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근로자이사제, 제도 모방인가, 노사관계 혁신인가?

지역

근로자이사제, 제도 모방인가, 노사관계 혁신인가?

익명 (미확인) | 월, 2017/07/10- 14:35

창의성을 설명하는 여러가지 표현 중에서 필자가 유독 좋아하는 것이 있다. 유사하게 보이는 것들 중에서 다른 점을 찾고, 다르게 보이는 것들 중에서 유사한 점을 찾는다. 어디서 읽은 것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린 시절에 꽤나 멋있게 들렸던지 중학교 시절부터 늘 머리 속에 각인되어 있는 말이다.

이는 2009년 다윈 탄생 200주년 기념으로 영국의 캠브리지에서 열렸던 다윈페스티벌의 캐치프레이즈(See things differently!)가 말하는 것과 의미가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바라보는 것은 창의적인 발상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사고과정이다. 해외의 선진제도를 도입할 때도 마찬가지인데, 다만 한가지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은 ‘다르게 바라보기’ 이전에 우선 해당 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창의적인 발상이 아니라, 정체가 불분명한 어정쩡한 ‘발명’ 혹은 섣부른 ‘모방’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2016123006008255524_5
2016년 10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근로자이사제 조례 제정 기념 토크콘서트가 끝난 뒤 패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조례 제정으로 서울시는 지난 1월, 국내 최초로 서울연구원에 근로자이사를 임명했다. 그리고 12개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에도 근로자이사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독일의 공동결정제도 모방한 근로자이사제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우리사회에 이미 도입되었거나 또는 소개되고 있는 해외의 제도들 중에서, 특히 독일의 사례 몇가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노동이사제, 노동회의소, 그리고 직업교육의 이원제도가 떠 오른다. 그리고 유명무실한 노사협의회를 대체할 종업원대표제로서 독일의 사업장협의회(Betriebsrat) 제도의 도입 또한 논의되고 있는 모양이다.

이 지면을 빌려 독일 제도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 간략하게나마 필자의 견해를 보태고자 한다.

그 첫번째 주제로서 노동이사제는 서울시에서 도입했고(근로자이사제), 또한 지난 대선 국면에서 여러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안이다. 긴 내용을 짧게, 핵심적인 부분만 간추려보자.

독일의 기업은 두 개의 이사회로 구성되어 있다. 회사의 일상적인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경영이사회(Vorstand)와 그 경영이사회를 관리감독하고, 경영이사회의 구성원을 임면하는 권한을 가지며, 회사의 장기전략에 관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감독이사회(Aufsichtsrat)가 그것이다.

우리와 다른 이러한 시스템을 이원적 이사회제도(Two-tier Board System)라고 부르는데,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그리고 네덜란드가 채택하고 있다.

20170710_120335
독일의 공동결정제도 및 이원적 이사회제도 개념도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독일의 공동결정제도는 기업 차원과 사업장 차원으로 구분해서 살펴보아야 한다.

기업 차원의 공동결정제도는 기업의 감독이사회(Aufsichtsrat)의 구성을 노사동수(또는 1/3 대 2/3)로 강제하고 있는 독특한 제도인데, 몬탄공동결정법(1951년), 공동결정법(1976년) 그리고 1/3-참가법(2004년)으로 규율되고 있다.

1/3-참가에 관한 사항은, 사업장기본법(1952년)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2004년에 1/3-참가법(Drittelbeteiligungsgesetz)이라는 명칭으로 분리되어 별도로 제정된 것이다.

사업장 차원의 공동결정제도는 사업장에서 사업장협의회(Betriebsrat)를 구성하여 노동자의 경여참여를 보장하는 제도로서, 사업장기본법(1952)으로 규율된다.

달리 말하면, 독일의 공동결정제도는 (대표적으로) 공동결정법(Mitbestimmungsgesetz)에 따라 노동자측 이사가 절반을 차지하는 감독이사회를 통해서, 그리고 사업장기본법(Betriebsverfassungsgesetz)에 따라 경영참여권을 보장받은 사업장협의회라는 두 축을 통해서 실현되는 제도라고 압축해서 말할 수 있겠다.

노사 동수 감독이사회에서 노동이사 선임

몬탄공동결정법과 공동결정법이 규정하고 있는 감독이사회의 구성에 관해서 살펴보자. 먼저 각각의 법이 적용되는 대상 기업이 다르다는 점을 언급해야 겠다.

몬탄공동결정법의 대상 기업은 제철 및 광산채굴업을 주로 영위하는 상시 근로자 1,001명 이상의 주식회사와 유한회사이고, 공동결정법의 대상 기업은 상시 근로자 2,001명 이상의 주식회사, 주식합자회사, 유한회사 및 협동조합이다(참고로, 1/3-참가법의 대상 기업은 상시 근로자 501명 이상, 2,000명 이하의 주식회사, 주식합자회사, 유한회사, 상호보험조합 및 협동조합이다).

독일 기업의 감독이사회는 이 두 법에 따라 노사 동수로 그 구성이 강제된다(이때 노동자측의 몫으로 배분된 감독이사회의 구성원을 노동이사라고 부르지 않는다. 노동이사는 경영이사회의 구성원 중 한 명일 뿐이다).

실질적으로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필요적 상설기관)에 노와 사가 동일한 지분으로 참여하는 것이다(상시 근로자가 501명 ~ 2000명인 경우, 1/3-참가법에 따라 노측 감독이사회 구성원은 1/2이 아니라, 1/3이 배분된다).

