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대강 찬동 인사 282명, 이명박 전대통령 등 10명은 꼭 책임 물어야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과 똑같은 어리석은 짓"
4대강 찬동 인사 282명, 이명박 전대통령 등 10명은 꼭 책임 물어야
이철재 생명의강특별위원회 부위원장([email protected])
안녕하세요, 문재인 대통령께 드립니다. 저는 시민의 한 사람이자 시민기자로서 4대강사업 문제를 지적해 왔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지난 2007년부터 지금까지 한반도 대운하와 4대강사업에 대응해 오면서 국내외 전문가, 활동가, 지역 주민 등 50여 명을 인터뷰 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서부의 댐 철거 현장을 조사하면서 관련 전문가들과 원주민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께서도 4대강사업 문제를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지난 4월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께서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비전 기자회견'에서 "4대강사업의 혈세 낭비를 전면 재조사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정책 판단의 잘못인지 부정부패가 있었는지, 명확하게 규명하고 불법이 드러나면 법적 책임과 손해배상 책임을 묻겠다"고도 밝혔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8239" align="aligncenter" width="640"]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9년 4월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4대강 살리기' 합동보고대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caption]
공교롭게도 4대강사업 강행의 주역인 이명박 전 대통령도 혈세 낭비와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비슷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3월 라디오 연설에서 "나는 평소에 탈세가 범죄이듯 공직자가 예산을 낭비하는 것도 일종의 범죄라고 생각한다"며 "열심히 일하다 실수한 공무원에게는 관대하겠지만, 의도적인 부정을 저지른 공무원은 일벌백계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횡령금의 두 배까지 물게 하겠다"고도 말했습니다.
대선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녹조는 4대강사업 때문이 아니다"라며 "4대강은 잘 한 사업"이라고 주장한 것처럼 이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아직도 4대강사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외 전문가들의 평가는 달라도 한참 달랐습니다.
'4대강사업은 적폐', 청산의 대상
4대강사업에 대해 서울대 김정욱 명예교수는 "대국민 사기극"이라 평가했습니다. 전 중앙대 법대 이상돈 교수(현 국회의원)는 "국토환경에 대한 반역, 반란"이라 칭했습니다.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22조 원을 쓰고 우리 사회가 확인한 것은 '고인 물은 썩는다'라는 상식"이라 말했습니다. 지난 4월 미국 현장 취재할 때도 '고인 물이 썩는다'라는 상식을 확인했습니다. 미국 오래곤 주 남부와 캘리포니아 주 북부를 관통하는 클라마스 강(Klamath River)에는 20세기 들어 6개의 댐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강 중류에 자리잡고 있는 아이언 게이트 댐(Iron Gate Dam)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물질이 세계보건기구(WHO) 권장치의 1만 배가 검출됐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78229" align="aligncenter" width="931"]
▲ 환경운동연합이 4대강 사업의 주역으로 손꼽은 인물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 김건호 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심명필 전 4대강 추진본부 본부장,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 이재오 전 국회의원, 차윤정 전 4대강 추진본부 환경 부본부장,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박재광 미국위스콘신대 교수) ⓒ 정대희[/caption]
이에 대해 인제대 박재현 교수는 "독 그 자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조는 무엇보다 물이 흐르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지난 2015년 9월 낙동강에서 발생한 녹조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권장기준의 418배나 검출됐습니다. 클라마스강은 식수로 쓰지 않지만, 낙동강은 식수로 쓰고 있습니다. 4대강에 창궐한 녹조가 심각한 이유입니다. 독성물질이 1만 배나 검출된 클라마스 강은 우리 4대강의 불행한 미래일 수 있습니다.
미국 현장 취재를 가기 전 박재현 교수를 인터뷰했습니다. 박 교수는 "미국에서 100년 전 운하 파던 시대의 발상"이라며 "무식한 짓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선대위 환경에너지팀장을 지냈던 부산가톨릭대 김좌관 교수는 "4대강사업은 적폐"라며 청산의 대상이라 지적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5년 2월 <대통령의 시간>이라는 회고록에서 '4대강사업은 경제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두고 경제학자인 서울대 이준구 교수는 "대단한 경제학자 납시었다"며 "분견이 가가대소 할 일이다", 즉 '지나가던 똥개가 소리 내 웃어댈 일'이라 꼬집었습니다.
