떤 국가의 불법적이고 국제적으로 위협이 되는 행위를 단순히 벌주려는 것이 아닌 이상, 잘못된 문제설정에서 나온 것이다.

둘째, 북한의 ‘위협’이란 적어도 지난 15년간 잘못된 단어 선택이며 또한 과장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미국 CIA와 다수의 전문가들이 지난 수년간 내놓은 보고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이 보여준 주요한 위협이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궁지에 몰리지 않는 한, 북한이 미국이나 여타 국가에 심각한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중국이나 러시아의 역량을 위협이라고 부르지 않듯이, 북한을 용납할 수 없는 국제적 위협이라고 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수년에 걸친 전문가들의 분석과 달리, 김정은을 손 쓸 수 없는 미치광이로 몰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미국의 주장이 허위라는 점을 반증한다.

셋째, 현재 한국은, 미국 정부가 당황스럽게도, 북한과의 조건 없는 대화를 받아들이고 있지만, 미국이 이를 거부한다는 사실 또한 언론인과 전문가 그리고 정책결정자들이 주목해야 할 무언가를 드러낸다. 기존의 성공적인 합의는 서로가 만족할 만한 상호이익에 바탕을 두었는데, 트럼프 정부에게는, 이전의 두 정부도 마찬가지지만, 이를 다시 창출할 로드맵 혹은 계획이 전혀 없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번째 요건은, 언제나 그랬듯이, 경제와 안보를 기반으로 하는 플랜이다.

 

한국 주도로 관계국들 연합 이끌어내야

만일 한국 정부가 신뢰할 만한 플랜을 제출하고, UN을 비롯하여 의욕적이고도 강력한 지지자들을 규합할 수 있다면, 한국은 오랫동안 이루지 못했던 염원, 즉 관계국들의 연합(coalition)을 이끌어 문제를 해결한다는 염원을 실현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여기에 우호적인 중국의 힘과 이해관계가 필요하다. 중국의 힘과 이해관계가 우호적이지 않을 경우, 중국의 외교적, 경제적 힘이 중국과 한국 및 미국의 공동이익을 증진하는 데 성공적으로 사용될 수는 없는 일이다. 한국의 이전 두 행정부 그리고 미국의 지난 세 행정부는 중국의 힘과 이해관계가 우호적이지 않아도 상관없을 것이라는 전술적 환상에 젖어 있었다.

한국 정부의 명확하고도 실질적인 새 외교정책을 추진하는 데에는 다른 장애물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한국 정부가 원칙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며, 불가피하지만 얼른 처리하고 잊어야 할 것으로 보아야 한다. 트럼프 방문 이후 한국이 취해야 할 선택은 더욱 명백하며 한국이 져야 할 책임은 보다 긴급하다. 취소되기는 했지만 비무장지대 방문의 깜짝쇼를 벌이고 북한에 ‘항복’을 요구하는 국회 연설을 하는 등 트럼프가 뻔한 수를 둔 반면, 문재인 정부는 올바른 입장을 취하면서 현명하고도 인상적으로 미국 대표를 맞이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한국 정부가 지난주 새로이 표명한 입장을 약화시키는 대화를 나누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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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이제는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운전석’에 제대로 앉아야 할 때다.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전국개인택시발전협의회 지지 선언식에서 택시 운전석에 탑승해 기사들과 함께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는 모습.( 사진: 뉴시스)

트럼프의 술수는 뻔해 보인다. “너희에게는 필요도 없겠지만, 미국 무기를 사들이는데 수십억 달러를 낭비해 주기만 한다면 너희 나라를 날려버리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식의 ‘거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로운 것도 아니다. 한편 한국의 언론과 정책 전문가 상당수가, 일시적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라를 위한 염원을 포기한 듯이 보인다. 두 달 전만 해도 외교적 성과를 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정부를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이, 이제 와서는 워싱턴의 무모한 아마추어들이 꾸며낸 가상의 전쟁을 회피했다는 사실에 그저 만족한 듯이 보인다.

한국 언론, 나라 위한 염원 포기한 듯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그러한 마피아 식 강탈의 수용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에게는 해야 할 중대한 임무가 있으며 관련자들을 이끌어 합의에 도달하고자 하는 포부가 있다. 문 대통령이 이번 주 새롭게 시작할 것을 기대한다. 트럼프가 방문하는 동안, 청와대가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킨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가정하는 것은 전략적 실수가 될 것이다. 압박과 제재라는 환상을 추종한다면, 이제 새롭게 밝힌 명확한 원칙은 엉망이 될 것이다. 한국 정부가 ‘운전석’에 앉기를 두려워하거나 그럴 능력이 없을 경우, 누군가가 이미 뒷좌석을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4년간 트렁크에 구겨 넣어진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트럼프의 표현대로 하자면 ‘슬픈’ 일이다.

일, 2017/11/1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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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이 ‘트럼프의 새로운 대북전략은 실제 효과적일 수 있다’란 제목의 기고문을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했다. 글로벌미디어 플랫홈인 ‘더 월드포스트(The WorldPost)’에 공동게재된 기고문에서 홍 이사장은 “지난 8일 한국 국회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힘을 통한 평화’라고 하는 ‘트럼프 독트린’을 선언했다”며 “한국 국민들은 ‘힘을 과시하는 목적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 내 비핵화뿐 아니라 한반도의 지속적 평화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는 트럼프의 발언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북한에 최대한 압박·제재를 가해 코너로 몰아넣으면서도 대화를 위한 문을 활짝 열어놓아야 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책임 있는 고위 당국자나 특사가 직접 평양을 방문하거나 제3국에서 북한 측과 만나 미국의 ‘4노즈(Four Nos)’ 원칙을 확인시켜주는 것이 의미 있는 대화를 향한 여건을 만드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드포스트는 워싱턴포스트(WP)와 싱크탱크인 베르그루엔 연구소가 공동 설립했다. 홍 이사장의 글 전문을 소개한다. 

한국 국회의 연단에 섰던 도널드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자극적 언사로 소통하던 트럼프가 아니었다. 국제사회 일반에게 보내는 그의 메시지, 특히 평양을 향한 그의 메시지는 매우 명확했고 표현 역시 감탄할 정도로 절제된 것이었다. 지난 9월 유엔 연설에서와는 다르게, 북한을 끝장내겠다고 위협하지 않았고, 김정은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부르지도 않았다. 사실상 트럼프는 김정은의 이름을 단 한 번 언급했을 뿐이다.

대신 그는 트럼프 독트린이라 불릴 만한 언명을 내놓았다. 즉 힘을 통한 평화이다. 미국은 갈등이나 대결을 추구하지 않지만 결코 이를 회피하려고 하지 않으며, 평화를 원한다면 항상 강력한 힘을 지녀야만 한다고 트럼프는 말했다. 남한 정부는, 무력시위의 목적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북한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에 관하여 대화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트럼프를 환영했다. 남한 국민은, 한반도에서 또 다시 역사상 최악의 잔혹함이 되풀이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약속에 안도했다. 실제로, 평화야말로 우리 한국 국민이 가장 바라는 것이다.

 

평양과의 핫라인

전쟁의 위협 속에 있는 우리에게 트럼프가 제시한 해결방안이 만족스러울지는 모르지만, 주의해야할 점 역시 있다. 평양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억제하기 위하여 미국이 전략 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할 때, 워싱턴은 전략 자산의 전개가 평양의 군사행동으로 이어지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반드시 보장해야만 한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만약 북한이 미군 전투기를 격추시키는 일이 벌어진다면, 이는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우리에게는 그러한 비극적 실수에 대비할 수 있는 완충 수단이 전혀 없다.

상황이 대단히 불안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평양과 워싱턴 사이의 핫라인은 물론 남북한 간의 군사적, 외교적 채널을 긴급하게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위험한 난제

김정은이 현재의 한반도 위기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김정은의 궁극적 목표는 대륙 간 핵탄도 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전에 김정은이 국제 사회의 압박과 제재에 굴복할 것 같지는 않다. 완성된 핵무기와 미사일을 지렛대로 삼아 워싱턴과 빅딜을 성사시키려는 것이 김정은의 숨은 목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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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대단히 불안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평양과 워싱턴 사이의 핫라인은 물론 남북한 간의 군사적, 외교적 채널을 긴급하게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미지 출처: KBS)

이 단계에 이르게 되면, 남한에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지 모른다. 미국 본토가 북한의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의 직접적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면, 워싱턴의 핵우산 및 남한에 대한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라는 확신이 흔들리게 된다. 북한은 이를 최대한 이용하여 남한을 다방면에서 위협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이 실질적으로 핵보유국임을 무시하고 북한을 억제하고 봉쇄하는 전략을 취할 경우, 남한은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이게 된다.

