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공론화, 탈핵에 대한 사회적 토론의 기회로 만들자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탈핵에 대한 사회적 토론의 기회로 만들자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문재인 대통령의 탈핵 국가 선언
6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원전 1호기 영구 정지 기념식에서 탈핵 국가로 가는 출발을 선언했다.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월성 1호기를 가급적 빨리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 안전을 최우선하는 청정에너지 시대를 약속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0454" align="aligncenter" width="640"]
고리원전 1호기 영구 정지 기념식의 문재인 대통령 ⓒ한겨레[/caption]
발전소 관련 시설이 들어서는 지역 주민들의 정당한 호소를 짓밟고 무한 희생을 강요하면서까지 전력 공급 확대 정책을 펼쳐 온 과거 정부의 흐름을 일거에 바꾼, 역사적 선언이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는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큰 진전이다
이어서 6월 27일 정부는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는 공론화를 통해 공사 중단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환영과 우려, 그리고 반발의 목소리가 다양하게 터져 나왔다. 공론화 과정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제대로 진행된다면 원전 정책에 대한 국민적 토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공론화는 이미 건설이 상당히 진행된 신고리 5,6호기의 공사 중단이라는 제한된 사안에 대해 3개월이라는 단기간에 종결하겠다는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0455" align="aligncenter" width="500"]
정부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발표, ⓒ연합뉴스[/caption]
순수한 ‘원전 정책’에 대한 공론화가 아니고, ‘건설 중인 국책 사업이 정권 교체 후 중단해도 되는가’라는 전혀 다른 성격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힌 주제가 된 것이다.
원자력계와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부 언론은 이번 정부의 공론화 결정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환경단체는 낙관론을 펼치고 있지만, 사실은 탈핵 정책을 지지하는 환경단체나 주민들이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탈핵 정책을 반대하는 시민배심원들은 당연히 모두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할 것이다. 반면에 탈핵 정책을 지지하는 시민배심원들은 일부는 공사 진행에 반대하겠지만, 다른 일부는 이번 공사만은 이미 막대한 세금이 투입됐다고 하니 그대로 진행하는 것도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세부적 상황과 무관하게 이번 공론화의 결론이 공사 재개로 결정이 나면 무조건 탈핵 정책에 대한 판결로 확대 해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 점에서 이번 문재인 정부의 ‘공론화에 의한 결정’이 세심한 부분까지 검토된 것인지 의문스럽다. 정부가 결정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회피한 것이라는 지적도 가능하다.
일부 탈핵 운동 진영에서 이번 공론화 결정에 대한 반대 또는 비난 의견까지 나오는 것도 이해된다. 환경단체가 원전 추진론자들의 의견을 무력화 시키면 정부도 탈핵의 길로 갈 수 있다는 식의 안일한 태도가 아닐까 염려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론화는 큰 진전으로 봐야 하고, 또 그런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공론화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탈핵의 과정은 문 대통령의 연설문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수십 년이 걸리는 과정이다. 한 정권이 선언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외국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탈핵의 과정은 전진했다가 다시 후퇴 하는 과정을 겪기도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80456" align="aligncenter" width="520"]
영광원자력발전소ⓒ2003부안21[/caption]
문재인 정부와 동일한 탈핵 의지를 가진 정권이 수십 년간 계속 정권을 잡으면 몰라도 문 대통령의 탈핵 국가로의 의지는 단순히 5년이라는 기간 동안의 원전 신규 건설 동결에 그칠 수도 있다. 현 민주당 내부에도 친핵 인사들이 다수 있기 때문에, 설사 정권 교체가 되지 않더라도 계속 문재인 정부처럼 강력한 탈핵 노선을 유지할 것인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원전 또는 탈핵 정책은 국민들의 여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일부 소수 세력이 모든 정보와 자원을 독점하고 정부 정책을 결정해 왔다. 탈핵 국가로 가고 안 가고를 떠나서 이 문제부터 해결하지 않고서는 우리나라 전력 정책, 에너지 정책이 바로 설 수 없고, 탈핵 국가로 갈 수도 없다.