국제적 명성의 해외 전문가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독일 칼스루헤 대학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 랜돌프 헤스터 미국 버클리대 교수 등은 한국의 4대강사업 현장을 방문하고 "4대강사업은 복원을 가장한 파괴"라고 평가했습니다. 베른하르트 교수 같은 경우는 "4대강사업은 자연에 대한 강간"이라는 극단적 표현을 써가며 비난했습니다.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이 인터뷰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 UC 버클리대 마티어스 콘돌프 교수는 21세기 미국 물 정책의 특징을 묻는 질문에 "4대강사업 같은 걸 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라 말했습니다. 이어 "아주 심각한 피해가 너무 뻔히 예상됐기 때문에 그 어떤 과학자도 모를 수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들의 의견을 요약하자면 4대강사업은 '실패가 뻔히 예견된 사업을 특정권력층이 국가권력을 동원해 밀어붙여 혈세를 낭비하고 국토를 파괴하고 민주주의와 우리 사회의 이성과 상식을 후퇴시킨 사건'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다른 선진국에서 80~100년 전에 이미 포기한 구시대적 사업이었고, 뻔히 실패와 혈세 낭비가 예견됐던 사업이었습니다.
박근혜 정부 때 잘 나갔던 4대강 찬동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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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 당선자 집무실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 한나라당 제공[/caption]
이런 상황에서 4대강사업이 강행됐습니다. 우리 사회 시스템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사업을 막지 못할 만큼 후진적이었을까요? 또 대규모 개발 사업에 따라 국민이 상수원으로 쓰고 있는 강이 오염됐음에도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어 내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이명박 정부 이전에도 새만금, 한탄강댐 등 대형 개발 사업이 있었습니다. 규모에서 차이가 명확합니다. 이전 개발 사업이 '자연에 대한 국지전' 수준이었다면, 4대강사업은 '자연에 대한 전면전'이었습니다. 국지전이라 해도 혈세낭비 등의 후유증이 상당한데, 전면전의 후유증은 '녹조라떼'가 대변하듯이 더욱 심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는 4대강을 '금기어'처럼 다루면서 피해를 방치했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현직 중앙 언론사 모 환경전문기자는 '이명박근혜 정부'를 '양두일신'이라 평가했습니다. '머리는 둘이지만, 몸은 하나'라는 의미입니다. 이명박 정부 때 4대강사업에 적극 찬동했던 주요 정치인들과 관료들, 전문가들이 박근혜 정부에서도 권력의 주요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막판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갈라섰지만, 이명박근혜 정권 내내 잘 나가는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는 "4대강사업은 역사적 과업"이라며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 때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내고, 박근혜 정부시절 '친박 감별사'로 불리며 '실세 중의 실세'였던 최경환 의원 역시 대표적인 4대강 찬동 정치인입니다.
4대강 찬동 정치인이 지방권력도 장악했습니다. 울산시장 김기현, 경북지사 김관용, 전 경남지사 홍준표, 제주지사 원희룡 등에게 4대강사업은 못 할 것이 없고, 못 이룰 것이 없는 '전지전능한 사업'이었습니다. 이들은 4대강사업의 부작용에 대해서 외면하거나 오히려 잘한 사업이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 등 4대강 찬동 정치인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정치가 사기극이 돼서는 안 된다는 건, 대통령께서 더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상식 왜곡에 앞장선 관료와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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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조 대국민사기극' 4대강 사업 엄정 검증 촉구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 4대강조사위원회, 대한하천학회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홀에서 국무조정실의 4대강사업 검증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어 '22조 대국민사기극' 4대강 사업의 엄정한 검증을 촉구했다. ⓒ 권우성[/caption]
4대강사업에 부역했던 공직자들도 박 정부 때 잘 나갔습니다. 김재수 현 농림부장관은 2009년 1월 언론 기고를 통해 "더 이상 방치하면 (중략) 낙동강을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의 강으로 전락시킬 우려가 있다"며 4대강사업을 적극 찬동했습니다. 정연만 전 환경부 차관 역시 대표적 찬동 관료입니다.