김정은이 그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지금과 같이 무모하게 밀어붙인다면 앞서 말한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이러한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김정은을 멈춰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요구가 동시에 터져 나오면, 한반도에서 군사충돌의 가능성이 증가하게 된다. 만일 트럼프가 군사 옵션을 선택한다면, 그 시기는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하기 이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동북아시아가 전쟁에 휩싸이는 상황은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하여 어느 나라도 원하지 않는 악몽이다.

너무 늦기 전에 협상해야 한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전에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기 위하여 모든 가능한 수단을 활용해야만 한다. 다음은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취해야 할 조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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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연합뉴스)

우선, 평양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면서도,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모든 문호를 활짝 개방해야만 한다. 북한에 대한 전례 없는 압박에는 원유 수입의 추가 제한,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의 추가적인 감축, 평양과의 외교관계 축소 등을 포함한다. 북한을 궁지로 몰아넣어야만 한다.

트럼프 정부의 4불(4 NO) 원칙은 유의미한 협상 조건을 창출하는 첫 단계가 될 수 있다. 미국은 북한의 정권교체, 북한의 붕괴, 한반도의 급격한 통일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38선 이북에의 파병을 원치 않는다고 확언했다. 이러한 4불 원칙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료 혹은 특사가 평양을 방문하거나 제3국에서 북한의 대화 상대와 만나야만 한다.

 

비핵화 이후에도정권 유지 가능하다고 김정은 안심시켜야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나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의 경우와 달리, 비핵화 이후에도 북한 정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정은을 안심시켜야만 한다.

남북한에 더하여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2대2 회담을 개최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 없이 미국이 군사행동으로 치닫는다면, 남한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기 힘들 것이다.

기대했던 바와는 달리,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을 완성하여 배치하는 날이 오더라도 워싱턴의 핵우산이 남한과 일본을 방어할 것이라는 명시적 선언을 트럼프에게 들을 수 없었다. 미국이 이를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남한과 일본 국민은 자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 할 이유가 무엇인지 묻기 시작할 것이다.

확고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 및 일본을 한 편으로 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다른 한 편으로 하는 균열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부드럽지 않을 경우, 북한에 대한 보다 강도 높은 제재에 합의하기 힘들어진다. 남한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한국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베이징과 모스크바를 설득하여 워싱턴 및 도쿄와 협력하도록 하는 작업을 지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남한이 북미 대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남북 대화가 그 선행 조건일 수밖에 없다. 북한과 미국의 대화는, 경제와 문화 그리고 스포츠 채널을 비롯하여, 막후에서 시도되어야만 한다.

김정은이 트럼프의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길 바란다. 김정은이 손에 넣고자 하는 무기는 그 자신을 안전하게 지켜주지 못 할 뿐더러, 정권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릴 뿐이다.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밝은 미래로 가는 길을 찾아야만 한다. 남한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월, 2017/11/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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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문재인 대통령 ‘한·미·일 군사협력’에 신중한 태도 보여 -트럼프,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협력’을 요구 -일, 기존 한•미 협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아쉬움 아사히 신문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한 지난 7일, 양국의 외교부 장관 등도 참석한 확대 정상회담 자리에서 미국이 이례적으로 ‘한·미·일 협력’을 한국 측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에 의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확대 정상회담의 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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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11/13-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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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질서의 전환기에서

오늘날 한국은 한국전쟁 이래로 가장 어려운 대외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정치경제의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전환과 더불어 세계질서의 새로운 장주기(long cycle)가 시작되고 있다. 세계사에서 ‘탈냉전’이라는 약 20여년에 걸친 시기는 냉전시대와 현재 도래하고 있는 시대 사이의 ‘과도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게 ‘탈냉전 이행’이 기회의 국면이었다면, 현재 임박한 ‘새로운 이행’은 위기의 시간으로 다가온다. ‘새로운 이행’은 학자들 사이에서 ‘자유주의질서의 쇠퇴’와 ‘세계화의 퇴조’라는 불안한 전망을 동반하고 있다. 세계화의 퇴조 추세는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는 세계정치경제질서가 이미 장기적으로 새로운 순환주기에 진입하고 있다는 징조로 해석될 수 있다.

스티븐 월트는, ‘세계는 지금 민주주의가 부서지는 시대로 진입하는 중(2016)’이라고 비관하면서, ‘자유주의 세계의 붕괴’를 전망하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된 자유 민주주의 세계질서가 쇠퇴하고 있다는 주장들이다. 예를 들어, 2000년에서 2015년 사이 27개국에서 민주주의가 붕괴되고, 기존의 권위주의국가들에서도 더욱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백서(2016)에서도 이러한 사실들이 자유주의 세계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들로 지목되고 있다.

키신저는 ‘서양국가들이 보편적 질서라고 수립한 세계질서’에 대해 과감하게 ‘그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면서 ‘세계질서에 대한 새로운 조망’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인 하스는 혼란에 빠진 세계와 현존질서의 위기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독일의 전 외무장관 피셔(Y. Fischer)는 ‘서구의 종언’을 주장하였고, 퓰리처상을 수상한 아펠봄(A. E. Appelbaum)은 냉전해체 이후 세계질서가 급진적으로 변형되고 있다고 우려하였다. 유럽의 언론 또한 이러한 견해들에 동조하고 있다. 독일의 유력 언론매체인 “슈피겔(Spiegel)”의 한 기사(2017/01/20)에 따르면 현재 유럽은 ‘시대적 전환(epochal shift)의 전야’에 있다.

세계질서의 구조적 변동에 관한 우울한 전망은 트럼프 정부 출범과 더불어 기정사실화 되는 듯하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선언한 트럼프 정부는 현재 미국의 세계적 지위에 대해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미국이 수행해 온 ‘자유민주주의의 확산과 가치 수호자(global pacifier)’보다는 국제사회를 대하는 방식에 있어서 국익을 중심으로 한 ‘거래적 접근(transactional approach)’을 선호하고 있다. ‘자국우선주의’는 유럽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영국총리 테레사 메이의 ‘영국 우선주의(Britain First)’, 프랑스 국민전선의 당수 마린 르펜의 ‘프랑스 우선주의(La France d’abord)’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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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에서는 ‘rising power’와 ‘established power’ 간의 비대칭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군사력 경쟁은 치열하고, 가치와 주권에 관한 합의는 취약하다.(이미지 출처: 뉴시스)

자유주의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은 비단 중동이나 북아프리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유럽에서도 이러한 징조들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마린 르펜이 이끄는 프랑스 국민전선(FN), 빌더르스의 네덜란드 극우파 자유당(PVV), 오스트리아의 자유당(FPOe), 등 극우정당들이 제2당으로 약진하고 있고, 급기야 2017년 9월에 실시된 독일총선에서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히틀러의 나치당 이래 처음으로 의회에 진출하였다. 동유럽 국가들의 권위주의화 경향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 핵심국가들을 비롯하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과거 소련권의 권위주의 우경화 경향이 뚜렷하게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회원국인 터키의 에르도안 정부 또한 권위주의 노선을 강화함으로써, 냉전 해체 이후  ‘평화의 지대’로 칭해졌던 EU 및 NATO 지역은 더 이상 ‘자유주의 세계의 미래’로서 이정표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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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동아시아는 평안한가?

역사적으로 강대국들이 기존질서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것은 단순히 기존의 국제질서를 부정하기 위한 수정주의적 행동만이 아니라, 새로운 국제질서를 수립하는 데서 배제되었다고 생각할 경우에

선택하는 대외적 행위이다. 중국은 자신이 아무런 선택을 할 수 없었던 국제질서와 원칙들에 저항해 왔는데, 이제 21세기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규칙을 제정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 또한 탈냉전 국제질서 수립과정에서 배제되었다는 데서 중국과 유사한 동기를 지니고 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연합국 편에 섰던 러시아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해체했다고 자부하는 냉전의 패배자이자 패전국으로 취급되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국제관계의 접근원칙에 있어서 중국과 러시아 등 대륙아시아 세력은 국가주권이 우선하는 ‘주권민주주의’를 주장하고 있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태평양 세력은 자유와 민주주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새로운 동아시아 국제질서를 구축하기위한 ‘보편적 가치’가 취약하다는 점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제시하는 ‘주권민주주의’는 과거 베스트팔렌적 원칙(주권국가경쟁체제)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21세기 새로운 국제질서의 보편적 가치를 충족하기는 어렵다. 현재 동아시아 국제체제에서 미중일러 4강을 비롯한 역내국가들은 세력배분을 위한 경쟁 중에 있으나 세력균형을 정당성과 결합시키는 데에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자유·민주주의를 온전히 허용할 수 없고 미국은 주권민주주의를 수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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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과거가 아시아의 미래가 되어서는 안 된다. 21세기 신아시아가 구유럽를 답습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3. 동아시아 동맹체제와 한반도 평화

유럽의 과거가 아시아의 미래가 되어서는 안 된다. 21세기 신아시아가 구유럽를 답습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현재 진행 중인 아시아의 군비경쟁과 민족주의의 고조, 국익과 국가주권을 최우선시 하는 경향 등은 과거 유럽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가들 간의 경쟁과 갈등이 자기파멸적 결과(두 차례의 세계대전)를 초래했던 과거 유럽의 역사를 아시아가 따라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것이다. 아시아의 궁극적인 문제는 유럽처럼 ‘평화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하는 것이며 한반도 또한 그러하다.