어떤 정권이나 전문가 집단도 국민을 혹세무민하지 못하도록, 올바른 정보가 제공되고 그것을 기반으로 국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관련된 법적, 제도적 장치의 보완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원전 정책에 대한 사회적 토론이 공정한 조건 하에서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공론화 과정은 원전 및 전력 관련 정보의 왜곡과 사회적 자원의 기울어진 운동장의 현실을 확인하고, 그 문제점을 시정할 수 있는 절호의 계기가 돼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극복해야 할 과제
냉철하게 평가하자면 이번 문 대통령 연설문에서 밝힌 신규 원전 건설 계획 백지화, 월성 1호기 폐쇄, 노후 원전 수명 연장 중지 등은 다른 정권에서 언제라도 다시 뒤집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재생에너지 확대 불가론, 전력 수급 불안과 전기 요금 상승 등 반론의 근거는 어느 정도는 원전 추진론자들의 과장, 왜곡된 주장이기도 하지만, 무시할 수 없고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의 탈핵 국가로의 출발 선언은 임기 중에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한 제도적 장치들을 만드는 것이 수반되어야만 의미가 있다.앞으로 전력 수요 예측은 전력 수요 목표로 대치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전력 수요량 예측은 의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해 왔다. 따라서 항상 결론은 발전소 증설이었다. 설사 과다 예측했더라도 전력 소비를 촉진하거나 방관하면 되기 때문에, 잘못을 감추기도 쉽다. 지금까지의 관성적인 정부 예측과 달리 향후 우리나라 전기 소비량이 감소한다면 신규 발전소 건설의 필요성은 크게 낮아진다. 실제로 이미 세계 선진국들의 전력 소비량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일본, 독일, 영국 등만이 아니라 에너지 낭비가 심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조차 전력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0457" align="aligncenter" width="528"]
세계 여러나라의 전력 소비량 추세.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일본, 독일, 영국, 미국[/caption]
우리나라의 전력 소비량 증가 추세 역시 거의 정체 상태에 도달해 있다. 앞으로도 전력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지며 오히려 줄어드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발전소 신규 건설에 의해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삶의 질 악화를 강요받게 되는 해당 지역 주민들,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 문제, 온실가스 문제, 핵폐기물과 지진 발생 가능성 등에 따른 입지 안전성 문제는 결코 무시 또는 경시되어서는 안될 요소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는 전력 수요는 예측이 아니라 목표라는 측면이 강조돼야 한다. 에너지원 대부분을 수입하는 국가라는 처지도 고려해야 한다. 기후변화 국제 협약 준수를 위해서도 전력이나 에너지 소비량을 적극적으로 줄여야만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전력 사용량을 줄이려는 목표를 세워 추진해야만 오히려 효율적인 산업구조의 개편을 촉진하고 에너지 절약 사회로의 전환 등을 통한 신규 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촉발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을 예측하고 결정한 주체들은 대부분 에너지 공급 확대 주장론자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는 에너지 수급 예측량을 결정하는 과정이 경제지표만이 아니라 환경지표, 국민 삶의 지표 등을 종합 반영해서, 방치 상태에서의 전력 소비량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전력 소비량 목표를 정하는 개념으로 바뀌어야 하며 그럴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개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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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력 소비량 추세[/caption]
재생에너지 확대의 구체적 실적을 만들어야 한다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소 비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의 확대는 필수다. 천연가스 발전소는 미세먼지와 핵폐기물 문제는 없으나 여전히 화석연료이어서 온실가스 배출량도 많고 이산화질소 등 대기오염물질도 다량 배출하기 때문에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세계 모든 국가들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있고, 앞에서 전력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국가들까지도 재생에너지 비율을 해마다 급속도로 높이고 있다. 석탄발전소나 원전에 대한 의존을 낮추기 위해서다. [caption id="attachment_180459" align="aligncenter" width="528"]
세계 여러나라의 재생가능에너지 전력 비율 추세.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일본, 독일, 영국, 미국[/caption]
우리나라만 예외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력 생산 비율은 세계 최하위 5위라는 정말 초라한 수준이다. 지금까지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소를 통해 값싼 비용의 전력 공급만 신경 쓴 전임 정부들은 당연히 재생에너지 발전 증대에 매우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에 재생에너지 비율 확대를 실증적으로 입증해 보여야 한다. 재생에너지 산업 확대에 정권의 사활을 걸고 적극 노력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제1 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연계시켜, 단순히 촉진이 아니라 정량적인 목표율을 걸고 대규모 투자를 통해 달성해야만 한다.