238407_big
독일은 노동의 경영참여가 제도화돼 있다. 감독이사회는 노사 동수로 구성되며, 여기서 경영이사회의 노동이사(Arbeitsdirektor)를 선임한다. (사진 출처: https://www.onetz.de/)

이 감독이사회에서 노동이사(Arbeitsdirektor; worker director)를 선임하는데, 위 두 법은 노동이사의 선임절차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후술한다).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 노동이사는 경영이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점을 먼저 언급해 둔다. 경영이사회에 관해서는 뒤에서 설명하겠다.

몬탄공동결정법에 따르면, 상시 종업원(경영학에서는 주로 종업원이란 용어를, 노동법에서는 근로자 또는 노동자란 용어를 쓴다. 이 글에서는 그때그때 혼용해서 쓴다) 수가 1,000명을 초과하는 대기업에서는 감독이사회 구성원(이사)의 수가 11명인데, 이 중 5명은 주총에서 선임되는 주주측 이사들이고, 5명은 노동자측 이사, 그리고 나머지 1명은 중립적 인사가 선임된다.

그리고 5명의 노동자측 이사 중에서 2명은 해당 기업의 종업원 중에서 사업장협의회가 비밀투표를 통해서 선출하며, 해당 기업이 속한 (산별)노조 및 그 상급단체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확정되고, 나머지 3명은 (산별)노조의 상급단체의 추천을 받은 인사를 역시 사업장협의회가 비밀투표를 통해서 정하게 된다.

감독이사회 구성원의 수는 납입자본의 크기에 따라 15명, 21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공동결정법에 따르면, 상시 종업원 수가 2,000명을 초과하는 (10,000명 미만의) 대기업에서는 감독이사회 멤버(이사)의 수가 12명인데, 이 중 6명은 주총에서 선임되는 주주측 이사들이고, 나머지 6명은 (산별)노조 추천의 2명과 해당 기업내 종업원 중에서 4명이 선임된다.

종업원 수가 많아짐에 따라 감독이사회 구성원의 수는 16명, 20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몬탄공동결정법(1951)에서는 경영이사회의 노동이사(Arbeitsdirektor)는 감독이사회의 노동자측 이사의 과반수가 반대하면 선임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몬탄공동결정법이 적용되는 기업에서의 노동이사는 공동결정법(1976)이 적용되는 회사의 노동이사와는 달리 종업원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의무가 법적으로 부과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몬탄공동결정법이 규정하고 있는 노동이사의 선임절차에 따르면, 노동이사는 감독이사회의 노측 이사가 표결로서 선임한다. 따라서 몬탄공동결정법에 따른 노동이사는 산별노조(또는 사업장협의회)가 추천하고, 사업장협의회(또는 산별노조)가 동의하는 모양새를 취하게 된다.

공동결정법(1976)이 규정하고 있는 노동이사의 선임절차는 좀 더 까다롭다. 1차 표결에서 부결되면 감독이사회의 의장, 부의장, 노측 이사 1인 그리고 사측 이사 1인으로 구성되는 위원회에서 재차 표결하고, 다시 가부동수일 경우에 의장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여 결정한다.

(참고로, 감독이사회에서의 통상적인 사안의 결의는 1차로 단순과반수로 표결하고, 가부동수일 경우 재차 표결하며, 이 또한 가부동수일 경우 의장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여 최종 결정을 한다. 이처럼 독일 대기업의 최고의사결정에서는 노동자측의 목소리가 주주측의 목소리와 동일하게 반영되지만, 감독이사회의 의장에게는 첨예한 의사결정의 경우에 발생 가능한 노사간 가부동수의 상황에서 2개의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법에 규정함으로써, 굳이 따지면 주주측의 목소리가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노동이사는 경영이사회 소속…노무인사 업무 전담

경영이사회도 감독이사회와 마찬가지로 필요적 상설기관으로서 합의체(kollegiale Führung; board)이다. 경영이사회에서의 (보통)결의는 단순과반수로서 행해진다.

위에서 경영이사회의 구성원은 감독이사회에서 선임된다고 하였다. 노동이사(Arbeitsdirektor; worker director)는 위에서 언급한 몬탄공동결정법과 공동결정법에 따라 감독이사회가 임명하는 이사로서, 경영이사회의 여러 이사들 중의 한명이다.

00503490_20170214
(이미지 출처: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782625.html)

당연한 말이지만, 노동이사는 경영이사회의 멤버이기 때문에 회사의 경영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선관의무 등). 경영이사회의 이사는 분기별로 최소한 1회 이상 개최되는 감독이사회에 출석하여 자신이 경영관리의 책임을 맡은 소관영역에 대한 보고를 함으로써 관리감독을 받고, 감독이사회 이사와 함께 정기주총에서 해당연도의 경영활동에 대하여 면책(책임해제)을 받음으로써 한 회계연도를 마무리하게 된다.

경영이사회의 이사별 경영관리 영역에 대해서는 주식회사 정관의 임의적 기재사항인 경영이사회 이사의 업무분담규정(Geschäftsordnung)에 따라 나누어진다.

따라서 경영이사회의 구성원 중 한 명인 노동이사는 노동자의 이해만을 대변하지 않는다. 경영이사회의 이사로서 감독이사회에 대하여 의무와 책임을 부담하기 때문이다.

종업원의 이해와 고충을 대변하면서 동시에 회사가 정한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종업원을 독려하기도 해야 한다. 회사가 종업원에게 요구하는 것과 종업원이 회사에 요구하는 것을 최적의 조합으로 조율하는 역할과 함께, 이사회에서 인사노무관리에 관한 전문가로서 다른 경영이사회 멤버들에게 자문역할을 하면서 인사노무에 관한 전략을 기업 전체의 전략에 정렬하여 수립 및 운용해야 한다.

