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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16.7.22 남상욱 기자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이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22일 내놓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서는 예년과 달리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완전히 배제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경기 부양 명목으로 추경 때마다 SOC를 끼워 넣던 관례에서 벗어나, 구조조정 및 일자리 창출이라는 추경의 본래 목적에 집중하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은 22일 “경기침체 상황에서의 (경기 부양 목적의) 추경이라기보다는 구조조정에 따라 대량 실업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응으로 실시하는 추경”이라고 강조했다. 추경에서 SOC사업이 빠진 것은 2005년 이후 11년 만이다.

선심성 예산, 지역 차별 논란 등 불필요한 정쟁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 SOC사업이 배제된 주요 이유다. 추경 집행 시점이 늦어질 경우, 내년 본예산과 집행 시기에서 차이가 없어져 추경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괜한 빌미로 국회에서 추경안 통과가 지체되는 일은 막겠다는 생각이다. 이 점에서는 이미 정치권도 여야 구분 없이 SOC사업 제외를 요청하는 등 정부와 뜻을 같이 하고 있다. 매년 SOC 사업이 누적되면서 이미 도로나 철도 보급이 충분히 이뤄졌다는 점도 요인으로 지적된다.

SOC가 빠진 추경이 일자리 증가ㆍ성장률 증대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는 전문가 사이에서 평가가 엇갈린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SOC는 실질적인 효과보다는 재정에서의 부담이 더 큰 측면이 있고, 고용과 성장률에는 도움이 전혀 안 된다”고 평가했다. 반면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SOC가 실업문제 해결에 효과가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향후 추가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실업을 고려한다면 SOC 편성이 어느 정도는 필요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추경 수혜를 기대했던 건설업계는 시무룩한 반응이다. 한 건설업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기를 일으키는 데는 건설업만한 게 없다”며 “최근 설비투자가 부진했음에도 건설투자가 활발해 전체 성장률을 견인했다”고 아쉬워했다.

세종=남상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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