그래서 재생에너지 확대가 우리나라에서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무력화시키는 성과를 보여야만 탈핵 국가로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한 문재인 정부의 산업부 초대 장관은 이런 업무를 수행할 사람으로 정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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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가능에너지 발전 비율 세계 최하위 국가. 대한민국 최하위 5위[/caption]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짓밟아도 되는 발전소 입지 등에 관한 법률을 개편해야 한다
과거 급속한 경제발전과 국민 생활 수준 향상에 따른 전력 수요량의 급등에 맞춰 발전소 건설이 차질이 없도록 만들어진 전원개발촉진법의 여러 조문들은 지금의 사회적 통념의 기준으로 보면 전근대적인 악법 요소가 많다. 대한민국 어느 지역의 주민도 전체라는 이름하에 희생을 강요받아서는 안된다. 더구나 이제는 발전소도 필요한 만큼 건설됐다. 다른 선택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민의 희생을 무조건 강요하는 것은 비윤리적이고 정의롭지 못하다. 원전 사고로부터 영향을 받는 지역 주민들의 의사는 무시하고 극소수 주민들의 동의만으로 민의를 가장해서 건설을 강행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도록 제도 보완이 있어야 한다. 지진 발생 지역 등 위험요소가 있는 지역은 원전 입지가 근원적으로 불가능해야 한다. 내진 설계의 의미는 만에 하나 과거 수천 년 동안 발생했던 최대 규모의 지진보다 훨씬 더 강한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문제가 없게 안전하게 건설하자는 것이지, 우리 세대에 지진이 발생한 곳에 원전을 건설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진도 5.4 지진이 발생한 지역에 진도 7에 대비한 내진 원전을 지으면 된다는 주장은 숫자 놀음으로는 그럴듯하지만 미친 짓에 가깝다. 오히려 지금 지진 발생 지역에 있는 원전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대비책이 보완되고 단계적으로 폐쇄해야 한다. 이런 입지 안전 규정이 법과 제도에서 보강돼야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80461" align="aligncenter" width="500"]
밀양 송전탑 지역 주민들의 호소ⓒ 연합뉴스[/caption]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자력 진흥론자들을 원천적으로 배제해야 한다
원전 안전을 책임지는 기구는 원자력안전위원회다. 법률에는 ‘국민을 보호하고 공공의 안전과 환경보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고양이에게 생선가게 맡긴 꼴’이다. 원전에 대한 전문성을 핑계로 위원들 다수가 원전 진흥론자들이기 때문이다. 강창순 초대 위원장은 “진흥 쪽에 몸담았기 때문에 규제를 못할 것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제대로 알아야 규제도 할 수 있지 않느냐"라고 했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여전히 원전 사업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다. 오죽하면 법원에 의해 원자력안전위원회 결정이 불법이라는 판결까지 받게 되었을까 싶다. 문재인 정부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위상을 대통령 직속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는데, 위상을 높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원전 사업자들로부터 실질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 인사들로 구성될 수 있도록 구성에 관한 법률이나 인사제도를 강화, 개편해야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80462" align="aligncenter" width="640"]
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월성1호기 수명연장 결정ⓒ환경운동연합[/caption]
문재인 정부의 시대적 소명
탈핵 국가로 갈 것인지 말 것인지는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 결정해야 한다. 국민이 제대로 판단하고 결정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정보가 공정하게 제공되고 합리적 절차가 보장되어야만 한다. 전력 수요량이 지속 가능한 요소들을 반영해서 목표량으로 정해지고, 재생에너지가 획기적으로 확대되며, 신규 원전의 입지가 제대로 주민들의 정당한 동의 절차를 거쳐야만 하고, 원전의 승인이 제대로 된 안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면 국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단체의 주장과 정부 정책은 동일할 수는 없다. 아무리 환경단체 주장이 옳더라도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정책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그것을 돌파할 수 있는 비전과 반대하는 사람들도 설득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탈핵 운동 환경단체 흉내를 내는 것에 머물면 곤란하다. 탈핵 국가로 가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만들고 가능성을 입증하는 최초의 정부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으로 탈핵 국가를 앞당기는 길이다.공론화에의 적극 참여
이번 공론화 결정과정이나 내용에 아쉬움이 많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전이나 탈핵에 관한 사회적 논쟁이 그동안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나름 큰 의미가 있고 또한 기회다. 모처럼 공론의 장이 만들어졌으니 적극 참여해서, 원전과 탈핵 정책 전반에 관한 사회적 토론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뒤에서 왈가왈부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싶다.