동아시아에서는 ‘rising power’와 ‘established power’ 간의 비대칭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군사력 경쟁은 치열하고, 가치와 주권에 관한 합의는 취약하다. 전통적인 세력균형의 대표적인 작동 메카니즘은 동맹체제이다. 동맹정치가 한반도정치를 지속적으로 압도하고 있고 동북아 평화체제 형성을 지연시키고 있다. 동맹정치의 연성화가 시급히 필요한 이유이다. 경직되고 있는 동아시아의 동맹체제, 미-중 등 강대국들의 외교적 압박 등을 감안하면, 정작 우려해야할 것은 ‘코리아 패싱’이 아니라 ‘코리아 프레싱’이다.

대륙아시아(유라시아)와 해양아시아(아태지역)에서 각기 다른 별도의 외교안보 및 경제 아키텍처가 고립적으로 구축되고 있다. 경쟁하는 이 두 아키텍처는 아시아의 통합이나 안정이라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두 아키텍처가 충돌할 가능성이 동아시아에서 점증하고 있다. 일차적으로 예상되는 충돌지점은 한반도와 중국해 주변일 것이다. 역사적으로 동맹체제가 경직화되면 전쟁발발 가능성이 증대되었다. 유럽의 경직된 양대 동맹체제(Triple Alliance vs. Triple Entente)가 제1차세계대전을 초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양대 아키텍처 간에 접점이나 매개하는 기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한반도의 안전에도 중요한 불안정 요인이다. 두 아키텍처의 통합이 당분간 무망한 상태에서 양자를 매개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한국과 같은 중견국들에게 정치적 공간을 열어주어야 한다.

화, 2017/11/1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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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 ‘한반도 군사적 충돌 가능성 40%’ -북 접촉 트랙2 인터뷰 ‘北, 트럼프 미친 놈인지 궁금해’ -트럼프 협박 발언, 좁은 대화 창구 닫히고 있는 듯 보여 -북 협박 할수록 완고해져, 약함은 자살과 다름 없어. 한국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표면적으로 미국과 북한의 격렬한 충돌이 뜸해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외교전문지 폴리티코가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았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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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11/1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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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안보 딜레마, '쌍중단'이 답이다

한국 외교의 봄은 오려나?

이혜정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지난 여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말 폭탄'은 한반도를 전쟁의 위협으로 몰아넣었다. 한반도의 영구한 평화 체제를 건설하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한미 동맹의 군사적 대응에 '올인'했다. 북한의 핵개발은 한미 동맹의 압도적 군사력에 맞서려는 데서 시작했었다. 한반도의 안보 딜레마에 절망한 이들은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변호도 강력했다. '대통령은 전쟁을 막기 위해 미국의 가랑이 밑을 기고 있는 거다.'

 

가을은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시작되었다. 9월 중순 북한은 중장거리 미사일 실험도 단행하였다. 유엔 총회에서 트럼프는 미국과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도 있다고 연설했다. 김정은도 사상 초유의 국무위원회 위원장 성명에서 "사상 초유의 초강경조치 단행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10월 중국 공산당의 19차 전국대회가 열렸다. 시진핑 신시대가 선포되었다. 중국의 목표는 이제 신형 대국관계가 아니라 신형 국제관계였다. 이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문제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한중관계의 교착을 풀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분투가 결실을 맺었다. 10월 30일 한중 양국은 중국이 한국의 (사드 추가 반입, 미사일 방어망 가입, 한미일 군사동맹을 추진 않는) '3불' 입장에 유의하며 "모든 분야의 교류 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11월 트럼프가 일본을 거쳐 한국과 중국을 방문하였다. 이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공동체) 회의가 열리는 베트남과 아세안과 동아시아정상회담이 열리는 필리핀으로 향하는 첫 아시아 순방의 일환이었다. 7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대북 (최대의 압박) 정책 공조에 합의하고 미국산 무기 구입, '합리적' 방위비 분담, 한미 FTA 개정 등 미국의 다른 요구도 다 수용하였다.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지금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할 때가 아니라고 밝혔다. 8일 트럼프는 한국 국회 연설에서 북한 체제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함께 대북 압박과 제재 강화를 촉구하고 중국으로 건너갔고,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로 '신남방정책'의 여정을 떠났다. 시진핑은 자금성을 통째로 비우는 '황제의전'과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283조원)의 경협으로 트럼프를 맞이하였다. 하지만 9일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원유 공급 중단 등 추가적인 대북 압박에 대한 중국의 동의는 없었다. 11일 베트남 한중 정상회담이 열렸다. 청와대는 12월 문 대통령의 방중 성과를, 중국 외교부는 사드 문제에 대한 한국의 책임과 한반도 비핵화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시진핑의 언급을 강조하였다. 13일 문 대통령은 필리핀에서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에서 한중 경제관계의 조속한 회복을 촉구했다. 이러한 희망은 모두 발언에서 인용한 명나라 시대 중국 격언에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꽃이 한송이만 핀 것으로 아직 봄은 아니다. 온갖 꽃이 함께 펴야 진정한 봄이다."

 

한국 외교의 봄은 올 것인가? 겨울이 지나야 봄이다. 한국 외교도 겨울을 견뎌야 봄을 맞을 것이다. 두 개의 겨울이 오고 있다. 하나는 트럼프의 미국과 시진핑의 중국이 부딪히는 패권의 인터레그넘(대공위시대, interregnum)이다.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여실히 드러났듯이, 트럼프의 미국은 여전히 패권의 물질적 능력은 있지만, 세계자본주의의 다자적 관리나 기후변화 등 지구적 문제 해결을 도모하는 진정한 리더십의 의지는 없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뿐만 아니라 클린턴도 TPP 탈퇴를 공약했었다. 트럼프는 미국패권의 정치경제적 멜트다운(meltdown)의 산물이다. 트럼프가 떠나더라도 미국의 리더십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미국은 약탈적이다. 시장의 힘과 압도적 군사력으로 적을 위협하고 동맹에게는 군사적 보호의 대가를 요구한다.

 

패권이기를 포기한 패권이 현재의 미국이라면, 시진핑의 중국은 미래의 패권이고자 하지만 아직 능력이 없다. 경제력도 그렇지만 군사력과 제도, 이념, 특히 (한미 동맹을 종교처럼 떠받드는, 친미를 이념으로 하는 한국의 보수와 같은) 초국적 지배연합에서 중국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미국에 적수가 되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보여주듯, 미국이 시진핑 시대 신형 국제관계를 추구하는 중국을 규율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부상하는 중국은 거칠 것이다. 미중이 펼치는 진정한 리더십 아래 수준의 약탈적 경쟁이 시작되었다. 이 인터레그넘, 패권의 궐위 시대는, 중국의 희망대로라고 해도 적어도 2050년까지, 오래 지속될 것이다. 사드 배치에 대한 미중의 상반된 요구가 보여주듯, 미국의 가랑이를 긴다고 한국의 번영과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한국 외교의 '길고도 모진 겨울'이 시작되었다.

 

다른 하나는 평창 올림픽이 제공하는 기회의 겨울이다. 9월 이래 북한의 '도발'이 두 달째 중단되었으니, 북미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것 아니냐는 희망적인 관측이 있다. 하지만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 주변 해역에 미국의 항모전단이 3개씩이나 동원된 무력시위가 '도발'이다. 올림픽의 평화를 활용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군비 증강을 동결하고 한미 연합 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쌍중단'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한반도 안보 딜레마의 폭주를 막지 못한다면, 한국 외교의 봄은 영영 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화, 2017/11/2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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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포럼

 

정책포럼

트럼프 방한 이후 한반도 정세전망과 향후 대응 과제

일시 : 2017년 11월 30일(목) 오후 2시 30분 

장소 : 참여연대 아름드리홀

주최 : 시민평화포럼, 참여연대

후원 : 프리드리히에버트재단

 

미 트럼프 대통령이 한‧중‧일 동북아 3국에 이어 동남아 국가들을 방문하며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를 주문했습니다. 한미정상회담 등은 강력한 대북 군사 태세를 강조하고 대규모 무기 도입과 한미FTA 재협상 등 막대한 동맹의 비용 지불을 합의했습니다. 한편 미 정치권에서는 군사행동을 중단하고 있는 북한과의 대화재개의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더 늦기 전에 한반도 핵위기 해소를 위한 국면 전환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아시아 순방과 문재인 정부의 아시아 지역 외교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를 진단, 전망하고, 어떻게 대응할 지 논의하고자 합니다.