"4대강 사업이 잘못되면 내가 책임지겠다", "역사의 심판을 받겠다"던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과 이른바 'MB 아바타'로서 4대강사업 강행의 핵심 인사였던 정종환 전 국토부 장관은 사회단체장으로 자리를 옮겨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권도엽 전 국토부 장관은 GS건설 사외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4대강사업에 따른 책임은 남의 이야기입니다. 현직 국토부, 환경부 내 고위공직자 중에도 4대강사업을 찬동한 인사가 여전한 상황입니다.
4대강사업을 강행할 수 있는 논리를 제공한 이들이 바로 전문가들입니다. 시민단체가 제기한 4대강 소송에서 경기대학교 모 교수는 정부 측 증인으로 나서 "'고인 물이 썩는다'는 감각적인 진실일 뿐, 과학적 진실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운하 때는 비판적 입장이었지만, 대운하와 다를 바 없는 4대강사업에 대해서는 적극 찬동해 씁쓸함을 던져 주고 있습니다.
4대강사업을 'A+(95점)'로 평가했던 심명필 전 4대강 추진본부장은 퇴임 직후 대한토목학회장에 올라 임기를 마치고, 곧바로 인하대학교 총장 후보에 올랐습니다. 다행히 총장이 되지 않았지만, 4대강사업을 적극 찬동했던 임태희 전 MB 비서실장이 국립 한경대 총장에 지원해 최종 후보로 선정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혈세를 낭비하고 자연을 파괴하는 데 앞장선 이들이 일말의 반성조차 없는 건, 우리 사회가 그렇지 않아도 되는 사회라는 걸 말해주는 것은 아닐까요? 다시 말해 그간 우리 사회의 도덕과 사회적 정의가 그만큼 나락으로 떨어져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4대강 찬동 전문가가 굵직한 국내 학술 단체장과 정부 출연 연구기관장이 되는 경우도 일어났습니다. 4대강 소송 정부 측 증인으로 나섰던 모 대학 교수는 국토부로부터 수십억 원의 연구용역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전문가들에 대해 서울대 환경대학원 윤순진 교수는 "전문가 집단의 자정 능력이 상실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책기관 소속 모 전문위원은 "4대강 찬동 전문가들의 그릇된 행태 때문에, 전문가들이 전문가 사이뿐만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불신의 대상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4대강 문제에 대해 입을 닫고 있던 전문가들에 대해 김좌관 교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앞에서 '고통 앞에서 중립 없다'고 했듯이 전문가가 분명히 4대강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 거기에 중립이라는 이름으로 서 있는 건, 일종의 방관을 통한 방조"라고 꼬집었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4대강 찬동 언론,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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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수신료인상저지범국민행동과 4대강사업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가 16일 오후 2시 KBS 본관 앞에서 연 <<추적60분> ‘4대강’ 편 방송 촉구> 기자회견 ⓒ 민언련[/caption]
이번 대선 기간 동안 언론사들의 팩트 체크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불행히도 4대강사업 추진 당시에는 이런 팩트 체크가 없었습니다. 언론사 자체가 4대강사업 왜곡에 앞장서는 상황에서 팩트 체크는 불가능했습니다. 일부 언론사는 팩트를 보도조차 하지 않음으로써, 즉 침묵으로 4대강사업을 옹호했습니다.