 위에서 보듯이, 노조 친화적인 노동이사는 몬탄공동결정법의 적용 대상 기업에서 그렇고, 공동결정법의 적용을 받는 회사의 노동이사는 더 이상 노동친화적인 요인이 노동이사 선임의 결정적인 요인이 아니다.

인사노무 분야의 전문적인 능력이 결정기준이 된다. 광산업 및 제철업의 퇴조로 몬탄공동결정법의 대상 기업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현재 대다수의 노동이사는 공동결정법(1976)의 적용을 받는 기업의 노동이사들이며, 주로 직함도 인사담당임원(Personalvorstand; CHRO)이다.

참고로, 1990년대에 국영기업이었던 철도, 우체국(텔레콤)이 주식회사 형태로 민영화되면서 공동결정법의 적용을 받게 되었는데, 이 회사들의 노동이사는 대부분 친노조 성향의 인사들로 구성된 바 있다.

단순한 제도 모방 우려…실질적 노사관계 진전 계기 돼야

긴 내용을 짧게 간추린다고 했는데, 조금 길어졌다. 요약보다는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고, 독일의 제도라는 것이 한 방(放)으로 정리되는 단순한 구성이 아니라는 것도 한 이유이다.

최근 서울시가 도입한 근로자이사제가 경영이사회의 노동이사를 모델로 한 것인지(용어만 보면 그렇다), 아니면 노동자측 대표에 의한 감독이사회의 구성을 모델로 한 것인지(노동자대표 이사제), 혹은 독일의 공동결정제도 전체를 모델로 한 것인지(종업원대표제에 대한 논의가 없다) 분명치 않다.

어쨌든 기타(Guitar/공동결정법)도 없이 피크(Pick; 속어로는 삐꾸/노동이사제)만 가지고 기타연주(공동결정제도)를 하겠다는 격은 아닌지, 말하자면 삐꾸(非俱)가 아닌지 의구심을 숨길 수 없다.

1KW9DOPF3D_1
(이미지 출처: http://www.sedaily.com/NewsView/1KW9DOPF3D)

정체가 불분명한 어정쩡한 발명 또는 섣부른 모방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노동자의 실질적인 경영참가를 보장함으로써 새로운 노사관계를 정착시키기 위한 중간단계로서, 다분히 절충적인 제도를 만든 것이라고 이해해 본다.

정부도 노동이사제가 한국의 현실에 맞지 않다고 단칼에 잘라버리지 말고, 새로운 노사관계를 위한 창의적 발상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현재의 노사관계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노동자와 사용자 그리고 정부가 모두 너나없이 나서서 회사(우리경제)를 살리기 위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우리만의 여러가지 노사 관련 제도를 창의적인 발상을 통해 만들 것을 이 지면을 빌려 촉구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사관계 선진국들의 관련 제도에 관해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 글을 썼다는 점을 사족으로 붙인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생활임금 법적근거 마련! 대체휴일제 확대!” 한국노총-행정안전부 장관 간담회... 대전시 택...
금, 2017/12/15- 16:50
45
0
한국노총 및 산하조직 주요 일정 2017년 12월 18일(월)∼ 2017년 12월 22일(금)   1. 한국노총 주요...
금, 2017/12/15- 16:45
56
0

3_

2030세대는 조직이 왜 이리 힘들까?

월급쟁이는 품속에 사표를 넣어두고 사는 법이라 한다. 월급은 조직에 영혼을 판 대가로 받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

이런 푸념을 주고받으면서도 직장생활을 숙명처럼 이어가던 세대가 있었다면, 지금의 20~30대는 그렇지 않다. 좀 더 적극적으로 조직 탈출을 꿈꾸고,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다.

그렇지만 옮겨 봐도 비슷한 조직이거나, 더 혹독한 프리랜서 혹은 자영업의 환경에 처했다는 하소연들도 적잖이 들려온다.

역시 조직생활의 어려움은 숙명인 걸까? 월급 받았으니까 이런저런 어려움들이 있어도 그러려니 해야 하는 것일까? 월급쟁이란 결국 품삯을 받을 뿐 다른 자유는 없는 ‘머슴’에 불과한 것일까?

001

‘자비 없네 잡이 없어 – 2030세대 노동 이야기’의 다섯 번째 주제는 ‘조직 노동이란?’이다. 조직 노동에 있어서 20~30대가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느끼는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 봤다. 지난 12월 9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소셜캠퍼스 온’에서 진행됐다.

연구자 네트워크 8인 중에서 김민아 씨가 진행하고, 황세원 씨가 참여했다. ‘플러스 1인’으로는 금융기관 직원이면서 현재 노조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진 씨가 함께 했다. (연구자 네트워크 소개 보기)

의미 없는 일에 허비할 시간이 없다

002

김민아 : 저부터 간단히 소개를 하면, 저는 공인노무사이면서 노동법률원 ‘새날’ 소속 연구원입니다. 노동조합에 대한 자문 업무를 많이 하는데, 아무래도 규모가 큰 노동조합, 말하자면 ‘정규직 노조’ 분들을 많이 접해요. 그런 동시에 저 자신은 일하는 방식과 전문성 대한 고민이 많은 세대죠. 제 또래와 후배들은 퇴사, 이직, 커리어 개발에 대해 늘 생각하더라고요.

황세원 : 저는 첫 직장인 신문사를 11년 다녔는데, 구성원들이 두 그룹이었어요. 조직 내에서 성장해서 중요한 직책을 맡기 원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기 전문성을 찾아서 그 방향으로 성장하려는 사람들이었죠. 아래 세대로 갈수록 후자가 많아졌어요. 비영리 분야로 옮겨 와 보니 그런 경향이 더 강하게 느껴져요.

