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대화는 뒷전이고 무력시위만 반복할 것인가

한반도 갈등 해결 없이 불안만 부추기는 한미합동군사훈련
남북모두 군사적 긴장 고조시키는 무력시위 자제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미 군사당국은 오늘(3/1)부터 4월 30일까지 한미연합 군사훈련인‘독수리훈련(Eagle Foal)·키 리졸브(Key Resolve)’를 최대 규모로 실시한다. 2월 초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에 이어 한반도에 군사적 위기가 한층 고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매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반복하고 있는 무력시위 등이 과연 한반도에서 지속되고 있는 정치군사적 갈등을 완화시키거나 해결에 기여했는지 돌아볼 시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국정농단에 대한 수사와 헌재의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와중에 예외 없이 실시되는 대규모 군사훈련은 국민들의 불안과 우려를 더욱 가중시킬 뿐이다.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불안과 위기를 가중시키는 가공할 군사훈련을 강행하는 것이 아니라,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이나 축소 그리고 북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과감히 끊어내어 한반도 평화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한반도 위기와 갈등의 역사는 자극적인 무력시위와 군비경쟁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으며, 어김없이 최대 규모의 훈련을 강행하는 한미 당국은 핵항공모함과 F-35B 스텔스 전투기 등 전략 무기를 대거 전개하여 북한 핵미사일 기지에 대한 ‘선제타격’을 연습하고 있다. 방어적 훈련이라 강변하지만, 한반도 주민의 공멸을 의미하는 ‘핵 선제타격’ 위협 발언도 빼놓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동북아 국가 간 첨예한 군사적 갈등을 예고하는 사드배치를 앞두고 그 운용방안을 적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미당국과 북한의 대립은 실패에 대한 교훈도 없이 강대강 대치를 반복할 뿐이다. 더욱이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채널도 부재한 상황에서 국민들은 일상적으로 한반도 전쟁위기를 우려하고 불안에 떨게 되는 볼모일 뿐이다. 

 

승자는 없고 모두가 패배하는 이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 과거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및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결정적 배경에 당시 한미 양국 정부가 ‘팀 스피리트’훈련을 중단하기로 용단을 내렸던 것처럼, 무력시위가 아닌 새로운 평화의 전기를 모색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반복적으로 위기를 부추기고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는 북한도, 한미당국도 모두 자제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반도 상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첫 단계로서 오늘부터 강행되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축소 또는 중단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동결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 북한 역시 지난 2월 북극성 2형 미사일 발사와 같은 긴장조성 행위를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남북 대화 재개를 비롯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논의를 재개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도들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사회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은 불안한 한반도 위기 구조에서 탈피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주자라면, 한미합동군사훈련으로 군사적 위기가 가중되는 지금, 더 늦기 전에 한반도 정책 전환의 방향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