모든 언론사들은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국민의견 수렴 부족' 등의 이유로 비판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대운하와 다를 바 없는 4대강사업에 대해서는 달라졌습니다. <동아일보>, <문화일보>는 맹목적으로 4대강사업을 찬동했습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은 2010년 6월 지방선거 이후부터 4대강사업 적극 찬동으로 돌아섰습니다. <오마이뉴스>와 <한겨레>, <경향신문> 등만이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4대강사업에 대한 이러한 태도는 박근혜 정부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공론기관이 권력에 장악됐거나 또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팩트를 왜곡해 왔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언론이 언론이 아니었던 시대라는 걸 의미합니다. 이 때문에 박수택 <SBS> 환경전문기자는 "언론 의병이 필요했던 시대"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기자는 지금까지 모두 6차례 4대강 찬동 인사, 찬동 언론 관련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때마다 몇 달 동안 밤잠 못 자며 매달렸습니다. 육체적 피로 누적에 따른 고통도 있었지만, 정작 심적 고통이 심했습니다. 뻔한 진실을 왜곡해 이 땅의 민주주의와 강을 망치려 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기에 말입니다. 마치 누가 더 뻔뻔하게 거짓말을 잘하는지를 가리는 경연장을 보는 듯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4대강 찬동 인사 A, B급 282명을 가려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큰 책임을 물어야 할 인사들은 'S(스페셜)'급으로 별도로 정리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 김건호 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심명필 전 4대강 추진본부 본부장,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 박재광 미국위스콘신대 교수,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이재오 전 국회의원,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 차윤정 전 4대강 추진본부 환경 부본부장 등 10인입니다.
프랑스의 소설가 알베르 까뮈는 나치 부역자 처벌 반대 여론에 대해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 그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과 똑같은 어리석은 짓"이라며 "공화국 프랑스는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았다"고 일갈했습니다.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4대강사업에 부역한 이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면, 제2의 4대강사업과 같은 범죄에 용기를 주는 짓입니다. 4대강 국정조사나 청문회를 열어야 합니다. 범죄사실이 밝혀진다면, 특검을 통해 죗값을 물어야 합니다. 이게 상식이고 진리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으로서 역사에 죄를 지은 이들을 벌하는 것 역시 사회적 이성이자 상식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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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운동연합,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불교환경연대, 대한하천학회 회원들이 경북 예천 내성천 일대에서 강 보존을 위해 ‘SOS내성천’이 적힌 피켓을 들고 강 위에 서 있다. ⓒ 이희훈[/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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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신규댐백지화대책위원회가 신규댐을 추진하는 댐사전검토협의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환경운동연합 [/caption]
환경단체 모임인 전국신규댐백지화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지진이 발생한 포항을 비롯해 울산, 강진 등에서 추진되는 신규 댐 건설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국신규댐백지화대책위원회는 오늘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댐 사전검토협의회는 국토교통부 댐 희망지 신청제를 통해 접수된 신규 댐 계획 중 세 곳에 대한 권고안을 22일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모두 위험하거나 불필요한 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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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남구 오천읍 항사리 항사댐 조감도 ⓒ포항시 제공[/caption]
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포항에서 신청한 항사댐은 계획대로라면 포항시 오천읍 오어지 상류에 위치하는데, 활성단층인 양산단층과 직각으로 놓이게 된다"면서 "댐 사전검토협의회는 이런 근본적 문제점을 일찌감치 지적하고도 지방자치단체에서 몇 가지만 보완해 서류를 내면 승인 가능성이 있다는 검토를 진행했다.“고 비판했다.
김휘근 지리산생명연대 사무국장은 강진군이 신청한 홈골댐에 대해 “하멜 기념관 내에 있는 네덜란드식 수로에 물을 흘려보내기 위해 추진되는 전형적인 지역개발 댐”이라고 언급했으며, 울진군이 신청한 길곡댐에 대해서는 “울진군이 댐 건설의 목적이라고 말하는 50가구가 극한 가뭄시 이용할 농업용수 때문이라면 335억 원을 들여 댐을 짓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댐 사전검토협의회는 댐 사업의 필요성과 실행 가능성 등을 검토해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권고안을 제출하는 협의 기구로 수자원, 환경. 경제 등 여러 분야 전문가와 NGO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검토 대상이 된 댐들은 댐건설을 희망하는 지자체가 댐건설을 신청하는 ‘댐희망지공모제’를 통해 모집됐으며, 이 세 개 댐에 소요되는 예산은 포항 항사댐 807억 원, 강진 홈골댐 675억 원, 울진 길곡댐 335억 원이다.