김용진 : 저는 지금 속한 조직에서 14년 일했고, 바로 그 ‘정규직 노조’의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저는 40대지만 조합원들은 대부분 20~30대예요. 2년째 노동조합 일을 해 보니 2030세대가 이전 세대와는 다른 점이 많다는 걸 느껴요. 황세원 씨가 얘기하신 것처럼 자기 전문성을 찾는 데 적극적인 것도 그 중 하나죠.

김민아 : 지금 20~30대는 조직에서 보내는 시간에 대한 개념이 달라요. 이전 세대는 신입사원 때는 정신없이 바쁘게 일해도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유가 생겼죠. 처음에는 단순하고 사소한 일을 많이 하게 되지만 승진할수록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되고요. 초기의 손해가 나중에 벌충된다 생각하고 견딜 수 있었어요. 지금은 그런 생각을 안 하죠. 당장 내일 나갈 수 있으니까요.

003

황세원 : 맞아요. 지금 세대는 ‘오늘 하는 일이 의미가 있느냐’, ‘지금 배우는 이 내용이 나를 성장시켜 주느냐’를 중요하게 봐요. 안정적인 직장이라 해도 정년까지 다니려고 들어간 건 아니니까, 의미 없는 조직 문화라든지 관행은 배울 생각이 없어요. 그런 생각이 깔려 있다면, 간식으로 부장님은 떡볶이 사 오라 하고 과장님은 붕어빵 사 오라 해서 두 가지 다 사느라고 뛰어다니는 일상을 견딜 수 없겠죠.

조직은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

김용진 : 그런 변화의 분기점이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가 아니었나 해요. ‘종신고용’,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무너지고 ‘조직이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는 과정을 우리 모두가 지켜봤으니까요.

김민아 : 조직과 자신을 일치시키지 않게 된 거죠. 세대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휴가’에 대한 인식이에요. 노동조합들이 설문조사한 것을 보면 어떤 조합원은 휴가를 못 쓴 만큼 수당을 보장해 주기 원하고, 다른 조합원들은 그저 최대한 휴가를 많이 쓰기를 원해요. 의견이 갈리는 지점을 보면 극명하게 세대 차이더라고요. 2030세대와 그 이전 세대로요.

황세원 : 사실 그 두 가지 다 ‘자유’의 문제인데 말이죠. 연차는 일하는 사람에게 주어진 자산이잖아요? 애초부터 어떻게 쓰든 자율에 맡겼으면 될 텐데, 우리나라 조직들은 뭐든지 하려면 다 같이 해야 하니까 문제가 되는 거예요. 부장님은 이미 휴가를 적게 쓰는 생활에 익숙해졌고, 연차보상수당도 생활비의 일부로 치니까 계속 그러기를 바랄 수 있어요. 그렇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나는 신경 쓰지 말아요. 당신들은 알아서 쓰세요.”라고만 해주면 이 문제를 조직 차원에서 왈가왈부 할 필요가 없죠.

004

김용진 : 맞아요. 심지어 젊은 조합원들은 연차휴가를 안 써도 돈으로 보상 안 해주는 ‘의무 사용 일수’를 늘려 주기를 원해요. 쉬기 위해서 자유를 줄여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이죠. 그보다는 눈치 안 보고 연차를 쓸 수 있도록 문화를 바꿔야 하는데 말이에요. 최근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면서 ‘근무시간 줄이기’에 나선 조직들도 꽤 있는데, 실제 업무량은 줄이지 않고 퇴근만 하라고 하니까 저항이 있어요. 조합원들이 노조에 “칼퇴근 강요 못 하게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해요.

김민아 : 그런 모순은 현장에서 흔히 발견돼요. 지난 정부에서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였잖아요? 안정성이라든지 경쟁 문화 과열 등을 감안할 때 노동조합 입장에서는 반대해야 마땅하죠. 그런데 젊은 조합원들 중에는 “호봉제보다 성과연봉제가 낫다”는 반응도 나오는 거예요. 일견 이해도 가요. 몇 십 년 된 조직들을 가만히 보면 실제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전체의 1/3쯤 되는 낮은 직급 직원들이고 나머지는 관리만 해요. 위에서 불합리한 업무 지시가 떨어져도 중간 관리자들은 아래로 전달만 하면 되니까 굳이 바꾸려 하지 않고요.

김용진 : 그러다보니 20~30대 직원들은 “10년 전에 들어온 저 선배보다 내가 능력도 더 뛰어나고 일도 더 많이 하는데 왜 연공서열대로 승진해야 하나?” 싶고, “성과급이 뭐가 잘못됐죠?”하고 물어오기도 해요. 노동조합으로서는 조합원들이 이런 반응을 보일 때가 가장 난감합니다. 성과 평가를 강화하면 당장은 능력 순서대로 인정 받을 것 같지만 결국은 직원 간의 단절이 심해지고 조직화된 노동이 어려워지니까요. 그러면 전체적인 근로조건이 하락하고, 피해는 개인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어요.

005

황세원 : 우리 사회에 이미 ‘개인이 자기계발하고, 자기 전문성 쌓아서 근로조건 높이면 된다’는 식의 생각이 퍼진 것 같아요. 요즘 라디오에서 ‘워라밸'(work&life balance의 줄임말)을 하자면서 ‘똑똑하게 일하고 집에 빨리 가라’는 내용의 공익광고가 나오던데요. 결국 노동시간의 문제도 개인이 노력하기에 달렸다는 뜻으로 들려서 불편하더라고요.