 

프로그램

- 사회 : 김귀옥 한성대학교 교수 

- 발표1 서재정 일본 국제기독교대학교 교수 

- 발표2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공동대표

- 지정토론1 서보혁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 지정토론2 이승환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

 

문의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 02-723-42250 [email protected]  )

시민평화포럼 ( 한광희 사무국장 010-8891-2013 [email protected] )

 

 

수, 2017/11/2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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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본에서 석탄 중단과 기후 보호를 요구하는 집회에서 북극곰 인형을 쓴 활동가들이 트럼프의 파리협정 탈퇴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Wolfgang Rattay/Reuter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며 고립을 자초했다. 지난 1일 트럼프는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를 공식 선언하며 “나는 파리가 아니라 피츠버그 시민들을 대표하기 위해 선출됐다”고 말했다. 파리는 전 지구적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195개국이 합의한 기후변화에 관한 파리협정을 의미하며, 피츠버그는 과거 철강산업 지대로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기 위한 상징이었다.

트럼프의 파리협정 탈퇴 선언은 역설적으로 `파리협정을 지키자`는 움직임에 불을 지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지도자는 트럼프의 파리협정 흔들기에 맞서 “재협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도 트럼프의 결정에 실망감을 표하며 미국에 파리협정 탈퇴 결정 재고를 요구했다.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골드만삭스와 같은 유력 기업들도 미국이 파리협정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탄소 규제완화의 최대 수혜자인 화석연료 업계만이 조용하게 환영하거나 침묵을 유지했다.

파리협정은 위급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가 합의한 결과물이다. 2015년 말 체결된 파리협정은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2도 이내로 억제하고 세계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공동 목표를 담았다. 파리협정의 발효로 `화석연료 시대의 종언`의 신호탄이 울렸다고 평가되는 이유다.

물론 파리협정은 완벽하지 않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각국이 제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모두 달성하더라도 지구 온도는 3도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리협정의 목표는 의욕적으로 설정했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자발적으로 정하도록 합의했기 때문이다. 결국 각국에서 기후변화 정책을 얼마나 진전시키고 이행시킬 수 있을지는 그 사회의 정치적 동력에 달렸다.

온실가스 누적 배출량 1위국인 미국에서 트럼프가 당선됐을 때 이미 비극은 예견됐을지도 모른다.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유산을 지우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오바마 정부에서 승인이 거부된 초대형 송유관 건설 사업을 승인했다. 이어 3월 트럼프는 오바마의 핵심적인 온실가스 감축 정책인 청정발전계획을 포함한 환경정책을 취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러한 일련의 환경정책 후퇴는 파리협정 주무부처인 환경보호청 무력화로부터 출발했다. 트럼프는 우선 기후변화 회의론자인 스콧 프루잇을 환경보호청의 수장으로 임명했다. 석유와 석탄 산업계로부터 수십만 달러의 후원금을 받아왔던 화석연료 업계의 대변자에게 환경조직을 맡긴 것이다.

트럼프가 파리협정 탈퇴를 정당화하기 위해 내세운 명분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적극적 기후변화 대응이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며 국익을 앞세우는 자국 우선주의는 국내 산업계의 주된 논리였다. 주로 철강, 조선과 같은 에너지 다소비업체와 석탄과 석유 업계의 이익이 국익으로 대변되면서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에 가장 강력한 목소리를 내왔다.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배출권거래제와 같은 주요 기후변화 정책은 후퇴하거나 무력화됐다. `오염자 부담 원칙`은 사라지고 규제완화와 시장 중심의 환경정책이 이어졌다. 미세먼지와 폭염으로 인한 고통은 국민들의 몫으로 고스란히 돌아왔다.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기후·대기·에너지 정책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전 정부도 `저탄소 녹색성장`과 같은 좋은 비전을 제시하며 국제사회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에너지정책이 산업정책에 종속된 채 값싼 에너지의 공급이라는 기조가 유지되면서 결국 슬로건에 그치고 말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기후체제 대응을 위한 환경조직 재편을 검토하겠다고 공약했다. 정부가 산업통상자원부를 존치하기로 결정하면서 에너지 주무부처의 역할을 유지하게 됐다. 당장 신기후체제 조직개편이 단행되지 못하더라도, 정부가 새로운 에너지정책 기조에 맞는 인사를 임명해 에너지 전환 의지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이 글은 이지언 에너지기후 국장이 6월 14일자 <매일경제> 오피니언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금, 2017/11/2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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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에 걸친 한국전쟁에 종지부를 찍을 방안을 찾아야 할 시기이다. 군사충돌의 위험이 닥쳐오는 와중에서도, 아직 종결되지 않은 미국의 가장 오랜 전쟁이자 세계사에서 가장 유혈이 낭자했던 전쟁의 진실에 관하여 미국 국민은 거의 모른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추진했던 1953년의 휴전협정, 최소 200만에서 최대 400만 명의 군인 및 민간인의 죽음을 불러왔던 3년간의 “치안활동(police action)”을 중단하는 그 휴전협정은 오래 전에 잊혔다. 미국과 남한 및 이들의 유엔 동맹국들과 북한의 군사 지도자들 간에 체결된 이 협정은, 냉전 초기에 벌어졌던 이 전쟁에 마침표를 찍는 정식 평화협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미국과 북한 간 합의의 일환으로, 플루토늄을 함유하는 사용 후 핵연료를 확보하기 위해 1994년 11월 영변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출발에 앞서 미국 국무부 관리가 이처럼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 관하여 내게 상기시켜 주었다. 사용 후 핵연료 저장장소로 난방 설비를 가져가면 어떻겠느냐고 국무부 관리에게 제안했었다. 국제원자력기구의 보장조치(IAEA safeguards) 속에서, 한겨울에 고준위 방사능 연료봉을 격납용기에 넣는 북한 사람들에게 난방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국무부 관리는 화를 냈다. 적대행위가 종료된 지 40년이나 지났지만 적에게 어떠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도 금지되었다. 그들이 해야 할 일(또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강추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지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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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무장 국가로 가게 되는 씨앗은 미국이 1953년의 휴전협정을 휴지조각으로 만듦으로써 뿌려졌다. 1957년부터 미국은 협정의 핵심 조항, 즉 더 이상의 무기를 한반도에 반입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을 위반했다.

제네바 합의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1994년 봄과 여름에 미국은, 첫 번째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플루토늄을 생산하려는 북한과 충돌하게 되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기초한 김일성을 직접 만나는 외교력을 발휘한 덕분에 세계는 벼랑 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994년 10월 12일 서명된 제네바 합의의 대체적인 윤곽은 바로 이러한 노력으로부터 나왔다. 이 합의는 지금까지 미국이 북한과 맺은 유일한 정부 간 협정이다.

제네바 합의는 양국 사이의 비확산 협정으로, 한국전쟁의 종식으로 가는 문을 열 수도 있었다. 플루토늄 생산을 동결하는 대가로 중유의 공급과 경제협력 그리고 두 기의 현대식 경수로를 건설한다는 데에 북한이 동의했다. 궁극적으로는 당시 북한의 핵시설을 해체하고 사용 후 연료를 북한 외부로 반출한다는 것이었다. 남한은 두 기의 경수로 건설을 준비하는 데에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두 번째 임기에 접어든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과 보다 정상적인 관계를 수립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대통령 자문이었던 웬디 셔먼은 중장거리 미사일을 제거한다는 북한과의 합의가 2000년 대통령 선거에 의해 뒤집어지기 전까지 “거의 타결 직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협상은 공화당 의원 다수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다. 그리고 1995년 하원을 차지한 공화당은 협상을 결렬시킬 결정적 장애물을 투척했다. 북한으로 향하는 중유의 선적과 플루토늄 함유 물질의 확보를 방해했던 것이다. 조지 W 부시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클린턴 행정부의 노력은 북한 정권의 교체라는 노골적인 정책으로 대체되었다. 부시는 2002년 국정연설에서 북한이 “악의 축”을 구성하는 국가라고 선언했다. 부시는 9월,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는 국가들에 대한 선제공격을 요구하는 국가안보정책을 이야기하면서 명확하게 북한을 지목했다.