합천보의 수문이 열렸다. 강물이 세차게 흘러간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합천보 세 개의 수문 중에서 가운데 하나만 수문이 열렸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총 세 개의 수문 중에서 가운데 하나의 수문만이 약간 열려 그 수문 사이로 강물이 흘렀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수문이 다시 닫혔다. 수문 개방에 따른 생태환경의 변화를 고려하여 서서히 열겠다는 정부의 의도라 읽혀진다. 하지만 너무 속도가 느리다. 조금만 하류로 내려가도 이내 흐름이 없는 잔잔한 호수의 모습이다.
이래서 유속의 변화가 있겠는가? 녹조현상을 불러일으키는 조류 증식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인가? 여러 가지 걱정이 일어났다. 이번 추가 수문개방의 목적은 모니터링 값을 얻으려는 것인데 이렇게 해서 변화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지난 6월의 이른바 '찔끔 개방'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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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다시 굳게 닫힌 합천보의 수문. 이런식이라면 보 개방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얻지 못할까 우려스럽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도 "4대강 보 확대개방은 무척 반가운 일"이란 칼럼에서 수문개방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비판하며 그 수정을 요구했다.
함안보의 수위를 내리자 함안보 상류의 하상이 드러나며 거대한 모래톱이 보인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바로 강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함안보의 수문이 일부나마 열리기 시작하자 이곳 합천보와 함안보 사이의 낙동강의 수위가 떨어지게 되고, 그 결과 강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흡사 예전의 반가운 모래톱의 모습으로 보였다.
그것은 아마 함안보 상류의 심각한 세굴현상과 바로 아래 황강의 역행침식 현상에 의해 그곳에서 유입된 모래로 보인다. 모래가 비로소 드러난 것이다. 그것은 마치 자그마한 모래섬의 모습으로 드러났다.
조금 아래 황강 합수부에서는 더욱 큰 모래톱이 형성됐다. 합천보 직하류 1.5㎞ 지점에서 만나게 되는 황강 합류부에서는 황강에서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간 모래가 쌓이고 쌓여 거의 4대강사업 이전의 낙동강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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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황강 합수부 쌓인 거대한 모래톱. 강폭이 거의 모래톱으로 뒤덮였다. 준설한 것이 무로 변한 현장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합수부 일대에 거대한 모래톱이 형성되고, 수문을 열자 이곳의 수위가 점차 내려가면서 그 거대한 모래톱의 위용이 드러난 것이다. 그 모습은 아름다웠다. 바로 살아있는 강의 모습, 4대강사업 이전의 낙동강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강은 이렇게 흐르기만 하면 스스로 알아서 이전 모습을 되찾게 되는 것이란 확신을 다시 한 번 가지게 되는 현장이다. 더구나 강과 강이 만나는 합수 공간은 더욱 풍성한 모습으로 회복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4대강이 재자연화 되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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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모습으로 모래가 복원된 황강 합수부. 이것이 살아있는 강의 모습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황강 합수부의 되살아난 낙동강의 모습을 뒤로 하고 합천보의 상류로 향했다. 합천보 수문개방에 따라 그 상류는 또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합천보 바로 상류의 낙동강 보는 달성보다.
합천보 수문 개방에 따라 거칠고 큰 자갈돌이 드러난 합천부 상류 낙동강의 모습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합천보의 수문 개방에 따라 이곳 합천보 상류이자 달성보 직하류인 이곳의 수위도 동반해서 떨어지면서 그간 감추어졌던 모습들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곳의 강바닥은 모래가 아니라, 굵은 자갈돌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것은 달성보 하류의 세굴현상을 막기 위해 투입한 돌망태 등에서 흘러나온 자갈돌로 보인다. 모래강으로서의 낙동강의 모습은 적어도 이곳 달성보 직하류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게 되었다.