김용진 : 개인이 노력해서 될 문제면 이렇게 노동시간이 길어지지도 않았겠죠. 쓸데없는 의전, 회의, 보고 등 문화를 없애는 것이 우선입니다. 대체인력이 없어서 휴가도 못 갈 정도로 빡빡하게 인력 운영을 하는 것도 그렇고요. 이런 문제들은 개인들이 해결할 수 없어요. 조직화된 노동이 강화돼야 근로조건이 나아질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 경험자는 100명 중 2명

황세원 : 저는 첫 직장인 신문사에서 노동조합 경험을 했어요. 임금협상, 단체협상이 꾸준히 이뤄졌는데, 당시에는 큰 차이를 몰랐지만 11년이 지난 후에 돌아보니까 연봉은 입사 때의 2배 이상으로 올랐고 여러 가지 처우가 좋아졌더라고요. 그런데 조직을 옮기고 보니까 노동조합 경험을 해 본 사람이 거의 없는 거예요.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이 10% 정도라지만 대기업에 편중돼 있고, 중소기업으로만 치면 2%대로 떨어진다니 그럴 수밖예요. 노조 경험이 있는 사람이 100명 중 2명 정도라는 거죠.

006

김민아 : 그러다보니 노동조합이라고 하면 어딘지 불법적인 조직 같고, 발을 담갔다가는 어디론가 끌려갈 거 같은 이미지가 있는 거죠. 사실 노동조합처럼 합법적인 단체가 어디 있겠어요? 헌법이 보장한 단체인데요. 따져 보면, 헌법이 노동3권을 보장한 것은 일하는 개인 1명과 사용자 1명의 힘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거예요. 제가 노무사로서 단언하는데, 아무리 스펙이 강력하고 성격이 분명하고 능력이 탁월해도 한 사람의 노동자가 근로조건 개선 못 해요. 그러니까 조직이 필요하고, 파업권을 포함한 노동 3권이 필요한 거예요.

노동조합이 책무를 다 하게 하려면

김용진 : 저는 헌법이 노동 3권을 보장한 것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는 선언의 연장선이라고 봐요. 정치체계만이 아니라 가정도 학교도 그리고 기업 조직들도 민주주의 원리로 운영돼야 한다는 거죠. 노동조합은 조직 내 민주주의를 위한 조직인 것이고요. 우리는 학교 교육에서 이런 내용들을 제대로 배우지 못 하고, 사회에 나와서 막상 노조에 가입할 기회가 생길 때까지 전혀 모르고 살아가니까 노동조합들이 본연의 역할을 다 할 수가 없는 겁니다.

황세원 : 이미 부정적인 이미지가 너무나 강하잖아요? 예전처럼 ‘빨갱이’ 이미지까지는 아니어도, 요즘은 ‘이기적인 귀족 노조’라는 이미지가 커요. 비정규직이 많아진 것이나 임금 양극화가 심해진 것이 정규직 노조 탓이라는 인식이 거의 굳어지고 있는 듯해요. 실제로 이번 정부 들어서 진행되고 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방향에 반대를 표명한 노동조합들도 있어서 더욱 그렇고요.

007

김용진 : 안타까운 일이죠. 실상은 한국에서 아무리 큰 노조, 강한 노조여도 경영 상의 주요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가 없어요. 현실적으로 임금과 근로조건을 높이는 주장 외에는 아무 것도 못 하게 해 놓고, 그런 투쟁을 열심히 해 온 노조를 탓하는 거죠. 진짜 문제는 노동자에게 돌아가야 할 몫이 줄어들어 온 거예요. ‘노동소득분배율’이라고 하는데, 2000년대에 70%였던 것이 지금은 60%대 중반까지 떨어졌죠.

황세원 : 그런 가운데서 임금을 올릴 방법이 있는 곳은 노동조합이 있는 조직들뿐이니까, 나머지는 임금 수준이 계속 정체되거나 오히려 떨어진 거죠. 그렇지만 일반적으로는 ‘정규직 노조들이 임금을 올려서 ‘파이’의 대부분을 가져가면 비정규직, 파견직, 하청 노동자의 상황이 열악해진다’는 인식이 강해요.

김용진 : 그게 노동조합의 잘못일 수는 없죠. 대기업들이 사회적 책무를 다 하지 못 해온 데 노동조합이 속수무책이었던 것은 맞아요. 만일 노동조합이 경영 상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었다면 이렇게 나빠지지는 않았을 거예요. 사실, 노동자들만큼 자신이 속한 조직이 존속하고 성장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독일의 ‘노동이사제’에서는 노동조합이 의사결정권의 절반까지도 가지잖아요? 우리는 “노조가 경영에 참여하면 기업이 흔들거릴 것”이라고 걱정하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기업이 아니라 그동안 이익을 과도하게 취하던 일부의 구성원들이 흔들리겠죠.

노동조합이 ‘힙’하고 세련됐다면?

김민아 : 노동조합들이 기업별 노조 수준을 넘어서서 확대될 필요는 있어요. 우리는 산업별 노동조합이 있긴 해도 몇몇 곳을 빼고는 제 역할을 못 하거든요. 산업 전체의 노동자들을 대변하고 보호하는 조직들이 든든하게 있었다면 지금처럼 사각지대의 노동자들이 많아지지 않았겠죠. 청년유니온, 알바노조처럼 기존의 틀을 깨는 노동조합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렇게 해서라도 대변되는 노동자들의 범위가 넓어져야 해요.