2002년 10월 북미 양자회담에서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에게 “우라늄 농축 비밀 프로그램을 중지하지 않으면 가혹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던 배경이다.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이 여전히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1999년 당시 미국 의회와 언론이 모두 알고 있는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북한은 제네바 합의를 철저하게 이행하여 8년간 플루토늄 생산을 동결했다.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한 안전조치는 경수로 건설이 충분하게 진행되는 시점까지 연기될 것이며 그 지체가 위험해 보일 경우 합의를 수정할 수 있음이 제네바 합의에 명시되었다. 설리반의 최후통첩이 나온 직후, 북한은 사용 후 핵연료에 관한 보호조치를 중단하고 플루토늄 추출과 핵무기 생산을 시작했다.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침공을 준비하던 바로 그 시기에 전면적 위기의 불이 당겨진 것이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 관련 교착상태를 해소하려던 부시 행정부의 노력, 이른바 6자회담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북한 정권을 교체하겠다는 미국의 완강한 고집, 그리고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지 않으면 의미 있는 협상에 들어갈 수 없다는 부시 대통령의 “아니면 말고” 식의 요구 때문이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북한으로서도 2000년 선거 이후 얼마나 갑작스럽게 합의가 뒤집혔는지를 기억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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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10월 12일 서명된 제네바 합의. 이 합의는 지금까지 미국이 북한과 맺은 유일한 정부 간 협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할 무렵, 북한은 핵무기와 대륙 간 탄도 미사일 보유를 향한 노력을 착착 진행하고 있었다. “전략적 인내‘라고 일컫는 오바마의 정책은 대체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속도에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특히 김일성의 손자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하면서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와 한미 군사훈련 기간의 연장은 북한의 강력한 도발을 불러왔다. 북한 정권의 궤멸을 목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 벌이고 있는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의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 시위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과 더욱 강력한 핵실험만 가속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 보유국으로서의 북한을 다루는 문제

북한이 핵무장 국가로 가게 되는 씨앗은 미국이 1953년의 휴전협정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던 때 뿌려졌다. 1957년부터 미국은 협정의 핵심 조항(제13항의 네 번째)을 위반했다. 해당 항목은 더 이상의 무기를 한반도에 반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미국은 결국 수천 개의 전술 핵무기를 남한에 배치했던 것이다. 여기에는 핵포탄, 미사일 핵탄두, 지하관통 폭탄, 바추카 핵포탄, (20킬로톤) 핵배낭 등이 포함된다. 1991년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조지 HW 부시는 모든 전술 핵무기를 철수했다. 그러나 전술 핵무기 철수 이전의 34년간 미국은 핵무기 경쟁을 촉발해왔다. 한반도에 주둔하는 자국 군대를 통해서 말이다! 남한에 쌓여가는 대량의 핵무기는 북한으로 하여금 서울을 궤멸할 수 있는 재래식 포대를 전진배치하게 만든 주요 원인이었다.

현재 남한의 일부 군사 지도자들이 미국 전술 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북한 핵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미국 핵무기의 존재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급증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지 못 했다. 당시는 “제2의 한국전쟁”이라고 불렸던 시기로, 1천명 이상의 한국군과 75명의 미군이 사망했다. 특히 북한군은 1968년 미 해군의 정보함 푸에블로호를 나포하여 1명의 승조원을 살해하고 82명을 인질로 잡았다. 결국 푸에블로호는 미국에 반환되지 않았다.

북한은 오랫동안 미국과의 양자 대화를 통해 불가침 조약에 이를 것을 요구해왔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평화협정 요구를 번번이 일축해왔는데, 주한미군의 축소를 통해 남한에 대한 공격을 배가하려는 북한의 속임수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최근 워싱턴포스트의 잭슨 딜(Jackson Diehl)은 북한이 실제로는 평화적 해결에 관심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와 같은 정서에 공감을 표했다. 북한이 “정당방위를 위한 핵무기를 협상 테이블에 결코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 김인룡의 언급을 인용하면서, 딜은 편리하게도 “미국이 적대행위를 계속하는 한”이라는 김인룡의 중대한 경고를 생략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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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지켜보는 모습. 북한의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이다,

지난 15년 동안 북한과의 전쟁을 준비하는 군사훈련의 규모가 커지고 그 기간이 길어졌다. 코메디센트럴 채널의 인기 프로그램 데일리쇼(Daily Show)의 진행자 트레버 노아(Trevor Noah)는 최근,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6자 회담의 미국 측 책임자였던 크리스토퍼 힐(Christopher Hill)에게 군사훈련에 관해 질문했다. 힐이 “우리는 북한을 공격할 계획을 한 적이 없다.”라고 단언했다. 힐이 잘못 알고 있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2016년 3월의 군사훈련에는 “선제적인 군사행동”과 “북한 지도부를 표적으로 하는 특수부대의 참수작전”이 포함되었으며 이 계획에 미국과 남한이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의 기사에서 미국의 군사 전문가는 이 같은 계획의 존재를 부인하지 않았지만 계획이 실행될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고 말했다.

매년 이루어지는 전쟁대비훈련은 계획이 실행될 가능성이 얼마나 되건, 임박한 전쟁의 공포 속에 살아가는 북한 주민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잔인한 억압을 영구화하거나 심지어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북한을 방문하는 동안 우리는, 한국전쟁 중 미군 항공기가 떨어뜨린 네이팜탄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학살됐는지에 관해 북한 정권이 주민들에게 끊임없이 선전하는 것을 보았다. 1953년 무렵 미군의 폭격은 북한의 거의 모든 건물을 파괴했다. 몇 년이 지난 후, 케네디와 존슨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딘 러스크(Dean Rusk)는 “움직이는 북한의 모든 것, 서 있는 모든 건물”에 폭탄을 투하했다고 말했다. 이후 수년 동안 북한 정권은 주민의 대피훈련에 사용할 방대한 지하터널을 건설했다.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기대하기에는 너무 늦었는지도 모른다. 북한 정권의 교체를 실속 없이 추구하면서 제네바 합의를 폐기했던 순간 그 다리는 무너졌다. 북한에게 핵무기를 늘려야 할 강력한 동기를 제공하고 이에 필요한 시간을 벌어줬을 뿐이다. 최근 틸러슨(Tillerson) 국무장관은 “우리는 북한 정권의 교체나 붕괴를 추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틸러슨의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의 호전적인 트위터 메시지, 그리고 전직 군사정보 관료들의 무력위협 속에 묻혀 버렸다.

결국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양측의 직접 협상과 선의의 표시를 수반할 것이다. 한미일의 군사훈련 축소 혹은 중지와, 이에 상응하는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시험의 유예 등이다. 이러한 조치들은, 군사력과 경제제재가 북한 정권에 대항하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믿는 미국 국방관료들로부터 커다란 저항을 불러올 것이다. 그러나 제네바 합의의 성립과 붕괴로부터, 정권교체의 추구가 지니는 함정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냉전의 끝자락을 평화적으로 마감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이제 핵군비통제협정(nuclear arms control agreement)일지도 모른다. 상대방이 자신을 살해할 계획을 품고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을 어떤 방법으로든 협상에 나서도록 설득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수, 2017/12/0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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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일간의 침묵을 깬 북한의 화성 15호 발사

지난 11월 29일 저녁, 북한이 74일간의 침묵을 깨고 사상 세 번째이자 가장 성공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미국 언론의 격한 반응과 함께 워싱턴 강경파들의 대북 선제공격이라는 평소와 다름없는 엄포를 불러일으켰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의 이 미친 자가 우리 국토를 타격할 역량을 갖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미국 의회 내 보수 세력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시각을 반영한 것이었다.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그레이엄 의원은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수십만 명의 미국인, 한국인, 그리고 일본인들이 죽을 수 있다는 예측을 손쉽게 무시한 채,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정권을 파괴하는 것과 미국 국토를 파괴하는 것 사이에 선택해야 한다면, 북한 정권을 파괴하는 쪽을 택할 것이라는 점을 북한 정권이 이해하길 바란다”고 거만하게 선언했다.