수문개방 이후 모래톱이 드러난 승촌보 ⓒ환경운동연합[/caption]
지난 7월 26일, 영산강에 다녀왔습니다. 며칠째 이어진 폭염에 그늘 한 점 없는 강가에 가는 것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4대강사업 후 영산강 수문을 개방하고 큰 비가 한차례 지난 다음이라 그 달라진 모습이 궁금해 발걸음 가볍게 다녀왔습니다. 이번 현장조사는 영산강의 죽산보와 승촌보 일대에서 진행되었으며, 하천수와 저질토를 채취해 수문개방이후 달라진 수질과 토양성분을 확인하고 변화를 살피는데 목적이 있었습니다. 조사는 환경운동연합과 광주환경운동연합, 대한하천학회가 함께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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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산보 교량위에서 바라본 승촌보 상류 모래톱. 모래톱위에 식생이 자리잡았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첫 번째 조사지는 승촌보입니다. 승촌보는 지난해 11월부터 수문을 열고 수위를 점차 낮추기 시작해 지금은 수문을 활짝 열어두었습니다. 7.5m로 관리하던 수위가 수문을 열자 2.5m로 낮아지고 자연하천과 같은 속도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강가에 도착하자 하천 가운데 하얀 모래톱에 앉아 있는 오리와 왜가리, 도요, 백로, 황조롱이가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하지만 조사를 위해 보 가장자리로 들어가니 상황이 다릅니다. 문이 열리는 중앙 가동보 쪽으로는 강물이 흘러 모래톱이 드러났지만 수문이 없는 고정보 쪽은 그동안 켜켜이 쌓였던 펄이 떠내려가지 못하고 머물러 있습니다. 펄이 얼마나 깊은지 겨드랑이까지 오는 가슴장화를 신고 한참을 씨름해야 비로소 강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천 중앙 가동보에서 500m 직상류의 용존산소를 측정하니 8.9mg/L로 환경부 수질환경기준 1a(매우좋음) 등급으로 확인됐습니다. 반면 하천 왼편 고정보 250m 상류 부근은 2.8mg/L로 나타나 IV(약간나쁨) 등급에 해당했습니다. 수문을 열어도 콘크리트 구조물 때문에 물이 흐르지 않는 구간이 생겨 수질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것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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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이 승촌보 상류에서 채수한 물의 용존산소를 분석하고 있다. 고정보에서부터 쌓인 펄이 뒷편에 보인다.ⓒ이성수[/caption]
두 번째 조사지는 죽산보입니다. 죽산보는 승촌보에서 약 20km 하류에 위치해 있습니다. 죽산보는 지난해 11월부터3.5m였던 관리수위를 2m 낮춰 1.5m의 수위를 유지한 상태입니다. 죽산보 일대는 수문개방 이전과 다를 바 없이 물이 가득차있습니다.