김용진 : 맞습니다. 기업별 노조가 합쳐져서 산업별 노조가 되고 총노조가 되어야 하는 것은 그렇게 해야 국가 차원에서 노동자를 대변하고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게 할 수 있어야 민주주의 국가인 것이고요.

김민아 : 노동조합들이 임금인상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노동시간, 휴일휴가제도, 업무분장 과정에의 민주적 참여, 인사 시스템 개선 등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다양한 측면들에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도 있고요.

008

황세원 : 저는 노동조합들이 잘못해 온 것 하나가, 문화적인 힘을 갖지 못 한 것이라고 봐요. 1980년대 운동권 문화에 멈춰 있잖아요? 물론 나름대로의 역사와 유산이 있기 때문이겠죠. 그렇지만, 지금 20~30대가 이토록 노동조합을 멀게 느끼고, 그 결과로 자기 노동을 보호해 줄 조직 하나 없이 ‘헬조선’을 살아내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이대로 있을 일은 아니라고 봐요.

김용진 : 저도 “노동운동이 굉장히 세련됐구나.” 이런 느낌 줘야 한다고생각해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 할리우드 배우와 뮤지션들이 자진해서 나가는 건 그 현장이 문화적으로 ‘힙’하고 세련됐기 때문이기도 하거든요. 만일 노동운동도 그런 느낌을 준다면 조합원들보고 와 달라고 하소연해서 겨우 모이는 게 아니라, 젊은 세대가 콘서트 오듯이 자진해서 몰려오는 식이 될 거예요.

황세원 : 요즘 노동조합들에게서 그런 변화가 보이기는 해요. 촛불집회 때 매주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반응을 봤기 때문인지 어떤 문구, 어떤 스타일이 공감을 얻는지 알게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젊은 활동가들이 소수이긴 하지만 내부에서 변화를 위해 치열하게 싸운다는 말도 들었어요.

김민아 : 정부도 노동의 질을 높이기로 했다면 노조와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좀 더 나서야 해요.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기 말쯤에 노동절 행사에서 “나라면 노동조합에 가입하겠다.”고 해서 박수를 받았었는데, 그게 사실은 “나에게만 복지 올려달라고 하지 말고 당신들이 싸워서 쟁취하라.”는 뜻이거든요. 정부가 아무리 힘이 세도 기업에 개입해서 임금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어요. 그렇다고 세금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고요. 노동자들이 조직된 힘으로 노동자 몫을 협상해서 따낼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이 가장 현실적으로 불균형을 바로잡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걸 정부가 알았으면 해요.

김용진 : 그렇게 했을 때 바로잡을 수 있는 ‘불균형’에는 우리가 처음에 이야기 한, 조직의 불합리한 문화와 관행들도 있다고 봅니다. 조직 문화를 바꿔나갈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인 거죠.

황세원 : 2030세대는 ‘개인’으로의 정체성이 강해서 조직 노동의 필요성을 덜 느낀다지만, 노동운동을 시작하고 발전시켜 온 서양은 본래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문화잖아요? 청년 세대의 개성을 녹여낼 수만 있다면 오히려 이전 세대보다 조직 노동을 더 잘 해 나갈 수도 있을 거예요.

김민아 : 오늘 이야기가 멀리 돌아온 것 같지만 결국은 한 맥락으로 귀결이 됐네요. 결국은 민주주의를 조직 안에서 실현해 나가는 방법인 거죠. 노동 교육이 부재하다는 이야기가 잠깐 나왔는데, 초중고교 때부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노동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논의가 이뤄져 갔으면 합니다.

009

이날 토크는 그동안의 ‘고용안정’, ‘휴식’, ‘소득’ 등의 주제에 비해 전문적이기도 하고, 다소 논쟁적인 내용들도 있었다. 그러나 토크 참가자들은 “더 논쟁적이어도 된다”는 의견들이었다. 그만큼 사회적 논의 자체가 부족했다는 의미,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더 많은 이야기들이 나와야 한다는 바람이 담겨 있었다.

다음 편은 6회 ‘조직 밖 노동이란?-이렇게 일 하는 우리, 미취업인가요?’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해피빈 공감펀딩(후원) 금액은 전액 프로젝트 진행 및 출판 비용으로 활용되며, 추가 수익이 발생할 경우 재단법인 희망제작소의 공익사업에 전액 사용된다.

* 이 시리즈는 2030세대의 새로운 노동에 대한 고민을 담은 공간에서 진행됩니다. 5회는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소셜캠퍼스 온’에서 진행됐습니다.

– 정리 : 황세원 | 시민상상센터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조재무 사진작가

월, 2017/12/18- 15:40
303
0
“국회는 특례업종 개정안 우선적으로 처리하라” 한국노총 제414차 회원조합 대표자 회의 개최&...
월, 2017/12/18- 17:08
58
0
- 한국노총 회원조합 대표자 공동성명 -국회는 특례업종 개정안을 근기법 개악안과 분리하여 우선적으로 처...
월, 2017/12/18- 17:05
45
0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추진 문제점과 개선과제 토론회2017년 12월 19(화) 오전 9시 30분, 국회의원...
월, 2017/12/18- 13:32
15
0

지난 13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한화 ‘김승연 회장 구속집행정지 관련 의혹’과 관련해 서울대병원이 관련 의사들에 대한 공식조사에 착수했다.

서울대병원, 연루 의사 2명 공식 조사 착수.. 교육부에 보고 예정

서울대병원 우홍균 대외협력실장은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지난 주 뉴스타파의 보도 이후 신경정신과의 A 교수와 호흡기 내과의 B 교수에 대해 곧바로 공식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상급기관인 교육부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상 서울대병원에서는 의사들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부원장실이 주도권을 갖고 조사를 해왔으며, 이번 조사 역시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우 실장은 덧붙였다.