또 하나 재미있는 변화는 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이 무엇인가를 철거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수자원공사에서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설치해둔 수중 폭기 장치가 물밖으로 모습이 드러나자 그 장치들을 다시 철거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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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가 낮아지자 드러난, 눈가림용 녹조 대응 장치인 수중 폭기 장치를 수자원공사가 철거하고 있다 ⓒ 정수근[/caption]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녹조 대응의 결과는 그렇게 쓸쓸한 최후를 맞게 되었다. 이런 것도 국민혈세로 진행되는 것이니 앞으로 이런 쓸모없는 일은 더 이상 벌이지 않는 것이 공기업의 바른 자세일 것이다.
합천보 수위를 내리자 달성보의 누수 현장이 목격됐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지난 2012년 낙동강 보의 담수 직후에도 이 누수 문제로 4대강 보는 '누더기 보'란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추진본부는 이를 '물비침 현상'이란 희한한 논리로 대응했다. 그러나 결국 예산을 투입해 누수가 일어난 부분을 우레탄 등으로 메우는 작업을 함으로써 누수 현상을 인정한 바 있다.
여기가 바로 당시에 누수현장을 땜질해둔 곳인데, 아마 물에 잠기는 부분까지는 땜질을 못한 모양이다. 이번 수문개방에 따라 그 부분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되었다.
4대강 보의 부실 문제는 하루 이틀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거대 토목공사를 만 2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졸속으로 밀어붙였으니 오죽 하겠는가? 그것도 모래톱 위에 파일을 박아 건설했으니 그로 인한 파이핑 현상과 세굴 현상은 또 얼마나 심각하게 일어났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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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보 고정보에서 물이 새는 누수 현장이 목격됐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4대강 보 철거 이야기는 그냥 나오는 소리가 아니다. 그것은 정치적 수사도 아니요, 근거 없는 주장도 아니다. 바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묻게 되는 합리적 주장인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보 수문 추가개방에 따른 1년여 년 간의 모니터링을 통해 2018년 연말 4대강 보의 존치 문제 등 4대강 문제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따라서 이번 보 수문 추가개방에 따른 모니터링은 무척 중요하다. 수생태 변화에 이어 수질 변화와 하상의 변화 그리고 이러한 보 구조물의 변화까지 세심히 살펴서 부디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
문의 : 대구환경운동연합 053-426-3557
2177억 원의 예산을 투입된 세종보 3개의 전도식 가동보 중 1번 수문만 살짝 기울였다. ⓒ김종술 기자[/caption]
구호는 헛된 망상이었다. 주장은 거짓이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진리는 거스를 수 없었다. 22조 2천억 원의 국민 혈세가 들어간 4대강 수문이 개방된다. 전면 개방은 아니다. 점차적으로 수위를 낮추고 변화에 따른 모니터링을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6월 녹조문제 해결을 위해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16개 보(洑) 중 6개를 개방했다. 그러나 공주보 20cm 등 제한적인 개방으로는 물 흐름의 변화는 없었다. 늦가을까지 녹조가 발생하면서 수질과 수 생태계 변화는 미비했다.
정부는 내년 말까지 4대강 보 처리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환경부는 (수문) 기존 6개 보에서 14개 보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개방한 6개 보는 개방을 확대하고, 세종보와 백제보 등 8개 보는 추가로 개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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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가 세종보에서 운행 중인 바지선도 주차장으로 옮겨 놓았다.ⓒ김종술 기자[/caption]
수문개방을 앞둔 13일 이른 아침 세종보를 찾았다. 입구엔 커다란 대리석이 서 있다. 앞면엔 ‘행복한 금강 세종의 시대를 연다’라고, 뒷면엔 금강 7경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녹조를 흐트러트리며 내달리던 보트는 쇠창살 창고에 갇혔다. 황토를 뿌리며 조류를 제거하던 (행복호) 바지선도 주차장으로 올라왔다.