하천 중앙 가동보 500m 상류의 용존산소를 측정해보니 6.6mg/L로 환경부 수질환경기준 1b(좋음) 등급에 해당합니다. 하천 오른편 고정보에서 250m 상류 부근은 5.6mg/L로 측정되어 1b(좋음)등급으로 나타나 고정보와 가동보 부근 모두 풍부한 용존산소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유해남조류 세포수는 깜짝 놀랄 수치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의하면 26일 죽산보의 유해남조류 세포수는 259,700cells/㎖을 기록했습니다. 이정도 수치가 2주 동안 이어지면 조류경보 ‘경계’에 해당합니다. 반면 수문을 열어놓은 승촌보의 같은 날 유해남조류 세포수는 868cells/㎖로 수문개방 이후 유속이 늘어나면서 녹조가 크게 발생하지 않았음을 명료하게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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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를 낮춘채로 수문을 닫은 죽산보에는 물이 가득차 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이번 조사와 관련해 박창근 대한하천학회 회장은 “영산강이 온전하게 자연생태계를 회복하려면 두 개의 보 수문을 활짝 열고, 영산강 하구에서 물길을 막고 있는 하굿둑도 터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최지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도 “‘보’라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그대로 있는 상황에서는 수질개선도 녹조해결에도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언급하며, “고정보에 퇴적물이 쌓이고 정체되는 구간이 있기 때문에 보 개방은 해체로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온전한 수질개선과 자연성 회복을 위해서는 수문을 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현장조사를 통해 보의 수문개방은 수질개선과 모래회복, 녹조저감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 그리고 보 구조물로 인해 막혀있는 곳은 수문을 열어도 그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내년 6월 출범할 예정인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이번 조사와 같은 수질, 수생태, 구조물 안전, 사회영향 등을 검토해 4대강 보 처리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얻은 교훈처럼 물은 흘러야 하고 그 흐름에 조금의 막힘도 없어야 한다는 단순한 이 원칙이 지켜져 많은 시민이 바라는 생명의 영산강이 되기를 바랍니다. 끝.

2018년 8월 현재, 영남인의 수돗물 원수를 취수하는 본포취수장 인근ⓒ마창진환경운동연합[/caption]









도요새의 위대한 비행 그리고 화성 갯벌
▲ 일 시 : 2018. 9. 5(수) ~ 9. 7(금)《2박 3일》
▲ 장 소 : 호텔푸르미르
▲ 주 관 : 화성시, 화성환경운동연합
▲ 주 최 : 화성시
▲ 후 원 : 환경부, 해양수산부, 문화재청, 환경운동연합,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
참가신청 : 
©환경운동연합[/caption]
9월 2일 오전 11시 환경운동연합 전국 대의원 100여명은 경북 봉화군 석포면 석포리 소재 영풍석포제련소의 폐쇄 촉구행동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전날 안동에서 열린 전국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현장강연에 나선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국장은 “무려 48년간을 낙동강 최상류를 점령한 채 카드뮴, 비소, 납, 아연 등의 무시무시한 중금속과 아황산가스 등을 방출하는 21세기 한반도 최악의 공해공장 영풍제련소의 만행을 똑똑히 봐야 한다”면서 관련 자료들을 공개했다.
강연을 통해 사태의 심각성을 공유한 100여명의 대의원들은 영풍석포제련소 즉각적인 폐쇄운동에 돌입할 것을 결의하고, 다음날인 2일 오전 11시 영풍석포제련소 현장으로 이동하여 ‘죽음의 영풍제련소 낙동강을 떠나라’라는 대형 현수막을 펼치면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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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caption]
현장설명에 나선 영풍제련소봉화군대책위원회 신기선 회장은 “영풍이 48년 동안 얼마나 심각한 수질오염을 자행했는지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도 2013년부터 46건이나 되고 최근에도 매년 평균 8건의 오염사고를 일으켜왔다”고 밝히고 제련소 뒷산을 가리키면서 “영풍제련소 저 뒷산은 매시간 뿜어내는 아황산가스로 인해 나무가 다 죽고 숲이 사라지면서 산이 무너져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48년간 끊임없이 환경오염문제를 일으켜온 영풍석포제련소의 수질오염 문제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사업장의 위치가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한다는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산악지형에 둘러싸인 계곡형 지대에 공장이 입지하다보니, 비산된 대기오염물질이 인근 산이나 토양에 흡착된 후 수목과 토양을 오염시키고 태풍이나 집중호우 시 오염물질이 공장 바로 앞으로 흐르는 낙동강으로 유입된다.
또한 원료나 폐기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낙동강으로 유해중금속이 바로 유입되거나 제3공장을 불법(벌금 부과후 양성화)으로 신축하고도 1,2공장의 폐수처리시설을 그대로 이용하는가 하면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폐수를 최종 방류구를 거치지 않고 공장내 토양에 배출하는 등의 문제가 적발되었기 때문이다.