2017121802_01

신경정신과 A 교수 및 호흡기내과 B 교수, 복무규정 위반 가능성 높아

앞서 뉴스타파는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의 A 교수가 김승연 회장을 알츠하이머성 치매라고 진단했으며, 김 회장의 퇴원 이후 상태를 봤을 때 이 진단이 과장된 것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A 교수의 이러한 진단은 김승연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기간이 연장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뉴스타파는 또 A 교수가 2013년 3월 김 회장과 관련된 진술을 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할 당시, 한화 직원으로 추정되는 젊은 남성들이 당시 다리를 다쳐 휠체어를 타던 A 교수를 법정까지 에스코트했다는 증언을 보도한 바 있다. A 교수는 그 남성들이 한화 직원들이었냐는 뉴스타파의 질의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2017121802_02

뉴스타파가 서울대 병원의 복무 규정을 확인한 결과, 제 2장 1절 8조에 ‘청렴의 의무’가 규정되어 있다. 이 조항은 “직원은 직무와 관련하여 직, 간접의 사례, 증여 또는 향응을 수수할 수 없다” 고 되어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병원 우홍균 대외협력실장은 “굳이 복무 규정을 들지 않더라도 의사가 그러한 편의를 제공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 서울대병원 복무규정 제2장 1절 8조

▲ 서울대병원 복무규정 제2장 1절 8조

호흡기 내과 B 교수에 대해서는, 소속이 서울대 병원임에도 불구하고 한화 김승연 회장이 보라매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보라매 병원에 출근하다시피하며 김 회장을 진료하고 보라매 병원 담당 의사에게 “구속집행정지보다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진료에 개입했다는 증언을 뉴스타파가 보도한 바 있다.

2017121802_03

서울대병원 복무 규정 2장 3절 20조에 따르면, “직원은 근무시간 시작 전에 출근하여 출근카드에 자신이 직접 서명 또는 날인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같은 절 22조에 따르면 직원이 조퇴 또는 외출을 하고자 할 때에는 소속 관리자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며 업무 이외의 사유로 근무지를 임의 이탈할 수 없다”고 되어 있으며, “조퇴 및 외출로 인한 근무 시간의 면제는1일 4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정해져 있다.

▲ 서울대병원 복무규정 제2장 3절

▲ 서울대병원 복무규정 제2장 3절

우홍균 서울대병원 대외협력실장은 B 교수가 이런 사항을 다 지켰느냐는 뉴스타파의 질의에 대해서 “출근이나 외출 신고 여부를 확인해봐야 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화, 회장 입원 당시 보라매병원 직원에게 명품 넥타이 선물

한편 김승연 회장이 보라매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한화 측이 보라매병원 간부 직원에게도 고가의 선물을 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보라매 병원의 김승연 회장 담당 의사에게 금품을 전달하려고 시도했던 한화의 방모 상무가 보라매 병원 직원인 박모 팀장에게 수십만 원 상당의 명품 넥타이를 선물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한화 측은 이에 대한 뉴스타파의 질의에 대해 “그런 일이 있었지만, 김승연 회장 입원으로 업무가 늘어나 불편을 겪고 있는 직원에 대한 사과 차원이었을 뿐 다른 뜻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취재 : 심인보

월, 2017/12/18- 18:07
254
0
한국노총-고용노동부 제4차 노정협의회 열려 '분쟁사업장 현안 협의 및 노정협의 활성화 방안 모색...
화, 2017/12/19- 17:27
74
0
"임금체계 개편에 있어 노동조합의 선제적 대응 필요" '공공부문 임금체계 개선방안 모색&#...
화, 2017/12/19- 16:08
17
0
“정규직 전환과정에서 노동계 참여 보장돼야”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추진...
화, 2017/12/19- 13:50
214
0
한국노총 전북본부 자원봉사연합회는 지난 12월 14일 목요일 노블레스 컨벤션에서 단사별 위원장님들과 조합...
수, 2017/12/20- 09:26
61
0

정의로운 경제 헌법에 담다

– 경제민주화, 노동, 부동산을 중심으로 –

– 국민주도 헌법개헌 전국네트워크, 국회의원 전해철 공동주최
경실련 주관 –

– 2017년 12월 19일 (수)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 –

헌법의 1차적 수호자여야 할 대통령의 헌법파괴 행위와 비선실세의 추악한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시민들이 모여 대통령 탄핵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이것은 비정상의 정상화인 것으로 현행 헌법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지만, 시민들의 바람은 현행 헌법을 넘어 미래가 요구하는 다양한 가치를 더 구체적으로 담는 헌법 개정에 대한 열망이 되었다. 이에 국회는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발족하여 그 논의를 헌법개정 준비를 시작하였다. 시민사회는 국민주도 헌법개정 전국네트워크를 출범시키며 지난 해 겨울 시작된 촛불시민의 염원을 담은 헌법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국민개헌넷은 국민이 주도하고 참여하는 헌법을 만들기 위한 분야별 개헌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경제 분야를 다루는데, 시장경제 질서 등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공정경쟁, 경제민주화, 토지공개념, 노동권을 중심으로 어떻게 개정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토론하였다.

