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기간 단축, 
지금도 실현 가능하다 

 

 

글. 이영아 평화군축센터 간사

 

 

“군 복무기간 18개월로 줄이겠다. 장기적으로는 12개월도 가능하다.” - 문재인
“복무기간 10개월로 줄이고 10만 명의 전문병사를 모병하자.” - 이재명
“2023년까지 전면적인 모병제로 전환하자.” - 남경필 
“복무기간 단축은 무책임한 주장이다.”  - 안철수 
“군 복무기간 단축은 안보포퓰리즘. 빈곤 청년만 군대에 가게 되는 모병제는 정의롭지 않다.” -유승민

 

통인뉴스-이영아

19대 대선을 앞두고 일찌감치 대선 이슈로 떠오른 군軍개혁을 놓고 대선주자들 간의 공방이 치열하다. 지난 1월 27일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복무기간 단축은 불가’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과연 그럴까?

2005년 국방부는 이미 군 복무기간을 18개월까지 단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노무현 정부는 당시 68만 명이었던 병력을 2020년까지 50만 명으로 감축한다는 전제 아래 군 복무기간을 2014년까지 육군기준 18개월로 단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이를 폐기, 21개월로 동결했고 박근혜 정부는 18개월 단축 공약을 취임 직후 폐기했다. 

군은 복무기간을 단축하면 군의 안정적인 전투력 및 병사 숙련도 유지에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면 군 훈련체계를 개선하면 10개월 내외로 충분히 기본역량을 갖출 수 있다. 실제 상당수의 징병제 국가는 군복무기간을 12개월 이내로 유지하고 있다. 군사 강국으로 평가받는 독일이나 프랑스 역시 모병제로 전환하기 전 군 복무기간을 10개월 내외로 유지했다. 그래도 우려되는 고도의 숙련도가 필요한 특수 병과나 기술 병과 문제는 숙련된 유급 사병과 부사관이 주축을 담당하게 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과도하게 많은 장교인원을 유럽의 군사강국들과 유사한 수준이나 그보다 약간 많은 4~5만 명 수준으로 줄이고, 부사관 규모를 12만~15만 명으로 유지하면 징병제로 입영하는 사병규모를 16~20만 명으로 유지할 수 있다. 곧 군 병력을 35~40만 명으로 감축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90년대 냉전해체 직후 이뤄진 국내 연구에서도 적정 군 병력을 30~40만 명으로 제안했다. 병력 규모를 이 정도까지 줄인다면 군 복무기간을 12개월 내외로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일각에서 이야기하듯 군 복무기간 단축을 대선 기간만 되면 나오는 포퓰리즘 공약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저출산·고령화로 청년층의 노령인구 부양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청년층을 군대에 오래 묶어두겠다는 발상이야말로 시대착오적이다. 군복무기간 단축은 뒤로 미룰 일도, 실현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추진 의지만 있다면 지금 당장 병력규모도 복무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헬조선을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열망이 터져 나온 지금이야말로 군복무기간을 단축하기 가장 좋은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