퍼포먼스에 참여한 환경운동연합 최준호 사무총장은 “오늘 우리는 오염덩이공장 하나로 인해 우리 산하가 죽어가고 있는 것을 똑똑히 목격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과 1300만 영남인의 안전한 식수원 보호를 위해서도 영풍제련소는 이제 낙동강을 떠날 때가 되었다”면서 “지구의벗 환경연합 50개 조직은 오늘부터 영풍제련소가 낙동강에서 물러나는 그날까지 이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전국에서 집결한 100여명의 참가자들은 현장을 둘러보며 “국민들이 마시는 식수원 최상류에 어떻게 아직까지 이처럼 심각한 공해공장이 48년간이나 가동되고 있는지 기가 막힐 따름”이라면서 “죽음의 독극물을 배출하는 낙동강 최악의 공해공장 영풍제련소는 조업정지가 아니라 반드시 폐쇄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마무리했다.




도요새의 위대한 비행 그리고 화성갯벌 ⓒ환경운동연합[/caption]
화성갯벌이 가진 생태·환경에 대한 잠재력과 가치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화성시와 화성환경운동연합이 주관하여 <도요새의 위대한 비행 그리고 화성갯벌>이라는 주제로 9월 6일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주민, 정부 그리고 국제 네트워크가 참여하는 국제심포지엄은 화성갯벌을 보전하고 동아시아대양주철새이동경로파트너십과 람사르습지에 단계적으로 등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김충기 박사는 “갯벌 1㎢의 연간 가치가 63억 원에 달한다고 설명하며 마르지 않는 통장”으로 표현했다. 화성환경운동연합의 정한철 사무국장은 “화성갯벌의 면적을 약 35㎢이며, 지금 할머니가 갯벌에서 두 시간 열심히 어패류를 캐시면 약 20만 원의 수익이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경제적 가치와 면적을 계산하면 화성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약 2,20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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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caption]
화성갯벌은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물떼새, 알락꼬리마도요 등 천연기념물의 대규모 서식지로 호주, 대만, 중국, 북한, 러시아를 이동하는 철새들이 영양분을 섭취하는 장소이다. 네덜란드왕립해양연구소의 허보 펑 연구원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모든 국가를 위해 화성갯벌을 반드시 지켜달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중국임업대학교 정칭 박사 역시 “중앙정부, 지방정부, 시민의 참여가 합쳐져야 습지 보호가 효과적일 수 있으며 1970년대 100명이었던 탐조 참여 인원이 현재는 수만 명이 되었다.”라고 주장했다. 새와생명의터의 나일 무어스 박사는 “화성갯벌은 세계 붉은어깨도요의 10%가 찾는 소중한 지역으로 우리가 이곳을 보존할 것인지, 개발할 것인지에 대한 답은 이미 알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동아시아대양주철새이동경로파트너십사무국의 루영 박사는 “지난 30년간 황해의 28%가 경제개발로 파괴됐다며, 중국은 습지를 지키기 위해 간척을 중단했고 한국 역시 습지보존을 위해 더 이상의 간척이 진행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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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내어놓은 통합선착장‘여의나루’조감도. 서울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 수면 위에 연면적 2100㎡ 규모로 계획해 유람선, 수상택시, 개인 요트 등의 입·출항 하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caption]
어제(6일) 오전 진행된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심의에서 한강통합선착장 추경예산 60억 원이 전액 삭감되었다. 앞서 5일 진행된 행정자치위원회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에서는 한강여의테라스 조성사업, 한강 복합문화시설 조성사업, 한강 피어테크 조성사업 역시 모두 삭제되었다.
우리는 서울시의회 임시회 개원일에 맞춰 지난 8월부터 한강통합선착장 예산 전액 삭감을 요구하는 기자회견과 1인 시위를 진행해왔다. 우리는 이번 예산 삭감 및 공유재산 심의결과를 환영하며, 서울시가 이제 한강 개발이 아닌 재자연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이번에 삭감된 한강통합선착장 예산은 작년에 기본계획안을 발표한 여의문화나루사업의 일환이다. △공공·민간의 다양한 선박이 입출항하는 통합선착장인 여의나루, △먹거리·볼거리·즐길거리 등의 수변 상업시설인 여의정, △식당·카페·관광·문화·판매시설인 여의마루, △상설전시공간·대관전시공간·어린이과학체험관이 포함된 아리문화센터 건설 등 4대 핵심사업이 포함되어 있으며 2,0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한강공원 내 건축물연면적 2만5600㎡를 차지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그동안 우리는 여의문화나루사업이 경인운하 연장의 명분을 만들고, 한강개발을 본격화한다는 점에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바 있다.