김호균 경실련 중앙위 부의장은 현재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발제를 하였다. 현행 헌법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기초로 변화된 시대상황을 반영하고자 한다. 큰 틀에서 대통령과 행정부의 권한을 축소하고 국가의 채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밝혔다. 국회의 권한을 강화하고자 하지만 직접민주주의 강화를 통해 견제와 균형을 중시하고자 한다. 사회경제적 약자에 대한 보호 지원을 명확히 헌법에 담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의 경제부문 조항을 구체화하였다. 경제민주화 문구를 직접 넣고, 토지공개념을 구체화 한다. 자연자원의 범위를 확대한다. 농어촌의 공익적 기능을 신설한다. 재정에 관한 장을 신설하여 재정의 기본, 기금, 사용료·수수료·부담금, 결산에 관한 규정을 담고자 했다. 재정의 기본원칙으로 민주성, 건전성, 경제성을 신설하였다. 기타 감사원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독립기관으로 규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세입·세출의 결산, 국가 및 법률이 정한 단체의 회계검사와 행정기관 및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감찰을 하도록 할 것을 언급하였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제119조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개정안의 조문시안은 다소 모호했던 제119조 ②의 서술을 보다 명확히 해서 경제민주화의 의미를 보다 분명히 서술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특히 “경제력의 남용 방지” 대신에 “경제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가 공정거래법의 규제와 더 일관성 있는 표현이며, 또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를 (재량의 의미가 아닌) 수권규범의 의미임을 명확히 해서 “규제와 조정을 하여야 한다”로 표현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다만 신설하고자 하는 제119조 ③의 “국가는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집중과 남용의 피해자들에게 징벌적, 집단적 사법구제수단을 보장한다.”의 조문을 “국가는 경제적 약자와 소비자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징벌적, 집단적 사법구제수단을 법제화해야 한다.”로 수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덧붙여 감사원의 세입, 세출의 결산과 회계감사 기능을 국회로 이관하고, 행정부의 직무감찰 기능은 총리소속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고, 이 경우에 감사원을 헌법기관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강훈 민변 민생위원회 변호사는 토지와 관련한 의견을 냈다. 헌법 제122조는 국토의 이용, 개발 및 보전에 관한 조항은 국토의 이용과 개발, 보전이 경제발전의 목표에 따라 효율성 있게 이루어져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아울러 특정 지역 중심으로 개발을 시작하면서 경제 개발이 집중)이 갖고 온 여러 가지 사회적, 경제적 문제점을 인식하고 국토를 균형개발을 할 것을 헌법상 명시한 것이다. 토지공개념과 관련 우리 헌법재판소는 여러 차례 이에 관한 판결(88헌가13 사건, 97헌바 55 사건 등)을 통해 대한민국의 헌법이 토지공개념을 헌법적으로 수용하였고, 토지의 수요에 따라 공급을 늘릴 수 없어(토지의 유한성) 시장경제의 원리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음을 고려하여 일반 재산권과 달리 토지재산권에 대하여 더 엄격한 규제를 할 필요가 있음을 인정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개정안은 투기 억제 등을 통한 경제질서의 왜곡과 불평등의 방지를 포함하여 다양성과 평등한 접근의 보장을 통한 포용성의 증진을 꾀하고 사회경제적·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주거권의 신설을 역설하며 ‘적절한 주거의 기준’ 중 점유의 안정성과 접근 가능성, 적절한 위치, 문화적 적절성 등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경제민주화(제119조) 조문은 경제력집중 방지, 모든 경제주체의 참여,상생,협력 등을 명시(제2항)하고, 특히 피해구제 실효성 강화(제3항)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 외 토지공개념, 중소기업육성, 소비자보호, 과학기술 등의 조항도 구체화할 것을 주문했다. 역시 재정분야 신설이 중요하며, 재정의 민주성, 건전성, 경제성 명시와 국회의 재정통제권 강화, 예산심사와 함께 특히 결산에 대한 국회통제 권한 강화할 것을 언급했다. 이미 다양한 헌법판례를 통해 사회적 시장경제질서를 확인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명문화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석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노동에 중점을 두어 언급하였다. 헌법 전문에 노동존중 평등사회 지향을 명시할 것을 주장했다. 근로, 근로자는 당연히 노동, 노동자로 바뀌어야 함도 지적했다. “고용형태, 기업규모, 성별 등에 따른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국가의 정책의무”를 규정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며, 노동조건을 노동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결정한다는 원칙과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로부터 보호, 상시업무에 대한 기간의 정함이 없는 직접고용 원칙 등도 명시해야 한다고 했다.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 및 노동조건의 유지 개선을 위한 노동3권을 표명했다. 제헌헌법의 노동자의 이익균점권의 복원도 고려해야 하며, 노동법원의 설치 근거를 두자는 의견도 냈다.

사회를 맡은 국회 개헌특위의 자문위원이기도 한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시장권력에 대한 국민주권적 통제의 중요성을 언급하였다. 헌법 제119조 제2항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미를 재정립하는 것도 중요함을 역설했다. 헌법 개정 필요성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론에 대하여 사회에서 기본적으로 공유되는 가치는 헌법이 가지는 개방성에 불구하고 구체적으로 새기는 것도 여러나라의 트렌드임을 확인하였다. 발제와 토론으로 나온 다양한 의견에 대하여 갈무리하며 토론회를 마쳤다.

수, 2017/12/20- 14:24
267
0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할 권리를… “ILO 핵심협약 비준하라”ILO 핵심협약 비준, 노조법 전면 개정 촉구 양대노...
수, 2017/12/20- 14:14
13
0
ILO핵심협약비준 노조법 전면개정 촉구 양대 노총 기자회견문정부가 지난 11월 14일 오는 2019년까지 ILO 핵...
목, 2017/12/21- 10:57
62
0
"공무직제 신설로 온전한 노동기본권 보장!" '공무직 처우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국회...
목, 2017/12/21- 16:08
75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