한편 워싱턴의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인 유라시아 그룹의 스콧 시맨 아시아국장은 월스트리터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무력충돌 발생 가능성을 20%로 평가한 자신의 예측이 이번 미사일 발사 때문에 바뀌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다른 전문가들은 한반도 무력충돌 발생 가능성을 50%나 그 이상으로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미사일 발사 성공이 “국가핵무력” 완성이 실현됐다는 북한 측의 발표, 그리고 이전에 비해 한층 누그러진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으로 볼 때 북한이 소위 ‘도발’ 이상의 것을 계획중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이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마침내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고려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시나리오는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오랫동안 관여해 온 랄프 코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소장이 워싱턴포스트에 제기했다. 코사 소장은 “북한은 우리가 북한의 ICBM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납득했다는 확신이 서면” 유엔이 북한에 가한 제재를 해제해주는 대가로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의 동결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부분의 신문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ICBM 발사 실험에 대한 워싱턴포스트의 최초 보도8,000마일(약 13,000킬로미터)에 달하는 화성 15호의 잠재적 사거리에 초점을 맞췄다. 워싱턴포스트의 보도 제목과 같이, 북한 신무기의 사정권에 “미국 수도가 들어가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지난 11월 29일 새벽 발사되고 있는 화성 15호

▲ 지난 11월 29일 새벽 발사되고 있는 화성 15호

화성 15호 발사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이 상황을 유심히 관찰해 온 사람들에게 있어 이 정도 규모의 미사일 실험은 전혀 놀라운 것이 아니었다. 북한은 최근 성명 및 미국 전문가들과의 비공식 회담을 통해 무기 개발 프로그램의 목표는 미국의 공격을 억제하는 것임을 강조했고, 일단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을 완료한 후 평화 회담에 임할 것임을 시사해 왔다.

지난 10월 북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와의 외교에 임하기에 앞서, 우리는 [북한이] 미국의 어떠한 침공에도 대항할 수 있는 방어 및 공격 역량을 갖추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 외무성은 정기적으로 만나는 미국 전문가들과 전직 관료들에게 이와 같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러한 전문가들 중 두 명인 수잔 디마지오조엘 위트는 11월 7일자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북한은 우리와의 회담을 통해 자신들의 목표는 많은 무기를 보유한 핵무장 국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방어하기에 충분한 무기를 보유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북한이 “핵무장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는 주장을 하는 것도 “그들이 탈출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내비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사적 해법이 북한에 관한 언론과 정치권의 논쟁을 지배하고 있는 워싱턴에서는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을 지지하는 목소리는 소수에 불과하다.

반전평화단체 ‘플라우쉐어재단(Ploughshares Fund)’의 조 시린시온 대표는 지난달 28일 MSNBC의 유명 진보성향 토크쇼 진행자 레이첼 매도와의 인터뷰에서 “워싱턴에서는 우리가 북한 위협을 막기 위해서는 북한과 전면전을 펼쳐야 한다, 북한에 군사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현재의 상황이 “(협상도 시도해보지 않았으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북한과의 전면전 뿐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던 지난 2002년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시린시온 대표는 이번 미사일 실험은 북한 입장에서는 “매우 숙고하여 한 발짝 나선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북한 측이 60일간 미사일 실험을 멈춘다면 그것이 “(김정은 정권과의 직접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북한 측에 제안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워싱턴포스트의 최근 기사를 언급했다. 그러나 북한이 74일간 실험을 중지했음에도 “우리(미국 정부)는 어떠한 협상도 시도하지 않았다”고 시린시온 대표는 말했다.

“우리가 처리하겠다”는 트럼프, “미국의 선제타격 우려한다”는 문재인

전쟁에 대한 논의가 많아지자, 언론은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적인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11월 방한 당시 김정은과 “협상을 하겠다”는 발언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신중하게 말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모인 기자들에게 “우리가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막 보고를 마친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더 솔직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번 탄도미사일이 “솔직히 북한이 이전에 쏜 미사일들보다 더 높게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발사가 “기본적으로 세계 모든 곳을 위협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계속해서 만들려는 연구개발 노력의 일환”이라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트럼프 정부가 기존에 사용한 적이 없는 ‘연구개발’에 대한 언급은 미국이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사용하는 표준적인 용어보다 훨씬 부드러우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하여 매티스 장관 등이 지난달 초 한국에 방문하기 전에 사용하던, 거의 종말론에 가까운 용어보다 당연히 덜 위협적이다.

그러나 미국을 억제할 수 있는 핵무기를 완성하는 “역사적 대업을 마침내 실현했다”는 북한 측의 주장에서 트럼프 정부가 어떤 기회를 포착했는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의 최상훈 기자는 서울발 기사를 통해 북한이 미사일 역량을 과장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북한이 “태평양에 정상적인 궤도로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여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입증하기 전까지는” 미사일 실험 동결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의 발언을 인용했다. 김 교수는 이번 발사실험에 대한 텔레비전 중계 발표는 “아마도 북한의 국내 선전선동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과의 대화를 선호하는 워싱턴 분석가들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 정책’을 폐기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을 때에만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올해 수차례 북한 정부 관계자들과 만난 수잔 디마지오는 “트럼프 대통령 등의 선동적인 발언”이나 한-미 군사훈련 중단 선언, 그리고 경제제재 중 일부를 해제하는 것이 그러한 신호에 포함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11월 초에 밝힌 바 있다. 디마지오는 또 보수 성향인 카토 인스티튜트(Cato Institute)가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힘의 균형’을 이루었다고 믿을 때까지 무기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의 분석가들도 이번 미사일 실험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반응에 놀라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제재와 압력을 전적으로 지지하면서도, 북한의 무기개발 프로그램이 핵탄두 탄도미사일 완성을 저지하기 위한 미국 측의 선제타격을 유발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 지난 11월 29일,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 지난 11월 29일,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미사일 발사 직후 개최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이 완성된다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상황을 오판하여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거나 미국이 선제타격을 염두에 두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군축협의회 분석가 킹스턴 레이프 국장은 문 대통령의 이같은 성명이 “놀랍다”고 표현했다. 그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동맹국의 대통령조차 트럼프가 파국을 초래하는 전쟁을 일으킬 것을 염려한다”고 적었다.

수, 2017/12/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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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일간의 침묵을 깬 북한의 화성 15호 발사

지난 11월 29일 저녁, 북한이 74일간의 침묵을 깨고 사상 세 번째이자 가장 성공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미국 언론의 격한 반응과 함께 워싱턴 강경파들의 대북 선제공격이라는 평소와 다름없는 엄포를 불러일으켰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의 이 미친 자가 우리 국토를 타격할 역량을 갖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미국 의회 내 보수 세력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시각을 반영한 것이었다.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그레이엄 의원은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수십만 명의 미국인, 한국인, 그리고 일본인들이 죽을 수 있다는 예측을 손쉽게 무시한 채,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정권을 파괴하는 것과 미국 국토를 파괴하는 것 사이에 선택해야 한다면, 북한 정권을 파괴하는 쪽을 택할 것이라는 점을 북한 정권이 이해하길 바란다”고 거만하게 선언했다.

한편 워싱턴의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인 유라시아 그룹의 스콧 시맨 아시아국장은 월스트리터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무력충돌 발생 가능성을 20%로 평가한 자신의 예측이 이번 미사일 발사 때문에 바뀌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다른 전문가들은 한반도 무력충돌 발생 가능성을 50%나 그 이상으로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미사일 발사 성공이 “국가핵무력” 완성이 실현됐다는 북한 측의 발표, 그리고 이전에 비해 한층 누그러진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으로 볼 때 북한이 소위 ‘도발’ 이상의 것을 계획중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이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마침내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고려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시나리오는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오랫동안 관여해 온 랄프 코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소장이 워싱턴포스트에 제기했다. 코사 소장은 “북한은 우리가 북한의 ICBM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납득했다는 확신이 서면” 유엔이 북한에 가한 제재를 해제해주는 대가로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의 동결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부분의 신문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ICBM 발사 실험에 대한 워싱턴포스트의 최초 보도8,000마일(약 13,000킬로미터)에 달하는 화성 15호의 잠재적 사거리에 초점을 맞췄다. 워싱턴포스트의 보도 제목과 같이, 북한 신무기의 사정권에 “미국 수도가 들어가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지난 11월 29일 새벽 발사되고 있는 화성 15호

▲ 지난 11월 29일 새벽 발사되고 있는 화성 15호

화성 15호 발사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이 상황을 유심히 관찰해 온 사람들에게 있어 이 정도 규모의 미사일 실험은 전혀 놀라운 것이 아니었다. 북한은 최근 성명 및 미국 전문가들과의 비공식 회담을 통해 무기 개발 프로그램의 목표는 미국의 공격을 억제하는 것임을 강조했고, 일단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을 완료한 후 평화 회담에 임할 것임을 시사해 왔다.

지난 10월 북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와의 외교에 임하기에 앞서, 우리는 [북한이] 미국의 어떠한 침공에도 대항할 수 있는 방어 및 공격 역량을 갖추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 외무성은 정기적으로 만나는 미국 전문가들과 전직 관료들에게 이와 같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러한 전문가들 중 두 명인 수잔 디마지오조엘 위트는 11월 7일자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북한은 우리와의 회담을 통해 자신들의 목표는 많은 무기를 보유한 핵무장 국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방어하기에 충분한 무기를 보유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북한이 “핵무장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는 주장을 하는 것도 “그들이 탈출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내비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사적 해법이 북한에 관한 언론과 정치권의 논쟁을 지배하고 있는 워싱턴에서는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을 지지하는 목소리는 소수에 불과하다.