한편, 이번 예산 삭감과 공유재산 심의결과에 대해 서울시는 납득하기 어려운 반응을 내놓았다. 서울시는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시의회가 사전철차 미비를 지적한 것이고 올해 완성해야하는 사업도 아니니 보완해서 내년 본예산으로 편성하겠다.고 인터뷰하며 또한 ‘지난해 1%미만으로 사업비가 집행되어 명시이월된 예산이 있으니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세간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억지 강행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지난 3월 국토교통부 관행혁신위원회가 경인운하의 실패를 선언했고, 이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역시 질타를 보내며 신곡수중보 철거를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시민들도 4대강사업, 경인운하, 한강르네상스 등 과도한 강개발에 사망선고를 내린지 오래다. 우리는 서울시가 이제 그만 한강운하와 한강르네상스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한강에 대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 기울이기 바란다. 우리는 서울시가 신곡수중보 철거와 한강의 자연성을 회복하는 날까지 지속적으로 노력해갈 것이다. 끝.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전국신규댐백지화대책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물관리 일원화, 지속가능한 수자원 정책으로의 전환’ 토론회가 열렸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전국신규댐백지화대책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물관리 일원화, 지속가능한 수자원 정책으로의 전환’ 토론회에서는 물관리 일원화 이후 물정책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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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물정책에 대한 기대와 관심에 대비해 정책전환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의 댐건설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치수증대사업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졌으며, 안전과 관리 중심의 댐정책으로의 전환이 대안으로 제시됐다.ⓒ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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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형철 물개혁포럼 공동대표는 “댐관리와 사용권을 하천법, 물환경법, 수자원조사법 등에 통합하고 주민지원도 친수법과 통합해 물이용과 주민지원법 등으로 개편하는 체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염형철 물개혁포럼 공동대표는 “환경부로 이관된 댐건설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약칭 댐건설법)과 댐장기계획은 댐의 필요성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댐건설자체가 목적이라서 신규댐 수요가 없어진 현재는 불필요한 정책”이라고 지적하며 “댐관리와 사용권을 하천법, 물환경법, 수자원조사법 등에 통합하고 주민지원도 친수법과 통합해 물이용과 주민지원법 등으로 개편하는 체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댐건설과 관리에 대한 규정들만 포함되어 있고, 댐 해체의 주체, 기준, 절차, 방법에 대한 내용이 없어 앞으로 환경부가 과제로 삼아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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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근 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치수능력증대사업의 허구성을 지적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한편 박창근 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기상이변에 따른 집중호우에 대처하고 가능최대홍수(PMF) 유입에 대비하며 하류지역 주민들의 침수피해을 막기 위해 계획한 치수능력증대사업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박교수는 충주댐 치수능력증대사업의 문제점을 사례로 들어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자체 강우관측소를 운영하여 강우를 예측하고, 목표 댐수위를 설정하여 방류량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잘못된 운영을 했다.”고 지적하며 “댐 여유고를 활용하고 운영방식을 변경하는 방법이 우선 적용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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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언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은 “더 이상 댐 적지가 없다.”며 “앞으로 안전성 강화 등 댐관리를 중심으로 정책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박병언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은 물관리가 일원화되면서 국토교통부에서 환경부로 소속을 이전한 당사자로서 댐정책에 변화가 필요함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용수 수요관리를 강화해 본류와 광역 중심의 물관리에서 벗어나 지류·지천을 포함한 소유역 중심, 수질 및 수생태 중심, 지방과 광역이 연계된 관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기존 댐 건설로 이·치수 기반이 구축되어 더 이상 댐 적지가 없다.”며 “앞으로 안전성 강화 등 댐관리를 중심으로 정책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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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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