하얀 서리가 강변을 덮었다. 강물은 솜사탕처럼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울긋불긋 절정에 오른 산머리까지 뽀얀 안개로 감쌌다. 바람 한 점 없는 강변 갈대와 억새도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앙상하게 말라죽은 버드나무 가지에 왜가리, 쇠백로도 자리를 잡았다. 하늘은 온통 까맣다. 소나기까지 오락가락한다. 숨이 멎을 듯 침묵만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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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콘크리트 고정보가 바짝 말라붙으면서 녹조 사체가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다.ⓒ김종술 기자[/caption]
강물은 평균 수위보다 내려가 있었다. 수력발전소 쪽 3번 수문의 정비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강물을 가로막은 콘크리트는 하얗게 백화 현상이 발생하고 녹조 사체가 덕지덕지하다. 죽은 물고기도 보인다. 나뭇가지와 쓰레기도 나뒹군다. 간장 빛 탁한 강물에선 비릿한 냄새가 진동한다.
점심 무렵부터 주차장이 분주했다. 기자들이 몰릴 것으로 착각했다. 그러나 현장을 찾은 언론은 SBS 방송사 하나였다. 떠나간 기자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만 자리를 잡았다. 비릿한 냄새가 풍겼다. 시간이 다가올수록 침묵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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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수문개방 소식을 접하고 세종보를 찾은 언론사는 딱 한곳이다.ⓒ김종술 기자[/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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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이 열리자 간장 빛 탁한 강물이 쏟아지면서 비릿한 냄새가 진동했다.ⓒ김종술 기자[/caption]
오후 2시 찔끔찔끔 물이 떨어졌다. 하얀 물거품이 일면서 물이 쏟아져 내렸다. 녹색 물빛은 누런 구정물로 보였다. 개방의 폭은 크지 않았다. 3개의 전도식 가동보 중 1번 수문만 60도에서 44도로 기울였을 뿐이다. ‘찔끔’ 방류였다.
금빛 모래가 반짝이던 세종보 상류는 물이 빠지면서 펄밭으로 변했다.ⓒ김종술 기자[/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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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빠진 세종보 상류 펄밭을 손으로 파헤치자 최악의 수질오염 지표종인 붉은깔따구가 무더기로 발견되었다.ⓒ김종술 기자[/caption]
수문이 열리고 물 밖으로 드러난 상류를 돌아봤다. 반짝이던 모래는 보이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자 온통 시커먼 펄밭이다. 시큼한 악취가 코를 찌른다. 한 발 내딛자 질퍽거리던 펄 속에 빠져 옴짝달싹할 수가 없다. 물이 빠져나간 자리에서 낯익은 생명체가 보였다.
환경부 수 생태 4급수 오염지표종인 붉은깔따구와 실지렁이였다. 현존하는 최악의 종이다. 한두 마리가 아니다. 일부는 물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손으로 펄을 파헤치자 거미줄처럼 얼기설기 엮여서 꿈틀꿈틀한다. 손바닥 한 줌 흙에서 발견한 마릿수만 어림잡아 50여 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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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수자원공사가 금강에 창궐한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녹조제거선을 운행 중이다.ⓒ김종술 기자[/caption]
한편, 지난 2009년 5월 착공한 세종보는 217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건설했다. 총 길이 348m(고정보 125m, 가동보 223m), 높이 2.8~4m의 저수량 425㎥의 ‘전도식 가동보’다. 지난 2012년 6월 20일 준공했고, 정부는 시공사인 대우건설에 훈·포장을 수여한 바 있다.
그러나 ‘최첨단’을 자랑하는 세종보는 준공과 함께 툭하면 고장 나는 구조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 보의 수문인 가동보에 토사가 쌓이는 문제다. 지난해 4번, 올해만 세 번의 정비와 보수를 걸쳐다. 또한, 공사비용이 비슷한 하자보수 기간도 제각각이다. 백제보는 10년, 공주보는 5년이지만 세종보의 하자보수 기간은 유독 짧은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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