반전평화단체 ‘플라우쉐어재단(Ploughshares Fund)’의 조 시린시온 대표는 지난달 28일 MSNBC의 유명 진보성향 토크쇼 진행자 레이첼 매도와의 인터뷰에서 “워싱턴에서는 우리가 북한 위협을 막기 위해서는 북한과 전면전을 펼쳐야 한다, 북한에 군사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현재의 상황이 “(협상도 시도해보지 않았으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북한과의 전면전 뿐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던 지난 2002년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시린시온 대표는 이번 미사일 실험은 북한 입장에서는 “매우 숙고하여 한 발짝 나선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북한 측이 60일간 미사일 실험을 멈춘다면 그것이 “(김정은 정권과의 직접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북한 측에 제안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워싱턴포스트의 최근 기사를 언급했다. 그러나 북한이 74일간 실험을 중지했음에도 “우리(미국 정부)는 어떠한 협상도 시도하지 않았다”고 시린시온 대표는 말했다.

“우리가 처리하겠다”는 트럼프, “미국의 선제타격 우려한다”는 문재인

전쟁에 대한 논의가 많아지자, 언론은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적인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11월 방한 당시 김정은과 “협상을 하겠다”는 발언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신중하게 말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모인 기자들에게 “우리가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막 보고를 마친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더 솔직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번 탄도미사일이 “솔직히 북한이 이전에 쏜 미사일들보다 더 높게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발사가 “기본적으로 세계 모든 곳을 위협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계속해서 만들려는 연구개발 노력의 일환”이라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트럼프 정부가 기존에 사용한 적이 없는 ‘연구개발’에 대한 언급은 미국이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사용하는 표준적인 용어보다 훨씬 부드러우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하여 매티스 장관 등이 지난달 초 한국에 방문하기 전에 사용하던, 거의 종말론에 가까운 용어보다 당연히 덜 위협적이다.

그러나 미국을 억제할 수 있는 핵무기를 완성하는 “역사적 대업을 마침내 실현했다”는 북한 측의 주장에서 트럼프 정부가 어떤 기회를 포착했는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의 최상훈 기자는 서울발 기사를 통해 북한이 미사일 역량을 과장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북한이 “태평양에 정상적인 궤도로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여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입증하기 전까지는” 미사일 실험 동결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의 발언을 인용했다. 김 교수는 이번 발사실험에 대한 텔레비전 중계 발표는 “아마도 북한의 국내 선전선동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과의 대화를 선호하는 워싱턴 분석가들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 정책’을 폐기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을 때에만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올해 수차례 북한 정부 관계자들과 만난 수잔 디마지오는 “트럼프 대통령 등의 선동적인 발언”이나 한-미 군사훈련 중단 선언, 그리고 경제제재 중 일부를 해제하는 것이 그러한 신호에 포함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11월 초에 밝힌 바 있다. 디마지오는 또 보수 성향인 카토 인스티튜트(Cato Institute)가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힘의 균형’을 이루었다고 믿을 때까지 무기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의 분석가들도 이번 미사일 실험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반응에 놀라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제재와 압력을 전적으로 지지하면서도, 북한의 무기개발 프로그램이 핵탄두 탄도미사일 완성을 저지하기 위한 미국 측의 선제타격을 유발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 지난 11월 29일,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 지난 11월 29일,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미사일 발사 직후 개최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이 완성된다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상황을 오판하여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거나 미국이 선제타격을 염두에 두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군축협의회 분석가 킹스턴 레이프 국장은 문 대통령의 이같은 성명이 “놀랍다”고 표현했다. 그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동맹국의 대통령조차 트럼프가 파국을 초래하는 전쟁을 일으킬 것을 염려한다”고 적었다.

수, 2017/12/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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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 위협, 일본의 재무장과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 중국의 군사력 확충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의 군비 경쟁과 군사적 긴장은 점점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불안하고 위험한 악순환의 고리를 언제까지 그냥 두어야 할까요? <프레시안>과 <참여연대>는 악순환의 출발점인 정전체제의 한계를 진단하고, 한반도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안녕과 평화를 보장하는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이제는 평화'를 연재를 진행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진을 통해 현안에 대한 분석과 대안, 국제 분쟁, 국방·외교 분야를 바라보는 평화적인 관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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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부활한다면 트럼프에 어떤 꾸지람을 할까

[이제는 평화] 중동에 먹구름 드리운 트럼프의 친이스라엘 일방주의

 

김재명 국제분쟁 전문기자,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실행위원

 

해마다 원유의 85% 가량을 중동 지역에서 들여오는 한국에게 중동의 정세 불안은 좋은 소식이 아니다. 중동의 정세 불안은 유가 상승이란 악재를 낳기 마련이다. 최근 "예루살렘으로 미 대사관을 옮기겠다"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이 큰 파문을 일으키면서 중동 정세가 악화되는 모습이다.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긴다는 것은 곧 이스라엘이 주장하듯이 정식 수도가 텔아비브가 아닌 예루살렘이란 점을 인정해주고, 나아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구도를 더욱 도와주겠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트럼프가 지옥문을 열어젖혔다"는 지적을 받을만한 폭발력을 지녔다. 이를 계기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뒤 지난 1년 동안 그가 보여 온 친 이스라엘 편향을 비판적으로 짚어본다.  

 

미 중동 정책의 핵심, 석유와 이스라엘  

 

미국의 중동 정책의 2대 핵심은 석유의 안정적 확보, 그리고 이스라엘 안보 챙겨주기로 꼽힌다. 자국 국민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인권을 탄압하더라도 미국에게 안정적으로 석유를 공급해주는 친미 독재 왕정들은 정권 안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사우디아라비아 친미 독재 왕정과의 유착이 대표적인 예다. 

 

영국의 세계적인 석유 기업 BP의 2017년 연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미국은 셰일 오일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석유생산국에 올랐다. 따라서 워싱턴의 집권자들에게 중동 정책에 관한 한 석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이스라엘 안보 챙겨주기일 것이다.  

 

미국의 친 이스라엘 일방주의는 특히 중동 지역의 반미 정서를 키운다. 그런 반작용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우선 챙기기는 미국의 수십 년에 걸친 확고한 중동 정책으로 자리 잡아 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한 몸통"이란 말도 나온다. 해마다 이스라엘에 건네는 군사원조 30억 달러는 미-이스라엘 동맹을 나타내는 작은 숫자일 뿐이다. 

 

2016년 미 대선에서 미국 유대인 유권자들은 29%만이 트럼프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하지만 이들 29%의 유대인들은 힐러리에게 투표한 71%의 유대인들보다 돈과 영향력, 조직력에서 훨씬 앞선다. 막강한 로비 단체인 미-이스라엘공익위원회(AIPAC)가 대표적인 친 이스라엘 조직이다. 3년 뒤면 75세의 나이로 대통령 재선을 꿈꾼다고 알려진 트럼프에게는 보수적인 기독교 조직들과 더불어 이스라엘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국 유대인 조직들이 중요한 정치 자산으로 꼽힌다. 

 

트럼프,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인정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 AP=연합뉴스

 

트럼프 취임하자 이스라엘은 정착촌 늘려 

 

2016년 11월 8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 대선에서 이기던 날, 평화를 사랑하는 지구촌 사람들의 얼굴 표정은 어두워졌다. 특히나 중동 지역의 사람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극단적 정치성향으로 미루어 미국이 친 이스라엘 일방주의 정책을 앞으로 더욱 거칠게 밀어붙일 것이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었다. 우려는 곧 현실로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트럼프 친 이스라엘 일방주의의 시험대 위에 유대인 정착촌 문제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오바마의 퇴임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온 2016년 12월 23일 유엔 안보리 테이블 위엔 중요한 안건 하나가 놓여 있었다.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더 이상 세워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둘러싼 표결이었다. 

 

트럼프 당선자 안보리 표결을 앞두고 "미국은 당연히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힘을 얻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미 국무부와 유엔 주재 미 대사에게 거부권 대신 기권하도록 지침을 내렸고, 결의안이 통과됐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벌이는 인권침해와 전쟁범죄 행위를 비난하는 결의안이 제출될 때마다 거부권을 행사해오던 미국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오르자, 유대인들의 얼굴 표정은 다시 밝아졌다. 트럼프 취임식 바로 뒤인 1월 24일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 새로운 정착촌 2500채를 새로 지을 계획임을 발표했다. 그것은 분명 트럼프의 뒷심을 믿고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비웃는 조치였다.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언론들조차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유대인 정착촌 확장 움직임으로 중동 평화가 무너지기 시작하는가"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지금의 예루살렘 대사관 문제로 그 우려는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이스라엘 편들어 유네스코 탈퇴  

 

트럼프의 친 이스라엘 일방주의는 2017년 10월 유네스코 탈퇴 선언으로 다시금 전 세계 사람들의 눈총을 받았다. 미국이 유네스코를 떠나겠다고 한 배경엔 여러 가지가 얽혀있지만, 그 가운데 두드러진 것이 인구 20만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이 절대 다수인 헤브론(아랍어로는 친구라는 뜻을 지닌 '알 할릴')의 구시가지를 세계문화유산에 올리면서 생겨난 논란이다.  

