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1월 10, 2017 - 11:40
한살림 살림의 마음멧돼지가 왔다우리 밭에 멧돼지가 왔다. 지난해 6월 캐모마일 농사가 끝나자 그 자리에 개망초, 냉이, 명아주, 달맞이꽃, 지칭개가 무성히 자라났다. 굼벵이, 지렁이 같은 땅 벌레들도 같이 찾아들었다. 먹을 것이 많아 멧돼지가 신이 났었나 보다. 쟁기로 간 것보다 더 살뜰히 밤새 밭을 갈아엎어 놓았다. 올봄에 꽃을 피울 새로 난 어린 캐모마일도, 향긋한 겨울 냉이도 다 사라져버렸다. 한동안은 밭을 볼 때마다 어처구니가 없고, 멧돼지가 조금 미웠다. 고라니도 왔다. 봄에 심은 고구마 순이 자라면 어김없이 따 먹으러 내려 왔다. 이제 그만 찾아오기를 바랐지만 어쩌면 그렇게 귀신같이 보드라운 새순이 나면 똑똑 따.......