 

이스라엘 독립기념일을 맞아 동예루살렘으로 행진해온 유대인들

▲ 이스라엘 독립기념일(5월 14일)을 맞아 동예루살렘으로 행진해온 유대인들 ⓒ김재명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중남부의 오랜 역사를 지닌 헤브론에는 아브라함 일가의 묘소가 있고, 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에 관련된 오랜 유적들이 있기에 세 종교 모두 성지로 여기는 지역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헤브론을 행정적으로 다스리고 있지만, 사실상 헤브론을 점령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유네스코 쪽에 "헤브론을 이스라엘의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라"고 요구했다. 결과는 이스라엘이 아닌 '팔레스타인의 유산'이 됐다.

 

당연히 이스라엘의 거센 비난이 따랐고, 트럼프가 유네스코 탈퇴로 호응을 해준 모양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를 가리켜 "용감하고 도덕적인 결정"이라고 박수 쳤다.  

 

예루살렘 문제의 강한 휘발성 

 

트럼프의 친 이스라엘 일방주의는 예루살렘 문제를 거치면서 더욱 뚜렷이 드러났다. 2016년 미 대통령 후보 때부터 트럼프는 "내가 당선되면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는 곧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정식 수도로 인정하고, 나아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구도를 미국이 더욱 도와주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얼마 전 트럼프가 이 공약을 실천하겠다고 하자, 지금 중동 전역의 민심이 들끓는 중이다. 

 

이스라엘 정부를 소개하는 팸플릿 자료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는 예루살렘이다. 1948년 이스라엘이 제1차 중동전쟁을 거치면서 독립할 때 수도는 지중해변에 자리 잡은 텔아비브였으나, 1950년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실제로는 서예루살렘)을 수도로 삼는다고 선포했다. 이스라엘의 주요 국가기관, 이를테면 '크네세트'(Knesset)란 이름의 의회, 대법원, 대통령궁, 그리고 정부 주요기관들이 모두 예루살렘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은 나라들은 예루살렘 문제가 매우 예민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최대 우방국인 미국조차 지난 70년 동안 텔아비브에 외교공관을 두고 있었다는 것은 예루살렘 문제의 휘발성을 잘 보여준다. 이름도 잘 들어보지 못한 몇몇 군소 국가들이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두고 있지만, 그 장소는 서예루살렘 중심부가 아닌 메바세레트 시온 같은 도시 변두리 지역이다.  

 

제2차 세계대전 뒤 국제사회가 정한 예루살렘의 모습은 누군가 한쪽이 도시 전체를 차지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1947년 11월 통과된 유엔총회 결의안 181호는 예루살렘을 유엔 신탁통치 아래 이스라엘-아랍(팔레스타인) 양쪽에 모두 개방된 국제도시로 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1948년 제1차 중동전쟁(이스라엘 독립전쟁)을 거치면서 서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은 요르단이 차지했다. 예루살렘 도시 전체가 이스라엘의 통치권 아래 들어간 것은 1967년의 이른바 6일 전쟁(제3차 중동전쟁) 때였다. 그 이래로 무려 50년 동안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피정복자로서의 눈물을 흘려온 셈이다.  

 

'두 국가 해법' 무시하는 트럼프 

 

예루살렘의 미래는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에서 논의된 이스라엘과 미래의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뜻하는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과 깊은 관련이 있다. 서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은 미래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통치한다는 것이다. 그런 방식으로 예루살렘의 평화를 그려온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미 대사관 이전 발표가 '두 국가 해법'을 깡그리 무시하는 조치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스라엘 강경파들이 "예루살렘은 결코 분할되거나 공유될 수 없는 이스라엘의 영원한 수도"라고 여긴다는 점이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식 석상에서 예루살렘을 말할 때마다 그렇게 우겨왔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예루살렘 도시 전체가 이스라엘의 통제 아래 놓여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유대인들이 '예루살렘 분할 불가론'을 내세울 때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기 어렵다. 지난날 팔레스타인 평화협상팀을 이끌었던 아흐마드 쿠레이(전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총리)도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오슬로 평화협상에서 서예루살렘 포기를 이스라엘 쪽에 동의해 줬는데, 결과적으로 동예루살렘마저 잃을까 전전긍긍해야 하는가"라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예루살렘 통곡의 벽에서 기도하는 이스라엘 군인들

▲ 예루살렘 통곡의 벽에서 기도하는 이스라엘 군인들. 이들은 '평화의 도시 예루살렘'을 위해 기도할까. ⓒ김재명

 

예루살렘 외곽에 세워지는 대규모 뉴타운 

 

인구나 면적으로만 볼 때 예루살렘을 가리켜 세계적인 도시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면적은 125㎢, 인구는 약 90만 명으로, 서울(면적 605㎢, 인구 1천10만)에 견주면 넓이의 5분의 1, 인구는 10분의 1도 채 안 된다. 한국으로 치면 지방 중도도시 수준이다. 

 

하지만 예루살렘을 세계적인 도시로 여기는 것은 이곳의 역사와 종교의 무게감 때문이다. 예루살렘은 이미 역사적으로 검증된 고급종교(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의 주요성지이다. 유대인들에게는 유대민족주의의 뿌리이고, 기독교도들에게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의 현장이며, 무슬림들에게는 예언자 무함마드가 죽을 때 이곳에서 백마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제3의 성지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예루살렘을 아랍어로 '알 쿠즈'(Al-Quds, 우리 말로 옮기면 '신성 神聖')라 부른다. 앞으로 언젠가는 세워질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수도가 바로 알 쿠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그렇게 되는 날이 오는 것을 미리 막으려 한다. 유대인 주거지역을 동예루살렘 쪽으로 야금야금 넓혀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예루살렘에 갈 때마다 동예루살렘 동쪽 외곽엔 전에 안 보이던 건축물들이 새로 보인다. 이스라엘 정부는 동예루살렘을 삥 둘러싸는 모습으로 대규모 유대인 뉴타운 단지들을 세워나가고 있다. 이스라엘의 욕심은 노골적이다. 예루살렘 전체를 실효 지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동예루살렘을 앞날의 독립국가 수도로 꼽아온 팔레스타인 쪽과의 평화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욕심이다.  

 

동예루살렘 외곽 뉴타운에 입주하는 유대인들은 "우린 정착민이 아니고요, 뉴타운 레지던트예요"라고 주장하지만, 현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눈에 그들은 유대인 정착민일 뿐이다. 동예루살렘을 포위하듯이 삥 둘러싼 대규모 정착촌을 바라볼 때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깊은 좌절감과 분노를 느끼기 마련이다.  

 

트럼프 탓에 더 멀어진 '평화의 도시' 

 

예루살렘은 유혈과 폭력의 도시다. '평화의 도시'와는 거리가 멀다. 지난날 11세기부터 200년에 걸쳐 벌어졌던 십자군 전쟁이 말해주듯이 정복과 피정복이 되풀이됐다. 21세기 지금의 정복자 유대인, 피정복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예루살렘의 지배권을 놓고 또다시 유혈 투쟁을 벌이지 않는다고 말하기 어렵다. 

 

트럼프의 미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발표는 안 그래도 휘발성 강한 중동 지역 정세에 기름을 퍼부은 꼴이다. '두 국가 해법'에 따라 예루살렘을 '평화의 도시'로 재건함으로써(서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이 통치하는 구도를 현실화함으로써) 지금껏 꽉 막힌 중동평화협상의 기틀이 마련되길 바라는 국제사회의 바람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 대사관을 옮기겠다는 트럼프의 발표가 현실로 나타나자,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분노는 이루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새로운 인티파다(intifada, 봉기)를 시작할 채비다. 자고 나면 중동에서 대형 유혈사태가 터졌다는 뉴스를 듣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게 됐다. 예루살렘은 트럼프 탓에 '평화의 도시'로 거듭나기는 더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2천 년 전 예루살렘 안팎에서 고난의 길을 걸었던 예수가 21세기에 부활한다면 트럼프에게 어떤 꾸지람을 할까.

 

월, 2017/12/1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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